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한

이진한 기자

동아일보 정책사회부

구독 64

추천

온 국민이 ‘몸신’처럼 건강하게 되는 날까지 열심히 소통하겠습니다.

likeday@donga.com

취재분야

2025-04-07~2025-05-07
건강73%
칼럼10%
보건10%
사회일반7%
  • 간암 환자, 60%는 B형 간염이 원인… 예방접종 등 미리 관리를

    국가암정보센터 통계(2023년)에 따르면 간암은 국내에서 폐암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은 치명적인 질환이다. 최근 발표된 10대 암 국내 5년 상대 생존율을 살펴봐도 간암은 38.9%에 불과하다. 환자 10명 중 6명 이상 5년 안에 숨지고 있다.간암은 주요 발생 10대 암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데도 여전히 치료 성적이 좋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김보현 국립암센터 간담도 췌장암센터 교수(소화기내과장)를 만나 최신 치료 및 예방에 대해 알아봤다.간암 환자 대부분 간경화 앓아간암 환자 대부분은 이미 간경화(간경변증)를 함께 앓고 있을 때가 많다. 다른 암과 비교할 때 생존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주요 만성질환인 간경화 사망률도 높은데 간암까지 진행되면서 사망 위험이 배로 높아진다. 김 교수는 “간암(간세포암)은 바이러스 간염, 알코올 간질환,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등 만성 간 질환 환자에게 진단된다”며 “만성 간 질환이 간경화로 진행되고 또 간암이 생기면서 두 질환을 함께 앓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간암은 ‘간 질환의 종착역’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기저질환에서 비롯된다. 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간암 환자 59.7%는 B형 간염 바이러스, 8.0% C형 간염 바이러스, 11.8% 알코올 간질환 등과 관련이 있었다.간 기능, 간암 치료의 나침반과도 같아간암 치료가 쉽게 되지 않는 것도 간 관련 기저질환에서 비롯된다. 간경화와 간암은 간 기능을 저하하고 치료에 악영향을 미친다. 김 교수는 “간 기능 평가 방법으로 잘 알려진 ‘차일드-퓨’ 분류를 통해 간 기능을 세 등급으로 나눈다. 가장 좋은 등급인 A 등급을 받아야 원활한 항암 치료가 가능하다. 간암 환자 70% 정도가 여기에 해당된다”며 “황달이나 복수가 있으면 B, C 등급으로 분류되는데 간 기능 저하로 치료를 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나머지 30% 정도 환자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간 기능이 저하된 상태라면 치료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고 치료를 중단해야 할 가능성도 높다. 간 기능이 생존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김 교수는 “간암 약물 치료는 표적치료제 시대를 지나서 2020년 면역항암제인 아테졸리주맙과 혈관신생 억제제 베바시주맙의 병용요법이 등장해 본격적인 면역항암요법 시대를 맞았다”며 “해당 요법은 기존 경구 표적치료제 단독 요법에 비해 생존율을 향상시켰다. 하지만 심혈관계 부작용이나 출혈 경향 증가, 간 기능 저하 가능성 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간경화가 심하거나 위·식도 정맥류 등을 동반할 때는 출혈 위험성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일석삼조’ 이중 면역 항암요법김 교수는 최근 등장한 ‘이중 면역 항암요법’을 제시했다. 그는 “더발루맙과 트레멜리무맙, 상호 보완 작용이 가능한 두 가지 면역항암제를 투여해 효과적인 면역 반응을 유도하고 출혈 위험 등 부작용 우려를 해소하며 간에 대한 부담을 줄여 간 기능 유지도 가능하면서 장기 생존율 개선도 기대된다”며 “실제 임상 연구에서도 이중 면역 항암요법을 받은 환자는 출혈 빈도가 기존 경구 표적치료제 투여 환자보다 낮았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5년 추적 관찰 연구에 따르면 기존 경구 표적치료제를 투여할 때보다 2배 이상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간암 원인은 명확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원인 관리가 최우선이다. 기저질환과 연관된 것을 잘 관리해야 한다. 김 교수는 “B형 간염 예방접종은 필수 예방접종이다. 가장 중요하다. 올해부터 C형 간염이 국가 검진 항목에 포함됐다. 반드시 관련 검사를 받고 필요할 때는 적절한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과체중 인구 증가로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발생 역시 늘고 있다. 규칙적인 운동과 금주 등 체중 관리, 당뇨 관리 등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6시간 전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이진한의 메디컬리포트]지역별 10년 이상 차이 나는 건강수명 불평등, 해결하려면

    2일 오전 국회 의원회관 제2소회의실에서 20여 개 보건의료단체는 2050년까지 건강수명을 80세로 끌어올리자는 ‘건강수명 5080’ 비전 선포식을 연다. 5월 2일은 건강장수의 날(오복데이)로 제정됐다. 행사에는 정부와 국회, 의료계, 시민단체 등이 참석한다. 의정 갈등이 1년 넘게 이어지며 골이 깊어지고 국민 건강은 점차 뒷전으로 방치한 상황이었는데 모두 함께 힘을 모아 건강수명을 늘리자고 목소리를 내 눈길이 간다. 한국건강개발증진원이 2023년 공개한 건강수명 통계에 따르면 2021년 기준 한국인 건강수명은 70.51세다. 2021년 기대수명이 83.60세라 죽기 전 13년 넘게 병원이나 요양원에서 ‘골골’거리며 살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하지만 건강수명을 지역별로 자세히 살펴보면 더 심각한 문제가 있다. 지역별 건강수명 격차가 무려 10년 가까이 된다. 지역별 건강 불평등은 얼마나 심각할까. 건강수명이 가장 짧은 지역은 부산 영도구로 64.68세. 가장 긴 경기 과천시(74.22세)와 비교할 때 격차가 9.54세다. 과천시 다음으로 건강수명이 긴 지역은 경기 성남시 분당구(74.18세), 경기 용인시 수지구(74.08세), 서울 서초구(73.66세), 서울 강남구(73.65세) 등이었다. 건강수명이 짧은 지역은 부산 영도구에 이어 부산 중구(64.99세), 강원 양구군(65.74세), 전북 임실군(65.98세), 인천 동구(66.76세), 부산 서구(66.81세), 전남 보성군(66.98세) 등의 순이었다. 대도시인 부산, 인천 등이 눈에 띈다. 지역별로 건강수명 격차가 발생하는 것은 건강 불평등의 대표적인 사례다. 소득 상위 20% 대비 하위 20%에서 건강수명 격차도 크다. 소득 하위 20%의 건강수명은 65.2세이지만 소득 상위 20%는 73.4세에 달한다. 건강 형평성 문제를 넘어 빈곤의 대물림과 의료 사각지대가 심화될 수 있다. 건강수명에 소득이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졌지만 부산의 사례를 살피면 꼭 그렇지도 않다. 환경과 생활습관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과천시 보건소 관계자는 “과천시민은 2024년 기준 성인 흡연율이 9%로 전국 평균 22.6%에 비해 훨씬 낮았다”며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 등 노인의 권장 신체활동 수행률도 38.7%로 경기도 평균 30.63%에 비해 높다”고 말했다. 권장 신체활동은 매주 150분 이상 숨이 찰 정도로 유산소운동을 하고 매주 2회 이상 근력운동을 하는 정도다. 다음 달 새 정부가 출범하면 건강수명을 늘리고 지역 격차를 줄이는 게 가장 중요한 의료정책이 될 수밖에 없다. 한국은 지난해 12월 인구 20% 이상이 65세 이상인 초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인구 비중이 가장 큰 1960, 70년대생들이 본격적으로 노인 연령대에 진입하고 있다. 특히 70년대생이 앞으로 얼마나 더 건강하게 살 수 있을지는 개인의 삶뿐만 아니라 국가의 지속 가능성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매우 중요한 과제이다. 하지만 생애 마지막 15년을 만성질환, 장애, 돌봄 의존으로 보내는 게 현실이다. 노년기 삶의 질을 떨어뜨리고 가족의 돌봄 부담을 가중시킨다. 결국 요양서비스 수요가 폭증해 정부 복지 재정에도 큰 부담을 줄 우려가 있다. 의정 갈등도 결국 급증하는 노인 인구와 의료비 상승 문제에서 출발했다. 임지준 건강수명5080국민추진위원회 위원장(따뜻한치과병원 대표원장)은 “현재 의료 시스템은 주로 치료하고, 치료한 뒤 관리하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며 “병원과 복지시설 중심 연명 장수가 아니라 지역과 가정에서 자립적으로 생활할 수 있는 건강한 장수로 바뀌어야 한다. 의료와 요양 중심 정책에서 예방과 돌봄 중심의 실천으로 변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2일 건강장수의 날을 맞아 한국이 건강수명 선진국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5-05-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위고비 개발 크누센 박사 “비만 치료 물질 ‘GLP-1’, 치매 등 새 영역서도 임상”

    ‘불가능한 꿈을 현실로 만든 도전자.’ 뉴욕타임스는 덴마크 제약사 노보노디스크의 수석 과학고문인 로테 비에르 크누센 박사를 이렇게 평가했다. 크누센 박사는 국내에서 비만 치료제로 널리 알려진 삭센다, 위고비 등을 개발했다. 삭센다와 위고비의 성분(세마글루티드)은 원래 당뇨병 치료제에 사용되는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이다. 그는 이 물질을 비만 치료에 응용하면서 덴마크 국내총생산(GDP)까지 끌어올렸다. 그는 지난해 의학 및 공중보건 연구 분야에 공헌한 사람에게 수여하는 ‘미국의 노벨상’이라고 불리는 래스커-드베이키 임상의학연구상도 받았다. 본보는 크누센 박사와 화상 인터뷰를 진행했다. ―GLP-1이라는 물질은 아직 생소하다. “GLP-1은 음식을 섭취한 뒤 위장관에서 분비되는 호르몬으로 뇌에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이기도 하다. 인체 대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 뇌 중추신경에 작용해 혈당을 조절하고 인슐린 분비를 촉진할 뿐만 아니라 식욕을 감소시킨다. 위장 운동도 떨어뜨려 포만감을 높이며 체중 조절에 도움을 준다. 연구팀은 GLP-1의 생리학적 특성을 바탕으로 약리적 작용을 분석했다.” ―GLP-1을 비만 치료제로 개발한 계기는…. “연구팀이 진행한 GPL-1 연구 중 ‘실험 쥐가 굶어 죽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과학적 영감이 떠올랐다. 1996년 한 논문에서 GLP-1을 ‘신경전달물질’로 명명한 뒤 GLP-1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던 시기였다. 도대체 왜 아무도 당뇨병과 비만을 동시에 치료하겠다고 연구하지 않는지 궁금해졌다. 이런 궁금증이 GLP-1 수용체 작용제 단일 제제로 당뇨병과 비만이라는 두 가지 질병을 동시에 접근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연구하는 계기가 됐다. 세마글루티드는 전신염증, 고혈압, 지질 대사 및 기타 질병 요인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확인했다.” ―이렇게 개발된 위고비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됐다. 하지만 위장장애, 요요현상 등 부작용도 나타난다. “비만은 심각한 만성 질환이다. 여러 국가에서 이 약은 식이 조절과 운동을 병행하는 보조요법으로 허가를 받았다. 음식 섭취가 줄고 덜 배고파지며 식품 선택에도 영향을 미치는 등 변화가 나타날 수 있다. 또 약리적 특성을 고려해 약물을 투여하는 기간 동안만 효과가 발생한다는 점도 고려해야 한다. 모든 만성 질환 치료제와 마찬가지로 투약을 중단하면 약물의 효과가 사라진다.” ―GLP-1으로 만든 약이 어떠한 치료의 임상에 사용되고 있나. “GLP-1 수용체 작용제는 30년 동안 다양하게 연구해 여러 임상적 이점을 증명해왔다. 이미 효과가 입증된 당뇨병, 비만, 심혈관계 질환, 신장질환에서 임상적 유용성과 함께 최근 간질환과 알츠하이머 같은 새로운 영역에도 임상적 활용 방안을 연구하고 있다. 알츠하이머의 경우 약 4000명의 환자가 참여하는 3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이 임상은 약의 여러 작용 중 특히 뇌의 염증 반응을 조절하거나 완화할 수 있다는 기전에 기반하고 있다. 이러한 접근법은 아밀로이드 플라크 제거에 초점을 맞춘 기존 알츠하이머 치료제와는 차별화된 새로운 기전을 보여주는 시도다.” ―비만 치료제가 주사제에서 먹는 약으로도 개발된다. “전통적으로 저분자 약물은 경구용으로 만들고 단백질, 펩타이드 등 고분자 약물은 주사로 투여했다. 하지만 노보노디스크는 펩타이드 기반 약물을 경구 투여용으로 개발해 출시했고 2019년 노보노디스크의 경구용 세마글루티드 리벨서스가 제2형 당뇨병 치료제로 시판됐다. 한국에는 2022년 허가됐다. 비만치료 목적의 경구용 세마글루티드 25mg을 개발해 올해 초 미국 식품의약국(FDA)에 승인을 신청한 상태다.” ―간헐적 단식을 하며 건강관리를 한다. 건강철학을 소개해달라. “가끔 군것질이나 술을 즐기기도 하지만 매일 1시간 정도 잊지 않고 꾸준히 운동하려고 노력한다. 주로 달리기를 했지만 최근에는 수영과 근력 운동 등 다양한 운동을 시도하고 있다. 남편이 운동을 가르쳐 매일 도움을 받고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5-01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간암 치료의 변수, 간 기능이 살아야 환자도 산다

    국가암정보센터 통계(2023년)에 따르면 간암은 국내에서 폐암 다음으로 사망률이 높은 치명적인 질환이다. 최근 발표된 10대 암 국내 5년 상대 생존율을 살펴봐도 간암은 38.9%에 불과하다. 환자 10명 중 6명 이상 5년 안에 숨지고 있다. 간암은 주요 발생 10대 암에 꾸준히 이름을 올리고 대중적 인지도가 높은데도 여전히 치료 성적이 좋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김보현 국립암센터 간담도 췌장암센터 교수(소화기내과장)를 만나 최신 치료 및 예방에 대해 알아봤다.● 간암 환자 대부분 간경화 앓아간암 환자 대부분은 이미 간경화(간경변증)를 함께 앓고 있을 때가 많다. 다른 암과 비교할 때 생존율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주요 만성질환인 간경화 사망률도 높은데, 간암까지 진행되면서 사망 위험이 배로 높아진다. 김 교수는 “간암(간세포암)은 바이러스 간염, 알코올 간질환,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등 만성 간 질환 환자에게 진단된다”며 “만성 간 질환이 간경화로 진행되고 또 간암이 생기면서 두 질환을 함께 앓는 사례가 많다”고 말했다.간암은 ‘간 질환의 종착역’이라고 불릴 정도로 다양한 기저 질환에서 비롯된다. 한 통계에 따르면 국내 간암 환자 59.7%는 B형간염 바이러스, 8.0% C형간염 바이러스, 11.8% 알코올 간질환 등과 관련이 있었다.● 간 기능, 간암 치료의 나침반과도 같아간암 치료가 쉽게 되지 않는 것도 간 관련 기저 질환에서 비롯된다. 간경화와 간암은 간 기능을 저하하고 치료에 악영향을 미친다. 김 교수는 “간 기능 평가 방법으로 잘 알려진 ‘차일드-퓨(Child-Pugh)’ 분류를 통해 간 기능을 세 등급으로 나눈다. 가장 좋은 등급인 A등급을 받아야 원활한 항암 치료가 가능하다. 간암 환자 70% 정도가 여기에 해당된다”며 “황달이나 복수가 있으면 B, C등급으로 분류되는 데 간 기능 저하로 치료를 받기 어려울 가능성이 높다. 나머지 30% 정도 환자가 여기에 해당한다”고 말했다.간 기능이 저하된 상태라면 치료에도 차질을 빚을 수 있고 치료를 중단해야 할 가능성도 높다. 간 기능이 생존에 직간접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말이다. 김 교수는 “간암 약물 치료는 표적치료제 시대를 지나서 2020년 면역항암제인 아테졸리주맙과 혈관신생 억제제 베바시주맙의 병용요법이 등장해 본격적인 면역항암요법 시대를 맞았다”며 “해당 요법은 기존 경구 표적치료제 단독요법에 비하여 생존율을 향상시켰다. 하지만 심혈관계 부작용이나 출혈 경향 증가, 간 기능 저하 가능성 등은 여전하다”고 말했다. 그는 “간경화가 심하거나 위·식도 정맥류 등을 동반할 때는 출혈 위험성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일석삼조’ 이중면역항암요법김 교수는 최근 등장한 ‘이중 면역 항암요법’을 제시했다. 그는 “더발루맙과 트레멜리무맙, 상호보완 작용이 가능한 두 가지 면역항암제를 투여해 효과적인 면역 반응을 유도하고 출혈 위험 등 부작용 우려를 해소하며 간에 대한 부담을 줄여 간 기능 유지도 가능하면서 장기 생존율 개선도 기대된다”며 “실제 임상 연구에서도 이중면역항암요법을 받은 환자는 출혈 빈도가 기존 경구 표적치료제 투여 환자보다 낮았다”고 말했다. 최근 발표된 5년 추적 관찰 연구에 따르면 기존 경구 표적치료제를 투여할 때보다 2배 이상 높은 생존율을 보였다.간암 원인은 명확하다. 예방을 위해서는 원인 관리가 최우선이다. 기저 질환과 연관된 것을 잘 관리해야 한다. 김 교수는 “B형 간염 예방 접종은 필수 예방 접종이다. 가장 중요하다. 올해부터 C형 간염이 국가 검진 항목에 포함됐다. 반드시 관련 검사를 받고 필요할 때는 적절한 항바이러스 치료를 받아야 한다”며 “과체중 인구 증가로 대사이상 지방간 질환 발생 역시 늘고 있다. 규칙적인 운동과 금주 등 체중 관리, 당뇨 관리 등을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4-28
    • 좋아요
    • 코멘트
  • ‘중환자의학과’ 신설 확산… 전문의가 24시간 환자 곁 지켜

    한림대성심병원은 중증 환자 진료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이달 1일 중환자의학과를 신설했다. 중환자의학과를 둔 병원은 한림대성심병원을 비롯해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고려대 안산병원, 강원대병원, 동아대병원 등으로 늘어가는 추세다. 정부는 지난해 상급종합병원 구조 전환 사업을 추진하며 중환자실(ICU)을 확장하고 시설, 시스템도 보완하고 있다. 다만 중환자의학과는 일반에 다소 생소하다. 박성훈 한림대성심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의 조언을 받아 중환자실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전문의 상주 24시간 환자 모니터링 중환자실은 활력징후가 불안정하거나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에게 집중적인 감시와 치료를 하는 곳이다. 대형 병원은 내과계 중환자실(MICU), 외과계 중환자실(SICU), 심장 중환자실(CCU), 신경계 중환자실(NICU) 등으로 세분해 운영하고 있다. 전문 분야에 따라 맞춤형 치료를 하기 위해서다. 일반 병동과 달리 활력징후를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전문간호사와 고도로 훈련된 중환자 의학 전문의가 상주한다. 인공호흡기, 지속적 신장 투석, 에크모 등 고난도의 장비로 치료한다. 중환자실 입원 기준은 상태 악화 가능성이 크거나 생명이 위태로워 집중 치료가 필요한 환자다. 중증 감염, 호흡부전, 심부전, 출혈성 쇼크, 패혈증, 다발성 장기부전 등이 해당한다.● 중환자실 입원이 치료 마지막 단계 아니다 인공호흡기와 생명유지 장치는 꼭 마지막 단계에서만 사용할까. 그렇지 않다. 생명유지 장치는 회복을 돕기 위한 ‘다리 역할’을 한다. 대부분 적극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사용한다. 조기에 사용해서 장기를 보호하고 회복 가능성을 높인다. 회복 가능성이 희박한 환자에게 이런 장치는 연명치료 방법이 될 수 있어 평소 환자의 의향과 보호자 뜻을 고려해 결정한다. 박 교수는 “중환자실에 들어가면 사망한다는 오해를 많이 한다”며 “치료 과정 마지막에 가는 곳이 아니라 오히려 초기에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치료를 해서 환자를 살리는 곳이다. 회복 가능성이 높은 환자도 치료와 관찰을 목적으로 입원할 때가 많다”고 말했다. 중환자실은 무엇보다 감염 예방을 위해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가족 면회의 긍정적인 효과가 크기 때문에 면회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박 교수는 “담당 교수가 회진할 때 보호자가 참여하는 ‘온케어 보호자 화상 회진 시스템’을 개발해 암 병동에서 시행하고 있다. 중환자실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중환자실에 오래 있으면 건강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중환자실에 장기간 입원하면 근육 감소, 섬망, 감염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중환자실 치료 자체 때문에 발생하는 게 아니라 질환의 중증도와 장기 치료 과정 때문에 생긴 것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조기 재활, 집중 영양요법 등 회복 중심 치료가 강화되고 있다.● 중환자실만 집중 치료하는 중환자의학과 기존 중환자실은 소화기내과, 호흡기내과, 외과, 신경외과 등 해당 진료과가 환자를 중환자실에 입원시키고 진료했다. 담당 의사는 회진 시간 이외에는 일반 병동에 머물거나 외래환자를 진료해 중환자실에서 발생하는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또 여러 곳에 분산된 환자를 맡아 중환자실 환자에게만 집중하기 어렵다. 이전에도 ‘중환자 의학센터’라는 개념이 도입돼 여러 분야 의료진이 한곳에서 모이기도 했다. 하지만 소속은 개별 진료과로 남아 중환자실에만 집중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 중환자의학과는 중환자 의학센터에서 한 단계 더 진보한 시스템이다. 병원이 중환자의학과를 설치하면 의료진 소속은 기존 진료과가 아니라 중환자의학과로 변경된다. 치료뿐만 아니라 행정, 인력 운영 등 기존 진료과의 영향을 받지 않고 중환자실에만 집중할 수 있다. 박 교수는 “중증 환자가 증가하면서 응급실에서 입원할 진료과를 결정하지 못하고 지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중환자의학과’로 입원하면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진료뿐만 아니라 연구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4-24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죽음의 문턱 아닌 회복의 통로…중환자실에 대한 오해와 진실

    한림대성심병원은 중증환자 진료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이달 1일 중환자의학과를 신설했다. 중환자의학과를 둔 병원은 한림대성심병원를 포함해 삼성서울병원, 서울대병원, 고려대 안산병원, 강원대병원, 동아대병원 등으로 늘어가는 추세다. 정부는 지난해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사업을 추진하며 중환자실(ICU)을 확장하고 시설, 시스템도 보완하고 있다. 다만 중환자의학과는 일반에 다소 생소하다. 박성훈 한림대성심병원 중환자의학과 교수의 자문을 받아 중환자실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알아봤다.● 전문의 상주 24시간 환자 모니터링중환자실은 활력징후가 불안정하거나 생명이 위태로운 환자에게 집중적인 감시와 치료를 하는 곳이다. 대형 병원은 내과계 중환자실(MICU), 외과계 중환자실(SICU), 심장 중환자실(CCU), 신경계 중환자실(NICU) 등으로 세분화해 운영하고 있다. 전문 분야에 따라 맞춤형 치료를 하기 위해서다. 일반 병동과 달리 활력징후를 24시간 모니터링하고 전문간호사와 고도로 훈련된 중환자의학 전문의가 상주한다. 인공호흡기, 지속적 신장투석, 에크모 등 고난도의 장비로 치료한다. 중환자실 입원 기준은 상태 악화 가능성이 크거나 생명이 위태로워 집중 치료가 필요한 환자다. 중증 감염, 호흡부전, 심부전, 출혈성 쇼크, 패혈증, 다발성 장기부전 등이 해당된다.● 중환자실 입원이 치료 마지막 단계 아니다인공호흡기와 생명유지장치는 꼭 마지막 단계에서만 사용할까. 그렇지 않다. 생명유지장치는 회복을 돕기 위한 ‘다리 역할’을 한다. 대부분 적극적으로 치료하기 위해 사용한다. 조기에 사용해서 장기를 보호하고 회복 가능성을 높인다. 회복 가능성이 희박한 환자에게 이런 장치는 연명치료 방법이 될 수 있어 평소 환자 의향과 보호자 뜻을 고려해 결정한다. 박 교수는 “중환자실에 들어가면 사망한다는 오해를 많이 한다”며 “치료 과정 마지막에 가는 곳이 아니라 오히려 초기에 적극적인 모니터링과 치료해서 환자를 살리는 곳이다. 회복 가능성이 높은 환자도 치료와 관찰을 목적으로 입원할 때도 많다”고 말했다.중환자실은 무엇보다 감염예방을 위해 외부인 출입을 금지하고 있다. 다만 가족 면회의 긍정적인 효과가 크기 때문에 면회 방식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보인다. 박 교수는 “담당 교수가 회진할 때 보호자가 참여하는 ‘온케어 보호자 화상회진 시스템’을 개발해 암병동에서 시행하고 있다. 중환자실로 확대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중환자실에 오래 있으면 건강이 더 나빠질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중환자실에 장기간 입원하면 근육 감소, 섬망, 감염 등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은 중환자실 치료 자체 때문에 발생하는 게 아니라 질환의 중증도와 장기 치료 과정 때문에 생긴 것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서 조기 재활, 집중영양요법 등 회복 중심 치료가 강화되고 있다.● 중환자실만 집중 치료하는 중환자의학과기존 중환자실은 소화기내과, 호흡기내과, 외과, 신경외과 등 해당 진료과가 환자를 중환자실에 입원시키고 진료했다. 담당 의사는 회진 시간 이외에는 일반 병동에 머물거나 외래환자를 진료해 중환자실에서 발생하는 응급상황에 대처하기 어려울 수도 있다. 또 여러 곳에 분산된 환자를 맡아 중환자실 환자만 집중하기 어렵다. 이전에도 ‘중환자의학센터’라는 개념이 도입돼 여러 분야 의료진이 한 곳에서 모이기도 했다. 하지만 소속은 개별 진료과로 남아 중환자실에만 집중하는 데는 어려움이 있었다.중환자의학과는 중환자의학센터에서 한 단계 더 진보한 시스템이다. 병원이 중환자의학과를 설치하면 의료진 소속은 기존 진료과가 아니라 중환자의학과로 변경된다. 치료 뿐만 아니라 행정, 인력 운영 등 기존 진료과의 영향을 받지 않고 중환자실만 집중할 수 있게 된다. 박 교수는 “중증 환자들이 증가하면서 응급실에서 입원할 진료과를 결정하지 못하고 지연되는 사례가 적지 않다”면서 “이런 상황에서 ‘중환자의학과’로 입원하면 환자에게 큰 도움이 된다. 진료 뿐만 아니라 연구에서도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4-23
    • 좋아요
    • 코멘트
  • ‘신맛 다이어트’로 감량에 염증 개선까지…어떤 비밀이?

    자칭 타칭 건강 전문가 ‘몸신’들이 출연해 유익한 건강 정보를 전하고 잘못된 속설을 바로 잡았던 원조 건강 프로그램 ‘나는 몸신이다’. 2014년 첫 방송 이후 약 9년간 대한민국 대표 건강 프로그램으로 자리매김했던 이 프로그램은 지난해 9월 원조 몸신 MC 정은아를 필두로 ‘몸신의 탄생’이라는 이름으로 환골탈태하며 매회 새로운 ‘몸신’을 만나고 있다. 22일 방송되는 몸신의 탄생 30회에서는, ‘맵단짠’에 중독된 입맛을 ‘신맛’으로 바꾸는 것만으로 일주일에 2kg씩 감량한 특별한 다이어트 실험이 공개된다.●신맛 다이어트로 일주일에 2kg 감량에 성공 이번 도전자는 40대의 나이로 ‘단짭맵’에 익숙해진 입맛을 지닌 채 고향 하동으로 귀향했다. 정겨운 밥상과 할머니의 사랑을 받으며 ‘사랑으로 찐 살’까지 더해진 그녀는, 급격한 체중 증가와 건강 이상으로 몸신 메이커스의 도움을 요청하게 됐다. 이에 신맛 리셋 루틴을 4주간 꾸준히 실천한 결과, 실제 일주일에 2kg씩 감량되는 것은 물론이고 염증 수치 등 건강 지표에서도 뚜렷한 개선을 보이며 놀라운 변화를 입증했다. 이를 지켜보던 두 MC 즉 개그맨 유민상, 탤런트 황보라는 물론 숱한 몸신을 만났던 정은아 역시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는 후문. 그 놀라운 변화의 원인을 설명하기 위해, 몸신 메이커스로 나선 외과 전문의자 한의사인 임채선 원장은 ‘신맛’에 대한 과학적 시선과 동양의 오행 이론이 충돌하는 지점에서, 신맛의 건강학적 의미를 새롭게 풀어낸 ‘미각 리셋 신맛 다이어트’ 솔루션을 강연 형식으로 소개한다. 그는 외과 의사로서 처음 한의대에 들어가 ‘목(木)이 토(土)를 누른다’, 즉 신맛이 단맛을 억제한다는 오행 이론을 접했을 때 의문이 들었다고 고백하며 강연의 문을 열었다. 그는 “과학적 근거는 어디 있지? 왜 신맛이 단맛을 누르지? 처음엔 이해되지 않아 그저 시험을 위해 외워 넘겼다“고 말했다. 2010년대 들어 신맛이 혈당 조절에 도움을 준다는 연구들이 발표되기 시작하면서, 그 문장이 단순한 전통 이론이 아닌, 과학적으로도 입증 가능한 개념일 수 있다며 ‘신맛’ 대해 공부를 시작하게 되면서 ‘맛의 균형’이라는 미각 리셋 철학을 깨닫게 됐다. ● 첫 번째, 혈당과 뇌 건강까지 다스리는 신맛 임 원장은 신맛이 단순한 미각 자극을 넘어 혈당 조절과 뇌 건강에까지 영향을 준다는 점을 과학적 근거를 바탕으로 설명해 주목을 끌었다. 그는 일본의 한 대학 연구팀이 수년간 노인을 대상으로 진행한 장기 연구 결과를 인용하며, 매일 레몬과 같은 시트러스 계열 과일을 섭취한 사람들은 일주일에 두 번 이하로 섭취한 사람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23% 낮았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식초에 포함된 구연산, 유기산, 젖산 등의 산 성분이 식후 혈당 상승을 완화하고 포만감을 높이는 데 도움을 준다는 연구들도 함께 소개됐다. 이처럼 칼로리가 낮은 신맛 식품은 다이어트 식단에서도 매우 효과적이라는 설명이다. 종합하면, 신맛은 뇌 건강부터 혈당 조절, 체중 관리까지 아우르는 전신 건강의 자극 신호로 작용한다는 것이다.● 두 번째, 짠맛을 잡고 부기를 빼주는 신맛 또 임 원장은 신맛이 짠맛을 중화시키고 나트륨 배출을 촉진해 부기를 완화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임 원장은 ”신맛은 단맛뿐 아니라 짠맛도 다스린다”면서 “신맛을 섭취하면 체내 나트륨 배출이 촉진되고, 그에 따라 부기 해소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실제로 그는 라면을 먹을 때 식초를 약간 넣거나, 식사 전 레몬차를 마시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며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팁도 함께 전했다. 또 신맛은 단순히 혀에서 느끼는 감각이 아니라 뇌까지 자극하는 맛이라며, 단맛·짠맛·매운맛에 중독된 현대인의 미각을 리셋하는 열쇠가 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제, 이날 녹화에서 MC 유민상이 생레몬을 먹는 즉각 반응 실험도 진행됐는데 실제로 침샘이 자극되는 모습이 관찰됐고, 지켜보는 이들 역시 “보는 것만으로 침 고인다”는 반응을 보이며 뇌가 맛을 먼저 인식한다는 이론에 힘을 실어줬다. ● 세 번째, 단짭맵 중독이 부른 미각의 위기 단맛과 매운맛은 도파민과 엔돌핀 분비를 유도해 뇌에 일시적인 쾌감을 주지만, 장기적으로는 중독과 미각 불균형, 건강 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특히 홍시, 슈크림, 초콜릿 등 질감이 부드러운 단맛일수록 흡수도가 더 빠르기 때문에 중독성이 그만큼 더 강하다는 사실을 실제 연구 바탕으로 설명하며 질감이 부드러운 단맛 식품에 대한 주의를 당부한 것. 이처럼 무너진 미각 균형을 바로잡는 데 핵심이 되는 ‘신맛’의 역할. 국내외 스타들도 실천 중이라는 ‘신맛’ 다이어트. 과연 임채선 원장이 공개한 다이어트 비결은 무엇일까? 그 모든 해답은 ‘몸신의 탄생’ 본 방송에서 확인할 수 있다. 채널A ‘몸신의 탄생’의 미각 리셋 ‘신맛 다이어트’ 편은 22일 오후 8시 10분에 방송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4-21
    • 좋아요
    • 코멘트
  • 운동-식단 지칠 땐 함께 “파이팅”… 중년男 5인, 석달 만에 ‘몸짱’ 변신

    《‘중년 몸짱 프로젝트’ 도전 후기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상상의원 3층 신체검사실. 올해 1월부터 12주 동안 몸짱 프로젝트에 도전한 중년 남성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매일 체력을 단련하고 체중을 줄일 수 있는 건강식을 챙겼다. 지칠 때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서로 격려했다. 예정됐던 12주가 지난 뒤 5명은 진짜 몸짱이 됐을까. 프로젝트 주치의인 최호천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와 이해준 상상의원 원장(가정의학과)이 12주 동안 변화된 체중, 골격근량, 체지방량, 체지방률 등을 고려해 종합 점수를 매겼다.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톡투건강TV에 게시했다.》● 매일 52층 계단 오른 50대 남성임동권 센트럴제일안과의원 원장은 12주 몸짱 프로젝트에서 100점 만점을 받았다. 퇴근한 뒤 매일 52층 건물 계단을 걸어서 올라갔다. 계란말이, 생선 등 단백질 음식을 섭취했다. 그 결과 체지방은 줄었고 근육량은 늘었다. 체중은 82.2kg에서 78.9kg으로 3.3kg 감소했고, 골격근량도 36.4kg에서 37.2kg으로 0.8kg 증가했다. 체지방량도 4.3kg 줄었다. 최 교수는 “보통 50, 60대에서는 근육량이 줄어든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최상급 성적에 해당한다”고 평가했다.임 원장은 초창기 52층 계단을 걸어 오를 때 중간에 3번이나 쉬었지만 이제는 쉬지 않고 단숨에 올라간다. 운동으로 늦은 밤까지 TV를 시청하던 습관도 사라지고 일찍 잠자리에 드는 건강한 수면 습관도 유지하게 됐다. 임 원장은 “체력이 좋아져 쉽게 피곤하지 않고 환자에게 더 친절하게 진료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며 “50대 체력 저하는 필연이 아니라 선택이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50대 직장인 정언용 부장은 몸짱 프로젝트 초창기에 업무량이 많아 운동, 식사량 조절 등을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폭식하며 업무 스트레스를 풀 때도 많았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체지방량은 27.7kg으로 체지방률이 36.6%에 달했다. 엎친 데 덮친 격으로 허리가 아파서 한 달 가까이 제대로 운동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정 부장은 최대한 헬스장을 찾으며 스쾃을 했고 매일 7000보 이상 걸었다. 정 부장은 “과거 탄수화물 위주의 식사를 했는데, 두부 달걀 등 단백질 섭취량을 늘렸다. 밥도 반 공기만 먹었고 하루 한 끼는 샐러드로 해결했다”며 “12주 동안 한 번에 3cm씩 허리띠를 두 차례 줄일 수 있었다. 줄어든 허리띠를 보며 건강을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는 12주를 마친 뒤 체중이 76.7kg에서 69.5kg으로 10%가량 줄었고 평가점수도 100점 만점을 받았다. 이 원장은 “12주 동안 근육량이 손실되지 않고 체지방만 10kg 감량했다. 보기 드문 결과”라며 “음식량을 조절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꾸준히 운동해 좋은 결과가 나왔다. 허리 통증이 심했지만 계속 노력해서 더 값진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지나친 탄수화물 기피는 오히려 악영향직장인 권순원 부장 등 참가자 3명은 90점대 점수를 받았다. 이들은 모두 열심히 노력했지만 근육량이 줄어드는 등 일부 감점 요인이 있어 만점을 받지 못했다. 권 부장은 식사량을 줄이지 않았다. 하지만 12주 동안 체중이 108kg에서 99.1kg으로 줄었다. 체지방량은 6.7kg 감량했다.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권 부장은 식사량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운동 시간을 2시간 이상으로 늘렸다. 다른 참가자들보다 운동량이 2배 이상으로 많았다. 권 부장은 “연말까지 몸무게를 80kg대로 줄이겠다”며 “적정 체중을 만들어 고지혈증과 지방간 등 만성질환에서도 탈출하겠다”고 말했다. 당화혈색소는 6.6에서 5.3으로 하락했고 앓고 있던 무릎 통증도 줄었다. 피로가 줄고 무기력증이 사라졌다. 이 원장은 “굶어서 살을 빼겠다는 사람이 많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근육만 줄어든다. 적절한 운동이 꼭 필요하다. 권 부장은 체지방만 빠진 건강한 다이어트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이성호 센트럴서울안과의원 실장은 운동과 식단 조절을 참가자 중 가장 열심히 했다. 초창기 몸무게도 83.2kg에서 73.9kg으로 9.3kg 줄었다. 하지만 프로젝트 후반에 탄수화물 섭취를 과도하게 줄인 게 화근이었다. 이 실장은 “몸짱 프로젝트 종료가 다가오면서 운동을 더 많이 하고 탄수화물 섭취도 거의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줄인 단백질 위주 식단은 오히려 독이 됐다. 근육량이 34.5kg에서 31.8kg으로 2.7kg 줄었다. 최 교수는 “건강한 몸을 만들려면 탄수화물도 필요하다”며 “탄수화물 섭취가 적어 근육에 있는 탄수화물(글리코겐)이 빠져나가면서 오히려 근육량이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이진한 본보 의학전문기자는 몸무게가 68.3kg에서 64.6kg으로 3.7kg 줄었다. 골격근량도 28kg에서 29.4kg으로 1.4kg 늘었고 체지방량은 18.4kg에서 12kg으로 6.4kg 줄었다. 매일 벤치프레스 등 근력 운동을 했고 식사도 평소보다 30% 이상 줄였다. 여러 참가자가 서로 독려하며 노력하다 보니 동기부여가 컸다. 최 교수는 “50대 중반에 골격근량이 늘어나기가 정말 쉽지 않다. 체지방률도 18.5%로 상위 10%”라며 “체지방량만 많이 빠진 게 긍정적”이라고 말했다.이 원장은 “몸의 윤곽을 알 수 있는 3차원(3D) 보디 스캐너로 검사하면 비만일 때 몸 형태는 원형인데, 기자는 복직근이 단련돼 타원형 형태로 살짝 튀어나왔다”고 말했다.● “참가자 서로 격려하고 정보 공유하며 분발”12주 다이어트 프로그램에서 최재완 센트럴서울안과의원 원장이 운동 코칭과 일일 점검을 맡았다. 최 원장은 “건강 유지에 필요한 의학적인 배경지식을 설명한 게 참가자들에게 큰 도움이 됐다”면서 “응원과 격려, 지식 공유도 큰 힘이 됐다. 멘토를 잘 만나 도움을 받는다면 좀 더 건강하게 체중 감량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 주치의 최 교수는 음식 섭취량의 경우 개인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어 일률적으로 줄이지 않고 평소 먹는 양의 20% 정도를 줄이라고 했다. 그는 “프로그램 초창기 1∼3주에는 걷기, 건물 30층 계단 오르기 등으로 단련했다”며 “근육이 유지되거나 늘면서 체지방 감소 속도는 빨라졌다”고 했다.근육은 쑥, 지방은 쏙… 전략적 다이어트로 ‘요요 악순환’ 끝‘몸짱 프로젝트’ 주치의 한마디최호천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중년 다이어트, 근손실 우려 더 커숫자에 집착 말고 생활습관 바꾸길“그건 안 될 거야.”프로젝트 시작과 동시에 들려온 말이었다. ‘중년 남성 다섯 명이 12주 안에 근육은 유지하고 체지방만 줄이겠다’는 미션은 무모해 보였다. 그러나 그 여정은 끝났고, 모두 목표를 이뤘다. 단순한 감량이 아닌, 근육은 지키고 지방만 줄이는 데 성공했다. 중년은 끝이 아닌, 전략을 바꾸면 다시 시작할 수 있는 시기다.섭취량을 줄이면 체중은 줄어든다. 단식, 약물, 원푸드 다이어트 등 방법은 많다. 하지만 여기엔 치명적인 대가, 즉 ‘감량근육세(Muscle Tax)’가 따른다. 칼로리만 줄인 감량은 체지방보다 근육을 먼저 깎는 부작용이 따른다. 특히 중년 이후는 근육 생성 호르몬이 줄고 기초대사량도 떨어지는 시기이므로 이때 무작정 감량하면 ‘체중 감량→근 손실→대사량 하락→요요’라는 악순환에 빠지기 쉽다.그래서 우리는 이 고리를 끊기 위해 근육은 유지하고 지방만 줄이는 접근법을 택했다. 다만 참가자 모두가 체력 저하, 시간 부족, 호르몬 변화, 바쁜 사회생활이라는 중년 특유의 현실적 어려움이 있어서 무계획한 접근은 오히려 역효과를 낳을 수 있었다. 그래서 감량을 단순한 숫자 싸움이 아닌, 단계별 전략이 요구되는 정밀한 과정으로 설계했다. 처음에는 내적 건강(체지방, 혈당, 콜레스테롤, 간 수치 등)이 회복되고 다음으로 신체 기능(근지구력, 피로 해소, 자신감)이 증진된다. 마지막으로 심미적 변화(복부지방 및 군살 제거로 인한 탄탄한 체형 변화)가 보너스처럼 따라오게 된다. 몸이 먼저 변하고, 마음이 따라오며, 외형은 제일 마지막에 오는 것이다. 외형적 변화만 먼저 기대하다가는 부작용이 따른다. 억지로 순서를 바꾸면 요요를 피할 수 없다.이번 프로젝트는 단순한 12주 다이어트가 아닌 중년 남성이 몸과 마음을 다시 묶는 ‘신발 끈’ 같은 것이었다. 체중계 숫자에 집착하지 않고 의지와 습관을 다스린 시간이었기에 그 변화는 결국 자신감으로 돌아왔다. 중년은 나이를 버티는 시간이 아니다. 우리가 해낸 것처럼 이제는 당신이 신발 끈을 다시 묶을 차례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최호천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

    • 2025-04-1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중년 남성, 12주 몸짱 프로젝트로 건강한 변화 이끌어내다

    지난달 25일 서울 강남구 신사동 상상의원 3층 신체검사실. 올해 1월부터 12주 동안 몸짱 프로젝트에 도전한 중년 남성 5명이 한 자리에 모였다. 이들은 매일 체력을 단련하고 체중을 줄일 수 있는 건강식도 챙겼다. 지칠 때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서로 격려했다. 예정됐던 12주가 지난 뒤 5명은 진짜 몸짱이 됐을까. 프로젝트 주치의인 최호천 서울대 의대 가정의학과 교수와 이해준 상상의원 원장(가정의학과)이 12주 동안 변화된 체중 골격근량 체지방량 체지방률 등을 감안해 종합 점수를 매겼다. 자세한 내용은 유튜브 톡투건강TV에 게시했다.● 매일 52층 건물 계단 오른 50대 남성임동권 센트럴제일안과의원 원장은 12주 몸짱 프로젝트에서 100점 만점을 받았다. 퇴근한 뒤 매일 52층 건물 계단을 걸어서 올라갔고 계란말이, 생선 등 단백질 음식을 섭취했다. 그 결과 체지방은 줄었고 근육량은 늘었다. 체중은 82.2㎏에서 78.9㎏로 3.3kg 감소했고 골격근량도 36.4㎏에서 37.2㎏로 0.8kg 증가했다. 체지방량도 4.3kg이 줄었다. 최 교수는 “보통 50, 60대에서는 근육량이 줄어든다.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최상급 성적에 해당된다”고 평가했다.임 원장은 초창기 52층 계단을 걸어오를 때 중간에 3번이나 쉬었지만 이제는 쉬지 않고 단숨에 올라간다. 운동으로 늦은 밤까지 TV를 시청하던 습관도 사라지고 일찍 잠자리에 드는 건강한 수면 습관도 유지하게 됐다. 임 원장은 “체력이 좋아져 쉽게 피곤하지 않고 환자에게 더 친절하게 진료할 수 있는 여유가 생겼다”며 “50대 체력 저하는 필연이 아니라 선택이라는 교훈을 얻었다”고 말했다. 50대 직장인 정언용 부장은 몸짱 프로젝트 초창기 업무량이 많아 운동, 식사량 조절 등을 잘 해낼 수 있을지 걱정이었다. 폭식하며 업무 스트레스를 풀 때도 많았다.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 체지방량은 27.7㎏로 체지방률이 36.6%에 달했다. 엎친데 덮친 격으로 허리가 아파서 한 달 가까이 제대로 운동하기 어려웠다. 하지만 정 부장은 최대한 헬스장을 찾으며 스쿼트를 했고 매일 7000보 이상 걸었다. 정 부장은 “과거 탄수화물 위주 식사를 했는데, 두부 계란 등 단백질 섭취량을 늘렸다. 밥도 반공기만 먹었고 하루 한끼는 샐러드로 해결했다”며 “12주 동안 한 번에 3cm씩 허리띠를 2차례 줄일 수 있었다. 줄어든 허리띠를 보며 건강을 다짐했다”고 말했다. 그는 12주를 마친 뒤 체중이 76.7kg에서 69.5kg으로 10% 가량 줄었고 평가점수도 100점 만점을 받았다. 이 원장은 “12주 동안 근육량이 손실되지 않고 체지방만 10kg 감량했다. 보기 드문 결과”라며 “음식량을 조절하고 올바른 방법으로 꾸준히 운동해 좋은 결과가 나왔다. 허리 통증이 심했지만 계속 노력해서 더 값진 결과를 얻었다”고 말했다.● 지나친 탄수화물 기피는 오히려 악영향직장인 K부장 등 참가자 3명은 90점대 점수를 받았다. 이들은 모두 열심히 노력했지만 근육량이 줄어드는 등 일부 감점 요인이 있어서 만점을 받지 못했다. K부장은 식사량을 줄이지 않았다. 하지만 12주 동안 체중이 108kg에서 99.1kg으로 줄었다. 체지방량은 6.7kg 감량했다. 비결은 무엇이었을까. K부장은 식사량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운동 시간을 2시간 이상으로 늘렸다. 다른 참가자들 보다 운동량이 2배 이상 많았다. K부장은 “연말까지 몸무게를 80kg대로 줄이겠다”며 “적정 체중을 만들어 고지혈증과 지방간 등 만성질환에서도 탈출하겠다”고 말했다. 당화혈색소도 6.6에서 5.3으로 하락했고 앓고 있던 무릎 통증도 줄었다. 피로도 줄고 무기력증도 사라졌다. 이 원장은 “굶어서 살을 빼겠다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이렇게 하면 근육만 줄어든다. 적절한 운동이 꼭 필요하다. K부장은 체지방만 빠진 건강한 다이어트를 보여줬다”고 평가했다.이성호 센트럴서울안과의원 실장은 운동과 식단 조절을 참가자 중 가장 열심히 했다. 초창기 몸무게도 83.2kg에서 73.9kg로 10kg 줄었다. 하지만 프로젝트 후반에 탄수화물 섭취를 과도하게 줄인 게 화근이었다. 이 실장은 “몸짱 프로젝트 종료가 다가오면서 운동을 더 많이 하고 탄수화물 섭취도 거의 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탄수화물을 극단적으로 줄인 단백질 위주 식단은 오히려 독이 됐다. 근육량이 34.5kg에서 31.8kg으로 2.7kg 줄었다. 최 교수는 “건강한 몸을 만들려면 탄수화물도 필요하다”며 “탄수화물 섭취가 적어 근육에 있는 탄수화물(글리코겐)이 빠져나가면서 오히려 근육량이 줄어든 것”이라고 말했다.본보 기자는 몸무게가 68.3㎏에서 64.6㎏으로 3.7kg 줄었다. 골근격량도 28㎏에서 29.4㎏으로 1.4㎏늘었고 체지방량은 18.4에서 12kg으로 6.4kg가 줄었다. 매일 벤치프레스 등 근력 운동을 했고 식사도 평소 보다 30% 이상 줄였다. 여러 참가자들이 서로 독려하며 노력하다 보니 동기 부여가 컸다. 최 교수는 “50대 중반에 골격근량이 늘어나기가 정말 쉽지 않다. 체지방률도 18.5%로 상위 10%”라며 “체지방량만 많이 빠진 게 긍정적”이라고 말했다.이 원장은 “몸의 윤곽을 알 수 있는 3차원(3D) 바디스캐너로 검사하면 비만일 때 몸 형태는 원형인데, 기자는 복직근이 단련돼 타원형 형태로 살짝 튀어 나왔다”고 말했다.● “참가자 서로 격려하고 정보 공유하며 분발”12주 다이어트 프로그램에서 최재완 센트럴서울안과의원 원장이 운동 코칭과 일일 점검을 맡았다. 최 원장은 “건강 유지에 필요한 의학적인 배경 지식을 설명한 게 참가자에게 큰 도움이 됐다”면서 “응원과 격려, 지식 공유도 큰 힘이 됐다. 멘토를 잘 만나 도움을 받는다면 좀 더 건강하게 체중 감량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프로젝트 주치의인 최 교수는 음식 섭취량의 경우 개인별로 차이가 있을 수 있어서 일률적으로 줄이지 않고 평소 먹는 양의 20% 정도를 줄이라고 했다. 그는 “프로그램 초창기 1~3주에는 걷기, 건물 30층 계단 오르기 등으로 단련했다”며 “근육이 유지되거나 늘면서 체지방 감소 속도는 빨라졌다”고 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4-16
    • 좋아요
    • 코멘트
  • [이진한의 메디컬리포트]상식을 뒤집는 1형 당뇨병, 해법도 뒤집어야

    “유치원생에게 수학의 정석을 가르치는 격이다.”지난달 7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태안 가족의 비극 그 후 1년 1형 당뇨병 정책 성과와 과제’ 정책토론회에서 1형 당뇨병 환자를 진료하는 한 의료인은 이같이 말했다. 1형 당뇨병은 면역시스템이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베타세포를 공격해 파괴한 결과 베타세포가 줄어들어 혈당을 유지할 수 있을 만큼 인슐린을 만들지 못해 발생하는 질환이다. 혈당 관리는 다른 당뇨병과 달리 인슐린을 투여하는 방법밖에 없다.문제는 인슐린 투여량과 시기를 정하는 게 환자 입장에선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어렵다. 의료인은 이를 교육하는 과정의 어려움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환자와 가족은 그 어려운 일을 일상에서 스스로 감내해야 한다.1형 당뇨병은 그동안 정부가 관심을 가지고 살펴 온 질환이다. 최근 5, 6년 사이 혈당관리 비용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도 순차적으로 진행됐다. 지난해 2월 18세 이하 1형 당뇨병 환자들이 진료비 10% 정도만 부담하고 혈당관리 의료기기를 쓸 수 있게 됐다. 이 혜택이 성인 환자로 확대되면 건강보험 보장성의 마지막 퍼즐도 맞춰지게 된다. 여기에다 1형 당뇨병을 ‘장애’로 인정하는 정책도 활발히 논의 중이다.1형 당뇨병 환자 중 연속혈당측정기(CGM)를 지속적으로 사용하는 비율은 10.7%밖에 안 된다. 연속혈당측정기와 연동되는 인슐린 펌프를 사용하는 환자는 1형 당뇨병 환자의 0.4%에 불과하다. 환자들은 질병 관리에서 어려움과 고통을 호소한다.문제는 1형 당뇨병 환자들이 쓰는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펌프가 간단하게 휴대하고 작동할 수 있는 의료기기가 아니라는 점이다. 인슐린 주입량 세팅과 주입, 인체에 침습적인 소모품 교체 등 의료 행위에 준하는 활동을 환자 스스로 일생 동안 해야 한다.식사의 양과 식단, 하루 신체 움직임, 개인 특성까지 고려해 최적의 인슐린 주입량을 산출하고 적시에 주입해야 한다. 어리거나 나이가 지긋한 환자라면 이 과정을 체득할 때까지 얼마나 길고 지난한 교육이 필요할까. ‘수학의 정석’이라는 표현에 고개가 절로 끄덕여진다.현실이 이런데도 환자가 안심하고 교육을 받을 기회는 많지 않다. 1형 당뇨병 환자는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펌프를 구입할 때 현금 급여(요양비) 형태로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사후 정산을 받는다. 인슐린펌프에 대해서는 사용 교육에 대한 비용이 별도로 매겨져 있지 않다. 환자가 의료기기 판매상을 통해 기기를 구입한 뒤 병원 의료진에게 사용법을 배우기도 하지만 보통 의료기기 업체 등을 통해 배우고 스스로 익힌다. 환자 불편은 차치하고 기기를 부정확하게 사용할 위험이 뒤따른다.병원과 의료진이 조금 더 신경을 쓰면 되지 않냐고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환자가 3시간 대기하고 3분 진료하는 국내 병원 현실에서 한 번에 최소 30분씩 걸리는 1형 당뇨병 의료기기 교육을 무료로 진행할 수 있을까. 대한당뇨병학회는 환자 불편을 덜기 위해 입원환자 대상 처방만이라도 병원에서 현물 급여(요양급여)로 지원해 달라고 제안하고 있다.정부의 상급종합병원 구조전환 계획과 맞물려 1형 당뇨병이 상대적으로 가벼운 질환이라는 오해와 함께 상급종합병원 진료에서 밀려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되고 있다. 3차 의료기관인 상급종합병원은 중증질환과 응급에 집중하겠다는 것인데, 일부를 제외하면 1형 당뇨병 환자를 진료할 수 있는 병원은 많지 않다. 갑작스러운 저혈당 쇼크가 잦은 1형 당뇨병 환자로서는 당장 안전을 위협 받을 수 있다. 1형 당뇨병은 반드시 상급종합병원에서 진료를 받아야 하는 질환은 아니지만 적어도 지금은 때가 아니다.정부도 해법을 고심하고 있다. 재택 의료 시범사업을 통해 1형 당뇨병 환자에 대한 교육에 일부 수가(건강보험으로 지급하는 진료비)가 적용되고 있다. 수가 확대 및 현실화를 통해 환자 불편도 덜 수 있을 것이다. 방법이야 어떻든 1형 당뇨병 환자가 까다로운 의료기기 사용법을 지속적, 반복적, 전문적으로 교육받을 수 있는지가 중요하다. 체계적 교육에 대한 고민을 하지 않고 고가 의료기기와 소모품만 환자에게 지급해서는 비싼 애물단지만 양산하는 꼴이다. 정부도 건강보험 재정을 낭비하는 셈이다.의료기기 교육에 대한 수가를 지급하는 것은 어쩌면 기존 정책 틀에서 상당히 벗어난다. 하지만 1형 당뇨병은 기존 상식으로 이해되지 않는 질환이다. 그렇다면 해법도 기존에 하던 방식에서 벗어나야 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5-04-1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의료-요양 넘어 ‘생활 속 건강장수’로 정책 전환할 때”

    9일 오전 서울 관악구 서울대 호암교수회관에서 ‘건강수명 5080 국민추진위원회’가 첫 준비모임을 열고 국민 건강수명 연장을 위한 대전환의 출발을 공식화했다. 이 위원회는 의료와 요양 중심의 고령화 대응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건강과 자립 중심의 정책 전환을 모색하는 범국민 실천 연대다. ‘2050년 이전 건강수명 80세 달성’을 국가 비전으로 제시하며 국내외 원로급 고문단과 보건의료 및 시민사회 전문가 자문단, 실천형 추진위원회, 200여 명의 준비위원으로 구성됐다. 위원회는 이날 “국민에게 10년 더 건강한 삶을 선물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며 다가오는 대선을 건강정책 혁신의 기회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임지준 위원회 준비위원장(따뜻한치과병원 대표원장)은 “대한민국 50세 인구 대부분이 앞으로 20년은 비교적 건강하게 살지만 이후 15년은 병원이나 요양시설에 의존하게 되는 경우가 많다”며 “이제는 30년을 스스로 건강하게 살고 마지막 5년만 도움을 받는 사회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 노년 15년 동안 결국 가족의 돌봄 부담, 국가의 의료·복지 비용까지 높아지는 상황이 생긴다는 것이다. 위원회는 “수명은 늘었지만 건강은 그대로인 첫 세대인 지금의 40, 50대가 마지막 전환점을 맞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 지난 10년간 건강수명은 고작 1살 증가(69.69세→70.51세, 한국건강증진개발원 자료)하는데 그쳤다.국민의 기대수명과 건강수명 간의 격차는 여전히 14년 이상. 이제는 연명 중심의 의료에서 벗어나, ‘생활 속 건강장수’로 정책 기조를 바꾸어야 할 때임을 분명히 했다. 또 위원회는 건강수명 격차의 심각성도 지적했다. 같은 서울 내에서도 지역에 따라 건강수명이 최대 4년 차이 나며, 소득에 따라 9년 이상 벌어지는 현실은 방치할 수 없는 사회적 불평등이라고 밝혔다. 이날 준비모임에는 의료 보건 복지 체육 시민사회 등 각계 전문가들이 함께하여 건강수명을 위한 범국민 플랫폼 구축의 첫 단추를 끼웠다. 위원회는 5월 2일 국회에서 ‘건강수명 5080 비전선포식’을 개최, 국민운동의 비전과 실천 방향을 제시하고 여야 정당이 함께 참여하는 장을 마련할 예정이다.임 준비위원장은 “정권은 수차례 바뀌었지만, 국민 건강수명은 여전히 제자리다. 이번에는 정파를 초월해 국민의 삶의 질 향상을 최우선으로 하는 건강정책이 실현되길 바란다”며 “건강수명은 더 이상 복지의 영역에 머무는 과제가 아니라 국가의 지속 가능성과 경쟁력을 좌우하는 핵심 전략이다. 지금이 바로, 더 건강한 대한민국을 위한 골든타임”이라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4-09
    • 좋아요
    • 코멘트
  • 광동병원 원장에 조상헌 서울대 교수 영입 [주목, 이 병원]

    지난해 광동한방병원에서 이름을 바꾼 광동병원이 통합진료 등을 강화한 2차 의료기관으로 도약하고 있다. 광동병원은 1994년 서울 강남구 삼성동에 개원한 뒤 한의학과 현대 의학을 융합해 통합적인 전인치료를 실천하고 있다. 지난해 개원 30주년을 맞아 한방병원에서 양방병원으로 변경을 하고 내과·통합웰니스센터, 통증재활센터, 글로벌건강검진센터, 한방센터, 천식·알레르기센터, 어지럼센터, 기능의학센터 등 특화센터를 설치했다. 특화센터를 중심으로 소화기내과, 알레르기내과, 가정의학과, 신경과, 정형외과, 노년내과, 재활의학과, 영상의학과, 한방과를 개설해 강남 서초 송파 지역의 거점병원으로 자리 잡고 있다. 광동병원은 최근 조상헌 서울대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사진)를 원장으로 영입했다. 조 원장은 천식·알레르기, 만성 기침, 약물알레르기 등에서 연구와 진료를 병행해온 알레르기 내과 전문의다. 서울대병원 헬스케어시스템 강남센터 설립과 운영에 참여하면서 환자 중심의 병원을 위한 통합의료시스템을 구축한 경험을 갖고 있다. 조 병원장과 함께 박민정 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와 김연정 서울아산병원 신경과 교수도 합류했다. 박 교수는 글로벌검진센터장을 맡아 검진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하고 김 교수는 내과·통합웰니스센터 신경과 원장으로 치매 예방, 만성두통 치료 등을 담당한다. 대형 병원 출신 교수 영입으로 광동병원은 국내 최고 수준의 의료진을 갖췄다. 조 원장은 “통합적인 진료가 가능한 통합진료시스템을 구축해 단순한 개별 질환 치료를 넘어 전반적인 건강 상태를 통합적으로 관리할 것”이라며 “내과, 신경과, 정형외과, 재활의학과, 가정의학과, 기능의학과, 한의학과 등 전문 의료진이 유기적으로 협력해 환자 중심의 맞춤형 치료와 건강 증진을 함께 진행하는 체계를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서울대병원 강남센터를 설립하며 얻은 경험을 바탕으로 광동병원 건강검진센터를 국내 최고 수준으로 만들 것”이라며 “최첨단 장비와 데이터 기반 분석 시스템을 바탕으로 질병 조기 발견과 예방을 위한 최적의 환경을 갖출 것”이라고 말했다. 광동병원은 검진 후 체계적인 사후 관리 시스템을 마련해 검진이 단순한 진단에 그치지 않고 환자의 건강 유지와 질병 예방, 치료로 이어질 수 있게 할 방침이다. ‘제2의 개원’이라고 불릴 광동병원의 혁신은 강남권에서 의원급인 1차 의료기관과 상급종합병원인 3차 병원을 잇는 2차 의료기관으로 어떤 역할을 할지가 주목된다. 조 원장은 “강남에는 의원과 대학병원을 잇는 중간 단계의 종합병원이 부족하다”며 “동네 의원에서는 충분한 전문 의료 서비스를 받기 어렵고 대학병원은 문턱이 높아 막연한 부담이 있는 게 사실이다”고 말했다. 그는 “의료의 사각지역에 처한 난치성 만성질환 환자에게도 당일검사, 당일진료, 당일입원이 가능한 통합의료서비스를 제공하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4-02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치주질환 예방, 식후 양치로 치태 제거하고 금연하세요”

    24일 경기 화성시 수원과학대 3층 치위생 실습실. 한지형 수원과학대 치위생과 교수가 치과 진료 의자(유니트 체어)에 누운 본보 기자의 치아를 살피면서 치석을 꼼꼼하게 제거했다. 이날은 대한치주과학회가 치주 질환 예방과 잇몸 건강에 더 큰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지정한 ‘잇몸의 날’이다.한 교수는 “치석은 치아에 끼는 젤라틴 모양의 퇴적인 치태에서 시작한다”며 “식사를 마친 뒤 입안에 있는 세균이 치아 표면에 얇은 막(치면세균막)을 형성한다. 이 막이 두꺼워지고 음식 찌꺼기 등 잔여물이 쌓여 치태로 발전한다”고 말했다. 선화경 분당제생병원 치과 과장은 “치태는 표면이 부드러워 식사를 한 뒤 올바르게 양치하면 대부분 제거된다”면서도 “치아 사이 공간과 치아와 잇몸이 맞닿는 부위의 깊은 틈이나 칫솔이 닿기 어려운 부위에는 꾸준히 치태가 쌓인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침 속 성분 중 칼슘, 인 등의 무기질이 치태와 결합하면 석회화되고 단단한 치석이 형성된다. 치석은 표면이 거칠어 잇몸을 자극하고 세균이 머물 수 있는 은신처 역할을 한다.● 치아 건강의 첫걸음은 성실한 양치질치석은 치주 질환으로 이어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치주 질환 환자는 1600만 명이었으나 2022년 1800만 명으로 4년 동안 약 14% 증가했다. 선 과장은 “치석 예방의 첫걸음은 양치질이고 양치질만으로 치면 세균막과 치태 대부분을 제거할 수 있다”며 “양치질은 식후 3분 안에 하고 할 때마다 3분 이상 닦으며 하루 3회 이상 치아를 닦는 ‘333 운동’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치를 하기 전에는 치실이나 치간 칫솔 등을 활용해 음식물 찌꺼기와 치태를 미리 제거한다. 양치를 마친 뒤에는 가글액을 이용해 칫솔이 접근하기 어려운 치아와 잇몸 틈새 세균을 제거하면 세균막 형성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당장 치아를 닦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물을 자주 마셔서 음식물 찌꺼기와 구강 내 세균 등을 1차로 제거할 수 있고 산성화된 구강도 개선할 수 있다.치석이 쌓이지 않도록 할 때 중요한 게 금연이다. 흡연하면 니코틴, 타르 등이 치아에 잘 붙어 착색되고 치아 표면에는 치석을 잘 붙게 한다. 니코틴은 잇몸 모세혈관을 수축시켜 외부 세균에 대한 잇몸의 방어력을 낮추기 때문에 치주 질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선 과장은 “하지만 치석 침착의 원인을 단순하게 치아 관리의 문제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며 “치열이 규칙적이지 않거나 치아 사이가 벌어져 치태와 치석이 잘 쌓일 수도 있고, 침샘 분비관 주위 치아에도 치석이 잘 쌓인다”고 말했다. 혀 밑샘 분비관과 가깝고 치열이 대체로 규칙적이지 않은 아래 앞니의 혀 안쪽 면과, 귀밑샘 분비관과 가깝고 칫솔질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위 어금니 볼 바깥쪽 면에도 치석이 잘 쌓인다.● 정기적으로 스케일링 받아 치석 제거해야치석을 제거하는 방법은 스케일링이다. 과거 수기구로 치석을 제거했으나 불편하고 아플 때가 많아 현재는 초음파를 이용한 스케일러를 사용한다. 초음파 진동으로 진동에 상대적으로 약한 치석과 착색 등을 치면에서 제거한다. 치아에 직접적인 힘을 가하지 않고 치석을 제거하는 것이다.스케일링을 받으면 일시적으로 이가 시릴 수 있다. 한 교수는 “치석이 제거되면서 치아에 공간이 생기고 바람이 통하면서 신경을 자극해 일시적으로 시린 것”이라며 “치석이 계속 쌓이면서 잇몸이 많이 내려가면 치아 뿌리가 노출돼 치아가 더 시릴 수 있다. 스케일링을 받은 뒤에는 차고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시린 증상이 이어진다면 전용 치약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치석이 제거되면 공간이 생겨 치아가 마치 벌어진 것처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치석을 제거하지 않으면 치석은 계속 쌓이고 염증이 악화될 수 있다. 잇몸은 모세혈관이 발달돼 내구성이 약하다. 스케일링을 받을 때는 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염증은 완화되고 부기도 가라앉으며 출혈도 감소한다. 다만 심장 질환이나 뇌 질환 등으로 항혈전제를 복용한다면 약제 효과로 출혈이 지속될 수 있으므로 치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게 좋다. 스케일링은 연간 1회 건강보험이 적용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3-27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양치-치석 제거, 치주 질환 예방 첫걸음

    24일 경기 화성시 수원과학대 3층 치위생 실습실. 한지형 수원과학대 치위생과 교수가 치과 진료 의자(유니트 체어)에 누운 본보 기자의 치아를 살피면서 치석을 꼼꼼하게 제거했다. 이날은 대한치주과학회가 치주질환 예방과 잇몸 건강에 더 큰 관심을 가질 수 있도록 지정한 ‘잇몸의 날’이다.한 교수는 “치석은 치아에 끼는 젤라틴 모양의 퇴적인 치태에서 시작한다”며 “식사를 마친 뒤 입안에 있는 세균이 치아 표면에 얇은 막(치면세균막)을 형성한다. 이 막이 두꺼워지고 음식 찌꺼기 등 잔여물이 쌓여 치태로 발전한다”고 말했다. 선화경 분당제생병원 치과 과장은 “치태는 표면이 부드러워 식사를 한 뒤 올바르게 양치하면 대부분 제거된다”면서도 “치아 사이 공간과 치아와 잇몸이 맞닿는 부위의 깊은 틈이나 칫솔이 닿기 어려운 부위에는 꾸준히 치태가 쌓인다”고 말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침 속 성분 중 칼슘, 인 등의 무기질이 치태와 결합하면 석회화되고 단단한 치석이 형성된다. 치석은 표면이 거칠어 잇몸을 자극하고 세균이 머물 수 있는 은신처 역할을 한다.● 치아 건강의 첫걸음은 성실한 양치질치석은 치주 질환으로 이어진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치주질환 환자는 1600만 명이었으나 2022년 1800만 명으로 4년 동안 약 14% 증가했다. 선 과장은 “치석 예방의 첫걸음은 양치질이고 양치질만으로 치면 세균막과 치태 대부분을 제거할 수 있다”며 “양치질은 식후 3분 안에 하고 할 때마다 3분 이상 닦으며 하루 3회 이상 치아를 닦는 ‘333 운동’을 권장한다”고 말했다. 그는 “양치를 하기 전에는 치실이나 치간 칫솔 등을 활용해 음식물 찌꺼기와 치태를 미리 제거한다. 양치를 마친 뒤에는 가글액을 이용해 칫솔이 접근하기 어려운 치아와 잇몸 틈새 세균을 제거하면 세균막 형성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당장 치아를 닦기 어려운 상황이라면 물을 자주 마셔서 음식물 찌꺼기와 구강 내 세균 등을 1차로 제거할 수 있고 산성화 된 구강도 개선할 수 있다.치석이 쌓이지 않도록 할 때 중요한 게 금연이다. 흡연하면 니코틴, 타르 등이 치아에 잘 붙어 착색되고 치아 표면에는 치석을 잘 붙게 한다. 니코틴은 잇몸 모세혈관을 수축시켜 외부 세균에 대한 잇몸의 방어력을 낮추기 때문에 치주 질환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선 과장은 “하지만 치석 침착의 원인을 단순하게 치아 관리의 문제로만 설명할 수는 없다”며 “치열이 규칙적이지 않거나 치아 사이가 벌어져 치태과 치석이 잘 쌓일 수도 있고 침샘 분비관 주위 치아에도 치석이 잘 쌓인다”고 말했다. 혀 밑샘 분비관과 가깝고 치열이 대체로 규칙적이지 않은 아래 앞니의 혀 안쪽 면과 귀밑샘 분비관과 가깝고 칫솔질이 상대적으로 어려운 위 어금니 볼 바깥쪽 면에도 치석이 잘 쌓인다.● 정기적으로 스케일링 받아 치석 제거해야치석을 제거하는 방법은 스케일링이다. 과거 수기구로 치석을 제거했으나 불편하고 아플 때가 많아 현재는 초음파를 이용한 스케일러를 사용한다. 초음파 진동으로 진동에 상대적으로 약한 치석과 착색 등을 치면에서 제거한다. 치아에 직접적인 힘을 가하지 않고 치석을 제거하는 것이다.스케일링를 받으면 일시적으로 이가 시릴 수 있다. 한 교수는 “치석이 제거되면서 치아에 공간이 생기고 바람이 통하면서 신경을 자극해 일시적으로 시린 것”이라며 “치석이 계속 쌓이면서 잇몸이 많이 내려가면 치아 뿌리가 노출돼 치아가 더 시릴 수 있다. 스케일링를 받은 뒤에는 차고 자극적인 음식은 피하고 시린 증상이 이어진다면 전용치약을 사용하는 것도 좋다”고 말했다.치석이 제거되면 공간이 생겨 치아가 마치 벌어진 것처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치석을 제거하지 않으면 치석은 계속 쌓이고 염증이 악화될 수 있다. 잇몸은 모세혈관이 발달돼 내구성이 약하다. 스케일링을 받을 때는 출혈이 발생할 수도 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염증은 완화되고 붓기도 가라앉으며 출혈도 감소한다. 다만 심장 질환이나 뇌 질환 등으로 항혈전제를 복용한다면 약제 효과로 출혈이 지속될 수 있으므로 치과 전문의와 상의하는 게 좋다. 스케일링은 연간 1회 건강보험이 적용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3-26
    • 좋아요
    • 코멘트
  • 첨단재생의료법 개정,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포럼 성황리에 개최

    첨단재생의료법 개정에 따른 의료계 및 관련 산업체의 준비 현황을 점검하고, 줄기세포 등 첨단 재생의료산업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한 산업체의 준비 방안을 모색하는 포럼이 성황리에 열렸다.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와 한국보건산업진흥원은 21일 서울 코엑스 컨퍼런스룸 202호에서 ‘첨단재생의료와 개인 맞춤형 의료의 도래’를 주제로 포럼을 개최했다. 이번 포럼은 글로벌 헬스케어 컨퍼런스인 ‘메디컬 코리아(Medical Korea 2025)’ 기간에 열렸다. 첨단재생의료와 개인 맞춤형 의료의 도래 포럼은 △첨생법 개정과 줄기세포 등 재생의료 발전방향(한국줄기세포학회 최동호 이사장) △일본의 줄기세포 등 첨단재생의료 현황과 과제(일본 준텐도대학 의과대학원 아카자와 치히로 교수) △첨생법 개정과 줄기세포 등 재생의료 발전방향(재생의료진흥재단 첨단재생의료정책본부 이동현 본부장) △한국 줄기세포 기업의 글로벌 진출 활성화 방안(차바이오그룹 양은영 부사장 메디포스트 글로벌사업본부 이승진 본부장) △세포치료제 부속 물질 관련 글로벌 최신 규제 동향(엑셀세라퓨틱스 이주연 연구소장)이 발표됐다. 한국줄기세포학회 최동호 이사장은 “첨단 재생의료법 개정 이후, 상용화 단계에 접어든 기술들이 많아지고 있다”며 “환자의 유전자 및 질병 특성에 맞춘 맞춤형 재생의료가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AI와 빅데이터를 활용한 맞춤형 치료법 개발은 큰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또 일본 준텐도대학 의과대학원 아카자와 치히로 교수는 첨단재생의료 발전을 위한 일본의 치료 가이드라인과 재생의료 치료와 관련된 제도 등에 대해 소개했다. 재생의료진흥재단 이동현 본부장은 첨단재생의료법 개정 주요사항과 한국과 일본, 미국의 치료 제도를 비교했다. 이 본부장은 “첨생법 개정으로 임상연구 결과의 활용을 통하여 다양한 환자의 치료 접근성이 강화됐다”면서 “이전보다 산업생태계 조성을 위한 보다 다양한 주체와의 협업이 가능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차바이오그룹 양은영 부사장은 2026년부터 본격 가동을 앞둔 미국 내 Cell & Gene Biobank에 대해 소개했다. 양 부사장은“Cell & Gene Biobank는 차바이오그룹의 핵심 전략 거점으로, 오픈이노베이션센터와 연계해 글로벌 바이오텍과 협업하는 개방형 혁신 플랫폼으로 운영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그리고 메디포스트 이승진 본부장은 “메디포스트는 무릎 퇴행성관절염 치료제인 ‘카티스템’의 상용화에 성공화에 성공하여 2025년 현재까지 33,000명 이상의 환자가 카티스템을 투여 받았다”며 “향후 북미시장 생산기지 확보를 위해 캐나다 소재 CGT CDMO사인 OmniaBio사의 2대 주주로서 북미사업 확장의 교두보로 삼고 글로벌 진출을 가속화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마지막 강사로 나온 엑셀세라퓨틱스 이주연 연구소장은 세포유전자치료제 부속 물질 관련 글로벌 최신 규제 동향 발표를 통해 보조재(Ancillary Materials, AMs)의 역할 및 중요성을 이야기했다. 이주연 소장은 기존의 혈청 기반 배지에서 무혈청 화학적 정의 배지로의 전환 과정과 함께, 규제 준수 및 품질 관리의 중요성을 대해 소개했다. 주제발표 후에는 정부와 언론, 법조인 등이 참여하는 패널토론이 이어졌다. 패널토론은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민태원 수석부회장(국민일보 의학전문기자)을 좌장으로, 보건복지부 재생의료정책과 정순길 과장, 남주선 식품의약품안전처 바이오의약품정책과 보건연구관, 송영두 이데일리 바이오플랫폼센터 팀장, 오승준 법무법인 BHSN 대표변호사가 패널로 참가하여 발표자들과 함께 첨단재생의료 발전방안 등에 대해 토론했다. 한편, Medical Korea 2025 ‘첨단재생의료와 개인 맞춤형 의료의 도래’포럼은 Medical Korea 및 한국의학바이오기자협회 유튜브에 이달말 경 업로드 될 예정이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3-23
    • 좋아요
    • 코멘트
  • [이진한의 메디컬리포트]암 환자의 신약 접근성 더 높여야

    “암 환자들에게는 시간이 없다. 정부의 논의가 계속되는 동안에도 환자들은 효과적인 치료를 기다리다 기회를 놓칠 수 있다.”(이주영 개혁신당 의원) 17일 개혁신당 이주영 국회의원과 대한암학회가 공동 주최하는 ‘병용요법의 암 환자 접근성 개선을 위한 정책토론회’가 열렸다. 이날 토론회에선 암 환자 260만 명인 시대, 65세 이상 국민 6명 중 1명이 암 환자인 상황을 고려해 생명과 직결된 혁신 신약을 빠르게 도입하기 위한 방안이 논의됐다. 특히 최신 항암제 트렌드인 병용요법 급여와 관련된 제도적 한계에 대한 지적이 이어졌다. 항암제 병용요법이란 두 개 이상의 항암치료제를 함께 투여해 치료 효과를 개선하고 이를 통해 완치 가능성까지 높이는 치료법이다. 현재 개발되거나 허가되는 항암신약 10개 중 7, 8개는 항암제 병용요법으로 알려져 있다. 토론자로 참석한 기자는 이처럼 혁신적으로 암 생존율을 향상시키는 암 치료 방법들이 속속 나오고 있지만 이를 대처하는 정부 방식은 1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아서 내내 불편했다. 암 치료는 1차 치료제를 우선적으로 사용하고 효과가 떨어지면 2, 3차 치료제로 순차적으로 치료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진다. 아무래도 1차 치료제는 부작용이 많지만 보험급여로 인해 비용이 저렴한 항암화학요법이 대다수를 이룬다. 2, 3차로 갈수록 효과가 뛰어난 고가의 항암제를 사용한다. 처음부터 효과가 좋은 고가 항암제를 사용하면 나중엔 사용할 항암제가 없다는 게 정부 논리다. 이날 토론회에서 병용요법의 보험급여가 저조한 이유와 관련해 정부 측은 “치료 초기 단계에서 신약 병용요법을 사용하면 치료 효과가 좋게 나올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데 1차에 좋은 약제들을 다 쓰게 되면 2차에서는 기존 항암화학요법을 써야 하고, 3차에는 급여되는 약이 없다”고 했다. 이에 현장에 있던 의료진과 환자단체는 깊은 한숨을 쉬었다. 순차적 치료의 가장 큰 맹점은 모든 환자가 다음 치료를 받을 수 없다는 점이다. 중증 항암치료제는 대부분 전이성인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하는 치료제다. 예를 들어 전이성 요로상피암(방광암) 환자의 약 50%는 2차 치료제의 기회조차 얻지 못한다. 중간에 암이 진행되거나 사망하기 때문이다. 이날 발표자인 김인호 서울성모병원 종양내과 교수는 “임상의 입장에서는 초기에 좋은 약제를 사용해야 하는데, 다음 단계를 위해 앞에 좋은 약제를 안 쓴다는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다. 임상시험은 이를 다 감안해서 통계학적 분석을 한다”면서 “환자에게 최적의 치료를 제공하는 것이 원칙이며, 치료 차수(1차, 2차, 3차)를 유지하기 위해 현존하는 최선의 병용요법을 제한하는 것은 환자 생존의 관점에서 타당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가령 전이성 방광암 등 요로상피암 환자가 내원했을 때 파드셉 병용요법으로 치료를 시작하면 기존 항암화학요법 대비 생존 기간을 2배 이상 연장한다는 획기적인 데이터가 발표됐지만, 국내에서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아 그림의 떡인 셈이다. 고가의 치료비로 자녀에게 경제적 부담을 주는 것이 미안해 중간에 치료를 포기하는 환자도 많다. 이 의원도 “현재 국내 급여 기준으로는 임상적으로 유용한 병용요법 치료제를 초기에 사용할 수 없어 환자들의 불만이 크다. 환자의 생명이 걸린 문제인 만큼 초기 치료에서 환자들에게 보다 유연한 선택권을 제공해야 한다”며 “환자 개인의 입장에서는 생사가 걸린 문제다.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업무 방향이 개선되기를 희망해 본다”고 말했다. 이날 병용요법과 관련한 가장 큰 화두로 기존 건강보험 혜택을 받던 항암제에 신약을 병용하면 두 치료제 모두 비급여로 전환되는 문제, 서로 다른 제약사의 신약 병용요법을 급여화하기 위한 절차가 미비한 문제가 주로 거론됐다. 최근 10년간 국내에는 70건 정도의 항암제 병용요법이 허가됐으나 제약사가 상이한 신약 병용요법은 대부분 비급여인 상황이다. 해외는 이미 병용요법 급여 적용을 위한 제약사 간 협의를 허용하는 등 유연한 제도를 운영 중이다. 영국은 ‘안전지대(Safe Harbor)’ 가이드라인을 통해 제약사 간 가격 협상을 허용하고, 벨기에는 정부와 제3자 기관이 개입하는 다자간 협상 구조를 운영하고 있다. 항암 병용요법의 급여 적용이 환자의 생명과 직결되는 만큼 정부는 보다 현실적이고 유연한 급여 정책을 마련해야 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과 복지부가 실질적인 해결책을 내놓아야 할 시점이 다가오고 있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 likeday@donga.com}

    • 2025-03-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치맥’ 즐기다 20대도 통풍… 엄지발가락 부었다면 주의

    3월 20일은 대한류마티스학회가 통풍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제정한 ‘통풍의 날’이다.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발생한 요산염 결정이 관절의 연골, 힘줄 등 조직에 침착하는 질환이다. 침착된 결정은 관절에 염증을 일으키고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통풍을 한자로 뜻을 풀어 보면 아플 통(痛)에 바람 풍(風)이다.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는 의미인 셈이다.● 음주-배달음식에 통풍환자 연령대 낮아져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통풍 환자는 2018년 약 43만 명에서 2022년 약 51만 명으로 20% 가까이 늘었다. 이 기간 환자 연령대에도 변화가 컸다. 2018년과 2019년에는 50대 비율이 가장 높았으나 2020년부터는 40대가 가장 많았다. 또 20대와 30대 비율도 증가했다. 통풍 환자의 연령대가 젊어지고 있는 것이다. 채지영 분당제생병원 류마티스내과장은 “통풍은 음식물 대사에서 나오는 찌꺼기 물질인 푸린이 대사 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요산이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돼 생기는 질환”이라며 “정상적일 때 요산은 소변으로 배출된다. 하지만 통풍 환자는 장애가 발생해 혈액 내 요산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고 몸에 과도하게 축적된 요산이 결정체로 변해 관절에 쌓이면서 염증이 발생한다”고 말했다. 최근 젊은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늘고 있는 하이볼과 칵테일 등 혼합술은 알코올뿐만 아니라 탄산, 과당을 함께 함유해 혈중 요산 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비만, 고지혈증, 당뇨병 등 대사 질환이 늘고 보디 프로필 등을 촬영하기 위해 무리하게 체중 감량을 하는 사례가 늘면서 통풍 발병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채 과장은 “통풍 환자 연령층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젊은층의 알코올 섭취가 증가했고 치킨 등 푸린 함량이 높은 배달 음식을 자주 먹는 등 통풍이 쉽게 발생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통풍 환자 엄지발가락 염증 많아통풍은 대부분 급성 발작을 보이며 시작되는데, 엄지발가락에 염증이 나타날 때가 가장 많고 팔꿈치와 발목, 무릎 관절도 자주 아프다. 통풍은 혈액검사를 통해 혈중 요산 수치를 확인하고 초음파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통해 진단한다. 채 과장은 “통풍이 고요산혈증 환자에게 발생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급성 통풍이 발생했을 때는 혈중 요산 수치가 정상일 수 있다. 유의해야 한다”며 “급성 통풍의 원인은 요산 농도를 증가시키는 이뇨제 등 약물과 음주, 세포독성 항암치료, 과식, 과도한 다이어트, 요산강하제 사용 등이다”라고 말했다. 통풍은 대사성 질환으로 대사증후군과 함께 나타난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비만 등과 병행해서 치료해야 하고 음주, 과식, 과당 음료 섭취 등도 조절해야 한다.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해 체중을 관리하는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또 통풍 증상을 일부 보인다면 류머티즘내과 전문의를 만나 상담하고 치료법을 찾는 게 좋다.● ‘통풍의 원인’ 요산 줄이는 3가지 방법통풍에 걸리지 않도록 요산을 줄이는 방법에는 크게 3가지가 있다. 첫째, 푸린 함량이 많은 식품을 덜 먹어야 한다. 육류 내장, 진한 고깃국물, 등푸른생선, 생선, 닭고기, 조개류, 콩 등 단백질 식품들은 대부분 푸린 함량이 높다. 육류 등은 꼭 필요한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지만 통풍이 우려된다면 적절히 섭취량을 조절하는 게 필요하다. 둘째,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야 한다. 물을 많이 마시면 소변으로 요산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통풍 예방에 효과가 있다. 과당이 포함된 주스나 음료는 혈중 요산 농도를 높일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알코올은 요산 배설을 어렵게 하기 때문에 가급적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 셋째, 정상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비만은 통풍의 원인 중 하나로 과체중은 관절 악화에 영향을 끼친다. 다만 급격한 체중 감량은 오히려 혈중 요산 수치를 올릴 수 있으므로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해 점진적으로 감량하는 게 좋다. 다른 성인병과 대사증후군을 포함해 통합적인 건강관리를 권장한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3-20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하이볼-치킨 인기에…젊은층 통풍 환자 부쩍 늘었다

    3월 20일은 대한류마티스학회가 통풍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해 제정한 ‘통풍의 날’이다. 통풍은 혈액 내 요산의 농도가 높아지면서 발생한 요산염 결정이 관절의 연골, 힘줄 등 조직에 침착하는 질환이다. 통풍을 한자로 뜻을 풀어 보면 아플 통(痛)에 바람 풍(風)이다.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는 의미이다. 침착된 결정은 관절에 염증을 일으키고 극심한 통증을 동반한다. ● 음주-배달음식 등에 통풍환자 연령대 낮아져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병원에서 진료를 받은 통풍 환자는 2018년 약 43만 명에서 2022년 약 51만 명으로 20% 가까이 늘었다. 이 기간 환자 연령대에도 변화가 컸다. 2018년과 2019년에는 50대 비율이 가장 높았으나 2020년부터는 40대가 가장 많았다. 또 20대와 30대 비율도 증가했다. 통풍 환자의 연령대가 젊어지고 있는 것이다.채지영 분당제생병원 류마티스내과장은 “통풍은 음식물 대사에서 나오는 찌꺼기 물질인 퓨린이 대사과정에서 문제가 발생해 요산이 체내에 과도하게 축적돼 생기는 질환”이라며 “정상적일 때 요산은 소변으로 배출되지만 통풍 환자는 장애가 발생해 혈액 내 요산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높아지고 몸에 과도하게 축적된 요산이 결정체로 변해 관절에 쌓이면서 염증이 발생한다”고 말했다.최근 젊은 층을 중심으로 소비가 늘고 있는 하이볼과 칵테일 등 혼합술은 알코올뿐만 아니라 탄산, 과당을 함께 함유해 혈중 요산 농도를 크게 높일 수 있다. 비만, 고지혈증, 당뇨병 등 대사 질환이 늘고 바디 프로필 등을 촬영하기 위해 무리하게 체중 감량을 하는 사례가 늘면서 통풍 발병에 영향을 끼치고 있다. 채 과장은 “통풍 환자 연령층이 점차 낮아지고 있다. 젊은층의 알코올 섭취가 증가했고 치킨 등 퓨린 함량이 높은 배달 음식을 자주 먹는 등 통풍이 쉽게 발생할 수 있는 문화가 형성됐다”고 말했다.● 통풍 환자 엄지 발가락 염증 많아 통풍은 대부분 급성 발작을 보이며 시작되는데, 엄지발가락에 염증이 나타날 때가 가장 많고 팔꿈치와 발목, 무릎 관절에도 자주 아프다. 통풍은 혈액검사를 통해 혈중 요산 수치를 확인하고 초음파나 컴퓨터단층촬영(CT) 검사를 통해 진단된다. 채 과장은 “통풍이 고요산혈증 환자에게 발생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급성 통풍이 발생했을 때는 혈중 요산 수치가 정상일 수 있다. 유의해야 한다”며 “급성 통풍의 원인은 요산 농도를 증가시키는 이뇨제 등 약물과 음주, 세포독성 항암치료, 과식, 과도한 다이어트, 요산강하제 사용 등이다”고 말했다.통풍은 대사성 질환으로 대사증후군과 함께 나타난다.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병 비만 등과 병행해서 치료해야 하고 음주, 과식, 과당 음료 섭취 등도 조절해야 한다. 식이요법과 운동을 통해 체중을 관리하는 등 건강한 생활습관을 만드는 게 필요하다. 또 통풍 증상을 보인다면 류마티스내과 전문의와 상담하고 치료법을 찾는 게 좋다.●요산을 줄이는 세가지 방법통풍에 걸리지 않도록 요산을 줄이는 방법에는 크게 3가지가 있다. 첫째, 퓨린 함량이 많은 식품을 덜 먹어야 한다. 육류 내장, 진한 고기국물, 등푸른생선, 생선, 닭고기, 조개류, 콩 등 단백질 식품들은 대부분 퓨린 함량이 높다. 인체를 위해 꼭 필요한 영양소를 포함하고 있지만 통풍이 우려된다면 적절히 조절하는 게 필요하다.둘째, 수분 섭취를 충분히 해야 한다. 물을 많이 마시면 소변으로 요산이 빠져나가기 때문에 통풍 예방에 효과가 있다. 과당이 포함된 주스나 음료는 혈중 요산 농도를 높일 수 있으므로 피해야 한다. 알코올은 요산 배설을 어렵게 하기 때문에 가급적 섭취를 제한해야 한다.셋째, 정상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비만은 통풍의 인 중 하나로 과체중은 관절 악화에 영향을 끼친다. 다만 급격한 체중 감량은 오히려 혈중 요산 수치를 올릴 수 있으므로 식이요법과 운동을 점진적으로 감량하는 게 좋다. 다른 성인병과 대사증후군을 포함해 통합적인 건강관리를 권장한다.〈통풍 환자 생활 수칙 〉⓵ 통풍은 만성 질환으로 평생 관리해야 한다.⓶ 요산저하제는 꾸준히 복용해야 한다.⓷ 혈중 요산농도는 6mg/dL 이하로 조절해야 한다.⓸ 고혈압 고지혈증 당뇨 비만 등 4대 성인병 관리가 중요하다.⓹ 음주 과식 과당음료 등 생활 습관을 조절해야 한다.제공: 대한류마티스학회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3-19
    • 좋아요
    • 코멘트
  • “노년기 삶의 질 결정짓는 치아 건강… 찾아가는 치과 치료 활성화를”

    구강 건강을 제때 관리하지 않으면 노년기에 치매 발병 위험이 높아질 뿐만 아니라 흡인성 폐렴과 같은 심각한 질환에 걸릴 가능성이 높아진다. 일본에서는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해 치과의사가 양로원이나 환자의 자택을 직접 찾아가 구강 관리를 해 주는 방문치과 서비스가 활성화돼 있다. 국내에서는 아직 걸음마 수준에 불과하다. 국내에서 구강 돌봄 사업을 위해 앞장서고 있는 이수구 스마일재단 이사장을 만나 방문치과 진료의 국내 현실에 대해 자세히 알아봤다.―일본처럼 요양원에 치과의사가 직접 찾아와 구강 관리를 해 주는 경우가 있나.“현재 한국에서는 일본처럼 체계적으로 방문치과 진료가 활성화돼 있지는 않다. 일부 지방자치단체나 민간단체가 시범적으로 운영하는 사례는 있지만 전국적으로 표준화된 제도는 부족하다. 반면 일본은 이미 30여 년 전부터 방문치과가 정착돼 있으며 치과의사가 양로원이나 환자의 자택을 방문해 정기적으로 구강 관리를 해 주는 시스템이 잘 갖춰져 있다. 한국도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이러한 제도가 절실하다.”―일본에서 방문치과가 오래전부터 시작된 이유는.“일본은 고령화가 빠르게 진행되면서 노인들의 구강 건강이 전반적인 건강과 직결된다는 점을 인식했다. 특히 치매, 흡인성 폐렴과 같은 질환이 구강 건강과 관련이 깊다는 연구 결과가 나오면서 정부 차원에서 정책적 지원과 재정적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 현재 방문치과는 일본 전역에서 활성화돼 있으며 의료보험을 통해 비용 지원도 이뤄지고 있다.”―한국에서 여전히 방문치과 진료가 활성화되지 않은 이유는.“가장 큰 이유는 제도적 지원이 부족하다는 점이다. 치과의사들이 병원을 비우고 방문 진료를 나가는 것이 현실적으로 쉽지 않으며 이에 대한 수가(진료비 책정) 보상도 부족하다. 또한 한국에서는 방문치과 서비스에 대한 인식이 아직 낮고 이를 위한 체계적인 교육과정도 충분히 마련돼 있지 않다.”―방문치과 진료가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어떤 정책적 지원이 절실한가.“첫째, 건강보험이나 장기요양보험에서 방문치과 진료를 지원할 수 있도록 수가 체계를 개선해야 한다. 둘째, 방문치과 서비스를 위한 치과 인력 양성 및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야 한다. 그리고 노인 요양시설과 치과 병·의원이 협력할 수 있도록 법적·행정적 기반을 마련해야 하며 방문치과에 대한 국민적 인식을 높이기 위한 홍보와 캠페인도 필요하다.”―방문치과가 활성화되면 노인들의 건강에 어떤 긍정적인 변화가 있나.“구강 건강이 유지되면 음식물을 제대로 씹을 수 있어 영양 상태가 좋아지고 치매 예방 효과도 있다. 또한 구강 내 세균이 원인이 되는 흡인성 폐렴 같은 질환을 줄일 수 있다. 의치(틀니) 조정 등을 통해 삶의 질이 향상되며 발음이 좋아지고 대인관계도 개선될 수 있다.”―일본의 경우 방문치과 진료 시 환자들이 비용 부담을 크게 느끼지는 않나.“일본에서는 건강보험 및 노인장기요양보험이 방문치과 진료의 상당 부분을 보장하고 있다. 따라서 환자 부담이 크지 않아 많은 노인이 이용하고 있다. 한국에서도 유사한 지원이 마련된다면 많은 환자가 혜택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방문치과 진료가 단순한 치과 치료를 넘어서 중요한 이유는.“구강 건강은 전신 건강과 직결된다. 치아를 상실하거나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영양 섭취가 어렵고 면역력이 떨어지며 각종 만성질환 위험이 커진다. 또 치주질환이 치매와 연관이 있다는 연구 결과도 나오고 있어 구강 관리는 단순한 치과 치료를 넘어 삶의 질과 건강을 지키는 필수적인 요소다.”―한국에서도 방문치과 진료를 조속히 도입하고 활성화해야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한국 역시 초고령사회로 진입하고 있다. 노인 구강 건강 문제는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과제다. 일본이 30년 전부터 방문치과를 시행해 긍정적인 결과를 얻은 만큼 한국도 이를 적극적으로 도입해 고령층의 삶의 질을 향상시켜야 한다.”―스마일재단은 방문치과 진료 활성화와 관련해 어떤 역할을 하고 있나.“스마일재단은 경제적·신체적 어려움으로 인해 치과 치료를 받기 힘든 분들을 지원하는 단체다. 특히 노인 및 장애인을 대상으로 무료 치과 진료를 제공하고 있으며 방문치과 진료 활성화를 위한 연구와 정책 제안도 하고 있다. 앞으로 더 많은 분이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다양한 사업을 추진할 계획이다.”―한국 국민들에게 방문치과 진료의 필요성에 대해 강조하고 싶은 점이 있다면.“방문치과 진료는 단순히 치과 치료를 받기 어려운 분들을 위한 제도가 아니라 우리 모두가 건강한 노후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서비스다. 한국에서도 빠르게 제도적 기반을 마련해 누구나 나이가 들어도 건강한 치아로 행복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국민 여러분께서도 이에 대한 관심을 가져주시고 필요성을 널리 알려주시면 좋겠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3-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
  • “방문치과는 필수 의료 서비스… 비용 부담 낮춰 혜택 확대”

    일본은 30년 전부터 ‘방문치과’ 운영이 활성화돼 있다. 방문치과는 치과의원에 직접 통원하는 것이 어려운 환자를 위해 치과의사가 집이나 요양시설, 병원 등을 방문해 진료를 실시하는 시스템이다. 국내에서도 내년부터 방문치과가 운영된다. 이에 일본은 어떻게 방문치과가 운영되고 있는지 일본방문치과협회 이사장을 맡고 있는 모리구치 겐조를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방문치과를 통해 어떤 의료 서비스를 받을 수 있나.“치과 치료뿐만이 아니라 예방적인 구강 케어나 구강 기능의 유지·재활까지 폭넓게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일본은 특히 고령자가 많다 보니 방문 치과가 필요 불가결한 의료 서비스로서 확립되고 있다.” ―방문치과를 이용하는 주요 환자는….“방문치과를 이용하는 주요 환자는 이동이 어려워 치과에 통원이 어려운 노인, 중증장애를 가진 환자, 치매환자, 뇌중풍(뇌졸중) 등으로 신체활동이 제한된 환자들이다. 이들은 정기적인 구강 관리가 필요하지만 현실적으로 치과에 다니기 어려운 경우가 많기 때문에 방문치과가 적절한 구강 관리를 받기 위한 중요한 수단이 된다.” ―환자 만족도는….“방문치과 진료를 받은 환자의 만족도는 매우 높다. 단순히 치과 치료를 받는 것뿐만 아니라 지속적인 돌봄과 지도를 통해 구강 건강이 개선되고 그에 따라 삶의 질이 향상되기 때문이다. 환자뿐만 아니라 간병인이나 간병 시설의 직원으로부터도 방문치과 진료를 받음으로써 환자의 건강 상태가 전체적으로 좋아졌다는 목소리가 많이 전해지고 있다.” ―진료비 부담은 어느 정도인가.“방문치과 진료 비용의 대부분이 건강보험과 개호 보험으로 커버되고 있다. 환자는 자기 부담액만 지불하면 되기 때문에 경제적인 부담이 커지지 않도록 설계돼 있다. 이 제도 덕분에 많은 환자가 지속적인 구강 관리를 받을 수 있다.” ―한국에 방문치과를 도입한다면 어떤 점에 중점을 둬야 하나.“방문치과를 성공시키기 위해서는 몇 가지 중요한 요소가 있다. 먼저 제도적인 지원이다. 방문치과의 보급을 위해선 건강보험이나 개호보험과의 제휴를 강화해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경감하는 제도가 꼭 필요하다. 그리고 전문 인력의 체계적인 교육이다. 방문치과 진료는 일반 치과 치료와 달리 환자의 전신 건강 상태도 고려해야 한다. 따라서 충분한 교육과 실전 경험을 쌓은 전문 인재의 육성이 요구된다. 이를 위해 방문치과의 메디컬 인터뷰나 의과적인 기초 지식을 배울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요양시설이나 가족과의 연계이다. 환자가 일상생활 속에서 구강 건강을 유지할 수 있도록 요양시설이나 가족과 협력 체제를 구축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러한 요소들을 균형 있게 다듬을 때 방문치과의 정착과 발전이 가능해질 것이다.” ―방문치과와 관련해서 한국에 조언을 한다면….“방문치과는 단순한 치료가 아니라 더 나은 생활을 하기 위한 필수적인 의료 서비스이다. 일본에서도 방문치과의 도입으로 많은 환자가 구강 건강을 되찾아 삶의 질이 대폭 향상됐다. 한국에서도 방문치과의 도입으로 더 많은 분이 건강한 노후를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방문치과가 안정적으로 정착될 수 있도록 관심과 지원을 부탁한다.”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

    • 2025-03-19
    • 좋아요
    • 코멘트
    PDF지면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