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샐러리맨 신화’ 首都시장 되다

  • 입력 2002년 6월 13일 23시 08분


사진=석동률기자
사진=석동률기자
제3기 민선 서울시장에 당선된 한나라당 이명박(李明博) 당선자는 70년대 ‘현대신화의 주역’으로 유명한 인물이다.

1964년 고려대 총학생회장 대행으로서 한일수교에 반대하는 6·3시위를 주도하다 6개월간 징역형을 산 이 당선자는 대학졸업 후 내란선동죄 전과 때문에 번번이 입사시험 면접에서 미끄러지자 박정희 대통령에게 항의편지를 보낼 만큼 저돌적인 젊은 시절을 보냈다.

▶ 프로필

65년 현대건설 면접시험 당시 “건설이 무엇이냐”고 묻는 정주영 회장의 질문에 “무에서 유를 창조하는 것이다”라고 거침없이 대답한 그는 종업원 90명에 불과했던 현대건설을 16만명이 일하는 글로벌 기업으로 탈바꿈시킨 주역 중의 한 명이었다.

이명박 스토리는 90년 초 인기를 끌었던 TV드라마 ‘야망의 세월’로도 방영됐다. 그는 ‘신화 창조’라는 평가에 대해 “밖에서 보는 사람들에게만 신화일 뿐이며 안에 있는 사람에게는 냉혹한 현실이다. 나는 위기와 도전을 우회하지 않고 정면에서 돌파했다. 이 돌파력을 사람들은 신화라고 부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업인 이명박이 정치인 이명박으로 변신한 것은 92년 고 정주영 명예회장의 국민당 창당 때였다. 하지만 그는 국민당 참여 제의를 거절하고 집권당이던 민자당 전국구 의원으로 국회에 진출했다.

지역구에 첫 도전한 96년 총선에선 정치1번지 종로구에서 당선됐으나 선거법 위반 혐의로 의원직을 내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는 “내 인생 최대의 실수였다”고 했지만, 이때의 불법시비와 176억원에 달하는 재산문제는 두고두고 시비와 비난의 대상이 됐다.

이 당선자는 13일 당선 확정 직후 “기업에서 익힌 경영 기법을 행정에 접목시켜 서울시를 바꿔놓겠다. 예산의 투자효율성을 높이면 서울시 연간예산 11조원 가운데 1조원은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승인이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상대편의 네거티브 전략에 휘말려들지 않고 경제시장 최고경영자(CEO)시장 이미지를 부각시킨 게 주효했다고 생각한다.”

-청계천 복원사업 공약이 논란의 대상인데….

“청계천 복원사업은 환경을 살릴 뿐만 아니라 청계천 주변개발을 통해 강북도심을 살리는 사업이다. 97년 당시 청계고가도로 보수공사로 전면통제를 했을 때 내부순환도로나 다른 우회도로를 이용해 교통에 큰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

-서민 주택난 해결방법은….

“현재 서울시에서 추진 중인 임대주택 10만가구 공급을 임기 내 완료하고 추가로 임대주택 10만가구를 수도권에 부지를 확보해 10년 내에 건설하겠다.”

성동기기자 esprit@donga.com

▼화제의 당선자들▼

- 해운대구청장 허옥경당선자
- 공주시장 윤완중당선자
- 광진구청장 정영섭당선자
- 고양시장 강현석 당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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