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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12월 16일(현지 시간) 미국 캘리포니아주 실리콘밸리 마운틴뷰에 있는 로봇 스타트업 ‘더스티 로보틱스’. 이곳에서는 청소기처럼 생긴 작은 로봇이 흰 바닥 위를 분주히 누비고 있었다. 로봇이 지나간 자리 바닥에는 건물의 외형, 배관 위치 등이 담긴 설계도가 그려졌고 그 위로 영어, 스페인어, 한국어 등 다양한 언어로 된 시공 안내문이 새겨졌다. 다양한 국적의 현장 작업자들은 언어 장벽과 상관없이 일을 할 수 있었다. 이 로봇은 미국의 대형 건설사, 데이터센터, 아파트 등에서 쓰인다. 건설 인력난을 해결하기 위해 탄생한 이 기술은 사람이 직접 설계도를 그리던 기존 방식보다 업무 효율을 수 배 높였다. 잭 라이스 데이비스 수석 디렉터는 “로봇이 설계도를 정확히 그려주면 사람들은 시공에 집중할 수 있다”고 말했다. 건설 로봇 기술이 빛을 발하기까지는 실리콘밸리 특유의 ‘혁신 금융’이 든든한 연료가 됐다. 이곳 창업자들은 “투자자들은 창업 초기 2, 3년간은 수익을 안 따지고 밀어준다”고 입을 모았다. 실리콘밸리 금융 생태계에는 ‘홈런 한 번을 위해 99번의 실패를 포용한다’는 문화가 진작에 뿌리내렸다. 혁신 금융의 토양에서 성장한 구글, 애플 등 빅테크 기업은 미국 증시를 떠받치는 기둥이 됐다. 최근 미 증시가 3년 연속 20%대 상승을 이어가며 견고하게 성장하는 비결 역시 혁신 금융이 키워낸 혁신 기업의 활약에서 찾을 수 있다. 반면 혁신 금융 기반이 약한 국내에서는 한계를 느낀 창업가는 물론이고 투자처를 찾으려는 금융사들까지 실리콘밸리로 발길을 돌리고 있다.[이제는 혁신금융 전쟁] 〈2〉 실패해도 투자하는 실리콘밸리기술 결함 겪었던 美 로봇 스타트업실패에도 재도약 할 수 있던 비결로 벤처캐피털 꾸준한 투자 기반 꼽아유행 테마산업에 쏠리는 韓과 달리 실리콘밸리선 기업 잠재력 우선시“B급 사업도 A급 맨파워면 선택”“첫 투자자는 우리와 커피를 몇 번 마신 뒤 투자를 결정했어요.”미국 실리콘밸리 로봇 스타트업 ‘더스티 로보틱스’의 테사 라우 최고경영자(CEO)는 지난해 12월 16일(현지 시간) 첫 투자 유치 순간을 이렇게 회고했다. 2018년 창업한 라우 CEO는 창업 초기 첫 투자자와 한 달에 한 번씩 만나 커피를 마시며 건설 산업에 대해 새로 배운 점과 사업 아이디어를 소개했다. 그는 “투자자들은 시간이 가면서 우리가 점점 발전한 점을 높게 평가했다”고 말했다. 당시 더스티 로보틱스는 신생 기업이라서 뚜렷한 성과는 없었지만 투자자들은 전진하고 있는 점에 주목했다. 수익성 있는 기업으로 클 수 있겠다고 본 것이다. 라우 CEO는 과거 창업에 실패했던 쓰라린 경험이 있다. 실패해도 투자 기회를 주는 ‘혁신 금융’의 힘이 더스티 로보틱스를 키운 셈이다. 덕분에 이 기업은 7년간 약 7000만 달러(약 1011억 원) 투자를 모을 수 있었다. 미국 경제전문지 ‘패스트컴퍼니’가 2024년 선정한 ‘가장 혁신적인 기업’에도 꼽혔다. 실리콘밸리 기업가들은 혁신 금융가들이 스타트업 실패를 이해해주고 실패를 통한 학습을 가치 있게 여긴다고 소개했다.● “여러 실패가 기업을 성장시켜” 라우 CEO는 이미 한 번 사업을 접고 더스티 로보틱스를 창업했지만 또 다른 위기를 맞았다. 초창기에 샌프란시스코의 한 건설사가 아파트 건설 현장에서 로봇을 쓰다가 반품시켰다. 작동 오류로 바닥에 설계도를 직선이 아닌 곡선으로 그렸기 때문이다. 곧바로 문제점을 찾기 시작했다. 로봇을 실시간으로 제어할 때 와이파이 무선 인터넷이 적합하지 않다는 문제를 발견했다. 이후 제품을 재설계했다. 기술이 개선됐고 당시 로봇을 퇴출시켰던 아파트 건설사를 다시 고객으로 돌렸다. 라우 CEO는 “우리의 역사는 많은 실패로 가득 차 있고 그 실패가 우리를 성장시켰다”고 회고했다. 더스티 로보틱스가 실패에도 버텨내고 도약할 수 있었던 것은 실리콘밸리 벤처캐피털(VC) 생태계 역할이 컸다. 투자자들은 단기적 사업 완성도나 손익보다, 이 기술이 실패를 거쳐 얼마나 빠르게 진화하고 구조적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를 본다. 99번 실패하더라도 1번의 성공을 기다려준다는 뜻이다. 이 회사의 잭 라이스 데이비스 수석 마케팅 디렉터는 “투자자들은 늘 ‘이 산업을 어떻게 바꿀 수 있을까’를 고민하는 회사들을 찾는다”고 말했다. 미국 대형 벤처캐피털들은 투자 초기 2, 3년간 수익화 여부를 묻지 않는다. 안준영 롯데벤처스 미국 지사장은 “벤처 펀딩은 육아와 비슷해서 4, 5년 만에 크길 바라는 건 큰 욕심”이라고 말했다.● “맨파워, B급 사업도 A+급으로 키운다” 데이터 분석업체 ‘디맨드세이지’에 따르면 지난해 2분기(4∼6월) 미국 전역엔 114만8000개 이상의 스타트업이 운영되고 있다. 이 중 상당수가 실리콘밸리에 있다. 실리콘밸리에서 기업 가치 10억 달러(약 1조4455억 원) 이상인 유니콘 기업은 105개다. 반면 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한국 전체 유니콘 기업은 13개였다. 실리콘밸리 지역 유니콘 기업이 한국 전체의 8배다. 실리콘밸리가 유니콘 기업을 활발하게 배출할 수 있는 비결은 ‘혁신 금융’의 투자 공식이다. 혁신 투자자는 사업 자체의 우수성보다 창업 멤버 역량을 본다. 세계적인 벤처캐피털 세쿼이아는 한번 검증한 창업가를 ‘세쿼이아 패밀리’로 본다. 세쿼이아 투자를 받은 유전자 치료제 개발 기업 ‘진에딧’ 박효민 대표는 “세쿼이아는 사업보다는 사람을 검증하고, (검증된 사람들인) ‘세쿼이아 패밀리’를 굉장히 중요하게 여긴다”며 “우리에게 ‘망하더라도 다음 창업 때 우리에게 제일 먼저 오라’고 말한다”고 했다. 일리야 스트레불라예프 미 스탠퍼드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전설적인 한 벤처캐피털 투자자는 ‘나는 A급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B급 팀보다, B급 아이디어를 추구하는 A급 팀에 투자하겠다. 왜냐하면 A급 팀은 B급 아이디어의 한계를 빠르게 파악하고, 방향을 바꿔 A+급 아이디어로 발전시킬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고 소개했다. 반면 한국 금융권은 사람의 역량이나 기업의 가능성 대신 그때그때 유행하는 테마에 집중하는 경향이 크다. 이기대 스타트업얼라이언스 센터장은 “인공지능(AI) 등 테마 분야가 아닌 플랫폼에 대한 투자는 얼어붙었다”면서 “특히 내수 산업을 하는 스타트업은 투자를 받기 어려워졌다”고 말했다.“수익에 ‘0’ 하나 더 붙어” 실리콘밸리에 韓벤처 지원 조직 러시‘IBK창공’, 韓 스타트업 美진출 지원HD현대-중기부도 현지 거점 마련“장기적 안목으로 투자 방식 바꿔야”국내서도 창업 생태계 강화 목소리“미국에서 창업에 성공하면 한국보다 수익 뒷자리에 ‘0’이 하나 더 붙습니다.”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 실리콘밸리에서 한국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을 돕는 ‘IBK창공’ 관계자는 실리콘밸리에 진출한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이 기관은 IBK기업은행 창업 육성 조직이다. 미국에서 창업에 성공하면 한국에서보다 더 큰 투자를 유치하고 수익을 높일 수 있다는 얘기다. 기업은행 관계자는 “실리콘밸리에선 한 번 투자 기회가 올 때 규모가 크다”며 “이곳에서 조금이라도 투자를 받으면 실패하더라도 좋은 경력으로 남는다. 이를 기반으로 다른 국가에서 재창업하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국 스타트업은 물론이고 한국 은행과 대기업도 실리콘밸리에 스타트업 지원 조직을 마련하고 있다. 이들이 실리콘밸리로 향하는 이유는 혁신 자금이 풍부하고, 해외 판로를 개척할 기회가 더 다양하기 때문이다. 한국산업은행은 2021년 KDB실리콘밸리를 설립했다. 창업가가 자연스럽게 투자자를 만날 수 있는 투자 네트워킹 행사 ‘넥스트라운드’를 매년 실리콘밸리에서 연다. HD현대 공익재단인 아산나눔재단은 지난해 11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머테이오에 스타트업 지원 공간 ‘마루SF’를 열었다. 미국 시장에 진출한 지 얼마 안 된 창업가들에게 주거와 커뮤니티 공간을 제공한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이달 개소를 목표로 실리콘밸리 멘로파크에 스타트업·벤처캠퍼스(SVC)를 조성하고 있다. SVC는 2013년부터 운영되고 있던 중기부 산하 한국벤처투자(KVIC) 실리콘밸리 사무소를 확장해 마련한다. 정부와 기업, 은행이 한국 스타트업의 미국 진출을 돕는 건 장려할 일이다. 하지만 국내에서도 혁신 금융을 키워 국내 창업 생태계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를 위해 기업과 은행들이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관점을 바꿔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투자한 스타트업이 빨리 성과를 내지 못해도 장기적인 안목으로 투자해야 한다는 얘기다. 벤처업계 관계자는 “단기적 성과가 중요한 국내 금융권에서 오랜 시간을 투입해야 수익을 거둘 수 있는 벤처 투자는 외면받기 쉽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스톡홀름=김수현 기자▽실리콘밸리=신진우, 보스턴=임우선,▽런던=유근형 특파원▽서울=전주영, 신무경, 주현우, 최미송 기자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기자 wskang@donga.com스톡홀름=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실리콘밸리=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보스턴=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런던=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서울=전주영 기자 aimhigh@donga.com서울=신무경 기자 yes@donga.com서울=주현우 기자 woojoo@donga.com서울=최미송 기자 cms@donga.com}

경기 평택 주한미군 기지(캠프 험프리스)에 주둔하던 미 육군 1개 항공대대가 지난해 말 운용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도발에 맞설 주한미군의 핵심 전력인 아파치(AH-64E) 공격 헬기가 이 대대 소속이어서 주한미군 감축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 의회조사국(CRS)이 1일(현지 시간)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캠프 험프리스에 주둔해 온 5-17공중기병대대(5-17 ACS)의 운용이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중단(deactivate)됐다. 보고서는 “이번 육군 항공 전력 재편은 전투항공여단(CAB) 재편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2024년부터 진행됐다”고 했다. 아파치 같은 대형 헬기 중심의 항공 전력을 현대 전장 환경에 맞게 줄이고, 전구 단위에서 생존 확률을 높이는 구조로 바꾸는 작업이 핵심인 CAB 재편 이니셔티브에 따른 조치라는 설명이다. 다만 아파치 헬기 1개 대대가 해체되더라도 나머지 1개 대대는 주한미군에 남아 대북 대응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군은 순환 배치 전력이던 아파치 헬기 대대를 2022년 한반도 상시 배치로 전환하며 대북 억지력 증강에 나선 바 있다. 아파치 헬기 대대 해체를 두고 주한미군 감축이 본격화된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자 정부는 주한미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세계 차원의 미군 육군 전력 재조정 차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실제로 의회조사국 보고서엔 미 워싱턴, 뉴욕, 텍사스, 캔자스 등의 아파치 대대 일부 역시 같은 날 운용이 중단됐다고 명시돼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백억 원짜리 대형 공격 헬기가 수백만 원 수준의 자폭 드론 공격에 파괴되는 등 아파치 헬기의 장기적인 작전 효율성과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전력 개편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군 안팎에선 주한미군이 세계 최강의 ‘킬러 드론’인 무인 공격기 ‘리퍼(MQ-9)’ 대대를 지난해 9월 주한미군에 창설했듯, 조만간 아파치를 대신할 또 다른 첨단 무인 전력을 배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경기 평택 주한미군 기지(캠프 험프리스)에 주둔하던 미 육군 1개 항공대대가 지난해 말 운용을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북한 도발에 맞설 주한미군의 핵심 전력인 아파치(AH-64E) 공격 헬기가 이 대대 소속이어서 주한미군 감축의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미 의회조사국(CRS)이 1일(현지 시간) 공개한 보고서에 따르면 캠프 험프리스에 주둔해 온 5-17공중기병대대(5-17 ACS)의 운용이 지난해 12월 15일부터 중단(deactivate)됐다. 보고서는 “이번 육군 항공 전력 재편은 전투항공여단(CAB) 재편 이니셔티브의 일환으로 2024년부터 진행됐다”고 했다. 아파치 같은 대형 헬기 중심의 항공 전력을 현대 전장 환경에 맞게 줄이고, 전구 단위에서 생존 확률을 높이는 구조로 바꾸는 작업이 핵심인 CAB 재편 이니셔티브에 따른 조치라는 설명이다.다만 아파치 헬기 1개 대대가 해체되더라도 나머지 1개 대대는 주한미군에 남아 대북 대응 임무를 수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미군은 순환 배치 전력이던 아파치 헬기 대대를 2022년 한반도 상시 배치로 전환하며 대북 억지력 증강에 나선 바 있다. 아파치 헬기 대대 해체를 두고 주한미군 감축이 본격화된 것이란 우려가 확산되자 정부는 주한미군에만 국한된 것이 아닌 전 세계 차원의 미군 육군 전력 재조정 차원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진화에 나섰다. 실제로 의회조사국 보고서엔 미 워싱턴, 뉴욕, 텍사스, 캔자스 등의 아파치 대대 일부 역시 같은 날 운용이 중단됐다고 명시돼 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에서 수백억 원짜리 대형 공격 헬기가 수백만 원 수준의 자폭 드론 공격에 파괴되는 등 아파치 헬기의 장기적인 작전 효율성과 가성비가 떨어진다는 지적에 따른 전력 개편의 일환”이라고 말했다. 군 안팎에선 주한미군이 세계 최강의 ‘킬러 드론’인 무인 공격기 ‘리퍼(MQ-9)’ 대대를 지난해 9월 주한미군에 창설했듯, 조만간 아파치를 대신할 또 다른 첨단 무인 전력을 배치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중국이 대만을 겨냥한 대규모 ‘포위 훈련’을 진행한 것에 대해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1일(현지 시간) “불필요하게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비판했다. 또 “무력이나 강압을 포함해 현상 변경을 일방적으로 시도하는 어떠한 행위에도 반대한다”고 했다. 미 국무부는 이날 토미 피곳 부대변인 명의의 성명을 통해 “중국이 대만과 역내 다른 국가들을 향해 전개해온 군사 활동 및 관련 수사(修辭·rhetoric)가 불필요하게 긴장을 고조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우리는 베이징이 자제력을 발휘하고 대만에 대한 군사적 압박을 중단하며, 대신 의미 있는 대화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덧붙였다.국무부는 또 “미국은 대만해협 전반의 평화와 안정을 지지하며, 무력이나 강압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을 시도하는 어떠한 행위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힘에 의한 일방적 현상 변경’은 통상 중국의 대만 무력 통일 등을 견제할 때 사용하는 표현이다.중국 인민해방군은 지난해 12월 대만 인근 해역에서 대규모 실탄 사격 훈련을 포함한 대만 포위 훈련에 나섰다. 또 대만 수도 타이베이의 랜드마크 ‘타이베이101’ 빌딩을 무인기(드론)로 촬영한 사진을 공개하는 등 여론전까지 병행했다.트럼프 정부가 공식적으로 이번 포위 훈련 관련해 입장을 낸 건 처음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29일 취재진에게 “(대만 포위 훈련을) 걱정하지 않는다”고 밝혀 오히려 대만의 안보 불안을 키우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된 바 있다.미국이 역대 최대 규모의 무기를 대만에 판매키로 한 데 이어, 이번엔 중국의 대만 포위 훈련을 겨냥한 비판까지 하고 나서면서 향후 안보 문제를 둘러싸고 미중 관계가 다소 경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다만 일각에선 오히려 트럼프 행정부가 한창 훈련이 진행될 때가 아닌, 훈련이 종료된 뒤 입장을 밝힌 자체가 비판 수위를 조절한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성명 내용이 길지 않고, 표현 수위도 통상 중국을 견제할 때 쓰는 수준을 넘지 않은 것도 의도적인 유화제스처일 수 있다. 트럼프 정부가 이처럼 대중 유화 제스처를 취하는 것이라면, 이는 지난해 한국에서의 미중 정상회담 이후 사실상 무역전쟁 휴전에 합의한 상황을 의식한 것으로 풀이된다. 또 4월로 예고된 트럼프 대통령의 방중을 염두에 둔 것일 수도 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보통 광섬유 랜을 설치하려면 1년이 걸리지만, 이 장치를 쓰면 2∼3시간 만에 통신이 연결됩니다.” 지난해 12월 15일(현지 시간) 싱가포르 창이공항에서 차로 15분 거리에 위치한 게일랑 지역에 들어선 스타트업 ‘트랜스셀레스티얼’을 찾았다. 이 회사의 모하마드 다네시 최고기술책임자(CTO)는 신속하고 저렴하게 통신을 연결할 수 있는 장비를 설치하고 있었다. 다네시 CTO는 “광섬유 랜을 설치하려면 인허가, 땅 매립 등 복잡하고 어려운 절차를 거쳐야 하지만 이 장비로 하면 레이저를 사용한 무선이라 간편하다”고 소개했다. 이 스타트업의 통신 기술은 싱가포르뿐 아니라 일본, 인도, 호주 등 세계 곳곳에서 러브콜을 받고 있다. 첨단 기술 하나만으로 세계 자금을 싱가포르로 끌어들인 것이다. 싱가포르가 스타트업 기술의 수혜를 누리고 세계의 투자금을 끌어모은 건 혁신 금융 덕분이었다.● “벤처투자사 밀집한 싱가포르에서 사업해 성공”트랜스셀레스티얼은 ‘디지털 격차를 줄이고 싶다’는 청사진을 품고 있다. 유엔 산하 국제전기통신연합(ITU)은 지난해 인터넷을 사용하지 못하는 인구를 22억 명 정도로 추산했다.다네시 CTO는 “레이저 통신 기술로 세계 누구든 인터넷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게 하고 싶다”고 밝혔다. 2016년 설립된 이 회사는 싱가포르로 글로벌 자금을 끌어모았다. 인도, 일본, 말레이시아, 필리핀, 호주 등 여러 국가의 통신사들과 협업 중이다. 지난해 11월엔 일본 최대 통신 회사 NTT로부터 투자를 받았다. 일본은 지진, 지진해일(쓰나미), 태풍이 잦아 통신망을 빠르게 복구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이 스타트업에 투자한 엠파워파트너스의 캐시 마쓰이 파트너는 “지진과 태풍으로 인해 통신 네트워크가 끊겨도 이 회사의 제품을 이용하면 불과 몇 시간 만에 복구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 스타트업을 창업한 다네시 CTO는 이란 국적이지만 싱가포르에 회사를 세웠다. 싱가포르에 혁신 산업을 수혈해 주는 ‘혁신 금융’이 풍부하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 사업은) 수백 곳의 벤처캐피털이 밀집한 싱가포르에서 사업했으니 가능했던 일”이라고 자평했다.싱가포르에서 스마트팜 사업에 뛰어든 ‘아치센’도 성장 잠재력을 인정받고 세계 곳곳과 협업하고 있다. 지난해 7월 말레이시아 디지털 농식품 기업 ‘팜바이트’와 조인트 벤처를 세웠다. 이를 통해 말레이시아 국경 부근의 조호르-싱가포르 경제특구(JS-SEZ)에 스마트팜도 지었다. ‘제2의 딥시크’인 중국 인공지능(AI) 기업 마누스는 지난해 싱가포르로 본사를 옮긴 뒤, 페이스북·인스타그램 운영사 메타에 2조 원 이상의 가치를 인정받고 인수됐다.● 세제 혜택, ‘혁신금융’ 유입 촉진싱가포르가 아시아 스타트업 요람으로 정착한 가장 큰 이유는 ‘혁신금융’이 강하기 때문이다. 싱가포르 정부에 따르면 2023년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아세안) 주요국 6곳(인도네시아, 말레이시아, 필리핀, 싱가포르, 태국, 베트남)의 전체 벤처캐피털 투자 금액 중 싱가포르 점유율은 73.3%이다. 한국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가 싱가포르에서 창업한 엄모 씨(48)는 “다양한 투자 회사들이 있어 운영 자금을 마련할 기회가 많다”고 설명했다. 싱가포르에 상속·증여세, 양도·배당소득세가 없는 점도 수많은 혁신 금융이 유입되는 배경으로 보인다. 인도네시아 소재 한 벤처캐피털의 대표는 “투자 환경이 자유로운 데다 세대 간 자산 이전도 용이해 북미권, 유럽 투자사, 기관이 싱가포르를 아시아 진출 교두보로 삼고 있다”고 말했다.● 전통 은행들 일찍이 ‘체질 변신’ 싱가포르의 강점으로 꼽히는 ‘전통 은행의 체질 변신’은 한국 금융권이 배워야 할 과제로 꼽힌다. 싱가포르 은행인 DBS, UOB, OCBC는 가계대출 영업에서 벗어나 스타트업들이 차별화된 아이디어만으로 사업에 도전할 수 있도록 다양한 지원책을 내놨다. 싱가포르 최대 은행 DBS는 아시아권 스타트업에 대출해 주는 프로그램을 도입했다. OCBC는 창업 후 6개월∼2년가량 된 초기 스타트업에 최대 10만 싱가포르달러(약 1억1225만 원)를 빌려주는 ‘비즈니스 퍼스트 론’을 도입했다. UOB는 스타트업 해외 확장과 기술을 지원하는 ‘핀랩(Finlab)’을 별도로 만들어 운영 중이다. 싱가포르 국부펀드 테마섹 자회사 버텍스홀딩스의 추아 키 록 대표이사는 “싱가포르 정부는 은행이 스타트업 투자로 본 손실의 일부를 보전해주는 파격적인 정책을 시행했다. 은행들이 그 과정에서 투자 노하우를 익혔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스톡홀름=김수현 기자실리콘밸리=신진우, 보스턴=임우선, 런던=유근형 특파원서울=전주영 신무경 주현우 최미송 기자}

싱가포르 등 아시아 금융 강국과 미국 실리콘밸리 등에서는 금융회사들이 혁신 기업들의 자금줄이 되고 있지만, 한국 금융권은 여전히 부동산 대출 중심 영업 관행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담보 없이도 기술력만 있으면 자금을 받을 수 있게 하겠다’며 나서고 있지만, 국내 은행권 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지난해 6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정부와 기업이 아무리 인공지능(AI) 등 첨단 산업 육성에 나선다고 해도, 금융사들이 자금의 물꼬를 혁신 산업으로 돌리지 않으면 혁신 산업 육성은 물론 1%대 저성장을 벗어나기도 어렵다.● 30년째 안 바뀌는 ‘손 쉬운 영업’1일 금융감독원 금융통계정보시스템 자료(분기별)에 따르면 2025년 9월 말 국내 은행권(시중·지방·인터넷전문·특수은행)의 주담대는 767조786억 원으로 전체 원화대출금(2466조1660억 원)의 31.1%를 차지했다. 9월 말 기준으로 2019년(31.3%) 이후 가장 높다. 국내 은행들이 이처럼 부동산 대출에 치중하는 이유는 기업 대출에 비해 개별 대출 규모가 작아 손실을 피하기 쉽기 때문이다. 또 한국 부동산 특성상 담보가 확실해 은행이 돈을 떼일 가능성이 매우 낮다. 그만큼 은행 수익률은 높아진다. 돈을 빌린 사람이 빚을 갚지 못하면 은행은 담보로 잡은 부동산을 경매에 부쳐 손실을 곧바로 메울 수 있다.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기업 연쇄 부도에 이은 금융권 줄도산 이후 국내 은행들은 개인 부동산 담보 대출 영업에 주력해 왔다. 이런 영업 관행이 약 30년간 좀처럼 바뀌지 않고 있다. 은행 자금의 부동산 쏠림 현상은 한국 경제에 다양한 부작용을 낳고 있다. 스타트업 등 부가가치가 높은 부문으로 자금이 좀처럼 향하지 않다 보니 국가 전체 성장 동력이 떨어지고 있다. 부동산 담보대출은 당장은 안전해 보이지만, 경제 위기로 부동산 가격이 하락하면 금융 시스템 전반에 위기가 된다. 담보가치 하락으로 돈을 빌린 사람들이 빚을 못 갚고, 금융기관 건전성이 악화될 수 있다. 추명삼 한국은행 금융시장연구팀 차장은 “(부동산 가격 하락기에) 은행 대출 여력이 줄면 전체 신용 공급이 줄어 가계와 기업의 소비와 투자가 위축된다”고 말했다. ● 벤처 집중 투자하는 VC마저 자금 회수한 건축 플랫폼 스타트업은 사업 악화로 2024년 1월 법원으로부터 회생 개시 결정을 받았다. 그러자 투자사는 ‘회생절차가 시작되면 투자자가 이해관계인(대표)에게 주식매수를 청구할 수 있다’는 계약서를 근거로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팔 권리)을 행사했다. 스타트업은 “조금만 기다려 주면 이자라도 갚겠다”고 하소연했다. 하지만 2025년 7월 법원은 투자사의 손을 들어줬다. 이 사건 이후 스타트업 업계는 얼어붙었다. 창업자가 사업에 삐끗하면 언제라도 개인 자산을 날릴 수 있는 선례가 됐기 때문이다. 벤처캐피털(VC)들은 업황이 어려워지면서 투자한 스타트업으로부터 돈을 회수하는 분위기다. 기업공개(IPO)나 인수합병(M&A) 등 회수 시장이 막히면서 투자 실적이 없는 이른바 ‘깡통 VC’도 등장하고 있다. 벤처투자회사 전자공시에 따르면 2025년 1∼11월 투자 실적이 ‘0원’인 VC는 36곳에 달한다. 전체 등록 벤처투자사(384개)의 약 9.4%가 소위 깡통 투자사인 셈이다. 2020년에는 깡통 투자사가 11곳(전체의 5.6%)에 불과했는데, 5년 새 분위기가 바뀌었다. 대형 은행은 가계 대출 중심의 영업 관행을 바꾸지 않고, VC마저 자금줄이 막히면서 스타트업 업계에서는 “한국에서 토스, 배달의민족 같은 유니콘 기업(기업가치 1조 원 이상 기업)이 안 나온 지 오래됐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이효석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VC와 사모펀드(PE), 금융회사가 각각 역할별로 창업 생애주기 전체에서 초기 스케일업부터 인수합병까지 적극적으로 참여해 회수가 용이한 자본시장 기반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에 치중된 자금 물꼬를 혁신 산업으로 돌려야 한국 경제의 고질적인 부동산 문제도 해결할 수 있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대 교수는 “은행권이 그동안 부동산 담보 대출로 돈을 많이 벌었으니, 이제는 그 돈을 기업의 가치를 높이고 경제 성장을 높일 수 있는 생산적 금융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스톡홀름=김수현 기자실리콘밸리=신진우, 보스턴=임우선, 런던=유근형 특파원서울=전주영 신무경 주현우 최미송 기자}

지난해 12월 16일 싱가포르 서부 주롱 지역. 금융 중심지인 ‘래플스 플레이스’에서 차로 30분가량 떨어진 이곳에 7층짜리 회색 건물이 서 있다. 물류 창고, 자동차 부품 센터 등이 에워싸고 있는 스마트팩토리 건물에 들어서니 벽면을 따라 5m 높이 거치대에 촘촘하게 심어진 푸른 채소들이 자라고 있었다. 벽을 따라 조성된 ‘수직 스마트팜’이다. 상추, 케일, 근대 등 9개 종 식물이 밭이 아닌 인공 시설에서 자란다. 이곳 담당 직원 에릭 치아 씨는 “로봇이 농작물 방제, 운반, 점검 등을 모두 진행한다”고 소개했다. 빌딩 안 수직 농장은 2015년 싱가포르에서 창업한 스마트팜 기업 ‘아치센’이 관리한다. 식물 영양분과 산성 농도를 자동으로 확인하고 조절하는 기술도 개발했다. 빈센트 웨이 아치센 대표는 “싱가포르 국토에서 경작지 비중은 고작 1%”라며 “식량 자급률을 높이는 게 목표”라고 설명했다. 아치센은 도시 국가 특성상 식량 자급자족이 어려운 싱가포르 경제 모델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다. 싱가포르 국토에서 나는 채소는 이 나라 전체 채소 소비량의 4%에 불과하다. 2020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위기 때는 수입이 안 돼 가격이 치솟았다. 1인당 국내총생산(GDP) 9만 달러 부국(富國)의 약한 고리가 드러났다. 아치센이 무모해 보이는 도전에 나설 수 있었던 배경에는 신산업을 전폭적으로 지원하는 ‘혁신 금융’이 있다. 스마트팜 사업은 설비투자, 전기료 등 비용 부담이 커서 수익성을 장담하기 어렵다. 하지만 혁신성을 일찌감치 알아본 싱가포르는 물론 한국 벤처캐피털(VC)과 말레이시아 식품 기업 등이 800만 달러(약 116억 원)를 투자했다.세계 최대 창업 강국인 미국 등 주요 선진국들은 혁신 산업을 키우는 ‘혁신 금융’을 놓고 전쟁에 버금가는 치열한 경쟁 중이다. 싱가포르 벤처투자 시장의 외국인 투자 비중은 84%에 달한다. 반면 한국의 금융은 여전히 주택담보대출이 큰 비중을 차지하며 옛 방식에 머무르고 있다. 글로벌 혁신 금융 전쟁에서 뒤처진 한국이 지금이라도 더 과감히 나서야 혁신 산업을 일으키고 저성장 터널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대종 세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은행이 혁신 기업을 적극 발굴해 자금을 지원하면 유망 기업에 투자할 투자자들이 해외에서 몰려올 것”이라며 “정부와 금융권이 부동산에서 혁신 기업으로 돈의 물꼬를 틀어야 한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스톡홀름=김수현 기자실리콘밸리=신진우, 보스턴=임우선, 런던=유근형 특파원서울=전주영 신무경 주현우 최미송 기자}
금융당국은 부동산에 쏠린 자금을 스타트업, 중소기업 등의 성장을 돕는 ‘혁신 금융’으로 돌리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금융권에서는 혁신 금융이 활성화되려면 금융권의 기업 대출 규제와 지주회사의 벤처 투자 규제가 완화돼야 한다고 지적한다. 1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9월 ‘생산적 금융을 위한 자본규제 합리화 방안’을 발표하며 주택담보대출 위험가중치(RWA)를 15%에서 20%로 높이기로 했다. 이렇게 하면 은행이 주담대로 같은 금액을 빌려줘도 더 많은 자본을 쌓아야 해 부담이 커진다. 주담대 대신 기업 대출, 투자로 은행 자금 물꼬를 돌리게 하려는 조치다. 하지만 금융권에서는 은행들이 혁신 기업을 주도적으로 발굴하고 투자하게 하려면, 단순히 주담대에 족쇄를 씌우는 차원을 넘어 기업 대출 규제를 풀어줘야 한다고 주장한다. 금융당국이 제시하는 현행 기준으로는 은행이 기업 대출을 했을 때 이에 대한 부실 위험이 주담대 대비 최대 7.5배 높게 책정된다. 은행 입장에서는 자본을 추가로 확충하지 않는 한 기업대출을 늘리기 어려운 구조다. 대형 금융지주 고위 관계자는 “대형 금융사마다 조 단위 자금이 국민성장펀드 등 정책 펀드로 투입될 예정이기 때문에 정부가 작년 9월 발표한 규제 완화가 은행의 실질적 투자 여력을 얼마나 늘릴지 미지수”라며 “신산업, 혁신 기업에 대한 대출 규제를 완화하는 추가 대책이 뒷받침돼야 정책 효율성이 높아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지주회사의 벤처 투자 문턱이 좀 더 낮아져야 한다는 의견도 나온다. 정부가 지난해 12월 ‘첨단산업 특례 규정 신설 계획’을 밝히면서 대규모 자금이 필요한 반도체, 인공지능(AI) 관련 기업들은 별도 기업을 설립해 자금을 모을 수 있게 됐다. 하지만 지주사가 직접 운영하는 벤처투자회사(CVC)와 관련된 규제는 제외됐다. 김현열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CVC는 모기업이 필요로 하는 기술과 사업모델을 보유한 스타트업을 발굴해 투자할 수 있다”며 “한국 벤처캐피털 자금 회수가 대부분 기업공개(IPO)를 통해 이뤄지고 있는데, CVC가 활성화되면 스타트업이 인수합병(M&A)되는 사례도 늘어날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스톡홀름=김수현 기자실리콘밸리=신진우, 보스턴=임우선, 런던=유근형 특파원서울=전주영 신무경 주현우 최미송 기자}
싱가포르뿐 아니라 대만, 일본, 홍콩 등 아시아 금융 강국들은 세계에서 투자금을 유치하고 스타트업을 육성하기 위해 발 빠르게 나서고 있다. ‘아시아의 실리콘밸리’ 자리를 두고 총성 없는 전쟁이 펼쳐지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대만 경제부는 지난해 8월 현지 스타트업에 투자하는 개인들에 대한 소득공제 개정안을 발표했다. 초기 기업에 개인 주주로 참여하는 엔젤투자자의 자격 요건을 완화하고 개인 소득공제 한도를 상향한 것이 핵심이다. 이에 따라 스타트업 엔젤투자 요건은 100만 대만달러(약 4616만 원)에서 50만 대만달러로 낮아졌다. 또 대만 경제가 지정한 핵심 산업 분야 스타트업에 투자한 개인투자자의 공제 한도는 300만 대만달러에서 500만 대만달러로 인상됐다. 공제 한도가 높아지면 세금을 더 많이 돌려받을 수 있다. 대만은 2024년 벤처캐피털(VC)의 활발한 설립을 유도하기 위해 VC 최소 자본금 요건을 3억 대만달러에서 1억5000만 대만달러로 낮췄다. 레이먼드 창 딜로이트 대만 파트너는 “스타트업 자본 유입을 늘리고 혁신을 도모하기 위한 대만 정부의 정책”이라고 말했다. 홍콩은 VC 생태계를 민간 중심으로 빠르게 재편하고 있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2024년 20억 홍콩달러 규모로 조성된 ‘혁신·기술벤처 기금(ITVF)’의 운영 방식을 VC 중심으로 개편한다고 밝혔다. 정부가 주도한 스타트업 투자의 한계를 인지하고, 투자 경험이 풍부한 VC들의 전문성을 극대화하려는 조치다. 홍콩은 또 가상자산 사업자들의 시장 진입을 유인하기 위해 가상자산 투자로 발생한 수익에 대한 세금 면제 방안도 추진 중이다. 스타트업 상당수가 가상자산과 연계된 사업을 구상한다는 점을 고려한 행보다. 일본은 스타트업을 키우기 위해 국가 차원에서 움직이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22년 일본 경제의 구조를 개혁하기 위한 ‘스타트업 육성 5개년 계획’을 내놨다. 2027년까지 10조 엔을 투입해 10만 개의 스타트업과 100개의 유니콘(1조 원 이상의 기업가치를 인정받은 기업)을 육성하겠다는 구체적인 목표도 세웠다.특별취재팀▽팀장 조은아 경제부 차장 achim@donga.com▽싱가포르=강우석, 스톡홀름=김수현 기자실리콘밸리=신진우, 보스턴=임우선, 런던=유근형 특파원서울=전주영 신무경 주현우 최미송 기자}
미국 국무부가 최근 한국 정부의 국무회의를 통과한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중대한 우려(significant concern)를 갖고 있다”고 지난해 12월 31일(현지 시간) 밝혔다. 하루 전 세라 로저스 미 국무부 공공외교 차관에 이어 국무부가 대변인 명의로 정통망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공개 표명한 것이다. 그동안 한국의 디지털 규제법을 미국 빅테크들에 대한 불이익으로 여겨 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이날 국무부는 개정안 관련 입장을 묻는 동아일보 질의에 대변인 명의로 “미국 기반 온라인 플랫폼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표현의 자유를 약화하는 네트워크법(Network Act) 개정안을 한국 정부가 승인한 데 대해 미국은 중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디지털 서비스에 불필요한 장벽을 부과해선 안 된다”며 “미국은 검열에 반대하며, 모두를 위한 자유롭고 개방적인 디지털 환경을 촉진하기 위해 한국과 협력하는 데 계속 전념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로저스 차관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개정안을 두고 “표면적으로는 딥페이크 문제를 바로잡는 데 초점을 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훨씬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며 기술 협력 또한 위태롭게 한다”고 지적했다. 이번에 개정된 정통망법에는 허위 조작 정보를 악의적으로 유통하면 최대 5배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미국 정부는 개정안이 구글 등 자국 빅테크를 억압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유럽연합(EU)의 빅테크 규제 입법을 주도한 EU 전현직 고위 인사 5명에 대해 미 온라인 플랫폼 기업 검열 등을 이유로 입국을 금지하는 등 디지털 규제 법안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패배 후 지지자들이 의회를 점거한 1·6 사태 당시 지지자들을 선동하려 한다는 이유로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사용을 금지당한 경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한미 통상 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이 디지털 규제를 명분으로 한국에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외교부는 미 국무부가 개정안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우려 입장을 표명하자 “해당 법안은 특정 국가나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다”라며 “법안이 마련된 취지를 고려해 미국 측과 필요한 소통을 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미국 국무부가 최근 한국 정부의 국무회의를 통과한 ‘허위조작정보근절법’(정보통신망법 개정안)에 대해 “중대한 우려(significant concern)를 갖고 있다”고 지난해 12월 31일(현지 시간) 밝혔다. 하루 전 세라 로저스 미 국무부 공공외교 차관에 이어 국무부가 대변인 명의로 정통망법 개정안에 대한 우려를 공개 표명한 것이다. 그동안 한국의 디지털 규제법을 미국 빅테크들에 대한 불이익으로 여겨 온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향후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제기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이날 국무부는 개정안 관련 입장을 묻는 동아일보 질의에 대변인 명의로 “미국 기반 온라인 플랫폼 사업에 부정적 영향을 끼치고, 표현의 자유를 약화하는 네트워크법(Network Act) 개정안을 한국 정부가 승인한 데 대해 미국은 중대한 우려를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한국은 디지털 서비스에 불필요한 장벽을 부과해선 안 된다”며 “미국은 검열에 반대하며, 모두를 위한 자유롭고 개방적인 디지털 환경을 촉진하기 위해 한국과 협력하는 데 계속 전념할 것”이라고 했다. 앞서 로저스 차관은 소셜미디어 X를 통해 개정안을 두고 “표면적으로는 딥페이크 문제를 바로잡는 데 초점을 둔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론 훨씬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며 기술 협력 또한 위태롭게 한다”고 지적했다.이번에 개정된 정통망법에는 허위조작정보를 악의적으로 유통하면 최대 5배의 배상을 청구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 등이 담겼다. 미국 정부는 개정안이 구글 등 자국 빅테크를 억압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미국은 지난해 12월 유럽연합(EU)의 빅테크 규제 입법을 주도한 EU 전현직 고위 인사 5명에 대해 미 온라인 플랫폼 기업 검열 등을 이유로 입국을 금지하는 등 디지털 규제 법안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 왔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이 2020년 대선 패배 후 지지자들이 의회를 점거한 1.6 사태 당시 지지자들을 선동하려 한다는 이유로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 사용을 금지 당한 경험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한미 통상협상이 진행 중인 가운데, 미국이 디지털 규제를 명분으로 한국에 더 많은 양보를 요구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외교부는 미 국무부가 개정안과 관련해 공개적으로 우려 입장을 표명하자 “해당 법안은 특정 국가나 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게 아니다”라며 “법안이 마련된 취지를 고려해 미국 측과 필요한 소통을 해 나가도록 하겠다”고 밝혔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윤태 기자 oldsport@donga.com}

“이제 나는 어머니의 삶, 우리 가족의 삶에 또 하나의 비극을 더했다.” 지난해 11월 미국 시사매체 뉴요커 기고를 통해 암 투병 사실을 공개한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외손녀 타티아나 슐로스버그가 12월 30일(현지 시간) 숨졌다. 향년 35세. 슐로스버그는 2024년 5월 둘째를 출산한 뒤 혈액암의 일종이며 희귀성 암으로 분류되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진단받았다. 그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외동딸인 캐럴라인 케네디 전 주일본 미국대사와 유대계 작가 겸 화가인 에드윈 슐로스버그의 1남 2녀 중 차녀다. 1990년 뉴욕 맨해튼에서 태어난 슐로스버그는 예일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했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미국사 석사 학위를 땄다. 뉴욕 인근 뉴저지주의 지역 언론을 거쳐 뉴욕타임스(NYT)에서 과학 및 기후 전문기자로 활동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의 동료들은 그를 호기심 많고 성실하며, 특권 의식을 드러내지 않는 기자로 기억했다”고 전했다. 예일대 동문인 의사 남편 조지 모런과의 사이에 1남 1녀를 뒀다. 그의 죽음으로 케네디 전 대통령 가문의 비극이 다시 한번 조명받고 있다. 케네디 전 대통령, 그의 동생 로버트 F 케네디 전 법무장관은 모두 의문의 암살을 당했다. 케네디 전 대사의 남동생이자 케네디 전 대통령의 유일한 아들인 존 F 케네디 주니어는 비행기 추락 사고로 숨졌다. 슐로스버그는 2024년 암 진단을 받은 뒤 오랜 비극을 겪어 온 어머니에게 또 다른 고통을 안겼음을 안타까워했다. 당시 그는 “평생 좋은 학생, 좋은 딸이 되려고 노력했다. 어머니를 보호하고 그를 화나게 하거나 속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했다”고 토로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이 사망했을 때 케네디 전 대사는 불과 다섯 살이었다. 슐로스버그는 “멈출 방법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다만 WP에 따르면 그는 투병 생활 중에도 글쓰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또 “아들은 내가 우리 행성에 대해 글을 쓴다는 걸 안다. 아픈 뒤로 나는 아들에게 그 사실을 자주 상기시킨다. 내가 단지 아픈 사람만은 아니었다는 걸 알게 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 슐로스버그는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아들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현 보건복지장관을 수차례 비판했다. 케네디 장관이 2024년 대선에서 가문이 오랫동안 지지한 민주당을 탈당하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자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백신 반대론자인 케네디 장관의 보건복지장관 발탁에도 “논리와 상식을 거스른 인사”라고 질타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해결되지 않은 외교 현안들을 대거 떠안은 채 새해를 맞이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전쟁부터 최근 베네수엘라와의 긴장 고조 상황 등까지 산적한 외교 현안들을 안고 불안한 새해 출발을 하게 됐다고 미국 정치매체 폴리티코가 3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2기 행정부 출범 후 임기 내내 외교 치적을 내세우며 자신이 노벨평화상을 받아야 한다는 주장까지 펼쳤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그가 심혈을 기울인 해외 지역 현안들은 여전히 공전을 거듭하고 있다. 일부 지역에선 오히려 최근 갈등이 더 커지는 분위기다. 폴리티코는 “미 공화당원 중 일부는 자신을 ‘미국 우선주의’ 대통령으로 규정한 트럼프 대통령이 해외 분쟁 해결에 깊이 관여하는 데 대해 점점 불안해하고 있다”고 했다.● 뚜렷한 해법 없는 우크라 종전 협상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기간 중 “취임하면 24시간 이내에 우크라이나-러시아 전쟁을 종전시키겠다”고 공언했지만, 종전 협상은 여전히 끝이 보이질 않는 상황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미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만난 직후 “그 어느 때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가까워졌다. 95% 정도”라며 기대감을 높였지만, 우크라이나와 러시아는 핵심 쟁점을 두고 여전히 팽팽히 맞서고 있다. 특히 러시아가 대부분을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합한 지역)의 러시아 병합 등 영토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이견이 여전하다. 미국과 우크라이나 정상이 종전안을 논의한 바로 다음 날엔 우크라이나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관저 공격을 시도했다는 러시아 측 주장이 나왔고, 우크라이나는 “거짓말”이라며 즉시 반박하며 긴장이 고조되기도 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젤렌스키 대통령을 만난 하루 뒤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회담 후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재건 시작 시점에 관해 “곧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휴전 협상에 대해서도 낙관했다.하지만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앞서 10월 트럼프 대통령 중재로 가자지구 평화 구상 1단계인 휴전엔 일단 합의했지만, 2단계로 나아가질 못하고 있다. 2단계의 핵심은 하마스의 무장 해제인데, 하마스가 이스라엘 점령에 맞선 무장 저항의 권리가 있다고 주장하는 등 저항하면서 긴장이 고조되고 있는 것. 폴리티코는 “평화 프로세스는 끈질긴 외교적 관리가 필요하지만, 트럼프 행정부가 자신의 구상을 실행할 인력과 전문성을 갖추고 있는지는 아직 불확실하다”면서 “가자지구에서 또다시 충돌이 발생할 경우, 이는 지금까지 트럼프의 대표적 외교 성과 중 하나를 위협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베네수엘라와 충돌, 수년간 분쟁으로 끌어들일 수도”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대표적인 외교안보 성과 중 하나로 꼽는 사안은 6월 미 역사상 처음 이뤄진 이란 본토 공격이다. 그는 당시 이란의 핵 프로그램이 완전히 파괴됐다면서, 잠재적인 위협을 제거했다고 주장해왔다. 다만 이러한 기대와 달리 현재 이란이 다시 핵 프로그램을 재건하고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이란을 주적으로 여기는 네타냐후 정권은 최근 이란의 미사일 복구 등을 문제 삼으며 ‘선제 타격’ 가능성까지 거론했다. 이 같은 상황을 두고 폴리티코는 “미국이 다시 개입하게 되는 새로운 충돌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미국의 본격적인 군사작전이 임박해 있단 관측이 나오는 베네수엘라와의 긴장 상황도 새해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발목을 잡을 외교 현안으로 떠오를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3년부터 장기 집권 중이면서 부정선거, 반대파 탄압, 마약 밀매 등으로 비판받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겨냥해 자진 퇴진을 압박하고 있다. 최근엔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군의 첫 지상 작전이 시행된 사실까지 공식 확인했다. 특히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 지역으론 미군 특수부대가 사용하는 CV-22 오스프리 수송기 등 항공 전력과 병력 등까지 이동 배치해 베네수엘라에 대한 압박 수위를 더욱 끌어올리기도 했다. 다만 이 같은 베네수엘라와의 긴장 고조가 미국이 외국 분쟁에 휘말리지 않게 하겠단 약속을 중심으로 형성된 ‘미 우선주의’ 진영을 분열시키고 있다는 평도 있다. 폴리티코는 “일부 반개입주의자들은 마두로 축출이 오히려 지역을 불안정하게 만들고, 미국을 수년간의 분쟁으로 끌어들일 수 있다고 경고한다”고 꼬집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이제 나는 어머니의 삶, 우리 가족의 삶에 또 하나의 비극을 더했다.”11월 미국 시사매체 뉴요커 기고를 통해 암 투병 사실을 공개한 존 F 케네디 전 미국 대통령의 외손녀 타티아나 슐로스버그가 같은 해 30일(현지 시간) 숨졌다. 향년 35세.슐로스버그는 올해 5월 둘째를 출산한 뒤 혈액암의 일종이며 희귀성 암으로 분류되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을 진단 받았다. 그는 케네디 전 대통령의 외동딸인 캐럴라인 케네디 전 주일본 미국 대사와 유대계 작가 겸 화가인 에드윈 슐로스버그의 1남 2녀 중 차녀다.1990년 뉴욕 맨해튼에서 태어난 슐로스버그는 예일대에서 역사학을 전공했고, 영국 옥스퍼드대에서 미국사 석사 학위를 땄다. 뉴욕 인근 뉴저지주의 지역 언론을 거쳐 뉴욕타임스(NYT)에서 과학 및 기후 전문기자로 활동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그의 동료들은 그를 호기심 많고 성실하며, 특권 의식을 드러내지 않는 기자로 기억했다”고 전했다. 예일대 동문인 의사 남편 조지 모란과의 사이에 1남 1녀를 뒀다.그의 죽음으로 케네디 전 대통령 가문의 비극이 다시 한 번 조명받고 있다. 케네디 전 대통령, 그의 동생 로버트 F 케네디 전 법무장관은 모두 의문의 암살을 당했다. 케네디 전 대사의 남동생이자 케네디 전 대통령의 유일한 아들인 존 F 케네디 주니어는 비행기 추락 사고로 숨졌다.슐로스버그는 올해 암을 선고받은 뒤 오랜 비극을 겪어 온 어머니에게 또 다른 고통을 안겼음을 안타까워했다. 당시 그는 “평생 좋은 학생, 좋은 딸이 되려고 노력했다. 어머니를 보호하고 그를 화나게 하거나 속상하게 하지 않으려고 했다”면서도 “멈출 방법이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이 없다”고 토로했다. 케네디 전 대통령이 사망했을 때 케네디 전 대사는 불과 다섯 살이었다.슐로스버그는 “멈출 방법은 없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다”고 했다. 다만 WP에 따르면 그는 투병 생활 중에도 글쓰기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또 “아들은 내가 우리 행성에 대해 글을 쓴다는 걸 안다. 아픈 뒤로 나는 아들에게 그 사실을 자주 상기시킨다. 내가 단지 아픈 사람만은 아니었다는 걸 알게 하기 위해서다”라고 말했다.슐로스버그는 케네디 전 법무장관의 아들인 로버트 케네디 주니어 현 보건복지장관도 수차례 비판했다. 케네디 장관이 해 대선에서 가문이 오랫동안 지지한 민주당을 탈당하고 공화당 대선 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하자 “수치스러운 일”이라고 비판했다. 백신 반대론자인 케네디 장관의 보건복지장관 발탁에도 “논리와 상식을 거스른 인사”라고 질타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약을 실어 나르는 배들을 적재하는 베네수엘라의 부두 지역에서 “대규모 폭발이 있었다”고 29일 밝혔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군의 첫 지상 작전이 시행됐다는 점을 공식 확인한 것이다. 같은 날 CNN은 미 중앙정보국(CIA)이 베네수엘라 해안의 한 부두 시설을 무인기(드론)로 공격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에게 미국이 공습한 부두가 “마약을 배에 싣는 곳”이라며 “모든 배와 그 일대 자체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마약 소탕에 따른 정당한 공습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또 “(그 부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진행된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베네수엘라 마약 선박들이 출발하는 “큰 시설을 제거했다”고 공개했다. 이번 발언은 사흘 전 발언을 추가적으로 설명한 것으로 풀이된다. CNN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드론에 의해 진행된 이번 공습은 그동안 보도된 적 없는 작전”이라며 “베네수엘라 범죄 조직이 해당 해안의 외딴 부두에 마약을 보관하고 이를 선박에 실어 다른 지역으로 운송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판단해 미국이 이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다만, 공습 당시 해당 시설엔 아무도 없었기에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3년부터 장기 집권 중이면서 부정선거, 반대파 탄압, 마약 밀매 등으로 비판받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겨냥해 자진 퇴진을 압박하고 있다. 각종 경제 제재와 군사 위협 수위를 높여 왔다. 특히 최근엔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 지역으로 미군 특수부대가 사용하는 CV-22 오스프리 수송기 등 항공 전력과 병력 등을 이동 배치하며 지상전을 대비해 왔다. 또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마두로 정권을 ‘외국 테러단체(FTO)’로 지정했고, 베네수엘라를 드나드는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한 전면 봉쇄를 명령했다. 미국이 특정 국가의 정권을 FTO로 지정한 건 처음이다. 이에 더해 이미 지상 작전까지 시행됐다는 사실을 직접 공개하면서 마두로 정권을 겨냥한 본격적인 군사 조치가 임박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압박 작전이 중대한 단계로 격상됐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조치들이 결국 반(反)미국·친(親)중국 성향의 마두로 정권이 스스로 물러나게끔 만들기 위한 ‘최대 압박’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이란이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재건하려 든다면 “매우 빠르게 그것을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플로리다주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뒤 이같이 경고했다. 이란을 주적으로 여기는 네타냐후 정권이 최근 이란의 미사일 복구 등을 문제 삼으며 ‘선제 타격’ 가능성을 거론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두둔한 것이다. 또 한 번 중동의 긴장이 고조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이 하는 어떤 일도 걱정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100% 계획을 실행해 왔다”고 네타냐후 총리를 두둔했다. 이어 “우리는 이란을 제거함으로써 이 계획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올 6월 미국 역사상 처음 이뤄진 이란 본토 공격 등을 언급한 것으로 당시 이스라엘과 대(對)이란 압박 공조를 통해 얻은 성과를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는 “이란이 무기 등 전력을 재건하려는 것으로 안다”며 “우린 그들이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하는지 정확히 안다. B-2의 연료를 낭비하고 싶진 않다”고 밝혔다. 앞서 이란 본토 공습 때 동원한 B-2 전략폭격기의 위력을 언급하며, 이란이 몰래 전력 보강에 나선다면 언제든 폭탄 세례를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또 이란의 “나쁜 행동”이 확인될 경우, 그 결과는 “지난번보다 더 강력할 수 있다”고도 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휴전 협상에 대해서도 낙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약 5분간 회담했는데 이미 3가지 난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재건 시작 시점에 관해서도 “곧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앞서 10월 트럼프 대통령 중재로 가자지구 평화 구상 1단계인 휴전엔 일단 합의했지만, 2단계까진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특히 2단계의 첫걸음이자 핵심인 하마스의 무장 해제가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이를 명분 삼아 공습을 감행하고 있다 이란과 하마스 억제에 대해선 뜻을 같이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관할인 요르단강 서안에서 진행되는 이스라엘 정착촌 확장 등을 놓고는 의견 차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안에 대해선 100% 동의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9일 이란이 탄도미사일과 핵무기 개발 프로그램을 재건하려 든다면 “매우 빠르게 그것을 제거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이날 워싱턴 백악관에서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만난 뒤 이 같은 경고했다. 이란을 주적으로 여기는 네타냐후 정권이 최근 이란의 미사일 복구 등을 문제 삼으며 ‘선제 타격’ 가능성을 거론하는 상황에서 이스라엘의 입장을 공개적으로 두둔한 것이다. 또한번 중동의 긴장이 고조될 것이란 우려가 제기된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이스라엘이 하는 어떤 일도 걱정하지 않는다. 이스라엘은 그동안 100% 계획을 실행해왔다”고 네타냐후 총리를 두둔했다. 이어 “우리는 이란을 제거함으로써 이 계획을 가능하게 만들었다”고 했다. 올 6월 미국 역사상 처음 이뤄진 이란 본토 공격 등을 언급한 것으로 당시 이스라엘과 대(對)이란 압박 공조를 통해 얻은 성과를 강조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특히 그는 “이란이 무기 등 전력을 재건하려는 것으로 안다”며 “우린 그들이 어디로 가는지, 무엇을 하는지 정확히 안다. B-2의 연료를 낭비하고 싶진 않다”고 밝혔다. 앞서 이란 본토 공습 때 동원한 B-2 전략폭격기의 위력을 언급하며, 이란이 몰래 전력 보강에 나선다면 언제든 폭탄 세례를 받을 수 있음을 시사한 것이다. 그는 또 이란의 “나쁜 행동”이 확인될 경우, 그 결과는 “지난번보다 더 강력할 수 있다”고도 했다.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휴전 협상에 대해서도 낙관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네타냐후 총리와 “약 5분간 회담했는데 이미 3가지 난제를 해결했다”고 주장했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의 재건 시작 시점에 관해서도 “곧 시작될 것”이라고 밝혔다.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앞서 10월 트럼프 대통령 중재로 가자지구 평화 구상 1단계인 휴전엔 일단 합의했지만, 2단계까진 여전히 요원한 상황이다. 특히 2단계의 첫걸음이자 핵심인 하마스의 무장 해제가 이뤄지지 않는 가운데, 이스라엘은 이를 명분 삼아 공습을 감행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하마스가 무장해제에 나서지 않으면 “끔찍한 일이 있을 것”이라며 “정말 나쁜 일이 그들에게 있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란과 하마스 억제에 대해선 뜻을 같이 했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네타냐후 총리는 팔레스타인 자치정부 관할인 요르단강 서안에서 진행되는 이스라엘 정착촌 확장 등을 놓고는 의견 차이가 컸던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서안에 대해선 100% 동의한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말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마약을 실어 나르는 배들을 적재하는 베네수엘라의 부두 지역에서 “대규모 폭발이 있었다”고 29일 밝혔다.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군의 첫 지상 작전이 시행됐다는 점을 공식 확인한 것이다. 같은 날 CNN은 미 중앙정보국(CIA)이 베네수엘라 해안의 한 부두 시설을 무인기(드론)로 공격했다고 보도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취재진에게 미국이 공습한 부두가 “마약을 배에 싣는 곳”이라며 “모든 배와 그 일대 자체도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마약 소탕에 따른 정당한 공습임을 강조한 것이다. 그는 또 “(그 부두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진행된 한 라디오 인터뷰에서도 베네수엘라 마약 선박들이 출발하는 “큰 시설을 제거했다”고 공개했다. 이번 발언은 사흘 전 발언을 재차 확인한 것으로 풀이된다. CNN은 사안에 정통한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드론에 의해 진행된 이번 공습은 그동안 보도된 적 없는 작전”이라며 “베네수엘라 범죄 조직이 해당 해안의 외딴 부두에 마약을 보관하고 이를 선박에 실어 다른 지역으로 운송하는 데 사용하고 있다고 판단해 미국이 이를 표적으로 삼았다”고 전했다. 다만, 공습 당시 해당 시설엔 아무도 없었기에 사상자는 발생하지 않았다고 했다.트럼프 대통령은 2013년부터 장기 집권 중이면서 부정 선거, 반대파 탄압, 마약 밀매 등으로 비판받는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겨냥해 자진 퇴진을 압박하고 있다. 각종 경제 제재와 군사 위협 수위를 높여왔다. 특히 최근엔 베네수엘라 인근 카리브해 지역으로 미군 특수부대가 사용하는 CV-22 오스프리 수송기 등 항공 전력과 병력 등을 이동 배치하며 지상전을 대비해 왔다.또 트럼프 대통령은 16일 마두로 정권을 ‘외국 테러단체(FTO)’로 지정했고, 베네수엘라를 드나드는 제재 대상 유조선에 대한 전면 봉쇄를 명령했다. 미국이 특정 국가의 정권을 FTO로 지정한 건 처음이었다. 이에 더해 이미 지상 작전까지 시행됐다는 사실을 직접 공개하면서 마두로 정권을 겨냥한 본격적인 군사 조치가 임박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베네수엘라에 대한 미국의 압박 작전이 중대한 단계로 격상됐다는 의미”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이 같은 조치들이 결국 반(反)미국·친(親)중국 성향의 마두로 정권이 스스로 물러나게끔 만들기 위한 ‘최대 압박’ 전략일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8일 플로리다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에서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약 2시간 반 동안 만났다. 두 정상은 회담 후 공동 기자회견에서 “그 어느 때보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가까워졌다. 95% 정도”라며 종전 협상의 타결 기대감을 높였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안전 보장이 100% 합의됐다”고 강조했다. 다만, 미국은 우크라이나에 15년간의 안전 보장안을 제안했지만 우크라이나는 최대 50년을 원하고 있다고 AFP통신 등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 모두 회담 결과에 대해 전반적으로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지만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러시아가 대부분을 점령 중인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합한 지역)의 러시아 병합 등 영토 문제를 둘러싼 양측의 이견은 여전하다. 게다가 러시아는 이날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교감한 종전안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여 최종 타결까지 난항이 예상된다.● 영토 갈등 등 ‘넘어야 할 산’ 많아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회담 전에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회담 뒤에는 유럽 주요국 정상과 통화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전쟁 종식에 관해 많은 진전을 이뤘다”며 “잘되면 아마 몇 주 안에 타결될 것이나 나쁘게 되면 (종전 합의가) 이뤄지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종전 협상의 합의까지 얼마나 가까이 왔냐’는 질문에는 “95%까지 가까워졌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젤렌스키 대통령 또한 “20개 조항의 평화안을 포함한 평화 체제 구축의 거의 모든 측면을 논의했다”고 화답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영토 갈등을 두고 “한두 가지 ‘까다로운(thorny)’ 문제가 있다. 아직 해결되진 않았지만, 많이 접근했다”고 했다. 아직 양측의 최종 합의까지 이끌어낼 수준은 아니라는 의미다. 러시아 역시 우크라이나가 돈바스 전체를 양보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유리 우샤코프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 외교정책보좌관은 같은 날 “우크라이나가 돈바스에서 지체 없이 철수하는 ‘대담한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밝혔다. 우크라이나는 현 전선에서 전투를 중단하자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날 회담 후 “우크라이나가 현재 통제하는 영토를 존중해야 한다”고 맞섰다. 우크라이나 안전 보장 의제 또한 일부 진전에도 불구하고 입장 차가 크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대(對)우크라이나 안전 보장은 100% 합의됐다. 군사적 차원에선 100%”라고 자신했다. 미국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유럽 주요국이 ‘집단 방위’를 명시한 나토 조약 제5조에 준하는 안전 보장을 우크라이나에 제공하는 안에 트럼프 대통령과 공감을 이뤘다는 뜻이다. 트럼프 대통령도 “유럽이 (안전 보장의) 큰 부분을 맡고, 우리는 유럽을 100%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러시아는 유럽 주요국 군대의 우크라이나 주둔을 강하게 반대하고 있다. 전쟁 후 러시아가 통제 중이지만 가동이 중단된 우크라이나 자포리자 원자력발전소의 운영 재개 또한 관건이다. 우크라이나와 미국은 두 나라가 공동 운영하는 방안을 선호한다. 러시아는 이에 반대하고 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은 푸틴 대통령이 자포리자 원전의 재개에 “협조적”이라고 했다.● 트럼프, 베네수엘라 지상 목표물 첫 공격 시사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28일 베네수엘라의 지상 목표물을 공격했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 미국이 그간의 해상 봉쇄를 넘어 베네수엘라에서 본격적인 지상전에 돌입했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26일 녹화돼 이날 공개된 WABC 라디오 인터뷰에서 베네수엘라 선박이 출항하는 큰 공장과 시설을 거론하며 “우리가 파괴했다(knocked out)”고 발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 때부터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의 마약 밀매, 부정 선거, 반대파 탄압 등을 비판해 왔다. 올 9월부터 마약선 공습을 본격화하며 마두로 정권의 자진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한국 강원 영월의 상동광산에 대규모로 매장된 텅스텐을 조만간 공급받을 가능성이 있다고 미국 CBS방송이 28일 보도했다. 텅스텐은 스마트폰, 전기자동차, 첨단 무기 등을 생산할 때 쓰는 전략 광물이다. 특히 전차, 전투기, 철갑 관통 탄약, 벙커 파괴용 폭탄, 인공지능(AI) 기반 미사일 유도 체계 등에 꼭 필요하다. 상동광산 운영권을 가진 캐나다 광산개발회사 ‘알몬티’의 루이스 블랙 최고경영자(CEO)는 CBS 인터뷰에서 ‘한국의 텅스텐이 미국 정부의 수요를 충족시킬 수 있느냐’는 질문에 “미국의 국가 안보를 위해서라면 그렇다”고 답했다. 최근 미국 워싱턴의 백악관 방문 당시 트럼프 2기 행정부로부터 텅스텐 공급을 보장받았다고 주장했다. 블랙 CEO는 상동광산이 “내년에 완전 가동에 들어가면 연간 120만 t의 텅스텐 광석을 생산할 수 있다. 수십 년 동안 미국에 안정적인 공급을 보장할 것”이라고 자신했다.1916년 문을 연 상동광산은 1960, 70년대 세계 텅스텐 생산량의 17%를 점유하며 호황을 누렸다. 이후 중국이 대규모 생산에 나서면서 가격이 급락해 경쟁력을 잃었다. 1992년 원광 생산도 중단했다. 2015년 상동광산 영업권을 사들인 알몬티는 2021년부터 광산 개발을 본격화했다. 알몬티 측은 상동광산에 5800만 t이 넘는 텅스텐이 매장돼 있다고 보고 있다.텅스텐은 단단하고 밀도가 높아 코발트 리튬 니켈 망간과 함께 5대 핵심 광물로 꼽힌다. 특히 상동광산에 매장된 텅스텐은 광물 내 함량이 0.45%로 중국산(0.19%) 등과 비교해 약 2.5배 높다. 그만큼 품질이 우수하다는 의미다. CBS 또한“텅스텐은 극도로 높은 온도를 견딜 수 있어 ‘전쟁 광물’로 불린다. 미국이 국방 분야에서 절실히 필요로 하는 광물”이라고 평했다. 또 희토류와 핵심 광물 산업을 지배 중인 중국이 최근 무역전쟁 과정에서 이들 광물을 대(對)미국 압박 수단으로 활용해 공급을 차단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며 “미국 또한 대체 공급원을 필사적으로 찾는 상황”이라고 덧붙였다. 다만 일각에선 한국 역시 필요한 텅스텐 대부분을 중국산에 의존하는 만큼, 텅스텐 제련 설비를 갖춰 국내에서 수급을 고민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