성남 일화의 초반 페이스가 거침없다. K리그와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에서 나란히 2연승을 달리고 있다. 4경기에서 13골을 넣고 1골도 내주지 않았다. 성남의 예상 밖 상승세 비결을 분석해 본다.
●파브리시오 적응 완료
성남이 자랑하는 외국인 선수 3총사 파브리시오(3골)-몰리나(4골)-라돈치치(2골)는 4경기에서 나온 13골 중 9골을 합작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파브리시오(30). 작년 후반기에 함께 합류한 동갑내기 몰리나가 17경기 10골 3도움으로 팀 공격을 이끄는 동안 파브리시오는 15경기 출전에 무득점에 그쳤다. 그러나 올해 완전히 K리그에 적응했다. 특히 페널티 라인 근처에서 쏘아대는 왼발 프리킥은 성남 관계자들 사이에서 ‘파브존’으로 불릴 정도로 위력적이다. 개인적인 플레이와 다혈질 성격으로 기복이 심했던 라돈치치(27)도 골 뿐 아니라 포스트플레이와 수비가담 등 궂은일을 마다하지 않으며 신태용 감독을 흐뭇하게 하고 있다.
●기대이상 전광진-김철호
성남은 올 시즌을 앞두고 수비형 미드필더 이호와 김정우가 팀을 떠나면서 허리라인에 큰 구멍이 생겼다.
신 감독이 전광진-김철호를 내세우겠다고 일찌감치 공언했지만 우려의 목소리가 더 컸던 게 사실. 그러나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기대 이상이었다. 전북 최강희 감독은 “전광진과 김철호가 네임밸류에서는 이호, 김정우에 떨어지지만 팀 공헌도는 뒤지지 않는다”고 평가했다. 14일 성남-인천 경기를 지켜본 대표팀 정해성 코치 역시 “전광진이 근성과 수비력만큼은 정평이 나 있던 선수다. 지금 한창 본 궤도에 오른 것 같다”고 분석했다.
●젊은 피 육성
성남의 베스트 11은 거의 고정이다. 시간이 갈수록 더 짜임새 있는 조직력을 선보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반대로 아킬레스건이 될 수도 있다. 신태용 감독 역시 “장기 레이스를 치르며 부상 등의 변수가 언제든지 생길 수 있다는 걸 잘 안다”고 밝혔다.
대안은 즉시투입 가능한 1.5군 육성이다. 신 감독은 윤영선(22), 고재성(25), 홍철(20) 등 젊은 선수들에게 “너희는 1.5군이 아니다. 언제라도 선배들을 치고 올라갈 수 있는 1군이라는 마음을 가져라”고 독려하며 경쟁력을 키우고 있다. 실제 홍철과 윤영선은 10일 멜버른 빅토리(호주)와의 AFC 챔스리그 원정에서 장학영과 조병국의 공백을 훌륭하게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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