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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 시간) 이란에 대해 전격적으로 기습 공격을 퍼부으면서 그 배경에도 관심이 집중된다. 이란은 트럼프 행정부가 앞서 기습 군사작전을 단행한 베네수엘라 등과는 체급에서 완전히 다르다. 중동 내 군사 강국 중 하나로, 최대 규모의 미사일 전력까지 보유하고 있다는 것. 또 미국이나 이스라엘이 타격하기 쉽지 않은 지형적인 이점도 있다. 게다가 이란과의 전쟁은 중동 전체 안보 질서를 흔들 수 있는 만큼, 미국으로서도 부담이 클 수밖에 없다. ● 이란 핵프로그램 포기 안 할 것 판단에 ‘예방적 군사행동’미국이 ‘장대한 분노 작전’(Operation Epic Fury)으로 명명한 이번 군사작전을 단행한 건 일단 이란과 8개월 만에 핵 협상을 재개했지만, 실질적 진전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 가능성이 크다. 이란이 핵 프로그램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는 판단 하에 예방적 군사행동에 나선 것. 미국은 협상 실패 시 곧바로 실행 가능한 ‘플랜 B’를 위해 이미 이란 인근에 대규모 군 전력을 집결시킨 바 있다. 트럼프 대통령도 이날 “그들의 위협적인 활동은 미국과 우리 군대, 해외 기지, 그리고 전 세계 동맹국들을 직접적으로 위험에 빠뜨린다”며 이번 공습이 더 늦기 전에 이란을 무력화시키기 위한 선제적 공격임을 분명히 했다. 그는 앞서 이란의 핵 프로그램 재건 시도는 물론, 미 본토까지 타격할 수 있는 장거리 미사일 개발 등을 겨냥해서도 전면 폐기를 주장하며 거듭 불만을 표시해 왔다.이번 타격이 ‘힘을 통한 평화(Peace Through Strength)’란 트럼프 2기 외교·안보 원칙을 다시 확인시켜준 조치란 해석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2기 출범 후 외교적 해법을 우선 모색하되, 협상이 교착 상태에 빠지면 언제든 압도적 군사력으로 단기간에 판을 뒤집는 방식을 반복해왔다. 지난해 6월 이란 핵시설 3곳을 정밀 타격한 ‘미드나잇 해머’ 작전과 올해 1월 베네수엘라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대통령을 축출한 작전이 대표적이다. 일각에선 이번 공습이 단순히 이란을 겨냥한 게 아닌, 중동 권력지형 재편까지 염두에 두고 이뤄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란에 결정적 타격을 입혀 이스라엘의 입지를 넓히고 다른 중동 왕정 국가 등과는 전략적 협력을 강화하려는 의도일 수 있다는 의미다. 또 결과적으로 보란 듯 미국의 힘을 증명해 중동에서 미국의 억지력을 복원하려는 계산도 깔려있는 것으로 보인다.● ‘이민·관세’ 양대 정책 고전 속 정치적 국면 전환 포석도미 국내 정치적인 목적도 공습 배경으로 지목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게다가 최근 지방선거에서 집권 공화당은 연전연패하며 그에 대한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향하고 있다. 여기에 그의 양대 핵심 정책인 관세와 이민 정책도 위기에 처했단 평가다.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 이민자에 대한 과잉 단속 논란이 불거지면서 반(反)이민 정책이 큰 위기를 맞은 가운데, 최근엔 연방대법원이 그의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결하면서 관세 정책까지 흔들리고 있는 것. 이에 시선을 외부로 돌려 정치적인 국면 전환을 위해 이란에 대한 공격 결정 버튼을 눌렀을 가능성이 크다. 전통적으로 강경한 외교안보 전략에 따른 성과는 적어도 단기적으론 대통령 지지율을 상승시킨 경우가 적지 않았다. 일각에선 11월 미 중간선거를 앞두고 이번 작전으로 지지층을 결집하겠단 계산을 트럼프 대통령이 했을 거란 분석도 제기된다. 특히 공화당 내 전통 보수층은 강한 군사력과 적대국에 대한 단호함을 선호하는 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움직임에 동조할 가능성이 크다.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내에선 이번 공격에 대한 불만이 거칠게 표출될 수 있다. 지지율에서 고전하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문제에 개입하는 건 반등의 여지를 줄 수 있지만, 이는 ‘미 우선주의 및 고립주의’를 강조해 온 마가의 요구와는 분명히 대립한다. 지난해 6월 미군의 B-2 폭격기가 이란 본토로 날아가 폭격했을 땐 마가의 불만이 잠시 표출됐지만, 적당한 수준에서 자체 봉합됐다. 다만 이번 공격은 이란에 재차 강펀치를 날린 것으로, 앞서와는 달리 이란의 거친 항전에 따른 전쟁 장기화 가능성까지 거론된다. 이에 대한 불만이 커지면 트럼프 대통령 개인에 대한 충성심과 지지로 뭉친 다층적인 연합인 마가의 내부 분열 역시 가속화될 전망이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28일(현지 시간) 약 8개월 만에 다시 한번 이스라엘과 함께 대(對)이란 공습에 나서면서 미국과 이란 갈등이 극한으로 치닫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최근 3차례에 걸쳐 오만 중재 아래 핵 협상을 펼쳤지만, 뚜렷한 성과를 내지 못했다. 일각에선, 1979년 이란 이슬람 혁명 뒤 이란에 신정체제가 들어선 뒤 두 나라 간 불신의 뿌리가 깊고, 반목도 지속돼 갈등, 나아가 충돌을 피하는 건 어려웠다는 분석도 나온다. 많은 중동 전문가들은 “지금처럼 이란의 핵과 미사일 개발 의혹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은 상황과 철저히 친(親)이스라엘 정책을 펼쳐온 트럼프 행정부의 중동 전략을 감안할 땐, 두 나라 간 충돌은 피하기 어려운 면이 많다”고 진단한다.● 1979년 이란 美 대사관 인질 사태때부터 ‘악연’ 본격화돼미국의 뿌리 깊은 반(反)이란 정서는 1979년 11월 4일부터 본격화됐다는 평가가 많다. 당시 이란의 혁명세력은 1981년 1월까지 444일간 미국 외교관과 국민 52명을 억류했다. 이른바 ‘이란 인질 사태(Iran Hostage Crisis)였다. 제2차 세계대전 후 다수의 미국인이 이렇게 오랜 시간 인질로 억류된 적은 없었다. 당시 이란은 1979년 2월 이슬람 혁명 전 이란을 통치했던 팔레비 왕조에 우호적이었고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미국에 대한 반감이 컸다. 1983년에는 레바논의 친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의 미 해병대사령부 건물을 공격했고, 미군 241명이 숨졌다. 이후 미국의 이란에 대한 인식은 계속 부정적이었고, 2002년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은 1월 연두교서에서 이란, 이라크, 북한을 ‘악의 축’으로 표현했다. 미국과 이란 관계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재임 중이던 2015년 핵합의를 이뤄내며 잠시 개선되는 모양새를 보였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 집권 1기(2017년 1월~2021년 1월) 때인 2018년 5월 미국이 일방적으로 핵합의에서 탈퇴했고, 이란 혁명수비대를 테러단체로 지정하는 등 압박 정책을 하면서 다시 경직됐다.● 美, 8개월 만에 또 이란 본토 공격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재임 중(2021년 1월~2025년 1월) 미국과 이란은 한동안 핵합의 복원 등을 물밑에서 타진했지만 별다른 성과는 없었다. 또 트럼프 대통령 집권 2기가 시작되면서 미국과 이란 관계는 최악으로 치달았다.지난해 6월 트럼프 행정부는 미국 역사상 처음으로 B-2 폭격기 등을 동원해 이란 본토에 대한 공격을 감행해 핵과 미사일 관련 인프라를 집중 공격했다. 또 약 8개월 뒤인 28일 다시 이란에 대한 본토 공격을 감행했다. 미국과 이란의 공습 직후 알리 하메네이 이란 국가 최고지도자 집무실 근처에서 폭격이 있었다는 외신 보도가 나오는 등 미국이 사실상 이란의 신정체제를 무너뜨리기 위한 작업에 들어섰단 관측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도 최근 이란의 정권교체를 시사하는 발언을 수차례 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26일(현지 시간) 백악관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아무런 전제조건 없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대화하는 데 여전히 열려 있다”고 밝혔다. 앞서 김 위원장이 20, 21일 열린 9차 당 대회에서 “우리 국가의 현 지위를 존중하며 대(對)조선 적대시 정책을 철회한다면 우리도 미국과 좋게 지내지 못할 이유가 없다”고 밝힌 데 대해 백악관이 대화 의지를 드러내며 화답한 것. 일각에선 다음 달 말부터 4월 초까지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계기로 북-미 정상회담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백악관은 ‘북한 비핵화’ 등 미국의 대북 정책에는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이날 백악관 고위 당국자는 김 위원장의 북-미 관계 발언에 대한 입장을 묻는 동아일보 질의에 “트럼프 대통령은 1기 재임 시절 김 위원장과 세 차례의 역사적 정상회담을 개최해 한반도 정세를 안정시켰다”며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열려 있다고 밝혔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때인 2018년 6월 싱가포르 회담 등 세 차례의 북-미 정상회담을 상기시키며 대화 의지를 피력한 것. 다만, 이 당국자는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엔 “변화가 없다”고 했다. 북한은 그동안 비핵화 협상 포기와 핵보유국 인정, 대북제재 완화 등을 미국에 협상 조건으로 요구해왔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는 이 같은 조건 없이 ‘선만남, 후협상’을 선호한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으로 해석된다. ‘북한 비핵화’ 원칙 역시 일단 유지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한국 정부의 북핵 수석대표인 정연두 외교부 외교전략정보본부장도 이날 워싱턴 주미 대사관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미국이 북한과의 전제조건 없는 대화에 열린 입장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한국 정부 고위 당국자는 최근 자신이 만난 미 당국자가 북한을 사실상의 핵보유국으로 인정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며 북-미 실무 접촉 등 “새로운 뉴스도 없다”고 했다. 하지만 다음 달 말∼4월 초 미중 정상회담이 예정된 만큼, 이를 계기로 북-미 정상 간 회동이 이뤄질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트럼프 대통령은 방한에 앞서 “나는 한국에 있을 것이기 때문에 그곳(북한)으로 바로 갈 수도 있다”고 했다. 실제 만남이 성사되진 않았지만, 김 위원장이 북-미 정상회동 제안에 응하면 직접 북한을 방문할 수 있다는 의지를 내비친 것.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과의 대화를 위해 어떤 인센티브를 제공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우리에겐 제재가 있다. 그건 (대화를) 시작하기엔 꽤 큰 것”이라며 대북 제재 완화 가능성까지 시사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워싱턴 의회 의사당에서 가진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에서 “(미국과) 무역 합의를 맺은 거의 모든 국가가 합의를 유지하길 원한다”며 “그들은 우리가 협상해 놓은 성공의 길을 계속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 연방대법원의 위법 판결로 상호관세를 대체할 관세가 “오히려 이전보다 더 강력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관세의 법적 근거가 오랜 기간 이미 검증된 만큼 의회 승인도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터무니없는 대법원의 판결로 장난치려고(play games with) 한다면 어떤 국가든, 최근에 합의한 것보다 훨씬 더 높은 관세와 그보다 더한 조치에 직면할 것”이라며 대미(對美) 투자 이행 등 무역 합의를 어기면 보복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관세와 더불어 또 다른 ‘트럼프표 대표 어젠다’로 꼽히는 반(反)이민 정책도 유지할 계획임을 국정연설을 통해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역대 미 대통령의 국정연설 중 최장인 108분간 발언을 이어갔다. 지난해 3월 재집권 43일 만에 가진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자신이 세운 99분 기록도 넘어섰다. 또 연설 내내 자신이 재취임한 뒤 미국이 부유해지고, 강해졌다고 강조하며 “지금이 미국의 황금시대”라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권자들은 인식하지 못하는 경기 회복을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 ‘투톱 어젠다’인 관세와 반이민 정책 지속 의지 강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나흘 전 미 연방대법원에서 유감스러운 판결이 나왔다. 매우 안타까운 판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소식은 이미 합의를 맺은 거의 모든 국가와 기업들이 그 합의를 유지하길 원한다는 것”이라며 “내가 대통령으로서 새로운 합의를 체결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그들에게 훨씬 더 나쁠 수 있다는 점을 (그들이)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신이 다양한 상호관세 대체 수단을 가진 걸 상대가 두려워하는 만큼, 섣불리 합의를 어기지 못할 거라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관세는 완전히 승인되고 오랫동안 검증된 대체 법적 근거에 따라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그 법적 근거는 오랜 기간 시험을 거쳤다”고 했다.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결했지만, 무역확장법 232조나 무역법 301조 등을 통해 관세 부과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미국에서 관세가 지금의 소득세 수입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거라며 “내가 사랑하는 국민들의 재정 부담을 크게 덜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우리는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안전한 국경을 갖게 됐다”며 불법 이민자 단속의 정당성도 강조했다. 또 불법 이민자에게 살해당한 이들의 가족도 연설에 초대했다. 최근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 과정에서 시민권자 2명이 사살되며 반발 여론이 커졌지만, 사실상 정면 돌파를 선언한 것.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체류자와 투표 자격이 없는 사람이 신성한 미국 선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른바 ‘SAVE(Safeguard American Voter Eligibility·투표자격보호)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이 법안에는 미국 각 주에서 유권자가 투표 등록 시 시민권 증명을 제시하고 투표 때도 신분증을 제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 “이란서 ‘핵무기 보유 않겠다’ 못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핵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무력 충돌 가능성도 제기되는 이란에 대해 “그들은 합의 타결을 원하지만 우린 아직 ‘우리는 절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는 비밀 단어(secret words)를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나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도록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북한, 중국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최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과 국가방위전략(NDS)에서 밝힌 것처럼 서반구에서의 영향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강경화 주미대사가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 이후 15%의 ‘대체 관세’를 부과한 것과 관련해 “국익에 가장 부합하는 방안으로 대응해 나가겠다”고 24일(현지 시간) 밝혔다. 특히 우리 정부는 트럼프 행정부가 새로운 관세 부과를 위해 한국을 대상으로도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에 나설 가능성이 충분하다고 판단해 상황을 주시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 기업에 대한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조치 등에 대응해 특정국을 대상으로 관세 부과 권한을 준다. 강 대사는 이날 워싱턴 한국 문화원에서 열린 특파원단 간담회에서 “대사관은 트럼프 행정부의 후속 조치 동향을 면밀하게 파악하는 한편, 대미 협의가 우호적 분위기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지원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또 “이번 판결에선 이미 납부한 관세 환급에 대한 명확한 지침은 없어서 앞으로 환급 절차에 대한 불확실성이 여전히 남아 있다”면서, 관세 환급 관련해 우리 기업에 정확한 정보가 적시에 전달될 수 있게 기업 및 경제단체 등과 긴밀 협의하게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강 대사는 “앞서 1월 26일 트럼프 대통령이 우리 국회의 대미 투자 입법 지연을 이유로 소셜미디어를 통해 한국에 대한 관세 인상을 언급했다”며 “그 직후부터 대사관은 미 행정부 각급에서 긴밀히 소통하면서 미 측 진위를 파악하고 상황이 악화하지 않도록 관리해 나가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현재 국내적으로 조속한 대미투자특별법 통과를 위해 여야특위를 구성하고, 특별법 시행 이전에도 대미 투자 후보 사업을 검토할 수 있도록 전략적인 투자 이행위원회를 발족하는 등 적극적인 노력을 취하고 있다”며 “미 측에 이를 적극적으로 설명하고 앞으로도 관련 사항을 세심히 관리해나가고자 한다”고 했다.이런 가운데, 미 연방 하원 법제사법위원회가 앞서 한국 정부에 이른바 ‘쿠팡 사태’ 관련해 설명을 요구했고, 이에 우리 정부는 쿠팡에 대한 조사 경위 및 현재 상황 등을 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원 법사위는 전날 쿠팡을 상대로 해롤드 로저스 쿠팡 한국법인 임시대표를 소환해 비공개 조사(deposition)를 진행했다. 일각에선 미 무역대표부(USTR)가 한국에 대해 301조 관련 조사를 개시하는 데 이번 쿠팡 사태가 영향을 끼칠 수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트럼프 대통령이 3월 말∼4월 초 중국 방문을 예고한 가운데, 강 대사는 “북-미 대화 가능성에 대해서도 모든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관련 동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또 “우리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진행 상황, 미중·북중 관계 등 다양한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해 상황을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다만 현재로선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 때 실제로 북-미 간 접촉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고, 유의미한 움직임도 포착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 연방대법원의 위법 판결로 중단된 상호 관세 대신 전 세계에 부과하기로 한 ‘글로벌 관세’가 24일 0시 1분(미 동부 시간·한국 시간 24일 오후 2시 1분)부터 발효됐다. 글로벌 관세는 20일 연방대법원 판결 직후 트럼프 대통령이 서명 및 발표한 포고문 내용처럼 10%의 관세율이 우선 적용되고, 조만간 추가 절차를 거쳐 15%로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글로벌 관세 10% 부과 포고문을 발표한 다음 날 세율을 15%로 올리겠다고 밝혔다. 미국 무역법 122조에 근거한 글로벌 관세는 7월 24일까지 향후 150일간 부과된다. 다만 연장 시 의회 승인이 필요한데 야당 민주당과 집권 공화당은 모두 연장에 부정적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3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연방대법원의 상호 관세 위법 판결에 대한 불만을 거듭 제기했고, 교역 상대국에는 기존 무역합의를 지키라고 경고했다. 그는 “터무니없는 대법원의 판결로 ‘장난치려고(play games with)’ 하는 어떤 국가든, 최근에 합의한 것보다 훨씬 더 높은 관세와 그보다 더한 조치에 직면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미국의 교역국이 연방대법원 판결을 빌미로 대(對)미 투자 이행 등 무역합의를 어길 경우 ‘징벌적 관세’로 보복할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그는 또 “구매자 주의(BUYER BEWARE)”라고도 썼다. 무역합의 파기 시 책임은 미국 교역국에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나는 관세 승인을 받기 위해 의회로 다시 돌아갈 필요도 없다”고도 주장했다. 관세 정책의 권한은 의회에 있다는 연방대법원 판결에 관계없이 직권으로 관세를 계속 부과하겠단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8일(현지 시간) 미국 수도 워싱턴의 유명 공연장인 ‘케네디센터’ 앞. 영하 10도의 쌀쌀한 날씨를 뚫고 한 여성이 성큼성큼 다가가더니 손가락 욕을 하는 포즈를 취하며 건물 앞에서 사진을 찍었다. 자신을 75세 “애국자”라고 소개한 미첼(가명) 씨는 “도저히 참지 못해 뭐라도 하고 싶어서 3시간을 운전해서 여기까지 왔다”고 했다. 미첼 씨의 손가락이 향한 곳은 ‘도널드 J 트럼프와 존 F 케네디 공연예술기념센터’라는 글자가 선명하게 박힌 외벽. 이 건물은 몇 달 전만 해도 ‘케네디센터’였지만, 그 글씨 바로 위에 트럼프 대통령의 이름이 빽빽하게 채워지면서 ‘트럼프 케네디센터’란 새로운 이름을 갖게 됐다. 미첼 씨는 격앙된 목소리로 “미국 문화의 상징인 이곳에 어떻게 자신의 이름을 갖다 붙이느냐”며 “이건 문화적 테러”라고 했다. 옆에서 이를 지켜보던 30대 젊은 부부는 웃으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러더니 동조한다는 듯 비슷한 포즈를 취했다.》케네디센터는 연극·음악·무용 등 공연이 펼쳐지는 국립 문화예술기관으로, 미 대통령이 주최하는 문화 행사도 자주 열리는 곳이다. 1971년 개관 이래 클래식·오페라·뮤지컬 등 다양한 장르를 넘나들며 미국의 문화적 자부심을 상징해 온 이곳은 지난해 졸지에 ‘트럼프’란 이름을 추가로 얻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케네디센터 이사진을 측근들로 물갈이하고 자신은 이사장으로 취임한 게 계기가 됐다. 이후 지난해 말 이사회는 만장일치로 기관명을 ‘트럼프 케네디센터’로 바꿨다. 자연스럽게 외벽엔 트럼프란 이름이 붙었다. 이 결정을 두고 당시 트럼프 대통령은 “놀랍고 영광스럽다”며 흐뭇함을 감추지 못했다. 사실 트럼프 대통령은 1기 때부터 자신의 업적을 과시하려는 욕구를 여러 차례 드러내 왔다. 이에 자신의 이름을 남기려는 이 같은 시도 역시 어느 정도 예견됐다. 다만 재집권 이후 노골적으로 추진되는 그의 ‘족적 남기기’ 행보에 이젠 도를 넘었단 평가가 나온다.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고위 관료를 지낸 한 인사는 최근 기자와 만나 “난 북한에 가보진 않았다”면서도 “요즘 트럼프를 보면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의 모습이 떠오른다”고 꼬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의 행보를 자신의 이름을 곳곳에 수놓은 독재자에 빗댄 것이다.● “가장 크고 웅장하게”… 개선문에 집약된 야심트럼프 대통령의 ‘보여주기식’ 행보를 둘러싼 논란에 다시 불을 지핀 건 최근 그가 발표한 ‘독립 개선문(Independence Arch)’ 건립 계획이다. 올해 미국 독립 250주년을 기념해 세계 최고 높이인 250피트(76.2m) 규모로 세워질 이 개선문을 두고, 단순한 기념물을 넘어 정치적 족적을 각인시키려는 그의 야심이 집약된 결정체란 말까지 나온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1일 트루스소셜에 워싱턴 개선문 가상 조감도도 게시했는데, 이는 지난해 9월 미국의 건축설계기업 ‘해리슨디자인’이 공개했던 시안이다. 이 이미지를 보란 듯 내세워 개선문 건립에 대한 자신의 확고한 의지를 확인한 셈이다. 개선문의 구체적인 형상은 더 두고 봐야 알겠지만, ‘높이’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철학만큼은 확고해 보인다. 그는 개선문 높이와 관련해 “미국은 가장 크고 강력한 국가”라며 “나는 그것이 모든 것 중에서 가장 큰 것이 되길 원한다”고 분명히 밝혔다. 이 개선문은 워싱턴의 명물인 링컨기념관과 버지니아주에 있는 알링턴 국립묘지 사이 회전교차로 ‘메모리얼 서클’ 쪽에 세워질 것으로 보인다. 계획대로 ‘76.2m’의 높이로 건설되면 파리 개선문(50m)은 물론이고 현재 아치형 기념물로는 세계에서 가장 높은 멕시코시티 혁명기념탑(67m)의 기록도 훌쩍 뛰어넘는다. 워싱턴 기념비(169.1m)보단 낮지만, 백악관(약 21m)이나 링컨기념관(30.4m) 등 인근의 주요 기념물보단 훨씬 높고 웅장하게 지어질 전망이다. 이 계획이 알려지면서 비판도 잇따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특히 이 개선문이 알링턴 국립묘지에서 링컨기념관을 바라보는 시야를 가리는 등 주변 기념물들의 경관을 훼손할 거란 우려를 제기한다. 지나치게 큰 이 개선문이 다른 기념물들을 ‘인형의 집’처럼 왜소해 보이게 만들 거란 지적도 나온다. 또 개선문이 들어설 부지가 차량 통행량이 많은 곳이라 방문객들의 접근성이 떨어져 비효율적이란 비판도 적지 않다.● 장소·분야 가리지 않는 ‘이름 붙이기’트럼프 대통령의 ‘족적 남기기’는 장소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미 의회 산하 싱크탱크 ‘미국 평화연구소’는 이미 ‘도널드 트럼프 미국 평화연구소’가 됐다. 자신이 자주 이용하는 플로리다주 팜비치 소재 도로의 이름도 ‘도널드 J 트럼프 불러바드’로 바꿨고, 미 해군이 만들기로 한 신형 전함은 ‘트럼프급 전함’으로 부르겠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허드슨강 터널 공사 프로젝트에 자금을 지원해 주는 대가로 워싱턴 인근 덜레스 국제공항과 뉴욕시 철도역 펜스테이션 명칭에까지 자신의 이름을 넣어 달라고 척 슈머 상원 민주당 원내대표(뉴욕)에게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책도 예외가 될 순 없다. 100만 달러(약 14억7000만 원)를 내면 미국 영주권을 신속하게 발급해 주는 ‘트럼프 골드카드’는 이미 접수 중이고, 신생아를 대상으로 1000달러를 예치하는 금융 투자 정책 ‘트럼프 계좌’도 발표됐다. 이달 운영을 시작한 미 정부의 의약품 판매 웹사이트 이름은 ‘트럼프Rx’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행보는 과도한 ‘자기 과시’ 욕구로 해석된다. 앞서 MSNBC 방송은 “트럼프의 주된 관심사는 자기를 과시하고 영광을 추구하는 것”이라고 꼬집었다. 일각에선 부동산 개발자이자 사업가 출신인 그가 앞서 호텔, 골프장, 빌딩 등에 자신의 이름을 붙여 가치를 높여 온 방식을 정치 영역에도 그대로 적용했다고 분석한다. 족적을 선명하게 남기려는 건, 자기 과시 욕구를 넘어 고도의 정치적 전략일 수도 있다. 자신의 이름을 국가의 상징적 유산이나 정책에 붙여 ‘트럼프 시대’의 업적을 공고히 하겠단 포석일 수 있다는 것. 또 다가올 11월 중간선거는 물론 퇴임 이후에도 지지층에 영향력을 끼치기 위해 ‘정치적 브랜딩’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공공 가치의 사유화”… ‘포퓰리즘 통치’ 비판 커져 트럼프 대통령의 이러한 행보를 지지하는 목소리도 있다. 특히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로 대표되는 그의 지지자들은 이를 침체된 미국의 기상을 되살리는 ‘강력한 국격’의 상징이라고 치켜세운다. 반면 이를 곱지 않게 바라보는 시선도 많다. 비판의 핵심은 ‘국가 자산의 사유화’다. 통상 지도자의 이름이 공적 자산이나 정책 등에 활용되는 건, 그가 퇴임한 이후에나 이뤄졌다. 반대로 트럼프 대통령은 현재 권력의 정점에 있는 인물인 만큼, 그 지위를 활용해 공공의 가치를 개인의 홍보 수단으로 전락시키고 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기 어렵다는 것이다. 국가 기관이나 공공 정책은 특정 정파나 개인의 소유가 아니다. 이에 대통령이 자신의 족적을 남기려는 시도 자체가 공공 영역의 중립성을 해치는 행위란 비판도 제기된다. 야당인 민주당의 셸던 화이트하우스 상원의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케네디센터를 자신의 친구들과 정치적 동맹을 위한 사교 클럽으로 장악하려고 한다”고 꼬집었다. 개선문 건설이나 ‘이름 붙이기’ 시도 등이 ‘보여주기식 성과’에만 집착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있다. 복잡한 국정 현안을 단순한 마케팅 논리로 치환해 유권자의 눈을 가리는 일종의 ‘포퓰리즘적 통치’라는 것이다.신진우 워싱턴 특파원 niceshin@donga.com}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새롭게 부과될 글로벌 관세의 유효 기간인 150일 안에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마무리하고 관세 ‘정밀 타격’에 나설 것을 시사하며 전 세계를 상대로 한 통상 압박 수위를 높였다. 상호관세 등을 대체할 수단이 충분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 한국 정부는 “미 측과 우호적인 협의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기존 합의를 존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기존에 체결한 투자 합의 등의 근거가 위법 판결을 받은 만큼, 향후 대미 투자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행할지를 두고는 고심하는 모습이다.● 베선트 “5개월 뒤 122조 필요 없게 될 것”베선트 장관은 22일(현지 시간) CNN 인터뷰에서 “무역법 122조는 영구적 조치라기보단 일종의 가교”라며 “그 기간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 관세 조사가 완료된다”고 밝혔다. 또 “5개월 뒤엔 122조가 더는 필요 없게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미 동부 시간으로 24일부터 15%의 글로벌 관세를 전 세계에 부과할 방침이다. 이 같은 조치는 최대 150일 동안 적용된다. 이후에도 관세를 유지하려면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150일 안에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 적용을 위한 조사를 마무리할 경우 새로운 법적 근거를 통해 그 이후에도 관세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특정 산업에 품목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슈퍼 301조’로도 불리는 무역법 301조는 미국 기업에 대한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조치 등에 대응해 특정국을 대상으로 관세 부과 권한을 준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중국을 대상으로 고율 관세를 적용한 법적 토대이기도 하다. 한국에 부과되던 15%의 상호관세가 사라졌지만, 글로벌 관세가 이를 상쇄한 데다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에 따른 관세 위협이 더해진 셈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해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사실”이라며 “상황 변화에 적극 대응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윤철 “‘슈퍼 301조’ 조사 대비 자료 준비”정부는 지난해 11월 미국과 맺은 무역합의는 차질 없이 이행할 방침이다. 구 부총리는 “대미투자특별법 통과에 차질이 빚어지면 미 측에서 무역합의를 이행하지 않는다고 오해할 가능성이 있고, 이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절차대로 진행되는지를 미국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국은 지난해 대미 무역 흑자 규모가 495억 달러(약 71조7000억 원)에 달하는 만큼 301조에 따른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구 부총리는 “301조에 따른 구체적인 조사가 진행되면 미국에 (한국이) 불공정하지 않다는 자료를 준비 중”이라며 “(농산물 시장 개방이나 고정밀지도 반출 등) 비관세 장벽 문제 역시 그간 미국과 적극 논의해왔고, (지속해서) 설득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 민관 합동 대응도 병행된다. 이날 오전 ‘민관합동 대책회의’를 주재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정부는 국익 극대화라는 원칙을 기반으로 한미 관세 합의를 통해 확보한 이익 균형이 훼손되지 않고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미 측과 우호적 협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통상 불확실성 확대에도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재경위 업무보고에서 “양호한 소비심리 등을 바탕으로 내수가 회복되고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수출 증가세도 이어지면서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상당 폭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장관이 새롭게 부과 될 글로벌 관세의 유효 기간인 150일 안에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에 따른 조사를 마무리하고 관세 ‘정밀 타격’에 나설 것을 시사하며 전 세계를 상대로 한 통상 압박 수위를 높였다. 상호관세 등을 대체할 수단이 충분하다는 점을 재차 강조한 것이다.한국 정부는 “미 측과 우호적인 협의를 이어나갈 것”이라며 기존 합의를 존중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다만 기존에 체결한 투자 합의 등의 근거가 위법 판결을 받은 만큼, 향후 대미 투자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이행할지를 두고는 고심하는 모습이다.● 베선트 “5개월 뒤 122조 필요 없게 될 것”베선트 장관은 22일(현지 시간) CNN 인터뷰에서 “무역법 122조는 영구적 조치라기보단 일종의 가교”라며 “그 기간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 관세 조사가 완료된다”고 밝혔다. 또 “5개월 뒤엔 122조가 더는 필요 없게 될 수 있다는 것”이라고 덧붙였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미 동부 시간으로 24일부터 15%의 글로벌 관세를 전 세계에 부과할 방침이다. 이 같은 조치는 최대 150일 동안 적용된다. 이후에도 관세를 유지하려면 의회 승인이 필요하다. 베선트 장관의 발언은 150일 안에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 적용을 위한 조사를 마무리할 경우 새로운 법적 근거를 통해 그 이후에도 관세 연속성을 유지할 수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무역확장법 232조는 국가안보 위협을 이유로 특정 산업에 품목 관세를 부과할 수 있다. ‘슈퍼 301’조로도 불리는 무역법 301조는 미국 기업에 대한 불합리하고 차별적인 조치 등에 대응해 특정국을 대상으로 관세 부과 권한을 준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당시 중국을 대상으로 고율 관세를 적용한 법적 토대이기도 하다.한국에 부과되던 15%의 상호관세가 사라졌지만, 글로벌 관세가 이를 상쇄한 데다 무역확장법 232조와 무역법 301조에 따른 관세 위협이 더해진 셈이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23일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업무보고에 참석해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로 불확실성이 커진 것이 사실”이라며 “상황 변화에 적극 대응하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윤철 “‘슈퍼 301조’ 조사 대비 자료 준비”정부는 지난해 11월 미국과 맺은 무역합의는 차질 없이 이행할 방침이다. 구 부총리는 “대미투자특별법 통과에 차질이 빚어지면 미 측에서 무역합의를 이행하지 않는다고 오해할 가능성이 있고, 이게 긍정적으로 작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절차대로 진행되는지를 미국에서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한국은 지난해 대미 무역 흑자 규모가 495억 달러(약 71조7000억 원)에 달하는 만큼 301조에 따른 조사 대상이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에 대해 구 부총리는 “301조에 따른 구체적인 조사가 진행되면 미국에 (한국이) 불공정하지 않다는 자료를 준비 중”이라며 “(농산물 시장 개방이나 고정밀지도 반출 등) 비관세 장벽 문제 역시 그간 미국과 적극 논의해왔고, (지속해서) 설득하는 과정”이라고 말했다.민관 합동 대응도 병행된다. 이날 오전 ‘민관합동 대책회의’를 주재한 김정관 산업통상부 장관은 “정부는 국익 극대화라는 원칙을 기반으로 한미 관세 합의를 통해 확보한 이익 균형이 훼손되지 않고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이 최소화되도록 미 측과 우호적 협의를 지속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통상 불확실성 확대에도 올해 한국 경제 성장률은 지난해보다 개선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는 이날 재경위 업무보고에서 “양호한 소비심리 등을 바탕으로 내수가 회복되고 반도체 경기 호조에 힘입어 수출 증가세도 이어지면서 성장률이 지난해보다 상당 폭 높아질 것”이라고 전망했다.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미국 연방대법원이 20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해 지난해 4월부터 전 세계를 상대로 부과한 상호관세와 마약류인 펜타닐 유입을 명분으로 중국 멕시코 캐나다에 부과한 관세가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그러자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무역법 122조’를 근거로 전 세계에 10%의 대체 관세를 부과했고, 21일에는 이를 15%로 올렸다.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행정조치를 통해 관세 부과 효과를 유지하려 하고 있지만, 연방대법원이 그의 핵심 정책으로 꼽혀 온 관세 정책에 정면으로 제동을 건 만큼 그의 통상 전략이 근간부터 흔들리게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연방대법관들은 이날 판결에서 1977년 제정된 IEEPA가 의회가 아닌 대통령에게 교역 상대국의 상품에 광범위한 수입 관세를 부과할 권한까진 부여하지 않는다고 명시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수량, 기간, 범위에 제한 없는 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하는 엄청난 권한을 주장하고 있다”며 “이런 권한을 행사하려면 의회의 승인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종신직인 연방대법관 9명 중 6명이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봤다. 6명 중에는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비롯해 트럼프 대통령이 집권 1기 때 임명한 닐 고서치 대법관과 에이미 배럿 대법관 등 보수 성향 대법관 3명이 포함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거세게 반발했다. 그는 판결이 나온 직후 백악관 기자회견에서 대법관들을 강하게 비난하며 “연방대법원 판결로 수년간 우리를 착취해 온 다른 국가들이 환호하고 거리에서 춤추고 있다”고 말했다. 또 10% 대체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21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대체 관세를 15%까지 “즉시 인상하겠다”고도 밝혔다. 무역법 122조는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를 목적으로 최대 15%의 관세를 최대 150일 동안 부과할 수 있도록 규정했는데 이 법에 근거한 최대치의 관세 부과를 결정한 것이다. 한편 청와대는 22일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과 관련해 지난해 11월 ‘한미 전략적 투자에 관한 양해각서(MOU)’의 이행에는 변함이 없을 것이라는 입장이다. 연방대법원 판결로 미국 관세 정책의 근간이 흔들리는 상황에서 미국을 자극할 필요가 없다는 것.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미국 연방대법원 판결로 트럼프 행정부가 (코너로) 몰렸다는 인식하에 더 복잡하게 대응할 수 있는 상황”이라며 “(재협상 등은) 어렵다고 봐야 한다”고 했다. 청와대는 전날 위성락 국가안보실장과 김용범 대통령정책실장 주재로 부처 관계자들과 대미 통상 현안 관계부처 회의를 개최한 데 이어 이날도 ‘관세 관련 통상 현안 점검회의’를 열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윤다빈 기자 empty@donga.com}

“그런 대법관들은 우리나라의 수치(disgrace)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0일(현지 시간) 미 연방대법원의 관세 판결 직후 백악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연방대법관 9명 중 자신의 상호관세 등을 위법이라고 판결한 6명을 겨냥해 “옳은 일을 하는 걸 두려워한다”고 주장하며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은 것이다. 그는 이날 대체 관세를 10% 부과하겠다고 선언했고, 하루 뒤인 21일엔 이를 다시 15%까지 끌어올렸다. 또 21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수개월간의 고심 끝에 내린, 터무니없고, 형편없이 작성됐으며 극도로 반미적인 관세 결정”이라면서 또다시 격분했다. 최근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불법 이민자에 대한 과잉 단속 논란이 불거지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한 반(反)이민 정책은 큰 위기를 맞고 있다. 여기에 관세 정책의 기반도 이번 연방대법원 판결로 흔들리면서 트럼프 집권 2기의 ‘양대 핵심 정책’이 동시에 휘청거리게 됐다. 특히 이번 연방대법원 판단에 대해 집권 공화당에서도 환영하는 목소리가 잇따라 나오면서,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트럼프 대통령의 정치적 부담이 더욱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트럼프 “대법관들이 좌파 민주당원 애완견 노릇” 트럼프 대통령은 20일 기자회견에서 작심한 듯 이번 판결에서 다수 의견을 낸 연방대법관들을 향해 거친 말들을 쏟아냈다. 그는 “우리나라를 위해 옳은 일을 할 용기를 갖지 못한 일부 대법관을 절대적으로 부끄럽게 생각한다”며 “그들은 어리석게 행동한다”고 비난했다. 또 이 연방대법관들을 겨냥해 ‘라이노’(Republican in Name Only·RINO·중도성향 공화당원을 비꼬는 말)와 급진 좌파 민주당원들의 “애완견(lapdogs) 노릇을 하고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이번 판결 과정에선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은 물론이고 보수 성향 대법관 3명도 다수 의견을 냈다. 2005년 조지 W 부시 당시 대통령이 연방대법원장에 임명한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2017년과 2020년에 각각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닐 고서치와 에이미 코니 배럿 대법관도 상호관세를 위법하다고 판결했다. 결국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이 임명한 연방대법관들까지 ‘애완견’이라 부르며 강하게 불만을 토로한 것이다. 그는 또 이 대법관들이 “매우 비애국적이며 헌법에 불충하다”면서 “내 의견으론 대법원이 외국의 이해관계에 의해 영향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미국이 부과한 관세에 의해 타격을 받은 다른 국가들의 이해관계에 따라 일부 대법관이 움직였다면서 사실상 의혹을 제기한 것. 그는 고서치와 배럿 대법관을 임명한 걸 후회하느냐는 기자의 질문엔 “후회한다고 말하진 않겠다”면서도 “그들의 결정은 끔찍했다”고 쏘아붙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격분했지만, 공화당에선 이번 판결에 찬성한다는 의원들이 잇따라 나왔다. 랜드 폴 상원의원은 X에 “이번 판결은 공화국을 수호하는 결정이었다”고 밝혔고, 돈 베이컨 하원의원은 언론 인터뷰에서 의원들이 트럼프 대통령의 새로운 관세 부과 결정에도 제동을 걸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 대법원장 “법적 문구 몇 개만으론 관세 무게 감당 못 해” 로버츠 대법원장은 판결문에서 트럼프 행정부가 관세 부과의 근거로 내세운 핵심 주장 대부분을 적법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금액, 기간, 범위에 제한 없는 관세를 일방적으로 부과할 수 있는 비상한 권한을 주장하고 있다”며 “그 권한의 범위·역사·헌법적 맥락을 고려할 때, 대통령이 이를 행사하기 위해선 의회의 명확한 승인을 받아야 한다”고 못 박았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부과 명분으로 내세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엔 관세에 대한 언급이 없고, 광범위한 관세를 정당화할 만한 근거를 법에선 거의 찾을 수 없다고 했다. 또 “(IEEPA의) 문구 몇 개만으론 (관세란) 무게를 감당할 수 없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내세운 관세 부과의 근거를 사실상 정면으로 부정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3년만 버티면 되지 않겠어요?” 최근 우리 정부 안팎의 인사들을 만나면 종종 듣는 얘기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통상 압박이 워낙 거센 데다 그들의 요구가 롤러코스터처럼 변덕까지 심하다 보니 트럼프 대통령의 남은 임기까지만 일단 버텨보잔 뜻이다. 최근 집권 공화당은 지방선거에서 잇따라 패하며 위기에 직면했다. 이번에 미 연방대법원은 트럼프 대통령이 전 세계에 부과한 상호관세를 위법으로 판단, 무효화하며 또 하나의 큰 정치적 타격을 안겼다. 그러자 이젠 일각에선 올 11월 미국 중간선거까지 몇 달만 버티면 되겠단 낙관론마저 퍼지고 있다.어설픈 버티기 간파되면 보복당해 동맹에 더 가혹한 트럼프발 무역전쟁 한복판에 있다 보면 이러한 마음이 생기는 건 어찌 보면 당연하다. 다만 그게 상대에게 지나치게 노골적인 모습으로 인식되면 문제는 더 복잡해진다. 앞서 트럼프 1기 당시 고위급 통상 관료로 있던 한 인사는 최근 기자와 만나 “상대국이 버티겠다고 마음먹으면 트럼프 대통령인들 모르겠느냐”고 반문했다. 오히려 ‘버티는 게 이득’이란 생각이 다른 국가들로 번지는 걸 막기 위해 트럼프 행정부가 몇몇 국가들을 찍어 더 혹독하게 보복할 것으로 그는 내다봤다. 게다가 스스로 ‘거래의 달인’으로 자평하는 트럼프 대통령은 상대의 수를 읽는 데 능숙하다. 상대의 버티기 의도를 간파하면 얼마든지 ‘신의성실 원칙’까지 들먹이며 채찍을 휘두를 가능성도 크다. 3년이 버틸 만한 기간인지도 따져봐야 한다. 글로벌 시장을 누비는 우리 기업들에 3년은 짧은 시간이 아니다. 오히려 공급망 전체를 새로 짜는 기나긴 고통의 과정일 수 있다. 관세는 기업의 공장 위치, 조달망은 물론 투자 계획에까지 영향을 끼친다. 자동차와 의약품처럼 공급망이 길고 규제가 많은 산업은 한번 생산·투자 방향이 바뀌면 되돌리기도 어렵다. 트럼프 행정부가 마음먹고 보복에 나서면 3년은 우리 산업 생태계를 어지럽게 흔들기에 충분한 시간이란 의미다. 3년만 버티자는 안일한 생각이 자칫 더욱 큰 불확실성의 늪으로 밀어넣을 수도 있는 것이다.정치적 의도 배제, 냉정하게 실리 챙겨야 어떻게든 3년을 버텨 미국 정권이 바뀐들 무역 환경이 확 나아질까. 이 역시 장담하기 어렵다. 앞서 뉴욕타임스는 민주당이 집권해도 트럼프 대통령이 남긴 강경한 무역 정책을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진보 성향 싱크탱크로 트럼프 행정부에 비판적인 브루킹스 연구소도 최근 보고서에서 미국이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 인상으로 인한 물가 상승 등 충격을 지금까진 대체로 흡수해 왔다고 분석했다. 또 트럼프발 무역 정책이 미 경제 전반에 어떻게 영향을 줄지 더 지켜봐야 한다고 했다. 워싱턴 일각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재정의한 경제안보 개념과 강경한 무역 정책이 3년 뒤면 좋든 싫든 미국의 ‘뉴노멀’이 될 가능성까지 제기한다. 그렇다고 우리가 미국에 먼저 패를 다 보여주며 앞서 나가잔 얘기는 아니다. 이번 미 대법원의 관세 판결처럼 변수는 많고, 자칫 너무 많은 걸 약속하면 그걸 되돌리기도 어렵다. 다만 최근 대미 통상 대응 과정에서 우리 정치권을 중심으로 드러난 정치적 의도나 감정 개입 등 모습은 불안하다. 국내 여론을 의식해 보란 듯 불만을 제기하거나, 실리 없는 자존심 싸움으로 버틴다면 자칫 미국에 보복의 빌미만 제공할지 모른다. 말 그대로, 지금은 감정보다 치밀한 계산을 앞세울 때다. 냉혹한 무역전쟁 한복판에선 근거 없는 낙관이나 정치적 구호는 내려둬야 한다. 그 대신 냉정하게 판단하며 실리를 챙기는 게 우선이다. 신진우 워싱턴 특파원 niceshin@donga.com}

미국 연방 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의 핵심 정책인 상호관세 부과에 대해 20일(현지 시간) 위법하다는 판결을 내린 것을 계기로 보수 성향 대법관들의 결정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전체 9명의 대법관 중 6명을 차지하는 보수 성향 대법관 중 3명이 ‘위법’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2017년 1월~2021년 1월) 때 보수 성향 대법관 3명을 지명하며 대법원을 보수 6명, 진보 3명 대법관으로 구성된 ‘6대 3, 보수 우위’ 구조로 재편했다. 대법관들의 성향만 놓고 보면 6대 3으로 상호관세 부과가 합법이란 결과가 나올 수 있는 것이다. 실제로 대법원은 그간 트럼프 대통령에게 상대적으로 유리한 판결을 내린다는 평가를 받았다. 그런 만큼 이번 상호관세 위법 판단은 트럼프 대통령에게는 상당히 충격적인 결과로 여겨질 수밖에 없다.● 트럼프 임명 보수 성향 대법관도 ‘상호관세 위법’ 판단이날 미 대법원은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부과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진보 성향 3명의 대법관(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레나 케이건, 커탄지 브라운 잭슨)과 3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존 로버츠·대법원장, 닐 고서치, 에이미 코니 배럿)이 위법하다는 결정을 내리며 6대 3으로 이 같은 판결이 내려진 것이다.특히 보수 성향 대법관 중 고서치와 배럿 대법관은 트럼프 집권 1기 때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 임명한 인사들이다. 또 강경 보수 성향의 인사로 분류돼 왔다. 이들은 미 대선 캠페인이 한창이던 2024년 7월 전직 대통령의 재임 기간 중 공적 행위에 대해선 면책 특권이 광범위하게 인정되어야 한다는 판결을 내리며 트럼프 대통령이 재선에 성공하는데 기여했단 평가도 받았다. 하지만 이들은 트럼프 대통령의 집권 2기 핵심 정책을 위법하다고 판단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임명한 대법관 중 브렛 캐버노 대법관만 상호관세 부과가 ‘합법’하다고 판단했다.● 美 언론, 대법원 독립성 보여줬다 평가연방 대법원은 이날 판결을 통해 관세 부과가 의회의 고유 권한이란 점을 강조했다. 이를 두고,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서 법과 원칙이 지켜져야 한다는 것을 분명히 한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번 판결과 위법 판결을 내린 대법관들에 대해 강한 불만을 나타냈다. 그는 대법원의 발표가 나온 뒤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대법관들에 대해 “국가의 수치”라고 비난했다. 미국에서 연방 대법관들에 대한 원색적인 비난은 매우 이례적으로 여겨진다. 일각에선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정치적 위기를 겪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자신의 핵심 정책마저 법적 정당성을 잃은 판결이 나오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다는 진단도 나온다.그러나 미 CBS방송과 뉴욕타임스(NYT) 등 미국 주요 언론들은 이번 판결과 관련해 연방 대법원과 대법관들이 원칙에 입각해 독립성을 보여줬다며 긍정적인 평가를 내놓았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미국 무역대표부(USTR)는 20일(현지 시간) 무역법 301조에 근거해 대부분의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한 조사를 진행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미국 연방대법원이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상호관세 부과 등에 대해 위법이라고 발표한 것에 대한 대응 조치로 현재 부과 중인 관세 효과를 최대한 유지하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날 USTR은 제이미슨 그리어 대표 명의의 성명을 통해 “무역법 301조에 따라 여러 교육 국가들의 부당하고, 불합리한 차별적이고 부담을 주는 행위, 정책 관행에 대한 조사를 개시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번 조사는 대부분의 주요 교역국을 대상으로 하며 산업 과잉 생산, 강제 노동, 의약품 가격 책정 관행, 미국 기업에 대한 디지털 상품과 서비스에 대한 차별 같은 우려 사항들을 다룰 것”이라고 했다. 그리어 대표는 이날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이 나왔음에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협상한 모든 무역 협정이 유지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밝혔다. 또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국제경제비상권한법(IEEPA)을 활용해 관세를 부과한 건 펜타닐, 이민, 무역 적자 위기 같이 미국 외부에서 비롯된 문제들을 신속, 유연하게 해결하는 데 필요한 적절한 수단이었기 때문”이라고 했다.미국 무역법 301조는 1974년 제정됐고, 외국 정부의 미국 기업에 대한 불합리하고 차별적 조치 등에 맞서 관세를 부과할 권한을 준다. 미국 안팎에서는 ‘슈퍼 301조’로도 불린다. 또 미국 통상 당국의 가장 강력한 보복성 조치로도 꼽힌다.미국은 과거 자국 산업 보호를 위해 핵심 동맹국에도 무역법 301조를 적용해 강경 대응에 나섰다. 대표적인 사례로는 1980년대 일본에 대한 무역법 301조 적용이 꼽힌다. 1980년대 일본산 전자 제품과 자동차들이 미국 시장에서 약진하며 시장 점유율을 크게 높이자 미국은 무역법 301조를 통해 강경한 대응에 나섰다. 1989년 미국은 일본 전자 제품과 자동차 부품 등에 100% 관세를 부과했었다. 당시 일본은 시장 개방 방침을 밝혔고, 관세는 철회됐다. 하지만 일본은 미국의 엔화 절상 요구를 받아들였다. 또 이런 강경한 대응 조치를 통해 미국은 정보기술(IT) 등의 분야를 중심으로 글로벌 경제의 주도권을 더욱 확고히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미국 연방대법원은 20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등의 부과가 위법하다고 판단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다른 행정 조치를 통해 관세 정책을 계속 추진할 것으로 보이지만, 이를 둘러싼 적법성 논란은 커질 가능성이 높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는 취임 직후부터 필요성과 효과를 강조해 온 핵심 정책이 동력을 잃을 수 있는 상황을 맞이하게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유독 관세에 관심을 가지고, 이를 핵심 경제 정책으로 내세운 배경도 다시 한번 큰 주목을 받고 있다.● 트럼프, 1980년대부터 관세 필요성 강조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에 대한 애착은 1980년대부터 시작됐다는 평가가 많다. 당시 잘 나가는 부동산 사업가였던 트럼프 대통령은 41세이던 1987년 뉴욕타임스(NYT), 워싱턴포스트(WP), 보스턴글로브에 “미국을 상대로 무역 흑자를 내는 부유한 동맹을 상대로 ‘세금(관세)’을 걷자”는 내용을 담은 전면광고를 게재했다. 당시 그는 관세 부과를 해야하는 이유로 “다른 국가들이 미국에 바가지 씌우고 있다(rip off)”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부동산 사업가가 거액을 들여 유력 신문에 관세 부과 필요성을 강조하는 광고를 게재했다는 점에도 큰 관심을 받았다. 지난해 1월 재집권 뒤 트럼프 대통령이 전세계를 상대로 관세 부과에 적극 나선 건 우연이 아닌 것이다. 일각에선 이때부터 트럼프 대통령이 사실상 정치에 관심을 가지기 시작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아이어코카에게 영향 받았단 분석도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 재계에서 1970~1980년대 ‘경영의 귀재’ 중 한 명으로 꼽혔던 리 아이어코카 전 크라이슬러 회장(1924∼2019)로부터 ‘관세의 중요성’을 인식했다는 분석도 많다. 아이어코카는 크라이슬러를 이끄는 과정에서 일본 자동차의 약진으로 큰 어려움을 겪었다. 토요다, 혼다, 닛산 등이 1970년대부터 뛰어난 성능과 디자인 등을 앞세워 미국 시장에서 점유율을 높인 것에 대한 반감도 컸다. 당시 이 같은 일본 자동차 기업들의 약진을 아이어코카는 “침공”이라고 표현했다. 또 “관세 등 각종 통상 규제를 통해 제조업을 지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이어코카는 1984년 자서전을 통해서도 “자유무역은 허상”이라고 강조했다.아이어코카와 트럼프 대통령은 나이 차가 많이 났지만, 부동산 개발 사업을 한때 같이 진행하는 등 가까운 관계였다. NYT와 WP 등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이어코카와 교류하면서 사업 스타일과 세계관 등이 비슷해졌다고 분석했다. 이로 인해 관세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도 아이어코카로부터 영향을 받았을 것이란 분석이 제기되는 것이다.부동산 사업가 출신답게 트럼프 대통령이 세금에 대한 지식이 깊고, 이로 인해 역시 세금의 한 종류인 관세에도 특별한 관심을 가진다는 평가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과거 자신의 사업 성공 비결 중 하나로 “세금을 최대한 적게 내는 것”이라고 자주 말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전 세계에 부과한 상호관세 부과 등이 위법이라고 미 연방대법원이 20일(현지 시간) 판결했다. 이번 결정은 트럼프 2기 행정부 정책 가운데 대법원이 처음으로 명확히 위헌 또는 위법 판단을 내린 사례다. 대법원이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기조인 관세 정책에 대해 제동을 건 만큼, 트럼프 행정부의 통상 전략은 근간부터 흔들릴 수 있단 관측이 제기된다. 특히 한국은 물론 일본, 유럽연합(EU) 등 주요국의 통상 전략 또한 일대 변화를 맞이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번에 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등 부과를 위법으로 판단했음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우회 수단을 찾아 관세 정책을 유지하려고 할 가능성이 크다. 이에 이번 대법원의 판결이 실제 전 세계 경제에 어떤 영향을 끼칠진 좀 더 두고 봐야 한다는 전망도 나온다. ● “의회 승인 없이 광범위한 관세 부과는 권한 넘어서” 대법원은 이날 6대 3으로 IEEPA가 대통령에 관세 부과 권한을 주지 않는다고 판단했다. 연방대법관 9명 중 6명이 보수 성향이지만, 존 로버츠 대법원장을 포함해 3명의 보수 성향 대법관이 위법이라고 판결한 것. 다수의 대법관은 “의회로부터 명확한 승인 없이 가장 광범위한 관세를 부과한 것은 권한을 넘어선 것”이라고 판단했다. 로버츠 대법원장은 “의회가 관세 부과라는 별개의 특별하고도 이례적인 권한을 부여하려 했다면, 명시적으로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판시했다. 그는 지난해 11월 워싱턴 연방대법원 청사에서 진행된 심리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이 IEEPA를 관세 부과의 법적 근거로 삼은 것을 두고 “비상사태 시 외환 규제 권한을 ‘모든 국가의 모든 제품에 대해 어떠한 금액, 어떠한 기간이든’ 관세를 부과하는 권한으로 해석하는 건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 바 있다. 당시 로버츠 대법원장을 포함해 대법관들의 반응을 감안하면 트럼프 행정부의 최종 승소를 장담하기 어렵단 관측이 나왔다.그간 관세 정책은 의회 동의를 반드시 거쳐야 하는 사안으로 여겨졌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국가 안보 등을 이유로 자신의 부과가 정당하다고 맞서왔다. 지난달엔 워싱턴 백악관에서 주재한 내각회의에서 미국이 교역 상대국에 부과하는 관세가 “지금보다 훨씬 높아질 수 있다”며 “사실 우리는 지금까지 너무 친절했다”고 주장했다. 현재 각 나라에 부과 중인 관세율이 사실상 절제된 수준이며, 향후 추가적인 관세 인상 조치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또 대법원의 관세 판결에 앞서 타국에 대한 관세 위협의 효과가 반감될 가능성을 차단하려는 의도로도 해석됐다.하지만 이번 판결로 트럼프 2기 행정부는 관세로 얻은 각종 세수(稅收)를 환급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했다. 대법원은 이번에 두 종류의 관세를 다뤘는데,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적자를 바로잡겠다는 명분으로 사실상 전 세계 모든 국가를 대상으로 부과한 상호관세와 마약류인 펜타닐 유입을 명분으로 멕시코·캐나다·중국에 부과한 관세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이번에 대법원이 판결한 관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부과한 관세 중 대다수를 차지한다”며 “조세재단(Tax Foundation)에 따르면, 대통령이 비상권한을 근거로 부과한 관세는 향후 10년간 약 1조5천억 달러의 세수를 창출할 것으로 예상됐다”고 전했다. 또 “이는 트럼프 2기 관세의 약 70%에 달하는 수준”이라고 덧붙였다.한국도 이번 판결의 파장에 대해 주목하고 있다. 이번 판결에 따라 우리 기업들이 그동안 납부한 관세를 어떻게 환급받을지 등에도 관심이 모아진다. 다만 일단 우리 정부는 당장 독자적으로 움직이는 대신, 다른 나라들의 상황을 봐가며 신중하게 대응 방안을 모색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우회 수단’ 모색하겠지만…‘관세 정당성’ 타격 불가피이번 대법원 판단에도 불구하고 트럼프 대통령은 다른 법적 근거를 활용해 관세 정책을 유지하려고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도 지난해 12월 뉴욕타임스(NYT) 주최 ‘2025 딜북 서밋’ 행사에 참석해 위법 판결이 나오더라도 관세 정책은 유지하겠다는 뜻을 밝힌 바 있다. 그는 IEEPA에 근거해 부과된 상호관세에 대해 위법 결정이 나더라도 “무역법 301조와 무역확장법 232조, 무역법 122조와 같은 조항들을 통해 정확한 관세 구조를 재구축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무역법 301조는 미국에 불공정하고 차별적 무역 관행을 취하는 무역 상대국에 일정 기간의 통지 및 의견 수렴 등을 거쳐 관세와 같은 광범위한 보복 조처에 나설 수 있게 한다. 122조는 미국의 무역적자 해소를 위해 최대 15%의 관세를 150일 동안 부과할 수 있도록 하고, 무역확장법 232조는 관련 부처 조사를 통해 특정 품목의 수입이 국가 안보를 위협한다고 판단되면 관세 등 적절한 조처를 통해 대통령에게 수입을 제한할 권한을 부여한다. 다만 이 같은 법을 다시 적용하려면 시간이 걸리는 데다, 이미 관세 정책의 정당성이 크게 무너진 만큼 타격은 불가피하다는 평가다. WSJ도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무역 협정을 재편하고 외국 상품을 수입하는 기업들로부터 수백억 달러를 거둬들이기 위해 공격적으로 활용해온 외교적 압박 수단이 무너졌다”고 논평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세계 최대 핵추진 항공모함인 미국의 ‘제럴드 포드’함이 중남미 카리브해에서 중동으로 이동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AP통신 등이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미 페르시아만에 배치된 ‘에이브러햄 링컨’ 항모전단에 더해 또 다른 미 군함이 중동으로 옮겨가면서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 압박 수위가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취재진에 “앞으로 한 달 안에 (이란과의 핵 협상이) 결론 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란에) ‘충격적(traumatic)’일 것”이라며 이란을 위협했다. ‘한 달’이라는 구체적인 협상 시한도 제시했다.포드함은 길이 약 333m, 비행 갑판 폭 약 78m의 공룡 군함이다. 전투기, 조기 경보기 등을 포함해 75대 이상의 항공기를 운용할 수 있고 4500명 이상이 탑승할 수 있다. 특히 이 항모는 미국이 지난달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하기 전 지중해에서 카리브해로 급파됐다. 이 군함이 다시 중동으로 옮겨간다는 것은 미국이 베네수엘라와 마찬가지로 언제든 이란을 기습 타격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미 동부 버지니아주 해안에 있는 ‘조지 H W 부시’함까지 중동에 투입될 수 있다는 전망마저 제기한다. 앞서 미국과 이란은 6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1차 핵 협상을 가졌다. 미국은 이란에 우라늄 농축 중단, 탄도미사일 수량 및 사거리 제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등 중동 내 무장단체에 대한 지원 중단 등을 요구했으나 이란은 거부했다. 양측은 조만간 2차 협상을 할 계획이나 견해차가 커 협상 타결이 불투명하다.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한 달보다 일찍 기습적인 이란 공습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는 지난해 6월 이란의 핵 시설을 공습하기 직전에도 “2주 안에 이란에 대한 군사 개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불과 이틀 후 이란의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의 핵 시설을 기습 타격하는 ‘미드나이트 해머’(한밤의 망치) 작전을 실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0일 정치매체 액시오스 인터뷰 때도 당시 상황을 거론했다. 그는 이란 측이 “내가 실제로 군사 행동을 할 것으로 믿지 않았다. 그들은 수를 잘못 뒀다”며 언제든 군사 작전에 나설 수 있다고 강조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미국과 이란의 갈등이 격화하는 가운데 세계 최대 핵추진 항공모함인 미국의 ‘제럴드포드’함이 중남미 카리브해에서 중동으로 이동하라는 명령을 받았다고 AP통신 등이 12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미 걸프만에 배치된 ‘에이브러햄링컨’ 항모전단에 더해 또 다른 미 군함이 중동으로 옮겨가면서 이란에 대한 미국의 군사 압박 수위 또한 한층 높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같은 날 “앞으로 한 달 안에 결론이 나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이란에) ‘충격적(traumatic)’일 것”이라며 이란을 위협했다. ‘한 달’이라는 구체적인 협상 시한까지 제시했다.포드함은 길이 약 333m, 비행 갑판 폭 약 78m의 공룡 군함이다. 전투기, 조기 경보기 등을 포함해 75대 이상의 항공기를 운용할 수 있고 4500명 이상이 탑승할 수 있다. 특히 이 항모는 미국이 지난달 3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하기에 앞서 베네수엘라에 대한 군사 위협을 가할 때 지중해에서 카리브해로 급파됐다. 이 군함이 다시 중동으로 옮겨간다는 것은 미국이 언제든 이란을 기습 타격할 수 있음을 경고한 행보로 풀이된다. 일각에서는 미 동부 버지니아주 해안에 있는 ‘조지 H.W. 부시’호까지 중동에 투입될 수 있다는 전망마저 제기한다.앞서 미국과 이란은 6일 오만 무스카트에서 1차 핵협상을 가졌다. 미국은 이란에 우라늄 농축 중단, 탄도미사일 수량 및 사거리 제한,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등 중동 내 무장단체에 대한 지원 중단 등을 요구했으나 이란은 거부했다. 양측은 조만간 2차 협상을 가질 계획이나 이견이 커 협상 타결이 불투명하다.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0일 정치매체 액시오스 인터뷰 때도 지난해 6월 이스라엘과 공동으로 이란 핵시설을 공습한 점을 거론했다. 그는 당시 이란 측이 “내가 실제로 군사 행동을 할 것으로 믿지 않았다. 그들은 수를 잘못 뒀다”며 이번에도 비슷한 공습에 나설 수 있음을 시사했다.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한 달보다 일찍 기습적인 이란 타격에 나설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에도 “2주 안에 이란에 대한 군사 개입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했다. 그러나 그는 불과 이틀 후 이란의 포르도, 나탄즈, 이스파한의 핵시설을 기습 타격하는 ‘미드나이트 해머(Midnight Hammer·한밤의 망치)’ 작전을 실행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2일(현지 시간) “우리는 ‘위해성 판단’(endangerment finding)을 공식적으로 종료한다”고 밝혔다. ‘위해성 판단’은 이산화탄소·메탄을 포함해 6가지 온실가스가 공중보건 및 복지 등에 위협이 된다는 결론이다. 미 정부는 2009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 시절 나온 이 결론을 근거로 그동안 온실가스를 규제해왔다. 트럼프 행정부에서 이번에 ‘위해성 판단’을 공식적으로 폐기함에 따라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자동차, 공장 등에 대한 규제는 대폭 완화될 전망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전부터 화석 에너지 부흥에 대한 의지를 강조해왔다. 그는 전날에도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재생에너지 우대 정책을 겨냥해 ‘녹색 사기(Green Scam)’라며 등 날 선 비난을 쏟아냈다. 다만 대기오염 등 환경 문제를 둘러싼 논란은 더욱 뜨거워질 전망이다. 뉴욕타임스(NYT)는 “기후변화가 인간의 건강과 환경을 위협한다는 과학적 판단을 트럼프 대통령이 삭제하겠다고 발표한 것”이라며 “이는 지구를 위험하게 가열시키는 오염을 통제할 연방 정부의 법적 권한까지 종결시킨 조치”라고 지적했다.● 트럼프 “위해성 판단, 오바마 시대의 재앙적인 정책”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수도 워싱턴의 백악관에서 리 젤딘 환경보호청(EPA) 청장과 공동 발표를 갖고 “오늘 우리는 미 역사상 단일 (사안으론) 최대 규모의 규제 완화(deregulation) 조치를 발표한다”며 “난 여기에 ‘압도적’(by far)이란 표현까지 붙일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찬했다. 이어 ‘위해성 판단’을 이제 공식적으로 종료한다면서 “이는 오바마 시대의 재앙적인 정책으로, 미 자동차 산업에 심각한 피해를 줬고 미 소비자들의 가격 부담도 엄청나게 끌어올렸다”고 주장했다. 또 이번 조치를 통해 “1조3000억 달러(약 1870조 원) 이상의 규제 비용이 없어지고, 자동차 가격도 크게 떨어질 것”이라 기대했다. ‘위해성 판단’을 폐기한 목적이 자동차 등 화석연료를 사용하는 산업을 부흥시키는 데 있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그는 위해성 판단을 폐지하는 건 물론, 2012년부터 차량 모델과 엔진에 불필요하게 부과된 모든 ‘친환경 배출 기준’ 역시 종료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 배출 기준을 두고 “자동차 제조에는 재앙”이라며 자신이 자동차 공장 등을 되살려내고 있다고도 했다.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1기 행정부 시절에도 ‘위해성 판단’의 과학적 근거에 의문을 제기하며 철회 또는 폐지를 요구했지만, 당시 EPA는 이와 관련된 청원을 기각한 바 있다. ‘위해성 판단’을 뒷받침하는 과학이 “탄탄하고 방대하며 설득력 있다”는 게 이유였다.반면 EPA는 이번엔 이 판단을 철회하며 입장을 달리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EPA는 자동차와 발전소는 물론, 미국의 지구 온난화 오염물질 대부분을 배출하는 산업 부문의 배출 제한을 없앨 예정”이라고 관측했다. 젤딘 청장도 이날 ‘위해성 판단’ 폐기에 대해 “오바마와 바이든 정부 당시의 ‘과도한 기후정책 시대’를 종식 시키는 것”이라며 의미를 부여했다. NYT는 “젤딘 청장은 과거 하원의원 시절엔 기후 대응에 찬성표를 던진 바 있다”며 “하지만 EPA 청장 취임 후엔 ‘위해성 판단’ 폐지를 위해 ‘단검을 꽂겠다’고 말했다”고 꼬집었다.● 오바마 “기후변화 맞설 능력 약화…화석연료 산업만 돈 벌 것”온실가스가 대기 중에 쌓이면 태양열이 지구 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평균 기온을 상승시킨다. 이에 가뭄·집중호우와 같은 극단적 기상 현상이 생기는 건 물론, 해수면이 상승하고 생태계까지 교란될 수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은 이 같은 가능성에 대해 꾸준히 의문을 제기했고, 재생에너지 사용에 대해선 강한 거부감을 드러내왔다.특히 이번엔 미국의 기후 정책을 크게 후퇴시킬 수 있단 우려까지 제기되는 발표를 함에 따라 그 파장은 더욱 커질 전망이다. 당장 오바마 전 대통령은 이날 X(구 트위터)를 통해 ‘위해성 판단’이 폐기되면 “우린 덜 안전해지고, 덜 건강해지며, 기후변화에 맞설 능력이 약화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또 결국엔 “화석연료 산업만 더 많은 돈을 벌게해 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민주당의 차기 대권 주자 중 한 명으로 꼽히는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불법적 조치에 맞서 소송을 제기하겠다”며 법적 대응 방침을 밝혔다. 환경단체들 역시 잇따라 법적 조치를 예고하는 등 강도 높은 비판을 이어갔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1일(현지 시간) 지난해 한국, 일본, 인도 등과 체결한 무역합의를 통해 미국산 석탄 수출을 획기적으로 늘리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에 대한 석탄 수출을 언급한 건 지난해 1월 재집권 뒤 처음이다. 지난해 10월 한미 정상이 관세협상을 최종 타결한 뒤 발표된 ‘조인트팩트시트(공동설명자료)’에도 관련 내용은 담기지 않았다. 또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한국 정부와 사전에 논의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미 양국이 한국의 구체적인 대미(對美) 투자 이행 방안을 두고 협의 중인 가운데 트럼프 대통령이 직접적으로 ‘석탄’을 거론한 건 향후 미국산 석탄을 대거 수입하라고 압박할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재집권 전부터 화석 에너지 부흥에 대한 의지를 강조했고, 조 바이든 행정부의 재생 에너지 우대 정책을 ‘녹색 사기(Green Scam)’라고 비판했다.● 미국산 에너지 판매에서 석탄 강조할 수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열린 석탄업 활성화 행사에서 미국이 최근 몇 달간 “한국, 일본, 인도 및 다른 국가들과 석탄 수출을 획기적으로 늘리는 역사적인 무역합의를 체결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전 세계에 석탄을 수출하고 있다. 우리 석탄 품질은 세계 최고”라고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자국 내 석탄 산업을 부흥시키려는 노력을 자찬하는 과정에서 나왔다. 그런 만큼 한국, 일본, 인도 등에 석탄 수출을 늘리기로 했단 주장도 실제 논의 여부와 상관없이 자신의 성과를 내세우려는 의도에서 즉흥적으로 던진 말일 수 있다. 그는 지난달 재집권 1년을 맞아 가진 기자회견에선 “아시아로 천연가스를 수출하기 위한 알래스카 파이프라인 프로젝트를 출범시켰다”고 주장했는데, 한국 정부는 “참여 여부가 결정된 바 없다”고 선을 그은 바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한국과의 관세 및 무역 협상을 큰 틀에서 합의한 직후 트루스소셜에 “한국은 1000억 달러(약 144조3000억 원) 규모로 액화천연가스(LNG)나 다른 에너지 제품을 구매하기로 했다”고 주장했다. 당시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미국 에너지 구매를 향후 4년간 1000억 달러로 확대하는 방안이 (한미 관세 협상 결과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지난해 7월 미국산 에너지 구매 관련 내용 등을 토대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에 미국산 석탄 수입을 대폭 늘리라고 압박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산업통상부 관계자는 “이날 트럼프 대통령의 (석탄 관련) 발언은 지난해 7월 무역합의 때 공개된 미국산 에너지 구매 확대의 맥락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국이 실제로 미국산 석탄 수입을 늘릴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한국의 석탄 수입은 매년 큰 폭으로 줄고 있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2022년 283억3220만 달러에 달했던 석탄 수입액은 지난해 125억837만 달러로 감소해 3년 만에 55.9% 줄었다. 수입 석탄 가운데 미국산이 차지하는 비중은 약 3∼4% 수준이다.● 軍까지 동원해 美 석탄업 부흥 지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석탄은 매우 신뢰할 수 있고 값싼 에너지원”이라며 “더 많은 석탄은 미국 시민의 주머니 속에 더 많은 돈이 들어간다는 의미”라고도 주장했다. 그러면서 미국 국방부(전쟁부)가 석탄발전소와 새로운 전력 구매 협정을 체결하도록 지시하는 행정명령에도 서명했다. 군까지 동원해 석탄 산업 부흥에 대한 의지를 나타낸 것. 미 에너지부 또한 집권 공화당 지지세가 강한 켄터키,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웨스트버지니아주의 6개 석탄 발전소에 1억7500만 달러(약 2502억 원)를 지원하기로 했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번 조치와 관련해 “최근 몇 년간 급격히 쇠퇴해 온 미국 석탄업에 극적인 반전”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석탄이 다른 에너지원보다 많은 대기 오염을 유발하는 만큼 환경 문제가 뒤따를 것으로 우려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세종=정순구 기자 soon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