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이진한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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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 국민이 ‘몸신’처럼 건강하게 되는 날까지 열심히 소통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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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재분야

2026-05-14~2026-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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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문의 상주… 뇌혈관 치료 ‘최단 시간’에 완료

    경북 포항시의 에스포항병원은 뇌중풍(뇌졸중)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하는 즉시 검사와 시술, 수술이 물 흐르듯 이뤄지는 뇌혈관 전문병원으로 유명하다. 신경외과와 신경과 전문의가 24시간 병원에 상주하는 것은 물론이고 환자의 동선을 최소화해 모든 진단과 치료 과정이 유기적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최근 경북 울진의료원에서 뇌출혈 진단을 받고 이송된 김모 씨(55)는 에스포항병원 도착 후 수술실에 들어가기까지 28분밖에 걸리지 않았다. 우측 손발 마비 증세로 내원한 이모 씨(81) 역시 응급실에서 혈관조영실로 이동하는 데 49분, 시술 시작까지 총 60분이 걸렸다. 국내 평균과 비교하면 절반 이상 시간을 단축했다. 특히 막힌 뇌혈관을 뚫어내는 재개통 시술의 성공률은 90%를 넘는다. 환자 10명 중 9명 이상이 피가 다시 잘 통할 만큼 우수한 성과를 내고 있다. 지난달 16일 만난 김문철 에스포항병원 대표병원장은 “응급실에 환자가 도착하는 순간 ‘패스트트랙’ 프로토콜을 즉시 가동해 대기 중인 신경외과와 신경과 전문의가 환자의 상태를 즉시 판단하고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며 “수술이 필요할 경우엔 대기 중인 수술팀이 바로 투입돼 막힌 뇌혈관을 뚫는 응급 수술 및 시술을 시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뇌혈관 응급 환자 거부 없는 응급실 구축에스포항병원 응급실의 가장 큰 강점은 레지던트가 아닌 신경외과·신경과 전문의가 직접 응급 환자를 초진하고 진료하는 시스템이다. 최근 대형 대학병원들이 인력 부족으로 응급 환자 수용에 난항을 겪고 있지만, 에스포항병원은 철저한 전문의 당직 체계를 유지하며 ‘응급 환자 우선 수용’ 원칙을 고수하고 있다. 응급실에서는 24시간 대기 중인 전문의가 환자의 중증도를 신속하게 분류한다. 이어 자기공명영상(MRI) 및 컴퓨터단층촬영(CT) 등 영상 검사와 응급 시술이 지체 없이 진행되도록 프로세스를 고도화했다. 뇌혈관 관련 학회에서 뇌졸중 시술과 수술 실력을 인증받은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진이 포진해 있어 진료의 질 또한 여느 대학병원에 뒤지지 않는다. 급성기 치료 이후 이어지는 체계적인 재활 치료 과정은 에스포항병원의 또 다른 강점이다. 뇌혈관 질환은 수술 직후 빨리 재활을 시작해야 환자의 회복 속도를 높이고 좋은 예후를 기대할 수 있다. 에스포항병원 재활운동센터는 재활의학과 전문의를 중심으로 물리치료사와 작업치료사 등 전문 인력이 유기적으로 협업하는 다학제 시스템을 갖췄다. 일대일 맞춤형 프로그램을 통해 환자의 운동 수행 능력과 회복 속도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고, 프로그램의 강도를 세밀하게 조절해 안전하고 효과적인 재활을 돕는다.● 응급 환자 도착부터 시술 시작까지 ‘77분’ 에스포항병원에서는 연간 800건 이상의 뇌혈관 수술이 이뤄진다. 특히 병상이 부족해 중증 응급 환자를 수용하지 못하는 사례가 없도록 병상 운용 시스템을 고도화해 신속한 입원과 치료가 가능하게 했다. 병원의 핵심인 뇌혈관센터는 신경외과·신경과·영상의학과 전문의 13명을 2개 팀으로 나눠 운영 중이다. 풍부한 임상 경험을 갖춘 의료진이 24시간 대기하고 있어 뇌경색과 뇌출혈 등 골든타임 확보가 생명인 질환에서 ‘도착 후 최단 시간 내 처치’가 가능하다. 이를 통해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해 시술이 시작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2025년 평균 77분으로 줄였다. 국내 평균인 178분보다 101분이나 빠른 수치다. 김 원장은 “의료진의 역량에 더해 인공지능(AI) 기반의 진단 보조 시스템과 의료 데이터 분석 플랫폼을 적극적으로 도입하고 있다”며 “진단의 정확성과 환자의 안전성을 한 차원 더 높이고, AI와 디지털 헬스케어를 접목한 ‘스마트 전문병원’을 구축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1일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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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간암 치료, 종양만 줄이는 시대 끝났다… 핵심은 ‘간 기능 유지’

    국내 간암 치료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과거에는 얼마나 강력하게 종양을 억제하느냐가 치료의 핵심이었다면 최근에는 환자의 간 기능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 장기 생존으로 이어가느냐가 더 중요한 기준으로 떠오르고 있다. 특히 면역항암제 기반 치료가 확대되면서 첫 단추인 1차 치료 단계부터 후속 치료까지 미리 내다보는 ‘장기적 순차 치료 전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실제로 간암은 국내 암 발생률 순위에서는 다소 낮아졌지만 사망률은 여전히 높다. 2024년 기준 국내 암 사망 원인 2위가 간암이다. 의료진은 그 이유로 간암의 특수성을 꼽는다. 상당수 환자가 암을 진단받는 시점에 이미 간염이나 간경변(간경화) 등 기저 간질환을 동반하고 있어 단순히 암세포만 제거한다고 해서 해결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김도영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간암은 다른 암과 달리 종양 치료와 간 기능 관리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며 “아무리 좋은 항암제라도 간 기능이 무너지면 치료 자체를 지속하기가 쉽지 않다”고 설명했다.간암 치료 핵심은 ‘기능 유지’와 ‘치료 지속성’ 간암이 여전히 난치암으로 평가받는 가장 큰 이유는 환자 상당수가 이미 간 기능이 저하된 상태에서 발견되기 때문이다. 간암은 초기 증상이 거의 없다 보니 진행성 간질환으로 병원을 찾았다가 뒤늦게 암을 발견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경우 간 기능과 전신 상태가 이미 악화돼 있어 적극적인 항암 치료를 시작조차 하기 어려운 사례가 많다. 의료진은 간 건강 상태를 파악하는 지표인 ‘차일드-퓨(Child-Pugh)’ 분류에서 B 또는 C 단계에 해당하는 환자들의 치료가 특히 까다롭다고 입을 모은다. 간 기능이 떨어지면 황달이나 복수 증상이 나타나고 식사나 거동이 어려울 정도로 전신 상태가 급격히 나빠지기 때문이다. 게다가 간경화가 심한 환자는 식도정맥류 출혈 위험까지 커 항암제를 사용하는 데 제약이 따른다. 전문의들은 간암 치료에서 단순히 항암제의 단기 반응률(종양이 줄어드는 비율)만 봐서는 안 된다고 강조한다. 환자가 얼마나 오랫동안 좋은 간 기능을 유지하며 다음 후속 치료로 연결될 수 있느냐가 전체 생존 기간을 좌우하기 때문이다. 실제로 간암은 재발 위험이 매우 큰 암종이다. 한 연구에 따르면 약 8년의 추적 기간 환자의 66.2%가 재발을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때문에 1차 치료가 실패하더라도 2차, 3차 치료로 유연하게 이어지는 ‘순차 치료 전략’이 필수적이다. 문제는 1차 치료에서 간 기능이 악화되면 이후 치료 기회 자체가 박탈될 수 있다는 점이다. 김 교수는 “전체 환자의 60∼70%는 결국 2차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 놓인다”며 “1차 치료에서 간 기능을 얼마나 잘 보존하느냐가 향후 치료 전략 전반을 결정짓는다”고 말했다.‘STRIDE 요법’ 간 기능 지키며 장기 생존도 이런 흐름 속에서 최근 주목받는 1차 치료 전략이 바로 ‘더발루맙·트리멜리무맙 병용 요법’(STRIDE 요법)이다. STRIDE 요법은 2023년 국내 허가 이후 올 3월부터 건강보험 급여가 적용되면서 환자들의 접근성이 좋아졌다. STRIDE 요법의 가장 큰 특징은 간 기능을 비교적 안정적으로 유지하면서도 탁월한 장기 생존 효과를 입증했다는 점이다. 실제 글로벌 임상 연구(HIMALAYA) 결과, 현재까지 허가된 간암 치료 옵션 가운데 최초이자 유일하게 ‘6년 장기 생존 데이터’를 확인하며 장기 생존의 길을 열었다. 투여 방식도 환자 친화적이다. 두 가지 면역항암제 중 트리멜리무맙은 첫 주기에 단 1회만 투여해 면역 세포를 강력하게 활성화하고, 더발루맙은 4주 간격으로 유지 투여하는 구조다. 의료진은 이를 통해 환자의 병원 방문 및 치료 부담을 크게 줄이면서도 장기적인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고 평가한다. 특히 부작용 측면에서 식도정맥류 출혈 위험과 관계없이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다는 점도 큰 강점이다. 이는 출혈 위험 때문에 기존의 ‘면역항암제+표적치료제’ 병용 요법을 쓰기 어려웠던 환자들에게 훌륭한 대안이 된다.1차 ‘면역항암’ 후 2차 ‘표적치료’로 시너지 최근에는 1차 치료 후 선택할 수 있는 2차 치료 선택지가 확대됐다는 점도 고무적이다. 특히 올해부터 대표적인 표적치료제인 ‘렌바티닙’의 2차 치료 건강보험 급여 적용이 가능해지면서 환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크게 줄었다. 다만 렌바티닙 급여 혜택을 받기 위해서는 전제 조건이 있다. 바로 환자의 간 기능이 가장 양호한 단계인 ‘차일드-퓨 A’ 상태로 유지되고 있어야 한다는 점이다. 만약 1차 치료를 받는 동안 간 기능이 관리되지 않아 B나 C 단계로 악화되면 효과적인 2차 치료제가 있어도 급여를 적용받지 못해 치료를 포기해야 하는 안타까운 상황이 생길 수 있다. 의료진이 1차 치료 단계에서부터 후속 치료의 급여 조건까지 계산해 전략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1·2차 치료 간 시너지도 크다. 1차 치료로 쓰이는 STRIDE 요법은 혈관 생성(VEGF) 억제 기전을 포함하지 않는 순수 면역항암 기반 치료인 반면 2차 치료제인 렌바티닙은 VEGF를 억제하는 표적치료제다. 이처럼 1차와 2차에 서로 다른 공격 기전의 치료제를 순차적으로 활용하면 암세포가 약에 내성을 갖는 부담을 줄이면서 치료 효과를 안정적으로 이어갈 수 있다. 김 교수는 “진행성 간암이라도 1차 치료부터 간 기능을 최대한 유지하며 종양을 관리하면 장기 생존할 가능성은 충분하다”며 “간암 역시 암을 완전히 없애는 것에만 매달리기보다 평생 관리해 나가는 만성질환의 개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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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젓가락도 못 들었는데… 뇌전이 폐암 이겨내고 골프-탁구 즐겨”[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환자 이야기]

    폐암은 여전히 국내 암 사망 원인 1위를 차지하는 치명적인 질환이다. 폐암은 현미경으로 본 암세포의 크기와 모양에 따라 크게 ‘소세포(小細胞)폐암’과 ‘비소세포(非小細胞)폐암’으로 나뉘는데 전체 폐암 환자의 80∼85%는 비소세포폐암에 해당한다. 흔히 폐암은 흡연자에게만 발생한다고 생각하기 쉽지만 최근에는 전체 환자의 30∼40%가 비흡연자일 정도로 비흡연 폐암 환자가 늘고 있다. 특히 비흡연자와 동양인에게 흔히 발생하는 대표적인 유전자 변이가 바로 ‘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EGFR) 변이’다. 한국을 포함한 동양인 비소세포폐암 환자의 절반가량에서 이 변이가 확인된다. 문제는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의 경우 치료 과정에서 암세포가 뇌로 퍼지는 ‘뇌전이’를 경험하는 비율이 60∼70%에 달한다는 점이다. 이 때문에 중추신경계 병변 관리가 치료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 과제로 꼽힌다. 다행히 최근에는 표적 항암제의 발전으로 뇌와 전신 병변을 동시에 강력하게 조절할 수 있게 되면서 치료 환경이 크게 변화하고 있다.특히 과거 2년 정도였던 기대 생존 기간은 4년 이상으로 향상됐고 치료 목표 역시 단순한 생존 연장을 넘어 질환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일상을 유지하는 방향으로 바뀌고 있다. 이에 이윤규 강북삼성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와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 및 다발성 뇌전이를 진단받은 뒤 국산 신약 표적 항암제인 ‘렉라자’ 치료를 통해 일상을 회복한 김해옥 씨(76)를 만났다. 뇌전이 폐암 치료 트렌드의 변화와 치료 이후의 삶에 관해 이야기를 나눴다. ―EGFR 변이 폐암과 뇌 전이의 특징은…. 이윤규 교수=“폐암은 여러 고형암 중에서도 뇌 전이가 흔한 암으로, 특히 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은 뇌전이 발생 위험이 높다. 뇌전이 병변은 일반적인 항암제에 충분히 반응하지 않는 경우가 있어 다른 부위의 암이 조절되더라도 뇌 병변은 진행할 수 있다. 또 병변이 커지면 전이 위치에 따라 인지·운동·언어 기능 저하가 나타날 수 있어 환자의 예후와 삶의 질에 큰 영향을 미친다.” ―처음 어떤 증상으로 병원을 찾았고, 진단 당시 상태는…. 김해옥 씨=“2년 전 샤워를 하던 중 한쪽 손이 전기가 오는 것처럼 찌릿했다. 단순한 관절 문제인 줄 알고 정형외과 치료를 받았지만 갑자기 젓가락질조차 하기 어려울 정도로 손힘이 빠져 강북삼성병원을 찾았다. 검사 결과 폐암과 뇌전이 진단을 받았다. 당시에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심정이었다. 가장 힘들었던 것은 손 기능 저하였다. 식사도 제대로 하기 어려웠고 음료 뚜껑도 혼자 열지 못했다. 당시에는 ‘다른 건 몰라도 손만 다시 쓸 수 있다면 좋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절박했다.” 이 교수=“진단 당시 뇌의 여러 중요 부위에 다발성 전이가 확인됐고 왼쪽 전두엽과 측두엽을 침범해 오른팔 기능에 이상이 나타난 상태였다. 비흡연자는 폐암을 의심하기 어려워 질환이 상당히 진행된 뒤 진단받는 경우가 적지 않다. 이 환자 역시 폐 증상보다 손 기능 저하와 같은 신경학적 증상이 먼저 나타났고 검사 과정에서 폐암과 다발성 뇌전이가 진단됐다.” ―치료는 어떻게 진행했고, 치료를 시작하는 데 부담은 없었나. 이 교수=“당시 가장 중요한 것은 환자에게 표적 치료가 가능한 유전자 돌연변이가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었다. 다행히 검사 결과 EGFR 변이가 확인돼 해당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치료제를 사용할 수 있었다. 환자의 심근경색 병력과 치료 목표, 뇌전이 동반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여러 치료 옵션 가운데 렉라자 단독 요법을 선택했다.” 김 씨=“당시에는 치료를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이 많았다. 다행히 렉라자는 주사 치료가 아닌 경구용 약제라 복용이 편리했고 건강보험이 적용돼 비용 부담도 크지 않아 꾸준히 치료를 이어갈 수 있었다.” ―치료 경과는 어땠으며, 그 이후 일상은 어떻게 변했나. 이 교수=“치료 시작 후 신경학적 증상이 빠르게 호전됐다. 특히 영상 검사 결과를 확인하기 전부터 환자가 체감하는 증상 개선이 먼저 나타났다는 점이 인상적이었다. 이후 컴퓨터단층촬영(CT)과 자기공명영상(MRI) 검사에서는 뇌전이 병변뿐 아니라 폐에 처음 발생한 암 조직까지 크기가 감소한 것을 확인했다.” 김 씨=“가장 큰 변화는 가장 힘들었던 손 기능이 회복된 것이다. 당시에는 식사조차 어려웠지만 지금은 일상생활에 큰 불편이 없다. 최근에는 탁구와 골프를 즐길 만큼 건강을 되찾았고 몸무게도 3㎏ 정도 늘어 주변에서 암 환자 같지 않다는 이야기를 듣는다.” ―폐암 치료가 발전하면서 앞으로는 어떤 점이 중요해질 것으로 보나. 이 교수=“환자의 생존 기간이 길어질수록 어떤 치료제를 먼저 선택하고, 삶의 질을 유지하며, 치료를 이어갈 것인지가 중요해지고 있다. 치료 과정에서 발생할 수 있는 내성과 질환 진행을 관찰하며 환자별 최적의 치료 전략을 수립하는 것이 중요해질 것으로 본다.” ―폐암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이 교수=“암 진단을 받으면 많은 환자가 자신을 자책한다. 하지만 암은 누구의 잘못도 아니며, 여러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최근 렉라자처럼 개발 단계부터 뇌전이 병변 조절을 고려한 약제들이 등장해 치료 성과도 꾸준히 향상되고 있다. 주변의 검증되지 않은 정보에 의존하기보다는 담당 의료진과 충분히 상의해 자신에게 맞는 치료를 신속히 시작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김 씨=“환자라는 생각에만 머무르기보다 먹고 싶은 음식을 잘 챙겨 먹고 체력을 유지하면서 생활하는 것이 중요하다. 평소와 다름없는 생활을 하려는 노력이 치료를 이어가는 데 큰 도움이 됐다. 그러니 너무 두려워하지 말고 희망을 갖고 치료에 임했으면 좋겠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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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한의 메디컬리포트]투석 환자도 비행기 탄다… 3박 4일간의 ‘꿈의 여정’

    말기 신부전으로 회당 4시간씩 일주일에 2, 3번 투석 기계에 몸을 맡겨야 하는 환자들에게 해외여행은 불가능에 가까운 얘기였다. 그러나 “한 번만이라도 좋으니 마음 편히 먼 바다를 보고 싶다”던 환자들의 오랜 염원이 최근 현실이 됐다. 지난달 28일 대한신장학회 소속 전문의와 투석 전문 간호사, 혈액 투석 환자 3명은 중국 상하이로 3박 4일의 특별한 여행을 떠났다. 이번 여정은 단순한 관광을 넘어 투석 환자도 철저한 의료적 준비만 뒷받침된다면 얼마든지 해외여행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낸 국내 첫 사례이자 기념비적인 발걸음이다. 첫날 인천국제공항에 모인 환자들의 얼굴에는 설렘이 가득했다. 매주 세 번씩 병원 투석실에 갇혀 지내던 이들이 비행기에 몸을 싣고 상하이 땅을 밟게 된 것이다. 투석 4년 차인 직장인 전동수 씨(42)는 “외국에 간다는 것은 상상도 못 했는데, 의료진이 함께 가니 마음이 놓인다. 투석 뒤 첫 여행이라 너무 기대된다”고 했다. 현지에 도착한 환자들은 여느 여행객과 다름없이 상하이를 마음껏 즐겼다. 큰 피로감 없이 일정도 소화했다. 웅장한 와이탄의 야경을 감상하고, 유람선에선 시원한 강바람을 맞으며 동방명주와 주변 화려한 건물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한국의 인사동에 해당하는 예원 거리를 거닐며 쇼핑을 즐기는 등 일상에서 벗어나 새로운 풍경을 마주한 환자들의 얼굴에는 오랜만에 웃음꽃이 피어났다. 가족에게 영상통화를 걸어 여행의 설렘을 전하기도 했다. 이번 여행을 무사히 마칠 수 있었던 배경에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톱니바퀴처럼 맞물려 돌아간 의료진과 여행사의 노력이 있었다. 전 세계 투석 병원을 연결해 환자들이 안전하게 치료받을 수 있도록 조율해준 ‘세계 여행 투석의료 네트워크(WTDM)’와 환자들의 동선 및 안전을 세심하게 배려한 ‘하나투어’의 체계적인 기획이 뒷받침됐다. 투석 환자 여행의 성패를 가르는 핵심은 역시 ‘현지 투석’이다. 일행이 찾은 상하이이다(上海醫大)의원은 2000병상 규모에 1300여 명의 의료진을 보유한 대형 병원이다. 87개의 병상을 갖춘 투석실에 들어가 보니 국내 유수의 병원과 비교해도 손색없을 만큼 수준 높은 최첨단 장비를 갖추고 있었다. 현지 의료진은 미리 전달받은 환자 정보와 검사지를 확인한 뒤 한국에서 동행한 대한신장학회 전문의, 전문 간호사와 실시간으로 환자의 상태를 공유하며 침착하게 전문적인 의료 서비스를 제공했다. 낯선 타국 땅에서도 안심하고 투석 치료를 받는 환자들을 보며 의료 기술과 네트워크의 발전이 인간의 삶의 질을 어떻게 바꿀 수 있는지 목격할 수 있었다. 여정에 참여한 환자들은 “해외 병원이라 걱정이 많았는데, 국내 최고급 병원 못지않게 편안하고 안전하게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국내 투석 환자 수는 약 12만 명에 이른다. 이들 중 대다수는 여전히 신장 투석이라는 무거운 족쇄에 묶여 일상 너머의 세상을 꿈꾸지 못한 채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다. “여행은 사치”라며 스스로 마음의 벽을 세우고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이들이 많다. 하지만 이번 상하이 투석 여행 프로그램은 그 높은 벽에 커다란 균열을 냈다. 투석 환자도 전문가들의 도움과 체계적인 시스템만 있다면 비행기를 타고 바다를 건널 수 있다는 이정표를 세운 것이다. 투석 치료는 삶을 유지하기 위해 꼭 받아야 하지만, 삶의 즐거움과 행복까지 제한하는 걸림돌이 돼서는 안 된다. 이번 사례를 계기로 투석 환자를 위한 맞춤형 해외여행 프로그램이 더 활성화되길 바란다. 이를 위해선 의료계와 여행 업계의 협력이 제도적으로 정착돼야 한다. 12만 투석 환자가 병원과 집을 오가는 반복된 일상에 절망하거나, 일상에서 벗어나는 것을 주저하는 일이 없어야 한다. 투석 환자들도 새로운 세상을 마주할 자격이 충분하다. 이번 상하이 여정이 환자들의 가슴속에 ‘나도 할 수 있다’는 따뜻한 꿈과 희망의 씨앗이 되기를 기대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6-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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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톡스 시술 1주일만에 ‘동안’… “주사는 살짝 따끔”[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체험]

    중년 남성들이 나이가 들수록 같이 늘어가는 것이 바로 주름살이다. 기자도 예외는 아니다. 어느 날 문득 마주한 거울 속에는 눈가와 미간, 턱밑에 주름이 가득해 세월의 흔적이 그대로 드러났다. 특히 무의식중에 인상을 찌푸릴 때마다 도드라지게 생기는 깊은 골은 여간 신경 쓰이는 게 아니었다. 단순히 나이 탓만 하며 방치하기엔 거울 속 모습이 너무 완고해 보였다. 이에 국내 보툴리눔 톡신(보톡스) 도입 1세대이자 세계적인 피부 외과학 교과서 저자로도 유명한 서구일 모델로피부과 원장을 만나 보톡스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보고, 기자가 직접 시술을 체험해 봤다. ● 무통 주사 장비, 미세 바늘로 통증 크게 줄여 보톡스를 얼굴 전체에 맞아 본 적 없는 기자가 시술 전 가장 걱정했던 것은 역시 통증이었다. 주사기로 얼굴 50여 곳을 촘촘하게 찌르는 시술이기 때문이다. 시술 효과에 대한 기대보다는 얼굴 곳곳에 생길 바늘 흉터와 찌르는 통증에 대한 두려움이 앞섰다. 하지만 막상 시술을 받아보니 이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했다. 우선 시술 전 단계에서 통증을 최소화하기 위한 정밀한 처치가 이루어진다. 마취 크림을 얼굴 전체에 꼼꼼히 바르고 약 30분이 지난 뒤 시술실로 이동한다. 마취 크림 덕분에 얼굴 피부의 감각이 둔해져 실제 내 얼굴이 아닌 듯한 얼얼한 느낌이 들었다. 서 원장은 “과거에는 의사가 일반 주사기로 직접 약물을 주입해 통증이 심했지만, 최근에는 컴퓨터로 주입량과 깊이를 제어하는 무통 주사 장비나 미세 바늘을 활용한다”며 “통증이 획기적으로 줄었다”고 설명했다. 주삿바늘이 들어가는 순간 간호사들이 손가락으로 기자의 이마나 머리 주변을 톡톡 두드려줬다. 이는 ‘관문 조절설’에 기반한 통증 분산 요법이다. 촉각 자극이 통증 자극보다 뇌에 먼저 전달되게 해 바늘의 아픔을 덜 느끼게 만드는 원리다. 덕분에 대부분의 부위는 무덤덤하게 지나갈 수 있었다. 다만 피부가 얇고 신경이 밀집해 있는 눈 밑과 신경 분포가 많은 턱 부위에 주사를 놓을 때는 순간적으로 따끔한 통증이 밀려와 저절로 눈물이 찔끔 나기도 했다. 전체 시술 시간은 5분도 채 걸리지 않았다. ● 동안 효과는 1주 뒤… ‘사무라이 눈썹’ 부작용도 “피부가 탱탱해졌다.” “얼굴이 훨씬 젊어졌다.” 시술 이후 주위 사람들에게 가장 많이 듣는 인사말이다. 시술 후 약 1주일이 지나자 주위에서 얼굴이 갑자기 ‘동안’이 됐다는 이야기를 하기 시작했다. 얼굴을 찡그릴 때 상습적으로 생기던 이마 주름이나 눈가와 미간의 굵은 주름살이 거의 사라졌기 때문이다. 거울을 보니 인상이 한결 부드럽고 환해진 것을 스스로도 확인할 수 있었다. 하지만 시술 뒤 5일째 되던 날, 한쪽 눈썹꼬리가 ‘앵그리 버드’처럼 위로 쓱 올라가는 현상이 발생했다. 이는 보톡스 시술 후 나타날 수 있는 흔한 부작용 중 하나인 ‘사무라이 눈썹’ 현상이다. 이마 근육의 바깥 부위가 안쪽에 비해 약물이 덜 스며들었거나 바깥 근육이 보상 작용으로 과도하게 힘을 쓰면서 위로 치켜 올라가게 되는 것이다. 서 원장은 “당황할 필요가 전혀 없다. 올라간 눈썹 위쪽 근육 부위에 보톡스를 미량만 추가로 투입하면 힘의 균형이 맞춰져 눈썹이 즉시 자연스럽게 내려온다”고 했다. 기자도 이날 추가로 주사를 맞고 눈썹이 제자리로 돌아왔다.● “자외선 차단제 꼭 바르고 물 자주 마셔야” 보톡스는 한 번 맞으면 영구적으로 유지되는 시술이 아니다. 사람에 따라 효과는 3∼6개월가량 지속된다. 반복 시술이 필요하다 보니 최근 대중 사이에서는 소위 ‘보톡스 내성’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항체 형성으로 인해 주사를 맞아도 큰 효과가 없을까 봐 걱정하는 것이다. 서 원장은 일반적인 얼굴 미용 시술에선 내성을 크게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성은 고용량 약물을 짧은 주기로 자주 맞을 때 항체가 형성되면서 발생한다”며 “얼굴 주름 개선에 사용되는 양은 보통 20∼50유닛 안팎으로 극히 소량이기 때문에 사용 가이드라인을 준수한다면 평생 얼굴 시술을 받더라도 내성이 생길 확률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다만 얼굴 주름 외에 몸 전체에 과도한 시술을 받는 것은 우려했다. 서 원장은 “국내 보톡스 한 병당 가격은 글로벌 시장과 비교했을 때 약 20분의 1 수준으로 매우 저렴한 편”이라며 “비용 부담이 적다 보니 종아리, 승모근, 허벅지 등에 한 번에 200∼300유닛 이상의 대용량을 투입하는 보디 체형 시술을 무분별하게 자주 맞는 환자들이 늘었다”고 지적했다. 평소 건강한 동안을 유지하는 생활 습관은 없을까. 서 원장은 “자외선 차단제를 항상 바르고 피부 혈액 순환을 돕는 유산소 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물을 자주 마시는 습관도 주름살 예방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5-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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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립선암 치료도 맞춤시대… 환자에 따라 약 달라진다”

    대한민국이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전립선암(전립샘암) 관리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올해 발표된 중앙암등록본부 자료에 따르면 2023년 기준 전립선암은 폐암을 제치고 남성 암 1위를 차지했다. 전립선암은 초기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조기 발견이 어려운 암이다. 그런데 최근에는 진단 기술 및 치료제 발전으로 환자 특성과 질환 상태를 고려한 맞춤형 치료가 가능해지면서 치료 결과가 크게 향상됐다. 삼성서울병원 비뇨의학과 정병창 교수를 만나 전립선암의 최신 치료 전략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전립선암이 남성 암 1위를 차지했다는데 그 원인은….“실제 치료 현장에서 전립선암 환자가 많이 늘었다는 것이 체감된다. 대형 병원뿐만 아니라 일반 병원 전반에서 환자가 늘면서 조직검사, 수술, 진단 건수 모두 증가했다. 전립선암의 원인은 크게 고령화와 식생활의 서구화로 볼 수 있다. 전립선암은 서구에서 흔한 암인데 앞서 일본이 서구화되며 전립선암이 남성 암 1위를 기록할 만큼 환자가 크게 늘었다. 국내 역시 서구화된 식습관 변화와 고령 인구 증가로 비슷한 흐름을 보이고 있다.”―전립선암의 특징과 환자들이 꼭 알아야 할 점은….“전립선암은 다른 암 대비 천천히 진행되고 치료 성적이 좋지만 전이가 시작되면 5년 생존율이 50%로 떨어진다. 따라서 조기 발견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전립선암은 PSA(전립선 특이 항원)라는 간단한 혈액 검사로 조기 진단이 가능하고, 조기 발견해 치료하면 완치를 기대할 수 있다. 조기 발견하면 생존율이 확실히 높아지고, 조기 검진이 어렵지 않으므로 50세 이상 성인 남성이라면 정기적인 PSA 검사를 권장한다. 다만 PSA는 최종 진단이 아닌 선별 검사이므로 PSA 검사에서 이상 소견이 있다면 조직검사를 진행하고, 진단에 따라 적절한 치료를 받아야 한다.”―최근 호르몬 반응성 전이성 전립선암에서 신약이 나왔다고 하는데.“전이성 전립선암 치료는 수십 년 전부터 남성호르몬 박탈요법(ADT)이 표준 치료였다. 하지만 ADT를 시행해도 시간이 지남에 따라 암세포가 자라는 ‘거세 저항성 단계’로 진행되는 문제가 있었다. 거세 저항성 단계로 이행되면 마땅한 치료법이 없어 암 환자는 1∼1.5년 후 사망하는 경우가 많아 전립선암도 상당히 치명적인 암으로 여겨졌다. 이후 더 강력한 2세대 경구용 안드로겐 수용체 억제제(ARi)들이 개발되기 시작하면서 치료 성적이 크게 개선됐다. 하지만 전신 피로감, 쇠약감, 피부 발진과 같은 부작용도 나타났다. 가장 최근에 개발된 ARi 약제(다로루타마이드)는 이러한 부작용을 최소화하면서도 기존의 2세대 약제들과 유사한 생존율 연장 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ARi 치료제의 종류가 다양해졌다. 치료제 선택 시 효과 외에도 고려해야 하는 점은….“치료 성적만큼이나 환자 삶의 질도 중요하다. 특히 전립선암은 장기적인 치료와 관리가 필요하기 때문에 이상 반응 부담을 줄이는 것이 핵심이다. ARi는 일부 환자에서 전신 쇠약감, 우울감, 두통과 같은 신경계 관련 부작용을 유발할 수 있는데 다행히 최신 약제인 다로루타마이드는 뇌혈관장벽을 통과하지 않도록 설계돼 중추신경계 관련 위험성이 적고 그에 따라 고령 환자에서 낙상 위험도 줄어든다.”―환자에게 ARi 치료제로 2제·3제 병용 요법을 처방할 때 치료 전략은….“3제 요법은 기존 ADT에 ARi와 항암제(도세탁셀)를 추가하는 적극적인 치료법이다. 효과는 강력하지만 항암제가 포함되는 만큼 부작용 부담도 높다. 따라서 환자의 전이 부위와 범위, 전신 상태, 치료 이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2제 또는 3제 요법을 선택한다. 예를 들어 림프절 전이는 비교적 순한 전이이고 간, 뼈 또는 전신으로 전이는 예후가 나쁜 전이로 구분한다. 또 전이 개수(정도)에 따라 고용량과 저용량으로 분류한다. 전이 범위가 넓거나 예후가 좋지 않은 환자에게는 3제 요법을 고려한다. 전이가 제한적이거나 전신 상태가 좋지 않은 환자에게는 2제 요법을 선택하는 등 환자에게 개별화된 맞춤 치료를 시행한다.”―앞으로 전립선암 치료 환경이 어떻게 발전해 나가야 하나.“전립선암은 일찍 발견할수록 완치율이 높아지고 치료 부담과 비용을 줄일 수 있는데도 불구하고 PSA 검사를 통한 조기 발견이 충분히 이뤄지지 않는 것이 가장 안타깝다. 실제로 검진 접근성이 낮은 지역에서는 진행성·전이성 전립선암으로 뒤늦게 진단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 따라서 국가 검진 체계 내에 PSA 검사가 도입돼 농촌 지역부터 검진이 시작되길 바란다. 최신 치료제의 환자 접근성 확대도 중요하다. 치료 유효성과 안전성이 확인됐지만 보험 급여가 적용되지 않는 최신 약제에 대해 급여가 적용되길 기대해 본다. 이를 통해 국내 환자는 글로벌 표준 치료를 받을 수 있게 되고, 국내 전립선암 치료 환경이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특히 고령이나 동반 질환 환자에게도 안전하게 사용할 수 있어 더욱 폭넓은 환자에게 혜택이 돌아갈 것이다. 결국 검진부터 치료까지 전반적인 환경이 개선된다면 더 많은 환자의 생존율과 삶의 질이 향상되고 나아가 완치까지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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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뇌경색 골든타임 4시간 30분… 말 어눌해지면 바로 응급실 가야”

    최근 고령화와 만성질환 증가로 뇌중풍(뇌졸중) 등 중증 뇌혈관질환 환자가 꾸준히 늘고 있다. 뇌졸중은 발병 후 치료까지의 시간이 환자의 생존과 후유장애를 좌우하는 대표적인 ‘골든타임’ 질환이다. 초기 대응이 지연되면 심각한 신경학적 후유증이나 사망으로 이어질 수 있어 환자와 보호자가 증상을 인지하고 빠르게 치료받을 수 있는 의료 환경이 필수다. 이에 이용재 참조은병원 신경외과 심뇌혈관센터장을 만나 뇌혈관질환 치료에서 골든타임의 의미와 전문 치료기관의 역할을 들어봤다.―최근 뇌졸중이 급증하는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현장에서 가장 크게 체감하는 것은 ‘환자군의 고령화’와 ‘발병 연령의 이봉화(Bimodal distribution)’ 현상이다. 80세 이상 초고령 환자가 급증하는 동시에 서구화된 식습관과 스트레스로 인해 40, 50대 ‘젊은’ 뇌졸중 환자도 꾸준히 늘고 있다. 최신 역학 연구에 따르면 고혈압, 당뇨병 등 전통적 위험 요인 외에 미세먼지 같은 환경적 요인도 뇌혈관 건강에 미치는 영향이 커졌다. 특히 심방세동 등 부정맥 유병률 증가가 중증 색전성 뇌졸중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어 예방적 관리가 더욱 중요하다.”―뇌졸중에서 골든타임은 환자의 예후에 어떤 영향을 미치나.“골든타임이 특히 치명적인 질환은 허혈성 뇌졸중(뇌경색)이다. 뇌경색의 골든타임은 4시간 30분인데 혈전용해제는 증상 발생 후 이 시간 이내에만 사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혈전용해제 투여 후 기계적 혈전 제거술까지 빠르게 이어지면 혈관 재개통 성공률이 대폭 높아진다. 반면 뇌출혈은 진행이 매우 빠르므로 가능한 한 고도의 응급 치료를 즉시 시행해야 임상 예후에 유리하다. 골든타임 내 혈관을 재개통시킨 환자는 그렇지 못한 환자에 비해 독립적인 일상생활로 복귀할 확률이 3, 4배 이상 높다.”―중증 뇌혈관질환을 의심할 만한 초기 증상은….“말이 어눌해지거나 잘 나오지 않는 언어장애가 있다면 즉시 119를 통해 응급실을 찾아야 한다. 증상이 나타났다가 금방 사라지는 ‘일과성 뇌허혈 발작(TIA)’도 대형 뇌졸중의 강력한 전조 증상이므로 절대 간과해선 안 된다. 이 경험자 3명 중 1명은 결국 뇌졸중이 발생한다. 가장 명확한 기준은 ‘BE-FAST’ 법칙이다. △B(Balance): 갑작스러운 중심 잡기 어려움 △E(Eyes): 시야 장애나 복시 △F(Face): 한쪽 얼굴 처짐과 비대칭 △A(Arm): 한쪽 팔다리 힘 빠짐 △S(Speech): 발음 어눌함 △T(Time): 시간은 이 중 하나라도 해당되면 즉시 119를 통해 전문 센터로 이동해야 한다는 의미다.”―참조은병원 심뇌혈관센터는 어떤 진료 시스템을 갖추고 있나.“핵심은 ‘365일 24시간 즉시 가동 시스템’이다. 뇌졸중은 예고 없이 찾아오기에 신경외과 전문의가 상주하며 응급실 도착과 동시에 진단-시술-중환자 케어까지 중단 없이 이어지는 ‘원스톱 하이패스’ 체계를 구축했다. 환자가 응급실에 도착하면 전문의가 30분 이내에 진료를 하고, 필요시 뇌혈관 시술을 1시간 이내에 진행한다. 중환자실 치료 역시 신경외과뿐 아니라 호흡기, 신장, 감염내과 등 다양한 진료과 전문의가 협진하는 다학제 시스템으로 이뤄진다.”―환자가 병원에 도착하면 어떤 과정으로 진단과 치료가 진행되나.“응급실 도착 즉시 응급의학과 전문의가 뇌경색과 뇌출혈 여부를 빠르게 판단한다. 이어 뇌혈관 CT와 뇌관류 CT를 함께 시행해 혈관 상태와 혈류량을 동시에 평가한다. 과거에는 CT 촬영 후 추가로 MRI를 진행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현재는 단 한 번의 CT 검사만으로 뇌출혈·뇌경색 여부, 원인 부위, 혈류 부족 상태까지 신속하게 확인할 수 있다. 진단 즉시 혈관 내 시술이나 수술적 치료로 연계된다.”―최근 뇌혈관질환 치료 기술이나 환경은 어떻게 변화했나.“과거 개두술 중심에서 최근에는 혈관 내 시술(Intervention) 중심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머리를 열지 않고도 혈관을 통해 병변에 직접 접근해 치료하는 사례가 많아졌다. 특히 CT 기술의 발전으로 진단 속도가 획기적으로 빨라지면서 대형 대학병원이 아니더라도 역량을 갖춘 지역 거점 병원에서 중증 뇌졸중 환자를 신속하게 치료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다.”―합병증을 줄이기 위한 ‘목표체온유지치료’란 무엇인가.“목표체온유지치료(TTM)는 현대 신경계 중환자 의학의 정수다. 심정지 후 자발 순환이 회복된 환자나 중증 뇌 손상 환자의 체온을 일정 기간 32∼36도로 낮춰 일종의 동면 상태를 만드는 것이다. 체온이 내려가면 뇌의 에너지 요구량이 감소하고 활성산소와 염증 반응이 줄어 2차 뇌 손상을 억제할 수 있다. 원래 심정지 환자에게 쓰던 치료법인데 현재는 중증 뇌출혈이나 광범위한 뇌경색 등 뇌부종 위험이 큰 환자에게도 적극 적용된다. 열 발생을 차단하고 뇌를 보호해 환자의 생존율과 신경학적 예후를 개선하는 필수 전략이다.”―마지막으로 국민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다면….“뇌졸중은 ‘운’이 아니라 ‘관리’와 ‘대응’의 영역이다. 갑작스러운 언어장애나 마비 등의 증상이 나타나면 절대 가볍게 넘기지 말아야 한다. 특히 증상이 잠시 호전되더라도 이는 폭풍전야 같은 전조 증상일 수 있으므로 반드시 정밀 검사를 받아야 한다. 평소 혈압과 혈당을 철저히 관리하고 의심 증상이 생겼을 때 ‘자고 일어나면 괜찮겠지’라는 생각으로 시간을 지체해서는 안 된다. 순간의 신속한 결단이 여생을 바꾼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5-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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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분만-심혈관 등 병원 간 협진… ‘완결형 부산 의료’ 구축

    최근 부산 좋은삼선병원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한 40대 여성은 유방암과 자궁선근종 진단을 받았다. 의료진은 유방암 치료를 위해 관련 기반이 잘 갖춰진 좋은강안병원 암센터로 환자를 연계했다. 이 병원에서 대기 없이 수술과 항암 등 후속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환자는 이어 부인과 질환 특화 병원인 좋은문화병원에서 자궁 일부를 절제하는 수술을 받고 건강을 회복했다. 이는 부산의 대표적 의료법인인 은성의료재단 산하 병원들이 협진을 통해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법을 찾은 결과다. 은성의료재단은 산하에 총 12곳의 ‘좋은병원’을 두고 있다. 12곳의 총 병상 수는 국내 최대 규모인 3000병상에 이른다. 각 병원은 분만·신생아·부인과(좋은문화병원), 암(좋은강안병원), 심혈관(좋은삼선병원) 등으로 전문 분야가 특화돼 있다. 재단은 각 병원을 ‘원스톱 협진’으로 연결해 대학병원 못지않은 성과를 내며 ‘지역 완결형 의료’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지역 내 최대 분만병원, 대학병원급 암센터까지좋은문화병원은 지방 소멸과 분만 인프라 붕괴라는 위기 속에서도 굳건히 부산의 분만 의료 현장을 지키고 있다. 이 병원의 모태인 문화숙 산부인과가 1978년 개원한 이래 지난달 말까지 누적 분만 건수는 11만8000여 건에 달한다. 최근 지역의 주요 분만 병원들이 잇따라 운영을 중단하는 가운데, 좋은문화병원은 월평균 120∼160건의 분만을 수행해 지역 내 최다 분만 실적을 유지하고 있다. 좋은문화병원의 강점은 산부인과 전문의 18명을 중심으로 난임 치료부터 임신, 출산, 고위험 신생아 치료까지 이어지는 ‘통합 진료 체계’다. 특히 신생아집중치료센터(NICU)는 이 병원의 핵심 역량이다. 24시간 전문의가 상주하고 경력 8년 이상의 베테랑 간호사들이 근무하고 있다.‘포괄 2차 종합병원’인 좋은강안병원은 대학병원급 암센터를 운영하며 지역 의료 수준을 한 단계 끌어올렸다는 평가를 받는다. 570병상 규모로 부산 지역 ‘2차 병원’ 중 내원객이 가장 많다. 암 진단부터 수술, 항암, 방사선 치료, 재활까지 전 과정을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가장 눈에 띄는 곳은 유방센터다. 유방암 권위자 전창완 센터장을 필두로 한 다학제 팀은 설립 4년 만에 유방암 수술 2000건을 달성했다. 무엇보다 환자의 25% 이상이 경남, 울산 등 부산 외 지역에서 찾아올 정도다.● 서부산권 골든타임 사수하는 ‘심장 방패’ 서부산권의 의료 거점인 좋은삼선병원은 심혈관 질환 응급 환자의 ‘골든타임’을 지키는 최후의 보루로 꼽힌다. 심재광 센터장, 배장환 연구소장 등 순환기내과 전문의 4명과 함께 대학병원급 장비인 혈관 내 초음파(IVUS), 광간섭 단층촬영(OCT), 저체온 치료 장비 등 필수의료에 필요한 장비를 갖추고 있다. 이들의 성적표는 수치로 증명된다. 2025년 한 해 동안 관상동맥 조영술 1650건, 중재술 474건을 시행했으며, 특히 120여 건의 급성심근경색 응급 수술을 성공했다. 3차 병원의 복잡한 행정 절차 없이 응급실에서 혈관 수술방으로 이어지는 신속한 시스템은 심정지 환자의 생존율을 극대화한 비결이다. 은성의료재단은 최근 부산대와 업무협약을 맺고 대학 내에 ‘좋은병원들 AX(AI 전환) 헬스케어센터’를 설립했다. 구자성 은성의료재단 이사장은 “12곳의 좋은병원은 ‘인공지능(AI) 증강병원’을 목표로 디지털 혁신을 체계적으로 추진하고 있다”며 “국내 2차 종합병원 중 이례적으로 흉부 엑스레이, 유방암, 뇌중풍, 환자 예후 예측 진단과 관련된 AI 진단 솔루션을 빠르게 도입해 환자의 신속하고 정확한 진단에 도움을 주고 있다”고 말했다. 부산=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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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한의 메디컬리포트]‘임종 난민’ 시대, 집에서 맞는 존엄한 마무리를 위하여

    최근 동아일보의 ‘임종 난민, 갈 길 먼 존엄한 죽음’ 시리즈가 조명했듯 우리 사회에서 죽음은 삶의 자연스러운 마무리가 아닌, 차가운 의료기기와 낯선 병실 속에서 감내해야 하는 ‘연장된 고통’으로 인식되고 있다. 현대 의학의 발전은 생명을 연장했지만 동시에 ‘어떻게 죽을 것인가’에 대한 철학적 고민을 마비시켰다. 최근 발표된 보건복지부 통계에 따르면 2022년 기준 국민의 약 75%가 병원에서 생을 마감한다. 하지만 정작 본인에게 물으면 대다수는 가족의 온기가 있는 ‘집’에서 죽음을 맞기를 원한다. 소망과 현실의 지독한 괴리, 이것이 오늘날 대한민국이 마주한 ‘임종 난민’의 서글픈 자화상이다. 14일 대한민국의학한림원과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가 공동 주최한 ‘삶의 마지막 단계, 자기결정과 최선의 의료’ 미디어포럼은 바로 이 지점을 정조준했다. 기자가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본 결과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우리 사회 임종 문화의 모순은 크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문서에 갇힌 ‘자기 결정권’의 무력함이다. 현재까지 약 340만 명이 사전연명의료의향서를 작성했다. 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는 차갑다. 국민은 종이 한 장이면 내 뜻대로 죽을 수 있다고 믿지만 막상 현장에서는 가족의 반대나 의료진의 법적 책임 회피 때문에 무의미한 치료가 강행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이날 김장한 울산대 의대 인문사회의학교실 교수는 연명의료 결정과 시행 과정을 거쳐 사망한 42건의 사례를 분석해 발표했다. 현장에서는 ‘인공호흡기 착용’을 두고 환자 가족과 의료진 간의 갈등이 가장 두드러졌다. 인공호흡기 착용을 거부하면 응급실과 중환자실 입원이 불가능하다. 말기 환자의 인공호흡기 착용은 의사의 의무이므로 임종 과정으로 판단되기 전까지는 중단이 허용되지 않는다. 영양 공급을 위한 ‘콧줄’ 삽입을 둘러싼 환자와 의료진 간 마찰도 마찬가지다. 환자가 콧줄을 거부했음에도 의료진은 영양분 공급을 중단할 수 없다는 이유로 가족의 동의하에 콧줄 삽입을 시행한다. 이는 환자의 의사가 충분히 존중되지 않은 사례다. 내 죽음의 결정권이 타인의 손에 넘어가 있는 셈이다. 둘째, 의료진을 옥죄는 법적·제도적 경직성이다. 토론자로 나온 권복규 이화여대 의대 의학교육학교실 교수는 우리 연명의료결정법이 국가 중심의 과도한 통제를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의료진이 의학적, 윤리적 판단에 따라 존엄한 임종을 돕고 싶어도 국가의 생명 보호 의무를 지나치게 넓게 해석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 연명의료 중단에 복잡한 조건을 걸어둬 방어적인 진료, 즉 무의미한 연명 치료를 선택하게 된다는 것이다. 한국의 현행 연명의료결정법은 임종 과정에 있는 환자만을 대상으로 한다. 많은 국가에서 연명의료 중단은 말기부터 가능하다. 현장에서는 ‘말기’와 ‘임종기’를 칼로 무 자르듯 나누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다. 현실과 동떨어진 법 제도가 병원을 임종의 안식처가 아닌 법적 공방의 전장으로 만들고 있다. 셋째, ‘재택 임종’을 가로막는 돌봄의 공백이다. 가장 뼈아픈 대목은 김대균 인천성모병원 권역호스피스센터장이 언급한 ‘병원 중심의 임종 구조’다. 현재 시스템은 병원을 벗어나면 모든 돌봄이 끊긴다. 집에서 임종하고 싶어도 통증 조절이 안 될까 봐, 혹은 가족에게 짐이 될까 봐 환자들은 자신을 병원이라는 감옥으로 유배 보낸다. 보호자는 사망 진단서 발급 등 까다로운 행정 절차도 부담이다. 1인 가구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대리 의사 결정권조차 마련되어 있지 않은 현실은 ‘고독사’ 아니면 ‘병원사’라는 극단적 선택지를 강요한다. 이제 우리는 ‘임종 난민’을 수용할 새로운 토대를 마련해야 한다. 이 토대는 바로 ‘지역사회’와 ‘가정’이다. 단순히 연명의료를 중단하는 것만으로는 충분치 않다. 환자가 평소 지냈던 익숙한 공간에서, 사랑하는 이들의 손을 잡고 눈을 감을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것이 핵심이다. 이를 위해선 의료기관 중심의 수가 체계를 재택 호스피스와 통합돌봄 체계로 과감하게 전환해야 한다. 병원이 아닌 집에서, 난민이 아닌 주인으로서 생을 마감할 수 있는 사회. 그것이 우리가 지향해야 할 ‘품격 있는 죽음’의 시작이다. 이번 심포지엄이 형식적 담론을 넘어, 우리 곁의 죽음을 병원 밖으로 끌어내는 실질적인 변화의 기폭제가 됐길 기대해 본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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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내 몸에 맞는 ‘자전거 피팅’… 건강 라이딩의 기본

    자전거를 타기에 좋은 계절이 왔다. 자전거는 남녀노소 누구나 쉽게 접근할 수 있는 운동이다. 특히 관절 연골 건강에도 좋다. 병원 내 사이클 클리닉을 운영할 정도로 자전거 애호가인 송상호 웰튼병원 원장은 “관절 연골에는 혈관이 없어 혈액으로 영양을 공급받지 못하는 대신 움직일 때 발생하는 관절액(활액)의 순환으로만 영양을 흡수한다”며 “자전거 페달링의 반복적이고 부드러운 굴곡 및 이완 운동은 관절액 순환에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사이클 국가대표로 활약했던 김동환 프로사이클 대표는 “안장 높이를 몸에 맞게 조절해 바른 자세를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대표는 1982년, 1984년 동아사이클대회 개인종합 우승을 한 국내 최정상급 선수로, 지금도 중고교생을 대상으로 사이클 교육을 하며 후배를 양성하고 있다. 두 사람에게 건강하게 자전거 타는 법을 들어봤다. ―자전거도 종류가 다양하다. ▽김동환 대표=자전거는 타는 사람의 목적과 용도에 따라 구조가 달라진다. 로드바이크는 빠른 속도와 장거리 주행에 적합하고, 산악자전거(MTB)는 산길이나 험한 길을 달리기 위한 자전거다. 하이브리드 자전거는 비교적 편한 자세로 출퇴근이나 일상생활에서 타기 적합하고, 미니벨로는 작은 바퀴와 휴대성이 장점이라 도심 이동에 알맞다. 최근에는 오르막과 장거리 주행의 부담을 줄이기 위해 전기 자전거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자전거 탈 때 바람직한 자세는…. ▽김 대표=고개를 너무 숙이지 않고 전방 시야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안장은 너무 낮거나 높지 않게 조정해야 한다. 페달이 가장 아래에 있을 때 무릎이 완전히 펴지지 않고 살짝 굽는 정도가 기본이다. 페달링 중 골반이 좌우로 흔들린다면 안장이 너무 높다는 의미다. 자전거를 탈 때는 허리를 과도하게 말거나 꺾지 않고 자연스럽게 유지하는 것이 좋다. 상체는 자전거 종류와 목적에 맞게 약간 앞으로 기울이고, 팔꿈치는 살짝 굽혀 충격을 흡수할 수 있도록 한다. 무릎과 발은 가능한 한 일직선에 가깝게 수직으로 움직이도록 해야 한다. ―자전거는 관절에 무리가 없는 운동인가. ▽송상호 원장=그렇다. 달리기의 경우 착지 시 체중의 5∼8배에 달하는 충격이 무릎에 전달된다. 하지만 자전거는 안장이 체중을 분산시키기 때문에 관절 충격이 거의 없다. 흔히 ‘관절이 아프면 쉬어야 한다’는 것은 오해다. 의학적으로 적절한 비충격성 움직임이 관절 연골의 영양 공급과 회복을 돕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자전거 타기가 관절 연골에 좋은 운동인 이유다. ―엉덩이와 손에 통증이 생기는 이유와 줄이는 방법은…. ▽김 대표=자전거를 탈 때 엉덩이나 손이 아픈 경우는 대개 안장 높이, 안장 앞뒤 위치, 핸들 높이, 상체 각도가 맞지 않아 엉덩이와 손에 체중이 과하게 실리기 때문이다. 따라서 안장을 무조건 올리거나 내리기보다는, 페달링 시 무릎 각도와 골반 흔들림을 확인하고 전체 자세를 함께 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 ▽송 원장=두꺼운 안장이 항상 편한 것은 아니다. 자신의 좌골 너비와 주행 자세에 맞는 안장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패드가 있는 자전거 바지나 속바지는 마찰과 압박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오래 탈수록 안장통이 심해진다면 처음부터 장시간 타기보다는 주행 시간을 나눠 몸을 서서히 적응시키는 것이 좋다. 또 안장 각도가 지나치게 앞이나 뒤로 기울어져 있으면 특정 부위에 압박이 집중될 수 있다. 안장을 수평에 가깝게 맞춘 뒤 자신의 체형에 맞게 조금씩 조정하는 것이 좋다. ▽김 대표=핸들이 너무 멀거나 낮으면 손으로 체중을 버티게 된다. 따라서 안장과 핸들 사이의 거리, 핸들 높이를 함께 확인해야 한다. 특히 안장 코가 수평보다 과도하게 아래로 내려가 있으면 페달링 시 몸이 앞으로 쏠리는 것을 막기 위해 무의식적으로 팔과 손목에 강하게 버티는 힘이 들어가 통증이 발생한다. 안장 각도를 반드시 점검해야 하는 이유다. 손바닥 한 곳에만 힘이 실리지 않도록 그립 위치를 수시로 바꿔 주는 것도 좋다. 장갑을 착용하면 진동과 압박을 줄이는 데 도움이 된다. ―자전거 타려는 이들에게 조언한다면…. ▽김 대표=자전거는 누구나 쉽게 시작할 수 있는 운동이지만 안전하고 오래 즐기기 위해서는 자신의 목적에 맞는 자전거를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각자의 몸에 맞는 자세를 갖춰야 한다. 무리하게 속도를 높이거나 장거리 주행을 목표로 하기보다는 자신의 체력과 목적에 맞게 자전거에 적응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송 원장=50, 60대는 연골의 자연적 퇴행이 시작되는 시기다. 이 시기의 규칙적인 자전거 운동은 퇴행 속도를 늦추고 관절을 지지하는 허벅지 근육(대퇴사두근)을 유지하는 데 직접적인 효과가 있다. 주 3회 30분 정도 꾸준히 타면 큰 도움이 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5-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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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위암 치료 패러다임 전환… ‘수술 전 면역항암’이 대세”

    위암은 수술로 종양을 완전히 절제하더라도 병기에 따라 재발 위험이 상존하는 질환이다. 실제로 2기 위암은 약 20%, 3기 위암은 약 40% 수준에서 재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재발 양상 역시 복막 전이나 림프절 전이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난다. 특히 3기 환자는 수술 시점부터 눈에 보이지 않는 미세 전이가 재발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서 기존 치료의 한계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재발률을 낮추고 장기 생존율을 높이기 위해 항암제를 수술 전후에 사용하는 치료 방법이 강조되고 있다. 최근 면역항암제인 ‘더발루맙’이 위암 영역에서 국내 첫 수술 전후 보조 요법 적응증 허가를 받아 치료 패러다임의 전환이 시작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기존 수술 중심 치료에서 나아가 전신 치료를 결합한 통합적 접근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서울병원 혈액종양내과 이지연 교수와 위장관외과분과 안지영 교수를 만나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봤다. ―국내 위암 치료 수준과 세계적인 추세는 어떤가. 안지영 교수=“우리나라는 위암 수술 성적이 세계적으로 매우 우수한 수준이다. 그러나 현재의 위암 치료는 종양 제거 단계를 넘어 환자의 삶의 질까지 고려하는 방향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를 위해서는 환자의 임상적 특성과 종양의 특성을 모두 고려한 정교한 전략이 필요하다. 가령 진행성 위암 환자에서 기능 보존을 지나치게 강조하면 재발 위험이 증가할 수 있고 반면 조기 위암 환자에게 일률적인 표준 수술을 시행하는 것은 과잉 치료가 될 수 있다. 최근엔 수술 전부터 면역항암제와 화학 항암요법을 함께 써 종양 크기를 줄인 뒤 수술하는 ‘수술 전후 보조요법’을 통해 환자의 예후 삶의 질을 동시에 개선하고 있다.” ―최근 허가받은 더발루맙 수술 전후 요법도 그런 경향을 반영한 것인가. 이지연 교수=“그렇다. 더발루맙 수술 전후 보조 요법의 효과를 평가한 마테호른 임상은 국내 위암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획기적인 연구다. 그동안 수술 전 항암치료는 주로 서구 환자 중심으로 데이터가 축적돼 아시아 환자에게 그대로 적용하는 데 한계가 있었다. 반면 이 연구는 아시아와 서구 환자를 모두 포함했다. 지역이나 치료 관행의 차이, 바이오마커(신체 변화를 알아낼 수 있는 생물학적 지표) 유무와 관계없이 재발률 감소 측면에서 유의한 결과를 확인했다는 점도 주목할 부분이다.” ―어떤 환자군에서 임상적 가치가 가장 클까. 이 교수=“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통해 암세포가 위벽을 얼마나 깊게 파고들었는지 또 주변 림프절까지 퍼졌는지를 자세히 확인해 수술 전 항암치료 여부를 결정한다. 특히 암이 위벽을 많이 침범한 3∼4단계나 주변 림프절 전이가 확인돼 재발 위험이 큰 환자에게 이 치료를 적용했을 때 재발 방지와 생존율 향상 효과가 클 것으로 기대한다.” ―수술 전 항암 치료를 앞둔 환자의 반응은…. 안 교수=“초기에는 암을 바로 떼어내지 않기 때문에 환자들이 상당한 불안감을 느끼곤 한다. 이런 불안을 해소하려면 치료 과정 전반에 대한 충분한 설명이 필요하다.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 순서가 조정될 뿐 수술 자체가 배제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명확히 전달해 신뢰를 쌓는 것이 중요하다.” ―이 요법이 향후 위암 치료 패러다임에 가져올 변화는…. 안 교수=“과거에는 완치를 위해 수술의 완성도가 가장 중요한 요소였다면 이젠 항암제 같은 전신 치료가 반드시 병행돼야 한다는 통합적 접근이 대세가 됐다. 즉 수술은 여전히 핵심적인 치료 축이지만 단독으로 이뤄지기보다는 전신 치료와 유기적으로 결합해 완치로 나아가는 최적화된 과정으로 재정의되고 있다.” 이 교수=“더발루맙 보조 요법은 글로벌 임상 근거를 바탕으로 적용 가능한 새로운 표준 치료가 처음으로 제시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향후에는 환자의 특성과 종양의 생물학적 특성에 맞춘 정밀한 치료 옵션들이 더욱 발전할 것으로 보인다.” ―다학제적 협력이 중요해 보인다. 삼성서울병원의 협진 체계는…. 이 교수=“우리 병원의 다학제 진료는 진단 단계부터 매우 긴밀하다. 우선 영상의학과에서 CT를 기반으로 종양 침윤 깊이와 전이 범위를 정밀 평가하고 이 결과를 토대로 치료 방향을 결정한다. 이후 외과와 내과 간 협의를 통해 맞춤 전략을 수립한다. 환자의 전신 상태를 고려해 수술 가능 여부와 순서를 결정하며 수술 후에는 외과 소견을 공유하고 병리과에서 절제 조직을 바탕으로 병리학적으로 질병의 증상과 징후가 완전히 사라졌는지를 면밀히 평가한다.” ―마지막으로 의료진과 환자분들께 전하고 싶은 말씀이 있다면. 이 교수=“암 진단은 누구에게나 큰 위기다. 중요한 것은 당황하지 말고 의료진을 신뢰하며 희망을 갖고 치료에 임하는 것이다. 치료 의지만큼 경제적 부담 완화도 중요하기에 환자를 위한 제도적 지원도 뒷받침돼야 한다. 특히 더발루맙 보조 요법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화가 조속히 이뤄져 더 많은 환자가 최선의 치료 기회를 누릴 수 있기를 기대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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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서 검사 받고 한국서 수술… 국경 허문 ‘K의료 플랫폼’ 뜬다

    해외 환자의 진단과 치료, 사후관리 전 과정을 연결하는 국제 협진 의료 모델을 기반으로 글로벌 의료 서비스 확장에 속도를 내는 의료기관이 있다. 씨젠의료재단 산하의 글로벌 헬스케어 플랫폼 기업인 ‘오픈헬스케어(OPEN Healthcare, OHC)’다. 오픈헬스케어는 미국, 카자흐스탄, 베트남 등에서 현지 검사와 한국 의료기관 치료를 연계하는 협진 시스템을 구축해 왔다. 특히 해외 환자가 겪는 검사 중복, 치료 일정 지연, 사후관리 단절 등의 문제를 해결하는 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최근 공개된 온라인 콘텐츠에선 미국 거주 환자가 현지에서 사전 검사를 진행한 뒤 한국에서 빠르게 치료받은 사례가 소개됐다. 현지에서 백내장 진단을 받은 해당 환자는 치료를 위해 한국을 방문했다. 출국 전 미국 현지 검사 데이터를 의료진 간 사전 공유해 국내 도착 후 별도의 대기 없이 진료와 수술을 이어갈 수 있었다. 이 환자의 백내장 수술을 진행한 강신구 서울강안과의원 원장은 “사전 검사 과정이 없었다면 환자는 한국에 온 뒤에 혈액검사를 다시 진행하고 그 결과를 기다려야 했다”며 “혈당 조절, 염증 수치에 문제가 있거나 출혈과 관련된 수치에 이상이 있는 경우 수술 일정이 연기될 수 있고 추가적인 내과적 치료가 먼저 필요한 상황이 발생해 제때 수술을 못했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일반적으로 해외 환자는 한국 방문 후 검사부터 다시 진행해야 해 치료 일정이 지연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오픈헬스케어의 협진 시스템은 현지 검사 결과를 기반으로 수술 가능 여부와 치료 계획을 사전에 협의할 수 있어 진료 효율성이 크게 향상된다. 이는 의료 데이터 기반의 협업 체계를 구축했기에 가능했다. 오픈헬스케어는 이를 ‘PPCC(Pre-Post Care Center)’ 모델로 정의하고 환자가 거주하는 국가에서 진행한 사전 검사부터 한국에서의 치료, 귀국 후 관리까지 하나의 의료 흐름으로 연결했다. 실제로 카자흐스탄 알마티의 KMCA(Korea Medical Center Almaty)는 이러한 협진 시스템을 구현한 대표적인 사례다. 민희석 KMCA 대표원장은 본보와 화상 인터뷰에서 “KMCA는 환자의 한국 방문 전 검사와 상담을 진행하고 의료 데이터를 한국 의료진과 공유해 치료 후에도 지속적인 경과 관리를 지원하고 있다”며 “이런 국제 협력 진료 시스템은 국내에서 첫 시도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봉수 오픈헬스케어 진료검진사업팀장은 “기존 의료관광이 치료 중심이었다면 국제 협진 모델은 진단부터 치료, 사후관리까지 이어지는 지속가능한 의료 시스템이라는 점에서 차별화된다”며 “환자가 한국 방문 이전부터 의료적으로 준비된 상태를 만드는 것이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재 미국을 비롯해 카자흐스탄, 베트남 등 다양한 국가에서 협진 구조를 운영하고 있으며 향후 더 많은 국가로 확대해 글로벌 의료 접근성을 높일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오픈헬스케어는 국내 주요 의료기관과의 협력을 기반으로 한국 의료의 글로벌 확산에 앞장설 계획이다. 또 해외 환자가 신속하고 체계적인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협진 네트워크를 꾸준히 고도화하고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5-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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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환자 1명에 의사 7명… ‘암 다학제’ 최단기 6800건 진료

    4년 전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에서 담도암을 진단받은 김모 씨(66)는 초진 병원 대신 분당차병원에서 치료를 받았다. 병원은 내과, 외과, 종양내과, 영상의학과, 핵의학과 등으로 구성된 다학제 팀을 꾸려 김 씨의 상태에 맞는 진료 방법을 결정했다. 다학제 진료는 7개 이상 진료과 교수진이 환자, 보호자와 함께 치료 전략을 논의하는 방식이다. 덕분에 환자 상태에 맞는 최적의 치료 방향을 신속하고 정확하게 결정할 수 있다. 김 씨는 다학제 팀의 의견에 따라 소화기내과에서 담도를 넓히는 내시경적 스텐트 삽입술을 먼저 받았다. 이어 종양내과에서 항암치료를 통해 종양 크기를 줄인 뒤 이를 제거하는 수술을 했고, 이후 추가 항암치료까지 마쳤다. 김 씨는 수술 후 4년이 지난 현재까지 암 재발 없이 건강을 유지하고 있다. 이 모든 과정은 유기적인 다학제 시스템 덕분에 가능했다. 현장에선 한 명의 ‘명의’보다는 여러 의사가 참여하는 다학제 시스템이 치료와 완치에 더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대가 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윤상욱 분당차병원장은 “암 다학제 진료 6800회를 최단 기간에 달성하며 진료 저변 확대에 기여하고 있다”며 “특히 암이 재발했거나 난치암처럼 정확한 치료 방향을 결정하기 어려운 경우 효과가 탁월하고, 이는 곧 환자 만족도를 높이는 결과로 이어진다”고 설명했다. 하루 외래 환자 5000여 명을 진료하고, 암과 중증질환 다학제 진료를 선도하는 분당차병원은 상급종합병원급 역량을 갖춘 대표적인 ‘허브형 종합병원’으로 꼽힌다.● ‘소아 응급’ 특화, 전공의 200여 명 수련 분당차병원은 보건복지부가 지정한 권역응급의료센터로서 경기 동남권의 중증 응급환자 치료를 책임지고 있다. 전문 인력과 첨단 시설을 기반으로 심뇌혈관질환 등 골든타임이 중요한 환자를 24시간 신속하게 처치한다. 또 119와의 긴밀한 협력을 통해 환자 이송과 치료 연계를 조율하는 컨트롤타워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특히 적자를 감수하면서도 ‘소아전문 응급의료센터’를 운영하는 점이 눈에 띈다. 성인과 분리된 전용 진료 체계를 구축해 소아 응급의료의 안정성을 높였다는 평가를 받는다. 소아전문 응급실을 운영하는 곳은 전국 12곳으로 대부분이 3차 상급종합병원이다. 분당차병원은 서울·경기 2차 병원 중 가장 많은 200여 명의 레지던트와 인턴을 교육하는 수련 병원이다. 25개 진료과에서 수련의가 진료에 참여해 환자에게는 연속성 있는 치료를, 의료진에게는 풍부한 임상 경험을 제공하고 있다. ● 지난해 ‘세포 특화 연구소’ 선정 분당차병원은 최근 2년간 국책과제로 승인받은 세포치료제 임상, 기초연구만 30여 건으로 세포치료제 연구 분야에서도 독보적 성과를 내고 있다. 분당차병원은 차의과학대, 차의학연구원, 차바이오텍 등과 산·학·연·병 협력을 기반으로 재발성 난소암, 교모세포종, 골형성부전증 등 난치성 질환의 첨단 재생의료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에는 보건복지부의 ‘글로벌 K-Cell 뱅크·라이브러리 구축’ 사업의 세포 특화 연구소로 선정됐다. 이를 통해 세계적 원천 기술인 체세포 복제 기술과 자궁외임신 조직 유래 세포 등을 활용한 ‘K-세포 라이브러리’를 구축할 계획이다. 이는 희귀·난치 질환 환자들의 치료 접근성을 높이는 동시에 국내 바이오산업 전반의 기술 자립과 글로벌 경쟁력 강화의 기폭제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윤 원장은 “현재 추진 중인 새 병원 건립을 통해 인공지능(AI) 기반의 스마트 의료시스템과 암·심뇌혈관 및 첨단 세포치료, 다학제 진료를 통합한 미래형 의료 모델을 완성할 것”이라며 “환자 경험을 극대화하고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의료기관으로 도약하겠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5-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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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뻣뻣’ 중년 남성, 우아하게 ‘쭉쭉’ 뻗으며 거북목 편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 메디컬 체험]

    대한민국 40, 50대 중년 남성들의 공통된 고민은 ‘나잇살’과 ‘뻣뻣해진 몸’이다. 거울 속 자기 모습에 한숨을 내쉬지만 정작 헬스장에서 무거운 덤벨을 드는 무리한 운동은 관절에 부담을 줄까 봐 꺼려진다. 이를 해결할 방법은 없을까? 동아일보가 본보 기자를 포함한 중년 남성 6명과 함께 ‘꽃중년의 우아한 도전: 발레핏 8주 프로젝트’를 시작한다. ‘발레핏’은 발레의 우아한 동작과 근력 강화 운동 요소를 접목한 운동이다.● 근육 많은 남성에게 더 효과적인 ‘발레핏’ 20일 서울 강남구의 발레핏코리아 스튜디오에 다소 긴장된 표정의 중년 남성 6명이 모였다. 모두 40, 50대 직장인들이다. 이번에 도전하는 운동은 ‘발레핏’. 흔히 여성들의 운동이라 생각하기 쉽지만 발레핏은 근육량이 많아 몸이 쉽게 뻣뻣해지는 남성에게 더 효과적이다. 속근육을 강화해 신체 균형을 잡고 바른 자세를 만드는 데 탁월하기 때문이다.이번 발레핏 프로젝트를 도와줄 발레리나는 한국에서 발레핏을 처음으로 만들어 발레의 대중화에 노력하고 있는 오윤하 발레핏코리아 대표(사진)다. 오 대표는 “남성은 여성보다 근육이 크고 단단하지만 그만큼 쉽게 경직된다”며 “경직된 근육은 관절의 가동 범위를 좁히고 부상을 유발하는 경우가 많다”고 설명했다. 이어 “발레핏은 근육을 길게 쓰는 동작을 반복해 혈액 순환을 돕고 신체 유연성을 극대화한다”며 “특히 거북목 증후군이나 복부 비만 등의 예방에 효과적”이라고 강조했다.도전자들은 시작에 앞서 전문 센터에서 인바디(체성분)와 엑스바디(체형) 측정을 마쳤다. 단순한 체중 감량이 목표가 아니라 8주 후 유연성과 운동 가동 범위가 얼마나 개선되었는지, 틀어진 골반과 거북목 등이 얼마나 교정되었는지를 수치로 확인하기 위해서다.● 매일 3회씩, 60일간의 ‘우아한’ 루틴 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일회성 체험이 아니다. 도전자들은 앞으로 8주간 매일 아침, 점심, 저녁 15∼20분씩 오 대표가 설계한 ‘남성 특화 발레핏 루틴’을 실천해야 한다. 이날 첫 수업에서 도전자들은 기본 동작을 익혔다. 발레핏은 다소 부담스러울 수 있는 발레복을 입지 않고 평범한 운동복만 착용해도 된다. 발레화 없이 맨발로 동작을 익혔다. 발레처럼 팔을 둥글게 말아서(앙바) 머리 위로 올렸다가(앙오) 양쪽으로 팔을 펴는(알롱제) 동작을 하는 중년 남성들의 모습은 전혀 우아하지 않았다. 의자에 앉아 발을 뻗치고 발목을 구부려 세웠다가(푸앵트), 다시 펴는(플렉스) 동작을 할 때는 쥐가 나기도 했다. 그나마 스쾃 동작은 익숙해서 따라 할 수 있었다. 다만 스쾃 중 발뒤꿈치를 올려 엄지발가락에 집중하는 동작에서 다들 다리를 떨기도 했다. 평소 쓰지 않던 속근육을 자극하자 이내 이마에는 땀방울이 맺혔고, 여기저기서 신음이 터져 나왔다. 하지만 거울 속 자신의 자세를 바로잡으며 집중하는 눈빛만큼은 진지했다. 지난해 본보 중년 남성 몸짱 12주 프로젝트에도 참여했던 이성호 씨(44)는 “과거 진행했던 몸짱 프로젝트들이 근력을 키우는 데 집중했다면, 이번 발레핏 프로젝트는 중년의 삶의 질을 결정하는 ‘유연성’과 ‘자세’에 초점을 맞춘 것 같다”며 “직접 체험해 보니 짧은 동작만으로도 전신이 바로 서는 기분”이라고 말했다.● “근골격계 질환 예방, 신체 균형 회복에 도움” 프로젝트 성공을 위해선 운동과 식습관을 꾸준히 유지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참가자들은 온라인 단체 대화방을 통해 매일 운동 실천 모습과 건강 식단, 유산소 운동 모습 등을 사진과 영상으로 공유하기로 했다. 발레핏코리아의 전담 코치인 김정희, 오애경, 이수혁 강사 등 3명이 매일 업로드되는 영상을 확인하며 실시간으로 동작을 교정해 주고 독려한다. 자세한 운동법과 8주간의 변화는 유튜브 ‘톡투건강TV’ 채널에서 소개할 예정이다. 이번 프로젝트의 주치의로 참여한 신상훈 광동병원 재활의학과 통증재활센터장은 “중년 남성들은 퇴행성 관절염이나 허리 디스크 위험이 크다”며 “발레핏은 관절에 무리를 주지 않으면서도 척추 기립근과 골반저근 등 핵심 근육을 강화해 부상을 방지하고 만성 통증을 완화하는 데 큰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오 대표는 “발레핏은 16년간의 교육 노하우가 집약된 운동”이라며 “유연성이 부족해 근골격계 질환에 취약한 중년 남성들이 신체 균형을 되찾고 자신감을 얻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아침-점심-저녁 운동하면 노화된 신체 능력 돌아온다중년 남성에게 무너진 신체 정렬은 단순한 피로감 유발 이상의 경고일 수 있다. 신체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는 하루 세 번의 운동으로 이를 극복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아침에는 경추 정렬과 흉추 가동성 확보에 집중해 어깨 통증을 완화하고 굽은 상체 자세를 바로잡는 운동을 추천한다(사진 1). 활동량이 많은 점심에는 코어와 골반 안정성을 높여 하체 근력을 보강하고 전신 균형을 잡는 것이 핵심이다(사진 2). 하루를 마감하는 저녁에는 고관절 가동성을 넓히는 와이드 스쾃으로 하체 신경과 근육 등이 서로 조화롭게 움직이도록 해 신체 활력을 복원해야 한다(사진 3). 이런 단계별 운동을 꾸준히 하면 노화로 저하된 운동 능력을 회복하고, 활기찬 일상을 유지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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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진한의 메디컬리포트]모호한 ‘12대 중과실’ 기준, 의료분쟁 늘리는 역효과 낼 수도

    23일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의료사고 피해 구제 및 의료분쟁 조정 등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두고 의료 현장에선 비명이 터져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번 법안이 의료사고 분쟁 시 필수의료진의 형사 처벌 부담을 완화해 줄 것이라고 공언한다. 대한의사협회도 정부와 의견이 비슷하다. 처음으로 만들어진 법률인 만큼 향후 시행령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하자는 의견이다. 하지만 내과 외과 산부인과 소아청소년과 응급의학과 신경과 등 22개 전문과 법제이사가 법안의 세부 내용을 살펴본 결과 “‘의료 행위의 형사 범죄화’를 가속화하고 변호사들에게 전례 없는 블루오션을 열어 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미 각 전문과는 법안에 반대하는 성명서를 속속 내고 있다. 의료계가 지적하는 내용 중 하나는 형사 처벌 특례의 예외 조항인 ‘12대 중대 과실’ 항목의 탄생 배경이다. 의료계에 따르면 이 리스트는 최근 5년간 국내에서 발생한 의료사고 형사 판례들을 기계적으로 수집해 만들었다고 한다. 이는 법안 설계 과정의 근본적 모순을 보여 준다. 한국은 세계적으로 유례를 찾기 어려울 만큼 의료사고의 형사 기소율이 높은 나라다. 선진국에서는 고의에 가까운 중대한 과실이나 무지에 의한 과실만을 형사 처벌 대상으로 삼고, 나머지는 민사적 손해배상으로 해결한다. 반면 우리나라는 의사가 최선을 다한 진료의 결과가 나쁘다는 이유로 법정에 세우는 잘못된 관행이 이어져 왔다. 이는 필수의료 기피 현상의 핵심 원인이었다. 의료계는 이번 개정안이 이런 잘못된 판례들을 한데 모아 중과실 가이드라인으로 만들었다고 주장한다. 특히 법안에 담긴 중대 과실 중 ‘예측 가능한 위험에 대한 진단·처치·모니터링 소홀’과 같은 조항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 식의 해석이 가능하다. 거의 모든 의료사고에서 ‘주의 의무 위반’이라는 명목으로 중과실 판정을 내릴 수 있는 ‘기소의 고속도로’를 깔아 줄지 모른다는 걱정을 하고 있다. 법안에 따르면 필수의료 사고나 형사 입건된 사건은 신설되는 ‘의료사고심의위원회’로 보내져 12대 중과실 여부를 판단받게 된다. 겉으로는 전문가 심의를 거치는 안전장치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심의위가 모호한 12대 중과실 잣대를 들이대면 과거에는 민사로 끝났을 사안들조차 ‘중과실’이라는 낙인이 찍혀 검찰로 직행한다. 의사 입장에서는 형사 면책을 기대했다가 오히려 국가기관으로부터 공식적인 ‘중과실 인증’을 받고 기소되는 최악의 시나리오를 마주할 수 있다. 이는 의료 현장의 방어 진료를 부추기고, 고위험 수술 기피가 확산되는 촉매가 될 수 있다. 환자와 보호자의 의료사고 대응도 달라질 수 있다. 현장에선 중병 치료 과정에서 막대한 비용을 지급한 보호자들이 보상을 극대화할 수 있는 통로를 찾으려 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교통사고에서도 12대 중과실 여부가 합의금 액수를 결정하듯, 의료사고에서도 ‘중과실 판정’은 곧 고액의 보상금을 받고 법적 우위를 점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 법이 이대로 시행되면 환자들은 사건을 가능하면 심의위원회로 보내는 전략을 취할 것이다. 필수의료 사건은 자동 송부되지만, 비필수의료 사건의 경우 일단 의사를 형사 고소해 심의위의 판단을 끌어내는 방식이 성행할 가능성도 의료계가 우려하는 대목이다. 이 과정에서 환자들은 조정 단계부터 변호사의 조력을 받을 수 있다. 법조계로서는 새로운 거대 시장이 열리는 셈이다. 의료의 본질인 ‘치유’보다는 ‘법리적 싸움’에 더 많은 에너지가 소모되는 비극적 풍경이 펼쳐질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의사는 언제든 범죄자가 될 수 있다는 위험에 노출되고, 환자는 보상을 위해 소송의 늪에 빠져들며, 법률 전문가들만 수익을 올릴 수 있는 기이한 구조가 만들어지는 셈이다. 필수의료를 살리고 싶다면 22개 전문과가 지적하는 12대 중과실 규정을 다시 한번 검토해 시행령에라도 반영해야 한다. 의료 행위의 특수성을 인정하고 형사 처벌은 극히 예외적인 경우로 제한해 민사 보상 체계를 강화하는 방향으로의 전환이 필요하다. 법안의 문구 하나가 생사를 다투는 수술실 현장에 앞으로 어떤 찬바람을 몰고 올지 걱정이 앞선다. 필수의료진에게 필요한 것은 허울뿐인 법적 면책이 아니라 소신껏 진료할 수 있는 안정적인 환경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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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스마트 반지-케어벨… AI로 ‘돌봄 빈틈’ 메운다

    2024년 초고령사회 진입 후 한국의 돌봄 패러다임은 격변하고 있다. 단순히 고령 인구가 늘어난 것을 넘어 의료와 요양, 주거를 아우르는 돌봄 수요가 급증하면서 기존의 분절적인 서비스 체계로는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특히 고령층과 장애인이 시설이 아닌 ‘살던 집’에서 노후를 보내길 희망하면서 지역사회 기반의 통합돌봄 체계 구축은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됐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살던 곳에서 의료와 돌봄을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힘을 쏟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기술(ICT)과 헬스케어를 결합한 이른바 ‘디지털 돌봄’이 전국으로 확대되고 있다. 김헌주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원장은 “건강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기술이 뒷받침되면서 다양한 건강 증진 해법들이 지자체에서 성과를 거두고 있다”며 “올해는 보건소의 방문 건강 사업과 연계해 온·오프라인이 결합된 서비스를 구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런 변화에 발맞춰 데이터와 기술로 복지의 빈틈을 메우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3곳을 알아봤다.● 스마트 반지로 24시간 촘촘한 응급 콜케어 22일 찾아간 경기 화성시 재가노인지원 서비스센터. 시설은 아파트 단지 안에 있지만 아파트에 거주하지 않는 고령층도 방문해 돌봄 케어를 받고 있었다. 이곳은 각종 건강 측정 기기와 취미 활동을 위한 다양한 시설도 갖추고 있다. 화성시는 지난해 7월부터 시행 중인 ‘화성형 재가노인 통합돌봄 선도사업’을 통해 고독사 예방과 응급 환자 대응 역량을 키우고 있다. 센터에서 특히 눈길을 끄는 것은 손가락에 끼우는 스마트 반지를 활용한 인공지능(AI) 응급 콜케어 솔루션이다. 스마트 반지는 심박수, 산소포화도, 체온, 수면 패턴, 스트레스 등 주요 생체 신호를 24시간 모니터링한다. 기존의 단순 안부 확인을 넘어 생체 신호에 이상이 감지되면 AI가 즉시 대상자에게 전화를 걸어 상태를 확인한다. 만약 어르신이 전화를 받지 않거나 위기 상황이 의심될 경우 보호자와 관계 기관에 위치 정보와 이상 알림을 카카오톡 및 AI 자동전화 서비스를 통해 전송한다. 이 시스템은 거부감이 적은 반지 형태의 웨어러블 기기를 활용해 돌봄의 사각지대를 없앴다는 평가를 받는다. 화성시 관계자는 “기술에 사람 중심의 가치를 더해 어르신의 생명과 안전을 지키는 통합돌봄 모델을 지속해서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농촌 의료 공백, 실시간 데이터 관리로 최소화 강원 평창군은 고혈압과 당뇨병 등 만성질환 관리에 ICT를 접목해 의료 접근성이 낮은 농촌 지역의 한계를 극복하고 있다. 평창군 보건의료원이 추진 중인 ‘스마트 만성질환 관리 사업’의 핵심은 실시간 데이터 전송과 피드백이다. 가정용 블루투스 혈압계와 혈당계, 체중계를 지급받은 환자가 스스로 수치를 측정하면 데이터가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실시간으로 의료원으로 전송된다. 건강 코디네이터는 이를 상시 모니터링하며 이상 징후를 살핀다. 단순히 수치만 확인하는 것이 아니라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맞춤형 상담, 교육 문자 발송, 대면 진료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온·오프라인 혼합형 관리 서비스’가 이뤄진다. 성과는 지표로 증명됐다. 2024년 서울대 의대와 협력한 연구 결과, 9개월간 참여한 환자들의 당화혈색소는 평균 0.3%포인트, 수축기 혈압은 8.9mmHg 감소했다. 디지털 기기에 서툰 고령층이라도 밀착 관리가 병행되면 농촌 지역에서도 충분히 치료 효과를 거둘 수 있음을 입증한 사례다. 평창군은 2025년부터 한림대와 손잡고 환자 개별 데이터를 학습한 AI를 도입해 운동과 영양 상담을 해주는 ‘다학제 환자 관리 표준 모델’ 구축에도 속도를 높이고 있다. 박건희 평창군 보건의료원장은 “양질의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스마트 기술과 지역 주민을 연결하는 간호 인력에 대한 꾸준한 교육과 지원이 꼭 필요하다”며 “앞으로도 데이터 기반의 과학적 보건 행정을 통해 ‘건강한 평창’을 만드는 데 앞장서겠다”고 밝혔다. ● ICT와 사람 손길 결합한 ‘하이브리드 돌봄’ 부산시는 디지털 기술과 대면 복지를 결합한 ‘하이브리드 돌봄 케어벨’ 모델로 고독사 예방에 나서고 있다. 영도구, 금정구 등을 중심으로 도입된 이 서비스는 사물인터넷(IoT) 센서와 빅데이터를 활용해 일상 속 이상 징후를 사전에 감지하는 예방형 돌봄 체계다. 현장에선 ‘살던 곳에서 늙어가기(AIP·Aging In Place)’를 가능하게 하는 디지털 돌봄 해법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케어벨 모델은 전문 상담사의 정기적인 안부 전화와 의료 연계까지 더한, 기술과 인간 돌봄을 결합한 입체적 관리가 특징이다. 부산시는 올해 대상자를 750가구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 모델은 서울 광주 경기 전남 경북 등 전국으로 확산되고 있으며 일본·영국 등 해외 진출도 추진되고 있다. 또 병원 퇴원 이후 환자를 가정에서 관리하는 모니터링 서비스를 결합해 지난달부터 시행 중인 의료·요양·돌봄통합 체계 구축에도 기여할 것으로 기대된다. 돌봄 전문가들은 “고독사 예방과 의료비 절감, 삶의 질 향상을 동시에 달성할 수 있는 모델”이라고 평가했다.화성=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4-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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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폐암 5년 생존율 16%→42%… 이제 시한부 아닌 관리 질환”

    과거 폐암 4기는 ‘여명이 제한된 말기암’으로 받아들여졌다. 회복 가능성이 없는 삶의 마지막 단계라는 인식이 강했다. 그러나 최근 치료 환경이 빠르게 변하면서 폐암은 ‘장기적으로 관리 가능한 질환’으로 인식이 바뀌고 있다. 최근 몇 년간 효과적인 치료제들이 도입되면서 폐암의 5년 상대 생존율은 2001∼2005년 16.6%에서 2019∼2023년 42.5%로 크게 개선됐다. 치료를 통해 병을 안정적으로 조절하며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환자도 늘고 있다.6년 전 국내에서 개발된 폐암 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 임상 시험 때부터 참여해 건강을 회복한 유수현 씨(78)와 주치의인 여창동 은평성모병원 호흡기내과 교수를 만나 폐암 극복기와 폐암 치료 트렌드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폐암 진단 후 6년 지나도 건강 유지 유 씨는 지금도 매일 한 번 렉라자를 꾸준히 복용하면서 건강한 삶을 이어오고 있다. 담배를 하루 두 갑씩 피우던 그는 건강검진에서 폐암 진단을 받았다. 이후 수술을 받고 일상으로 복귀하는 듯했지만 폐암이 재발했다. 두 차례 수술에도 반대편 폐에 새로운 병변이 발견되면서 추가 수술이 어려운 상황이 됐다. 치료 선택지가 제한된 가운데 그는 담당 의료진의 권유로 렉라자의 글로벌 3상 임상 시험(LASER301)에 참여해 치료를 이어갔다. 진단 초기부터 치료를 맡아 온 주치의에 대한 신뢰가 임상 참여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 치료는 비교적 빠르게 효과를 보였다. 치료 시작 약 6주 만에 시행한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에서 종양 크기가 절반 이하로 줄었고 이후 검사에서는 병변이 거의 보이지 않을 정도로 호전됐다. 유 씨는 “검사 때마다 상태가 좋아지고 있다는 설명을 들으며 치료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며 “감기도 거의 걸리지 않고 기침도 사라져 건강한 일상생활을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여 교수는 “약에 대한 빠른 반응과 낮은 부작용, 장기간 효과를 유지한다는 측면에서 의미 있는 사례”라며 “평균 생존 기간이 3∼4년 수준으로 보고되는 것을 고려하면 6년 이상 질병이 조절되고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가 매우 크고 다른 폐암 환자들에게도 희망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폐암을 이기는 데 생활 습관도 큰 영향 환자의 생활 습관 개선도 치료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 유 씨는 흡연을 중단하고 간접흡연을 피했으며 공기가 좋은 곳으로 거주지를 옮겼다. 매일 1시간가량 최소 1만 보 이상을 걷고 식단을 채소와 단백질 중심으로 바꾸는 등 생활 전반을 개선했다. 아령을 드는 근력 운동도 꾸준히 실천했다. 이처럼 장기 생존 사례가 늘면서 폐암 4기에 대한 인식도 변화하고 있다. 과거 ‘말기암’으로 여겨졌던 폐암 4기에서도 장기적인 질병 관리가 가능해지면서 치료 접근법 역시 바뀌고 있다. 특히 상피세포 성장인자 수용체(EGFR) 변이 비소세포폐암에서 이러한 변화가 두드러진다. EGFR 변이는 국내 폐암 환자의 약 50%에서 확인되는 유전자 변이로 진단 시 반드시 확인해야 하는 지표다. 변이가 있을 때 표적치료제를 적용해 더욱 효과적인 치료가 가능하며 환자 맞춤형 치료 전략 수립이 가능하다. 여 교수는 “폐암 치료는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으며 특히 EGFR 변이 폐암에서는 다양한 표적 치료 옵션이 제공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과거에는 의료진이 치료를 결정하는 구조였다면 현재는 환자가 충분한 정보를 바탕으로 의료진과 함께 치료 방향을 논의하는 형태로 변화하고 있다”고 덧붙였다.국내 개발 폐암 치료제 효과 입증 국내 개발 3세대 EGFR 표적 치료제 렉라자(레이저티닙)는 이러한 흐름 속에서 치료 선택지로 활용되고 있다. 글로벌 3상 임상에서 기존 표적 치료제 대비 개선된 효과가 확인됐으며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유 씨처럼 장기 치료 사례가 보고되고 있다. 치료 접근성도 개선되고 있다. 유 씨는 약 5년간 임상을 통해 약제비와 검사 비용을 지원받았고 임상이 끝난 후에는 렉라자가 건강보험으로 보장돼 현재도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여 교수는 “과거에는 비용 부담 때문에 치료가 제한되는 경우가 있었지만 임상시험과 환자 지원 프로그램이 확대되면서 치료 접근성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유한양행은 급여 적용 이전까지 ‘조기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통해 약 900명의 환자에게 폐암 신약 렉라자를 무상 공급하며 치료 기회를 확대해 왔다. 이러한 환자 중심 지원과 연구개발 투자는 창립 100주년을 맞은 현재까지 이어지고 있다. 암 치료는 현재도 발전하고 있다. 표적 치료제를 중심으로 병용 요법과 항체 약물 접합체(ADC) 등 다양한 치료 전략이 개발돼 환자별 맞춤 치료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여 교수는 “환자 상태에 따라 치료 전략이 달라지는 만큼 의료진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치료 방향을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폐암도 관리 가능한 질환으로 접근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유 씨는 “병을 이겨내야겠다는 의지를 갖고 의료진을 믿고 치료를 꾸준히 이어가는 것이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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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슴 안 열고 혈관으로 심장 치료… 수천만원 비용이 발목” [이진한 의사·기자의 따뜻한 환자이야기]

    “자다가도 숨이 막혀 벌떡 일어날 정도였는데 지금은 언제 그랬냐는 듯 편안하게 숨 쉬며 지냅니다.”‘승모판막 역류증’을 앓다가 최근 시술을 통해 건강을 회복한 양승용 환자(만 64세)는 이렇게 말했다. 고령과 기저질환으로 수술이 어려웠던 그는 최근 가슴을 열지 않는 치료법(TEER 시술)을 통해 일상을 되찾았다. 승모판막 역류증은 나이가 들수록 발생 위험이 높아지는 심장 질환으로 증상이 진행되면 호흡 곤란과 피로감이 심해져 일상생활이 어려워진다.문제는 고령 환자일수록 개흉 수술을 견디기 어려워 치료를 포기하거나 근본적인 치료 대신 약물로 증상을 완화하는 데 그치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이러한 환자들에게 새로운 대안으로 주목받는 치료가 ‘TEER(Transcatheter Edge-to-Edge Repair) 시술’이다. 혈관을 통해 심장에 접근해 손상된 판막을 클립으로 집어주는 치료로 이 과정에서 ‘마이트라클립’과 같은 의료기기가 사용된다. 수술이 어려운 고령 환자나 동반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다. 다만 수천만 원에 이르는 비용 부담으로 치료 접근성아 떨어진다.부천세종병원 심장내과 정지현 과장과 TEER 시술을 통해 일상을 회복한 양승용 환자를 직접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다.―처음 증상이 나타나고 진단을 받기까지 어떤 과정을 겪었나.양승용 씨=“처음 진단을 받았을 때 앞이 캄캄했다. 판막을 고쳐야 한다고 했지만 나이와 몸 상태 때문에 수술이 어렵다는 이야기를 듣고 막막함이 컸다. 숨은 점점 차오르고 자다가도 숨이 막혀 벌떡 일어날 정도로 상태가 악화됐다. 가슴을 여는 수술은 몸이 버티지 못한다는 말에 TEER 시술법이 크게 와닿았다. 그런데 시술 비용이 수천만 원이라는 이야기를 듣고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 방법이 있는데도 경제적인 이유로 망설여야 했던 시간이 가장 힘들었고 가족에게 부담이 될까 봐 고민이 깊어졌다.”―시술 이후 삶은 어떻게 달라졌나.양 씨=“시술 다음 날 아침 눈을 떴을 때 가슴을 짓누르던 것이 사라진 느낌이었다. 이전에는 숨이 차서 제대로 눕지도 못했고 밤에도 자주 깨면서 일상생활 자체가 무너진 상태였다. 지금은 편하게 잠잘 수 있고 숨이 훨씬 덜 차면서 일상적인 활동이 가능해졌다. 산책을 하거나 가족과 대화를 나누는 평범한 일상이 다시 가능해졌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다.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지 새삼 느끼고 있다.”―승모판막 역류증은 어떤 질환이며 치료는 어떻게 이뤄지나.정지현 과장=“승모판막 역류증은 좌심방과 좌심실 사이에 있는 판막이 제대로 닫히지 않으면서 혈액이 역류하는 질환이다. 결국 심장이 효율적으로 혈액을 내보내지 못해 환자는 숨이 차거나 쉽게 피로해진다. 증상이 진행되면 조금만 움직여도 호흡이 힘들어지고 누웠을 때 숨이 더 차는 등 일상생활 자체가 어려워진다. 원칙적으로는 수술로 판막을 교정하는 것이 표준 치료다. 하지만 실제 임상에서는 고령이거나 심장 기능이 저하된 환자, 간·신장 질환 등 동반 질환이 많아 수술 자체가 큰 부담이 된다. 결국 약물 치료를 우선 시행하는데 이는 증상을 완화하는 데 그칠 뿐 근본적인 역류를 교정하지는 못하는 한계가 있다.”―TEER 시술은 어떤 환자에게 필요한 치료인가.정 과장=“TEER 시술은 가슴을 열지 않고 혈관을 통해 심장에 접근해 판막을 교정하는 치료로 수술이 어려운 환자에게 적용할 수 있다. 심장이 뛰는 상태에서 시술이 가능하고 회복이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특히 양 환우처럼 심장 기능이 많이 저하돼 있거나 급사를 예방하기 위한 제세동기나 심장 재동기화 치료 기기를 삽입한 상태에서도 증상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수술보다 시술이 더 적합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약물 치료만으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는 환자에게는 단순한 증상 완화를 넘어 일상생활을 회복할 수 있는 치료라는 점에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치료 과정에서 가장 큰 한계는 무엇인가.정 과장=“결국 비용 부담이다. TEER 시술은 수천만 원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치료가 필요함에도 경제적인 이유로 포기하는 환자가 적지 않다. 문제는 약물 치료만으로는 병의 진행을 충분히 억제하기 어렵고 결국 심부전이 악화되면서 입원이나 사망 위험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치료 접근성은 환자의 삶의 질뿐 아니라 예후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점에서 매우 중요한 문제다.”―건강보험 적용 등 제도적 개선이 필요한 부분은 무엇인가.정 과장=“TEER 시술은 해외에서는 이미 활발히 시행되고 있지만 국내에서는 비용 부담 때문에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가 많다. 약물 치료만으로는 병의 진행을 막기 어려운 만큼 환자의 생존과도 직결되는 치료다. 치료 기술이 충분히 확보돼 있는데도 제도적인 뒷받침이 부족해 환자들이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지 못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중증환자에 대한 건강보험 급여 확대를 통해 치료 접근성을 개선하는 것이 필요하다.”양 씨=“저 역시 비용 때문에 마지막까지 고민을 많이 했다. 치료를 받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쉽게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 같은 상황에 놓인 환자가 많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치료를 받고 나니 많은 환자가 기회를 얻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 안타깝다는 생각이 든다. 제도적 지원이 확대돼 경제적인 이유로 치료를 포기하는 일이 줄어들었으면 좋겠다.”―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정 과장=“승모판막 역류증은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충분히 관리할 수 있는 질환이다. 증상이 있는데도 단순히 나이 때문에 치료를 미루는 경우가 많은데 적절한 시기에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고령이거나 수술이 어렵다는 이유만으로 치료를 포기하기보다는 현재 가능한 치료 옵션에 대해 의료진과 충분히 상담하는 것이 필요하다.”양 씨=“저도 치료 전에는 비용과 수술에 대한 걱정 때문에 많이 망설였지만 지금은 그 결정을 후회하지 않는다. 숨 쉬는 것이 이렇게 편해질 수 있다는 것을 직접 경험했다. 승모판막 역류증을 앓고 있는 환우분들이 혼자 고민하면서 두려워하지 말고 꼭 상담을 받아보셨으면 좋겠다. 희망을 놓지 않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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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령층 영양 결핍 막기 위해선 ‘소화-흡수’ 고려한 균형 영양식 필요”

    국내 65세 이상 여성의 83%가 ‘영양 불량 위험군’에 속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전체 노인인구의 33%는 단백질이, 70%는 칼슘 섭취가 부족한 상태다. 이는 질병관리청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다. 이러한 노년층의 영양 불균형은 단순히 섭취 부족으로 발생하는 문제가 아니다. 노화로 인한 소화 및 흡수력 저하, 미각의 변화 등이 맞물리면서 고령층의 영양 결핍은 더 심해지고 있다. 단순히 영양 섭취를 늘리는 방식에서 벗어나 고령층의 신체 환경을 고려한 식단 설계와 일상에서 꾸준히 실천 가능한 영양 관리가 중요해진 것이다. 이에 따라 필수 영양소를 균형 있게 보충할 수 있는 ‘균형 영양식’이 하나의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다. 식품업계도 ‘얼마나 먹느냐’보다 ‘얼마나 흡수되느냐’에 주목하고 있다. 매일유업은 이런 흐름을 반영해 노년층의 식생활과 저하된 소화·흡수력을 고려한 균형 영양식(환자식) 브랜드 ‘메디웰’을 선보였다.다음 달 어버이날을 앞두고 매일유업 MIC(Maeil Innovation Center) 뉴트리션연구소에서 메디웰을 담당하는 이치우 연구원을 만나 노년층의 영양 공백을 메우기 위한 과학적 영양 설계에 대해 자세히 들어봤다. 식품공학 박사인 이 연구원은 2013년 매일유업에 입사해 8년간 조제분유를 연구했고 2021년부터 메디컬 제품 연구개발을 담당하고 있다. ―매일유업 MIC 뉴트리션연구소에서는 어떤 연구들이 진행되나. “영유아부터 고령층까지 생애주기 전반의 영양 문제를 연구하는 곳이다. 특히 조제분유와 환자식 같은 특수 의료용도 식품 분야에서 오랜 기간 축적된 연구 데이터를 기반으로 정밀한 영양 설계를 진행하고 있다.” ―노년층의 영양 부족이 발생하는 주요 원인은 무엇인가. “노년층은 전반적으로 식사량이 줄어드는 데다 고기나 유제품처럼 소화에 부담이 될 수 있는 식품을 기피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단백질, 비타민D, 칼슘 등 주요 영양소 섭취가 부족해지기 쉽다. 여기에 노화로 인한 소화·흡수 기능 저하까지 더해지면서 영양 결핍이 심화된다. 특히 저작(씹기)의 어려움이 있는 경우 단백질 섭취 부족이 더욱 두드러진다. 결과적으로 ‘충분히 먹지만 필요한 영양은 채우지 못하는 상태’가 반복되는 것이 가장 큰 문제다.” ―우유 등 유제품 섭취 시 복통이 발생하거나 소화의 어려움을 겪는 사람이 많다. “일반적으로 우유 섭취 시 나타나는 불편감은 우유에 함유된 유당 때문에 발생한다. 이에 따라 유당이 제거된 ‘락토프리’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일반 우유보다 부담이 적다. 노년층을 위한 유제품은 소화 부담을 줄이는 방향으로 설계하는 것이 중요하다. 위와 장에 부담이 적은 원료를 사용하고 체내 삼투압을 고려해 속이 불편하지 않도록 설계한다. 부모님이 평소 우유를 드시고 불편함을 느낀다면 균형 영양식 선택 시에도 유당이 함유돼 있는지 확인하는 것이 좋다.” ―어르신을 위한 영양식을 개발하면서 특히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 “노인분들에게 단백질 섭취가 중요하지만 소화와 흡수 능력도 함께 고려해야 한다. 단백질의 경우 분자 크기가 큰 일반 단백질보다 일부를 잘게 쪼갠 ‘저분자 가수분해 단백질’을 사용하면 소화 기관에 부담을 줄일 수 있다. 지방 역시 에너지 전환 속도가 빠른 중쇄지방산(MCT)유를 활용하면 효율적인 에너지 공급이 가능하다. 매일유업의 균형 영양식은 이런 생리적 특성을 반영해 노년내과 전문의와 함께 소화·흡수 메커니즘에 최적화된 원료를 설계했다.” ―당뇨병 전단계 또는 당뇨병 환자는 어떤 균형 영양식을 골라야 하나. “식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현상을 일컫는 ‘혈당 스파이크’는 대사 기능이 떨어진 노인에게도 위협적일 수 있다. 당뇨병 환자뿐만 아니라 평소 혈당 관리가 필요한 노인의 경우 균형 영양식을 고를 때 당 함량뿐 아니라 탄수화물 함량을 함께 확인하는 것이 좋다. 탄수화물 함량이 높은 제품도 혈당을 높이기 때문이다. 또 혈당 상승에 관여하는 식이섬유의 함유 여부와 종류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구아검가수분해물(PHGG)이나 난소화성말토덱스트린처럼 체내에서 서로 다른 속도로 발효되는 식이섬유를 이중 설계하면 식후 혈당 상승을 완만하게 조절하는 데 도움이 된다. 매일유업에서 개발한 혈당 관리 균형 영양식 제품은 액상 제형이 체내에서 빠르게 이동하는 특성을 고려해 혈당이 급상승하지 않도록 ‘식이섬유 이중 설계’를 했다. 특히 식이섬유 중 구아검가수분해물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데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인정한 혈당과 장 건강, 배변, 콜레스테롤 관리에 도움이 되는 4중 기능성 원료이기도 하다.” ―꾸준히 복용해야 하니 영양뿐 아니라 맛도 중요할 텐데…. “균형 영양식은 수술 전후 또는 영양 공급이 필요한 환자와 고령자들을 위해 개발된 제품이다. 식사 대용이나 간식으로 섭취할 경우 매일 먹는 데 부담이 없도록 맛 역시 신경을 썼다. 누구나 맛있게 먹을 수 있도록 풍미를 끌어올리는 연구에 1년을 투자했다. 한국인에게 익숙한 누룽지 맛, 밤 맛, 호두 맛 등 호불호가 낮고 매일 먹어도 질리지 않는 맛을 반영하려고 했다. 연구소에서는 과학적인 설계를 위해 ‘전자코’라는 첨단 장비를 활용한다. 사람의 주관적인 입맛이 아니라 향기 성분을 데이터로 분석하는 기법이다. 또 ‘터비스캔’ 장비를 통해 영양 성분이 층 분리 없이 안정적으로 균일하게 유지되는지를 수치로 검증한다.” ―부모님 선물로 균형 영양식을 고를 때 꼭 확인해야 할 성분은 무엇인가. “영양 성분표와 원재료명을 확인해 주요 성분 함량과 원료 구성을 꼼꼼히 살펴보길 권한다. 특히 3대 영양소인 탄수화물·단백질·지방의 비율과 함량, 당류 수준, 식이섬유 구성을 확인해야 한다. 편안한 소화와 흡수를 고려했는지, 혈당 상승을 일으키지 않도록 설계했는지, 지속해서 섭취할 수 있는 맛인지를 고려해 제품을 선택하는 것이 바람직하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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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외과 협진 시스템 강화… 응급환자 年 4만 명 치료

    대기업 임원 A 씨는 1월 27일 저녁에 운전을 하던 중 팔에 힘이 빠지는 마비 증상을 느끼고 급히 119에 연락했다. 의식을 잃어가는 절체절명의 순간이었지만 인근 대학병원 두 곳은 병상 부족을 이유로 수용을 거부했다. 골든타임의 위기에서 그를 받아 준 곳은 2차 병원인 분당제생병원이었다. 응급의료센터는 즉시 뇌졸중 프로토콜을 가동했고, 신경외과팀의 응급 수술 끝에 A 씨는 소중한 생명을 건졌다. A 씨의 상황은 언론에 크게 보도되기도 했다. 이른바 ‘응급실 뺑뺑이(수용 거부)’ 문제가 여전히 계속되는 가운데 분당제생병원이 ‘3차보다 강한 2차 병원’으로서 지역의료의 핵심 거점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연간 4만 명 진료… “뺑뺑이 없는 응급실” 분당제생병원 응급의료센터의 중증환자 수용률과 진료량은 압도적이다. 전국 응급의료센터의 연평균 환자 수가 2만∼2만5000명인 것에 비해 이곳은 연간 4만 명이 넘는 환자를 소화하고 있다. 나화엽 분당제생병원장은 “본원에서 수용 가능한 질환이라면 119 이송 문의를 우선적으로 받아 치료하는 것이 기본 방침”이라며 “의사, 간호사, 응급구조사 등 모든 의료진이 이 사명에 기꺼이 동참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재 센터는 전문의 10명, 전공의 8명을 포함해 총 70여 명의 전문 인력의 24시간 체제로 가동되고 있다. 음압 병실과 뇌졸중 센터, 외상 구역 등을 고루 갖춰 경기 용인·이천·광주 등 인근 지역에서 감당하기 어려운 중증 환자들까지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있다.● 외과 수술의 명가… 충수염 수술만 1만6000회 기록‘맹장염’으로 불리는 급성 충수염은 1차 의원에서 감당하기 어렵고, 3차 병원에서는 우선순위에서 밀리기 쉬운 대표적인 질환이다. 분당제생병원은 이런 틈새를 메우기 위해 외과 협진 시스템을 강화했다. 분당제생병원은 응급의료센터와 외과와의 협진을 통해 신속하게 충수염 수술에 나선다. 환자 도착 후 평균 6시간 이내에 즉시 수술을 하고 있다. 분당제생병원 외과는 현재까지 1만6000회 이상의 수술 경험을 보유하고 있고, 5900회 이상의 담낭절제술이라는 기록을 갖고 있다. 급성 담낭염도 급성 충수염에 이어 복통으로 응급실을 찾는 대표적인 질환이다. 환자 안전을 위한 스마트 시스템도 눈에 띈다. 12개 병동 중 10개 병동을 간호·간병 통합 서비스로 운영해 보호자의 간병 부담을 없앴다. 또 전 병동에 인공지능(AI) 임상 보조 시스템을 도입해 위급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고 있다.● 치료를 넘어 일상으로… ‘재활 낮병동’의 혁신 분당제생병원의 강점은 수술 후 재활 단계에서도 이어진다. 4명의 전문의와 50여 명의 베테랑 치료사가 상주하는 재활의학센터는 뇌 손상, 척수 손상 환자들에게 맞춤형 치료를 제공한다. 특히 5월부터는 성인 재활 낮병동을 개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는 낮 동안 집중 재활을 받고 저녁엔 귀가하는 통원형 프로그램이다. 소아 재활 분야에서는 ‘뉴튼플레이랩’ 프로그램을 통해 환아들이 안정감을 느끼며 능동적으로 운동할 수 있는 최첨단 환경을 구축했다. 나 병원장은 “단순한 기능 회복을 넘어 환자가 다시 사회로 복귀하는 모든 여정을 함께하는 것이 분당제생병원의 목표”라며 “환자 개개인의 가치와 삶의 질을 최우선으로 고려하는 통합 치료를 지속해 나가겠다”고 강조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6-0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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