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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서울대는 이재성 서울대 의과대학 및 첨단융합학부 교수가 미국 핵의학분자영상학회(SNMMI)로부터 ‘2026 에드워드 J 호프만 기념상’을 수상했다고 밝혔다. 서울대에 따르면 이 교수는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핵의학 영상 분석 기법의 한계를 극복하는 방법을 연구해 왔다. 암 진단과 전이 여부를 확인할 때 쓰이는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 장비를 국내 최초로 개발·상용화했으며, 고해상도 PET 개발 등 의료 장비의 성능 향상을 위해 힘써 왔다. 이 교수는 “보다 정확한 진단과 맞춤형 치료를 가능하게 하는 의료영상 기술 개발에 기여하겠다”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서울대는 이 교수의 호프만 기념상 수상이 아시아 연구자 가운데 최초라고 설명했다. 이 상은 현대 핵의학 영상장비 분야의 선구자인 에드워드 호프만을 기리기 위해 제정됐다.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

경기 화성시 동탄신도시에 사는 송예지 씨(27)는 매일 아침 서울로 출근할 때마다 회사가 아닌 반대 방향으로 가는 시내버스를 탄다. 그렇게 15분간 두 정류장을 ‘역주행’한 뒤에야 서울역으로 향하는 M4137번 광역버스를 탄다. 집 앞 정류장에서 광역버스를 타려다 빈자리가 없어 1시간 넘게 기다린 적이 있기 때문이다. 송 씨는 “무사히 출근하려면 이 방법밖엔 없다. 더 붐비면 네 정류장 앞까지 갈 생각이다”라고 말했다. 경기 오산시 세교동이나 인천 연수구 송도의 주요 광역버스 정류장에서도 평일 아침마다 비슷한 풍경이 펼쳐진다.● “인천-경기서 광역버스 타려면 ‘역주행’은 필수” 인천과 경기 지역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회사원들이 아침마다 광역버스 탑승을 위한 ‘전쟁’을 벌이고 있다. 버스에 타려는 승객이 빈 좌석을 크게 웃돌면서, 종점이나 앞 정류장으로 거슬러 올라가거나 아예 반환점을 돌기 전인 하행 노선에 미리 타는 경쟁까지 일상이 됐다. 10일 오전 7시 20분 회사원 강모 씨(26)는 화성시 동탄역 인근 정류장에서 기다리던 광역버스 자리가 그의 앞 승객에서 끊기자 “다른 버스라도 타야 한다”며 지도 애플리케이션(앱)을 확인한 뒤 급히 다른 정류장으로 뛰어갔다. 택시를 타고 기점 정류장으로 향하는 시민도 있다. 이날 오전 6시 40분경 연수구 송도동 광역버스 기점 정류장에선 박모 씨(45)가 택시에서 내리더니 광역버스 탑승 대기 줄에 섰다. 그는 “집 앞에서도 버스를 탈 수 있지만 시간 맞춰 타려면 택시 기본요금을 들여서라도 이 정류장으로 와야 한다”고 말했다. 퇴근 시간엔 서울을 벗어나려는 인파가 중구 명동 광역버스 정류장 등에 몰려든다. 서울역에서 회차하는 일부 노선에서는 앞선 정류장에서 미리 탑승하는 ‘회차지 전 탑승’도 관행이 된 지 오래다. 지난달 24일 서울에서 화성시 동탄으로 가려던 경수영 씨(32)는 회차지인 서울역보다 두 정거장 앞에서 빈자리를 기다렸지만, 만석 차량 11대를 보낸 끝에 4시간 만에야 버스에 오를 수 있었다.● “환승 거점 늘려 철도 연계해야”11일 국토교통부 대도시권광역교통위원회(대광위)가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달 서울과 경기의 광역버스 이용객 가운데 34.7%는 출근(오전 6∼9시)과 퇴근 시간대(오후 5∼10시)에 집중됐다. 특히 경기 용인시와 서울 광진구 강변역을 오가는 5600번 버스는 지난달 평일 출퇴근 시간엔 10대 중 7대꼴로 빈자리가 1개도 없는 채로 운행됐다. 이는 근본적으로 인천과 경기 지역 신도시에서 서울로 출퇴근하는 회사원이 많은데 광역버스의 대안 교통수단이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각 지방자치단체는 출퇴근 시간대에만 차를 늘리기도 쉽지 않다고 한다. 화성시 대중교통 담당 직원은 “서울시는 버스 전용 차로 포화, 대광위는 예산이 한정된 탓에 모든 증차 요청이 반영되진 않고 있다”고 했다. 대광위 측은 “최근 3년간 서울과 경기를 오가는 정규 차량을 370대 늘리고 출퇴근 시간대 전세 버스도 110회를 늘렸다”며 “이용객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고준호 한양대 도시대학원 교수는 “정부가 적자를 감수하고라도 출퇴근 시간대 증차에 나서야 한다”며 “궁극적으로는 서울 외곽 지역의 환승 거점을 확충해 광역버스와 철도 등 다른 교통수단이 편리하게 연계되도록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화성=이다겸 기자 gyeom@donga.com인천=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

6일 원-달러 환율이 1560원을 넘어서는 등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17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하면서 시민들의 생활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 해외 직접 구매는 증가세가 크게 둔화했고, 2030세대 청년 사이에서는 해외여행이나 유학을 포기하거나 고민하는 경우도 늘고 있다. 공공기관 중에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한 해외 프로그램을 중단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청년층에서는 “고환율 상황이 장기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해외 직구 줄이고 여행 자제8일 국가데이터처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온라인 해외 직구액은 1조9789억 원으로 전년 같은 분기 대비 1.2%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2분기(4∼6월)와 3분기(7∼9월) 증가율은 각각 5.6%, 9.2%를 기록하는 등 성장세였지만 환율이 본격적으로 오른 지난해 말부터 크게 둔화한 것이다. 한국은행이 5일 발표한 ‘카드 해외 사용 실적’에서도 올해 1분기 국내 거주자의 온라인쇼핑 직접 구매액은 13억5000만 달러(약 2조 원)로 직전 분기보다 13.1% 줄었다. 실제로 해외직구 주 소비층이었던 2030세대에서는 해외직구를 자제하는 움직임이 포착된다. 이날 회사원 홍준호 씨(31)는 최근 해외 직구 사이트를 통해 국내에서 구하기 힘든 한정판 나이키 운동화를 구매하려다 포기했다. 그는 “같은 제품을 사더라도 환율 때문에 예전보다 2만∼3만 원가량 더 내야 하는 데다 배송비까지 붙어 부담이 크다”고 말했다.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는 고환율로 부담이 커져 애니메이션 굿즈, 농구화 등 해외 직구를 줄이겠다는 게시물이 계속 게시되고 있다.직구 관련 업체들 역시 고사 직전이라고 호소한다. 2013년부터 낮은 직구 수수료로 이름을 알린 미국 배송 대행업체 ‘투패스츠’는 이날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최근 당사 운영상 어려움과 심각한 자금 문제로 인해 다수 고객의 주문이 정상적으로 출고되지 못했다”고 밝혔다. 또 다른 업체 ‘뉴욕걸즈’도 환율 변동과 항공 운임·물류비 상승 등의 영향으로 운영 부담이 커졌다며 지난달 20일 홈페이지를 통해 이달 1일부터 유류할증료를 일시 부과하고 일부 배송비를 인상한다고 공지했다. 고유가로 인한 항공료 상승과 겹쳐 해외여행을 피하는 기류도 강하다. 김혜연 씨(30)는 “2년 전 7박 8일로 필리핀 보홀에 다녀왔을 때 130만 원 정도가 들었는데, 올해는 1인당 40만∼50만 원 이상은 더 들 것 같아 강원 동해로 목적지를 틀었다”고 했다. 회사원 이모 씨(28)도 여름휴가지로 해외를 포기하고 제주도를 고민 중이다.● 유학 포기, 공기업도 프로그램 축소대학생 중에는 해외 유학을 포기하는 경우가 적지 않았다. 호텔 경영을 꿈꾸는 정모 씨(20)는 올해 하반기(7∼12월) 스위스의 한 호텔경영대학에서 운영하는 한 학기짜리 유학 프로그램을 신청하려다 포기했다. 지난해 10월까지만 해도 1760원대였던 원-스위스프랑 환율이 최근 1900원을 넘으면서 해외 체류비 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다. 정 씨는 “예상 지출이 뛰면서 계획을 미뤘다”고 말했다. 해외 대학에서 졸업을 앞둔 김모 씨(24)도 비슷한 고민에 빠졌다. 그는 분자생명공학이 유명한 벨기에의 한 대학원으로 진학하려 했지만, 높아진 환율 탓에 계산기를 다시 두들기고 있다. 김 씨는 “환율 때문에 연간 유학비가 최소 700만 원은 더 들 것 같아 유학을 포기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국 동부 지역 대학으로 유학하려던 이모 씨(27)도 “기존에 잡은 예산으로는 현지 학비와 체류비를 감당할 수 없을 것 같다”며 한숨을 쉬었다. 또 KOTRA는 대학생 대상 ‘해외무역관 현장 실습제도’를 2학기에는 운영하지 않는다. 지원 대상인 충청권의 한 대학 관계자는 “무역 현장을 직접 체험할 수 있어 대학생 사이에서 인기 있는데, 고환율로 인한 지원 비용 부담 때문에 운영하지 않는다고 안내 받았다”고 말했다.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김다연 기자 damong@donga.com}

6·3 지방선거 다음 날인 4일 오전 11시경 서울 중구 약수역 사거리에서는 중구 도시디자인과 직원들이 선거 현수막을 떼어내는 작업으로 분주했다. 현수막을 고정한 노끈을 잘라내고 각목으로 둘둘 말아 모으자 1t 트럭 적재함이 금세 가득 찼다. 이들이 제거해야 할 관내 현수막은 620여 개로 각목까지 포함하면 2t에 육박하는 무게다. 이날 작업 현장에 투입된 한 직원은 “지방선거는 출마자가 많아 현수막을 떼어내는 데만 꼬박 이틀이 걸린다”고 말했다. 지방선거가 끝나자 전국 폐기물 처리장에는 쓸모를 잃은 선거 현수막이 몰려들고 있다. 공직선거법상 선거 현수막은 선거가 끝난 뒤 정당과 후보자 등 설치한 주체가 철거해야 한다. 하지만 구체적인 시한이 정해져 있지 않아 며칠씩 방치되다가 지방자치단체가 대신 철거해 폐기하는 게 보통이다. 선거 현수막은 일회성 쓰레기이자 환경 오염의 주범으로 지적받아 왔다. 폴리염화비닐(PVC)이나 폴리프로필렌(PP) 같은 합성수지로 만든 탓에 잘 썩지 않고, 소각하면 다량의 온실가스가 발생하기 때문이다. 미국 환경보호청(EPA) 등에 따르면 1t을 소각할 때마다 발생하는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는 PVC의 경우 1.4t이며, PP에선 3.1t이 나온다. 전국 단위 선거 때마다 소각되는 현수막이 보통 400t이 넘는 점을 고려하면, 매번 최소 600t의 온실가스가 배출되는 셈이다. 그나마 최근 들어 폐현수막을 자원으로 다시 쓰려는 노력 덕분에 재활용률은 점차 높아지고 있다. 7일 기후에너지환경부에 따르면 지난해 21대 대통령선거 당시 발생한 폐현수막 1062t 중 610t(57.4%)이 재활용됐다. 2024년 22대 총선(29.2%)이나 2022년 8회 지방선거(24.8%)에 비해 개선된 수치다. 일부 지자체는 선거 전부터 현수막을 재활용할 채비를 해뒀다. 서울 송파구는 수거될 300여 개의 폐현수막 중 80%를 재활용할 계획이다. 5일 송파구 직원 5명은 지하철 5호선 개롱역 교차로 일대에서 수거한 현수막을 오금동의 한 재활용 창고로 실어 날랐다. 창고 직원 이경숙 씨(66)는 “그냥 버려질 수도 있는 폐현수막을 실생활에 도움이 되는 제품으로 되살리는 게 뿌듯하다”고 말했다. 현수막 1장은 가방 5개나 앞치마 2개로 변신해 관내 유치원과 복지관 등으로 전달된다. 합성수지 대신 친환경·재활용 소재를 활용한 현수막의 사용을 유도하자는 제언도 나온다. 프랑스는 후보가 발송하는 선거 홍보물 등에 재활용 섬유를 50% 이상 함유한 종이 등을 사용했을 때만 비용을 보전해 주고 있다. 소순창 건국대 공공인재학부 교수는 “선거 공보물에 대한 ‘탄소 중립 가이드라인’을 제공하고, 일정 비율 이상의 친환경 소재를 활용할 시 인센티브를 주는 제도 등을 고려해 볼 수 있다”고 말했다.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김다인 기자 daout@donga.com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

유명 인플루언서 양정원 씨(37)의 사기 사건을 무마한 의혹을 받는 서울 강남경찰서 수사팀장이 양 씨의 남편 이모 씨(45)로부터 룸살롱 접대를 받고 이틀 뒤 “신속히 무혐의 종결하라고 했다”고 회신한 것으로 확인됐다.5일 이 씨의 뇌물 공여 혐의 등 공소장에 따르면 그는 지난해 2월 20일 강남구의 한 유흥주점에서 당시 강남서 수사팀장이던 송모 경감을 만나 51만 원어치 향응을 제공했다. 당시 양 씨는 필라테스 학원 프랜차이즈 가맹점주들로부터 사기 등 혐의로 고소당해 수사를 받고 있었다. 접대 이틀 후인 2월 22일 송 경감은 이 씨에게 전화해 “○○○(양 씨 담당 수사관) 불러서 신속히 무혐의 종결하라고 얘기했어”라고 한 것으로 조사됐다.검찰에 따르면 이 씨는 지난해 7월 2일에도 송 경감에게 55만 원 상당의 유흥주점 접대를 했다. 같은 달 22일엔 명품 스카프 등 총 100만 원어치의 선물을 건넸다. 공소장에는 송 경감이 이튿날 이 씨에게 “결과로 말해줄게”라며 “자네 부인은 잘 끝날 거야”라고 말했다는 내용도 담겼다. 송 경감은 올 4월 20일 뇌물 수수 등 혐의로 구속영장이 청구됐지만 법원은 대가성 등에 다툼이 있다며 기각했다.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

“왜 여기 있어 아들아… 내 새끼….” 3일 오전 7시 45분경 대전 유성구 유성선병원 안치실 앞.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로 숨진 30대 근로자의 어머니는 차마 안치실로 들어가지 못한 채 오열했다. 딸은 “못 들어가서 미안하다”며 흐느끼는 어머니를 부축했다. 모녀를 대신해 안치실에 들어갔다 온 가족들은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한참을 통곡했다. 이날 오전 사고 희생자 5명의 신원 확인이 끝나면서 유가족들에게 시신이 인도됐다. 사고 발생 이틀 만이다. 충남대병원에 안치됐던 시신 2구가 유성선병원으로 옮겨지면서 희생자 시신 5구가 모두 한곳에 모였다. 폭발 사고로 숨진 직원 5명은 50대 직원 2명과 30대 직원 1명, 20대 직원 2명이다. 이 가운데 20대 희생자들은 입사한 지 100일도 채 되지 않은 계약직 직원들이다. 장례식장은 유족들의 흐느낌과 울음소리로 침통한 분위기였다. 20대 아들의 시신을 확인하고 나온 아버지는 “내가 사지로 몰아넣었어, 얼마나 뜨거웠을까”라면서 오열했다. 사고로 희생된 아들과 같은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전해진 그는 “미안하다”며 “내가 아무것도 못 해줬다”고 말한 뒤 쓰러질 듯 휘청이며 자리를 떠났다. 다른 유가족들도 안치실에서 처음으로 희생자들의 시신을 마주하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폭파와 화재로 인해 시신 훼손이 컸던 탓에 이날 대전경찰청 과학수사대는 추가로 수습된 유해 일부를 유가족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 이날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병원을 찾아 유가족들과 약 15분간 면담했다. 일부 유족은 손 대표 등 회사 관계자들에게 “직원들이 뭘 아느냐. 당신들이 지옥불로 집어넣은 것 아니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앞서 한화 측은 전날 브리핑에서 “타성과 관성에 젖어 기존 작업 방식을 바꾸지 못하고 수십 년 된 관행을 따라온 것이 실패 원인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손 대표는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최대한 사고 수습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희생자 5명의 빈소는 모두 유성선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장례가 치러질지 아직 유족과 협의 중이라 확정된 게 없다”고 전했다. 희생자 합동분향소는 유족들과 회사·대전시 간 협의를 통해 대전 유성구청 1층 로비에 설치하기로 했다. 유성구는 4일까지 합동분향소 설치를 마친 뒤 5일 오전 9시부터 운영할 예정이다.대전=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

“왜 여기 있어 아들아…내 새끼….”3일 오전 7시 45분경 대전 유성구 선병원 안치실 앞. 대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로 숨진 30대 근로자의 어머니는 차마 안치실로 들어가지 못한 채 오열했다. 딸은 “못 들어가서 미안하다”고 흐느끼는 어머니를 부축했다. 모녀를 대신해 안치실에 들어갔다 온 가족들은 서로를 부둥켜안으며 한참을 통곡했다.이날 오전 사고 희생자 5명의 신원 확인이 끝나면서 유가족들에게 시신이 인도됐다. 사고 발생 이틀 만이다. 충남대병원에 안치됐던 시신 2구가 선병원으로 옮겨지면서 희생자 시신 5구가 모두 한곳에 모였다. 폭발 사고로 숨진 직원 5명은 50대 직원 2명과 30대 직원 1명, 20대 직원 2명이다. 이 가운데 20대 희생자들은 입사한 지 100일도 채 되지 않은 계약직 직원들이다.장례식장은 유족들의 흐느낌과 울음소리로 침통한 분위기였다. 20대 아들의 시신을 확인하고 나온 아버지는 “내가 사지로 몰아넣었어, 얼마나 뜨거웠을까”라면서 오열했다. 사고로 희생된 아들과 같은 사업장에서 근무하는 것으로 전해진 그는 “미안하다”며 “내가 아무것도 못 해줬다”고 말한 뒤 쓰러질 듯 휘청이며 자리를 떠났다. 다른 유가족들도 안치실에서 처음으로 희생자들의 시신을 마주하고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폭파와 화재로 인해 시신 훼손이 컸던 탓에 이날 대전경찰청 과학수사대는 추가로 수습된 유해 일부를 유가족들에게 전달하기도 했다.이날 손재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표이사는 병원을 찾아 유가족들과 약 15분간 면담했다. 일부 유족은 손 대표 등 회사 관계자들에게 “직원들이 뭘 아느냐. 당신들이 지옥불로 집어넣은 것 아니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앞서 한화 측은 전날 브리핑에서 “타성과 관성에 젖어 기존 작업 방식을 바꾸지 못하고 수십 년 된 관행을 따라온 것이 실패 원인 아니었나 생각한다”고 밝힌 바 있다. 손 대표는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죄송하다”고 사과한 뒤 “최대한 사고 수습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희생자 5명의 빈소는 모두 선병원에 마련될 예정이다. 다만 한화에어로스페이스 관계자는 “언제, 어떤 방식으로 장례가 치러질지 아직 유족과 협의 중이라 확정된 게 없다”고 전했다.아직 빈소가 차려지지 않았지만 이날 저녁 사고 희생자의 지인들은 시신이 안치된 병원을 찾아 애도의 뜻을 표했다. 사고로 숨진 20대 근로자의 ‘11년 지기 친구’라고 밝힌 24세 남성은 “친구를 잘 보내주고 싶어 소식을 듣자마자 인천에서 바로 내려왔다”고 말했다. 그는 희생자에 대해 “중학교 때 학생회장을 할 정도로 리더십이 있었고 다정하고 섬세한 친구였다”며 “군 복무를 마친 뒤 대학에 복학했고 최근까지 아르바이트를 하며 정말 열심히 살았다”고 회상했다. 남성은 안치실을 향해 약 2분간 묵념한 뒤 병원을 떠났다.희생자 합동분향소는 유족들과 회사·대전시 간 협의를 통해 대전 유성구청 1층 로비에 설치하기로 했다. 유성구는 4일까지 합동분향소 설치를 마친 뒤 5일 오전 9시부터 운영할 예정이다.대전=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

1일 발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로 숨진 5명 중 2명은 입사한 지 채 100일도 되지 않은 20대 계약직인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이 중 한 명은 아버지가 같은 대전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가재웅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장은 2일 브리핑에서 “(숨진) 20대 2명은 올해 2월 26일 입사한 직원들이었다”며 “50대 사망자 2명은 20년 이상 화약을 취급한 분들이었다”고 설명했다. 사고 당시 56동 세척공실에서는 당일 휴무자 1명을 제외한 7명이 근무하고 있었고, 이 중 자력으로 탈출한 2명을 제외한 5명이 숨졌다. 또 50대 사망자 1명은 아들이 대전사업장에서 근무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행정안전부 관계자는 “대전사업장에 아버지와 아들이 함께 일하는 부자(父子) 동시 근무 가정이 두 집이 있었는데 한 집에선 아버지가, 다른 가정에서는 아들이 이번 사고로 안타깝게 세상을 떠났다”고 전했다. 부상자 2명 중 전신화상을 입은 20대 중상자는 대전의 한 화상 전문병원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고 있으며, 생명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상을 입은 부상자는 이날 퇴원했다. 한편 희생자 신원 확인은 3일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경찰은 희생자와 유가족 유전자(DNA) 검사를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의뢰했지만, 일부 희생자의 경우 이날 오후 7시 40분경 추가 DNA 채취가 이뤄지기도 했다.대전=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

1일 오전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경찰은 전담 수사팀을 꾸려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 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오전 10시 59분경 발생했다. 로켓의 고체연료인 ‘추진제’ 제작에 쓰인 공구와 설비를 세척하는 작업을 진행하던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고, 신고를 접수한 소방 당국은 오전 11시 17분경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인력 100여 명과 장비 30여 대를 투입했다. 불은 화재 발생 약 50분 만에 초진됐고, 오후 1시 7분경 완전히 진화됐다. 이날 사고로 지상 1층, 243m² 규모의 건물이 전소됐다. 진화 이후 세척공실 인근에서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 당국은 “(피해자 5명이) 같은 공간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부상자 2명은 희생자들과 같은 공간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폭발 뒤 자력으로 대피했다. 부상자 중 1명은 전신 화상 등 중상을 입었고, 다른 1명은 목 부위 화상 등 경상을 입었다. 사망자는 50대 2명, 30대 1명, 20대 2명으로 이 중 20대 2명은 계약직 근로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은 시신에서 DNA를 채취해 정확한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 사고가 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은 국내 로켓·유도무기 추진체를 개발·생산하는 핵심 방산시설이다. 대지 면적은 약 35만 m²로 국가보안시설로 지정돼 건물 배치 등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 경찰은 2일 오전 10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등과 합동 정밀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은 앞서 2018년과 2019년에도 폭발 사고가 발생해 총 8명이 숨졌다. 이날 사고와 관련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업무에 최선을 다하던 직원들이 숨지고 다쳤다는 소식에 애통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며 “깊은 애도와 함께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 사고 수습을 위해 그룹 차원의 특별대응TF(팀장 여승주 부회장)를 구성하도록 했다. 이재명 대통령은 사고 발생 직후 “인명 구조와 사고 수습에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대처하라”며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추후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대전=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로 숨진 근로자 5명의 시신은 대전 지역 병원 두 곳에 안치됐다. 일부 유가족들은 병원으로 달려왔지만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탓에 발만 동동 구르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경찰과 회사 측에 따르면 사고로 숨진 근로자들은 50대 2명, 30대 1명, 20대 2명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3명은 정규직이고, 20대 2명은 입사 2년이 채 되지 않은 계약직 근로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오후 대전 유성구 선병원에는 사망자 5명 가운데 3명의 시신이 안치됐다. 하지만 장례식장 빈소 현황판에서는 고인들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당직실 칠판에는 ‘1번’, ‘2번’, ‘3번’ 등 번호만 적혀 있었다. 장례식장 관계자는 “사망자 신원이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아 안치 순서에 따라 임시로 번호를 붙인 상태”라고 설명했다. 병원을 찾은 가족과 직장 동료들은 안치실 앞을 지키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망한 근로자의 외삼촌이라고 밝힌 한 중년 남성은 “경황이 없어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며 안치실 앞 의자에 앉아 고개를 떨군 채 연신 눈가를 훔쳤다. 일터에 나간 가족이 연락이 닿지 않자 황급히 병원으로 달려온 유가족들은 “우리도 아직 아무것도 모른다”고 했다. 동료 근로자들 역시 작업복과 작업화를 그대로 착용한 채 안치실 앞을 지켰다. 사망자 2명이 안치된 충남대병원 장례식장 분위기도 비슷했다. 장례식장을 찾은 한 남성은 “아직 시신이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이곳에 있다고 해서 찾아왔다”고 말했다. 신원 확인이 이뤄지지 못한 건 폭발 충격과 이어진 화재로 시신 훼손 상태가 심하기 때문이다. 유승식 대전경찰청 과학수사계장은 “사망자 유전자(DNA)는 모두 채취했지만 아직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없다”며 “유가족 DNA 대조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을 통해 빠르면 2일 신원 확인을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 2018년, 2019년에 이어 세 번째 일어난 사고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동조합은 “사고를 채 잊기도 전에 또 다른 사고가 발생함에 비통함을 감출 수 없다”고 했다. 허록 노조위원장은 “비슷한 장소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결국 죽음을 방치하고 용인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이번 사고는 결코 우연한 불운이 아니다”라며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는 즉시 정부와 수사 당국은 성역 없는 철저한 진상 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했다.대전=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대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1일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 폭발 사고로 숨진 근로자 5명의 시신은 대전 지역 병원 두 곳에 안치됐다. 일부 유가족들은 병원으로 달려왔지만 아직 신원이 확인되지 않은 탓에 발만 동동 구르며 안타까움을 토로했다.경찰과 회사 측에 따르면 사고로 숨진 근로자들은 50대 2명, 30대 1명, 20대 2명으로 파악됐다. 이 가운데 3명은 정규직이고, 20대 2명은 입사 2년이 채 되지 않은 계약직 근로자인 것으로 전해졌다.이날 오후 대전 유성구 선병원에는 사망자 5명 가운데 3명의 시신이 안치됐다. 하지만 장례식장 빈소 현황판에서는 고인들의 이름을 찾을 수 없었다. 당직실 칠판에는 ‘1번’, ‘2번’, ‘3번’ 등 번호만 적혀 있었다. 장례식장 관계자는 “사망자 신원이 아직 정확히 확인되지 않아 안치 순서에 따라 임시로 번호를 붙인 상태”라고 설명했다.병원을 찾은 가족과 직장 동료들은 안치실 앞을 지키며 침통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사망한 근로자의 외삼촌이라고 밝힌 한 중년 남성은 “경황이 없어 아무 말도 할 수 없다”며 안치실 앞 의자에 앉아 고개를 떨군 채 연신 눈가를 훔쳤다.일터에 나간 가족이 연락이 닿지 않자 황급히 병원으로 달려온 유가족들은 “우리도 아직 아무 것도 모른다”고 했다. 동료 근로자들 역시 작업복과 작업화를 그대로 착용한 채 안치실 앞을 지켰다.사망자 2명이 안치된 충남대병원 장례식장 분위기도 비슷했다. 장례식장을 찾은 한 남성은 “아직 시신이 누구인지 확인되지 않았지만 같이 일하던 동료들이 이곳에 있다고 해서 찾아왔다”고 말했다.신원 확인이 이뤄지지 못한 건 폭발 충격과 이어진 화재로 시신 훼손 상태가 심하기 때문이다. 유승식 대전경찰청 과학수사계장은 “사망자 유전자(DNA)는 모두 채취했지만 아직 신원이 확인된 사람은 없다”며 “유가족 DNA 대조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감식을 통해 빠르면 2일 신원 확인을 마칠 예정”이라고 밝혔다.2018년, 2019년에 이어 세 번째 일어난 사고에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노동조합은 “사고를 채 잊기도 전에 또 다른 사고가 발생함에 비통함 감출 수 없다”고 했다. 허록 노조위원장은 “비슷한 장소와 방식의 사고가 반복되는 것은 결국 죽음을 방치하고 용인한 것”이라고 성토했다. 대전시민사회단체연대회의도 “이번 사고는 결코 우연한 불운이 아니다”라며 “사고 수습이 마무리되는 즉시 정부와 수사 당국은 성역 없는 철저한 진상조사에 착수해야 한다“고 했다. 대전=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대전=이정훈 기자 jh89@donga.com}

1일 오전 대전 유성구 외삼동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에서 폭발 사고가 발생해 근로자 5명이 숨지고 2명이 다쳤다. 경찰은 전담 수사팀을 꾸려 정확한 사고 원인 등을 조사하고 있다.경찰과 소방 당국에 따르면 사고는 이날 오전 10시 59분경 발생했다. 로켓의 고체연료인 ‘추진제’ 제작에 쓰인 공구와 설비를 세척하는 작업을 진행하던 중 원인을 알 수 없는 폭발이 일어났다. 폭발과 함께 화재가 발생했고, 신고를 접수한 소방 당국은 오전 11시 17분경 대응 1단계를 발령하고 인력 100여 명과 장비 30여 대를 투입했다. 불은 화재 발생 약 50분 만에 초진됐고, 오후 1시 7분경 완전히 진화됐다. 이날 사고로 지상 1층, 243m² 규모의 건물이 전소됐다.진화 이후 세척공실 인근에서 5명이 숨진 채 발견됐다. 소방 당국은 “(피해자 5명이) 같은 공간에서 발견됐다”고 밝혔다. 부상자 2명은 희생자들과 같은 공간에서 일하고 있었지만 폭발 뒤 자력으로 대피했다. 부상자 중 1명은 전신 화상 등 중상을 입었고, 다른 1명은 목 부위 화상 등 경상을 입었다. 사망자는 50대 2명, 30대 1명, 20대 2명으로 이 중 20대 2명은 계약직 근로자인 것으로 파악됐다. 근로자들은 방염복을 착용하고 있었지만 폭발과 이어진 화재로 시신 훼손 상태가 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시신에서 DNA를 채취해 정확한 신원 확인 작업을 진행 중이다.사고가 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은 국내 로켓·유도무기 추진체를 개발·생산하는 핵심 방산시설이다. 대지 면적은 약 35만 m²로 국가보안시설로 지정돼 건물 배치 등은 외부에 공개되지 않고 있다.경찰은 2일 오전 10시부터 국립과학수사연구원, 고용노동부 등과 합동 정밀감식을 벌일 예정이다. 이번 사고가 발생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대전사업장은 앞서 2018년과 2019년에도 폭발 사고가 발생해 총 8명이 숨졌다.이날 사고와 관련해 한화그룹 김승연 회장은 입장문을 통해 “업무에 최선을 다하던 직원들이 숨지고 다쳤다는 소식에 애통한 심정을 가눌 길이 없다”며 “깊은 애도와 함께 유가족에게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고 밝혔다. 김 회장은 또 사고 수습을 위해 그룹 차원의 특별대응TF(팀장 여승주 부회장)를 구성하도록 했다.이재명 대통령은 사고 발생 직후 “인명 구조와 사고 수습에 가용한 자원을 총동원해 대처하라”라며 “사고 원인을 철저히 조사하고 추후 재발 방지 대책도 마련하라”고 지시했다. 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대전=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생성형 인공지능(AI) 기술이 확산되면서 10대들의 딥페이크 성범죄도 빠르게 늘고 있다. 동의 없이 타인의 사진을 이용해 성착취물을 만들고 이를 온라인에서 공유하는 사례가 이어지고 있는 것. 전문가들은 플랫폼 규제 강화와 함께 교육 현장에서 딥페이크 관련 교육을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 10대 딥페이크 피의자 829명, 2년 새 9배로 증가31일 경기 화성시의 한 중학교에 따르면 지난해 6월 이 학교에서 학생들이 동급생의 딥페이크 나체 사진을 만들어 달라고 의뢰하고 합성물을 제작했다는 논란이 일어 학교가 진상 파악에 나섰다.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 회의록에 따르면 가해 학생들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같은 학교 한 여학생의 얼굴이 나온 사진을 AI를 이용해 다른 나체 사진에 합성한 뒤 서로 돌려봤다. 피해 학생 측 가족의 신고로 수사에 나선 경기남부경찰청은 가해 학생 2명에게 성폭력처벌법 위반 혐의를 적용해 지난달 18일 각각 소년재판부와 검찰에 송치했다. 이처럼 10대 AI 딥페이크 성범죄 피의자는 관련 통계 집계 이후 계속 증가하고 있다. 경찰청에 따르면 지난해 성폭력처벌법상 허위 영상물 등의 편집 및 반포 혐의로 입건된 딥페이크 성범죄 피의자 중 10대는 829명이었다. 2023년 91명, 2024년 548명이었던 것에 비해 2년 새 크게 늘어난 것. 10대 딥페이크 피해자도 함께 늘고 있다. 국민의힘 박충권 의원실이 성평등가족부로부터 받은 자료에 따르면 2024년부터 올해 4월까지 디지털성범죄피해자지원센터에 접수된 10대 딥페이크 성폭력 피해자는 총 1057명이었다. 이런 양상에 대해 한국여성인권진흥원은 ‘2025 디지털성범죄 피해자 지원 보고서’에서 “디지털 기술 접근성과 활용 능력이 높은 세대를 중심으로 학교 커뮤니티 등에서 범죄가 다수 발생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올해 발생한 피해자 수를 보면 1∼2월에는 29명이었지만 개학 이후인 3∼4월에는 85명으로 늘었다.● 딥페이크 제작 사이트, 온라인에 활개문제는 10대들이 온라인에 공개된 성인용 딥페이크 제작 페이지에 마음만 먹으면 제한 없이 접근할 수 있다는 점이다. 실제로 X(옛 트위터) 등에서 나체 사진 제작 AI 링크를 의미하는 키워드를 검색하자 다수의 딥페이크 사이트가 노출됐다. 한 사이트의 경우 별다른 성인 인증 없이 텔레그램을 통해 회원으로 가입할 수 있고, 사진 1장에 약 1200원을 내면 합성물을 만들 수 있었다. 온라인에는 이런 웹사이트를 이용하는 방법을 제한 없이 공유하고 있었다. 접속이 차단된 사이트에 접속하는 방법을 안내하거나 “19금 검열이 없다” 등 특정 서비스를 추천하는 글도 있었다. 성인용 딥페이크 제작 사이트 목록과 리뷰를 모아둔 웹사이트도 있었다. 애플리케이션 장터에서도 비슷한 앱이 여럿 검색됐다. 구글 플레이스토어에서 AI 딥페이크 제작 앱 12개를 다운로드해 확인해보니 제작 가능한 예시로 나체 또는 성행위 영상물이 제시돼 있었다. 이 앱들은 ‘반려 동물 영상화’ 등을 기능으로 내세웠지만 실제론 첫 화면부터 낯 뜨거운 이미지가 노출됐다. 이 가운데 6개는 이용 가능 연령이 ‘3세 이상’이었다. 전문가들은 청소년들에 대한 교육과 플랫폼 규제 강화가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진단했다. 양정호 성균관대 교육학과 교수는 “학생·학부모를 대상으로 하는 AI 활용 윤리 관련 교육을 새 학기에 집중 배치하고 의무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종인 고려대 정보보호대학원 명예교수는 “딥페이크 성범죄가 적발될 경우 강력한 민형사 책임을 묻게 된다는 점을 학생들이 알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플랫폼 사업자들에 대한 책임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이성엽 고려대 기술경영전문대학원 교수는 “플랫폼 사업자들이 단순 유통 중개를 넘어 검색 차단과 미성년자 접근 제한 등의 조치를 적극적으로 하도록 법적 의무를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

경찰과 노동 당국이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와 관련해 서울시와 시공사 등을 압수수색했다. 29일 오전 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서울 중구에 있는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와 철거 시공사인 흥화 사무실, 서대문구 현장사무실, 감리업체인 수성엔지니어링 등 7곳을 압수수색했다. 26일 사고로 숨진 현장소장 이모 씨(58)가 근무했던 흥화 토목부의 PC와 흥화 임원실도 수색 대상에 포함됐다. 압수수색 영장에는 업무상 과실치사상과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철거 공사를 발주한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는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이다. 다만 서울청 광역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서울시의 책임 유무에 대해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발주기관으로서 자료 제출 등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객관적인 사실관계와 사고 원인이 명확히 규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국가철도공단 등이 참여한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이날 붕괴 이후 중단됐던 철거 공사를 마치고 사고로 운행이 중단된 철도 노선에 대해서도 복구 작업에 나섰다. 중수본은 이날 오전 4시 45분경 붕괴 현장의 가장 큰 위험 요소로 꼽혔던 구간의 교량 거더(받침보) 16개의 철거를 완료했다. 상부에 남은 구조물 철거도 완료됐다. 서울시는 “잔여 상판 구조물에 대한 철거는 29일 오후 3시 40분에 고용노동부로부터 작업계획서를 조건부 승인 받았으며 오후 9시 40분에 철거 공사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26일 오후 2시 31분경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약 79시간 만이다. 이어 국가철도공단과 한국철도공사는 선로 복구 작업을 진행해 30일 오전 경의선 첫차부터 운행을 재개한다는 계획이다.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

경찰과 노동 당국이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붕괴 사고와 관련해 서울시와 시공사 등을 압수수색했다.29일 오전 서울경찰청 광역범죄수사대는 서울 중구에 있는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와 철거 시공사인 흥화 사무실, 서대문구 현장사무실, 감리업체인 수성엔지니어링 등 7곳을 압수수색했다. 26일 사고로 숨진 현장소장 이모 씨(58)가 근무했던 흥화 토목부의 PC와 흥화 임원실도 수색 대상에 포함됐다.압수수색 영장에는 업무상 과실치사상과 중대재해처벌법, 산업안전보건법 위반 혐의가 적시된 것으로 알려졌다. 철거 공사를 발주한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는 피의자가 아닌 참고인 신분이다. 다만 서울청 광역범죄수사대 관계자는 “서울시의 책임 유무에 대해선 가능성을 열어두고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서울시는 이날 입장문을 내고 “발주기관으로서 자료 제출 등 수사에 적극 협조하고 있다”며 “객관적인 사실관계와 사고 원인이 명확히 규명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한편 국토교통부와 서울시, 국가철도공단 등이 참여한 중앙사고수습본부(중수본)는 이날 붕괴 이후 중단됐던 철거 공사를 마치고 사고로 중단된 철도 노선에 대해서도 복구 작업에 나섰다. 중수본은 이날 오전 4시 45분경 붕괴 현장의 가장 큰 위험 요소로 꼽혔던 구간의 교량 거더(받침보) 16개의 철거를 완료했다.상부에 남은 구조물 철거도 완료됐다. 서울시는 “잔여 상판 구조물에 대한 철거는 29일 오후 3시 40분에 고용노동부로부터 작업계획서를 조건부 승인 받았으며 오후 9시 40분에 철거 공사가 마무리됐다”고 밝혔다. 26일 오후 2시 31분 경 붕괴 사고가 발생한 지 약 79시간 만이다. 이어 국가철도공단과 한국철도공사는 선로 복구 작업을 진행해 30일 오전 경의선 첫차부터 운행을 재개한다는 계획이다. 정서영 기자 cero@donga.com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임유나 기자 imyou@donga.com}

29일부터 이틀간 진행되는 6·3 지방선거 사전투표 첫날, 일부 유권자들은 아침 출근길과 운동 시간 등 자투리 시간을 활용해 이른 시간부터 사전투표소를 찾았다. 30대부터 60대까지 사전투표를 마친 다양한 나이의 유권자들은 이번 주말과 본투표일 자신만의 휴가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한편 선거 유세 직원들은 아침 일찍부터 투표 당일 공직선거법상 허용되는 ‘유세 명당’에 자리 잡기 위해 분주히 움직이는 모습을 보였다.오전 5시 50분, 서울 중구에 사는 김종호 씨(40)는 사전투표가 시작되기 10분 전부터 중구 광희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 앞 대기 의자에 앉아 있었다. 김 씨는 “용산구에서 일하지만 출근하면서 투표를 일찍 마치기 위해 왔다”면서 “토요일과 본투표일에는 6, 7세 조카들과 키즈카페를 가거나 부모님을 모시고 인근에서 식사하려 한다”고 말했다.투표 시작 15분 만에 사전투표소를 방문한 정지호 씨(36)는 “7시 30분까지 출근해야 해서 일찌감치 나와 투표를 마쳤다”고 밝혔다. 정 씨는 “중구에 살면서 쪽방촌의 독거노인같이 폐쇄적 삶을 살아가는 어르신을 많이 봬 노인 정책에 관심이 많다”면서 “노인 일자리를 중시하는 후보에게 한 표를 던졌다”고 밝혔다. 경기 구리시에 거주하는 김모 씨(64)는 “투표를 일찍 마친 만큼 다른 투표 날에는 체육관에서 운동하며 시간을 보내려 한다”고 말했다.아침 운동 전후 사전투표소를 들른 사람도 여럿 보였다. 운동복 차림으로 사전투표소를 방문한 40세 여성 이모 씨는 “운동하러 가기 전에 잠깐 들러 투표를 마쳤다”고 밝히곤 곧바로 투표장을 나갔다. 이날 투표 시작 25분간 총 25명이 아침부터 광희동주민센터에서 사전투표를 마쳤는데, 다양한 연령대의 유권자들은 반바지 등 편한 복장부터 양복 같은 근무복 차림으로 투표소를 방문했다.한편 이날 아침 선거유세 직원들은 공직선거법상 사전투표 당일 선거운동 규정을 지키기 위해 ‘유세 명당’ 자리를 찾고자 분주히 움직였다. 공직선거법 166조는 사전투표와 본투표 당일 투표소 인근 100m 내에서 특정 정당과 후보자에 대한 선거유세 행위를 금지하기 때문이다.오전 6시 33분경 유세 복을 입고 있는 직원들은 광희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 안내 직원에 “100m 이내면 어디까지 있어도 되느냐”고 묻는 장면이 포착됐다. 투표소 직원의 안내를 받은 직원은 새로 합류한 직원 2명과 함께 오전 6시 40분경 중구 광희빌딩 앞으로 자리를 옮겼다. 직원이 서 있던 곳은 광희동주민센터 사전투표소로부터 약 80m 떨어져 있는 곳이었다. 이들은 20여 분 뒤 자발적으로 물러났다.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

철거 공사 현장에서 구조물이 무너져 3명이 숨진 서울 서대문구 미근동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와 관련해 서울시가 작성한 작업 지침서에는 ‘붕괴를 막기 위해 필요할 경우 지지대 등의 보강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명시돼 있는 것으로 27일 확인됐다. 그러나 사고 전 이런 시설이 설치돼 있지 않았다. 서울시가 지난해 3월 작성한 ‘서소문고가 개축(성능 개선) 실시설계 용역 공사시방서’의 안전대책 항목에는 ‘철거 구조물의 변형 침하 또는 붕괴를 막고 인접 시설물이 손상되지 않도록 필요시에는 철거 구조물에 버팀대 또는 지주 등 안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적혀 있다. 시방서는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라 작성돼 공사 현장에서 사용되는 일종의 작업 지침서로 시공사는 이에 따라 공사한다. 이 지침을 따르지 않은 이유에 대해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관계자는 “교량 받침에 거더(구조물을 지탱하는 설치물)가 양쪽에 잘 받쳐져 있기 때문에 별도의 가설 벤트(지지대) 등은 필요가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후 공사시방서에 따라 보강시설 설치 필요성 확인차 점검을 하던 중 사고가 났다는 것이다. 서울경찰청 광역수사대는 사고 당일인 26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 토목부로부터 안전관리계획서와 발주계약서 등 철거 공사 관련 서류를 임의 제출받았다. 또 27일 0시부터 오전 4시까지 국립과학수사연구원, 산업안전보건공단 등과 함께 사고 현장에 대한 정밀 감식을 진행했다. 경찰은 확보한 서류상의 절차가 실제 공사 현장에서 준수됐는지 확인할 방침이다.2.9cm 침하에도 받침대 보강 안해… 서울시측 “무너질줄 몰랐을것”[서소문 고가 철거중 붕괴] 전문가 “침하 당시 이미 균형 무너져”… 현장 안전진단때 보호장구도 안 갖춰붕괴 5분전 KTX-1분전 무궁화호 통과市, 안전 C등급 교량 25곳 긴급 점검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 원인과 관련해 27일 전문가들은 상판(슬래브) 절단 등의 작업으로 거더(받침보)의 균형이 무너져 갑작스럽게 붕괴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2.9cm의 침하가 발견된 시점에 지지대 같은 안전조치를 하거나 안전진단 시 추락 방지용 장구를 갖췄다면 사고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사고 원인 파악과 함께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단차 발견했을 때 임시 지지대 설치했어야” 산업안전보건법 38조에 따르면 사업주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나 구축물이 붕괴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 작업이 이뤄질 경우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서울시가 시공사 입찰 당시 작성한 ‘서소문고가 개축(성능개선) 실시설계 용역 공사시방서’ 자료에도 시공 관련 안전대책으로 ‘필요시에는 철거 구조물에 버팀대 또는 지주 등 안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돼 있다. 하지만 고가차도 해체 계획을 설계하면서는 가설 지지대를 설치하는 방안이 포함되지 않았다. 고가 구조상 거더가 잘 받쳐져 있어 임시 지지대가 필요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이 판단했다는 이유에서다. 임춘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27일 “철거 계획을 최초로 수립할 당시 설명으로 보면 거더의 안전 부분은 이상이 없었다고 파악했고 거더 자체가 무너질 것이라고는 현장에서 파악하기 어렵지 않았을까 추측한다”고 했다. 도시기반시설본부 관계자는 “경의선 철로가 지나가는 구간이라 지지대를 설치할 자리도 마땅치 않다”고도 했다. 문제는 이 같은 안전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사고 직전에도 고가차도 아래 철로를 지나는 열차가 운행됐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고가 일어나기 약 5분 전 42명이 탑승한 행신발 KTX, 약 1분 전에는 서울역으로 돌아가는 빈 무궁화호가 지나갔다”고 했다. 전문가들은 철거 계획상 안전했다고 하더라도 슬래브나 거더가 설치된 현재 시점의 상태에 따라 추가적인 안전조치가 이뤄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2.9cm의 침하가 발견된 상황을 이미 구조적 균형이 무너진 상태로 인지했어야 한다는 뜻이다. 조춘환 서울디지털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서소문 고가가 노후화된 점을 고려해 처음 해체 계획서에 지지대 설치를 반영하지 못했으면 단차가 발생한 직후라도 임시 지지대를 설치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전날 사고 당시 안전진단에서는 사상자들이 별도의 추락 방지 장치 없이 거더 하단에 설치된 비계에 올라가 침하 상태를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임 본부장은 “고가차도가 공중 비계로 가려져 있어 아래서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이날 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진단 C등급에 해당하는 서울 시내 교량 25곳에 대해 긴급 점검에 나섰다. A∼D급으로 나뉜 안전진단 등급 중에서 현재 서울 시내에 D등급 교량은 철거 중인 서소문 고가차도 외에는 없어 C등급 교량 조사에 나선 것. 또 서울시는 교량 이외에도 현재 서울시가 발주해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에 대해서도 일제히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사고로 서울역에서 신촌역 간 전차선이 단선돼 빚어진 전국 열차 운행 차질은 최소 29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 부검 끝나고 빈소 차려져 이번 사고로 사망한 시공업체 현장소장과 감리단장, 토목구조기술사에 대한 부검은 이날로 마무리되고 빈소가 차려졌다. 전남 나주에 가족을 둔 채 고가차도 철거 공사를 위해 홀로 서울로 상경했다가 참변을 당한 현장소장 이모 씨(58)의 빈소는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빈소가 마련된 이날은 이 씨의 생일이기도 했다. 경기 성남시 분당차병원 장례식장에는 60대 감리단장 안모 씨의 빈소가 마련됐다. 안 씨의 차남(33)은 “경제적으로 힘든 일이 있어 최근에 자주 연락을 드렸는데, 그것 때문에 아버지가 괜히 무리하게 일하다가 다친 것 같다”고 탄식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는 당시 외부 전문가로서 안전진단에 참여한 구조기술사 이모 씨의 빈소가 마련됐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김다인 기자 daout@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

서울 서대문구 서소문 고가차도 철거 현장에서 발생한 사고 원인과 관련해 27일 전문가들은 상판(슬래브) 절단 등의 작업으로 거더(받침보)의 균형이 무너져 갑작스럽게 붕괴가 일어났을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2.9cm의 침하가 발견된 시점에 지지대 같은 안전조치를 하거나 안전진단 시 추락 방지용 장구를 갖췄다면 사고 피해를 줄일 수 있었을 것이라는 진단도 나왔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사고 원인 파악과 함께 산업안전보건법,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에 대해서도 조사하고 있다.● “단차 발견했을 때 임시 지지대 설치했어야”산업안전보건법 38조에 따르면 사업주는 근로자가 추락할 위험이 있는 장소나 구축물이 붕괴할 우려가 있는 장소에서 작업이 이뤄질 경우 산업재해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조치를 해야 한다고 규정한다. 서울시가 시공사 입찰 당시 작성한 ‘서소문고가 개축(성능개선) 실시설계 용역 공사시방서’ 자료에도 시공 관련 안전대책으로 ‘필요시에는 철거 구조물에 버팀대 또는 지주 등 안전시설을 설치해야 한다’고 돼 있다.하지만 고가차도 해체 계획을 설계하면서는 가설 지지대를 설치하는 방안이 포함되지 않았다. 고가 구조상 거더가 잘 받쳐져 있어 임시 지지대가 필요하지 않다고 전문가들이 판단했다는 이유에서다. 임춘근 서울시 도시기반시설본부장은 27일 “철거 계획을 최초로 수립할 당시 설명으로 보면 거더의 안전 부분은 이상이 없었다고 파악했고 거더 자체가 무너질 것이라고는 현장에서 파악하기 어렵지 않았을까 추측한다”고 했다. 도시기반시설본부 관계자는 “경의선 철로가 지나가는 구간이라 지지대를 설치할 자리도 마땅치 않다”고도 했다.문제는 이 같은 안전조치가 이뤄지지 않으면서 더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었다는 점이다. 실제로 사고 직전에도 고가차도 아래 철로를 지나는 열차가 운행됐다. 코레일 관계자는 “사고가 일어나기 약 5분 전 42명이 탑승한 행신발 KTX, 약 1분 전에는 서울역으로 돌아가는 빈 무궁화호가 지나갔다”고 했다.전문가들은 철거 계획상 안전했다고 하더라도 슬래브나 거더가 설치된 현재 시점의 상태에 따라 추가적인 안전조치가 이뤄졌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2.9cm의 침하가 발견된 상황을 이미 구조적 균형이 무너진 상태로 인지했어야 한다는 뜻이다. 조춘환 서울디지털대 건설시스템공학과 교수는 “서소문 고가가 노후화된 점을 고려해 처음 해체 계획서에 지지대 설치를 반영하지 못했으면 단차가 발생한 직후라도 임시 지지대를 설치했어야 했다”고 말했다. 전날 사고 당시 안전진단에서는 사상자들이 별도의 추락 방지 장치 없이 거더 하단에 설치된 비계에 올라가 침하 상태를 확인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대해 임 본부장은 “고가차도가 공중 비계로 가려져 있어 아래서 볼 수 있는 상황이 아니었다”고 말했다.서울시는 이날 유사 사고가 발생하지 않도록 안전진단 C등급에 해당하는 서울 시내 교량 25곳에 대해 긴급 점검에 나섰다. A~D급으로 나뉜 안전진단 등급 중에서 현재 서울 시내에 D등급 교량은 철거 중인 서소문 고가차도 외에는 없어 C등급 교량 조사에 나선 것. 또 서울시는 교량 이외에도 현재 서울시가 발주해 공사가 진행 중인 현장에 대해서도 일제히 점검에 나설 계획이다. 사고로 서울역에서 신촌역 간 전차선이 단선돼 빚어진 전국 열차 운행 차질은 최소 29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사망자 부검 끝나고 빈소 차려져이번 사고로 사망한 시공업체 현장소장과 감리단장, 토목구조기술사에 대한 부검은 이날로 마무리되고 빈소가 차려졌다. 전남 나주에 가족을 둔 채 고가차도 철거 공사를 위해 홀로 서울로 상경했다가 참변을 당한 현장소장 이모 씨(58)의 빈소는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 장례식장에 마련됐다. 빈소가 마련된 이날은 이 씨의 생일이기도 했다.경기 성남시 분당차병원 장례식장에는 60대 감리단장 안모 씨의 빈소가 마련됐다. 안 씨의 차남(33)은 “경제적으로 힘든 일이 있어 최근에 자주 연락을 드렸는데, 그것 때문에 아버지가 괜히 무리하게 일하다가 다친 것 같다”고 탄식했다. 서울 서초구 서울성모병원 장례식장에는 당시 외부 전문가로서 안전진단에 참여한 구조기술사 이모 씨의 빈소가 마련됐다.경찰은 이날 관계기관 합동으로 사고 현장에 대한 정밀 감식을 진행하고 정확한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섰다. 고용노동부는 서울시와 시공사, 감리업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철거 계획과 현장 근로자에 대한 교육 여부 등을 조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국은 관계자들에 대해 업무상 과실치사상과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혐의 등을 적용할지 검토하며 수사하고 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한재희 기자 hee@donga.com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

서울 서대문구에서 지인을 흉기로 살해한 혐의를 받는 4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이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피의자가 채무 관계에 따른 범행을 주장하는 가운데, 피해자도 평소 자금난에 시달렸던 것으로 알려졌다.24일 서울 서대문경찰서는 관내 한 대학 캠퍼스 인근 인쇄소에서 지인을 살해한 혐의로 40대 남성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고 밝혔다. 이 남성은 22일 오후 8시 30분경 피해자에게 흉기를 휘둘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다. 두 사람은 직장 동료는 아니었고 평소 알고 지낸 사이로 조사됐다. 피의자는 범행 직후 경기 안양시 동안구에 있는 자택으로 이동해 가족에게 범행 사실을 털어놨다. 경찰은 가족의 112 신고를 받고 출동해 피의자를 긴급체포했다.피의자는 경찰 조사에서 “채무 관계 때문에 범행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피해자는 과거 카드사 채무 등을 갚지 못해 생활고를 겪었으며, 피해자의 예전 전화번호를 사용하는 사람에게까지 여러 차례 연체료 납부 고지가 갔던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피의자 진술의 진위 등을 조사 중이다.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정서영 기자 cero@donga.com}

“기름값이 올라 배달비에 보태려 했는데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니 당혹스럽네요.” 정부의 2차 고유가 피해지원금 신청 및 지급 첫날인 18일 서울 영등포구 영등포동 주민센터를 찾은 자영업자 정동철 씨(70)는 지원금 대상자가 아니라는 주민센터 직원의 안내를 듣고 당황한 표정이었다. 영등포 전통시장에서 생닭 등을 파는 그는 최근 고유가 때문에 거래처에 배달을 나가는 것이 부담이었다고 한다. 정 씨는 건강보험료가 2인 가구 외벌이 기준 소득 하위 70% 기준을 넘어 지원금을 받을 수 없다는 설명에 “혼자 300만 원 버는데, 앞으로 벌이는 그대로이고 부담만 커질 걸 생각하니 걱정이다”라고 말했다.● “상위 30%라니 울어야 할지 웃어야 할지” 이날 지원금 대면 접수를 시작한 전국 주민센터에는 많은 신청자의 발길이 이어졌다. 2차 지원금은 건강보험료 등을 기준으로 소득 하위 70% 가운데 부동산과 금융 소득이 많은 고액 자산가를 제외한 대상자들에게 지급된다. 그러나 이날 정 씨처럼 소득이나 자산 기준 경계선에 있는 시민들은 기대를 안고 주민센터를 찾았다가 대상 제외 안내에 발길을 돌렸다. 오후 3시경 영등포동 주민센터를 찾은 강모 씨(65) 부부는 “가구 금융소득이 3000만 원이 넘어 신청이 안 된다고 하는데, 은행 금리도 높지 않아 이자가 그렇게 나올 리가 없는데 이해가 안 된다”며 “내가 상위 30%라니 웃어야 할지 울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했다. 일부 주민센터에서는 건강보험료 기준표 등을 안내해도 대상자가 아니라는 걸 쉽게 납득하지 못하는 시민들에게 직원들이 선정 결과 이의 신청 방법을 안내하는 모습도 보였다. 지급 대상이지만 ‘출생 연도 끝자리 5부제’를 알지 못해 허탕을 친 시민도 많았다. 신청이 몰리는 것을 막기 위해 월요일인 이날은 출생 연도 끝자리가 1·6인 사람만 신청이 가능하다. 19일은 출생 연도 끝자리 2·7, 20일은 3·8, 21일은 4·9, 22일은 5·0이 각각 대상이다. 이후 신청 시한인 7월 3일 오후 6시까지는 출생 연도와 무관하게 모든 대상자가 신청할 수 있다. 특히 온라인 신청 방법이 익숙하지 않은 고령층이 주민센터를 직접 찾았다가 요일제를 몰라 발길을 돌렸다. 서울 도봉구 쌍문4동 주민센터를 찾은 안승모 씨(81)는 1945년생이니 금요일에 다시 오라는 안내를 받았다. 안 씨는 “휴대전화로 문자메시지가 왔길래 오늘 신청하라는 줄 알았다”고 했다. 전북 전주시 완산구 서신동 주민센터 성우경 행정민원팀장은 “신청일을 잘못 알고 찾아온 주민이 우리 센터에서만 10명 이상이었다”고 전했다.● 접수 전부터 긴 줄… “생활비에 보탤 것”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한 1차 지원금에 비해 2차에선 대상자가 늘어난 만큼 이날 주민센터들은 내내 신청자들로 북적였다. 인천 연수구 청학동 행정복지센터는 접수 1시간 전인 오전 8시부터 피해지원금을 신청하려는 주민의 발길이 이어져 대기 좌석을 40개에서 60개로 서둘러 늘리기도 했다. 전주시 서신동 주민센터도 오후 2시까지 신청자가 400명 넘게 몰리자 회의실에 별도의 대기 공간을 마련했다. 지급이 가능하다는 안내를 받은 주민들은 생계에 보탬이 될 거라며 기뻐했다. 노모를 대신해 지원금을 신청하러 온 류승봉 씨(55)는 “어머니가 생활필수품 등을 사는 데 지원금이 도움이 될 것 같다”고 했다. 신문을 보고 지원금 지급 사실을 알았다는 박명수 씨(70)도 “최근 장 볼 때 물가가 많이 올라 물건을 담기가 망설여졌는데, 지원금을 식비에 보탤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번 지원금은 주민등록상 거주지에 따라 1인당 10만∼25만 원씩 차등 지급된다. 지원금은 연 매출액 30억 원 이하인 식당이나 학원 등에서 사용할 수 있고, 주유소는 매출 규모와 무관하게 사용할 수 있다. 사용 기한은 8월 31일까지다.정동진 기자 haedoji@donga.com고진영 기자 goreal@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전주=박영민 기자 minpres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