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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최초의 24시간 뉴스 전문 채널 CNN을 설립한 미국의 미디어 사업가 테드 터너가 6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88세. CNN 등에 따르면 터너는 이날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의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 1938년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태어난 터너는 24세에 부친의 옥외광고 회사 ‘터너 아웃도어 애드버타이징’을 물려받으며 사업가의 길을 걸었다. 그는 1970년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지역 TV 방송사인 채널 17(WTCG)을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미디어 산업에 진출했다. 특히 터너는 뉴스 전문 채널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CNN을 1980년 설립했다. ABC, CBS, NBC 등 지상파 3사가 장악한 미국 방송 시장에서 별다른 영향력을 나타내지 못하던 CNN은 1990년 8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발발한 걸프전을 계기로 글로벌 방송사로 도약하게 됐다. 당시 CNN은 이라크 바그다드 등 중동 주요 지역에서 전쟁을 생중계하며 명성을 얻었다.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은 “나는 CIA(미 중앙정보국)보다 CNN에서 더 많이 배운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 결과 CNN은 전 세계 5000만 이상 가구에서 시청하기 시작했다. 또 터너는 1991년 타임지의 ‘올해의 인물’에 선정됐다. 터너는 CNN과 CNN2, CNN인터내셔널 등을 잇달아 출범시키며 글로벌 뉴스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영화 채널 TNT와 TBS, 만화 전문 채널 카툰네트워크 등을 설립하며 거대한 미디어 제국을 구축했다. 하지만 1996년 CNN을 포함해 자신이 일군 터너 브로드캐스팅 시스템(TBS) 그룹을 타임워너에 약 80억 달러에 매각했다. 그 후 터너는 자선사업에 집중했다. 또 핵무기 감축, 기후 변화 대응, 야생동물 보호 활동 등에 참여했다. 그는 사생활로도 주목받았다. 특히 터너는 직설적이며, 논쟁적인 발언을 자주 하고 남부인 애틀랜타를 기반으로 활동해 “남부의 입(The Mouth of the South)”이란 별명도 얻었다. 그는 “조금만 겸손했다면 완벽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세 차례의 결혼과 이혼, 잦은 내연 관계 등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1991년 할리우드 배우이자 사회운동가인 배우 제인 폰다와 세 번째로 결혼했다가 2001년 이혼했다. 그는 젊었을 때 공화당원을 자처했지만 중국 공산당 정부의 억압적인 정책을 옹호하거나 쿠바 독재자 피델 카스트로와 친분을 맺어 비판을 받기도 했다. 터너는 2018년 진행성 뇌 질환인 루이소체 치매 진단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폐렴으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터너는 방송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한 명이었고, 나의 친구였다”며 애도를 표했다. 이어 “새로운 소유주들이 CNN을 망쳐 놓았다는 사실에 (터너는) 개인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자신에게 비판적인 보도를 이어가고 있는 CNN을 또 한번 직격한 것이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AI 도입(adoption)’이라는 표현 자체가 문제입니다. 그건 기존에 하던 일을 그대로 하면서 AI를 살짝 얹는 것에 불과합니다.”산업의 전 영역에 인공지능(AI)이 녹아든 AI 시대가 도래했다. AI를 어떻게 업무에 도입하고 활용할 것인지가 모든 국가와 기업의 최고 화두로 떠올랐다. 특히 압도적인 기술력으로 선도하는 미국과, 국가 지원을 바탕으로 빠르게 성장 중인 중국 사이에서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전략 고민이 절실해졌다.북유럽은 자체적인 AI 생태계 구축에 가장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는 지역으로 꼽힌다. ‘한+노르딕 혁신의 날 2026’ 행사 참석차 방한한 이다 레데매키 AI 핀란드 최고운영책임자(COO)와 스테판 벤딘 스웨덴 국립연구원(RISE) 지능형 시스템 부문장을 지난달 24일 서울 종로구 주한핀란드대사관에서 만났다.두 전문가는 “지금 보고 있는 AI 경쟁은 빙산의 일각에 불과하다”며 미·중 패권 경쟁 속에서도 자체 모델 훈련 역량과 국가 간 협력으로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어떤 국가나 기업이든 수동적 ‘AI 도입’이 아닌 능동적 전환에 지금 당장 나서야 할 때라는 것이다.●“AI 도구 쥐어준다고 AI 전환 아니다”레데매키 COO는 “지난 3년은 파운데이션 모델과 훈련에 어마어마한 투자가 쏟아진 시간이었다. 이제 질문은 그 모델들로 실제 산업과 기업에 가치를 가져오느냐”라며 AI 경쟁의 본격적인 2라운드가 이제 시작됐다고 설명했다.레데매키 COO는 “기업이 직원들에게 Copilot 같은 AI 도구만 쥐여주곤 ‘이제 알아서 해봐’라고 말하는 경우를 자주 본다. 그건 AI 전환이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경영진이 AI가 사업에 미칠 영향을 이해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것이 AI 전환의 시작이라는 것이다. 이어 비용 절감과 최적화 중심의 접근만으로는 차별화가 불가능하다며 “출발점이 ‘어떻게 과정을 효율화할까’에서 ‘어떻게 성장하고, 어떻게 새로운 비즈니스를 만들까’로 바뀌어야 한다”고 말했다.스테판 벤딘 RISE 국립연구원 지능형 시스템 부문장은 “문제는 새로운 것을 쌓는 게 아니라 무엇을 내려놓을지 결정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존의 업무 방식을 버리는 것(unlearn)이 진정한 전환의 시작이라는 진단이다. 그는 AI가 이미 비즈니스 자체를 근본적으로 재편하는 국면에 접어든 만큼 수동적인 대응이 오히려 더 큰 위험이라고 경고했다.●“미국 의존 탈피하려면 자체 모델 훈련 역량부터”벤딘 부문장은 AI 주권(sovereignty) 확보를 가장 시급한 과제로 꼽았다. 그는 “협상 테이블에서 자리를 박차고 나올 수 없다면, 당신은 자기 자신의 계약 조건을 협상하는 셈”이라며 “유럽에서 정부와 지자체가 AI 관련해 구매하는 것은 전부 미국 기반이다. 유럽의 돈을 미국에 갖다 바치고선 자체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자금을 모으려 하는 것은 앞뒤가 맞지 않는다”며 현재 유럽의 AI 전략을 비판했다.이어 유럽의 현실적인 AI 경쟁력으로 미국·중국의 폐쇄적 대형 모델과 달리 “누구나 자체 모델을 훈련할 수 있는 기반을 조성하는 것”을 꼽았다. 벤딘 부문장은 리눅스(Linux) 등 북유럽이 선도한 오픈소스 생태계를 언급하며 “미국과 중국이 획일적인 접근 방식을 취하는 동안 유럽은 다양한 아이디어들이 연결된 네트워크로 움직여왔다. 대형 모델로 승부를 걸 수는 없지만, 경쟁의 판도 자체를 평등하게 만드는 우리의 지향점”이라고 말했다. 현재 스웨덴은 프랑스 AI 연구소 Mistral과 협력해 AI 기가팩토리 구축을 위한 컨소시엄을 추진 중이다.이런 흐름 속에서 북유럽 국가들은 자국을 넘어 협력의 범위를 확장하고 있다. 레데매키 COO는 북유럽과 발트국이 협력하는 ‘New Nordics AI’ 이니셔티브를 소개하며 국경을 넘는 협력의 구체적 방식을 제시했다. 각국 수도의 공공서비스 AI 도입 사례를 교류하는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그는 “모든 당국이 ‘AI를 국가 차원에서 어떻게 도입하지?’라는 똑같은 질문을 하고 있다. 왜 다들 혼자서 하려 하는가. 함께 이 문제를 풀면 배울 수 있는 게 훨씬 많다”고 강조했다.벤딘 부문장은 한국과의 협력 가능성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SKT·업스테이지의 솔라(Solar) 모델 등 한국의 자체 언어모델 이니셔티브를 거론하며 “공동의 문제로 인식하고 네트워크로 협력한다면, 충분한 인재와 시장이 있다”고 말했다. 한국의 하향식(top-down) 의사결정 문화가 스웨덴의 합의 중심 문화와 오히려 상호보완적일 수 있다는 점도 덧붙였다.●“AI의 메신저가 아닌 지휘자 돼야”두 전문가는 AI 시대에 인간적 역량이 오히려 더 중요해진다고 입을 모았다. 레데매키 COO는 AI 기술을 적극적으로 써보고 배우되 “일상을 자동조종(autopilot) 모드로 살아가다보면 많은 것을 보지 못한다. 의도적으로 어떤 문제와 기회가 있는지 스스로 생각하는 시간을 남겨둬야 한다”고 강조했다.벤딘 부문장 역시 AI를 업무에 활용하면서도 주도권을 놓지 말 것을 당부했다. “교사가 AI로 시험을 만들고, 학생이 AI로 답하고, 교사가 AI로 채점하는 식으로 흘러가면 인간은 AI 모델들 사이의 다리로 전락한다”며 “우리는 메신저가 아니라 지휘자여야 한다”고 했다. 그는 “AI와 관련이 없어도 좋으니 하루 5분씩 새로운 것을 찾아 시도해보라. 변화를 습관으로 만드는 것이 AI 시대에 적응력을 키우는 시작”이라고 조언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세계 최초의 24시간 뉴스 전문채널 CNN을 설립한 미국의 미디어 사업가 테드 터너(사진)가 6일(현지 시간) 별세했다. 향년 88세.CNN 등에 따르면 터너는 이날 플로리다주 탤러해시의 자택에서 가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세상을 떠났다.1938년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에서 태어난 터너는 24세에 부친의 옥외광고 회사 ‘터너 아웃도어 애드버타이징’을 물려받으며 사업가의 길을 걸었다. 그는 1970년 조지아주 애틀랜타의 지역 TV 방송사인 채널 17(WTCG)을 인수하며 본격적으로 미디어 산업에 진출했다.특히 터너는 뉴스 전문채널의 성장 가능성을 보고 CNN을 1980년 설립했다. ABC, CBS, NBC 등 지상파 3사가 장악하던 미국 방송 시장에서 별다른 영향력을 나타내지 못했던 CNN은 1990년 8월 이라크의 쿠웨이트 침공으로 발발한 걸프전을 계기로 글로벌 방송사로 도약하게 됐다. 당시 CNN은 이라크 바그다드 등 중동 주요 지역에서 전쟁을 생중계하며 명성을 얻었다. 조지 부시 당시 대통령은 “나는 CIA(미 중앙정보국)보다 CNN에서 더 많이 배운다”고 말하기도 했다. 그 결과 CNN은 전 세계 5000만 이상 가구에서 시청하기 시작했다. 또 터너는 1991년 타임지의 ‘올해의 인물’에 선정됐다.터너는 CNN과 CNN2, CNN 인터내셔널 등을 잇달아 출범시키며 글로벌 뉴스 네트워크를 구축했고, 영화 채널 TNT와 TBS, 만화 전문 채널 카툰 네트워크 등을 설립하며 거대한 미디어 제국을 구축했다. 하지만 1996년 CNN을 포함해 자신이 일군 터너 브로드캐스팅 시스템(TBS) 그룹을 타임워너에 약 80억 달러에 매각했다. 그 후 터너는 자선사업에 집중했다. 또 핵무기 감축, 기후 변화 대응, 야생동물 보호 활동 등에 참여했다.그는 사생활로도 주목받았다. 특히 터너는 직설적이며, 논쟁적인 발언을 자주 하고 남부인 애틀랜타를 기반으로 활동해 “남부의 입(The Mouth of the South)”이란 별명도 얻었다. 그는 “조금만 겸손했다면 완벽했을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 세 차례의 결혼과 이혼, 잦은 내연 관계 등으로 구설에 오르기도 했다. 특히 1991년 할리우드 배우이자 사회운동가인 배우 제인 폰다와 세 번째로 결혼했다가 2001년 이혼했다. 그는 젊었을 때 공화당원을 자처했지만 중국 공산당 정부의 억압적인 정책을 옹호하거나 쿠바 독재자 피델 카스트로와 친분을 맺어 비판을 받기도 했다.터너는 2018년 진행성 뇌 질환인 루이소체 치매 진단을 받았고, 지난해에는 폐렴으로 치료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6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터너는 방송 역사상 가장 위대한 인물 중 한 명이었고, 나의 친구였다”며 애도를 표했다. 이어 “새로운 소유주들이 CNN을 망쳐 놓았다는 사실에 (터너는) 개인적으로 큰 충격을 받았다”고 덧붙였다. 자신에게 비판적인 보도를 이어가고 있는 CNN을 또 한 번 직격한 것이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각국 선박들의 탈출을 돕겠다며 전날 개시한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 작전을 “잠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전격 추진한 작전을 하루 만에 중단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파키스탄과 기타 국가들의 요청, 이란에 대한 작전 과정에서 우리가 거둔 엄청난 군사적 성과, 그리고 완전하고 최종적인 합의를 향한 큰 진전이 이란 대표단과 이뤄졌단 점을 고려했다”며 작전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 실제로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6일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과 핵 문제 관련 14개 항을 담은 1페이지 분량의 양해각서(MOU) 체결에 근접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매체는 미국은 이란이 48시간 안에 답변할 것을 기대하고 있고, 전쟁 발발 뒤 양측이 합의에 가장 근접한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에스마일 바가에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ISNA통신에 “(액시오스 보도와 관련된) 미국의 제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매체는 이란 협상단이 핵 문제에 대해선 전혀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5일 HMM의 화물선 ‘나무호’에서 폭발 사고가 난 것에 대해 “그들은 단독으로 간다고 결정했고, 어제 선박이 아주 심하게 당했다”고 했다. 한국 정부는 폭발 원인을 조사 중이란 입장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나무호가 미국 지원 없이 움직이다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는 전날에도 이란이 나무호에 발포했다며 한국이 작전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다만,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6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그 작전(프로젝트 프리덤)이 종료됐기 때문에 (참여) 검토는 꼭 필요하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을 (이란과의) 합의가 최종적으로 타결, 서명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잠시 중단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선박들의 탈출을 돕는다면서 4일부터 이 작전을 개시했다. 또 4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선 이번 작전 중 미국 선박이 이란의 공격을 받는다면 “이란은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라며 강한 경고까지 날렸다. 또 한국을 향해 작전 참여를 압박하기도 했다. 이랬던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작전 중단을 선언한 건 이란과의 협상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6일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와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이란이 종전 및 핵 문제 해결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근접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6일 이란 반관영 ISNA통신은 이란이 미국 측 제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핵 문제는 내부적으로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이란과의 대면 평화 회담을 고려하는 건 아직 이르다”고 말해 합의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12∼15년간 핵 농축 중단, 핵물질 美 반출 논의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5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에픽 퓨리(Epic Fury·압도적 분노)’ 작전은 끝났다”며 “그 단계는 종료됐고, 이제 ‘프로젝트 프리덤’ 단계로 넘어갔다”고 밝혔다. ‘에픽 퓨리’는 2월 28일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전방위 공습을 개시하며 붙인 작전명. 루비오 장관의 발표를 두고 미국이 대규모 공습 작전에서 해상 봉쇄를 통한 경제 압박으로 중심 전략을 전환했음을 알린 거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루비오 장관은 프로젝트 프리덤이 방어적 성격임을 강조했다. 그런데 이로부터 약 2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은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의 일시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중단 배경으로 이란과의 논의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액시오스와 로이터에 따르면 미-이란이 논의 중인 MOU에는 △이란의 핵 농축 일시 중단 △미국의 대이란 제재 및 동결 자금 일부 해제 △양국의 해상 봉쇄 점진적 해제 등 14개 항이 담겼다. 한 소식통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하는 방안에 동의할 수 있다고 했으며, 이를 미국으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액시오스에 전했다. 핵심 쟁점으로 꼽히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은 12∼15년이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농축 중단 기간이 끝난 뒤엔 이란이 3.67% 수준의 저농축을 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그 대신 이란은 핵무기 개발 포기, 지하 핵시설 운영 중단, 유엔의 불시 사찰 등 강화된 검증 체계를 받아들이는 조건이다. 양국은 MOU를 체결한 뒤 향후 30일간 세부 종전 조건을 확정하는 협상을 벌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 중단을 결정한 건 이 같은 협상 진전에 따른 거라고 분석했다.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 진행에 위험 부담이 컸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작전 첫날부터 미군 지원하에 이동하던 상선을 위협한 이란 소형 군용 고속정 6척이 미군 아파치 헬기에 격침됐고,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역에 정박해 있던 한국 선박에선 폭발이 발생했다. UAE 국영 석유기업 ADNOC의 유조선이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기도 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된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6일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합의하지 않으면 폭격이 시작되고,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과 강도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군사 조치도 여전히 검토 중임을 내비쳤다.● 美 국무 “전 세계 이란 규탄하고 뭔가 해야”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이 일단 중단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등에 압박한 작전 참여 요구가 여전히 유효한지도 주목된다. 4일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어떤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했고,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5일 “한국, 일본, 호주, 유럽 등이 나서서 참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루비오 장관 역시 5일 브리핑에서 이란의 불법적인 해협 통제에 대해 “전 세계가 규탄하고 무언가를 해야 한다”며 동맹들의 동참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작전 중단 발표 뒤 미국 측의 작전 참여 요구 등은 없는 상태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을 (이란과의) 합의가 최종적으로 타결, 서명될 수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잠시 중단한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5일(현지 시간) 트루스소셜을 통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호르무즈 해협에 발이 묶인 선박들의 탈출을 돕는다면서 4일부터 이 작전을 개시했다. 또 4일 폭스뉴스 인터뷰에선 이번 작전 중 미국 선박이 이란의 공격을 받는다면 “이란은 지구상에서 사라질 것”이라며 강한 경고까지 날렸다. 또 한국을 향해 작전 참여를 압박하기도 했다.이랬던 트럼프 대통령이 돌연 작전 중단을 선언한 건 이란과의 협상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6일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와 로이터통신은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미국과 이란이 종전 및 핵문제 해결을 위한 양해각서(MOU) 체결에 근접했다고 전했다.이와 관련해, 6일 이란 반관영 ISNA통신은 이란이 미국 측 제안을 검토 중이라면서도 핵문제는 내부적으로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도 같은 날 뉴욕포스트 인터뷰에서 “이란 간의 대면 평화 회담을 고려하는 건 아직 이르다”고 말해 합의에는 시간이 걸릴 수 있음을 시사했다.● 12∼15년간 핵농축 중단, 핵물질 美 반출 논의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5일 백악관 브리핑에서 “‘에픽 퓨리(Epic Fury·압도적 분노)’ 작전은 끝났다”며 “그 단계는 종료됐고, 이제 ‘프로젝트 프리덤’ 단계로 넘어갔다”고 밝혔다. ‘에픽 퓨리’는 2월 28일 미국이 이란에 대한 전방위 공습을 개시하며 붙인 작전명. 루비오 장관의 발표를 두고 미국이 대규모 공습 작전에서 해상 봉쇄를 통한 경제 압박으로 중심 전략을 전환했음을 알린 거라는 분석이 나왔다. 실제로 루비오 장관은 프로젝트 프리덤이 방어적 성격임을 강조했다. 그런데 이로부터 약 2시간 뒤 트럼프 대통령은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의 일시 중단을 전격 선언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작전 중단 배경으로 이란과의 논의에서 큰 진전이 있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액시오스와 로이터에 따르면 미-이란이 논의 중인 MOU에는 △이란의 핵농축 일시 중단 △미국의 대이란 제재 및 동결 자금 일부 해제 △양국의 해상 봉쇄 점진적 해제 등 14개 항이 담겼다. 한 소식통은 이란이 고농축 우라늄을 해외로 반출하는 방안에 동의할 수 있다고 했으며, 이를 미국으로 옮기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액시오스에 전했다.핵심 쟁점으로 꼽히는 이란의 우라늄 농축 중단 기간은 12∼15년이 거론되고 있다고 한다. 농축 중단 기간이 끝난 뒤엔 이란이 3.67% 수준의 저농축을 할 수 있는 방안도 논의되고 있다. 그 대신 이란은 핵무기 개발 포기, 지하 핵시설 운영 중단, 유엔의 불시 사찰 등 강화된 검증 체계를 받아들이는 조건이다.양국은 MOU를 체결한 뒤 향후 30일간 세부 종전 조건을 확정하는 협상을 벌이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액시오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 중단을 결정한 건 이 같은 협상 진전에 따른 거라고 분석했다. 프로젝트 프리덤 작전 진행에 위험 부담이 컸다는 지적도 나온다. 실제로 작전 첫날부터 미군 지원하에 이동하던 상선을 위협한 이란 소형 군용 고속정 6척이 미군 아파치 헬기에 격침됐고, 아랍에미리트(UAE) 인근 해역에 정박해 있던 한국 선박에선 폭발이 발생했다. UAE 국영 석유기업 ADNOC의 유조선이 이란의 드론 공격을 받기도 했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군사적 긴장이 급격히 고조된 것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6일 트루스소셜에 “이란이 합의하지 않으면 폭격이 시작되고, 이전보다 훨씬 높은 수준과 강도로 이뤄질 것”이라고 밝혀 군사 조치도 여전히 검토 중임을 내비쳤다.● 美 국무 “전 세계 이란 규탄하고 뭔가 해야”프로젝트 프리덤 작전이 일단 중단되면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 등에 압박한 작전 참여 요구가 여전히 유효한지도 주목된다. 4일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이 어떤 조치에 나서야 한다”고 했고,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도 5일 “한국, 일본, 호주, 유럽 등이 나서서 참여해야 한다”고 압박했다. 루비오 장관 역시 5일 브리핑에서 이란의 불법적인 해협 통제에 대해 “전 세계가 규탄하고 무언가를 해야 한다”며 동맹들의 동참 필요성을 강조했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의 작전 중단 발표 뒤 미국 측의 작전 참여 요구 등은 없는 상태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현지 시간) 호르무즈 해협에 갇힌 각국 선박들의 탈출을 돕겠다며 전날 개시한 ‘프로젝트 프리덤(Project Freedom)’ 작전을 “잠시 중단한다”고 밝혔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통제력을 약화시키기 위해 전격 추진한 작전을 하루 만에 중단한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트루스소셜에 “파키스탄과 기타 국가들의 요청, 이란에 대한 작전 과정에서 우리가 거둔 엄청난 군사적 성과, 그리고 완전하고 최종적인 합의를 향한 큰 진전이 이란 대표단과 이뤄졌단 점을 고려했다”며 작전 중단 이유를 설명했다.실제로 미 정치매체 액시오스는 6일 미국과 이란이 전쟁 종식과 핵 문제 관련 14개 항을 담은 1페이지 분량의 양해각서(MOU) 체결에 근접했다고 복수의 소식통을 인용해 보도했다. 이 매체는 미국은 이란이 48시간 안에 답변할 것을 기대하고 있고, 전쟁 발발 뒤 양측이 합의에 가장 근접한 상황이라고 전했다.이에 대해 이스마일 바가이 이란 외교부 대변인은 ISNA 통신에 “(액시오스 보도와 관련된) 미국의 제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다. 그러나 이 매체는 이란 협상단이 핵문제에 대해선 전혀 논의하지 않고 있다고 전했다.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5일 백악관 행사에서 호르무즈 해협에 정박해 있던 HMM의 화물선 ‘나무호’에서 폭발 사고가 난 것에 대해 “그들은 단독으로 간다고 결정했고, 어제 선박이 아주 심하게 당했다”고 했다. 한국 정부는 폭발 원인을 조사 중이란 입장이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나무호가 미국 지원 없이 움직이다 이란의 공격을 받았다고 주장한 것이다. 그는 전날에도 이란이 나무호에 발포했다며 한국이 작전에 동참할 것을 촉구했다. 다만,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6일 기자간담회에서 “이제 그 작전(프로젝트 프리덤)이 종료됐기 때문에 (참여) 검토는 꼭 필요하지 않게 됐다”고 밝혔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강력한 반(反)이민 정책을 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의사에 한해서는 슬며시 이 빗장을 풀어 논란이 일고 있다. 고질적인 미국 내 의사 부족 때문으로 풀이된다. 3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국(USCIS)은 별도 공지 없이 웹사이트에 39개국 입국 제한국 출신 의사들에 대한 비자 발급 절차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 측은 NYT의 관련 질의에도 “각국 의료진에 관한 비자 및 취업 허가 신청서는 계속 처리될 것”이라고 답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이란, 예멘, 베네수엘라 등 19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제한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올 1월에는 나이지리아, 시리아 등을 포함해 이 대상국을 39개국으로 늘렸다. 이로 인해 이 39개국 출신으로 미국에서 근무하던 외국인 의사들은 즉시 병원을 떠나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일부는 병원에서 행정 휴직 처분을 받거나 당국에 구금됐다. 미 의과대학협회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는 최소 6만5000명의 의사가 부족한 상태다. 특히 국토가 넓은 미국에서는 농촌 및 교외 지역의 의사 부족이 심각하다. 또 고령화 등으로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 또한 증가해 향후 10년간 의사 부족 사태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에서 일하는 의사 중 25%는 외국인 의사로 알려져 있다. 이들 중 60% 이상은 미국인 의사들이 기피하는 가정의학과·내과·소아청소년과 등 1차 진료에 주로 종사한다. 미국 가정의학회·소아청소년과 학회 등 20개 이상 의사협회는 지난달 8일 국토안보부 측에 서한을 보내 “자격을 갖추고 검증된 의사들의 입국 절차를 신속히 처리해 달라”고 요구했다. 리베카 앤드루스 미국내과의학회 이사회 의장은 NYT에 “정부가 헌신적인 외국인 의사들을 계속 미국인 곁에 둘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출신국에 상관없이 가장 유능한 의사들을 계속 영입해야 한다”고 반겼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강력한 반(反)이민 정책을 펴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의사에 한해서는 슬며시 이 빗장을 풀어 논란이 일고 있다. 고질적인 미국 내 의사 부족 때문으로 풀이된다.3일 뉴욕타임스(NYT) 등에 따르면 최근 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이민국(USCIS)은 별도 공지 없이 웹사이트에 39개국 입국 제한국 출신 의사들에 대한 비자 발급 절차를 재개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토안보부 측은 NYT의 관련 질의에도 “각국 의료진에 관한 비자 및 취업 허가 신청서는 계속 처리될 것”이라고 답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6월 이란, 예멘, 베네수엘라 등 19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전면 또는 부분적으로 제한하는 포고문에 서명했다. 올 1월에는 나이지리아, 시리아 등을 포함해 이 대상국을 39개국으로 늘렸다. 이로 인해 이 39개국 출신으로 미국에서 근무하던 외국인 의사들은 즉시 병원을 떠나야 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일부는 병원에서 행정 휴직 처분을 받거나 당국에 구금됐다.미 의과대학협회에 따르면 현재 미국에는 최소 6만5000명의 의사가 부족한 상태다. 특히 국토가 넓은 미국에서는 농촌 및 교외 지역의 의사 부족이 심각하다. 또 고령화 등으로 의료 서비스에 대한 수요 또한 증가해 향후 10년간 의사 부족 사태가 더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현재 미국에서 일하는 의사 중 25%는 외국인 의사로 알려져 있다. 이들 중 60% 이상은 미국인 의사들이 피하는 가정의학과·내과·소아청소년과 등 1차 진료에 주로 종사한다. 미국 가정의학회·소아청소년과 학회 등 20개 이상 의사협회는 지난달 8일 국토안보부 측에 서한을 보내 “자격을 갖추고 검증된 의사들의 입국 절차를 신속히 처리해 달라”고 요구했다.레베카 앤드루스 미국내과의학회 이사회 의장은 NYT에 “정부가 헌신적인 외국인 의사들을 계속 미국인 곁에 둘 수 있도록 조치를 취해 준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출신국에 상관없이 가장 유능한 의사들을 계속 영입해야 한다”고 반겼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1일(현지 시간) 주독 미군 약 5000명의 감축 계획을 발표하면서 유럽 주둔 미군 거점의 재편 구상이 현실화됐다. 독일에는 유럽 주둔 미군 약 8만 명의 45.5%인 3만6436명의 미군이 주둔하고 있다. 이번에 감축되는 5000명은 주독 미군의 약 13.7%에 해당한다. 주독 미군은 제2차 세계대전 이후 80년 넘게 유럽 안보의 핵심 축으로 기능해 왔다. 독일에는 미군의 유럽사령부(EUCOM) 본부, 아프리카사령부(AFRICOM) 본부, 유럽 지역 미 공군의 허브 역할을 해 온 람슈타인 공군기지 등이 자리 잡고 있다. 특히 B61 핵폭탄 등 미군 전술핵이 배치돼 있는 것으로 알려진 뷔헬 공군기지도 있어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핵공유 체계의 핵심 거점 역할도 맡고 있다. 이런 특성을 감안해 미군은 독일에서 육해공군은 물론 해병대, 해안경비대, 우주군 인력까지 운용해 왔다. 이에 이번 병력 감축은 유럽 내 미군 전력은 물론이고, 아시아 등 다른 지역의 안보 지형까지 변화시킬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흔들리는 대서양 동맹 및 약해지는 러시아 견제주독 미군 감축은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으로 불거진 미국과 나토의 불협화음, 나아가 ‘대서양 동맹’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 준다는 평가도 나온다. 트럼프 대통령은 올 3월 독일 등 주요국에 이란이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군함 파견을 요청했다. 독일이 이를 거부한 가운데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가 지난달 27일 “미국이 전략 없이 전쟁에 들어갔다”고 발언하며 갈등이 깊어졌다. 결국 트럼프 행정부가 ‘동맹의 배신’이라고 반발하며 주독 미군 감축을 공식 발표하기에 이르렀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이탈리아, 스페인 등에 주둔하는 미군의 감축 가능성도 언급했다. 다만 주독 미군 감축에 따른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히 러시아 견제 기능의 약화 가능성을 지적하는 경우가 많다. 미국은 독일을 중심으로 유럽 주둔 미군을 통해 옛 소련과 러시아를 효과적으로 제어해 왔다. 또 2022년 2월 우크라이나 전쟁 발발 후 주독 미군의 전략적 중요성은 훨씬 커졌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런 주독 미군의 특성과 상징성 등을 감안해 트럼프 대통령이 속한 공화당 소속 상·하원 군사위원장 등도 이번 결정에 반발했다. 로저 위커 상원 군사위원장(미시시피)과 마이크 로저스 하원 군사위원장(앨라배마)은 2일 공동성명을 내고 “유럽에서 미군을 성급히 감축하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잘못된 신호를 보낼 수 있다”고 지적했다. 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도 2일 X에 “대서양 공동체에 대한 최대 위협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우리 동맹의 지속적인 붕괴”라며 “우리 모두 이 재앙적인 추세를 되돌리기 위해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주한미군 역할 변화 가능성 이번 사태의 파장이 주한미군으로 옮겨붙을 가능성에도 관심이 쏠린다. 정부는 “한미 간 주한미군 감축 논의는 오간 바 없다”며 공식적으로 부인하고 있지만 한국 또한 미국의 군함 파견 요청 등에 즉각 응하지 않았던 만큼 주한미군 태세 변화 등 한반도 안보 지형에도 비상이 걸릴 수 있다는 위기감이 커진 모양새다. 다만, 미국의 글로벌 안보 전략에서 인도태평양 지역의 중요성이 여전히 큰 만큼 단기적으로 주한미군 감축이 이뤄질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도 많다. 대신 주한미군이 대북 방어용 역할에서 벗어나 중국 견제 등을 위해 첨단 무기와 공군력 중심으로 재편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주한미군이 ‘북한’ 중심에서 ‘인도태평양’이라는 지역 중심으로, 전력 구조 또한 ‘지상군’ 위주에서 ‘공군, 우주 사이버군’ 등 다영역 작전이 가능한 상태로 전환될 가능성을 인지해야 한다”고 말했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최근 이란이 보내온 14개 항의 협상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란이 (1979년 이슬람 혁명 뒤) 47년간 인류와 세계에 저지른 일에 대해 아직 충분한 대가를 치르지 않았다”며 “(이 안을) 수용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이란의 핵무기 보유 금지, 올 2월 28일 전쟁 발발 후 이란이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의 전면 개방 등 미국의 기존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종전에 합의하지 않겠다는 인식을 다시 한번 드러낸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對)이란 공격을 재개할 가능성 또한 언급했다. 특히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역(逆)봉쇄를 통해 이란 항구를 빠져나가려던 선박을 나포한 성과를 자찬하며 ‘해적(pirates)’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이란 항만 봉쇄 및 선박 나포가 국제법 위반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감안할 때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美 “2개월 휴전” vs 이란 “30일 내 휴전” 이란 타스님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협상 중재국인 파키스탄을 통해 14개 항의 수정 종전안을 미국에 전달했다. 종전안에는 △미국이 이란에 전쟁 배상금 지급 △미국의 침략 재발 방지 보장 △미군의 이란 주변 지역 철수 △미국의 이란 해상 봉쇄 해제 △미국의 대이란 경제 제재 해제 △레바논 등 중동 내 모든 전선의 전쟁 종식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통행료 징수 등 이란이 기존에 주장해 오던 내용이 또다시 담겼다. 이번 안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은 휴전 기간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이다. 당초 미국은 2개월 휴전을 제안했지만 이란은 30일 내에 모든 쟁점을 해결하자는 입장을 보였다고 타스님통신은 전했다. 또 이란 혁명수비대는 3일 “트럼프 대통령은 ‘불가능한 군사작전’ 혹은 ‘이란 이슬람공화국과의 나쁜 거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의회의 전쟁 기한 연장에 대한 소극적 태도, 중국 러시아 유럽의 확전 반대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란의 요구는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승전 선언까지 검토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전쟁 책임국임을 인정하는 배상금 지급을 수용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평가가 중론이다. 이런 상황에서도 이란이 빠른 휴전을 촉구한 건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로 원유 수출길이 막히면서 이란 내 원유 저장고가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른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일 진단했다. 이란의 한 고위 관리 또한 저장시설 부족 때문에 “선제적으로 원유를 감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현 상태가 지속되면 이란의 핵심 수입원인 원유 수출에 막대한 타격이 가해져 종전 협상에서 미국이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블룸버그는 2002년 핵 개발 의혹이 처음 제기된 후 20년 넘게 서방의 경제 제재를 겪은 이란이 이미 유정 재가동 기술을 갖춰 이번 감산으로 인한 유전 손상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가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재집권 후 자신의 경제 성과를 강조하는 유세를 벌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군이 원유를 싣고 이란 해역을 빠져나가려던 선박을 나포한 것을 두고 “우리는 해적 같다. (이란) 선박을 장악하고 화물과 석유를 모두 압수했으니 매우 수익성 있는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대통령의 지지층은 이 발언을 듣고 환호를 보냈다. 하지만 전쟁 중인 미국의 대통령이 할 발언으로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스라엘-레바논 충돌 격화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더딘 가운데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충돌 또한 격화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2일에도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거점 120여 곳을 공격했다. 헤즈볼라 또한 이스라엘군에 반격 공격을 강행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지난달 17일 ‘10일 휴전’에 합의했고, 23일 3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양측은 서로를 향해 “먼저 휴전을 위반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무력 충돌을 이어가고 있다.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택시 타기 싫어 늦게까지 회식을 안 해요.”경기 성남시에 거주하는 회사원 박종환 씨(30)는 반년 전 귀갓길에 탑승한 택시가 과속과 급정거를 반복해 앞좌석에 머리를 들이받는 경험을 했다. 박 씨가 천천히 가달라고 했지만 기사는 되레 ‘이 정도도 무섭냐’며 웃었다고 한다. 박 씨는 그 뒤로 심야 시간대에는 택시를 타지 않고 있다.택시의 속도위반 건수가 전체 운수업종 중 압도적으로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에도 택시 과속으로 승객이 목숨을 잃는 사고가 잇따라 업계의 자정 노력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3일 취재팀이 한국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정보관리시스템을 통해 2021년부터 지난해까지 5년간 전국 버스와 택시, 화물차 등 사업용 자동차의 교통법규 위반 현황을 집계한 결과 이들의 속도위반 건수는 모두 1126건이었다. 그중 개인과 법인택시의 속도 위반은 882건(78.3%)으로 5대 중 4대에 해당하는 수준이었다.택시 과속으로 인해 승객이 사망하는 사례는 매년 반복되고 있다. 지난해 8월에는 전북 완주군의 한 편도 1차로에서 앞차를 추월하기 위해 시속 153km로 내달리던 택시가 가드레일을 들이받아 승객 3명 중 1명이 숨지고 2명이 중상을 입었다. 지난해 10월에는 한 택시가 제한속도 시속 50km인 서울 용산구의 한 도로에서 시속 100km에 가깝게 과속을 하다가 반대 방향에서 달려오는 승용차와 충돌해 뒷자리에 타고 있던 20대 일본인 관광객 부부의 생후 9개월 된 딸이 사망했다.실제 택시 과속이 많은 심야 시간대에 발생하는 사고의 치사율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2024년 한 해 동안 택시가 일으킨 사고 1만2248건 중 심야 시간대(오후 10시∼오전 6시)에 발생한 사고는 3464건(28.3%)이었다. 반면 사망자는 84명 중 절반인 42명이 심야 시간대에 몰렸다.해외에서도 한국 택시의 과속 운전에 대한 경험담이 나올 정도다. 일본 포털사이트 야후저팬에 공유된 국내 택시 사고 뉴스에 한 일본인 누리꾼은 “밤에 김포국제공항에서 호텔까지 택시를 탔는데 시속 130km로 달려 너무 무서웠다”는 댓글을 달았다. 김필수 대림대 미래자동차학부 교수는 “과속할수록 돈을 더 벌 수 있는 구조를 해결하기 위해 ‘세미 월급제’를 도입하고 주행 기록계 등 첨단 안전장치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고 했다.특별취재팀▽팀장 권구용 사회부 기자 9dragon@donga.com▽김윤진(국제부) 임유나(산업2부) 주현우(경제부)최효정(사회부) 한채연(산업1부) 기자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지난달 30일 오후 3시 반경, 충남 공주시 서산영덕고속도로 유구 나들목(IC) 인근. 평범한 승용차로 위장한 암행 순찰차가 도로 흐름에 맞춰 시속 110km로 정속 주행 중이었다. 그때 하얀색 1t 트럭 한 대가 쏜살같이 순찰차 옆을 스쳐 지나갔다. 트럭은 방향지시등도 켜지 않은 채 차로를 종횡무진하며 속도를 높였다. 순찰차에 탄 충남경찰청 고속도로순찰대 임지훈 경장이 트럭 후미를 향해 속도 측정기를 겨냥하자 액정에는 150km가 찍혔다. 순찰차는 즉각 경광등을 켜고 추격을 시작했다. 사이렌을 울리며 5분가량 이어진 추격전 끝에 트럭은 갓길에 멈춰 섰다. 운전석에서 내린 50대 남성은 처음에는 영문을 모르겠다는 듯 억울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경찰이 순찰차에 기록된 고화질 영상을 보여 주자 그는 그제야 “집들이 약속에 늦어 마음이 급했다”며 속도위반 사실을 시인했다. 취재진이 그렇게 빨리 달리면 안 되는 것을 몰랐냐고 묻자 운전자는 멋쩍게 웃으며 “그걸 모르는 사람이 어딨어요”라고 답했다. 이 운전자는 결국 범칙금 6만 원과 벌점 15점을 물게 됐다.●“졸려서 빨리 가려고” 황당한 변명까지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과속으로 인해 발생한 교통사고는 총 1380건에 달한다. 이 사고들로 246명이 목숨을 잃었고, 2308명이 부상을 입었다. 과속 사고 건수는 2022년 1215건으로 잠시 줄어드는 듯했으나, 이후 다시 고개를 들며 증가하는 추세다. 경찰은 실제 수치는 더 심각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안전거리 미확보 등 다른 위반 사항을 동반하면 통계상 ‘과속 사고’로 집계하지 않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실제 취재진이 지난달 30일 서산영덕고속도로의 암행 단속 현장에 동행해 보니 1시간 만에 차량 5대가 과속으로 줄줄이 적발됐다. 한 흰색 승용차는 시속 135km로 순찰차 옆을 스쳐 지나가더니, 갓길을 오가며 대형 화물차 사이를 아슬아슬하게 파고드는 칼치기(급차로 변경)를 감행했다. 순찰차가 멈춰 세우자 건설 현장으로 출근하는 중이었다는 50대 운전자는 “너무 졸려서 빨리 다음 휴게소로 가서 잠깐 눈을 붙이려 했다”고 변명했다. 그는 과속 및 갓길 주행으로 범칙금 6만 원과 벌점 30점을 물게 됐다. 임 경장은 “통행량이 적은 도로나 아침 시간대에는 1시간에 10대씩 단속되기도 한다”며 “특히 화물차가 과속하면 대형 인명 피해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했다.●성능 올라가자 과속 증가… “초과속은 형사처벌”현행 도로교통법상 제한속도를 초과해서 달리면 과태료나 범칙금이 부과되며, 위반 속도가 높을수록 처분 수위도 올라간다. 특히 2020년 개정된 도로교통법에 따라 과속은 단순 과태료 처분을 넘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됐다. 제한속도를 시속 80km 이상 초과하는 ‘초과속 운전’의 경우 30만 원 이하의 벌금이나 구류에 처해질 수 있다. 만약 제한속도보다 시속 100km 이상 초과한 상태로 3회 이상 적발되면 1년 이하의 징역이나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질 수 있다.하지만 이러한 법적 제재 강화에도 불구하고 위반 건수는 오히려 늘어나는 등 운전자들은 무감각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서울시 자료에 따르면 시내 속도위반 건수는 2020년 104만여 건에서 2022년 184만여 건, 2024년에는 185만여 건으로 급격히 증가했다. 이는 같은 기간 중앙선 침범이나 주정차 위반 등 다른 법규 위반 사례가 감소한 것과 정반대의 양상이다. 전문가들은 전기차 보급 확대와 내연기관 차량의 전반적인 성능 상향 평준화가 과속의 주요 원인 중 하나라고 지적한다. 이호근 대덕대 미래자동차학과 교수는 “차량의 가속 성능은 좋아진 반면, 운전자의 안전 의식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며 “신호 체계와 유기적으로 연동되지 않는 단속 카메라 때문에 ‘정속 주행을 하면 오히려 흐름에 뒤처져 손해’라는 잘못된 인식이 퍼진 것도 문제”라고 분석했다.●무법 천지가 된 심야 고속도로 심야 시간대의 고속도로는 상황이 더욱 심각했다. 지난달 28일 오후 11시 반경 취재팀은 서울 경부고속도로 한남 나들목에서 판교 나들목에 이르는 약 17km 구간을 직접 주행하며 실태를 파악했다. 한남대교를 지나 시속 80km 단속 구간이 끝나기 무섭게 차들은 약속이라도 한 듯 1차로로 몰려들었다. 서초구 만남의광장 휴게소를 지날 무렵에는 차가 비교적 적은 하위 차로를 이용해 지그재그로 질주하는 곡예운전 차량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제한속도를 지키며 주행 중인 취재 차량 뒤에 바짝 붙어 상향등을 켜며 위협하는 승합차도 있었다. 규정 속도를 준수하며 주행하는 동안 취재 차량을 추월해 지나간 차량은 총 30대에 달했다. 이 중 택시가 21대로 가장 많았고, 일반 승용차 6대, 전기차 3대 순이었다. 밤 12시 무렵 만남의광장에서 만난 회사원 김병우 씨(36)는 “밤만 되면 칼치기를 하며 과속하는 차량이 많아 무서울 때가 많다”고 토로했다. 반면 테슬라 운전자 조모 씨(31)는 “흐름이 빠른 밤에는 오히려 속도를 내는 것이 뒤차와의 사고를 막는 길 아니냐”며 과속을 정당화하는 반응을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고속도로의 제한속도는 차량이 단독으로 주행할 때 사고가 나지 않는 수준으로 정해졌다는 걸 고려해 ‘절대 과속해선 안 된다’는 인식을 다시 새길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유럽연합에 보고된 한 스웨덴 연구팀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속도가 시속 1km 늘 때마다 제한속도 시속 120km인 도로에서는 사고가 날 확률이 2% 늘어났고, 제한속도 시속 50km인 도로에서는 사고 확률이 4%까지 늘었다. 김선호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여러 차가 함께 속도를 낼 때는 사고 위험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며 “제한속도를 ‘주행 권장 속도’로 오해해선 안 된다”고 말했다.특별취재팀▽팀장 권구용 사회부 기자 9dragon@donga.com▽김윤진(국제부) 임유나(산업2부) 주현우(경제부)최효정(사회부) 한채연(산업1부) 기자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

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지지부진한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일 트루스소셜을 통해 최근 이란이 보내온 14개 항의 협상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그는 “이란이 (1979년 이슬람 혁명 뒤) 47년간 인류와 세계에 저지른 일에 대해 아직 충분한 대가를 치르지 않았다”며 “(이 안을) 수용하는 것을 상상하기 어렵다”고도 했다. 이란의 핵 무기 보유 금지, 올 2월 28일 전쟁 발발 후 이란이 봉쇄 중인 원유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의 전면 개방 등 미국의 기존 요구가 관철되지 않으면 종전에 합의하지 않겠다는 인식을 다시 한 번 드러낸 것이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대(對)이란 공격을 재개할 가능성 또한 언급했다. 특히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에 대한 역(逆)봉쇄를 통해 이란 항구를 빠져나가려던 선박을 나포한 성과를 자찬하며 ‘해적(pirates)’이라는 표현까지 썼다. 이란 항만 봉쇄 및 선박 나포가 국제법 위반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감안할 때 적절치 않은 발언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美 “2개월 휴전” vs 이란 “30일 내 휴전”이란 타스님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은 최근 협상 중재국인 파키스탄을 통해 14개 항의 수정 종전안을 미국에 전달했다. 종전안에는 △미국이 이란에 전쟁 배상금 지급 △미국의 침략 재발 방지 보장 △미군의 이란 주변 지역 철수 △미국의 이란 해상봉쇄 해제 △미국의 대이란 경제제재 해제 △레바논 등 중동 내 모든 전선의 전쟁 종식 △호르무즈 해협에서의 통행료 징수 등 이란이 기존에 주장해 오던 내용이 또다시 담겼다.이번 안에서 주목할 만한 내용은 휴전 기간에 대한 양측의 입장 차이다. 당초 미국은 2개월 휴전을 제안했지만 이란은 30일 내에 모든 쟁점을 해결하자는 입장을 보였다고 타스님통신은 전했다.또 이란 혁명수비대는 3일 “트럼프 대통령은 ‘불가능한 군사작전’ 혹은 ‘이란 이슬람공화국과의 나쁜 거래’ 중 하나를 선택해야만 한다”고 주장했다. 미국 의회의 전쟁 기한 연장에 대한 소극적 태도, 중국 러시아 유럽의 확전 반대로 인해 트럼프 대통령의 선택지가 줄어들고 있다는 것이다.하지만 이란의 요구는 트럼프 대통령이 받아들이기 어려운 수준인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승전 선언까지 검토 중인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이 전쟁 책임국임을 인정하는 배상금 지급을 수용할 가능성은 극히 낮다는 평가가 중론이다.이런 상황에서도 이란이 빠른 휴전을 촉구한 건 미국의 호르무즈 해협 역봉쇄로 원유 수출길이 막히면서 이란 내 원유 저장고가 사실상 포화 상태에 이른 현실과 무관하지 않다고 블룸버그통신이 2일 진단했다. 이란의 한 고위 관리 또한 저장 시설 부족 때문에 “선제적으로 원유를 감산하고 있다”고 블룸버그에 전했다.트럼프 행정부는 현 상태가 지속되면 이란의 핵심 수입원인 원유 수출에 막대한 타격이 가해져 종전 협상에서 미국이 유리한 고지에 설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블룸버그는 2002년 핵 개발 의혹이 처음 제기된 후 20년 넘게 서방의 경제제재를 겪은 이란이 이미 유정 재가동 기술을 갖춰 이번 감산으로 인한 유전 손상은 크지 않을 것으로 내다봤다.한편 11월 미국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은 1일 사저 마러라고 리조트가 있는 플로리다주 팜비치에서 재집권 후 자신의 경제 성과를 강조하는 유세를 벌였다. 그는 이 자리에서 미군이 원유를 싣고 이란 해역을 빠져나가려던 선박을 나포한 것을 두고 “우리는 해적 같다. (이란) 선박을 장악하고 화물과 석유를 모두 압수했으니 매우 수익성 있는 사업”이라고 주장했다. 당시 대통령의 지지층은 이 발언을 듣고 환호를 보냈다. 하지만 전쟁 중인 미국의 대통령이 할 발언으로 적절치 못하다는 비판도 제기됐다.● 이스라엘-레바논 충돌 격화미국과 이란의 종전 협상이 더딘 가운데 이스라엘과 레바논의 충돌 또한 격화하고 있다. AFP통신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은 2일에도 레바논의 친(親)이란 무장단체 헤즈볼라의 거점 120여 곳을 공격했다. 헤즈볼라 또한 이스라엘군에 반격 공격을 강행했다고 밝혔다.이스라엘과 레바논은 지난달 17일 ‘10일 휴전’에 합의했고, 23일 3주간 연장하기로 했다. 하지만 양측은 서로를 향해 “먼저 휴전을 위반했다”고 비판하고 있다. 또 이스라엘과 헤즈볼라는 무력 충돌을 이어가고 있다. 파리=유근형 특파원 noel@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프리드리히 메르츠 독일 총리 간 이란 전쟁 관련 갈등 속에 미 국방부가 독일 주둔 미군 약 5000명을 철수시키겠다고 밝혔다. 미국과 유럽 간 대서양 동맹의 균열이 이란 전쟁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가시화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오는 가운데, 유럽이 직면한 근본적인 문제는 유럽 주둔 미군 감축 자체보다 대서양 동맹의 균열에 따른 안보·경제 리스크라는 지적이 나왔다.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영국 텔레그래프 등은 2일(현지시간) 주독 미군 철수 자체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유럽산 자동차 관세 인상, 장거리 미사일 배치 계획 철회, 이란 전쟁의 여파 등이 유럽에 훨씬 더 큰 충격을 줄 것이라고 보도했다.특히 유럽 입장에서 미군 병력 감축보다 더 우려스러운 것은 이란 전쟁으로 미국의 무기가 급속히 고갈되고 있다는 점이라고 외신들은 지적했다.독일에 주둔하는 미군은 약 3만6000명이며, 순환 배치와 훈련 상황에 따라 4만 명에 가까울 때도 있다. 이중 5000명이 줄어든다고 독일 안보가 직접적인 타격을 입지는 않을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독일 안보 전문가들은 미국이 2024년 조 바이든 행정부 시절 약속했던 토마호크 순항 미사일과 다크 이글 극초음속 미사일 부대의 독일 배치를 철회하기로 한 점을 안보 측면의 가장 큰 우려 요인으로 꼽는다.니코 랑게 전 독일 국방부 정무실장은 “유럽이 심각한 안보 위협에 직면한 상황에서 재래식 억지력의 공백이 해소되지 않는 것은 큰 문제”라며 “유럽은 아직 해당 능력을 자체적으로 보유하지 못했다”고 지적했다.여기에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이후 러시아에 대한 석유 제재를 유예하는 등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화해 무드를 조성하는 것도 유럽에는 큰 부담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이 같은 태도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간의 휴전 시도를 물거품으로 만들 수 있다는 것.독일에 국한해서 보면 이미 대서양 동맹 균열로 경제적 상황이 악화하고 있다고 WSJ은 짚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유럽산 자동차에 대한 관세를 기존 15%에서 25%로 인상하겠다고 최근 발표하면서 독일의 핵심 산업인 자동차 업계는 직격탄을 맞게 됐다. 이미 지난해 시작된 무역 전쟁으로 독일의 대미 수출은 급감한 상태다.독일 정부는 국방비 증액과 공공 인프라 투자를 통해 성장을 견인하려고 했지만, 이란 전쟁으로 에너지 가격이 폭등하면서 이러한 계획은 수포로 돌아갔다.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하향 조정되고 기업 신뢰도는 6년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도날트 투스크 폴란드 총리는 최근 소셜미디어에서 “대서양 공동체에 가장 큰 위협은 외부의 적이 아니라 진행 중인 우리 동맹의 해체”라며 “이 재앙적인 추세를 되돌리기 위해 모든 조치를 다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2013년 9월부터 2017년 5월까지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수장을 지낸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66·사진)이 지난해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살해하겠다는 암시를 담은 게시물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혐의로 연방 대배심에 기소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FBI 수장에 오른 코미 전 국장은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는 ‘러시아 게이트’ 수사를 지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다. 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코미 전 국장을 대통령에 대한 살해와 신체적 위해 협박 등 두 가지 혐의로 기소했다. 미국 대통령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는 법무부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코미 전 국장은 지난해 5월 15일 인스타그램에 해변의 모래 위에 조개껍데기로 ‘86 47’ 숫자를 만든 사진을 올렸다. ‘제거하다’라는 의미로 쓰이는 속어 ‘86’과 제47대 미 대통령인 트럼프 대통령을 가리키는 ‘47’을 합친 숫자다. 트럼프 대통령에게 비판적인 세력이 온라인 및 시위 현장 등에서 흔히 사용하는 은어다. 논란이 확산되자 코미 전 국장은 곧 게시물을 삭제했고 “어떤 폭력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기소 사실이 알려진 후에도 성명을 통해 “나는 결백하고 (기소가) 두렵지 않다”고 했다. 그는 같은 달 29일 연방 법원에 출석해 10분간 짧은 심리를 받았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86은 마피아 용어로 ‘죽인다’는 뜻”이라며 코미 전 국장을 “부패한 경찰”이라고 비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재집권 후 정적에 대한 보복 성격의 수사와 기소를 법무부에 압박해 왔다. 올 1월 팸 본디 전 법무장관이 해임된 것도 법무부의 ‘정적 보복’에 트럼프 대통령이 불만족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본디 전 장관의 경질 이후 블랜치 대행이 법무부를 관할하고 있다. 다만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수정헌법 제1조를 감안할 때 이번 기소가 끝까지 유지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11월 미국 중간선거가 5월에 치러진다면 집권 공화당은 패할 것이다.”(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지난달 29일 미 정치매체 더힐)“미국 야당 민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단지 그들이 ‘트럼프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지난달 28일 뉴욕타임스·NYT) 올 11월 3일(현지 시간)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가 반년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중간선거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과 이에 따른 고유가로 고전 중인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중간 평가 성격이자 2028년 미 대선의 가늠자여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더힐, NYT 등 주요 외신의 전망에 따르면 하원은 야당 민주당이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고, 상원 다수당은 아직 예상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다만 현재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 소수당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랑에서 유래한 ‘블루 웨이브(Blue Wave)’, 즉 민주당의 선거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는 추세다.● 이코노미스트 “민주당 다수당 가능성 98%” 양원제인 미 의회는 상원(Senate)과 하원(House of Representatives)으로 나뉜다. 6년 임기인 상원은 2년 간격으로 3분의 1씩 선거를 치른다. 총 100석인 상원은 현재 공화당 53석, 민주당 45석, 친(親)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2석으로 공화당이 다수당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35명의 상원의원이 새로 탄생한다. 2년 임기의 하원은 선거마다 435석을 모두 교체한다. 현재 공화당이 217석, 민주당이 212석을 차지해 양당의 격차가 크지 않다. 무소속은 1석, 의원의 중간 사퇴 등에 따른 공석이 5석이다. 즉, 민주당이 하원에서 최소 3개 의석, 상원에서 4개 의석을 공화당으로부터 가져오면 다수당을 차지하는 구조다. 지난달 21일 이코노미스트는 자체 분석한 선거 전망 모델을 토대로 하원의원 435명 전체를 뽑는 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의 다수당 등극 가능성이 98%라고 예상했다. NYT는 그간 불가능해 보였던 민주당의 상원 장악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고 지난달 20일 전망했다. 현재 공화당 상원의원이 있는 메인,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알래스카주에서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의 지지율이 공화당 현직 의원을 앞서거나 최소 동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코노미스트 모델이 추정한 민주당의 상원 장악 확률은 47%로 아직은 양당 중 누가 상원 다수당이 될지 점치기 어려운 상태다. 트럼프 1기 행정부 부통령이었던 마이크 펜스의 비서실장을 지낸 마크 쇼트는 지난달 28일 NYT에 “공화당의 하원 다수당 등극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은 예상됐지만 이제 상원 다수당을 둘러싼 싸움도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평가했다. 만약 민주당이 하원은 물론이고 상원에서도 승리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Lame duck·권력 누수)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지지율 39%로 떨어지며 최저치트럼프 대통령의 추락하는 지지율 또한 공화당에 악재다. 지난달 28일 NYT가 최근 주요 여론조사 결과를 평균한 집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대 여론은 제2기 행정부 출범 후 최고치인 58%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찬성 여론은 39%에 그쳤다. 지난해 1월 재집권 직후 52%보다 13%포인트 하락한 것. 또 폭스뉴스의 최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제 정책과 관련해서도 유권자들의 34%만이 트럼프 행정부를 지지했다. 특히 경제 의제에서도 민주당이 공화당을 4%포인트 차로 앞섰다. 공화당이 자신들의 가장 강력한 전공 분야인 경제 이슈에서 민주당에 뒤처진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공화당 내부 전략가들과 핵심 관계자들은 이란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과 지지 세력 이탈로 선거 패배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폴리티코에 “이번 이란 전쟁은 우리가 11월 중간선거에서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잃는다는 사실을 거의 확정 지었다”고 토로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 중반으로 떨어지면 이번 중간선거는 공화당에 ‘피바다(blood bath)’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정치매체 액시오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는 유권자의 심판을 받지 않을 사람처럼 국정을 운영하며, 당의 미래를 저당 잡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 공화당이 현 판세를 뒤집기 어려워 보이는 이유로 이란 전쟁이 미국인의 생계 문제를 위협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란이 전 세계 원유의 20%가 지나는 핵심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을 무기화하면서 전 세계 경제가 인질로 붙잡힌 격이다. 현재 미국의 갤런(약 3.8L)당 휘발유 가격은 2022년 이후 최고치인 4달러(약 6000원)를 돌파했다. 미국의 지난달 3주차 기준 일반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05달러로, 전쟁 전 2.98달러 대비 약 35% 상승했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회사 입소스에 따르면 미 유권자의 78%가 휘발유 가격을 “매우 큰 걱정거리”로 꼽았다. 77%는 그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 국토가 넓고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미국에서 휘발유값 인상은 유권자의 대대적인 민심 이반을 불러올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가 트럼프 행정부가 그간 성과로 주장한 감세 법안, 관세 정책 등을 집어삼킨 형국이다. 전쟁이 끝나도 유가 불안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 역시 공화당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장관은 지난달 19일 CNN 인터뷰에서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연말까지도 높은 수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종전이 이뤄지더라도 원유 공급 시장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점을 인정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파샤 마흐다비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번 중간선거의 양상이 1992년 미 대선 당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선거 전략가였던 제임스 카빌의 유명한 문구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처럼 진행되고 있다고 논평했다. 당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 문구를 통해 걸프전 승리를 내세운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경제 실정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승리를 일궈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또한 비슷한 전략을 쓸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지난달 20일 미 전역의 공화당 선거 전략가 수십 명을 소집해 중간선거에 관한 비상 전략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전해졌다. 존 케네디 공화당 상원의원(루이지애나)은 폭스뉴스에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패한다면, 국민이 밤잠 못 이루며 걱정하는 생활비 문제를 충분히 이야기하지 않은 탓”이라고 우려했다.● MAGA 진영도 이탈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내부의 균열도 공화당에 뼈아픈 대목이다. 젊은 보수층을 중심으로 “해외 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아메리카 퍼스트 공약을 어겼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 마저리 테일러 그린 전 공화당 하원의원 등 거물급 마가 인사들은 거침없이 배신감을 표출하고 나섰다. 특히 마가 진영의 유력 스피커로 꼽혀온 칼슨은 최근 사실상 결별을 선언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 전쟁과 미국 정부가 나아가는 방향이 싫다. 배신감을 느낀다”고 했다. 칼슨은 J D 밴스 부통령 지명은 물론이고 트럼프 행정부 2기 구성에 관여한 인물이다. 일부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항의의 의미로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투표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 반대하는 레오 14세 교황과 거칠게 대립한 점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힌다. 보수 성향 가톨릭 유권자를 잃을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미국 대선 당시 가톨릭 유권자로부터 카멀라 해리스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전 부통령)보다 20%포인트 높은 지지를 얻었다. 이런 흐름은 최근 선거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공화당은 지난달 7일 치러진 조지아주 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했지만 예상보다 크게 고전했다. 최근 14년간 공화당이 승리한 지역이었음에도 민주당과 14%포인트 격차에 그쳤다. 이란 전쟁 발발 전인 1월 31일 치러진 미국 텍사스주 주의회 상원의원 제9선거구(태런트 카운티·댈러스 인근) 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 후보에게 14%포인트 차로 압승했다. 또 민주당은 같은 날 실시된 텍사스주 연방하원 제18선거구(휴스턴 도심) 보궐선거에서도 승리했다. 올 11월 중간선거를 불과 9개월여 앞두고 보수 텃밭 겸 안방으로 꼽히는 텍사스주에서 민주당이 약진한 것이다.● ‘중간선거=여당 무덤’ 역사 반복? 중간선거는 역사적으로도 ‘여당의 무덤’으로 불린다. 1946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 당시 중간선거 이후 지지율이 40% 미만인 대통령의 정당은 중간선거에서 평균 34석의 하원 의석을 잃었다. 1938년 이후 22차례의 중간선거 가운데 20차례나 여당이 패배했다. 단 두 번의 예외는 ‘9·11테러’의 후폭풍이 여전했던 2002년, 클린턴 전 대통령 탄핵 시도가 있었던 1998년 중간선거다. 2002년에는 유권자들의 국난 극복 심리가 고조되며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의 지지율이 치솟았다. 1998년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한 공화당의 탄핵 시도가 역풍을 맞으면서 당시 집권 민주당이 오히려 하원 의석을 늘렸다. 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역사적으로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훨씬 넘지 않는 한, 대통령 소속 정당이 하원에서 패배를 면한 현대 사례는 없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현직 미 대통령이 속한 정당이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잃는 것은 해가 동쪽에서 뜨는 것만큼이나 변함없는 공식”이라고 진단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11월 미국 중간선거가 5월에 치러진다면 집권 공화당은 패할 것이다.”(뉴트 깅리치 전 미국 하원의장·지난달 29일 미 정치매체 더힐)“미국 야당 민주당이 잘해서가 아니라, 단지 그들이 ‘트럼프가 아니라는 이유만으로’ 지지율이 오르고 있다.”(지난달 28일 뉴욕타임스·NYT)올 11월 3일(현지 시간) 치러지는 미국 중간선거가 반년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 중간선거는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전쟁과 이에 따른 고유가로 고전 중인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중간 평가 성격이자 2028년 미 대선의 가늠자여서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영국 주간지 이코노미스트, 더힐, NYT 등 주요 외신의 전망에 따르면 하원은 야당 민주당이 다수당이 될 가능성이 높고, 상원 다수당은 아직 예상하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다만 현재 민주당이 상하원 모두 소수당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의 상징색인 파랑에서 유래한 ‘블루 웨이브(Blue Wave)’, 즉 민주당의 선거 승리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는 전망이 힘을 얻는 추세다.● 이코노미스트 “민주당 다수당 가능성 98%”양원제인 미 의회는 상원(Senate)과 하원(House of Representatives)으로 나뉜다. 6년 임기인 상원은 2년 간격으로 3분의 1씩 선거를 치른다. 총 100석인 상원은 현재 공화당 53석, 민주당 45석, 친(親)민주당 성향의 무소속 2석으로 공화당이 다수당이다. 이번 선거에서는 35명의 상원의원이 새로 탄생한다.2년 임기의 하원은 매 선거마다 435석을 모두 교체한다. 현재 공화당이 217석, 민주당이 212석을 차지해 양당의 격차가 크지 않다. 무소속은 1석, 의원의 중간 사퇴 등에 따른 공석이 5석이다. 즉, 민주당이 하원에서 최소 3개 의석, 상원에서 4개 의석을 공화당으로부터 가져오면 다수당을 차지하는 구조다.지난달 21일 이코노미스트는 자체 분석한 선거 전망 모델을 토대로 하원의원 435명 전체를 뽑는 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의 다수당 등극 가능성이 98%라고 예상했다.NYT는 그간 불가능해 보였던 민주당의 상원 장악 가능성 또한 배제할 수 없다고 지난달 20일 전망했다. 현재 공화당 상원의원이 있는 메인, 노스캐롤라이나, 오하이오, 알래스카주에서 민주당 상원의원 후보의 지지율이 공화당 현직 의원을 앞서거나 최소 동률을 기록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만 이코노미스트 모델이 추정한 민주당의 상원 장악 확률은 47%로 아직은 양당 중 누가 상원 다수당이 될지 점치기 어려운 상태다.트럼프 1기 행정부 부통령이었던 마이크 펜스의 비서실장을 지낸 마크 쇼트는 지난달 28일 NYT에 “공화당의 하원 다수당 등극이 어려울 것이라는 점은 예상됐지만 이제 상원 다수당을 둘러싼 싸움도 치열한 접전을 벌일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아졌다”고 평가했다.만약 민주당이 하원은 물론이고 상원에서도 승리할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조기 레임덕(Lame duck·권력 누수)이 현실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트럼프 지지율 39%로 떨어지며 최저치트럼프 대통령의 추락하는 지지율 또한 공화당에 악재다. 지난달 28일 NYT가 최근 주요 여론조사 결과를 평균한 집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반대 여론은 제2기 행정부 출범 후 최고치인 58%에 달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국정 수행에 대한 찬성 여론은 39%에 그쳤다. 지난해 1월 재집권 직후 52%보다 13%포인트 하락한 것. 또 폭스뉴스의 최신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제 정책과 관련해서도 유권자들의 34%만이 트럼프 행정부를 지지했다. 특히 경제 의제에서도 민주당이 공화당을 4%포인트 차로 앞섰다. 공화당이 자신들의 가장 강력한 전공 분야인 경제 이슈에서 민주당에 뒤처진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공화당 내부 전략가들과 핵심 관계자들은 이란 전쟁으로 인한 물가 상승과 지지 세력 이탈로 선거 패배가 기정사실화되고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 익명을 요구한 백악관 사정에 밝은 한 인사는 폴리티코에 “이번 이란 전쟁은 우리가 11월 중간선거에서 상원과 하원을 모두 잃는다는 사실을 거의 확정지었다”고 토로했다.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율이 30%대 중반으로 떨어지면 이번 중간선거는 공화당에 ‘피바다(blood bath)’가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또 다른 정치매체 액시오스 역시 “트럼프 대통령은 다시는 유권자의 심판을 받지 않을 사람처럼 국정을 운영하며, 당의 미래를 저당 잡히고 있다”고 분석했다. ●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공화당이 현 판세를 뒤집기 어려워 보이는 이유로 이란 전쟁이 미국인의 생계 문제를 위협했기 때문이란 분석이 나온다. 이란이 전 세계 원유의 20%가 지나는 핵심 수송로 호르무즈 해협을 무기화하면서 전 세계 경제가 인질로 붙잡힌 격이다.현재 미국의 갤런(약 3.8L)당 휘발유 가격은 2022년 이후 최고치인 4달러(약 6000원)를 돌파했다. 미국의 지난달 3주차 기준 일반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05달러로, 전쟁 전 2.98달러 대비 약 35% 상승했다. 로이터통신과 여론조사회사 입소스에 따르면 미 유권자의 78%가 휘발유 가격을 “매우 큰 걱정거리”로 꼽았다. 77%는 그 책임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있다”고 불만을 표했다.국토가 넓고 대중교통이 발달하지 않은 미국에서 휘발유값 인상은 유권자의 대대적인 민심 이반을 불러올 수 있는 요소로 꼽힌다. 이란 전쟁에 따른 고유가가 트럼프 행정부가 그간 성과로 주장한 감세 법안, 관세 정책 등을 집어삼킨 형국이다.전쟁이 끝나도 유가 불안이 계속될 것이란 전망 역시 공화당에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크리스 라이트 미 에너지장관은 지난달 19일 CNN 인터뷰에서 “(미국 내) 휘발유 가격이 연말까지도 높은 수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했다. 종전이 이뤄지더라도 원유 공급 시장이 전쟁 이전 수준으로 돌아오기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란 점을 인정한 발언으로 풀이된다.파샤 마흐다비 샌타바버라 캘리포니아대 정치학과 교수는 이번 중간선거의 양상이 1992년 미 대선 당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의 선거 전략가였던 제임스 카빌의 유명한 문구 “문제는 경제야, 바보야(It’s the economy, stupid)”처럼 진행되고 있다고 논평했다. 당시 클린턴 전 대통령은 이 문구를 통해 걸프전 승리를 내세운 조지 부시 전 대통령의 경제 실정을 집중적으로 파고들어 승리를 일궈냈다. 이번 선거에서 민주당 또한 비슷한 전략을 쓸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지난달 20일 미 전역의 공화당 선거 전략가 수십 명을 소집해 중간선거에 관한 비상 전략회의를 개최한 것으로 전해졌다. 존 케네디 공화당 상원의원(루이지애나)은 폭스뉴스에 “공화당이 중간선거에서 패한다면, 국민이 밤잠 못 이루며 걱정하는 생활비 문제를 충분히 이야기하지 않은 탓”이라고 우려했다.● MAGA 진영도 이탈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인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내부의 균열도 공화당에 뼈아픈 대목이다. 젊은 보수층을 중심으로 “해외 전쟁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아메리카 퍼스트 공약을 어겼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터커 칼슨 전 폭스뉴스 앵커, 마저리 테일러 그린 전 공화당 하원의원 등 거물급 마가 인사들은 거침없이 배신감을 표출하고 나섰다. 특히 마가 진영의 유력 스피커로 꼽혀온 칼슨은 최근 사실상 결별을 선언했다. 그는 지난달 25일 월스트리트저널(WSJ)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이 전쟁과 미국 정부가 나아가는 방향이 싫다. 배신감을 느낀다”고 했다. 칼슨은 J D 밴스 부통령 지명은 물론이고 트럼프 행정부 2기 구성에 관여한 인물이다. 일부 강성 지지층 사이에서는 항의의 의미로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에 투표하자는 주장까지 나오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이 이란 전쟁에 반대하는 레오 14세 교황과 거칠게 대립한 점도 마이너스 요인으로 꼽힌다. 보수 성향 가톨릭 유권자를 잃을 위험이 커졌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24년 미국 대선 당시 가톨릭 유권자로부터 카멀라 해리스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전 부통령)보다 20%포인트 높은 지지를 얻었다.이런 흐름은 최근 선거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공화당은 지난달 7일 치러진 조지아주 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했지만 예상보다 크게 고전했다. 최근 14년간 공화당이 승리한 지역이었음에도 민주당과 14%포인트 격차에 그쳤다.이란 전쟁 발발 전인 1월 31일 치러진 미국 텍사스주 주의회 상원의원 제9선거구(태런트 카운티·댈러스 인근) 보궐선거에서도 민주당 후보가 공화당 후보에게 14%포인트 차로 압승했다. 또 민주당은 같은 날 실시된 텍사스주 연방하원 제18선거구(휴스턴 도심) 보궐선거에서도 승리했다. 올 11월 중간선거를 불과 9개월여 앞두고 보수 텃밭 겸 안방으로 꼽히는 텍사스주에서 민주당이 약진한 것이다.● ‘중간선거=여당 무덤’ 역사 반복?중간선거는 역사적으로도 ‘여당의 무덤’으로 불린다. 1946년 해리 트루먼 대통령 당시 중간선거 이후 지지율이 40% 미만인 대통령의 정당은 중간선거에서 평균 34석의 하원 의석을 잃었다. 1938년 이후 22차례의 중간선거 가운데 20차례나 여당이 패배했다. 단 두 번의 예외는 ‘9·11테러’의 후폭풍이 여전했던 2002년, 클린턴 전 대통령 탄핵 시도가 있었던 1998년 중간선거다. 2002년에는 유권자들의 국난 극복 심리가 고조되며 당시 조지 W 부시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의 지지율이 치솟았다. 1998년에는 클린턴 전 대통령에 대한 공화당의 탄핵 시도가 역풍을 맞으면서 당시 집권 민주당이 오히려 하원 의석을 늘렸다.싱크탱크 브루킹스연구소는 최근 보고서에서 “역사적으로 대통령의 지지율이 50%를 훨씬 넘지 않는 한, 대통령 소속 정당이 하원에서 패배를 면한 현대 사례는 없다”고 분석했다. 이코노미스트는 “현직 미 대통령이 속한 정당이 중간선거에서 하원을 잃는 것은 해가 동쪽에서 뜨는 것만큼이나 변함없는 공식”이라고 진단했다.장은지 기자 jej@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2013년 9월부터 2017년 5월까지 미국 연방수사국(FBI)의 수장을 지낸 제임스 코미 전 FBI 국장(66)이 지난해 5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을 살해하겠다는 암시를 담은 게시물을 인스타그램에 올린 혐의로 연방 대배심에 기소됐다.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FBI 수장에 오른 코미 전 국장은 러시아가 2016년 미국 대선에 개입해 트럼프 대통령의 당선을 도왔다는 ‘러시아 게이트’ 수사를 지휘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다.토드 블랜치 법무장관 대행은 지난달 28일 기자회견을 열고 “코미 전 국장을 대통령에 대한 살해와 신체적 위해 협박 등 두 가지 혐의로 기소했다. 미국 대통령의 생명을 위협하는 행위는 법무부가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코미 전 국장은 지난해 5월 15일 인스타그램에 해변의 모래 위에 조개껍데기로 ‘86 47’ 숫자를 만든 사진을 올렸다. ‘제거하다’라는 의미로 쓰이는 속어 ‘86’과 제 47대 미 대통령인 트럼프 대통령을 가리키는 ‘47’을 합친 숫자다. 트럼프 대통령에 비판적인 세력이 온라인 및 시위 현장 등에서 흔히 사용하는 은어다.논란이 확산하자 코미 전 국장은 곧 게시물을 삭제했고 “어떤 폭력에도 반대한다”고 밝혔다. 그는 이날 기소 사실이 알려진 후에도 성명을 통해 “나는 결백하고 (기소가) 두렵지 않다”고 했다. 그는 같은 달 29일 연방 법원에 출석해 10분간 짧은 심리를 받았다. 반면 트럼프 대통령은 같은 날 “86은 마피아 용어로 ‘죽인다’는 뜻”이라며 코미 전 국장을 “부패한 경찰”이라고 비난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월 재집권 후 정적에 대한 보복 성격의 수사와 기소를 법무부에 압박해 왔다. 올 1월 팸 본디 전 법무장관이 해임된 것도 법무부의 ‘정적 보복’에 트럼프 대통령이 불만족했기 때문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본디 전 장관의 경질 이후 블랜치 대행이 법무부를 관할하고 있다. 다만 ‘표현의 자유’를 명시한 수정헌법 제1조를 감안할 때 이번 기소가 끝까지 유지되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7월 4일 건국 250년을 맞아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을 새긴 ‘한정판 여권’을 발행하기로 했다고 폭스뉴스 등이 28일 보도했다. 여권 표지 안쪽에 미국 독립선언문과 트럼프 대통령의 초상화가 들어가고, 아래에 금색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서명도 새겨진다. 발급은 7월 4일 전후로 시작되며 수도 워싱턴의 여권사무국에서만 신청이 가능하다. 신청자가 추가로 내야 하는 비용은 없다. 올리비아 웨일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이 애국적인 여권 디자인으로 미국 국민이 건국 250주년 축하에 참여할 수 있는 또 다른 대단한 기회가 생겼다”고 밝혔다. 뉴욕타임스(NYT)는 한정판 여권은 재고 소진 시까지 발급될 예정이며, 국무부가 얼마나 많은 양을 제작할지는 불분명하다고 전했다. 지난해 1월 재집권한 트럼프 대통령은 각종 공공기관이나 사업 등에 자신의 이름, 서명, 이미지 등을 활용하고 있다. 올해 미국 국립공원 입장권(패스) 또한 기존 야생동물과 자연 풍경 대신 자신의 얼굴과 초대 대통령 조지 워싱턴의 초상화를 나란히 배치한 디자인으로 바꿨다. 또한 지난달 19일 연방 예술위원회는 트럼프 대통령의 얼굴이 담긴 건국 250주년 기념주화 발행을 만장일치로 승인했다. CNN은 여권이 통상 10년간 유효한 국제 공인 신분증이라는 점에서 기념 동전, 국립공원 입장권보다 훨씬 중요한 사례라고 논평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에는 워싱턴의 문화예술공간인 존 F 케네디 공연예술센터, 싱크탱크 미국평화연구소(USIP)의 명칭을 각각 ‘트럼프-케네디 센터’ ‘도널드 트럼프 평화연구소’로 바꾼다고 발표했다. 또 올 2월에는 자신의 고향 뉴욕의 대형 인프라 사업에 연방자금을 지원하는 조건으로 뉴욕 맨해튼의 펜스테이션에 자신의 이름을 넣어 개명하라고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뉴욕주, 뉴욕시 모두 야당 민주당의 우세 지역이라 이 요구가 받아들여질지는 불분명하다. 뉴욕주가 지역구인 척 슈머 민주당 상원 원내대표는 반대 의사를 밝혔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