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 총재는 8일 검찰총장 탄핵소추안 표결에 앞서 비공개로 열린 의원총회에서 “지모와 지략으로 따지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따라갈 사람이 없고, 기교와 변신으로 따지자면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를 누가 따라가겠느냐”고 말했다.
이 총재가 여러 자리에서 “나는 정치아마추어이지만 원칙대로 나간다면 정치9단에게 지지 않는다”고 말한 적은 있지만 이처럼 두 사람의 실명을 언급하면서 평을 한 것은 처음이다.
특히 그동안 “훌륭한 분”이라고 치켜세워 왔던 JP에 대해 ‘기교와 변신’이란 평가를 내린 데는 검찰총장 탄핵안 처리에 등을 돌린 JP에 대한 배신감을 간접 토로한 게 아니냐는 관측이 분분하다.
이 총재는 의원총회에서 “그런 두 분이 공동정권을 하면서 왜 국민의 신뢰를 잃었겠느냐. 지모와 지략, 기교와 변신으로는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다”며 “미련해 보여도 우리는 원칙과 정도로 나가야 한다”고 말하기도 했다.
<김정훈기자>jngh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