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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 5세 초등학교 입학 방안에 대한 반발이 커지자 정부가 “사회적 합의를 이룰 것”이라며 진화에 나섰다. 다만 박순애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1일에도 “(조기 취학이라는) 목표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초등학교 취학 연령을 낮추는 ‘원칙’은 고수하되, 그 방식이나 시기를 조율할 수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42개 단체 모여 “만 5세 입학 취소하라”교육부가 취학 연령 하향을 추진하는 이유는 조기 취학을 통해 계층 간 교육 격차를 해소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교육 단체들은 교육부가 해당 정책을 추진하는 절차와 내용이 잘못됐다고 반발하고 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교사노조연맹·한국유아교육협회 등 42개 교육 관련 단체는 ‘만 5세 초등학교 취학 저지를 위한 범국민연대’를 결성하고 1일 서울 용산구 대통령실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범국민연대는 “정책 추진 절차가 잘못됐다”며 “장관 보고가 논의 결론이 되고, 대통령의 지시로 마침표를 찍은 것은 교육 주체를 논의에서 배제한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가 ‘교육 격차 해소’를 조기입학의 이유로 내세운 데 대해선 “국민 누구도 교육 격차의 근본 원인이 초등 입학 연령 때문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이 단체에 따르면 1일 오후 6시 현재 14만8000명이 만5세 초등학교 입학 반대 서명에 나섰다. 교사 여론도 악화되고 있다.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에 따르면 이날 전국 유초중고교 교원 1만662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94.7%인 1만97명이 초등학교 조기 입학에 반대한 것으로 나타났다. 교총과 한국국공립유치원교원연합회, 한국유아교육행정협의회는 이날 만 5세 초등학교 입학을 철회해 달라는 요구서를 대통령실, 교육부, 국회 교육위원회에 전달했다.● 박순애 “12년 걸쳐 5세 취학 앞당길 수도”논란이 커지자 정부도 대국민 설명에 나섰다. 박 부총리는 이날 오후 서울 영등포구에서 기자들과 만나 “2025년부터 4년 동안 단계적으로 초등학교 취학 연령을 낮추는 것은 하나의 시나리오”라며 “국가교육위원회 공론화 과정 등을 통해 열린 자세로 사회적 합의를 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박 부총리는 앞서 이날 오전 CBS 라디오에서는 “(취학연령 하향을) 12년 동안 할 수도 있겠다. (매년) 1개월씩 당겨서”라고 설명하기도 했다. 초등학교 조기 취학으로 돌봄 공백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에는 “초등학교 1, 2학년은 오후 8시까지 돌봄을 보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덕수 국무총리는 이날 박 부총리에게 “학부모 등 교육 수요자의 의견을 경청해 정책에 반영하라. 국민이 불안해하는 일이 없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학제개편 계획 보고 이후 각계 반발이 계속되자 한 총리가 진화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국민의힘 안철수 의원은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정부가 주도하기보다는 사회적 합의기구를 통해 학제개편 세부안을 결정해야한다고 주장했다. 조유라 기자 jyr0101@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조유라기자 jyr0101@donga.com최지선기자 aurinko@donga.com}

보건복지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이 이른바 ‘문재인 케어’로 불리는 건강보험보장성 강화 정책을 시행하는 과정에서 의료계에 대한 손실보상금을 과다 지출한 것으로 감사원 감사 결과 드러났다. 감사원은 28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건강보험 재정관리 실태감사 결과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복지부는 8개 초음파와 3개 자기공명영상(MRI) 등 11개 항목을 급여화하면서 의료계의 진료 수익에 맞춰 가며 의료계 손실보상을 줄이거나 늘려야 하는데 관련 조치를 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복지부는 당초 문재인 케어 추진 과정에서 의료계 진료 수익 감소를 예상하고 연간 1907억 원 규모의 손실보상 방안을 마련했다. 하지만 급여화 이후 뇌 MRI 진료 빈도가 급증했고, 의료계 진료 수익은 79% 늘었다. 하지만 복지부는 손실보상 규모를 줄이지 않은 채 보상을 이어왔다. 또 상복부 등 5개 초음파와 뇌 MRI를 표본 점검한 결과 1606억 원에 달하는 급여 기준 위반 의심 사례에 대해 아무런 조정 작업 없이 심사를 끝낸 것으로 파악됐다. 2018년부터 최근 3년 동안 건강보험은 적자를 보였다. 요양급여 지출관리제도에서도 문제점이 발견됐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은 인정 횟수가 정해진 상복부 초음파 검사 등 31개 의료행위 중 7개는 점검하지 않는 등 요양급여 행위 심사를 부실하게 진행한 것으로 조사됐다. 인정 횟수 등에 대한 심사 방안을 마련하지 않아 기준 위반 의심사례 1431억 원에 대해 심사나 조정 없이 급여비가 지급된 것으로 드러났다. 감사원은 건강보험 재정이 국가 재정에 포함되지 않고 건보공단 일반 회계로 관리되고 있어 “외부 통제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국경을 초월한 협력 없이는 기술 발전을 이룰 수 없습니다. 5년이 아닌 50년을 내다본다면 (미국과 중국이 갈등하기보다는) 인류의 더 큰 이익을 생각해야 합니다.” 마리아노플로렌티노 케야르 카네기국제평화재단 이사장(50)은 28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카네기국제평화재단은 미국 유명 싱크탱크로 철강왕 앤드루 카네기가 1910년 설립했다. 케야르 이사장은 첫 한국계 여성 연방항소(고등)법원 판사 루시 고(54)의 남편으로, 두 사람은 휴가차 방한했다. 케야르 이사장은 경제 안보 분야에서 미국과 중국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양국의 경제는 뒤엉켜 자란 나무처럼 서로 연결돼 있다”면서 “한쪽을 다른 하나로부터 잘라내는 비용이 적지 않기 때문에 두 나라 모두 경제에 미칠 영향에 대비해 공급망 복원력을 키우고, 일종의 보험을 들고 있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다만 기술의 발전을 위해서는 미국과 중국이 협력하지 않을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칩4(Chip4·미국이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공급망 협력체)와 같은 소규모 파트너십이건, 광범위한 네트워크이건 간에 우리가 확실히 해야 할 일은 기술 발전을 계속하는 것”이라면서 “(기술의 발전은) 단지 하나의 국가나 블록을 위한 것이 될 수 없기 때문에 중국이 가능한 한 핵심 기술에 대해 미국 및 다른 나라들과 협력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미중 갈등 속에서 한국같이 ‘끼인 국가’들이 갖는 딜레마에 대해 그는 “둘 중 한 나라를 선택하도록 강요해서는 안 된다”며 “많은 국가가 양국과 강력한 관계를 가질 수 있는 여지를 허용해야 하고 중국도 다른 나라에 선택을 강요하는 것에 큰 대가가 따른다는 것을 깨달아야 한다”고 했다. 케야르 이사장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대법관 출신으로, 하버드대 학부를 졸업하고 예일대 로스쿨을 거쳐 스탠퍼드대에서 박사학위를 땄다. 빌 클린턴, 버락 오바마 정부 때는 내각에서 일하기도 했다. 커리어만 놓고 보면 ‘금수저’일 것 같지만 그는 14세 때 부모님을 따라 가난한 멕시코 국경 지역에서 캘리포니아로 이주한 이민자 가정 출신이다. 아내인 고 판사는 미국 워싱턴에서 한인 2세로 태어났다. 고 판사는 2014년 삼성과 애플의 특허 침해 소송 1심을 맡았던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 두 사람은 2001년 캘리포니아 샌프란시스코에서 만나 2003년 결혼했다. 케야르 이사장은 “똑똑하고 멋진 한국 여성을 만나 결혼한 것은 행운”이라면서 “둘 다 이민자 가정에서 자랐기 때문에 뿌리를 잊지 않으면서 미국에서 살아가는 것에 대한 공감대가 있다”고 했다. 케야르 이사장은 이번 방한이 다섯 번째다. 그는 “아내 가족의 고향인 제주도에 함께 가볼 계획”이라고 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으로 고발된 김연철 전 통일부 장관(사진)이 26일 귀국한 것으로 확인됐다. 법조계와 통일부 관계자들에 따르면 이달 중순 미국 유학 중인 자녀를 만나기 위해 출국했던 김 전 장관은 이날 오후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한 뒤 서울 자택에 머무르는 것으로 전해졌다. 당초 김 전 장관이 출국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여권에선 김 전 장관이 검찰 수사망을 피하기 위해 도피성 출국을 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왔다. 이에 따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3부(부장검사 이준범)는 이르면 다음 달 초중순경 김 전 장관을 불러 당시 “탈북 어민들의 귀순 의사에 진정성이 없다고 판단했다”고 발표한 경위 등을 조사할 방침이다. 어민 북송에 앞서 합동신문조사를 조기 종료하도록 한 혐의로 고발된 서훈 전 국가정보원장도 조만간 검찰 조사를 받기 위해 귀국할 가능성이 있다. 서 전 원장 측근 인사는 “현재 미국에 연구교수로 체류 중이지만 필요하다면 언제든 귀국하겠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이날 CBS 라디오 인터뷰에서 탈북 어민 북송 당시 유엔군사령부가 ‘강제 북송’이라는 점을 알고 판문점 출입을 승인한 것이 아니라고 밝혔다. 권 장관은 “유엔사가 강제 북송인 것을 모르고 있다가 어민들이 포승줄에 묶이고 안대를 착용한 것을 보고 당혹스러웠던 모양”이라며 “유엔사가 북송 이후 통일부에 강력 항의해 통일부와 유엔사가 잠시 불편했던 때도 있었다고 한다”고 했다. 장은지 기자 jej@donga.com박종민 기자 blick@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미국 국무부 서열 3위인 빅토리아 뉼런드 정무차관이 2박 3일 일정으로 26일 방한했다. 외교부에 따르면 뉼런드 차관은 27일 외교부 조현동 1차관과 이도훈 2차관, 김건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등 고위급 관계자들을 두루 만날 예정이다. 양측은 회동에서 한미동맹 및 한반도 정세 등에 대해 심도 깊은 논의를 할 것으로 보인다. 경제안보 관련 논의도 집중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미국이 주도하는 반도체 공급망 협의체인 ‘칩4’와 관련해 한미 간 입장 공유가 이뤄질지도 관심사다. 정부는 미 측이 우리 입장을 수용한다면 긍정적으로 참여를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고위당국자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따른 식량 안보 및 위기 이슈와 중국을 대상으로 한 에너지 안보 등도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감사원이 25일 제1사무차장 등 1급 5개 직위에 대한 인사를 단행했다. 제1사무차장에는 문재인 정부 시절 태양광 발전사업 비리를 감사한 김경호 기획조정실장이 임명됐다. 최재해 감사원장은 25일 제1사무차장 등 1급 5개 직위에 대한 승진 및 보임 인사를 실시했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이날 김 신임 1차장을 비롯해 제2사무차장에 현완교 사회복지감사국장을 보임하고, 공직감찰본부장에는 김영신 행정안전감사국장을, 기획조정실장에 최달영 특별조사국장을, 감사교육원장에는 이상욱 재정경제감사국장을 각각 승진 보임했다. 김 신임 1차장은 37회 행정고시 출신으로 1996년부터 감사원에서 근무했다. 특히 2018년 ‘태양광 발전 사업 비리 점검’ 감사를 통해 특혜성 태양광 발전소 연계 행위가 성행하고 그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등의 지방자치단체 태양광 사업 실태를 집중적으로 들췄던 인물이다. 이달 8일 1급 3명에 대해 명예퇴직을 의결했던 물갈이 인사 때 유일하게 자리를 지켰던 김 차장은 정부 교체기에 합리적 의사결정을 이끄는 등 안정적 조직운영에 기여한 바가 크다고 평가받고 있다고 감사원은 밝혔다. 현 신임 제2사무차장은 충남 보령 출신으로 대전고와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했다. 38회 행정고시에 합격해 1996년부터 감사원에서 근무했다. 감사원은 “2019년 지역 토착비리 기동점검 감사로 지자체 공무원의 입찰, 인허가, 채용, 횡령 등 종합적이고 고질적인 지역비리를 대규모로 적출해 감사원의 토착비리에 대한 척결 의지를 고조시켰다”고 보임 이유를 밝혔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윤석열 대통령이 문재인 정부 기간 공석이었던 북한인권국제협력대사에 이신화 고려대 정치외교학과 교수(57·사진)를 임명했다. 전임 대사 임기가 만료된 지 5년 만으로, 북한인권 문제에 적극 대응하겠다는 새 정부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부는 19일 북한인권대사에 이 교수를 임명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 대사는 이화여대 영어영문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메릴랜드대 대학원에서 국제정치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유엔 르완다 독립조사위 사무총장 특별자문관, 유엔 사무총장 평화구축기금 자문위원 등을 역임했고 북한 및 국제협력에 관한 다수의 책을 썼다. 북한인권대사는 2017년 9월 전임인 이정훈 초대 대사가 임기 만료로 물러난 뒤 5년 동안 임명되지 않았다. 북한인권대사는 북한인권법에 의거해 북한인권 증진을 위한 국제협력을 담당한다. 북한이 인권 문제에 극도로 민감하게 반응하는 만큼 문재인 정부가 대북 관계를 의식해 새 인권대사를 임명하지 않은 것이란 해석도 나왔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통일부가 2019년 11월 7일 탈북 어민 2명이 판문점 군사분계선(MDL)에서 북송될 당시 촬영된 3분 56초 분량의 동영상을 공개했다. 18일 공개된 영상은 두 명의 탈북 어민이 판문점 남측 자유의집으로 호송된 뒤 MDL을 넘어가 북측에 인계되기까지의 장면이 담겼다. 영상 속에서 A 씨(당시 22세)는 MDL에서 안대를 벗고 북한군을 보자 그 자리에서 털썩 주저앉았다. 이어 옆에 있는 돌난간으로 기어가 ‘쿵쿵’ 소리를 내며 머리를 찧자 사복 차림의 경찰특공대원들이 “야야야, 잡아!”라며 말렸다. 이후 A 씨는 대원들에게 붙잡혀 발버둥쳤지만 북한군에게 넘겨졌다. 이 영상은 당시 현장에 있던 통일부 직원이 개인 휴대전화로 촬영했다. 통일부는 국회의 영상 존재 여부 확인 요청 이후 업무용 PC에 이 영상이 남아 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법률 검토를 거쳐 “공개하지 않을 법적 근거가 없다”는 결론을 내리고 영상을 공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북송 당시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이었던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통일부가 그렇게 할 일이 없느냐. 영상 공개는 통일부 역사에 치욕의 순간이 될 것”이라고 성토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2019년 11월 발생한 ‘탈북 어민 북송 사건’ 당시 북한이 청와대에 직접 이들이 탄 어선이 남측으로 내려가고 있다는 점을 알렸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북한이 청와대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린 것은 어민들을 나포해 돌려보내라는 메시지를 전달한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다. 통일부는 당시 어민들 북송과 송환 절차는 청와대 국가안보실 주도로 결정된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이날 청와대가 국정원보다 이 사안을 먼저 인지하고 있었다는 정황이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통상 북한 관련 정보는 국정원이나 국방부가 인지해 청와대에 보고하는데, 탈북 어민 북송 건은 청와대가 먼저 인지한 뒤 주도적으로 사건을 처리했다는 것. 이효정 통일부 부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탈북 어민 북송 당시 “안보실이 주도한 관계 부처 협의에서 판문점을 통해 송환하는 것으로 결정이 됐고, 송환 절차도 그렇게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북한이탈주민 중 민간인 호송 업무는 통일부나 대한적십자사 직원 소관이다. 다만 당시에는 북한 어민이 자해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경찰이 호송 업무를 맡았다. 애초 국방부가 호송 요청을 받았으나 민간인이라 거부했고, 이어 유엔사령부 측도 다섯 차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특공대가 이례적으로 호송 업무를 맡았는데 이러한 송환 절차 전체를 청와대 안보실 차원에서 결정했다는 것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북한 주민들이 해상 등을 통해 남측으로 직접 넘어온 경우는 총 67회로, 276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북한으로 송환된 사람은 194명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송환 시 기록 차원에서 사진을 촬영해 왔는데, 2019년 11월 어민들처럼 저항한 경우는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탈북 어민 북송 사건 당시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했던 보고서와 관련해 “부족하거나 부적절한 내용을 포함했다”며 이례적으로 입장을 뒤집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

통일부가 2019년 11월 탈북 어민을 북송할 당시 경찰특공대원들이 호송을 한 것은 당시 청와대 국가안보실 주도로 결정된 것이라고 15일 밝혔다. 통일부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북한에 송환된 주민 194명 중 강하게 저항했던 경우는 이 어민들뿐이었다. 이효정 통일부 부대변인은 15일 정례브리핑에서 탈북 어민 북송 당시 “안보실이 주도한 관계부처 협의에서 판문점을 통해 송환하는 것으로 결정이 됐고, 송환 절차도 그렇게 이뤄진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일반적으로 북한이탈주민 중 민간인 호송 업무는 통일부나 대한적십자사 직원 소관이다. 다만 당시에는 북한 어민이 자해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에 따라 경찰이 호송 업무를 맡았다. 애초 국방부가 호송 요청을 받았으나 민간인이라 거부했고, 이어 유엔사령부 측도 다섯 차례 거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경찰특공대가 이례적으로 호송 업무를 맡았는데 이러한 송환 절차 전체를 안보실 차원에서 결정했다는 것이다. 통일부에 따르면 2010년 이후 북한 주민들이 해상 등을 통해 남측으로 직접 넘어온 경우는 총 67회로, 276명에 달했다. 이 가운데 북한으로 송환된 사람은 194명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송환 시 기록 차원에서 사진을 촬영해 왔는데, 2019년 11월 어민들처럼 저항한 경우는 없었다”고 전했다. 한편 외교부는 이날 탈북 어민 북송 사건 당시 유엔 인권이사회에 제출했던 보고서 관련해 “부족하거나 부적절한 내용을 포함했다”며 이례적으로 입장을 뒤집었다. 외교부는 “답변서는 북한 어민 추방 발표 후 시행된 통일부 브리핑의 사실관계와 법적 평가의 연장선에서 작성된 것”이라면서도 “답변서 작성과정에 보다 적극적으로 관여하지 않은 점을 대외관계 주관부처로서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했다. 앞서 문재인 정부는 당시 답변서에서 어민들이 귀순 의사를 밝히기는 했지만 남측 군 당국에 나포될 때 경고 사격에도 도주하는 등 진정성이 없다고 파악해 송환했다고 밝힌 바 있다. 또 증거획득이 어려워 남측에서 재판을 하게 될 경우 오히려 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도 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정부가 14일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 해결을 위해 ‘민관협의회’ 2차 회의를 열었지만 피해자 측 일부가 불참해 논의에 난항을 겪고 있다. 일본 전범기업의 국내 자산 현금화(매각) 결정이 이르면 가을로 예상되는 만큼 협의회는 늦어도 8월 안에 해결 방안을 도출할 계획이지만 정부 인사와 전문가, 피해자 측 간에도 이견이 적지 않아 돌파구를 찾을 수 있을지 미지수다. 그런 가운데 박진 외교부 장관은 다음 주중 일본 방문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져 한일 양국 간 해법 등에서 의견 차를 좁힐지 관심이 모아진다. 이날 일제강제동원시민모임은 민관협의회 불참을 선언했다. 이 단체는 미쓰비시중공업 강제징용 피해자인 양금덕, 김성주 할머니를 지원한다. 단체에 따르면 양 할머니는 “압박당하고 이날 이때까지 살았는데 (사죄의) 말 한마디 안 듣곤 못 살겠다”고 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 할머니 역시 “당연히 (피고인) 미쓰비시한테 (배상을) 받아야 한다”면서 한국 정부가 우선 배상하는 ‘대위변제 안’ 등에 반대하는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고 한다. 이날 2차 회의에선 “(일본 기업의 국내 자산) 현금화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에 대해서는 의견이 모아지고 있다”고 외교부 당국자가 전했다. 회의에 참석한 또 다른 피해자 측은 협의회 후 기자회견에서 “타협안으로 대위변제가 논의된다면 최소한 기금을 만들 때 피고인 일본 기업의 참여가 필수적이라는 의사를 전달했다”고 했다. 대위변제를 하더라도 기금 조성에 피고인 일본 기업이 참여하지 않는다면 받아들일 수 없다는 것. 또 이 과정에서 1차적으로 피해자들의 동의가 있어야 하고, 일본 기업 또는 정부의 사과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는 의견도 개진됐다고 한다. 이 가운데 일본 NHK는 박 장관이 18일 일본 방문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보도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

‘탈북 어민 강제 북송 사건’을 두고 전·현 정부, 여야 간 충돌이 가열되고 있다. 귀순 의사를 직접 밝힌 탈북민을 문재인 정부가 북한으로 추방한 것이 법적·윤리적으로 적절했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다. 더불어민주당은 “(북송 어민들은) 16명을 죽인 엽기 살인마이고, 당시 귀순 의사에 진정성이 없었다”고 주장한 반면에 통일부 관계자는 “귀순 의사를 밝혔다면 범죄 혐의가 있더라도 북한으로 강제 송환할 근거는 없다”는 상반된 입장을 내놨다.○ 통일부 측 “범죄 혐의 있어도 북송 안돼”당시 조사 결과에 따르면 2019년 10월 말 북한 어민 3명은 선장의 가혹행위에 불만을 품고 동해상에서 선장을 포함해 동료 16명을 어선 안에서 살해하고 시신을 바다로 유기했다. 이후 북한 김책항으로 입항했다가 공범 1명이 체포되자 나머지 2명은 같은 어선을 몰고 남쪽으로 도주했고, 같은 해 11월 2일 한국 해군에 나포됐다. 이들은 나포 직후 귀순 의사를 밝혔다. 문재인 정부는 탈북 경위 등에 대한 조사를 거쳐 닷새 만인 7일 판문점을 거쳐 이들을 북한으로 돌려보냈다. 민주당은 이들이 ‘흉악 범죄자’였다는 점을 강조했다.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관련 법령에는 명백한 흉악범이 내려오면 귀순으로 인정하지 않는 조항이 있다”며 “그래서 (북한으로) 송환한 것”이라고 했다. 북한이탈주민 보호법 9조 1항의 “살인 등 중대한 비정치적 범죄자는 보호대상자로 결정하지 않을 수 있다”는 규정에 따랐다는 주장이다. 반면 통일부 관계자는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북한이탈주민 보호법의 비보호대상 조항이 송환을 결정하는 법적 근거는 될 수 없다”고 일축했다. 탈북 주민이 귀순 의사를 밝히면 일단 대한민국 국민으로 받아들여야 하고, 정착금이나 주거지원금 등 정부의 지원을 받는 ‘보호대상자’ 결정 여부는 그 이후의 문제라는 것이다. 또 “2010년 이후 귀순 의사를 밝힌 이들 중 북송된 사례는 탈북 어민들을 제외하고 단 한 차례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권영세 통일부 장관은 이날 “살인범이든 흉악범이든 우리 사법제도에 의해 재판을 하고 (판결이) 확정되기 전까지는 무죄추정 원칙에 따라 절차적으로 순리대로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도 “살인 혐의가 있더라도 한국에서 직접 수사하고 처벌해야 했다”며 “문재인 정부는 국제법 인권 헌법을 어기고 대한민국 법을 어긴 것”이라고 비판했다. 해외에서는 인권 침해를 지적하는 목소리가 나왔다. 13일(현지 시간) 미국의소리(VOA)에 따르면 수잰 숄티 북한자유연합 대표는 “문재인 정부는 북한과의 관계에 치중한 나머지 북한 주민도 한국 국민이라는 대한민국 헌법을 위반했다”고 비판했다. 미국 연방하원 ‘톰 랜토스 인권위원회’를 이끌고 있는 크리스 스미스 공화당 하원의원은 “나는 충격을 받고 경악했으며 누가 이런 명령을 내렸고 왜 그랬는지를 판단할 철저한 조사가 여전히 필요하다고 믿는다”고 밝혔다.○ 탈북 어민 사진 공개 뒤 여야 공방 가열여야 공방은 한층 가열되고 있다. 국민의힘 권성동 당 대표 직무대행 겸 원내대표는 이날 “강제 북송 행위는 인권을 말살하는 것일 뿐이고 관계 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대통령실도 이날 “진실을 낱낱이 규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민주당 윤건영 의원은 “만에 하나 법정에서 이들이 진술을 번복하면 무죄를 선고받을 가능성이 높았다”며 “법정에 세워서 죄를 벌할 수 없는 상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추방했다”고 반박했다. 또 “죗값은커녕 외려 대한민국 국민 세금으로 그들의 일상을 보호하고 지켰어야 했나”라고도 주장했다. 같은 당 김병기 의원은 “(여당이) 한마디만 더 하면 (당시 탈북 어민들이 자신들의 범행을 인정한) 심문조서를 공개하자고 할 것”이라고 여당을 압박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신아형 기자 abro@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한덕수 국무총리가 13일 경제인 사면 가능성에 대해 “경제에 도움이 되고 국민적 눈높이에도 어긋나지 않는다”고 밝혔다. 8·15 광복절 특별사면을 앞두고 여권에서 제기되는 ‘대(大)사면론’이 확산되는 양상이다. 한 총리는 13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한국신문방송편집인협회 월례포럼에서 경제인 사면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사면은 대통령께서 하는 통치권적 차원의 권한”이라면서도 “어느 정도의 처벌 내지는 그러한 어려움을 충분히 겪었다고 판단되면 (사면을) 긍정적으로 검토하는 것이 우리 경제나 국민의 일반적 눈높이에도 그렇게 어긋나는 것은 아닐 것”이라고 말했다. 경제계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에 대한 사면 필요성을 밝힌 바 있다. 한 총리가 경제인 사면에 긍정적인 신호를 보내면서 경제인과 이명박 전 대통령, 김경수 전 경남도지사 등 정치인 사면이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특히 이번 광복절 특사는 윤석열 대통령 취임 후 첫 사면권 행사이기 때문에 사면에 대한 관심이 더 큰 상황.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 겸 당 대표 직무대행도 지난달 “모든 정권이 (집권) 1년 차 8·15 때 국민 대통합 차원에서 사면을 대체적으로 실시했었다”고 했다. 다만 대통령실은 일단 사면에 대해 신중한 태도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사면 논의 여부와 범위에 대해 “이 시점에 확인드릴 수 있는 것은 없다”고 말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필립 골드버그 신임 주한 미국대사가 12일 박진 외교부 장관을 예방해 “한미 동맹을 더욱 강화하고 양국 간 글로벌 파트너십을 확대하기를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이날 “한미 관계가 지금이 굉장히 중요한 시기”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또 “한미 동맹이 한반도뿐 아니라 역내 안전의 초석과 같은 역할을 해왔다”면서 “양국은 한미 동맹을 글로벌 전략 파트너십으로 발전시키기 시작했으며 이는 역내 경제, 특히 양국의 경제 및 안보에 있어 매우 중요하다”고도 했다. 박 장관은 골드버그 대사에게 “미국 직업 외교관 중 최고위급인 경력대사로서 한반도 업무를 포함한 다양한 분야에서 일을 해왔다”며 “많은 기대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한국에 온 지 사흘째인 이날 외교부 청사를 방문해 신임장 사본을 제출하고 공식 업무를 시작했다. 이후 주한 일본대사관 공보문화원에 마련된 아베 신조 전 일본 총리 분향소를 찾아 조문했다. 골드버그 대사는 16일 서울광장에서 열리는 서울퀴어문화축제에도 참석해 발언할 예정이다. 주한 미국대사관은 성 소수자 인권 보호를 위해 퀴어문화축제에 부스를 꾸리고 대사들이 현장을 방문해 왔다. 마크 리퍼트 전 대사 역시 무대에 올라 짧은 발언을 한 전례가 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국가정보원 현직 직원들을 위한 공제회인 양우회가 문재인 정부 시절 50억 원대 투자 손실을 본 것으로 6일 알려졌다. 전 정부에서 양우회 자금 운영에 대한 국정원 내부 조사가 진행됐지만 흐지부지됐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본부 1급 보직국장, 지역 지부장 등 27명을 지난달 대기발령하고 고강도 내부 감찰을 진행 중인 국정원은 이를 포함해 문재인 정부 당시 국정원 운영 실태 전반을 집중적으로 들여다보고 있다. 동시에 인적 쇄신을 기반으로 대북 정보 역량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구상도 본격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 양우회 50억 원 투자 손실…운영 과정 불투명성 지적도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양우회가 기금 운영 과정에서 50억 원 상당의 투자 손실을 본 사실이 지난해 국정원 내부 직원들에게 공지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소식통은 “국정원 직원들의 급여 일부를 공제해 모인 기금으로 운영하는 투자가 손실을 보면서 자녀 등록금 일부 지원 등 혜택이 삭감됐다”며 “내부에서 불만이 커지면서 (투자 손실) 소문이 퍼졌고, 이후 직원들에게 (투자 손실 사실이) 공지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양우회는 각종 사업으로 얻은 이익을 모아뒀다가 국정원 직원들이 퇴직한 후 돌려주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국정원 내부에선 양우회 운영 과정을 둘러싼 불투명성에 대한 지적이 꾸준히 나오고 있다. 또 자산 운용 실태나 수익금 배분 등에 대한 정확한 정보 접근이 힘든 부분에 대해서도 개선의 필요성이 거론된다. 내부에선 국정원 직원의 재취업이 예전보다 힘들어지면서 국정원 고위층이 퇴직 국정원 직원 중 자기 사람을 양우회에 앉히려 한다는 우려도 제기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 OB까지 소환해 대북 역량 강화이런 가운데 국정원은 김규현 신임 원장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인적 쇄신에 나섰다. 국정원은 지난달 대기발령한 1급 부서장 27명을 대상으로 고강도 내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전 정부 시절 국정원 업무 중 문제가 될 만한 사항이 있는지 들여다보기 위해서다.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지난달 25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이번 인사 조치와 관련해 “국정원 정상화의 시작”이라고 말한 바 있다. 정부 핵심 관계자에 따르면 국정원은 전 국정원 간부들까지 일부 다시 불러들여 새로운 고위급 진용을 짜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사 발표는 내부 인사 검증을 거쳐 약 3주 후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국정원은 대북·해외 정보 역량 강화를 위해선 인적 쇄신이 필수라고 보고 있다. 정부 핵심 관계자는 이날 “문재인 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몰두해 국정원도 이를 뒷받침하느라 대북 정보 역량이 와해됐다”고 강조했다. 북한의 도발이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각종 대북 첩보 수집에 집중할 수 있는 인력으로 물갈이하겠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은퇴한 ‘OB’까지 일부 1급으로 불러들일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이와 함께 문재인 정부가 정부 출범과 함께 진행한 ‘국정원 적폐 청산’ 과정에 위법 소지가 없었는지도 들여다보고 있다. 당시 서훈 초대 국정원장은 취임 직후 ‘적폐 청산 태스크포스(TF)’를 출범시켜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논란이 됐던 국정원 관련 사안 13건을 조사한 바 있다. 당시 전·현직 직원 500여 명이 조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고, 전 국정원장 4명과 간부 40여 명이 실형 선고를 받았다. 김 원장은 5월 국회 인사청문회 때 “국정원 직원들의 사기가 저하돼 있다는 것을 느끼게 됐다”고 밝힌 바 있다. 국정원은 전 정부에서 불이익을 받았거나 사법 처리를 당한 인사들 중 명예 회복이 필요한 인사가 있는지도 검토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장관석 기자 jks@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국가정보원이 6일 문재인 정부 당시 박지원·서훈 전 국정원장을 각각 ‘서해 공무원 피살 사건’과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과 관련해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달 1급 간부 27명을 대기 발령하고 고강도 내부 감찰을 진행 중인 국정원은 이들로부터 박, 서 전 원장이 받고 있는 혐의와 관련된 진술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국정원은 또 2018년 평창 올림픽 당시 북측 고위급 인사 방문 과정에서 어떤 부적절한 거래가 없었는지 등에 대해서도 내부 조사를 진행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에 따라 문재인 정부 때 진행된 남북 관계 전반에 대한 법적 책임론이 불거질 가능성도 있다. 국정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2020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해 첩보 관련 보고서 등을 무단 삭제한 혐의 등으로 박지원 전 원장 등을 고발했다”고 밝혔다.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국정원은 당시 피살된 공무원 이대준 씨의 ‘월북 의사’ 등을 판단하는 근거로 활용된 국정원의 일부 첩보 자료들을 박 전 원장이 삭제하라고 지시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정원은 서 전 원장에 대해선 “(2019년) 탈북 어민 강제북송 사건 관련해 당시 합동조사를 강제 조기 종료시킨 혐의 등으로 고발한다”고 밝혔다. 당시 탈북민에 대한 합동조사를 5일 만에 끝내고 북한으로 추방하는 과정에 서 전 원장이 직접 개입했다고 본 것. 또 당시 어민들이 귀순 의사를 밝혔음에도 정부가 다르게 판단한 것과 관련해서도 서 전 원장의 지시가 있었던 것으로 국정원은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방부에서도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민감한 군사기밀들이 다수 삭제된 것으로 확인됐다. 군은 당시 서욱 국방부 장관이 삭제를 지시한 정황을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더불어민주당은 이번 고발과 관련해 “윤석열 대통령은 오직 복수하기 위해 정권을 잡은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결국 최종 목표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라고 비판했다.국정원, 1급간부 27명 고강도 감찰… 前원장들 고발 관련 진술 확보 박지원-서훈 2명 검찰에 고발… 朴, 서해피살 첩보 무단삭제 의혹徐, 탈북어민 북송조사 강제종료 혐의… 국정원 “국민 관심사 진상규명 차원”평창올림픽때 北고위급 방한 주목… 남북-북미정상회담 과정도 살필 예정朴 “소설… 안보장사 하지 말라” 국가정보원이 6일 박지원, 서훈 두 전 원장을 검찰에 고발하면서 윤석열 정부가 문재인 정부 대북관계를 겨냥한 사정의 신호탄을 쏘아 올렸다는 관측이 나온다. 국정원이 자체 조사를 통해 전직 원장들을 이례적으로 직접 고발한 것도 속도감 있게 전 정부의 대북 관계를 들여다보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1급 27명을 대기발령하고 고강도 감찰을 진행 중인 국정원은 이들로부터 박, 서 전 원장 관련 혐의에 대한 진술도 이미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前) 원장 이례적 고발…文정부 정면 조준 박 전 원장은 2020년 9월 21일 해양수산부 공무원 이대준 씨가 서해 연평도 어업지도선에 타고 있다가 실종된 후 북한군에 의해 피살된 사건을 다루는 과정과 관련한 첩보 보고서 등을 무단 삭제한 혐의 등으로 고발됐다. 6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박 전 원장은 국정원 직원들이 이 씨의 월북 의사를 판단할 수 있는 첩보를 수집해 생산한 일부 문건을 추후 삭제하거나 삭제를 지시한 의혹을 받고 있다. 이와 관련해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은 이날 라디오 방송에서 “사건 직후인 9월 22일, 23일, 24일 국정원이 보고할 게 없다고 해서 맥락을 이해하지 못했는데 이제야 이해하게 됐다. 다 삭제했다는 것 아니겠나”라고 주장했다. 박 전 원장은 고발된 직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나는 그 첩보 보고서를 받은 적도 본 적도 없다”고 반박했다. 이어 “(첩보를) 삭제하고 그럴 수는 없다”며 “직원들로부터 (삭제 여부를) 보고받은 적도 없다”고도 했다. 박 전 원장은 이후 페이스북에는 “첩보는 국정원이 공유하는 것이지 생산하지 않는다”며 “소설 쓰지 말라, 안보장사 하지 말라”고 반발했다. 서 전 원장은 2019년 11월 북한 선원 2명이 동료 16명을 살해하고 귀순 의사를 밝혔으나 나포 5일 만에 판문점을 통해 돌려보내는 과정에서 합동신문을 강제로 조기 종료시킨 혐의인 것으로 알려졌다. 탈북자들을 상대로 귀순 의사 확인, 위장 탈북 가능성 등을 조사하는 국정원과 군·경찰의 합동신문은 통상 보름 이상 소요되는데 당시 조사를 신속하게 마무리해 5일 만에 북송시켜 논란이 됐다. 국정원은 서 전 원장이 조사 기간 단축에 직접 개입한 정황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또 합동신문 당시 북송된 어민들의 귀순 의사가 무시되는 과정에서 진술조서가 실제와는 다르게 작성됐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평창 올림픽 전후 남북 관계 주시 국정원의 이번 고발은 여러모로 눈에 띈다. ‘자체 조사’를 거쳤다는 사실을 밝히면서 전직 수장을 직접 고발한 자체가 이례적이다. 국정원 관계자는 이번 자체 조사에 대해 “국민적 관심사에 대해 당시 국정원의 역할이 무엇인지에 대한 진상 규명 차원에서 조사를 했다”며 “정보 왜곡이 있어서는 안 된다는 의지가 있었다”고 강조했다. 새 정부 출범 두 달 만에 전 정부 청산 작업이 진행된 것을 두고 국정원의 고강도 조직 쇄신을 위한 명분 쌓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국정원은 이번 고발 대상자를 두 전직 원장 ‘등’이라고 언급하며 직원들을 추가로 고발했음을 시사했다. 동아일보 취재에 따르면 정부는 국정원을 중심으로 문재인 정부 대북 관계 전반도 조사하고 있다. 부적절한 접촉이 있었거나 나아가선 물품·금전 관계 등이 오간 건 없는지, 북한에 우리 비밀이나 정보가 흘러들어간 건 없는지, 북한의 무리한 요구를 수용해 국익에 해를 끼친 부분은 없는지 등을 확인하고 있다는 것. 특히 정부는 2018년 2월 평창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북측에서 고위급 인사 등 대규모 인원이 방한했던 시기를 주목하고 있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아무래도 급박하게 북측 인사들이 드나들었고, 당시 청와대·국정원 인사 등과 접촉이 많았던 만큼 평창 전후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당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여동생인 김여정 노동당 부부장과 김영철 당시 통일전선부장, 최근 통전부장 자리를 이어받은 리선권 당시 조국평화통일위원장 등 고위급 인사들이 대표단으로 방한했다. 또 문재인 정부 시절 3번의 남북 정상회담을 포함해 싱가포르·하노이 북-미 정상회담 성사 과정 등에서도 부적절한 상황이 있었는지 추가로 들여다볼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대검찰청은 이날 오후 국정원 고발 건을 서울중앙지검에 내려보냈고, 중앙지검은 사건을 검토한 뒤 7일경 배당할 방침이다. 신진우 기자 niceshin@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 ysh1005@donga.com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장은지 기자 jej@donga.com}

외교부가 일제강점기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민관협의회를 출범하고 4일 첫 회의를 열었다. 피해자 측은 “일본 기업을 직접 만나 논의하는 것이 순리”라면서 피해자와 일본 기업 간 직접 협상이 성사된다면 현금화를 미루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정부는 즉답하지 않고 “다양한 의견을 검토하겠다”고만 했다. 협의회 출범 자체가 꼬인 한일 관계를 풀 실마리가 될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지만 피해자 측과 일본 정부 간 입장차가 여전히 큰 만큼 갈 길이 멀다는 관측도 제기된다.○ 피해자 측 “일본 기업과 직접 협상하겠다”외교부는 이날 조현동 1차관 주재로 협의회를 출범하고 첫 회의를 열었다고 밝혔다. 협의회에는 정부와 민간 전문가, 피해자 측 관계자 12명이 모여 2시간 40분가량 의견을 공유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이날 회의와 관련해 “(구체적인) 방안에 대해 논의가 되지는 않았다”면서 “(참석자들이) 각자 위치에서 문제를 어떻게 바라보는지 의견 교환이 이뤄졌다”고 했다. 윤석열 정부가 출범 두 달 만에 협의회까지 가동하며 논의를 서두르는 것은 이르면 올가을 한국 내 일본 기업 자산 현금화 절차가 시작될 수 있기 때문이다. 대법원이 2018년 일본 기업이 강제징용 피해자들에게 손해 배상을 해야 한다고 판결하면서, 피해자들은 한국 내 일본 기업 자산을 현금화하는 강제매각 절차를 진행해 왔다. 일본은 이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며 기업 자산 현금화가 사실상 한일 관계의 ‘레드라인(금지선)’이란 입장을 내비쳤다. 이날 협의회에서는 이미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3건을 우선 논의하는 것으로 의견이 모아졌다고 외교부 당국자는 밝혔다. 이 3건을 먼저 해결하면 현재 계류돼 있어 아직 판결이 나오지 않은 다른 피해자 1000여 명의 재판도 유사한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다고 판단한 것. 확정판결을 받은 3건의 원고 15명 중 생존자는 3명이다. 참석자들은 고령인 원고들의 상황을 고려해 논의에 속도를 내자는 점에선 공감대를 이뤘다고 한다. 핵심은 피해자들과 일본이 모두 받아들일 만한 방안을 어떻게 마련하느냐다. 정부가 피해자들에게 우선 배상하고 이후 일본 기업들에 이를 청구하는 ‘대위변제안’이 거론된다. 배상금은 한국이나 일본 기업, 양국 시민들이 참여해 기금을 조성하는 방식이다. 다만 피해자 측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기금 조성을 통한 대위변제안에 대해선 “그동안 정부로부터 전혀 고지 받지 못한 내용”이라고 일축했다. 피해자 측은 일본 기업이 어떤 식으로든 책임을 져야 한다는 입장이다. 피해자 측은 또 ‘일본 기업들과의 직접 협상’을 요구하며 그럴 경우 현금화 절차를 미루기 위한 집행절차 조정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정부는 “검토하겠다”고만 했다.○ 일본, 공식 반응 無일본 정부는 민관협의회와 관련해 공식 반응은 내놓지 않았다. 내부적으론 윤석열 정부 출범 2개월여 만에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한 최대 현안인 강제동원 배상 문제를 풀기 위한 실질적인 첫 단추를 끼웠다는 평가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한편으론 강제동원 피해자들이 강하게 반발해 역풍이 불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정부에 정통한 소식통은 “자칫 한국 내부 반발이 커질 경우 일본으로서는 돌이킬 수 없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는 점을 일본 정부가 인식하고 있다”며 “한국 정부가 결과물을 내놓기 전에는 어떤 메시지도 밝히지 말아야 한다는 내부 분위기가 있다”고 전했다. 이날 니혼게이자이신문은 한국 측이 대위변제를 검토하고 있다는 방침을 전하면서도 “피해자 중 1명이라도 거부하면 실현되기 어려울 수 있다”며 피해자들을 설득하는 일이 최대 과제라고 보도했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윤석열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NATO)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다섯 차례나 대면했다. 우리 정부에선 “정상끼리는 (대화) 할 준비가 됐다”는 평가가 나왔다. 그러나 일본 측에선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에게) 노력해 달라고 했다”고 밝혀 양국 간 온도차가 감지됐다. 두 정상은 나토 정상회의가 열린 지난달 29, 30일(현지 시간) 이틀 동안 스페인 국왕 환영 갈라 만찬과 한미일 정상회담, 아시아태평양파트너국 4개국(AP4) 정상회의, 나토 회원국-파트너국 회의, AP4·나토 사무총장 사진촬영 등 5차례 마주했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기시다 총리가 윤 대통령 얼굴이나 표정을 보니 상당히 열려 있고, 얼마든지 실무 협의로 풀어 나갈 자세가 되어 있다는 것을 깨달은 것 같다”고 평가했다. 반면 이소자키 요시히코 일본 관방 부장관은 30일 정례 기자회견에서 “기시다 총리는 윤 대통령에게 매우 어려운 한일 관계를 건전한 관계로 되돌리기 위해 노력해 달라는 뜻을 밝혔다”고 말했다. 한국 대통령실은 전날 ‘양국이 함께 노력하자’는 취지로 기시다 총리가 말했다고 밝혔지만 일본은 ‘한국이 노력해 달라’고 요청했다는 것이다. 이소자키 부장관은 하루 앞서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한일 정상이) 극히 짧은 시간 대화를 나눴다”며 만남의 의미를 축소하려는 태도를 보였다.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윤석열 정부가 이번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정상회의를 통해 ‘가치 외교’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그동안 ‘안미경중’(安美經中·안보는 미국, 경제는 중국)을 이유로 대중(對中) 견제 노선 참여를 망설였지만, 윤 대통령의 이번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서방 밀착’ 노선을 선명하게 드러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토는 이번 회의에서 향후 10년간 목표를 담은 ‘전략개념(Strategic Concept)’을 통해 처음으로 중국을 직접 거론했다. 나토는 “중국의 명시적인 야망과 강압적인 정책이 우리의 이익, 안보, 가치에 도전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중국은 주요 기술 부문과 산업 부문, 주요 인프라, 전략 자재, 공급망을 통제하려고 한다”며 “우주, 사이버 공간, 해양 영역에서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뒤엎으려고 노력한다”고 비판했다. 윤 대통령 역시 나토 회원국-파트너국 정상회의 연설에서 “새로운 경쟁과 갈등 구도가 형성되는 가운데 우리가 지켜온 보편적 가치가 부정되는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며 결을 맞췄다. ‘보편적 가치’는 미국이 중국을 견제할 때 사용하는 용어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뿐 아니라 중국 역시 동시에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윤 대통령이 이번에 ‘민주주의와 인권, 법치’라는 가치를 반복 언급한 것도 개인적인 신념을 넘어 우리 외교 방향성을 보여준다는 평가다. 윤석열 정부가 목표로 내건 “글로벌 중추국가”로 발돋움하기 위해 더 이상 미중(美中) 사이 전략적 모호성을 취하기보단, 가치를 공유하는 국가들에 “우리도 한 팀”이라는 메시지를 주려고 노력했다는 의미다. 이번 정상회의 참석을 계기로 인도태평양 지역 내 안보 협력도 강화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당장 이달 중 미국과는 고위급 확장억제전략협의체(EDSCG)를 재가동하기로 했다. 일본과 갈등 중인 강제징용 문제에 대한 해법도 모색한다. 다만 한국이 ‘가치 외교’를 내세우며 미국에 밀착할수록 중국의 반발은 더욱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이에 정부는 중국과 관계 유지를 위한 수위 조절도 고심 중이다. 대통령실 관계자는 한국 등 아시아태평양 국가들의 새로운 인태 전략 구상과 관련해 “중국에 대한 고민과 여러 가지 딜레마가 섞여 있다”면서 고충을 드러내기도 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가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중국은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는 나라가 아니다”라고 밝혔다. 나토의 향후 10년 전략을 제시한 신(新)전략개념 문서에서 중국을 “구조적 도전”이라고 처음 규정한 데 이어 직격탄을 날린 것. 이전 전략개념에서 “전략적 파트너”라고 했던 러시아를 “가장 심각한 직접적 위협”으로 적시해 러시아가 더 이상 파트너가 아니라는 점도 분명히 했다. 특히 나토는 “우리의 가치와 규칙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지킬 것”이라고 선언하고 한국 일본 등 인도태평양 파트너들과 중국의 도전을 막기 위한 공동 전선을 구축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냉전으로 탄생한 서방 군사동맹이 북미와 유럽, 아시아를 잇는 가치동맹으로 확장, 재편된 셈이다. 스웨덴과 핀란드가 서방과 러시아 사이 오랜 중립-균형 노선을 버리고 나토 동맹을 선택해 가입이 현실화된 것도 세계 안보 지형에 파장을 일으키고 있다. 나토는 동유럽과 발트해에 이어 북극권까지 세력을 확장하게 됐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유럽 전역에서 육해공군을 증강하겠다”고 밝혔다. 30일 폐막한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미국 및 한국 일본 등 미국의 아시아 동맹국, 유럽이 연합한 민주주의 진영과 중국과 러시아 중심의 권위주의 연대 간 ‘가치 냉전’ 시대가 본격화됐다.○ 美 “북미-유럽-아시아 함께 中에 맞설 것”옌스 스톨텐베르그 나토 사무총장은 지난달 29일 정상회의에서 “중국은 러시아와 마찬가지로 우리와 가치를 공유하지 않는 나라다. 규범에 기초한 국제질서를 해치고 있다”고 밝혔다. 신전략개념에서 사실상 주적으로 규정한 러시아와 중국을 동일선상에 놓으면서 나토의 새로운 위협이라고 강조한 것. 신전략개념은 “중국이 우리의 이익, 안보, 가치에 도전하고 있다”고 적시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30일 기자회견에서 “우리의 미래에 중요한 중국의 도전에 집중하기 위해 대서양과 태평양의 민주주의 동맹과 파트너들이 뭉쳤다”고 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도 “중국이 어떤 방식으로든 국제질서에 도전하면 우리는 이에 함께 맞설 것”이라고 말했다. 지나 러몬도 상무장관은 이날 “중국 최대 반도체 회사인 SMIC가 러시아에 반도체를 공급하는 것을 적발하면 문 닫게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 외교부는 30일 나토의 ‘구조적 도전’ 규정에 대해 “아시아 태평양 지역을 어지럽히는 위험한 행동을 그만두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한국 일본 호주 뉴질랜드가 회의에 참석한 데 대해서도 “중국의 이익을 해치는 상황을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는 한중 수교 30주년 행사에서 “나토는 아시아와 전 세계를 더럽히지 말라”고 했다. “미국의 대중국 정책은 편집증으로 가득 차 있다”고도 했다. 중국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개도국 수를 확대해야 한다며 맞불을 놓았다.○ 나토군, 탈냉전 이래 유럽서 최대 증강나토는 정상회의에서 냉전 때도 중립국 지위를 고수했던 핀란드와 스웨덴의 가입을 사실상 승인해 탈(脫)냉전 이후 최대 확장에 나섰다. 소련 붕괴 이후 나토 동진(東進) 정책으로 동유럽 국가들이 대거 가입한 이후 가장 큰 변화라는 평가가 나온다. 바이든 대통령은 29일 “나토가 육해공의 위협에 대응할 수 있도록 유럽 전역에서 군사태세와 집단안보를 강화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특히 미국은 폴란드에 육군 제5군단 전방사령부를 처음 영구 주둔시키고, 러시아와 국경을 맞댄 동유럽과 발트해 인근 국가 8개국에 미군을 순환 배치한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핀란드와 스웨덴의 나토 가입에 대해 “(나토가) 병력 및 시설을 두 나라에 배치하면 똑같이 대응할 수밖에 없고 같은 위협을 가할 것”이라고 반발했다.워싱턴=문병기 특파원 weappon@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