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민

김소민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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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소민 기자입니다.

s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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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4-13~202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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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628년前 조선 태조의 관직 임명장 ‘왕지’ 첫 공개

    조선 태조가 관직에 임명하며 내린 문서 ‘왕지(王旨·사진)’가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됐다. 국립중앙도서관은 “서울 서초구 중앙도서관에서 열리는 ‘위대한 유산전: 기증으로 빚은 우리의 이야기’ 전시에서 1398년 내려진 ‘왕지’를 공개한다”고 11일 밝혔다. 왕지는 조선 초 임금이 4품 이상의 고위 관원을 임명하거나 왕명을 내릴 때 사용한 문서를 일컫는다. 1425년부터는 명칭이 ‘교지(敎旨)’로 바뀌었다. 이번에 공개된 왕지는 태조가 1398년 이지대(李之帶)를 종3품인 경상우도 수군첨절제사로 임명하며 내린 문서다. 이지대는 고려 말 명망 높은 학자였던 이제현(1287∼1367)의 증손자로 알려져 있다. 이번 자료는 지금까지 알려진 왕지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이다. 2006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 ‘경주이씨 양월문중 고문서 및 향안-이지대 왕지’(1416년)보다도 18년이 앞선다. 전시는 도서관 본관 5층 고문헌실에서 내년 3월 21일까지 열린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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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태조가 내린 관리 임명장 ‘왕지’, 628년만에 첫 공개

    조선 태조가 관직에 임명하며 내린 문서 ‘왕지(王旨)’가 일반에 처음으로 공개됐다.국립중앙도서관은 “서울 서초구 중앙도서관에서 열리는 ‘위대한 유산전: 기증으로 빚은 우리의 이야기’ 전시에서 1398년 내려진 ‘왕지’를 공개한다”고 11일 밝혔다.왕지는 조선 초 임금이 4품 이상의 고위 관원을 임명하거나 왕명을 내릴 때 사용한 문서를 일컫는다. 1425년부터는 명칭이 ‘교지(敎旨)’로 바뀌었다.이번에 공개된 왕지는 태조가 1398년 이지대(李之帶)를 종3품인 경상우도 수군첨절제사로 임명하며 내린 문서다. 이지대는 고려 말 명망 높은 학자였던 이제현(1287~1367)의 증손자로 알려져 있다.이번 자료는 지금까지 알려진 왕지 가운데 가장 이른 시기의 것이다. 2006년 국가지정문화유산 보물로 지정된 ‘경주이씨 양월문중 고문서 및 향안-이지대 왕지’(1416년)보다도 18년이 앞선다. 전시는 도서관 본관 5층 고문헌실에서 내년 3월 21일까지 열린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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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늑구 복귀 2주 만에 그림책이?” 독자들이 먼저 문제 삼은 AI 출판

    “늑구가 상품화될 거라는 건 예상했지만, 이렇게 AI(인공지능)로 그림책을 만들어 파는 건 선 넘었다.”(아이디 ‘호랑이’)“‘늑구의 열흘간의 대모험’ 저도 제미나이가 글 써줬어요! 저도 출간할래요!”(아이디 ‘파천’)지난달 30일 그림책 ‘늑구의 꿈’이 출간되자 한 온라인 서점엔 이런 후기들이 잇달아 올라왔다. 동화 속 ‘늑구’는 최근 대전 오월드에서 탈출했다가 돌아온 그 늑대가 맞다. 지난달 17일 생포되고 13일 만에 실화를 바탕으로 한 그림책이 나오자, 뿔난 독자들은 온라인서점 홈페이지와 소셜미디어 등에 낮은 별점과 항의 댓글을 달았다. 실제로도 해당 그림책이 이례적으로 빠른 출간을 할 수 있었던 건 그림 제작 과정에서 생성형 AI를 활용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책에 AI를 이용했다는 걸 별도로 고지하지 않았다는 점도 독자들의 원성을 샀다.● ‘AI 판독 탐정’ 나선 독자들출판계 안팎에선 그림책 ‘늑구의 꿈’ 논란을 AI 시대 달라진 독자들의 모습을 보여주는 상징적 사건으로 보고 있다. 최근 AI로 만든 ‘딸깍 출판’이 늘어나자 독자들이 직접 나서 이를 선별하기 시작했다. 이른바 ‘책을 고르는 기준’이 바뀌고 있는 셈이다. 예를 들어, 독자들은 출간 시점부터 역산해 작업 시간을 추정한 뒤 “사람이 이 시간에 만들 수 있나” “창작자의 노동이 실제 있었나” 같은 의문을 던지고 있다. 더 나아가 책의 완성도는 물론이고 “AI를 어디까지 썼는지 밝혀 달라”며 ‘AI 라벨링’을 요구하기도 한다.‘늑구의 꿈’을 낸 출판사 측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저자가 글은 직접 쓰고, 그림은 AI의 도움으로 만들었다. 이후 편집부 디자이너가 전체적인 톤에 맞춰 여러 차례 수정했다. 일각에서 지적하듯 ‘딸깍’ 만든 책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책에는 ‘저자 OOO 글·그림’으로 표기됐고, 온라인 서점에도 “OOO가 그린 첫 창작동화”라고 소개돼 있다. AI 활용을 명시한 부분은 없다.일각에선 처음부터 AI 활용 여부와 개입 범위를 공개했더라면 논란이 커지지 않았을 것이라는 반응도 나온다. 실제로 최근엔 ‘제미나이 글·△△△ 감수’ ‘챗GPT 그림’처럼 AI를 어디에 썼는지 서지정보에 표기하는 사례도 늘고 있다. 장은수 출판평론가도 “서문이나 판권면 또는 인터넷서점 페이지에 AI 활용 여부를 밝혀야 독자의 선택권을 보장할 수 있다”고 했다. 해외에서도 독자들이 집단 검증을 통해 ‘AI 흔적’을 찾아내는 일이 늘고 있다. 올 3월 미국 대형 출판사 아셰트 북 그룹은 공포소설 ‘샤이 걸’의 미국 출간을 취소하고 영국 유통도 중단했다. 세계 최대 독서 커뮤니티 ‘굿리즈’와 유튜브, 레딧 등에서 독자들이 “AI 흔적이 강하다”고 문제를 제기한 뒤 논란이 커지자 출판사가 내부 검토 끝에 철회를 결정했다. ‘샤이 걸’ 작가 미아 밸러드는 AI 집필 의혹을 부인하면서도 “프리랜서 편집자가 AI를 사용했다”고 주장했다.‘굿리즈’엔 AI 생성물로 의심되는 책들을 공유, 분석하는 리스트와 토론방이 잇따라 만들어지고 있다. 독자들은 AI 특유의 문체나 어색한 표지 이미지, 비정상적으로 빠른 출간 속도 등을 근거로 의심 사례를 정리한다. ‘계속 출간되는 AI 슬롭 책들’ 같은 목록을 만들어 올리기도 한다. 독자들이 ‘AI 흔적’을 추적하는 집단 탐정의 역할을 자처하고 있는 셈이다.● AI ‘딸깍 출판’ 범람에 위기감 고조 이처럼 독자들이 책의 창작 과정을 검증하기 시작한 건 출판 시장에 생성형 AI를 활용한 저품질 콘텐츠가 무분별하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특히 전자책 제작은 해외에서 일반인도 뛰어드는 ‘AI 부업’처럼 확산되고 있다. 유튜브와 틱톡 등 소셜미디어엔 생성형 AI를 활용해 전자책을 대량 생산하는 방법을 소개하는 콘텐츠가 범람한다. ‘1시간 안에 수익성 있는 전자책을 만드는 방법(How to Build a PROFITABLE KDP Book in UNDER 1 Hour)’ ‘AI를 활용해 아마존에서 판매할 어린이책 만들기(Create a Children‘s Book to Sell on Amazon KDP Using AI)’ 같은 제목의 영상들이 숱하다. 베스트셀러 키워드 분석부터 원고 생성, 표지 제작, 아마존 업로드까지의 과정을 단계별로 안내한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나 팝스타 테일러 스위프트 같은 유명인의 아동 전기나 구조가 단순하고 검색량이 높은 색칠공부책 등이 주요 타깃이 된다.‘딸깍 출판’이 늘다 보니 명백한 오류와 허위 정보까지 포함된 사례도 잇따르고 있다. 영국 일간 가디언에 따르면 온라인 서점 아마존엔 생성형 AI가 쓴 것으로 의심되는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관련 가이드북이 여러 권 올라와 있다. ‘성인 ADHD 남성: 집중력·시간 관리·불안 극복을 위한 매우 효과적인 기법’ ‘성인 ADHD 남성을 위한 식단 및 운동’ 같은 책들이다. 가디언이 AI 콘텐츠 탐지 업체에 의뢰해 8권의 샘플을 분석했더니, 모든 책이 ‘AI 탐지 점수 100%’를 기록했다. AI에 의해 작성됐을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판단된 것이다. 당연히 책에는 부정확하거나 과장된 내용이 상당수 포함됐다. AI ‘딸깍 출판’은 국내 출판 시장에도 이미 깊숙이 들어와 있다. 한 출판사는 최근 1년 동안 전자책 7311권을 출간했다. 일일 평균 20권꼴로, 하루 만에 최대 78권을 펴내기도 했다. 분야도 인문·사회부터 과학·기술까지 망라한다. 저자명은 대부분 ‘OO팀’ 등으로 표기돼 있다. 기본적인 사실 관계가 틀리거나 고전을 번역하며 역자와 원전을 표기하지 않은 사례도 있었다.AI를 활용한 저품질 콘텐츠가 빠르게 늘면서 국가 지식정보 관리 체계에도 과부하가 걸리고 있다. 국립중앙도서관에 따르면 최근 2년간(2024∼2025년) 품질 미달 등의 사유로 납본이 반려된 전자책은 1만1651건에 이른다. 전자책 납본 자체가 급증하면서 관련 보상금 부담도 커졌다. 납본 보상금 지급 규모는 2016년 1212만9270원에서 지난해 2억6276만720원으로 22배 가까이 늘었다.● 신뢰 회복 위한 출판계의 고민 출판계에선 업계가 선제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마련하고 AI ‘딸깍 출판’을 걸러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책은 오랫동안 시간과 노력의 산물로 여겨져 온 만큼, AI를 활용해 대량 생산한 콘텐츠가 인간 저자의 고유한 노동처럼 포장될 경우 독자들이 위화감과 배신감을 느낀다는 지적이다. 윤성훈 클레이하우스 대표(한국출판인회의 AI미래전략위원장)는 “독자들로부터 신뢰성을 유지하기 위해서라도 저자와 출판사는 투명성을 더 확보할 의무가 있다”며 “AI 시대의 출판사는 최초의 검증 주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일각에선 “이 책은 인간이 직접 만든 책입니다”라고 ‘무(無)AI 인증’을 하려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마치 유기농이나 수공예 인증처럼 인간 창작 자체를 일종의 ‘프리미엄 가치’로 내세우려는 시도다. 지난달 출판사 커뮤니케이션북스는 국내 최초로 “출판물에 인간 저작을 보증하는 마크를 도입하겠다”고 밝혔다. 이 마크를 받으려면 저자는 ‘AI가 생성한 문장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는다’ ‘AI 활용 사실을 은폐하거나 독자를 오인하게 하지 않는다’ 등의 내용이 담긴 윤리 서약서에 서명해야 한다. AI를 사용하되, 활용 내역을 공개하는 방식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AI를 무조건 막는 게 능사는 아니라는 판단이다. 최근 광고나 영상 콘텐츠엔 “생성형 AI를 활용해 제작했습니다” 같은 안내 문구를 붙이는 사례가 늘고 있고, 이용자들도 점차 익숙해지고 있다. 책 역시 제작 과정의 일부를 공개할 수 있다. 예컨대 “표지 이미지에 생성형 AI 활용” “텍스트 초안 작성에 AI 보조 사용” “인간 저자 최종 집필 및 감수”처럼 AI 개입 범위를 공개하는 방식이다. 표정훈 출판평론가는 “출판사나 출판 단체, 관련 기관 차원에서 AI 활용 여부를 밝히는 방향의 권장 조항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며 “‘이 경우에는 이렇게 표시하면 된다’는 기준을 제시해주면 생산자 입장에서도 오히려 마음이 편하고, 소비자도 안심하고 책을 고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독자와 창작자 스스로 어느 선까지가 책임 있는 활용인지 감각을 형성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는 의견도 나왔다. 표 평론가는 “독자들도 ‘이 책은 선을 넘었다’고 판단하고 걸러낼 수 있어야 하고, 창작자 역시 꼭 규제 때문이 아니라 스스로의 성실성과 책임감 속에서 작업하려는 태도가 중요하다”며 “출판의 신뢰는 제도만으로 만들어지는 게 아니라 이 같은 사회적 감각 속에서 형성된다”고 덧붙였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김도연 기자 repok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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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변혁을 원하는가… 반 발만 앞서가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반걸음만 앞서가라”고 했던가. 아무리 좋은 아이디어라도 시대를 너무 앞서가면 꽃피우기도 전에 저항에 부딪히기 마련이다. 모난 돌이 정 맞는다는 말처럼.미국 잡지 ‘애틀랜틱’ 수석 에디터가 17세기부터 현대에 이르기까지 역사적 사례들을 훑으며, 이 ‘반걸음 앞서기’의 미덕을 설득력 있게 보여주는 책이다. 세상을 바꾸는 혁명적 아이디어일수록 단숨에 폭발시키기보다 조용하고 끈질긴 확산 과정을 통해 살아남는다는 게 골자다.1900년대 초 영국 식민지였던 서아프리카 골드코스트에선 글을 읽고 쓸 줄 아는 신흥 계층이 등장하며 지역 신문들도 하나둘 생겨나기 시작했다. 식민지 주민들은 그때껏 가지지 못하던 것이었다.그중 은남디 아지키웨가 창간한 일간지 ‘아프리칸 모닝 포스트’는 거의 전적으로 독자 기고문으로 채워졌다. 어느 정도는 궁여지책이었다. 자체 취재 기사로 지면을 메울 만한 예산이 없었기 때문이다. 몇몇 주요 뉴스 외에는 교육받은 영어 사용자인 소규모 독자 공동체가 보내온 편지와 의견, 자유기고 기사들이 신문의 대부분을 차지했다.가장 핵심적인 코너의 이름은 ‘투덜이 구역’이었다. 이름 그대로 토론하고 불평하라고 만든 공간이다. 의견 개진은 거의 익명이나 가명으로 이뤄졌다. 영국 기업들이 카르텔을 형성해 아프리카 농민들에게서 사들이던 코코아 가격을 낮추자 이를 비판하는 글들이 익명으로 실렸고, 일부다처제 같은 사회 문제 역시 치열한 토론의 대상이 됐다.아지키웨는 결국 선동적 내용을 게재했다는 이유로 기소된다. 당시 그는 ‘지크’란 필명으로 활동했는데, 변호인은 지크와 아지키웨가 동일인이라는 증거가 없다는 논리로 무죄를 끌어냈다. 이 신문에 실린 글은 대부분 익명이어서 필자들은 마치 나무 뒤에 숨어 돌을 던지고 달아나는 장난꾸러기들처럼 움직였다. 바로 그 익명성과 느슨한 연결망이 아지키웨를 법의 심판으로부터도 지켜낸 셈이었다.20년 뒤 골드코스트는 아프리카 최초의 독립국이자 범아프리카주의의 거점 국가가 된다. 국명은 가나였다. 훗날 가나의 초대 총리이자 대통령이 된 콰메 은크루마는 ‘아프리칸 모닝 포스트’가 “불이 붙었음을 알리는 첫 번째 연기였다”고 회고했다.시민들이 자신의 현재와 미래를 놓고 논쟁하는 과정에서 피어난 변화의 불꽃이었다. 만약 아지키웨가 반걸음이 아니라 몇 걸음이나 앞서 나갔다면 어땠을까. 불이 붙기도 전에 주동자로 처형되거나 신문이 강제 폐간되지 않았을까.책에는 이처럼 느리고 끈질긴 연결의 사례들이 이어진다. 1635년 프랑스 엑상프로방스의 천문학자 니콜라클로드 파브리 드 페이레스크는 로마와 이집트, 레바논, 네덜란드 등에 흩어져 있던 과학자들에게 20년 동안 편지를 보내며 네트워크를 구축했다. 목표는 하나였다. 여러 지역에서 같은 날 같은 시간에 월식을 관측하는 것. 그는 이를 통해 당시 널리 통용되던 경도 계산이 얼마나 부정확했는지를 밝혀냈다.당시는 사상 통제가 극심한 시대였다. 조르다노 브루노는 지구가 우주의 중심이 아니란 생각을 드러냈다는 이유로 벌거벗겨진 채 화형당했다. 반면 페이레스크는 종교재판에 끌려가지 않으면서도 유럽 전역에 과학적 방법론이 서서히 스며들게 했다. 혁명은 때로 함성보다 우회로를 통해 오래 살아남는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대목이다.즉시성이 지배하는 소셜미디어 시대를 살고 있어서일까. 책에 담긴 느리고 끈질긴 연결의 사례들이 더 인상 깊게 다가온다. 진정 세상을 바꾸기 위해선 오랜 시간이 필요하다는, 어쩌면 너무 당연해서 잊고 있었던 교훈까지 함께 남긴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5-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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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하 송진우 선생 서거 81주기 추모식, 국립현충원서 엄수

    고하 송진우 선생(1890~1945) 탄생 136주년 및 서거 81주기 추모식이 8일 서울 동작구 국립현충원 현충관에서 엄수됐다.현병철 고하자유민주연구원장은 “고하 선생이 남긴 자유와 책임, 평화와 공존, 통합과 민주주의 정신은 지금 이 순간에도 지켜야 할 중요한 가치”라고 했다.고하 선생은 일제강점기 중앙학교 교장을 지내며 국내외 지도자와 제휴해 3·1운동을 계획했고, 동아일보 3·6·8대 사장을 지냈다. 광복 뒤엔 국민대회준비위원장, 한국민주당 수석총무로 활동했다.유홍림 서울대 총장은 “일제강점기라는 엄혹한 현실 속에서 선생은 개인의 안위 대신 민족의 자유와 존엄이라는 목표에 자신을 결부시켰다”며 “언론과 사상, 공적 삶의 모든 국면에서 그 방향을 바꾸지 않았다”고 말했다.이날 추모식은 재단법인 고하송진우선생기념사업회가 주최하고 국가보훈부와 동아일보사가 후원했다. 독립운동가 후손 등 약 300명이 참석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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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詩 속에 스며든 소설, 소설 안에 피어난 詩… 다시 띄우는 ‘하얀배’

    고 윤후명 작가(1946∼2025)의 1995년 이상문학상 수상작 ‘하얀 배’는 주인공이 중앙아시아로 떠나는 기행문 형식의 중편소설이다. 고려인 강제이주 세대의 손자가 “고향 말을 익혀야 한다”는 어른들 말씀에 들판으로 홀로 나가 한국어로 “안녕하십니까!”를 외치는가 하면, 키르기스스탄 이식쿨 호수에서 만난 낯선 여성의 입에서도 한국말 “안녕하십니까”가 흘러나온다. 낯선 풍경에서 들려오는 지극히 단순한 인사말이 묵직한 울림을 남기는 작품이다. 8일은 윤 작가가 세상을 떠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한국문학의 독보적인 스타일리스트’로 불렸던 고인을 기억하는 학술대회와 추모제, 유고시집 출간이 잇따르며 문단의 추모도 이어지고 있다. 윤 작가는 1946년 강원 강릉시에서 태어났다. 1967년 본명인 윤상규로 응모한 시 ‘빙하의 새’가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문단에 나왔다. 이후 1979년 필명 윤후명으로 응모한 단편소설 ‘산역’이 또 다른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시와 소설을 아우르는 문인으로 활동했다. 대표작으로 소설집 ‘돈황의 사랑’, 장편소설 ‘협궤열차’, 시집 ‘명궁’ 등이 있다. 1일에는 서울 중구 문학의집에서 윤후명의 문학 세계 전반을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윤후명 작가 추모위원회와 한국현대소설학회가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소설가 구효서 권현숙, 문학평론가 권희철 김영찬 김형중 등 문단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문단 후배인 구효서 소설가는 “윤 작가는 소설만 쓴 것이 아니라 소설 속에 시가 있고, 시 속에 소설이 있다. 본인 역시 ‘소설과 시가 구분 없이 섞인 것이 내 장르’라고 말했다”며 “장르의 경계뿐 아니라 인격체와 대상물, 하늘과 땅의 경계까지 허물며 찬란해지는 것이 윤후명의 문학 세계”라고 회고했다. 작가의 기일 하루 전날인 7일 오후에는 같은 장소에서 윤후명 추모제도 개최됐다. 시인 곽효환 문정희 정희성 강은교 등이 참석해 고인을 기렸다. 작가의 타계 1주기에 맞춰 8일 유고 시집 ‘모루도서관’(문학과지성사)도 출간된다. 윤후명의 제자이자 소설가인 정태언이 미발표 시 90여 편을 정리해 묶었다. 모루도서관은 실제 강릉시 교동에 있는 도서관 이름으로, 작가의 고향인 강릉을 상징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출판사 측은 “윤 작가는 다양한 작품에서 몽골, 러시아, 유럽 등을 배경으로 자아 탐구를 위해 끝없이 어딘가로 떠나야만 하는 인물들을 그려왔다”며 “그의 소설이 세계 각지를 떠돌며 자신을 찾아 헤매는 이산의 정서를 담아냈다면, 그의 시는 오랫동안 그리워한 고향으로 돌아오는 귀환의 정서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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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설 속에 시가 있는 스타일리스트” 윤후명 1주기 추모행사 이어져

    고 윤후명 작가(1946~2025)의 1995년 이상문학상 수상작 ‘하얀 배’는 주인공이 중앙아시아로 떠나는 기행문 형식의 중편소설이다. 고려인 강제이주 세대의 손자가 “고향 말을 익혀야 한다”는 어른들 말씀에 들판으로 홀로 나가 한국어로 “안녕하십니까!”를 외치는가 하면, 키르기스스탄 이식쿨 호수에서 만난 낯선 여성의 입에서도 한국말 “안녕하십니까”가 흘러나온다. 낯선 풍경에서 들려오는 지극히 단순한 인사말이 묵직한 울림을 남기는 작품이다.8일은 윤 작가가 세상을 떠난 지 꼭 1년이 되는 날이다. ‘한국문학의 독보적인 스타일리스트’로 불렸던 고인을 기억하는 학술대회와 추모제, 유고시집 출간이 잇따르며 문단의 추모도 이어지고 있다.윤 작가는 1946년 강원 강릉시에서 태어났다. 1967년 본명인 윤상규로 응모한 시 ‘빙하의 새’가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문단에 나왔다. 이후 1979년 필명 윤후명으로 응모한 단편소설 ‘산역’이 또 다른 신춘문예에 당선되며 시와 소설을 아우르는 문인으로 활동했다. 대표작으로 소설집 ‘돈황의 사랑’ 장편소설 ‘협궤열차’ 시집 ‘명궁’ 등이 있다.1일에는 서울 중구 문학의집에서 윤후명의 문학 세계 전반을 조명하는 학술대회가 열렸다. 윤후명 작가 추모위원회와 한국현대소설학회가 공동 주최한 이날 행사에는 소설가 구효서·권현숙, 문학평론가 권희철·김영찬·김형중 등 문단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문단 후배인 구효서 소설가는 “윤 작가는 소설만 쓴 것이 아니라 소설 속에 시가 있고, 시 속에 소설이 있다. 본인 역시 ‘소설과 시가 구분 없이 섞인 것이 내 장르’라고 말했다”며 “장르의 경계뿐 아니라 인격체와 대상물, 하늘과 땅의 경계까지 허물며 찬란해지는 것이 윤후명의 문학 세계”라고 회고했다. 작가의 기일 하루 전날인 7일 오후에는 같은 장소에서 윤후명 추모제도 열린다. 시인 곽효환·문정희·정희성·강은교 등이 참석해 고인을 기릴 예정이다.작가의 타계 1주기에 맞춰 8일 유고 시집 ‘모루도서관’(문학과지성사)도 출간된다. 윤후명의 제자이자 소설가인 정태언이 미발표 시 90여 편을 정리해 묶었다. 모루도서관은 실제 강릉시 교동에 있는 도서관 이름으로, 작가의 고향인 강릉을 상징하는 장소이기도 하다. 출판사 측은 “윤 작가는 다양한 작품에서 몽골, 러시아, 유럽 등을 배경으로 자아탐구를 위해 끝없이 어딘가로 떠나야만 하는 인물들을 그려왔다”며 “그의 소설이 세계 각지를 떠돌며 자신을 찾아 헤매는 이산의 정서를 담아냈다면, 그의 시는 오랫동안 그리워한 고향으로 돌아오는 귀환의 정서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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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은 생의 마지막 순간 ‘환자’ 아닌 ‘나’로 살 수 있는 공간”[‘임종 난민’ 갈길 먼 존엄한 죽음]

    “일본은 ‘가정형 호스피스’ 전문 간호사들이 자부심을 갖고 일합니다. 자택을 방문하는 의사 수도 점차 늘고 있어요. 그만큼 임종을 맞는 환자들에게 다양한 선택지가 마련돼 있단 뜻이죠. 한국에서도 (관련 제도를 마련해) 그런 선택지가 확대되길 바랍니다.” 일본에서 ‘가정형 호스피스’ 도입에 앞장서 왔던 전문의 나이토 이즈미 씨(70)는 5일 동아일보와 가진 서면 인터뷰에서 “30년 전만 해도 일본 역시 환자 대부분이 마지막까지 병원에 머물다 죽음을 맞았다”며 “가정형 호스피스를 처음 시작할 때만 해도 의료계 등의 반발이 컸지만 이젠 인식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했다. 나이토 씨는 1990년대 당시 일본에서도 낯설었던 ‘가정형 호스피스’를 주도적으로 실천한 인물이다. 후쿠시마현립의과대를 졸업한 뒤 1986년 호스피스의 본고장이라 불리는 영국에 가서 시스템을 배워 왔다. 특히 그는 집에서 마지막을 보내고 싶어 하는 환자들을 돕는 가정형 호스피스에 적극적이다. 지금까지 30년 넘게 오전엔 병원에서 진료 보고, 오후엔 환자 집으로 왕진을 다니며 약 4000명의 임종을 지켜봤다. 지난달 국내에도 출간된 책 ‘나는 나답게 죽기로 했습니다’(마음의 숲)엔 가정형 호스피스를 통해 삶을 마무리한 환자 21명의 이야기가 실려 있다. 나이토 씨는 책에서 “지금 일본 정부는 상태가 안정된 환자에게 퇴원을 권하고, 임종은 지역 사회에 맡기는 방향으로 정책을 전환하고 있다”며 “위급한 상황이 아니면 ‘병원에서 죽을 수 없는 시대’가 오고 있다”고 강조했다. “집은 환자들이 생의 마지막 순간 ‘환자’가 아닌 ‘나’로 살아갈 수 있는 공간이란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임종 직전까지 화과자 가게를 지키고, 벚꽃을 보러 가고, 가족의 빨래를 갠 이들을 지켜봤어요. 한국 역시 앞으로 죽음을 맞이하는 장소가 다양해질 겁니다.” 나이토 씨는 “가정형 호스피스가 가능하려면 제도적 뒷받침이 필수적”이라고 강조했다. 가정에서 환자를 돌보려면 언제 어떤 상황에도 즉시 대응할 의료진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나이토 씨는 담당 환자가 임종에 가까워지면 언제든 호출을 받고 나설 수 있도록 운동복 차림으로 잠을 잔다고 한다. 환자 가족에 대한 지원도 중요하다. 그는 “일본엔 간병자가 지쳤을 경우 환자가 병원에 단기 입원할 수 있는 ‘레스파이트 케어(Respite Care)’ 제도가 있다”며 “상황에 따라 재택만 고집하지 않고 입원으로 편하게 바꿀 수 있는 선택지도 남겨둔다”고 말했다. 나이토 씨가 생각하는 최선의 임종은 뭘까. 그는 “떠난 사람의 웃는 얼굴을 떠올릴 수 있다면 그것이 좋은 죽음이자 좋은 임종 돌봄”이라고 했다. 힘든 임종을 겪은 유족들은 병원 앞을 지나는 것조차 괴로워한다. 나이토 씨는 “얼마 전 슈퍼마켓에 갔다가 석 달 전 임종을 지켜본 남성의 부인을 만났는데, 서로 눈이 마주치자 달려가 손을 잡았다”고 한다. “훌륭한 임종과 돌봄은 환자와 가족 모두가 삶을 끝까지 마주했다는 만족감을 줍니다. 그 마음은 남겨진 사람들을 지탱해 주는 힘이 되지요. 떠난 사람의 웃는 얼굴을 떠올릴 수 있으니까요.”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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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강 ‘채식주의자’ 부커상 국제부문 독자투표 1위

    한강 작가(사진)의 소설 ‘채식주의자’가 영국 부커상이 세계 독자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투표에서 ‘가장 좋아하는 인터내셔널 부커상 수상작’ 1위에 올랐다. 부커상 재단은 4일(현지 시간) 홈페이지를 통해 “약 1만 명이 참여한 투표에서 ‘채식주의자’가 약 3분의 1을 득표하며 1위를 차지했다”고 밝혔다. 1969년 제정돼 세계 3대 문학상으로 꼽히는 부커상은 2005년 인터내셔널 부문을 신설해 2년마다 수여했다. 2016년부터 매년 선정 방식으로 바뀌었는데, ‘채식주의자’는 개편 첫해 수상작이다. 이후 한 작가는 2024년 노벨 문학상을 수상했다. 부커상 인터내셔널 부문 수상작으로는 올가 토카르추크의 ‘방랑자들’과 기탄잘리 슈리의 ‘모래의 무덤’, 데이비드 그로스먼의 ‘말 한 마리가 술집에 들어갔다’ 등이 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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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작년 출판계 실적 하락속 웹툰-웹소설은 성장세

    지난해 국내 출판계 실적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였으나 웹툰과 웹소설, 만화 분야는 뚜렷한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판계가 전통적인 도서 중심 구조에서 콘텐츠 지식재산(IP)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단 분석도 나온다. 대한출판문화협회가 4일 공개한 ‘2025년 출판시장 통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출판사 72곳의 총매출액은 4조85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37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4%나 줄어들었다. 특히 교육 도서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참고서 등을 주력으로 하는 출판사는 영업이익이 29.5%나 급감했다. 단행본 중심 출판사들의 영업이익이 11.9%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하락 폭이 훨씬 크다. 반면 만화와 웹툰, 웹소설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관련 출판사 9곳은 매출이 평균 7.4%, 영업이익은 평균 82.1% 늘어났다. 대형 IP와 글로벌 시장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끈 요인으로 풀이된다. 서점은 전년 대비 위축된 흐름을 보였다. 교보문고와 예스24, 알라딘, 영풍문고 등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 4개사의 매출은 2조1682억 원에 그쳤다. 전년 대비 3.1%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4.0% 줄어들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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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점 매출도 3% 감소…출판업계 침체 속 웹툰·웹소설만 성장세

    지난해 국내 출판계 실적이 전반적으로 줄어드는 추세였으나 웹툰과 웹소설, 만화 분야는 뚜렷한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출판계가 전통적인 도서 중심 구조에서 콘텐츠 지식재산(IP)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단 분석도 나온다.대한출판문화협회가 4일 공개한 ‘2025년 출판시장 통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출판사 72곳의 총 매출액은 4조8530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1370억 원으로 전년 대비13.4%나 줄어들엇다.특히 교육 도서의 부진이 두드러졌다. 참고서 등을 주력으로 하는 출판사는 영업이익이 29.5%나 급감했다. 단행본 중심 출판사들의 영업이익이 11.9% 줄어든 것과 비교하면 하락 폭이 훨씬 크다. 반면 만화와 웹툰, 웹소설은 매출과 영업이익이 증가했다. 관련 출판사 9곳은 매출이 평균 7.4%, 영업이익은 평균 82.1% 늘어났다. 대형 IP와 글로벌 시장 확대가 실적 개선을 이끈 요인으로 풀이된다.서점은 전년 대비 위축된 흐름을 보였다. 교보문고와 예스24, 알라딘, 영풍문고 등 주요 온·오프라인 서점 4개사의 매출은 2조1682억 원에 그쳤다. 전년 대비 3.1%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4.0% 줄어들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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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자본주의 최정상서 자연으로 하산하다

    세계적 아웃도어 브랜드 노스페이스 창립자 더글러스 톰킨스(1943∼2015). 신간은 미국 탐사 저널리스트가 그와 관련된 인물 160여 명을 인터뷰하고 미공개 자료 등을 찾아 톰킨스의 삶을 재구성한 전기다. 단순히 영웅담으로 치켜세우기보다, 그를 둘러싼 논란까지 함께 복원해 낸다.스물한 살, 톰킨스는 미 샌프란시스코의 술집과 스트립 바 사이에 허름한 등산용품 가게를 열고 ‘노스페이스’란 이름을 붙였다. 이름의 의미를 묻는 질문엔 이렇게 답했다.“(산의) 남쪽 면(south face)은 사람들이 자주 올라다녀서 눈이 더 부드럽고 햇빛 때문에 더 따뜻하거든요. 난 어려운 면이 더 좋아요. 거칠고 얼어붙은 면요. 노스페이스가 더 까다로운 도전 과제죠. 난 인생에서도 바로 그 길을 택합니다.” 이 이름이야말로 톰킨스의 삶을 압축하는 표현이었다. 가족이 해변에서 시간을 보내는 동안 도망치지 못하도록 나무에 묶어둘 정도로 감당하기 어려운 아이였다. 여덟 살엔 스스로 키운 닭의 달걀을 팔며 일찌감치 장사에 관심을 보였다고 한다. 고교 시절부터 암벽 등반을 함께한 평생지기를 만난 건 그의 인생에 엄청난 전기가 된다. 바로 ‘파타고니아’의 창립자인 이본 슈이나드였다. 두 사람은 ‘산에 미친 괴짜’였다. 톰킨스는 아웃도어 시장이 활황일 때 돌연 노스페이스를 매각하고, 슈이나드 등 친구들과 함께 피츠로이산 등반에 나서기도 했다.새로운 루트를 개척하는 데 성공했지만, 여정이 몇 달이나 걸렸는데 집에는 연락을 안 해 가족들은 생사조차 알 수 없었다. 톰킨스 부인이 슈이나드 부인에게 실종된 배우자들을 찾자고 SOS를 보내기도 했다고 한다.톰킨스는 결혼생활 내내 그랬다. 1년에 4개월, 길게는 6개월씩 사라지곤 했다. 그 시간 동안 그는 남편도, 아버지도, 경영자도 아니었다. 집 안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든 외면했다. 개척자인 동시에, 백미러를 보지 않는 사람이었다. 톰킨스는 또 다른 의류 브랜드 ‘에스프리’를 창립해 다시 한번 획기적인 성공을 거뒀다. 그는 의류 사업을 수천 개의 기업이 시장점유율을 놓고 경쟁하는 치열한 분야로 인식했다. 패션은 석 달마다 바뀌었고, 그만큼 ‘추측’을 사업의 일부로 여겼다. 다가올 유행을 예측해 패턴을 찍어내고 재고를 채워뒀다. 유행이 적중하는 순간, 수익은 폭발적으로 쏟아져 들어왔다. 사세가 확장되며 잡음도 적지 않았다. 비용도 크게 불어 샌프란시스코에서 생산을 이어갈 경우 수익률이 낮아지자 제조시설을 미국 밖 아시아로 옮겼다. 노동자들은 해외 이전에 반발해 시위를 벌였고, 점진적 이전으로 요구하는 목소리도 적지 않았지만 톰킨스는 깡그리 무시했다. 노조는 그의 얼굴이 담긴 지명수배 포스터를 샌프란시스코 전역에 붙였고, 1976년에는 본사 옥상에 휘발유를 뿌려 건물이 무너지는 사건도 벌어졌다. 사업가 이후의 삶도 평범하지 않다. 그는 자신이 일군 패션 산업이 지구를 파괴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한 뒤, 막대한 지분을 정리하고 남미 파타고니아로 훌쩍 떠났다. 기업가에서 환경운동가로의 갑작스러운 전환. 그곳에서 톰킨스는 광대한 토지를 사들여 국립공원으로 조성하고, 이를 국가에 기증하는 결정을 내렸다. 사후 완성된 ‘공원의 길’은 인류 역사상 한 개인이 국가에 기부한 토지로 최대 규모였다.이 책은 톰킨스의 생애를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다. 오히려 한 인간의 생애가 얼마나 모순적인 이야기로 채워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기록이라 할 수 있다. 긍정과 부정, 성공과 파괴를 가로지르는 서사가 가득하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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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냐, 사람이냐… 누구 머리에서 나온 책인가

    ‘아무도 읽지 않습니다.’ 지난달 출간된 김상원 작가의 공상과학(SF) 장편소설은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밀려드는 투고 원고를 감당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도입한 한 출판사. 하지만 AI를 사용한 이른바 ‘딸깍 출판’으로 원고가 급증하고, 이를 처리하려 또다시 AI를 투입한다. 급기야 파장은 점점 커지고, 인류 문명마저 퇴보할 위기에 처한다. 가상의 이야기지만, 이제 출판에서 AI의 영향은 더 이상 웃고 넘기기 어려운 수준이다. AI 생성물과 인간 저술이 기준 없이 뒤섞이며 책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국내 출판계도 이 같은 문제의식 아래 대응책을 논의한다. 한국출판인회의는 29일 서울 마포중앙도서관에서 ‘AI 시대의 출판 생태계, 기회와 위기 사이에서 길을 찾다’를 주제로 긴급 포럼을 갖는다. 출판사와 작가, 서점, 도서관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해 AI 대응책을 논의하는 건 처음이다. 이날 포럼에선 ‘인간 저술 출판물 보증제’도 진지하게 논의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달 초 출판사 커뮤니케이션북스는 국내 최초로 출판물에 인간이 썼다는 걸 보증하는 마크를 달기로 했다. AI가 아닌 인간이 주도적으로 집필한 저작물임을 명확히 하고, AI 활용 여부를 투명하게 공개해 독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취지다. 이 보증 마크를 받으려면 저자는 윤리 서약서에 서명도 해야 한다. “AI가 생성한 문장을 그대로 사용하는 등의 표절 행위를 하지 않는다” “AI 활용 사실을 은폐하거나 독자를 오인하게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후 편집부가 일정 기준 충족 여부를 검토해 마크를 부여하기로 했다. 인간 저작물에 대한 가치를 제고하기 위한 시도지만, 출판계 전체가 도입하려면 실효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가 관건이다. 한 문학계 관계자는 “AI로 대부분을 작성했다는 걸 숨기고 보증 마크를 받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AI 판독기도 정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기술적으로 검증 가능한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렇다 보니 출판계에선 앞으로 출판의 핵심은 ‘콘텐츠 생산’이 아니라 ‘신뢰 관리’가 더 중요해졌다는 인식도 퍼지고 있다. 대표적인 과제가 ‘투명성 확보’다. AI가 어디까지 개입했고, 어디서부터 인간이 책임졌는지를 명확히 밝혀야 한다는 의견이다. 윤성훈 클레이하우스 대표(한국출판인회의 AI미래전략위원장)는 “투명성 의무를 지키는 건 결국 출판 시장 전체의 신뢰를 지키는 일”이라며 “모든 책이 AI로만 쓰이는 상황이 되면 독자는 결국 책을 외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자가 책을 고르는 단계에서부터 AI 저작인지, 인간 저작인지, 혹은 일부 보조를 받은 것인지 알 수 있어야 저자의 창작 동기도 유지되고, 독자 역시 차이를 인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출판 유통 단계에서도 비슷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한 대형서점 관계자는 “아마존을 비롯한 국내외 온라인 서점들은 출판사와 자비출판 저자에게 AI 사용 여부를 밝히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특히 주문형 출판(POD)의 경우 AI 활용 여부를 표시하는 항목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신뢰에만 바탕을 둔 자율 규제에 가까운 만큼, 법과 제도 차원의 논의가 꼭 필요하다”고 덧붙였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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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종환-나태주-황석영… K컬처 번역 인력 키운다

    한국문학 등 K컬처 관련 전문 번역 인력을 양성하는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이 본격 추진된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은 28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플레이스 남대문에서 설립추진위원회 발족회를 갖고 “내년 9월 개교가 목표”라며 “영어와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중국어, 일본어 등 7개 언어를 대상으로 한국인 30명과 외국인 30명, 총 60명을 입학 정원으로 두겠다”고 밝혔다. 설립추진위원회는 총 9명으로 구성됐다. 전 문체부 장관인 도종환 시인을 비롯해 시인 문정희 나태주, 소설가 황석영 은희경, 문학평론가 권영민 유성호, 영화 ‘기생충’ 번역가로 유명한 달시 파켓, 박은관 시몬느 회장이 참여했다. 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번역원은 2008년부터 번역아카데미를 운영해 1600명이 넘는 수료생을 배출했다. 하지만 비학위 과정이란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번역대학원대는 전문 학위 과정을 갖추고, 인공지능(AI) 활용 등 다양한 커리큘럼을 마련할 계획이다. 도 시인은 “문학 번역은 원어민 독자의 감수성과 표현 체계를 이해하는 작업”이라며 “전문 인력이 더욱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4-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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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딸깍 출판’ 시대…출판계 “신뢰의 위기” 대응책 찾는다

    ‘아무도 읽지 않습니다.’지난달 출간된 김상원 작가의 공상과학(SF) 장편소설은 제목부터 의미심장하다. 밀려드는 투고 원고를 감당하기 위해 인공지능(AI)을 도입한 한 출판사. 하지만 AI를 사용한 이른바 ‘딸깍 출판’으로 원고가 급증하고, 이를 처리하려 또다시 AI를 투입하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인간은 AI 요약본에 의존하다가 점차 글을 직접 읽지 않게 되고, 인류 문명마저 퇴보할 위기에 처한다. 가상의 이야기지만, 이제 출판에서 AI의 영향은 더 이상 웃어넘기기 어려운 수준이다. AI 생성물과 인간 저술이 기준 없이 뒤섞이며 책에 대한 근본적인 신뢰가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국내 출판계가 이 같은 문제의식 아래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한국출판인회의는 29일 서울 마포중앙도서관에서 ‘AI 시대의 출판 생태계, 기회와 위기 사이에서 길을 찾다’를 주제로 긴급 포럼을 연다. 출판사와 작가, 서점, 도서관 관계자들이 대거 참여해 AI 대응책을 논의하는 건 처음이다.최근 출판계에선 출판의 핵심이 ‘콘텐츠 생산’에서 ‘신뢰 관리’로 이동하고 있다는 인식이 확산되고 있다. AI로 인한 양적 팽창 속에서 독자의 신뢰를 확보하는 게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기 때문이다. 출판계에서 선제적으로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AI가 어디까지 개입했고, 어디서부터 인간이 책임졌는지를 명확히 밝히자는 제안도 나온다.윤성훈 클레이하우스 대표(한국출판인회의 AI미래전략위원장)는 “투명성 의무를 지키는 건 결국 출판 시장 전체의 신뢰를 지키는 일”이라며 “모든 책이 AI로만 쓰이는 상황이 되면 독자는 결국 책을 외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독자가 책을 고르는 단계에서부터 AI 저작인지, 인간 저작인지, 혹은 일부 보조를 받은 것인지 알 수 있어야 저자의 창작 동기도 유지되고, 독자 역시 차이를 인식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출판 유통 단계에서도 비슷한 고민이 이어지고 있다. 한 대형서점 관계자는 “아마존을 비롯한 국내외 온라인 서점들은 출판사와 자비출판 저자에게 AI 사용 여부를 밝히도록 유도하고 있다”며 “특히 주문형 출판(POD)의 경우 AI 활용 여부를 표시하는 항목이 별도로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지금은 신뢰에만 바탕을 둔 자율 규제에 가까운 만큼, 법과 제도 차원의 논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이날 포럼에선 ‘인간 저술 출판물 보증제’도 주요 의제로 논의될 전망이다. 이달 초 출판사 커뮤니케이션북스는 국내 최초로 출판물에 인간이 썼다는 걸 보증하는 마크를 달기로 했다. AI가 아닌 인간이 주도적으로 집필한 저작물임을 명확히 하고, AI 활용 여부를 투명하게 공개해 독자의 알 권리를 보장하겠다는 취지다.이 보증 마크를 받으려면 저자는 윤리 서약서에 서명해야 한다. “AI가 생성한 문장을 그대로 사용하는 등의 표절 행위를 하지 않는다” “AI 활용 사실을 은폐하거나 독자를 오인하게 하지 않는다”는 내용이 핵심이다. 이후 편집부가 일정 기준 충족 여부를 검토해 마크를 부여하기로 했다.이 같은 시도는 인간과 AI 저술을 구분하려는 움직임이란 점에서 주목받고 있지만, 실효성을 둘러싼 논란도 적지 않다. 한 문학계 관계자는 “AI로 대부분을 작성했다는 걸 숨기고 보증 마크를 받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라며 “AI 판독기도 정확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기술적으로 검증 가능한지가 문제”라고 지적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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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컬처 전문 번역 인력 양성하는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 추진

    한국 문학 등 K컬처 관련 전문 번역 인력을 양성하는 ‘번역대학원대학교’ 설립이 본격 추진된다.문화체육관광부 산하 한국문학번역원은 28일 서울 중구 프레이저 플레이스 남대문에서 설립추진위원회 발족회를 갖고 “내년 9월 개교가 목표”라며 “영어와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러시아어, 중국어, 일본어 등 7개 언어를 대상으로 한국인 30명과 외국인 30명, 총 60명을 입학 정원으로 두겠다”고 밝혔다.설립추진위원회는 총 9명으로 구성됐다. 전 문체부 장관인 도종환 시인을 비롯해 시인 문정희·나태주, 소설가 황석영·은희경, 문학평론가 권영민·유성호, 영화 ‘기생충’ 번역가로 유명한 달시 파켓, 박은관 시몬느 회장이 참여했다.올해 창립 30주년을 맞은 번역원은 2008년부터 번역아카데미를 운영해 1600명이 넘는 수료생을 배출했다. 하지만 비학위 과정이란 점이 한계로 지적돼 왔다. 번역대학원대학교는 전문 학위 과정을 갖추고, 인공지능(AI) 활용 등 다양한 커리큘럼을 마련할 계획이다. 도 시인은 “문학 번역은 원어민 독자의 감수성과 표현 체계를 이해하는 작업”이라며 “전문 인력이 더욱 필요한 시기”라고 설명했다. 전수용 번역원장도 “한국문학 세계화를 이끌 핵심 인재들이 인류 공동체의 문화적 자산 확장에 기여할 수 있도록 교육 체계를 정립하겠다”고 말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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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923년 창간 ‘어린이’ 등 근대잡지 80종 선보여

    소파 방정환(1899∼1931)이 1923년 창간한 아동 잡지 ‘어린이’ 100호 기념호 표지를 보면, 한 어린이가 오른팔을 치켜들어 알통을 자랑하듯 보이고, 왼손으로 이를 가리키고 있다. 어린이의 씩씩하고 당당한 모습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 잡지 ‘어린이’는 이전까지 미숙한 존재라 훈육의 대상으로만 여겨지던 어린이를 독립된 인격체로 규정하고 민족의 미래를 책임질 주체로 보는 가치를 전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제강점기 학교에서 일본어로 교육받던 아동들은 ‘어린이’를 통해 우리말을 익혔으며, 일기와 편지를 투고하며 문학 활동의 주체로 성장하기도 했다. ‘어린이’를 비롯한 근대잡지 80종이 28일부터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특별전 ‘모던 매거진, 조선의 힙스터 아카이브’(사진)를 통해 관객들과 만난다. 1896년 독립협회가 창간한 국내 최초 잡지 ‘대조선독립협회회보’ 창간 130주년을 맞아 한국잡지협회와 함께 마련한 전시다. 이번 전시는 잡지를 단순한 기록물이 아닌, 당대 ‘힙스터’들이 감각과 사상을 표출하던 문화 플랫폼으로 재해석했다. 김환기 화백이 동인으로 참여하고 표지화와 삽화를 직접 그린 초현실주의 문예지 ‘삼사문학’, 근대 지성사의 보고로 꼽히는 ‘개벽’ 창간호,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발표된 잡지 ‘여성’ 등도 선보인다. 특히 ‘별건곤’, ‘삼사문학’, ‘어린이’ 등 일부 잡지는 영인본으로 마련돼 관람객이 자유롭게 만지고 체험할 수 있다. 관람 뒤엔 ‘나만의 잡지 표지 만들기’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 전시를 기획한 현혜원 고문헌과장은 “근현대 문화유산으로서 잡지가 지닌 역사적 의미를 조명하려 했다”며 “근현대 문화의 ‘힙스터’적인 감각을 반영해 밝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6월 21일까지.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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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조선 ‘힙스터’들을 만나다…국립중앙도서관, 근대잡지 80종 특별전

    소파 방정환(1899~1931)이 1923년 창간한 아동 잡지 ‘어린이.’ 100호 기념호 표지를 보면, 한 어린이가 오른팔을 치켜들어 알통을 자랑하듯 보이고, 왼손으로 이를 가리키고 있다. 어린이의 씩씩하고 당당한 모습을 상징적으로 드러낸다.잡지 ‘어린이’는 이전까지 미숙한 존재라 훈육의 대상으로만 여겨지던 어린이를, 독립된 인격체로 규정하고 민족의 미래를 책임질 주체로 보는 가치를 전파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일제강점기 학교에서 일본어로 교육받던 아동들은 ‘어린이’를 통해 우리말을 익혔으며, 일기와 편지를 투고하며 문학 활동의 주체로 성장하기도 했다.‘어린이’를 비롯한 근대잡지 80종이 28일부터 서울 서초구 국립중앙도서관에서 특별전 ‘모던 매거진, 조선의 힙스터 아카이브’를 통해 관객들과 만난다. 1896년 독립협회가 창간한 국내 최초 잡지 ‘대조선독립협회회보’ 창간 130주년을 맞아 한국잡지협회와 함께 마련한 전시다.이번 전시는 잡지를 단순한 기록물이 아닌, 당대 ‘힙스터’들이 감각과 사상을 발신하던 문화 플랫폼으로 재해석했다. 김환기 화백이 동인으로 참여하고 표지화와 삽화를 직접 그린 초현실주의 문예지 ‘삼사문학’, 근대 지성사의 보고로 꼽히는 ‘개벽’ 창간호, 백석의 시 ‘나와 나타샤와 흰 당나귀’가 발표된 잡지 ‘여성’ 등도 선보인다.특히 ‘별건곤’, ‘삼사문학’, ‘어린이’ 등 일부 잡지는 영인본으로 마련돼 관람객이 자유롭게 만지고 체험할 수 있다. 관람 뒤엔 ‘나만의 잡지 표지 만들기’ 프로그램에도 참여할 수 있다.전시를 기획한 현혜원 고문헌과장은 “근현대 문화유산으로서 잡지가 지닌 역사적 의미를 조명하려 했다”며 “근현대 문화의 ‘힙스터’적인 감각을 반영해 밝은 분위기를 조성하고,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6월 21일까지.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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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찬욱 신작은 서부극… 할리우드 스타들 출연

    박찬욱 감독(사진)이 차기작으로 할리우드 서부극을 선보인다. 미국 연예매체 데드라인은 24일(현지 시간) “미 서부 개척시대가 배경인 영화 ‘더 브리건스 오브 래틀크리크(The Brigands of Rattlecreek)’가 박 감독의 차기작으로 정해졌다”고 전했다. ‘래틀크리크의 도둑들’ 정도로 해석되는 이 작품은 폭우를 틈타 작은 마을을 약탈하며 주민들을 공포에 몰아 넣는 도적 무리에 맞서 복수를 꾀하는 보안관과 의사의 이야기로 알려졌다. 데드라인에 따르면 박 감독의 차기작엔 세계적인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출연할 예정이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매슈 매코너헤이와 ‘엘비스’에 출연한 오스틴 버틀러, 다음 달 개봉 예정인 스타워즈 스핀오프 ‘만달로리안과 그로구’의 주연 페드로 파스칼이 이름을 올렸다. 2022년 박 감독의 작품 ‘헤어질 결심’에서 여주인공으로 열연했던 배우 탕웨이도 출연한다. ‘더 브리건스 오브 래틀크리크’는 약 20년 전 미 영화감독인 스티븐 크레이그 잘러가 각본을 쓴 작품이다. 이후 여러 차례 영화화가 추진됐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할리우드에서 ‘영상화되지 못한 수작’으로 꼽혀 왔는데, 박 감독이 10년 가까이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듀서 브래들리 피셔가 공동 제작을 맡았으며, 제작비는 6000만 달러(약 887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해당 작품은 다음 달 12일부터 열리는 프랑스 칸 국제영화제의 필름 마켓에서도 소개될 예정이다. 박 감독은 칸 영화제에서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 2022년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올해는 한국인 최초로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았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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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찬욱 차기작은 서부극…매튜 맥커너히·탕웨이 등 스타 총출동

    박찬욱 감독이 차기작으로 할리우드 서부극을 선보인다.미국 연예매체 데드라인은 24일(현지 시간) “미 서부 개척시대가 배경인 영화 ‘더 브리건즈 오브 래틀크리크(The Brigands of Rattlecreek)’가 박 감독의 차기작으로 정해졌다”고 전했다. ‘래틀크리크의 도둑들’ 정도로 해석되는 이 작품은 폭우를 틈타 작은 마을을 약탈하며 주민들을 공포에 몰아넣는 도적 무리에 맞서 복수를 꾀하는 보안관과 의사의 이야기로 알려졌다.데드라인에 따르면 박 감독의 차기작엔 세계적인 할리우드 스타들이 대거 출연할 예정이다. 영화 ‘인터스텔라’의 매튜 맥커너히와 ‘엘비스’에서 출연한 오스틴 버틀러, 다음 달 개봉 예정인 스타워즈 스핀오프 ‘만달로리안과 그로구’의 주연 페드로 파스칼이 이름을 올렸다. 2022년 박 감독의 작품 ‘헤어질 결심’에서 여주인공으로 열연했던 배우 탕웨이도 출연한다.‘더 브리건즈 오브 래틀크리크’는 약 20년 전 미 영화감독인 스티븐 크레이그 잘러가 각본을 쓴 작품이다. 이후 여러 차례 영화화가 추진됐으나 성사되지 않았다. 할리우드에서 ‘영상화되지 못한 수작’으로 꼽혀 왔는데, 박 감독이 10년 가까이 공을 들인 것으로 전해졌다. 프로듀서 브래들리 피셔가 공동 제작을 맡았으며, 제작비는 6000만 달러(약 887억 원) 수준으로 알려졌다.해당 작품은 다음 달 12일부터 열리는 프랑스 칸국제영화제의 필름 마켓에서도 소개될 예정이다. 박 감독은 칸 영화제에서 2004년 ‘올드보이’로 심사위원대상, 2009년 ‘박쥐’로 심사위원상, 2022년 ‘헤어질 결심’으로 감독상을 받았다. 올해는 한국인 최초로 영화제 심사위원장을 맡았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6-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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