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톡인터뷰]강타 "솔로 데뷔는 뮤지션 인생의 시작점"

  • 입력 2001년 8월 26일 18시 23분


<<‘H.O.T.’의 강타(22)가 내놓은 첫 솔로 음반이 가요계를 ‘강타’하고 있다. 강타의 ‘포레어리스(Polaris·북극성)’가 나온 지 1주일도 안 돼 50만장에 다가섰다. 이같은 폭발적인 반응에 가장 놀란 사람은 누구보다도 강타 자신이다.

그는 “이미지와 노래 분위기를 크게 바꿨기 때문에 낙관하지 못했다”면서 “소속사 측은 첫 물량을 15만장 정도로 기대했는데 지금 ‘일났다’고 흥분하고 있다”고 말했다.

‘H.O.T.’의 리드 보컬로 활동한 그의 솔로 데뷔는 ‘H.O.T.’ 극성 팬들로부터 ‘H.O.T.’해체의 한 원인이라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해체 당시 솔로 활동 등으로 멤버들 간의 불화가 컸다고 하던데?

“오해다. 내부 잡음은 없었다. 특히 계약 시기나 조건은 멤버들끼리 이야기하지 않는다. 그룹 활동 때도 각자 솔로 활동을 해보자는 논의를 했었고 서로 간에 음악적인 경쟁 심리도 있었다. 지금은 나머지 세 멤버와 소속사가 달라 합칠 수 없으나 나중에 기회가 되면 다시 모여 ‘그룹 음악’을 보여줄 가능성도 있다. 재결합은 멋진 일이다.”

-솔로 데뷔에 대해 ‘H.O.T.’ 팬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말도 못할 정도다. 그러나 ‘H.O.T.’에 대한 애정의 표현이라고 본다. 막상 솔로 음반을 내니까 이들의 ‘적대적인’ 태도가 180도 변하지 않았는가.”

첫 음반은 ‘H.O.T.’의 강타를 부정한다. 오로지 ‘솔로’ 강타를 내세웠다. 15곡 중 댄스곡은 하나이고 나머지는 모두 재즈나 리듬앤블루스, 발라드다. 강타는 타이틀곡 ‘북극성’을 비롯해 상당수의 노래를 직접 작곡 작사 편곡해 뮤지션의 이미지도 배가했다.

-댄스에서 발라드로 급선회했다. 부담도 컸을 것 같다.

“그렇다. 그러나 어차피 홀로서기에 성공하려면 댄스 가수의 이미지에서 벗어나야 한다. 이전부터 작곡을 공부해온 것은 미래를 대비하기 위한 것이다. 앞으로는 내 노래에 대해 주관과 철학을 갖고 싶다.”

-음반에서 실험적 시도가 없어 아쉽다. 대중적 인기를 의식한 게 아닌가?

“뮤지션으로서 음악적 자존심은 지켜야하지만 대중이 외면하는 노래는 싫다. 동료 가수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노래와 팬들의 애창곡을 구분하는데, 나는 좋아했던 노래도 팬들이 싫어하면 금세 싫어진다.”

음반의 수록곡들은 소녀 팬들의 정서를 겨냥하고 있다. 특히 ‘북극성’은 공식 발표되기 한 달 전부터 강타가 나오는 한 이동통신 CF에 삽입돼 팬들의 귀에 익었다.

수록곡 중 특이한 대목은 신승훈의 ‘오늘같이 이런 창 밖이 좋아’를 재즈로 리메이크한 점. 재즈는 많은 가수들이 욕심을 내지만 선뜻 덤비지는 못한다.

-‘오늘같이…’의 창법이 재즈 풍이긴 해도 덜 익었다. 스스로 평점을 내린다면?

“재즈를 소화할 만한 실력은 안되나 욕심을 내봤다. 내가 작곡한 재즈곡이 몇 곡 있는데 수준 미달이어서 모두 빼버렸다.”

-재즈의 매력이 뭔가?

“가수들은 노래를 하나의 덩어리로 듣지 않고 낱낱이 분석하는 버릇이 있다. 그러나 재즈는 가수들마저도 취하게 만든다. 재즈는 또 살아숨쉬는 유기체 같은 매력이 있다.”

-대부분이 소녀 취향의 사랑 노래다. 100만 이상의 팬을 가진 톱스타가 첫 솔로 음반에 자기 세계관을 담은 노래도 있음직 한데.

“댄스곡 ‘스물 셋’은 내 나이 또래 청년들이 앞으로 열릴 세상에 대한 자신감을 표현하고 있다. 이런 노래를 음반에 더 넣어보려 했지만 다른 노래에 비해 너무 튀었다. 솔직히 ‘H.O.T.’때는 어려운 노래도 팬들이 선뜻 받아들였으나 솔로로서는 그 반응에 대해 자신하지 못했다. 오는 10월에는 문희준의 솔로 음반이 나오는데 강렬한 록으로 내 음반과 다르다는 점이 흥미로울 것이다.”

강타는 문희준의 새 음반에 대해 “장난이 아니다”라고 말했다. 서태지팬인 문희준은 ‘H.O.T.’ 때와 전혀 다른 전위적인 음악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강타는 “솔로 데뷔는 개인적으로 뮤지션 인생을 개척하기 위한 첫 걸음”이라며 “나중에 작곡가 회사를 차려 전문화된 음반제작 시스템의 한 부분을 담당하고 싶다”고 말했다.

<허엽기자>he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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