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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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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19~2025-1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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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이 20조원만 풀면…” 홍영표 발언 논란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사진)가 13일 “삼성그룹이 1, 2, 3차 협력업체들을 쥐어짜고, 쥐어짜서 오늘의 세계 1위를 만들었다”고 말했다. 또 “삼성이 작년에 60조 원의 순이익을 냈는데 여기서 20조 원만 풀면 200만 명한테 1000만 원씩을 더 줄 수 있다”고도 했다. 홍 원내대표는 이날 서울 중구 웨스틴조선호텔에서 한국여성경제인협회 등의 주최로 열린 한국여성경제포럼에서 기업과 가계의 양극화 과정을 주제로 한 강연을 하며 이같이 말했다. 홍 원내대표는 “20년 전의 삼성과 지금의 삼성은 어떤 모습인지 비교해봐야 한다”며 “1996년부터 2016년 사이 한국의 가계소득은 8.7% 줄어들지만 기업소득은 8.4% 늘어났다. 삼성 등 대기업은 글로벌 기업이 됐는데 가계는 오히려 더 가난해졌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유를 찾아 보니 기업이 돈을 벌면 임금으로 나가는 정도를 말하는 ‘임금 소득 기여도’가 한국이 굉장히 낮다”고 했다. 대기업이 이익을 ‘독식’하면서 양극화가 심해졌다고 주장한 것이다. 홍 원내대표는 전날 국회에서 열린 당 정책조정회의에서도 최근 고용쇼크에 대해 “이명박·박근혜 정부 때 산업 전반의 구조 개선에는 소홀한 채 건설·토건 사회간접자본(SOC)에만 집중했다”며 과거 정부로 책임을 돌렸다. 정치권에선 여당 원내 사령탑이 삼성 등 대기업을 잇달아 비판하고 나선 것이 일자리 창출과 규제 혁신을 위해 기업 애로 해소를 강조한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와는 엇갈린다는 반응이다. 일각에선 노동계 출신인 홍 원내대표가 청와대의 경제정책 선회 움직임에 진보 진영의 반발이 확산되자 ‘지지층 달래기’에 나선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경제계는 우려를 표명했다. 한 재계 관계자는 “최근에는 가계소득 비중이 늘고 있는 반면 기업소득 비중은 하락하고 있다”며 “여러 원인이 작용한 거시지표를 특정 기업을 비난하는 데 동원하며 반기업 정서를 자극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말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8-0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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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계은퇴엔 선그은 ‘정치 쉼표’… 독일로 일단 철수

    ‘새 정치’를 내걸었던 안철수의 정치실험 1막이 실패로 끝났다. 2012년 9월 18대 대선 출마 선언식을 갖고 “저에게 주어진 시대의 숙제를 감당하려 한다”며 정치에 뛰어든 지 5년 9개월여 만이다.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서울시장 후보는 12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의 한 카페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성찰과 채움의 시간을 가지겠다”고 밝혔다. 국회 안에서 하려다 현역 의원도 아니어서 카페에서 진행했다고 한다. 안 전 후보는 독일 대학 및 연구소 연수 프로그램을 검토해 다음 달 출국한다. 1년간 안식년을 맞은 아내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함께 간다. 안 전 후보는 지난해 5·9대선과 올해 6·13지방선거 서울시장 선거에서 연달아 ‘충격적인’ 3등을 했다. 지방선거 패배에 대한 책임을 지고 11일 미국으로 떠난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의 뒤를 이어 안 전 후보도 국내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게 됐다. 지난해 대선 주자가 잇따라 무대에서 잠시 사라지는 것이다. 안 전 후보는 “정치를 하면서 다당제 시대 개혁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지만 미흡한 점이 많았다”며 착잡한 표정으로 소회를 밝혔다. “대한민국의 시대적 난제를 앞서 해결하고 있는 독일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얻고자 한다”고도 했다. 정계 복귀 일정에 대해선 “어떤 계획도 없다. 돌아올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더 나은 안철수’가 되어 돌아오겠다며 정치 재개 의지는 분명히 했다. 정계 은퇴라기보단 ‘2선 후퇴’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동안 새 정치를 향한 여정을 어떻게 평가하나. “5년 9개월 동안 초심을 간직한 채 열심히 했다. 다당제를 이뤘고, 여러 개혁에 앞장섰다. (제가) 여러 부족한 탓에 기득권 양당의 벽을 허물지는 못했다. 그렇지만 갔던 길이 올바른 길이라고 지금도 믿는다.” ―어떤 계기로 정계에 복귀할 건가. “어떤 생각도 가지고 있지 않다. 돌아올 계획도 세우지 않았다. 기한도 정하지 않았다. 단지 독일부터 시작해서 여러 어려움을 극복한 나라들을 직접 보고 깨달음을 얻으려는 그 목적밖에는 없다.” ―최근 ‘국민이 부르지 않으면 다시 돌아오지 못할 것’이라고 한 발언의 의미는 뭔가. “모든 정치인에게 해당되는 일반론일 뿐이다. 특별히 제 상황에 맞춰서 말한 취지는 전혀 아니었다. (이 말을) 전한 사람의 의도와 생각이 더해지며 뜻이 달라졌다.” ―‘업그레이드된 안철수’로 돌아오기 위해 어떤 공부를 할 계획인가. “독일은 ‘인더스트리 4.0’ 정책으로 4차 산업혁명이 시작된 곳이다. 분단과 통일의 경험을 가진 나라이기도 하다. 시행착오를 슬기롭게 헤쳐 나가는 방법을 열심히 배우러 떠나겠다.” 정치 입문 후 처음으로 휴지기를 갖는 그 앞에 놓인 과제는 만만치 않다. 2011년 젊은층을 기반으로 ‘안철수 신드롬’을 일으키며 정치에 입문했지만 지금은 그를 ‘청춘의 멘토’로 기억하지 않는다. 새정치민주연합 탈당과 국민의당 창당, 바른미래당 통합 등 기업 인수합병(M&A) 하듯 너무 자주 탈당과 창당을 반복하며 정치적 안정감을 주지 못한 것도 숙제다. 2월 바른미래당 유승민 전 공동대표와 야심 차게 추진했던 바른미래당은 현재 지지율 한 자릿수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안 전 후보 측은 희망의 끈은 놓지 않고 있다. 문재인 정부가 집권 3년 차를 맞는 내년 대안을 찾는 목소리가 커질 수 있고, 안철수에게 다시 한번 기회가 올 수 있다는 것이다. 한 측근은 “내년 각 당이 2020년 총선 준비에 들어가면 야권 전체에서 안철수를 다시 필요로 하는 목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다”고 했다. 하지만 이미 대선과 지방선거에서 연패한 만큼 공허하기만 했던 ‘새 정치’라는 하드웨어를 채울 수 있는 안철수만의 콘텐츠를 내놓을 수 있는지에 재기 여부가 달렸다는 게 대체적인 평가다. 독일행은 ‘정치인 안철수’의 마지막 승부수가 될 듯하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8-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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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길 무거운 제1야당의 이사… 대통령 3명 배출한 여의도 당사 건물서 현판 내린 한국당

    11일 오후 2시 서울 여의도 자유한국당 당사가 입주해 있던 한양빌딩 앞. 굳은 표정의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과 안상수 혁신비상대책위원회 준비위원장, 함진규 정책위의장,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 등이 ‘자유한국당’ 현판을 내렸다. 한나라당, 새누리당, 자유한국당을 거친 한국당의 ‘여의도 당사’ 시대는 11년이었지만 간판을 떼는 행사는 1분도 걸리지 않았다. 김 대행은 “두 명의 대통령을 배출하고 세계 10위권 경제 대국을 이룬 보수 정당의 여의도 당사를 이제 마무리한다. 처절한 진정성으로 더 낮은 곳에서 국민이 부를 때까지 쇄신과 변화의 노력을 게을리하지 않겠다”고 짧은 발언을 했다. 한양빌딩은 2007년 10년째 야당 생활을 하던 한나라당이 천막당사를 거쳐, 서울 강서구 염창동 당사 생활을 접고 다시 여의도로 입성해 마련한 당사다. 한나라당은 그해 대선에서 이명박 대통령을 당선시켰고, 2012년 대선에서도 승리해 박근혜 정부를 만들었다. 두 전직 대통령이 사용한 대선 후보 사무실도 이 건물에 있었다. 1997년엔 더불어민주당의 전신인 새정치국민회의가 이 건물을 당사로 사용하면서 김대중(DJ)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를 거둔 전력도 있다. 하지만 지난해 헌정사상 최초로 대통령 탄핵을 겪고 두 전직 대통령의 구속, 20대 총선, 19대 대선, 7회 지방선거에서 연이어 참패하면서 당세가 급격히 기울었다. 국고보조금이 줄고 당비 납부 실적도 예전 같지 않자 지방선거 직전 홍준표 당시 대표가 당 개혁의 일환으로 당사 이전을 추진했다. 이날 여의도 안팎에선 “대통령을 3명 배출한 명당 중의 명당인데 이제 기를 소진한 듯하다”는 얘기도 나왔다. 이날 김 대행 등 당 지도부는 국회 서쪽 여의2교(파천교)를 건너 우성빌딩에 마련된 새 당사에서 제막식도 함께 열었다. 안 위원장이 “이건 좀 웃어야 되는 것 아니냐”며 분위기를 띄우고서야 김 대행은 잠시 엷은 미소를 보였다. 김 대행은 “오로지 국민만 쳐다보고, 국민이 여의도 당사 시절을 생각할 때 다시 돌아오겠다”고 말했다. 새 당사는 옛 당사에서 1.2km 정도밖에 떨어져 있지 않지만 여의도에서 한강을 건너가야 한다. 월 임차료는 2000만 원으로 옛 당사의 5분의 1 수준. 신구 당사가 같은 ‘영등포구’에 있긴 하지만 심리적 거리는 훨씬 멀다. 과거 한나라당, 민주당 사례를 보면 여의도를 떠난 뒤 정치적 입지가 더 약해졌기 때문이다. 민주당의 전신인 열린우리당은 2004년 17대 총선 전 불법 창당자금 사건이 터지면서 여론이 악화되자 여의도 당사를 처분한 뒤 영등포시장 내 농협 청과물공판장 폐건물로 당사를 이전했다. 이후 두 번의 대선에서 연거푸 패한 뒤 2013년에야 여의도로 복귀했고, 4년 뒤 대선에서 승리했다. 한 당직자는 “당사 이전 등 여러 가지 ‘퍼포먼스’도 좋지만 국민 눈높이에 맞는 개혁 방안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 2007년 여의도 당사 이전 실무를 총괄했던 황우여 전 새누리당 대표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어렵던 야당 시절 다른 당들이 서로 들어오려던 건물을 우여곡절 끝에 마련했다. 만감이 교차한다”며 “개혁으로 당세를 회복해 ‘여의도 당사’로 돌아왔으면 한다”고 말했다.최우열 dnsp@donga.com·최고야 기자}

    • 2018-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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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야 원구성 타결… 41일만에 국회 정상화

    여야가 20대 국회 후반기 원 구성에 합의하면서 올해 5월 30일 전반기 국회가 종료된 이후 41일간 이어진 입법부 공백이 해소됐다. 자유한국당은 막판까지 더불어민주당과 치열하게 다투었던 법제사법위원장 자리를 지켜냈다. 민주당은 법사위를 양보하는 대신 전반기에 한국당이 맡았던 운영위 등 주요 상임위원장 자리를 챙기며 여당으로서 입지를 다졌다. 10일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자유한국당 김성태, 바른미래당 김관영,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 장병완 원내대표는 국회의장단 구성과 상임위원장 배분 등 원 구성 합의문에 서명했다. 여야 4당은 산하 기관이 약 200개에 달하는 교육문화위를 교육위와 문화체육관광위로 쪼개기로 했다. 민주당은 관행적으로 여당 몫이었던 운영위를 비롯해 정무위, 국방위, 기획재정위 등 8곳의 위원장 자리를 차지했다. 홍 원내대표는 “집권여당으로서 국정 운영에 필요한 상임위와, 정기국회에서 민생경제와 관련해 성과를 내야 하는 상임위는 확보했다”고 협상 결과를 평가했다. 한국당은 법사위를 비롯해 국토교통위, 예산결산특별위, 외교통일위 등 7곳의 위원장을 받아냈다. 김성태 원내대표는 “국회 내에서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법사위를 확보할 수 있어서 다행이다”라고 자평했다. 바른미래당은 당초 경제 분야 상임위를 원했지만 정보위와 교육위를 담당하게 됐다. 평화와 정의의 의원 모임은 협상 과정에서 상임위원장 두 자리를 주장했지만 의석수에 따라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한 곳만 맡게 됐다. 국회의장은 민주당이, 부의장 두 자리는 한국당과 바른미래당이 각각 한 자리씩 맡기로 하고 13일 본회의를 열어 의장단을 선출하기로 했다. 또 민갑룡 경찰청장 후보자는 19일, 대법관 후보자 3인은 23∼25일 각각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기로 했다. 후반기 원 구성이 늦어진 것은 민주당과 한국당이 법사위를 놓고 팽팽하게 맞섰기 때문이다. 법사위는 각종 법안의 위헌 여부와 용어의 적합성을 따지는 체계·자구 심사 권한을 가지고 국회 내에서 사실상의 상원 역할을 한다. 이 때문에 야당 소속 법사위원장이 시간을 끌면 각 상임위를 통과한 법안이 법사위에서 장기간 발이 묶이곤 했다. 민주당은 개혁 입법에 제동이 걸릴 것을 우려해 한국당이 법사위원장을 맡는 것을 반대했다. 청와대 역점 과제인 검경 수사권 조정이 법사위 소관 업무라는 점도 협상에 어려움을 더했다. 여야는 한국당이 법사위를 맡는 대신 운영위 산하에 국회운영개선소위를 구성해 법사위의 월권을 막을 제도 개선안을 마련키로 했다. 최고야 best@donga.com·장원재 기자}

    • 2018-07-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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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 당분간 정치일선 물러난다

    6·13지방선거에서 19.6%의 저조한 득표율로 3위에 그친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서울시장 후보(사진)가 반년 이상의 정치적 휴식기에 들어간다. 안 전 후보의 측근은 9일 “안 전 후보가 최소한 6개월가량 정치 일선에서 물러나 공부를 하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을 가질 것이다. 정계 은퇴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안 전 후보는 이르면 11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향후 행보에 대한 구체적 계획을 밝힌다. 선거 패배 후 안 전 후보는 같은 당 동료 의원과 원외위원장들을 두루 만났으며 그 과정에서 “당분간 정치권을 떠나있어야 한다”는 조언을 들었다고 한다. 안 전 후보는 미국 또는 유럽으로 유학을 떠나는 쪽에 비중을 두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 달 19일 바른미래당 전당대회 출마 가능성은 그만큼 낮아졌다. 안 전 후보는 최근 당직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윈스턴 처칠 전 영국 총리의 말을 인용해 “실패했더라도 용기를 갖고 그 일을 계속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고 한다. 또 주변 사람들에게 “2012년 대선 출마를 시작으로 정치에 뛰어든 지 5년 10개월이 됐지만, 그간 시간을 갖고 스스로의 정치 행보를 돌아본 적이 없었다. 국민이 내게 원하는 바가 무엇인지 생각해 볼 것”이라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8-07-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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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금융 공기업 등 29곳에 친여 35명 입성… 달라지지 않은 ‘낙하산’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이 국민연금 기금운용본부 최고투자책임자(CIO) 공모에 개입했다는 의혹이 끊이지 않는 가운데 지난해 대선 이후 금융권 공공기관과 국책연구원, 민간 금융사의 고위직에 친여 성향 인사들이 대거 진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문재인 정부는 집권 2년 차를 맞아 미뤄온 공공기관장 인선을 서두르고 있어서 ‘낙하산 인사’ 논란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8일 동아일보가 국회 정무위원회 산하 공기업과 국책연구원, 민간은행 등의 인사 내용을 분석한 결과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29곳에 35명의 친여 성향 인사가 임명 또는 선임된 것으로 조사됐다. 물론 이들 중 일부는 전문성을 갖춰 정부 정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사람이다. 하지만 적지 않은 인사들이 정권 창출에 기여한 것 외에는 해당 직책을 맡을 만한 적임자라고 보기 힘들어 보은 인사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한국주택금융공사는 친여 인사들이 가장 눈에 띄게 많이 진출한 곳 중 하나다. 올 1월 임명된 이정환 사장은 19, 20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 후보로 부산에 출마했고 지난해 대선에서는 민주당 부산선거대책위원회 공동위원장을 지냈다. 이동윤 상임감사와 조민주 비상임이사도 이 사장과 함께 부산선대위에서 각각 대외협력단장과 공동본부장으로 일했다. KDB산업은행은 이달 초 지난해 대선 문재인 캠프에서 ‘반특권·검찰개혁추진단장’으로 활동한 김남준 법무법인 시민 대표변호사를 사외이사로 선임했다. 앞서 사외이사로 선임된 양채열 전남대 교수도 대통령 직속 국민경제자문회의 위원으로 활동 중이다. 이런 사정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산하 공기업도 비슷하다. 조용순 한국수출입은행 감사는 노무현 정부의 대통령경호처 경호본부장 출신이다. 수출입은행의 고유 업무는 물론이고 경영진의 비리를 감시해야 할 감사 직무와도 무관하다고 할 수 있다. 곽성열 한국조폐공사 비상임이사도 지난해 대선에서 민주당 대전시당 유세지원본부 공동단장이었다. 금융부문 민간회사도 친여 인사를 속속 영입하고 있다. KB부동산신탁은 올 1월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산상고 동문이며 2012년 18대 대선에서 문재인 캠프에 몸담았던 김정민 전 KB부동산신탁 사장을 영입했다. 선우석호 홍익대 교수는 올 3월 KB금융지주 사외이사로 선임될 때 장하성 대통령정책실장과 경기고 동문이라는 점 때문에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 국책연구소 수장도 대선후보 캠프 출신 인사들이 속속 차지하고 있다. 이들의 전문성과는 별개로 이들이 수장을 맡은 연구기관의 중립성에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장을 맡은 조흥식 서울대 교수는 문재인 캠프의 싱크탱크 ‘정책공간 국민성장’에서 사회문화 분과장으로 활동했다. 이병태 KAIST 경영대 교수는 “‘낙하산 인사’를 완전히 막는 일은 쉽지 않다. 그래도 최소한 실력 없는 낙하산 인사를 솎아낼 견제장치는 만들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최고야 best@donga.com·장관석 기자}

    • 2018-07-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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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당 비대위원장 구인난… 거론 인사들 모두 손사래 “장례식 치르는 일” “내 이름 왜 나오나”

    자유한국당이 당의 쇄신을 책임질 비상대책위원장 ‘구인난’에 시달리고 있다. 후보로 거론된 인사들이 공개적으로 불쾌감을 드러내며 고사하고 있어서다. 당은 정치권에서 웃음거리가 되고 있는데도 정작 누구 하나 책임지고 반성하겠다는 사람은 없다. 4일 한국당 안상수 비대위 준비위원장은 라디오에 출연해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 측근으로부터 (비대위원장을) 할 의사가 없다고 연락이 왔다. 더 이상 그분한테 말씀드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고 말했다. 앞서 이 전 총재는 한국당과 사전 접촉이 없는 상황에서 자신이 비대위원장 후보라고 언론에 나자 “예의가 아니다”며 상당한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후문이다. 비대위원장 후보로 거론된 이문열 작가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와는 상관없는 남의 일”이라며 거부 의사를 분명히 했다. 그는 이어 “만약 비대위원장을 맡더라도 장례식 치르는 일 정도지, 그후 꺼진 불에서 재생시킬 방법은 나는 모른다”고 덧붙였다. 이 작가와 함께 후보 물망에 오른 전원책 변호사도 “지금은 총선 직전이 아니어서 의원들을 물갈이할 타이밍이 아니다. 비대위 체제 자체가 무의미하다”고 말했다. 전 변호사는 “외부 인사 영입보다는 철학과 소신을 재정립하는 내부 투쟁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또 다른 후보인 도올 김용옥 측도 “현재 저서를 집필 중이어서 정치권에 전혀 관심이 없다”고 일축했다. 이 밖에 최장집 고려대 명예교수, 이정미 전 헌법재판소장 권한대행, 이국종 아주대 교수 등도 후보군으로 거론되고 있으나 대부분 거절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비대위 인선조차 어려울 정도로 당이 위기에 빠졌지만 6·13지방선거가 끝난 지 3주가 다 되도록 ‘네 탓’ 공방만 하는 당내 분위기는 변함이 없다. 이날 김규환 김순례 성일종 윤상직 이종명 이은권 정종섭 등 초선 의원 7인은 “책임져야 할 분들의 아름다운 결단을 촉구한다”며 성명을 발표했다. 이들은 바른정당 복당파의 좌장인 김무성 의원을 겨냥해 “공천권 문제를 거론하기 전에 책임부터 져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 의원이 최근 페이스북에 “20대 총선 당시 당 대표였지만 한 명도 공천 후보를 추천하지 않았다”고 밝힌 일을 비판한 것이다. 국회에서 열린 한국당의 ‘보수의 미래포럼’ 세미나에서도 김 의원과 김성태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에 대한 성토가 이어졌다. 정우택 의원은 “서청원 의원이 보수의 맏형으로 책임을 지고 물러났다. 보수 분열에 책임이 있는 김 의원도 (탈당해) 책임을 져야 한다”고 말했다. 정용기 의원은 “김 의원은 ‘계보를 만들지 않았다’고 하는데, 대표 시절 가까운 사람들로 당직을 인선했고 그분들이 그대로 (바른정당으로) 탈당했다가 복당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김진태 의원은 “비대위원장에 이 전 헌재소장 권한대행, 도올까지 언급되는 것은 당의 희화화를 넘어 모욕, 자해다. 당의 기강이 이렇게 된 것은 김 권한대행에게 책임이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당장 의원총회를 열어 (김 권한대행의 재신임) 문제를 마무리 지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런 상황에서 심재철 의원 등 14명의 의원은 김 권한대행의 재신임 여부를 물을 의원총회 소집을 요구했다. 김 권한대행은 이날 오후 늦게 입장문을 내고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적절한 시기에 의총을 소집하겠다”고 말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8-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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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與 “환영”… 한국당 “특정계층에 징벌적 과세”

    대통령직속 재정개혁특별위원회가 3일 발표한 권고안에는 국회에서 법을 고치지 않으면 시행될 수 없는 내용이 대부분이다. 하지만 야당의 반발이 거세서 국회 입법 논의 과정에서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 특위 권고 중 종합부동산세의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은 정부가 시행령만 고쳐도 가능하다. 하지만 주택분과 토지분 종부세율을 인상하려면 세율이 기재된 종합부동산세법을 손대야 한다. 또 금융소득 종합과세 기준 금액을 낮추거나 주택 임대소득세 기본공제 금액을 조정하려면 소득세법을, 유연탄과 액화천연가스(LNG) 개별소비세 조정은 개별소비세법을 각각 개정해야 한다. 정부는 이달 말 발표하는 세제 개편안에 특위 권고 내용을 적극적으로 반영하고 9월 정기국회에 관련 법안을 제출할 방침이다. 이후 순차적으로 예산 분야 관련 입법에도 나설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대선 때부터 줄기차게 보유세 인상을 주장해 온 더불어민주당은 적극 찬성 의사를 밝혔다. 강병원 원내대변인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공평 과세를 실현하고 소득 불평등을 해소하는 첫걸음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정의당과 민주평화당도 보유세 인상 방향을 지지하는 입장이다. 다만 민주당 일각에선 종부세를 만든 후 ‘세금 폭탄’이라는 비판을 받고 지지율이 하락했던 노무현 정부의 경험을 들어 신중한 대응을 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한국당 윤영석 수석대변인은 “(특위 권고 내용은) 특정 지역, 특정 계층을 향한 ‘징벌적 과세’라는 비판이 있다. 낮은 세율, 넓은 세원이라는 원칙에 따라 국가 전체 차원의 세제 개편을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바른미래당은 “보유세 강화에는 공감하지만 (그것만으로는) 부동산 투기와 집값 상승을 막기에는 부족하다. 주택 공급 등 부동산 대책이 시급하다”는 논평을 냈다. 국회에는 이미 종부세를 강화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 민주당 의원들의 법안이 계류 중이다. 한국당 의원들도 이에 맞서 종부세를 완화하는 내용을 담은 법안을 제출해둔 상태다. 장원재 peacechaos@donga.com·최고야 기자}

    • 2018-0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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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7일 JP 영결식… “그의 삶은 한편의 대하드라마”

    김종필(JP) 전 국무총리가 27일 ‘영세반려(永世伴侶)’인 부인 고 박영옥 여사가 잠든 충남 부여군 가족 묘원에서 영면에 들어갔다. 이날 오전 빈소가 마련됐던 서울 송파구 서울아산병원에서 엄수된 영결식에는 이한동 전 국무총리, 강창희 전 국회의장 등 정·재계 인사 250여 명이 참석해 JP의 마지막 길을 지켰다. 장례위원장인 이 전 총리는 영결식 조사에서 “김 전 총리는 누가 뭐라고 해도 대한민국의 자유와 민주를 만끽하는 오늘을 있게 한 분”이라며 고인을 회고했다. 이어 “산업화 기반 위에 민주화의 싹이 트이고 성장할 수 있게 했다”며 “두 차례의 총리 역임과 9선 국회의원, 4번의 정당 총재를 지낸 것은 우리나라 국정과 정치 발전에 얼마나 지대한 기여를 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목숨을 건 혁명, 매국노의 누명을 쓴 한일 협상, 두 차례 쫓겨난 외유와 신군부 탄압 등 그의 정치 일정은 한 편의 대하 드라마가 아니고 무엇이겠나”고 했다. 고인과 50년 넘게 인연을 이어온 나카소네 야스히로(中曾根康弘) 전 일본 총리는 100세가 넘는 고령으로 인해 아들인 나카소네 히로후미(中曾根弘文) 참의원 의원을 보내 조사를 대독하게 했다. 나카소네 전 총리는 조사에서 “한일 수교는 선생을 빼놓고서는 말할 수 없다” “선생님의 공적은 양국 국민 마음에 깊이 새겨져 있다”며 초대 한일의원연맹 회장을 지낸 JP를 평가했다. 영결식에는 김진봉 재단법인 운정 이사장, 송인웅 목사, 성문 스님, 허창수 전국경제인연합회장 등이 참석했다. 장례 기간 동안 상주 역할을 맡아 했던 자유한국당 정우택, 정진석 의원도 자리를 지켰다. 영결식이 끝난 뒤 운구차는 고인이 마지막 순간을 보낸 서울 중구 청구동 자택으로 향했다. 자택에서 진행된 노제에서는 영결식에 참석했던 70여 명의 인사와 이웃 주민 등이 함께했다. 유족들은 JP의 영정과 위패를 가슴에 안고 부인과 함께 찍은 사진들이 걸린 2층 침실과 고인의 손때가 묻어있는 거실, 서재, 주방 등을 구석구석 돌았다. 이후 서울 추모공원에서 화장을 마치고 장지로 향하기 전에는 모교인 충남 공주고 교정에 잠시 들러 고인의 마지막 길을 기렸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8-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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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른미래당 새 원내대표에 김관영

    25일 바른미래당 새 원내대표에 재선의 김관영 의원(49·전북 군산·사진)이 선출됐다. 김 원내대표는 재선의 이언주 의원(경기 광명을)과 맞붙어 전체 26표 가운데 1차 투표에서 과반수를 득표했다. 개표 도중 한쪽이 절반을 넘어 나머지 표는 열지 않았다. 투표 과정에서 투표용지에 도장을 찍은 인주에 문제가 생겨 번지는 바람에 식별이 불가해 볼펜으로 동그라미를 치는 방식으로 재투표를 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투표 후 국회를 떠났던 유승민 전 공동대표와 이찬열, 이학재 의원은 차를 돌려 다시 투표를 해야 했다. 김 원내대표는 선출 후 기자간담회에서 “‘바른미래당 패싱’이 없는 강한 야당을 만들겠다”고 했다. 20석의 평화와 정의의 의원모임 측에서 여당과 협상해 20대 후반기 국회에서 부의장 1석과 상임위원장 2석을 가져가겠다고 하는 것에 대해 “그동안 의장단은 원내 1, 2, 3당이 했고, 상임위원장은 의석수에 의해 배분하는 게 원칙”이라고 일축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8-06-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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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발렌타인 17년산 즐긴 JP

    정치권의 대표적 로맨티시스트로 통했던 JP는 현역 시절 누구 못지않은 술 실력을 자랑하기도 했다. 2004년 자민련의 총선 패배로 정계를 은퇴하기 전까지는 일흔을 훌쩍 넘은 나이에도 젊은 의원들과 밤늦도록 술잔을 기울였다. JP는 독한 술을 즐겼는데, 그중에서도 스카치위스키인 발렌타인 17년산을 즐겨 마셨다. 2003년 자민련 총재 시절 또 다른 애주가였던 민주당 정대철, 한나라당 박희태 대표와 함께 청와대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과 만찬을 한 뒤 서초동의 한 단골 술집에서 폭탄주를 마셔 논란이 됐었는데 그때 마신 술도 발렌타인 17년산이었다. 한 지인이 “다른 술도 있고, 더 비싼 술도 있는데 왜 이 술만 고집하느냐”고 묻자 JP는 “술을 마시다 보면 17년산인지 30년산인지 구별이 안 된다. 그래서 17년산을 마신다”고 답했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8-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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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야 가릴것 없이 추모 발길 이어져… ‘임시국회’같은 빈소

    24일 서울아산병원 내 고 김종필(JP) 전 국무총리 빈소. 영정 사진 기준으로 왼편에 문재인 대통령과 이낙연 국무총리, 정세균 전 국회의장의 조화가 죽 늘어서 있었다. 반대편으로는 이명박 전 대통령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조화가 눈에 들어왔다. 보수, 진보 가릴 것 없이 전현직 지도자들이 보낸 조화들이 절묘한 대칭을 이루고 있었다. 1997년 DJP연합을 탄생시키며 보수, 진보를 아우른 고인의 광폭 정치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 같다는 말이 빈소에선 자주 들렸다. 그러나 생전 고인과 미묘한 관계에 놓였던 전두환 박근혜 전 대통령 명의의 조화는 보이지 않았다. 김 전 총리 빈소에는 여야 지도부를 비롯한 정치인들의 발길이 줄을 이었다. 여의도를 옮겨 놓은 듯 ‘임시국회’를 방불케 했다. 국회 후반기 원 구성 협상이 지지부진해 정작 국회에서는 거의 한 달 동안 얼굴을 보지 못한 여야 국회의원들이 빈소에서 오랜만에 대화를 나누는 모습도 보였다. 더불어민주당 홍영표 원내대표는 자유한국당 정진석 원유철 의원을 내실에서 따로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이 총리는 전날 밤 빈소를 찾아 1시간 반 동안 머물며 JP와 얽힌 사연을 회고했다. 이 총리는 “고인이 총리 하실 때 기자로 뵈었는데 풍모나 멋, 식견에 늘 압도됐다”며 고인의 목소리를 흉내 냈던 일화도 소개했다. 평소 막걸리를 주로 마시는 이 총리는 깊은 소회에 젖어 폭탄주도 몇 잔 기울인 뒤 기자들과 만나 “김 전 총리의 공적을 기려 정부는 소홀함 없이 모실 것”이라고 말했다. 이한동 전 국무총리는 강창희 전 국회의장과 함께 장례위원장을 맡아 전날에 이어 24일에도 빈소를 지켰다. 이 전 총리는 고인의 공적을 선양하기 위해 2013년 그의 아호를 따서 만든 운정회(雲庭會) 회장을 맡고 있다. 이 전 총리는 “며칠 전 댁에서 뵐 때만 해도 병원으로 옮기면 회복될 희망이 있어 보였는데 정말 애석한 일이다. 산업화와 민주화의 성공 이면에 김 전 총리를 빼면 이야기가 안 된다. 큰 별이 가셨다”고 말했다. 이수성 이회창 정운찬 한덕수 전 총리도 잇따라 빈소를 찾았다. 23일 빈소를 찾은 민주당 추미애 대표는 고인의 딸을 껴안으며 위로했다. 추 대표는 “고인은 정권 교체라는 시대의 큰 책무를 다한 어르신으로서 늘 존경하는 마음으로 뵈었다”고 했다. 야당에서는 ‘JP 사단’으로 분류되는 정우택 정진석 의원이 상주 역할을 자처하며 내내 빈소를 지켰다. 고인을 ‘정치적 아버지’로 모셔 온 정진석 의원은 전날 타계 소식을 접하자마자 지역구인 충남 공주에서 한걸음에 달려왔다. 그는 2000년 고인이 이끈 자유민주연합에서 국회의원에 처음 당선돼 당 대변인을 지냈다. 정우택 의원도 1996년 자민련을 통해 국회의원이 된 뒤 당 정책위의장을 거쳐 DJP 연정 때 해양수산부 장관에 올랐다. 지방선거 참패 책임을 지고 최근 한국당 대표에서 물러난 홍준표 전 대표도 빈소를 찾았다. 대표직 사퇴 후 언론에 처음 모습을 드러낸 홍 전 대표는 JP와의 인연이나 소회를 묻는 질문에 “됐습니다”라고만 짧게 답했다. 전날 빈소를 찾은 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은 “절체절명의 위기 상황에서 JP의 자유민주주의 가치를 기린다. 저희가 환골탈태하는 계기를 갖겠다”고 말했다. 상도동계로 정치를 시작한 한국당 김무성 의원은 24일 조문한 뒤 “고인은 박정희 대통령과 함께 조국 근대화를 통해 국민들을 잘살게 한 분이다. 은퇴 이후에도 정치계나 사회 전반에 걸쳐 많은 가르침을 주셨다”고 말했다. 반기문 전 유엔 사무총장, 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과 정의당 심상정 의원도 조문했다. JP와 함께 3김을 형성했던 DJ, YS의 자제들도 찾았다. DJ 차남인 김홍업 전 의원은 “총리님을 생전에 뵌 적이 있다. 찾아뵙는 게 도리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YS 차남 김현철 국민대 특임교수는 “아버님과 오랜 정치 생활을 하며 정치적 견해가 다를 때도 있었지만 인간적으로는 정말 각별한 사이였다”고 회고했다.김상운 sukim@donga.com·최고야·박효목 기자}

    • 2018-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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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5·16 - 3당 합당 - DJP연합… 삶 자체가 한국 정치의 자화상

    김종필(JP) 전 국무총리의 43년 정치인생은 박정희 전 대통령에서 시작해 김영삼(YS) 전 대통령을 거쳐 김대중(DJ) 전 대통령으로 마무리된다. ‘영원한 2인자’ ‘풍운아’라는 별명이 붙는 이유다. 산업화 세력으로 시작해 민주화 세력의 손을 잡아가며 한국 정치사를 종횡무진했다. 후배 정치인들은 JP를 “영화로 치면 ‘주연보다 화려한 조연’ ‘막후 기획자이자 감독’이었다”고 평가한다.○ 5·16 주역이자 초대 중정부장 1961년 서울대 사범대를 거쳐 육군사관학교(8기)를 졸업한 35세의 육군 중령 JP. 처삼촌인 박정희 전 대통령의 5·16군사정변에 주도적 역할을 하면서 파란만장한 정치 역정이 시작됐다. 그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을 벤치마킹해 중앙정보부(현 국가정보원)를 만들고 초대 부장을 지냈다. ‘권력 2인자’에 오른 뒤 1963년 국회에 처음 진출했다. 같은 해 집권 민주공화당의 의장까지 맡았으나 박 전 대통령과 ‘혁명 동기’들의 견제가 시작됐다. 결국 JP는 1964년 ‘6·3한일회담반대운동’의 희생양이 돼 당의장직을 사임하고 외유(外遊)길에 올랐다. 당시 섭섭한 심경을 “자의 반 타의 반”이라는 말로 표현했다. JP는 1967년 7대 국회로 재입성했다. 4년 뒤에는 국무총리로 다시 2인자에 화려하게 돌아와 4년 6개월을 지냈다. 박정희식 개발 모델의 최전선에 선 것이다. 1979년 10·26사태 직후 공화당 총재를 맡았지만 신군부에 의해 ‘부패 정치인’으로 낙인찍혀 낭인 생활을 해야 했다. 전두환 정부 시절 JP는 DJ, YS와 함께 정치활동 규제에 묶여 11, 12대 총선에 출마하지 못했다. 1987년 민주화의 열기로 치러진 13대 대선으로 정치활동을 재개하면서 1988년 13대 총선 때 신민주공화당으로 충청권을 석권한다. 그러고는 1990년 1월 당시 노태우 대통령, 민주당 총재이던 YS와 3당 합당에 참여해 1992년 대선에서 YS 당선에 기여했다. 김영삼 정부 때인 1995년 초 YS 민주계로부터 “정치생명이 다했다”며 2선 후퇴 압력을 받았다. JP는 결국 같은 해 3월 민자당을 탈당해 자유민주연합 창당으로 정면승부를 건다. JP의 자민련은 그해 6월 지방선거에서 이른바 ‘핫바지론’ 하나로 충청권을 휩쓸고, 1996년 15대 총선에서도 충청권에서 24석을 포함해 총 50석을 얻으면서 정국의 캐스팅보터로서 자리매김한다.○ ‘DJP연합’으로 첫 정권교체 1997년 15대 대선을 앞두고 보수세력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호남-충청 연대인 ‘DJP연합’으로 공동정권을 탄생시켰다. 김대중 정부 초대 국무총리에 오르며 두 번째 총리직을 꿰찼다. 하지만 2000년 16대 총선에서 자민련의 의석수는 17석으로 쪼그라들었다. 교섭단체 구성에 실패한 JP에 대해 DJ는 민주당 의원 4명을 자민련으로 꿔주는 ‘의원 임대’ 파동까지 빚으며 공조 유지에 나섰다. 그만큼 JP와의 연대가 중요했다는 뜻이다. 그러나 DJ와도 결별하게 된다. 2001년 ‘햇볕정책 전도사’인 임동원 통일부 장관에 대한 해임건의안에 자민련이 찬성하면서다. JP가 요구해온 내각제 개헌이 무산된 뒤 DJP연합이 흔들리던 와중에 JP가 임 장관 해임건의안에 찬성하자 DJP연합이 파경을 맞은 것이다. 이후 2002년 16대 대선에서 후보를 내지 못한 채 행정수도 이전을 공약으로 내건 노무현 대선 후보와 민주당에 충청권을 대거 잠식당했다. 2004년 17대 총선 때는 “서쪽 하늘을 벌겋게 물들이고 싶다”며 재기를 향한 의욕을 불태웠다. 그러나 총선 직전 한나라당과 새천년민주당이 공동 추진한 노무현 대통령 탄핵에 뒤늦게 가담했다가 역풍을 맞아 4석으로 쪼그라든다. 비례대표 1번으로 출마한 자신조차 낙선하면서 고립무원의 상태에 빠졌다. 총선 패배 직후인 2004년 4월 19일 그는 “43년간 정계에 몸담으면서 나름대로 재가 됐다”며 정계 은퇴를 전격 선언했다. 5·16군사정변으로 한국 정치사에 등장한 그가 43년간의 정치인생을 접은 날은 아이러니하게도 4·19혁명 44주년 기념일이었다.최우열 dnsp@donga.com·최고야 기자}

    • 2018-06-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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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측근들도 모르게… 안철수 美서 조용한 귀국

    지방선거 참패 직후 미국으로 출국했던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서울시장 후보(사진)가 21일 오후 비밀리에 귀국했다. 안 전 후보는 한때 이날 오전 4시 비행기로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한 것으로 잘못 알려졌을 만큼 측근들에게까지 귀국 정보를 알리지 않고 조용히 들어왔다. 안 전 후보는 지방선거 이틀 만인 15일 딸 설희 씨가 재학 중인 스탠퍼드대 졸업식에 참석하기 위해 아내 김미경 서울대 교수와 미국 샌프란시스코로 출국했다. 나갈 때는 대한항공을 이용했으나, 이날은 언론 노출을 의식한 듯 외국 항공편을 통해 오후 2시 40분 귀국했다. 당초 19일 전후 귀국할 예정이었지만 구체적 귀국 날짜와 시간을 외부에 알리지 않다가 이틀 더 머물다 귀국한 것이다. 안 전 후보가 당 관계자와 측근들에게까지 귀국 일정을 비밀로 한 것은 지난 대선에 이어 지방선거에서도 연거푸 3등을 한 충격이 컸기 때문으로 보인다. 안 전 후보는 14일 서울시장 후보 캠프 해단식에서 울먹이며 “제가 부족해서 고생만 시켜드렸다. 죄송하다”는 말을 반복하며 관계자들을 위로했다고 한다. 안 전 후보는 당분간 거취를 두고 장고에 들어갈 듯하다. 미국에서도 측근들의 연락을 받지 않고 생각을 정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후보의 일부 측근은 정계은퇴나 잠시라도 정계를 떠나는 방안을 권유할 것으로 알려졌다. 안 전 후보의 한 측근은 “안 전 후보가 정계은퇴 여부를 직접 밝힐 확률은 매우 낮다. 성찰과 반성을 위해 해외로 떠나게 된다면 기간은 6개월∼1년 정도가 될 것”이라고 했다. 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8-06-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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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안철수 은퇴를” 워크숍서 거센 책임론

    6·13지방선거에서 참패한 바른미래당이 패배 원인 분석을 위해 진행한 워크숍에서 ‘안철수 책임론’이 불거져 나왔다. 바른미래당은 선거 패배의 주된 이유인 좌우 정체성 정립 등 당의 노선을 놓고 밤샘토론을 했다. 19일 바른미래당은 합당 뒤 처음으로 경기 양평 용문산야영장에서 현역 의원이 참석하는 1박 2일 워크숍을 열었다. 자유토론회에 발제자로 초청된 이종훈 시사평론가는 이 자리에서 서울시장 선거에서 3위로 패배한 안 전 후보의 정계 은퇴를 주장했다. 이 평론가는 “바른미래당이 살려면 ‘안철수 리스크’를 해소해야 한다. 현재 정치력으론 안 된다”고 혹평했다. 이어 “안 전 후보가 여전히 미숙하다는 이미지가 국민들에게 형성돼 있기 때문에 그 이미지를 확 바꾸지 않으면 대선주자급으로 대접받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안 전 후보와 유승민 전 공동대표 두 사람을 중심으로 급하게 합당하게 되면서 선거에서 제대로 화합이 이뤄지지 않은 부분에 대한 비판도 이어졌다. 이 평론가는 “지방선거에서 전국적으로 참패한 이 모든 비극은 안 전 후보 개인의 사심에서 시작됐다”며 “차기 대권으로 가기 위해 빨리 서울시장에 출마해서 당선이 돼야겠다는 조급증이 있었다”고 비판했다. 또 “여기에 바른정당 의원들의 잇단 탈당으로 유 전 공동대표의 조급함도 더해져 통합이 됐지만 현실 인식이 안이했다”고 주장했다. 의원들 간 비공개로 진행된 토론시간에는 안 전 후보를 대변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국민의당 출신 주승용 의원은 이 자리에서 “안 전 후보에 의해 통합 결정이 빨리 당겨진 게 아니라, 당의 지역 색채를 없애고 이념을 뛰어넘자는 정신을 지방선거 전에 구현하려고 했던 것”이라며 “안 전 후보의 서울시장 출마도 당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원내대표를 지낸 주 의원은 원내대표 재직 당시에도 바른정당과의 통합을 주장했었다. 자유토론에서는 진보냐, 보수냐를 놓고 당의 정체성에 대한 끝장토론이 이어졌지만 결론을 내지 못했다. 유 전 공동대표는 지방선거 다음 날인 14일 대표직을 사퇴하는 자리에서 “당의 노선을 제대로 정립하지 못한 것도 선거 패배의 한 원인으로 본다”고 밝혔다. 바른미래당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은 자유토론 뒤 기자들과 만나 “진보와 보수 프레임에 아예 묶이지 말자는 의견도 있었고 정책 사안별로 진보, 보수로 접근하자는 의견이 다양하게 논의됐지만 결정된 게 없다”고 말했다. 워크숍에는 바른미래당 현역 의원 대부분이 참석했으나 유 전 공동대표와 김중로 의원, 바른미래당 소속이지만 민주평화당 성향인 비례대표 4인(박선숙, 박주현, 이상돈, 장정숙 의원) 등은 불참했다.양평=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8-06-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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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동철 “바른미래, 한국-평화당 기웃거릴 이유 없어”

    6·13지방선거에서 단 한 명의 기초단체장도 배출하지 못해 지도부가 일괄 사퇴한 바른미래당은 18일 김동철 비상대책위원장 체제로 전환했다. 앞서 오신환, 김수민, 채이배 등 30, 40대 초재선 의원이 비대위원에 임명됐다. 김 위원장은 이날 첫 비대위 회의에서 “바른미래당에서 원조 적폐인 자유한국당이나, 민주평화당에 기웃거릴 이유가 없다”며 일각에서 나오는 야권 통합론을 일축했다. 바른미래당은 19일 경기 양평에서 1박 2일 워크숍을 열고 선거 참패 원인 분석 및 당의 진로 등을 논의한다. 김 위원장의 원내대표 임기가 끝남에 따라 25일 새 원내대표도 선출하기로 했다. 원내대표 후보에는 재선의 김관영, 김성식, 이언주 의원 등이 거론된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8-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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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원구성 지연에 민갑룡 어부지리?

    국회 후반기 원 구성 지연으로 민갑룡 신임 경찰청장 내정자(사진)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거치지 않고 임명될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경찰위원회의 임명제청 동의를 거쳐 민 경찰청 차장을 신임 경찰청장에 내정했다. 이철성 경찰청장 임기는 이달 30일까지로 정부는 그 전에 임명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경찰 안팎에서는 민 내정자의 청문회 통과를 낙관하는 분위기다. 민 내정자는 15일 “조국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과의 친분이 청장 내정에 영향을 미친 게 아니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그는 “청문회를 통해 말씀드리겠다”고만 답했다. 그러나 국회 상황은 좀 다르다. 지난달 29일 정세균 국회의장 임기가 만료되면서 후반기 의장단과 18개 상임위원장이 모두 공석이다. 여야 간 원 구성 협상이 지지부진한 데다 일각에선 9월 정기국회까지 원구성이 미뤄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정부가 공직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을 제출한 날로부터 20일 이내에 국회는 인사청문 절차를 마쳐야 한다. 만약 20일을 넘기면 해당 후보자는 국회 임명동의 절차와 무관하게 임명이 가능하다. 더불어민주당에선 인사청문회 일정 등을 감안해 국회 원 구성을 서둘러야 한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박경미 원내대변인은 “경찰청장은 청문 요구가 오고 20일이 지나야 그냥 임명될 수 있다. (현 경찰청장의 임기 만료 전 임명을 위해) 원 구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그러나 선거 참패 후폭풍에 빠져 있는 자유한국당은 원 구성에 신경을 쓸 여력이 없는 상황이다. 한국당 윤재옥 원내수석부대표는 “당에 불이 났는데 불부터 꺼야 한다”고 말했다. 김상운 sukim@donga.com·권기범·최고야 기자}

    • 2018-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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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초선들의 반성문 “침묵한 우리도 책임”

    “집권 시절 잘못된 국정 운영과 당 운영에 대해 아무 말 못한 것 반성합니다.” “자유한국당은 ‘죽어야 산다’는 국민 뜻을 받들어 스스로 죽을 각오를 하겠습니다.” 동아일보가 18일 접촉한 한국당 초선 의원 10명은 절망적인 상황이지만 어떤 식으로든 변화가 필요하다고 했다. 한국당 궤멸의 원인 중 하나로 ‘침묵하는 초선’이 거론된 것을 의식한 듯 일부는 “‘나부터 불출마’ 운동을 하겠다”고도 했다. 한국당 초선 41명 중 5명 안팎의 의원은 최근 비공개 모임에서 2020년 총선 릴레이 불출마 선언을 검토하겠다는 뜻을 모은 것으로 알려져 ‘초선발’ 불출마 선언이 번질 수 있다. 지방선거 직후 15일 ‘중진 퇴진 촉구 성명’을 발표했던 초선 5명 중 한 명인 정종섭 의원은 “국민의 뜻은 ‘한국당은 죽어야 한다’는 것이고 이제 ‘다 죽읍시다’라는 메시지를 성명에 담은 것”이라고 했다. “박근혜 정부에서 행정안전부 장관 등을 지낸 사람이 자기희생이 없다”는 지적에 대해선 “내가 잘못이 없다는 게 아니다. 중진부터 모범을 보이고 나를 포함해 나머지 한국당 의원 전부 책임을 지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이며 새 부대를 만들어 새 술을 담는 개혁이 이뤄져야 한다”며 2020년 총선 불출마를 시사하기도 했다. 이미 불출마 의사를 밝힌 윤상직 의원은 “이명박 박근혜 대통령 때 비서관과 장차관을 했고 이어 의원을 했다. 두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가 있고 보수가 이렇게까지 된 상황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느끼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자신들의 그릇을 비우고 신인을 발굴해 보수를 살릴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그릇 비우기’ ‘자기희생’을 여러 차례 강조했다. 송석준 의원은 “초선의 한계도 있겠지만 예외 없이 다 책임을 져야 하고 철저하게 반성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철규 의원은 “초선이라도 다 당협위원장이고 당직 하나씩 맡고 있는 사람도 많았다. 당권 옆에 붙어 있던 사람도 책임이 크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박완수 의원은 “언론에서는 ‘공동묘지 같은 당’이라고까지 했는데도 아무 말 없이 그대로 선거까지 갔다는 것에 대해서는 초선들도 책임을 면할 수 없다”고 했다. 민경욱 의원은 “모든 의원이 (중앙정치 무대에서 사라져) 국민 속으로 들어가 봉사활동을 하며 국민의 신뢰를 쌓아야 한다. 인적 쇄신은 ‘내부 총질’식이 아니라 기준을 정해 합의를 이뤄 자연스럽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성중 의원은 “민주당에선 ‘친노 폐족 선언’을 했지만 우리는 아무도 그런 걸 하지 않았다”고 반성했고 백승주 의원은 “퇴진 요구 등 분열과 상처를 주는 방식보다는 차분하게 한 시대의 테제를 모아가야 한다”고 했다. 이번 보궐선거를 통해 한국당 후보 중 유일하게 국회에 입성한 송언석 당선자는 “대한민국의 가장 주요한 가치이자 보수의 가치인 ‘시장경제와 자유민주주의’를 중심으로‘ ‘가치 중심의 정당’으로 재편되는 게 옳다”고 했다. 김성원 의원은 “국민이 준 마지막 기회다. 이제 초선들이 당 쇄신과 개혁에 앞장설 것”이라며 초·재선 의원들이 이제라도 혁신에 앞장서야 한다고 주장했다.최우열 dnsp@donga.com·최고야 기자}

    • 2018-0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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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黨망친 중진 은퇴하라” 3시간반만에 끝난 의총

    또 무릎만 꿇었다. 6·13지방선거에서 궤멸 수준의 참패를 당한 자유한국당은 15일 오후 2시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 회의장에서 의원총회를 열었다. 수감 중인 최경환 이우현 의원을 제외한 소속 의원 111명 중 90여 명이 참석했다. 그러나 25명 정도만 당의 진로에 대해 발언했고, 회의도 3시간 30분 만에 끝났다. 의총 뒤 한국당 당직자들은 ‘저희가 잘못했습니다’라고 쓴 현수막을 펼쳤다. 한국당 김성태 대표 권한대행 및 원내대표는 현수막을 가리키며 “더 높이 들어야지. 그거 안 보이잖아”라고 했다. 김 권한대행은 “저희 무릎 꿇겠습니다. 낭독하세요”라며 무릎을 먼저 꿇었다. 뒤에 늘어서 있던 의원들도 무릎을 꿇고 고개를 숙였다. 몇몇 의원은 사죄의 큰절까지 했지만 일부는 못마땅한 듯 자리를 떴다. 마이크를 잡은 신보라 원내대변인은 “국민 여러분 죄송합니다. 마지막 기회로 여기고 초심으로 돌아가겠다”고 했다. ‘대국민 사과 퍼포먼스’가 끝나자 김 권한대행은 “조기 전당대회는 안 된다는 의견이 대부분이었다. 앞으로 혁신 비상대책위원회를 구성해 새로운 리더십을 치열하게 만들겠다”고 했다. 한국당은 지도부 퇴진→비대위 구성→전당대회라는 뻔한 시나리오를 택했다. 한 재선 의원은 “선거 패배 후 첫 의총인데 너무 성의 없는 결정을 내렸다”며 혀를 찼다. 의총 초반에는 혁신을 기대하는 목소리도 있었다. 김 권한대행은 모두발언에서 “한국당은 해체를 통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해야 한다”면서 “이번 선거는 한국당에 대한 탄핵”이라며 분위기를 띄웠다. 공개 의총에서 초선인 성일종 의원은 “10년간 보수 정치를 책임졌던 중진들이 은퇴하라”고 요구했다. 6선의 김무성 의원은 “차기 총선에 출마하지 않겠다. 분열된 보수 통합을 위해 바닥에서 헌신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김 의원을 따라 초선의 윤상직 의원만 불출마를 시사했다. 성일종 정종섭 김순례 등 중진들의 책임을 먼저 요구하던 초선 의원 중에서도 정작 책임지겠다는 의원은 없었다. 비공개 의총에선 “당을 해체해야 한다” “인재 발굴로 당의 새 얼굴을 만들자” 등의 이야기가 나왔다. 한 3선 의원은 “당 해체, 중진 퇴진 등의 논의가 있었지만 치열하게 토론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했다. 다른 재선 의원도 “당 해체는 비중 있게 논의되지도 않았다”고 했다. 또 다른 재선 의원은 “고작 2명만 불출마하겠다는 데에 기가 막혔다. 김무성 의원의 불출마도 향후 전당대회 출마 등을 염두에 둔 것 아니겠느냐”고 말했다. 당내에선 비대위원장직을 놓고는 김 권한대행을 추천하는 목소리가 많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김 권한대행은 “외부 영입도, 내부 참여도 열려 있다”고 했다. 이런 가운데 국회를 중심으로 ‘자유한국당 완패를 만든 ‘5대 공신록’’이란 제목의 글이 나돌았다. 여기엔 박근혜 전 대통령, 서청원 최경환 이정현 등 ‘친박 8적’, 홍준표 전 대표, 강효상 정태옥 의원, 바른정당 복당파 등이 1∼5등 공신으로 등급별로 적혀 있다. 5등 공신은 ‘할 말도 못 하는 거세된 정치’를 한 한국당 의원 전원이라고 했다. 한국당 당직자는 “‘봉숭아학당’ 의총에서 나온 ‘무릎꿇기 쇼’로 웃음거리만 됐다”며 씁쓸해했다. 바른미래당도 김동철 원내대표가 비대위원장을 맡아 8월에 전당대회를 열기로 했다. 안철수 전 서울시장 후보는 딸의 박사학위 수여식에 참석하기 위해 미국으로 출국했다. 출국 전 지도부 오찬에 참석했지만 주로 듣기만 했다고 한 참석자가 전했다. 이 자리에 유승민 전 공동대표는 불참했다.박훈상 tigermask@donga.com·최고야 기자}

    • 2018-06-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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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퀴벌레… 연탄가스… 보수 등돌리게 한 홍준표의 막말

    ‘빨갱이, 바퀴벌레, 연탄가스, 암 덩어리….’ 6·13지방선거 패배의 책임을 지고 대표직을 내려놓은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지난 1년간 자신의 의견에 반하는 이들을 향해 거친 막말을 쉼 없이 쏟아냈다. 민심을 제대로 읽지 못한 채 외골수적 사고를 그대로 내보인 홍 전 대표의 막말에 이번 지방선거에서 “보수성향이지만 홍준표의 한국당에는 도저히 표를 줄 수 없다”는 유권자가 적지 않았다. 그동안 홍 전 대표는 자신의 권위에 도전하는 듯한 당내 일부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을 향해 ‘바퀴벌레’ ‘연탄가스’ ‘암 덩어리’ ‘고름’이라며 맹비난했다. 특히 3월 당내 비홍(비홍준표) 세력이 지방선거에 홍 전 대표가 출마해야 한다고 하자 그는 “한 줌도 안 되는 그들이 당을 이 지경까지 만들고도 틈만 나면 연탄가스처럼 비집고 올라온다”고 비판했다. 4·27 남북 정상회담으로 형성된 한반도 평화 무드 속에서도 홍 전 대표의 막말은 이어졌다. 지난달 경남 창원에서 열린 지방선거 필승결의대회에서 “세상이 미쳐 가고 있다. 다음 대통령은 아마 김정은(북한 국무위원장)이 되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행사장 앞에서 자신을 향해 피켓을 들고 규탄대회를 벌이는 민중당 관계자들을 향해서는 ‘빨갱이’라고 지칭하기도 했다. 홍 전 대표가 결정한 ‘나라를 통째로 넘기시겠습니까?’라는 지방선거 슬로건도 민심과 괴리가 크다는 비판이 많았다. 이 슬로건은 더불어민주당에 투표하면 나라가 북한 또는 좌파에 넘어간다는 뉘앙스를 담고 있다. 한국당 관계자는 “홍 대표가 물러나면 한국당을 지지하겠다는 국민이 많을 정도로 민심과 괴리가 컸던 게 사실”이라고 했다. 선거 막판 ‘이부망천(이혼하면 부천 가고, 망하면 인천 간다)’ 발언의 후폭풍으로 한국당을 탈당한 정태옥 의원을 대변인으로 두고, 비서실장을 지낸 염동열 의원에 대한 검찰의 영장 청구 등 대표 주변 인사들도 구설에서 자유롭지 않았다. 한편 지난해 대선에 이어 이번 서울시장 선거에서도 3위에 그친 바른미래당 안철수 전 후보는 15일 딸 설희 씨의 스탠퍼드대 대학원 졸업식 참석차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안 전 후보는 이날 캠프 해단식에서 “제 딸이 일요일(17일)에 박사학위를 받는다. 주말을 이용해 잠깐 다녀올 예정”이라고 말했다. 안 전 후보는 중도 사퇴를 했던 2012년 대선 당일에도 미국으로 출국해 휴지기를 갖고 80여 일 만에 귀국한 바 있다. 바른미래당 관계자는 “이번에는 일주일 안팎으로 짧게 머무르다 올 것”이라며 크게 의미를 두지는 않았다.최고야 기자 best@donga.com}

    • 2018-0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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