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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은 고속도로 공사 현장에서 작업자가 중상을 입고 의식불명에 빠지는 사고가 또 발생했다. 이재명 대통령이 “같은 방식으로 사고가 나는 건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이라고 공개적으로 질타한 지 6일 만이다. 4일 경기 광명경찰서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34분경 광명시 옥길동 광명∼서울고속도로 연장 공사 현장에서 미얀마 국적의 A 씨(31)가 감전으로 추정되는 사고를 당했다. 그는 심정지 증세를 보여 의식불명 상태로 인근 병원에 이송됐다. A 씨는 현재 호흡은 회복했으나 의식은 아직 돌아오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사고 발생 현장은 국토교통부가 발주하고 포스코이앤씨가 시공을 맡았다. A 씨는 지하 18m 지점의 양수기 펌프가 고장을 일으키자 모터를 점검하기 위해 아래로 내려갔던 것으로 파악됐다. 당시 함께 내려갔던 작업자가 쓰러진 A 씨를 보고 119에 신고했다. 경찰은 신고 내용 등을 토대로 A 씨가 감전으로 인해 쓰러진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대통령은 지난달 29일 국무회의에서 포스코이앤씨의 공사 현장에서 잇단 사망사고가 발생하는 것을 거론하면서 “반복적으로 산재(산업재해) 사고가 난 기업은 여러 차례 공시를 해서 해당 기업의 주가가 폭락하게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희민 포스코이앤씨 사장도 같은 날 오후 인천 송도 본사에서 “전사적 긴급 안전 점검을 실시해 안전이 확실하게 확인되기 전까지 무기한 작업을 중지하도록 했다”며 “유사 사고를 예방하겠다”고 사과문을 발표했다. 심정지 사고가 발생한 현장은 안전 점검에서 문제가 없다고 자체 판단해 4일부터 작업을 재개했던 것으로 파악됐다. 포스코그룹 계열사인 포스코이앤씨의 공사 현장에선 △1월 김해 아파트 신축 현장 추락 사고 △4월 광명 신안산선 건설 현장 붕괴 사고 △4월 대구 주상복합 추락 사고 △6월 의령 고속국도 공사 사망 사고 등 올해에만 4명이 숨지는 산재 사망 사고가 발생했다. 한편 경찰청과 각 시도경찰청에 산업·중대재해를 전담으로 수사하는 조직이 신설된다. 업무상 과실치사 여부를 신속하고 전문적으로 수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박성주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은 4일 “경찰청에는 산재 전담 수사를 지휘할 수 있는 조직을, 시도청 형사기동대에는 전담수사팀을 신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금은 시도경찰청 강력범죄수사과나 일선 경찰서 형사과에서 다른 강력 사건과 병행해 산재 사건도 처리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사의 전문성과 집중도가 떨어질 수밖에 없다. 하지만 앞으로 전담수사팀을 만들면 산재 수사의 전문성과 효율성을 높일 수 있다는 게 경찰의 기대다. 경찰은 고용노동부와 긴밀하게 협력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논의 중이다. 산업안전보건법이나 중대재해처벌법 위반 여부를 수사하는 고용부 소속 근로감독관(특별사법경찰관)과 사고 발생 현장에 대한 정보를 교류하는 등 협력을 강화하면 사고 원인을 더 정확히 밝힐 수 있다는 얘기다.광명=이경진 기자 lkj@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충남 당진시 송악요금소 화물차 전용 게이트. 6월 11일 오후 이곳에 진입하던 한 화물차가 아찔할 정도로 한쪽으로 기울어진 채 코너를 돌았다. 적재함보다 20cm 높게 화물을 싣고 달리던 이 차량은 명백한 과적 상태였다. 현장 단속이 시작된 지 불과 5분도 지나지 않아 정해진 무게를 초과했거나 불법 개조(튜닝)를 한 것으로 의심되는 차들이 줄줄이 단속에 걸려들었다. 이날 오후 2시 30분부터 약 1시간 동안 경찰과 국토교통부, 한국교통안전공단, 한국도로공사 등 4개 기관이 합동으로 진행한 단속 현장을 취재팀이 지켜본 결과, 총 20대의 화물차에서 29건의 위반 사항이 적발됐다. 과적 화물차는 화물 낙하나 차량 전복 등으로 이어질 수 있어 사고 발생 시 대형 참사로 번질 위험이 크다. 최근 5년간(2020∼2024년) 화물차가 가해자인 교통사고는 연평균 2만4000건 이상 발생했다. 해마다 600명 이상이 숨졌으며 부상자도 3만4000명에 달했다.● 덮개 올리고, 바퀴 빼고… 불법 튜닝 천태만상 단속 시작 10여 분 만에 2층 구조의 차량 탁송용 트럭이 적발됐다. 승용차 4대를 싣고 있었지만 규정상 이 차량은 2층에 2대, 1층에 1대만 실어야 한다. 탑재용 발판을 펼쳐 1대를 더 실은 불법 튜닝 상태였다. 박재웅 국토부 물류산업과 사무관은 “차량 탁송용 트럭은 운송 효율을 높이기 위해 이런 불법 튜닝을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덮개를 위로 올려 개방한 채 달리던 ‘상승형 윙바디’ 트럭도 적발됐다. 상승형 윙바디 자체는 불법이 아니지만 이 차량은 적재함을 임의로 개조해 천장을 높인 경우로, 덮개를 나무 기둥으로 고정해 적재함 공간을 넓힌 상태였다. 이러면 무게중심이 높아져 주행 시 전복 위험이 커진다. 고정 불량 시 적재물이 쏟아질 수도 있다. 원래 4개의 복륜(이중 바퀴)을 장착해야 하는 차량에서 바퀴 2개를 제거한 경우도 있었다. 차량 총중량을 줄여 더 많은 짐을 실으려는 조치다. 무단 상향등 같은 등화장치를 과도하게 추가하거나, 측·후면 보호대를 설치하지 않은 차량도 있었다. 일부 운전자는 “야간 운행을 위해 등을 달았다”고 해명했지만, 이는 마주 오는 차량의 시야를 방해하고 단속 장비 인식도 어렵게 만든다. 측·후면 보호대는 승용차가 충돌 시 차량 밑으로 빨려 들어가는 것을 막기 위한 필수 장비다.● 사고 시 치명률 승용차의 2배화물차 사고는 승용차보다 치사율이 2배 이상으로 높다. 한국도로교통공단에 따르면 최근 5년간 화물차 교통사고 100건당 평균 사망률은 2.5%로, 승용차(1.0%)의 두 배를 넘는다. 같은 기간 전체 교통사고 100만4265건 중 화물차 사고는 12만6250건(12.6%)이지만 사망자 비중은 23.4%로 훨씬 높았다. 전문가들은 화물차 사고의 치명률을 떨어뜨리기 위해서는 과적 등 법 위반이 줄어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이성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과적 화물차는 하중이 늘어나면서 제동 거리가 증가하고 방향을 바꾸는 기능이 나빠져 회전 구간에서 전복할 위험이 있다”며 “사고가 발생했을 때 굉장히 치명적”이라고 했다.경찰 소관인 도로교통법이나 국토부 소관인 도로법에 따라 과적으로 적발되는 건수는 줄어들지 않고 있다. 국토부의 2020년부터 올해 6월까지 과적 단속 현황에 따르면 이 기간 일반국도에서는 3만4663건, 고속국도에서는 19만1581건이 과적으로 적발됐다. 경찰청의 적재중량·적재용량 단속 현황에 따르면 2020년부터 지난해까지 2766건이 단속돼 해마다 평균 500건 이상의 과적이 단속됐다. 한국교통안전공단에 따르면 측·후면 보호대 설치가 불량하거나 화물을 더 많이 실으려고 적재함을 추가하거나 공간을 넓히는 등 불법 튜닝과 안전기준 위반으로 단속된 건수가 지난해에만 2만1565건이었다.● 걸려도 과태료 500만 원뿐, 대개 운전자만 처벌 전문가들은 “화물차 운전자만 처벌받는 구조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지적한다. 현행 도로법과 화물자동차법은 화주나 운송사가 과적을 지시하거나 화물의 무게를 다르게 통보할 경우 500만 원 이하의 과태료를 부과하도록 하고 있다. 하지만 실제 단속 과정에서는 운전자만 법적 책임을 지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최재원 한국도로교통공단 교수는 “화물 운송 구조상 가장 약자인 운전자에게 모든 책임이 쏠리는 건 불합리하다”며 “과적이 적발되면 화주·운송사·운전자 간 법적 책임 비율을 명확히 정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성렬 연구원도 “화주 책임을 명확히 해야 사고 예방에 실질적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효율적인 단속을 위한 제도 보완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화물차 과적과 적재 불량, 불법 튜닝 단속은 경찰과 국토부, 한국도로공사, 한국교통안전공단이 각각의 소관 법에 따라 적발 가능 기준과 항목이 다르다. 이 연구원은 “기관별로 분리 운영되고 있는 단속 권한을 한 기관으로 이관하거나 공동으로 부여하는 것도 효용성을 높이는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고속道에 드론 띄우고 AI까지 동원첨단기술로 화물차 단속과적 처분도 경찰이 직접경찰이 화물차 법규 위반사항 적발에 드론을 이용한 무인단속 장비를 활용하기로 했다. 치사율이 높은 화물차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첨단기술을 이용하는 것이다. 경찰이 국토교통부로부터 과적 차량 정보를 넘겨받아 직접 처분할 수 있게 되면서 그동안 과적이 확인돼도 처분은 어려웠던 법적 공백도 해소됐다.경찰은 경기남부·강원·충북 지역 고속도로순찰대를 대상으로 4월부터 7월 20일까지 약 3개월간 드론을 이용한 시범 단속을 운영했다. 드론으로 갓길 통행이나 지정차로 위반 등 법규 위반 여부를 촬영해 실시간으로 영상을 전송받고, 위반 사실이 확인되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방식이다.현장 접근이 어려운 고속도로 등에서 실효성이 높은 것으로 평가된다. 경찰은 대형 사고로 이어질 수 있는 화물차 법규 위반 단속 효과가 강화돼 과적 예방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보고 있다. 국토부도 인공지능(AI)을 이용한 과적 단속 기술 개발을 추진 중이다.지난달 8일부터는 개정 도로교통법 시행령이 시행돼 경찰이 국토부로부터 과적 차량 정보를 넘겨받아 직접 처분할 수 있는 길도 열렸다. 현재 화물차 과적 단속 기준은 국토부 소관의 도로법과 경찰 소관의 도로교통법 두 가지가 있다. 도로법에선 총중량이 40t을 초과하는 차량만 단속 대상이지만, 도로교통법을 적용하면 최대 적재량의 110%를 넘길 경우 단속할 수 있어 범위가 더 넓다.8일 이전에는 국토부에서 직접 단속이나 고속도로 요금소에 설치된 과적차량 적발용 계근대 등을 통해 도로교통법에 저촉되는 차량의 정보를 확보하더라도 권한이 없어 처분할 수단이 없었다. 새 법령이 시행되면서 경찰이 도로교통법에 저촉되는 적재량 기준 위반 차량 정보를 국토부로부터 받아 처분 조치를 할 수 있는 길이 열렸다.국토부 운행 제한 위반 차량 과태료 부과 시스템에 따르면, 도로교통법 기준을 위반한 과적 화물차는 지난해에만 9139대에 달했다. 도로교통법상 과적 위반에는 범칙금 5만 원과 벌점 15점이 부과된다. 누적 벌점 40점 이상이면 1점당 1일씩 면허가 정지된다. 1년간 121점 이상이면 면허가 취소된다. 경찰은 이러한 벌점 부과가 과적 억제 효과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공동 기획: 행정안전부 국토교통부 경찰청 소방청 서울시 한국교통안전공단 손해보험협회 한국도로공사 한국도로교통공단 한국교통연구원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교통 문화를 개선하기 위해 독자 여러분의 제보와 의견을 e메일(lifedriving@donga.com)로 받습니다.특별 취재팀▽팀장 권구용 사회부 기자 9dragon@donga.com▽김보라(국제부) 김수연(경제부) 박종민(산업1부) 서지원 오승준(사회부) 기자}
대전에서 사귀던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달아났던 20대 A 씨가 도주한 지 24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스토킹 신고 이력이 없고 피해자가 스마트워치 지급을 거절했다는 점에서 스토킹 범죄가 아닌, 교제 폭력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대전서부경찰서는 30일 오전 11시 45분경 대전 중구 산성동 한 지하차도에서 A 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A 씨는 체포 직전에 차 안에서 독극물을 마셨지만 의식은 있는 상태에서 충북 진천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수용 가능한 병원이 없어 진천으로 이송됐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9일 낮 12시 8분경 대전 서구 괴정동 주택가 길가에서 3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A 씨가 버리고 간 휴대전화에서 피해자와 주고 받은 통화 내역과 메시지 등을 바탕으로 두 사람이 헤어진 연인 관계였던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범행 당일 A 씨가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범행한 것으로 보고 범죄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경로를 추적했다. A 씨는 차와 오토바이를 번갈아 운행하며 도주했다. A 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경찰 조사를 4차례 받았다. 지난해 11월 초 피해자와 싸우다 식당 그릇을 깨뜨려 재물손괴로, 같은 달 피해자의 집에 들어와 부동산 계약서를 가지고 나가 주거 침입으로 조사를 받았다. 피해자 오토바이를 가져갔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지난달 27일에는 술을 마시고 편의점 앞에서 피해자의 팔을 강제로 잡아당기고, 출동한 경찰관을 때려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입건됐다. 마지막 신고 당시 경찰은 피해자에게 긴급 신고를 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 지급을 안내했는데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 경찰 관계자는 “당시 피해자가 조사도 받지 않았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서류도 냈다”며 “이후 범죄 예방 차원에서 피해자에게 3번이나 연락했지만 전화는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경찰은 앞으로 스토킹, 교제폭력 등 관계성 범죄에 대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더라도 구속과 유치장 유치 등을 적극 신청할 방침이다.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를 초기부터 시행해 강력범죄로 확대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전날(29일) 긴급 지휘부 회의를 열고 “대전 사건처럼 반복적으로 신고가 들어오면 총력 대응하라”고 지시했다.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대전에서 사귀던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하고 달아났던 20대 A 씨가 도주한 지 24시간 만에 경찰에 붙잡혔다. 경찰은 스토킹 신고 이력이 없고 피해자가 스마트 워치 지급을 거절했다는 점에서 스토킹 범죄가 아닌, 교제 폭력에 무게를 두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대전서부경찰서는 30일 오전 11시 45분경 대전 중구 산성동 한 지하차도에서 A 씨를 살인 혐의로 긴급 체포했다. A 씨는 체포 직전에 차 안에서 독극물을 마셨지만 의식은 있는 상태에서 충북 진천에 있는 병원으로 이송됐다. 수용 가능한 병원이 없어 진천으로 이송됐다고 한다.경찰에 따르면 A 씨는 29일 낮 12시 8분경 대전 서구 괴정동 주택가 길가에서 30대 여성을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경찰은 사건 현장에서 A 씨가 버리고 간 휴대전화에서 피해자와 주고 받은 통화내역과 메시지 등을 바탕으로 두 사람이 헤어진 연인 관계였던 것을 확인했다. 경찰은 범행 당일 A 씨가 피해자의 집을 찾아가 범행한 것으로 보고 범죄 현장 주변 폐쇄회로(CC)TV를 분석해 경로를 추적했다. A 씨는 차와 오토바이를 번갈아 가며 도주했다.A 씨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경찰 조사를 4차례 받았다. 지난해 11월 초 피해자와 싸우다 식당 그릇을 부숴 재물손괴로, 같은 달 피해자의 집에 들어와 부동산 계약서를 가지고 나가 주거 침입으로 조사를 받았다. 피해자 오토바이를 가져갔다는 신고도 접수됐다. 지난달 27일에는 술을 마시고 편의점 앞에서 피해자의 팔을 강제로 잡아당기고, 출동한 경찰관을 때려 공무집행 방해 혐의로 입건됐다. 마지막 신고 당시 경찰은 피해자에게 긴급 신고를 할 수 있는 스마트 워치 지급을 안내했는데 이를 거절했다고 한다.경찰 관계자는 “당시 피해자가 조사도 받지 않았고 처벌을 원하지 않는다는 서류도 냈다”며 “이후 범죄 예방 차원에서 피해자에게 3번이나 연락했지만 전화는 받지 않았다”고 설명했다.경찰은 앞으로 스토킹, 교제폭력 등 관계성 범죄에 대해 피해자가 처벌을 원치 않더라도 구속과 유치장 유치 등을 적극 신청할 방침이다. 피해자와 가해자 분리를 초기부터 시행해 강력범죄로 확대되는 것을 막겠다는 취지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전날(29일) 긴급 지휘부 회의를 열고 “대전 사건처럼 반복적으로 신고가 들어오면 총력 대응하라”고 지시했다.대전=김태영 기자 live@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울산에서 스토킹 피해로 신변 보호를 받고 있던 20대 여성이 직장 앞에서 3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수차례 찔려 중태에 빠졌다. 이 남성은 접근 금지 조치에도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울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38분경 북구의 한 건물 지상 주차장에서 30대 남성 A 씨가 이 건물에서 일하는 20대 여성 B 씨를 흉기로 수차례 찔렀다. A 씨는 범행 후 차를 타고 도망가려 했지만 시민들이 달려들어 차창을 깨고 붙잡아 경찰에 넘겨졌다. B 씨는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A 씨와 B 씨는 연인 관계였다. 이달 초 B 씨가 “헤어지자”고 하자 A 씨의 스토킹이 시작됐고, 결국 접근금지 명령까지 내려졌다. 이달 3일 A 씨가 B 씨를 폭행하고 차 열쇠를 바다에 던져 신고된 데 이어, 9일에는 B 씨 집 앞에서 서성이다가 신고됐다. 그 사이 A 씨는 B 씨에게 168차례 전화하고 400통 넘게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추가 범행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경찰은 A 씨에게 △피해자와 동거인, 가족과 100m 이내 접근 금지 △전화·문자 등 통신을 이용한 전기통신적 접근 금지 처분을 내렸다. B 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긴급 상황 시 자동 신고되는 112연계 시스템에도 등록했다. 경찰은 14일 스토킹범죄 피해자 보호 마지막 단계인 잠정조치를 신청해 23일 법원으로부터 서면경고, 접근 및 통신 금지를 결정받았다. 하지만 피해자와의 즉각적 분리가 가능한 최고 수준의 잠정조치인 ‘4호(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는 검찰 단계에서 기각됐다. 피해자 면담 등을 종합해 위험성을 재검토하라는 취지였다. 경찰은 A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했다. 피해자 분리 조치에도 스토킹 가해자의 범죄가 잇따르고 있어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6일 경기 의정부에선 스토킹 피해를 수차례 신고한 50대 여성이 흉기에 찔려 숨졌다. 강정은 변호사는 “접근금지 조치 위반에 대한 엄중 처벌과 함께 가해자의 위험성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와 경찰·사법기관의 대응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29일 오후 지휘부 화상회의를 개최하고 가해자 유치장 유치 등 관계성 범죄를 막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울산에서 스토킹 피해로 신변 보호를 받고 있던 20대 여성이 직장 앞에서 30대 남성이 휘두른 흉기에 수 차례 찔려 중태에 빠졌다. 이 남성은 접근 금지 조치에도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29일 울산 북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3시 38분경 북구의 한 건물 지상 주차장에서 30대 남성 A 씨가 이 건물에서 일하는 20대 여성 B 씨를 흉기로 수 차례 찔렀다. A 씨는 범행 후 도망가다 시민들에게 제압당해 경찰에 넘겨졌다. B 씨는 응급 수술을 받았지만 중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A 씨는 최근 B 씨를 여러 차례 스토킹해 접근금지 명령을 받은 상태였다. 이달 3일 A 씨가 B 씨를 폭행하고 차 열쇠를 바다에 던져 신고된 데 이어 9일에는 B 씨 집 앞에서 서성이다가 신고됐다. 추가 범행 우려가 있다고 판단한 경찰은 A 씨에게 △피해자와 동거인, 가족과 100m 이내 접근 금지 △전화·문자 등 통신을 이용한 전기통신적 접근 금지 처분을 내렸다. B 씨에게 스마트워치를 지급하고, 긴급 상황 시 자동 신고되는 112연계 시스템에도 등록했다. 경찰은 14일 스토킹범죄 피해자 보호 마지막 단계인 잠정조치를 신청해 23일 법원으로부터 서면경고, 접근 및 통신금지를 결정받았다.하지만 피해자와의 즉각적 분리가 가능한 최고 수준의 잠정조치인 ‘4호(유치장 또는 구치소 유치)’는 검찰 단계에서 반려됐다. 피해자 면담 등을 종합해 위험성을 재검토하라는 취지였다. 경찰은 A 씨의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피해자 분리 조치에도 스토킹 가해자의 범죄가 잇따르고 있어 실효성 있는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강정은 변호사는 “접근금지 조치 위반에 대한 엄중 처벌과 함께 가해자의 위험성에 대한 체계적인 평가와 경찰·사법기관의 대응 역량 강화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유재성 경찰청장 직무대행은 29일 오후 지휘부 화상회의를 개최하고 최근 연이어 발생하는 스토킹 등 관계성 범죄를 막기 위한 대책을 논의했다. 경찰은 유치장 유치 등 가해자와 피해자를 보다 실효적으로 분리할 수 있는 조치를 적극적으로 실시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다.울산=도영진 기자 0jin2@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서울의 한낮 최고기온이 40도 가까이 오르는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수도 복구를 위해 맨홀 안에서 작업하던 근로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산불·폭우 피해 지역의 이재민과 복구 인력도 냉방시설 부족 속에 겹재난에 따른 2차 피해가 우려된다. 다음 달 초까지 비 예보도 없어 폭염이 계속될 전망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폭염을 독립된 재난으로 인식하고 냉방 대책과 안전수칙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 “더우면 맨홀 유해가스 더 발생” 28일 서울 금천소방서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 39분경 금천구 가산동의 상수도 누수 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70대 남성 2명이 질식해 쓰러졌다. 한 명이 먼저 맨홀 안에서 쓰러지자, 그를 구하려고 뒤따라 들어간 또 다른 작업자도 함께 쓰러졌다. 이들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심폐소생술을 받았다. 하지만 먼저 쓰러진 1명은 숨졌고 나머지 1명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 사고 당시 서울 낮 기온은 38도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고온 상태에서 상수관 내 산소 농도는 급격히 낮아지고, 하수관에서는 유해가스가 다량 발생하면서 맨홀 내부 질식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한다. 앞서 6일 인천에서도 하수관로 현황 조사를 위해 맨홀에 들어간 업체 대표와 일용직 근로자가 질식해 숨졌다. 23일에는 경기 평택시에서 맨홀 청소 작업 중이던 노동자 2명이 의식 저하로 쓰러져 구조됐다. 최영상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학과 명예교수는 “여름철 맨홀 내부는 온도와 습도 상승으로 미생물 기반 산소 소비가 매우 빠르게 진행돼 더욱 위험한 환경이 된다”고 말했다. 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번 공사는 서울아리수본부의 관리·감독 아래 용역업체가 수행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업체가 밀폐공간 작업 전 산소 농도 측정 등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안전조치들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 산불·폭우에 이어 폭염 ‘2차 피해’ 최저기온조차 30도에 육박하는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폭염으로 인한 각종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27일 오후 10시경 서울 동대문구 동북선 경전철 공사장에서는 폭염으로 아스팔트가 녹아내리며 깊이 약 80cm, 가로세로 50cm 크기의 땅꺼짐이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임시 포장 작업을 위해 해당 도로 3개 차선 중 1개 차선이 통제됐다. 28일에는 경기 북부를 잇는 열차 교외선이 폭염으로 선로 온도가 상승해 오후 4시 40분경 운행을 중단했다가 2시간 만에 재개했다. 앞서 자연재해를 겪은 지역에서는 ‘겹재난’의 고통이 이어지고 있다. 역대 최악의 산불과 산사태를 겪은 경남 산청에서는 다수의 이재민이 냉방시설이 부족한 컨테이너 등 임시주거시설에 머물고 있다. 복구작업에 참여한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도 무더위에 노출돼 온열질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 산청과 경기 가평에서는 실종자 3명을 찾기 위한 수색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색 인력들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28일 경기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실종자 2명을 수색하기 위해 소방·경찰·군 등 총 798명이 투입됐다. 이 지역 낮 기온도 38도 안팎까지 올라 수색 인력들이 극심한 더위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9일째 열대야… 밤기온 30도 육박 기상청에 따르면 28일 경기 안성은 39.1도, 남양주 38.3도, 가평 38.2도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38도 안팎까지 올랐다. 서울은 어제 28.8도로 9일 연속 열대야가 이어졌고, 제주 서귀포는 13일째, 인천·청주·강릉 등도 8일째 열대야가 지속됐다. 강릉은 최저기온이 30도에 머무는 ‘초열대야’를 기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5월 20일부터 7월 26일까지 온열질환자는 2295명, 사망자는 11명으로 집계됐다. 폐사한 가축은 1만3842마리에 달했다. 29일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37도 안팎의 더위가 예보됐다. 서울은 37도까지 오를 전망이다. 다음 달 7일까지 비 소식도 없어 폭염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폭염이 일상화된 만큼, 여름철 건강 관리에 대한 사회적 기준을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야외 노동자들에게 냉방 가능한 쉼터를 제공하고, 폭염 시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며 “이는 단순한 배려가 아니라 기본적인 안전 수칙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
경찰이 28일 법무부 교정본부와 서울구치소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구치소 교도관이 조직폭력배 출신 브로커로부터 금품을 받고 일부 수용자에게 독거실을 배정해준 정황이 포착된 데 따른 것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는 이날 구치소 내 직무 비리와 관련해 7시간 동안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용자 관리 업무를 맡은 교도관이 금품을 받고 방을 옮겨준 혐의를 수사 중이다. 이날 압수수색에서는 수용자 방 배정 관련 기록 등이 확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조사를 받은 교도관은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관리 업무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교정시설의 독거실은 징벌이나 건강 상태, 신변 보호 필요성에 따라 배정된다. 그러나 최근 무더운 날씨로 일부 수용자가 비교적 쾌적한 독거실을 선호했고, 이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서울구치소 등 대부분 교정시설에는 에어컨이 없고 선풍기만 설치돼 있다. 경찰은 수용자와 교도관 사이의 ‘독방 거래’를 연결한 브로커 2명도 26일 구속했다. 이들은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수용자들로부터 많게는 수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아 교도관에게 일부를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들의 배후에 추가 공모자가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법무부 측은 “개인적인 비위 의혹으로 보인다. 관련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경찰이 28일 법무부 교정본부와 서울구치소를 대상으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구치소 교도관이 조직폭력배 출신 브로커로부터 금품을 받고 일부 수용자에게 독거실을 배정해준 정황이 포착된 데 따른 것이다. 경찰청 국가수사본부 중대범죄수사과는 이날 구치소 내 직무 비리와 관련해 7시간 동안 압수수색을 진행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수용자 관리 업무를 맡은 교도관이 금품을 받고 방을 옮겨준 혐의를 수사 중이다. 이날 압수수색에서는 수용자 방 배정 관련 기록 등이 확보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조사를 받은 교도관은 서울구치소에 수감 중인 윤석열 전 대통령에 대한 계호 업무도 담당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교정시설의 독거실은 징벌이나 건강 상태, 신변 보호 필요성에 따라 배정된다. 그러나 최근 무더운 날씨로 일부 수용자가 비교적 쾌적한 독거실을 선호했고, 이 과정에서 금품이 오갔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서울구치소 등 대부분 교정시설에는 에어컨이 없고 선풍기만 설치돼 있다. 경찰은 수용자와 교도관 사이의 ‘독방 거래’를 연결한 브로커 2명도 26일 구속했다. 이들은 조직폭력배 출신으로, 수용자들로부터 많게는 수천만 원 상당의 금품을 받아 교도관에게 일부를 전달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이들의 배후에 추가 공모자가 있을 가능성도 염두에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법무부 측은 “개인적인 비위 의혹으로 보인다. 관련 내용을 파악 중”이라고 밝혔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송유근 기자 big@donga.com}
서울의 한낮 최고기온이 40도 가까이 오르는 폭염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수도 복구를 위해 맨홀 안에서 작업하던 근로자가 숨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산불·폭우 피해 지역의 이재민과 복구 인력도 냉방시설 부족 속에 겹재난에 따른 2차 피해가 우려된다. 다음 달 초까지 비 예보도 없어 폭염이 계속될 전망인 가운데, 전문가들은 폭염을 독립된 재난으로 인식하고 냉방 대책과 안전수칙 마련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더우면 맨홀 유해가스 더 발생”28일 서울 금천소방서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전날 낮 12시 39분경 금천구 가산동의 상수도 누수 공사 현장에서 작업 중이던 70대 남성 2명이 질식해 쓰러졌다. 한 명이 먼저 맨홀 안에서 쓰러지자, 그를 구하려고 뒤따라 들어간 또 다른 작업자도 함께 쓰러졌다. 이들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이송돼 심폐소생술을 받았다. 하지만 먼저 쓰러진 1명은 숨졌고 나머지 1명도 의식을 회복하지 못한 상태다.사고 당시 서울 낮 기온은 38도에 달했다. 전문가들은 고온 상태에서 상수관 내 산소 농도는 급격히 낮아지고, 하수관에서는 유해가스가 다량 발생하면서 맨홀 내부 질식 위험이 커진다고 설명한다. 앞서 6일 인천에서도 하수관로 현황 조사를 위해 맨홀에 들어간 업체 대표와 일용직 근로자가 질식해 숨졌다. 23일에는 경기 평택시에서 맨홀 청소 작업 중이던 노동자 2명이 의식 저하로 쓰러졌으나 구조됐다. 최영상 대구보건대 소방안전관리학과 명예 교수는 “여름철 맨홀 내부는 온도와 습도 상승으로 미생물 기반 산소 소비가 매우 빠르게 진행돼 더욱 위험한 환경이 된다”고 말했다.서울시 등에 따르면 이번 공사는 서울아리수본부의 관리·감독 아래 용역업체가 수행했다. 경찰과 고용노동부는 업체가 밀폐공간 작업 전 산소 농도 측정 등 의무적으로 해야 하는 안전조치들을 제대로 이행했는지 조사하고 있다.● 산불·폭우에 이어 폭염 ‘2차 피해’최저기온조차 30도에 육박하는 찜통더위가 이어지면서 폭염으로 인한 각종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27일 오후 10시경 서울 동대문구 동북선 경전철 공사장에서는 폭염으로 아스팔트가 녹아내리며 깊이 약 80cm, 가로·세로 50cm 크기의 땅꺼짐이 발생했다. 인명 피해는 없었지만, 임시 포장 작업을 위해 해당 도로 3차선 중 1개 차선이 통제됐다.앞서 자연재해를 겪은 지역들에서는 ‘겹재난’의 고통이 이어지고 있다. 역대 최악의 산불과 산사태를 겪은 경남 산청에서는 다수의 이재민이 냉방시설이 부족한 컨테이너 등 임시주거시설에 머물고 있다. 복구작업에 참여한 공무원과 자원봉사자들도 무더위에 노출돼 온열질환이 우려되는 상황이다.산청과 경기 가평에서는 실종자 3명을 찾기 위한 수색작업이 계속되는 가운데 수색 인력들의 고충도 커지고 있다. 28일 경기소방본부 등에 따르면, 실종자 2명을 수색하기 위해 소방·경찰·군 등 총 798명이 투입됐다. 이 지역 낮 기온도 38도 안팎까지 올라 수색 인력들이 극심한 더위에 시달리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 9일째 열대야…밤기온 30도 육박기상청에 따르면 28일 경기 안성은 39.1도, 남양주 38.3도, 가평 38.2도 등 중부지방을 중심으로 낮 기온이 38도 안팎까지 올랐다. 서울은 9일 연속 열대야가 이어졌고, 제주 서귀포는 13일째, 인천·청주·강릉 등도 8일째 열대야가 지속됐다. 강릉은 최저기온이 30도에 머무는 ‘초열대야’를 기록했다.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5월 20일부터 7월 26일까지 온열질환자는 2295명, 사망자는 11명으로 집계됐다. 폐사한 가축은 1만3842마리에 달했다.29일도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37도 안팎의 더위가 예보됐다. 서울은 37도까지 오를 전망이다. 다음 달 7일까지 비 소식도 없어 폭염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전문가들은 기후 변화로 인해 폭염이 일상화된 만큼, 여름철 건강 관리에 대한 사회적 기준을 새롭게 설정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석재은 한림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야외 노동자들에게 냉방 가능한 쉼터를 제공하고, 폭염 시 충분한 휴식시간을 보장해야 한다”며 “이는 단순한 배려가 아니라 기본적인 안전 수칙으로 자리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송진호 기자jino@donga.com전채은 기자 chan2@donga.com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
인천 송도에서 조모 씨(62)가 사제 총기로 아들(34)을 살해한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현장 지휘를 맡아야 할 경찰 지휘관이 70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은 “초동 조치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지 확인하겠다”며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20일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에서 ‘조 씨가 아들에게 총을 쐈다’는 신고가 처음 접수된 건 오후 9시 31분이다. 경찰은 위급상황 최고 단계 지령인 ‘코드제로’를 발령했고 10분 뒤 지구대 경찰관들이, 45분 뒤 특공대가 현장에 도착했다. 하지만 현장에서 상황을 지휘해야 할 연수경찰서 상황관리관 A 경정은 없었다. 경찰 매뉴얼상 ‘코드제로’가 발령되면 상황관리관이 현장에 출동해 상황을 지휘하다 주무 부서장 도착 후 지휘권을 넘겨야 한다. 사정상 상황관리관이 현장에 출동하지 못할 경우 초동대응 경찰관 중 선임자가 팀장으로 정해져야 했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았다. A 경정은 신고 접수 72분 뒤에야 현장에 도착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때는 경찰특공대가 집 안으로 진입해 이미 조 씨가 현장을 벗어난 사실을 파악한 뒤였다. 경찰 관계자는 “(A 경정이) 당시 현장보다는 경찰서 상황실에서 피해자 안전 확보, 가용 경력 배치, 상황 전파 등의 지휘가 필요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A 경정은 “통화가 어렵다. 양해 부탁드린다”며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 경찰은 당시 조 씨가 집 내부에 있다고 판단해 약 70분이 지나서야 집에 진입했다. 이후에야 도주한 조 씨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는 등 초기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두 자녀와 방에 숨어 112 신고를 했던 피해자 아내는 경찰에 “언제 오나. 빨리 들어와 달라”며 수차례 경찰 진입을 요청했던 것으로 확인됐다.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인천 송도에서 조모 씨(62)가 사제 총기로 아들을 살해한 사건이 벌어졌을 당시 현장 지휘를 맡아야 할 지휘관이 70분이 지나서야 현장에 도착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청은 “초동 조치에 미흡한 점이 있었는지 확인하겠다”며 진상 조사에 착수했다. 27일 경찰에 따르면 20일 인천 송도의 한 아파트에서 ‘조 씨가 아들(34)에게 총을 쐈다’는 신고가 처음 접수된 건 오후 9시 31분이다. 경찰은 위급상황 최고 단계 지령인 ‘코드제로’를 발령했고 10분 뒤 지구대 경찰관들이, 45분 뒤 특공대가 현장에 도착했다.하지만 현장에서 상황을 지휘해야 할 연수경찰서 상황관리관 A 경정은 현장에 없었다. 경찰 매뉴얼상 ‘코드제로’가 발령되면 상황관리관이 현장에 출동해 상황을 지휘하다 주무 부서장 도착 후 지휘권을 넘겨야 한다. 사정상 상황관리관이 현장에 출동하지 못할 경우 초동대응 경찰관 중 선임자가 팀장으로 정해져야 했지만 이마저도 지켜지지 않았다. A 경정은 신고 접수 72분 뒤에야 현장에 도착했다고 한다. 하지만 이때는 경찰특공대가 집 내부로 진입해 이미 조 씨가 현장을 벗어난 사실을 파악한 뒤였다.경찰 관계자는 “(A 경정이) 당시 현장보다는 경찰서 상황실에서 피해자 안전 확보, 가용 경력 배치, 상황 전파 등의 지휘가 필요했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말했다. A 경정은 “통화가 어렵다. 양해 부탁드린다”며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았다.경찰은 당시 조 씨가 집 내부에 있다고 판단해 약 70분이 지나서야 집에 진입했다. 이후에야 도주한 조 씨 위치를 파악하기 위해 폐쇄회로(CC)TV를 확인하는 등 초기 대응이 부적절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시 두 자녀와 방에 숨어 112 신고를 했던 피해자 아내는 경찰에 “언제 오나. 빨리 들어와달라”며 수차례 경찰 진입을 요청했던 것으로 확인됐다.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경찰이 최근 인천 송도에서 발생한 사제 총기 살인 사건을 계기로 사제 총기 및 불법 무기에 대한 관리 대책을 대폭 강화한다. 피의자가 직접 제작한 총기를 사용해 범행을 저지른 데 따른 것으로, 사건 발생 사흘 만인 23일 경찰은 관련 대책을 내놨다. 경찰은 매년 한 달간 운영해 오던 ‘불법 무기 자진신고 기간’을 올해는 두 달로 확대해 8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운영한다고 밝혔다. 자진신고 기간이 끝나면 전국적으로 ‘불법 무기 집중 단속’에 나선다. 경찰은 자진신고를 통해 불법 무기를 수거하고, 이후 강력한 단속으로 재발 방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신고는 본인 또는 대리인이 가까운 경찰서나 지구대, 파출소 또는 신고소를 운영하는 군부대를 방문해 무기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현행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총포화약법)에 따르면 불법 총기를 제조하거나 소지, 판매한 경우 3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상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자진신고 기간에 신고할 경우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은 면제된다. 경찰은 이번 사건 피의자 조모 씨(62)가 “유튜브에서 총기 제작법을 배웠다”고 진술한 점을 주목하고, 온라인상에 유통되는 불법 무기 제작 정보에 대한 대응도 강화하기로 했다. 유튜브, 소셜미디어,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불법 제조법이 퍼지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확대하고, 불법 게시물을 게시하거나 유포한 이들에 대해서는 추적 수사에 나선다. 시민들로 구성된 사이버 명예 경찰인 ‘누리캅스’와 경찰 자체 인력을 최대한 활용해 인터넷상의 총기 제조법 등 불법 게시물을 찾아낸 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나 해당 사이트에 삭제·차단을 요청할 계획이다. 현행법상 온라인에 총기 제작 방법을 게시할 경우에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 최근 5년간 경찰은 총 8893건의 온라인 총기 제작 게시물에 대해 삭제와 차단을 요청했다. 이 가운데 누리캅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6756건을 신고했다. 경찰이나 누리캅스, 일반 시민 등이 방심위에 불법 게시물을 신고하면 시정조치 결정까지는 통상 2, 3주가 소요된다. 방심위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시정된 불법 무기류 관련 게시물은 1만1002건이며, 올해 상반기에도 409건이 조치됐다. 경찰은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감시 체계도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운영 중인 시스템에 AI 기반 상시점검 체계를 구축해, 온라인상에서 불법 게시물을 탐지하고 방심위에 삭제 요청하는 모든 과정을 자동화하는 방식이다. 경찰 관계자는 “한정된 인력과 예산의 한계를 기술력으로 보완해 불법 무기 정보의 확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차단하겠다”고 말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인천 송도에서 조모 씨(62)가 사제 총기로 아들을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본격적인 유족 조사에 나선다. 조 씨는 범행 동기 가운데 아들이 생활비를 제대로 주지 않았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 씨의 실제 범행 동기가 무엇인지 여러 가능성을 열어두고 파악하고 있다.● “돈 많이 버는 아들, 생활비 안 줘 범행”23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 연수경찰서는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된 조 씨에게 살해된 아들(34)의 유족 등을 참고인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유족 측은 전날 변호인을 통해 경찰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유족들은 의견서 등을 통해 “가정불화나 갈등은 없었다”며 “피의자와 사실혼 관계로 동거하며 헌신했고,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조 씨의 범행 동기 가운데선 ‘아들이 생활비를 지원해 주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의 주장도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이 큰 사업을 벌이고 있음에도 생활비를 제대로 주지 않는 데 불만을 가져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족 측은 돈 문제는 착오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조 씨의 실제 범행 동기가 무엇인지 압수수색 물품 등을 토대로 따져보고 있다고 한다.범행 상황에 대해서도 양측 주장이 갈린다. 조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만 살해하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조 씨가 아들뿐 아니라 며느리와 두 손주도 살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사건 당일인 20일 조 씨는 며느리가 아이들이 숨어 있는 방문을 잠그자 수차례 문을 열려 하며 밖으로 나오라고 위협했다”면서 “하지만 문을 여는 데 실패했고, 총기도 작동하지 않아 (추가 범행에) 실패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경찰은 조 씨의 진술이 불분명한 만큼 추가 혐의 적용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살인미수나 살인예비 혐의를 추가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경찰은 이날 조 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직접 제작한 폭발물 등을 확보했으며, 조 씨의 휴대전화 등과 함께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무차별 공격하는 이상 동기 범죄 가능성 제기일각에서는 조 씨가 다량의 폭발물과 총기를 준비한 것을 근거로 명확한 동기 없이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이상 동기 범죄’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상 동기 범죄란 원한, 경제적 이익 같은 명확한 동기 없이 불특정 다수를 공격하는 범죄를 말한다. 조 씨가 이용한 차량에서 총열로 추정되는 쇠파이프 10여 점과 산탄 86발 등 다량의 총기 관련 부품이 발견됐고, 자택에서는 폭발물이 확인된 바 있다.이는 앞서 올해 5월 서울 지하철 5호선에서 방화를 저질러 160여 명을 위협한 원모 씨(67)에 대해 경찰이 이상 동기 범죄로 분류한 사례와 유사한 판단 흐름이다. 원 씨 역시 이혼소송 불만을 주장했으나 경찰은 불특정 다수가 타는 지하철에 불을 지른 그의 행위를 통상적인 범죄로 보기 어렵다며 이상 행동으로 판단했다.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이 무차별 증오범죄를 별도 집계한 2023년 이후 무차별 증오범죄 중 살인이 2023년 9건에서 지난해 25건, 살인미수는 6건에서 20건으로 크게 늘었다. 다 합치면 15건에서 45건으로 3배로 증가한 셈이다.이번 사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피의자의 진술이 불분명하고, 유족이 기존 동기를 부정하는 상황에서는 이상 동기 범죄로 결론 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 교수는 “조 씨가 가족들의 성공에 박탈감을 느껴 타깃을 명확히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상 동기 범죄와는 결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은 유족의 의사를 존중해 조 씨의 신상 공개 여부도 신중히 검토 중이다.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인천=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인천 송도에서 60대 남성 조모 씨(62)가 사제 총기로 아들을 살해한 사건과 관련해 경찰이 본격적인 유족 조사에 나선다. 프로파일러를 동원한 조사에서 조 씨는 아들이 생활비를 제대로 주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돈 많이 버는 아들, 생활비 안 줘 범행”23일 경찰에 따르면 인천 연수경찰서는 살인 등의 혐의로 구속된 조 씨에게 살해된 아들(34)의 유족 등을 참고인으로 조사할 방침이다. 유족 측은 전날 변호인을 통해 경찰에 의견서를 제출했다. 유족들은 의견서 등을 통해 “가정불화나 갈등은 없었다”며 “피의자와 사실혼 관계로 동거하며 헌신했고, 모든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고 주장했다.하지만 조 씨는 ‘아들이 생활비를 지원해 주지 않아 범행을 저질렀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아들이 큰 사업을 벌이고 있음에도 생활비를 제대로 주지 않는 데 불만을 가져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유족 측은 “서로 간에 착오가 있어 돈 지원이 제대로 되지 않은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그것 때문에 범행을 저질렀다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범행 상황에 대해서도 양측 주장이 갈린다. 조 씨는 경찰 조사에서 “아들만 살해하려고 했다”고 진술했다. 하지만 유족들은 조 씨가 아들뿐 아니라 며느리와 두 손주도 살해하려 했다고 주장했다. 유족들은 “사건 당일인 20일 조 씨는 며느리가 아이들이 숨어 있는 방문을 잠그자 수차례 문을 열려 하며 밖으로 나오라고 위협했다”면서 “하지만 문을 여는 데 실패했고, 총기도 작동하지 않아 (추가 범행에) 실패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경찰은 조 씨의 진술이 불분명한 만큼 추가 혐의 적용 가능성을 열어 두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살인미수나 살인예비 혐의를 추가 적용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경찰은 이날 조 씨 주거지를 압수수색해 직접 제작한 폭발물 등을 확보했으며, 조 씨의 휴대전화 등과 함께 분석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무차별 공격하는 이상 동기 범죄 가능성 제기일각에서는 조 씨가 다량의 폭발물과 총기를 준비한 것을 근거로 명확한 동기 없이 불특정 다수를 겨냥한 ‘이상 동기 범죄’였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상 동기 범죄란 원한, 경제적 이익 같은 명확한 동기 없이 불특정 다수를 공격하는 범죄를 말한다. 조 씨가 이용한 차량에서 총열로 추정되는 쇠파이프 10여 점과 산탄 86발 등 다량의 총기 관련 부품이 발견됐고, 자택에서는 폭발물이 확인된 바 있다.이는 앞서 올해 5월 서울 지하철 5호선에서 방화를 저질러 160여 명을 위협한 원모 씨(67)에 대해 경찰이 이상 동기 범죄로 분류한 사례와 유사한 판단 흐름이다. 원 씨 역시 이혼소송 불만을 주장했으나 경찰은 불특정 다수가 타는 지하철에 불을 지른 그의 행위를 통상적인 범죄로 보기 어렵다며 이상 행동으로 판단했다.채현일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경찰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경찰이 무차별 증오범죄를 별도 집계한 2023년 이후 무차별 증오범죄 중 살인이 2023년 9건에서 지난해 25건, 살인미수는 6건에서 20건으로 크게 늘었다. 다 합치면 15건에서 45건으로 3배로 증가한 셈이다.이번 사건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린다. 염건웅 유원대 경찰소방행정학부 교수는 “피의자의 진술이 불분명하고, 유족이 기존 동기를 부정하는 상황에서는 이상 동기 범죄로 결론 날 수 있다”고 말했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 교수는 “조 씨가 가족들의 성공에 박탈감을 느껴 타깃을 명확히 설정한 것으로 보인다”며 “이상 동기 범죄와는 결이 다르다”고 지적했다. 한편 경찰은 유족의 의사를 존중해 조 씨의 신상 공개 여부도 신중히 검토 중이다.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인천=서지원 기자 wish@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전남혁 기자 forward@donga.com}
경찰이 최근 인천 송도에서 발생한 사제총기 살인 사건을 계기로 사제 총기 및 불법 무기에 대한 관리 대책을 대폭 강화한다. 피의자가 직접 제작한 총기를 사용해 범행을 저지른 데 따른 것으로, 사건 발생 사흘 만인 23일 경찰은 관련 대책을 내놨다.경찰은 매년 한 달간 운영해오던 ‘불법 무기 자진신고 기간’을 올해는 두 달로 확대해 8월 1일부터 9월 30일까지 운영한다고 밝혔다. 자진신고 기간이 끝나면 전국적으로 ‘불법 무기 집중 단속’에 나선다. 경찰은 자진신고를 통해 불법 무기를 수거하고, 이후 강력한 단속으로 재발 방지에 나선다는 방침이다.신고는 본인 또는 대리인이 가까운 경찰서나 지구대, 파출소, 또는 신고소를 운영하는 군부대를 방문해 무기를 제출하는 방식으로 이뤄진다. 현행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총포화약법)에 따르면 불법 총기를 제조하거나 소지, 판매한 경우 3년 이상 15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 원 이상 1억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자진신고 기간에 신고할 경우 형사처벌과 행정처분은 면제된다.경찰은 이번 사건 피의자 조모 씨(62)가 “유튜브에서 총기 제작법을 배웠다”고 진술한 점을 주목하고, 온라인상에 유통되는 불법 무기 제작 정보에 대한 대응도 강화하기로 했다. 유튜브, SNS, 인터넷 게시판 등에서 불법 제조법이 퍼지지 않도록 모니터링을 확대하고, 불법 게시물을 게시하거나 유포한 이들에 대해서는 추적 수사에 나선다. 시민들로 구성된 사이버 명예 경찰인 ‘누리캅스’와 경찰 자체 인력을 최대한 활용해 인터넷상의 총기 제조법 등 불법 게시물을 찾아낸 후 방송통신심의위원회(방심위)나 해당 사이트에 삭제·차단을 요청할 계획이다. 현행법상 온라인에 총기 제작 방법을 게시할 경우에도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진다.최근 5년간 경찰은 총 8893건의 온라인 총기 제작 게시물에 대해 삭제와 차단을 요청했다. 이 가운데 누리캅스는 올해 상반기에만 6756건을 신고했다. 경찰이나 누리캅스, 일반 시민 등이 방심위에 불법 게시물을 신고하면 시정조치 결정까지는 통상 2~3주가 소요된다. 방심위에 따르면 2020년부터 2024년까지 시정된 불법 무기류 관련 게시물은 1만1002건이며, 올해 상반기에도 409건이 조치됐다.경찰은 이와 함께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한 감시 체계도 도입할 예정이다. 현재 운영 중인 시스템에 AI 기반 상시 점검 체계를 구축해, 온라인상에서 불법 게시물을 탐지하고 방심위에 삭제 요청하는 모든 과정을 자동화하는 방식이다. 경찰 관계자는 “한정된 인력과 예산의 한계를 기술력으로 보완해 불법 무기 정보의 확산을 보다 효율적으로 차단하겠다”고 말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인천 송도에서 자신의 생일날 사제 총기로 아들을 살해한 60대 남성 조모 씨(62)가 며느리와 손주들까지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22일 전해졌다. 조 씨는 이날 구속영장 실질심사를 포기한 채 범행 동기에 대한 구체적 진술을 거부했다. 인천지법은 이날 오후 2시 살인과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를 받고 있는 조 씨에 대한 영장실질심사를 진행할 예정이었다. 조 씨는 경찰에 출석 의사가 없음을 밝히며 심사에 응하지 않았다.조 씨는 범행 동기에 대해 “알려고 하지 말라”며 구체적인 진술을 회피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프로파일러를 투입해 정확한 사건 경위를 조사할 예정이다. 그는 서울 도봉구 자택에 폭발물을 설치했던 것에 대해선 “생을 정리할 목적이었으며, 다수의 인명 피해가 발생해도 어쩔 수 없다고 생각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유족 측은 이날 입장문을 내고 “(조 씨가) 피해자뿐 아니라 함께 있던 며느리와 손주들도 모두 살해하려고 했다”며 “무차별적 살인을 계획했지만 총기 문제로 미수에 그친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손주들을 피신시키고 숨어 있던 며느리가 피해자를 구조하기 위해 방 밖으로 나올 때 며느리에게 소리를 지르며 추격했다”며 “방문을 잠그자 수차례 위협하며 문을 열려 했다”고 전했다. 피해자의 가까운 지인은 “조 씨가 아들에게 총을 쏜 뒤엔 며느리와 손주들을 향해 ‘너도 죽일 거야. 애들도 다 죽일 거야’라는 말까지 했다고 한다”고 했다. 그는 “그동안 가족 간에 사이가 안 좋았던 건 아니다. 명절이나 생일날마다 다 같이 모이고 축하했다”며 “(조 씨의 전처도) 이번에 원래 가족들이 모인 자리에 가려다가, 국내 출장 때문에 못 간 것”이라 밝혔다. 그는 “이번에는 (조 씨의 행동이) 이상했다더라. 가족들이 조 씨의 집으로 가서 축하하려고 했는데, 조 씨가 ‘오지 마라. 내가 가겠다’고 해서 송도에 모인 것”이라고 전했다. 일부 전문가들은 이번 범행에 전처와 아들은 사업적으로 성공한 반면 피의자는 현재 무직인 상황이 영향을 미쳤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가장 아끼는 것’에 대한 응징, 복수, 아픔을 주기 위해서 아들을 택했을 수 있다”며 “집에 방화를 준비해 놓은 것도 ‘보여주기 위한’ 범죄의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다만 조 씨는 70평대 아파트에 살았고, 아들도 송도 아파트 펜트하우스에 살 정도로 경제적으로 넉넉한 환경이었다고 한다. 피해자가 총상을 입고도 1시간 넘게 집에 방치됐던 것으로 드러나면서 경찰 대처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경찰은 20일 오후 9시 31분경 처음 피해자 아내의 신고를 받고 출동했지만, 집 내부로 진입한 건 약 1시간 10분이 지난 오후 10시 40분이었다. 경찰은 조 씨가 집 안에 있을 경우 총격전이 우려돼 경찰특공대를 기다린 뒤 진입했다고 해명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인천=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인천=천종현 기자 punch@donga.com}
자신의 생일날 아들이 마련한 저녁식사 자리에서 아들을 사제 총기로 살해한 조모 씨(62)가 범행 당시 며느리와 손주들까지 살해하려 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 씨 부자의 사이 및 조 씨와 전처의 관계는 알려진 것과 달리 우호적인 편이었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유족은 “조 씨의 범행에는 어떠한 참작할 만한 동기도 없다”며 신상 공개를 반대하고 나섰다.22일 오후 인천의 한 병원에서 동아일보와 만난 고인의 가까운 지인 A 씨는 사건 당시 상황과 조 씨 가족의 관계에 대해 이처럼 증언했다. A 씨는 고인의 장례 및 경찰 수사와 관련해 유가족을 돕고 있다. A 씨에 따르면 사건이 발생한 20일 조 씨의 전처인 B 씨도 아들 내외와 함께 생일 잔치에 자리하려 했지만 국내 출장 일정으로 참석하지 못했다. 올해 생일의 경우, 조 씨는 유독 인천 연수구 송도동에 있는 아들 집에 가겠다고 고집했다고 한다. 아들 내외가 “저희가 아버지 댁에 가겠다”고 했으나, 조 씨는 자신이 아들 집으로 가겠다고 했다는 것. 이에 아들 내외는 손수 생일상을 준비했고, 며느리의 지인까지 불러 조 씨의 생일을 축하했다.이날 식사를 마친 후 조 씨는 대뜸 “잠깐 편의점에 다녀오겠다”며 나간 뒤 오랜 시간 돌아오지 않았다고 한다. 아들은 조 씨에게 전화를 걸어 “아빠, 더운데 왜 안 들어오세요?”라고 안부를 묻기도 했다. 그때 조 씨가 가방을 든 채 집으로 돌아왔고, “그 가방이 뭐냐”는 아들의 질문이 떨어지기 동시에 가방에서 총기를 꺼내 아들을 향해 발사했다. 조 씨는 아들의 지인에게도 두 차례 방아쇠를 당겼으나 불발됐다.며느리가 몸을 피해 방문을 잠그자 조 씨는 수차례 개문을 시도하며 나오라고 위협했다. 그 사이 며느리는 아이들과 함께 방 문을 잠그고 피신했으며 119에 신고했다. 신고 사실을 알게 된 조 씨는 경찰을 피해 서울 서초구로 도주했다.A 씨에 따르면 조 씨는 이혼 후에도 B 씨 및 아들 내외와 우호적인 관계를 맺어왔다고 한다. 유족 측도 이날 동아일보에 ‘이혼에 의한 가정 불화’로 인한 범행이 아니라고 밝혔다. “조 씨와 B 씨는 25여 년 전 조 씨의 잘못으로 이혼했으나 아들에게 이혼 사실을 알리지 않았다”며 “아들이 혼인할 때까지 조 씨와 사실혼 관계로 동거했다”고 했다. 이어 “아들이 혼인한 이후인 8년 전 이혼 사실을 알렸다”고 덧붙였다. A 씨는 “가족 간 사이가 안 좋았던 게 전혀 아니다”라고 말했다.사건 이후 B 씨와 며느리 등 유가족은 극심한 고통에 시달리고 있다고 한다. A 씨는 “조 씨가 경찰 조사에 응하고 있지 않아 유가족도 범행 동기를 안지 못한 채 고통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온라인이나 유튜브에 떠도는 추측성 소문으로 특히 고통받고 있다. 이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호소했다.22일 인천지법은 총포·도검·화약류 등의 안전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현주건조물방화예비 혐의 등을 받는 조 씨에 대해 “증거인멸과 도망할 염려가 있다”며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당초 이날 오후 2시 인천지법에서 영장실질심사가 진행될 예정이었으나 조 씨는 경찰에 출석 의사가 없음을 밝히며 심사에 응하지 않았다. 별다른 불출석 사유는 제시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한편 유족 측은 “공개된 피의자의 신상정보로 유족에 대한 2차 피해가 우려되므로 신상공개에 반대한다”며 “특히 어린 피해자의 자녀가 범행을 직접 목격한 것뿐만 아니라 신상공개는 어린 자녀들에게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다”고 밝혔다.<유족 측 입장 전문>인천 연수구 총기 사고 관련 유족 측 입장O 인천 연수구 총기 사고로 사망한 피해자의 유족은 가족을 상실한 슬픔으로 경황이 없으나, 최근 언론을 통해 보도되고 있는 내용이 사실인 것처럼 받아들여지고 있어 이를 바로 잡고자 입장을 표명하게 되었습니다. 특히, 마치 피의자의 범행에 어떠한 동기가 있었다는 식의 추측성 보도가 이어지고 있는데, 피의자의 범행에는 어떠한 참작할 만한 동기도 없습니다.O 우선, 언론에서 보도하고 있는 신상보도에 대한 의견입니다. 공개된 피의자의 신상정보로 피해자의 유족에 대한 2차 피해가 우려되므로 신상공개에 반대합니다. 특히 나이가 어린 피해자의 자녀가 잔혹한 범행을 직접 목격한 것 뿐만 아니라, 피의자의 얼굴을 알고 있는 상황에서 신상공개는 어린 자녀들에게도 2차 피해를 유발할 수 있기에 신상공개는 절대 이루어져서는 안됩니다.O 피의자가 ‘이혼으로 인한 가정불화’를 이유로 피해자를 살해하였다는 보도내용에 관하여 입장을 말씀드리겠습니다.- 이 사건은 피의자가 주도면밀하게 계획하고 아무런 잘못이 없는 피해자를 가족들이 보는 앞에서 무참히 살해한 사건입니다. 피의자에게는 참작될 만한 그 어떤 범행 동기도 있을 수 없습니다.- 피의자는 피해자의 모친과 25여년 전 피의자의 잘못으로 이혼하였으나, 피해자의 모친은 피해자에게 이혼 사실을 알리지 않았으며, 피해자가 혼인할 때까지 피의자와 사실혼 관계로 동거를 하며 헌신했습니다.- 피해자의 모친은 피해자가 혼인한 이후인 지금으로부터 8년 전 비로소 피해자에게 이혼사실을 알렸습니다. 다만, 피해자가 이혼 사실을 알게 되었다는 사정을 피의자가 알게 되었을 때 피의자가 받을 심적 고통을 배려하고자, 피의자에게는 이혼 사실을 알고 있음을 내색 하지 말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와 같은 피해자 모친의 당부에 따라 피해자와 피해자의 아내는 피의자를 위해 이혼 사실을 알고 있다는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았습니다. 뿐만 아니라, 이 사건 발생 당일에도 피의자의 생일을 축하하는 자리를 마련하여 피의자를 집으로 초대한 것이 전부이고, 다른 갈등은 전혀 없었습니다.- 이 사건 당일 피해자는 심지어 어머니께서 회사 일로 함께하지 못한다는 내용도 피의자에게 별도로 전달했습니다. 피의자를 위해 피해자가 이혼 사실을 알고 있다는 내색을 전혀 하지 않았으므로, 피의자가 ‘이혼에 의한 가정 불화’로 이 사건 범행을 저질렀다는 것은 전혀 근거 없는 주장에 불과합니다.O 그리고 피의자는 피해자와 함께 그 자리에 있던 며느리와 손주들을 모두 살해하려고 했습니다.- 피의자는 생일파티를 마치고 함께 케익을 먹던 중 편의점에 잠시 다녀온다고 말을 하고는 총기가 들어 있는 가방을 들고 올라와서 피해자를 향해 총을 두발 발사한 후, 피해자의 지인에게도 두 차례 방아쇠를 당겼으나 불발되었습니다.- 이후 피의자는 아이들을 피신시키고 숨어있던 며느리가 잠시 피해자를 구조하기 위해 방 밖으로 나올 때, 피의자는 총기를 다시 재정비하며 며느리에게 소리를 지르며 추격했습니다. 며느리가 다시 아이들을 보호하기 위해 아이들이 숨어있는 방문을 잠그자 수차례 개문을 시도하며 나오라고 위협하였으나 개문에는 실패했습니다.- 즉, 피의자는 피해자뿐만 아니라, 그 자리에 있던 모두를 대상으로 무차별적인 살인을 계획하고 이를 실행하였으나, 총기의 문제로 미수에 그친 것입니다. 만약 총기가 작동하였다면 당시 그 자리에 있는 모두가 사망하였을 것입니다.O 유족 측은 참을 수 없는 슬픔에도 불구하고, 최근 이어지는 보도 내용을 바로 잡고, 피의자의 범행의 진상을 알리기 위해 최근 대리인을 선임했습니다. 유족은 구체적인 내용을 경찰에 전달했으며, 추가 조사에도 적극 협조할 예정입니다.O 마지막으로 유족들이 더 이상 근거 없는 추측으로 고통받고, 피해자의 억울한 죽음이 왜곡되지 않도록 향후 이 사건 사고와 관련된 보도를 자제해 주실 것을 간곡히 요청드립니다.또한, 피해자의 아내가 전하고 싶은 말은 피해자는 아이들을 진심으로 아끼고 사랑하는 아빠였으며, 저에게는 훌륭하고 자상한 남편이었습니다. 매일 매일 더 나은 남편이자 아빠가 되기위해 최선을 다했습니다. 아내인 저를 항상 아껴주고 늘 고맙다, 사랑한다 말해주던 사람이었습니다.그런 그가 떠났다는 사실이 아직도 믿기지 않습니다.저희 가족은 한순간에 삶이 무너졌고, 남겨진 아이들은 사랑하는 아빠를 잃은 상처와 두려움 속에 하루하루를 버텨내고 있습니다. 부디, 남편의 억울한 죽음이 왜곡되지 않도록, 그리고 아이들이 이 고통을 딛고 살아갈 수 있도록 따뜻한 시선으로 지켜봐 주시기를 간곡히 부탁드립니다.피해자가 남긴 사랑과 기억이 아이들의 마음 속에서 두려움보다 더 오래 살아남을 수 있도록, 여러분의 배려와 침묵을 진심으로 부탁드립니다.인천=서지원 기자 wish@donga.com이수연 기자 lotus@donga.com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인천=공승배 기자 ksb@donga.com}
인천에서 아들을 살해한 60대 남성 조모 씨(62)가 직접 만들어 범행에 사용한 총기는 40cm 길이의 쇠파이프를 총열로 활용한 형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 인천 연수경찰서는 21일 브리핑에서 “쇠파이프 총신 1열에 총알 1발이 들어가고, 발사기라고 할 수 있는 손잡이에 연결해서 발사하는 형태”라며 “산탄 총알이기 때문에 뒷부분 공이를 가격하면 장약이 폭발하면서 탄환이 발사되는 구조”라고 밝혔다. 사용된 탄환은 한 번에 여러 발이 발사되는 형태로, 주로 수렵용 산탄총에 쓰인다. 탄환 내부엔 BB탄 크기의 쇠구슬 12개가 들어 있다. 조 씨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자택에서는 시너 등 인화성 물질이 담긴 페트병 15개도 발견됐다. 일부는 서로 연결돼 한 번에 점화되도록 설치돼 있었다조 씨는 경찰 조사에서 “총기 제작법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익혔다”고 진술했다. 몸통과 총열에 해당하는 쇠파이프는 공작소에 의뢰해 원하는 크기로 제작했고, 산탄은 사전에 구입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유튜브에 관련 검색어를 입력하면 쇠파이프를 활용한 사제 총기의 부품 설명, 제작 전 과정을 담은 영상 등이 다수 게시돼 있다. 현행 총포·도검·화약류 단속법은 사제총기 제작법이나 설계도를 정보통신망에 게시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에서 제작된 영상이 유튜브 등 글로벌 플랫폼에 업로드될 경우 이를 차단할 실효적 수단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 교수는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와 영상에 비해 단속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법적·제도적 보완뿐 아니라 기관 간 협력 체계, 나아가 국가 간 공조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사제 총기로 인한 사건은 4건에 불과했지만, 불법 무기 단속으로 형사 입건된 인원은 총 673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건설용 타정총 등 불법 총기 관련 입건은 218건이었다. 2016년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도주하는 피의자가 쏜 사제 총에 맞아 사망한 오패산터널 총격 사건이 사회적 논란이 됐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겉으로 드러나는 사건은 적지만 실제 은밀히 제작해 보관 중인 사례는 더 많을 수 있다”며 “특이 행동을 보이거나 총기 관련 거래 이력이 있는 인물에 대한 사전 정보 분석 등 치안 시스템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
인천에서 아들을 살해한 60대 남성 조모 씨(62)가 직접 만들어 범행에 사용한 총기는 40cm 길이의 쇠파이프를 총열로 활용한 형태였던 것으로 확인됐다.인천 연수경찰서는 21일 브리핑에서 “쇠파이프 총신 1열에 총알 1발이 들어가고, 발사기라고 할 수 있는 손잡이에 연결해서 발사하는 형태”라며 “산탄 총알이기 때문에 뒷부분 공이를 가격하면 장약이 폭발하면서 탄환이 발사되는 구조”라고 밝혔다.사용된 탄환은 한 번에 여러 발이 발사되는 형태로, 주로 수렵용 산탄총에 쓰인다. 탄환 내부엔 BB탄 크기의 쇠구슬 12개가 들어 있다. 조 씨의 서울 도봉구 쌍문동 자택에서는 신나 등 인화성 물질이 담긴 페트병 15개도 발견됐다. 일부는 서로 연결돼 한 번에 점화되도록 설치돼 있었다. 해당 폭발물은 21일 낮 12시에 터지도록 설정된 상태였다.조 씨는 경찰 조사에서 “총기 제작법은 유튜브 영상을 통해 익혔다”고 진술했다. 몸통과 총열에 해당하는 쇠파이프는 공작소에 의뢰해 원하는 크기로 제작했고, 산탄은 사전에 구입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유튜브에 관련 검색어를 입력하면 쇠파이프를 활용한 사제총기 제작 영상, 부품 설명, 제작 전 과정을 담은 영상 등이 다수 게시돼 있다.현행 총포·도검·화약류 단속법은 사제총기 제작법이나 설계도를 정보통신망에 게시할 경우 3년 이하 징역 또는 700만 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외국에서 제작된 영상이 유튜브 등 글로벌 플랫폼에 업로드될 경우 이를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실효적 수단은 사실상 없는 상황이다. 곽대경 동국대 경찰사법대학 교수는 “인터넷에 떠도는 정보와 영상에 비해 단속 인력은 턱없이 부족하다”며 “법적·제도적 보완뿐 아니라 기관 간 협력 체계, 나아가 국가 간 공조 시스템도 필요하다”고 말했다.경찰청에 따르면 최근 5년간(2020~2024년) 사제총기로 인한 사건은 4건에 불과했지만, 불법무기 단속으로 형사 입건된 인원은 총 673명에 이른다. 이 가운데 건설용 타정총 등 불법총기 관련 입건은 218건이었다. 2016년엔 현장에 출동한 경찰관이 도주하는 피의자가 쏜 사제 총에 맞아 사망한 오패산터널 총격 사건이 사회적 논란이 됐다.이웅혁 건국대 경찰학과 교수는 “겉으로 드러나는 사건은 적지만 실제 은밀히 제작해 보관 중인 사례는 더 많을 수 있다”며 “특이 행동을 보이거나 총기 관련 거래 이력이 있는 인물에 대한 사전 정보 분석 등 치안 시스템 개편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권구용 기자 9drag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