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헌재

이헌재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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별로 중요하지 않은, 하지만 누군가에겐 재미있을지도 모를 스포츠의 뒷담화를 전해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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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6-05-14~2026-0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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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 일반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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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2년생 황금세대’ 두 거물 “연봉 연연 안해”

    한국 야구의 대표적인 ‘황금세대’로 꼽히는 1982년생 선수들이 낯선 겨울을 보내고 있다. ‘조선의 4번 타자’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대호(41·전 롯데)는 지난 시즌을 끝으로 은퇴했다. 동기생인 SSG 추신수(외야수)와 삼성 오승환(투수)은 올해도 현역 생활을 이어간다. 하지만 연봉에 관한 한 예년과는 확연히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추신수는 지난해 27억 원의 연봉을 받았다. 작년 3월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김광현(35·SSG)이 연봉 81억 원 등 4년 총액 151억 원에 계약하기 전까지 KBO리그 최고 연봉 선수였다. 올해 연봉 협상에선 10억 원이 깎인 17억 원을 제안받았다. 지난해 그는 팔꿈치 수술 여파로 112경기 출전에 타율 0.259, 16홈런, 58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마다 베테랑답게 제 몫을 해냈고, 팀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했다. 추신수는 구단의 제안을 선뜻 받아들였다. 구단 제시액에 그대로 사인한 추신수는 “나 대신 다른 선수들을 더 올려줘야 한다. 나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피해를 보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 제도 도입까지 고려한 결정이었다. 16억 원의 연봉으로 지난해 전체 투수 연봉 3위에 올랐던 오승환도 11일 구단에 연봉 ‘백지위임’ 의사를 밝혔다. 두어 차례의 협상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구단의 결정에 맡기기로 한 것이다. 삼성은 오승환을 연봉 삭감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오승환은 지난 시즌 57경기에 등판해 6승 2패 2홀드 31세이브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했지만 예전 같은 위력을 보여주진 못했다. 블론세이브가 7개나 됐고, 승리를 날린 경우도 여러 차례 있었다. 삼성은 “오승환이 팀의 최고참 선수로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 성적에 책임을 다함은 물론이고 올 시즌 개인과 팀의 반등을 위한 백의종군의 의미로 2023년 연봉을 백지위임하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오승환은 2023시즌 뒤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는다. 구단은 그런 부분까지 고려해 오승환의 연봉을 결정할 계획이다.이헌재 전문기자 uni@donga.com}

    • 2023-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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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연봉 대폭 삭감에도…추신수-오승환, 돈보다 팀이 우선

    한국 야구의 대표적인 ‘황금세대’로 꼽히는 1982년생 선수들이 낯선 겨울을 보내고 있다. ‘조선의 4번 타자’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이대호(41·전 롯데)는 지난 시즌을 마지막으로 은퇴했다. SSG 타자 추신수와 삼성 마무리 투수 오승환(이상 41)은 올해도 현역 생활을 이어가지만 예년과는 확연히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다. 대표적인 것이 이들이 받는 연봉이다. 추신수는 지난해 27억 원의 연봉을 받았다. 작년 3월초 메이저리그에서 복귀한 김광현(SSG)이 연봉 81억 원 등 4년 총액 151억 원에 계약하기 전까지 KBO리그 투수와 타자를 통틀어 최고 연봉이었다. 김광현의 복귀 이후를 쳐도 타자 중에서는 가장 많은 연봉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연봉 협상에서 추신수는 10억 원이 깎인 17억 원을 제안 받았다. 지난해 그는 팔꿈치 수술 여파로 112경기에 출전해 타율 0.259, 16홈런, 58타점을 기록했다. 하지만 중요한 순간 베테랑답게 제 몫을 해냈고, 팀도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했다. 10억 원 삭감은 비FA 선수로는 역대 최고 수준 금액이다. 하지만 추신수는 구단의 제안을 ‘쿨~하게‘ 받아들였다. 줄다리기를 하지 않고 구단 제시액에 그대로 사인했다. 추신수는 “한국시리즈 우승도 했으니 나 대신 다른 선수들을 더 올려줘야 한다. 나 때문에 다른 선수들이 피해를 받으면 안 된다”고 설명했다. 구단의 샐러리캡까지 고려한 결정이었다. 작년 16억 원의 연봉을 받아 투수 연봉 3위에 올랐던 오승환은 11일 구단을 통해 연봉 ‘백지위임’ 의사를 밝혔다. 두어 차례의 협상에도 합의에 이르지 못하자 구단의 결정에 맡기기로 한 것이다. 삼성 구단은 오승환을 삭감 대상으로 분류하고 있다. 오승환은 지난 시즌 57경기에 등판, 6승 2패 2홀드 31세이브 평균자책점 3.32를 기록하며 세이브 4위에 올랐지만 예전 같은 위력을 보여주진 못했다. 블론세이브가 7개나 됐고, 승리를 날린 경우도 여러 차례 있었다. 특히 포스트시즌을 앞둔 7월 4경기 연속 실점을 했다. 삼성은 충격의 13연패에 빠지며 5강 싸움에서 멀어졌다. 삼성은 “팀의 최고참 선수로서 포스트시즌에 진출하지 못한 팀 성적에 책임을 다함은 물론, 올 시즌 개인과 팀의 반등을 위한 백의종군의 의미로 2023년 연봉을 백지위임하겠다는 의사를 구단에 전달했다”고 설명했다. 오승환은 2023시즌 뒤 FA 자격을 취득할 예정이라 구단은 그런 부분까지 고려해 연봉을 최종 결정할 예정이다. 프로 선수에게 연봉은 곧 자존심라지만 이미 야구를 통해 거의 모든 것을 다 이룬 추신수와 오승환은 자신을 내려놓고 팀을 우선하는 결정을 내렸다.이헌재 전문기자 uni@donga.com}

    • 2023-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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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언제든 돌아오라던 두산 팬들께 우승으로 보답”

    광주진흥고 시절 딱히 눈에 띄는 포수가 아니었던 양의지(36)는 2006년도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 때 두산으로부터 2차 8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계약금은 3000만 원. 그는 “프로에서 뛸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꿈만 같았다”고 했다. 그로부터 17년이 흐르는 동안 양의지는 KBO리그 최고 포수가 됐다. 2019시즌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은 그는 역대 포수 최고액인 125억 원에 NC와 4년 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지난해 말 4+2년, 최대 152억 원의 파격적인 대우를 받으며 두산으로 돌아왔다. 프로야구 역사상 FA 계약으로 돈을 가장 많이 번 선수가 양의지다.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입단식은 ‘귀하신 몸’이 된 양의지의 위상을 그대로 보여줬다. 전풍 대표이사가 유니폼을 입혀줬고, 이승엽 감독이 꽃다발을 전달했다. 두산 왕조를 함께 일궜던 동료 김재환, 허경민과는 진한 포옹을 나눴다. 이날 행사엔 아내 오현주 씨(36)와 첫째 딸 소율 양(7)도 참석했는데, 소율 양이 좋아한다는 두산 마스코트 철웅이도 함께 자리했다. 2015년부터 2021년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했던 두산은 잇단 전력 누출에 선수들의 부상까지 겹치며 지난해엔 9위로 추락했다. 양의지는 “상대 팀으로 본 두산은 홈런도 잘치고, 도루도 잘하고, 수비도 강해 상대하기 힘든 팀이었다”면서 “작년엔 비록 9위를 했지만 언제든 반등할 수 있는 팀이다. 동료들과 함께 힘을 모아 올해엔 좋은 순위로 마무리하고 싶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어 “매년 내 목표는 우승이다. 후배들에게 내 모든 걸 주고 싶다. 두산이 다시 강팀이 되는 데 일조하겠다”고 말했다. 양의지는 2015년과 2016년 두산의 우승 포수였다. NC 소속이던 2020년엔 두산을 꺾고 다시 한 번 한국시리즈 우승 반지를 차지했다. 그는 “당시 감정이 북받쳐 엄청 울었다. 그래서 ‘두산 팬들에게 미움을 받겠구나’라고 생각했는데 오히려 ‘다시 와주면 좋겠다’고 말씀해 주셨다. 그런 힘을 얻어 복귀할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 시즌 종료 이후 두산 지휘봉을 잡은 이 감독은 취임과 함께 포수 보강을 팀 부활의 열쇠로 꼽았다. 그러자 박정원 구단주까지 양의지 영입에 직접 나섰다. 양의지의 복귀는 일종의 취임 선물인 셈. 양의지는 “(2009년) 경찰청 야구단 제대 후 일본 미야자키 캠프에서 당시 요미우리 선수로 뛰던 감독님을 처음 만났다. 누구나 인정하는 스타였는데도 저녁마다 야간 운동을 하러 오시더라. 항상 더 노력해야 한다는 배움을 얻었다”고 인연을 소개했다.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주전 포수로도 나서는 양의지는 여느 해보다 일찍 기술 훈련을 시작했다. 양의지는 “2021년 도쿄 올림픽 등 유독 대표팀에서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그럼에도 뽑아주신 이강철 감독님(KT)께 감사드린다. 이번 WBC에서 명예회복을 할 수 있게 칼을 갈고 있다”고 말했다. 이헌재 전문기자 uni@donga.com}

    • 2023-0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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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중왕전 ‘톱 5’ 김주형, 관심은 으뜸

    “여전히 고개를 절레절레 흔들 수밖에 없다. 김주형은 꿋꿋이 역사적인 발걸음을 내디딜 것이다.” 미국프로골프(PGA)투어 공식 홈페이지가 12일(현지 시간)부터 시작되는 소니오픈을 앞두고 김주형(21)을 파워랭킹 1위에 올려놓으며 내린 평가다. 파워랭킹은 대회 우승 후보를 예측하는 순위다. PGA투어의 새해 첫 대회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공동 5위를 한 김주형이 미국 하와이에서 이어지는 소니오픈에서 우승에 도전한다.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가 지난해 PGA투어에서 우승했거나 시즌 최종전인 투어 챔피언십에 참가했던 선수 39명만 출전한 ‘왕중왕전’이었다면 소니오픈은 144명이 출전하는 일반적인 정규 대회다. 하와이 호놀룰루의 와이알라에 컨트리클럽(파70)으로 장소를 옮겨 열린다. 파워랭킹 순위에서 알 수 있듯 김주형은 이번 대회 출전 선수 중 세계랭킹(14위)과 페덱스컵 순위(3위)에서 가장 높다. 지난주 세계랭킹 15위였던 그는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톱5에 이름을 올리며 순위를 한 계단 끌어올렸다. 14위는 개인 최고 순위 타이로 지난해 11월 초 잠시 14위에 자리한 적이 있다. 세계 상위 랭커들이 대거 불참한 가운데 김주형은 지난해 8월 윈덤 챔피언십, 10월 슈라이너스 칠드런스 오픈에 이어 PGA투어 세 번째 우승 트로피를 노린다. ‘막내’ 김주형을 필두로 이번 대회에는 모두 7명의 한국 선수가 출전한다. 센트리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에서 공동 7위를 한 이경훈(32)과 공동 13위 임성재(25)가 김주형과 마찬가지로 2주 연속 대회에 나선다. 이 대회에 5번째 출전하는 임성재는 파워랭킹 6위로 평가받았다. 김시우(28)와 김성현(25), 안병훈(32)은 새해 들어 처음 출격한다. 2008년 이 대회에서 한국인으로는 유일하게 우승한 한국 남자 골프의 ‘맏형’ 최경주(53)도 모처럼 PGA투어 대회에 나선다. 이 대회 디펜딩 챔피언은 일본 남자 골프의 간판 마쓰야마 히데키(31)다. 마쓰야마는 지난해 러셀 헨리(34·미국)를 연장전에서 꺾고 정상에 올랐다. PGA투어 통산 8승으로 최경주와 함께 아시아 선수 최다승 타이를 기록 중이다. 헨리도 이 대회와 인연이 깊다. 2013년 신인이던 헨리는 데뷔 무대였던 그해 소니오픈에서 24언더파를 몰아치며 우승했다. 작년 월드와이드 테크놀로지 챔피언십에서 생애 4번째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린 그는 파워랭킹 2위에 올랐다. 이 밖에 세계랭킹 15위 조던 스피스, 페덱스컵 5위 키건 브래들리(이상 미국) 등이 우승 경쟁자들이다. 스피스는 작년 말 크리스마스 때 김주형을 집으로 초대해 함께 시간을 보내기도 했다.이헌재 전문기자 uni@donga.com}

    • 2023-01-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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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 WBC대표 전멸?… 로사도 코치가 간다

    지난주 발표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최종 엔트리(30명)에 한화 선수는 한 명도 포함되지 않았다. 그렇다고 한화 소속 WBC 대표가 0명인 것은 아니다. 호세 로사도 투수코치(49·사진)가 푸에르토리코 대표팀 코치로 그라운드를 밟을 예정이기 때문이다. 푸에르토리코 야구연맹(FBPR)은 최근 로사도 코치를 WBC 대표팀 불펜코치로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로사도 코치는 2013년과 2017년 WBC에서도 푸에르토리코 대표팀 코치를 맡아 2회 연속 준우승에 힘을 보탰다. 이번에도 대표팀의 부름을 받으며 3회 연속 코치로 WBC에 나가게 됐다. 중남미의 야구 강국 푸에르토리코는 지난 시즌 은퇴한 전설적인 포수 야디에르 몰리나(41·전 세인트루이스)가 지휘봉을 잡는다. 조이 솔라 푸에르토리코 대표팀 단장은 “로사도의 경험이 꼭 필요하다. 훌륭한 솜씨로 투수진에 도움을 줄 것”이라고 선임 배경을 설명했다. 로사도 코치는 “세 대회 연속 푸에르토리코를 대표하게 돼 영광이다. 신과 연맹에 감사드린다. 뜨거운 열정을 갖고 도전하겠다”고 말했다. 선수 시절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에서 다섯 시즌을 뛴 로사도 코치는 125경기 37승 45패 1세이브 평균자책점 4.27을 기록했다. 1997년과 1999년엔 아메리칸 리그 올스타로도 뽑혔다. 그는 부상으로 20대 중반의 나이에 은퇴한 뒤 뉴욕 양키스 마이너리그 코치로 일했다. 유망주들을 지도하던 그는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베네수엘라)이 2020년 한화 사령탑으로 부임하면서 함께 한국으로 왔다. 푸에르토리코는 WBC 1라운드에서 베네수엘라, 도미니카공화국, 이스라엘, 니카라과와 함께 D조에 속해 있다.이헌재 전문기자 uni@donga.com}

    • 2023-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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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부 천사’ 추신수, 청소-세탁직원까지 챙겼다

    프로야구 SSG 랜더스 추신수 선수(41·사진)가 새해를 맞아 보이지 않는 곳에서 선수단을 지원해 온 팀 관계자들에게 5000만 원 상당의 선물을 보냈다. 5일 SSG 구단에 따르면 추 선수는 구단 버스 운전기사, 그라운드 관리책임자, 훈련 보조요원 등에게 상품권을 전달했다. 라커룸 청소원과 선수단 식당 종사자, 유니폼 세탁을 맡아준 사람들도 같은 선물을 받았다. 추 선수는 “우리 선수들을 사랑하고 아껴주시는 마음이 있었기에 좋은 기운과 에너지가 모였다. 덕분에 부상도 방지하고 선수 개개인의 기록도 좋아졌다”며 “지난해 SSG의 통합 우승에도 이분들의 기여가 상당하다고 본다. 이분들께 감사의 마음이 잘 전달된다면 우리 팀이 더 좋은 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또 “작년에 우승하지 못했어도 어떻게든 감사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는 선수들이 선수단 지원 관계자에게 각자의 방식으로 감사의 마음을 전하곤 한다. 팁을 주는 게 가장 일반적이고, 고가의 선물을 주기도 한다. 선수단뿐 아니라 지원 인력까지 모두 ‘원 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마이너리그에서 눈물 젖은 빵을 먹다가 메이저리거로 크게 성공한 추 선수는 이전부터 구단 안팎에서 기부 활동에 앞장서 왔다. 메이저리그에서 뛰다 한국 야구로 복귀한 2021년에는 연봉 21억 원 중 10억 원을 사회공헌 활동에 기부했다. 이해 그는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선정한 ‘2021 사랑의 골든글러브’ 수상자로 뽑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 여파로 메이저리그 시즌이 중단됐던 2020년에는 당시 소속팀 텍사스 산하 마이너리그 선수 191명 전원에게 1000달러씩, 총 19만1000달러(약 2억4000만 원)의 생계 자금을 지원하기도 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3-01-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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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S 우승에 목마른 LG는 왜 ‘실패한’ 염경엽을 선택했을까[이헌재의 B급 야구]

    누가 봐도 깜짝 뉴스였습니다. 단장을 비롯한 구단 관계자들마저 발표 전까지 잘 모르고 있었을 정도였으니까요. 한국시리즈 우승에 목마른 LG 트윈스의 선택은 염경엽 KBO 기술위원장이었습니다. LG는 6일 신임 염경엽 감독과 계약기간 3년에 총액 21억 원에 계약했다고 공식 발표했습니다. 그런데 팬들의 여론은 그리 호의적이지 않은 듯 합니다. LG가 전임 류지현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한 이유가 한국시리즈 진출 실패였기 때문입니다. 정규시즌 막판까지 선두 다툼을 했던 LG는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지만 키움 히어로즈에게 1승 3패로 완패를 당하고 말았습니다. 2년 내내 정규시즌에 좋은 성과를 냈던 류지현 전 감독이 팀을 떠나게 된 이유이지요. LG의 목표는 오직 하나, 1994년 이후 이루지 못했던 한국시리즈 우승이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한국시리즈 우승 경험이 있는 여러 명의 인물이 하마평에 올랐습니다. 삼성 시절 두 차례 우승을 이끌었던 선동열 전 감독과 지난해까지 7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하며 3번이나 우승했던 김태형 전 두산 감독이었지요. 그런데 이런 상황에서 데려온 인물은 결국 염경엽 감독이니 팬들로서는 납득하기 어려운 면이 있을 수밖에 없습니다. ‘감독’ 염경엽은 분명 장점이 많은 지도자입니다. 넥센 히어로즈(현 키움) 시절 한 ‘염갈량’이란 별명으로 불리며 약체로 평가받던 팀을 4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시켰습니다. 2013년 넥센을 사상 첫 가을야구로 이끌었고, 이듬해에는 한국시리즈 무대까지 밟았지요.하지만 ‘한국시리즈 감독’ 염경엽으로서는 다소 아쉬움이 있습니다. 2014년 한국시리즈에서 넥센은 삼성 라이온즈에 2승 4패로 패했습니다. ‘업셋’을 하지 못했지만 어쨌건 찾아오기 힘든 기회를 놓친 건 사실입니다. 또 한 번의 좋은 기회는 SK 와이번스 사령탑이던 2019년입니다. 바로 전해 한국시리즈 우승 멤버를 고스란히 유지한 채 맞이한 2019년에 SK는 시즌 초반부터 승승장구하며 1위를 굳게 지켰습니다. 하지만 8회 중순 2위권 팀에 9경기 차로 앞서 있던 상황에서 비극이 시작됐습니다. 연패를 거듭하며 결국 두산에 따라잡혔고, 정규시즌 마지막 말 2위로 내려앉고 말았습니다. 그 여파는 고스란히 남아 키움과의 플레이오프에서는 단 한 경기도 이기지 못하고 3전 전패로 탈락했습니다. 당초 LG 프런트가 정규시즌 직후 염 감독에게 제안한 자리는 육성총괄코디네이터였습니다. 당시만 해도 류 전 감독의 재계약이 유력해 보일 때였습니다. 하지만 LG가 키움에 1승 3패로 패한 뒤 LG는 4일 류 감독과의 재계약 포기를 알렸고, 이틀 뒤 염 신임 감독 선임을 발표했습니다. 여기에는 구단 및 그룹 최고위층의 의지가 강하게 작용했음을 유추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아주 오래 전부터 야구계에서는 “염 감독이 언젠가는 LG 감독을 할 것”이라는 말이 돌긴 했습니다. LG 그룹 최고위층이 염 감독을 무척 아낀다는 것이었지요. 그 동안 지켜본 염 감독에게는 다른 야구인들에선 좀처럼 보기 힘든 재능이 하나 있었습니다. 바로 자신의 생각을 명확하게 표현해내는 능력이지요. 선수를 거쳐, 프런트, 코치, 감독에 단장까지 해 본 염 감독은 언제나 꾸준히 배우려 노력하는 사람입니다. 다른 사람과 다른 점은 그는 자신이 머리에 갖고 있는 것들을 상황에 맞게, 사람에 따라 잘 말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감독 시절 경기 전 인터뷰에서 많은 기자들이 뭔가 하나나도 배우는 느낌을 받곤 했습니다. 선수들에게도, 코치들에게도 그는 자신의 생각을 거침없이 표현합니다. 앉은 자리에서 몇 시간이고 야구 이론을 말할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그와 대화를 하다보면 야구에 대한 박식함과, 야구에 대한 열정을 느끼게 됩니다. 야구를 정말 좋아하는 그룹 최고위층이라면 어떨까요. 정말 마음에 들지 않았을까요. 이미 여러 차례 감독을 역임했고, 또 새 자리가 생기면 항상 감독 또는 단장 후로로 거론되는 것도 그런 이유일 것입니다. 하지만 야구 대화가 이론이라면, 감독 자리는 실전입니다. 이미 두 차례 실패를 맛본 염 감독으로서는 이제는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팬들과 구단의 바람에 답해야 합니다. 계약 기간은 3년이지만 거의 매년이 살얼음판 승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제 2년 후면 LG가 마지막 정상에 오른 지 정확하게 30년이 되는 해입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2-1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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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팬 빈소 방문’ LG 오지환, 숨겨져 있던 인성의 조각들 [이헌재의 B급 야구]

    프로야구 LG 트윈스 주장 오지환(32)이 ‘이태원 핼러윈 참사’로 세상을 떠난 팬의 빈소를 직접 찾아 조문했습니다. 이 사실은 오지환의 아내 김영은 씨(33)의 인스타그램을 통해 알려졌습니다. 김 씨의 인스타에 따르면 고인의 지인 한 사람이 김 씨에게 “오지환의 열렬 팬이었던 고인과 딸이 사고를 당했다. 오지환이 (이들을 위해) 기도해 주면 많이 좋아할 것”이라는 내용으로 DM을 보냈습니다. 메시지에는 고인이 오지환과 함께 찍은 사진도 들어 있었습니다. 김 씨는 오지환에게 이 소식을 전했고 오지환은 “사진을 보니 어떤 분이었는지 기억이 난다”면서 1일 부인과 함께 서울에 마련된 빈소를 찾아 고인의 남편 등 유족을 위로했습니다. 엄마와 함께 세상을 떠난 딸은 이번 참사로 세상을 떠난 156명 가운데 유일한 중학생이었습니다. 오지환과 함께 빈소를 찾은 사진도 함께 올린 김 씨는 “남편을 좋아해 주셔서 감사했다. 따님과 하늘에서 평안하시길 기도 드리겠다”고 애도를 표했습니다. 프로야구 선수가 팬의 빈소를 찾아 조문하는 것은 아주 이례적인 일입니다. 더구나 오지환의 현 상황이 썩 좋은 것도 아닙니다. 정규시즌 2위로 플레이오프에 직행했던 LG는 키움과의 시리즈에서 1승 3패로 충격적인 패배를 당하며 한국시리즈 진출에 실패했습니다. 힘든 시즌이 끝나서 쉬고 싶고, 한국시리즈에 못 올라가 아쉬움이 컸을 텐데도 오지환은 선뜻 발걸음을 옮겼습니다. 오지환의 조문 소식이 알려진 뒤 야구 커뮤니티 등 각종 온라인에서는 그의 인성을 칭찬하는 글들을 올라오고 있습니다. “멋있다” “다시 보게 됐다” “앞으로 응원하겠다” 등등의 글이 많이 눈에 띄었습니다. 오지환의 행동은 팬들의 사랑을 받는 프로야구 선수가 보여줄 수 있는 훌륭한 모습이었습니다. 그런데 오지환의 이 같은 태도는 일회적인 것이 아닙니다. 신인 시절부터 오지환을 10년 넘게 보아온 구단 관계자로부터 들은 오지환의 인성에 대한 이야기 한 토막을 들려드리고자 합니다. 시즌 중 많은 타자들이 경기 전 일찍 운동장에 나와 특타를 하곤 합니다. 타격감이 좋지 않거나, 추가 훈련이 필요하다고 느끼는 선수들이 특타를 합니다. 그런데 특타 훈련은 해당 선수만 나와서 되는 게 아닙니다. 베팅 케이지를 설치하고, 공을 준비하고, 그라운드 사정을 살피기 위해서는 훈련 보조 요원들이 함께 나와야 합니다. 선수들의 출근이 빨라질수록 이들의 출근도 빨라질 수밖에 없지요. 적지 않은 선수들이 이 과정을 당연하게 생각합니다. 자신의 특타 훈련이 끝나면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그냥 라커룸으로 들어간 뒤 경기를 준비합니다. 그런데 오지환은 달랐습니다. 자신을 위해 일찍 출근하고, 훈련을 도와준 보조 요원들에게 꼭 사례를 했다고 합니다. 특타 훈련이 끝나면 꼭 “수고했다”는 말과 함께 “식사나 하라”며 수십 만 원씩의 돈을 건네곤 했다는 겁니다. 이 구단 관계자는 “지환이는 연차가 낮은 선수였을 때부터 그런 식으로 다른 사람들을 배려하곤 했다. ‘참 괜찮은 친구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습니다. 올 시즌 중에는 이런 일도 있었지요. 9월 29일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오지환은 상대 투수 김민수가 던진 공에 오른손 손등을 맞았습니다. 워낙 아픈 부위였기에 타석에 주저앉아 고통을 호소하자 김민수는 안절부절 못했습니다. 하지만 곧바로 스스로 일어나 김민수에게 미소를 보이며 괜찮다는 사인을 보냈습니다. 그리고 하루 뒤 김민수는 SNS를 통해 오지환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습니다. 김민수는 “왜 KBO 탑 클래스인지 또 한 번 느낄 수 있었습니다. 어제 제가 불미스러운 사고를 쳤는데도 정말 아찔한 상황이었음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저에게 안심을 시켜주시는 선수가!! 실력은 당연하지만 인성 또한 남다르기에 그 높은 위치에서 있는 거라 생각이 듭니다”라고 썼습니다. 김민수가 보낸 사과 문자에 오지환은 “올해 잘하고 있는데 괜히 신경쓰지 말고, 다음에 또 맞춰도 되니까 편하게 해”라고 답장을 보냈습니다. 오지환은 2009년 LG 입단 후 팬들로부터 가장 많은 욕을 먹은 선수 중 하나입니다. 신인 시절에는 익숙치않은 유격수 수비를 하던 도중 많은 실책을 저질러 비난을 받곤 했습니다. 2018년 아시안게임 전후에는 대표팀 승선과 경기 출전 여부 등으로 비난의 중심에 서기도 했지요. 하지만 그 모든 어려움 속에서도 그는 자신만의 따뜻한 마음을 지키고 있었습니다. 올 시즌 그는 25홈런-20도루로 생애 첫 20-20 클럽에 가입했고, 잠실구장을 쓰는 유격수로는 처음으로 20홈런을 넘으며 최고의 한해를 보냈습니다. 수비에서도 국내 톱 클래스로 올라섰지요. 무엇보다 그는 주장을 맡으며 후배들을 잘 이끌었고, LG는 정규시즌 2위라는 좋은 성적을 올릴 수 있었습니다. KBO리그에 오지환처럼 야구도 잘하고, 인성도 좋은 선수가 더 많이 나왔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이헌재기자 uni@donga.com}

    • 2022-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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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라이언킹’ 이승엽은 왜 ‘삼성’이 아닌 ‘두산’ 감독이 됐을까[이헌재의 B급 야구]

    홈런타자로 한 시대를 풍미했던 ‘국민타자’ 이승엽(46)이 지도자로 그라운드에 복귀했습니다. 두산 베어스는 14일 “이승엽을 제11대 감독으로 선임했다”고 발표했습니다. 계약 조건은 역대 초보 사령탑 최대 규모인 3년 18억 원(계약금 3억 원, 연봉 5억 원)입니다. 7년 연속 한국시리즈 진출에 빛나는 김태형 감독과의 재계약을 포기한 두산은 화끈한 베팅으로 한국 야구가 낳은 최고 스타를 데려왔습니다. 2017년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감했던 이승엽은 5년간의 재충전 시간을 가진 뒤 다시 그라운드로 돌아오게 됐습니다. 그런데 많은 팬들은 이승엽의 행선지가 왜 두산이냐는 것을 궁금해 하고 있습니다. 그간 이승엽은 두산과는 큰 인연이 없었습니다. 만약 지도자 생활을 하게 된다면 평생 몸담았던 삼성 라이온즈가 될 것이라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었습니다. 본인 스스로도 그렇게 생각하고 있었을 것입니다. 이승엽과 라이온즈의 푸른 색 유니폼을 떼놓고 생각하기 힘듭니다. 경북고를 졸업하고 1995년 삼성에 입단한 그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뛰었던 8년(2004년~2011년)을 빼놓고는 오직 삼성 유니폼만 입었습니다. 삼성에서만 467개의 홈런을 날렸고, 2003년에는 당시 한 시즌 아시아 신기록이던 56개를 홈런을 쳤습니다. 삼성 유니폼을 입고 1906경기에 뛰면서 타율 0.302(7132타수 2156안타)를 기록하며 1498타점을 올렸습니다. KBO 최우수선수(MVP)와 홈런왕을 각각 5차례, 골든글러브를 10차례 수상하기도 했지요. 2002년 삼성의 첫 한국시리즈 우승을 이끌었고, 일본에서 복귀한 뒤에도 3차례 더 우승컵을 들어올렸습니다. 하지만 이승엽은 평생 몸담았던 삼성이 아니라 두산에서 자신의 첫 지도자 생활을 하게 됐습니다. 이유는 간단합니다. 삼성은 그를 부르지 않았고, 두산은 그에게 손을 내밀었기 때문입니다. 많은 야구팬들의 생각과는 달리 프랜차이즈 스타가, 그것도 한국을 대표하는 슈퍼스타가 원 소속팀의 감독이 되는 건 정말 쉽지 않은 일입니다. 우선 팀 내 코칭스태프들부터 크게 원하지 않습니다. 이승엽같은 대스타를 코치로 두고 싶어 하는 감독은 있을까요? 좀처럼 찾기 쉽지 않습니다. 이승엽같은 존재가 있으면 어느 감독이건 자신의 목덜미 뒤가 서늘해질 수밖에 없기 때문이지요. 대표적인 예가 선동열 전 야구대표팀 감독입니다. 선 감독이 그나마 코치로 그라운드로 돌아올 수 있었던 것은 해태 시절 은사였던 김응용 감독이 선 감독을 품에 안았기 때문입니다. 2004년 당시 김응용 삼성 감독은 선 감독을 수석코치로 데려왔고, 이듬해 그에게 감독 자리를 넘겨줬습니다. 김 감독이 아니었다면 선 감독의 현장 복귀도 그리 수월하지 않았을 수도 있습니다. 프런트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대선수를 데리고 있던 프런트는 그 선수의 세세한 부분까지 모든 걸 알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대스타도 사람이니만큼 좋은 면모와 그렇게 않은 면모를 갖고 있기 마련입니다. 그런데 어떤 사람과 오래 지내다보면 좋은 면보다는 그렇게 않은 부분이 부각되기 십상입니다. 이승엽이나 다른 프랜차이즈 스타에게 무슨 문제가 있다는 얘기가 절대 아닙니다. 서로를 너무나 잘 알기 때문에 오히려 데려오기가 쉽지 않은 부분이 있다는 의미입니다. 그리고 이승엽과 같은 대스타 출신을 영입하는 것은 큰 부담도 따릅니다. 성적이 잘 나면 좋겠지만 그렇지 못할 경우 프런트도 동반 책임을 져야 하는 것이지요. 2017년을 끝으로 선수 생활을 마친 이승엽은 그 동안 야구와의 끈을 계속 유지하려 노력했습니다. SBS해설위원으로 일하며 객관적으로 야구를 지켜봤고, KBO 홍보대사와 기술위원으로 활동했습니다. 이승엽야구장학재단 이사장으로 아마추어 야구를 살리는 데 힘을 보탰고, 야구 예능에도 출연했습니다. 그런데 언젠가부터 그는 은연중에 현장 복귀를 타진하는 발언을 하기도 했습니다. 삼성을 비롯한 모든 팀들이 그 의미를 알고 있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때마침 팀의 방향성을 새로 잡으려던 두산이 그를 전격적으로 데려오게 된 것입니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예전부터 이승엽에게 호감을 느껴왔습니다. 두산 프런트는 새로운 두산을 이끌어갈 적임자로 이승엽을 선택했지요. 그리고 그룹 최고위층도 여기에 뜻을 같이 했습니다. 이승엽과 같은 ‘큰 산’을 움직이는 데는 야구를 좋아하고, 꾸준히 야구를 지켜봤으며, 야구를 잘 아는 그룹 최고위층의 의사가 가장 중요하게 작용해야 합니다. 모든 감독 인선은 그룹 최고위층의 재가를 받아야 합니다. 하지만 이승엽과 같은 경우엔 그룹 최고위층이 생각이 더욱 중요합니다. 두산 지휘봉을 잡게 된 이승엽은 코치 생활을 경험을 기회를 갖지 못했습니다. 많은 사람들이 걱정하는 것도 그 부분입니다. 하지만 선수 시절 이승엽은 순둥이 같은 얼굴을 하고도 마음속으로는 누구보다 이기고 싶어 하는 열정을 갖고 있었습니다. 삼성이 아닌 두산을 지휘하게 된 그는 다시 한 번 최고가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2023시즌의 두산이 벌써부터 기대됩니다. 이헌재기자 uni@donga.com}

    • 2022-1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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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남들 ‘외인’ 3명일 때 ‘5명’으로 싸운 SSG 랜더스, 챔피언의 자격이 있다[이헌재의 B급 야구]

    SSG 랜더스가 한국 프로야구 출범 40년 만에 처음으로 정규시즌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 우승을 달성했습니다. 개막과 함께 단 한 번도 1위 자리를 놓치지 않은 대단한 기록입니다.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도 5번밖에 나오지 않은 그 진귀한 기록이지요. 사령탑 2년째 맞은 김원형 감독의 지도력, 끈끈하게 서로를 챙기며 플레이에 헌신한 선수들, 음으로 양으로 지원을 아끼지 않은 프런트, 여기에 인천 연고 팀으로 올해 최다 관중을 기록한 열성적인 팬들까지…. 랜더스의 위업을 일군 요인들을 대충 이 정도로 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하지만 올해 SSG 선전은 ‘특별한 선수들’이 있었기에 가능했습니다. 이 특별한 선수들이 만든 ‘기울어진 운동장’이야말로 SSG 정규시즌 우승의 기반이 되었습니다. 우승의 가치를, 특히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의 가치를 폄하하려는 의도는 전혀 없습니다. 다만 SSG는 시작부터 다른 팀들과는 확연히 앞선 선수단 구성으로 시즌을 맞이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KBO리그에서는 각 팀이 3명의 외국인 선수를 보유 및 기용할 수 있습니다. 사실 어떤 외국인 선수를 뽑느냐에 따라 팀 성적이 극명하게 엇갈리곤 합니다. 외국인 원투 펀치의 효과를 제대로 본 LG 트윈스와, 외국인 때문에 폭망한 두산 베어스가 대표적이지요. KBO리그 모든 팀의 오프시즌 전력 강화 우선순위의 가장 높은 곳엔 외국인 선수 선발이 있는 것도 그런 이유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SSG 랜더스는 나머지 9개 구단과는 시작부터 달랐습니다. 기존 3명의 외국인 선수에, 메이저리그 경력이 있는 실력이 검증된 초특급 외국인 선수라 할 수 있는 추신수와 김광현이 가세했기 때문이죠. 과장되게 표현하면 다른 팀이 3명의 외국인 선수를 기용할 때 SSG는 5명의 외국인 선수를 동원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먼저 작년 시즌을 앞두고 메이저리그에서 16년간 뛴 추신수를 영입한 것은 ‘신의 한 수’ 였습니다.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국내에서 마무리하고 싶어 하던 추신수를 과감한 베팅과 열린 비전으로 데려온 것이지요.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 SSG는 왼손 에이스 김광현마저 데려오는 데 성공합니다. 원래 SK 와이번스의 에이스로 뛰었던 김광현은 구단을 허락을 얻어 2020년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에 진출했습니다. 김광현은 구단과의 2년 계약이 끝나 새 구단을 찾고 있었는데 SSG가 다시 한 번 과감한 베팅을 했습니다. 당초 미국 잔류에 좀더 마음이 기울어있던 김광현을 4년 총액 151억 원에 데려온 것이지요. 이후 결과는 모두가 아는 대로입니다. 원래부터 KBO리그를 지배했던 김광현은 메이저리그를 통해 얻은 관록까지 더해 팀의 에이스 구실을 톡톡히 해냈습니다. 10월 5일 두산전에서 6이닝 4실점으로 부진해 1점대 평균자책점은 날아갔지만 13승 3패, 평균자책점 2.13의 빼어난 성적을 올렸습니다. 추신수 역시 16홈런에 58개의 타점을 기록하며 공격에서 쏠쏠한 모습을 보였습니다. 타율은 0.259로 평범했지만 역시 주무기랄 수 있는 OPS에서 0.812로 수준급 활약을 했습니다. 도루도 15개나 기록했지요. 앞서 언급했듯 이들은 원래는 전력에서 없어야 할 선수들입니다. 그런데 극적인 영입으로 이들은 투타의 기둥 역할을 한 것이지요. 수치로는 드러나지 않지만 이들이 타선과 선발진을 맡아주면서 SSG는 선수단 운영에 한층 여유를 가질 수 있었습니다. 대표적인 예로 SSG가 데려온 외국인 투수 이반 노바와 거포 기대주 케빈 크론은 시즌 내내 부진에 시달렸습니다. 결국 시즌을 다 채우지 못하고 7월 중에 짐을 쌌지요. 만약 김광현, 추신수가 없었으면 SSG역시 외국인 선수들이 부진한 다른 팀들처럼 훨씬 어려움을 겪었을 것입니다. 하지만 이들이 버티는 사이 SSG는 대만 리그에서 숀 모리만도를 데려왔고, 메이저리그 골드글러브 외야수 우한 라가레스를 영입했습니다. 추신수와 김광현의 영입은 사실 프런트의 작품입니다. 어느 팀이든 새로운 전력을 구성하는데 애를 쓰지만 SSG 프런트는 보다 큰 그림을 그렸습니다. 그리고 과감한 베팅으로 이들을 데려와 즉시 전력으로 활용했습니다. 프런트를 보고를 받고 아낌없이 돈주머니를 푼 정용진 구단주의 결심이 든든한 배경이 되었던 건 당연한 얘기지요. 이제 남은 것은 한국시리즈까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이어가는 것 뿐입니다. 남들보다 한 발 앞서 시즌을 시작했던 SSG가 마지마까지 1위로 시즌을 마무리할지 사뭇 궁금합니다. 이헌재기자 uni@donga.com}

    • 2022-10-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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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두산에 니퍼트였다면 LG엔 켈리…KBO에 최적화된 外人투수들[이헌재의 B급 야구]

    A라는 선발투수는 매 경기 5이닝 3~4실점을 합니다. 선발투수 B는 한 경기에선 9이닝 완투를 했다가 다음 경기에선 3이닝을 못 버티곤 합니다. 사령탑은 어떤 투수를 선호할까요. 당연히 전자입니다. 다승, 승률, 평균자책, 탈삼진 등 선발 투수를 평가하는 다양한 지표들이 있지만 감독들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 중 하나는 꾸준함입니다. 한마디로 계산이 서기 때문입니다. 이 투수가 나가면 최소 몇 이닝을 버텨준다는 믿음이 있으면 그에 맞게 경기를 운영 할 수 있습니다. 후자처럼 롤러코스터를 타는 투수를 데리고는 당일 경기는 물론이고 한 시즌 운영을 해나가기가 정말 어렵습니다. 그런 점에서 LG 트윈스 외국인 투수 케이시 켈리(33)는 모든 감독들이 가장 좋아할만한 투수라 할 수 있습니다(류지현 감독님 축하합니다!). 일단 켈리가 나가면 최소 5이닝 이상을 던져준다는 계산이 서고, 거기에 맞춰 경기를 운영할 수 있으니까요. KBO리그 4년째를 맞는 켈리는 역대 한국 프로야구 최다인 71경기 연속 5이닝 이상 투구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5이닝을 채우지 못하고 강판한 게 2020년 5월 10일 NC 다이노스전(2이닝 6실점)이었습니다. 다음 경기인 5월 16일 키움 히어로즈전부터 올해 6월 28일 NC전까지 2년 넘도록 선발 투수의 기본 요건이랄 수 있는 5이닝 이상을 책임지고 있습니다. 이는 KIA 타이거즈 왼손 에이스 양현종이 갖고 있던 종전 기록 47경기를 훌쩍 뛰어넘는 대기록입니다. 그냥 버티기만 한 게 아닙니다. 켈리는 6월 28일 NC전에서 상대 에이스 구창모와 맞붙어 6이닝 2안타 2볼넷 6삼진 무실점 호투로 팀의 5-0 승리를 이끌며 올 시즌 가장 먼저 10승(1패) 고지에 올랐습니다. 5월 11일 한화 이글스전부터 7연승 행진을 이어갔고, 같은 기간 평균자책점은 1.72밖에 되지 않습니다. 6월 30일 현재 평균자책점은 2.52로 이 부문 7위에 올라 있습니다. 올해 팀의 에이스 역할을 해 주는 켈리의 어깨를 발판 삼아 LG는 3위(43승 1무 29패)의 성적으로 6월을 마무리했습니다. 144경기 정규시즌의 반환점을 깔끔하게 돈 것이지요. 선두 SSG 랜더스와의 승차도 크지 않아 좀더 큰 꿈을 노려볼 수도 있습니다. 그 동안 외국인 투수 덕을 크게 보지 못했던 LG에 켈리는 구세주와 같은 존재입니다. 2019년 LG의 줄무늬 유니폼을 입은 이후 매 년 두 자릿수 승수를 거두며 벌써 52승(28패)을 올렸습니다. 역대 팀 외국인 투수 최다승입니다. 이웃집 두산 베어스에도 비슷한 투수가 있었습니다. 두산 팬들로부터 ‘니느님’이라는 별명으로 불렸던 더스틴 니퍼트(은퇴)입니다. 니퍼트는 두산 구단 역사상 가장 오래 베어스 유니폼을 입었던 투수입니다. 2011년부터 2017년까지 무려 7년을 뛰었지요. 두산에서 거둔 승수만 94승이나 됩니다. 선수 생활 마지막이었던 2018년 KT 위즈에서 거둔 8승을 더하면 KBO리그에서 102승을 거뒀습니다. 이는 역대 외국인 투수 최다승 기록입니다. 2010년대 이후 이른바 ‘왕조’를 구축했던 두산의 배경에는 1선발로 제 몫을 다해준 니퍼트가 있었습니다. 니퍼트와 켈리가 최고의 외국인 투수인 데는 또 하나의 결정적인 이유가 있습니다. 바로 KBO리그에 특화된 투수들이라는 것입니다. 두 선수 모두 뛰어난 투수인 것은 분명합니다. 니퍼트 같은 경우엔 2016시즌에 22승을 거두며 정규시즌 최우수선수(MVP)로도 선정됐습니다. 하지만 한국을 벗어나 조금 더 큰 리그에 갈 정도의 구위까지는 아니었습니다. 바꾸어 말하면 계속 한국 무대에서 뛸 수밖에 없었다는 것입니다. 켈리의 경우도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객관적으로 켈리의 구위가 리그를 씹어 먹을 정도로 압도적인 것은 아닙니다. 최고 150km가 넘는 속구를 던지지만 패스트볼 평균 구속은 140km대 중후반입니다. 메이저리그의 기준으로는 느린 편입니다. 커브, 슬라이더, 체인지업 등 변화구도 수준급이지만 ‘마구’라고 할 수 있는 정도는 아닙니다. 투수 출신 한 해설위원은 “켈리의 변화구 중 가장 좋은 건 커브다. 오른손 타자, 왼손 타자를 가리지 않고 커브를 잘 구사한다. 그런데 국내 타자들에게 잘 통하는 켈리의 커브가 과연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에서 먹힐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고 하더군요. 잘 알려져 있다시피 켈리는 메이저리그 드래프트 1순위 지명 선수입니다. 보스턴에서 1순위 지명을 받았고 처음 몇 년간 최고 유망주로 평가받았습니다. 하지만 2013년 토미존 서저리 이후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했습니다. 여러 차례 트레이드로 팀을 옮기면서 메이저리그 통산 성적은 26경기 등판 2승 11패 평균자책점 5.46에 불과합니다. 메이저리그에서 마지막으로 뛴 것은 2018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에서 던진 7경기였습니다. 한국에 오는 외국인 선수 중에는 KBO리그의 성적을 바탕으로 다시 메이저리그나 일본프로야구에 진출하는 선수가 많습니다. 최근에만 해도 조시 린드블럼(두산→피츠버그), 라울 알칸타라(두산→한신 타이거즈) 등이 다시 해외에 나갔지요.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에서 뛰었던 또 다른 켈리(메릴 켈리)는 메이저리그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에서 선발 투수로 뛰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느덧 30대 중반의 나이로 접어든 LG 켈리가 다시 메이저리그에 진출할 가능성은 희박합니다. 뛸 수 있는 곳은 결국 LG밖에 없는 것이지요. 니퍼트가 두산에서 최장수 외국인 선수로 뛰면서 최고의 외인 투수가 되었듯, 켈리 역시 LG의 최장수 외인으로 뛰면서 최고의 자리를 노릴 수 있습니다. 이것이야말로 LG로서는 무척 다행스러운 일 아닐까요.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2-0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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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TPO’ 모두 어긴 하주석의 분노, 한화가 괜히 꼴찌가 아니다[이헌재의 B급 야구]

    스트라이크-볼 판정에 격분해 배트를 바닥에 강하게 내려치고, 심판에게 퇴장 명령을 받자 심판을 향해 욕설을 하고, 더그아웃에 들어가서는 헬멧을 내동댕이쳤는데, 벽을 맞고 튀어나온 그 헬멧이 하필이면 외국인 수석코치의 뒤통수를 강타했고, 이를 뻔히 보고도 무심히 라커룸으로 들어가 버린 한화 이글스 주장 하주석(28)이 물의를 빚은 지 하루 만에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습니다. 한 문장으로 정리하고 보니 참으로 많은 일들이 있었네요. 아무튼 한화는 17일 NC 다이노스와의 창원 방문경기를 앞두고 하주석을 2군으로 내려 보냈습니다. 하주석은 구단을 통해 “주장으로서 경솔한 행동으로 팬들과 동료들에게 실망을 안겨드려 죄송하다. 심판께도 사과드린다. 2군에서 돌아보는 시간을 갖고 더 성숙한 사람이 되겠다”고 전했습니다.올해도 최하위에 머물고 있는 한화로서는 뼈아픈 일입니다. 야구를 못하는 것도 모자라 매너에서도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기고 말았으니까요. 특히 하주석의 행동은 야구 뿐 아니라 모든 인간관계에서 지켜야 할 ‘TPO(시간·장소·경우)’를 모두 어겼습니다. 더구나 주장(Captain)을 의미하는 ‘C’자가 새겨진 유니폼을 입은 선수로서는 더욱 해선 안 될 일이었습니다. 먼저 시간(Time)적으로 하주석의 행동은 공감을 얻기가 어렵습니다. 올해 KBO리그의 최대 화두는 스트라이크 존 확대입니다. 이미 하주석 전에서 수많은 선수들이 심판의 판정에 직간접적으로 불만을 표했습니다. 16일 대전한화생명이글스파크에서 열린 롯데 자이언츠와의 안방경기 8회 타석을 돌이켜 볼까요. 상대 투수 구승민이 던진 바깥쪽 초구에 송수근 구심은 스트라이크를 선언했습니다. 예년 같았으면 누가 봐도 볼이라고 할 만한 공이었습니다. 그런데 올해는 곧잘 스크라이크 콜을 받는 공입니다. 하주선은 잠시 타석에서 벗어나 불만을 드러낸 뒤 다시 타석에 들어섰습니다. 그리고 5구까지 가는 승부 끝에 ‘헛스윙’ 삼진을 당했습니다. 극도의 분노를 표출하기엔 이미 타이밍이 한 박자 늦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 결정적인 볼 판정에 대한 아쉬움은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두 번째로 장소(Place)도 아쉽습니다. 야구에서 분노 표출을 심심찮게 일어납니다. 그런데 모든 관중이 지켜보고, 중계도 이뤄지는 상황에서 분노 조절에 실패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화가 나는 일이 있어도 대부분의 선수들은 다른 사람의 시선이 닿지 않는 라커룸 등에 들어가 분노를 삭입니다. 예전 수도권 A 구단은 라커룸에 복싱 선수들이 사용하는 샌드백을 비치해 두기도 했습니다. 화가 쌓이면 언제 터질지 모르니 샌드백에 풀라는 의도였지요. 반대로 B구단에서는 철문을 주먹으로 때리다 부상을 당하는 선수가 나오기도 했지요. 가끔 메이저리그에서는 공개적으로 분노를 표하는 선수가 나오기도 합니다. 그런데 그런 선수들은 대개 팀의 대표 선수이거나, 그 정도의 분노 표출은 용인되는 전국구 스타급 선수들입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하게 경우(Occasion)에 맞지 않았습니다. 의도치 않게 벽을 향해 던진 헬멧이 웨스 클레멘츠 수석코치의 뒤통수를 때렸는데 하주석을 이를 보고도 그냥 지나쳤습니다. 구단에 따르면 하주석은 경기 후 곧바로 동료들과 클레멘츠 코치를 비롯한 코치진에 사과했다고 합니다. 자칫 더 큰 불상사로 이어지지 않은 게 다행입니다. 그런데 더욱 심각한 것은 팀 분위기 상 이런 하주석의 행동이 용인되고 있다는 것입니다. 하주석은 지난해에도 라커룸에서 방망이를 부러뜨리고, 기물을 부수다가 카를로스 수베로 감독에게 엄중 경고를 받았습니다. 이 장면은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 왓챠를 통해 공개된 구단 다큐멘터리에서 고스란히 방영됐습니다. 당시 수베로 감독은 하주석을 향해 이렇게 말합니다. “내가 하는 말 잘 들어. 너 방망이 부순 게 세 번째야. 지금 5-0으로 앞서가고 있어. 이기고 있잖아. 우리가 지고 있는 게 아니야. 네가 안타를 몇 개 치든 상관없어. 지금 팀은 이기고 있다고 알겠어?” 또 하주석이 부순 방망이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네가 리더라면 저런 짓은 하지 말아야지. 팀은 이기고 있다고. 네가 10타수 무안타라도 상관없어. 팀이 이기고 있는데 왜 그러는 거야. 마지막 경고야”라고 소리칩니다. 하지만 하주석은 1년이 지나도 전혀 달라진 게 없습니다. 야구는 개인 종목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팀 스포츠입니다. 경중을 따지자면 팀이 중요합니다. 자신은 무안타에 그치고, 팀이 이긴다면 화가 날 수 있지만 최소한 티는 내지 말아야 합니다. 자기만 잘하고, 팀이 졌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는 없다는 말도 일맥상통하지요. 야구를 잘하는 강팀에는 ‘팀 퍼스트’의 특유의 문화가 있습니다. 하주석이 보인 태도는 후배 선수들에게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칩니다. 후배들이 보고 배우는 건 선배의 행동일 테니까요. 실제로 한화의 어린 선수 중에 벌써 하주석처럼 감정 조절에 미숙한 기미를 보이는 선수가 나오고 있습니다. 팀에서 주장이란 자리는 자신보다는 팀을 위해 희생하는 자리입니다. 하주석은 이미 주장으로서의 의미를 잃었습니다. 수베로 감독의 경고처럼 그 피해는 고스란히 팀이 받고 있지요. 강팀의 문화를 만들기까지 한화의 보살 팬들은 얼마나 더 인내해야 하는 걸까요.이헌재 기자uni@donga.com}

    • 2022-0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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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포수는 거지”라던 김태군, 삼성서 올스타 전체 1위로 우뚝선 사연[이헌재의 B급 야구]

    삼성 라이온즈 포수 김태군(33)이 13일 발표된 2022 신한은행 SOL KBO 올스타전 ‘베스트12’ 팬 투표 1차 중간집계에서 최다 득표 1위에 올랐습니다. 33만4057표를 받으며 전체 120명의 후보 중 1위에 오른 것이지요. 소식을 들었을 때 문득 들었던 생각은 “은퇴한 한화 레전드 김태균이 아니고?”였습니다. 김태군이 수준급 포수이긴 하지만 인기 투표에서 1위를 할 정도의 전국구 스타는 아니라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니까요. 김태군은 NC 다이노스 소속이던 2014년과 2015년에 베스트12에 선정된 바 있습니다. 그렇지만 전체 득표 1위와 올스타 포수 부문 1위와는 완전히 다른 이야기입니다. 김태군 밑에 있는 선수들의 면면을 보면 더욱 그렇습니다. KIA 타이거즈 왼손 에이스 양현종, 메이저리그에서 뛰다 올해 SSG 랜더스에 복귀한 김광현 등이 그의 아래입니다. 올해를 마지막으로 은퇴하는 ‘조선의 4번 타자’ 이대호도 김태군 밑에 있습니다. 김태군의 아내는 올스타 투표 첫 날 남편이 1위로 나서자 인스타그램을 통해 “잘못 본 줄…살다보니…이런 날도…”라고 더할 나위 없는 기쁨을 표했습니다. 김태군은 스스로도 “야구를 오래 하다 보니 ‘이런 날도 있구나’하는 생각이 든다”고 했습니다. 본인과 아내조차 믿기 어려울 정도이니 다른 사람들은 오죽할까요. 김태군은 삼성의 푸른색 유니폼을 입은 지 6개월 밖에 되지 않습니다. 지난 연말 트레이드를 통해 오랫동안 몸담았던 NC를 떠나 삼성에 왔지요. 한 때 NC의 주전 포수였던 그는 대한민국 최고 포수 양의지가 2019년 NC 유니폼을 입으면서 백업으로 밀려났습니다. 삼성에서도 처음 그의 자리는 백업이었습니다. 또 다른 대한민국 대표 포수 강민호가 버티고 있었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백업으로 출발한 김태군은 얼마 지나지 않아 삼성에서는 없어선 안 될 선수가 됐습니다. 견고한 수비에 비해 방망이가 약점으로 지적됐지만 삼성에서 타격도 무시 못할 선수가 됐습니다. 14일 경기 전까지 그는 타율 0.340(103타수 12)을 기록 중입니다. 2008년 1군 무대에 데뷔한 뒤 통산 타율 0.243에 불과했던 그가 3할 타자가 된 것이지요. 아직 규정 타석을 채우진 못했지만 그의 야구 인생 최고의 타격감입니다. 원래 잘했던 수비는 여전합니다. 주전 강민호가 부상 등으로 포수 마스크를 쓰지 못하는 때가 적지 않은 가운데 김태군이 그 공백을 깔끔히 메워주고 있습니다. 허삼영 삼성 감독이 “우리 팀에는 주전 포수가 두 명”이라고 말할 정도지요. 하지만 이걸로도 인기투표 전체 1위를 설명하긴 부족합니다. 팬들의 김태군의 어떤 매력에 빠져든 것일까요. 삼성 관계자는 “김태군이 이전 삼성에서 좀처럼 없던 캐릭터”라고 설명했습니다. 예전 LG시절이나 NC시절에도 김태군은 서글서글한 성격에 파이팅 넘치는 모습을 종종 보이곤 했습니다. 흔히 말하는 세리머니가 좋은 선수입니다. 예전 NC에서 외국인 선수 테임즈가 홈런을 치고 들어오면 하던 ‘수염뽑기 세리머니’가 대표적이지요. 낯선 삼성에 와서도 그는 자신의 성격을 유감없이 발휘하고 있습니다. 안타를 치고 나간 뒤 베이스에서 펼치는 세리머니나 더그아웃에서 보이는 파이팅은 팀에 엄청난 활력소가 되고 있습니다. 김태군은 또 ‘포수거지론’으로도 화제를 모은 적이 있습니다. 창단 후 얼마되지 않은 NC로 옮겨 입에서 단내 나는 훈련을 할 때 그는 한 방송사 인터뷰에서 “투수는 귀족, 외야수는 상인(상민), 내야수는 노비, 포수는 거지. 포수가 제일 많이 고생해요” 라는 명언을 남겼습니다. 이 멘트는 이후 여러 곳에서 패러디 됐었지요. 그의 말대로라면 거지로 출발했던 그가 누구나 선망하는 프로야구 최고 인기 선수가 됐다고 할 수 있습니다. 김태군이 마지막까지 1위를 유지할 지는 아직 알 수 없습니다. 당장 양현종은 32만8486표를 얻어 김태군은 5500여 표 차로 ¤고 있습니다. 최종 개표까지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아 역전 가능성은 충분합니다. 하지만 주전보다는 백업, 공격형 포수보다는 수비형 포수, 스타플레이어 보다는 궂은일을 도맡아 했던 김태군으로서는 잠시마나 최다 득표 1위에 오른 것을 가문의 영광으로 여겨도 되지 않을까요.이헌재 기자uni@donga.com}

    • 2022-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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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키움 안우진을 향한 엇갈린 시선…‘팬심’과 ‘펜심’은 달랐다[이헌재의 B급 야구]

    KIA 타이거즈 외국인 타자 소크라테스가 KBO와 타이틀스폰서 신한은행이 함께 하는 5월 월간 최우수선수(MVP)에 선정됐습니다. KBO는 9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렇게 설명했습니다. “소크라테스는 기자단 투표 총 32표 중 18표(56.3%), 팬 투표 340,076표 중 64,748표(19%)로, 키움 안우진을 제치고 개인 첫 월간 MVP를 수상하게 됐다.” 성적으로 보면 나무랄 데가 없습니다. 개막 초반 KBO리그 적응에 어려움을 겪었지만 5월 들어 완전히 다른 타자가 됐습니다. 리그 유일의 4할 타율(0.415)을 기록하며 가장 많은 44개의 안타를 때렸습니다. 이 밖에 타점(28점) 공동 2위, 득점(20점) 3위 등 다양한 타격 지표에서 최고의 활약을 펼쳤습니다. 그의 맹타 덕분에 KIA는 5월 월간 팀 승률 1위(0.692, 26경기 18승 8패)에 오르며 본격적인 순위 싸움에 뛰어들게 됐지요. 소크라테스는 상금 200만 원과 함께 75만 원 상당의 신한은행 골드바를 부상으로 받게 됩니다. 그런데 사소한 의문 하나를 지울 수 없습니다. 바로 소크라테스가 받은 팬 투표 결과입니다. KBO 월간 MVP는 한국야구기자회 기자단 투표와 신한은행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신한SOL(쏠)’에서 실시하는 팬 투표를 합산한 점수로 선정합니다. 소크라테스는 기자단 투표에서는 절반이 넘는 압도적인 지지를 받았습니다. 그런데 팬 투표에서는 채 20%도 얻지 못했습니다. 팬들이 생각한 MVP는 따로 있었다고 해석할 수 있습니다. 그렇습니다. 팬들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선수는 KBO 보도자료에서 소크라테스에게 제침을 당했다고 표현된 키움 오른손 투수 안우진입니다. 안우진은 팬들이 던진 34만 여 표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15만5702표(45.8%)를 얻었습니다. 소크라테스가 받은 표의 2배를 훌쩍 넘습니다. 팬들이 표를 몰아줄 정도로 그는 5월 한 달 간 압도적인 피칭을 했습니다. 150km대 후반의 빠른 공에 역시 최고 150km까지 나오는 고속 슬라이더를 앞세워 마운드를 평정했습니다. 그는 5월 한 달 간 6경기에 등판해 5승을 거뒀습니다. 5월 1일 KT 위즈전에서 5이닝 2실점을 한 게 가장 못 던진 날이었습니다. 유일한 패전이었던 7일 SSG 랜더스전에서도 6이닝 3실점(3자책)으로 퀄리티 스타트를 기록했습니다. 월간 최다승을 거뒀고, 같은 기간 43탈삼진을 뽑아내며 이 부문 2위에 올랐습니다. 키움이 초반의 난조를 딛고 선두권 싸움을 하고 있는 것도 안우진의 어깨 덕분이라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팬들의 지지와 달리 안우진은 기자단 투표에서는 32표 가운데 불과 4표를 받는 데 그쳤습니다. KT 위즈 박병호가 받은 9표에도 채 미치지 못합니다. 결과적으로 소크라테스는 기자단 투표 덕분에 총점 37.64점으로 MVP가 됐지만 안우진은 팬들의 성원에도 불구하고 총점 29.14점으로 차점자가 됐습니다.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기자들이 안우진에게 인색했던 것은 모두가 알고 있는 바로 ‘그 사건’ 때문입니다. 안우진은 휘문고 3학년이던 2017년 후배들을 집단 폭행한 적이 있습니다. 이후 그에게는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주홍글씨’가 새겨졌습니다. 데뷔 첫 해 학교폭력과 관련해 팀으로부터 50경기 출장정지 처분을 받고 1군에 올라오던 날 그는 “야구를 떠나 좋은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습니다. 팬서비스도 열심히 하고, 봉사활동도 하면서 그는 나름 그의 말을 지키는 것 같았습니다. 그런데 코로나19가 엄중하던 지난해 올림픽 직전에 터진 사적 음주 파문 때 그의 이름이 다시 한 번 등장했습니다. 수원 원정 숙소를 이탈해 서울까지 와서 장시간 음주를 한 사실이 밝혀졌지요. 그는 팀 선배 한현희와 함께 KBO로부터 36경기 출장 정지와 함께 제재금 500만원의 징계를 받았습니다. 수년 간 쌓아올린 공든 탑이 다시 한 번 와르르 무너져 버렸지요. 안우진은 현재 야구만 잘하는 선수입니다. 구위로 보나, 성적으로 보나, 마운드 위에서의 아우라로 보나 그는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에이스급 투수입니다. 하지만 야구만큼 중요한 ‘인성’에서는 여전히 좋은 점수를 받기 어렵습니다. 뛰어난 야구 실력을 갖고 있지만 ‘학폭’과 ‘코로나 음주’라는 주홍글씨가 희미해질 때까지 그는 기자단의 투표(시즌 MVP, 골든글러브 등등)에서 향후에도 불이익을 받을 가능성이 높아 보입니다. 이를 이겨내야 하는 것은 본인 몫입니다. 야구장에서는 물론이고 야구 외적으로도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야 합니다. 그게 1년이 걸릴지, 2년이 걸릴지, 아니면 10년이 걸릴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하지만 누구나가 인정할만한 순간이 되면 안우진은 오랫동안 그의 어깨에 걸쳐져 있던 멍에를 던져낼 수 있지 않을까요.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2-06-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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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양이 눈]꽃 그네

    활짝 핀 꽃밭에서 그네를 타며 흘러가는 강물을 바라봅니다. 산책 중 잠깐의 휴식이 꿀맛입니다. ―한강 중랑천에서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2-0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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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MLB판 ‘아주라’가 만든 드라마…애런 저지가 슈퍼스타인 이유[이헌재의 B급 야구]

    야구를 보면서 울어본 적이 있으신가요? 어느덧 감정이 메말라버린 아재가 됐지만 ‘야구 소년’일 땐 야구를 보면서 눈물을 훔쳤던 적이 꽤 있습니다. 응원했던 고교 팀이 전국대회 결승에서 아쉽게 졌을 땐 펑펑 울었던 기억이 납니다. 돌이켜보면 왜 그랬나 싶기도 하지만 여전히 많이 이들이 야구를 보면서 울고 웃습니다. 누군가에겐 야구가 ‘그깟 공놀이’일지 몰라도 야구가 공놀이 그 이상일 거라 생각하는 분들이 여전히 많습니다. 한국에서 어린이날 주간이었던 이번 주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한 소년의 눈물이 잔잔한 감동의 물결을 일으켰습니다. 메이저리그 판 ‘아주라’ 라고 할 수 있는 일이었는데요. MLB 공식 유튜브 채널에서 그 장면을 볼 수 있습니다.https://www.youtube.com/watch?v=Eqto63A82yE간단히 요약하자면 다음과 같습니다. 4일(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뉴욕 양키스와 토론토 블루제이스의 경기였습니다. 양키스의 거포 애런 저지는 0-1로 뒤진 6회초 왼쪽 담장을 훌쩍 넘기는 동점 솔로포를 쏘아 올렸습니다. 저지의 홈런공을 잡은 사람은 토론토 팬이었던 마이크 씨였지요. 공을 주워든 그는 두 팔을 번쩍 들어올리며 환호하려다 저지의 99번 양키스 저지를 입고 있던 한 소년과 눈이 딱 마주칩니다. 그 소년은 눈으로 “그 공을 제게 주세요”라고 말하고 있었지요. 부산 사직구장에서처럼 “아주라~, 아주라~”를 외치는 사람둘은 없었습니다. 마이크 씨는 그 소년의 눈빛을 보자마자 주저 하지 않고 곧바로 저지의 홈런공을 아이에게 건넸습니다. 소년은 너무 기쁜 나머지 울음을 터뜨렸고, 마이크 씨는 소년을 꼭 안아주었지요. 각종 메이저리그 사이트와 야구 기자들의 SNS를 장식한 훈훈한 장면이었습니다. 그리고 어린이날인 5월 5일(물론 미국에는 어린이날이라는 게 없습니다). 뒤늦게 소식을 알게 된 저지는 소년을 경기가 열리는 로저스센터로 초대했습니다. 토론토에 살고 있는 이 소년은 양키스 팬인 아버지 때문에 ‘모태 양키스’ 팬이었지요. 아버지는 양키스의 전설적이 유격수 데릭 지터의 이름을 따 소년의 이름도 데릭이라고 지었습니다. 경기 전 타격 훈련을 마친 저지는 양키스 원정팀 더그아웃에서 데릭을 맞이했습니다. 함께 이야기를 나누고, 기념사진을 찍었지요. 준비했던 사인 볼도 건넸습니다. 이 자리에는 소년에게 선뜻 공을 건넸던 마이크 씨도 함께 초대받았습니다. 토론토 외야수 조지 스프링거는 마이크 씨에겐 사인 유니폼을 선물했습니다. ‘아주라’를 실천한 덕분에 야구 아재과 야구 소년은 애런 저지라는 슈퍼스타와 평생 잊을 수 없는 순간을 맞은 것이지요. 저지는 현지 기자들과의 인터뷰에서 “어떤 유니폼을 입고 있는 사람인지는 중요하지 않다. 모두가 야구팬이고, 모두가 야구를 존중하는 게 중요하다”고 했습니다. 저지에게 사인 볼을 받은 데릭은 또 다시 폭풍 눈물을 흘렸습니다. 불과 이틀 사이 그는 평생 자랑거리인 두 가지 큰 선물을 받은 것이지요. 이야기는 여기서 끝이 아닙니다. 저지는 안방인 뉴욕 양키스타디움에서 열리는 토론토와의 경기에 데릭의 가족과 마이크 씨 가족을 다시 한 번 초대하기로 했습니다. 이 모습 역시 각종 매체들을 통해 시청자들과 독자들에게 생생하게 전달되겠지요. 야구는 경기장 안에서만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보여주는 사례라 할 수 있습니다. 끊임없는 야구의 위기론 속에서도 메이저리그가 여전히 ‘국민 여가(National Pastime)’의 자리를 유지할 수 있는 원동력이기도 할 것입니다. 야구는 여전히 이렇게 아이 어른을 가리지 않고 꿈과 희망을 전달하고 있습니다. 애런 저지라는 슈퍼스타가 만들어낸 ‘감동 드라마’이지요.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2-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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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왕년의 야구스타에서 어린이집 교사로…日타격왕이 100세 시대를 사는 법[이헌재의 B급 야구]

    최근 일본에서는 왕년의 프로야구 스타의 어린이집 선생님 변신이 적지 않은 반향을 불러일으키고 있습니다. 주인공은 1980년대~1990년대 초까지 일본프로야구(NPB) 롯데 오리온스(현 지바 롯데 마린스)에서 뛰었던 다카자와 히데아키 씨(64)입니다 다카자와 씨는 한국 팬들에게 그리 익숙한 이름은 아닙니다. 하지만 묵묵하고 성실한 플레이로 1988년에 타율 0.327로 타격왕에 오른 적이 있는 스타 출신입니다. 1987년에는 올스타전 MVP로도 선정됐고, 골든글러브도 3차례나 수상했지요. 한국 선수와의 인연도 있습니다. 선수에서 은퇴한 후 다카자와 씨는 지바 롯데 마린즈에서 주로 2군 타격 코치로 활동했었는데요. 2004년 지바 롯데에 입단한 ‘국민타자’ 이승엽이 그의 지도를 받았습니다. 일본 무대 첫 해 고전했던 이승엽은 시즌 중 2군행을 지시받았는데 그 때 이승엽의 부진 탈출을 도운 게 다카자와 씨였지요. 그렇게 한 평생 야구와 함께 살아 온 다카자와 씨는 올해 4월부터 요코하마 시의 한 보육원에서 선생님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1세 반의 담임선생님이지요. 몇몇 아이들은 그를 ‘아저씨 선생님’이라고 부른다고 하네요. 그의 변신은 어떻게 이뤄진 것일까요. 최근 그는 일본 마이니치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누구도 예상치 못한 전직에 대해 설명했습니다. 그는 “롯데 코치를 마친 뒤 ‘마린즈 베이스볼 아카데미’에서 초등학생들에게 야구를 가르쳤다. 아이들이 기뻐하는 모습을 보는 게 너무 좋았다. 야구를 그만두고 무엇을 하면서 남을 인생을 살지 고민하던 때에 아이들과 관계된 일을 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했습니다. 그렇다고 처음부터 어린이집 선생님이 되려 한 건 아니었습니다. 어린이집 보조 교사로 일해 볼까 하는 정도의 생각이었는데 문제는 “자격증이 없으면 아이들을 돌볼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때마침 한 보육원의 원장이 보육사 자격증을 딸 것을 권했고 그는 곧바로 전문학교에 입학해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그의 나이 61세 때였습니다. 60대 신입생의 전문학교 생활은 좌충우돌 그 자체였습니다. 전혀 생소한 분야인데다 책상에 앉아서 공부를 하는 것도, 리포트를 내는 것도 쉽지 않은 일이었습니다. 피아노도 칠 줄 알아야 했기에 따로 개인 레슨을 받아야 했습니다. 그렇게 2년간의 수련을 끝난 후 자격증을 땄고, 마침내 정식 어린이집 교사를 일하게 됐습니다. 그는 어린이집 교사 생활을 야구와 비유해 이렇게 표현했습니다. “어린이집 일도 야구처럼 팀플레이가 필요하다. 누군가가 한 명의 아이를 보살피고 있으면 눈이 닿지 않는 곳은 다른 보육교사가 커버해야 한다. 서로 협력하지 않으면 할 수 없는 일이다.” 60대 어린이집 선생님이 된 그의 변신에 주변의 반응은 뜨겁습니다. 그는 “예전 야구 동료들이나 지인들이 전화나 이메일을 통해 ‘대단하다’, ‘힘내라’, ‘용기를 얻는다’ 등등의 말을 해주고 있다”고 했습니다. 그는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따뜻한 응원의 말을 건넸습니다. “60세를 넘은 사람들은 물론이거니와 냉혹한 프로야구의 세계에서 꿈을 이루지 못한 젊은 세대들에게 특히 강조하고 싶다. 인생은 지금부터가 길다. 너무 눈앞에만 얽매이지 말고 배우고 또 배우는 것이 선택지의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걸 전하고 싶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2-0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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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용규의 난’은 실패했지만 S존을 향해 더 거세지는 반발 [이헌재의 B급 야구]

    2년 전 시즌 초반의 일이었습니다. 당시 한화 이글스에서 뛰던 베테랑 외야수 이용규는 5월 7일 SK 와이번스(현 SSG 랜더스)와의 경기에서 결승타를 친 뒤 방송사 인터뷰에 임했습니다. 그런데 이 자리에서 이용규는 뜻밖의 작심 발언을 합니다. “선수들 대부분이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의 일관성에 대해 불만이 굉장히 많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뒤집어 졌습니다. 바로 하루 뒤 해당 경기 심판조 전원(5명)에게 퓨처스리그(2군) 강등이라는 중징계를 내렸습니다. 허운 KBO 심판위원장은 “오심이 얼마나 나왔느냐를 두고 따지기에 앞서 선수들로부터 신뢰를 잃었다는 것이 더 큰 문제다. 그래서 징계를 결정했다”고 말했습니다. 2년이 지났습니다. KBO 심판들은 선수들로부터 얼마나 신뢰를 받고 있을까요. 시즌이 시작한 지 채 일주일도 지나지 않아 다시 이용규가 나섰습니다. 작년부터 키움 히어로즈에서 뛰고 있는 이용규는 시즌 3번째 경기인 5일 LG 트윈스전에서 말 대신 행동으로 심판 볼판정에 대해 불만을 표현했습니다. 9회말 바깥쪽으로 빠졌다고 생각한 공이 스트라이크로 선언돼 삼진 아웃을 당하자 배트를 타석에 그냥 둔 채 더그아웃으로 향했습니다. 항의의 뜻으로 받아들인 주심은 이용규를 향해 곧바로 퇴장 명령을 내렸습니다. 올 시즌 1호 퇴장이었지요. 2년 전과 달리 이번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어쩌면 시즌에 앞서 이미 예견된 바였으니까요. 올 시즌에 앞서 KBO는 스트라이크 존 정상화를 향한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습니다. 시즌에 앞서 허운 심판위원장이 직접 나서 언론을 대상으로 설명회를 갖기도 했지요. 정상화라는 표현을 썼지만 실제로는 스트라이크 존을 예전에 비해 넓히겠다는 뜻이었습니다. 예전에는 볼로 판정되었던 공이 이제는 스트라이크 콜을 받습니다. 투수는 유리해지지만 타자는 불리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아슬아슬하게 긴장을 유지해오던 심판과 타자들의 갈등은 그런데 지난 주말을 계기로 본격적으로 수면 위로 드러난 듯 합니다. 그 동안 타자들은 높은 공이나 바깥쪽으로 빠진 듯한 공에 스트라이크 판정을 받아도 꾹 참아왔습니다. 그런데 주말 주말을 기점으로 타자들의 본격적인 발발이 시작됐습니다. 23일에는 LG의 간판타자 김현수와 삼성 외국인 타자 피렐라가 스트라이크 존 판정에 반발에 항의하다 하루에 모두 퇴장을 당하고 말았습니다. 김현수의 경우는 예전처럼 강한 항의가 아니라 주심에게 설명을 요구하는 정도였지만 구심은 퇴장을 명했습니다. 삼성 임시 주장 피렐라도 롯데와의 경기에서 5회 스트라이크 콜에 항의하다 퇴장조치 됐습니다. 하루 앞선 22일에는 NC 다이노스 손아섭이 KT 위즈와의 경기에서 바깥쪽 높은 공에 삼진 아웃을 당한 뒤 펄쩍 뛰며 포수 마스크를 쓰고 있던 장성우에게 “이게 스트라이크야? 스트라이크냐고?”라며 크게 소리치며 항의하는 보기 드문 일도 있었습니다. 심판을 향한 항의가 아니었던 탓에 퇴장을 면했지만 손아섭은 덕아웃으로 돌아간 뒤에도 한참 동안 분을 삭이지 못하는 모습이었습니다. 이 같은 일들이 날이 갈수록 심해질 것으로 보입니다. 이용규나 김현수, 손아섭 등은 국내 최정상급 타자들입니다. 타자이기에 앞서 스트라이크와 볼을 판정하는 전문가들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미 십년 넘게 수천 번 타석에 들어선 이들은 볼을 골라내는 장인(匠人)들입니다. 이들 눈에 이상하게 보이는 공은 실제로도 이상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한순간에 바뀌어버린 존에 민감하게 반응할 수밖에 없지요. 스트라이크와 볼 판정은 한편으로는 ‘밥그릇’ 싸움이기도 합니다. 타자들에게 안타 하나, 볼넷 하나는 이듬해 연봉과 직결될 수 있습니다. 결정적인 순간의 볼 판정 하나에 따라 안타와 타점이 날아갈 수 있습니다. 하루 이틀이야 참을 수 있다 하지만 이런 판정이 계속 쌓이면 언젠가는 폭발하지 않을까요. 각 팀 사령탑들 역시 마찬가지입니다. 아직은 시즌 초반이라 각 팀 벤치에서도 숨을 죽이며 조용히 지켜보는 편입니다. 불만이 있어도 드러내놓기보다는 조심스럽게 지적하는 정도입니다. 하지만 앞으로 순위 경쟁이 치열해질수록 심판의 볼 판정에 예민해질 수밖에 없습니다. 중요한 순간의 볼 판정 하나는 해당 경기는 물론이고 시즌 전체의 판도까지 바꿀 수 있습니다. 선수가 폭발하고, 벤치가 이어받고, 언론이 받아쓰고, 팬들까지 들고 일어날 경우 그 파급력은 어디까지 갈지 가늠하기 어렵습니다. 확대된 스트라이크 존은 분명 KBO가 원했던 효과를 내고 있습니다. 26일 경기 전까지 올 시즌 9이닝 기준 경기 시간은 3시간 6분으로 작년 3시간 14분에 비해 8분이나 줄었습니다. 투수들의 경기 당 볼넷 허용 개수도 8.96개에서 6.42개로 감소했습니다. 이제 남은 과제는 타자들의 불만은 어떻게 최소화하면서 현재의 스트라이크 존을 시즌 마지막까지 유지하는가 하는 것입니다. 쉽지 않은 일이 될 것입니다. 매일같이 수비 훈련을 하는 선수들도 실책을 범하듯 하루에 300개 안팎의 볼에 판정을 내리는 심판도 인간이니만큼 실수를 할 수밖에 없을 테니까요. 확실한 것은 자칫하면 언제든 예전과 같은 좁은 스트라이크 존으로 돌아갈 수 있다는 것입니다. 심판들 역시 싫은 소리 듣기 싫고, 욕 먹고 싶지 않은 우리와 같은 ‘인간’이니까요.이헌재 기자uni@donga.com 이헌재 기자uni@donga.com}

    • 2022-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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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만 빨랐던 사사키 로키를 ‘퍼펙트 투수’로 바꾼 특별한 1년[이헌재의 B급 야구]

    ‘로키’ 하면 누가 먼저 떠오르시나요. 어느덧 아재가 된 필자에게는 할리우드 영화에 나오는 전설적인 복서가 떠오릅니다. 실베스터 스탤론이 주연으로 나오는 로키(Rocky)는 풋 워크를 연상시키는 경쾌한 주제곡으로도 유명하지요. 사춘기 아들에게 로키를 아느냐고 물어보니 “디즈니플러스에서 만든 6부작 미드”라고 답하더군요. 평론가들과 일반 시청자들에게 극찬을 받았다고 합니다. 그런데 이제는 야구팬들도 기억해야 할 또 하나의 로키가 탄생했습니다. 일본 프로야구 지바 롯데 마린스의 괴물 투수 사사키 로키(佐¤木 朗希)입니다. 로키는 요즘 일본에서 가장 뜨거운 ‘야구 선수’를 넘어 ‘가장 뜨거운 인물’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21세의 프로 3년차 투수 사사키 로키는 10일 열린 오릭스 버팔로스와의 경기에서 9이닝 동안 105개의 공으로 27명의 타자를 완벽하게 제압하며 일본프로야구 16번째 퍼펙트게임을 달성했습니다. 1994년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마키하라 히로미 이후 처음 나온 퍼펙트게임으로 역대 최연소(20세 5개월) 기록도 세웠지요. 뿐만 아니라 한 경기 최다 탈삼진 타이(19개), 연속 타자 탈삼진 신기록(13개) 등도 모두 갈아 치웠습니다. 참고로 퍼펙트게임은 미국 메이저리그에서는 23번 나왔고, 40주년을 맞은 한국 프로야구 KBO리그에서는 아직 한 번도 나오지 않은 진귀한 기록입니다. 그리고 일주일 뒤인 17일. 니혼팸 파이터스와의 안방경기에 선발 등판한 사사키는 퍼펙트게임엔 단 1이닝이 모자란 8이닝 퍼펙트 피칭을 했습니다. 8회초까지 24명의 타자를 상대로 14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단 한 명에게도 출루를 허용하지 않은 것이지요. 9회초에 구원 투수 마스다 나오야로 교체되면서 세계 최초의 2경기 연속 퍼퍽트게임도 이뤄지지 않았습니다. 이날 경기는 연장 10회초 솔로 홈런을 때린 니혼햄의 1-0 승리로 마무리됐습니다. 하지만 모든 관심을 받은 것은 17이닝 연속 퍼펙트 피칭을 이어간 ‘괴물’ 사사키였습니다. 사사키는 8회까지 102개의 공을 던졌습니다. 1이닝을 더 던질 법도 했지만 이구치 다다히토 감독은 과감하게 그를 교체하는 강수를 뒀습니다. “7회를 마쳤을 때 이미 녹초가 되어 있었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8회에 교체할 생각이었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대기록을 바랐던 야구팬들 중에는 이를 비난하는 목소리도 높습니다. 그럴 만도 한 것이 사사키는 8회 마지막 타자를 삼진으로 잡을 때에도 160km가 넘는 강속구를 뿌렸거든요. 그런데 사사키라는 괴물 투수는 어떻게 이렇게 깜짝 스타로 출현할 수 있었을까요. 사실 사사키는 고교 3학년이던 3년전 한국에서 열린 대회에서 운명의 한일전에도 출전한 적이 있는 투수입니다. 2019년 부산 기장에서 열린 제29회 세계청소년야구선수권대회가 그 무대였습니다. 당시 오후나토고에 재학 중이던 사사키는 대회 전 열린 합숙 연습대회에서 163km의 강속구를 스피드건에 찍었습니다. 이는 이전까지 일본 고교야구 최고 강속구였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의 160km를 훌쩍 뛰어넘은 기록이었지요. 그래서 그 대회에도 수백 명의 일본 취재진이 그의 일거수일투족을 찾아 한국을 찾았습니다. 그런데 한국과의 슈퍼라운드 2차전에 선발 등판한 사사키의 투구는 한마디로 ‘기대 이하’ 였습니다. 160km가 넘는다던 직구 최고 구속은 불과(?) 153km밖에 나오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제구가 엉망이었습니다. 삐쩍 마른 몸을 짜내듯이 던지는 투구 폼도 어딘지 모르게 부자연스러워 보였습니다. 당시 사사키는 오른손 중지 물집 부상으로 1이닝 동안 19개의 공만 던진 후 허탈하게 마운드를 내려갔습니다. 단순히 공만 빨랐던 사사키가 진정한 ‘괴물 모드’로 개조를 시작한 것은 프로 입단 후입니다. 2020년 지바 롯데에 1차 지명으로 입단한 것이 어찌 보면 행운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프로 신인이던 그해 사사키는 1차 지명 유망주답게 1년 내내 1군에 머물렀습니다. 그런데 말 그대로 1군에 머물기만 했을 뿐 경기에 출전한 적은 한 번도 없습니다. 시험 삼아 등판 기회를 줄만도 했지만 이구치 감독은 그러지 않았습니다. “아직 경기에 나설 만한 수준이 되지 않는다”는 게 이유였습니다. 그렇다고 2군으로 내려서 경기를 뛰게 하지도 않았습니다. 아픈 데도 없었던 사사키는 1년 내내 경기에는 전혀 나서지 않으면서 모든 1군 일정을 동행할 뿐이었습니다. 그 기간 동안 그는 흔히 말하는 ‘육체강화’에 주력했습니다. 철저한 스케줄에 따라 몸을 불리고, 근력을 키웠습니다. 동시에 제구력을 잡는데도 많은 노력을 했지요. 그리고 지난해 비로소 1군 무대에 11경기에 등판해 3승 2패, 평균자책점 2.27을 기록했습니다. 그리고 올해 그는 마침내 괴물의 탄생을 알렸습니다. 올 시즌 그는 최고 164km의 빠른 공을 던졌습니다. 매 경기 160km 이상의 빠른 공을 수시로 뿌립니다. 그것도 제구가 되는 160km대의 빠른 공입니다. 직구 하나만으로도 타자들에게는 공포의 대상일텐데 그는 또 하나의 강력한 무기를 포크폴을 잘 던집니다. 포크볼 구속은 KBO리그 투수들의 평균 직구 구속에 필적하는 140km대 중반입니다. 그는 이 포크볼로도 스트라이트와 유인구를 던질 줄 압니다. 직구와 포크볼 단 두 가지 레퍼토리로 마운드를 평정해 버린 것이지요. 올 시즌 4경기에 등판한 그는 31이닝을 던지는 동안 삼진을 무려 56개나 잡았습니다. 9이닝을 기준으로 하면 16.26개라는 경이적인 숫자가 나옵니다. 지금대로라면 사사키는 내년에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에서 일본 대표팀 승선이 유력합니다. 한국 타자들로서는 오타니 쇼헤이에 이어 또 한 명의 ‘괴물’을 넘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될 것입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2-04-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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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직 야구기자가 본 윤석열 당선인과 야구의 친밀도 [이헌재의 B급 야구]

    윤석열 대통령 당선인은 ‘야구 명문’ 충암고를 나왔습니다. 충암고 동문들은 ‘충암고 사람들’을 이해하기 위해선 야구라는 키워드를 알아야 한다고 말한다는데요. 윤 당선인은 야구와 얼마나 가까운 걸까요. 윤 당선인이 야구에 대한 관심을 대외적으로 나타내기 시작한 것은 작년 대선 후보시절이었습니다. 작년 9월 충암고를 찾아 “우리 충암 동문들의 사회 맹활약도 충암고 야구장에서 나온다고 생각한다”고 말했지요. 윤 당선인은 충암고 야구 유니폼으로 갈아입고, 선수들과 함께 기념사진도 찍었습니다. 충암고 야구부는 1970년 창단했습니다. 8회 졸업생인 윤 당선인이 고교 2학이던 1977년 봉황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충암고는 창단 첫 전국대회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당시만 해도 고교야구 전성시대였으니 동문들이 난리가 났던 건 당연한 일이었지요. 당시 우승 감독은 쌍방울, LG, SK, 한화 등에서 감독을 지낸 뒤 현재 일본 프로야구 소프트뱅크 코치로 활동하고 있는 김성근 감독이었습니다. 대회 MVP는 역시 SK와 KIA, KT 감독 등을 지내며 한국시리즈 우승도 차지했던 조범현 감독이었지요.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모교 야구부에 대한 기억은 윤 당선인에게도 뿌리 깊이 박혀 있을 것입니다.윤 당선인이 대선 후보로 모교를 방문하기 직전 충암고 야구부는 고교 4대 전국대회 중 하나인 청룡기에서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앞서 열린 대통령배마저 제패해 2관왕에 올랐지요. 전국대회 우승이란 게 결코 쉬운 게 아닙니다. 그런데 공교롭게도 윤 당선인의 고교 시절 첫 우승이 나왔고, 대선 후보시절에 두 차례나 우승이 더해졌던 것이지요. 당시 충암고 야구부 주장은 윤 당선인을 향해 각본에 없던 돌발질문을 던졌습니다. “내년에도 학교 야구팀이 좋은 성적을 올리면 (청와대로) 초청해 주실 건가요”. 윤 당선인은 전혀 당황한 기색 없이 “물론입니다”라고 답했습니다. 당시 윤석열 캠프에서는 선수들과 함께 러닝을 하고 캐치볼을 하는 사진들을 언론사에 전달했었는데요. 전직 야구기자이자 사회인 야구도 좀 해 본 기자의 눈에 그 사진들은 상당히 강렬하게 다가왔습니다. 선거를 앞두고 정치인이 야구 유니폼을 입고 캐치볼을 하거나 배팅 연습을 하는 건 흔한 장면입니다. 그런데 대부분의 모습이 어색해 보이곤 합니다. 제대로 야구 한 번 해 본적 없는데 연출사진을 찍으려니 그랬었겠지요. 하지만 윤 당선인은 달랐습니다. 글러브를 낀 왼손이나 공을 던지는 자세가 흔한 말로 ‘예전에 공놀이 좀 했구나‘ 하는 느낌을 줬습니다. 와인드업 자세도 그렇고, 공을 손에서 뿌리는 동작도 그럴 듯 했습니다. 사실 야구는 배가 좀 나오고, 조금 뚱뚱해도 즐길 수 있는 종목이기도 합니다. 윤 당선인의 야구 관련 사진은 작년 11월 서울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KT 위즈와 두산 베어스의 한국시리즈 1차전 때 다시 대량으로 공개됐습니다. 당시 윤 당선인은 한국 야구국가대표팀 야구 점퍼에 야구 모자를 썼습니다. 손에는 글러브를 들고 관중석에 앉아 경기를 관전했지요. 그런데 야구팬들의 시선으로 볼 때 그 모습 또한 자연스럽기 그지없었습니다. 지퍼를 열어젖히고 좌석에 편하게 걸터앉은 모습은 흔히 볼 수 있는 ‘야구 아재’의 모습 그대로였기 때문입니다. 올해도 어김없이 프로야구의 봄이 찾아왔습니다. 이제 윤 당선인은 당선인이 아닌 대통령의 신분으로 야구장을 찾을 것입니다. ‘야구광’ 윤 당선인이 대통령 재임 기간 야구장을 자주 찾았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대통령이 종종 야구장 나들이를 한다는 것은 그만큼 국정이 잘 굴러가고, 나라가 편안하다는 의미일 테니까요. 야구팬들과 ‘치맥’을 함께하며 소통까지 한다면 금상첨화가 아닐까요.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 2022-0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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