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철중

김철중 기자

동아일보 해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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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과 가깝고도 먼 베이징에서 중국의 생생한 소식을 전하겠습니다.

tnf@donga.com

취재분야

2025-04-03~2025-05-03
국제경제36%
중국24%
인사일반10%
국제일반7%
미국/북미7%
경제일반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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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자유 위해 싸우자”…中 여교수 2명, 지도부 비판 실명 선언문

    중국 광저우의 대학 교수 2명이 중국 공산당을 비판하는 선언문을 발표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선언문은 중국의 일당독재 체제들을 신랄하게 비판하는 내용이며, 중국에서는 온라인 검열에 의해 통제되고 있지만 해외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확산되고 있다.1일 대만 중앙통신사 등에 따르면 화난이공대의 린잉(林影) 생물과학·공학대학장과 같은 대학의 한솽옌(韓雙艷) 교수는 최근 ‘작은 불씨가 들판을 태울 수 있다’라는 제목의 선언문을 작성했다. 총 3장짜리 선언문에는 “중국 인민, 특히 대학생들에게 독재에 반대하고 민주주의와 자유를 위해 싸우자”라는 부제목도 붙였다. 선언문은 중국이 2018년 중국 국가주석의 3연임을 금지한 헌법 조항을 삭제한 것에 대해 “중국 지도자는 군주제 때처럼 영구적인 존재가 될 것이고, 국민의 자유, 사회의 개방성, 정치 다양성은 영원히 당권 아래서 억압받을 것”이라고 정면으로 비판했다. 선언문은 중국 정부가 금기시하는 1989년 톈안먼(天安門) 사태에 대해서도 “중국 현대사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시기”라고 표현했다. 또 최근 몇 년 사이 학술 활동 과정에서 ‘정치 개혁’이나 ‘민주화’와 관련된 논의가 나오면 학교나 당국이 강력히 개입하는 등 통제가 심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선언문에는 “당의 억압으로 학생들과 교사들은 침묵을 지키고 있는데, 이것이 바로 현대 중국 대학생들이 겪는 딜레마”라고 적었다. 이어 “이 어려운 시기에 우리 모두 함께 일어나 독재에 맞서 싸우자”고 독려했다.선언문 마지막 부분에는 두 여교수의 사진과 서명, 신분증 번호, 화난이공대학 직인 등이 포함돼 있다. 중국 최대 포털사이드 바이두의 인명 정보에는 두 사람 모두 화난이공대학에서 교수로 나오지만, 실제 선언문의 진위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고 중화권 매체들은 전했다.한편, 지난달 15일 중국 쓰촨성 청두에서도 한 고가도로에 중국 정치체제를 비판하는 내용의 현수막이 내걸렸다. 현수막에는 ‘체제 개혁 없이 민족의 부흥은 없다’, ‘무한한 권력을 가진 정당은 필요하지 않다’는 문구가 적혀있었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는 소식통을 인용해 해당 현수막을 건 사람은 메이스린(梅世林·27)으로 사건 직후 당국에 의해 구금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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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 제품에 125% 보복관세’ 외치던 中… 의약품 등 면세 목록, 기업에 비공식 통보

    중국이 미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125% 보복 관세를 적용하지 않는 품목을 정리한 ‘화이트리스트’를 만들어 자국 기업들에 비공식적으로 통보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이 지난달 29일 전했다. 최근 확인된 일부 반도체 품목, 의약품 외에도 산업용 화학물질인 에탄이 추가 면세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중국에서 미국산 의약품을 판매하는 제약사 관계자는 “중국 당국이 각 회사에 연락해 관세가 면제되는 제품 목록을 통보하고 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또 다른 소식통에 따르면 일부 기업들은 자신들이 수입하는 미국산 제품이 면세 목록에 포함됐는지 확인하기 위해 중국 당국에 직접 연락하라는 요청을 받았다. 최근 중국 내 수입 업체들이 세관 신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일부 품목이 면세 대상에 오른 사실을 파악한 가운데 관세 면제 목록을 정리한 화이트리스트의 존재가 확인된 것이다. 중국 당국이 기업들을 대상으로 미국산 수입품의 의존도가 높은 품목을 파악해 해당 목록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관세 면제 품목은 계속 늘어날 전망이다. 중국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집권 1기 때부터 미국으로부터 통상 압박을 받아왔고, 주요 품목에 대한 자국 내 생산 역량을 키워 왔다. 하지만 반도체, 항공기, 의약품 등 여전히 미국 의존도가 높은 분야도 많기 때문이다. 통상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중국 기업들의 부담 역시 커질 수밖에 없다. 에탄의 경우도 중국 기업들이 당국에 관세 면제 필요성을 설명한 것으로 알려졌다.실제로 중국 정부는 미국과의 통상 전쟁이 자국 경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평가 작업도 병행하고 있다. 중국 동부의 지방정부는 최근 기업 관계자들과 회의를 열고 “미국과의 관세 갈등으로 인한 모든 중대한 상황과 구체적인 사례를 평가해 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푸젠성 샤먼시는 지난달 27일 섬유와 반도체 회사들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해당 설문에는 미국과 거래하는 제품이 무엇인지, 미중 양국의 관세가 사업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질문이 포함됐다.다만 중국 정부는 일부 미국산 수입품에 대한 보복 관세 철회를 공식적으로 발표하지 않고 있다. 또 “미국이 중국에 부과한 145%의 상호 관세를 먼저 철회하기 전까지는 끝까지 맞설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한편 미중 관세 전쟁이 시작된 4월 들어 중국의 체감경기가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중국 국가통계국은 4월 제조업 구매관리자지수(PMI)가 전달(50.5)보다 1.5포인트 떨어진 49로 집계됐다고 30일 밝혔다. 이는 전문가 예상치인 49.8을 밑도는 수치로, 2023년 5월 이후 가장 낮은 수치라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PMI는 중국 제조업 구매담당자를 대상으로 조사한 체감경기 지수로 50 미만이면 경기 위축, 그 이상은 경기 확장을 각각 뜻한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5-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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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한령 9년만에… K팝 ‘이펙스’, 내달 中공연

    K팝 보이그룹 ‘이펙스’(사진)가 다음 달 중국 푸저우(福州)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한국 국적의 아이돌이 중국 본토에서 콘서트를 여는 것은 9년 만으로, 중국 정부가 한한령(限韓令)을 단계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가요기획사 C9엔터테인먼트는 29일 “소속 그룹 이펙스가 다음 달 31일 푸저우에서 단독 콘서트 ‘청춘결핍 인 푸저우’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시작한 ‘청춘결핍’ 아시아 투어로, 중국 마카오와 대만 타이베이에 이어 푸저우를 방문한다. K팝 아이돌은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중국 본토에서 콘서트나 공연을 갖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미국 국적인 한국계 싱어송라이터 ‘검정치마’가 산시성 등에서 공연했으며, 이달 3인조 힙합 그룹 ‘호미들’이 우한에서 공연했다. 가수 겸 배우인 김재중도 이달 충칭에서 팬미팅을 열었다. 가요계에선 이펙스의 공연이 아이돌 그룹의 단독 콘서트임을 감안할 때 더 많은 K팝 스타들의 중국 공연이 성사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방탄소년단(BTS) 제이홉과 세븐틴 등 대형 K팝 가수들은 마카오 등에서 중화권 팬들을 만나고 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한한령 해제는 중국 본토에서 1만 석 이상의 공연이 허가가 나느냐가 관건”이라며 “중국 정부가 소규모 공연을 허용하며 추이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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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왕이 “물러서면 ‘불량배’가 더 많은 걸 요구”…트럼프 비판

    미국이 전 세계를 상대로 관세 전쟁을 벌이는 가운데 중국, 러시아가 주도하는 신흥 경제국 협의체 브릭스(BRICS)에서 다자주의 메시지가 부각됐다. 왕이(王毅) 중국공산당 중앙외사판공실 주임(외교부장 겸임)은 브릭스 외교장관 회의에서 미국을 불량배에 빗대며 강경한 대응 기조를 천명했다.28일 AFP통신에 따르면 브릭스 11개 회원국은 이날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에서 외교장관 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왕 주임은 “미국은 오랜 기간 자유무역의 혜택을 누렸지만, 이제는 관세를 앞세워 각국에 터무니없는 요구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만약 침묵하거나 타협해 물러선다면 ‘불량배(覇凌者)’가 더 많은 걸 요구하게 만들 뿐”이라고 주장했다. 앞서 중국은 트럼프 집권 1기 당시인 2018년 미중 무역전쟁이 벌어졌을 때도 미국을 불량배에 비유하며 비판했다.중국 외교부는 29일 ‘무릎 꿇지 않는다(Never Kneel Down)’는 제목의 약 2분짜리 동영상을 공개하기도 했다. 외교부는 중국어와 영어 자막을 단 이 영상에서 “타협은 빠져나갈 수 있는 길이 아니며, 비굴하게 굴복하는 것은 결국 강한 압박을 자초한다”는 내용을 담았다.올해 브릭스 정상회의 의장국인 브라질의 마우루 비에이라 외교장관은 “전 세계는 무력 충돌과 정치 불안정을 겪고 있고, 다자주의가 사방에서 공격받고 있다”며 “브릭스가 더 강력한 다자주의를 위해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AFP에 따르면 올 7월 열리는 브릭스 정상회의에선 ‘탈(脫)달러화’가 주요 의제로 다뤄질 예정이다. 지난해 10월 러시아 카잔에서 열린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미국이 달러를 무기화하고 있어 (달러의) 대안을 찾아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올 초 브릭스 회원국들을 향해 “새로운 브릭스 통화를 만들거나 미국 달러를 대체할 다른 통화를 지지할 경우 100% 관세를 부과받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한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9일 중국의 경제·무역의 중심지인 상하이를 방문했다. 시 주석이 상하이를 찾은 건 2023년 11월 말 이후 1년 5개월 만이다. 시 주석은 이날 인공지능(AI) 산업단지인 ‘모쑤공간’(模速空間)과 브릭스 신개발은행을 방문했다.시 주석은 지우마 호세프 신개발은행 총재와 만나 “글로벌 사우스의 집단적 부상은 세계 평화를 수호하고 공동 발전을 촉진하며 글로벌 거버넌스를 개선하는 중요한 힘”이라며 브릭스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어 “중국은 자립과 고된 노력으로 발전해 왔으며, 앞으로도 자신의 정당한 권익과 국제사회의 공동 이익을 확고히 수호할 것”이라며 미국에 맞서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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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한령 풀리나…이펙스, 내달 中 본토서 단독 콘서트

    K팝 보이그룹 ‘이펙스’가 다음 달 중국 푸저우(福州)에서 단독 콘서트를 연다. 한국 국적의 아이돌이 중국 본토에서 콘서트를 여는 것은 9년 만으로, 중국 정부가 한한령(限韓令)을 단계적으로 완화시킬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가요기획사 C9엔터테인먼트는 29일 “소속 그룹 이펙스가 다음달 31일 푸저우에서 단독 콘서트 ‘청춘결핍 인 푸저우’를 개최한다”고 밝혔다. 지난해 12월 서울에서 시작한 ‘청춘결핍’ 아시아 투어로, 중국 마카오와 대만 타이베이에 이어 푸저우를 방문한다.K팝 아이돌은 2016년 한국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중국 본토에서 콘서트나 공연을 갖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말 미국 국적인 한국계 싱어송라이터 ‘검정치마’가 산시성 등에서 공연했으며, 이달 3인조 힙합 그룹 ‘호미들’이 우한에서 공연했다. 가수 겸 배우인 김재중도 이달 충칭에서 팬미팅을 열었다. 가요계에선 이펙스의 공연이 아이돌 그룹의 단독 콘서트임을 감안할 때 더 많은 K팝 스타들의 중국 공연이 성사될 가능성을 기대하고 있다. 현재 방탄소년단(BTS) 제이홉과 세븐틴 등 대형 K팝 가수들은 마카오 등에서 중화권 팬들을 만나고 있다. 한 연예기획사 관계자는 “한한령 해제는 중국 본토에서 1만 석 이상의 공연이 허가가 나느냐가 관건”이라며 “중국 정부가 소규모 공연을 허용하며 추이를 살피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미국 팝스타 케이티 페리도 올해 11월 중국 항저우에서 1만8000석 규모 공연장에서 콘서트를 가진다. 이번 공연은 2017년 페리가 반(反)중 성향의 의상을 착용했었단 이유로 중국 입국이 거부됐다는 보도가 나온 지 8년 만이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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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팝스타 케이티 페리, 입국거부 8년만에 中공연 예고

    미국의 팝스타 케이티 페리가 올해 11월 중국 본토에서 공연할 예정이라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28일 보도했다. 이번 공연은 지난 2017년 페리가 반(反)중 성향의 의상을 이유로 중국 입국이 거부를 당했다는 보도가 나온 지 8년 만이다.SCMP에 따르면 최근 중국 저장성 문화관광국은 페리가 11월 21, 22일 이틀 동안 1만8000석 규모의 항저우시 스타디움에서 공연을 할 예정이라고 공고했다. 페리는 2014년 중국 본토에서는 처음으로 베이징에서 콘서트를 열었고, 2015년 상하이, 광저우에서 잇따라 공연을 했다. 하지만 2017년 상하이에서 열린 빅토리아시크릿 패션쇼에 참석하려다 중국 정부로부터 입국이 거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미국 연애 매체 페이지식스는 “페리가 2015년 대만 콘서트에서 해바라기 무늬 드레스를 입은 것이 화근이 돼 중국 본토 내 공연이 금지됐다”고 보도했다. 2013년 친중 성향의 대만 정부가 중국과 ‘양안 서비스무역 협정’을 강행하자 대만 대학생들이 해바라기 장식을 가슴에 달고 시위에 나섰다. 이후 해바라기는 대만 내에서 반중 정치 운동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페리의 본토 공연 개최는 중국 당국이 미국의 대중 관세 압박에 대응해 내수 소비를 촉진하려는 정책과 맞물려 있다고 SCMP는 전했다. 중국은 지난해부터 세계적인 팝스타들의 공연을 서서히 승인하는 추세다. 지난해 중국 남부 하이난섬에서는 9월 래퍼 카니예 웨스트를 시작으로 11월 찰리 푸스의 공연이 열렸다. 올해 들어서는 영국의 싱어송라이터 에드 시런이 2월 항저우에서 6차례 대규모 콘서트를 열었고, 미국 밴드 이매진 드래곤스 역시 이달 초 항저우와 선전에서 공연을 했다.팝스타들의 연이은 중국 본토 공연 소식에 미국 가수 테일러 스위프트 공연이 성사될지도 관심사다. 스위프트는 그의 공연이 열리는 지역마다 식당, 호텔 등의 매출이 급등한다는 의미의 ‘스위프트노믹스’(스위프트와 경제의 합성어)라는 신조어가 만들어질 정도로 파급력이 크다. 또 지난해 미국 대선 과정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각을 세운 것으로도 유명하다. 지난 1월 상하이시 측은 “최근 상하이를 찾아 온 스위프트의 공연팀과 소통했다”면서 “공연 성사 여부는 시장성과 도시 매력 등에 따라 결정되겠지만, 올해에는 (상하이 공연이) 낙관적이다”고 밝혔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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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통상전쟁 장기화 대비… 금리 인하 등 추가 부양책 준비”

    중국이 미국과의 통상 전쟁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금리 인하 등 추가 경기 부양책을 준비하고, 자국 기업 지원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이번 주 중국의 경제 중심지이자 수출 거점인 상하이를 방문해 기업들을 격려할 예정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8일 보도했다. 이날 런민(人民)은행은 “완화된 통화정책을 이어가면서 실물 경제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겠다”고 밝혔다. 경기 부양을 위해 시장에 계속 자금을 공급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25일 시 주석 주재로 열린 중앙정치국 회의에서도 “적시에 지급준비율(RRR)과 금리를 인하하고 충분한 유동성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이에 중국 안팎의 경제 전문가들은 2분기(4∼6월) 안에 지준율이 0.5%포인트, 금리가 0.1∼0.3%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내다봤다. 또 런민은행은 향후 환율 정책과 관련해 “(현재의) 관리형 변동 환율 제도를 고수하겠다”며 “런민폐 환율의 기본적 안정성을 합리적이고 균형 잡힌 수준에서 유지할 것”이라고 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이 환율 조작을 통해 미국을 상대로 무역 흑자를 내고 있다고 주장한 것을 사실상 반박한 것이다. 자오천신(趙辰昕) 국가발전계획위원회 부주임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올해 약 5%의 국내총생산(GDP) 성장 목표를 달성할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의 관세 부과 등으로 대외 수출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중국 경제가 어려워질 것이라는 전망을 반박한 것. 자오 부주임은 “우리는 여전히 풍부한 정책적 여유와 수단을 갖고 있다”고 말해 추가적인 경기 부양책을 내놓을 수도 있음을 시사했다. 하지만 이달 글로벌 투자은행(IB) UBS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4%에서 3.4%로 낮추는 등 국제 투자사들은 미중 통상 전쟁 여파로 중국 경제가 급락할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세계 양대 경제 대국 간의 보복관세로 인해 공급망과 다양한 산업이 붕괴될 위험이 커졌다”면서 “중국은 향후 몇 달 동안 추가적인 통화 및 재정 부양책을 내놓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이날 경제부처 공동 기자회견을 갖고 미국 수출 감소로 피해를 보는 자국 기업과 실직한 근로자에 대한 지원 계획도 발표했다. 중국 정부는 “일부 수출 기업과 직원들이 미국의 관세 부과로 생산과 운영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이 기업들의 실업보험 환급 비율을 높이고, 직원들에게 직무 훈련 또는 직무 전환 훈련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라고 밝혔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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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 ‘125%’ 대미관세 일부 철회… 숨고르는 통상전쟁

    중국이 반도체와 의료 장비 등 일부 미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125% 보복관세를 철회했거나 철회를 검토 중이라고 CNN과 로이터통신 등이 25일(현지 시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 “어떤 관세 협상에서도 군대 문제를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방위비 분담을 관세 협상에서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 메시지 이후 중국이 한 발짝 양보한 가운데 미국도 통상과 안보를 분리해 협상하자는 한국, 일본 등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 25일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상무부의 태스크포스(TF)가 관세 면제를 위한 목록을 작성 중이며, 기업들에 필요한 (면세) 품목 제출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아직 공식 발표를 내놓지 않은 가운데 이미 일부 중국 기업들은 당국으로부터 면세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CNN과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메모리 칩을 제외한 8종의 미국산 반도체 집적회로 제품에 대해 보복관세가 철회된 사실을 관련 기업들이 세관 신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알게 됐다. 해당 8종의 품목에 대해선 이미 납부한 관세도 환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관세 인하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향후 2, 3주 이내에 중국에 대한 관세 수준을 결정할 수도 있다”고 답하는 등 유화 메시지를 냈다. 그는 25일 공개된 미 시사 주간지 타임과의 인터뷰에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전화를 받았느냐는 질문에 “그렇다”고 답한 뒤 “그게 그(시 주석)의 약함을 보여주는 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했다.中, 의료장비-에탄도 보복 철회 검토… “통상전쟁 최악 벗어난 듯”[한미 2+2 통상협의]中, ‘125%’ 대미관세 일부 철회 트럼프 “관세와 軍문제 연계 안해”韓-日의 ‘투 트랙’ 요청 받아들여이에 대해 이날 주미 중국대사관은 타임 인터뷰 공개 15분 후 “결코 양국 간에 진행 중인 협상이나 담판이 없고, 미국은 이목을 현혹해선 안 된다”는 궈자쿤(郭嘉昆) 중국 외교부 대변인의 브리핑 발언을 X 계정에 올렸다. 마이클 하트 주중미국상공회의소 회장은 중국 정부가 미국에서 수입하지 않으면 중국 내 공급망이 끊기는 품목이 무엇인지를 회원사들에 물었다고 로이터통신에 말했다. 전날 중국 상무부는 자국 내 80여 개 외국 기업, 상공회의소 관계자들과 회의를 열어 미국산 수입 관세가 미치는 영향을 논의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중국의 일부 품목 면세는) 미중 통상 전쟁을 진정시키기 위한 진전으로, 이제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난 것으로 보인다”고 평했다. 중국이 125%의 보복 관세 철회를 검토하는 미국산 제품에는 의료 장비, 에탄 등 산업용 화학물질, 액화천연가스(LNG), 항공기 임차료 등이 포함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들 제품은 기존에 수입하던 미국산을 다른 나라 제품으로 당장 대체하기가 어려운 품목들이다. 중국은 세계 최대 플라스틱 생산국으로 일부 공장이 미국산 에탄에 의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5일 중국 소셜미디어에는 중국이 관세 면제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 131개 품목 목록이 올라오기도 했다. 중국 화타이증권에 따르면 이 목록에 포함된 품목들의 수입액은 지난해 기준 450억 달러(약 64조7000억 원)에 달한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노르웨이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군대(military)는 우리가 다룰 또 다른 주제이나, 그 어떤 관세 협상에서도 이 문제를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25일 타임 인터뷰에서도 “(비관세 장벽 등) 상대 국가가 우리를 어떻게 대우하는지에 따라 관세를 정할 것”이라며 “군사비 문제는 별도로 처리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8일 트럼프 대통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통화한 직후 ‘원스톱 쇼핑’이란 표현을 쓰며 관세와 안보 현안을 묶어서 협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그러나 한국과 일본은 통상 협상에서 관세와 방위비 문제를 분리하는 ‘투 트랙’ 방식을 선호해 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협상에서 속도를 내기 위해 한국, 일본의 ‘투 트랙’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 24일 한미 통상 협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미국 측에서) 방위비에 대한 언급은 전혀 없었다”고 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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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베선트 “환율 별도 논의를”… 韓에 ‘원화가치 절상’ 압박 우려

    한국과 미국의 ‘2+2 통상 협의’를 계기로 관세 폐지를 위한 협의 과제가 좁혀진 가운데 미국의 요구로 환율 정책이 양국 재무 당국의 논의 테이블에 오르게 됐다.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무역 적자 해소 카드로 ‘약달러(달러 약세)’에 주목하고 있어 향후 환율 압박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최상목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일(현지 시간) 통상 협의 이후 진행된 기자간담회에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이 먼저 환율 부분은 재무부 간 별도 논의하자고 말했다”고 밝혔다. 다만 환율 관련 미 측의 문제 제기는 없었다고 덧붙였다. 통화(환율) 정책은 이날 발표된 ‘줄라이 패키지’의 4개 협의 과제에 포함됐다. 기재부와 미 재무부는 상호관세 유예가 종료되는 7월 8일 이전까지 통화 정책에 대해 별도의 실무협의를 이어갈 방침이다. 미국 측이 환율을 핵심 협의 과제로 짚은 것은 달러 약세가 자국의 무역 적자를 해소하기 위한 방안이라고 보고 있기 때문이다. 이달 2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자신의 트루스소셜 계정을 통해 8가지 비관세 부정 행위 중 첫 번째로 ‘환율 조작’을 꼽은 바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이 한국에 달러 가치 절하, 원화 가치 절상을 요구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미 재무부가 발표를 앞둔 환율보고서가 협의에 활용될 가능성도 있다. 지난해 11월 한국은 약 1년 만에 환율 관찰 대상국으로 재지정됐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이번 협의의 공동 보도문이 없는 상황인 만큼 우선 환율과 관련한 미국의 요구가 무엇인지 정확하게 파악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의 약달러 압박은 한국을 비롯해 일본, 중국 등 아시아 대미 무역흑자국을 겨냥하고 있다. 지난달 3일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이나 중국이 자국 통화 가치를 떨어뜨리면 미국이 불이익을 안게 된다”고 주장했다. 일본이 인위적으로 통화 약세를 유도하고 있다는 의미다. 하지만 한국과 같은 날 열린 미일 재무장관 협의에선 미국이 환율 목표에 관한 요구를 하지 않았다고 일본 측이 밝혔다.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일본 재무상은 이날 베선트 장관과 약 50분간 회담한 후 “미국 측에서 환율 수준과 목표, 환율을 관리하는 체제와 같은 이야기는 전혀 없었다”며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된다는 것과 과도한 변동이 경제에 악영향을 미친다는 인식을 재확인했다. 환율에 관해서는 계속해서 긴밀하고 건설적으로 협의를 이어 가기로 했다”고 덧붙였다.세종=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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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유화 메시지에…中 ‘125% 대미 보복관세’ 일부 철회

    중국이 반도체와 의료 장비 등 일부 미국산 수입품에 부과한 125% 보복 관세를 철회했거나, 철회를 검토 중이라고 CNN, 로이터통신 등이 25일(현지 시간)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4일 “어떤 관세 협상에서도 군대 문제를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밝혀 방위비 분담을 관세 협상에서 제외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화 메시지 이후 중국이 한 발짝 양보한 가운데, 미국도 통상과 안보를 분리해 협상하자는 한국·일본 등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다.25일 로이터통신은 익명의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상무부의 태스크포스(TF)가 관세 면제를 위한 목록을 작성 중이며, 기업들에 필요한 (면세) 품목 제출을 요청했다”고 보도했다. 이와 관련해 중국 정부가 공식 발표를 내놓지 않는 가운데 이미 일부 중국 기업들은 당국으로부터 면세 통보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CNN과 중국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메모리 칩을 제외한 8종의 미국산 반도체 집적회로 제품에 대해 보복 관세가 철회된 사실을 관련 기업들이 세관 신고서를 작성하는 과정에서 알게 됐다. 해당 8종의 품목에 대해선 이미 납부한 관세도 환급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이밖에 의료 장비, 에탄 등 산업용 화학물질, 액화천연가스(LPG), 항공기 임차료 등도 관세 면제가 검토되고 있다고 한다. 이들 제품은 기존에 수입하던 미국산을 다른 나라 제품으로 당장 대체하기가 어려운 품목들이다.앞서 23일 트럼프 대통령은 대중 관세 인하 가능성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향후 2, 3주 이내에 중국에 대한 관세 수준을 결정할 수도 있다. 중국과도 특별한 협상을 할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답하는 등 유화 메시지를 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조치가 미중 관세 전쟁으로 피해를 입은 중국 기업들을 지원하는 동시에 백악관에 가하는 압박을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분석했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4일 백악관에서 열린 미·노르웨이 정상회담 기자회견에서 “군대(military)는 우리가 다룰 또 다른 주제이나, 그 어떤 관세 협상에서도 이 문제를 다루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8일 트럼프 대통령은 한덕수 대통령 권한대행 국무총리와 통화한 직후 ‘원스톱 쇼핑’이란 표현을 쓰며 관세와 안보 현안을 묶어서 협상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16일 방미한 아카자와 료세이(赤澤亮正) 일본 경제재생상과 만난 자리에서도 주일미군 주둔 경비 분담액 개선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그동안 한국과 일본은 통상 협상에서 관세와 방위비 문제를 분리하는 ‘투 트랙’ 방식을 선호해왔다. 이에 따라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협상에서 속도를 내기 위해 한국, 일본의 ‘투 트랙’ 요청을 받아들인 것으로 풀이된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5-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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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앞에 쪼그라든 트럼프 “2, 3주내 관세 조정”… 中 “전면 철폐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통상전쟁 중인 중국에 부과한 145%의 관세율을 향후 2, 3주 안에 낮출 뜻을 23일(현지 시간)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은 하루 전 중국에 대한 관세가 “너무 높다”며 인하 가능성을 시사한 데 이어 이날 구체적인 인하 시점까지 거론했다. 그는 중국과의 직접 협상 또한 “매일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거듭된 관세 위협에도 중국이 물러설 뜻을 보이지 않고 미국 금융시장의 하락세와 산업계의 우려가 이어지자 한발 물러서는 모양새를 취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4일 베이징에서 윌리엄 루토 케냐 대통령과 회담을 갖고 “관세 및 무역전쟁에는 승자가 없다. 세계 여러 나라와의 협력을 통해 중국의 권리와 이익을 수호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중국 상무부와 외교부는 “현재 미국과 어떤 협상도 진행하지 않고 있다”며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을 부인했다. 또 허야둥(何亞東) 중국 상무부 대변인은 “미국이 문제를 해결하고자 한다면 일방적인 관세 조치를 전면 철폐해야 한다”고 맞섰다.● 트럼프-베선트, 中에 유화 제스처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취재진에게 “향후 2, 3주 안에 관세율을 (새로) 정할 것”이라며 “(관세 조정 대상국에는) 중국도 포함될 수 있다”고 했다. 이어 얼마나 빨리 대(對)중국 관세율을 낮추겠느냐란 질문을 받자 “중국에 달렸다”고 답했다. 그는 ‘중국과 직접 협상을 하고 있느냐’는 질문에도 “그렇다. 매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관세 협상을 관장하는 스콧 베선트 재무장관 또한 같은 날 워싱턴의 한 포럼에서 최근 양국의 관세 공방이 “무역 금수 조치에 해당하는 수준”이라며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그는 “중국과 ‘빅딜(big deal)’ 기회가 있을 수 있다”며 적극 협상할 뜻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또한 미국이 중국에 대한 관세를 50∼65%로 낮추는 방안을 고려 중이라고 23일 전했다.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이런 행보는 중국에 강경 발언만 계속했던 기존과 상당히 다르다. 그간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을 ‘환율 조작국’ ‘(미국을) 가장 많이 학대한 국가’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또 저성능 인공지능(AI) 반도체의 중국 수출 통제를 강화하고 중국산 선박에 입항 수수료도 부과하기로 했다.이런 압박에도 중국이 꿈쩍 않는 가운데 최근 미국 주식, 채권, 달러 가치가 급락하자 트럼프 대통령의 태도도 달라진 것이다. 다만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관세 인하가 중국에 대한 양보로 비치는 것을 염려한 듯 “중국 수입품에 대한 일방적인 관세 인하는 없을 것”이라고 23일 밝혔다. ● 美, 車-유통업계 “관세 유예” 호소 미국 자동차와 유통업계 경영자들이 최근 트럼프 대통령에게 “관세로 중국이 아닌 우리가 큰 타격을 입고 있다”고 호소한 것도 대중 관세 인하 검토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 오토스드라이브아메리카 등 미 자동차 업계를 대표하는 6개 정책 단체는 최근 트럼프 2기 행정부에 서한을 보내 다음 달 3일부터 발효되는 25%의 자동차 부품 관세를 철회해 달라고 요구했다. 이들은 “갑작스러운 관세로 인한 차질에 대비한 자본을 확보하지 못하고 있다. 많은 업체가 생산 중단, 해고, 파산에 직면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백악관 또한 수입 중국산 자동차 부품에는 일부 관세 면제를 고려하고 있다고 CNBC가 23일 전했다. 월마트, 타깃, 홈디포 등 미국 3대 유통업체 최고경영자(CEO)들도 21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면담 때 “급격한 관세 계획을 자제하지 않으면 2주 내에 미국 내 공급망이 얼어붙어 주요 상점의 진열대가 텅텅 빌 수 있다”고 호소했다고 CBS 등이 보도했다. 한편 뉴욕, 애리조나, 네바다, 뉴멕시코주 등 미국 내 12개 주가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정책이 “경제에 혼란을 초래한다”며 중단을 요구하는 소송을 연방국제통상법원에 제기했다. 애리조나와 네바다는 지난해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승리한 지역이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홍정수 기자 hong@donga.com}

    • 2025-04-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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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시장 요동에 “中관세 상당히 낮아질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부과 중인 고율 관세가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고 22일(현지 시간) 밝혔다. 미국과 중국이 고율 관세를 주고받는 치킨게임이 본격화된 뒤 트럼프 대통령이 대중(對中) 관세율 조정을 직접적으로 시사한 건 처음이다. 주가 폭락에 이어 미 국채 투매까지 벌어지는 등 시장이 요동치면서 다급해진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의 조속한 협상을 위해 유화 메시지를 낸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 집무실에서 열린 폴 앳킨스 증권거래위원회(SEC) 위원장 취임 선서 행사 뒤 취재진이 중국에 부과 중인 145%의 관세율에 대해 묻자 “매우 높은 수치다. 그렇게 높게 유지되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 수치가 상당히 낮아질 것”이라며 “우리는 중국을 매우 잘 대해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중국은 23일 궈자쿤 외교부 대변인 브리핑을 통해 “싸우면 끝까지 맞설 것이고, 대화를 원하면 언제든지 문은 열려 있다”고 밝혔다. 한편,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산 수입품에 대한 관세율을 50∼65%로 내리는 등 기존 145%에서 대폭 인하하거나 항목별로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23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전했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 20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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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관세 전쟁 최전선 中 상인 “美수출 가방 값 3배 껑충, 누가 사겠나”

    21일 중국 저장성 이우의 이우국제무역성 1층을 찾았다. 주민들에게 ‘푸톈 시장’으로 유명한 이곳에서 다양한 가면, 머리 장식을 파는 자오(趙) 씨는 연신 어두운 표정으로 노트북 화면을 들여다보고 있었다. 자오 씨는 기자에게 “이달 초 미국이 145%의 대(對)중국 상호관세를 부과한 후 해외 바이어의 온·오프라인 주문이 뚝 끊겼다”며 “매출이 3분의 1로 줄었다. 코로나19 봉쇄를 제외하면 최악의 상황”이라고 한숨을 쉬었다. 대책이 있느냐고 묻자 손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윗선에서) 결정할 일이고 우리 같은 상인이 할 수 있는 건 없다”고 푸념했다.● 핼러윈 특수 사라져푸톈 시장은 중국에서 생산되는 생필품이나 잡화가 집결하는 세계 최대 도매시장이다. 특히 파티 용품, 양말 등 잡화의 80% 이상이 미국으로 수출된다. 이곳에서 거래되는 품목은 마진율이 극히 낮은 저가 제품이 많다 보니 관세 여파가 더 클 수밖에 없다. 자오 씨 또한 “통상전쟁이 없었다면 미국 고객들이 올 10월 말 ‘핼러윈’ 때 쓸 각종 가면을 벌써부터 대거 주문했을 것”이라고 했다. 익명을 요구한 또 다른 상인은 미국에서 판매하는 자사 제품 가격을 보여줬다. 올해 초 7.8달러(약 1만1076원)에 팔던 소형 가방이 22.3달러(약 3만1666원)으로 3배 가까이로 뛰었다. 그는 “관세와 물류비 상승분을 반영했다. 누가 갑자기 3배로 오른 물건을 사겠느냐”고 토로했다. 다만 일부 상인은 통상전쟁이 미국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을 주는 만큼 양국이 어느 선에서는 합의하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드러냈다. 수건 등을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수출하는 A업체 관계자는 “미국 내 재고가 앞으로 한 달이면 바닥난다. 그때가 되면 미국의 태도도 달라질 것”이라고 했다. 미국 소비자 또한 중국산 제품을 대체할 다른 나라 상품을 쉽게 구하지 못할 것으로 자신했다. 실제 푸톈시장 일대에는 중동과 동남아시아 바이어들이 가득했다. 절삭기용 칼날, 전동 공구, 수도꼭지와 샤워기 호스 등이 인기 품목이었다. 욕실용 수도꼭지를 계약하기 위해 온 투르크메니스탄 바이어는 “중국 제품이 저렴한 가격과 우수한 성능을 지녔다”고 만족을 표했다. 다만 미국으로 수출하던 중국 기업이 당장 다른 국가로 판로를 바꾸거나 내수시장 공략을 강화하는 것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현지 무역업체 관계자는 “미국에 수출하는 제품은 단가가 다소 높더라도 좋은 재질과 정교한 마감을 하지만 동남아나 중동으로 수출되는 제품은 낮은 가격이 최우선 조건이라 같은 업체가 생산해도 제품의 질이 크게 다르다”고 설명했다.● 새우등 터지는 한국 무역상들 미국 업체들은 미국의 관세 부과 이후 중국에 대한 추가 주문을 대부분 중단했다. 약 30%의 계약금만 내고 발주한 기존 물량도 인수를 미루고 있다. 현재 시점에서 100%가 넘는 관세를 부담하고 통관을 할 경우 마진이 너무 낮아지거나 최종 소비자 가격이 높아져 사실상 판매가 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경영난에 처한 중국 제조 공장들이 그 부담을 중간 무역업체에 떠넘기고 있다. 미국 측 구매 기업이 내지 않고 있는 잔금을 대신 내라고 압박하는 것. 한국 무역상 또한 이 압박에서 자유롭지 않다. 이우에서 22년째 무역업을 하고 있는 곽병규 사장은 미국 로스앤젤레스, 시카고, 호놀룰루 등 미국 주요 도시에 여행 가방(캐리어) 등을 납품해왔다. 상호관세 부과 후 미국 측 거래 업체가 인수해가지 않은 캐리어 2000개가 그의 창고에 가득하다. 곽 사장은 “일단 기다려보겠다던 중국 제조 업체들이 이제 수억 원대의 잔금을 일단 대신 내라고 종용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기존 거래처를 지키려면 대출을 받아 잔금을 메꾸거나, 물건을 직접 내다 팔아야 할 상황”이라며 한숨을 쉬었다. 통상전쟁이 장기화할 경우 중국이 미국으로 가야 할 재고 물량을 한국 등 다른 나라로 ‘밀어내기 수출’에 나설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이상조 이우 한인회장은 “한국은 온라인 플랫폼이 잘 갖춰져 있고 소비력도 미국과 비슷해 중국 입장에서는 타깃으로 삼기 좋은 국가”라며 “미국으로 수출되지 못한 중국 상품이 대거 한국 시장에 들어오면 ‘제2의 테무, 알리’ 충격이 재연될 수도 있다”고 밝혔다.이우=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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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람처럼 마라톤 뛴 로봇, 하프코스 2시간대 골인

    2시간 40분 42초. 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세계 최초로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 마라톤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베이징휴머노이드로봇혁신센터의 로봇 ‘톈궁 울트라’의 기록이다. 180cm, 52kg의 ‘톈궁 울트라’는 이날 함께 달린 남자 선수의 우승 기록(1시간 2분)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본체 교체 없이 배터리만 3차례 갈아 끼우고 21.0975km 전 구간을 달렸다. 오르막과 좌우로 꺾어진 길 등도 무리 없이 달렸다. 이번 대회에는 중국 기업들이 개발 및 생산한 이족 보행 로봇 총 21대가 출전했다. 주최 측은 참가 로봇들을 위해 곳곳에 배터리 교체 공간을 설치했다. 레이스 도중 로봇 본체를 교체하면 최종 기록에서 10분을 추가하는 규정도 마련했다. 다만 9000여 명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해 로봇과 사람이 뛰는 공간은 분리해 마라톤을 진행했다. 2위를 차지한 쑹옌(鬆延)동력의 ‘N2로봇’은 사람 못지않게 안정적인 자세로 달려 큰 주목을 받았다. 다만 ‘텐궁 울트라’와 ‘N2로봇’을 제외하면 나머지 19개 로봇의 달리기 실력은 기술력의 격차가 확연히 느껴졌다. 19개 로봇은 주최 측이 교통 지체 등을 고려해 설정해 놓은 완주 제한 시간인 3시간 30분을 지키지 못했다. 특히 올해 ‘춘제(중국 설)’ 갈라쇼에서 화려한 군무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던 유니트리의 최신형 로봇 ‘G1’은 출발선을 지나자마자 땅에 고꾸라졌다. 1분 넘게 바닥에서 누운 채 일어나지 않아 회사 관계자들을 애태웠다. 항공 동력 시스템을 탑재했다는 선눙(神農)로봇은 출발 1분 만에 방향을 잃고 뱅뱅 돌았다. 결국 구조물에 부딪쳐 산산조각 났다. 이날 완주에 성공한 로봇은 6대(28.6%)에 불과했다. 이날 대회는 중국의 로봇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라톤은 사람뿐 아니라 로봇에게도 극한의 경험이다. 2시간 넘게 달리다 보면 부품에 피로도가 쌓이고, 제한된 배터리 용량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로봇 업계에선, 마라톤 대회는 로봇이 얼마나 지속 가능하게 작동할 수 있는지를 테스트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긴다. 일종의 ‘테스트베드’라는 것. 탕젠 베이징 로봇 센터 총괄기술책임자는 “사람들은 로봇이 24시간, 일주일 내내 고장 없이 일하기를 기대하는데, 마라톤은 이런 한계를 시험하는 기회”라고 말했다. 실제로 로봇 기업들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고 실제 참여하는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들이 향후 기술 개발에 소중한 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당국의 적극적인 지원도 중국의 ‘로봇 굴기(堀起)’를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무엇보다 주요 기업이 받는 보조금과 인센티브 또한 상당한 수준이다. 기술 발전에 꼭 필요한 데이터 수집, 개인정보에 관한 규제 또한 서구 선진국에 비해 적은 편이란 것도 중국 기업의 ‘홈어드밴티지’다. 미국의 반도체·인공지능(AI) 연구기관 ‘세미어낼리시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전기차 산업에서 이룬 성과를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도 재현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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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中서 세계 첫 로봇 하프마라톤 열려…2시간 40분 만에 완주

    2시간 40분 42초.19일 중국 베이징에서 세계 최초로 ‘휴머노이드 로봇’ 하프 마라톤 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베이징휴머노이드로봇혁신센터의 로봇 ‘톈궁 울트라’의 기록이다. 180cm, 52kg의 ‘톈궁 울트라’는 이날 함께 달린 남자 선수의 우승 기록(1시간 2분)에는 훨씬 못 미치지만 본체 교체 없이 배터리만 3차례 갈아끼우고 21.0975km 전 구간을 달렸다. 오르막과 좌우로 꺾어진 길 등도 무리없이 달렸다.이번 대회에는 중국 기업들이 개발 및 생산된 이족 보행 로봇 총 21대가 출전했다. 주최 측은 참가 로봇들을 위해 곳곳에 배터리 교체 공간을 설치했다. 레이스 도중 로봇 본체를 교체하면 최종 기록에서 10분을 추가하는 규정도 마련했다. 다만 9000여 명 참가자들의 안전을 위해 로봇과 사람이 뛰는 공간은 분리해 마라톤을 진행했다.2위를 차지한 송옌(鬆延)동력의 ‘N2로봇’은 사람 못지 않게 안정적인 자세로 달려 큰 주목을 받았다. 다만 ‘텐궁 울트라’와 ‘N2로봇’을 제외하면 나머지 19개 로봇의 달리기 실력은 기술력의 격차가 확연히 느껴졌다. 19개 로봇은 주최 측이 교통 지체 등을 고려해 설정해놓은 완주 제한 시간인 3시간 30분을 지키지 못했다.특히 올해 ‘춘제(중국 설)’ 갈라쇼에서 화려한 군무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던 유니트리의 최신형 로봇 ‘G1’은 출발선을 지나자마자 땅에 고꾸라졌다. 1분 넘게 바닥에서 누운 채 일어나지 않아 회사 관계자들을 애태웠다. 항공 동력 시스템을 탑재했다는 선눙(神農)로봇은 출발 1분 만에 방향을 잃고 뱅뱅 돌았다. 결국 구조물에 부딪쳐 산산조각 났다. 이날 완주에 성공한 로봇은 6대(28.6%)에 불과했다. 이날 대회는 중국의 로봇 기술을 한 단계 업그레이드시키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마라톤은 사람 뿐아니라 로봇에게도 극한의 경험이다. 2시간 넘게 달리다 보면 부품에 피로도가 쌓이고, 제한된 배터리 용량을 효율적으로 사용해야 한다. 이에 따라 로봇업계에선, 마라톤 대회는 로봇이 얼마나 지속가능하게 작동할 수 있는 지를 테스트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로 여긴다. 일종의 ‘테스트베드’라는 것. 탕젠 베이징 로봇 센터 총괄기술책임자는 “사람들은 로봇이 24시간, 일주일 내내 고장 없이 일 하기를 기대하는데, 마라톤은 이런 한계를 시험하는 기회”라고 말했다. 실제로 로봇 기업들은 이번 대회를 준비하고 실제 참여하는 과정에서 얻은 데이터들은 향후 기술 개발에 소중한 자원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당국의 적극적인 지원도 중국의 ‘로봇 굴기(堀起)’를 뒷받침하는 핵심 요소로 꼽힌다. 무엇보다 주요 기업이 받는 보조금과 인센티브 또한 상당한 수준이다. 기술 발전에 꼭 필요한 데이터 수집, 개인정보에 관한 규제 또한 서구 선진국에 비해 적은 편이란 것도 중국 기업의 ‘홈어드벤티지’다. 미국의 반도체·인공지능(AI) 연구기관 ‘세미어낼리시스’는 최근 보고서에서 중국이 전기차 산업에서 이룬 성과를 휴머노이드 로봇 분야에서도 재현할 가능성이 크다고 평가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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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죽점퍼 벗고 넥타이 맨 젠슨황 “中서비스 지속”

    미국의 대중(對中) 인공지능(AI) 수출 통제의 직격탄을 맞은 엔비디아의 젠슨 황 최고경영자(CEO)가 방중해 17일 중국 경제 사령탑인 허리펑(何立峰) 국무원 부총리를 만났다. 황 CEO는 미국에 ‘딥시크 충격’을 안긴 량원펑(梁文鋒)도 만나는 등 미중 관세 전쟁 국면에도 중국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이날 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황 CEO는 허 부총리를 만나 향후 중국 경제를 긍정적으로 전망하며 “중국 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하고, 미중 경제무역 협력을 위해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허 부총리는 “엔비디아를 포함한 더 많은 미국 기업이 중국 시장을 깊이 다지고 중국에서 산업적 우위와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 세계 경쟁에서 앞선 기회를 잡는 것을 환영한다”고 화답했다. 황 CEO의 방중은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엔비디아의 저성능 AI 반도체 H20의 대중 수출 통제를 결정한 직후 이뤄졌다. 이날 그는 자신의 트레이드 마크인 검은색 가죽 점퍼 대신 정장 차림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그가 중국을 찾은 건 올 1월 이후 3개월 만이다. 구글, 메타, 아마존 등 거대 테크기업 CEO들이 1월 20일 트럼프 대통령의 취임식에 참석할 때 그는 대만을 거쳐 중국 베이징과 상하이를 방문했다. 앞서 그는 코로나19 엔데믹 이후인 2023, 2024년에도 중국을 한 차례씩 방문했는데, 중국 최고지도부와의 만남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황 CEO는 과거 방중 시 고위 관계자들과의 만남이 공개되는 걸 피했다”며 “이번 방문은 중국 국무원이 엔비디아의 면담 요청을 수락한 직후 이뤄졌다”고 전했다. 이날 황 CEO는 런훙빈(任鴻斌)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회장도 만나 “중국은 세계에서 가장 규모 있는 소비시장 중 하나이자, 발전된 산업 생태계와 선도적 소프트웨어 능력을 갖춰 우리(엔비디아)가 혁신을 지속하는 원동력이 됐다”고 말했다고 관영 중국중앙(CC)TV가 전했다. 그러면서 “(미국의 반도체 수출 통제가) 엔비디아 사업에 중대한 영향을 줬지만, 흔들림 없이 중국 시장에 서비스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날 AI 개발업체 딥시크를 창업한 량원펑 등 중국 내 주요 고객을 만나 이들을 위한 신규 AI 반도체 설계를 논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에 트럼프 행정부가 수출 통제 대상에 포함한 엔비디아의 H20 반도체는 딥시크의 AI 모델 학습에 사용됐다. 엔비디아는 연매출의 13%를 중국에서 거둬들이는 등 중국 시장 비중이 작지 않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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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젠슨 황, 中지도부 찾아 “흔들림 없이 中시장에 서비스”

    3개월 만에 중국을 다시 찾은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CEO)가 17일 중국의 경제 사령탑인 허리펑(何立峰) 국무원 부총리를 만났다고 이날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허 부총리는 이 자리에서 “중국은 새로운 기술 혁명과 산업 변혁의 최적의 무대이자 외국 기업들의 투자와 무역에 좋은 토양”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엔비디아를 포함한 더 많은 미국계 기업들이 중국 시장에 깊이 뿌리를 내리고, 글로벌 경쟁 속에서 선점적인 위치를 차지하길 기대한다”고 덧붙였다.이에 황 CEO는 “중국 경제의 전망을 긍정적으로 평가한다”고 화답했다. 이어 “앞으로도 중국 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하고, 미중 간 경제 및 무역 협력을 촉진하는 데 있어 적극적인 역할을 하겠다”고 덧붙였다. 특히 황 CEO는 이날 평소 즐겨입는 검정색 가죽 점퍼가 아닌 정장과 넥타이 차림으로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황 CEO는 중국을 찾은 건 1월 이후 3개월 만이다. 당시 중국 엔비디아 직원들과의 춘제 행사에 참여했다. 황 CEO는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후 2023년, 2024년에도 중국을 1차례씩 방문했지만, 중국 최고지도부와의 만남이 공개된 건 이번이 처음이다.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젠슨 황은 과거 중국 방문 시 고위 관계자들과의 만남을 공개하는 걸 피해놨지만, 이번 방문은 중국 국무원이 최근 엔비디아 측의 면담 요청을 수락한 직후 이뤄졌다”고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황 CEO은 허 부총리와의 면담에 앞서 런훙빈 중국국제무역촉진위원회(CCPIT) 회장과도 만났다. 황 CEO는 미국 정부의 엔비디아 H20 칩의 대중국 수출 통제와 관련해 “엔비디아 사업에 중대한 영향을 줬지만, 흔들림없이 중국 시장에 서비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황 CEO는 또 중국 인공지능(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창업자 량원펑(梁文峰) 등 중국 내 주요 고객들과 만나 미국의 추가 수출 통제 조치 이후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FT는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는 미중 통상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최근 엔비디아의 중국 수출용 저성능 AI 반도체 ‘H20’를 대중 수출 통제 목록에 포함시켰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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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가수, 8년만에 中본토 공연… 한한령 변화 기대

    한국 국적 대중가수의 중국 본토 공연이 ‘한한령(限韓令·한류 제한령)’ 이후 8년 만에 처음으로 성사됐다.17일 중국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와 외교가 등에 따르면 국내 3인조 래퍼 ‘호미들’은 12일 중국 중부 후베이성 우한시에서 봄 투어 ‘형제들’ 첫 공연을 열었다. 2019년 데뷔한 호미들은 2000년생 3인으로 이뤄진 힙합 그룹이다.한국 국적을 가진 대중가수가 중국 본토에서 공연 무대에 오른 것은 주한미군의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반발한 중국이 2017년 한국 음악과 드라마, 영화 등을 제한하는 한한령을 내린 이후 처음이다. 지난해 7월 한국 록밴드 ‘세이수미’가 베이징에서 공연한다는 소식이 알려지며 주중 대사가 “환영한다”는 입장을 밝혔지만 공연 3주를 앞두고 돌연 무산된 바 있다.변화가 조금씩 감지된 건 지난해 초부터였다. 미국 국적의 싱어송라이터 ‘검정치마’가 지난해 1월 중국 산시성 등에서 공연했고, 5월엔 2017년 중국 투어가 취소된 적 있는 성악가 조수미의 공연이 베이징에서 열렸다. 영화계에서는 이달 초 배우 이정재와 정우성 등이 베이징에서 중국 엔터테인먼트사 관계자들과 회동한 사실이 알려지기도 했다.연예계에선 중국의 한한령 방침에 변화가 생기는 것 아니냐는 기대가 나오고 있다. 올해 10월 말 열리는 경주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이를 계기로 한한령이 해제될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한 공연기획사 관계자는 “최근 한국 연예인들의 중국 공연이 풀리는 기류가 보여 중국 시장을 어떻게 공략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말했다.사지원 기자 4g1@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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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진핑 “아시아적 가치로 정글의 법칙에 대응”…말레이서 반미전선 강조

    동남아 3개국을 순방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6일 안와르 이브라힘 말레이시아 총리와 정상회담에서 미국의 일방주의를 비판하며 ‘반미 공동 대응’ 전선 구축에 힘을 쏟았다. 안와르 총리 역시 “말레이시아사은 언제나 중국은 확고하고 원칙 있는 친구가 될 것”이라며 화답했다.관영 신화통신에 따르면 이날 시 주석은 중·말레이시아 정상회담에서 “디커플링과 보호무역주의, 그리고 ‘높은 장벽과 작은 울타리 쌓는 행위’를 반대한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그러면서 “아시아적 가치로 적자생존의 정글의 법칙에 대응하자. 중국-아세안 FTA 업그레이드 의정서를 조속 체결을 희망한다”고 밝혔다.안와르 총리도 사실상 미국의 관세 정책을 겨냥한 발언으로 화답했다. 그는 환영 만찬사를 통해 “현재 다자주의가 심각한 도전에 직면해 있고, 일부 국가는 공동 책임의 원칙을 저버리고, 또 다른 일부는 오랜 약속을 의심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시장 접근이 무기화되고, 자의적인 파괴가 난무하고, 공동 성장을 위한 다자간 약속은 흔들리고 있다”고 했다. 반면 9년 만에 말레이시아를 방문한 시 주석에게는 우호적인 태도를 보였다. 안와르 총리는 “중국이 제안한 글로벌 구상들은 세계에 새로운 희망을 가져다주었고, 분열이 아니라 혁신을 지향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이어 “중국은 항상 강건하며, 신뢰할 수 있는 파트너였다”면서 “언제나 중국의 확고하고 원칙 있는 친구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한편, 격화되는 미중 통상 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현재와 미래에 예상되는 중국의 경제적 어려움에도 미국에 대해 강경한 시 주석의 태도가 꺽지 않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가 1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SJ에 따르면 시 주석은 ‘동양은 흥하고 서양은 쇠퇴한다’는 사상을 굳게 믿고 있으며 최근 중국의 전기차 회사 비야디(BYD)와 AI 스타트업 딥시크의 성공이 시 주석의 이런 태도를 더 강하게 만들고 있다. 다만 중국 정부는 체제 유지와 지속 성장 유지를 위해 단기·중기적으로 제조업과 대규모 프로젝트에 대한 정부 지출을 늘릴 가능성이 있다고 WSJ는 전했다. 이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지만, 중국의 국가 부채와 과잉 생산에 따른 폐해는 더욱 늘어날 우려가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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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공은 中코트에” 협상 촉구… 中 “공갈 멈춰라”

    미중 통상전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공은 중국 쪽 코트로 넘어갔다”며 중국에 협상에 나설 것을 촉구했다. 하지만 중국은 미국을 향해 “위협과 공갈을 먼저 멈추라”고 맞섰다. 또 중국은 내수시장 확대로 위기를 돌파하겠다는 의지를 강조하며, 주변국과의 외교적 결집에 나서고 있다. 15일(현지 시간)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이 성명을 통해 “중국과의 합의에 열려 있지만 합의는 중국이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은 미국 소비자, 다시 말해 우리의 돈을 원한다”며 “중국이 우리와 합의를 해야지, 우리가 중국과 합의를 할 필요는 없다”고도 했다. 중국과 보복관세를 주고받으며, 격화된 통상전쟁 국면으로 진입한 상황에서 문제 해결의 공을 중국에 떠넘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린젠(林劍)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6일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관세 전쟁은 미국이 시작한 것이며, 미국이 진정 협상을 원한다면 극도의 압박을 중단해야 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먼저 대(對)중국 상호관세 유예나 폐지 등 성의를 보여야만 협상에 나서겠다는 것이다. 15일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주광야오(朱光耀) 전 재정부 부부장(차관)도 “미국 지도자들이 중국에 대한 존중을 보일 때만 대화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중국은 미국의 비방 자제와 협상 책임자 임명도 대화의 조건으로 보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중국은 미국에 순응하는 대신 미중 통상전쟁이 장기화될 것에 대비해 전열을 다지고 있다. 동남아 3개국 순방 일정 중 베트남에 이어 두 번째로 말레이시아를 국빈 방문 중인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15일 현지 매체 기고문에서 “일방주의와 보호주의라는 역류를 함께 돌파하자”고 했다. 이날 베이징 대형쇼핑센터 등을 시찰한 리창(李强) 중국 총리는 “소비를 촉진하고 내수를 확대하며 중국이라는 거대한 시장의 활력과 잠재력을 잘 발휘해야 한다”고 말했다고 관영 중국중앙(CC)TV가 전했다. 미국의 고관세 부과에 따른 수출 감소 피해를 내수 확대로 극복하겠다는 뜻을 강조한 것이다. 중국은 미국산 농산물 수입에 차질이 생기는 상황에 대비해 브라질과의 농산물 교역 논의도 17일 진행할 예정이다. 알리, 테무 등 중국 이커머스 업체를 겨냥한 미국의 소액 소포 면세 폐지에 대한 맞대응도 이어졌다. 이날 홍콩특별행정구는 “미국으로 향하는 화물에 대한 우편 접수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미국이 다음 달 2일부터 중국과 홍콩에서 발송된 소액 소포에 대한 면세 혜택을 폐지한 데 대한 보복 조치다. 중국은 장관급인 상무부 국제무역대표를 왕서우원(王受文)에서 리청강(李成鋼)으로 교체했다. 리 대표는 세계무역기구(WTO) 중국대사를 지냈고, 상무부에서 국제 협상통으로 통하는 인물이다. 향후 미국과의 통상 협상에 대비한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 2025-0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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