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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본토와 홍콩, 싱가포르 등 중화권을 중심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재확산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전했다. 홍콩 보건 당국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30명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코로나19에 감염된 중증 성인 환자 81명 가운데 37%가 목숨을 잃은 것. 지난달 6∼12일 6.21%에 머물던 코로나19 양성 비율도 이달 4∼10일에 13.66%로 증가해 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홍콩 인기 가수 천이쉰(陳奕迅)은 최근 코로나19에 감염돼 16∼18일 대만 가오슝에서 예정됐던 콘서트를 취소하기도 했다. 아시아 소아감염확회 회장인 마이크 콴 홍콩 공립병원 소아감염병과장은 SCMP에 “병동에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어린이들이 가득 차 있다”면서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아이들은 예방 접종을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중국 본토에서도 지난달부터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코로나19 양성률이 3월 30일∼4월 6일에는 7.5%였지만, 이달 4∼10일에는 16.2%로 높아졌다고 8일 밝혔다.다만 최근 코로나19 감염자 증가를 놓고 코로나19가 다시 대대적인 확산세에 접어들었다고 보는 건 무리란 분석도 나온다. 차이웨이핑(蔡衛平) 광저우 제8인민병원 감염병센터 의사는 13일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런민일보에 “최근 마지막으로 코로나19 확진자가 크게 증가한 건 지난해 7, 8월”이라며 “항체가 사라질 때쯤 다시 유행하는 건 예상됐던 일로 현재로서는 관리가 가능한 상황”이라고 말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이 올 3월 한 달 동안에만 미국 국채 189억 달러(약 26조5000억 원)를 매도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초까지 세계 최대 미국 국채 보유국이던 중국이 미국 경제 및 달러 자산에 대한 의존을 줄이기 위해 지속적으로 매도에 나선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미국 재정 적자 악화로 미 국채 수익성이 떨어진 것도 중국의 이 같은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현지 시간) 미 재무부에 따르면 올 3월 말 기준 중국의 미 국채 보유액은 총 7654억 달러(약 1071조9000억 원)로 전달보다 189억 달러 줄었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인 2018년부터 미 국채 보유량을 줄이기 시작했다. 이로 인해 2019년 6월 일본에 미 국채 보유 규모 1위 자리를 내줬다. 2022년 5월에는 2010년 이후 12년 만에 보유 잔액이 1조 달러(약 1400조 원)를 밑돌았다. 특히 2020년대 들어 중국의 미 국채 매각 규모는 더 커졌고 올해 보유 잔액은 2021년에 비해 약 30% 줄었다. 또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중국은 올 3월 말 기준으로는 총 7793억 달러(약 1091조400억 원) 규모의 미 국채를 보유한 영국보다도 미 국채 보유액이 적어졌다. 이처럼 중국이 미 국채 비중을 줄이고, 금 보유량을 늘린 건 미중 갈등의 영향이 크다. 미국과 통상 부문을 중심으로 갈등이 지속되는 상황에서 미국 경제 의존도를 줄이려는 포석이란 것. 또 미국 경제 자체에 대한 불확실성을 반영한 것이란 분석도 있다. 프랑스 투자은행 니티시스의 알리시아 가르시아 헤레로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중국은 느리지만 꾸준히 미 국채를 매도해 왔고 이는 미국에 대한 경고”라고 FT에 말했다. 특히 미국 재정 적자에 대한 위기감이 계속 커지며 이로 인해 미 국채 가격이 하락할 경우 중국의 매도 움직임 역시 더욱 적극적으로 나타날 수 있다. 일각에선 향후 중국이 미국 국채 매각을 미중 통상 협상 카드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다만 이번에 발표된 국가별 미 국채 보유량 변화는 3월 말 기준으로, 지난달 미 국채 가격 급락과는 무관하다. 지난달 2일 트럼프 대통령이 상호관세 부과를 발표하자 미국 주가와 달러 가치, 국채 가격이 동시에 급락했다. 이에 중국이 미국 고관세에 대한 보복 조치로 미 국채를 매각한 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왔다. FT는 “최근 6주간 중국이 외환 보유 운용에서 중대한 변화를 시도했을 가능성도 있으며, 이는 시간이 지나야 명확해질 것”이라고 진단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 본토와 홍콩, 싱가포르 등 중화권을 중심으로 코로나19가 재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7일 전했다.홍콩 보건 당국에 따르면 최근 한 달 동안 코로나19 관련 사망자가 30명으로 집계됐다. 해당 기간 코로나19에 감염된 중증 성인 환자 81명 가운데 37%가 목숨을 잃었다는 것. 지난달 6∼12일 6.21%에 머물던 코로나 양성 비율도 이달 4∼10일에 13.66%로 증가해 1년 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이와 관련해 홍콩 인기 가수 천이쉰(陳奕迅)이 코로나19에 걸려 16~18일 대만 가오슝에서 예정됐던 콘서트를 취소하기도 했다.대부분의 코로나19 확진자가 증상이 경미하거나 발열 증상을 겪은 뒤 회복되지만, 면역력이 약하거나 기저질환이 있는 경우 사망에 이를 수 있다. 아시아 소아감염확회 회장인 마이크 콴 홍콩 공립병원 소아감염병과장은 SCMP에 “병동에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어린이들이 가득차 있다”면서 “아직 백신을 맞지 않은 아이들은 예방 접종을 서두르라”고 말했다. 중국 본토에서도 지난달부터 코로나19 확진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중국 질병통제예방센터는 코로나19 양성률이 3월 30일∼4월 6일 7.5%에서 5월 4∼10일 16.2%로 높아졌다고 지난 8일 밝혔다. 약 1달여 사이 양성률이 2배 넘게 증가한 것. 싱가포르 역시 지난달 27일부터 이달 3일까지 일주일 간 확진자 수가 1만4천200명으로 전주 대비 28% 늘었다. 싱가포르는 코로나19 감소세에 따라 약 1년 전부터 관련 통계를 발표하지 않았지만, 이달 들어 확진자 크게 늘면서 다시 통계치를 공개하고 있다. 다만 코로나19가 일정 주기로 유행을 반복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차이웨이핑(蔡衛平) 광저우 제8인민병원 감염병센터 의사는 “최근 마지막 코로나19 급증은 약 10개월 전인 지난해 7,8월에 나타났다”면서 “항체가 사라질 때 쯤 다시 유행하는 건 예상됐던 일로 관리가 가능한 범위”라고 말했다고 런민(人民)일보가 13일 보도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컨테이너 확보도 어려워서 이번 주에 미국 바이어들로부터 받은 주문량은 다음 달 말에나 배에 실을 수 있을 것 같다.”중국 저장성 이우시에서 무역중개업을 하는 장모 씨는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미중 무역합의 이후 주문량이 폭주해 그동안 선적을 미뤘던 물량을 우선 처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미국과 중국이 14일부터 각각 관세를 115%포인트씩 낮추는 ‘관세 휴전’에 돌입하면서 꽉 막혔던 양국 간 무역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 미중이 협상을 벌이게 될 90일의 유예 기간 동안 최대한 재고 물량을 확보하려는 미국 수입업체들의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행 컨테이너 확보도 어려워 일각에서 ‘물류 대란’ 조짐까지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건 있어도 컨테이너 확보 어려워”14일 로이터통신은 미국 컨테이너 데이터 분석업체 ‘비전’의 자료를 인용해 미중이 90일간의 관세 인하를 발표한 12일을 기점으로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컨테이너 예약이 277% 급증했다고 전했다. 145%에 달하는 대(對)중국 추가 관세를 감당하기 어려워 항구나 공장 창고에 쌓아 놓은 완제품들을 유통시켜야 하는 데다 관세 합의 후 주문량이 폭증한 데 따른 것이다.현지 업계에 따르면 이우에서 주로 수출하는 잡화, 생필품의 경우 미국 내 수요가 일정한 편이라 그동안은 1개월 단위로 주문하는 거래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품목에 관계없이 3개월 치 물량을 한꺼번에 주문하고 있다. 미국 수입업체들이 90일 후 미중 협의가 결렬될 경우 다시 관세가 오를 수 있다는 불안에 최대한 재고를 확보하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장 씨는 “미국 거래처들은 향후 미중 합의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는 편이지만, 수개월간 오락가락한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학습 효과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일부 미국 바이어들은 물량 확보와 납기일 내 생산이 가능한지 등을 점검하기 위해 중국행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는 게 이우 수출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관세 전쟁’ 여파로 멈춰 섰던 중국 제조업체들도 다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일부 업체는 미국 측 주문량이 몰리자 평소 납품액의 30% 수준이던 계약금을 50%까지 높여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질 관세 최대 70% 수준에 물류비 급등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45%에서 30%로 낮췄지만 기존 품목별 관세를 고려하면 실질 관세는 60∼70% 수준이라는 게 중국 내 수출업체들의 주장이다. 최종 소비자 가격을 높이지 않으면 마진 감소를 감내할 수밖에 없다는 것. 여름 성수기까지 겹치면서 나타나는 물류비 상승도 부담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운송업체들이 15일부터 FEU(40피트 크기의 컨테이너)당 1000∼2000달러의 태평양 횡단 추가 요금을 부과한다고 13일 보도했다. 미 CNN방송은 “향후 90일간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엄청난 주문 폭주를 보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몇 달 동안 운송비도 급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4일과 9일 미국 관세 보복 조치로 시행한 미국 기업에 대한 제재 조치를 당분간 중단한다고 14일 밝혔다. 중국은 12일 발표한 ‘제네바 미중 경제 및 무역회의 공동성명’에서 미국을 겨냥한 비관세 조치를 중단하겠다고 명시했다. 이날 발표에서 지난달 4일 시행된 사마륨 등 희토류 7종의 대미 수출 통제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다만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발표 당시에도 미국을 특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별도 공지 없이 통제를 풀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매체 차이신(財新)은 “희토류 기업 3곳이 최근 수출 허락을 받았는데, 이들의 최종 고객은 유럽과 미국 소재 기업”이라고 15일 보도했다.한편 중국 런민(人民)은행은 7일 예고한 대로 경기 부양 등을 위해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춘다고 15일 밝혔다. 지준율이 0.5%포인트 내려가면 시장에 약 1조 위안(약 194조 원)의 장기 유동성이 공급될 것으로 런민은행은 내다봤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컨테이너 확보도 어려워서 이번 주에 미국 바이어들로부터 받은 주문량은 다음 달 말에나 배에 실을 수 있을 것 같다.”중국 저장성 이우시에서 무역중개업을 하는 장모 씨는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미중 무역합의 이후 주문량이 폭주해 그동안 선적을 미뤘던 물량을 우선 처리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미국과 중국이 14일부터 각각 관세를 115%포인트씩 낮추는 ‘관세 휴전’에 돌입하면서 꽉 막혔던 양국 간 무역에 숨통이 트이고 있다. 미중이 협상을 벌이게 될 90일의 유예 기간 동안 최대한 재고 물량을 확보하려는 미국 수입업체들의 주문이 쏟아지고 있다. 이에 따라 미국행 컨테이너 확보도 어려워 일각에서 ‘물류 대란’ 조짐까지 보인다는 평가가 나온다.● “물건 있어도 컨테이너 확보 어려워”14일 로이터통신은 미국 컨테이너 데이터 분석업체 ‘비전’의 자료를 인용해 미중이 90일간의 관세 인하를 발표한 12일을 기점으로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컨테이너 예약이 277% 급증했다고 전했다. 145%에 달하는 대(對)중국 추가 관세를 감당하기 어려워 항구나 공장 창고에 쌓아 놓은 완제품들을 유통시켜야 하는 데다 관세 합의 후 주문량이 폭증한 데 따른 것이다.현지 업계에 따르면 이우에서 주로 수출하는 잡화, 생필품의 경우 미국 내 수요가 일정한 편이라 그동안은 1개월 단위로 주문하는 거래가 많았다. 하지만 지금은 품목에 관계 없이 3개월 치 물량을 한꺼번에 주문하고 있다. 미국 수입업체들이 90일 후 미중 협의가 결렬될 경우 다시 관세가 오를 수 있다는 불안에 최대한 재고를 확보하려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장 씨는 “미국 거래처들은 향후 미중 합의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는 편이지만, 수개월 간 오락가락한 도널드 트럼트 미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학습효과가 생긴 것 같다”고 말했다.일부 미국 바이어들은 물량 확보와 납기일 내 생산이 가능한지 등을 점검하기 위해 중국행 비행기에 오르고 있다는 게 이우 수출업계 관계자들의 설명이다.‘관세 전쟁’ 여파로 멈춰 섰던 중국 제조업체들도 다시 생산량을 늘리고 있다. 일부 업체는 미국 측 주문량이 몰리자 평소 납품액의 30% 수준이던 계약금을 50%까지 높여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실질 관세 최대 70% 수준에 물류비 급등미국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를 기존 145%에서 30%로 낮췄지만 기존 품목별 관세를 고려하면 실질 관세는 60~70% 수준이라는 게 중국 내 수출업체들의 주장이다. 최종 소비자 가격을 높이지 않으면 마진 감소를 감내할 수밖에 없다는 것. 여름 성수기까지 겹치면서 나타나는 물류비 상승도 부담이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운송업체들이 15일부터 FEU(40피트 크기의 컨테이너)당 1000~2000달러의 태평양 횡단 추가 요금을 부과한다고 13일 보도했다. 미 CNN방송은 “향후 90일간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엄청난 주문 폭주를 보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몇 달 동안 운송비도 급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중국 상무부는 지난달 4일과 9일 미국 관세 보복 조치로 시행한 미국 기업에 대한 제재 조치를 당분간 중단한다고 14일 밝혔다. 중국은 12일 발표한 ‘제네바 미중 경제 및 무역회의 공동성명’에서 미국을 겨냥한 비관세 조치를 중단하겠다고 명시했다. 이날 발표에서 지난달 4일 시행된 사마륨 등 희토류 7종의 대미 수출 통제에 관한 언급은 없었다. 다만 중국이 희토류 수출 통제 발표 당시에도 미국을 특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별도 공지 없이 통제를 풀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 매체 차이신(財新)은 “희토류 기업 3곳이 최근 수출 허락을 받았는데, 이들의 최종 고객은 유럽과 미국 소재 기업”이라고 15일 보도했다. 한편 중국 런민(人民)은행은 7일 예고한대로 경기부양 등을 위해 금융기관의 지급준비율(지준율)을 0.5%포인트 낮춘다고 15일 밝혔다. 지준율이 0.5%포인트 내려가면 시장에 약 1조 위안(약 194조 원)의 장기 유동성이 공급될 것으로 런민은행은 내다봤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쏟아지는 주문에 며칠째 야근 중이에요.”중국 저장성 이우시에서 무역중개업을 하는 장 모 씨(가명)는 15일 본보와의 통화에서 “미국측과 이메일을 주고받고, 전화로 중국 업무 처리를 하느라 24시간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12일 미국과 중국이 추가 관세를 90일 간 115%포인트씩 낮추기로 전격 합의하면서 미국 수입업체 측의 주문이 갑자기 늘어난 탓이다. 이번 합의로 꽉 막혔던 미중 무역의 숨통이 터진 모양새다. 다만 90일 이후 다시 관세가 오를 수도 있다는 불확실성은 여전하다. 중국 제조업체들은 멈췄던 공장을 다시 돌리는데 여념이 없고, 유예기간 동안 최대한 재고를 확보하려는 미국 수입업체들은 주문을 쏟아내며 물류 대란 조짐도 나타나고 있다. ●“신규 주문량은 6월 말 쯤 선적 가능”지난 4월 미국의 대(對)중 관세가 본격화자 중국의 대미 수출액 21% 급감했다. 미국 수입업체들이 관세 부담을 이유로 선적을 연기하고 주문을 취소하면서 일부 중국 제조 공장들은 생산을 멈춰야했다. 장 씨는 “관세 인하 합의 이후 항구나 공장 창고에 쌓여있던 재고부터 처리하고 있다”면서 “12일 이후 받은 신규 주문은 컨테이너 확보가 어려워 6월 말이나 배에 실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컨테이너 데이터 분석 업체 비지온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이 관세 인하를 합의한 12일을 전후로 중국에서 미국으로 향하는 컨테이너 예약이 227% 급증했다고 로이터통신이 14일 전했다. 예년에 비해 주문량 자체도 크게 늘었다. 이우시에서 주로 수출하는 잡화, 생필품의 경우 미국 수입업체들이 1개월 단위로 일정 수량을 자동 주문하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품목에 관계없이 3개월 치 물량을 한꺼번에 주문하고 있다.90일의 유예 기간 동안 미중 협의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경우 다시 관세가 오를 수 있다는 불안감에 미국 수입업체들이 최대한 재고를 확보하려고 하기 때문이다. 장 씨는 “미국 거래처들은 향후 미중 합의에 대해 낙관적으로 보는 편이지만, 몇 개월 동안 오락가락하는 트럼트 행정부의 정책에 대한 학습효과가 생긴 것 같다”고 설명했다.아예 중국을 찾아오는 미국 바이어들도 늘고 있다. 통상 중국 현지의 중개상을 통해 거래를 하지만, 물량 확보와 납기일 내 생산이 가능한지 등을 점검하고 직접 나서는 것. 이우시의 다른 무역중개상은 “미국 거래업체가 이달 26일 중국에 올 테니 공장과의 미팅을 잡아달라고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중국 제조업체들도 덩달아 바빠졌다. 생산량을 늘리기 위해 밤샘 작업은 물론 직원을 추가로 고용하는 곳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부 공장들은 관세 추가 인상에 따라 계약이 취소될 위험이 있다는 이유를 들며 총 납품액의 30% 수준이던 계약금을 50%까지 높여 요구하고 있다는 게 현지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30% 추가 관세에 운임료 상승은 부담수입업체들은 마냥 즐거울 수만은 없는 상황이다. 미국이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를 145%에서 30%로 낮췄지만, 기존 품목별 관세를 고려하면 실질 관세는 60~70% 수준이다. 최종 소비자 가격을 높이지 않고서는 마진 감소를 감내해야한다. 전통적인 여름 성수기까지 겹치면서 물류비 상승도 예고됐다. 운송업체들은 15일부터 1 FEU(40피트 크기의 컨테이너)당 1000~2000달러의 태평양 횡단 추가 요금을 부과한다고 밝혔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3일 보도했다. CNN은 “향후 90일 동안 이전에는 볼 수 없었던 엄청난 주문 폭주를 보게 될 것이고, 이에 따라 몇 달 동안 운송비도 급등할 것”이라고 전했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이 14일 낮 12시 1분(미국 동부시간 14일 0시 1분)부터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90일 동안 125%에서 10%로 낮췄다. 10,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의 통상 협상을 통해 12일 발표한 ‘제네바 미중 경제 및 무역회의 공동성명’을 이행하는 차원이다. 미국 역시 이날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90일간 145%에서 30%로 낮추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후 관세로 격렬한 ‘통상전쟁’을 벌였던 두 나라 사이의 무역이 본격 재개되는 모양새다. 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통상 협상의 세부 내용을 담판 지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시 주석과 ‘톱다운’식 해법을 모색할 의지가 있음을 시사했다. 중국 관세세칙위원회 또한 14일 공고문을 통해 지난달 2일 이후 미국에 적용한 비(非)관세 보복 조치 역시 중단하거나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은 지난달 4일 수출 통제 목록에 올랐던 사마륨, 가돌리늄, 테르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등 희토류 7종의 대(對)미국 수출을 조만간 허용하기로 했다.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에 꼭 필요한 자원이다. 다만 중국은 올 2월 미국산 대형 자동차와 액화천연가스(LNG)에 10∼15%, 한 달 후 미국산 농축산품에 10∼15% 등 품목별로 매긴 관세는 유효하다고 밝혔다. 해당 조치는 미국이 ‘좀비 마약’ 펜타닐을 이유로 중국에 10%씩 두 차례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한 대응 조치였다. 미국이 중국에 20%의 펜타닐 관세를 유지하기 때문에 중국 역시 관세를 내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은 이날 별도의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행정명령을 통해 “동부시간 14일 0시부터 대중국 관세율을 기존 145%에서 30%로 낮춘다”고 밝혔다. 800달러(약 113만 원) 미만의 중국발 소포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기존 120%에서 54%로 낮췄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중국이 14일 낮 12시 1분(미국 동부시간 14일 0시 1분)부터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90일 동안 125%에서 10%로 낮췄다. 10, 1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의 통상 협상을 통해 12일 발표한 ‘제네바 미중 경제 및 무역회의 공동성명’을 이행하는 차원이다. 미국 역시 이날부터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추가 관세율을 90일간 145%에서 30%로 낮추기로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후 관세로 격렬한 ‘통상전쟁’을 벌였던 두 나라 사이의 무역이 본격 재개되는 모양새다.트럼프 대통령은 13일(현지 시간)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통상 협상의 세부 내용을 담판 지을 가능성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될 수 있다고 본다”고 답했다. 시 주석과 ‘톱다운’식 해법을 모색할 의지가 있음을 시사했다.중국 관세세칙위원회 또한 14일 공고문을 통해 지난달 2일 이후 미국에 적용한 (非)관세 보복 조치 역시 중단하거나 취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중국은 지난달 4일 수출 통제 목록에 올랐던 사마륨, 가돌리늄, 테르븀, 디스프로슘, 루테튬, 스칸듐, 이트륨 등 희토류 7종의 대(對)미국 수출을 조만간 허용하기로 했다. 반도체와 전기차 배터리에 꼭 필요한 자원이다.다만 중국은 올 2월 미국산 대형 자동차와 액화천연가스(LNG)에 10~15%, 한 달 후 미국산 농축산품에 10~15% 등 품목별로 매긴 관세는 유효하다고 밝혔다. 해당 조치는 미국이 ‘좀비 마약’ 펜타닐을 이유로 중국에 10%씩 두 차례 관세를 부과한 것에 대한 대응 조치였다. 미국이 중국에 20%의 펜타닐 관세를 유지하기 때문에 중국 역시 관세를 내리지 않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미국은 이날 별도의 공식 발표를 하지 않았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행정명령을 통해 “동부시간 14일 0시부터 대중국 관세율을 기존 145%에서 30%로 낮춘다”고 밝혔다. 800달러(약 113만 원) 미만의 중국발 소포에 부과하는 관세율을 기존 120%에서 54%로 낮췄다.중국 매체 ‘상관신원(上觀新聞)’은 미국 수입업체들이 90일간의 관세 유예 기간 동안 최대한 재고를 쌓아 두려고 할 가능성이 커 당분간 수출량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지난해까지만 해도 거의 모든 제품을 미국에 수출했지만, 올해에는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으로 보내고 있습니다.”9일 중국 중부 후난성의 화이화에서 만난 여행용 캐리어 제작업체 ‘후난화웨이테크놀로지’의 직원 펑핀위(馮品瑜)가 한 말이다. 그는 “동남아 주요국 중산층의 구매력은 미국 소비자와 큰 차이가 없다”며 “앞으로도 아세안 10개국으로의 수출을 늘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수도 베이징에서 약 1722km 떨어진 화이화에서는 이날 ‘제2회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CEP) 무역 박람회의 개막식이 열렸다. 약 2만 ㎡의 행사장에는 수많은 관람객과 해외에서 온 기업 및 정부 관계자들로 가득했다. 행사장 내 대형 현수막에는 ‘기회를 나누고, 윈윈(win―win)하는 미래로’라는 올해 행사의 슬로건이 적혀 있었다. ● “美 대신 동남아 수출로”2022년 1월 발효된 RCEP는 국내총생산(GDP)과 인구 면에서 각각 세계 전체의 3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아세안을 중심으로 한국 중국 일본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 15개국이 가입해 있다. 초기부터 중국이 주도했고, 중국의 영향력이 큰 아세안 주요국들이 적극 참여해 왔다.이번 박람회 역시 중국 주요 기업이 동남아 각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쇼케이스’ 느낌이 강했다. 특히 많은 중국 기업은 올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후 미국과의 통상전쟁이 격화하면서 자의 반 타의 반으로 대(對)미국 수출 의존을 낮추고, 다른 나라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한 물류업체 직원은 해외 바이어들이 부스 앞을 지나갈 때마다 능숙한 영어로 호객 행위를 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또한 행사장 입구에 별도 부스를 차려 참가 기업에 RCEP 협정에 따른 통관 절차 등을 상담해 주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파키스탄 기업인은 “중국산 자전거, 오토바이, 전자제품 등이 큰 인기”라며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는 게 중국산의 장점”이라고 했다.수출 다변화를 위한 중국 당국의 노력은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 4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8.1% 증가했다. ‘2.0% 증가’를 예상한 주요 외신의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같은 기간 아세안 10개국으로의 수출이 21% 급증했다.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 또한 8%로 늘었다. 미국 수출이 한 해 전보다 17.6% 급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통상전쟁 여파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했지만 급증한 아세안으로의 수출이 그 후폭풍을 어느 정도 상쇄해 주고 있는 것이다.● 中―동남아 교역의 물류 중심지이번 박람회가 열린 화이화의 인구는 약 500만 명. 수천만 명의 대도시가 즐비한 중국에서는 중소도시에 속한다. 다만 그 위상은 인구로만 재단할 수 없다. 예전부터 철도 요충지였던 데다 최근 중국과 동남아의 교역이 늘어나면서 핵심 물류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화이화와 RCEP 회원국의 무역량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연평균 87% 급증했다. 이번 박람회가 화이화에서 열린 것도 이런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화이화 국제육상항구에서 출발한 기차는 베트남 수도 하노이는 물론이고 남부의 거점 도시 호찌민까지 운행한다. 다른 노선 또한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까지 이어진다. 중국은 올해부터는 과일, 유제품 등 각종 신선식품을 동남아까지 운반할 수 있는 냉장 설비를 갖춘 열차도 운행하고 있다.올해 화이화 국제육상항구를 거친 물류는 7일 기준 총 32만 t.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늘었다. 상품 가치 또한 28억 위안(약 5500억 원)에 달한다. 육상항구 측은 “통관, 금융 지원 등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기업들의 물류 비용을 절감시켜 주고 있다”고 밝혔다.다만 RCEP 자체가 중국 주도로 이뤄지는 협정이고 이번 행사의 주최 또한 지방정부가 하다 보니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국가는 제한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개최국인 중국을 제외하고 이번 박람회에 초청을 받은 RCEP 14개국 중 외교 사절을 보낸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6개국에 그쳤다.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은 사절을 보내지 않았다.화이화=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지난해까지만 해도 거의 모든 제품을 미국에 수출했지만, 올해에는 전체 물량의 절반 이상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으로 보내고 있습니다.”9일 중국 중부 후난성의 화이화에서 만난 여행용 캐리어 제작업체 ‘후난화웨이테크놀로지’의 직원 펑핀위(馮品瑜)이 한 말이다. 그는 “동남아 주요국 중산층의 구매력은 미국 소비자와 큰 차이가 없다”며 “앞으로도 아세안 10개국으로의 수출을 늘릴 계획”이라고 강조했다.수도 베이징에서 약 1722km 떨어진 화이화에서는 이날 ‘제2회 역내포괄적경제동반자협정(RECP) 무역 박람회’의 개막식이 열렸다. 약 2만㎡의 행사장에는 수 많은 관람객과 해외에서 기업 및 정부 관계자들로 가득했다. 행사장 내 대형 현수막에는 ‘기회를 나누고, 윈윈(win-win)하는 미래로’라는 올해 행사의 슬로건이 적혀 있었다. ● “美 대신 동남아 수출로”2022년 1월 발효된 RECP은 국내총생산(GDP)과 인구 면에서 각각 세계 전체의 30%를 차지하는 세계 최대 자유무역협정(FTA)이다. 아세안을 중심으로 한국 중국 일본 인도 호주 뉴질랜드 등이 가입해 있다. 초기부터 중국이 주도했고, 중국의 영향력이 큰 아세안 주요국들이 적극 참여해 왔다.이번 박람회 역시 중국 주요 기업이 동남아 각국 소비자들을 대상으로 개최한 ‘쇼케이스(showcase)’ 느낌이 강했다. 특히 많은 중국 기업은 올 1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후 미국과의 통상전쟁이 격화하면서 자의반 타의반으로 대(對)미국 수출 의존을 낮추고, 다른 나라를 적극 공략하고 있다. 한 물류업체 직원은 해외 바이어들이 부스 앞을 지나갈 때마다 능숙한 영어로 호객 행위를 했다. 중국 해관총서(관세청) 또한 행사장 입구에 별도 부스를 차려 참가 기업에게 RECP 협정에 따른 통관 절차 등을 상담해주고 있었다. 현장에서 만난 파키스탄 기업인은 “중국산 자전거, 오토바이, 전자제품 등이 큰 인기”라며 “가격 대비 성능이 좋다는 게 중국산의 장점”이라고 했다.수출 다변화를 위한 중국 당국의 노력은 수치로도 확인할 수 있다. 해관총서에 따르면 올 4월 수출액은 전년 동월 대비 8.1% 증가했다. ‘2.0% 증가’를 예상한 주요 외신의 전망치를 훌쩍 뛰어넘었다. 특히 같은 기간 아세안 10개국으로의 수출이 21% 급증했다. 유럽연합(EU)으로의 수출 또한 8%로 늘었다. 미국 수출이 한 해 전보다 17.6% 급감한 것과 대조적이다. 통상전쟁 여파로 중국의 대미 수출이 감소했지만 급증한 아세안으로의 수출이 그 후폭풍을 어느 정도 상쇄해주고 있는 것이다.● 中-동남아 교역의 물류 중심지이번 박람회가 열린 화이화의 인구는 약 500만 명. 수 천 만 명의 대도시가 즐비한 중국에서는 중소도시에 속한다. 다만 그 위상은 인구로만 재단할 수 없다. 예전부터 철도 요충지였던데다 최근 중국과 동남아의 교역이 늘어나면서 핵심 물류 기지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화이화와 RECP 회원국과의 무역량은 2022년부터 2024년까지 3년간 연 평균 87%씩 급증했다. 이번 박람회가 화이화에서 열린 것도 이런 특성을 반영한 것이다.화이화 국제육상항구에서 출발한 기차는 베트남 수도 하노이는 물론 남부의 거점 도시 호치민까지 운행한다. 다른 노선 또한 라오스 수도 비엔티안까지 이어진다. 중국은 올해부터는 과일, 유제품 등 각종 신선식품을 동남아까지 운반할 수 있는 냉장 설비를 갖춘 열차도 운행하고 있다.올해 화이화 국제육상항구를 거친 물류는 7일 기준 총 32만 t.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0% 이상 늘었다. 상품 가치 또한 28억 위안(약 5500억 원)에 달한다. 육상항구 측은 통관, 금융 지원 등 원스톱 서비스를 통해 기업들의 물류 비용을 절감시켜주고 있다”고 밝혔다.다만 RECP 자체가 중국 주도로 이뤄지는 협정이고 이번 행사의 주최 또한 지방정부가 하다보니 적극적인 관심을 보이는 국가는 제한적이란 평가가 나온다. 개최국인 중국을 제외하고 이번 박람회에 초청을 받은 RECP 14개국 중 외교 사절을 보낸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6개국에 그쳤다. 일본 호주 뉴질랜드 등은 사절을 보내지 않았다. 화이화=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미국과 중국 모두 (양국 경제의) ‘디커플링(decoupling·탈동조화)’을 원치 않는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12일(현지 시간) 미국과 중국이 서로에게 부과한 상호관세를 향후 90일간 115%포인트씩 낮추기로 합의한 사실을 설명하며 한 말이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 출범 이후 통상전쟁을 벌여 왔던 두 나라는 이날 전격적으로 관세 인하 및 유예를 발표하며 ‘휴전’을 선언했다. 이는 올 1분기(1∼3월) 예상치 못한 마이너스(―) 성장에 직면한 미국, 부동산 시장 및 내수 침체에 고전하는 중국 모두 이대로 가면 공멸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가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세계 1, 2위 경제대국이자 상호보완적 산업 구조를 가진 두 나라의 무역 단절이 야기한 피해가 엄청나다는 점을 두 나라 모두 잘 알고 있다는 뜻이다. 양국은 ‘좀비 마약’으로 불리는 펜타닐의 중국산 원료가 미국으로 수입되는 것을 근절하기 위한 방안도 논의했다. 특히 중국은 희토류 수출 통제 등 미국에 취한 비(非)관세 보복 조치 또한 대부분 중단하거나 취소하기로 했다.● 美-中 “통상 대화 메커니즘 구축”두 나라는 10, 11일 양일간 스위스 제네바에서 약 18시간에 걸쳐 통상 협상을 벌였다. 이후 12일 발표한 ‘제네바 미중 경제 및 무역회의 공동성명’에 따르면 미국은 지난달 2일 이후 중국 상품에 부과한 추가 관세 125%(올 2, 3월 부과한 ‘펜타닐 관세’ 20% 제외) 중에 24% 부과를 90일 동안 유예하고, 91%는 취소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이 펜타닐을 문제 삼아 부과한 20% 추가 관세 및 전 세계에 일괄 부과한 10% 등 30%의 관세만 남긴다는 뜻이다. 이로써 미국의 대중국 관세율은 145%에서 30%로 115%포인트 인하됐다. 중국 또한 미국에 대한 보복 관세율을 미국과 같은 폭(115%포인트)으로 내렸다. 대미 관세율은 기존 125%에서 10%로 낮아진 것. 두 나라는 향후 통상 의제를 의논할 고위급 협의체도 만들기로 했다. 양국은 공동성명을 통해 “허리펑(何立峰) 중국 국무원 부총리, 베선트 장관, 제이미슨 그리어 미국 무역대표부(USTR) 대표가 정기적 또는 비정기적으로 협의를 진행할 예정”이라며 “필요에 따라 실무급 협의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이번 협상 과정에서 중국 측에 펜타닐 단속을 강하게 주문했다. 그는 책상 위 설탕을 조금 집어든 후 “이 정도 펜타닐이 한 사람을 죽일 수 있다”고 했다. 이후 더 집어들고 “이 정도면 스위스 국민 전체를 죽일 수 있다”고 했다. 이 외에 미국 측이 줄곧 불만을 제기했던 중국의 금융 및 농산물 시장 개방, 위안화 가치의 인위적인 하락 유도, 지식재산권 보호, 중국의 기술 스파이 의제 등도 논의된 것으로 보인다.● ‘무역적자’ 온도 차 다만 양국이 최종 관세율을 합의하는 데까지는 적지 않은 진통이 예상된다. 그리어 대표는 이날 “지난해 말 기준 미국은 1조2000억 달러(약 1700조 원)의 대중국 상품무역 적자를 기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상호 관세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것”이라며 대중 무역적자가 줄어들지 않는다면 관세를 계속 부과하겠다는 뜻을 시사했다. 반면 허 부총리는 11일 협상 직후 “미국이 중국의 권익을 침해한다면 단호히 반격하고 끝까지 싸울 것”이란 기존 입장을 재확인했다. 같은 날 응고지 오콘조이웨알라 세계무역기구(WTO) 사무총장을 만난 자리에선 “WTO의 틀 안에서 이견과 분쟁을 해결해야 한다”고 말해 미국을 우회적으로 비난했다. 다만 양국의 무역 긴장 완화 소식에 이날 위안화 가치는 상승했다. 한때 7.30위안대를 넘나들었던 역내 달러-위안 환율은 12일 오후 7.20위안대를 기록했다. 미국 투자은행 골드만삭스 또한 향후 12개월간 달러-위안 환율 전망치를 기존 7.35위안에서 7.0위안으로 낮췄다. 미국은 중국이 인위적으로 위안화 약세를 유도해 미국의 대중 무역적자가 늘어나고 있다고 불만을 표해 왔다. 이 불만이 어느 정도 해소될 것으로 보인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스위스 제네바에서 10, 11일 이틀간 고위급 통상협상을 진행한 미국과 중국이 상대국 수입품에 부과했던 고율의 관세를 대폭 인하하기로 합의했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측 수석대표인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은 제네바에서 열린 중국과의 통상협상 관련 브리핑에서 “미국과 중국은 향후 90일 동안 상대국에 부과했던 관세율을 11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고 밝혔다. 중국 상무부도 관련 내용이 담긴 발표문을 냈다. 이에 따라 90일 동안 미국이 중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는 145%에서 30%로 낮아지게 됐다. 또 중국이 미국산 제품에 부과하는 관세도 125%에서 10%로 인하된다. 두 나라는 ‘제네바 미중 경제 및 무역회의 공동성명’에 “양측은 경제 및 무역 관계에서 우려 사항을 해결하고, 관련 논의를 지속하기 위한 메커니즘을 구축할 것”이란 내용을 담아 협상을 이어 나갈 계획도 밝혔다. 베선트 장관은 “양측 모두 좀 더 균형 잡힌 무역을 원한다”고 말했다.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도 전날 “회의에서 중요한 진전을 이뤘다”고 말했다. 이번 협상으로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뒤 ‘관세 폭탄’을 주고받으며 대립해 온 두 나라가 일단 갈등 해소의 모멘텀은 마련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다만 미국은 대중 무역적자 해소를 포함해 무역관계 전반의 재조정이 필요하단 입장인 반면 중국은 이에 반발하고 있어 결과를 낙관하긴 이르다. 두 나라는 이번 협상의 승자가 각각 자국이라고 주장했다. 백악관은 12일 “이번 협상은 미국의 승리”라고 밝혔다. 반면 중국 관영 중국중앙(CC)TV는 “중국이 미국의 관세에 처음 반격한 국가”라고 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과 러시아는 패권주의와 강권 정치에 단호히 반대한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7일(현지 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브누코보-2 공항에 도착한 직후 성명에서 이같이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추진 중인 통상 전쟁 등에 맞서기 위해 러시아와의 반미(反美) 연대를 공고히 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시 주석을 초청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8일 크렘린궁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러-중 관계는 역사상 최고 수준에 도달했다”고 화답했다. “양국 관계의 원동력은 에너지”라며 미국의 경제 제재를 피해 석유 및 가스 교역 등 양국의 경제 협력을 강화할 뜻도 드러냈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7∼10일 나흘 일정으로 러시아를 국빈 방문했다. 8일엔 올해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중-러 정상회담을 열었다. 미 CNN방송은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은 두 권위주의 지도자 간 강력한 결속을 보여주는 상징적 행보”라고 평했다.● 중-러 “양국 통화 결제 확대”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양국 정상은 회담 뒤 포괄적 파트너십과 전략적 상호작용을 강화하는 내용의 공동성명에 서명했다. 양국은 성명서에서 “미국의 러시아와 중국에 대한 ‘이중 봉쇄’ 정책에 단호히 대응하기 위해 협력을 확대하고 공조를 강화할 의향이 있다”고 밝혔다. 특히 양국은 미국의 경제, 외교적 공세를 받고 있는 만큼 경제 협력 강화에 주력했다.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고율 관세를 부과받고 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뒤 미국을 포함한 서방으로부터 원유 판매 등 각종 경제 거래에서 제재를 받고 있다. 양국은 이를 의식한 듯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중국으로 수송하는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 사업을 논의했다. 또 양국은 성명을 통해 “러시아와 중국이 은행 간 관계를 강화하고 국가 통화 결제를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대러 제재로 막힌 금융 거래의 물꼬를 트겠다는 뜻이다. 중-러는 북한에 대한 지지 의사도 나타냈다. 두 나라는 “각국에 대북 제재 및 (북한에 대한) 압박 강화 중단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또 “중-러 관계와 내정에 대한 외부 간섭을 허용하지 않을 것이며, 주권과 영토 보전을 지지한다”고 했다. 러시아가 자국 영토임을 주장하는 크림반도 및 우크라이나 동부 지역 영유권에 대한 중국의 지지가 강화될지 주목된다.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일(전승절)을 계기로 이뤄져 주목받았다. 승전 70주년인 2015년에 이어 10년 만이다. 시 주석은 9일 전승절 열병식에도 참석한다. 푸틴 대통령도 중국의 항일 전쟁 승전 80주년(9월 3일) 기념행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중-러 밀착, EU 심기 건드나 중-러 관계는 지난해 10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공식 확인되고,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면서 불편한 기류가 감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뒤 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 관세 폭탄의 집중 타깃이 됐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휴전 압박을 받고 있다. 시 주석이 러시아와의 유대를 과시하고 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는 분석도 있다.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과 관세 문제로 미국과 유럽이 갈등을 벌인 틈을 타 중국이 유럽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데 따른 것. 중국의 러시아 밀착은 유럽의 심기를 거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교역이 어려워지자 유럽과의 경제 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미국과의 치열한 무역 전쟁의 고통을 상쇄하기 위해 유럽과 관계를 회복하려던 중국의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중국과 러시아는 패권주의와 강권 정치에 단호히 반대한다.”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7일(현지 시간)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의 브누코보-2 공항에 도착한 직후 성명에서 이같이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패권과 강권 정치에 맞서 러시아와 반미(反美) 연대를 공고히 하겠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시 주석은 양국이 진정한 다자주의를 실천하고, 공정하고 합리적인 글로벌 거버넌스를 촉진시킬 것이라고도 했다. 시 주석을 초청한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도 8일 크렘린궁에서 시 주석과 정상회담을 갖고 “러시아와 중국 관계가 국제무대에서 가장 중요한 안정 요인”이라고 화답했다. “양국 관계의 원동력은 에너지”라며 미국의 경제 제재를 피해 석유 및 가스 교역 등 양국의 경제 협력을 강화할 뜻도 드러냈다. 시 주석은 푸틴 대통령의 초청을 받아 7~10일 나흘 일정으로 러시아를 국빈 방문했다. 8일엔 올해 1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이후 처음으로 중-러 정상회담을 열었다. 미 CNN방송은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은 두 권위주의 지도자 간 강력한 결속을 보여주는 상징적 행보”라고 평했다.● 푸틴 “극동 가스 사업 2027년 시작”이날 중-러 정상회담에선 우크라이나 전쟁, 미-러 관계 등이 포괄적으로 논의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중러는 미국의 경제, 외교적 공세를 받고 있는 만큼 경제 협력 강화에 주력했다. 중국은 미국으로부터 고율 관세를 부과받고 있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침공 뒤 미국을 포함한 서방으로부터 원유 판매 등 각종 경제 거래에서 제재를 받고 있다. 양국은 이를 의식한 듯 러시아산 천연가스를 중국으로 수송하는 ‘시베리아의 힘 2’ 가스관 사업을 논의했다. 러시아 관영 리아노보스티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새로운 공동 사업들이 진행 중”이라며 “극동 가스 파이프라인은 2027년 시작돼 중국 소비자들에게 연간 최대 100억㎥의 연료를 공급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러시아의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일(전승절)을 계기로 이뤄져 주목받았다. 승전 70주년인 2015년에 이어 10년 만이다. 시 주석은 9일 전승절 열병식에도 참석한다. 푸틴 대통령도 중국의 항일 전쟁 승전 80주년(9월 3일) 기념행사에 참석할 계획이다. 중-러의 밀착에 남미, 아프리카 국가들도 동조하는 모양새다. 유리 우샤코프 크렘린궁 보좌관은 전승절에 29개국 정상이 초대됐으며, 이 중 최소 15명이 푸틴 대통령과 양자 회담을 한다고 6일 밝혔다. ● 중-러 밀착, EU 심기 건드나 중-러 관계는 지난해 10월 북한군의 러시아 파병이 공식 확인되고, 트럼프 행정부가 러시아에 유화적인 제스처를 취하면서 불편한 기류가 감지되기도 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뒤 관계를 공고히 하고 있다. 중국은 트럼프 행정부 관세 폭탄의 집중 타깃이 됐고,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전쟁 종전 압박을 받고 있다.시 주석이 러시아와의 유대를 과시하고 있지만 속내는 복잡하다는 분석도 있다. 우크라이나 종전 협상과 관세 문제로 미국과 유럽이 갈등을 벌인 틈을 타 중국이 유럽과의 관계 개선을 추진하고 있는 데 따른 것. 중국의 러시아 밀착은 유럽의 심기를 거스를 수 있기 때문이다. 중국은 미국과의 교역이 막힌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유럽과의 경제협력을 추진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 “(시 주석의) 이번 방문은 미국과의 치열한 무역 전쟁의 고통을 상쇄하기 위해 유럽과 관계를 회복하려던 중국의 노력을 약화시킬 수 있다”고 내다봤다.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
중국이 지급준비율(지준율)과 금리를 동시에 낮추겠다고 7일 밝혔다. 미국과의 통상 전쟁과 부동산 시장 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내수를 진작시켜 올해 5%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목표치를 달성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10, 11일 스위스에서 미국과의 관세 협상을 앞둔 시점에서 미국의 관세로 피해를 본 수출 기업을 지원하고, 중국 경제의 건실함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담겨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중국 중앙은행인 런민은행의 판궁성(潘功勝) 총재는 이날 기자회견에서 “15일부터 지준율을 0.5%포인트 인하하겠다”며 “지준율 인하로 시장에 장기 유동성 1조 위안(약 200조 원)이 공급될 것”이라고 밝혔다. 지준율은 시중은행이 고객 예금을 보호하기 위해 중앙은행에 반드시 예치해야 하는 돈의 비율을 말한다. 지준율이 낮아지면 시중은행이 중앙은행에 예치해야 할 돈이 줄어 유동성 증가 효과가 있다. 최근 미국 달러 약세 또한 지준율 인하에 유리한 여건을 조성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원래대로라면 유동성 증가로 통화 가치가 떨어져야 하지만 달러 하락으로 위안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높아진 만큼 위안화 하락에 대한 큰 부담 없이 통화완화 정책을 펼칠 수 있게 됐다는 것이다.중국은 2022년, 2023년 각각 2차례씩 지준율을 0.25%포인트씩 낮췄다. 지난해에는 인하 폭을 2배로 늘려 0.5%포인트씩 2차례 인하했다.런민은행은 이날 7일물 역환매조건부채권(레포) 금리 또한 8일부터 0.1%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이로 인해 사실상의 기준금리인 대출우대금리(LPR)도 0.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런민은행은 주택 매입을 위해 기업과 근로자가 정기적으로 납부하는 주택공적금 대출 금리를 0.25%포인트 낮추기로 했다. 이에 따라 중국 국민들의 이자 부담은 연 200억 위안(약 4조 원)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우칭(吳淸) 중국증권감독관리위원회 주석은 지난달 중국 증시 하락을 방어하기 위해 투입된 중앙후이진 같은 국유 투자사들의 역할을 지원하고, 상장 기업의 인수합병을 돕는 등의 증시 부양책도 언급했다. 이날 중국이 대대적인 경기 부양책을 꺼내 든 건 미국의 관세 부과로 인한 피해가 가시화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로 6일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미국의 전체 상품 수입에서 중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11%로 20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으로 떨어졌다. 한편, 블룸버그통신은 미국과의 통상 협상 시점이 공개된 이날 중국이 대책을 내놓은 것을 두고 “미국의 관세 압력에 굴복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기 위해 발표 시점을 조율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진단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 뒤 극단적 고율 관세를 주고받으며 통상 전쟁을 벌이고 있는 미국과 중국이 이번 주 스위스에서 첫 통상 협상을 갖기로 했다. 양국이 각각 145%, 125%까지 치솟은 대중, 대미 관세를 조정하고, 무역 재개의 물꼬를 틀 수 있을지 주목된다. 6일(현지 시간) 미국 재무부와 무역대표부(USTR)는 각각 보도자료를 내고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USTR 대표가 이번 주 후반 스위스로 가 중국 경제·무역 대표와 만난다고 밝혔다. 이날 베선트 장관은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자신과 그리어 대표가 10, 11일 스위스에서 중국 대표단을 만날 것이라며 “양국은 공통의 이익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현재의 관세율은 지속 가능하지 않고 무역 금수 조치와 마찬가지”라며 “우리는 분리가 아닌 공정한 무역을 원한다”고 했다. 이어 “이번 회담은 대규모 무역 합의가 아니라 긴장 완화에 관한 것”이라며 “앞으로 나아가기 전에 긴장을 완화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날 중국 외교부도 “9∼12일 스위스를 방문하는 허리펑(何立峰) 중국 부총리가 중국 협상 대표로 베선트 장관과 회담을 가질 예정”이라고 발표했다. 허 부총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의 경제 책사로 통하며, 대표적인 ‘시자쥔(習家軍·시 주석 측근 그룹)’으로 꼽힌다. 중국 상무부는 “전 세계의 기대, 중국의 이익, 미국의 산업과 소비자들의 요구를 충분히 고려한 끝에 중국은 미국과의 협력에 동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이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영국과 미국의 무역협정 체결이 임박했다”며 “이번 주 중 영국산 자동차 및 철강에 대해 25% 추가 관세를 감면하는 무역협정에 양국이 합의할 것”이라고 전했다. 영국은 미국 빅테크에 대한 디지털 서비스세 감면, 미국산 자동차 및 농산물에 대한 관세 인하를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8일이나 9일 아주 중요한 주제에 대해 매우 큰 발표를 하겠다”며 “이는 무역에 대한 게 아니라 다른 것에 관한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자세한 설명 없이 “미국과 미국인을 위한 정말 지각을 뒤흔들(earth-shattering) 긍정적 발전이 될 것”이라고 예고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과 이집트가 지난달 말부터 4일까지 이집트 수도 카이로에서 첫 합동 군사훈련을 진행했다고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가 5일 보도했다.‘문명 독수리 2025’로 명명된 이번 합동 공군 훈련은 약 18일 동안 이집트에서 진행됐다. 중국군이 아프리카에 체계적인 병력을 배치해 실시한 첫 사례다. 관영 중국국제텔레비전(CGTV)와 글로벌타임스가 공개한 훈련 영상에는 중국의 KJ-500 조기 경보기, J-10C 전투기, Z-20 헬리콥터, YU-20 공중 급유기 등이 등장했다. 중국 전투기가 굉음을 내며 사막 위로 날아올랐고, 대형을 갖춘 채 피라미드 위를 낮은 고도로 나는 모습도 담겼다. 중국 군 측은 “공중 전투, 급유, 혼합 편대 배치 등의 훈련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고 글로벌타임스에 전했다. 이어 “이번 합동 훈련이 중국과 이집트의 군사 협력의 새로운 시작점이자 중요한 이정표”라고 덧붙였다.중국은 최근 동남아시아와 아프리카 국가들과의 군사 협력 강화에 나서고 있다. 특히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출범 뒤 미국이 해외 공공원조 예산을 대폭 삭감하면서 중국의 군사 협력 강화 움직임은 더욱 활발해지고 있다. 최근 이집트가 군사 장비 개선 작업을 추진하고 있다는 점도 전문가들이 주목하는 부분이다. 에릭 올랜더 중국-남반구 프로젝트의 공동 창립자는 로이터통신에 “중국에게는 훌륭한 공공외교”라며 “중국은 드론, 지대공 미사일, 경량 무기, 수송기 등을 판매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로이터에 전했다. 최근 중동 전쟁 등 역내 혼란이 커지는 상황에서 이집트가 아랍권과 북아프리카에서 군사 강국으로 자리매김하는데 중국이 도움을 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중국은 이미 이집트에서 군사용 감시 장비를 생산할 수 있는 위성 제조 시설과 같은 프로젝트에 수십억 달러의 신규 투자를 약속하기도 했다.다만 미국의 반발이 예상된다. 미국은 1970년대 후반부터 이스라엘 외에도 이집트와 요르단, 사우디아라비아 등을 주요 안보 파트너로 삼고 협력해 왔다. 미국은 이집트가 중국 군사 장비나 기술 구매를 늘릴 경우 이집트에 대한 군사 분야 재정 지원을 중단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7~10일 러시아를 국빈 방문하기로 한 가운데 중국이 러시아와 벨라루스가 제2차 세계대전 승리를 기념하기 위한 열병식에 각각 의장대를 파견하기로 했다. 특히 중국이 대표적인 친(親)러시아 국가인 벨라루스의 열병식에 자국 군대를 보내는 것은 처음이다. 중국이 러시아는 물론 옛 소련 국가들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며 반(反)미국 연대를 형성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5일 중국 국방부는 각각 9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와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승리 80주년 기념 열병식에 의장대를 파견한다고 밝혔다. 중국은 2015년 러시아의 전승절 70주년 행사에도 의장대를 보냈고 시 주석 또한 당시 행사에 참석했다. 벨라루스는 2022년 2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후 러시아를 적극적으로 돕고 있다. 지난해 7월 중국과 러시아가 주도하는 다자주의 국제기구 ‘상하이협력기구(SCO)’에도 가입했다. 같은 달 중국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회원국인 폴란드와 맞닿은 벨라루스 남서부에서 양국 군의 합동 대테러 훈련도 실시했다. 중국 관영 언론들은 앞서 3일 중국 의장대가 모스크바에서 열린 열병식 리허설에 참여한 모습을 대대적으로 보도하며 분위기를 띄우고 있다. 중국 의장대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군에 맞설 때 일종의 군가(軍歌)로 사용했던 ‘유격대의 노래’를 연주하는 관련 영상도 공개했다. 당시 현장에 있던 중국 유학생들은 ‘정의와 인민이 승리한다’는 구호를 외쳤다.중국과 러시아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재집권 후 밀착을 강화하고 있다. 러시아와 벨라루스 열병식에 군대를 파견하는 중국의 행보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중국 최대 통신장비업체 화웨이가 광둥성 선전에 메모리반도체 제조는 물론이고 관련 장비까지 아우르는 인공지능(AI) 반도체 생산 클러스터를 구축하고 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도널드 트럼프 1기 미국 행정부 시절인 2019년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올랐으며 서방 주요국으로부터도 제재를 받고 있는 화웨이가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려는 행보를 거듭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FT가 입수한 위성 사진에 따르면 2022년만 해도 수풀이 우거졌던 선전 남부 관란(觀瀾) 일대의 3곳에 최근 도로와 네모난 건물이 들어섰다. 화웨이는 이 가운데 1곳에서 자체 개발한 최신형 반도체 ‘어센드’를 생산할 것으로 알려졌다. 나머지 2곳은 중국 반도체 장비업체 ‘시캐리어’, 메모리반도체 제조사 ‘스웨이슈어’가 운영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캐리어는 지난해 극자외선(EUV) 노광장비 대신 심자외선(DUV) 장비로 5nm(나노미터)의 칩을 생산하는 과정에 대해 특허를 신청해 주목받았다. EUV 장비는 현재 네덜란드의 ASML이 독점하고 있다. ASML 또한 2019년부터 중국으로의 수출을 중단한 상태다. 스웨이슈어는 자동차와 가전제품에 쓰이는 메모리반도체를 화웨이에 공급하는 회사다. 미국은 두 회사가 화웨이의 기술 개발을 돕고 있다는 이유로 지난해 12월 ‘수출 통제 명단’에 포함시켰다. FT는 “화웨이가 두 업체의 투자 유치를 돕거나 기술과 인력을 공유하는 방식으로 해당 기업들과 연계돼 있다”고 업계 관계자들을 인용해 전했다. 미국 반도체 분석업체 ‘세미애널리시스’의 딜런 파텔 창업자 또한 “화웨이가 웨이퍼 제조 장비부터 AI 모델 구축에 이르기까지 공급망의 전 과정을 국산화하려는 전례 없는 시도를 하고 있다”고 진단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7∼10일 러시아를 국빈 방문하기로 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 등이 4일 보도했다. 시 주석은 9일 러시아 수도 모스크바에서 열리는 제2차 세계대전 전승절 행사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반(反)미국 연대’를 강조할 것으로 보인다. 중국 외교부는 신화통신 보도 직후 성명을 통해 “시 주석과 푸틴 대통령이 양국 관계 발전 및 일련의 국제·지역 문제에 관해 전략적인 소통을 할 것”이라며 “상하이협력기구(SCO), 브릭스(BRICS) 등 다자주의 기구에서도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일방주의와 괴롭힘 행동에 반대하고 평등하고 질서 있는 다극화를 강조하며 모두에게 이로운 경제 세계화를 손 잡고 추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관세를 앞세워 중국과 통상 전쟁을 벌이고 있으며, 우크라이나 전쟁의 빠른 휴전을 러시아에 압박하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겨냥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시 주석의 러시아 방문은 지난해 10월 러시아 타타르공화국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 이후 7개월 만이다. 이번 전승절 행사에는 시 주석을 포함해 20여 개국 정상이 참석할 것으로 보인다. 한때 일각에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방러 가능성이 제기됐다. 또 김 위원장, 시 주석, 푸틴 대통령의 3자 회동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왔지만, 현재로선 김 위원장의 방문은 추진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힘을 얻고 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4일 러시아 국영TV와의 인터뷰에서 핵무기를 이용해 우크라이나를 공격할 가능성에 대해 “아직 그럴 필요가 없었고, 앞으로도 그런 일이 벌어지지 않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하루 전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전승절 기간인 8∼10일 휴전을 하자는 푸틴 대통령의 일방적 요구를 거절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번 휴전안을 두고 “전승절에 우호적인 분위기를 조성하기 위한 연극적인 연출”이라며 받아들일 수 없다고 거부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파리=조은아 특파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