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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야가 가파르게 대치했던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임명동의안이 16일 국회에서 가결됐다. 지난달 26일 이 후보자 임명동의안이 국회에 제출된 지 21일 만이다. 여야 새 지도부는 첫 정치력 시험대였던 만큼 파국 대신 절묘한 균형점을 찾았다는 평가다. 여당은 임명동의안 가결이라는 실리를 챙겼고, 야당은 표 결집을 통해 내부 단속에 성공했다. 이날 본회의에선 재적의원 295명 중 정의당이 불참한 가운데 새누리당 155명, 새정치민주연합 124명, 무소속 2명 등 281명이 참석했다. 찬성 148표, 반대 128표, 무효는 5표였다. 가결정족수(141표)를 7표 넘긴 것이다. 정치권에선 새정치연합이 거의 반대표를 던졌고, 새누리당에선 표기 오류가 있는 무효표를 감안해 4∼7표의 이탈표가 발생했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 표결은 잠재적 경쟁자인 새누리당 김무성,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가 처음 맞대결을 벌인 무대라는 점에서 관심을 끌었다. 김 대표는 야당의 파상 공세 속에서도 인준안 처리에 성공했다. 김 대표는 “당청 관계가 긴밀하게 소통되면서 국정운영이 잘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문 대표는 의석수가 모자라 인준안을 부결시키지는 못했지만 당내 이탈표가 없는 만큼 정치적 입지를 다졌다는 분석이다. 문 대표는 본회의 직후 “국민의 뜻을 거슬러 끝내 인준하고 임명한 박 대통령과 새누리당은 정치적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박 대통령은 정홍원 총리가 지난해 4월 세월호 참사 이후 사의를 표명한 뒤 안대희 문창극 등 2명의 총리 후보자 낙마 이후 삼수(三修) 만에 총리 인선에 성공했다. 박 대통령은 17일 이 신임 총리에게 임명장을 수여한다.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상처를 입은 이 신임 총리는 ‘책임총리’의 위상을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다. 이 총리는 앞으로 박 대통령에게 할 말을 하고 당정청 소통의 가교 역할도 적극 수행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박 대통령은 이르면 17일 김 비서실장 후임 인선과 소폭 개각을 단행함으로써 국면 반전에 나설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선 2, 3개 소폭 개각만 먼저 한 뒤 비서실장 인선은 설 연휴로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16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인준 표결이 향후 정국을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과 새정치민주연합은 정국 주도권을 놓고 서로 물러설 수 없는 상황에 내몰린 상태다. 이번 인준 표결이 다시 무산되면 박근혜 대통령의 인적쇄신은 빛이 바랠 수밖에 없다. 새누리당은 정의화 국회의장이 “야당이 불참해도 인준 표결을 하겠다”고 밝힌 만큼 소속 의원 총동원령을 내렸다. 임명동의안 찬성을 당론으로 채택하지는 않았다. 새정치연합 문재인 대표도 이번 인준 표결 대응이 자신의 첫 정치력 시험대다. 문 대표는 15일 밤 최고위원들과 본회의 참석 여부를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16일 열리는 의원총회에서 최종 대응책을 결정하기로 했다.○ 새누리, 총동원령 내렸지만 이탈표 고심 새누리당은 인준안을 반드시 통과시킨다는 방침이다. 국정 공백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고 설 연휴(18∼22일) 전 총리 임명과 후속 인적쇄신을 통해 국면 반전의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절박감이 담겨 있다. 임명동의안은 재적 의원 295명 가운데 과반(148명) 출석에 출석 의원 과반이 찬성하면 통과된다. 원내 과반 의석인 158석을 차지하고 있는 새누리당은 비리 혐의로 구속된 송광호 조현룡 의원과 이 후보자 본인을 제외한 155명 전원에게 총동원령을 내렸다. 김무성 대표는 15일 기자들과 만나 “여야가 합의한 의사일정대로 진행돼야 한다. (여당) 이탈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도 “인준안 처리 이후 개각 등 인사가 있을 예정이다. 국정과제에 매진할 수 있도록 인준안이 원만하고 순조롭게 처리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내에서도 일부 이탈표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친이(친이명박) 좌장인 이재오 의원은 14일 트위터에 “정치인이라면 마땅히 대의를 택해야 한다”고 말해 반대표를 던질 것임을 시사했다. 이 후보자는 12일 본회의가 연기되자 강원도 모처에 머무르다 표결 처리 전날인 15일 서울 자택으로 돌아온 것으로 알려졌다.○ 새정치, 李 자진사퇴 촉구하면서 표결전략 고민 새정치연합 문 대표는 이날 밤 긴급 최고위원회의에서 이 후보자의 임명동의안 표결 참여 여부를 논의했다. 우윤근 원내대표는 앞선 원내대표단 회의에서 논의된 △본회의 표결 참석 △본회의 참석 뒤 표결 불참 △본회의 불참 등 세 가지 대응책을 보고했다. 특히 본회의에 참석할 경우 이 후보자의 총리 자격을 강하게 문제 삼고 집단 반대표를 던지는 방안이 비중 있게 논의됐다. 하지만 이 후보자와 동향인 충청 출신 의원을 포함해 상당수의 이탈표가 나올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하고 있다고 한다. 따라서 본회의에서 이 후보자의 총리 인준에 반대한다는 뜻만 밝히고 표결에 불참하는 방안 등도 함께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최고위원들은 “본회의에 불참할 경우 ‘국정운영 발목잡기’라는 비난을 받을 수 있다” “새누리당 단독 처리의 절차적 문제에 항의하는 차원에서 본회의에 불참해야 한다” 등 다양한 의견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 참석자는 “문 대표가 여러 가지 경우의 수에 따라 고려해야 할 점과 정치적 파장을 물었고 최고위원들은 이에 대한 의견을 개진했다”고 전했다. 이날 원내대표단 회의에선 “본회의에 참석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았다고 한다. 한 참석자는 “지난주 원내대표단 내에 ‘본회의 불참’ 의견이 압도적 다수였지만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전했다. 고성호 sungho@donga.com·배혜림 기자}

4선의 새누리당 이한구 의원(70·대구 수성갑·사진)이 13일 내년 20대 총선 불출마를 전격 선언했다. 새누리당 의원으로서 총선 불출마를 선언한 것은 처음이다. 이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내년도 20대 총선에 지역구에서 출마하지 않기로 결정했다”며 “지금 국내 경제가 심각한 상황에서 지역구 관리 부담에서 벗어나 빨리 국가적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을 찾는 데 시간을 써야 하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밝혔다. 이 의원은 대표적 경제통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경제 교사’로 알려져 있다. 당 정책위의장과 원내대표를 지냈고 경제부총리로도 거론돼 왔다. 새누리당의 전통적 강세 지역인 대구에서 중진 의원의 불출마 선언이 차기 총선을 앞두고 공천 물갈이의 신호탄이 될지 주목된다. 이 의원은 후임자에 대해 “젊고 유능하고 열정적인 후보자가 충분히 선거운동을 할 수 있도록 (대구 수성갑) 당협위원장직도 사퇴하고 후임자를 물색하도록 당에 요구했다”고 밝혔다. 당내에선 자신의 의사와 상관없이 김문수 전 경기도지사와 안종범 대통령경제수석비서관 등의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김 전 지사 측은 이날 “전혀 고려하지 않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대구 수성갑은 새정치민주연합 당협위원장이 김부겸 전 의원이다. 올해 57세인 김 전 의원은 2012년 총선에서 이한구 의원과 맞붙어 40.4%의 득표율로 석패했다. 김 전 의원은 지난해 대구시장 선거에서도 40.3%를 기록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한국 정치는 본질적으로 계파정치’라는 주장에 큰 이의를 제기할 사람은 많지 않을 것이다. 다른 말로 표현하면 한국 정치를 읽는 가장 유력한 틀이 바로 계파정치라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1970년대 이래 오랜 세월 야권을 양분했던 김영삼(YS) 전 대통령의 ‘상도동계’와 김대중(DJ) 전 대통령의 ‘동교동계’를 언급하지 않고 민주화 과정을 설명할 길이 없다. 이후 한국 정치에 지각변동을 가져온 3당 합당 및 민주자유당의 창당(1990년 1월) 역시 정권 창출을 위한 계파정치가 만들어 낸 결정적인 장면 중 하나다. 현재 새정치민주연합의 당권을 장악한 최대 계파인 친노(친노무현)계가 야권을 쥐락펴락하기 시작한 것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당선된 뒤인 2002년 이후다. 현 여권은 1997년 대선 이래 유력 대선주자를 중심으로 주류 세력이 재편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2002년 대선까지는 친이회창계, 2007년 대선 이후에는 친이(이명박)계가 주류가 됐다. 2012년 박근혜 대통령 당선 이후 영원할 것 같았던 친박(친박근혜)계의 파워는 어느새 쇠락하는 양상이다. 지난해 국회의장 선거, 당 대표 선거에 이어 올해 원내대표 선거까지 3연패(連敗)를 하면서 새누리당 주도권은 어느덧 비박(비박근혜) 차지가 된 느낌이다. “차라리 새누리당 의원들과 말하는 게 낫겠다”지난해 6월경 그전까지 새정치연합 고위 당직을 맡았던 한 의원이 사석에서 말했다. “박근혜 대통령 보고 불통이라고 하는데 정말 불통은 이 당 의원들이라고. 어떻게 그렇게 서로의 말을 들으려 하지 않는지 모르겠어. 말이 안 통해.” 이 의원이 분통을 터뜨린 대상은 당내 계파였다. 어떤 정책을 추진하려고 할 때마다 번번이 각 계파의 집단적 반발에 뜻을 이루지 못하거나 처리가 지체된 기억이 머리에서 떠나지 않는 것 같았다. 새정치연합 의원들도 “차라리 새누리당 의원들하고는 말이 돼도 ○○계 의원들과는 얘기가 안 된다”는 얘기를 곧잘 한다. 계파 간 불화가 화해하기 어려운 지경에 처했다는 방증이다. 8일 전당대회에서 당 대표로 선출된 문재인 의원이 당일 기자회견에서 “계파의 ‘ㄱ’자도 나오지 않게 하겠다”고 선언한 것도 역설적으로 계파 갈등의 심각성을 보여준다고 할 수 있다. 문 대표는 줄곧 ‘친노’의 실체는 없다고 했다. 문 대표 측근들도 “문 대표가 2012년 대선 이후 단 한 번도 이른바 계파 의원들에게 어떠한 오더(명령)도 내린 적이 없다”고 항변한다. 보스가 조직원에게 지시를 내려 일사불란하게 행동하는 집단을 계파라고 한다면 친노는 그런 범주에 속하지 않는다는 얘기다. 그러나 전당대회 수개월 전부터 문 대표의 측근 의원이라 불리는 의원 10여 명이 이리저리 모여서 당 대표 경선을 준비해 왔고, 이번 인선도 이들 중 핵심 의원이 관장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문 대표의 당직 인사를 바라보는 비노(비노무현) 진영 의원들의 시선이 곱지만은 않다. 이처럼 계파는 여당보다 야당에서 더 뿌리 깊고 두드러졌다. 이 때문에 야당 정치를 이해하려면 계파를 먼저 이해하는 것이 우선이다. 1970, 80년대 야당 정치를 양분했던 양김(兩金)은 YS의 상도동계, DJ의 동교동계라는 계파로 대표됐다. 1971년 신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맞붙은 이후 상도동계와 동교동계의 갈등은 1990년 3당 합당 전까지 야권의 최대 갈등 요인이었다. 권위주의 정권의 엄혹했던 정치 상황은 명망가 유력 정치인에게 돈과 사람이 모이도록 했다. 국고로 정당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지원하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가 지나서다. 이 때문에 호남과 부산·경남이라는 지역을 기반으로 두 전 대통령은 정치자금과 공천권이라는 당근과 채찍으로 계파를 유지했다.친노의 탄생 노무현 대통령이 집권하면서 이른바 친노가 만들어졌다. 그러나 이 당시의 친노는 계파적 패권을 드러냈다기보다는 강경함과 ‘싸가지 없음’으로 더 각인됐다. 2007년 대선에서 패배하고 노 전 대통령의 최측근이던 안희정 현 충남도지사가 ‘친노는 폐족(廢族)’이라고 밝히면서 친노는 정치 무대 밖으로 사라진 듯했다. 하지만 노 전 대통령이 2009년 서거한 뒤 친노의 응집력이 커지면서 다시 수면 위로 올라왔다. 그리고 2011년 손학규 전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이 대표로 있던 민주당과 친노·시민사회 중심의 ‘혁신과 통합’이 통합하면서 야당을 장악하기 시작했다. 현재 새정치연합의 비노 의원들이 주장하는 친노의 폐해는 2012년 4월 총선 공천의 실패, 그해 6월 전당대회에서의 ‘이해찬-박지원 역할분담론(이른바 담합)’, 그리고 대선 선거운동 과정에서 비노 의원들을 소외시킨 것 등이 주를 이룬다. 새정치연합에서 친노의 수는 대략 ‘20-40-60’의 법칙을 따른다고 본다. 문 대표와 끝까지 같이 갈 의원이 20명, 그렇지는 않지만 문 대표와 뜻을 같이할 수 있는 사람까지 범위를 넓히면 40명, 더 넓은 의미에서 문 대표 행보를 지지하는 의원까지 포함하면 60명이라는 것이다. 당내 최대 계파임에는 틀림없다.같은 듯 다른 여권의 계파정치여권에서 나타나는 계파정치의 양상은 야권의 그것과 같은 듯 다른 모양이다. 정치적 계파라고 하면 보스를 중심으로 한 종적인 서열구도 외에 횡적인 연대가 동시에 있어야 하지만 여권의 모습은 그렇지 않다는 평가가 많다. 한나라당은 1997, 2002년 대선 후보였고 대통령 당선이 유력해 보였던 이회창 총재를 중심으로 움직였다. 두 번의 실패로 장악력을 상실한 자리를 두고는 자연스럽게 이명박(MB) 의원을 지지하는 세력과 박근혜 의원을 지지하는 세력 간에 다툼이 벌어졌다. 2007년 대선을 앞두고 벌였던 친이계와 친박계의 권력투쟁은 여권의 정당정치 사상 가장 치열했던 건곤일척의 승부라고 부를 만했다. 2008년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를 선정하기 위해 치러졌던 당내 경선보다 더하면 더했지 못하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당시 선거는 최초의 흑인 대통령(버락 오바마) 혹은 최초의 여성 대통령(힐러리 클린턴)의 탄생을 예고한 역사적인 의미가 있던 선거였다.박 대통령 “친박이란 말 언제 떼어 낼지” ‘친박’이란 용어가 처음 나온 건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박 대통령이 2002년 대선 당시 불법 대선자금 모금사건으로 ‘차떼기당’이라는 오명을 쓴 데 이어 노무현 당시 대통령 탄핵안 가결의 후폭풍으로 침몰 직전 상태까지 간 한나라당의 대표에 오른 시기다. 2004년 3월 열린 임시 전당대회에서 박근혜 의원은 처음으로 한나라당 대표가 된다. 지체 없이 천막당사로 간 박 대표는 “마지막으로 한나라당에 기회를 한 번 더 달라”며 읍소해 4월 총선에서 121석을 건졌다. 자연스럽게 ‘친박’이 탄생하는 순간이다. 진영-유승민 비서실장, 김무성 사무총장 등 박근혜 대표가 임명한 당직자들이 중심이 됐다. 이후 2006년 6월까지 2년 3개월의 재임기간에 박 대표 체제에서 당직을 맡았던 주요 인사들이 이른바 원조 친박이다. 사무총장을 지냈던 김무성 허태열, 비서실장 출신인 유승민 유정복을 비롯해 최경환 서병수 김재원 이혜훈 등이 핵심 중의 핵심을 이뤘다. 박 대통령 집권 이후 새누리당의 권력지도는 지속적으로 변화했고 현재는 비박계 지도부와 친박계가 당의 권력을 나눠 갖고 있는 모양새다. 박 대통령은 1월 12일 신년기자회견에서 흥미로운 이야기를 했다. 지난해 12월 19일 대선 승리 2주기를 맞아 청와대에서 친박계 중진 의원들과 비공개 만찬을 했던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벌어졌던 일을 상기시키며 “지금도 친박이라는 이야기가 계속 이어지는데 이걸 언제 떼어 내야 할지 모르겠다”고 한 것.친이계의 뒤안길 그동안 한나라당과 새누리당이 걸어온 길을 반추(反芻)해 보면 박 대통령이 궁금해하는 답이 어렴풋이 보이기도 한다. 지금 현재 어느 누구도 이회창계라는 이름을 쓰지 않고 현재 친이계가 유명무실하다는 점도 시사하는 바가 크다. 사실 이명박 정부가 끝나기도 전인 2012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친이계는 이미 몰락의 길을 걷고 있었다. 2008년 총선 당시 친이계가 단행한 친박에 대한 ‘공천학살’이 그대로 되풀이된 격이다. 박근혜 정부 들어 결국 친이계는 구심점을 잃은 채 각자도생(各自圖生)의 길을 걷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당내에는 변변한 친이계 계파 모임도 없다고 한다. 18대 국회 당시 당일 전화를 돌려도 40∼50여 명의 현역 의원이 모이던 것과 달리 이제는 결속력이 없어졌다는 것. 매년 12월 19일 이 전 대통령의 생일 때 모이는 정도다. MB 대통령 만들기 프로젝트가 성공으로 끝난 만큼 이제는 발전적 해체를 했다고 보는 것이 맞는다는 주장도 나온다. 5년 단임제라는 우리의 권력구조 속성상 친박 역시 박 대통령의 임기가 마무리될 경우 친이계와 비슷한 길을 걸을 가능성이 높다. 계파정치 극복은 가능할까?계파 없는 정치가 가능할 것인가를 묻는 질문에 많은 정치인들은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정치하는 사람의 로망은 대통령”이라며 대권 도전 의사를 감추지 않는 홍준표 경남도지사는 지난달 지역에서 가진 신년 기자간담회에서 “우호세력을 결집해 천천히 대권을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2011년 한나라당 당 대표에서 조기 하차할 당시 “계파가 필요하다고 느꼈다”는 말도 했다. ‘안철수 현상’을 일으키며 정가에 들어온 안철수 전 새정치연합 공동대표가 민주당과 통합한 뒤 다른 계파의 공격에 맥없이 무너진 것도 자신의 계파를 등에 업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보는 것이 가장 손쉬운 분석이다. 8일 막을 내린 새정치연합 전당대회에서 문재인 대표가 승리한 것을 친노의 승리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고, 2일 치러진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 역시 친박 대 비박 프레임으로 설명하는 것이 편리하다. 정치권에서는 결국 계파란 필요악 아니냐는 평가를 한다. 정치란 것이 결국 뜻을 같이하는 사람들이 모여 정권을 창출해 나가는 과정인데 그 결사체 격인 계파를 없앨 수 있겠느냐는 것. 하지만 앞으로는 전통적인 의미의 계파는 의미가 없어질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새누리당 김영우 수석대변인은 “이제는 친박, 비박 등의 전통적인 계파정치의 틀로는 현실 설명력이 급격히 떨어질 수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그는 “증세론 대 복지개혁론, 개헌론 대 반(反)개헌론 같은 정책노선의 차이에 따른 정치세력화가 이뤄지지 않으면 국민의 눈높이에서도 살아남기 어렵다”고 말했다. 박명호 동국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학연, 지연과 같은 ‘원초적인’ 인연을 넘어서 정책지향성과 같은 좀 더 세련된 뜻의 결사체를 지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필연적으로 세력 간의 다툼일 수밖에 없는 것이 정치의 본질이라면 계파의 힘은 결국 궁극의 목표를 쟁취하기 위한 알파요 오메가가 될 수도 있다. 우리 정치에서 쉽게 사라지지 않을 존재가 계파라면 계파행동의 합리화를 꾀하는 것이 정치발전의 길이 될 것으로 보인다.하태원 triplets@donga.com·민동용·고성호 기자}
새누리당 지도부는 12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 협상 과정에서 청와대와의 조율 여부에 대해 선을 그었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의사일정은) 청와대와 조율할 것이 아니다. 왜 조율을 하느냐”며 “(본회의 일정은) 여야와 국회의장 간 조율할 문제”라고 말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조율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다만 여야가 임명동의안 처리를 16일로 연기하기로 합의한 이후 “조윤선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과 연락을 했다”고 말했다. ‘사후 통보’의 성격이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당내에선 10일 청와대 회동에서 어느 정도 물밑 교감을 이뤘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근혜 대통령과 김 대표, 유 원내대표가 처음으로 얼굴을 맞대고 정국 현안을 논의하는 과정에서 이 후보자 인준 전략이 논의됐을 것이라는 추론이다. 박 대통령은 이 후보자 청문회 이후 인적 쇄신에 속도를 내기 위해서 12일 임명동의안 처리를 강력히 희망했고 여당 지도부도 공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협상에 나선 야당의 한 고위 관계자는 “유 원내대표도 눈빛이 다르더라”며 “평소 같으면 ‘합의해서 하자’고 하면 얘기가 됐을 텐데 완강히 안 된다고 하더라”고 결연한 듯한 분위기를 전했다. 하지만 정의화 국회의장이 여야 합의를 요구해 본회의 처리에 제동이 걸렸다. 워낙 상황이 급박하게 움직이다 보니 새누리당 지도부는 독자적으로 연기 일정에 합의하면서 사후 통보했다는 데 무게가 실리고 있다. 여당의 한 핵심 당직자는 “본회의 처리가 안 되는 상황에서 청와대가 한 번 정도는 처리 날짜를 양보할 수 있는 것 아니냐”고 했다. 이날 여야 대치 국면의 최대 고비는 오후 1시 52분에 찾아왔다. 여당이 오후 2시 본회의 개의를 앞두고 인사청문특위 전체회의를 열어 14분 만에 이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단독으로 채택했다. 당시 야당 소속 청문위원들이 회의장으로 몰려가 “독재하겠다는 것이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하지만 한선교 위원장은 여당 위원만 참석한 가운데 경과보고서를 단독 의결해 본회의로 넘겼다. 그러자 야당은 오후 2시 반부터 다시 의원총회를 열어 본회의 강행 처리 시도를 규탄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런 상황에서 여야 원내지도부는 오후 4시 반 정 의장의 집무실에서 협상을 재개했다. 이어 30분 만에 여야는 본회의 일정을 16일로 연기하기로 전격 합의했다.고성호 sungho@donga.com·홍정수 기자}

12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처리와 관련한 몇 가지 시나리오가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우선 새누리당이 동의안을 단독 처리하는 경우다. 여야가 이미 청문회 개최에 앞서 의사일정에 합의한 만큼 새누리당이 인사청문특별위원회에서의 수적 우위(7 대 6)를 이용해 청문보고서 채택을 강행한 뒤 본회의장 단독 처리로 간다는 시나리오다. 총리 임명동의안은 재적 의원(현 295명) 중 과반 출석에 과반 찬성이면 처리된다. 새누리당 의석은 의결 정족수인 148명보다 많은 158명이다. 해외 출장 중인 당 소속 의원에 대한 귀국령도 내렸다고 한다. 새정치민주연합은 11일 긴급 원내대표단 회의를 열어 ‘인준 불가’ 방침을 정했다. 청문특위 경과보고서를 채택하지 않기로 가닥을 잡았고 12일 오전 의원총회를 열어 당론을 최종 확정한다는 방침이다. 일단 12일 본회의는 참석하지 않는 쪽으로 기울고 있다. 소속 의원 전원이 표결에 불참하면서 여당의 단독 표결을 유도한다는 것. 본회의 표결에 참여하되 당론으로 반대하거나 자유투표로 남겨 두는 상황도 상정해 볼 수 있다. 자칫 집단으로 반대하는 실력행사를 할 경우 이 후보자의 고향인 충청권 민심을 자극할 수 있다는 것이다. 국회 본회의 연기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실제 새정치연합은 11일 밤 본회의를 설 연휴 직후인 23일 또는 24일로 연기하자고 새누리당에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권 안팎에선 여야 모두 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을 합의로 처리하지 않을 경우 정치적 부담을 안고 가야 하기 때문에 12일 인준 투표를 전격적으로 연기할 수 있다는 얘기가 나온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국회 인준을 하긴 하는데….” 새누리당이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에 대한 국회 임명동의안 단독 처리를 놓고 고심을 거듭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의 집권 3년 차 국정운영 동력을 회복하기 위해선 반드시 총리 인준을 해야 하는데 여야 합의가 아닌 단독으로 강행할 경우 여론의 역풍이 불을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게다가 인사청문회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의혹에 대해 완벽한 해명이 이뤄지지 않아 총리 자리에 오르더라도 ‘상처뿐인 영광’이 될 수 있다. 당 지도부는 여야가 합의한 12일 오후 본회의에서 임명동의안을 처리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있다. 원내 지도부는 전날에 이어 11일 소속 의원들에게 ‘국무총리 후보자 임명동의안 등이 처리될 예정이니 지역 및 해외 등 일체의 일정을 조정해 본회의에 반드시 참석해 주길 바란다’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야당 원내지도부가 인준 표결을 위한 본회의를 설 연휴 직후인 23, 24일 이후로 늦추자고 제안했지만 여당은 거부했다. 인준 표결을 강행하기 위한 수순으로 보인다. 하지만 단독 처리할 경우 야당 반발은 물론이고 국민 정서도 악화될 수 있어 고심하는 분위기가 역력하다. 연말정산과 건강보험료 개편 등 민심이 등 돌릴 수 있는 각종 악재가 쌓여 있는 상황에서 맞는 설 연휴(18∼22일) 기간이라 민심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다. 원내 핵심 당직자는 “지금 상황은 진퇴양난과 비슷하다”며 “(여당 단독으로) 처리를 하면 민심이 너무 나빠질 것이고, 처리가 안 되면 (총리 후보자 낙마가) 네 번째가 되는 데다 국정 공백이 걱정된다”고 우려했다. 당 일각에서 이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기류도 감지되고 있어 무기명으로 진행되는 표결에서 반대표가 의외로 적지 않게 나올 수 있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이 때문에 원내 지도부는 12일 오전 의원총회에서 임명동의안 찬성을 당부할 것으로 알려졌다.고성호 sungho@donga.com·홍정수 기자}

여야는 다음 달 3일 국회 본회의에서 내년 총선의 선거구 획정 문제 등을 논의할 정치개혁특별위원회 구성안과 대통령 친인척 등의 비위 감찰을 위한 특별감찰관 후보자 추천안을 처리하기로 합의했다. 새누리당 유승민, 새정치민주연합 우윤근 원내대표는 10일 국회에서 만나 이같이 합의했다. 정개특위는 여야 동수로 총 20명으로 구성되며 자신의 선거구가 변경될 가능성이 있는 지역구 의원은 특위에서 배제된다. 정개특위에서 개헌 문제도 다룰지는 확정되지 않았다. 국회 처리가 지연되고 있는 특별감찰관 후보는 여야가 한 명씩 추천하고, 나머지 한 명은 여야가 공동으로 대한변호사협회에 추천을 의뢰하기로 했다. 여야는 야당이 제안한 ‘범국민조세개혁특위’ 구성 문제와 야당이 요구하는 ‘비선실세 국정농단 의혹 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 문제는 계속 논의하기로 했다. 아울러 세월호 특별조사위원회의 원만한 가동을 촉구하기로 했고, 경제활성화법안과 민생법안들을 2월 국회에서 처리하기로 노력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그러나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의 축소·은폐에 가담했다는 의혹을 받고 있는 박상옥 대법관 후보자에 대한 인사청문회 개최 문제에 대해선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10일 이완구 국무총리 후보자의 추가 녹음 파일이 공개되면서 여야 대치가 가속화됐다. 여당은 12일 인준 표결을 염두에 두고 내부 단속에 들어간 반면 야당은 인준 반대로 돌아서는 분위기다. 이날 오전까지만 해도 여야 원내지도부는 12일 인준 표결까지 한다는 데 원칙적으로 합의했다고 한다. 그러나 새정치민주연합이 이날 오후 녹음 파일 일부를 공개하면서 상황이 꼬여 버린 것이다. 새누리당은 급히 대응책 마련에 나섰다. 이날 원내지도부는 당 소속 의원 전원에게 표 대결에 대비해 12일 개최할 의원총회에 전원 참석하라고 당부하는 문자메시지를 보냈다. 인사청문회법에 따르면 인사청문회를 마친 날부터 3일 이내에 인사청문 경과보고서를 제출한다고 돼 있다. 야당이 반대해도 국회의장이 직권 상정하거나, 여당 단독으로 경과보고서를 채택할 수 있다. 여당 의원은 158명으로 재적 의원(295명)의 절반이 넘어 여당 단독 처리가 가능하다. 그러나 새누리당 지도부는 단독으로 인준 표결을 강행할 경우 역풍이 거세질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다. 그래서 야당의 본회의 참석을 최대한 설득할 것으로 보인다. 새정치연합은 12일 의원총회에서 대응 전략을 논의할 계획이다. 인사청문 경과보고서 채택을 아예 거부할 것인지, 아니면 인준 표결에 불참할 것인지 등 다양한 카드를 검토한다는 것이다. 야당 관계자는 “설령 표 대결 끝에 이 후보자가 인준 된다 해도 ‘힘 빠진 총리’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상준 alwaysj@donga.com·고성호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64)와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대표(62)가 9일 첫 회동을 가졌다. 신임 대표 선출을 계기로 문 대표가 국회 새누리당 대표실로 김 대표를 예방한 자리였다. 여야 대표의 첫 상견례였지만 뼈있는 농담이 오가는 등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정치권에서는 내년 총선을 앞둔 여야 대표의 치열한 경쟁과 함께 차기 대통령 선거를 의식한 두 사람의 신경전이 시작된 것 아니냐는 평가도 있다. 두 사람은 부산 경남중 선후배 사이(김 대표가 1년 선배)로 여야의 차기 대선 유력주자로 거론되고 있다. 또 부산이 지역구(김 대표는 영도, 문 대표는 사상)다. 2012년 대선에서 김 대표는 박근혜 후보 캠프의 총괄선대본부장을 맡았고, 문 대표는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였다. 문 대표는 8일 전당대회 연설에서 “제가 김무성 대표를 (차기 대선 후보 지지율에서) 큰 격차로 압도하고 있다. 다음 총선에서 맞대결할 만하지 않으냐”며 김 대표를 자극하기도 했다. 문 대표가 당선 직후 “박근혜 정부와 전면전을 하겠다”고 하자 김 대표는 “취임 일성으로 듣기에는 좀 유감”이라며 날을 세우기도 했다. 9일 상견례에서 문 대표는 먼저 “박근혜 정부에서 국민 통합을 위해 노력을 좀 더 기울여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김 대표는 “정치는 협상과 타협이고 상생하는 정치를 국민이 바라기 때문에 여당이 항상 양보해야 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화답했다. 김 대표는 “무리한 요구만 안 하신다면…”이라며 웃음을 짓자 문 대표 역시 웃으면서 “이제는 각오를 좀 다져야 할 것”이라고 응수했다. 서로 농담을 주고받는 식이었지만 ‘기싸움’처럼 느껴졌다. 탐색전을 마친 문 대표는 “3년 연속 계속된 세수 결손과 복지 재원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 복지는 또 지금 수준으로 충분한지, 서민 증세와 부자 감세 철회 문제라든지 여야가 함께 머리를 맞대고 노력할 일이 많다”고 강조했다. 두 사람은 기자들을 물리친 채 비공개로 대화를 했지만 복지와 증세에 대한 시각차는 뚜렷했다고 한다. 김 대표는 “지금 복지가 너무 많아서 재원이 어렵다”며 “복지 구조조정을 하고 낭비성 부분부터 줄여 나간 뒤에도 안 되면 증세를 할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고 밝혔다. 이에 맞서 문 대표는 “현행 복지를 줄이는 것은 불가능하다”며 “(앞으로) 복지를 어디까지 해야 하고 어떤 속도로 해나가야 되는지 논의하자”고 맞섰다고 한다. 회동을 마무리하면서 김 대표는 “자주 만나서 (여야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참여하는) 2+2 회의를 하자”고 제안했다. 문 대표는 “나도 마음가짐이 같다”면서도 “하지만 당의 정체성과 직결되는 문제에 대해선 단호하게 반대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김 대표와 문 대표는 이날 상견례에서 앞으로 정국 주도권을 놓고 더 치열하게 신경전을 벌일 것을 예고했다.고성호 sungho@donga.com·한상준 기자}
새누리당 김무성 대표는 9일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신임 대표에 대해 “상생의 파트너십 정치를 통해 경제활성화와 민생안정에 매진하는 생산적인 국회가 될 수 있도록 같이 노력해주길 기대한다”고 밝혔다. 김무성 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문 대표는 대통령비서실장과 대통령 후보 등을 지내면서 국정을 두루 살펴본 경험과 경륜을 갖고 있는 만큼 그 어려움과 복잡함을 잘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며 이 같이 말했다. 김 대표는 “국정이 잘 이뤄지려면 국회 특히 야당과의 협조가 매우 중요하다는 사실을 잘 이해할 것”이라며 “국회에서 서비스산업발전기본법, 관광진흥법 등 아직까지 남아 있는 12개 민생경제활성화 중점법안을 2월 국회에서 반드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유승민 원내대표도 “새정치민주연합 새 지도부가 정쟁이 아닌 민생을 위해 일하는 국회를 구현하는데 진심으로 함께하기를 기대한다”고 당부했다. 서청원 최고위원은 “야당도 결국은 국민이 선택한 국정의 동반자”라며 “문 대표의 국정경험을 통해 여야가 대화를 통해 국정의 어려운 문제를 잘 풀어갈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당 일각에서는 문 대표가 취임 일성으로 박근혜 정부와의 전면전을 거론한 것 등에 대해서는 유감을 표명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이군현 사무총장은 “취임 일성으로 박근혜 정부와 전면전을 선포한다며 강경 투쟁을 예고한 점은 유감”이라며 “대선은 2012년에 끝이 났다. 정부여당을 전쟁의 대상이 아닌 상생을 위한 경쟁대상으로 인식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인제 최고위원은 “전면전을 할 수 있다는 얘기를 들으면서 아쉬운 생각이 난다”면서 “민주주의에서 가장 위험한 세력은 종북 세력이고 최근 헌법재판소의 (통합진보당) 정당해산 결정이 있었는데, 그 부분에 관해 진심으로 자기성찰이 없는 가운데 민주주의를 위협하는 것이 마치 현 정부인 것처럼 주장하는 것 같아서 아쉬웠다”고 지적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정치가 참 묘하다!” 2일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에서 친박(친박근혜) 의원들이 밀었던 이주영 의원이 패배하자 친박계 의원들이 허탈해 하고 있다. 힘 한번 제대로 못 쓴 채 ‘비박’의 유승민 의원에게 예상보다 큰 19표 차로 무릎을 꿇은 탓이다. 경선 당일까지 이 의원을 지원했던 친박 의원들은 70표 정도는 확실하다고 생각해 동그라미로, 부동표로 본 30표를 세모 표시로 분류했다고 한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결과는 투표 의원 149명 중 65표를 얻는 데 그쳤다. 아군으로 봤던 의원 중 10여 명이 막판에 이탈한 것에 대해서는 배신감도 느끼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의원은 “친구 따라 강남 간다는 말이 있지만 의원들은 강남에 따라가지 않는 모양”이라고 말했다. 불길한 분위기는 경선 직전 주말에 어느 정도 감지됐다. 이주영 의원은 막판 지지를 호소하기 위해 설득이 가능하다고 본 친박성향의 의원들에게 전화를 걸었지만 아예 응답하지 않은 의원도 꽤 있었다는 것. 한 친박계 의원은 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새벽 1시에도 면담에 응한 의원들이 있었는데…”라며 “지금 친박이 있기는 있는 거냐”라고 푸념했다. 게다가 최소 5표는 직접 영향력을 미칠 수 있는 친박 핵심 중진 의원은 철저하게 중립을 지켰다고 한다. 친박 핵심 의원들의 조직적인 움직임도 별 효과가 없었다고 한다. 다른 핵심 중진 의원으로부터 이 의원 지원 ‘오더’를 받은 한 친박계 의원은 30여 명의 의원을 접촉하며 공을 들였지만 무위로 돌아갔다. 낙심한 그는 패배 다음 날 곧바로 지역구로 내려가 의정보고회에 전념하고 있다. 패배 원인을 놓고도 다양한 분석이 나온다. 우선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계속 추락하는 상황 자체가 불리했다는 것이다. “당이 국정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는 유 의원의 선거 전략이 내년 4월 총선에서 ‘박근혜 마케팅’으로는 선거를 치를 수 없다는 의원들의 불안 심리를 파고들었다는 것이다. 다른 여당 의원은 “친박계의 지원을 받는 이 의원이 선거 초반에 유 의원과 제대로 대립 각을 세우지 못한 것도 원인”이라며 “게다가 러닝메이트로 정책위의장 후보가 된 친박계 홍문종 의원에 대한 일부 의원의 반감도 적지 않았다”고 했다.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장인 홍 의원은 패배한 다음 날 다른 미방위 소속 여당 의원과 함께 정보통신기술(ICT) 업체들을 둘러본다는 명목 등으로 해외 출장길에 올랐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대통령 회고록은 소중한 역사적 기록이다. 5년간 대한민국호(號)를 이끈 최고 지도자가 치열하게 고민하고 숙고한 ‘결단의 순간’을 생생한 기록으로 마주하다 보면 가벼운 설렘도 느낀다. 이명박 전 대통령은 회고록을 낸 이유에 대해 “앞으로 국가나 정부 차원에서 정책이 결정될 때 참고자료가 되면 좋겠다”며 “한국 사회에서 정책을 결정하고 추진하는 데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세상에 알려주는 차원에서 쓴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비판적 여론도 만만찮다. 국회 자원외교 국정조사가 진행 중인 민감한 시기에 회고록을 발간해 정치적 논란을 불러일으키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지적부터 민감한 남북관계 협상의 ‘비밀’을 공개한 것은 신중하지 못하다는 비판도 나온다. 야당은 “참회록을 썼어도 모자란다”며 맹폭을 가하고 있다. 청와대도 이 시점에 회고록이 나온 배경에 불편한 감정을 내비쳤다. 정치적 논란이 계속되자 이 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논란이 될 발언을 자제하라”고 지시했다. 지금 이 자리에서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을 둘러싼 진위 공방에 휩쓸리고 싶지 않다. 다만 회고록과 부록에 등장한 몇몇 장면은 기억에 남는다. 주요 현안과 정책을 놓고 참모들이 격의 없이 치열하게 토론을 벌였다는 얘기가 자주 등장했다. 류우익 전 대통령실장은 그런 청와대의 열띤 토론 모습을 빗대 ‘봉숭아학당’이라고 표현하기도 했다. 때때로 정제되지 않은 엉뚱한 논리라 할지라도 치열한 논쟁과 활발한 내부 토론이 이뤄지며 토론의 꽃을 피웠다는 것이다. 이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참모들은 들어주는 내게 고맙다고 하지만, 나는 그런 자신의 견해를 용기 있게 말하는 참모들이 고맙고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박근혜 정부는 집권 3년 차에 정책 혼선의 후폭풍을 맞고 있다. 연말정산과 건강보험료 부과체계 개선 백지화 논란 등으로 민심은 갈수록 싸늘해지고 있다. 뒤늦게 정부 부처 장관들과 대통령수석비서관들이 1일 얼굴을 맞대며 정책조정협의회를 신설하겠다고 수습에 나섰다. 시중에는 “회의 자주 한다고 근본적으로 국정 스타일이 바뀌겠느냐”는 반응이 나왔다. 박 대통령에 대한 대면보고도 거의 못 하는 상태에서 ‘적자생존(받아 적는 사람이 살아남는다)’에 익숙해진 현 청와대와 내각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이 선행되어야 한다. 국민은 이명박 정부 정책의 공과를 따지기 전에 이 정부에서 대통령과 참모들이 허심탄회하게 ‘맞짱토론’도 불사하는 모습을 보고 싶어 할 것이다. 박근혜 정부 국정 스타일의 변화도 여기서 시작되어야 한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이명박 전 대통령이 핵심 측근을 통해 박근혜 정부 고위 당국자와 직접 접촉해 ‘확전 자제’의 뜻을 밝힘으로써 자신의 회고록과 관련해 현 정부와의 갈등이 증폭되는 것을 조기에 차단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현 정부의 지지율이 20%대로 하락하는 등 여권이 위기에 처한 상황에서 전 대통령이 보수 정권의 자중지란을 촉발하는 듯한 모양새로 비치는 것이 부담스러웠을 것으로 보인다.○ 한판 붙으려면 ‘정치 회고록’ 냈을 것 한 핵심 측근은 1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청와대와 전쟁을 하려고 했다면 정치 회고록을 냈을 것”이라며 “현 정부에 부담을 줄 이유가 전혀 없기 때문에 우리 쪽에서 자제 모드로 가는 것이 낫다는 판단을 했다”고 했다. 다른 측근도 “뿌리가 같은 전·현 정부가 불필요하게 오해를 하고 서로 갈등을 하면 국민이 걱정스럽게 볼 것”이라며 “경기 침체로 국가가 어려운 상황에서 모양새도 좋지 않고 여론이 자칫 양비론(兩非論)으로 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이 전 대통령 측은 불거진 오해를 풀기 위해 청와대 고위 당국자를 접촉한 사실조차 공개적으로 언급하기를 꺼리는 분위기다. 불필요한 오해에서 빚어진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소통했다는 내용을 밝히는 것이 큰 문제가 될 것은 없지만 청와대 측에서 보기에는 ‘언론 플레이’를 한다며 불쾌해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했다는 것. 일각에서는 자원외교 국정조사가 예정돼 있는 상황에서 과거 권력이 ‘살아있는 권력’에 약해질 수밖에 없는 것 아니냐는 평가도 나온다.○ 문재인, 친노 지지층 결집용? 이 상황에서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은 회고록 공개 나흘 만인 1일 뒤늦게 회고록 논란에 가담했다. 당 안팎에서는 친노(친노무현) 지지층 결집을 위한 의도가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문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작심한 듯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비서실장’으로서 목소리를 낸다며 “이 전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두 번 예방했던 자리에 함께 있었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문 의원은 “노 전 대통령이 (이 전 대통령에게) 쇠고기 수입 개방을 하나의 카드로 활용해야지, 그걸 우리가 먼저 개방하면 안 된다고 상세히 설명했다”고 회동 분위기를 전했다. 한편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수석대표였던 새누리당 김종훈 의원은 “(내가 알기로 별도의) 이면 합의는 없었다”면서도 “(쇠고기 수입 관련) 협의 자체가 없었다면 직무유기 아니겠나. 협의를 했던 것은 분명하다”고 말했다.고성호 sungho@donga.com·황형준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출간으로 촉발된 전·현 정권의 갈등이 수습 국면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논란을 일으키는 발언을 자제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1일 알려졌다. 확전 자제의 뜻을 밝힘에 따라 보수정권의 내분도 잦아드는 분위기다. 사이판에서 귀국한 이 전 대통령은 지난달 31일 참모진과 회의를 열어 불필요한 오해가 갈등으로 번지는 상황에 우려를 표시하며 이같이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이 전 대통령의 한 핵심 측근은 즉각 청와대 고위 인사에게 전화를 걸어 “불필요한 오해가 있었다”는 취지로 이 전 대통령의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두우 전 대통령홍보수석은 “이 전 대통령이 ‘이 책은 국가 차원의 정책 결정과 추진과정에서 어떤 어려움이 있는지 세상에 알려주는 차원에서 쓴 것’이라고 밝혔다”고 참모진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의 한 측근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일부 언론에서 ‘박근혜 정부가 외교·안보를 잘 모르는 것 같아서’라고 보도한 것은 내용이 잘못 전달됐다”며 “정권이 바뀌면서 국가정보원이나 외교부 장차관 등이 대부분 교체됐기 때문에 외교 안보 사안이 제대로 전달되지 않은 것 같아 공개한 것이라는 취지로 청와대에 설명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친노(친노무현)’ 좌장인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이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 중 한미 쇠고기 협상 관련 내용 등을 정면 반박했다. 문 의원은 당시 대통령비서실장이었다. 문 의원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회고록에 나온) 쇠고기 협상 관련 ‘이면 합의’설은 전혀 사실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노 전 대통령은) 국제수역사무국 규정에 따라 합리적으로 쇠고기 시장을 개방하겠다는 조건을 달았다”고 했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통령 측은 “각종 자료를 통해 회고록을 작성했다”라면서도 정면 대응은 자제했다.고성호 sungho@donga.com·황형준 기자}

이명박(MB)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두고 전현(前現) 보수정권이 정면충돌했다. 세종시 수정안 부결과 남북관계 비사(秘史) 등에서 이 전 대통령이 언급한 일부 내용이 도화선이 됐다. 30일 청와대 고위 관계자가 청와대 기자실로 와 회고록에 언급된 내용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고위 관계자의 입을 빌렸지만 박근혜 대통령의 불편한 의중이 담겼다는 관측이 유력하다. 어조도 단호했다. 이 전 대통령 측도 재반박했다. 회고록을 총괄 기획한 김두우 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이날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언제까지 국내 정치라는 변수 때문에 전임 대통령들이 계속 묶여 있어야 하는지 의문”이라며 “(회고록은) 논란을 일으키기 위한 책이 아니다”고 했다. 그는 “북한이 남북정상회담을 내걸고 돈을 받아먹으며 ‘갑’처럼 행세하는 건 맞지 않다. 조공 받는 태도를 고치려 한 것”이라는 말도 했다.○ 청와대, 신뢰의 정치인 흠집내기 “유감” 청와대는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2009년 당시 박근혜 한나라당 전 대표 측이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한 것은 잠재적 대선 주자에 대한 견제 의식이라는 취지로 언급한 것과 관련해 “유감”이라고 밝혔다. 자청해 기자들 앞에 선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박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한 것이 당시 정운찬 국무총리를 견제하기 위해서라고 얘기한 것은 사실에 근거했다기보다는 오해에서 (발언) 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유감을 표했다. 그는 “정 전 총리의 세종시 수정안 얘기가 나왔을 때 박 대통령은 정치적 어려움 속에서 국토균형발전이라는 관점을 갖고 (수정안에 반대하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신뢰와 원칙의 정치인’을 트레이드마크로 삼고 있는 박 대통령이 정략적 목적으로 세종시 수정안에 반대했다는 식의 논리에 불쾌감을 표한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이 관계자는 “박 대통령은 정치적 이익을 위해 개인의 소신이나 신뢰를 버리는 정치 스타일이 아닌 것을 여러분들이 잘 알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청와대는 이 전 대통령이 회고록에서 남북정상회담 비밀접촉 과정 등을 거론한 것에 대해서도 “우려된다”고 했다. 이 관계자는 “비사가 세세하게 나오는 것이 외교적으로 국익에 도움이 되느냐는 지적이 언론에서도 많이 있다”고 했다. 박 대통령이 광복 분단 70주년을 맞아 올해 통일 기반 구축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남북접촉 관련 정보가 노출된 데 대해 불만을 토로한 것으로 보인다.○ MB “개헌 관련 의사 표현할 기회가 올 것” 이 전 대통령 측도 김두우 전 홍보수석을 앞세워 즉각 반박에 나섰다. 김 전 수석은 세종시 수정안 추진 과정에서 정 전 총리를 견제하기 위해 수정안을 반대한 게 아니었냐는 내용을 문제 삼은 청와대의 지적에 대해서는 “청와대에서 회고록을 정밀하게 보면 그런 표현은 없다. 아마도 언론보도를 보고 그렇게 생각하지 않았나 싶다”고 말했다. 그는 “회고록에서 언급한 정도는 친박(친박근혜)계 일부에서는 그런 의구심이 있지 않냐는 얘기만 써있다”며 “(정 전 총리를) 견제하기 위해 (박 대통령이) 세종시 수정안을 반대했다고 얘기하는 건 논리에도 맞지 않고 이 전 대통령이 말하고자 하는 얘기와 의도가 다르다”고 해명했다. 남북관계 등과 관련한 청와대의 우려에 대해서도 “정부가 승계되는 과정에서 정보나 정책이 다 전달되는 게 마땅하다고 보는데 그런 부분이 취약한 것 같다”며 “청와대에서 (전 정부에 대한) 보고를 더 받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아울러 김 전 수석은 “이 전 대통령은 재임 중 선거구역 개편과 개헌문제 등을 제기했지만 이루지 못했다”며 “왜 필요한지 의사를 표현할 기회가 언젠가 오리라고 보며,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박 대통령이 개헌과 관련해 강한 거부감을 보이는 가운데 자신의 견해를 밝히겠다는 것으로 전현 대통령의 의견 충돌로 번질 가능성이 있다. 이 전 대통령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하면서 기자들의 질문을 받았지만 “네, 수고 많아요”라고만 한 뒤 승용차에 올랐다.○ ‘대통령에게 깨졌다’ 김 전 수석은 회고록의 부록 격으로 참모들의 이야기를 다룬 ‘오늘 대통령에게 깨졌다’라는 책도 공개했다. 이 책에는 “회고록 집필 과정에서 전직 장관과 수석들이 ‘박근혜 대통령과의 애증을 다루지 않으면 큰 줄기가 빠지는 것’이라고 건의했지만 MB는 ‘현직이 우선이며 현직 대통령에게 부담을 줄 이야기는 하지 않는 게 전직으로서의 도리’라는 말을 되풀이했다”고 적었다. 김 전 수석은 “이 전 대통령은 ‘그쪽(박 대통령)에서는 전혀 다르게 볼 수 있다’며 ‘정치적 논란을 일으킬 수 있는 대목은 시간이 좀 더 흐른 뒤 국민들이 차분하게 판단할 수 있을 때쯤 다시 쓰겠다는 것이 대통령의 뜻’이었다”고 설명했다. 고성호 sungho@donga.com / 인천=강경석 기자}
다음 달 2일 발간될 예정인 이명박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이 정치적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여야 합의로 3월에 열기로 한 자원외교 국정조사 청문회와 관련해 야권의 주장을 적극 반박하는 모양새로 비치면서 정치권의 논란도 확산되고 있다. 이 전 대통령은 회고록에서 자원외교 ‘컨트롤타워’는 한승수 전 국무총리였다고 했다. 그는 “해외자원개발의 총괄지휘는 국무총리실에서 맡았다”며 “초대 국무총리로 한 총리를 임명한 이유였다”고 밝혔다. “나는 국내외 복잡한 현안을 담당하고, 외교 분야에 경륜이 많고 특히 자원 외교 부문에 관심이 많았던 한 총리가 해외자원외교 부문에 힘을 쏟으면 좋겠다는 생각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성과가 10년에서 30년에 걸쳐 나타나는 장기적인 사업인데 (내가) 퇴임한 지 2년도 안 된 상황에서 평가하고 문제를 제기하는 것은 ‘우물가에서 숭늉을 찾는 격’”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제를 침소봉대해 자원외교나 해외자원개발 자체를 죄악시하거나 하지 못하게 막는 건 어리석은 짓”이라며 “투자한 26조 원 중 4조 원은 이미 회수됐으며 향후 회수 예상액은 26조 원에 달한다”는 설명도 했다.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도 “세계 금융위기가 들이닥쳤을 때 우리가 신속히 4대강 살리기 사업을 시행할 수 있었던 건 불행 중 다행이었다”며 “한국이 다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국가들보다 금융위기를 빨리 극복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적었다. “감사원이 ‘4대강 살리기 사업이 대운하를 만들기 위한 의도’라고 주장했는데 도무지 납득이 가지 않았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야당은 즉각 반발했다. 새정치민주연합은 29일 대변인 브리핑에서 “이 전 대통령이 국정조사를 앞두고 책임을 (한 전 총리에게) 떠넘기고 있다”며 “그런 전직 대통령을 보며 단 한 번이라도 사과하고 책임지는 모습을 보일 수는 없는 것인지 안타깝다”고 했다. 야당 소속 국조특위 의원들은 이 전 대통령의 청문회 출석도 압박했다.고성호 sungho@donga.com / 세종=홍수용 기자}

새누리당 일부 중진의원들이 28일 인천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 사건의 원인이 무조건적인 무상보육에 있다고 주장했다. 심재철 의원은 이날 최고위원·중진의원연석회의에서 “인천 어린이집 아동 학대 사건의 배경에는 무상보육으로 수요는 폭증했지만 다른 조건은 맞지 않는 구조적 요인이 있다”면서 “엄마의 취업 여부나 소득을 따지지 않고 무조건 똑같이 지원하는 나라는 한국 빼고는 세계 어디에도 없다”고 말했다. 심 의원은 “3년 연속 세수 부족 상황인데도 돈이 얼마나 남아돌기에, 지원하지 않아도 될 고소득 전업주부에게도 공짜로 (보육 혜택을) 주고 있다”며 “그러다 보니 절대적으로 엄마 품이 필요한 0~2세 아이들조차 3분의 2가 보육시설에 가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어차피 공짜인데 안 맡기면 나만 손해라는 생각이 들어 너도나도 보육시설로 아이를 내보내도록 국민을 오도하고 있다”며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무작정 뿌리고 있는 현재의 무상보육 포퓰리즘은 잘못된 것이다. 정부는 무상보육 포퓰리즘에서 하루 빨리 벗어나야 한다”고 덧붙였다.“이라고 했다. 심 의원은 이어 ”취업 여부와 소득 수준에 따라 보육료 지원을 선별해서 국민 혈세를 아껴야 한다“며 ”전업 주부는 아이를 맡기고 다른 일을 볼 수 있도록 일정 시간만 제한적으로 지원하고 나머지 추가 이용은 개인의 선택에 맡겨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2017년까지 국·공립 어린이집 다니는 영유아 비율을 30% 늘리겠다고 했는데 증세를 하지 않고도 현재의 묻지마 무상보육을 일부 조정하면 가능하다“며 ”(소득)상위 30%를 제외하면 단순 계산만으로도 3조 원이 남고, 여기에 다양한 옵션을 적용하면 막대한 예산을 절감할 수 있다. 절약된 예산은 보육교사의 처우개선 등에 활용하면 된다“고 했다. 김태호 최고위원도 ”무상보육, 무상급식, 반값등록금, 기초노령연금 등 국가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표를 의식하는 포퓰리즘 정책이 우리 미래를 망치고 있다“고 주장했다. 김 최고위원은 ”월 150만 원을 받는 보육교사들에게 아이들을 잘 봐 달라는 양질의 교육 보육서비스를 기대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생각한다“며 ”정부는 관리대책 포함해 보육교사 처우개선 내용도 포함시켜야 문제 해결에 접근할 수 있다“고 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이 27일 국회에서 원내대표 출마를 공식 선언했다. 그는 “이대로 가면 내년 총선은 어렵다. 당이 국정 운영의 중심에 서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이로써 새누리당 원내대표 경선은 3선의 유 의원(대구 동을)과 4선의 이주영 의원(경남 창원 마산-합포) 간 양강 구도로 가닥이 잡혔다. 유 의원은 이날 “당과 정부, 정치의 변화와 혁신에 앞장서 (2016년 4월) 총선 승리를 바치겠다”며 “새누리당 당헌 제8조가 정한 ‘당과 대통령의 관계’에 가장 충실한 원내대표가 되겠다”고 말했다. 특히 자신이 탈박(탈박근혜)으로 분류되는 것에 대해 “나는 영원한 친박(친박근혜)이고 (박 대통령의) 임기가 끝나더라도 퇴임 이후 정치적 인간적 신의를 꼭 지킬 것”이라고 했다. “(청와대와) 매일 대화할 것”이라고도 했다. ‘대통령과의 호흡’을 강조하는 친박 진영의 주장을 반박한 것이다. 유 의원은 연말정산 환급분 소급적용과 관련해선 “조금 무리인 것 같다. 의원총회 등에서 당의 방향을 결정하겠다”고 밝혔다. ‘증세 없는 복지’ 기조에 대해 “거짓말”이라며 “법인세와 근로소득세, 부가가치세 등을 백지 차원에서 검토하겠다”고 했다. 이에 맞서는 이 의원도 ‘내년 총선 승리’와 ‘박근혜 정부의 성공’을 강조했지만 방법론에선 차이가 드러났다. 그는 ‘소통과 화합’을 내걸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라디오 방송에서 “당청 소통을 강화하고 당내 계파갈등을 치유해 당의 결속을 강화해야 한다는 요구가 많다”며 “(내가) 당 안팎의 소통과 화합으로 여권 결속을 이루어낼 수 있는 적임자”라고 강조했다. 야당의 ‘법인세 인상’ 주장에 대해선 “증세는 국민 부담을 늘리는 것”이라며 “증세로 복지나 경제를 뒷받침하는 게 능사인지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경선주자들은 이날도 러닝메이트인 정책위의장 후보를 발표하지 못했다. 이 의원은 홍문종 의원(3선·경기 의정부을), 유 의원은 원유철 의원(4선·경기 평택갑)을 각각 염두에 두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날 당 전국여성지방의원협의회 모임에 참석해 이재오 의원 등 비박(비박근혜)계 의원들이 박 대통령에게 쓴소리를 한 것을 두고 당내 일각에서 비판이 나온 것에 대해 “소아병적인 생각”이라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대통령과 정부에) ‘잘하라’고 몇 마디 한 것을 가지고 ‘대통령을 끌어내리려고 발언한다’는 이런 소아병적 생각 때문에 어려움을 겪는 것”이라고 비판했다.고성호 sungho@donga.com·이현수 기자}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은 이 전 대통령의 회고록 ‘대통령의 시간’을 다음 달 2일 출간한다고 26일 밝혔다. 800쪽으로 구성된 이 책에서 이 전 대통령은 ‘4대 강 사업’에 대해 “우려도 있지만 수해 예방 등 그 효과를 이미 보고 있다”고 강조했고 자원개발 외교에 대해서는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에는 힘든 부분이 있기 때문에 신중히 평가해야 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이 전 대통령의 측근은 남북 정상회담 추진과 관련해 “‘물밑에서 여러 차례 추진됐고 9분 능선까지 올라섰지만 안 됐다. 천안함 폭침과 관련해선 확실한 책임 인정과 사과 부분 등이 마지막 조율 대상이었다’는 내용이 담겼다”고 전했다.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