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대입 올가이드]"내점수로 어디갈까" 지원전략 포인트

  • 입력 2002년 11월 13일 11시 59분


대학수학능력시험이 끝난 뒤 한국교육과평가원과 입시 전문기관들이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표본채점(가채점) 결과가 나와 올해 수능의 대체적인 경향은 파악이 됐다.수험생들은 자신이 예상했던 성적보다 잘 나오지 않아 실망하거나 기관마다 다른 입시 전망에 다소 혼란스러운 측면도 있다. 일선 고교들은 수능시험 이후 곧바로 3학년 기말고사를 실시하고 대부분 14일부터는 본격적인 대학 진학 상담에 들어갈 예정이다. 올해는 수능에서는 상위권은 점수가 오르고 중하위권은 점수가 떨어지는 양극화 현상이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재학생 성적이 지난해보다 10∼30점 상승할 것으로 전망돼 재학생들이 상대적으로 불리한 만큼 재학생들은 ‘재수생 변수’를 고려해 지원에 신중을 기해야 한다. 수험생들이 실제 지원시 심각하게 고려해야 할 지원전략 4가지 포인트를 소개한다.

▼관련표▼

- 대학별 지원 가능한 예상 수능점수
- 인문계 점수대별 누적인원 추정
- 자연계 점수대별 누적인원 추정
- 수능 점수대별 영역별 평균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표본채점 수능영역별

▽상위권 혼전〓입시기관 분석에 따르면 서울대의 경우 합격선이 지난해와 비슷하지만 하위권 학과는 오히려 올라갈 수도 있을 것으로 보인다. 상위권 학과의 경우 인문계는 361∼372점, 자연계는 360∼372점 정도로 대체로 370점 이상은 돼야 안심할 수 있다는 것. 최상위권 학과는 인문계 375점, 자연계 378점으로 내다보고 있다.

고려대와 연세대의 상위권 학과는 340∼350점 정도가 돼야 가능하고 지방국립대와 서울소재 중상위권 대학의 주요 학과도 대체로 320∼340점대는 돼야 합격권에 들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올해는 330점 이상 고득점 수험생의 경우 지난해보다 성적이 올랐고 인원 수도 늘어난 대신 320점대 이하의 경우 지난해보다 훨씬 낮아졌고 아래로 갈수록 하락폭도 커질 것으로 전망됐다.

이에 따라 상위권대의 인기 학과에는 고득점자들이 몰려 경쟁이 치열할 것으로 예상된다.

▽재수생 변수〓종로학원 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수능에서 375점을 받았던 인문계 재수생이 12점, 자연계는 8점 상승하는 등 재수생들의 성적이 전체적으로 10∼30점 가량 올랐다.

특히 320점 이하 점수대의 경우 재학생들은 성적이 크게 하락한 반면 재수생들은 오히려 상위권보다 점수 상승폭이 큰 것으로 나타나 중하위권 재수생의 약진이 두드러졌다.

따라서 고3 수험생 가운데 수능성적보다 학생부 성적이 유리한 학생은 정시모집에서 재수생과 경쟁하기 전에 2학기 수시모집에서 최선을 다할 필요가 있다.

그러나 본인의 수능 성적으로 정시에서 더 나은 대학에 갈 수 있다는 자신이 있으면 이미 원서 접수를 했더라도 2학기 수시를 포기하는 것도 하나의 지원 전략이 될 수 있다.

▽영역별 반영방법〓자신의 영역별 성적에 맞춰 가고 싶은 대학을 고를 수 있기 때문에 수능 총점이 낮더라도 크게 실망할 필요는 없다.

서울대의 경우 계열별, 모집단위별로 각각 3, 4개의 영역만 반영한다. 법대는 언어 수리 사회탐구 외국어 제2외국어를, 사범대 농생명과학대는 언어 사탐 외국어 제2외국어를, 경영대 사회과학대는 언어 수리 사탐 외국어를 반영한다. 자연계는 언어 수리 과학탐구 외국어를 반영한다.

고려대 인문계는 언어 수리 사탐 외국어 제2외국어를 반영하고 수리와 외국어에 가중치를 준다. 자연계는 언어 수리 과탐 외국어를 반영하고 수리와 과탐에 가중치를 준다.

연세대는 1단계에서 모든 영역의 점수를 반영하지만 인문계는 사탐과 외국어에 50%의 가중치를 두고 제2외국어도 10점을 반영한다. 자연계는 수리와 과탐에 50%의 가중치를 둔다.

변환표준점수를 반영하는 대학이 증가해 수능의 5개 영역 가운데 변환표준점수로 전환할 때 곱해주는 배점이 가장 큰 언어영역과 변별력이 있는 수리영역의 점수를 잘 받은 학생이 유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학생부 반영방법〓학생부 성적이 같더라도 평어(수우미양가)를 적용하느냐, 석차 백분율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이해가 갈린다. 똑같이 ‘수’를 받아도 과목 석차를 따지면 반드시 순위가 나타나기 때문에 석차백분율이 좋지 않다면 평어를 반영하는 대학에 지원하는 것이 유리하다.

예를 들어 대도시의 평준화 고교와 비평준화 명문고의 학생이 학생부에서 같은 성적을 얻었더라도 석차백분율에서는 대도시의 평준화 고교 학생이 상위에 들기 때문에 유리하다.

평어를 활용할 때에는 ‘「A과목 이수단위×점수(수우미양가)」+「B과목 이수단위×점수(수우미양가)」+…/과목별 이수단위의 합계’로 계산한다. 과목별 이수단위를 반영하지 않는 대학도 있다.

석차백분율을 활용하는 대학은 ‘「A과목 이수단위×석차백분율」+「B과목 이수단위×석차백분율」+…/과목별 이수 단위의 합계’로 계산한다.

대성학원 이영덕 평가관리실장은 “학생부 성적은 대학에 따라 전 교과, 일부 교과만 반영하거나 특정 과목에 가중치를 주는 대학도 있는 만큼 학생부 반영 방법을 따져 유리한 대학을 골라야 한다”고 말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나는 이렇게 합격했다" 실전사례▼

올해 대입 전형방식은 지난해와 거의 차이가 없으므로 지난해 시험을 치른 수험생의 사례는 올해 수험생들에도 좋은 참고가 될 수 있다. 올 3월 A대학 상경계열에 입학한 K양의 사례를 살펴보자.

회계사나 언론인이 되는 것이 꿈인 K양은 지난해 수능에서 전국 인문계 상위 7.7%(수능 2등급)에 해당하는 총점 310점을 받았다. 영역별 성적은 언어 100점, 수리 46점, 사회탐구 67.5점, 과학탐구 69점으로 언어와 사회탐구는 동일 수준의 학생 평균보다 각각 7.2점과 8.3점이나 높았지만 수리와 과학탐구는 각각 5.5점, 10.4점이 낮았다. 외국어는 평균과 비슷한 수준.

K양의 학생부 성적은 상위 15% 수준으로 수능 성적에 비해 낮았으며 석차 백분율보다는 평어(수우미양가)로 환산한 성적이 우수한 편이었다.

K양은 3번의 복수지원 기회를 최대한 활용하기로 했다. 우선 수능성적 가운데 언어 사회탐구 외국어영역만 반영하는 대학과 학생부 성적을 반영하지 않거나 반영하더라도 평어 성적을 활용하는 대학을 골랐다.

1, 2학년 때 학생부 성적보다는 3학년 때의 성적이 좋았기 때문에 학년별로 성적을 차등 반영하는 대학이 유리하다는 점도 고려했다.

결국 K양은 학생부 성적 없이 수능의 언어와 사회탐구, 외국어 영역만 반영한 ‘나’군의 B대학 언론정보학과와 언어 수리 사회탐구 외국어 등 4개 영역과 학생부는 평어를 적용한 ‘다’군의 A대학 상경계열에 동시에 합격했다.

중앙학원 김영일(金泳6) 원장은 “K양의 수능 성적을 올해 수능에 비교하면 306점가량이 될 것”이라며 “각 대학의 전형 방법을 꼼꼼하게 살피면 자신에 맞는 대학과 학과를 골라 합격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홍성철기자 sungchu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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