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이사람]물닻제작 30년 김상철씨

  • 입력 2001년 5월 28일 23시 53분


‘씨앙카(Sea Anchor·일명 물닻)를 아시나요.’

강원 강릉시 주문진읍 주문진항 인근에서 30년간 ‘씨앙카’를 제작하고 있는 제일천막기업 대표 김상철씨(金相澈·57)는 국립수산진흥원이 국내 최고수준의 기술을 인정하고 있는 기능인.

그러나 김씨는 어선업계의 불황과 정부의 외면으로 ‘씨앙카’ 제작기술이 갈수록 사장(死藏)되고 있어 안타까워하고 있다.

‘씨앙카’는 2000여척에 달하는 국내 오징어잡이배에서 필수적인 어구.

바다속 50여m에 투입, 해저까지 닻을 내리지 않고도 배를 고정시켜준다.

올 1월 해양수산부로부터 신지식인으로 선정되기도 한 김씨의 ‘씨앙카’는 탁월한 성능을 인정받고 있다.

아직도 공장에서 재봉틀을 돌리고 있는 김씨는 지난 71년 오징어잡이 선원의 경험을 되살려 ‘씨앙카’ 공장을 차린 뒤 한때 일본제품을 제치고 국내 원양어선의 80%에 ‘씨앙카’를 공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 92년 이후 원양어선업계의 연쇄적인 부도로 김씨의 공장 규모는 급격히 축소됐고 ‘씨앙카’ 공급의 빈자리는 일본제가 메꾸고 있는 실정.

김씨는 “신설공장만 완공되면 중국 등에 ‘씨앙카’를 수출, 외화를 벌어들일 수 있는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지만 수산업에 대한 홀대로 올해 중소기업청의 개발기술사업화자금(5억원) 신청에서도 탈락하는 등 여건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다”고 아쉬움을 표시했다.

<강릉〓경인수기자>sunghyun@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