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2년 만에 오프라인으로 돌아오는 2021 서울마라톤 겸 제91회 동아마라톤대회가 2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에서 잠실종합운동장으로 이어지는 42.195km 구간에서 열린다. 최근 단계적 일상 회복(위드 코로나)에 따라 38명(남자 31명, 여자 7명)의 국내 엘리트 선수와 추첨을 통해 선정한 300명의 마스터스 선수들이 늦가을 도심을 누비게 된다. 모두 백신 접종을 완료한 이들은 48시간 이내 유전자증폭(PCR) 검사 음성확인서를 추가로 제출한 뒤 레이스에 참가한다. 이에 따라 이날 오전 7시 50분부터 11시 30분까지 마라톤 주요 구간에 단계별로 교통통제가 이뤄진다. 이날 대회는 채널A 유튜브(youtu.be/4B8f5UPnuI8)와 SLTV 유튜브 채널, 네이버, 서울마라톤 홈페이지 등을 통해 생중계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성실함의 상징이었지만 우승과는 유독 인연이 없던 남자. 하지만 선수 시절의 피날레는 생애 첫 한국시리즈 정상이었다.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령 선수 KT 내야수 유한준(40·사진)이 정상의 자리에서 유니폼을 벗는다. 올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한 KT는 24일 유한준의 은퇴 소식을 알렸다. 유한준은 구단을 통해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감사한 마음으로 알리게 되어 기쁘다”며 “통합 우승 팀의 일원으로 은퇴를 하게 되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고, 선수로서 가장 행복한 마무리를 맞이하게 됐다”고 밝혔다. 2004년 현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5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1군 무대에 처음 진입한 KT와 계약했다. 프로 통산 기록은 18시즌 1650경기, 타율 0.301, 151홈런, 883타점, 717득점이다. 올해도 타율 0.309, 5홈런, 42타점으로 팀 우승에 기여했다. 무엇보다 성실함과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으로 팬들과 동료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숭용 단장은 “유한준은 프런트 업무 전반에 걸쳐 실무 경험을 쌓으며 제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성실함의 상징이었지만 우승과는 유독 인연이 없던 남자. 하지만 선수 시절의 피날레는 생애 첫 한국시리즈 정상이었다. 올 시즌 프로야구 최고령 선수 KT 내야수 유한준(40)이 정상의 자리에서 유니폼을 벗는다. 올해 정규시즌과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을 차지한 KT는 24일 유한준의 은퇴 소식을 알렸다. 유한준은 구단을 통해 “선수 생활의 마지막을 감사한 마음으로 알리게 되어 기쁘다”며 “통합 우승 팀의 일원으로 은퇴를 하게 되어 무한한 영광으로 생각하고, 선수로서 가장 행복한 마무리를 맞이하게 됐다”고 밝혔다. 2004년 현대에서 프로 생활을 시작한 그는 2015년 자유계약선수(FA) 자격으로 1군 무대에 처음 진입한 KT와 계약했다. 프로 통산 기록은 18시즌 1650경기, 타율 301, 151홈런, 883타점, 717득점이다. 올해도 타율 0.309, 5홈런, 42타점으로 팀 우승에 기여했다. 무엇보다 성실함과 솔선수범하는 리더십으로 팬들과 동료들의 사랑을 받았다. 이숭용 단장은 “유한준은 프런트 업무 전반에 걸쳐 실무 경험을 쌓으며 제 2의 야구 인생을 시작할 것”이라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헌정사에 큰 오점을 남긴 전두환 전 대통령은 경제와 관련해선 ‘성장과 물가를 동시에 잡은 대통령’과 ‘3저 호황 덕을 본 대통령’이라는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1979년 10·26사태와 2차 석유파동으로 1980년 물가 상승률은 28.7%, 실업률은 5.2%로 치솟았다. 그해 경제 성장률은 ―1.6%였다. 저성장, 고물가, 경상수지 적자의 3중고에 시달리던 한국 경제는 저달러(달러가치 하락), 저유가, 저금리 등 이른바 3저 호황을 타고 1980년대 후반엔 10%대 성장, 물가 안정, 국제수지 흑자의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 김재익 경제수석 등을 등용한 용인술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전 전 대통령이 김 수석에게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라며 일을 맡겼다는 얘기는 널리 회자되는 사례다. 남덕우 전 국무총리는 생전에 동아일보 기고에서 1980년 9월 발표된 ‘경제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 “안정, 능률, 개방, 경쟁, 민간 주도 등을 내세우고 있었고 여기에는 물가 안정을 최우선시하는 대통령과 그를 보좌하는 김재익의 철학이 반영되어 있음은 물론이다”라고 했다. 예산 동결과 공정거래법 제정을 통한 독과점 단속 등의 구조 개혁으로 1980년 30%에 육박하던 물가 상승률은 4년 만에 2.3%로 떨어졌다. 전 전 대통령은 스포츠에 관심과 애정이 많았다. 1986년 아시아경기와 1988년 올림픽을 유치하고 프로 스포츠를 육성했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돌리기 위한 ‘3S(스크린, 스포츠, 섹스) 정책’의 일환으로 스포츠를 이용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1982년 프로야구에 이어 1983년 프로축구, 프로씨름 등이 차례로 출범하면서 우민화 논란 속에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다. 프로야구 출범 당시 물밑 작업을 했던 이용일 전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90)은 “청와대에서 국민의 정치적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프로야구 출범을 구상했다”고 회고했다. 전 전 대통령은 1982년 3월 27일 서울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MBC의 원년 개막전에 시구자로 나섰다. 시구를 받은 MBC 포수 유승안이 공을 전달하러 전 전 대통령에게 달려가자 야구장 곳곳에 포진해 있던 무장 경호원들이 그를 막아서는 해프닝도 있었다. 육사 시절 축구 골키퍼로 뛰었던 전 전 대통령은 체육인들을 종종 청와대나 자택으로 불러 격려하고 올림픽 메달리스트 등에게 큰 액수의 금일봉을 주기도 했다. 박종환 전 축구 대표팀 감독(83)은 “청와대 들어갈 때 검문도 받지 않았다”며 “동대문운동장에서 국제경기를 하고 있을 때 직접 찾아와 전반전 끝나고 작전과 관련된 한두 가지 지적을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이헌재 기자 uni@donga.com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헌정사에 큰 오점을 남긴 전두환 전 대통령은 경제와 관련해선 ‘성장과 물가를 동시에 잡은 대통령’과 ‘3저 호황 덕을 본 대통령’이라는 엇갈린 평가가 나온다. 1979년 10·26사태와 2차 석유파동으로 1980년 물가 상승률은 28.7%, 실업률은 5.2%로 치솟았다. 그해 경제 성장률은 ―1.6%였다. 저성장, 고물가, 경상수지 적자의 3중고에 시달리던 한국 경제는 1980년대 후반엔 10%대 성장, 물가 안정, 국제수지 흑자의 세 마리 토끼를 잡았다. 당시 착수한 전국 고속통신망 개설은 정보통신기술(ICT) 강국의 토대가 됐다. 시장 기능을 중시하고 김재익 경제수석 등 전문 관료를 등용한 용인술에 대해선 긍정적인 평가가 많다. 전 전 대통령이 김 수석에게 “경제는 당신이 대통령이야”라며 경제를 맡겼다는 일화는 널리 회자되는 사례다. 남덕우 전 국무총리는 생전에 동아일보 기고에서 1980년 9월 발표된 ‘경제 활성화 방안’과 관련해 “안정, 능률, 개방, 경쟁, 민간 주도 등을 내세우고 있었고 여기에는 물가 안정을 최우선시하는 대통령과 그를 보좌하는 김재익의 철학이 반영되어 있음은 물론이다”라고 했다. 1980년 30%에 육박하던 물가를 4년 만에 2.3%로 떨어뜨리는 과정에서 예산 동결과 공정거래법 제정을 통한 독과점 단속 등의 구조 개혁이 있었다. 전 전 대통령은 스포츠에 관심과 애정이 많았다. 1986년 아시아경기와 1988년 올림픽을 유치하고 프로스포츠를 육성했다. 정치에 대한 국민의 불만을 돌리기 위한 ‘3S 정책(스크린 스포츠 섹스)’의 일환으로 스포츠를 이용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프로야구에 이어 1983년 프로축구, 프로씨름 등이 차례로 출범하면서 우민화 논란 속에 국민적인 인기를 끌었다. 1982년 프로야구 출범 당시 물밑작업을 했던 이용일 전 한국야구위원회(KBO) 사무총장(90)은 “청와대에서 국민의 정치적 관심을 다른 곳으로 돌리기 위해 프로야구 출범을 구상했다”고 회고했다. 전 전 대통령은 1982년 3월 27일 서울 동대문구장에서 열린 삼성과 MBC의 원년 개막전에 시구자로 나섰다. 시구를 받은 MBC 포수 유승안이 공을 전달하러 전 전 대통령에게 달려가자 야구장 곳곳에 포진해 있던 무장 경호원들이 그를 막아서는 해프닝도 있었다. 육사 시절 골키퍼로 뛰었던 전 전 대통령은 체육인들을 종종 청와대나 자택으로 불러 격려하고 올림픽 메달리스트 등에게 큰 액수의 금일봉을 주기도 했다. 박종환 전 축구 대표팀 감독(83)은 “청와대 들어갈 때 검문도 받지 않았다”며 “동대문운동장에서 국제경기를 하고 있을 때 직접 찾아와 전반전 끝나고 작전과 관련된 한두 가지 지적을 한 적도 있다”고 말했다. 세종=송충현 기자 balgun@donga.com이헌재 기자 uni@donga.com 김지현 기자 jhk85@donga.com}

KBO리그에 자유계약선수(FA) 제도가 처음 도입된 건 2000년이다. 당시 해태 소속 투수 이강철(현 KT 감독)과 LG 포수 김동수(전 LG 2군 감독)가 FA 권리를 행사해 삼성으로 이적했다. 두 사람 모두 당시로는 파격적인 금액인 3년 8억 원에 계약했다. 이후 FA는 대박의 상징이 됐다. 해외에 진출했다 돌아온 선수를 제외하고 순수 국내파로 처음 100억 원을 돌파한 선수는 최형우(38)다. 삼성에서 FA 자격을 얻은 외야수 최형우는 2017시즌을 앞두고 KIA로 이적하며 4년 100억 원에 계약해 ‘100억 원의 사나이’가 됐다. 역대 최고 금액은 NC 포수 양의지(34)가 2019시즌 전에 계약한 4년 125억 원이다. 합산 금액으로 따질 때 FA 계약 최대 수혜자는 SSG 내야수 최정(34)이라고 할 수 있다. 첫 번째 FA 계약 때 4년 86억 원을 받았던 최정은 한국시리즈 우승 후인 2018시즌 후 두 번째 FA 계약에서 6년 106억 원에 사인했다. 두 번의 FA 계약으로 192억 원을 벌었다. 최정의 기록은 이번 스토브리그에서 깨질 가능성이 높다. 기록 경신이 가장 유력한 선수는 삼성에서 마스크를 썼던 강민호(36·사진)다. 국가대표 포수인 강민호는 이미 두 차례의 FA 계약을 통해 155억 원을 벌어들였다. 2014년 원 소속팀 롯데와 4년 75억 원에 계약한 데 이어 2018년에는 삼성으로 이적하며 4년 85억 원에 사인했다. 그리고 올 시즌이 끝난 후 생애 3번째 FA 자격을 얻었다. 30대 중반의 나이임에도 여전히 그만한 포수를 찾기 힘들다. 올해 123경기에 출전해 타율 0.291, 18홈런, 67타점을 기록했다. 팀 내 어린 투수들을 잘 리드하며 6년 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에도 기여했다. 삼성은 두산과의 플레이오프에서 2연패로 무너졌지만 삼성으로서는 강민호 없는 내년은 생각하기 어렵다. 특히 강민호는 FA 등급제에서 C등급으로 분류돼 보상선수가 발생하지 않아 타 팀 이적도 용이한 편이다. 만약 강민호는 이번 겨울 총액 기준 45억 원 이상의 계약을 하면 KBO리그에서 사상 처음 FA 계약으로만 200억 원 넘게 버는 선수가 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야구에서 각 포지션은 숫자로도 표기된다. 투수는 1, 포수는 2다. 내야 수비의 핵심인 유격수는 6이다. 한국 프로야구를 대표하는 명유격수였던 류지현 LG 감독(50)은 6이라는 숫자를 분신처럼 아꼈다. 현역 시절 6번을 달았던 류 감독은 그 번호를 후배 박경수(37·현 KT)에게 물려줬다. LG의 6번은 단순한 번호가 아니었다. 1990년대 신바람 야구를 기억하는 LG 팬들은 6번에서 전성기의 류지현을 떠올렸다. 2003년 큰 기대 속에 LG에 입단한 어린 박경수에게 ‘6번 유니폼’은 너무 무거웠다. 게다가 LG는 2003년부터 기나긴 ‘암흑기’로 빠져들었다. 부상과 부담에 시달리며 좀처럼 꽃을 피우지 못하던 박경수에게 당시 코치이던 류 감독은 넌지시 물었다. “등번호를 바꿔 보는 게 어떻겠니?” 박경수는 이렇게 답했다. “아닙니다, 코치님, 제가 이겨내 보겠습니다.” LG의 박경수는 결국 6번의 벽을 넘지 못했다. 그의 야구 인생이 달라진 것은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2015년 신생팀 KT로 이적한 이후였다. 환경이 바뀌면 사람도 바뀔 수 있다. LG에서 만년 후보였지만 KT에선 어엿한 주전이었다. LG에서 진루타나 작전 수행에 특화된 선수였지만 KT에서는 마음껏 방망이를 돌렸다. 포지션은 수비 부담이 덜한 2루수로 바꿨다. 변하지 않은 건 등번호 6번이었다. KT로 옮긴 첫해 스프링캠프에서 기적 같은 일이 일어났다. LG에서 10년간 잡힐 듯 잡히지 않던 타격감, 일명 ‘그분’이 오신 것이다. 포기하지 않고 꾸준히 노력해 온 그에게 하늘이 준 선물일지도 모르겠다. LG에서 한 번도 10개 이상 홈런을 쳐본 적 없던 그가 2015년 22홈런을 때렸다. 2018년에는 25개를 담장 밖으로 보냈다. 올해 정규 시즌에서는 타율 0.192, 9홈런, 33타점을 기록했다. 야구에서는 좋은 수비 하나가 홈런보다 값질 때가 있다. 박경수는 최근 두 차례 팀을 살리는 결정적인 수비를 선보였다. 지난달 31일 열린 삼성과의 정규 시즌 1위 결정전 9회말에 그는 선두 타자 구자욱의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다. 1-0으로 승리한 KT는 정규 시즌 우승과 함께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을 따냈다. 15일 한국시리즈 2차전 1회초에는 그림 같은 병살 플레이를 성공시켰다. 무사 1, 2루에서 1, 2루 간을 빠져나가는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병살타로 연결시켰다. 팀은 6-1로 승리하며 1, 2차전을 모두 가져왔다. 공은 둥글고 앞으로 남은 경기는 어떻게 될지 모른다. 하지만 KT가 2승을 더해 창단 첫 한국시리즈 정상에 오른다면 공수에 걸친 박경수의 활약은 새삼 부각될 것이다. 류 감독은 한때 박경수에게 6번을 물려준 것을 미안해했다. 하지만 박경수는 어느덧 그 누구에게도 부끄럽지 않은 ‘당당한 6번’이 됐다. 그는 “마음대로 되지 않아 고생하는 비슷한 처지의 사람들에게 조그마한 희망이 되었으면 좋겠다”고 말한 적이 있다. 입단 18년 만에 처음 한국시리즈 무대를 밟은 37세 베테랑의 가을은 마지막 화려함을 뽐내는 요즘 날씨를 닮은 것 같다.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uni@donga.com}

시니어 골프의 최강자 베른하르트 랑거(64·독일)가 미국프로골프(PGA) 챔피언스투어에서 6번째로 시즌 챔피언을 차지했다. 랑거는 15일 미국 애리조나주 피닉스컨트리클럽(파71)에서 끝난 PGA 챔피언스투어 시즌 최종전인 찰스 슈와브컵 챔피언십에서 12언더파 272타로 공동 17위를 기록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때문에 2020시즌과 2021시즌을 통합 운영한 이번 시즌에서 랑거는 2차례나 우승하는 등 꾸준한 활약을 펼치며 해당 시즌에 가장 좋은 선수에게 주는 찰스 슈와브컵을 받았다. 2010년과 2014년, 2015년, 2016년, 2018년에 이어 통산 여섯 번째 수상이다. 젊은 시절 2차례 마스터스(1985년, 1993년)에서 우승하는 등 유럽 출신 최고의 선수 중 하나였던 랑거는 만 50세 이상 선수들이 출전하는 챔피언스투어에서 43번이나 우승했다. 지난달 도미니언 에너지 채리티 클래식에서 이룬 우승은 챔피언스투어 사상 최고령 우승이었다. 랑거는 이번 대회 3라운드에서는 자신의 나이보다 적은 63타의 맹타를 휘두르기도 했다. 한편 이 대회 우승은 최종 합계 19언더파 265타를 친 필 미컬슨(51·미국)이 차지했다. 미컬슨은 챔피언스투어 대회에 6번 나와 4번 우승을 차지했다. 챔피언스투어 사상 6개 대회에서 4번 우승한 선수는 잭 니클라우스(81·미국) 이후 처음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020∼2021 미국프로농구(NBA) 챔피언 밀워키 선수단이 8일(현지 시간) 백악관을 찾아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 축하를 받았다. NBA 우승팀이 백악관을 방문한 것은 2016년 클리블랜드 이후 5년 만이다. 당시에는 버락 오바마 대통령 시절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 내 잔디밭인 사우스론에서 지난 시즌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인 그리스 출신 야니스 아데토쿤보를 포함한 밀워키 선수단을 맞았다. 그는 축하 연설에서 “하나가 되는 것은 가장 어렵지만 가장 필요한 가치다. 바로 그 일을 밀워키가 해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지난해 8월 위스콘신주 커노샤에서 흑인 제이컵 블레이크가 어린 세 아들 앞에서 백인 경관의 총에 맞은 사건이 발생했을 때 밀워키 선수단이 경기를 보이콧한 것에 대해 “정의와 평화를 위한 행동이었다”며 치켜세웠다. 밀워키 선수단은 바이든 대통령의 이름과 등번호 ‘46’이 새겨진 유니폼을 선물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미국의 제46대 대통령이다. 북미 4대 프로 스포츠 우승팀이 백악관을 방문하는 것은 미국 스포츠의 오랜 전통이다. 하지만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 시절에는 많은 팀들이 백악관 방문을 거부했다. 2017, 2018년 우승했던 골든스테이트는 인종차별적 언사를 서슴지 않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초청을 거부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올해 ‘잠실 라이벌전’의 승자도 역시 두산이었습니다. 정규시즌 4위 두산은 7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준플레이오프(준PO·3전 2승제) 최종 3차전에서 LG(정규시즌 3위)를 10-3으로 꺾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습니다. 시리즈 전까지만 해도 LG의 우세를 점치는 전문가들이 많았습니다. LG는 정규시즌 마지막까지 선두 다툼을 했습니다. 반면 두산은 마지막 날까지 포스트시즌 진출 여부를 알 수 없는 살얼음판을 걸었지요. 더구나 정규시즌 막판 두산은 외국인 ‘원투 펀치’ 로켓과 미란다를 모두 잃었습니다. 장기로 치면 ‘차포’를 떼고 나섰다고 할 수 있지요. LG도 주전 유격수 오지환이 부상으로 출전하지 못하게 됐지만 ‘마’ 정도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어쨌거나 단기전에서 가장 중요한 외국인 선발 투수 수아레즈와 켈리가 건재했기에 무게 추는 당연히 LG 쪽으로 기울었습니다. 하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 보니 완전히 달랐습니다. 포스트시즌 같이 큰 무대에서 ‘슈퍼 플레이’는 팀 전체의 기세를 살립니다. 1회말 수비에서 나온 중견수 두산 정수빈의 다이빙캐치가 대표적입니다. LG 선두 타자 홍창기가 친 좌중간 장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습니다. 2회말 수비에서도 구본혁의 우중간 안타성 타구를 몸을 날려 잡아냈습니다. 반면 LG 선수들의 수비 실책은 말 그대로 치명타가 되고 맙니다. 5화초 무사 1루에서 김재환의 우중간 안타 타구 때 우익수 채은성은 공을 더듬으며 김재환을 3루까지 보내줬습니다. 계속된 2사 만루 위기에서는 박계범의 평범한 뜬공을 3루수 김민성이 놓치고 말았습니다. 이는 곧바로 정수빈의 싹쓸이 3루타로 이어졌지요. 포스트시즌에서 이런 실책성 플레이가 나오면 이기기가 쉽지 않습니다. 한마디로 기(氣) 싸움에서 LG가 두산에 완패했다고 할 수 있습니다. 1994년 한국시리즈 우승을 마지막으로 이제 30년 가까이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한 LG로 서는 두산을 넘지 않고서는 우승을 하기 쉽지 않습니다. 2000년대 초중반 암흑기를 비롯해 2010년대 들어서는 LG는 번번이 두산 때문에 더 높은 곳을 향하지 못했습니다. 바로 지난해에도 LG는 준플레이오프에서 만난 두산에 2연패하며 꿈을 이루지 못했지요. 올해 준플레이오프를 포함해 2000년대 치른 4번의 ‘가을잔치’ 무대에서 LG는 4번 모두 두산에 무릎을 꿇었습니다. 하지만 한 때는 LG 선수들이 두산을 기 싸움에서 압도한 적이 있었습니다. 1990년대 ‘신바람 야구’ 시절의 일입니다. 당시 LG는 모든 구단 선수들이 가고 싶어 하는 선망의 구단이었습니다. 구단의 지원은 든든했고, 선수들은 야구를 잘했습니다. 1994년 신인 3인방으로 한국시리즈 우승을 합작했던 류지현-김재현-서용빈 3인방은 얼굴까지 잘 생겨 팬들의 인기를 독차지했습니다. 무엇보다 당시 LG 선수들에게는 다른 팀 선수들이 가지지 못한 ‘자신감’이 넘쳐흘렀습니다. 그게 발현된 대표적인 경기가 1998년 두산의 전신 OB와 치른 준플레이오프였습니다. 당시에도 올해처럼 LG는 정규시즌 3위, OB는 정규시즌 4위로 준플레이오프에서 맞붙었지요. 10월 9일 열린 1차전은 역전에 재역전을 거듭하는 혈전이었습니다. OB가 먼저 도망가면 LG가 따라가는 양상이었지요. 두 팀은 정규이닝까지 승부를 내지 못한 채 연장전에 돌입하게 됩니다. 그리고 그 끝은 OB로서는 허무 그 자체였습니다. 연장 10회말 1사 2루에서 김재현의 평범한 2루수 땅볼을 OB 2루수 캐세레스가 가랑이 사이로 빠뜨렸고, 2루 주자 이준용이 결승점을 뽑은 것이지요. KBO리그 포스트시즌 역사상 처음 나온 끝내기 실책이었습니다. LG는 그 기세를 이어 2차전에서는 OB를 14-5로 대파하고 플레이오프에 진출했습니다. 흥미롭게도 당시 LG의 톱타자 겸 주전 유격수는 류지현 LG 감독이었고, 두산 김태형 감독은 2차전에서 선발 포수로 마스크를 썼습니다. 그날이 LG가 포스트시즌에서 마지막으로 두산을 이긴 시리즈였습니다. LG에 그런 날이 다시 올까요. 그런 날을 만들지 못하고는 LG가 꿈에 그리는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도 요원할 수밖에 없을 것 같습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메이저리그 야구팀 클리블랜드는 1915년부터 ‘인디언스(Indians)’라는 이름을 써 왔다. 이 구단이 100년 넘게 사용해 온 익숙한 이름이 조만간 ‘가디언스(Guardians)’로 바뀐다. 그 첫걸음은 1994년 문을 연 안방 구장 프로그레시브필드 전광판 뒤에 설치된 ‘인디언스’의 대형 사인판을 철거하는 것이었다. 3일 AP와 CBS스포츠 등 미국 언론들에 따르면 구단은 이날 인디언스 사인판 철거를 시작했다. 작업자들은 약 24m 길이의 ‘I’자의 상단을 절단한 뒤 크레인을 이용해 조심스럽게 떼어냈다. 철거 작업이 완료된 자리에는 ‘가디언스’라는 새 사인판이 설치될 예정이다. 아메리칸리그 중부지구 소속으로 추신수(현 SSG)가 한때 몸담아 국내 팬들에게도 익숙한 클리블랜드는 찰리 신이 강속구 투수로 분한 할리우드 영화 ‘와일드씽’의 배경이 되기도 했다. 하지만 미국 원주민을 속되게 지칭하는 인디언스라는 단어와 와후 추장의 얼굴을 우스꽝스럽게 묘사한 로고 등으로 인종차별적 요소가 존재한다는 비난을 받았다. 특히 지난해 백인 경찰의 가혹 행위로 흑인 조지 플로이드가 사망한 이후 팀명 교체 요구가 더욱 거세지자 구단은 올해 7월 팀 이름을 가디언스로 변경하기로 결정했다. 이날까지는 여전히 인디언스로 통용되고 있지만 메이저리그 2021시즌 모든 일정이 마무리되면서 구단도 조만간 ‘가디언스’ 브랜드를 전면에 내세울 예정이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일 키움과 두산의 2021 KBO리그 와일드카드 결정 2차전이 열리기 전 김태형 두산 감독의 경기 전 인터뷰에서는 예전과 다른 묘한 느낌이 있었습니다. 뭔가 ‘내려놨다’고 해야 할까요. 전날 1차전 패배로 탈락 위기에 몰린 것에 대한 질문을 받자 김 감독은 “그래도 우리 선수들이 정말 잘해줬다고 생각한다. 중간 계투 투수들이 실점을 해서 지긴 했지만 그 선수들이 정규시즌 막판에 정말 잘해 줬기에 여기 이 자리까지 와 있는 거라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평소의 김 감독은 ‘화이팅’ 넘치는 사령탑입니다. 최근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진출해 3차례 우승을 이끌었던 김 감독의 말 치고는 다소 ‘약한’ 느낌이 들었던 게 사실입니다. 정규시즌 4위를 차지하며 7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지만 두산의 상황은 예전 최강일 때와는 많이 다릅니다. 우선 외국인 원투펀치 로켓과 미란다가 부상으로 모두 전력에서 이탈했습니다. 불펜 투수진도 피로를 호소하고 있고, 주전 포수 박세혁의 몸 상태도 좋지 않습니다.이 때문인지 선수단의 분위기도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농담처럼 “준플레이오프에 올라가서 LG에 완패를 당하느니 여기서 멈추는 게 나을 수도 있다”는 말도 오갔습니다. ‘뼈 있는 농담’이었습니다. 두산과 LG는 함께 서울 잠실구장을 쓰는 오랜 라이벌입니다. 다른 팀에 지는 것보다 상대에게 지기 싫어하는 마음이 강합니다. 더구나 오랜 기간 LG를 압도해 왔던 두산 선수들로서는 ‘차포’를 떼고 맞붙어야 하는 LG와의 준플레이오프가 더욱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었습니다. 하지만 결론적으로 두산 선수들의 말과 행동은 180도 달랐습니다. 막상 그라운드에 들어서자 두산 특유의 ‘가을 DNA’가 발현됐습니다. 가장 큰 위기는 어찌 보면 1회초였습니다. 22살의 신예 선발 김민규가 키움의 베테랑 선두타자 이용규와 8구까지 가는 접전 끝에 볼넷을 허용한 것이지요. 만약 여기서 선취점을 내줬다면 두산은 한 순간에 허물어질 수 있었습니다. 그런데 2번 타자 김혜성의 잘 맞은 땅볼 타구가 4-6-3으로 이어지는 병살타로 연결됩니다. 발 빠른 두 명의 타자 주자를 동시에 잡아내면서 두산은 고비를 넘겼습니다. 그리고 곧 이은 1회말 양석환의 2타점 적시타로 승기를 가져오게 됩니다. 이후 두산 타선은 말 그대로 키움 마운드를 폭격했습니다. 홈런은 한 개도 나오지 않았지만 무려 20개의 안타를 몰아치며 16득점을 올렸습니다. 역대 와일드카드 결정전 최다 안타이자 최다 득점 기록입니다. 두산으로서 무엇보다 다행인 것은 점수 차가 크게 벌어지면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선발 투수 최원준을 아낄 수 있었다는 점입니다. 만약 이날 승부가 치열하게 전개됐으면 최원준도 등판했을 것이고, 그 경우엔 준플레이오프 진출했다 하더라도 선발 투수의 부재 속에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었을 것입니다. 타자들이 타격감을 최상으로 끌어 올린 채 준플레이오프 나가는 것은 덤이지요. 정수빈과 페르난데스, 양석환, 강승호, 박세혁 등 무려 5명의 타자가 이날 하루에만 3안타씩을 몰아쳤습니다. 4일부터 시작되는 LG와의 준 플레이오프에서도 객관적인 전력에서는 두산이 앞선다고 하기 어렵습니다. 무엇보다 LG는 두 명의 외국인 투수 수아레즈와 켈리가 건재하지요. 하지만 포스트시즌과 같은 단기전에서는 ‘기세’가 중요합니다. 일단 두산은 키움과의 와일드카드를 통해 좋은 기세를 탔습니다. 최근 6년 연속 한국시리즈에 오른 경험도 무시할 수 없지요. 가을이 익숙한 두산 선수들의 ‘가을 DNA’가 어디까지 갈 수 있을지 궁금합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2일 키움과 두산의 프로야구 와일드카드(WC) 결정 2차전이 열린 서울 잠실구장. 공수교대 시마다 양 팀 응원단장은 신나는 음악과 율동으로 이날 입장한 관중 9425명의 흥을 돋웠다. 하지만 하루 전과 달라진 게 있었다. 관중의 육성 응원이 사라졌다. 이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정부 방역지침을 따른 것이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일 경기에 앞서 양 팀 응원단장과 긴급회의를 갖고 하루 전 WC 결정 1차전에서 문제가 됐던 관중의 육성 응원 방지 대책을 논의했다. 이에 따라 양 팀 응원단은 흥겨운 응원을 유도하면서도 관중에게 육성을 내지 말아줄 것을 수시로 요청했다. 평소 같으면 홈런이나 적시타가 나왔을 때 선수 응원가와 함께 관중의 함성이 쏟아졌지만 이날은 아예 응원가를 틀지 않았다. 대부분의 관중도 클리퍼나 응원봉 등을 이용한 응원을 하거나 박수를 치며 최대한 육성을 자제했다. KBO 관계자는 “앞으로도 관중의 안전을 최우선으로 포스트시즌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서울 잠실구장에 폭죽 같은 안타 쇼가 펼쳐졌다. ‘가을의 팀’ 두산이 처음 나선 와일드카드(WC) 결정전에서 각종 타격 관련 기록을 새롭게 쓰며 준플레이오프(준PO)에 진출했다. 두산은 2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1 KBO리그 키움과의 WC 결정 2차전에서 장단 20개의 안타로 키움 마운드를 맹폭하며 16-8로 승리했다. 정규시즌 4위로 한 경기만 비기거나 이겨도 WC를 통과할 수 있었던 두산은 타자들의 타격감을 최대한 끌어올린 뒤 3위 LG와 준PO에서 만난다. 이날 두산의 승리로 2015년 처음 WC가 도입된 후 7년 연속 4위 팀이 승리하는 기록도 이어졌다. 두산은 1회 4번 타자 김재환의 2루타와 양석환의 2타점 적시타로 포문을 열었다. 2회 강승호의 안타와 김재호의 볼넷으로 키움 선발 정찬헌을 조기 강판시켰다. 정수빈과 페르난데스는 바뀐 투수 한현희를 상대로 각각 적시타를 쳐내 4-0으로 달아났다. 두산 타자들의 방망이는 4회와 6회 두 차례나 타자일순을 기록할 정도로 뜨겁게 달아올랐다. 4회에는 6개의 안타를 집중시키며 5득점했고, 6회에도 6개의 안타와 상대 실책 등을 묶어 6득점했다. 이날 선발 라인업에 포함된 9명의 선수 전원이 득점을 기록하며 WC 처음이자 포스트시즌 7번째로 선발 전원 득점을 기록했다. 또한 20개의 안타를 합작하며 역대 WC 팀 최다 안타 신기록(종전 13개)과 WC 팀 최다 득점 신기록(종전 10점·이상 2017년 NC)도 갈아 치웠다. 6회에 기록한 6득점은 WC 한 이닝 최다 득점 신기록이었다. 2번 타자로 나선 페르난데스는 3개의 안타로 5타점을 기록하며 WC 한 경기 최다 타점 신기록을 세웠다. 이 밖에 양석환이 3안타 4타점, 강승호와 박세혁이 각각 3안타 2타점을 기록했다. 두산 마운드에서는 고졸 4년차 신예 투수 김민규가 ‘가을 사나이’로 우뚝 섰다. 정규시즌에서 2승 3패, 평균자책점 6.07로 부진했던 김민규는 이날 선발 등판해 키움 타선을 4와 3분의 2이닝 동안 5피안타 1볼넷 3실점으로 잘 막았다. 김민규는 지난해에도 플레이오프와 한국시리즈에서 결정적 순간마다 등판해 1승 1패 1세이브 1홀드 평균자책점 0.75로 맹활약한 바 있다. 정규시즌 타격왕 키움 이정후는 5타수 4안타 3타점 등으로 WC 통산 안타(8개) 및 최다 타점 신기록(7개), 최다 루타 신기록(10개) 등을 세웠지만 팀 패배로 빛이 바랬다. 두산과 LG의 준PO 1차전은 4일 오후 6시 반 잠실구장에서 열린다. 두 팀은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준PO에서 맞붙게 됐다. 작년에는 두산이 2연승으로 플레이오프에 진출했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벼랑 끝에 몰렸던 휴스턴이 1회 만루 홈런을 허용하고도 기사회생했다. 휴스턴은 1일 미국 조지아주 컴벌랜드 트루이스트파크에서 열린 메이저리그(MLB) 월드시리즈(WS·7전 4승제) 5차전에서 안방 팀 애틀랜타에 9-5로 역전승했다. 전날까지 시리즈 전적에서 1승 3패로 몰렸던 휴스턴은 0-0이던 1회말 선발 투수 프람베르 발데스가 애덤 듀발에게 우월 만루 홈런을 맞으면서 월드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애틀랜타에 내줄 위기에 처했다. 하지만 휴스턴의 활발한 타선이 경기 흐름을 바꿔놨다. 휴스턴은 2회초 공격에서 앨릭스 브레그먼의 적시 2루타와 마르틴 말도나도의 희생플라이로 두 점을 따라붙었다. 3회에는 카를로스 코레아의 적시타와 율리 구리엘의 1타점 유격수 앞 땅볼로 동점을 만들었다. 이후 경기는 난타전 양상으로 전개됐다. 휴스턴은 3회말 프레디 프리먼에게 중월 홈런을 허용하며 다시 뒤졌지만 5회초 공격에서 대거 3득점 하며 역전했다. 이날 장단 12개의 안타를 합작한 휴스턴은 코레아와 구리엘이 각각 3안타로 공격을 이끈 가운데 투수 잭 그링키도 안타를 생산했다. 4-5로 뒤진 4회 1사에서 투수 이미 가르시아 타석 때 대타로 나선 그링키는 상대 투수 제시 차베즈를 상대로 깨끗한 우전 안타를 때려냈다. 월드시리즈에서 투수가 대타로 나서 안타를 기록한 건 1923년 뉴욕 자이언츠의 투수 잭 벤틀리 이후 무려 98년 만이다. 2009년 아메리칸리그 사이영상을 받은 그링키는 2013년과 2019년 등 두 차례 실버 슬러거상을 받을 정도로 뛰어난 타격 솜씨를 발휘해 왔다. 투수로 219승(132패)을 올린 그는 정규시즌 통산 521타수 117안타(타율 0.225)를 기록 중이다. 다시 휴스턴으로 장소를 옮겨 펼쳐지는 월드시리즈 6차전은 3일 오전 9시 9분에 시작된다. 이헌재 기자 uni@donga.com}

토론토 왼손 투수 류현진(34)은 LA 다저스 소속이던 2019년 9월 23일 콜로라도와의 경기에서 5회 우중간 담장을 넘기는 솔로 홈런을 때렸다. 한국 시절을 포함해 프로 데뷔 후 기록한 첫 홈런이었다. 어쩌면 류현진은 다시는 홈런을 칠 기회를 얻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 아메리칸리그와 달리 투수도 타석에 들어서던 내셔널리그가 내년 시즌부터 지명타자 제도 도입을 추진하고 있기 때문이다. 1일 AP 등 현지 언론들은 “메이저리그 사무국과 선수노조, 각 구단은 모두 내셔널리그의 지명타자 제도 도입을 바라고 있다”며 “사무국은 12월에 시작하는 선수노조와의 교섭을 통해 내년 시즌 내셔널리그 지명타자 제도 도입을 구체화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AP는 “1일 열린 휴스턴과 애틀랜타의 월드시리즈 5차전이 투수가 타석에 들어선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도 전했다. 과거와 달리 요즘 내셔널리그에서 9번 타순에 주로 들어가는 선발 투수들은 ‘쉬어가는 타선’이 되곤 한다. CBS스포츠는 “올해 정규시즌에서 투수들의 삼진 비율은 44.2%에 달했다”고 전했다. 내셔널리그까지 지명타자 제도가 도입되면 ‘이도류’ 오타니 쇼헤이(LA 에인절스)처럼 특별한 경우가 아니면 투수가 타석에 들어설 일이 거의 없어질 것으로 전망된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역대급 순위경쟁이라 할 만하다. 30일 끝나는 2021시즌 KBO리그 정규시즌이 이날 치러지는 마지막 5경기 결과에 따라 1위부터 7위까지의 순위가 정해지게 됐다. 정규시즌 종료를 하루 앞둔 29일까지 순위가 확정된 팀은 8위 롯데, 9위 KIA, 10위 한화밖에 없다. 공동 선두 KT와 삼성이 29일 각각 키움과 NC에 덜미를 잡히고 3위 LG가 3연승을 달리면서 한국시리즈 직행 티켓이 주어지는 1위 자리는 마지막까지 주인을 알 수 없게 됐다. 만약 30일 KT가 SSG에 이기고, 삼성도 NC에 승리하면 양 팀은 승과 패는 물론 무승부까지 같아지게 된다. 이 경우 양 팀은 31일 대구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1위 자리를 두고 단판 승부를 벌인다. 사상 첫 1위 결정전이다. 양 팀에 0.5경기 차로 따라붙은 LG에도 희망이 있다. 만약 두 팀이 다 지고 LG가 30일 롯데에 승리하면 LG가 승률 1위가 된다. 이 경우에는 상대 전적에서 9승 1무 6패로 앞선 삼성이 2위, KT는 3위로 밀려난다. 포스트시즌 진출을 향한 중위권 팀들의 운명도 30일에 결정된다. 4위 두산이 7년 연속 포스트시즌행을 확정지은 가운데 5위 SSG와 6위 키움은 마지막 날 경기 결과에 따라 순위가 바뀔 수 있다. 키움이 30일 KIA를 이기고 SSG가 패하면 키움이 가을잔치의 마지막 초대장을 받게 된다. 잔치에서 소외된 대표적인 팀은 지난해 창단 첫 우승을 차지한 NC다. 올림픽 휴식기 KBO리그 중단을 불러온 ‘술자리 파동’으로 박석민(36), 박민우(28) 등 주전급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PS 진출조차 못했다. 29일 현재 7위에 머물러 있는 NC는 마지막 날 경기 결과에 따라 최대 6위까지 오를 수 있다. 베테랑들을 대거 방출하며 ‘뼈를 깎는 리빌딩’을 선언했던 한화 역시 2년 연속 최하위를 벗어나지 못했다. 개인 타이틀도 혼전이다. 최우수선수(MVP)로는 고 최동원을 넘어 한 시즌 최다 탈삼진 기록(225개)을 새로 쓴 두산 외국인 투수 미란다(32)와 한국 나이 마흔에 KBO리그 최초로 통산 300세이브를 넘은 삼성 마무리 오승환(39) 등이 유력한 수상자로 거론되고 있다. 오승환은 시즌 44세이브로 일찌감치 구원왕을 결정지었다. 타격왕 부문은 키움 이정후(23·타율 0.357)가 사상 최초의 부자 타격왕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그의 아버지인 이종범 LG 코치는 1994년 타율 0.393으로 타격왕에 올랐다. 시즌 막판 리그 통산 두 번째로 400홈런 고지에 오른 최정은 2017년 이후 4년 만에 홈런왕을 탈환(35개)했고 지난해 NC 우승의 ‘치트키’였던 포수 양의지(34)는 꾸준한 모습으로 타점왕(111개)을 찜했다.L G 4-1 롯 데두 산 11-5 K I AK T 2-4 키 움삼 성 1-3 N C김배중 기자 wanted@donga.com이헌재 기자 uni@donga.com}

치열한 승부의 세계에서 남의 불행은 나의 행복이다. 주말 골퍼들도 비슷하다. 소소한 내기라도 걸려 있을 때 동반자의 ‘OB’를 아쉬워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프로의 세계는 더욱 심하다. 상대방이 실수하면 내 성적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런 점에서 이정민(29·한화큐셀)은 특별한 골프 선수다. 2015년 6월 한국여자오픈에서 했던 그의 행동은 지금도 골프계에서 회자되곤 한다. 2억 원의 우승 상금이 걸려 있던 그 대회 최종 라운드 챔피언조에서 그는 박성현(28)과 맞붙었다. 박성현이 5타 리드를 안고 출발했지만 당시만 해도 우승 경험도 없던 박성현은 잇달아 보기와 트리플 보기를 범하며 무너지기 시작했다. 보통 사람 같으면 박성현의 추락을 기쁘게, 최소한 무심하게 지켜봤을 터. 하지만 이정민은 달랐다. 1타 차까지 쫓긴 후 표정이 굳어진 박성현에게 다가가 장난스럽게 “긴장돼?”라고 물었다. 박성현이 “그렇다”고 하자 “침착하게 하라”고 따뜻하게 조언을 건넸다. 그 한마디에 페이스를 되찾은 박성현은 이정민을 2타 차로 제치고 우승했다. 이후 박성현의 골프 인생은 완전히 바뀌었다. 승리의 물꼬를 튼 박성현은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에서만 10차례 정상에 올랐다. 이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에 진출해 7번의 우승과 함께 세계 랭킹 1위에까지 올랐다. 이정민에게 “그때 왜 그랬느냐”고 물어본 적이 있다. 그는 이렇게 답했다. “더 잘할 수 있는 친구였는데 전혀 자기 실력을 발휘하지 못하는 게 보였다. 나도 잘하면 좋겠지만 같이 잘하면 더 좋을 것 같았다.” 그런 마음이었으니 다른 선수들에게 선뜻 손을 내밀 수 있었다. 그는 또 “아마추어 때 내가 골프가 안될 때도 많은 언니들이 경기 중 좋은 말씀을 많이 해 주셨다. 저뿐 아니라 그렇게 하는 선수들도 많다”고 했다. 이정민에게 중요한 건 성적이나 우승 횟수가 아니었다. 그는 골프의 의미를 ‘준비’와 ‘과정’에서 찾는다. 2016년 3월 8승째를 거둔 뒤 5년 넘게 우승을 못 할 때도 그는 크게 개의치 않았다. 나날이 발전하는 골프가 목표인 그에겐 언제부턴가 ‘필드의 구도자’라는 별명이 붙었다. 그의 9번째 우승은 갑자기 찾아왔다. 지난주 끝난 KLPGA투어 동부건설·한국토지신탁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에서 버디 10개를 잡아내며 정상에 올랐다. 평소답지 않게 두 팔을 벌려 기쁨을 표현했다. 그가 기뻤던 건 상대 선수를 꺾어서가 아니었다. 매번 두려움과 상처 속에 이겨내지 못했던 부담을 떨쳐내고 스스로 우승을 결정지었기 때문이었다. 그는 “정말 많이 노력했다. 매일매일 똑같이 계속 노력했다. 앞으로도 1mm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매일매일 또 노력하면서 살아가려 한다”는 우승 소감을 밝혔다. 정말 많은 동료들이 진심 어린 축하를 건넸다. 그 가운데는 잠시 슬럼프를 겪고 있는 박성현도 있었다. 그는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이렇게 썼다. “매일 노력하고 매일 시도했다는 그 말이 참 멋졌어요. 언니를 보면서 ‘이런 게 골프지’라고 또 느꼈어요. 감사합니다.” 이헌재 스포츠부 차장 uni@donga.com}

치열한 4위 싸움에 한창인 프로야구 두산이 외국인 ‘원투 펀치’를 모두 잃게 됐다. 팔꿈치 부상으로 시즌 아웃된 로켓에 이어 에이스 역할을 해 오던 미란다마저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두산 김태형 감독은 26일 키움과의 안방경기에 앞서 “미란다가 피로 누적으로 어깨 상태가 좋지 않다. 남은 정규시즌 경기에 나올 수 없다”고 밝혔다. 14승 5패를 기록 중인 미란다는 24일 LG와의 경기에서 ‘전설’ 최동원(1958∼2011)을 넘어 역대 한 시즌 최다인 225탈삼진을 기록한 바 있다. 키움전에서 가라앉은 분위기를 살린 건 정수빈의 한 방이었다. 전날까지 시즌 홈런이 2개에 불과하던 정수빈은 1-1 동점이던 5회말 키움 선발 최원태의 슬라이더를 공략해 오른쪽 담장을 넘기는 결승 2점 홈런을 때려냈다. 두산은 6회말 키움 투수들의 제구 난조를 틈타 4점을 더 뽑아 7-2로 승리했다. 4위 두산은 68승(8무 64패)째를 기록하며 포스트시즌 진출에 한발 더 다가섰다. 5위 SSG도 NC를 7-5로 꺾고 ‘가을 잔치’에 유리한 고지를 점했다. 39세 외야수 추신수(SSG)는 3회 신민혁을 상대로 볼넷을 얻어내며 리그 최고령 100볼넷을 달성했다. 앞선 7경기에서 4무 3패에 그쳤던 3위 LG는 한화를 상대로 모처럼 4-0으로 승리하며 남은 4경기 결과에 관계없이 3위를 확정지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

대망의 200번째 우승 주인공은 고진영(26)이었다. 고진영은 24일 부산 기장 LPGA 인터내셔널 부산(파72)에서 열린 LPGA투어 BMW 레이디스 챔피언십 대회 마지막 날 4라운드에서 보기 없이 8개의 버디를 낚아 8언더파 64타를 몰아쳤다. 최종 합계 22언더파 266타를 기록한 그는 4타 차 단독 선두로 출발한 임희정(21)과 동타를 이룬 뒤 연장 첫 번째 홀에서 버디를 잡아내며 짜릿한 역전 우승을 거뒀다. LPGA투어에서 한국 선수의 200번째 우승을 완성하는 순간이었다. 프로 데뷔 후 첫 연장전에서 승리한 고진영은 9월 포틀랜드 클래식 우승부터 최근 출전한 5개 대회에서 우승 3회, 준우승 1회의 놀라운 성적을 올리고 있다. 세계 랭킹 2위였던 고진영은 시즌 4승을 거둬 넬리 코르다(3승·미국)를 제치고 다승 1위에 오름과 동시에 6월 112주 동안 지키다 물러난 세계 랭킹 1위를 탈환하게 됐다. 시즌 초반 조모상을 당한 뒤 슬럼프에 빠진 고진영은 7월 볼런티어스 오브 아메리칸 클래식에서 뒤늦게 시즌 첫 승을 따낸 뒤 “지난 몇 대회 동안은 ‘골프 사춘기’ 같았다. 뭔가 될 듯하면서 안 되니까 힘들었다.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을까 고민하던 시기였다”고 말했다. 도쿄 올림픽에서도 메달을 따지 못했다. 그는 “스윙을 되찾기 위해 오전 8시에 연습장에 가서 저녁 먹을 때까지 헬스장, 연습장만 왔다 갔다 했다”며 “죽기 살기로 연습했던 주니어 시절을 떠올리며 연습하려 했다”고 했다. 최근의 대반전은 그 같은 노력의 결과다. 이날 18번홀(파4)에서 날린 연장전 두 번째 샷은 ‘세계 1위’의 자격을 증명하는 한 방이었다. 173야드를 남겨 두고 친 하이브리드 샷은 그린 앞 벙커를 살짝 넘겨 내리막을 탄 뒤 핀 1m 앞에 멈춰 섰다. 임희정이 파를 지킨 반면 고진영은 버디를 잡아내며 우승을 확정지었다. 한국 여자 선수들은 고 구옥희 프로가 1988년 스탠더드 레지스터 대회에서 첫 승을 거둔 뒤 33년 만에 200승을 합작했다. 통산 11승을 거둔 고진영은 박세리(25승), 박인비(21승), 김세영(12승), 신지애(11승)의 뒤를 이었다. 이들을 포함해 48명의 한국 선수가 200승에 힘을 보탰다. 한국보다 더 많은 우승을 차지한 나라는 미국(1527승)뿐이다. 한국 선수들이 100승을 따내기까지는 24년이 걸렸다. 당시 부모들의 헌신과 희생, 특유의 성실함이 골프 불모지 한국을 세계 정상으로 이끈 원동력이었다. 유소연이 2012년 100승을 거둔 뒤 200승까지는 9년 밖에 안 걸릴 정도로 고속질주를 거듭했다. 여기엔 박세리의 영향을 받은 1988년생 동갑내기 박인비, 신지애, 최나연(9승), 김인경(7승) 등 ‘세리 키즈’들의 영향이 컸다. 이들은 주니어 시절부터 치열한 경쟁으로 실력을 키웠다. 행복한 골프를 추구하고 부모에게서 벗어나 독립 경향이 짙어진 것도 선배 세대와 달랐다. 한국 선수들이 101승에서 200승을 기록하는 동안 미국은 67승에 그쳤다. 고진영은 “2등은 하겠다는 마음으로 편하게 쳤다”며 “프로가 된 후 처음 치른 연장이라 설레는 마음으로 경기했는데 미안한 결과가 됐다”고 말했다. 4년 전 이맘때 국내에서 열린 KEB하나은행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LPGA투어에 직행한 그는 후배 임희정에 대해 “너무 잘해서 미국에 오면 좋겠다는 마음이 있다. 오늘은 운이 좋아 이겼다”고 칭찬했다. 임희정은 이번 대회 4라운드 72홀 동안 보기 없는 완벽한 플레이를 펼쳐 당장 LPGA투어에 진출해도 손색이 없다는 고진영의 찬사를 들었다.이헌재 기자 u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