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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1, 2월에 저축은행 등 제2금융권의 가계대출이 4조 원 이상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의 도입으로 은행권의 대출 문턱이 높아지면서 저신용자들이 이자 부담이 더 높은 제2금융권으로 넘어가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2월 말 현재 저축은행, 신용협동조합, 상호금융, 새마을금고 등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가계대출 잔액(주택금융공사 등 모기지론 양도분 제외)은 252조8561억 원으로 작년 말보다 4조2238억 원 증가했다. 1, 2월 두 달간의 증가 폭은 한은이 관련 통계를 집계하기 시작한 2003년 11월 이후 최대 규모다. 두 달간 비은행 예금취급기관의 주택담보대출은 1조6117억 원 늘었고, 상가 및 토지담보대출,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2조6121억 원 증가했다. 통상 1, 2월은 주택 거래가 감소하고 연말 상여금으로 직장인들의 자금 수요도 줄기 때문에 대출이 그리 많이 늘어나지 않는다. 하지만 저금리 장기화로 제2금융권이 공격적인 대출 마케팅을 벌인 데다 수도권의 여신심사 가이드라인 시행으로 은행권의 대출 심사가 깐깐해지면서 대출 고객이 제2금융권으로 이동하는 ‘풍선 효과’가 나타난 것으로 분석된다. 다음 달 2일부터 비수도권에서도 여신심사 가이드라인이 도입돼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스웨덴 남부 대도시인 예테보리에 사는 40대 회사원 마리아 헤드룬드 씨는 최근 몇 년간 현금을 써본 적이 거의 없다. 10크로나(약 1400원)가 안 되는 물건도 항상 카드로 결제한다. 그는 “언제 어디서든 신용카드, 모바일카드로 결제할 수 있어 지갑에 100크로나를 모셔둔 지 오래됐다”고 말했다. 1661년 유럽에서 가장 먼저 지폐를 발행한 스웨덴은 이제 거꾸로 동전과 지폐 등이 필요 없는 ‘현금 없는 사회(cashless society)’를 만드는 데 앞장서고 있다. 스웨덴에선 버스 같은 대중교통을 이용할 때 아예 현금을 사용할 수 없다. 세계적인 팝그룹 ‘아바’를 기념하는 아바박물관도 카드로만 입장권을 살 수 있다. 스웨덴 최대 은행인 SEB를 비롯해 주요 은행은 대부분의 영업점에서 현금 입출금 업무를 하지 않는다. 심지어 길거리에서 자활잡지를 파는 노숙인들도 모바일 카드결제기를 갖고 다닌다. 스웨덴에서 관광사업을 하는 이필립 씨는 “현금을 쓰는 사람이 워낙 없다 보니 식당의 팁 문화도 사라지고 있다”고 귀띔했다. 신용카드에 이어 각종 ‘페이’(모바일 결제 서비스)들이 현금을 대체하고 있는 한국에서도 동전과 지폐가 일상생활에서 사라지는 ‘결제 혁명’이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르면 올 하반기(7∼12월)부터 마트, 편의점, 약국 등에서 거스름돈을 동전 대신 선불식 교통카드로 충전받거나 계좌이체로 받는 ‘동전 없는 사회’의 시범사업이 시작된다. 문종진 명지대 교수(경영학)는 “현금을 쓰지 않으면 지하경제가 양성화되면서 저성장의 늪에 빠진 한국 경제의 성장률을 높이는 효과도 기대할 수 있다”며 “세계적 추세에 맞춰 발 빠르게 현금 없는 사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프랑스, 130만원 넘는 현금거래 금지… 스웨덴, 현금 내면 대중교통 못 타 ▼21일 서울 중구 한국은행 본관에서는 한은 금융결제국 관계자들을 비롯해 금융보안원, 금융결제원, 이동통신사, 선불 교통카드 발행업체, 학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한국의 ‘동전 없는 사회(coinless society)’ 구축을 위한 워킹그룹이 첫 공식회의를 연 것이다. 워킹그룹은 소비자가 동전으로 받는 거스름돈을 선불식 교통카드에 충전해 주거나 별도의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계좌로 직접 이체하는 방안을 우선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하반기(7∼12월)엔 수도권을 중심으로 편의점, 마트, 약국 등 동전을 많이 쓰는 가맹점에서 시범 테스트를 할 예정이다. 유통업체 등과 제휴해 잔돈을 포인트로 적립한 뒤 현금처럼 사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한은은 동전 발행 비용을 줄이고 동전 사용의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해 선진국의 ‘현금 없는 사회’ 모델을 바탕으로 2020년까지 ‘동전 없는 사회’를 만들 방침이다. 박이락 한은 금융결제국장은 “한국은 신용카드 인프라가 잘돼 있고 스마트폰을 이용한 ‘페이’(간편결제 서비스)도 활성화돼 동전 없는 사회를 위한 기반이 충분히 마련됐다”고 말했다.세계 각국, 현금 시대의 종언 주요 선진국들은 한국보다 한발 앞서 정부가 적극적으로 동전과 지폐 등 현금을 퇴출시키는 정책을 펼치고 있다. 이스라엘은 2014년 5월 세계에서 처음으로 ‘현금 없는 국가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 프랑스는 지난해 9월부터 1000유로(약 130만 원) 이상을 거래할 때는 현금 사용을 전면 금지하고 이를 위반하면 과태료를 물리고 있다. 스페인, 벨기에, 포르투갈 등도 현금 거래에 한도를 두고 있다. 스웨덴, 덴마크 등 현금 없는 사회에 빠른 속도로 다가가고 있는 북유럽 국가들은 동전, 지폐 등 현금 결제의 비중이 20% 안팎으로 다른 나라들의 평균치인 75%보다 훨씬 낮다. 벨기에와 프랑스는 현금 결제의 비중이 10%도 채 되지 않는다. 현금이 사라진 자리는 신용카드를 비롯해 금융과 정보기술(IT)이 결합한 핀테크를 발판으로 쏟아지는 모바일 결제들이 메우고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인 보스턴컨설팅그룹에 따르면 2020년 전 세계에서 비(非)현금 지급 수단의 거래금액은 782조 달러로 2010년보다 2배 이상 급증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한국도 지난해 각종 페이가 쏟아지고 모바일카드가 허용되면서 하루 평균 347조8000억 원이 비현금 지급수단으로 결제됐다. 특히 지난해 결제 건수 기준으로 신용카드가 전체 결제의 39.7%를 차지하면서 현금(36.0%)을 제치고 1위에 올라섰다. 현금 이용 비중은 전년도(38.9%)보다 줄었다.현금 사라지면 “실보단 득이 클 것” 세계 각국이 인간의 최고 발명품 중 하나로 꼽히는 현금을 없애려는 것은 현금 사용이 낳고 있는 각종 부작용 때문이다. 현금은 발행과 유통, 보관 등에 비용이 많이 들어간다. 한국에서도 10원짜리 동전 하나를 만드는 데 20원이 들어가 매년 동전을 새로 만드는 데에만 600억 원가량이 쓰인다. 마스터카드는 세계적으로 현금 없는 사회를 구현할 경우 세계 국내총생산(GDP)의 1.5%에 해당하는 비용이 절감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또 현금 대신 전자거래가 활성화되면 탈세나 뇌물 등을 없애고 지하경제를 양성화하는 효과도 얻을 수 있다. 글로벌 컨설팅업체 맥킨지에 따르면 현금 결제 비중이 50% 이하인 국가들은 GDP에서 지하경제 규모가 차지하는 비중이 평균 12%이지만 현금 결제가 80%를 웃돌면 지하경제 비중이 32%로 치솟았다. 문종진 명지대 교수는 “한국은 지하경제 비중이 GDP의 27%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을 크게 웃돈다”며 “지하경제를 양성화하고 정부의 세수를 확보해 국민 경제에도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현금 없는 사회를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현금 없는 사회에서는 중앙은행이 시중의 통화 흐름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어 통화정책의 효과를 더 높인다는 분석도 나온다. 이효찬 여신금융연구소 실장은 “경기불황 때는 중앙은행이 제로 수준으로 기준금리를 낮춰도 불안감에 오히려 민간이 현금 보유를 늘리면서 정책 효과를 떨어뜨린다”며 “그러나 현금이 없으면 이런 부작용이 사라질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카드와 페이 결제 과정에서 정보 유출이 발생할 수 있고, 국가기관이 개개인의 거래내용을 다 들여다볼 수 있어 ‘빅 브러더’가 될 것이라는 우려도 만만찮다. 문 교수는 “정치적 목적으로 개인의 거래내용을 볼 수 없도록 법적 장치를 사전에 잘 갖춰야 한다”고 말했다. 강임호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한국지급결제학회 부회장)는 “현금만이 갖는 익명성과 편리함 때문에 현금이 완전히 사라지는 사회가 오긴 힘들 수 있다”면서도 “현금을 쓰면 불이익을 받는 사회가 보편화될 것”이라고 말했다.정임수 imsoo@donga.com / 예테보리=조은아 기자}

앞으로 4년간 기준금리 결정 등 국내 통화정책을 책임질 한국은행 신임 금융통화위원 4명(이일형, 조동철, 고승범, 신인석)이 21일 서울 중구 한은 본관에서 취임식을 갖고 업무를 시작했다. 대외 여건의 불확실성이 높은 가운데 국내 경제의 저성장 고착화 우려를 극복해야 할 임무를 떠맡게 된 신임 금통위원들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입을 모았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들에게 임명장을 전달한 뒤 “한국 경제가 과거 경험해 보지 못한 대내외 어려움에 직면해 있어 한은에 거는 국민의 기대 수준이 어느 때보다 높다”며 “새 금통위원들이 난제를 잘 풀도록 힘써 달라”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수석이코노미스트 출신으로 세간에서 ‘비둘기파’(통화 완화 선호) 성향이라는 평가를 받았던 조동철 금통위원은 인사말에서 “친정부 비둘기로 알려진 조동철이다. 지금은 나이가 들고 체중이 불어 잘 날지 못한다”고 농담을 던진 뒤 “밖에서 얘기하는 것과 안에서 일하는 것은 다를 것이므로 굉장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말했다. 이일형 위원도 “통화정책을 수립하기 가장 힘든 시기에 이 일을 맡게 돼 부담감이 크다”고 말했다. 한편 한은 노조는 이날 새 금통위원들의 첫 출근길에 낙하산을 형상화한 애드벌룬을 띄우고 시위를 벌이며 금통위에 정부로부터의 독립을 촉구했다. 노조는 성명을 통해 “추천 기관을 통해 정부가 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금통위는 항상 정부의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을 받는다”며 “신임 위원들은 추천기관과 정부와의 관계에서 벗어나 독립적으로 통화정책을 수행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이르면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9억 원이 넘는 주택이나 주거용 오피스텔을 보유한 고령층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또 25일부터 판매되는 주택연금 신상품인 ‘내 집 연금’ 3종 세트를 위해 시중은행들이 예약상담 서비스를 운영한다. 금융위원회는 주택연금 가입 요건에서 집값 제한을 없애고 주거용 오피스텔도 가입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주택금융공사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주택연금은 부부 중 1명만 60세가 넘으면 살고 있는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또는 일정 기간 매달 연금을 받는 역모기지론 상품이다. 현재는 9억 원 이하의 집을 가진 1주택자나 보유한 주택의 합산 가격이 9억 원 이하인 다주택자만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집값이나 보유 주택 수와 관계없이 주택연금 가입이 가능해진다. 금융위 관계자는 “고가 주택을 갖고 있지만 은퇴 후 일정 소득이 없는 고령층을 위해 가입 요건을 개선했다”며 “다만 9억 원 초과 주택이라도 주택연금 기금의 건전성을 위해 매달 받는 월 지급금의 상한선은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거용 오피스텔에 살고 있는 고령층도 주민등록 전입 여부와 욕실, 부엌 등 주거를 위한 필요시설을 갖췄는지 확인이 되면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거 외에 업무용 등 다른 용도로 오피스텔을 사용하면 연금 지급이 정지된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약 8만1000명이 주택연금 가입 대상에 더 포함될 것으로 추산된다. 개정안은 입법예고를 거쳐 7월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주택연금의 가입 문턱을 낮추고 혜택은 더 늘린 내 집 연금 3종 세트는 25일부터 주택금융공사 지사뿐만 아니라 12개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씨티 SC제일 수협 등은 제외)의 영업점에서 상담을 받은 뒤 가입 신청을 할 수 있다. 또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www.hf.go.kr)나 콜센터(1688-8114)에서 상담 예약을 할 수 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이르면 올해 하반기(7~12월)부터 9억 원이 넘는 주택이나 주거용 오피스텔을 보유한 고령층도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게 된다. 또 25일부터 판매되는 주택연금 신상품인 ‘내집 연금’ 3종 세트를 위해 시중은행들이 예약상담 서비스를 운영한다. 금융위원회는 주택연금 가입 요건에서 집값 제한을 없애고 주거용 오피스텔도 가입 대상에 포함하는 내용의 주택금융공사법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고 20일 밝혔다. 주택연금은 부부 중 1명만 60세가 넘으면 살고 있는 주택을 담보로 맡기고 평생 또는 일정 기간 매달 연금을 받는 역모기지론 상품이다. 현재는 9억 원 이하의 집을 가진 1주택자나 보유한 주택의 합산 가격이 9억 원 이하인 다주택자만 가입할 수 있다. 하지만 앞으로는 집값이나 보유 주택 수와 관계없이 주택연금 가입이 가능해진다. 금융위 관계자는 “고가주택을 갖고 있지만 은퇴 후 일정소득이 없는 고령층을 위해 가입 요건을 개선했다”며 “다만 9억 원 초과 주택이라도 주택연금 기금의 건전성을 위해 매달 받는 월지급금의 상한선은 지금과 같은 수준으로 제한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주거용 오피스텔에 살고 있는 고령층도 주민등록 전입 여부와 욕실, 부엌 등 주거를 위한 필요시설을 갖췄는지 확인이 되면 주택연금에 가입할 수 있다. 금융위 관계자는 “주거 이외에 업무용 등 다른 용도로 오피스텔을 사용하면 연금 지급이 정지된다”고 말했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약 8만1000명이 주택연금 가입 대상에 더 포함될 것으로 추산된다. 개정안은 입법예고를 거쳐 7월에 국회에 제출될 예정이다. 주택연금의 가입 문턱을 낮추고 혜택은 더 늘린 내집 연금 3종 세트는 25일부터 주택금융공사 지사뿐만 아니라 12개 시중은행 및 지방은행(씨티·SC제일·수협 등은 제외)의 영업점에서 상담을 받은 뒤 가입 신청을 할 수 있다. 또 주택금융공사 홈페이지(www.hf.go.kr)나 콜센터(1688-8114)에서 상담 예약을 할 수 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한국은행이 19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초에 예측한 3.0%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전망대로라면 한국 경제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5년간 2014년(3.3%)을 빼고 모두 3% 성장률 달성에 실패하는 것이어서 저성장이 고착화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5%로 동결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1분기(1∼3월) 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했고 유가 하락 등으로 세계경제 전망이 악화돼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고 밝혔다. 특히 한은은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을 1월에 전망한 3.8%에서 0.9%로 대폭 낮췄다. 한은은 “수출 부진과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반도체 철강 화학 조선업종 등에서 기업의 설비투자 계획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연초의 1.4%에서 1.2%로 내렸다. 국내외 연구기관들에 이어 한은마저 ‘2%대 성장’을 공식화함에 따라 3%대 성장을 전망하는 곳은 정부만 남게 됐다. 이 총재는 이날 10개월 연속 금리를 동결한 데 대해 “금리 인하 여지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금리 인하 카드는 아끼는 것이 원칙”이라며 “정책 여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은이 조만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 나오고 있다. 경기 회복이 장기간 지연되고 있는 데다 ‘여소야대’ 국회의 등장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경기 활성화 정책의 동력이 떨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중앙은행의 금리 조정이 가장 빠른 수단일 수 있지만 정책은 시너지를 내는 게 중요하다”며 “금리 정책은 재정 정책, 구조조정 정책과 같이 가야 효과가 크다”고 거듭 강조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한국은행이 19일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연초에 예측한 3.0%에서 2.8%로 하향 조정했다. 전망대로라면 한국 경제는 2012년부터 올해까지 최근 5년간 2014년(3.3%)을 빼고 모두 3% 성장률 달성에 실패하는 것이어서 저성장이 고착화됐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주열 한은 총재는 이날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기준금리를 연 1.5%로 동결한 뒤 기자간담회를 열고 “1분기(1~3월) 실적이 예상에 미치지 못했고 유가 하락 등으로 세계경제 전망이 악화돼 연간 성장률 전망치를 낮췄다”고 밝혔다. 특히 한은은 올해 설비투자 증가율을 1월에 전망한 3.8%에서 0.9%로 대폭 낮췄다. 한은은 “수출 부진과 경기 불확실성 등으로 반도체 철강 화학 조선업종 등에서 기업의 설비투자 계획이 급감했다”고 설명했다. 한은은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도 연초의 1.4%에서 1.2%로 내렸다. 국내외 연구기관들에 이어 한은마저 ‘2%대 성장’을 공식화함에 따라 3%대 성장을 전망하는 곳은 정부만 남게 됐다. 이 총재는 이날 10개월 연속 금리를 동결한 데 대해 “금리 인하 여지가 없는 것도 아니지만 금리인하 카드는 아끼는 것이 원칙”이라며 “정책 여력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일각에서는 한은이 조만간 금리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계속 나오고 있다. 경기회복이 장기간 지연되고 있는 데다, ‘여소야대’ 국회의 등장으로 정부가 주도하는 경기 활성화 정책의 동력이 떨어지게 됐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총재는 “중앙은행의 금리 조정이 가장 빠른 수단일 수 있지만 정책은 시너지를 내는 게 중요하다”며 “금리 정책은 재정정책과 구조조정 정책과 같이 가야 효과가 크다”고 거듭 강조했다.정임수기자 imsoo@donga.com}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은행의 가계대출이 3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에도 가계 빚이 여전히 빠른 속도로 늘면서 민간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649조 원으로 한 달 새 4조9000억 원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 폭은 2월(2조9000억 원)보다 2조 원이나 많고,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이후 3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3월 말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86조9000억 원으로 전달 말보다 4조4000억 원 불어났다. 2월(2조6000억 원)보다 증가 폭이 커졌을 뿐 아니라 2010∼2014년 3월 평균(1조3000억 원)의 3.4배나 되는 규모다. 아파트 중도금 대출 등 집단대출이 꾸준히 늘고 있는 데다 봄 이사철 수요로 주택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7100채로 전달(5000채)보다 크게 늘었다. 집단대출은 2월 수도권에 이어 5월부터 지방에서 시행될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의 적용을 받지 않아 앞으로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 앞으로 자동차 사고가 났을 때 본인 과실이 클수록 보험료가 더 오르고, 반대로 방어운전을 해서 과실이 작다면 보험료는 덜 오르게 된다. 자동차 사고에 따른 사망보험금은 현재 최대 4500만 원에서 두 배 이상(최대 1억 원)으로 오른다. 출산 장려를 목적으로 자녀가 많은 소비자에게는 보험료를 할인해 주는 상품도 출시한다. 금융감독원은 ‘국민체감 20대 금융 관행 개혁’의 일환으로 이 같은 내용의 자동차보험 제도 개편안을 18일 발표했다. 》가입자가 2000만 명에 육박하는 자동차보험 제도가 올해 크게 바뀐다. 난폭 운전자가 부담할 보험료가 많아지고 다자녀 및 서민 가구에 대한 혜택은 늘어난다. 금융당국이 18일 내놓은 이번 개선 방안은 자동차보험과 관련해 그동안 소비자의 불만이 많았던 부분을 중심으로 마련됐다. 자동차 보험은 지난해 처음으로 민원 건수가 1만 건을 넘어섰다. 이날 발표된 내용은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시행된다. 주요 내용을 Q&A로 알아본다.―차 사고가 났을 때 내 잘못이 더 크면 앞으로 보험료를 더 내야 하나. “올해 12월부터는 자동차 사고가 나면 과실 비율에 따라 보험료가 다르게 올라가게 된다. 그동안은 교통사고가 나더라도 잘못의 경중과 상관없이 사고 건수에 따라 보험료가 할증됐다. 상대적으로 과실이 적은 운전자는 억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예를 들어 과실이 10%인 운전자는 보험료가 적게 인상되고 과실이 90%인 운전자는 보험료가 많이 올라간다. 금융감독원은 개별 보험가입자의 미래 사고위험도 역시 별도로 산출해 보험료에 반영할 계획이다.” ―교통사고 피해자가 받는 보험금 보상 규모가 늘어나나. “그렇다. 그동안 교통사고의 사망보험금이 최대 4500만 원에 그쳐 늘어난 소득수준을 반영하지 못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금감원은 현재 사망위자료의 법원 판례 수준인 8000만∼1억 원가량으로 사망보험금 상한을 높일 예정이다. 교통사고로 발생한 장애에 지급되는 보험금 역시 한도가 올라간다. 현재 1급 장애인이 되더라도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최대 3000만 원가량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한도가 높아진다. 다만, 금감원은 지급되는 보험금이 갑자기 늘어나 보험료가 많이 올라갈 것을 우려해 적정한 인상 수준을 검토하고 있다.” ―다자녀 가정은 자동차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나. “자녀가 많은 소비자가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다둥이 특약’ 상품이 개발된다. 현재 동부화재가 하반기 판매를 목표로 2자녀 이상을 둔 소비자에게 보험료를 5% 안팎 할인해주는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 조건대로라면 현재 전국의 자동차보험 가입자 중 40만 명 정도가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된다. 다둥이 특약에 가입할 수 있는 조건이나 보험료 할인폭 등은 앞으로 각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 ―가족 명의의 자동차보험에 피보험자로 함께 등록해두면 나중에 혜택을 볼 수 있다던데…. “아버지나 어머니가 본인 명의의 차로 보험에 가입할 때 자녀를 피보험자로 등록해두면 자녀도 아버지 보험을 통해 보험 가입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나중에 자녀가 차를 사서 본인 명의로 보험에 따로 가입할 때 이 경력을 인정받아 보험료를 최대 50%가량 할인받게 되는 것이다. 이 규정은 2013년 9월에 이미 도입됐지만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실정이다. 앞으로는 보험 가입을 할 때 서류에 보험 가입 경력을 인정받을 피보험자(자녀)를 바로 써넣을 수 있도록 제도를 고치기로 했다.” ―서민우대 자동차보험도 있다던데…. “지금도 기초생활수급자나 부부 합산 연소득이 4000만 원 이하인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자동차보험료를 3∼14% 할인해주는 서민우대 상품이 있다. 하지만 보험사들의 홍보 부족으로 판매 실적이 2013년 6만5900여 건에서 지난해 5만4700여 건으로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금감원은 이 상품들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라고 보험사에 지도할 예정이다. 또 지금은 교통사고 가해자가 형사합의금을 지급한 뒤 이를 보험금으로 돌려받지만 앞으로는 보험금으로 합의금을 직접 지급할 수 있게 된다.” ―차사고를 많이 낸 운전자가 보험료를 더 낮출 수 있는 방법도 있나. “지금은 사고를 많이 낸 운전자의 경우 기존 보험사가 보험 갱신을 거부하면 해당 보험을 여러 보험사가 공동 인수하는 절차에 들어간다. 공동 인수가 되면 15%가량 보험료가 인상돼 가입자의 부담이 컸다. 그러나 이런 운전자는 자신의 보험계약을 인수할 보험사를 공개 입찰해 찾을 수도 있고, 이 경우 보험료 인상폭이 크게 줄어든다. 금융당국은 관련 제도의 홍보를 강화해 이용률을 높이기로 했다.”황성호 hsh0330@donga.com·정임수 기자}
지난달 주택담보대출을 포함한 은행의 가계대출이 3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로 늘어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에도 가계 빚이 여전히 빠른 속도로 늘면서 민간소비 위축으로 이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18일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달 말 현재 은행권의 가계대출(주택금융공사 정책모기지론 포함) 잔액은 649조 원으로 한 달 새 4조9000억 원 증가했다. 이 같은 증가폭은 2월(2조9000억 원)보다 2조 원이나 많고, 한은이 관련 통계를 작성한 2008년 이후 3월 기준으로 사상 최대 규모다. 3월 말 가계대출에서 주택담보대출 잔액은 486조9000억 원으로 전달 말보다 4조4000억 원 불어났다. 2월(2조6000억 원)보다 증가폭이 커졌을 뿐 아니라 2010¤2014년 3월 평균(1조3000억 원)의 3.4배나 되는 규모다. 아파트 중도금 대출 등 집단대출이 꾸준히 늘고 있는 데다 봄 이사철 수요로 주택거래가 늘면서 주택담보대출이 크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서울의 아파트 거래량은 7100채로 전달(5000채)보다 크게 늘었다. 집단대출은 2월 수도권에 이어 5월부터 지방에서 시행될 ‘여신심사 선진화 가이드라인’의 적용을 받지 않아 앞으로 집단대출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상승세는 지속될 것으로 전망된다.정임수기자 imsoo@donga.com}
가입자가 2000만 명에 육박하는 자동차보험 제도가 올해 크게 바뀐다. 난폭운전자가 부담할 보험료가 많아지고 다자녀 및 서민 가구에 대한 혜택은 늘어난다. 금융당국이 18일 내놓은 이번 개선방안은 자동차보험과 관련해 그동안 소비자의 불만이 많았던 부분을 중심으로 마련됐다. 자동차 보험은 지난해 처음으로 민원 건수가 1만 여 건을 넘어섰다. 이날 발표된 내용은 연말까지 순차적으로 시행된다. 주요 내용을 Q&A로 알아본다.―차 사고가 났을 때 내 잘못이 더 크면 앞으로 보험료를 더 내야 하나. “올해 12월부터는 자동차 사고가 나면 과실비율에 따라 보험료가 달리 올라가게 된다. 그동안은 교통사고가 나더라도 잘못의 경중과 상관없이 사고 건수에 따라 보험료가 할증됐다. 상대적으로 과실이 적은 운전자는 억울할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예를 들어 과실이 10%인 운전자는 보험료가 적게 인상되고 과실이 90%인 운전자는 보험료가 많이 올라간다. 금감원은 개별 보험가입자의 미래 사고위험도 역시 별도로 산출해 보험료에 반영한다는 계획이다.” ―교통사고 피해자가 받는 보험금 보상 규모가 늘어나나. “그렇다. 그동안 교통사고의 사망 보험금이 최대 4500만 원에 그쳐 늘어난 소득수준을 반영하지 못 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금감원은 현재 사망 위자료의 법원 판례 수준인 8000만 원~1억 원 가량으로 사망 보험금 상한을 높일 예정이다. 교통사고로 발생한 장애에 지급되는 보험금 역시 한도가 올라간다. 현재 1급 장애인이 되더라도 받을 수 있는 보험금은 최대 3000만 원 가량에 불과하지만 앞으로 한도가 높아진다. 다만 금감원은 지급되는 보험금이 갑자기 늘어나 보험료가 많이 올라갈 것을 우려해 적정한 인상 수준을 검토하고 있다.”―다자녀 가정은 자동차보험료를 할인받을 수 있나. “자녀가 많은 소비자가 자동차보험에 가입할 때 보험료를 할인해주는 ‘다둥이 특약’ 상품이 개발된다. 현재 동부화재가 하반기 판매를 목표로 2자녀 이상을 둔 소비자에게 보험료를 5% 안팎 할인해주는 상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 조건대로라면 현재 전국의 자동차보험 가입자 중 약 40만 명 정도가 혜택을 볼 것으로 추산된다. 다둥이 특약에 가입할 수 있는 조건이나 보험료 할인 폭 등은 앞으로 각 보험사가 자율적으로 결정할 예정이다.”―가족 명의의 자동차보험에 피보험자로 함께 등록해두면 나중에 혜택을 볼 수 있다던데…. “아버지나 어머니가 본인 명의의 차로 보험에 가입할 때 자녀를 피보험자로 등록해두면 자녀도 아버지 보험을 통해 보험 가입 경력을 인정받을 수 있다. 나중에 자녀가 차를 사서 본인 명의로 보험에 따로 가입할 때 이 경력을 인정받아 보험료를 최대 50% 가량 할인받게 되는 것이다. 이 규정은 2013년 9월에 이미 도입됐지만 소비자들이 잘 모르는 실정이다. 앞으로는 보험 가입을 할 때 서류에 보험 가입 경력을 인정받을 피보험자(자녀)를 바로 써넣을 수 있도록 제도를 고치기로 했다. ―서민우대 자동차보험도 있다던데. ”지금도 기초생활수급자나 부부 합산 연소득이 4000만 원 이하인 저소득층을 대상으로 자동차보험료를 3~14% 할인해주는 서민우대 상품이 있다. 하지만 보험사들의 홍보 부족으로 판매 실적이 2013년 6만5900여 건에서 지난해 5만4700여 건으로 오히려 감소세를 보이고 있다. 금감원은 이들 상품에 대한 홍보를 강화하라고 보험사에 지도할 예정이다. 또 지금은 교통사고 가해자가 형사합의금을 지급한 뒤 이를 보험금으로 돌려받지만 앞으로는 보험금으로 합의금을 직접 지급할 수 있게 된다.“― 차사고 많이 낸 운전자가 보험료를 더 낮출 수 있는 방법도 있나. ”지금은 사고를 많이 낸 운전자의 경우 기존 보험사가 보험 갱신을 거부하면 해당 보험을 여러 보험사들이 공동인수하는 절차에 들어간다. 공동인수가 되면 15%가량 보험료가 인상돼 가입자의 부담이 컸다. 그러나 이런 운전자는 자신의 보험계약을 인수할 보험사를 공개적으로 찾을 수도 있고 이 경우 보험료 인상폭이 크게 줄어든다. 금융당국은 관련 제도의 홍보를 강화해 이용률을 높이기로 했다.”정임수기자 imsoo@donga.com황성호기자 hsh0330@donga.com}

최근 국내외 연구기관들이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 중반으로 잇달아 내린 데 이어 한국은행도 이번 주 성장률 전망치를 2%대로 하향 조정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 한은 등 주요 싱크탱크의 전망대로라면 최근 5년 동안 한국 경제는 2014년(3.3%)을 제외하고 줄곧 성장률 2%대에 머무는 셈이어서 저성장이 고착화됐다는 우려가 나온다. ○ 성장률 2%대 중반으로 줄줄이 낮춰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한은은 19일 발표하는 수정 경제전망에서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1월에 제시한 3.0%에서 2.8% 안팎으로 하향 조정할 것이 유력시되고 있다. 앞서 이주열 한은 총재는 지난달 말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성장률이 3%를 다소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며 처음으로 2%대 성장률 가능성을 공개적으로 언급했다. 그는 이어 16일(현지 시간)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중앙은행 총재 회의가 열린 미국 워싱턴에서도 기자들과 만나 “1, 2월 수출이 특히 안 좋았던 만큼 성장률을 낮출 요인이 생겼다”며 조정 가능성을 거듭 밝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이날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해 10월에 발표했던 2.8%에서 2.5%로 내렸다. 특히 올해 수출과 수입 증가율이 ―3.0%, ―6.0%로 동반 마이너스 성장을 할 것으로 내다봤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올해 한국은 실물경제 어느 부문에서도 뚜렷한 회복의 계기를 만들지 못하는 전형적인 불황 국면에 놓일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3.2%에서 2.7%로 0.5%포인트 내린 데 이어 LG경제연구원은 국내 기관 중 가장 낮은 2.4%로 전망치를 낮췄다. ○ 정부, 경기 대응책 고민 잠재성장률에도 못 미치는 저성장 국면이 장기화되면서 정부의 고민도 커지고 있다. 금리 인하 등 통화정책의 효과가 불투명해지면서 나라 안팎에서는 재정정책에 대한 기대가 예전보다 커졌다. 하지만 총선 이후 여소야대로 변한 국회 상황 때문에 정부 주도의 부양책이 속도감 있게 진행되기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가 크다. IMF의 최고 자문기구인 국제통화금융위원회(IMFC)는 16일 공동선언문을 내고 “모든 국가는 경기 부양을 목표로 한 성장 친화적인 재정정책이 필요하다”며 세계 각국에 적극적인 재정정책을 주문했다. IMFC는 “실질·잠재성장률을 높이고 금융 안정을 강화하기 위해 상호 보완적인 구조개혁과 거시경제정책 이행이 중요하다”며 구조개혁의 필요성도 강조했다. 하지만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15일 워싱턴에서 기자들과 만나 “총선 이후 추경 편성이 더 어렵게 됐다. 여소야대 상황이 행정부로선 더 어렵다”며 “올해 추경을 편성하지 않더라도 내년 예산을 확대하는 방향의 재정정책을 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주열 총재는 “대외 여건이 불확실할 때는 재정 및 금리 정책의 여력을 아껴둘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이 금리를 더 내려 경기 회복의 불씨를 살려야 한다는 요구가 높지만 당장 금리인하 카드를 쓸 때가 아니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정임수 imsoo@donga.com / 세종=신민기 기자}

일본 엔화가 초강세 기조를 이어가며 1년 6개월 만에 최고치인 달러당 107엔 선까지 치솟았다. 아베노믹스의 대규모 양적완화에 힘입어 3년간 이어져온 엔화 약세가 본격적으로 엔화 강세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도 엔화 강세가 가속화하면서 중앙은행의 돈 풀기 정책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7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달러당 107.66엔까지 하락(엔화 가치는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5일 심리적 마지노선인 110엔이 장중에 붕괴된 데 이어 2014년 10월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108엔 선이 깨졌다. 이로써 엔화 가치는 올 들어서만 달러 대비 10% 이상 급등했다. 엔화 강세가 지속되는 것은 신흥국 경기 둔화 등으로 세계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안전 자산인 엔화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예상보다 금리 인상에 소극적인 점도 달러 약세에 따른 엔화 강세를 심화시키고 있다. 또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와 관광객 급증에 따른 엔화 수요 급증도 엔화 강세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8일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2월 경상수지 흑자는 11개월 만에 최대 규모인 2조4349억 엔(약 26조 원)으로 20개월 연속 흑자 행진을 보였다. 일본 당국자들이 엔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다음 달 도쿄에서 열리는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없다는 전망도 엔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문제는 엔화 가치가 일본 정부가 2차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으며 본격적인 경기부양 드라이브를 걸었던 2014년 10월로 되돌아갔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양적완화→엔화 약세(환율 상승)→수출 확대→임금 인상→소비 촉진’의 선순환 구조를 노린 아베노믹스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더군다나 일본은행이 아베노믹스 효과를 이어가기 위해 1월 말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이후에도 엔화 강세가 계속돼 중앙은행의 신뢰도 추락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등은 엔화 강세가 계속돼 올해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00엔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야마다 슈스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전략가는 “엔-달러 환율이 달러당 105엔까지 떨어지면 구두 개입을 하고 있는 일본 당국이 직접 시장 개입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상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수출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한국 기업들이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지금은 글로벌 경기 둔화의 영향이 더 커 이 같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엔화 강세의 여파로 글로벌 시장이 출렁거리면서 원-달러 환율도 널뛰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 8일에도 원-달러 환율은 장중에 10원 이상 급등했다가 전날보다 2.4원 오른 1153.8원에 마감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일본 엔화가 초강세 기조를 이어가며 1년 6개월 만에 최고치인 달러당 107엔 선까지 치솟았다. 아베노믹스의 대규모 양적완화에 힘입어 3년 간 이어져온 엔화 약세가 본격적으로 엔화 강세로 돌아서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특히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도 엔화 강세가 가속화하면서 중앙은행의 돈 풀기 정책에 대한 회의론이 커지고 있다. 7일(현지 시간) 뉴욕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장중 한때 달러 당 107.66엔까지 하락(엔화 가치는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5일 심리적 마지노선인 110엔이 장중에 붕괴된 데 이어 2014년 10월 이후 약 1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108엔 선이 깨졌다. 이로써 엔화 가치는 올 들어서만 달러 대비 10% 이상 급등했다. 엔화 강세가 지속되는 것은 신흥국 경기 둔화 등으로 세계 경제에 대한 불안감이 수그러들지 않으면서 안전자산인 엔화로 매수세가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미 연방준비제도(Fed)가 예상보다 금리인상에 소극적인 점도 달러 약세에 따른 엔화 강세를 심화시키고 있다. 또 일본의 경상수지 흑자와 관광객 급증에 따른 엔화 수요 급증도 엔화 강세의 주요 원인이 되고 있다. 8일 일본 재무성이 발표한 2월 경상수지 흑자는 11개월 만에 최대 규모인 2조4349억 엔(약 26조 원)으로, 20개월 연속 흑자행진을 보였다. 일본 당국자들이 엔화 강세를 저지하기 위한 발언을 쏟아내고 있지만 다음달 도쿄에서 열리는 선진7개국(G7) 정상회의를 앞두고 일본 정부가 외환시장에 개입할 수 없다는 전망도 엔화 강세를 부추기고 있다. 문제는 엔화 가치가 일본 정부가 2차 양적완화 정책을 내놓으며 본격적인 경기부양 드라이브를 걸었던 2014년 10월로 되돌아갔다는 점이다. 이에 따라 ‘양적완화→엔화 약세(환율 상승)→수출 확대→임금 인상→소비 촉진’의 선순환 구조를 노린 아베노믹스가 한계에 봉착했다는 지적이 커지고 있다. 더군다나 일본은행이 아베노믹스 효과를 이어가기 위해 1월 말 사상 초유의 마이너스 금리를 도입한 이후에도 엔화 강세가 계속돼 중앙은행의 신뢰도 추락하고 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등은 엔화 강세가 계속돼 올해 엔-달러 환율이 달러 당 100엔까지 하락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야마다 슈스케 뱅크오브아메리카(BOA)메릴린치 전략가는 “엔-달러 환율이 105엔까지 떨어지면 구두개입을 하고 있는 일본 당국이 직접 시장 개입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통상 엔화가 강세를 보이면 수출시장에서 일본과 경쟁하는 한국 기업들이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 지금은 글로벌 경기둔화의 영향이 더 커 이 같은 효과가 크지 않을 것으로 분석된다. 오히려 엔화 강세 여파로 글로벌 시장이 출렁거리면서 원-달러 환율도 널뛰기 장세를 보이고 있다. 8일에도 원-달러 환율은 장중에 10원 이상 급등했다가 전날보다 2.4원 오른 1153.8원에 마감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증세(增稅)를 둘러싸고 여야는 어떤 세목을 건드릴지 구체적인 방법론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이고 있다. 하지만 증세 필요성에 대해서는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어 4·13총선을 넘어 내년 대통령 선거까지 증세 논란이 격화될 가능성이 커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새누리당은 공식적으로는 총선 공약에 증세를 언급하진 않았다. 하지만 당내 경제 공약의 주도권을 쥐고 있는 강봉균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의 과거 발언을 살펴보면 향후 움직임을 예상해 볼 수 있다. 지난해 3월 건전재정포럼에서 강 위원장은 “부가가치세 인상을 금기시하지 말자”며 증세 논의에 불을 붙인 바 있다. 부가세 인상은 즉각적인 세수 증대로 이어진다. 기획재정부는 2013년 국회에 제출한 자료에서 부가세율을 12%로 인상하면 연간 11조 원의 세금이 더 들어온다고 분석했다. 하지만 1977년 도입 이후 금기시돼 온 부가세 인상을 국민들이 받아들일 수 있을지 회의적 시각이 우세하다. 부가세를 올리면 상대적으로 가난한 사람의 세 부담이 커지는 셈이 된다. 다만 세율 인상까진 못하더라도 부가세 제도를 정비할 정책적 여지를 만들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김재진 한국조세재정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건전한 증세 논의를 통해 다양한 아이디어를 도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불어민주당은 과세표준 500억 원 이상 기업 법인세율을 22%에서 25%로 높이는 방안을 들고 나왔다. 이명박 정부 시절부터 줄기차게 주장했던 대기업 증세론이다. 국회 예산정책처는 이 방안이 처음 나온 2013년 분석에서 연간 4조6000억 원의 세금이 더 걷힐 것이라는 결과를 내놓았다. 일각에서는 세계 주요국이 기업 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기 위해 경쟁적으로 법인세 인하를 추진하는 마당에 한국만 글로벌 흐름에 역행하는 것은 옳지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성명재 홍익대 교수(경제학)는 “법인세를 올리면 근로자 임금이 깎이고 상품가격 상승에 따른 소비자 부담이 나타날 것”이라고 지적했다. 다만 상징적 차원에서라도 법인세에 손을 대야 증세 추진에 동력이 붙을 것이라는 주장도 있다. 갈수록 커지는 증세 논란에 청와대는 선을 긋는 모습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국내는 물론이고 세계 경기가 좋지 않은 상황에서 증세는 논의할 대상이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새누리당은 대표 공약이 된 양적완화에 따른 한국은행 독립성 논란 잠재우기에 나섰다. 당 선대위 공약본부장인 김종석 여의도연구원장은 한은법 개정 추진과 관련해 “한은에 특정 기능을 부여하는 것이며, 기능의 활용 여부는 금융통화위원회 소관”이라며 “오히려 한은에 적극적인 통화정책을 펼 수 있도록 기회를 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판 양적완화가 논란이 되자 한은 인사들은 직접적인 대응을 자제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이 선거 공약으로 등장한 데 이어 집권 여당이 한은법 개정 카드까지 꺼내들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는 분위기다.세종=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정임수 기자 · 장택동 기자}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20, 30대 남성 청년층의 일자리만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경제연구원이 6일 내놓은 ‘정책금리 변동이 성별·세대별 고용률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상할 경우 1년 동안 34세 이하 남성 청년층의 고용률은 약 0.1%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여성과 중장년층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고용률에 미치는 영향이 작거나 연관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통상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기업의 자금 조달 비용이 늘어나 고용이 줄어드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런 구조가 남성 청년층에서만 작동할 뿐 금리 정책이 전반적인 고용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예상보다 작다고 지적했다. 이 보고서는 남성 청년층은 비정규직 비중이 높고 숙련도도 낮아 해고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에 금리 인상 시기에 고용이 뚜렷하게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장년층은 실물자산 보유 비중이 높고 가계부채 부담이 커 이 같은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풀이됐다. 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 이자 부담이 커지면 중장년층이 일을 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정성엽 한은 거시경제연구실 전문연구원은 “노동시장의 유연성 등이 현실에서 충족되지 않아 고용시장에서 금리 통화정책의 효과가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인상하면 20, 30대 남성 청년층의 일자리만 큰 타격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 경제연구원이 6일 내놓은 ‘정책금리 변동이 성별·세대별 고용률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한은이 기준금리를 1%포인트 인상할 경우 1년 동안 34세 이하 남성 청년층의 고용률은 약 0.1%포인트 감소했다. 반면 여성들과 중장년층에서는 기준금리 인상이 고용률에 미치는 영향이 작거나 연관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분석됐다. 통상 기준금리가 인상되면 기업의 자금조달 비용이 늘어나 고용이 줄어드는 것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보고서는 이런 구조가 남성 청년층에서만 작동할 뿐 금리 정책이 전반적인 고용시장에 미치는 파급 효과가 예상보다 작다고 지적했다. 보고서는 남성 청년층은 비정규직 비중이 높고 숙련도도 낮아 해고가 상대적으로 쉽기 때문에 금리 인상시기에 고용이 뚜렷하게 줄어든다고 분석했다. 반면 중장년층은 실물자산 보유 비중이 높고 가계부채 부담이 커 이 같은 효과가 떨어지는 것으로 풀이됐다. 금리 인상으로 가계부채 이자부담이 커지면 중장년층이 일을 해야 할 필요성이 커진다는 것이다. 정성엽 한은 거시경제연구실 전문연구원은 “노동시장의 유연성 등이 현실에서 충족되지 않아 고용시장에서 금리 통화정책의 효과가 제한적으로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올해 2분기(4~6월)에도 국내 가계와 기업들은 은행에서 대출 받기가 까다로울 것으로 전망된다. 은행들은 2분기에 가계와 기업의 신용위험도가 3년 6개월 만에 가장 높아질 것으로 예상했다. 5일 한국은행이 국내 172개 금융회사를 대상으로 실시한 ‘금융기관 대출행태 서베이 결과’에 따르면 은행들이 전망한 2분기 ‘대출태도지수’는 ―12로 집계됐다. 2008년 4분기 이후 최저치였던 1분기(―14)보다는 소폭 개선됐지만 3개 분기 연속 마이너스를 보였다. 대출태도지수가 마이너스이면 금리나 만기 연장 등의 대출 조건을 까다롭게 하겠다고 응답한 금융회사가 완화하겠다는 회사보다 많다는 뜻이다. 한은 관계자는 “경기회복세 지연 등으로 신용도가 낮은 중소기업에 대한 경계감이 높아지면서 중소기업 관련 대출태도를 강화하겠다는 은행이 늘었다”며 “가계 주택자금도 대출 강화 기조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2분기 가계와 기업을 합한 종합 신용위험지수는 30으로 1분기(24)보다 대폭 상승해 2012년 4분기(30) 이후 최고치를 보였다. 특히 가계의 신용위험지수가 28로 전 분기(22)보다 크게 올랐다. 한은 관계자는 “가계부채 급증으로 원리금 상환 부담이 커진 데다 부동산 시장 둔화로 담보가치가 하락할 수 있어 가계 신용위험이 높아질 것이라는 응답이 많았다”고 말했다. 정임수기자 imsoo@donga.com}

올해 하반기 출범을 앞두고 막바지 준비가 한창인 인터넷전문은행에 돌발 변수가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KB금융지주가 현대증권을 품에 안으면서 ‘카카오뱅크’와 ‘K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양쪽에 발을 담그게 됐고, 카카오뱅크를 이끄는 카카오는 금융업 진출에 제한을 받는 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됐다. 이에 따라 앞으로 인터넷전문은행의 사업 전략이나 지배구조 변경 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K뱅크, 주주 변경 불가피” 4일 금융권에 따르면 현대증권이 보유한 K뱅크의 지분 10%(우선주 포함)는 앞으로 새 주인을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현대증권 매각 본입찰에서 KB금융지주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기 때문이다. 현대증권의 새 주인이 될 KB금융의 계열사인 KB국민은행은 카카오뱅크의 지분 10%를 보유한 주요 주주다. 이에 따라 의도치 않게 KB금융은 ‘1호 인터넷은행’ 타이틀을 놓고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카카오뱅크와 K뱅크의 주요 주주가 돼버린 것이다. 금융당국에 따르면 한 금융지주사의 자회사들이 각각 다른 인터넷전문은행의 주주로 참여하는 것에 대한 제도적 제약은 없다. 하지만 금융권 안팎에서는 두 은행의 이해 상충의 문제가 발생하는 만큼 현대증권이 K뱅크에서 빠질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K뱅크 관계자는 “향후 현대증권 매각 절차가 진행되는 상황을 보고 현대증권 지분을 어떻게 처리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증권은 K뱅크에 참여한 유일한 증권사로, 로보어드바이저(온라인 자산관리 서비스) 등 K뱅크의 자산관리 업무를 맡고 있다. 또 우선주를 제외하면 보통주 지분이 4%에 불과하지만 현대증권 임원이 K뱅크의 비상근 상임이사로 선임돼 주요 전략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이 때문에 현대증권이 중도 하차하면 K뱅크의 사업 전략에 일정 부분 차질이 불가피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K뱅크의 또 다른 관계자는 “K뱅크의 기존 주주가 현대증권 지분을 인수하기보다는 새로운 증권사가 K뱅크에 참여하는 게 좋다”며 “예비인가를 받은 상황이라 인기가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은행법 개정 불발땐 IT기업發 혁신 제동” 카카오뱅크는 카카오가 공정거래법상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집단)으로 지정된 것이 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당장 카카오뱅크 출범에는 지장이 없지만 앞으로 카카오가 인터넷전문은행의 최대주주가 되지 못하면서 주도적으로 은행 사업을 이끌어 가지 못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행 은행법은 은산분리 규제에 따라 정보기술(IT) 기업을 비롯한 산업자본이 은행 지분을 최대 10%, 의결권이 있는 지분은 4%까지 보유하도록 제한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이를 풀기 위해 은행법 개정을 추진하고 있지만 야당의 반대로 국회 문턱을 넘지 못하고 있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은행법 개정안은 신동우 새누리당 의원안과 같은 당 김용태 의원안 등 두 건이다. 둘 다 산업자본의 인터넷은행 의결권 지분 한도를 현행 4%에서 50%까지 늘리는 방안을 담고 있다. 하지만 신 의원의 안은 대기업집단을 규제완화 대상에서 제외하고 있어 이 개정안이 통과되면 기존에 대기업집단으로 선정된 KT는 물론이고 이번에 새로 지정된 카카오도 대주주가 되지 못한다. 이에 대해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신동우 의원안 대신 김용태 의원안을 정부안으로 추진하되 ‘삼성, 현대자동차 등 10대 그룹은 규제완화 대상에서 제외한다’는 식의 단서를 추가해 야당을 설득할 방침”이라며 “은행법 개정이 불발되면 IT 기업들이 주도권을 갖고 혁신적인 은행을 만드는 데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정임수 기자 imsoo@donga.com}

“세게 베팅했다기보다는 적정한 수준에서 가격을 제시했다고 생각합니다.” 1일 오전 서울 여의도 KB금융지주 본사에서 기자들과 만난 윤종규 KB금융 회장(사진)은 “KB금융그룹의 주주 가치에 도움이 되는 범위에서 가격을 결정했다”며 이같이 밝혔다. 일각에서 제기한 ‘승자의 저주’를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전날 현대증권 인수 우선협상대상자로 결정된 KB금융은 1조 원이 넘는 입찰가를 써내 근소한 차이로 한국투자증권을 제치고 현대증권을 품에 안았다. 현대증권의 매각 대상 지분 22.56%의 가치(약 3576억 원·지난달 25일 기준)의 3배가 넘는 금액이다. 저금리 시대에 자산 관리 등에 강점이 있는 증권사의 기업가치가 큰 만큼 앞서 고배를 마셨던 우리투자증권, KDB대우증권 인수전에 비해 공격적인 ‘베팅’을 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자금 마련에 특별한 문제는 없다. 우선 사내 유보금을 활용하고 필요하면 회사채를 발행해 충분히 대응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 회장은 현대증권의 가장 큰 장점으로 ‘리테일(소매금융)에 강하다’는 점을 꼽았다. 그는 “고객 자산관리(WM)를 강화하려는 KB금융과 궁합이 잘 맞는다”며 “주식 발행 시장에서의 강자인 현대증권과 채권 발행 시장의 강자인 KB투자증권이 결합하면 좋은 기업금융·투자은행(CIB) 모델이 나올 것”이라고 말했다. 윤 회장은 “특히 금융회사 인수합병(M&A)에서 중요한 것은 좋은 인력을 모시는 것”이라며 “(현대증권 직원들을) 최대한 모시도록 하겠다”고 설명했다. 다만, 사업 구조조정과 관련해서는 “그룹 전체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방향으로 하겠지만 일부 미세 조정이 있을 수도 있다”고 덧붙였다. 통합이 마무리되면 현대증권이 31년 만에 ‘현대’ 간판을 내릴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윤 회장은 합병 증권사 사명에 대해 “현대증권이 ‘현대’로서 굉장한 자부심을 갖고 있고 현대그룹의 정체성도 크지만 궁극적으로는 KB금융그룹의 정체성을 강화하는 쪽으로 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KB금융 주가는 전날보다 300원(0.94%) 오른 3만2150원에 거래를 마쳤다. KB금융은 이르면 이달 안에 현대증권 인수 작업을 마무리할 방침이다.박희창 ramblas@donga.com·정임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