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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널드 트럼프 2기 미국 행정부가 인공지능(AI) 인프라, 반도체 등 다양한 첨단기술 분야 핵심 소재인 실리콘의 안정적 공급 및 중국과의 경쟁에 대비하기 위해 한국 등 주요 우방국을 규합한 ‘팍스 실리카(Pax Silica)’ 동맹을 구체화했다. ‘평화’를 뜻하는 라틴어 ‘팍스(Pax)’와 반도체 소재 실리콘의 복합물을 뜻하는 ‘실리카(Silica)’의 합성어다. 희토류 무기화에 나선 중국에 맞서 동맹과 함께 안정적인 실리콘 공급망을 구축하겠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미국 국무부는 12일(현지 시간) 워싱턴에서 한국 일본 영국 호주 이스라엘 네덜란드 싱가포르 아랍에미리트(UAE) 등 8개국과 함께 첫 ‘팍스 실리카’ 정상회담을 진행할 것이라고 11일 밝혔다. 구체적인 협력 분야로 핵심 광물, 반도체 설계·제조·패키징, 물류·운송, 컴퓨팅, 에너지그리드 등을 거론하며 “동맹과 함께 AI 등이 주도하는 번영의 시대를 위한 경제 질서를 구축하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회담명 ‘팍스 실리카’는 제2차 세계대전 후 미국이 단일 초강대국으로 세계 질서를 주도했던 시기를 일컫는 ‘팍스 아메리카나’를 연상케 한다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같은 날 일종의 전야제 성격으로 워싱턴 ‘도널드 트럼프 평화연구소’에서 열린 행사에 등장한 크리스토퍼 랜도 국무부 부장관은 “안전한 AI 공급망, 신뢰할 수 있는 AI 기술 인프라는 국가 권력과 경제 성장에 필수불가결한 요소”라며 동맹국과의 협력 의지를 강조했다. 이 행사에서 제이컵 헬버그 국무부 경제성장·에너지·환경 차관과 야마다 시게오(山田重夫) 주미 일본대사는 양국의 협력을 강화하겠다는 문서에도 서명했다. 랜도 부장관은 특히 “우리의 목표는 ‘우려 국가’의 부당한 영향 및 통제에서 자유로운 공급망과 정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라며 “혁신, 공정한 경쟁을 저해할 위험이 있는 경제적 강압으로부터 자유로운 미래를 원한다”고 노골적으로 중국을 겨냥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

동유럽 불가리아에서 ‘젠지(Z세대·1995∼2010년 출생자)’가 주도한 반(反)정부 시위로 로센 젤야즈코프 총리가 11일(현지 시간) 전격 사퇴했다. 올 8월 아시아 네팔에서 시작된 반정부 젠지 시위 물결로 네팔은 물론 아프리카 마다가스카르에서 정권이 전복된 데 이어 동유럽으로도 젠지 시위대의 위력이 확산되는 모양새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젤야즈코프 총리는 이날 야권이 제출한 정부 불신임안 의회 표결 직전 사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모든 연령과 민족·종교의 사람들이 사임을 요구하고 있다”며 “시민들의 뜻은 존중돼야 한다”는 사퇴의 변을 남겼다.사임의 직접적인 계기는 10일 전국적으로 이뤄진 대규모 시위였다. 현지 언론은 수도 소피아를 비롯한 전국 수십여 곳에서 10만 명 이상이 시위에 참여한 것으로 추정했다. 불가리아 시민들은 정부가 제출한 2026년 예산안이 부패를 심화할 것이라고 우려하며 지난달 말부터 항의 시위를 벌였다. 결국 정부가 이달 초 예산안을 철회했지만 시위는 정권의 퇴진을 요구하는 방향으로 더욱 확산했다.특히 이번 시위는 만연한 부정부패와 이를 근절하는 데 실패한 기득권층에 분노한 청년들이 주도했다는 점에서 관심을 모았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틱톡 등 소셜미디어에선 ‘여자친구와 데이트하러 시위에 참여하세요’라는 밈(meme, 온라인 유행 콘텐츠)이 확산했고, 인플루언서와 배우도 시위 참여를 독려했다. 시위대는 ‘Z세대가 온다’ ‘Z세대 vs 부패’라는 팻말을 들고 행진하며 의사당 앞에서 정치인들을 조롱하는 영상을 반복 재생했다.독일 공영 도이체벨레(DW)는 “불가리아 젠지는 1989년 공산주의 종식이나 1990년대 경제위기에 대한 직접 기억이 없는 첫 세대”라며 “이들이 정부에 전하려는 메시지는 명확하다. ‘당신들은 잘못된 세대를 건드렸다’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불가리아는 국제투명성기구에서 발표한 부패인식지수에서 지난해 기준 유럽연합(EU) 27개국 중 헝가리에 이어 꼴찌에서 두 번째를 기록할 만큼 부패 문화를 척결하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이번 사태로 지난 4년간 총선을 7번 치를 만큼 불안정한 불가리아의 정치는 또 한번 위기를 맞았다. 로이터통신은 9개 정당으로 분열된 의회에서 연정 구성에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며 이 경우 지난해 10월에 이어 또 조기 총선이 진행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WSJ은 루멘 라데프 불가리아 대통령이 이번 사태의 수혜자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친(親)EU 성향의 내각과 달리 서방의 우크라이나 전쟁 지원을 비판해왔다. 라데프 대통령은 자신의 정당을 창당해 차기 총선에 출마할 것으로 점쳐진다. 친러시아 성향의 그가 차기 총선에 출마해 당선될 경우 유럽 정치 지형에도 파장이 적지 않을 전망이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매해 세계에서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올해의 인물’을 발표해 온 미국 시사매체 타임이 올해의 인물로 인공지능(AI) 분야 기술 기업인들을 선정했다.11일(현지 시간) 타임은 ‘AI의 설계자들’(Architects of AI)을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샘 제이콥스 타임 편집장은 “올해는 인공지능의 완전한 잠재력이 강력하게 드러나면서 (AI) 이전으로 돌아가거나 빠져나올 수 없다는 게 분명해진 해였다”면서 “올해는 AI를 상상하고, 디자인하고, 만든 개인들보다 그 누구도 더 큰 영향을 주지 못했다”고 설명했다.이날 타임은 올해의 인물 특집호의 두 가지 표지를 공개했다. 1932년 뉴욕 맨해튼의 명소 록펠러센터를 건설하던 노동자들을 촬영한 유명한 사진 ‘마천루 위의 점심’(Lunch Atop a Skyscraper)을 오마주한 한 표지에는 AI 기업 최고경영자(CEO)들의 모습이 실렸다. 마크 저커버그(메타), 리사 수(AMD), 일론 머스크(테슬라), 젠슨 황(엔비디아), 샘 올트먼(오픈AI), 데미스 허사비스(구글 딥마인드), 다리오 아모데이(앤트로픽), 페이페이 리(월드랩스) CEO가 나란히 앉아있는 모습이다. 또 다른 표지는 AI 글자를 형상화한 구조물의 모습을 담고 있다. 건설 현장처럼 보이는 구조물 곳곳에 8명의 AI 산업 리더들이 숨어있다. 타임은 이 이미지를 만드는 과정에서 AI의 도움을 받았다고 설명했다. 제이콥스 편집장은 “질문이 무엇이든 AI가 답이었다”면서 “AI는 의료 연구와 생산성을 가속했고, 불가능한 것을 가능하게 만드는 것 같았다. 무엇을 읽거나 볼 때도 AI 기술의 빠른 발전과 그것을 주도하는 사람들에 대한 뉴스와 마주하지 않기가 쉽지 않았다”고 밝혔다.AI와 기업인들이 미국의 국내 정책은 물론 미중 경쟁 등 국제관계에도 큰 변수로 작용했다고도 평가했다. 타임은 “그들은 정부 정책 방향을 바꾸고, 지정학적 경쟁자들을 바꿨으며, 가정으로 로봇을 가져왔다”면서 “AI는 아마 핵무기의 도래 이후 강대국 경쟁에서 가장 중요한 도구로 등장했다”고 밝혔다.다만 타임은 AI 발전의 어두운 면도 조명했다. 제이콥스 편집장은 “모든 발전에는 대가가 따른다”며 자원 소모와 일자리 문제, 허위 정보 확산 등의 문제를 짚었다. 이어 “소수의 기업 리더에게 권력이 집중되고 있는데, 이는 상당한 발전과 더 큰 불평등을 초래할 것”이라며 “세계 경제는 그 어느 때보다 AI 기업들에 좌우되고 있는데, 이는 엄청난 규모의 도박이며 거품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지적했다.타임은 1927년 세계 최초로 대서양을 멈추지 않고 횡단 비행한 찰스 린드버그를 표지에 실은 이래 매년 올해의 인물을 선정해 왔다. 지난해에는 미국 대선에서 승리하며 4년 만에 백악관에 복귀한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선정됐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한국계 참전 군인을 이유 없이 추방했다는 주장이 나왔다.미국 야당인 민주당 소속 세스 매거지너(로드아일랜드) 하원의원은 11일(현지 시간) 열린 하원 국토안보위원회의 청문회에서 크리스티 놈 국토안보장관에게 “당신은 미국 퇴역군인을 몇 명이나 추방했느냐”고 물었다. 놈 장관이 “우리는 미국 시민이나 퇴역군인을 추방한 적이 없다”고 답하자 그는 태블릿 화면을 통해 한국인 박세준 씨의 모습을 보여줬다.매거지너 의원은 “우리는 줌으로 세준 박과 함께하고 있다”며 “그는 1989년 파나마에서 우리나라에 봉사하는 동안 두차례 총상을 입은 미 육군 참전용사”라고 소개했다. 그는 박 씨가 많은 다른 참전용사처럼 전역한 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PTSD)에 시달리다 약물 남용으로 고통 받았고, 1990년대 몇몇 경미한 마약범죄로 체포됐지만 심각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이어 “그(박 씨)는 자신 외에는 누구도 해친 적이 없으며 14년 동안 마약과 술을 끊었다”며 “그는 참전용사이자 퍼플하트 훈장 수훈자이다. 그는 이 나라를 위해 대부분의 사람보다 더 많이 희생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매거니지 의원은 “당신은 그가 일곱 살 이후로 살지 않은 한국으로 그를 추방했다. 우리나라를 위한 박 씨의 공헌에 함께 감사해할 것인가”라고 놈 장관을 몰아세웠다.퍼플하트 훈장은 미국에서 가장 오래된 군사 훈장으로, 현재는 전투 중 부상하거나 사망한 미군 장병에게 수여된다. 미국에서 가장 유서 깊은 퍼플하트 훈장을 수훈한 참전 용사까지 추방되는 등 트럼프 행정부의 이민단속 정책이 선량한 시민들에게 피해를 입히고 있다고 지적한 것이다.박 씨의 사연은 6월 미 공영라디오 NPR 인터뷰를 통해 알려진 바 있다. 55세인 박씨는 7살때 미국으로 이민왔고, 20세에 입대해 1989년 12월 미국의 ‘파나마 침공’ 작전에 투입됐다. 이곳에서 두 차례 총상을 입고 전역한 그는 제대 후 오랜 기간 PTSD에 시달리다 약물에 손을 댔고 중독으로 힘겨운 시간을 보냈다.마약 혐의로 2009년부터 3년간 수감생활을 한 뒤 박 씨는 하와이로 이주해 살았다. 하지만 올해 6월 이민세관단속국(ICE)는 그에게 출국하지 않으면 구금 뒤 추방될 것이라고 통보했다. 박 씨는 노모와 자녀들을 두고, 한국으로 자진 출국했다. 당시 박 씨는 NPR에 “내가 목숨 걸고 싸웠던 나라에서 이런 일이 일어나다니 충격적이다”라고 말했다.이에 놈 장관은 사과나 유감을 표명하는 대신 “군에 복무하고 법률을 준수한 모든 이들에게 감사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씨를 왜 추방했느냐는 질문에는 답변하지 않았다. 매거지너의원이 박 씨가 다시 돌아올 수 있는 방법을 검토하겠냐고 묻자 “그의 사건을 확실히 들여다보겠다”고 답했다.‘미국 본토에 대한 전 세계적 위협’을 주제로 한 이날 청문회에서 매거지너 의원을 비롯한 민주당 의원들은 미국 시민권자나 참전용사 가족의 추방 사례를 제시하며 놈 장관의 사퇴를 요구했다. 반면 공화당 의원들은 대체로 놈 장관을 지지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의 최우선 국정과제 중 하나인 대대적인 불법 이민자 추방 작전을 지속할 것을 촉구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이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실은 대형 유조선을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전격 나포했다. 올 9월 마약 카르텔과 전쟁을 선포하며 카리브해에 핵추진 항공모함 전단을 배치하는 등 군사적 압박을 끌어올린 데 이어 베네수엘라의 핵심 자금줄을 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가진 베네수엘라는 수출의 약 80%를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 이날 베네수엘라 정부는 “노골적인 강도 행위이자 국제 해적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 CBS방송은 미국이 유조선 추가 억류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축출을 노린 거라는 분석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그(마두로 대통령)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미국은 최근 공개된 새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서반구 안보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며 중남미 지역에 대한 군사력 증강을 시사했다.● “억류 유조선 베네수엘라, 이란 원유 밀수에 동원” 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우리는 방금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유조선 한 척을 억류했다”며 “억류한 유조선 중 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이어 “다른 일들도 진행 중이며, 나중에 보게 될 것”이라고 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가 진행되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억류 이유에 대해선 “매우 타당한 이유로 억류했다”고만 밝혔고, 유조선에 실린 원유를 어떻게 처리할 건지를 묻는 질문에 “우리가 가질 것 같다”고 했다.미 법무부는 억류된 유조선이 베네수엘라산뿐 아니라 이란산 원유 밀수에도 동원된 전력이 있다고 밝혔다. 팸 본디 미 법무장관은 소셜미디어 X에 “베네수엘라와 이란에서 제재 대상 원유를 운송하는 데 사용된 운반선에 대해 압류 영장을 집행했다”고 썼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8년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 제재에 들어갔고, 재집권 후에는 이를 한층 강화했다. CBS에 따르면 이번 유조선 억류 작전에는 제럴드포드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헬기 2대와 해안경비대원 10명, 해병대원 10명이 투입됐다. 나포된 유조선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인 PDVSA의 원유를 운반 중이던 ‘스키퍼호’였다. 스키퍼호는 러시아 석유 재벌이 소유한 유조선으로 이란산 원유를 운반해 2022년 미 재무부 제재 명단에 올랐다. 이날 베네수엘라 정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장기간 공격해 온 이유가 드러났다. 이민, 마약 밀매, 민주주의 인권 등이 아닌 우리 자원 때문이었다”며 국제기구에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앞서 미국은 올 9월부터 베네수엘라 근해에서 마약 운반 의심선 23척을 공격해 87명이 사망했다. 현재 카리브해에는 항공모함 선단, 핵추진 잠수함 등 약 1만5000명의 미군 전력이 집결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상 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9일에는 미군 전투기 2대가 베네수엘라 본토 인근까지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 원유 최대 고객은 중국 억류된 유조선은 베네수엘라에서 출항해 쿠바를 거쳐 아시아로 향하고 있었다고 CBS와 미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하루 생산량이 약 100만 배럴에 달하는 베네수엘라 원유의 최대 고객은 중국이다. 당초 베네수엘라 원유의 최대 수입국은 미국이었지만,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7년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했다. 이에 베네수엘라는 원유 생산량의 약 80%를 대폭 할인된 값에 중국 정유사들에 판매해 왔다. WP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행 유조선을 집중적으로 나포하는 행위를 지속하면 마두로 정권에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 트럼프 행정부와 중남미 국가들 간 갈등이 확대되는 가운데 11일 중국 정부가 “중남미·카리브해 역내 국가들에 어떠한 정치적 조건도 부과하지 않는 개발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미국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며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의도다. 트럼프 행정부가 NSS에서 언급한 서반구 안보 우선순위 방침은 이런 중국의 움직임을 반영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한편, 유조선 억류 소식이 전해지면서 10일 오후 3시 45분(미 동부 시간) 기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1.3% 올랐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K팝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주인공인 걸그룹 헌트릭스와 이를 연출한 매기 강 감독이 미국 경제 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이름을 올렸다. 10일(현지 시간) 포브스는 올해의 영향력 있는 여성 순위를 발표하면서 ‘케데헌의 여성들’을 100위에 선정했다. 여기에는 헌트릭스 멤버인 루미, 미라, 조이 외에도 제작진 등 작품에 참여한 여성들이 포함됐다. 포브스는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이 시청된 영화의 주역인 매기 강 감독과 싱어송라이터 이재 등은 2025년 가장 강력한 문화 현상을 만들어냈다”고 설명했다.이 밖에 한국 여성으로는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각각 90위와 91위에 올랐다. 이들은 전년도엔 각각 85위, 99위였다. 3위에 선정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아시아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포브스는 “국내총생산(GDP) 4조2000억 달러 규모의 국가를 이끄는 최초의 여성 총리”라며 “과감하고 논쟁적인 발언들로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 올해 1위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으로 4년째 1위를 지켰다. 포브스는 2004년부터 재산, 영향력, 활동 범위 등의 지표를 평가해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을 선정하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여성들의 경제력은 37조 달러(약 5경4390조 원)에 달한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이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실은 대형 유조선을 베네수엘라 인근 해역에서 전격 나포했다. 올 9월 마약 카르텔과 전쟁을 선포하며 카리브해에 핵추진 항공모함 전단을 배치하는 등 군사적 압박을 끌어올린 데 이어 베네수엘라의 핵심 자금줄을 끊으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세계 최대 원유 매장량을 가진 베네수엘라는 수출의 약 80%를 석유에 의존하고 있다.이날 베네수엘라 정부는 “노골적인 강도 행위이자 국제 해적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미 CBS방송은 미국이 유조선 추가 억류를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의 군사 압박이 갈수록 거세지면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 축출을 노린 거라는 분석도 계속 제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전날 공개된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그(마두로 대통령)의 날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말했다.또 미국은 최근 공개된 새 국가안보전략(NSS)에서 서반구 안보에 우선순위를 두겠다며 중남미 지역에 대한 군사력 증강을 시사했다.● “억류 유조선 베네수엘라, 이란 원유 밀수에 동원”트럼프 대통령은 10일 워싱턴 백악관에서 “우리는 방금 베네수엘라 연안에서 유조선 한 척을 억류했다”며 “억류한 유조선 중 사상 최대 규모”라고 밝혔다. 이어 “다른 일들도 진행 중이며, 나중에 보게 될 것”이라고 했으나, 구체적으로 어떤 조치가 진행되고 있는지는 밝히지 않았다. 억류 이유에 대해선 “매우 타당한 이유로 억류했다”고만 밝혔고, 유조선에 실린 원유를 어떻게 처리할 건지를 묻는 질문에 “우리가 가질 것 같다”고 했다.미 법무부는 억류된 유조선이 베네수엘라산뿐 아니라 이란산 원유 밀수에도 동원된 전력이 있다고 밝혔다. 팸 본디 미 법무장관은 소셜미디어 X에 “베네수엘라와 이란에서 제재 대상 원유를 운송하는 데 사용된 운반선에 대해 압류 영장을 집행했다”고 썼다. 앞서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8년부터 이란산 원유 수입 제재에 들어갔고, 재집권 후에는 이를 한층 강화했다.CBS에 따르면 이번 유조선 억류 작전에는 제럴드포드 항공모함에서 발진한 헬기 2대와 해안경비대원 10명, 해병대원 10명이 투입됐다. 나포된 유조선은 베네수엘라 국영 석유회사인 PDVSA의 원유를 운반 중이던 ‘스키퍼호’였다. 스키퍼호는 러시아 석유 재벌이 소유한 유조선으로 이란산 원유를 운반해 2022년 미 재무부 제재 명단에 올랐다. 이날 베네수엘라 정부는 성명을 통해 “미국이 베네수엘라를 장기간 공격해 온 이유가 드러났다. 이민, 마약 밀매, 민주주의 인권 등이 아닌 우리 자원 때문이었다”며 국제기구에 항소하겠다는 뜻을 밝혔다.앞서 미국은 올 9월부터 베네수엘라 근해에서 마약 운반 의심선 23척을 공격해 87명이 사망했다. 현재 카리브해에는 항공모함 선단, 핵추진 잠수함 등 약 1만5000명의 미군 전력이 집결해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상 공격 가능성을 시사한 가운데 9일에는 미군 전투기 2대가 베네수엘라 본토 인근까지 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베네수엘라 원유 최대 고객은 중국억류된 유조선은 베네수엘라에서 출항해 쿠바를 거쳐 아시아로 향하고 있었다고 CBS와 미 워싱턴포스트(WP)가 전했다. 하루 생산량이 약 100만 배럴에 달하는 베네수엘라 원유의 최대 고객은 중국이다. 당초 베네수엘라 원유의 최대 수입국은 미국이었지만, 트럼프 1기 행정부는 2017년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고 자산을 동결했다. 이에 베네수엘라는 원유 생산량의 약 80%를 대폭 할인된 값에 중국 정유사들에 판매해 왔다. WP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행 유조선을 집중적으로 나포하는 행위를 지속하면 마두로 정권에 심각한 경제적 타격을 줄 수 있다”고 전망했다.트럼프 행정부와 중남미 국가들 간 갈등이 확대되는 가운데 11일 중국 정부가 “중남미·카리브해 역내 국가들에 어떠한 정치적 조건도 부과하지 않는 개발을 지원할 것”이라고 밝혔다고 11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전했다. 미국과 차별화된 행보를 보이며 중남미에서 영향력을 키우려는 의도다. 트럼프 행정부가 NSS에서 언급한 서반구 안보 우선순위 방침은 이런 중국의 움직임을 반영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한편, 유조선 억류 소식이 전해지면서 10일 오후 3시 45분(미 동부 시간) 기준 미국 서부텍사스산원유(WTI) 선물 가격은 1.3% 올랐다.김보라 기자 purple@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K팝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케데헌)’의 주인공인 걸그룹 헌트릭스와 이를 연출한 매기 강 감독이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이름을 올렸다.10일(현지 시간) 포브스는 올해의 영향력 있는 여성 순위를 발표하면서 ‘케데헌의 여성들’을 100위에 선정했다. 여기에는 헌트릭스 멤버인 루미, 미라, 조이 외에도 제작진 등 작품에 참여한 여성들이 포함됐다. 포브스는 “넷플릭스 역사상 가장 많이 시청된 영화의 주역인 매기 강 감독과 싱어송라이터 이재 등은 2025년 가장 강력한 문화현상을 만들어냈다”며 “작품의 인기와 미래 잠재력은 케데헌의 여성들이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에 선정된 이유”라고 설명했다.이밖에 한국 여성으로는 이부진 신라호텔 사장과 최수연 네이버 대표가 각각 90위와 91위에 올랐다. 이들은 전년도엔 각각 85위, 99위였다. 포브스는 이 사장이 고(故) 이건희 삼성 선대 회장의 장녀이며 뛰어난 사업 능력으로 ‘리틀 이건희’란 별명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최 대표는 네이버의 두 번째 여성 대표로, 2022년 취임 당시 창업자를 제외하고 최연소 대표였다고 소개했다.3위에 선정된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는 아시아 여성으로는 유일하게 상위 10위 안에 들었다. 포브스는 “국내 총생산(GDP) 4조2000억 달러 규모의 국가를 이끄는 최초의 여성 총리”라며 “과감하고 논쟁적인 발언들로 주목받고 있다”고 했다.올해 1위는 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유럽연합(EU) 집행위원장으로 4년째 1위를 지켰다. 포브스는 2004년부터 재산, 영향력, 활동 범위 등의 지표를 평가해 영향력 있는 여성 100인을 선정하고 있다. 이번에 선정된 여성들의 경제력은 37조 달러(약 5경4390조원)에 달한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비자 없이 입국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최근 5년간의 소셜미디어 사용기록 제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세관국경보호국(CBP)은 10일(현지 시간) 연방관보를 통해 전자여행허가제(ESTA)로 입국하는 단기 외국인 방문객에 대한 소셜미디어 기록 제출 의무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ESTA 대상국은 한국, 영국, 일본, 프랑스, 호주 등 미국의 비자면제프로그램(VWP)에 가입한 40여 개국이다. ESTA를 통해 미국에 입국하면 최대 90일간 체류할 수 있다.CBP는 “2025년 1월 발표된 행정명령 14161호(외국 테러범 및 기타 국가안보 공공 안전 위협으로부터의 미국 보호) 준수를 위해 소셜미디어를 ESTA 신청 시 ‘필수 데이터 요소’로 추가한다”며 “ESTA 신청자는 최근 5년간의 소셜미디어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외에 △최근 5년간 전화번호 △10년 치 이메일 주소 △가족 구성원 정보 △얼굴·지문·DNA·홍채 같은 생체 정보 등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BP는 이번 제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60일간 진행한다.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재집권 후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을 추진하며 미국 입국자에 대한 각종 규제를 강화해 왔다. 미 국무부도 이달 3일 전문직 취업 비자(H-1B)에 대한 소셜미디어 검토 요건을 확대하겠다며 신청자와 부양 가족에게 “모든 소셜미디어 프로필의 신상정보 설정을 ‘공개’로 하라”고 촉구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비자 없이 입국하는 외국인 관광객에게 최근 5년 간의 소셜미디어 사용기록 제출을 의무화하기로 했다.미국 국토안보부 산하 세관국경보호국(CBP)은 10일(현지 시간) 연방관보를 통해 전자여행허가제(ESTA)로 입국하는 단기 외국인 방문객에 대한 소셜미디어 기록 제출 의무화를 추진한다고 밝혔다. ESTA 대상국은 한국, 영국, 일본, 프랑스 호주 등 미국의 비자면제프로그램(VWP)에 가입한 40여 개국이다. ESTA를 통해 미국에 입국하면 최대 90일 간 체류할 수 있다.CBP는 “2025년 1월 발표된 행정명령 14161호(외국 테러범 및 기타 국가안보 공공 안전 위협으로부터의 미국 보호) 준수를 위해 소셜미디어를 ESTA 신청 시 ‘필수 데이터 요소’로 추가한다”며 “ESTA 신청자는 최근 5년간의 소셜미디어 정보를 제공해야 한다”고 설명했다.이 외에 △ 최근 5년 간 전화번호 △ 10년 치 이메일 주소 △ 가족 구성원 정보 △ 얼굴·지문·DNA·홍채 같은 생체 정보 등도 요구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CBP는 이번 제안에 대한 의견 수렴을 60일간 진행한다.트럼프 대통령은 올 1월 재집권 후 강경한 반(反)이민 정책을 추진하며 미국 입국자에 대한 각종 규제를 강화해 왔다. 미 국무부도 이달 3일 전문직 취업 비자(H-1B) 대한 소셜미디어 검토 요건을 확대하겠다며 신청자와 부양 가족에게 “모든 소셜미디어 프로필의 신상정보 설정을 ‘공개’로 설정하라”고 촉구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의 워너브러더스 인수 발표를 두고 독점 우려, 극장 산업 타격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가 해당 인수 건에 대해 반독점 규제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5일 미 법무부는 넷플릭스의 워너브러더스 인수가 스트리밍 시장 지배력에 미칠 영향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백악관도 이번 거래를 들여다보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 일부 참모들이 인수에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인수로 인해 OTT 시장에서 소비자 선택권 축소, 구독료 인상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넷플릭스는 720억 달러(약 106조 원)를 들여 워너브러더스의 영화·TV 스튜디오 및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을 인수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반독점 당국의 인수합병 심사의 핵심 쟁점은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의 HBO맥스를 인수하면 미국 구독형 스트리밍 시장의 약 30%를 차지하게 된다. 미 법무부 지침에 따르면 합병 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30%를 넘을 경우 경쟁사 간 직접 합병은 불법이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는 유튜브 등 무료 동영상 플랫폼도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에 포함해야 하고, HBO맥스 합병이 경쟁 감소나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는 증거가 없다는 입장이다. 반면 워너브러더스 인수전에 참여했던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는 ‘특혜 인수’라며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자(CEO)와 친분이 깊고, 그의 부친인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와도 ‘절친’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반독점 당국에 파라마운트에 유리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넷플릭스는 미국 외 각국 반독점 당국의 인수 승인도 잇달아 받아야 한다. 영화산업 종사자들은 OTT 중심의 넷플릭스가 이번 인수를 계기로 극장 중심의 영화 유통 구조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영화관 사업자단체인 시네마 유나이티드는 “이번 인수가 영화관 상영 산업에 전례 없는 위협”이라고 밝혔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지난달 26일 159명의 목숨을 앗아간 최악의 화재 참사가 발생한 홍콩에서 7일 입법회(의회) 선거가 진행됐다. 2021년 선거법 개정으로 사실상 친중 성향의 인사들만 입후보한 가운데 홍콩 당국은 화재 참사 뒤 불거진 정부 책임론의 여파로 자칫 투표율이 크게 떨어질까 우려했다. 또 선거 전날 홍콩에 주재하는 해외 언론사의 특파원들을 불러 “허위·왜곡 보도를 삼가라”고 경고했다. 영국 BBC방송은 “이번 선거는 치명적인 화재 뒤 홍콩 시민들의 중국에 대한 정서를 가늠하는 시험대”라고 진단했다.● 투표율 높이려 투표 시간 2시간 늘려 홍콩 선거법에 따르면 총 90석의 입법회 의석 가운데 지역구 20석만 주민 직선제로 진행된다. 나머지 70석 가운데 40석은 선거관리위원회가 지명하고, 30석은 각 직능단체가 선출하는 간선제 방식이다.이번 선거에는 총 161명의 후보가 출마했다. 다만 2021년 개정된 선거법에 따라 후보자들은 사실상 전원 친중 인사로 채워졌다. 2021년 ‘범죄인 인도법(송환법)’이 도입되는 과정에서 홍콩에서 대규모 민주화 시위가 벌어지자 ‘애국자치항(愛國者治港·애국자가 홍콩을 다스려야 한다)’ 원칙에 따라 후보 자격을 박탈할 수 있도록 법이 개정됐기 때문이다. 90석 모두 친중 인사로 채워지는 구조지만, 투표율이 홍콩 시민들의 정서를 대변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선거법 개정 이후 처음 치러진 2021년 말 입법회 선거의 투표율은 30.2%에 그쳤다. 법 개정 전인 2016년 투표율(58.3%)보다 28.1%포인트 급감한 것으로 역대 최저치였다. 당시 반중 성향이 강한 민주 진영 인사들의 출마가 불가능해지자 유권자들이 ‘지지할 후보가 없다’는 이유로 사실상 선거를 보이콧했던 것. 홍콩 당국은 지난해 ‘홍콩판 국가보안법’ 제정 등 반중 세력에 대한 통제를 계속 강화했고, 민주 인사들은 투옥되거나 해외로 도피했다. 이날 화재 현장을 찾아 헌화한 30대 남성은 투표를 하지 않을 것이라며 “후보자 중 누구도 진정 나를 대표할 수 없고, 정부가 선거를 연기했어야 했다”고 말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전했다.홍콩 당국은 이날 투표 시간을 이전 선거보다 2시간 늘리고(8일 0시 30분까지 가능) 투표소를 추가 설치하며 투표율 높이기에 나섰다. 존 리 홍콩 행정장관은 이날 “화재 피해자 보호와 사회 발전에 투표가 도움이 된다”고 독려했다. 또 선거를 앞두고 투표 불참을 선동한 혐의로 11명을 체포하기도 했다. 이날 오후 6시 반 기준 투표율은 25.75%로 선거법 개정 이후 첫 선거였던 2021년에 비해 0.7%포인트 상승하는 데 그쳤다.● 외신에 “왜곡 보도 말라” 강력 경고 홍콩의 중국 중앙정부 기관인 주홍콩 국가안전공서는 선거를 하루 앞둔 6일 홍콩 주재 주요 외신들을 소집해 화재 참사와 입법회 선거와 관련해 허위·왜곡 보도를 하지 말라고 경고했다고 블룸버그통신 등이 이날 보도했다. 홍콩 당국자는 “일부 외신 보도가 정부의 재난 구조와 사태 수습 과정을 왜곡하고 선거를 방해해 사회 분열과 대립을 조장했다”고 주장했다. 또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스스로 조심해 법적 레드라인을 넘지 말라”고 압박했다. 이 당국자는 ‘미리 일러두지 않았다고 얘기하지 말라(勿謂言之不預)’는 표현도 썼다. 이는 중국 관영매체가 과거 인도, 베트남과 전쟁 직전에 사용했던 중국의 외교적 수사 가운데 가장 높은 수위의 경고를 담은 표현이라고 외신들은 전했다. 한편 ‘홍콩 당국이 반대 의견을 침묵시키려 한다’는 내용의 사설을 쓴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홍콩 당국이 이달 4일 항의 서한을 보냈다고 홍콩프리프레스(HKFP)가 보도했다. WSJ는 6일 홍콩 당국의 항의와 관련해 “모든 후보가 친중 성향의 ‘애국자’들임에도 불구하고 당국은 반대 의견 억제에 몰두하고 있다”며 “홍콩이 중국의 엄격한 통제를 받는 도시로 변모한다는 최근 사례”라고 반박했다.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세계 최대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 기업 넷플릭스의 워너브러더스 인수 발표를 두고 독점 우려, 극장 산업 타격 등 논란이 커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해당 인수 건에 대해 반독점 규제 적용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5일 미 법무부는 넷플릭스의 워너브라더스 인수가 스트리밍 시장 지배력에 미칠 영향을 검토하기 시작했다. 백악관도 이번 거래를 들여다보는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 일부 참모들이 인수에 우려를 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번 인수로 인해 OTT 시장에서 소비자 선택권 축소, 구독료 인상 등의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넷플릭스는 720억 달러(약 106조 원)를 들여 워너브러더스의 영화·TV 스튜디오 및 스트리밍 서비스 사업을 인수하겠다고 밝혔다.미국 반독점 당국의 인수합병 심사의 핵심 쟁점은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이 될 전망이다. 넷플릭스가 워너브러더스의 HBO 맥스를 인수하면 미국 구독형 스트리밍 시장의 약 30%를 차지하게 된다. 미 법무부 지침에 따르면 합병 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30%를 넘을 경우 경쟁사 간 직접 합병은 불법이다. 이에 대해 넷플릭스는 유튜브 등 무료 동영상 플랫폼도 스트리밍 시장 점유율에 포함해야 하고, HBO 맥스 합병이 경쟁 감소나 소비자 피해로 이어진다는 증거가 없다는 입장이다.반면 워너브라더스 인수전에 참여했던 파라마운트스카이댄스는 ‘특혜 인수’라고 반발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데이비드 엘리슨 파라마운트 최고경영자(CEO)와 친분이 깊고, 그의 부친인 래리 엘리슨 오라클 창업자와도 절친이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이 반독점 당국에 파라마운트에 유리하도록 압력을 가할 수 있단 관측도 나온다. 넷플릭스는 미국 외 각국 반독점 당국의 인수 승인도 잇따라 받아야 한다.영화산업 종사자들은 OTT 중심의 넷플릭스가 이번 인수를 계기로 극장 중심의 영화유통 구조를 약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미국 영화관 사업자단체인 시네마 유나이티드(Cinema United)는 “이번 인수가 영화관 상영 산업에 전례 없는 위협”이라고 밝혔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이재명 대통령과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일본 총리가 내년 1월 중순 일본 나라현 나라시에서 정상회담을 여는 방안을 논의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4일 교도통신은 복수의 한일 외교 소식통을 인용해 “양국 정상 간 상호 왕래 형식인 ‘셔틀 외교’의 일환”이라며 “고향으로 초청함으로써 이 대통령과 친밀한 관계를 구축하려는 목적”이라고 전했다. 나라현은 다카이치 총리의 고향이자 지역구다.일본 정부는 당초 내년 1월 한중일 3국 정상회의를 일본에서 개최하는 방안을 놓고 중국과 한국에 의사를 타진했으나, 지난 달 다카이치 총리의 ‘대만 유사시 개입’ 발언으로 중일간 긴장이 고조되면서 중국이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일본이 한국과 양자 회담을 진행하는 것으로 계획을 변경한 것으로 보인다.앞서 양국 정상은 10월 30일 경주에서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만나 셔틀 외교 지속 의지를 확인했다. 당시 이 대통령은 “셔틀외교 순서상 이제 대한민국이 일본을 방문할 차례”라며 “수도 도쿄가 아닌 지방 도시에서 뵙기를 바란다”고 제안했다.이에 다카이치 총리는 “이 대통령을 곧 뵙기를 바란다”고 화답했고, 취재진을 만나 “셔틀외교를 적극 실시하기로 했고, 이번에는 일본에서 (이 대통령을) 맞이할 것”이라고 재확인했다.8세기경 일본의 수도였던 나라시는 오래된 사찰인 도다이지(東大寺) 등 역사적 장소가 많은 유서 깊은 도시다. 사슴으로 유명한 나라공원 등도 있어 한국 관광객들도 많이 찾는다. 교도통신은 양국 정상이 나라시의 도다이지와 카스가신사(春日大社)를 방문하는 안이 논의되고 있다고 전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가 ‘차이(선거 승리)’를 만들었다.” 2일 ‘보수 텃밭’ 미국 테네시주의 연방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집권 공화당 소속 맷 밴 엡스 당선인(42·사진)의 승리 소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성향 정치인인 그는 대통령의 지지에 거듭 감사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트루스소셜에 “큰 승리(BIG WIN)를 축하한다”고 화답했다. 밴 엡스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53.9%를 얻어 애프틴 벤 민주당 후보(45%)를 눌렀다. 다만, 전통적으로 공화당 후보가 강세를 보였고, 지난해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를 22%포인트 차로 꺾었던 지역구 특성을 감안하면 간신히 승리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 밴 엡스 당선인은 미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중령 출신이다. 헬기 조종사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복무했다. 이후 테네시 주지사실 등에서 근무하며 행정 경험을 쌓았다. 선거 내내 자신이 ‘친트럼프 후보’임을 강조했다. 이날 선거 결과는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에 적지 않은 우려를 안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인 국정 운영 방식, 고물가, 관세 정책 등의 여파로 공화당 텃밭에서조차 안정적인 승리가 쉽지 않음을 보여 줬기 때문이다. 당초 여론조사에서 밴 엡스 당선인과 벤 후보의 지지율이 표본오차 범위 안에 있다는 결과가 나오자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직접 현장 유세에 나서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거듭 투표를 독려했다. 공화당 성향 정치단체는 이번 선거에 700만 달러(약 101억5000만 원)를 써 민주당 계열 단체(약 300만 달러)보다 2배가 넘는 지원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가 ‘차이(선거 승리)’를 만들었다.”2일 ‘보수 텃밭’ 미국 테네시주의 연방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승리한 집권 공화당 소속 맷 밴 엡스 당선인(42)의 승리 소감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성향 정치인인 그는 대통령의 지지에 거듭 감사를 표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트루스소셜에 “큰 승리(BIG WIN)를 축하한다”고 화답했다.밴 엡스 당선인은 이번 선거에서 53.9%를 얻어 애프틴 벤 민주당 후보(45%)를 눌렀다. 다만, 전통적으로 공화당 후보가 강세를 보였고, 지난해 11월 미 대선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카멀라 해리스 당시 민주당 대선 후보를 22%포인트 차로 꺾었던 지역구 특성을 감안하면 간신히 승리한 것이란 평가도 나온다.밴엡스 당선인은 미 육군사관학교(웨스트포인트)를 졸업한 중령 출신이다. 헬기 조종사로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복무했다. 이후 테네시 주지사실 등에서 근무하며 행정 경험을 쌓았다. 선거 내내 자신이 ‘친트럼프 후보’임을 강조했다.이날 선거 결과는 내년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공화당에 적지 않은 우려를 안기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이 진단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독단적인 국정운영 방식, 고물가, 관세 정책 등의 여파로 공화당 텃밭에서조차 안정적인 승리가 쉽지 않음을 보여줬기 때문이다.당초 여론조사에서 밴엡스 당선인과 벤 후보의 지지율이 표본오차 범위 안에 있다는 결과가 나오자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직접 현장 유세에 나서 지지를 호소했다. 트럼프 대통령 또한 거듭 투표를 독려했다. 공화당 성향 정치단체는 이번 선거에 700만 달러(약 101억 5000만 원)를 써 민주당 계열 단체(약 300만 달러)보다 2배가 넘는 지원금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컴퓨터 제조업체 델 테크놀로지의 창업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이클 델 부부가 미국 어린이 2500만 명의 투자 계좌 지원을 위해 62억5000만 달러(약 9조2000억원)를 기부한다고 밝혔다. 2일(현지 시간) 마이클 델 부부가 운영하는 자선 단체 마이클·수전 델 재단은 기부금이 미국의 10세 이하 아동 2500만 명에게 각각 투자자금 250달러를 제공하는 데 쓰일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날은 미국 최대 명절인 추수감사절(11월 넷째 주 목요일) 다음 화요일로, 연휴 이후 기부를 독려하는 ‘기빙 튜즈데이(Giving Tuesday)’ 캠페인이 진행되는 날이다.델 부부의 기부금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에서 추진하는 일명 ‘트럼프 계좌’ 프로그램을 보조하는 데 사용될 예정이다. 앞서 미 의회는 올해 1월 1일부터 2028년 12월 31일 사이에 태어난 신생아에게 과세이연 투자 계좌인 ‘트럼프 계좌’를 개설해 주고 재무부가 이들에게 1000달러씩을 지원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 저소득층 가정의 아이들도 만 18세가 됐을 때 사용할 수 있는 종잣돈을 만들어주자는 게 골자다. 델 부부의 기부금은 2025년 1월 1일 이전에 태어나 트럼프 계좌의 종잣돈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 10세 이하 아동에게 초기 투자지원금을 제공하는 데 쓰인다. 델 부부는 가구 중간 소득이 15만 달러(약 2억 2000만원) 미만인 지역을 대상으로 지원금을 지급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으로 델 부부를 초청해 이들의 기부를 발표하는 행사를 열었다. 워싱턴포스트(WP) 등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역사상 최대 규모의 민간 기부 중 하나”라며 “많은 이들이 마이클과 수잔의 모범을 따라 각자의 기부를 하기 바란다”고 말했다. 또 “앞으로 몇 달 안에 수백 개의 주요 기업들이 이 계좌에 기부할 계획을 발표할 것”이라고 언급했으나 구체적인 기업명은 밝히지 않았다.델 CEO는 “우리는 가장 현명한 투자가 바로 아이들에 대한 투자라고 믿는다”며 “나는 부유한 여러 미국인 자선가들과 대화해 왔으며, 다른 분들도 함께할 것으로 확신한다”고 말했다. 블룸버그 억만장자 지수에 따르면 델 CEO의 재산은 1480억 달러(약 217조 5600원)로 세계에서 11번째로 부유하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해 대선에서 22%포인트의 압도적 격차로 승리했던 미 테네시주 하원 선거구가 격전지로 바뀌며 워싱턴 정가에서 큰 주목을 받고 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이번 테네시주 연방 하원의원 보궐선거를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표심을 보여 줄 결정적인 지표”로 보고 있다. 2일 치러지는 테네시주 제7선거구 하원의원 보궐선거에서 공화당과 민주당 후보의 지지율 차이가 오차범위 내로 좁혀지며 접전 양상을 보이고 있다. NYT 등에 따르면 1일 트럼프 대통령은 맷 밴 엡스 공화당 후보(42)에 대한 스피커폰 지원 연설에서 “지금 전 세계가 테네시를, 여러분의 선거구를 주목하고 있다”며 “공화당이 어느 때보다 강하다는 걸 보여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트루스소셜에도 밴 엡스에게 투표할 것을 촉구하는 게시물을 자기 계정 상단에 고정해 놨다. 테네시주 제7선거구는 40년 이상 공화당에 승리를 안겨 준 ‘공화당 텃밭’이었다. 지난해 대선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민주당 대선 후보였던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을 22%포인트 차로 꺾었다. 민간 부문에서 일하기 위해 올 7월 사임하겠다고 밝힌 전임 마크 그린 공화당 하원의원도 지난해 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를 21%포인트 차로 이겼다. 그러나 지난달 26일 발표된 에머슨대 여론조사에 따르면 밴 엡스 공화당 후보의 지지율은 48%로 민주당 애프틴 벤 후보(36·46%)를 단 2%포인트 차로 앞서고 있다. 영국 BBC방송은 “(테네시에서) 공화당의 패배는 트럼프 대통령이 정치적으로 취약해진 시점에 당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며 “많은 보수 인사들이 내년 중간선거를 앞두고 불안해하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달 뉴욕시장 및 버지니아·뉴저지 주지사 선거에서 민주당이 모두 승리하면서 공화당 내 위기감이 상당하다. 특히 고물가와 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것에 대한 불만으로 트럼프 대통령의 최근 지지율은 취임 후 최저를 기록했다. 민주당은 이번 보궐선거를 트럼프 2기 행정부에 대한 국민투표로 규정하고 총공세를 펼치고 있다. 진보 활동가 출신이며 주 하원의원인 벤 민주당 후보는 ‘생활비 부담 완화’ 등의 공약을 앞세워 트럼프 행정부의 경제 실정을 강조하고 있다. 반면 밴 엡스 공화당 후보는 미 육군사관학교 출신의 전직 육군 헬기 조종사이자 주 정부 행정관 출신으로 전통 보수주의자를 자처하고 있다. 액시오스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을 후원하는 슈퍼팩(선거자금 지원단체) ‘MAGA’는 이번 테네시주 선거에 150만 달러(약 22억500만 원) 이상을 투입했고, 민주당 계열 슈퍼팩 두 곳은 총 100만 달러(약 14억7000만 원)를 지출했다. 하킴 제프리스 민주당 하원 원내대표는 “공화당은 이미 졌다. 트럼프가 22%포인트 차로 이긴 지역의 의석을 지키기 위해 수백만 달러를 쏟아붓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고 AP통신에 말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린 항공기’인 에어버스의 소형 여객기 A320에서 금속 패널 관련 품질 문제가 발견됐다. 소프트웨어 이상으로 수천 대의 여객기를 리콜한 지 사흘 만에 또 다른 결함이 발견된 것이다.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에어버스는 “A320 금속 패널 일부에 영향을 미치는 품질 문제를 확인했다”며 “문제 원인을 규명하고 통제했으며, 새로 생산된 패널은 모든 요구 사항을 충족한다”고 밝혔다. 로이터통신은 항공 산업계 소식통을 인용해 금속 패널에 문제가 있는 여객기를 50대 정도로 추산했다.에어버스는 이번 결함이 특정 공급업체에서 비롯됐다고 설명했으나 업체명은 공개하지 않았다. A320 제작에는 외부 업체들이 다수 참여한다. 기체 앞부분은 프랑스에서, 뒷부분은 독일에서 생산되며 상부 패널은 에어버스가 자체 생산하는 경우가 많지만 나머지는 외부에서 공급된다.이번 품질 문제는 에어버스가 지난달 28일 지금까지 팔린 A320 여객기의 절반에 해당하는 총 6000여 대에 소프트웨어 문제를 이유로 리콜을 명령한 직후 불거졌다. A320 기종의 소프트웨어 이상에 패널 문제까지 악재가 겹치면서 에어버스 주가는 이날 장 중 한때 11% 급락했고, 종가 기준으로는 5.9% 하락했다.에어버스의 올해 인도 목표치는 약 820대다. 지난달 인도 물량은 72대에 그쳐 목표 달성을 위해서는 이번 달에 160대 이상을 인도해야 하지만 전문가들은 달성이 쉽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올 1월 재집권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36%로 떨어졌다. 집권 1기 때는 마지막 달인 2021년 1월에 가장 낮은 34%를 기록했는데 2기 들어서는 1년도 안 돼 당시 최저치에 근접한 것이다. 이번 지지율 하락은 야당 민주당 지지층이 아니라 집권 공화당 지지층, 무당파 지지층 등이 주도했다. 이로 인해 국정 운영 동력이 약화하고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관세 정책 등 그의 핵심 정책 역시 약화될 수 있어 한국 등 주요 무역 협상국에 향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여론조사회사 갤럽의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발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6%였다. 반면 부정 평가는 60%에 달했다. 올 1월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가 각각 47%, 48%로 큰 차이가 없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3∼25일 미국 성인 1321명을 상대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4%포인트다. 특히 공화당 지지층의 지지율은 한 달 전보다 7%포인트, 무당파 지지율 또한 8%포인트 하락해 각각 84%, 25%를 기록했다. 공화당 지지층의 지지율은 2기 출범 후 가장 낮았다. 무당파의 경우 집권 1, 2기를 합쳐 최저치다. 갤럽은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고물가에 따른 생활비 부담 우려가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지지층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3%였다. 현안별 지지율에서는 9개 항목 중 경제(36%), 중동 문제(33%), 연방 예산(31%), 우크라이나 상황(31%), 의료 정책(30%) 등 5개 분야의 지지율이 특히 낮았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기조인 ‘경제’와 ‘이민’은 올 2월 조사보다 각각 6%포인트, 9%포인트 지지율이 떨어졌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