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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때 미친놈처럼 뛰어다닌 선수가 있다.” 얼마 전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얘기하자면 길어지는데…”라면서 2010년 광저우 아시아경기 때 얘기를 꺼낸 적이 있다. 그가 이끌던 팀은 당시 우승을 목표로 출전했지만 4강전에서 패했다. 3위 결정전으로 밀린 그의 팀은 동메달을 놓고 이란과 맞붙었다. 하지만 금메달이라는 동기가 사라진 탓인지 선수들은 의욕이 없어 보였다. 그런 중에도 ‘미친놈’처럼 혼자서 죽기 살기로 뛰어다닌 선수가 바로 당시 프랑스의 AS모나코 소속이었던 박주영(29·왓퍼드)이었다. 그는 전반전을 0-2로 뒤진 채 마친 휴식 시간에 라커룸을 뒤집어 놓았다. ‘나이 많은 형이 유럽에서 여기까지 날아와 죽어라 뛰고 있는데 도대체 너희들은 뭐냐’며 선수들의 넋을 빼놓았다. 박주영은 당시 23세 이하가 출전할 수 있었던 아시아경기에 와일드카드로 뽑혀 참가했다. 그는 “지도자가 된 뒤로 지금까지 그때처럼 화를 많이 냈던 적은 별로 없는 것 같다. 그런 상황에서 그런 선수(박주영)한테 감독이 어떤 마음을 가지게 될지는 말하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당시 그가 지휘봉을 잡았던 아시아경기 축구대표팀은 후반 들어 4골을 넣고 4-3으로 역전승해 동메달을 땄다. 2-3을 만드는 추격 골을 넣었던 박주영은 경기가 끝난 뒤 펑펑 울었다. 홍 감독의 박주영에 대한 끝없는 신뢰는 이때부터 시작됐다고 보는 게 맞다. 당시 후배들을 이끌고 팀을 위해 헌신하는 박주영의 모습도 ‘원 팀’(하나의 팀)을 최우선 가치로 여기는 홍 감독의 마음을 끌었다. 홍 감독은 이런 박주영이 팬들이나 언론에 ‘자기밖에 모르는 선수’로 비치는 걸 안타까워한다. 믿음을 주면 보답이 돌아왔다. 이 또한 홍 감독이 그동안 박주영 카드를 쉽게 버리지 못한 이유 중 하나다. 좀처럼 카메라 앞에 서기를 꺼리는 박주영은 자신의 병역 연기를 두고 논란이 커지자 2012년 6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때 박주영의 옆자리를 지킨 사람이 홍 감독이다. 병역 연기 논란에 대해 박주영이 자신의 생각을 밝히는 기자회견이었지만 먼저 말문을 연 건 홍 감독이었다. “스스로 풀어야 할 문제이지만 선배로서 용기를 주려고 나왔다. 박주영 선수가 군대를 안 가면 내가 대신 가겠다는 얘기를 하러 이 자리에 나왔다.” 이 기자회견으로 박주영의 병역 연기 논란은 한풀 누그러졌고, 당시 런던 올림픽 대표팀을 이끌던 홍 감독은 곧바로 박주영을 와일드카드로 뽑아 런던으로 데려갔다. 박주영은 런던 올림픽 3위 결정전 일본과의 경기에서 선제 결승골을 넣어 한국 축구에 사상 첫 올림픽 메달을 안겼다. 이번에도 그랬다. 홍 감독은 욕먹을 작정을 하고 그동안 얘기했던 것과 달리 박주영을 그리스와의 평가전 엔트리에 넣었다. 당연히 원칙을 어겼다느니, 소신을 접었다느니 하는 말들이 많았다. 홍 감독은 “소속 팀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는 선수를 선발하기는 힘들다”고 여러 차례 말했다. 그는 원칙과 다른 결정이라는 걸 솔직히 인정하면서 “그리스전이 박주영 선수를 점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 판단했다”고 말했다. 박주영은 지난해 2월 크로아티아전 이후 13개월 만의 A매치인 6일 그리스전에서 결승골을 넣으면서 경기 감각 논란을 한 방에 잠재웠다. 애초부터 홍 감독에게 박주영은 벤치 신세를 면치 못해도 쉽게 포기할 수 있는 그런 선수가 아니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박주영(29·왓퍼드)은 자신의 처지를 잘 알고 있었다. 홍명보 감독(45)이 축구 국가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지난해 6월 이후 대표팀에 처음 이름을 올린 박주영은 그리스와의 평가전(6일 오전 2시·MBC 중계)을 앞둔 3일 그리스 아테네에서 국내 기자들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마지막 기회라는 걸 잘 알고 있다”고 결연하게 말했다. 박주영을 뽑은 홍 감독도 지난달 19일 그리스전에 나설 엔트리를 발표하면서 “그동안 얘기했던 원칙과는 다른 결정이지만 그래도 이번 그리스전이 박주영 선수를 점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판단으로 선발했다”고 얘기했다. 홍 감독이 말한 그동안의 원칙이란 ‘소속 팀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는 선수는 뽑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경기 감각이 중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박주영은 자신의 경기 감각에 대해 “부족할 것이다. 변명하지 않겠다”며 솔직하게 인정했다. 홍 감독도 이를 모를 리 없다. 박주영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줄곧 벤치 신세였다. 출전 기회를 얻기 위해 유럽 축구 겨울 이적 시장 마지막 날인 1월 31일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왓퍼드로 팀을 옮겼지만 크게 달라진 건 없다. 하지만 홍 감독은 “2부 리그로의 이적을 결심했다는 것 자체가 대표팀에서 뛰고 싶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기회를 한 번 주기로 했다”며 지난해 2월 크로아티아전 이후 대표팀을 떠나 있던 박주영을 뽑았다. 이 같은 홍 감독의 배려에 대해 박주영은 부담이 작지 않다. 박주영은 “월드컵을 앞두고 얻은 마지막 기회라 부담도 있다. 그렇다고 무리할 생각은 없다. 팀에 녹아드는 선수가 되겠다. 내가 갖고 있는 걸 다 보여준 다음 코칭스태프의 판단을 기다리겠다”고 했다. 콜롬비아, 코트디부아르, 일본과 함께 브라질 월드컵 본선 C조에 속한 그리스는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12위로 한국(61위·H조)보다 한참 위다. 하지만 역대 상대 전적에서는 한국이 2승 1무로 앞서 있다. 월드컵 본선에서는 2010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회 조별리그에서 한 차례 맞붙어 한국이 2-0으로 이겼다. 그리스 선수 중 A매치 131경기에서 10골을 넣은 미드필더 요르고스 카라구니스(풀럼)와 72경기에서 13골을 기록한 공격수 디미트리오스 살핑기디스(PAOK)가 위협적이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프로축구가 겨울잠을 끝내고 9개월의 장기 레이스를 시작한다. 2014시즌 K리그 클래식은 8일 지난 시즌 우승, 준우승 팀인 포항과 울산이 맞붙는 개막전을 시작으로 11월 30일까지 팀당 38경기, 전체 228경기를 치른다. 한국프로축구연맹은 3일 서울 종로구 아산정책연구원에서 K리그 클래식 12개 팀 감독이 참석한 가운데 미디어데이 행사를 열었다.● 전북에 몰표 우승 후보를 묻는 질문에 대부분의 감독이 전북을 꼽았다. “우리 팀은 제발 우승 후보에서 좀 빼 달라”며 울산을 우승 후보로 거론한 최강희 전북 감독과, 이 말을 듣고서 “(최강희 감독이) 빼달라고 하니 빼드리겠다. 전북과 우리 팀을 뺀 10개 팀 모두 우승 후보다”라고 말한 박항서 상주 감독을 제외한 10명의 감독 중 8명이 전북을 우승 후보로 지목했다. 감독들이 전북을 우승 후보로 거론한 이유는 비슷했다. 공격력이 가장 좋은 데다 선수층이 두꺼워 안정적인 전력을 갖췄다는 평가가 대부분이었다. 박종환 성남 감독은 “며칠 전 전북의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경기를 TV로 봤는데 흠 잡을 데가 없더라”라고 말했다. 최강희 감독은 “우승 후보로 인정받는 건 좋은 일이지만 12개 팀의 전력 차이는 거의 없다고 본다”며 몸을 낮췄다. 연맹이 지난달 26, 27일 실시한 우승 후보 예상 인터넷 팬 투표에서는 전북과 수원이 나란히 22.7%의 표를 얻어 공동 1위였다.● 노장의 귀환 이날 행사에서는 현역 감독으로 복귀한 두 노장(老將)이 많은 주목을 받았다. 76세로 최고령 사령탑인 박종환 감독은 대구 지휘봉을 내려놓은 2006년으로부터 7년 만인 지난해 12월 성남 감독으로 그라운드에 복귀했다. 역시 지난해 12월 경남 지휘봉을 잡은 이차만 감독은 1999년 대우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14년 만에 복귀했다. 64세인 이차만 감독은 “노병은 살아 있다는 걸 꼭 보여주겠다. 육십 평생을 축구 하나로 살아왔다. 후배들과 멋진 승부를 펼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박종환 감독은 “1965년부터 감독 생활을 시작해 2006년까지 41년 동안 감독을 했었고 또다시 돌아왔다. 잘한 선택인지 아닌지는 지금도 헷갈릴 만큼 부담스럽지만 일단 맡은 이상 팬들에게 좋은 모습을 보일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연맹은 두 노장이 이끄는 성남과 경남을 시즌 첫 경기부터 맞붙게 했다. 두 팀은 9일 창원에서 맞대결한다.● 월드컵 열기 K리그로? 6월 13일부터 한 달간 열리는 브라질 월드컵의 열기가 K리그로 이어졌으면 하는 바람도 많았다. 최용수 서울 감독은 “월드컵 이후에 K리그가 좀 더 발전할 수 있는 그런 효과가 나타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윤성효 부산 감독도 “월드컵에서 대표팀이 어느 정도 성적을 내느냐에 따라 이후 (K리그에 대한) 관심도가 달라질 수 있다.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서 그 열기가 K리그로 이어지는 분위기가 만들어지면 좋겠다”고 했다. 안방에서 열린 한일 월드컵에서 4위의 성적을 냈던 2002년에는 전년에 비해 35만 명이 늘어난 265만 명이 경기장을 찾았다. 하지만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독일 월드컵이 열린 2006년(245만 명)과 16강에 올랐던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의 해 2010년(273만 명)에는 전년도에 비해 관중이 각각 42만 명, 8만 명이 감소했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촌철살인’ 미디어데이 말말말 ▼모두가 “우승”을 외쳤던 예년 분위기와는 확연히 달랐다. 2014년 K리그 클래식을 준비하는 감독과 선수들은 팀 상황에 따라 구체적인 목표가 있었다. 3일 열린 미디어데이에서 나온 말들을 정리했다. ▽첫 경기가 독이 된 것 같다=최강희 전북 감독. 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일본 요코하마 마리노스를 3-0으로 꺾은 뒤 모든 전문가가 전북을 우승 후보 1강으로 전망하는 것에 대해. 최 감독은 “소문의 진원지를 찾아보니 최용수 서울 감독이 퍼뜨렸다. 부잣집 도련님의 넋두리가 너무 심한 것 같다”고 한마디. ▽개막전은 이긴 것으로 하겠습니다=최강희 전북 감독. ‘지난해 강호 킬러로 활약했는데 올해는 어떻게 전망하느냐’는 질문에 윤성효 부산 감독이 “올핸 비슷한 팀을 이기고 보내줄 팀은 보내주겠다”고 하자. 전북과 부산은 8일 처음 격돌한다. ▽보기만 해도 무서운 분이셨는데…. 그래도 축구로 승부를 보고 싶다=최용수 서울 감독. 박종환 성남 감독이 “감독들이 너무 어리다”고 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 ▽선수 땐 한쪽 눈 감고도 이겼는데…=하석주 전남 감독. 선수 시절에는 현재 강팀을 이끌고 있는 황선홍 포항 감독과 최용수 서울 감독보다 경쟁력이 있었다는 것을 강조하며. ▽우승 못한 책임을 나보고 지라고 했다=조민국 울산 감독. 지난해 아쉽게 2위에 머문 뒤 떠난 김호곤 감독이 올해 우승하라고 했다며. ▽야동은 혼자 몰래 보는 것이라 잘 모른다=전북 이승기. 팬미팅 때 ‘야동승기’란 별명으로 불렸는데 혹 전북에서 누가 야동을 가장 많이 보느냐란 한 팬의 질문에. ▽제가 스피드에서는 좀 낫지 않을까요=포항 고무열. ‘제2의 황새’로 불리는데 황선홍 감독보다 더 잘하는 게 뭐냐는 팬의 질문에 “비교 대상이 아니다. 향후 비교 대상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라면서도 굳이 하나를 꼽으며.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

팔꿈치가 얼굴을 가격하는 순간 나무 배트가 야구공을 때릴 때처럼 ‘딱’ 하는 소리가 났다. 김동현(33)이 영화 속 격투 장면에서나 봤던 ‘스피닝 백 엘보’(뒤로 돌면서 팔꿈치로 가격) 기술로 종합격투기 UFC에서 10승(2패)째를 챙겼다. 김동현은 1일 밤 중국 마카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웰터급(77kg) 5라운드 경기에서 존 해서웨이(27·영국)를 3라운드 1분 1초 만에 KO로 꺾었다. 4연승을 달린 김동현은 UFC 아시안 파이터 최다승에 3승 차로 다가섰다. 오카미 유신(일본)이 보유한 13승(5패)이 아시안 파이터 최다승이다. 해서웨이가 한 방에 나가떨어진 스피닝 백 엘보는 실전에선 좀처럼 보기 드문 기술이다. 김동현은 해서웨이가 다가서며 오른 팔꿈치로 가격을 시도하는 순간 시계 반대 방향으로 잽싸게 몸을 돌리면서 왼 팔꿈치로 해서웨이의 안면을 강타해 경기를 끝냈다. 무릎이 꺾인 해서웨이는 손을 짚을 새도 없이 앞으로 꼬꾸라졌다. ‘히트맨’(암살자)으로 불리는 해서웨이가 KO로 패한 건 2006년 6월 종합격투기 데뷔 후 처음이다. 김동현은 가장 인상적인 기술이나 경기력을 보인 선수에게 돌아가는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에 선정돼 5만 달러(약 5300만 원)의 보너스를 챙겼다. 미국 일간지 USA투데이는 김동현의 스피닝 백 엘보를 ‘올해의 KO’감으로 거론했다. ‘스턴건’(전기 충격기) 김동현은 2연속 KO승으로 예전의 타격가 이미지를 완전히 되찾았다. 김동현은 UFC 무대를 밟기 전 내리 5번을 KO로 장식했다. 하지만 UFC에서는 2008년 5월 데뷔전 KO승 후로 7번의 승리를 모두 판정으로 챙겨 ‘흥행에 별 도움이 안 되는 파이터’라는 꼬리표가 붙었다. 김동현은 지난해 10월 에릭 시우바(브라질)를 상대로 5년 5개월 만의 KO승을 맛봤다. 김동현은 “그동안 승수를 쌓아왔지만 타이틀 도전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 기회를 잡으려면 싸우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걸 알았고 그래서 바꿨다. 나는 공격적으로 변했다. 누구와 붙어도 이길 자신이 있다. 타이틀 매치 한 번 하게 해달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체급 랭킹 11위인 김동현은 이번 승리로 10위 내 진입 가능성이 높아졌다. 남의철(33)은 라이트급(70kg) 경기에서 도쿠도메 가즈키(27·일본)를 2-1 판정으로 누르고 UFC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남의철은 ‘코리안 불도저’라는 별명답게 시작부터 내내 물러서지 않는 화끈한 경기 스타일로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에 뽑혀 보너스 5만 달러를 받았다.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는 화끈한 난타전을 벌인 양 선수에게 준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모비스와 LG의 이번 시즌 최종 라운드 맞대결이 사실상 정규리그 1위 결정전이 될 것으로 보인다. 1경기 차이로 정규리그 1, 2위를 달리고 있는 모비스와 LG가 각각 10, 11연승의 파죽지세로 시즌 막판 치열한 선두 싸움을 이어갔다. 2경기씩 남은 모비스와 LG는 7일 모비스의 안방 울산에서 맞대결을 벌인다. 정규리그 마지막 날인 9일 모비스는 KCC와, LG는 KT와 맞붙는다. LG가 7일 모비스를 잡으면서 남은 2경기를 모두 이기고, 모비스가 1승 1패를 하면 두 팀은 상대 전적도 같아져 맞대결 득실점(공방률)을 따져야 한다. 2일 현재 모비스가 공방률에서 LG에 4점 앞서 있다. 시즌 최종전을 두 팀이 모두 이긴다고 가정하면 LG는 모비스와의 맞대결에서 5점 차 이상으로 이겨야 정규리그 1위를 할 수 있다. 모비스가 LG를 잡으면 바로 1위를 확정한다. LG는 2일 창원에서 열린 통신 라이벌 SK와의 안방 경기에서 87-80으로 승리를 거두고 38승(14패)째를 챙기면서 팀 최다 연승 기록을 11경기로 늘렸다. 11연승은 이번 시즌 10개 구단을 통틀어서도 최다다. LG는 문태종이 20점을 넣으면서 승리를 이끌었고, 신인왕 후보 1순위 김종규는 16득점, 5리바운드, 3블록슛으로 활약했다. 김종규는 “패하면 정규리그 1위가 멀어지는 것은 말할 것도 없고 4강 플레이오프에 직행할 수 없는 3위로 밀리는 상황이었다. 정규리그 1위의 가능성을 다음 경기 때까지 계속 이어갈 수 있게 된 것에 만족한다”고 말했다. 6위까지 진출하는 플레이오프에서 정규리그 1, 2위는 4강에 직행한다. 모비스는 최하위 동부를 79-63으로 누르고 39승 13패를 기록했다. SK는 이날 패배로 36승 15패가 되면서 정규리그 2연패가 물 건너갔다. SK가 남은 3경기를 모두 이기고 경우에 따라 모비스, LG와 함께 39승 15패의 동률로 정규리그를 마쳐도 정규리그 1위는 세 팀 간의 상대 전적에서 가장 앞서는 LG의 몫이다. 문경은 SK 감독은 “분위기 전환이 급선무인 것 같다. LG든 모비스든 플레이오프에서 또 만날 수 있는 팀들이다. 분위기를 빨리 바꿔 다음 단계를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창원=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팔꿈치가 얼굴을 가격하는 순간 나무 배트가 야구공을 때릴 때처럼 '딱'하는 소리가 났다. 김동현(33)이 영화 속 격투 장면에서나 봤던 '스피닝 백 엘보(뒤로 돌면서 팔꿈치로 가격)' 기술로 종합격투기 UFC에서 10승(2패)째를 챙겼다. 김동현은 1일 밤 중국 마카오에서 열린 UFC 파이트 나이트 웰터급(77kg) 5라운드 경기에서 존 해서웨이(27·영국)를 3라운드 1분 1초만에 KO로 꺾었다. 4연승을 달린 김동현은 UFC 아시안 파이터 최다승에 3승 차이로 다가섰다. 오카미 유신(일본)이 갖고 있는 13승(5패)이 아시안 파이터 최다승이다. 해서웨이가 한 방에 나가떨어진 스피닝 백 엘보는 실전에서 좀처럼 보기 드문 기술이다. 김동현은 해서웨이가 다가서며 오른 팔꿈치로 가격을 시도하는 순간 시계 반대 방향으로 잽싸게 몸을 돌리면서 왼 팔꿈치로 해서웨이의 안면을 강타해 경기를 끝냈다. 무릎이 꺾인 해서웨이는 손을 짚을 새도 없이 앞으로 꼬꾸라졌다. '히트맨(암살자)'으로 불리는 해서웨이가 KO로 패한 건 2006년 6월 종합격투기 데뷔 후 처음이다. 김동현은 가장 인상적인 기술이나 경기력을 보인 선수에게 돌아가는 '퍼포먼스 오브 더 나이트'에 선정돼 5만 달러(약 5300만 원)의 보너스를 챙겼다. 미국의 일간지 USA투데이는 김동현의 스피닝 백 엘보를 '올해의 KO'감으로 거론했다. '스턴건(전기 충격기)' 김동현은 2연속 KO승으로 예전의 타격가 이미지를 완전히 되찾았다. 김동현은 UFC 무대를 밟기 전 내리 5번을 KO로 장식했다. 하지만 UFC에서는 2008년 5월 데뷔전 KO승 후로 7번의 승리를 모두 판정으로 챙겨 '흥행에 별 도움이 안 되는 파이터'라는 꼬리표가 붙었었다. 김동현은 지난해 10월 에릭 시우바(브라질)를 상대로 5년 5개월만의 KO승을 맛봤었다. 김동현은 "그동안 승수를 쌓아왔지만 타이틀 도전의 기회를 얻지 못했다. 기회를 잡으려면 싸우는 방식을 바꿔야 한다는 걸 알았고 그래서 바꿨다. 나는 공격적으로 변했다. 누구와 붙어도 이길 자신이 있다. 타이틀 매치 한 번 하게 해 달라"며 자신감을 보였다. 체급 랭킹 11위인 김동현은 이번 승리로 10위 내 진입 가능성이 높아졌다. 남의철(33)은 라이트급(70kg) 경기에서 도쿠도메 가즈키(27·일본)를 2-1 판정으로 누르고 UFC 데뷔전을 승리로 장식했다. 남의철은 '코리안 불도저'라는 별명답게 시작부터 내내 물러서지 않는 화끈한 경기 스타일로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에 뽑혀 보너스 5만 달러를 받았다. 파이트 오브 더 나이트는 화끈한 난타전을 벌인 양 선수에게 준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신한은행이 안방에서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2년 연속 1위 잔치를 허락하지 않았다. 신한은행은 27일 안방 안산에서 열린 우리은행과의 경기에서 75-72로 승리를 거두고 시즌 20승(10패)째를 올렸다. 이날 신한은행이 패하면 남은 경기에 관계없이 우리은행의 정규리그 1위가 확정되는 상황이었다. 우리은행은 매직넘버 2를 줄이지 못하고 23승 7패가 됐다. 우리은행은 정규리그 5경기가 남아 있다. 우리은행은 이날 3쿼터까지 8점 차 이상으로 줄곧 앞서 정규리그 우승을 눈앞에 뒀지만 신한은행의 끈질긴 추격을 뿌리치지 못하고 막판 역전패를 당했다. 우리은행은 3월 2일 안방 춘천에서 신한은행을 상대로 다시 한번 정규리그 1위 확정을 시도한다. 플레이오프 막차 티켓을 놓고 국민은행(3위)과 삼성생명(4위)의 3위 경쟁이 치열하다. 여자프로농구는 2013∼2014시즌부터 정규리그 3, 4위가 맞붙는 준플레이오프를 없앴다. 올 시즌부터는 기존 4팀이 오르던 플레이오프 방식이 바뀌어 상위 3팀만 포스트 시즌을 치른다. 1위는 챔피언결정전에 직행하고 2, 3위가 플레이오프를 치러 챔피언결정전 진출 팀을 가린다. 지난 시즌 국민은행과 삼성생명은 정규리그에서 각각 4위와 3위를 기록했다. 당시 양 팀은 어차피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나기 때문에 굳이 정규리그에서 3, 4위 순위 경쟁이 필요 없었다. 하지만 이제 상황이 달라졌다. 두 팀 중 한 팀만 플레이오프 티켓을 거머쥘 수 있다. 국민은행은 26일 KDB생명을 81-71로 꺾고 16승 14패를 기록했다. 삼성생명(14승 15패)과의 승차를 1.5경기로 벌리며 포스트 시즌에 한 걸음 다가섰지만 아직 갈 길이 멀다. 국민은행은 정규리그 5경기를 남겨뒀다. 삼성생명은 6경기가 남아 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

정규리그 2, 3위인 LG와 SK가 나란히 승수를 추가하면서 시즌 막판까지 계속되고 있는 모비스와의 선두 경쟁을 이어갔다. LG는 26일 원주에서 열린 동부와의 방문 경기에서 접전 끝에 74-73의 한 점차 승리를 거두면서 9연승을 달렸다. 9연승은 이번 시즌 10개 팀을 통틀어 최다이자 LG의 구단 연승 타이 기록이다. 36승(14패)째를 챙긴 LG는 선두 모비스(36승 13패)와의 승차를 0.5경기로 좁혔다. LG는 전날까지 최하위 동부와의 이번 시즌 상대 전적에서 4승 1패로 크게 앞서 있었지만 이날은 12번의 역전을 주고받으면서 접전을 벌였다. 72-73으로 뒤지던 LG는 경기 종료 22초를 남기고 나온 데이본 제퍼슨의 결승골로 힘겹게 승리를 낚았다. 제퍼슨(25득점 8리바운드)은 경기 막판 내리 6점을 올리는 등 4쿼터에서만 13득점을 기록하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동부는 경기 종료 4초를 남기고 마이클 더니건(17득점 13리바운드)이 역전 슛을 시도했지만 림을 벗어났다. SK는 서울 안방 경기에서 KCC를 71-56으로 꺾었다. 35승 14패가 된 SK는 모비스와의 승차를 1경기로 줄였다. SK는 ‘해결사’ 애런 헤인즈가 22득점, 14리바운드(수비 리바운드 12개)로 공격과 수비에서 맹활약하면서 승리를 이끌었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선수 시절 이후로 이렇게 훈련을 많이 하기는 처음이다.” 한국프로축구연맹 심판들의 겨울훈련지인 제주특별자치도 서귀포시에서 24일 만난 서동진 심판(39)은 “훈련량이 아마추어 심판 때와는 비교도 안 된다. 오전 오후 훈련에 저녁식사 후 이론교육까지 이렇게 빡빡한 훈련 일정은 대학 때 이후로 처음”이라고 말했다. 이날 심판들을 대상으로 경기 분석 강의를 한 이영철 심판위원은 “프로 심판이 ‘못 봤다’고 하는 건 핑계다. 정확히 판정하려면 가까이서 봐야 하고 그러려면 많이 뛰는 수밖에 없다”고 했다. 전·후반 90분 동안 많이 뛰는 심판은 14km 정도 달린다. 선수는 12km 정도를 뛰면 활동량이 아주 많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해까지 8년 동안 아마추어 내셔널리그 심판을 본 서 심판은 프로축구연맹이 올해 선발한 13명의 신입 ‘판관’ 중 한 명이다. 연맹이 심판을 한꺼번에 이렇게 많이 뽑은 적은 거의 없었다. 매년 전체 심판(46명)의 10% 정도인 네다섯 명만 퇴출시키고 그만큼을 새로 뽑았다. 하지만 지난 시즌 종료 후 체력과 경기 운영능력이 떨어지고 오심이 상대적으로 잦았던 심판 11명과 재계약하지 않았다. 심판의 자질 검증을 위한 기준을 강화했기 때문이다. 여기에다 정년(50세)이 다 돼 휘슬을 놓은 2명의 고참 심판까지 전체의 4분의 1 이상이 물갈이됐다. 연맹은 올해부터 심판 선발 방식도 바꿨다. 지난해까지는 대한축구협회가 추천하는 심판을 그대로 채용했다. 그러다 보니 실력과 상관없이 학연, 지연, 인맥 같은 연줄이 채용에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가 드문드문 나왔다. 올해 연맹은 축구협회로부터 2배수의 추천을 받기는 했지만 6∼11일 서귀포에서 경기 진행능력과 체력 등을 자체 평가해 26명 중 13명을 뽑았다. 이운택 연맹 심판위원장은 “능력 있는 심판을 뽑으려면 경쟁 과정을 거치는 게 맞다. 또 이렇게 뽑으면 아마추어 심판들도 ‘능력만 있으면 우리도 프로 심판이 될 수 있구나’ 하는 희망을 가질 수 있다. 그래야 선순환이 일어난다”고 말했다. K리그 심판의 계약 기간은 리그가 열리는 10개월(3∼12월)이다. 매년 체력 테스트와 경기 수행능력 평가를 받고, 재계약에 실패하면 옷을 벗는다. 모든 심판에게는 3월부터 11월까지 매달 100만 원의 체력단련비가 지급되고, 경기수당은 A급 주심이 180만 원을, A급 부심이 93만 원을 받는다. 체력단련비와 경기수당을 합친 K리그 심판들의 평균 연봉은 3700만 원가량이다. 가장 많이 받는 심판은 7800만 원 정도다.서귀포=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노 웨이(말도 안 돼).” “오 마이 갓.” “호러블(끔찍해).” 21일 새벽(한국 시간) 러시아 소치 겨울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 경기가 열린 아이스버그 스케이팅 팰리스. 이곳에서 경기를 끝까지 지켜본 미국 IB타임스의 피겨 전문기자 로버트 일리치의 입에서는 3번의 감탄사가 터져 나왔다. 짧았지만 이날 밤 이곳에서 무슨 일이 벌어졌는지를 짐작하게 하는 놀람과 짜증의 본능적 표현이었다. 일리치 기자는 전날 쇼트프로그램에 이어 프리스케이팅에서도 엉덩방아를 찧는 등 실수를 연발한 율리야 리프니츠카야(러시아)의 점수가 200점을 넘기자 “노 웨이”라며 어이없어 했다. 김연아가 연기를 마치자 엄지를 치켜세웠던 그는 잠시 뒤 두 손으로 머리를 감싸며 “오 마이 갓”이라고 내뱉었다. 전광판에 뜬 김연아의 프리스케이팅 점수가 144.19점밖에 되지 않는다는 걸 확인하고 나서다. 아델리나 소트니코바(러시아)가 김연아를 제치고 금메달을 따자 들썩대며 좋아하는 러시아 관중을 보고서는 “호러블”이라고 했다. 김연아의 올림픽 2연패를 막은 이번 판정에 대해 외국 언론과 피겨 전문가들은 황당하다는 반응을 보인다. 올림픽을 2연패한 독일의 ‘피겨 여제’ 카타리나 비트는 독일 방송 ARD와의 인터뷰에서 “화가 난다”고 했다. 비트는 “김연아의 연기를 보고 소름이 돋았다. 김연아의 금메달을 확신했다. 소트니코바를 비난할 생각은 없지만 심판들의 점수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미국의 스포츠 전문 채널 ESPN은 이번 판정 논란에 관한 기사를 내보내면서 ‘홈 쿠킹’이라는 표현을 썼다. 집에서 엄마가 먹기 좋게 잘 차려준 밥상을 받아먹듯 소트니코바가 홈 어드밴티지를 등에 업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는 뉘앙스다. 프랑스 언론 레퀴프는 ‘스캔들’이라는 표현을 사용했다. 이번 판정 논란이 추잡스러울 정도라는 얘기다. 레퀴프는 “러시아는 역사상 첫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 올림픽 챔피언을 심판들이 만들었다. 하지만 소트니코바는 금메달 자격이 없다. 이런 스캔들은 스포츠에 대한 불신이 계속되게 할 것”이라고 썼다. 미국의 유력 일간지 뉴욕타임스는 석연치 않은 심판 구성 문제를 다뤘다. 뉴욕타임스의 보도에 따르면 9명의 심판 중에는 러시아 피겨스케이팅연맹 고위 임원의 아내가 포함됐고, 테크니컬 컨트롤러(난도 조정관)는 러시아 피겨스케이팅연맹 부회장이다. 9명의 심판 중에는 판정 담합에 연루돼 자격정지 1년의 징계를 받은 전력이 있는 우크라이나 심판도 있다. 한편 김정행 대한체육회장은 21일 “피겨 여자 싱글 ‘편파 판정’ 논란과 관련해 강력한 항의의 뜻을 담은 서한을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보내려고 준비 중”이라고 밝혔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2011년 9월 26일 서울역사박물관. ‘신동아’ 창간 80주년 기념 릴레이 강연에 나선 교수가 강연 중반쯤 이런 말을 꺼낸다. “제가 이 세상에서 가장 존경하는 분입니다.” 그러면서 빔프로젝터에 뭔가를 띄운다. 김연아의 사진이다. “제가 왜 이렇게 존경하느냐? 2등 미국 아이(58.80)랑, 3등 헝가리 아이(58.54)의 점수를 한번 보세요. 0.26점 차이로 2, 3등입니다. 0점 몇 차이로 메달 색깔이 갈리는 게 이 경기입니다. 그런데 김연아 선수는 76.28점입니다. 거의 18점 차이입니다. 저게 점수입니까. 저건 점수가 아니라 신(神)입니다. 우리 5000년 역사에 이렇게 압도적으로 세계를 이겨본 적이 있습니까. 죽을힘을 다해 아슬아슬하게 몇 번 이겼습니다. 제 기억엔 번번이 졌고요. 그래서 저는 이분이 무척 존경스럽습니다.” 이 점수는 2009년 11월 미국에서 열린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대회 쇼트프로그램에서 나온 것이다. 김연아의 경기를 TV로 보다 소리 내 울었다는 이 교수는 “학문의 세계에서도 김연아 선수처럼 한번 해 보자”며 강연을 이어간다. 진화생물학 분야의 세계적인 석학 최재천 국립생태원장(이화여대 석좌교수)의 얘기다. 평생 공부만 한 최 교수는 스스로 밝혔듯 ‘원래 눈물이 많은 남자’라 소리 내 울었을까. 김연아의 연기에 눈물이 날 뻔한 건 일본의 피겨 스타 안도 미키도 마찬가지다. 은퇴 후 해설위원으로 활동하는 안도는 20일 김연아의 소치 겨울올림픽 쇼트프로그램 연기를 보고 ‘대단했다. 정말 감동받았다. 울 뻔했다’고 자신의 트위터에 적었다. 세계적인 피겨 스타와 지도자, 언론인까지. 그동안 김연아를 향한 찬사는 끝없이 쏟아져 나왔다. “그야말로 압도적이었다. 그에게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김연아가 자신의 우상이라 밝혔던 미국 피겨의 전설 미셸 콴은 2009년 3월 세계선수권에서 김연아의 경기를 보고서 “모든 것이 완벽해 흠을 찾을 수 없다”고 극찬했다. 이 대회에서 김연아는 2위와 16.42점 차이로 우승을 차지했다. 아사다 마오(일본)의 전 코치이자 ‘러시아 피겨의 대모’로 불리는 타티야나 타라소바는 지난해 11월 소치 올림픽을 전망하는 인터뷰에서 김연아를 언급했다. 타라소바는 여자 선수도 4회전 점프가 가능한지를 묻자 “예전에 내 제자가 시도한 적이 있다. 하지만 실패했다. 김연아가 (시도했더라면) 가능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웬만해선 칭찬을 하지 않는 지도자로 알려진 그는 “김연아의 점프는 크고 높다. 김연아는 스케이터들의 완벽한 본보기”라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타라소바는 자신이 가르쳤던 아사다의 경기력에 대한 질문에는 종종 “나는 그저 아사다를 사랑한다”는 말로 넘어가곤 했다. 김연아의 압도적인 경기력에 피겨도 여자 싱글 부문만은 골프처럼 1, 2부로 나눠 경쟁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기자도 있었다. 빙상 종목을 30년 넘게 취재한 미국 일간지 시카고트리뷴의 필립 허시 기자는 지난해 3월 세계선수권에서 김연아의 경기를 보고 난 뒤 “피겨도 골프처럼 김연아를 위한 대회와 나머지 선수들을 위한 대회로 나눠야 한다”고 썼다. AP통신은 이 경기를 보고 “김연아와 비교할 만한 상대를 찾을 수가 없다”고 전했다. 영국 방송 BBC는 김연아가 금메달을 목에 걸었던 2010년 밴쿠버 올림픽 때의 연기에 대해 “피겨 역사상 가장 위대한 경기였다”는 찬사를 보냈고, 영국의 일간지 더타임스는 “사소한 결점도 들춰낼 게 없는 무결점의 연기였다”고 표현했었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박주영(왓퍼드·사진)이 1년 만에 다시 국가대표로 뽑혔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19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발표한 그리스와의 평가전(3월 6일) 엔트리 24명에 박주영을 포함시켰다. 박주영의 대표팀 승선은 지난해 2월 크로아티아전 이후 1년 만이자 홍 감독이 대표팀 지휘봉을 잡은 이후 처음이다. 홍 감독은 박주영의 발탁 이유에 대해 “그동안 얘기했던 기준과는 다른 결정이지만 그래도 이번 그리스전이 박주영 선수를 점검할 수 있는 마지막 기회라는 판단으로 선발했다”고 말했다. 홍 감독은 그동안 “소속 팀에서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하는 선수를 선발하기는 힘들다”는 생각을 여러 차례 얘기했었다.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벤치 신세를 면하지 못했던 박주영은 지난달 말 잉글랜드 축구 2부 리그 챔피언십의 왓퍼드로 임대 이적했지만 최근 4경기 연속 출전 기회를 얻지 못했다. K리그에서 뛰고 있는 수비수 차두리(서울)는 2011년 11월 브라질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 레바논과의 경기 후 2년 3개월 만에 다시 태극마크를 달았다. 이번 대표팀에는 유럽파 9명을 포함해 18명의 해외파가 뽑혔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한국은 세계기록을 세우며 가장 먼저 결승선에 도착했다. 하지만 실격 당했다. 김민정이 뒤따르던 쑨린린(중국)을 밀었다는 석연치 않은 판정이 내려졌다. 조해리(28·고양시청)의 올림픽 첫 메달은 그렇게 날아가 버렸다. 생애 첫 올림픽 메달의 색깔을 금빛으로 장식한 조해리는 그동안 올림픽과는 인연이 멀었다. 조해리는 중학생이던 2002년 1월 처음 나간 국제대회인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1000m 1위, 1500m 2위를 하며 두각을 나타냈다. 당시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 대표로 거론됐지만 나이 제한에 걸려 올림픽 출전의 꿈을 미뤄야 했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 때는 부상 후유증으로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뽑히지 못했다. 2011년과 2012년 세계선수권에서 1000m를 2연패했지만 올림픽에서는 부진했다. “내리막이 있으면 반드시 오르막도 있는 게 삶이라 믿는다”는 계주 대표팀 맏언니 조해리의 인생이 이번 금메달로 오르막길로 접어들었다. 조해리는 “그동안 올림픽 메달이 많이 그리웠다. 색깔에 관계없이 뭐라도 받고 싶었는데 오늘 금메달을 땄다”며 좋아했다. 박승희(22·화성시청)는 500m 레이스 도중 당한 부상을 떨치고 올림픽 첫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13일 500m 경기에서 무리하게 추월을 시도하던 엘리스 크리스티(영국)에게 밀려 미끄러지면서 오른쪽 무릎을 다쳐 1500m 출전을 포기했던 박승희는 무릎에 테이핑을 하고 3000m 계주에 나서는 부상 투혼을 발휘했다. 이번 대회 500m와 밴쿠버 대회 1000m, 1500m 등 그동안 동메달만 3개를 땄던 박승희의 첫 금메달이다. 김아랑(19·전주제일고)은 처음 출전한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목에 거는 기쁨을 누렸다. 대표팀은 급성위염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았던 김아랑 대신 공상정을 출전시키려고 했지만 김아랑은 컨디션을 빠르게 회복하면서 결선 레이스에 나섰다. 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 소치 겨울올림픽에는 71명의 대한민국 국가대표 선수가 출전했다.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에서 대회 2연패를 달성한 이상화,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2연패를 노리는 김연아, 올림픽 무대를 처음 밟은 ‘빙판 위의 우생순’ 컬링 여자 대표팀 등…. 하지만 관심은 온통 러시아로 귀화한 쇼트트랙 선수 안현수(러시아명 빅토르 안·29)에게 쏠려 있다. 인터넷에서는 난리다. 파벌 싸움으로 얼룩진 한국 빙상계가 세계적인 선수의 앞길을 가로막는 바람에 안현수가 한국을 버리고 러시아를 택했다는 것이다. 》○ 파벌 다툼 있었나? 파벌 논란이 불거진 건 안현수가 토리노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를 목에 건 두 달 뒤였다. 2006년 4월 미국에서 열린 세계선수권 남자 3000m 슈퍼파이널 결승에서 사달이 났다. 안현수가 앞서 가던 오세종과 이호석을 추월하는 과정에서 신체접촉으로 오세종은 중심을 잃었고, 이호석은 넘어졌다. 1위로 달리던 이호석은 결승선 골인을 한 바퀴도 남기지 않은 상황이었다. 이호석은 5위에 그쳤고, 안현수는 실격됐다. 오세종은 동메달을 땄다. 경기 직후 ‘파벌이 나뉜 한국 선수끼리 과잉 경쟁을 벌이다 나라 망신을 시켰다’는 비난이 빗발쳤다. 안현수는 당시 한국체대를 다니던 일명 ‘한체대파’였다. 동두천시청과 경희대 소속이던 오세종과 이호석은 ‘비한체대파’였다. 이들은 같은 대표팀이었지만 서로 다른 코치의 지도를 받았다. 서로 대화도 없었고 밥도 따로 먹었다. 안현수는 당시 한 선배의 미니홈페이지에 “같은 시간에 운동해도 말 한마디 없다”고 썼다. 이호석은 “만일 같은 팀 선수였다면 그렇게 무리한 레이스를 하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했다. 안현수는 2006년 세계선수권에서 2개의 금메달을 따며 개인 종합 1위에 올랐다. ○ 짬짜미(순위 담합) 논란 2006년 4월 당시 대표팀 선수들이 세계선수권을 마치고 귀국하던 날 인천국제공항에서는 안현수의 아버지와 대한빙상경기연맹 임원 간의 몸싸움이 있었다. 아버지는 안현수가 오세종과 이호석 때문에 레이스에 방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이호석의 어머니는 “안현수가 이성을 잃고 애를 그냥 밀어버렸다. 형이 돼 갖고 세계 1위가 그게 할 짓이냐”고 반박했다. 말싸움은 짬짜미 논란으로 이어졌다. 한국 대표 선수가 결선에 2명 이상 뛸 경우 한 선수가 1위로 나서면 나머지 선수가 다른 나라 선수의 추월을 막아주는 역할을 한다는 것이다. 한국 쇼트트랙이 세계 최강이 되는 데는 이 같은 짬짜미 작전이 큰 역할을 했다. 대표팀 출신의 한 코치는 “쇼트트랙은 원래 그런 종목이다. 대표팀이 늘 하는 작전의 하나다”라고 말했다. 과거 TV 해설가들도 한국 선수들이 결선에서 1, 2, 3위를 달릴 때 “다른 나라 선수들이 앞으로 나가지 못하도록 한국 선수들이 서로 막아줘야 한다”고 공공연히 말하곤 했었다. 이번 소치 올림픽에서 다른 나라 선수들도 짬짜미 작전을 하고 있다. ○ 안현수는 파벌 싸움의 희생양? 안현수는 고교생이던 2002년 1월 국가대표로 뽑혀 한 달 뒤 열린 솔트레이크시티 올림픽에 나갔다. 그는 2001년에 있었던 국가대표 선발전에선 뽑히지 못했었다. 2002년 1월 춘천 세계주니어선수권에서 두각을 나타냈고 이를 눈여겨본 당시 전명규 대표팀 감독이 그를 발탁했다. 대표 선발전에서 뽑힌 이재경이 부상당하자 대신 안현수를 선발한 것이다. 당시 쇼트트랙계의 주류이던 한국체대를 나온 전 감독은 현재 대한빙상경기연맹 부회장이다. 안현수는 파벌 논란이 불거진 2006년 4월 이후에도 무릎 부상을 당한 2008년 1월까지 계속 국가대표로 뛰었다. 2007년 세계선수권에서는 금메달 2개를 따내며 개인 종합 1위에 올랐다. ○ 국가대표 선발전 시기 왜 바뀌었나? 세계선수권 종합 5연패를 달성한 안현수는 2008년 4월 열린 국가대표 선발전에 나가지 못했다. 같은 해 1월 대표팀 훈련 중 무릎을 다쳤기 때문이다. 2009년 4월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는 부상 후유증으로 9위에 머물렀고, 2010년 9월 선발전에서도 18위에 그쳤다. 2010년 또 한 번 논란이 빚어졌다. 당초 4월에 열리기로 돼 있던 국가대표 선발전이 9월로 미뤄지면서다. 빙상경기연맹이 안현수를 대표팀에서 떨어뜨리기 위해 선발 시기를 일부러 늦췄다는 주장이 나왔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따 병역 면제 혜택을 받게 된 안현수는 2010년 5월 4주간의 기초 군사훈련을 받았다. 국가대표 선발전이 기초 군사훈련 이후로 미뤄지는 바람에 리듬이 깨진 안현수가 불이익을 봤다는 얘기다. 빙상경기연맹은 “당시 선발전을 미룬 것은 2010년 세계선수권에서 불거진 대표 선수의 승부조작 문제와 관련한 국회 대정부 질문 과정에서 문화체육관광부가 선발전을 연기하도록 지시하겠다고 발표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안현수는 왜 러시아로 귀화했나? 안현수가 지금까지 언론 인터뷰를 통해 밝힌 귀화 이유는 훈련할 수 있는 공간이나 환경적인 부분들이 힘들었기 때문이다. 국가대표 선발전에서 탈락한 안현수는 2010년 12월 성남시청이 해체되면서 소속 팀까지 잃었다. 이후 혼자 훈련하면서 2011년 4월에 있을 국가대표 선발전을 준비했다. 안현수는 2011년 2월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4월 대표 선발전에서 반드시 (대표팀에) 복귀해 소치 올림픽에서 다시 한 번 시상대의 가장 높은 자리에 오르고 싶다”고 말했다. 하지만 안현수는 4명을 뽑는 선발전에서 6위를 해 대표팀에 복귀하지 못했다. 그는 2011년 9월 언론 인터뷰에서 “국가대표로 생활할 때부터 러시아 측과 얘기가 오갔었다. 하지만 그때는 소속팀(성남시청)도 있고 군대 문제도 해결되지 않아 확실한 결정을 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 그 뒤 소속팀이 없어지고 군대 문제도 해결되면서 고민 끝에 귀화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안현수는 한국체대 졸업을 앞두고 있던 2007년 12월 계약금 2억 원을 포함해 3년간 총액 5억 원을 받기로 하고 성남시청에 입단했다. 역대 국내 쇼트트랙 선수 중 최고 수준의 대우다. 이 때문에 소속팀을 잃은 안현수를 다른 팀에서 선뜻 데려가기는 쉽지 않았다. 반면 러시아는 소치 올림픽 후 러시아 대표팀 코치 자리까지 제안하는 등 좋은 조건을 제시했다.이종석 wing@donga.com / 소치=이헌재 기자}

축구 국가대표팀 복귀 여부를 놓고 말이 많았던 박지성(에인트호번)이 2014 브라질 월드컵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는 걸로 결론이 났다. 유럽파 점검을 마치고 14일 귀국한 홍명보 대표팀 감독은 “박지성을 만나 충분히 얘기했다. 서로 고심한 끝에 (박지성이) 대표팀에 합류하지 않는 걸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홍 감독은 “박지성의 무릎 상태가 우리가 알고 있던 것보다 심각하다는 걸 알게 됐다. 앞으로 (박지성의) 이름이 거론되는 일은 없을 것이다. 월드컵으로 가는 중요한 시점인데 박지성의 복귀 여부 문제를 해결한 것에 만족한다”고 덧붙였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남자 아이스하키가 13일 오전 2시(한국 시간) 조별리그 경기를 시작으로 소치 겨울올림픽 일정을 시작했다. 23일 오후 4시(현지 시간)에 전체 15개 세부 종목 중 대회 마지막 경기로 결승전이 열리는 남자 아이스하키는 ‘겨울 올림픽의 꽃’이다. 2006년 토리노 올림픽 때 대회 전체 티켓의 38%(32만여 장), 2010년 밴쿠버 대회 때 전체 티켓의 47%(65만여 장)가 팔린 종목이 아이스하키다. 남자 아이스하키에서 관심이 쏠리고 있는 팀은 개최국 러시아와 아이스하키 종주국 캐나다다. 러시아는 1960년대부터 20년 넘게 무적(無敵)으로 군림한 옛소련 시절의 재현을 노린다. 옛소련은 1964년 인스브루크 대회부터 4연속 우승한 것을 포함해 7번이나 금메달을 딴 아이스하키 강국이었다. 하지만 옛소련이 해체된 뒤로 러시아는 1998년 나가노 대회 은메달, 2002년 솔트레이크시티 대회에서 동메달을 땄을 뿐 금메달과는 인연이 없었다. 러시아는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까지 나서서 “여러 종목이 있지만 남자 아이스하키 금메달을 꼭 갖고 싶다”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올림픽 최다 우승국 캐나다는 2회 연속이자 통산 9번째 정상에 도전한다. 캐나다는 1924년 프랑스 샤모니에서 열린 제1회 대회부터 3연패한 것을 포함해 겨울 올림픽에서 7번 우승했고, 겨울 올림픽이 창설되기 전인 1920년 앤트워프 올림픽에서도 금메달을 차지했다. 앤트워프 올림픽에서는 하계종목들과 더불어 아이스하키 경기도 치러졌다. 캐나다는 25명의 엔트리 전원을 북미아이스하키리그(NHL) 선수들로 채워 2연패에 도전한다. 러시아의 알렉산드르 오베치킨(29·워싱턴)과 캐나다의 시드니 크로스비(27·피츠버그)가 벌일 화력 대결도 관심거리다. 40골로 이번 시즌 NHL 득점 선두인 오베치킨은 선수들이 뽑는 최고의 선수상인 테드 린지상을 2007∼2008시즌부터 세 시즌 연속 받은 NHL의 간판이다. 4년 전 밴쿠버 대회 미국과의 결승전에서 연장전 골든골로 캐나다의 국민 영웅이 된 크로스비는 이번 시즌 28골, 50도움으로 공격포인트(78) 부문 1위다. 크로스비는 지난 시즌 NHL 테드 린지상을 받았다. 12개국이 출전한 남자 아이스하키는 3개조로 나눠 조별리그를 치른다. 각 조 1위와 3개 조 2위 중 승점이 가장 높은 한 팀 등 4개 팀은 8강에 선착하고, 나머지 8팀은 단판 승부를 벌여 8강을 모두 채운다. 러시아는 A조, 캐나다는 B조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원조 빙속 여제’로 불리는 독일의 예니 볼프(35)가 2005년 초 500m 세계 랭킹 1위에 등극하면서 그의 시대를 막 열어젖혔을 때 이상화(25)는 고등학교 1학년생이었다. 2005년부터 6년 동안 세계 정상의 자리를 굳게 지킨 볼프에게 2010년 밴쿠버 겨울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여자 500m 금메달은 떼어 놓은 당상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는 열 살 아래 이상화에게 밀려 세 번째 올림픽 출전에서도 금메달과의 인연을 맺지 못하고 은메달에 만족해야 했다. 이상화는 4년 전 밴쿠버 대회 500m에서 1, 2차 레이스 합계 76초09의 기록으로 76초14를 기록한 볼프를 0.05초 차로 따돌리고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당시 이상화의 우승을 예상한 전문가는 아무도 없었다. 이상화와 볼프가 소치 올림픽에서 다시 맞붙는다. 이번에는 4년 전과 자리가 맞바뀌었다. 500m 랭킹 1위 이상화가 챔피언, 3위 볼프는 도전자의 입장이다. 이상화는 지난해 세계기록을 네 차례나 갈아 치우면서 여자 500m에서 역대 세 번째 올림픽 2연패의 가능성을 높였다. 이상화는 2013∼2014시즌에 출전한 7번의 월드컵에서 한 번도 우승을 놓친 적이 없는 무적(無敵)의 스프린터다. 케빈 크로켓 대표팀 코치도 “압도적인 승리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며 이상화의 올림픽 2연패를 확신했다. 볼프는 30대 중반의 나이로 전성기만큼의 경기력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2013∼2014시즌에 출전한 월드컵 대회에서 톱5 이내의 성적을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볼프는 2007년 3월(37초04)과 11월(37초02), 2009년 12월(37초)에 잇달아 세계기록을 작성한 기록 제조기였다. 무엇보다 그의 경험을 가볍게 볼 수 없다. 볼프는 이상화가 태어나던 해인 1989년 열 살 때부터 공식 대회에 출전하기 시작해 25년의 선수 경력을 가진 베테랑이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잉글랜드 축구 스타 데이비드 베컴(39)이 구단주가 된다. 베컴은 6일 미국 플로리다 주 마이애미에서 미국프로축구(MLS) 커미셔너 돈 가버와 함께 기자회견을 열어 “마이애미를 연고로 하는 MLS 팀을 창단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오리온스가 7연승을 달렸다. 오리온스는 5일 안양에서 열린 인삼공사와의 방문 경기에서 76-66으로 승리를 거뒀다. 오리온스의 7연승은 2003∼2004시즌 이후 10시즌 만이다. 22승(20패)째를 챙긴 6위 오리온스는 공동 7위 인삼공사, 삼성, KCC(이상 15승 27패)와의 승차를 7경기로 벌리면서 6강 플레이오프 진출 굳히기에 들어갔다. 공동 7위 세 팀은 12경기만 남겨 놔 오리온스를 따라잡기가 쉽지 않은 상황이다. 오리온스의 앤서니 리처드슨은 21득점 9리바운드의 활약으로 연승 행진을 이끌었다. 4연승의 상승세를 탔던 인삼공사는 외곽 슛 난조 탓에 연승을 멈췄다. 인삼공사는 리바운드에서 42-30으로 크게 앞섰지만 15개를 던진 3점 슛 중 1개만 림을 가르는 부실한 외곽포가 발목을 잡았다. 3위 LG는 부산 방문 경기에서 외국인 선수들의 활약을 앞세워 통신 라이벌 KT를 접전 끝에 74-73으로 꺾고 3연패에서 벗어났다. LG 데이본 제퍼슨은 29득점 10리바운드, 크리스 메시는 12득점 10리바운드로 각각 더블더블을 기록했다. 유재학 모비스 감독에 이은 역대 두 번째이자 최소 경기 400승에 1승만 남긴 전창진 KT 감독은 기록 달성을 다음 경기로 미뤘다.이종석 기자 wing@donga.com}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멕시코전에 이어 2일 미국에도 완패한 뒤 “(결과는) 납득시킬 수도 없고, 그럴 생각도 없다. 그냥 감독을 비난하면 된다”고 말했다. 한국은 2일 미국 캘리포니아 주 카슨 스터브허브센터에서 열린 미국과의 평가전에서 전반 4분과 후반 15분 크리스 원돌롭스키(새너제이)에게 연속 골을 내주면서 0-2로 졌다. 이로써 한국은 1월 26일부터 미국에서 치른 세 차례의 평가전을 1승 2패로 마쳤다. 지난달 26일 후반에 2명이 퇴장을 당한 코스타리카에 1-0으로 이겼고, 30일 멕시코에는 0-4로 완패했다. 세 경기에서 42개의 슛을 날려 1골을 넣는 데 그쳤다. 골결정력 부족이야 어제오늘의 일은 아니다. 공격력에 비해선 그나마 낫다는 평가를 받던 수비는 6골이나 내줘 불안한 모습을 보였다. 유럽파가 모두 빠진 이번 대표팀에서는 김기희(전북) 강민수(울산) 김주영(서울)이 중앙 수비를 나눠 맡았지만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김기희와 김주영은 홍명보호(號)에 처음 승선한 선수들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홍 감독은 미국전이 끝난 뒤 “세 차례의 평가전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고 했다. 팬들이 듣기에는 억장이 무너지는 소리다. 인터넷에는 ‘월드컵이 코앞인데 이래서야…’ ‘유럽파가 빠졌어도 이건 너무한 것 아닌가’ 등 대표팀의 경기력을 비난하는 글이 압도적으로 많다. 홍 감독은 세 차례의 평가전을 앞두고 “승패나 스코어보다 선수들을 점검하는 데 초점을 맞추겠다”고 했다. 국내파 위주로 꾸린 이번 대표팀 중 누구를 브라질 월드컵 본선에 데려갈지 점검하는 기회로 삼겠다는 얘기였다. 홍 감독은 지난해 말 “주전의 80%가량은 이미 정해졌다”고 했었다. 골키퍼를 뺀 나머지 10개 포지션 중 국내파가 차지할 수 있는 건 많아야 두세 자리 정도다. 홍 감독이 평가전을 철저하게 선수 점검의 기회로 활용한 것도 연이은 완패의 원인 중 하나로 봐야 한다. 홍 감독은 전반에 선수를 교체한 적이 한 번도 없다. 멕시코전, 미국전에서 경기내용이 마음에 들지 않아도 점검을 위해 선발 출전자들을 계속 뛰게 했다. 완패한 경기 결과에 대해 비난 받을 각오를 하고 있는 홍 감독이 “그래도 얻은 게 있다”고 한 건 국내파의 옥석 가리기라는 목표를 어느 정도 달성했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경기 일정도 썩 좋지 않았다. 대표팀은 코스타리카전이 끝나고 3일을 쉰 뒤 멕시코전을 치렀고, 다시 이틀만 휴식하고 미국을 상대하는 빡빡한 경기 일정이었다. 이에 비해 멕시코와 미국은 올 들어 처음 치른 평가전이었다. ‘국내파는 역시 안 돼’라는 불명예를 뒤집어 쓴 K리거들로선 다소 억울할 수 있다. 한편 홍 감독은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아스널에서 벤치만 지키던 박주영의 이적에 대해 “새로운 팀을 찾았다고 문제가 해결되는 건 아니다. 박주영은 비로소 다른 선수들과 동등하게 (대표팀 선발) 경쟁을 할 수 있는 위치에 섰을 뿐”이라고 말했다. 박주영은 잉글랜드 챔피언십(2부 리그) 왓포드로 임대 이적했다. 홍 감독은 처가가 있는 미국에서 며칠을 보낸 뒤 해외파를 점검하기 위해 유럽으로 날아간다. 대표팀 복귀 여부를 놓고 말이 많았던 박지성(에인트호번)도 만나기로 돼 있다. 대표팀은 3월 6일 유럽파까지 소집해 그리스 아테네에서 그리스를 상대로 평가전을 치른다. 카슨=이종석 기자 wi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