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규영

안규영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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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yu0@donga.com

취재분야

2026-02-20~2026-03-22
미국/북미45%
국제일반23%
국제정세13%
국제정치7%
경제일반3%
중동3%
중남미3%
중국3%
  • 美 공항 ‘셧다운 혼란’에…트럼프 “ICE 투입” 민주당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자국내 공항 혼란을 수습하기 위해 23일부터 주요 공항들에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을 배치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미국 의회의 예산안 합의 결렬로 국토안보부의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이 5주째 이어진 데 따른 조치다. 불법 이민 단속 대상이 미국 거주자에서 입국자로 확대되는 조치란 분석이 제기된다. 그간 ICE 요원들이 보여준 거친 단속 행태를 감안할 때 공항 이용 과정에서의 불편과 혼란이 가중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공항 보안과 관련된 단속 수위를 높이고, 운영에 불편함을 가중시키는 것을 통해 야당인 민주당이 예산안에 합의하게끔 압박하는 조치란 평가도 나온다.트럼프 대통령은 21일 자신의 트루스소셜에 “급진 좌파 민주당이 미국, 특히 공항을 다시 자유롭고 안전해지도록 하는 합의에 즉각 서명하지 않는다면, 우리의 뛰어나고 애국적인 ICE 요원들을 공항에 투입할 것”이라고 썼다. 이어 “ICE 요원들은 이전에 누구도 본 적 없는 방식으로 (공항) 보안 업무를 수행할 것이며 우리나라에 들어온 모든 불법 이민자를 즉시 체포할 것”이라고 했다.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부패한 주지사와 법무장관, 일한 오마르 (민주당) 하원의원의 승인 아래 위대했던 미네소타를 망가뜨린 소말리아 출신 이민자들을 집중 단속하겠다”고 했다. 그는 지난해 말 미네소타주의 대규모 정부 보조금 부정 수급에 소말리아계 이민자들이 가담한 정황이 드러난 뒤 소말리아계 이민자들을 공격해왔다.앞서 미 국토안보부는 이민 정책을 둘러싼 여야 대립으로 지난달 14일부터 예산 확보에 난항을 겪고 있다.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가 불법 이민 단속 개혁에 동의할 때까지 국토안보부 예산을 통과시키지 않겠다는 방침이다. 국토안보부 셧다운으로 급여 지급이 중단되자 공항보안을 담당하는 산하 교통안전청(TSA) 직원들이 사직하는 사례가 속출하고 있다. NBC방송에 따르면 셧다운 뒤 퇴사한 TSA 직원은 400명을 넘는다.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의 ICE 요원 투입 경고에 “무모하고 위법적인 위협”이라고 반발하고 있다.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공화당은 폭주하는 ICE에 수십억 달러를 몰아주기 위해 TSA를 인질로 잡아두는 편을 택했다”며 TSA 별도 예산안 처리에 동의할 것을 촉구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5시간 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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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호르무즈 계속 봉쇄’ 선언에, 브렌트유 100달러 돌파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발발 후 이란이 세계적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봉쇄할 뜻을 밝히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12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5월 인도분은 전일 대비 9.2% 오른 배럴당 100.46달러로 마쳤다. 브렌트유 종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은 것은 2022년 8월 이후 약 3년 7개월 만이다. 8일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에 오른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12일 발표한 첫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지렛대를 계속 사용해야 한다”고 위협했다. 이라크 내 친(親)이란 민병대들의 연합체 ‘이라크이슬람저항군(IRI)’은 같은 날 이라크 서부에서 추락한 미군 공중급유기를 자신들이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부인했다. 이 여파로 급유기 내 승무원 6명 중 최소 4명이 숨졌다. 호주 맥쿼리그룹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와 중동의 긴장이 몇 주간 이어진다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 고유가에 다급해진 미국 재무부는 12일 다음 달 11일까지 한 달간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국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산 원유 및 관련 제품의 제재를 일시 해제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트루스소셜에 “이란을 군사, 경제, 다른 모든 방면에서 완전히 파괴하고 있다.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라”며 “다음 주에도 이란을 강하게 타격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같은 날 CNN 인터뷰에서 “필요하면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각국 유조선을 호위할 것”이라고 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모즈타바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부상 당했고 얼굴이 훼손(disfigured)됐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미 당국자가 모즈타바의 부상 사실을 확인한 것은 처음이다. 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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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휘발유값 급등에 다급해진 美, 러産 원유 제재 한달간 해제

    지난달 28일 발발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여파로 국제 유가와 미국 내 휘발유 값이 치솟고 있다.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고유가에 따른 여론 동향에 민감해진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는 12일(현지 시간)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산 원유에 대한 제재를 한 달간 해제했다. 미국 항구 간 운송되는 화물은 미국 소유 선박에 의해서만 가능하다는 ‘존스법(Jones Act)’을 30일간 면제하는 방안 또한 검토하고 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전했다. 다만 중동 정세의 안정화 없이 이런 조치만으로는 유가 하락을 기대하기 힘들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미국과 이란의 고위 관계자가 서로를 향한 날 선 위협을 계속하고 있어 유가가 더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호주 맥쿼리그룹은 이란이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수 주간 더 봉쇄한다면 현재 100달러 내외인 국제 유가가 150달러대로 치솟을 수 있다고 점쳤다.● 美, 한 달간 휘발유 값 22% 치솟자 대책 분주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12일 기준 미국 내 휘발유 소매가 평균은 갤런당 3.6달러(약 5364원)다. 최근 한 달 새 22% 올랐다. 국토가 넓고 대중교통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미국에서는 3억3000만 명의 국민 대부분이 자동차를 사용한다. 휘발유 값 동향이 민생 경제의 가늠자인 것이다. 다급해진 트럼프 행정부는 다양한 대책 마련에 나섰다. 12일 미국 재무부는 다음 달 11일까지 한 달간 현재 각국 해상에 묶여 있는 러시아산 원유와 관련 제품을 구매할 수 있도록 한시적으로 허용했다. 캐럴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같은 날 필수적인 에너지 제품과 농산물이 자유롭게 미국 항구들에 유입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존스법 해제를 검토하고 있다고 공개했다. 미국을 포함한 국제에너지기구(IEA) 소속 32개 회원국은 11일 사상 최대 규모인 전략비축유 4억 배럴을 시장에 공급하기로 했다. 다만 워싱턴포스트(WP) 등은 전쟁 여파로 급등한 유가를 이 같은 한시적 조치만으로 떨어뜨리는 것이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종전이 우선이라는 의미다. 야당 민주당은 트럼프 행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선제 침공한 러시아에 제재 해제라는 면죄부를 줬다며 반발하고 있다. 11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와 미국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는 최근 미국 성인 1002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를 공개했다. 응답자의 80%가 “미국 내 주유소에서 판매하는 휘발유 가격의 (상승) 변화를 체감했다”고 했다. 또 응답자의 48%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유가 상승의 책임이 있다”고 했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1977∼1981년 집권)은 제2차 오일쇼크에 따른 경제 불황으로 재선에 실패했다. 늘어나는 각국 사상자 또한 트럼프 대통령에게 부담이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12일 이라크 서부에서 추락한 공중급유기의 승무원 6명 중 4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나머지 2명의 생사 여부는 공개하지 않았다. 13일 프랑스 또한 이라크 에르빌의 자국군 1명이 친(親)이란 무장단체의 소행으로 추정되는 무인기(드론) 공격에 숨지고 여러 명이 부상을 당했다고 밝혔다. 전쟁 발발 후 유럽 군인의 첫 사망이다. 신한은행, 우리은행 등 국내 금융사가 입주한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 국제금융센터(DIFC) 지구 내의 한 건물 또한 13일 경미한 피격을 입었다. 현지 관계자들은 이란 측이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 혹은 무인기(드론)를 UAE가 요격하는 과정에서 발생한 파편이 해당 건물에 부딪혔다고 전했다. 부상자는 보고되지 않았다.● 美 vs 이란 ‘강 대 강’ 대치트럼프 대통령은 13일 트루스소셜에 “우리는 무제한의 탄약과 충분한 시간이 있다. 오늘 ‘미친 쓰레기(이란)’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라. 다음 주에도 이란을 강도 높게 타격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주요 7개국(G7) 지도자와의 화상 회의에서도 이란이 “곧 항복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그는 12일에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해 중동과 전 세계를 파괴하는 일이 일어나도록 두지 않을 것”이라며 전쟁의 정당성을 거듭 강조했다. 8일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에 오른 모즈타바 하메네이 또한 12일 첫 공식 메시지에서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지속하겠다고 밝혔다. 알리 라리자니 이란 최고국가안보회의 사무총장 또한 X에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이라고 썼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3-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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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호르무즈 계속 봉쇄’ 선언에…브렌트유 100달러 돌파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 발발 후 이란이 세계적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계속 봉쇄할 뜻을 밝히면서 국제 유가가 급등했다. 12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선물 5월 인도분은 전일 대비 9.2% 오른 배럴당 100.46달러로 마쳤다. 브렌트유 종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은 것은 2022년 8월 이후 약 3년 7개월 만이다.8일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에 오른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12일 발표한 첫 성명에서 “호르무즈 해협 봉쇄라는 지렛대를 계속 사용해야 한다”고 위협했다. 이라크 내 친(親)이란 민병대들의 연합체 ‘이라크이슬람저항군(IRI)’은 같은 날 이라크 서부에서 추락한 미군 공중급유기를 자신들이 공격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부인했다. 이 여파로 급유기 내 승무원 6명 중 최소 4명이 숨졌다. 호주 맥쿼리그룹은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와 중동의 긴장이 몇 주간 이어진다면 국제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내다봤다.고유가에 다급해진 미국 재무부는 12일 다음 달 11일까지 한 달간 2022년 2월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국제 제재를 받고 있는 러시아산 원유 및 관련 제품의 제재를 일시 해제했다. 다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3일 트루스소셜에 “이란을 군사, 경제, 다른 모든 방면에서 완전히 파괴하고 있다. 오늘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 지켜보라”며 “다음 주에도 이란을 강하게타격할 것”이라고 위협했다. 그는 같은 날 CNN 인터뷰에서 “필요하면 미국이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각국 유조선을 호위할 것”이라고 했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은 13일 기자회견에서 모즈타바가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으로 다리는 물론 얼굴에도 부상을 입었으며 “흉터가 남을 가능성이 크다”고 밝혔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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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공습에 친척 잃은 미국인, 유대교 회당에 차량 테러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시작된 전쟁이 이어지는 가운데 12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테러로 의심되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했다. 미국 버지니아주 해안 도시 노퍽의 올드도미니언대학교에서 총격 사건이 발생해 총격범을 포함한 2명이 사망하고 2명이 다쳤다. 같은 날 미국 미시간주의 한 유대교 회당(시나고그)에 무장한 괴한이 트럭을 몰고 들어와 보안 요원들과 총격을 주고받은 끝에 사망했다.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올드도미니언대 캠퍼스 내 건물에서 한 괴한이 총격을 난사했다. 현재까지 파악된 피해자는 총 3명으로 이중 1명이 숨지고 1명은 중태에 빠졌다. 나머지 1명은 치료 후 퇴원한 것으로 파악됐다. 피해자 모두 대학 소속이며 부상자 2명은 육군 예비장교훈련단(ROTC) 소속이다. 총격범은 현장에서 사망했다.미 연방수사국(FBI)은 총격범이 버지니아 주방위군 출신 모하메드 베일러 잘로(36)라고 밝혔다. 그는 과거 육군 주방위군 소속이었으며, 사건 관계자들은 잘로가 ROTC 수업을 표적으로 삼았다고 AP통신에 전했다. 잘로는 2016년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에 물질적 지원을 제공하려 한 혐의로 징역 11년형을 선고받았고, 2024년 12월 석방됐다.이로부터 약 2시간 뒤인 낮 12시 30분쯤 미국 미시간주 디트로이트 인근 한 유대교 회당(시나고그)에 소총으로 무장한 괴한이 차를 타고 돌진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으며, 차량에 타고 있던 남성이 보안 요원들과 총격 끝에 사망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용의자는 레바논 출신의 귀화 미국인인 아이만 모하마드 가잘리(41)로 밝혀졌다. 그는 미시간주 디어본 하이츠에 거주했으며 최근 이스라엘이 무장 정파 헤즈볼라를 겨냥해 레바논을 공습하는 과정에서 친척 여러 명을 잃은 것으로 전해졌다. 수사 당국은 이번 사건을 미국 내 ‘유대인 공동체’를 겨냥한 폭력행위로 간주하고 있다.미 당국은 두 사건 모두 테러 사건으로 규정하고 수사에 착수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유대교 회당 사건을 두고 “끔찍한 일”이라며 “그 사건의 진상을 끝까지 파헤칠 것”이라고 말했다.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공습한 이후 세계 전역에서 미 공관 및 대학, 유대교 관련 시설 대상으로 한 테러가 이어지고 있다. 10일엔 캐나다 토론토의 미국 영사관이 총격을 받았고, 8일엔 노르웨이 오슬로 주재 미국 대사관에서 사제 폭발물이 터졌다. 9일엔 벨기에 유대교 회당 앞에서 폭발이 발생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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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르무즈 우회로’ 홍해도 막히나…길목 잡은 후티 “이란과 함께할 것”

    미국과 이스라엘의 공습에 맞서 이란이 반격에 나선 가운데, 레바논의 헤즈볼라, 이라크의 시아파 민병대 등 친(親)이란 무장세력들이 가세하며 전선이 중동 전역으로 확대되고 있다. 특히 예멘의 후티 반군까지 참전하면 현 이란이 봉쇄 중인 호르무즈 해협에 이어 홍해까지 마비될 수 있다고 로이터통신 등은 전망했다. 중동 산유국들이 홍해를 원유 수출 우회로로 활용 중인 만큼 세계 석유 시장에 더욱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12일(현지 시간) 미 정치전문매체 악시오스는 미국과 이스라엘의 새로운 위협 세력으로 이란이 이끄는 중동의 반서방 무장연대인 ‘저항의 축(Axis of Resistance)’ 내 핵심 전력인 예멘 후티 반군을 꼽았다. 미국 싱크탱크 애틀랜틱 카운슬의 앨리슨 마이너 연구원은 “후티 반군이 바브엘만데브 해협마저 봉쇄한다면, 중동의 원유와 액화천연가스(LNG)가 아시아와 유럽으로 나갈 수 있는 핵심 우회로가 영영 끊기게 된다”고 지적했다. 예멘 북부 자이디파(시아파의 한 분파)에 기반을 둔 후티 반군은 2014년 예멘 정부를 축출하며 사실상 집권 세력으로 자리 잡았다. 이란의 막대한 지원을 받으며 중동 내 반(反)미·반(反)이스라엘 전선에 앞장서왔다. 특히 2023년 10월 발발한 가자 전쟁 때도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를 지원한다며 홍해를 드나드는 선박들을 공격해 국제 물류망을 위협했다. 상선 공격은 지난해 11월 가자 전쟁 휴전이 발표되자 중단됐다.후티 반군의 지도자인 압둘 말릭 알 후티는 이날 “이란에 대한 공격은 이슬람과 무슬림에 대한 전쟁”이라며 “미국과 이스라엘의 침략에 맞서 이란과 함께 할 것”이라고 밝혔다. 같은 날 이란의 새 최고지도자 모즈타바 하메네이는 성명에서 “저항의 축 전사들에게 깊은 감사를 전한다. 우리의 협력은 시온주의자인 이스라엘의 악행 제거를 단축할 것”이라며 동맹 세력 간 협력을 강조했다.기존 친이란 세력의 공세도 거세지고 있다. 헤즈볼라는 11일 이스라엘에 로켓 200발과 드론 200대를 발사했다고 밝혔다. 이라크에 있는 시아파 무장단체들도 이라크 내 미군과 미군 시설을 겨냥한 드론 및 미사일 공격을 강화하고 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3-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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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EA, 역대 최대 4억 배럴 비축유 방출 권고

    국제에너지기구(IEA)가 지난달 28일부터 시작된 미국·이스라엘과 이란의 전쟁으로 급등한 국제 유가를 낮추기 위해 사상 최대 규모인 4억 배럴의 비축유 방출을 제안했다고 10일(현지 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로이터통신 등이 전했다. 이에 일본, 독일, 오스트리아 등도 자국 내 원유 비축량의 일부를 방출하기로 했다. IEA는 이날 32개 회원국이 모인 긴급회의에서 4억 배럴의 원유 방출을 권고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했던 2022년 당시 IEA 회원국이 두 차례에 걸쳐 방출한 1억8200만 배럴의 두 배 이상으로 많은 역대 최대 규모다. IEA 회원국은 한국,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노르웨이 등이다. 11일 일본 교도통신 등에 따르면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IEA의 비축유 방출 권고가 확정되기 전 취재진에게 “IEA의 결정을 기다리지 않고 독자적으로 이르면 16일부터 비축유를 방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민간 비축유 15일분, 국가 비축유 1개월분을 방출한다는 것이다. 독일과 오스트리아 또한 자국의 원유 비축량 일부를 방출할 예정이다. 전쟁 발발 후 이란이 중동산 원유의 핵심 운송로인 호르무즈 해협 일대를 사실상 봉쇄하면서 중동산 원유의 수송은 거의 중단됐다. 사우디아라비아, 이라크, 아랍에미리트(UAE), 쿠웨이트 등 주요 산유국은 원유 생산량을 하루 최대 670만 배럴가량 감축했다. 이는 세계 원유 생산량의 약 6%다. 이 여파로 최근 국제 유가는 한때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했다. 다만 IEA의 비축유 방출 소식 등으로 80달러대로 떨어졌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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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호르무즈 ‘기뢰전쟁’… 이란전 장기화 고비

    이란이 세계적 원유 수송로인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를 위해 ‘바다 지뢰’로 꼽히는 ‘기뢰(機雷)’를 부설하기 시작했다고 CNN 등이 1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배와 잠수함 등이 접근하면 바다에서 자동으로 폭발하는 기뢰를 통해 사실상 해협을 봉쇄하고 미국을 포함한 전 세계 경제에 충격을 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이란은 기뢰를 즉각 제거해야 한다. 그러지 않으면 전례 없는 군사 공격에 직면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동을 관할하는 미군 중부사령부는 이란 기뢰 부설함 16척을 포함한 여러 이란 선박을 격침했다며 관련 영상을 공개했다. 국제 유가에 큰 영향을 미치는 호르무즈 해협의 통제권 확보가 미국과 이란의 전쟁 승패를 가를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미 CBS방송 등에 따르면 미군 정보 당국은 최근 최대 약 6000개의 기뢰를 보유한 이란이 수십 개의 새 기뢰를 호르무즈 해협에 부설한 정황을 포착했다. 소형 선박을 이용해 기뢰를 2∼3개씩 투입하고 있고, 짧은 시간 안에 수백 개의 기뢰 부설도 가능하다는 것이다. 기뢰는 한번 부설되면 제거가 어렵고, 해류에 따라 움직일 수 있어 위치 파악도 힘들다. 이로 인해 호르무즈 해협이 장기간 봉쇄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에서 선박 통행이 가능한, 가장 폭이 좁은 지점은 3.2km 정도라 기뢰가 부설되면 선박 운항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란은 호르무즈 해협과 관련해 11일에도 강경한 메시지를 냈다. 이란 타스님통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는 “미국과 그 동맹들의 이익을 위해선 단 1L의 원유도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가는 걸 허용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로이터는 이란 군 지휘부가 “세계는 유가가 배럴당 200달러까지 치솟을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도 경고했다고 전했다. 11일 외신들에 따르면 이날 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 최소 4척의 화물선이 발사체에 맞았다. 혁명수비대는 태국과 라이베리아 선적 화물선이 각각 자신들의 경고를 무시한 채 운항해 공격했다고 밝혔다. 또 일본 NHK에 따르면 일본 해운사 상선미쓰이 소속 화물선 ‘원마제스티’호가 페르시아만 일대에서 미상의 발사체에 맞아 경미한 손상을 입었다. 한편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란이 스티브 윗코프 미국 백악관 중동특사가 보낸 두 차례의 휴전 요청 메시지를 모두 거부했다고 10일 전했다.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국내외 여론 악화, 고유가 등에 민감한 트럼프 대통령과 달리 이란은 ‘시간은 우리 편’이라는 판단하에 버티기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3-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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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이냐 이익이냐”… 美 뒤흔드는 ‘AI 군사화’ 논쟁[글로벌 포커스]

    미국의 대표 인공지능(AI) 기업들로 숙명의 라이벌인 앤스로픽과 오픈AI가 AI 윤리 논쟁을 둘러싸고 또 한번 대척점에 섰다. 자사 AI 모델이 이란 공습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에 사용된 앤스로픽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AI 군사화’를 제한하는 안전장치를 요구했다. 그러자 미 국방부(전쟁부)는 전면적인 군사적 활용을 선언하며 앤스로픽을 단계적으로 퇴출키로 했다. 대신 국방부는 오픈AI와 전격적으로 손을 잡았다. 앤스로픽과 오픈AI의 엇갈린 선택을 두고 “태생부터 라이벌이었던 두 기업의 운명적 대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파괴적 기술 경쟁이 시작될 것을 우려해 클로드의 출시를 미룬 앤스로픽과 이와는 대조적으로 2022년 11월 생성형 AI 모델 챗GPT를 내놔 업계 1위를 선점한 오픈AI의 특성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것. 최근 앤스로픽이 오픈AI를 바짝 추격하면서 양측의 팽팽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진영에 ‘좌파’로 낙인찍힌 앤스로픽 이번 AI 윤리 갈등의 도화선은 미 국방부의 AI 모델 사용 계약 개정 시도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방부는 앤스로픽을 상대로 ‘모든 합법적 용도’에 AI 모델을 제한 없이 사용하기를 원한다며 계약 개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앤스로픽은 승인을 주저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 대중 감시와 인간 개입 없이 작동하는 자율 살상무기 개발에 자사 AI 모델 사용을 금지하는 ‘레드라인’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국방부는 이를 거부하고 앤스로픽과의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 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가치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군 내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정책 폐지와 워크(woke·진보 진영을 비꼬는 말) 사상 퇴출을 강조해 온 그가 앤스로픽식 ‘AI 윤리관’ 역시 미국의 군사 활동을 제약하는 좌파 이념이라고 인식했다는 것. 마두로 대통령 체포 직후인 1월 12일 “전쟁 수행을 허용하지 않는 AI 모델을 결코 채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도 앤스로픽을 콕 집어 경고한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결정타는 올 1월 3일 단행된 마두로 체포 작전이었다. WSJ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지난달 15일에야 미 언론 보도를 통해 뒤늦게 자사 AI 모델인 클로드가 이 작전에 활용됐다는 사실을 접했다. 앤스로픽 관계자는 파트너사인 팔란티어에 “클로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됐는지 알고 싶다”고 문의했고, 팔란티어가 이 사실을 국방부에 전하자 국방부 당국자들이 불쾌해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달 24일 첫 면담에서도 헤그세스 장관과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가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모데이가 AI로 개발한 자동 살상무기의 위험성을 경고하자, 헤그세스 장관이 중간에 말을 끊고 “우리 전사들에게 그 어떤 CEO도 이래라저래라 말해선 안 된다”고 쏘아붙인 것. 이후 앤스로픽과 이견을 좁히기 어렵다고 판단한 미 국방부는 협상 시한을 지난달 27일로 정하는 한편 오픈AI, xAI 등 경쟁사와 접촉해 미군 기밀 시스템 접근권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올트먼, 국방부에 ‘앤스로픽 대체’ 제안샘 올트먼 CEO가 직접 전면에 나서며 오픈AI와 국방부의 계약은 급물살을 탔다. 그는 지난달 25일 에밀 마이클 미 국방부 연구공학 담당 차관에게 직접 연락해 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탠퍼드대 컴퓨터과학과를 중퇴한 뒤 2005년 소셜미디어 룹트(Loopt)를 창업하고, 2014∼2019년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Y 콤비네이터를 이끈 올트먼은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 임원 출신인 마이클 차관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 반면 미 국방부와 앤스로픽 간 협상은 평행선을 달렸다. 지난달 26일 아모데이 CEO가 대변인을 통해 “국방부가 제시한 새로운 문구는 (우리가 제시한) 안전장치들을 무력화할 수 있는 법률 용어들로 적혀 있다”고 했다. 마감 시한을 코앞에 두고 국방부가 마지막으로 제시한 합의안도 끝내 거절했다. WSJ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이 제안이 미국 거주자에 대한 대량의 데이터 수집이나 분석의 여지를 남겨 놓았다고 판단했다. 결국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연방기관에 앤스로픽 제품 사용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절대로 급진 좌파적인 ‘워크’ 기업이 우리 위대한 군이 어떻게 전쟁에서 싸우고 승리해야 하는지를 좌지우지하게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좌파 광신도들이 국방부를 강압적으로 굴복시켜 헌법 대신 자신들의 이용 약관을 따르도록 강요했다”고 썼다. 더 나아가 국방부는 5일 앤스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에 지정하고 공식 통보했다.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되면 국방부뿐 아니라 국방부와 계약을 맺은 방산업체 등도 군에 제공하는 서비스에 앤스로픽의 제품이 사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증해야 한다. 미국이 적대국 기업이 아닌 자국 기업에 이 같은 조치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앤스로픽 측은 “타당하지 않은 조치”라고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태생부터 라이벌인 앤스로픽과 오픈AI앤스로픽과 오픈AI는 그 뿌리부터 얽히고설킨 라이벌이다. 아모데이 CEO는 본래 오픈AI의 기술 부문 부사장이었다. 하지만 2020년 마이크로소프트의 대규모 투자 직후 “오픈AI가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있고, 안전 가이드라인을 경시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이듬해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AI는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신념으로 핵심 인력 15명과 회사를 나와 앤스로픽을 창업하며 오픈AI와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 실제로 양사는 AI 학습 방식부터 다르다. 오픈AI는 기존의 AI 학습 방식인 ‘인간 피드백 기반 강화학습(RLHF)’을 사용한다. 사용자가 답변을 평가하고 그 피드백을 바탕으로 모델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일반 지식과 패턴을 학습한 후 비도덕적인 내용을 거르는 작업을 거친다. 다만 이는 사람의 주관에 따른 편향성을 AI가 학습할 가능성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 이에 비해 앤스로픽은 ‘정직’, ‘차별 금지’, ‘해를 끼치지 않음’ 등 인간이 지켜야 할 근본 규칙을 AI에도 부여하는 ‘헌법적 AI(Constitutional AI)’ 개념을 도입했다. 핵심 슬로건인 ‘사람에게 해롭지 않고 안전한 AI’를 실현하겠다는 목적에서다. 앤스로픽은 AI가 스스로 답변을 검증하고, 위험한 내용을 자체 교정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특히 데이터를 외부로 보내지 않고, 사용자 개인의 ‘나만의 서버’에서 작동하는 로컬 AI 기술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수의 기밀작전을 수행하는 미 국방부가 당초 앤스로픽과 계약했던 것도 정보의 외부 유출이 없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기 때문이다. 이런 기술적 가치관의 차이는 양사가 내놓은 제품에도 반영돼 있다. 앤스로픽의 생성형 AI 모델 클로드는 ‘덜 틀리는 AI’를 표방한다. 불확실한 정보에 대해선 단정적 답변을 피하고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반면 오픈AI의 챗GPT는 정보가 불확실해도 가능한 한 적극적으로 답변을 시도하려는 경향이 있다. 현재 앤스로픽의 기업 가치는 약 3800억 달러(약 554조8000억 원)로 오픈AI(약 5000억 달러)에 미치지 못하지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특히 앤스로픽은 예측과 통제가 가능한 AI란 강점을 내세워 편향이나 오류에 민감한 금융, 법률, 의료업계를 사로잡고 있다. 그 결과 1년 새 매출이 10배 이상 폭증해 지난달 기준 연 140억 달러(약 20조4400억 원)에 이르렀다. 기업들이 사용하는 거대언어모델(LLM) API 시장 점유율은 이미 앤스로픽(40%)이 오픈AI(27%)를 크게 추월했으며, 2026년 중반 이후에는 연간 매출마저 오픈AI를 넘어설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 양사 모두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어 자금 조달 및 신기술 개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앤스로픽은 올 초 코딩 없이 대화만으로 전문 업무를 자동화한 ‘클로드 코워크’를 내놔 소프트웨어 업계에 큰 충격을 일으켰다. 이어 다수의 AI 에이전트(비서)를 팀으로 꾸려 사용하는 최상위 모델 ‘오퍼스 4.6’을 연달아 출시했다. 이에 맞서 오픈AI는 소프트웨어 개발의 전 과정을 스스로 수행하는 코딩 특화 모델 ‘GPT 5.3 코덱스’를 공개하며 핵심 업무 프로세스에 AI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수익 구조 고도화에 나섰다.● 여론전과 정치권 로비전으로 전선 확대양사의 경쟁은 여론전과 정치권에 대한 로비전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술 경쟁을 넘어 여론 형성과 정치 결정 과정에까지 개입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 지난달 19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AI 임팩트 서밋’에 참석한 올트먼 CEO와 아모데이 CEO는 단체 기념 촬영 중 끝까지 눈조차 마주치지 않았다. 두 사람의 어색한 모습이 담긴 영상과 사진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됐다. 업계에선 “갈수록 치열해지는 오픈AI와 앤스로픽의 경쟁 구도를 한눈에 보여준다”는 말이 나왔다.앤스로픽은 지난달 30초당 1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슈퍼볼 광고에서 오픈AI를 풍자했다. AI 챗봇처럼 친절하게 조언하다가 갑자기 특정 브랜드의 신발 깔창을 권유하는 트레이너의 모습을 연출해, 챗GPT의 광고 도입을 에둘러 비판한 것. 이에 올트먼은 “기만적 광고”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 두 기업은 올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AI 규제에 대해 완전히 상반된 입장을 취하며 서로 다른 슈퍼팩(SuperPAC)을 지원하고 있다. 오픈AI는 AI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리딩 더 퓨처’를 결성해 1억2500만 달러(약 1825억 원)를 쏟아부었다. 반면 앤스로픽은 AI 모델의 투명성 강화와 연방정부 차원의 강력한 규제 마련을 지지하는 슈퍼팩 ‘퍼블릭 퍼스트 액션’에 2000만 달러(약 292억 원)를 기부했다.● AI 군사화 시대의 ‘실리콘밸리 철학자들’ 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 등에 AI 기술이 활용되는 등 세계 주요국들은 치열하게 AI 군사화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역시 오픈AI와 계약을 검토 중인 가운데 앤스로픽과 국방부의 충돌로 중국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중국이 AI의 군사적 활용에 박차를 가하며 미국을 추월할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는 것. 하지만 앞으로도 AI 영리화와 윤리성을 둘러싼 긴장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앤스로픽뿐 아니라 구글, 오픈AI 등 미국 AI 업계 전반에서 “안전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과 “AI의 사용처를 제한할 수 없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앤스로픽과 국방부의 충돌이 알려진 직후 실리콘밸리에선 앤스로픽 지지 서명운동이 벌어졌다. 지난달 26일 오픈AI와 구글 현직자 956명이 공동서한을 통해 “국방부의 부당한 요구사항을 거절하는 데 업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반기를 들었다. 같은 날 구글 AI 부문인 딥마인드 직원 100여 명이 “기본적인 ‘레드라인’을 넘는 계약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경영진에게 발송했다. 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올트먼 CEO는 2일 국방부와의 계약에 ‘국내 감시와 자율 살상무기에 AI 활용 금지’ 조항을 포함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음 날에는 전 사원 회의를 소집해 이번 계약의 성사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여러분이 그 사안(미군 작전)에 관여할 권한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올트먼이 결국 국방부가 AI 모델을 사실상 제한 없이 사용하도록 허용한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 AI 전문가들이 다른 분야의 엔지니어들에 비해 철학적 사유를 많이 한다는 분석도 있다. 프린스턴대 물리학 박사 출신인 아모데이는 박사 후 연구원으로 스탠퍼드대에서 암 신약 개발을 위해 단백질 구조를 연구했다. 그는 AI의 가능성을 깨닫고 생물학에서 컴퓨터공학으로 전향했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밝혔다. 과학적 발견을 비약적으로 앞당겨 인류 공동의 이익을 증진할 수 있다는 이상에 끌렸다고 한다. AI 윤리에 대한 에세이를 공개한 그를 두고 ‘실리콘밸리의 철학자’란 별명도 붙었다. 실리콘밸리에선 2018년에도 거센 AI 무기화 반대 움직임이 있었다. 구글이 국방부와 드론으로 촬영한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인물, 차량, 건물 등을 식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메이븐 프로젝트’ 계약을 맺자, 수십 명의 선임 엔지니어들이 “전쟁 기술을 만드는 회사의 일원이 될 수 없다”며 줄사표를 던졌다. 당시 사측이 국방부와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일단락됐지만,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도입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3-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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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전 우선’ 앤스로픽과 결별한 美정부…AI윤리 논쟁 확산

    미국의 대표 인공지능(AI) 기업들로 숙명의 라이벌인 앤스로픽과 오픈AI가 AI 윤리 논쟁을 둘러싸고 또 한번 대척점에 섰다. 자사 AI 모델이 이란 공습과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체포 작전에 사용된 앤스로픽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 ‘AI 군사화’를 제한하는 안전장치를 요구했다. 그러자 미 국방부(전쟁부)는 전면적인 군사적 활용을 선언하며 앤스로픽을 단계적으로 퇴출키로 했다. 대신 국방부는 오픈AI와 전격적으로 손을 잡았다.앤스로픽과 오픈AI의 엇갈린 선택을 두고 “태생부터 라이벌이었던 두 기업의 운명적 대결”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파괴적 기술 경쟁이 시작될 것을 우려해 클로드의 출시를 미룬 앤스로픽과 이와는 대조적으로 2022년 11월 생성형 AI 모델 챗GPT를 내놔 업계 1위를 선점한 오픈AI의 특성이 다시 한번 드러났다는 것. 최근 앤스로픽이 오픈AI를 바짝 추격하면서 양측의 팽팽한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진영에 ‘좌파’로 낙인찍힌 앤스로픽이번 AI 윤리 갈등의 도화선은 미 국방부의 AI 모델 사용 계약 개정 시도였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지난해 말 국방부는 앤스로픽을 상대로 ‘모든 합법적 용도’에 AI 모델을 제한 없이 사용하기를 원한다며 계약 개정을 요구했다. 그러나 앤스로픽은 승인을 주저했다. 그러면서 미국 내 대중 감시와 인간 개입 없이 작동하는 자율 살상무기 개발에 자사 AI 모델 사용을 금지하는 ‘레드라인’을 유지하겠다고 밝혔다. 결국 국방부는 이를 거부하고 앤스로픽과의 계약을 해지하기로 했다.이 같은 결정의 배경에는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의 가치관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미군 내 DEI(다양성, 형평성, 포용성) 정책 폐지와 워크(woke·진보 진영을 비꼬는 말) 사상 퇴출을 강조해 온 그가 앤스로픽식 ‘AI 윤리관’ 역시 미국의 군사 활동을 제약하는 좌파 이념이라고 인식했다는 것. 마두로 대통령 체포 직후인 1월 12일 “전쟁 수행을 허용하지 않는 AI 모델을 결코 채택하지 않을 것”이라고 발언한 것도 앤스로픽을 콕 집어 경고한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결정타는 올 1월 3일 단행된 마두로 체포 작전이었다. WSJ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지난달 15일에야 미 언론 보도를 통해 뒤늦게 자사 AI 모델인 클로드가 이 작전에 활용됐다는 사실을 접했다. 앤스로픽 관계자는 파트너사인 팔란티어에 “클로드가 구체적으로 어떻게 활용됐는지 알고 싶다”고 문의했고, 팔란티어가 이 사실을 국방부에 전하자 국방부 당국자들이 불쾌해한 것으로 전해졌다.지난달 24일 첫 면담에서도 헤그세스 장관과 다리오 아모데이 앤스로픽 최고경영자(CEO)가 충돌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모데이가 AI로 개발한 자동 살상무기의 위험성을 경고하자, 헤그세스 장관이 중간에 말을 끊고 “우리 전사들에게 그 어떤 CEO도 이래라저래라 말해선 안 된다”고 쏘아붙인 것. 이후 앤스로픽과 이견을 좁히기 어렵다고 판단한 미 국방부는 협상 시한을 지난달 27일로 정하는 한편 오픈AI, xAI 등 경쟁사와 접촉해 미군 기밀 시스템 접근권을 주겠다고 제안했다.● 올트먼, 국방부에 ‘앤스로픽 대체’ 제안샘 올트먼 CEO가 직접 전면에 나서며 오픈AI와 국방부의 계약은 급물살을 탔다. 그는 지난달 25일 에밀 마이클 미 국방부 연구공학 담당 차관에게 직접 연락해 계약을 제안한 것으로 전해졌다. 스탠퍼드대 컴퓨터과학과를 중퇴한 뒤 2005년 소셜미디어 룹트(Loopt)를 창업하고, 2014~2019년 스타트업 인큐베이터 Y 콤비네이터를 이끈 올트먼은 차량 공유 서비스 우버 임원 출신인 마이클 차관과 오래전부터 알고 지낸 사이다.반면 미 국방부와 앤스로픽 간 협상은 평행선을 달렸다. 지난달 26일 아모데이 CEO가 대변인을 통해 “국방부가 제시한 새로운 문구는 (우리가 제시한) 안전장치들을 무력화할 수 있는 법률 용어들로 적혀 있다”고 했다. 마감 시한을 코앞에 두고 국방부가 마지막으로 제시한 합의안도 끝내 거절했다. WSJ에 따르면 앤스로픽는 이 제안이 미국 거주자에 대한 대량의 데이터 수집이나 분석의 여지를 남겨놓았다고 판단했다.결국 지난달 27일 트럼프 대통령은 모든 연방기관에 앤스로픽 제품 사용을 중단하라고 지시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 “미국은 절대로 급진 좌파적인 ‘워크’ 기업이 우리 위대한 군이 어떻게 전쟁에서 싸우고 승리해야 하는지를 좌지우지하게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며 “좌파 광신도들이 국방부를 강압적으로 굴복시켜 헌법 대신 자신들의 이용약관을 따르도록 강요했다”고 썼다.더 나아가 국방부는 5일 앤트로픽을 공급망 위험 기업에 지정하고 공식 통보했다. 공급망 위험 기업으로 지정되면 국방부뿐 아니라 국방부와 계약을 맺은 방산업체 등도 군에 제공하는 서비스에 앤트로픽의 제품이 사용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인증해야 한다. 미국이 적대국 기업이 아닌 자국 기업에 이 같은 조치를 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앤트로픽 측은 “타당하지 않은 조치”라고 반발하며 법적 대응을 예고했다.● 태생부터 라이벌인 앤스로픽과 오픈AI앤스로픽과 오픈AI는 그 뿌리부터 얽히고설킨 라이벌이다. 아모데이 CEO는 본래 오픈AI의 기술 부문 부사장이었다. 하지만 2020년 마이크로소프트의 대규모 투자 직후 “오픈AI가 지나치게 상업화되고 있고, 안전 가이드라인을 경시하고 있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이어 이듬해 “안전이 담보되지 않는 AI는 인류에게 위협이 될 수 있다”는 신념으로 핵심 인력 15명과 회사를 나와 앤스로픽을 창업하며 오픈AI와 다른 길을 걷기 시작했다.실제로 양사는 AI 학습 방식부터 다르다. 오픈AI는 기존의 AI 학습 방식인 ‘인간 피드백 기반 강화학습(RLHF)’을 사용한다. 사용자가 답변을 평가하고 그 피드백을 바탕으로 모델을 개선하는 방식으로, 방대한 데이터를 통해 일반 지식과 패턴을 학습한 후 비도덕적인 내용을 거르는 작업을 거친다. 다만 이는 사람의 주관에 따른 편향성을 AI가 학습할 가능성이 있다는 단점이 있다.이에 비해 앤스로픽은 ‘정직’, ‘차별 금지’, ‘해를 끼치지 않음’ 등 인간이 지켜야 할 근본 규칙을 AI에도 부여하는 ‘헌법적 AI(Constitutional AI)’ 개념을 도입했다. 핵심 슬로건인 ‘사람에게 해롭지 않고 안전한 AI’를 실현하겠다는 목적에서다. 앤스로픽은 AI가 스스로 답변을 검증하고, 위험한 내용을 자체 교정하는 방식을 사용한다. 특히 데이터를 외부로 보내지 않고, 사용자 개인의 ‘나만의 서버’에서 작동하는 로컬 AI 기술이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다수의 기밀작전을 수행하는 미 국방부가 당초 앤스로픽과 계약했던 것도 정보의 외부 유출이 없다는 점에 높은 점수를 줬기 때문이다.이런 기술적 가치관의 차이는 양사가 내놓은 제품에도 반영돼 있다. 앤스로픽의 생성형 AI 모델 클로드는 ‘덜 틀리는 AI’를 표방한다. 불확실한 정보에 대해선 단정적 답변을 피하고 신중한 태도를 보인다. 반면 오픈AI의 챗GPT는 정보가 불확실해도 가능한 한 적극적으로 답변을 시도하려는 경향이 있다.현재 앤스로픽의 기업 가치는 약 3800억 달러(약 554조8000억 원)로 오픈AI(약 5000억 달러)에 미치지 못하지만,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며 바짝 추격하고 있다. 특히 앤스로픽은 예측과 통제가 가능한 AI란 강점을 내세워 편향이나 오류에 민감한 금융, 법률, 의료업계를 사로잡고 있다. 그 결과 1년 새 매출이 10배 이상 폭증해 지난달 기준 연 140억 달러(약 20조4400억 원)에 이르렀다. 기업들이 사용하는 거대언어모델(LLM) API 시장 점유율은 이미 앤스로픽(40%)이 오픈AI(27%)를 크게 추월했으며, 2026년 중반 이후에는 연간 매출마저 오픈AI를 넘어설 거라는 전망이 나온다.양사 모두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어 자금 조달 및 신기술 개발 경쟁이 더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앤스로픽은 올 초 코딩 없이 대화만으로 전문 업무를 자동화한 ‘클로드 코워크’를 내놔 소프트웨어 업계에 큰 충격을 일으켰다. 이어 다수의 AI 에이전트(비서)를 팀으로 꾸려 사용하는 최상위 모델 ‘오퍼스 4.6’을 연달아 출시했다. 이에 맞서 오픈AI는 소프트웨어 개발의 전 과정을 스스로 수행하는 코딩 특화 모델 ‘GPT 5.3 코덱스’를 공개하며 핵심 업무 프로세스에 AI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수익 구조 고도화에 나섰다.● 여론전과 정치권 로비전으로 전선 확대양사의 경쟁은 여론전과 정치권에 대한 로비전으로 확산되고 있다. 기술 경쟁을 넘어 여론 형성과 정치 결정 과정에까지 개입해 경쟁을 벌이고 있는 것. 지난달 19일 인도 뉴델리에서 열린 ‘AI 임팩트 서밋’에 참석한 올트먼 CEO와 아모데이 CEO는 단체 기념 촬영 중 끝까지 눈조차 마주치지 않았다. 두 사람의 어색한 모습이 담긴 영상과 사진이 소셜미디어를 통해 확산됐다. 업계에선 “갈수록 치열해지는 오픈AI와 앤스로픽의 경쟁 구도를 한눈에 보여준다”는 말이 나왔다.앤스로픽은 지난달 30초당 100억 원이 넘는 막대한 비용을 들여 미국프로미식축구리그(NFL) 슈퍼볼 광고에서 오픈AI를 풍자했다. AI 챗봇처럼 친절하게 조언하다가 갑자기 특정 브랜드의 신발 깔창을 권유하는 트레이너의 모습을 연출해, 챗GPT의 광고 도입을 에둘러 비판한 것. 이에 올트먼은 “기만적 광고”라며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두 기업은 올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두고 AI 규제에 대해 완전히 상반된 입장을 취하며 서로 다른 슈퍼팩(SuperPAC)을 지원하고 있다. 오픈AI는 AI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리딩 더 퓨처’를 결성해 1억2500만 달러(약 1825억 원)를 쏟아부었다.반면 앤스로픽은 AI 모델의 투명성 강화와 연방정부 차원의 강력한 규제 마련을 지지하는 슈퍼팩 ‘퍼블릭 퍼스트 액션’에 2000만 달러(약 292억 원)를 기부했다.● AI 군사화 시대의 ‘실리콘밸리 철학자들’최근 우크라이나 전쟁과 가자 전쟁 등에 AI 기술이 활용되는 등 세계 주요국들은 치열하게 AI 군사화 레이스를 벌이고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역시 오픈AI와 계약을 검토 중인 가운데 앤스로픽과 국방부의 충돌로 중국이 반사이익을 보고 있다는 견해도 있다. 중국이 AI의 군사적 활용에 박차를 가하며 미국을 추월할 시간을 벌어주고 있다는 것.하지만 앞으로도 AI 영리화와 윤리성을 둘러싼 긴장은 계속될 것으로 전망된다. 앤스로픽뿐 아니라 구글, 오픈AI 등 미국 AI 업계 전반에서 “안전장치를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과 “AI의 사용처를 제한할 수 없다”는 주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앤스로픽과 국방부의 충돌이 알려진 직후 실리콘밸리에선 앤스로픽 지지 서명운동이 벌어졌다. 지난달 26일 오픈AI와 구글 현직자 956명이 공동서한을 통해 “국방부의 부당한 요구사항을 거절하는 데 업계가 힘을 합쳐야 한다”고 반기를 들었다. 같은 날 구글 AI 부문인 딥마인드 직원 100여 명이 “기본적인 ‘레드라인’을 넘는 계약을 무슨 수를 써서라도 막아 달라”는 내용의 서한을 경영진에게 발송했다.분위기가 심상치 않자 올트먼 CEO는 2일 국방부와의 계약에 ‘국내 감시와 자율 살상무기에 AI 활용 금지’ 조항을 포함키로 합의했다고 밝혔다. 다음 날에는 전 사원 회의를 소집해 이번 계약의 성사 배경을 설명했다. 다만 “여러분이 그 사안(미군 작전)에 관여할 권한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에 올트먼이 결국 국방부가 AI 모델을 사실상 제한 없이 사용하도록 허용한 거라는 해석이 나온다.AI 전문가들이 다른 분야의 엔지니어들에 비해 철학적 사유를 많이 한다는 분석도 있다. 프린스턴대 물리학 박사 출신인 아모데이는 박사 후 연구원으로 스탠퍼드대에서 암 신약 개발을 위해 단백질 구조를 연구했다. 그는 AI의 가능성을 깨닫고 생물학에서 컴퓨터공학으로 전향했다고 뉴욕타임스(NYT)에 밝혔다. 과학적 발견을 비약적으로 앞당겨 인류 공동의 이익을 증진할 수 있다는 이상에 끌렸다고 한다. AI 윤리에 대한 에세이를 공개한 그를 두고 ‘실리콘밸리의 철학자’란 별명도 붙었다.실리콘밸리에선 2018년에도 거센 AI 무기화 반대 움직임이 있었다. 구글이 국방부와 드론으로 촬영한 데이터를 AI로 분석해 인물, 차량, 건물 등을 식별하는 기술을 개발하는 ‘메이븐 프로젝트’ 계약을 맺자, 수십 명의 선임 엔지니어들이 “전쟁 기술을 만드는 회사의 일원이 될 수 없다”며 줄사표를 던졌다. 당시 사측이 이런 직원들과 계약을 연장하지 않기로 결정하며 일단락됐지만,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도입하는 계기가 됐다는 평가를 받았다.이지윤 기자 asap@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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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란 공습 50억달러 쓴 트럼프, 10배 예산 더 요청할듯

    지난달 28일부터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공습에 나선 가운데 4일 미국 상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추가 공격 명령 권한을 제한하는 결의안을 부결했다. 집권 공화당 의원들은 대부분 반대표를 던졌다.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이란 군사 작전을 사실상 승인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야당 민주당 주도로 ‘대통령이 추가 이란 공습에 나서려면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법안이 발의됐다. 이 법안은 상원 전체 100석 중 찬성 47표, 반대 53표로 부결됐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상원 내 의석은 각각 53석, 47석이다. 두 당에서는 각각 당론과 다른 의원이 1명씩 존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 등을 두고 줄곧 대통령과 대립했던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 법안에 찬성했다. 민주당 의원 중에서는 유대계이며 친(親)이스라엘, 반(反)이란 성향이 강한 존 페터먼 상원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민주당 측은 표결 전 “미국 헌법은 전쟁 선포 권한을 대통령이 아닌 의회에 부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명확한 시한, 목표 없이 미국을 불법적인 전쟁으로 끌어들였다”고 주장했다. 반면 존 커티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전쟁 발발 며칠 만에 미군이 철수한다면 미국의 결기가 약해졌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적에게) 전달할 수 있다”며 맞섰다. NYT는 표결 결과를 두고 이미 이란과의 전쟁이 시작된 데다 6명의 미군 사상자까지 발생한 만큼 양당 의원들이 개인적 소신보다 당론을 따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 또한 “미국의 깊은 당파 분열을 보여줬다”고 논평했다.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공습을 이어가기 위해 조만간 의회에 500억 달러(약 73조 원)의 추가 지출 승인을 요청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미국이 이란 공습 시작 5일 만에 최소 50억 달러(약 7조3000억 원)를 썼으며 앞으로도 천문학적인 지출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행정부의 지출 승인 요청이 있다면 적절한 시기에 추가 지출 예산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민주당은 세부 정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추가 지출 승인에 부정적인 편이다. 공화당 일각에서도 재정적자 증가 등을 우려하는 일부 의원이 추가 전비 지출을 꺼리고 있어 추가 예산안을 둘러싼 치열한 대립이 예상된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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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상원 ‘이란전 중단 결의안’ 부결…공화당 반란표 1명뿐

    지난달 28일부터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공습에 나선 가운데 4일 미국 상원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추가 공격 명령 권한을 제한하는 결의안을 부결했다. 집권 공화당 의원들은 대부분 반대표를 던졌다. 의회 승인을 거치지 않은 트럼프 대통령의 대(對)이란 군사 작전을 사실상 승인한 것이나 다름없다는 평가가 나온다.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이날 야당 민주당 주도로 ‘대통령이 추가 이란 공습에 나서려면 의회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는 취지의 법안이 발의됐다. 이 법안은 상원 전체 100석 중 찬성 47표, 반대 53표로 부결됐다. 공화당과 민주당의 상원 내 의석은 각각 53석, 47석이다. 두 당에서는 각각 당론과 다른 의원이 1명씩 존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감세 정책 등을 두고 줄곧 대통령과 대립했던 랜드 폴 공화당 상원의원은 이 법안에 찬성했다. 민주당 의원 중에서는 유대계이며 친(親)이스라엘, 반(反)이란 성향이 강한 존 페터먼 상원의원이 반대표를 던졌다.민주당 측은 표결 전 “미국 헌법은 전쟁 선포 권한을 대통령이 아닌 의회에 부여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명확한 시한, 목표 없이 미국을 불법적인 전쟁으로 끌어들였다”고 주장했다. 반면 존 커티스 공화당 상원의원은 “전쟁 발발 며칠 만에 미군이 철수한다면 미국의 결기가 약해졌다는 잘못된 메시지를 (적에게) 전달할 수 있다”며 맞섰다. NYT는 표결 결과를 두고 이미 이란과의 전쟁이 시작된 데다 6명의 미군 사상자까지 발생한 만큼 양당 의원들이 개인적 소신보다 당론에 따를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정치매체 폴리티코 또한 “미국의 깊은 당파 분열을 보여줬다”고 논평했다.폴리티코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란 공습을 이어가기 위해 조만간 의회에 500억 달러(약 73조 원)의 추가 지출 승인을 요청할 것이라고도 전망했다. 미국이 이란 공습 시작 5일 만에 최소 50억 달러(약 7조3000억 원)를 썼으며 앞으로도 천문학적인 지출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공화당 소속인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행정부의 지출 승인 요청이 있다면 적절한 시기에 추가 지출 예산안을 통과시키겠다”고 밝혔다.민주당은 세부 정보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추가 지출 승인에 부정적인 편이다. 공화당 일각에서도 재정적자 증가 등을 우려하는 일부 의원이 추가 전비 지출을 꺼리고 있어 추가 예산안을 둘러싼 치열한 대립이 예상된다고 폴리티코는 전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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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헤즈볼라 궤멸 기회”… 중동 확전에 뒤에서 웃는 이스라엘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한 와중에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대립 또한 격화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연일 이란을 도와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사태를 헤즈볼라 ‘완전 궤멸’의 기회로 삼고 레바논에 지상군 투입을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3일 “레바논의 추가 지역을 점령하고 진격할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2024년 11월 헤즈볼라와의 휴전 협정 후 레바논의 5개 거점에 지상군을 주둔시켜 왔는데 이를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2일 헤즈볼라의 정보 책임자 후세인 마클라드도 제거했다. 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가자 전쟁’을 시작한 후 헤즈볼라가 하마스를 지원하자 강도 높은 보복을 단행했다. 2024년 9월 당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했고, 헤즈볼라 조직원을 대상으로 한 ‘호출기(삐삐) 테러’도 자행했다. 그럼에도 완전 궤멸에 이르지 못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지상군 투입까지 거론하는 지금이 헤즈볼라를 해체할 적기라고 여긴다는 것이다.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현직 총리 최초로 형사재판을 받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헤즈볼라 궤멸을 호시탐탐 노린다. 이를 치적으로 삼아 지지율을 끌어올리고, 나아가 ‘셀프 사면’을 행사하겠다는 계획이다.● WSJ “이스라엘, 헤즈볼라 참전 기다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소규모 로켓과 드론을 발사하며 미국과 이란의 전쟁에 가담한 것은 이스라엘이 기다려 온 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헤즈볼라를 공격할 명분만 찾던 이스라엘에 일종의 계기를 마련해 줬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와해시키기 위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의 헤즈볼라 무기저장소, 로켓 발사장 등 약 70곳을 공습했다. 이 여파로 이스라엘군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일을 담당했던 마클라드가 2일 숨졌다. 같은 날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PIJ’ 산하 알쿠드스 여단의 지휘관으로 레바논에서 활동했던 아담 알오스만 역시 사망했다. 카츠 장관은 나임 카셈 헤즈볼라 수장 역시 “제거 대상”이라며 “하메네이의 길을 따르는 자는 지옥에서 그와 재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1982년 창설된 헤즈볼라는 반(反)미국, 반이스라엘, 이슬람 공화국 수립 등을 외친다. 최대 약 5만 명의 병력, 로켓·미사일 약 2만5000기, 자폭형 드론 1000기 등을 보유해 어지간한 국가의 정규 군과 맞먹는 전력을 지녔다. 출범 초기부터 이란의 각종 지원을 받았다. 같은 이름의 정당을 통해 레바논 의회에도 진출했다. 다만 가자 전쟁 후 세력이 약화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한다 해도 이란에 큰 도움을 주긴 어려우며 오히려 레바논 국민과 영토의 피해만 커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는 2일 “헤즈볼라의 모든 안보·군사 활동을 불법으로 규정해 즉각 금지하고, 이들의 무기를 레바논군에 인도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테헤란, 예루살렘만큼 속속들이 알아” 한편 하메네이 제거의 배후에 이스라엘이 수십 년간 축적한 방대한 이란 관련 정보가 있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2001년 아리엘 샤론 당시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의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에 “최우선 목표는 이란”이라고 지시했다. 이후 모사드는 이란 내 곳곳의 교통 카메라를 해킹하고 이동통신망에 침투해 신호정보를 확보했다. 또 휴민트(HUMINT·인적 정보)까지 더해 이란 주요 인사들의 행적을 파악해 왔다는 것이다. 이번 작전에 정통한 한 관계자는 FT에 이스라엘이 수년 전부터 이란 수도 테헤란 내 거의 모든 교통 카메라를 해킹했고, 영상들을 암호화해 이스라엘로 전송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하메네이 경호원들의 주소, 근무 시간, 출퇴근 경로, 차량 주차 위치 등을 파악했다는 것이다. 특히 하메네이 암살 직전 그의 집무실 인근의 기지국 10여 곳을 교란해 경호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이스라엘 정보당국 관계자는 “우리는 테헤란을 (이스라엘 행정 수도) 예루살렘만큼 잘 알고 있었다”고 자신했다.● 佛 르몽드 “네타냐후 계속 집권할 듯” 이번 사태의 수혜자가 네타냐후 총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1996년 6월∼1999년 7월, 2009년 3월∼2021년 6월, 2022년 12월부터 현재까지 세 차례 집권하고 있다. 두 번째 집권 중인 2019년 11월 비리, 배임, 뇌물수수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으나 가자 전쟁 후 차일피일 미뤄져 아직 1심 판결조차 나오지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 본인, 트럼프 대통령 등은 국익을 이유로 ‘완전 사면’을 주장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결심한 배경에 수년간 계속된 네타냐후 총리의 끈질긴 설득이 있었다고 전했다. 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현 우익 내각의 임기는 오는 10월까지다. 당초 올 4월 전까지 이 내각이 마련한 올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다음 달 조기 총선이 치러질 예정이었다. 프랑스 르몽드는 전쟁 후 국익을 위한 단결 요구가 커진 만큼 이스라엘 야권의 집권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논평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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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트럼프 “큰 파도 아직 안쳐” 더 강한 공격 시사… 추가병력 중동 이동

    “큰 파도(big wave)는 아직 치지도 않았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일(현지 시간) CNN 인터뷰에서 이란에 대한 공격 강도를 높이겠다며 “더 큰 것이 곧 다가올 것”이라고 밝혔다. 지난달 28일 이란 공습을 시작하며 알리 하메네이 이란 최고지도자까지 제거한 그가 더 강하고 확실한 공격을 감행할 뜻을 비친 것이다. 그는 같은 날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필요시 지상군 투입 가능성까지 배제하지 않겠다”고 했다. 지상군 투입은 이번 전쟁의 판도를 완전히 뒤바꿀 수 있는 카드로 꼽힌다. 트럼프 대통령이 줄곧 외친 ‘이란 핵·미사일 불능화’를 위한 미군의 작전 효율을 크게 끌어올릴 수 있다. 다만 사상자 발생 위험이 커져 미국의 부담 또한 대폭 늘어난다. 앞서 조지 W 부시 행정부는 각각 2001년과 2003년 아프가니스탄과 이라크에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해 수년간 전쟁을 치렀지만 기대했던 친(親)미국 정권은 들어서지 않았다. 또 중동 정세 안정에 기여했다는 평가도 못 받았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 본인이 해외 전쟁 개입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던 만큼 소규모 병력을 투입하더라도 인명 피해가 크다면 미국이 상상 초월의 부담을 짊어질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 소규모 병력 투입―거점 장악 가능성현재까지 미국은 이란을 겨냥해 공습을 통한 원거리 타격에만 집중하고 있다. 직접적인 교전을 피하는 방식으로, 미군의 인명 손실을 최소화할 수 있다. 신속한 보복 작전도 전개할 수 있다. 댄 케인 미 합참의장은 이날 추가 병력이 중동 지역으로 이동 중이라고 밝혔다. 미 국방부는 ‘추가 방공 자산’을 중동으로 이동시키고 있다고 워싱턴포스트(WP)가 이 상황에 정통한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다만 공습은 이란이 작정하고 특정 표적을 은폐할 경우 효과가 떨어진다는 한계가 명확하다. 대규모 민간인 희생도 뒤따른다. 지난달 28일 이란 남부 여자 초등학교에 대한 공습으로 약 170명의 학생이 희생된 것에 대한 국제사회의 비판이 상당하다. 지상군 투입 시 현실적으로 유력한 시나리오는 특수부대를 투입해 목표물을 제거하거나 소규모 지상 작전을 펼치는 방안이다. 대규모 병력을 직접 투입하는 전통적 의미의 지상전은 아니다. 다만 미군과 민간인의 희생을 최소화하면서 이란의 주요 시설과 요인을 제거할 수 있어 부담이 덜하다. 작전이 실패하거나 이란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더라도 발을 빼는 게 상대적으로 쉽다. 하지만 ‘이란 핵·미사일 위협 완전 제거’란 미션을 깨끗하게 해결해낼 수 있을지는 불투명하다.제한된 병력을 투입해 지상 작전을 펼치는 방안도 있다. 해·공군의 공습 지원을 받으며 1만∼2만 명 수준의 병력만 이란 주요 지역에 투입해 이란 내 핵시설, 미사일 기지 등을 장악하는 것이다. 이 방식은 특수부대 작전보단 더 넓은 지역을 커버해 ‘제한적 점령’ 효과를 얻을 수 있으면서 병참 지원 부담은 상대적으로 작다는 게 장점이다. 그러나 애매한 수의 병력만 참전하면 소기의 전쟁 목표를 달성하지 못한 채 장기전에 휘말릴 수 있다. 관련 비용 또한 급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사상자 급증 시 美 국내외 역풍 우려이란을 군사적으로 확실하게 통제하고 친미 정권 수립, 정권 교체 등을 이끌어 낼 수 있는 가장 확실한 방법은 대규모 지상군을 투입하는 ‘전면 침공’ 시나리오다. 그러나 이 작전이 전개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군 사상자가 필연적으로 늘어날 수밖에 없고 비용 부담 또한 엄청나기 때문이다. 특히 대규모 지상전이 중동 내 반(反)미 감정을 고조시키고 극단 무장단체의 난립을 야기할 것이란 우려도 제기된다. 인구가 9200만여 명에 달하고 험준한 산악 지역이 대다수인 이란에 지상군을 대규모로 투입하는 것은 비용 대비 효과가 낮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란의 육군 전력이 1980년대 이라크와의 전쟁, 2014∼2017년 이슬람국가(IS)와의 전쟁을 경험하며 상당히 높은 수준이란 평가도 많다. 역시 미국이 대규모 지상전을 선뜻 결정하기 어려운 부분이다.이러한 딜레마를 반영하듯 트럼프 대통령은 2일 보수 케이블 방송 ‘뉴스네이션’ 인터뷰에서는 ‘지상군 투입’을 두고 “내 생각엔 그럴 필요는 없을 것 같다”며 신중한 입장을 내비쳤다. 피트 헤그세스 미국 국방장관 또한 이번 전쟁이 이란의 “정권 교체를 위한 전쟁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특히 그는 “이란은 이라크가 아니다”라며 이번 전쟁이 이라크전, 아프간전처럼 장기화할 가능성을 일축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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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참에 헤즈볼라도 궤멸”…공격 수위 높이는 이스라엘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란의 전쟁이 발발한 와중에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대립 또한 격화하고 있다. 헤즈볼라는 연일 이란을 도와 이스라엘을 공격하고 있다. 이스라엘은 이번 사태를 헤즈볼라 ‘완전 궤멸’의 기회로 삼고 레바논에 지상군 투입을 확대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스라엘 카츠 이스라엘 국방장관은 3일 “레바논의 추가 지역을 점령하고 진격할 권한을 부여받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2024년 11월 헤즈볼라와의 휴전 협정 후 레바논의 5개 거점에 지상군을 주둔시켜 왔는데 이를 늘릴 수 있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2일 헤즈볼라의 정보 책임자 후세인 마클라드도 제거했다.이스라엘은 2023년 10월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와 ‘가자 전쟁’을 시작한 후 헤즈볼라가 하마스를 지원하자 강도 높은 보복을 단행했다. 2024년 9월 당시 헤즈볼라 수장 하산 나스랄라를 제거했고, 헤즈볼라 조직원을 대상으로 한 ‘호출기(삐삐) 테러’도 자행했다. 그럼에도 완전 궤멸에 이르지 못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이란에 대한 지상군 투입까지 거론하는 지금이 헤즈볼라를 해체할 적기로 여긴다는 것이다.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현직 총리 최초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는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역시 헤즈볼라 궤멸을 호시탐탐 노린다. 이를 치적으로 삼아 지지율을 끌어 올리고, 나아가 ‘셀프 사면’을 행사하겠다는 계획이다.● WSJ “이스라엘, 헤즈볼라 참전 기다려”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 헤즈볼라가 이스라엘 북부를 향해 소규모 로켓과 드론을 발사하며 미국과 이란의 전쟁에 가담한 것은 이스라엘이 기다려 온 순간이었다고 평가했다. 헤즈볼라를 공격할 명분만 찾던 이스라엘에 일종의 계기를 마련해줬다는 것이다. 이스라엘은 헤즈볼라를 와해시키기 위해 레바논 수도 베이루트 남부의 헤즈볼라 무기저장소, 로켓 발사장 등 약 70곳을 공습했다. 이 여파로 이스라엘군에 대한 정보를 수집하는 일을 담당했던 마클라드가 2일 숨졌다. 같은 날 또 다른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PIJ’ 산하 알쿠드스 여단의 지휘관으로 레바논에서 활동했던 아담 알오스만 역시 사망했다. 카츠 장관은 나임 카셈 헤즈볼라 수장 역시 “제거 대상”이라며 “하메네이의 길을 따르는 자는 지옥에서 그와 재회할 것”이라고 경고했다.1982년 창설된 헤즈볼라는 반(反)미국, 반이스라엘, 이슬람 공화국 수립 등을 외친다. 최대 약 5만 명의 병력, 로켓·미사일 약 2만5000기, 자폭형 드론 1000기 등을 보유해 어지간한 국가의 정규 군과 맞먹는 전력을 지녔다. 출범 초기부터 이란의 각종 지원을 받았다. 같은 이름의 정당을 통해 레바논 의회에도 진출했다.다만 가자 전쟁 후 세력이 약화된 헤즈볼라가 이스라엘을 공격한다 해도 이란에 큰 도움을 주긴 어려우며 오히려 레바논 국민과 영토의 피해만 커질 것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나와프 살람 레바논 총리는 2일 “헤즈볼라의 모든 안보·군사 활동을 불법으로 규정해 즉각 금지하고, 이들의 무기를 레바논군에 인도하도록 의무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테헤란, 예루살렘만큼 속속들이 알아”한편 하메네이 제거의 배후에 이스라엘이 수십 년간 축적한 방대한 이란 관련 정보가 있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전했다. 2001년 아리엘 샤론 당시 이스라엘 총리는 이스라엘의 해외 정보기관 모사드에 “최우선 목표는 이란”이라고 지시했다. 이후 모사드는 이란 내 곳곳의 교통 카메라를 해킹하고 이동통신망에 침투해 신호정보를 확보했다. 또 휴민트(HUMINT·인적 정보)까지 더해 이란 주요 인사들의 행적을 파악해 왔다는 것이다.이번 작전과 정통한 한 관계자는 FT에 이스라엘이 수년 전부터 이란 수도 테헤란 내 거의 모든 교통 카메라를 해킹했고, 영상들을 암호화해 이스라엘로 전송했다고 전했다. 이를 통해 하메네이 경호원들의 주소, 근무 시간, 출퇴근 경로, 차량 주차 위치 등을 파악했다는 것이다.특히 하메네이 암살 직전 그의 집무실 인근의 기지국 10여 곳을 교란해 경호원들을 혼란에 빠뜨렸다. 이스라엘 정보당국 관계자는 “우리는 테헤란을 (이스라엘 행정 수도) 예루살렘만큼 잘 알고 있었다”고 자신했다.● 佛 르몽드 “네타냐후 계속 집권할 듯”이번 사태의 수혜자가 네타냐후 총리라는 분석도 나온다. 네타냐후 총리는 1996년 6월∼1999년 7월, 2009년 3월∼2021년 6월, 2022년 12월부터 현재까지 세 차례 집권하고 있다. 두 번째 집권 중인 2019년 11월 비리, 배임, 뇌물수수 혐의로 형사 재판을 받고 있으나 가자 전쟁 후 차일피일 미뤄져 아직 1심 판결조차 나오지 않았다. 네타냐후 총리 본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등은 국익을 이유로 ‘완전 사면’을 주장한다. 뉴욕타임스(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과의 전쟁을 결심한 배경에 수 년간 계속된 네타냐후 총리의 끈질긴 설득이 있었다고 전했다.네타냐후 총리가 이끄는 현 우익 내각의 임기는 오는 10월까지다. 당초 올 4월 전까지 이 내각이 마련한 올 예산안이 통과되지 않으면 다음 달 조기 총선이 치러질 예정이었다. 프랑스 르몽드는 전쟁 후 국익을 위한 단결 요구가 커진 만큼 이스라엘 야권의 집권이 어려워지고 있다고 논평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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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끈끈하던 美-이란, 47년전 ‘대사관 444일 인질극’ 뒤 최악 앙숙

    미군 공습에 따른 이란 최고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갈등과 화해를 반복한 양국의 굴곡진 역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친(親)미 성향인 팔레비 왕조(1925∼1979년) 때만 해도 미국 에너지 업체의 이란산 원유 개발, 옛 소련의 남하 저지, 이란의 서구식 근대화 등을 매개로 굳건한 동맹 관계를 형성했다. 그러나 1979년 2월 이란의 이슬람 혁명, 같은 해 11월∼1981년 1월 이란 혁명세력의 테헤란 주이란 미국대사관 444일간 점거 등을 기점으로 돌이킬 수 없는 앙숙이 됐다. 2002년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이란, 이라크,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규정한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란 역시 미국을 ‘큰 사탄’, 미국의 핵심 동맹인 이스라엘을 ‘작은 사탄’으로 규정하며 군사 외교 경제 분야의 충돌을 반복해 왔다.● 이란, 냉전 때 美 최고 중동 우방1920년대부터 제2차 세계대전 직후까지 미국은 이란을 적극 지원했다. 이란이 세계 4위 원유 보유국이며, 옛 소련의 중동 지역 영향력 확장 저지에 긍정적이란 점을 감안한 것이었다. 그러나 양측의 균열은 1951년 반(反)외세, 자원 국유화, 민족주의 등을 주창한 사회 민주주의 성향의 모하마드 모사데크 총리가 집권하면서 시작됐다. 당시 모사데크 총리가 이란 내 공산세력을 지원하자 미국은 1953년 영국과 공조해 쿠데타를 지원했다. 그 결과 모사데크 총리가 실각했고 팔레비 왕조의 초대 황제 리자 샤 팔레비의 아들 무함마드 리자 팔레비가 즉위했다. 팔레비 왕은 미국과 군사안보 협력을 맺으며 강력한 친미 노선을 걸었다. 비밀 경찰 사바크 등을 통해 반대파도 잔혹하게 탄압했다. 이 여파로 민심이 이반하며 1979년 왕조가 붕괴하고 이슬람 혁명에 따른 신정일치 체제가 들어서자 양국 관계 또한 급변했다. 특히 이슬람 혁명 세력의 테헤란 미국대사관 점거 사건이 결정적이었다. 당시 미국은 이란의 요청에도 암 치료를 명목으로 미국에 입국한 팔레비 왕의 신병 인도를 거부했다. 왕조가 붕괴돼 이란을 장악하고 초대 최고지도자에 오른 루홀라 호메이니는 미국을 ‘큰 사탄’으로 부르며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 이란 혁명 세력은 미국 외교관과 국민 52명을 인질로 억류하며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자존심을 박살냈다. 1980년 4월 지미 카터 미 행정부는 최정예 특수부대를 동원한 ‘독수리 발톱’ 구출 작전을 감행했으나 미군 사상자만 남긴 채 실패했다. 1980년 이라크와의 전쟁 발발 여파로 미국과의 추가 갈등을 감당할 여력이 없었던 이란은 444일 만에 인질을 풀어줬다. 이후 양국은 단교했다. 이후에도 양국의 크고 작은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1983년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수도 베이루트의 미 해병대 사령부를 공격했다. 이 여파로 미군 241명이 사망했다. 1988년 미 해군 순양함 ‘빈센스’함이 이란 여객기를 군용기로 오인해 격추시켜 290명의 이란인이 숨졌다. 미국은 1984년 이란을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했고, 1987년에는 모든 이란산 제품 수입을 금지하고 대이란 수출 일부도 제한했다. 1995년 빌 클린턴 당시 미 행정부는 이란과의 무역 및 금융 전면 금지령을 내렸고 미국 기업이 아닌 기업이라도 이란 정권과 거래할 경우 제재를 가하는 ‘2차 제재’ 개념을 도입했다. 2002년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이란을 ‘악의 축’으로 지목했다. 같은 해 이란의 핵 개발 의혹이 본격화하며 서방의 경제 제재도 본격화됐다. 2009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얼어붙은 양국 관계는 잠시 해빙 조짐을 보였다. 2013년 오바마 전 대통령은 개혁파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며 그와 통화했다. 2015년 이란이 우라늄 농축 등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면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 5국이 단계적으로 대(對)이란 경제 제재를 푼다는 ‘이란핵합의(JCPOA)’ 또한 타결됐다.● 트럼프 집권 후 관계 악화 일로 하지만 이란에 적대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집권하고 대이란 강경 노선을 고수하자 양국 관계는 다시 얼어붙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고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등 각종 경제 제재를 부활시켰다. 2019년에는 하메네이의 친위 군사조직인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 이에 이란은 농축 우라늄 생산을 확대했고, 농축 수준도 60%까지 끌어올리며 강 대 강 대응에 나섰다. 2020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국의 드론 공습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사망하자 이란은 미군 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하며 보복했다. 2021년 1월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취임 뒤 핵합의 복원을 시도했지만 성과는 없었다. 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뒤 미-이란 관계는 악화 일로를 걸었다. 같은 해 6월에는 미 역사상 최초의 이란 본토 공격이 있었고, 미국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 왔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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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트라우마 안긴 ‘대사관 인질극’…이란, 동맹서 불구대천 원수로

    미군 공습에 따른 이란 최고 지도자 알리 하메네이의 사망으로 갈등과 화해를 반복한 양국의 굴곡진 역사가 다시 주목받고 있다. 미국과 이란은 친(親)미 성향인 팔레비 왕조(1925~1979년) 때만 해도 미국 에너지업체의 이란산 원유 개발, 옛 소련의 남하 저지, 이란의 서구식 근대화 등을 매개로 굳건한 동맹 관계를 형성했다.그러나 1979년 2월 이란의 이슬람 혁명, 같은 해 11월~1981년 1월 이란 혁명세력의 테헤란 주이란 미국대사관 444일간 점거 등을 기점으로 돌이킬 수 없는 앙숙이 됐다. 2002년 조지 W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이 이란, 이라크, 북한을 ‘악의 축’이라고 규정한 것 또한 이와 무관하지 않다. 이란 역시 미국을 ‘큰 사탄’, 미국의 핵심 동맹인 이스라엘을 ‘작은 사탄’으로 규정하며 군사 외교 경제 분야의 충돌을 반복해왔다.● 이란, 냉전 때 美 최고 중동 우방국1920년대부터 제2차 세계대전 직후까지 미국은 이란을 적극 지원했다. 이란이 세계 4위 원유 보유국이며, 옛 소련의 중동 지역 영향력 확장 저지에 긍정적이란 점을 감안한 것이었다. 그러나 양측의 균열은 1951년 반(反)외세, 자원 국유화, 민족주의 등을 주창한 사회 민주주의 성향의 모하마드 모사데크 총리가 집권하면서 시작됐다.당시 모사데크 총리가 이란 내 공산세력을 지원하자 미국은 1953년 영국과 공조해 쿠데타를 지원했다. 그 결과 모사데크 총리가 실각했고 팔레비 왕조의 초대 황제 리자 샤 팔레비의 아들 모하마드 리자 팔레비가 즉위했다.팔레비 왕은 미국과 군사안보 협력을 맺으며 강력한 친미 노선을 걸었다. 비밀 경찰 사바크 등을 통해 반대파도 잔혹하게 탄압했다. 이 여파로 민심이 이반하며 1979년 왕조가 붕괴하고 이슬람 혁명에 따른 신정일치 체제가 들어서자 양국 관계 또한 급변했다.특히 이슬람 혁명 세력의 테헤란 미대사관 점거 사건이 결정적이었다. 당시 미국은 이란의 요청에도 암 치료를 명목으로 미국에 입국한 팔레비 왕의 신병 인도를 거부했다. 왕조 붕괴되 이란을 장악하고 초대 최고 지도자에오른 루홀라 호메이니는 미국을 ‘큰 사탄’으로 부르며 강한 반감을 드러냈다.이란 혁명 세력은 미국 외교관과 국민 52명을 인질로 억류하며 세계 최강대국 미국의 자존심을 박살냈다. 1980년 4월 지미 카터 미국 행정부는 최정예 특수부대를 동원한 ‘독수리 발톱’ 구출 작전을 감행했으나 미군 사상자만 남긴 채 실패했다. 1980년 이라크와의 전쟁 발발 여파로 미국과의 추가 갈등을 감당할 여력이 없었던 이란은 444일 만에 인질을 풀어줬다. 이후 양국은 단교했다.이후에도 양국의 크고 작은 갈등이 끊이지 않았다. 1983년 이란의 지원을 받는 레바논의 시아파 무장단체 헤즈볼라가 수도 베이루트의 미 해병대 사령부를 공격했다. 이 여파로 미군 241명이 사망했다. 1988년 미 해군 순양함 ‘빈센스’함이 이란 여객기를 군용기로 오인해 격추시켜 290명의 이란인이 숨졌다.미국은 1984년 이란을 테러 지원국으로 지정했고, 1987년에는 모든 이란산 제품 수입을 금지하고 대이란 수출 일부도 제한했다. 1995년 빌 클린턴 당시 미 행정부는 이란과의 무역 및 금융 전면 금지령을 내렸고 미국 기업이 아닌 기업이라도 이란 정권과 거래할 경우 제재를 가하는 ‘2차 제재’ 개념을 도입했다. 2002년 부시 당시 미국 대통령은 이란을 ‘악의 축’으로 지목했다. 같은 해 이란의 핵 개발 의혹이 본격화하며 서방의 경제 제재도 본격화됐다.2009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출범하면서 얼어붙은 양국 관계는 잠시 해빙 조짐을 보였다. 2013년 오바마 전 대통령은 개혁파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의 취임을 축하하며 그와 통화했다. 2015년 이란이 우라늄 농축 등 핵무기 개발을 중단하면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서방 5국이 단계적으로 대(對)이란 경제 제재를 푼다는 ‘이란핵합의(JCPOA)’ 또한 타결됐다.● 트럼프 집권 후 관계 악화일로하지만 이란에 적대적인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017년 집권하고 그가 대이란 강경 노선을 고수하자 양국 관계는 다시 얼어붙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2018년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파기했고 이란산 원유 수입 금지 등 각종 경제 제재를 부활시켰다. 2019년에는 하메네이의 친위 군사조직인 혁명수비대를 테러조직으로 지정했다.이에 이란은 농축 우라늄 생산을 확대했고, 농축 수준도 60% 까지 끌어올리며 강 대 강 대응에 나섰다. 2020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미국의 드론 공습으로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쿠드스군 사령관이 사망하자 이란은 미군 기지에 미사일을 발사하며 보복했다. 2021년 1월 조 바이든 전 대통령 취임뒤 핵합의 복원을 시도했지만 성과는 없었다.지난해 트럼프 대통령 재집권 뒤 미-이란 관계는 악화일로를 걸었다. 같은 해 6월에는 미 역사상 최초의 이란 본토 공격이 있었고, 미국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이란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여왔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

    • 2026-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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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바軍, 영해 진입 美선박에 총격 4명 사살… 美 “정부와 무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내 쿠바 정권 교체’ 의사를 거듭 밝힌 가운데 쿠바군이 25일 영해에 들어온 미국 선박을 공격해 승선자 10명 중 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쿠바 측은 승선자들이 모두 미국 거주 쿠바인으로 “테러를 목적으로 쿠바에 침입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배후에 미국 정부가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또 해당 선박은 고속 항해가 가능한 스피드보트(speedboat)라고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 반면 쿠바계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해당 선박은 미국 정부의 어떤 작전과도 상관없다”며 트럼프 행정부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지난달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쿠바에 원유 공급 봉쇄 조치를 단행했고 중남미 주요국에도 ‘미국의 노선을 따르라’며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공개된 최상위 안보전략 지침인 국가안보전략(NSS)과 국가방위전략(NDS)에서도 서반구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안보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승선자 4명 사망, 6명 부상AP통신 등에 따르면 쿠바 국경수비대가 25일 수도 아바나에서 동쪽으로 약 200km 떨어진 카요팔코네스 인근 영해에서 미국 플로리다주에 등록된 선박을 공격했다. 쿠바 측은 신원 불명의 선박이 신원 확인을 위해 접근하는 국경수비대를 향해 먼저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대원 1명이 다치자 반격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4명이 숨졌고 부상을 입은 나머지 6명은 현재 구금돼 치료 중이다. 이들이 타고 있던 선박에서는 장총, 권총, 화염병, 방탄조끼 등을 발견했고, 이들의 무장 침투를 지원하기 위해 미리 쿠바에 입국한 인물도 체포했다고 공개했다. 쿠바 측은 “구금자들로부터 테러를 위해 침투할 계획이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탑승자 대부분이 범죄 및 폭력 관련 전과가 있다면서 특히 탑승자 중 2명은 이미 국내외 테러 범죄에 관여한 혐의로 쿠바에서 지명수배 상태였다고 부연했다. 루비오 장관은 같은 날 카리브해 섬나라 세인트키츠네비스에서 열린 카리브공동체(카리콤) 정상회의에 참석해 이번 사건과 미국 정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그는 “쿠바 측이 밝힌 정보에만 의존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체적으로 조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 아바나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온 카를로스 히메네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X에 “쿠바의 독재 정권이 플로리다 선박을 공격해 승선자들을 살해했다. 이 정권은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던져져야 한다”고 분노했다.● 루비오, 중남미 전체에 “美와 더 협력하라” 1959년 공산 혁명이 발발한 후 67년간 쿠바에는 강경한 반(反)미 정권이 집권하고 있다. 다만 고질적인 경제난으로 국민들의 고통 또한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쿠바의 정권 교체를 위해 경제적, 군사적 압박을 거듭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7일 “쿠바는 곧 무너질 나라”라고 했다. 같은 달 8일에도 “베네수엘라 원유 없이 쿠바는 생존할 수 없다”고 압박했다. 마두로 대통령의 축출 후 베네수엘라산 원유에 의존하던 쿠바 경제가 큰 위기에 빠지자 미국은 25일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쿠바 민간 부문에 쓰일 수 있도록 금수 조치를 일부 완화했다. 쿠바의 극심한 경제위기가 카리브해 연안 전체에 불안정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 하지만 루비오 장관은 만약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민간이 아닌 쿠바 정부 혹은 군으로 흘러가게 된다면 이번 완화 조치를 즉각 취소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쿠바는 극적으로 변해야 한다.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할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루비오 장관은 카리콤 정상회의에 참석한 바하마, 아이티, 수리남 등 중남미 소국을 향해서도 “트럼프 행정부는 오랫동안 거의 무시당해 온 서반구 지역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며 트럼프식 서반구 패권주의인 ‘돈로주의(도널드 트럼프+먼로주의)’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또 카리콤 회원국들에 마약 밀매를 비롯한 범죄 대응, 에너지 협력 등에서 미국에 더 많이 협력하라고 촉구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26-0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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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쿠바군, 영해 침범한 美고속정에 발포 4명 사살…美 “정부 작전과 무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연내 쿠바 정권교체’ 의사를 거듭 밝힌 가운데 쿠바군이 25일 영해에 들어온 미국 선박을 공격해 승선자 10명 중 4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쿠바 측은 승선자들이 모두 미국 거주 쿠바인으로 “테러를 목적으로 쿠바에 침입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의 배후에 미국 정부가 있을 가능성을 제기한 것이다. 또 해당 선박은 고속 항해가 가능한 스피드보트(speedboat)라고 주요 외신들은 전했다.반면 쿠바계인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해당 선박 미국 정부의 어떤 작전과도 상관없다”며 트럼프 행정부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지난달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을 축출 한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쿠바에 원유 공급 봉쇄 조치를 단행했고 중남미 주요국에도 ‘미국의 노선을 따르라’며 등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는 최근 공개된 최상위 안보전략 지침인 국가안보전략(NSS)과 국가방위전략(NDS)에서도 서반구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는 안보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강조했다.● 승선자 4명 사망, 6명 부상AP통신 등에 따르면 쿠바 국경수비대가 25일 수도 아바나에서 동쪽으로 약 200km 떨어진카요팔코네스 인근 영해에서 미국 플로리다주에 등록된 선박을 공격했다. 쿠바 측은 신원불명의 선박이 신원 확인을 위해 접근하는 국경수비대를 향해 먼저 총격을 가했다고 주장했다. 이로 인해 대원 1명이 다치자 반격에 나섰다는 것이다. 이로 인해 4명이 숨졌고 부상을 입은 나머지 6명은 현재 구금돼 치료 중이다.이들이 타고 있던 선박에서는 장총, 권총, 화염병, 방탄조끼 등을 발견했고, 이들의 무장 침투를 지원하기 위해 미리 쿠바에 입국한 인물도 체포했다고도 공개했다.쿠바 측은 “구금자들로부터 테러를 위해 침투할 계획이었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다. 또 탑승자 대부분이 범죄 및 폭력 관련 전과가 있다면서 특히 탑승자 중 2명은 이미 국내외 테러 범죄에 관여한 혐의로 쿠바에서 지명수배 상태였다고 부연했다. 루비오 장관은 같은 날 카리브해 섬나라 세인트키츠네비스에서 열린 카리브공동체(카리콤) 정상회의에 참석해 이번 사건과 미국 정부와의 연관성을 부인했다. 그는 “쿠바 측이 밝힌 정보에만 의존하지는 않을 것이다. 자체적으로 조사하는 중”이라고 밝혔다.아바나에서 태어나 미국으로 건너 온 카를로스 히메네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X에 “쿠바의 독재 정권이 플로리다 선박을 공격해 승선자들을 살해했다. 이 정권은 역사의 쓰레기통으로 던져져야 한다”고 분노했다.● 루비오, 중남미 전체에 “美와 더 협력하라”1959년 공산 혁명이 발발한 후 67년간 쿠바에는 강경한 반(反)미 정권이 집권하고 있다. 다만 고질적인 경제난으로 국민들의 고통 또한 커지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런 쿠바의 정권교체를 위해 경제적, 군사적 압박을 거듭하고 있다. 그는 지난달 27일 “쿠바는 곧 무너질 나라”라고 했다. 같은 달 8일에도 “베네수엘라 원유 없이 쿠바는 생존할 수 없다”고 압박했다.마두로 대통령의 축출 후 베네수엘라산 원유에 의존하던 쿠바 경제가 큰 위기에 빠지자 미국은 25일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쿠바 민간 부문에 쓰일 수 있도록 금수 조치를 일부 완화했다. 쿠바의 극심한 경제위기가 카리브해 연안 전체에 불안정을 일으킬 수 있다는 우려에 따른 것이다.하지만 루비오 장관은 만약 베네수엘라산 원유가 민간이 아닌 쿠바 정부 혹은 군으로 흘러가게 된다면 이번 완화 조치를 즉각 취소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는 “쿠바는 극적으로 변해야 한다. 국민들의 삶의 질을 향상할 유일한 기회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쿠바 국민에게 경제적, 정치적 자유를 위한 공간을 열어주는 개혁 조치를 한다면 미국은 환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루비오 장관은 카리콤 정상회의에 참석한 바하마, 아이티, 수리남 등 중남미 소국을 향해서도 “트럼프 행정부는 오랫동안 거의 무시당해 온 서반구 지역에 우선순위를 두고 있다”며 트럼프식 서반구 패권주의인 ‘돈로주의(도널드 트럼프+먼로주의)’ 원칙을 거듭 강조했다. 또 카리콤 회원국들에게 마약 밀매를 비롯한 범죄 대응, 에너지 협력 등에서 미국에 더 많이 협력하라고 촉구했다.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 2026-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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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시간48분 최장 자화자찬 트럼프 “더 나쁜 무역합의 가능” 압박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 시간) 워싱턴 의회 의사당에서 가진 집권 2기 첫 국정연설에서 “(미국과) 무역 합의를 맺은 거의 모든 국가가 합의를 유지하길 원한다”며 “그들은 우리가 협상해 놓은 성공의 길을 계속 따를 것”이라고 밝혔다. 또 미 연방대법원의 위법 판결로 상호관세를 대체할 관세가 “오히려 이전보다 더 강력한 해결책이 될 것”이라며 새로운 관세의 법적 근거가 오랜 기간 이미 검증된 만큼 의회 승인도 필요하지 않다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에도 “터무니없는 대법원의 판결로 장난치려고(play games with) 한다면 어떤 국가든, 최근에 합의한 것보다 훨씬 더 높은 관세와 그보다 더한 조치에 직면할 것”이라며 대미(對美) 투자 이행 등 무역 합의를 어기면 보복에 나서겠다는 뜻을 내비쳤다. 관세와 더불어 또 다른 ‘트럼프표 대표 어젠다’로 꼽히는 반(反)이민 정책도 유지할 계획임을 국정연설을 통해 분명히 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역대 미 대통령의 국정연설 중 최장인 108분간 발언을 이어갔다. 지난해 3월 재집권 43일 만에 가진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자신이 세운 99분 기록도 넘어섰다. 또 연설 내내 자신이 재취임한 뒤 미국이 부유해지고, 강해졌다고 강조하며 “지금이 미국의 황금시대”라고도 주장했다. 하지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트럼프 대통령이 유권자들은 인식하지 못하는 경기 회복을 주장했다”고 지적했다. ● ‘투톱 어젠다’인 관세와 반이민 정책 지속 의지 강조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도 미 연방대법원의 상호관세 위법 판결에 강한 불만을 드러냈다. 그는 “나흘 전 미 연방대법원에서 유감스러운 판결이 나왔다. 매우 안타까운 판결”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좋은 소식은 이미 합의를 맺은 거의 모든 국가와 기업들이 그 합의를 유지하길 원한다는 것”이라며 “내가 대통령으로서 새로운 합의를 체결할 수 있는 법적 권한이 그들에게 훨씬 더 나쁠 수 있다는 점을 (그들이) 알기 때문”이라고 했다. 자신이 다양한 상호관세 대체 수단을 가진 걸 상대가 두려워하는 만큼, 섣불리 합의를 어기지 못할 거라는 자신감을 내비친 것이다. 그는 “관세는 완전히 승인되고 오랫동안 검증된 대체 법적 근거에 따라 계속 유지될 것”이라며 “그 법적 근거는 오랜 기간 시험을 거쳤다”고 했다. 연방대법원이 국제비상경제권한법(IEEPA)에 근거한 상호관세 부과를 위법으로 판결했지만, 무역확장법 232조나 무역법 301조 등을 통해 관세 부과를 이어가겠다는 의지를 재확인한 것. 트럼프 대통령은 향후 미국에서 관세가 지금의 소득세 수입의 상당 부분을 대체할 거라며 “내가 사랑하는 국민들의 재정 부담을 크게 덜어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이제 우리는 미국 역사상 가장 강력하고 안전한 국경을 갖게 됐다”며 불법 이민자 단속의 정당성도 강조했다. 또 불법 이민자에게 살해당한 이들의 가족도 연설에 초대했다. 최근 미 이민세관단속국(ICE)의 단속 과정에서 시민권자 2명이 사살되며 반발 여론이 커졌지만, 사실상 정면 돌파를 선언한 것. 11월 중간선거를 앞두고 지지층 결집을 위한 시도로 해석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불법 체류자와 투표 자격이 없는 사람이 신성한 미국 선거에 참여하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며 이른바 ‘SAVE(Safeguard American Voter Eligibility·투표자격보호) 법안’ 처리를 촉구했다. 이 법안에는 미국 각 주에서 유권자가 투표 등록 시 시민권 증명을 제시하고 투표 때도 신분증을 제시하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 ● “이란서 ‘핵무기 보유 않겠다’ 못 들어”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핵 협상을 진행 중인 가운데 무력 충돌 가능성도 제기되는 이란에 대해 “그들은 합의 타결을 원하지만 우린 아직 ‘우리는 절대 핵무기를 보유하지 않겠다’는 비밀 단어(secret words)를 듣지 못했다”고 했다. 이어 “나는 이란이 핵무기를 보유하도록 절대 허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 북한, 중국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았다. 대신 최근 발표한 국가안보전략(NSS)과 국가방위전략(NDS)에서 밝힌 것처럼 서반구에서의 영향력 강화 필요성을 강조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안규영 기자 kyu0@donga.com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

    • 2026-0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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