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새마을금고 일부 지점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조짐을 계기로 예금자 불안이 확산되는 것을 막기 위해 예금자보호 한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23년째 5000만 원에 머물러 중국(약 9036만 원)보다 낮은 한도를 현실화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그러나 자칫 뱅크런 확산 시 금융권의 피해를 키울 수 있는 데다 예금보험료율이 올라 소비자 부담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정부 대책이 발표된 후 새마을금고의 예금 인출이 둔화세로 접어든 가운데 정부는 “새마을금고가 주말 후 영업을 시작하는 10일 상황이 관건”이라며 긴장의 고삐를 죄고 있다. 9일 금융당국에 따르면 금융위원회와 예금보험공사 등은 지난해 8월 ‘민관 합동 태스크포스(TF)’를 꾸려 시중은행 등의 예금자보호 한도를 기존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한도가 높아질 경우 인상될 수 있는 예금보험료율 등을 감안해 다음 달 최종안을 마련할 예정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TF 논의 대상에 새마을금고의 보호 한도는 포함돼 있지 않다”면서도 “시중은행의 보호 한도를 올리면 소비자들의 예·적금 이동을 가져올 수 있어 새마을금고 한도도 함께 올려야 하는 구조”라고 말했다. 예보 등에 따르면 2001년 만들어진 한국의 보호 한도는 주요국에 비해 낮은 편이다. 미국은 약 3억2625만 원(25만 달러)에 이르고, 유럽연합(EU)과 영국도 모두 1억4000만 원을 넘는다. 지난해 기준 1인당 국내총생산(GDP)이 한국의 39.5% 수준인 중국도 보호 한도가 9000만 원을 웃돈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젊은층은 은행이 위기에 처하면 인터넷뱅킹으로 돈을 쉽게 이체할 수 있어 은행이 파산하면 인터넷뱅킹에 미숙한 노년층이 손실을 떠안을 가능성이 높다. 이들을 위해서라도 한도를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한도를 1억 원으로 높일 경우 실제 은행 파산 시 금융권 전반에 미치는 피해 규모가 훨씬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한도 상향에 따라 예금보험료율이 올라가면 대출금리는 높아지고, 예·적금 금리는 낮아지는 등 소비자 부담이 늘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내 금융사의 부보 예금(예금보험제도 적용을 받는 예금)이 98.1%에 달해 한도를 높여도 실제 수혜를 받는 소비자가 적은 측면도 간과할 수 없다. 정치권에선 새마을금고의 감독 주체를 기존 행정안전부에서 금융당국으로 바꾸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간사인 더불어민주당 강병원 의원이 이르면 이달 중 관련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정부와 정치권의 각종 대책 발표 이후 7일 새마을금고 예금 인출 규모는 전날 대비 1조 원가량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7일 하루에만 중도 해지자의 재예치 건수는 3000건이 넘는 것으로 집계됐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각 지점에서 예금 인출 고객을 강력히 만류하고, 예·적금을 해약한 소비자가 재예치를 할 경우 원금과 이자에 대한 비과세 혜택을 보장해 주겠다는 정부 대책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국내 사업자가 발행하거나 국내에서 주로 거래되는 ‘김치코인’ 10개 중 9개에서 가격 급등 직후 급락을 뜻하는 ‘펌프 앤드 덤프(Pump&Dump)’ 현상이 관찰된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금융연구원이 발표한 “한국의 가상자산 시장과 ‘펌프 앤드 덤프’ 현상에 대한 고찰” 보고서에는 이 같은 내용이 담겼다. 통상 작전세력은 텔레그램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인위적으로 가상자산 가격을 띄운 뒤 일시에 매도하는 방식의 시세조종 수법을 쓴다. 이는 다수의 가상자산 거래소에서 자주 관찰되는데, 약 10분간 지속되는 경향이 있다. 유동성이 낮고 시가총액이 작은 가상자산일수록 작전세력의 타깃이 되기 쉽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가상자산 시장에서 김치코인이 단독 상장 가상자산(389종)의 57%(223종)를 차지하는 등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시세조종에 취약한 특성을 지니고 있다. 보고서를 작성한 백연주 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이 2021년 10월의 김치코인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총 1만6560건의 시간별 가격, 거래량 중 최대 약 4.7%가 ‘펌프 앤드 덤프’ 사례로 분류됐다. 또 김치코인 23개 중 21개(91.3%)에서 ‘펌프 앤드 덤프’로 추정되는 양상이 발견됐다. 백 연구위원은 “국내 가상자산 시장은 SNS를 이용해 투자자들의 심리를 조작하기가 용이한 데다 입법 미비, 정보 비대칭 등으로 불공정거래에 취약하다”고 분석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수백억 원대 대출채권 부실로 위기설이 불거진 새마을금고 일부 지점에서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조짐이 보이자 정부가 관계기관 합동으로 ‘범정부 대응단’을 구성했다. 정부는 “일부 금고가 합병되더라도 고객의 모든 예금은 보장된다”며 불안감 달래기에 나섰고, 행정안전부 차관이 현장에 나와 새마을금고 예금까지 가입했다. 하지만 연체율이 올해 3월 말 이미 다른 상호금융권의 2배 넘게 뛰며 위기설이 불거진 이후에도 상황을 계속 방치하다가 뒤늦게 수습에 나섰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됐다. 6일 행안부와 기획재정부, 금융위원회, 금융감독원, 한국은행은 정부서울청사에서 합동 브리핑을 열고 새마을금고 이용자들의 원금과 이자를 보장하고 필요시 정부 차입으로 유동성을 충분히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발표를 맡은 한창섭 행안부 차관은 “최근 연체율이 상승하면서 새마을금고 건전성 우려가 크다는 것을 알고 있지만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며 “새마을금고 연체율은 충분히 관리가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금고 창설 60년 역사 이래 크고 작은 위기는 있었지만, 고객의 예금을 지급하지 못한 적은 한 번도 없었다”라고 덧붙였다. 한 차관은 이날 서울 종로구 교남동 새마을금고를 찾아 본인 명의의 예금에 가입하기도 했다. 한 차관은 “범정부 위기대응단은 유사시에 ‘컨틴전시플랜’을 차질 없이 진행하는 한편으로 필요시 정부 차입 등을 통해 충분한 유동성을 지원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행안부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중앙회는 5월 말 기준 상환준비금 등 총 77조3000억 원, 예금자보호준비금 2조6000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행안부는 4일 새마을금고 연체율 상위 100곳을 대상으로 특별검사와 점검에 나서기로 했지만 안일한 ‘뒷북 감독’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올해 3월 미국 실리콘밸리은행(SVB) 파산과 크레디트스위스(CS) 사태가 발생하며 ‘은행 위기’는 일찌감치 고조됐다. 새마을금고에선 3월 말 기준 연체율이 5.34%로 다른 상호금융권(2.42%)의 2배 넘게 치솟으며 경보음이 울렸다. 그러나 당시 금융당국과 새마을금고 측은 부실에 대한 적극적인 대처에 나서는 대신에 “위기설은 악의적인 루머”라며 의혹을 봉합하기에 바빴다.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은 지난달 29일 기준 6.18%로 일반 시중은행의 20배에 육박하고 역대로도 가장 높은 수준이다. 허준영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새마을금고는 의사결정 구조가 금고 단위로 이뤄지기 때문에 전문적인 대출 심사가 이뤄지지 않았다”라며 “감독 권한을 금융당국이 아닌 행안부가 가지고 있어 감독 사각지대에 있는 것도 큰 문제”라고 말했다.“맡긴 돈 불안” 일부 새마을금고에 긴 줄… 두달새 7조 빠져나가지점 곳곳서 ‘뱅크런’ 조짐직원들 “안전하게 운영” 팻말 써붙여… “원금보장 각서 써달라” 요구 고객도연체율 급등… 신협-농협의 2.55배 무리한 PF 대출-금리 인상이 원인 “출근도 못 하고 새벽부터 돈 찾으러 왔어요. 예금이 보장된다고 해도 불안해서….” 6일 오전 8시경 경기 남양주시 남양주동부새마을금고 본점 앞. 홍모 씨(54·여)는 초조한 표정으로 줄을 선 채 1시간 뒤 영업 시작을 기다리고 있었다. 이 새마을금고는 600억 원대 부동산 관련 부실 대출이 드러나 합병이 예고된 곳이다. 홍 씨와 같이 줄을 선 사람은 10여 명에 달했다. 김모 씨(78·여)는 “어제 합병 사실을 문자로 통보받고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수수료를 일일이 내면서 입출금통장의 돈을 찾았는데 도저히 안 되겠다 싶어 아예 예·적금 통장을 해약하러 왔다”고 말했다. 지난해 금리 상승기에 시중은행에 비해 높은 예·적금 금리를 내걸어 ‘오픈런’이 벌어졌던 새마을금고 지점 곳곳에서 정반대의 ‘뱅크런’(대규모 예금 인출) 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연체율이 6%를 넘어 역대 최고 수준까지 치솟는 등 건전성 우려가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는 긴급히 ‘범정부 위기대응단’을 구성해 “충분히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적시에 새마을금고의 위기를 봉합하지 않으면 금융권 전반의 시스템 리스크로 번질 수 있다는 경고가 나온다.● 정부 진화에도 수도권 금고 곳곳 ‘뱅크런’ 조짐뱅크런의 조짐이 감지되는 곳은 합병이 예고된 새마을금고뿐만이 아니다. 이날 서울의 새마을금고 지점 곳곳에서 비슷한 상황이 연출됐다. 서울 동작구의 한 새마을금고에선 ‘○○새마을금고는 언론 보도와 다르게 안전하게 운영되고 있다’는 종이 팻말이 붙어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한 70대 남성은 “불안해서 내 예금이 안전한지 확인하러 왔다”고 말했다. 소비자 불안을 달래기 위해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이 찾은 서울 종로구의 한 새마을금고 지점에도 한 중년 여성이 “예금을 중도에 해지하겠다”며 방문했다. 이 지점에선 일부 고객이 ‘원금과 이자 보장’ 각서를 써달라고 요구하자 임직원들이 “보장하겠다”고 말하는 일까지 벌어졌다. 금고 이사장도 직접 창구로 나와 “지금 급히 쓰실 거 아니면 빼지 말아 달라. 해지하면 손해가 난다”며 직접 설득에 나서고 있다. 그러나 정부의 조치가 소비자의 동요를 막을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행안부 등에 따르면 새마을금고의 연체율은 지난해 말 3.59%에서 올해 6월 29일 기준 6.18%로 급등했다. 영업 형식이 유사한 신협과 농협 등 상호금융권의 1분기(1∼3월) 연체율(2.42%)과 견줘 2.55배 수준으로 높다. 특히 수도권의 일부 새마을금고의 경우 연체율이 20∼30%에 달하는 상황이다. 새마을금고의 수신 잔액은 4월 기준 258조 원으로 두 달 사이 7조 원이나 빠져나갔다.● 부동산 부실 대출과 대출금리 인상이 화근정부는 이번 사태의 원인으로 우선 부실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을 꼽는다. 지난해 부동산 경기 침체에도 부동산 관련 업종에 적극적으로 대출을 내줬다가 최근 경기 하강 및 금리 인상 등으로 ‘부실 경고등’이 켜졌다는 것. 추경호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도 전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일부 새마을금고에서 부동산 PF 등의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아울러 새마을금고가 금리 상승기에 대출금리를 대폭 높인 것 역시 기업이나 개인의 상환 부담을 키워 연체율 상승을 부채질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새마을금고 대출금리는 지난해 1월 연 4.13%에서 올 1월 7.02%까지 치솟았다가 올 5월엔 6.39%를 나타냈다. 행안부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새마을금고는 전국에 1294곳으로 거래자 수는 2200만 명에 달한다. 새마을금고의 위기가 자칫 금융권 전반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이유다. 이혁준 나이스신용평가 금융평가본부장은 “새마을금고는 현재 자산 규모가 너무 커져서 5대 시중은행에 육박할 정도”라면서 “새마을금고에서 문제가 생기면 일부 고객의 문제가 아니라 ‘시스템 리스크’로 비화될 여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기업이나 개인사업자 등의 계좌는 현행 5000만 원인 예금자보호 한도를 높여 불안 심리를 완화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남양주=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부실로 흡수합병이 결정된 일부 새마을금고 지점에서 예·적금 인출 소동이 잇따르자 정부는 새마을금고의 안전성을 강조하고 나섰다. 또 중도해지한 예·적금을 재예치하면 불이익 없이 기존 혜택을 그대로 복원하도록 했다. 6일 한창섭 행정안전부 차관은 관계기관 합동 브리핑에서 “다른 금융기관과 마찬가지로 예금자별 5000만 원 이하 예·적금은 새마을금고법에 따라 예금자 보호가 된다”고 밝혔다. 만일 여러 지점에 5000만 원 이내로 예치해 뒀다면 각각의 금액을 모두 보호받을 수 있다. 행안부는 10일부터 5주간 연체율이 10% 이상인 금고를 대상으로 특별검사를 실시해 결과에 따라 지점을 폐쇄하거나 인근 지점과 통폐합하는 조치를 취할 방침이다. 한 차관은 “일부 금고가 인근 금고와 합병되더라도 고객의 모든 예금은 보장된다”며 “예·적금이 5000만 원을 초과해도 합병한 금고에서 원금과 이자를 지급한다”고 설명했다. 새마을금고가 경영 부실로 영업이 정지되거나 부채가 자산을 초과할 경우 새마을금고중앙회에서 채권, 채무를 확정한 뒤 예금자보호준비금관리위원회의 심의·의결을 거쳐 고객에게 예금이 지급된다. 또 예금 지급까지 고객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1인당 최대 2000만 원의 긴급생활자금을 우선 지급하도록 돼 있다. 이날 정부는 중도해지한 예·적금을 재예치할 경우 비과세 혜택을 유지하고 당초 약정 이율을 복원하는 조치를 시행하겠다고 발표했다. 예·적금 재예치를 유도해 고객들의 이자 손실을 최소화하겠다는 취지다. 대상은 1일부터 6일까지 중도해지한 예·적금으로, 14일까지 신청할 수 있다. 이 기간 중 재예치를 신청하면 최초 가입 요건과 동일하게 계좌가 복원된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31년 만에 새 시중은행이 탄생할 가능성이 커졌다. 신규 경쟁자를 투입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견고한 과점 체제를 흔들고 금융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겠다는 구상이다. 금융위원회와 금융감독원은 5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은행권 경영·영업 관행·제도 개선 방안’을 발표했다. 은행권 경쟁을 촉진하기 위해 신규 사업자의 진입 문턱을 대폭 낮추는 것이 핵심이다. 금융당국은 기존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전환을 적극 허용하고, 인터넷전문은행과 지방은행의 신규 인가도 추진한다. 지방은행 중에선 대구은행이 가장 먼저 시중은행으로 전환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날 은행지주회장 간담회에 참석한 김태오 DGB금융그룹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대구은행은 올해 안에 시중은행 전환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소영 금융위 부위원장도 사전 브리핑에서 “빠르게 진행하면 올해 안에 (인가가)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했다. 소상공인에게 경영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는 스타트업 한국신용데이터도 이날 소상공인 특화 은행 설립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대구은행이 인가를 받으면 1992년 평화은행 이후 31년 만에 시중은행이 탄생한다. 2017년 이후 케이뱅크·카카오뱅크·토스뱅크 등 인터넷전문은행 3사가 신규 진입했지만 은행권에서 차지하는 예금 및 대출 비중은 약 2% 수준에 불과하다.과점 누리던 은행들 경쟁 유도… 대구銀, 연내 시중銀 전환 추진 당국 “언제든 경쟁자 진입하게 해은행 산업을 경합시장으로 바꿀 것”저축-인터넷銀 인가 정책도 완화업계 “경쟁 효과에 시간 걸릴 것”시중은행은 오랜 과점 체제 속에서 ‘이자 장사’에만 치중해 손쉽게 돈을 벌어왔다는 비판을 받았다. 김주현 금융위원회 위원장도 5일 각 은행지주 회장들과 간담회에서 “우리 은행 산업이 경쟁이 제한된 산업의 특성을 기반으로 손쉽게 수익을 내왔다”고 질타했다. 지난해 말 기준 5대 시중은행은 전체 대출의 63.5%, 예금의 74.1%, 자산의 63.4%를 점유하고 있다. 금융당국이 이번에 지방은행의 시중은행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춘 건 신규 경쟁자를 투입해 시장에 경각심을 일깨우고 나아가 은행권의 경쟁력을 강화하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김소영 금융위원회 부위원장은 “은행 산업을 언제든 경쟁자가 진입할 수 있는 경합 시장으로 바꿔 나갈 것”이라며 “실제 경쟁자가 진입하지 않더라도 잠재적 경쟁자에 대해 인식하게 될 경우 경쟁 효과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중은행의 잠재적 경쟁자 육성 대구은행이 시중은행으로 전환하면 전국 단위로 영업망을 넓히고 낮아진 조달 금리를 무기로 5대 시중은행과 경쟁할 예정이다. 금융당국은 지방은행은 물론 저축은행과 인터넷전문은행 관련 규제를 완화해 시중은행과 서비스 경쟁에 나설 수 있는 시장 환경을 조성할 방침이다. 우선 비수도권 등 일부 저축은행의 인수 범위를 4개까지 확대해 인수합병(M&A) 족쇄를 풀었다. 지방은행과 시중은행의 중소기업 대출 비중도 기존 각각 60%, 45%에서 50%로 일원화해 지방은행의 경쟁력을 높이기로 했다. 금융당국은 시중은행과 지방은행, 인터넷전문은행에 대한 인가 정책을 ‘오픈 포지션’으로 열어뒀다. 기존에는 당국에서 인가 방침을 발표한 뒤에 신청을 받았지만 앞으로는 적절한 자본금과 사업계획만 갖추고 있으면 언제든 인가 신청을 할 수 있도록 했다. 금융회사들의 상품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전망된다. 기존 신용대출을 다른 금융회사의 더 낮은 금리로 갈아탈 수 있는 온라인 대환대출 인프라가 연내 주택담보대출까지 확대된다. 은행의 고정금리 주담대를 확대하는 등 금리 체계도 개선해 소비자의 선택권도 넓힌다. 금융당국은 또 시중은행의 ‘성과급 잔치’를 막기 위해 고액의 성과급을 한 번에 지급하는 것을 막기 위해 이연 지급(성과급 등을 여러 해에 걸쳐 나눠 주는 것)을 확대한다. 은행들이 개별 등기임원의 보수 지급 계획을 주주총회에서 설명(세이온페이·Say-on-Pay)하도록 하고 개별 임원의 보수 지급액 공시도 강화한다. 은행권 경쟁을 위한 ‘당근책’으로 규제 완화도 추진한다. 은행의 투자자문업 대상이 기존 부동산에서 금융상품까지 확대된다.● 5대 시중은행 “당장은 경쟁 효과 의문” 금융당국의 이러한 방침에 전문가들의 전망은 엇갈린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재무건전성을 갖춘 지방은행이 시중은행이 된다면 경쟁을 촉진할 수 있을 것”이라 말했다. 이정환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도 “금융위가 예대마진 공시를 강화하는 등 은행과 소비자의 정보 비대칭성을 완화하고 지방은행의 좋은 상품들이 선택을 받을 수 있다면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반면 서지용 상명대 경영학부 교수는 “인터넷 전문은행이 출범했을 때처럼 기존에 없던 편의성이 소비자들에게 제공돼 시중은행의 혁신이 일어났을 때와 같은 현상이 벌어질지는 의문”이라고 했다. 31년 만에 시중은행 탄생이 임박했지만 기존 시중은행 사이에선 “당장 실질적인 경쟁 효과는 없을 것”이라는 목소리도 나온다. A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방은행의 ‘지역 기반’ 이미지 등을 감안하면 전국 영업망으로 확장이 쉽지 않아 이번 방안이 시중은행의 경쟁 구도를 당장 변화시킬 가능성은 낮다”고 전망했다. B시중은행 관계자는 “대구은행이 기존 시중은행과 견줘 영업 규모가 작기 때문에 경쟁 효과가 나타나기 위해선 시간이 걸릴 것”이라고 했다.황성호 기자 hsh0330@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삼성페이가 카드사들에 대한 결제 수수료 부과를 본격적으로 검토하고 나선 데다 내년 총선을 앞두고 가맹점 수수료 인하 논의가 다시 불거질 가능성까지 점쳐지고 있다. ‘샌드위치 수수료’ 압박에 처한 카드업계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5일 카드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카드사에 삼성페이 결제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안을 검토하며 일부 카드사와 개별적으로 협의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페이는 2015년 출시 이후 결제 수수료를 받지 않았지만 올해 애플페이 국내 도입을 계기로 수수료를 부과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 한국은행의 ‘2022년 중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을 바탕으로 추산한 결과 삼성페이가 애플페이처럼 카드사에 0.15%의 수수료를 부과할 경우 카드사의 수수료 부담은 연 1000억 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반면 카드사들이 가맹점으로부터 거둬들이는 수수료는 추가로 인하되는 것이 아니냐는 예측이 나오고 있다. 3년마다 가맹점 수수료 원가 분석을 바탕으로 우대 가맹점의 수수료를 조정하는 적격비용 재산정이 내년에 이루어지는데, 해당 제도가 사실상 수수료 인하 수단으로 활용된 데다 총선까지 앞둔 탓이다. 실제로 제도 도입 이래 4차례 수수료 조정으로 연 매출 3억 원 이하 영세 가맹점의 수수료는 4.5%에서 0.5%로, 연 매출 3억 원 이상 30억 원 미만 중소 가맹점의 수수료는 3.6%에서 1.1∼1.5%로 낮아진 바 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앞으로는 보이스피싱 피해가 우려될 경우 금융회사 영업점 등 오프라인을 통해 본인 명의 계좌를 지급정지할 수 있게 된다. 4일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5일부터 본인 계좌 일괄지급정지 서비스 신청 채널이 영업점 및 고객센터까지 확대된다. 해당 서비스는 보이스피싱 피해가 우려될 때 피해자의 계좌 여러 곳에서 한꺼번에 자금이 빠져나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지난해 12월 도입됐다. 하지만 온라인으로만 신청이 가능한 탓에 고령자 등 디지털 소외계층은 금융사기 피해에 여전히 노출되어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제 금융소비자는 본인이 거래하는 금융회사 영업점에 방문하거나 고객센터로 전화해 본인 명의로 개설된 모든 금융계좌 현황을 일괄 조회하고, 금융사기 피해가 우려되는 계좌 전체 또는 일부를 선택해 즉시 지급정지를 신청할 수 있다. 고객 불편, 재산상 피해 등의 부작용을 방지하기 위해 일괄지급정지 이후에도 해당 계좌로의 입금은 허용된다. 피해 우려가 사라졌다고 판단하면 거래 금융회사 영업점을 방문해 지급정지를 해제할 수 있다. 고객센터 전화를 통한 해제는 불가능하다. 대상 계좌는 본인 명의로 개설된 은행(19개사) 및 제2금융권(6개사)의 수시입출금식 계좌, 증권사(20개사)의 금융투자회사 계좌다. 지급정지는 본인 계좌에 대해서만 가능하기 때문에 피해금이 이체된 타인 계좌에 대해서는 별도로 지급정지를 요청하고 피해구제를 신청해야 한다. 금융위 관계자는 “영업시간 외 야간이나 주말에도 고객센터를 통해 서비스를 제공함으로써 신속한 피해 예방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지난해 가파른 금리 인상의 여파로 올해 4월 국내 은행 연체율이 2년 8개월 만에 최고치로 나타났다. 연체율이 상승하는 와중에 가계대출 규모도 두 달 연속 늘면서 대출 부실화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다. 3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4월 말 기준 국내 은행의 원화대출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은 0.37%로, 전월 말(0.33%) 대비 0.04%포인트 올랐다. 2020년 8월(0.38%)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이다. 기업대출과 가계대출 연체율 모두 오름세를 보였다. 기업대출 연체율은 전월 말(0.35%) 대비 0.04%포인트 오른 0.39%로 집계됐다. 가계대출 연체율(0.34%)도 전월 말보다 0.03%포인트 상승했다. 금감원은 당분간 연체율 상승 추이가 지속될 것으로 내다봤다. 한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 등 5대 시중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6월 말 기준 678조2454억 원으로 5월 말(677조6122억 원)보다 6000억 원 넘게 불었다. 5대 은행의 가계대출 잔액은 올해 5월 1년 5개월 만에 처음 늘어난 이후 두 달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KB국민은행 <승진> ▽지점장 △양산 경지현 △동대신동 김성희 △청계 박종덕 △쌍용동 신정호 △성산동 심영래 △반포서래 안경호 △신자양 이종필 △문경 정성훈 ▽부점장 대우 △금융AI센터(AI전략) 김희규 △글로벌성장지원부(소속) 노진호 △남부지역그룹(〃) 안형선 △글로벌지원부(〃) 장용재 △경영지원그룹(〃) 함용호 <전보> △하남시청지점 김남현 △소사지점 이민숙 △화곡역지점 지헌상김수연기자 syeon@donga.com}

조선소 현장에서 일하는 한모 씨(27)는 2018년 생활비 목적으로 한 인터넷 전문은행에서 300만 원을 빌렸다. 그것만으로는 생활비가 부족했던 한 씨는 또 다른 대출을 알아보던 중에 보이스피싱을 당해 지난해 6월 대출액이 2700만 원까지 불어났다. 한 씨는 “설상가상으로 대출 금리마저 오르면서 월 소득 280만 원 중에 120만 원을 빚 갚는 데 쓰고 있다”며 “잔업과 특근을 몰아 하며 근근이 버티고 있다”고 말했다. 팬데믹 시기에 급격히 불어난 빚을 갚느라 최소한의 생계도 이어 나가기 어려운 이들이 300만 명에 육박했다. 이 중 175만 명은 소득을 모두 쏟아부어도 원리금 상환액을 갚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가계대출 연체율이 오르면서 금융 불안이 커지는 가운데 허리띠를 졸라맬 수밖에 없는 소비 상황에 하반기(7∼12월) 경기 회복이 더욱 지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2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에게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국내 가계대출자 수는 1977만 명, 대출 잔액은 1845조3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말보다 대출자 수와 대출 잔액이 4만 명, 15조5000억 원 줄었지만 감소율은 각각 0.2%, 0.8%에 불과했다. 전체 대출자의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은 40.3%로 나타났다. 올해 1분기(1∼3월) 말 기준 국내 가계대출자들은 평균적으로 연 소득의 약 40%를 빚 갚는 데 써야 한다는 뜻이다. 특히 가계대출자 175만 명은 원리금 상환액이 소득과 같거나 더 많았다. DSR이 100%를 넘는 이들은 전체 대출자의 8.9%로 2020년 3분기(7∼9월·7.6%) 이후 늘어나는 추세다. DSR 70% 이상 구간을 포함한 대출자 수는 299만 명까지 늘어난다. 통상 당국과 금융기관 등은 DSR이 70%를 넘어서면 최저 생계비를 제외한 소득의 대부분을 원리금 상환에 투입해야 하는 것으로 간주한다. 약 300만 명에 달하는 대출자들이 빚을 갚느라 생계에 곤란을 느끼고 있는 셈이다. 이들이 받은 대출이 전체 대출 잔액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41.4%에 달한다. 성태윤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DSR이 늘수록 소비는 위축될 수밖에 없다”며 “취약계층을 중심으로 연체율이 높아지면 금융 시스템의 부실 우려가 커지고 취약 부분을 지원하는 과정에서 재정 부담도 커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부 소액대출 요건 까다로워”… 취약층, 시민단체에 급전 SOS 대출 상환 허덕이는 서민 대부업체들, 연체율 급증에 빗장… 올 신규대출 작년 4분의 1로 ‘뚝’시민단체 대출은 1년새 32% 늘어… “저소득-저신용자 소액 지원 시급” 고금리와 경기 둔화 여파는 저소득·저신용의 취약계층에 더 가혹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은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3개 이상 금융기관에서 대출받은 다중채무자의 DSR은 62.0%다. 소득의 60% 이상을 빚 갚는 데 쓰고 있는 셈이다. 다중채무자면서 저소득(소득 하위 30%)이거나 저신용(신용점수 664점 이하)인 취약 차주의 DSR은 67.0%에 달한다. 취약 차주 DSR은 1인당 평균 대출 잔액이 지난해 말 7474만 원에서 7582만 원으로 늘면서 0.4%포인트 늘었다. 벌어들이는 돈으로 대출 원리금을 감당하지 못하는 이들이 늘자 연체율도 치솟고 있다. 한은이 발표한 ‘금융안정보고서’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가계대출 연체율은 은행 0.31%, 비은행금융기관 1.76%로 지난해 하반기 이후 전 금융권에서 상승하는 추세를 보인다. 한은은 “지난해 하반기 신규 연체 잔액의 62.8%가 취약 대출자로부터 발생했다”며 “가계대출 연체가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날 수 있으므로 금융기관들의 자본 확충과 정부·감독 당국의 신규 연체채권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 강화가 필요하다”고 분석했다. 제도권 금융의 마지막 보루인 대부업체 연체율은 이미 10%를 웃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오기형 민주당 의원이 한국대부금융협회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5월 기준 대형 대부업체 25곳의 연체율은 11.5%로 집계됐다. 대부업 연체율은 1년 전(6.7%)보다 4.8%포인트 올랐고 올해 1월(8.7%)과 비교하면 2.8%포인트 급등했다. 연체율이 치솟은 데다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수익성 악화에 시달리는 대부업체들은 대출 빗장을 걸어 잠그고 있다. 보험설계사로 일하다 코로나19 이후 일감이 끊긴 오모 씨(41)는 올해 4월 대부업체에 대출을 문의했지만 ‘내구제대출’로만 대출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 내구제대출은 ‘나를 구제하는 대출’의 줄임말로, 본인 명의 휴대전화를 개통해 넘기고 현금을 받는 불법 사금융이다. 이미 지난해 100만 원의 사채를 썼다가 일주일 만에 120만 원을 갚아 본 적 있는 그는 결국 발길을 돌렸다. 실제로 올 5월까지 대부업 상위 69곳이 신규 취급한 대출은 957억 원으로 1년 전(4298억 원)보다 급감했다. 이 기간 신규 대출 이용자도 3만1274명에서 1만2737명으로 줄었다. 경기 시흥에 사는 문모 씨(32)도 지난달 대부업체에서 생활비를 대출받으려다 연체 이력을 이유로 거절당했다. 그는 7년간 은행 경비원으로 일하다 우울증과 허리디스크로 올 초 일을 그만뒀다. 퇴직금으로 밀린 신용대출을 갚은 뒤 아버지의 고철 장사를 도와 생활비를 마련하고 있지만 병원비와 약값이 늘 수입을 넘어섰다. 그는 “사채까지 알아보다가 시민단체를 통해 급한 생활비를 빌렸다”고 말했다. 문 씨처럼 급전이 필요한 취약계층은 비영리단체에까지 몰리고 있다. 무이자, 무담보 소액 대출로 취약계층의 자립을 돕는 시민단체 ‘더불어사는사람들’에 따르면 지난해 이 단체에서 빌려준 돈은 4억9085만 원으로 1년 전(3억7164만 원)보다 32% 늘었다. 대부업에서도 밀려난 취약계층을 위해 정부가 소액생계비대출과 같은 서민금융상품을 내놓고 있지만 이 역시 사각지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기초생활수급비로 생활하며 고2 자녀를 홀로 키우는 서모 씨(62)는 최근 아이의 교복이 작아져 교복 구입을 위해 소액생계비대출을 문의했지만 거절당했다. 서 씨의 신용도가 높다는 이유에서였다. 서 씨는 “소아마비로 일할 수 없는 처지라 다른 서민금융상품도 이용할 수 없다. 나 같은 사람들은 급전이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는 곳이 없다”고 하소연했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송혜미 기자 1am@donga.com}

출범 10주년을 맞은 코넥스가 시가총액이 10배 이상으로 증가하는 등 양적 성장을 이뤘지만 ‘질적 성장’에서는 여전히 부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활발한 코스닥 이전 상장을 통해 기업과 투자자 유입을 늘려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거래소는 3일 ‘코넥스 개설 10주년 기념식’을 개최한다. 코넥스는 초기·중소 벤처기업 전용시장으로 2013년 7월 출범했다. 성장 가능성이 있는 유망 기업에 투자를 유도해 자금 조달을 지원하겠다는 취지다. 코넥스는 10년간 시장 규모가 크게 성장했다. 출범 당시 21곳에 불과했던 상장기업 수는 올해 5월 기준 129곳으로 증가했다. 시가총액 역시 4000억 원에서 4조2000억 원까지 10배 이상으로 늘었다. 지난달 29일엔 코넥스시장에 상장돼 있던 디지털 보안 기업 시큐센이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했다. 시큐센은 기업공개(IPO) 과정에서 높은 수요예측 경쟁률을 달성했고 상장 첫날 공모가(3000원) 대비 205% 오른 9150원에 장을 마감하기도 했다. 하지만 초기 벤처기업의 성장을 뒷받침하기 위한 ‘질적 성장’은 과제로 꼽힌다. 우선 ‘1부 리그’ 격인 코스닥시장에 이전 상장하는 기업이 많지 않다. 지난 10년간 코스닥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기업은 지난달 20일 기준 90곳에 불과하다. 코넥스 신규 상장도 부진하다. 2016년 50건에 달했던 신규 상장은 2019년 이후 줄곧 20건을 밑돌고 있다. 지난해 신규 상장 기업은 14곳으로, 코스닥시장 신규 상장 기업 수가 129곳인 것과 대조적이다. 코넥스가 부진한 가장 큰 이유는 거래 규모가 워낙 적어 기업들의 자금 조달이라는 본연의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지난달 말 기준 코넥스 일평균 거래대금(2023년 누계)은 26억9100만 원이다. 코스닥시장(10조14억 원)의 1%도 되지 않는다. 비상장 주식시장인 한국 장외주식시장(K-OTC·47억688만 원)보다도 낮은 상황이다. 최근 코스닥시장의 상장 문턱이 낮아진 것도 코넥스시장에 대한 관심을 더 떨어뜨리는 요인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금융당국이 기술특례상장, 성장성 특례상장, 이익 미실현 특례상장 등 다양한 코스닥 상장 지원 방안을 내놓으면서, 중소기업들은 굳이 코넥스를 거치지 않고 코스닥에 직상장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을 하게 됐다는 것이다. 거래소와 금융당국은 코넥스시장에 대한 지원 대책을 계속 마련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지난해 신속 이전 상장 제도의 요건을 완화하고 기본예탁금, 소액투자 전용계좌 규제를 폐지하는 내용의 코넥스시장 활성화 방안이 시행된 이후 신규 상장 기업은 전년(7곳)의 2배인 14곳으로 불어났다. 거래소 관계자는 “소규모 기업 중심으로 경제 구조가 변화하는 상황에서 코넥스가 갖는 의미가 크다”며 “신규 상장 확대 기조를 유지하고 이전 상장으로 이어지는 사례를 기업과 투자자들에게 보여주면서 제도를 보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현한 연세대 경영대 교수는 “자동 상장 등의 혜택을 부여해 코스닥시장으로의 이전 상장이 원활하게 이뤄지면 자연스럽게 코넥스 상장 기업과 투자자는 늘어날 것”이라고 분석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등록 허가증, 교육증까지 보여주길래 정상적인 자문업체라고 생각했어요.” 올해 2월 주부 이모 씨(42)는 무료 주식정보 유튜브 채널에 문자를 보냈다. 이 씨가 보유한 주식에 대해 상담을 해주던 업체 관계자는 “한 달에 80만 원인 자문료를 3개월에 50만 원으로 깎아줄 테니 유료 회원에 가입해 매수 시점을 코칭받아 보라”고 제안했다. 이 씨는 일대일 상담을 받으며 물려 있던 주식까지 팔면서 지시대로 투자에 나섰지만 오히려 손실을 봤다. 업체에서 “불법이 아니다”라며 유사 투자자문업 관련 자격증까지 제시하는 통에 이 씨는 자본시장법상 유사 투자자문업자의 일대일 상담은 불법이라는 사실을 미처 알아채지 못했다. 코스피, 코스닥 상장사 5개 종목 무더기 하한가 사태의 배경으로 온라인 카페가 지목된 데 이어 최근 주식 리딩방 및 방송 운영자들이 잇따라 재판에 넘겨지면서 리딩방, 온라인 주식커뮤니티가 불법 주식 거래의 ‘온상’으로 지적되고 있다. 투자자 피해가 더 커지기 전에 리딩방에 대한 적극적인 감시와 제재가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되자 국회에서도 주식 리딩방 차단을 위한 입법 논의가 본격화됐다. ‘유사 투자자문업’은 불특정 다수를 대상으로 일정한 대가를 받고 간행물, 방송 등을 통해 투자 조언을 제공하는 사업을 말한다. 일대일 투자자문은 금지돼 있다. 정식 투자자문업과 달리 ‘신고제’로 운영되는 데다 주식 투자 열풍이 불면서, 유사 투자자문업자 수는 2019년 말 기준 861곳에서 올해(29일 기준) 2146곳으로 급격하게 불어났다. 게다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한 2020년 이후 필수 사전 교육이 비대면으로 진행되면서 등록 문턱은 더 낮아졌다. 유사 투자자문업자들은 온라인 커뮤니티를 주요 영업 활동 무대로 삼고 있다. 접근성이 좋아 다수의 회원을 손쉽게 모을 수 있기 때문. 앞서 14일 하한가를 찍었던 방림, 동일산업, 만호제강, 대한방직, 동일금속 등 5개 종목의 배후로 지목된 강모 씨(52)도 온라인 주식 카페를 중심으로 6000여 명의 회원들에게 지속적으로 종목을 추천해 왔다. 실제로 금융감독원 금융소비자정보포털에 따르면 올해 신고된 유사 투자자문업체 112곳 중 35곳(31%)이 온라인 카페를 대표 홈페이지로 운영하고 있었다. 이들 중 상당수는 투자대회 성적이나 저서, 수익률 등을 내세워 ‘전문성’을 강조하며 유료 리딩방 가입을 유도하고 있다. 문제는 검증되지 않은 이들 유사 투자자문업자들이 난립하면서 투자자들의 피해가 갈수록 커지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리딩방’을 중심으로 한 ‘무료체험’, ‘100% 적중’과 같은 허위·과장 광고, ‘환불이 언제든 가능하다’는 식의 불법 손실보전 약정에 투자자들이 현혹되고 있다. 금감원에 접수된 불법 주식 리딩 관련 피해 민원은 2018년 905건에서 지난해 3배 이상인 3070건으로 급증했다. 자신도 모르는 새 시세조종에 이용되기도 한다. 최근에도 ‘슈퍼개미’로 불리던 유사 투자자문업체 및 유튜브 채널 운영자 김모 씨(54)가 선행매매 수법을 활용해 약 58억 원의 부당이득을 얻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김 씨는 2021년 6월부터 지난해 6월까지 약 55만 명에 달하는 유튜브 방송 구독자에게 자신이 미리 매수하여 보유하고 있던 5개 종목을 추천하여 주가를 끌어올린 뒤 매도해 시세 차익을 얻었다. 전문가들은 유사 투자자문업자에게 더 강한 규제를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성희활 인하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온라인 카페, 메신저, 유튜브 등을 통해 대규모의 인원을 움직여 직접 시장에 개입할 정도로 유사 투자자문업자들이 진화한 상황”이라며 “대규모 업자를 투자자문업과 유사하게 규제하는 등 제도를 전체적으로 손볼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국회에서도 리딩방 제재 논의에 속도가 붙고 있다. 27일 오픈채팅방, 유튜브 등을 활용한 유사 투자자문업자의 온라인 양방향 채널 영업을 금지하고 허위·과장 광고에 대한 규제를 강화하는 내용의 자본시장법 개정안이 국회 정무위원회 법안심사소위를 통과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대출 없이 보유 자금으로 10개월을 버텼는데, 처음으로 대출을 받으려고 한다.” “어려운 상황에 처해 있는 소상공인을 위해 상환 기간을 늘려줄 순 없나….” 최근 온라인 자영업자 커뮤니티에는 이 같은 하소연들이 하루가 멀다 하고 쏟아지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충격이 채 가시지 않은 상황에서 경기 부진, 금리 인상 등이 겹쳐 자영업자들의 자금 상황이 갈수록 악화되고 있는 것이다. 올해 1분기 말 자영업자 대출 잔액이 사상 최대치로 불어나더니, 아직 은행권의 대출만기 연장, 상환 유예 등의 금융지원이 끝나지 않은 상태인데도 연체율 역시 1%에 달하며 8년 만에 최고치를 보였다. ● 자영업자 대출 연체율, 8년 만에 최고치 26일 한국은행이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양경숙 의원실에 제출한 ‘자영업자 대출 현황’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 규모는 사상 최대 수준인 1033조7000억 원에 달했다. 지난해 3분기(1014조2000억 원)와 4분기(1019조8000억 원)에 이어 3개 분기 연속 1000조 원을 넘겼다. 대출 잔액만 불어난 게 아니라 연체율(1개월 이상 원리금 연체 기준) 상승 속도도 빨라졌다. 올해 1분기 말 기준 자영업자 대출의 연체율은 1.00%로 지난해 4분기 말(0.65%)보다 0.35%포인트나 상승했다. 2015년 1분기 말(1.13%) 이후 가장 높은 수치다. 자영업자 전체 연체액도 6조3000억 원으로 전 분기(4조1000억 원) 대비 53.66%나 늘었다. ● 저소득 자영업자 제2금융권 대출 빠르게 늘어 특히 저소득(소득 하위 30%) 자영업자의 2금융권 대출 규모가 급격하게 커지는 점이 우려를 낳고 있다. 저소득 자영업자의 은행 대출 잔액은 1분기 말 기준 전년 동기 대비 8.67% 증가한 72조7000억 원이었다. 같은 기간 저축은행에서는 20.83%, 상호금융에서는 23.72%나 대출 잔액이 불어났다. 은행권에서 밀려난 영세 자영업자들이 더 높은 금리에도 대출을 받고자 2금융권으로 몰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연체율도 2금융권을 중심으로 뛰고 있다. 올해 1분기 말 은행과 비은행 금융기관의 연체율은 각각 0.37%, 2.52%로 나타났다. 은행이 전 분기 대비 0.11%포인트 증가한 반면에 같은 기간 비은행 금융기관 연체율은 0.92%포인트 급등했다. 자영업자의 부실 위험은 앞으로 더 심화될 가능성이 크다. 9월 이후 만기 연장 및 상환 유예 등의 금융지원이 순차적으로 종료되면 자영업자의 대출 부실이 커질 수밖에 없다. 금리도 불안 요인으로 한은은 추후 대출금리가 0.25%포인트 상승할 경우 전체 자영업자의 이자 부담이 1조8000억 원 늘어날 것으로 추정한다. 이때 1인당 이자는 연평균 58만 원 늘어나게 된다. 대출금리가 0.75%포인트, 1.50%포인트 높아질 경우 자영업 대출자 1명의 이자 부담은 각각 175만 원, 349만 원 더 커진다. 한은은 21일 ‘금융안정보고서’를 통해 “지난해 자영업자 부채가 취약차주(다중채무자이면서 저소득이거나 저신용인 차주), 비은행권, 대면서비스업 위주로 늘어나 자영업자 부채의 질이 전반적으로 악화됐다”며 “높은 대출금리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경기 회복 지연, 상업용 부동산 부진 등이 예상보다 길어지면 취약 부문을 중심으로 연체 규모가 확대될 위험이 있다”고 내다봤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올해 산업별 업황이 뚜렷하게 갈리면서 대기업집단의 시가총액 증감에도 ‘희비’가 교차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및 2차전지 분야는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을 바탕으로 시총이 불어난 반면 문화·유통사업 분야는 시총이 크게 쪼그라드는 등 약세를 보였다. 25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가 공정자산 총액 기준 상위 15개 대기업집단의 연초 대비 시총(23일 기준)을 분석한 결과 CJ그룹의 시총은 연초 16조4809억 원에서 12조2440억 원으로 4조2369억 원(25.7%)이나 감소하며 가장 큰 폭으로 내려앉았다. CJ그룹에서 시총 비중이 가장 큰 CJ제일제당 주가는 경기 침체와 바이오 부문 업황 둔화로 올해 초 37만6500원에서 23일 27만3500원으로 떨어졌다. 게다가 CJ CGV는 20일 57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발표한 이후 주가가 떨어지기 시작해 23일 1만 원 선 아래로 내렸다. 이는 15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주주배정 방식으로 유상증자에 600억 원을 투입하기로 한 지주사 CJ도 19일(7만9600원) 대비 9.8% 하락한 7만1800원으로 마감했다. CJ CGV 주주들은 유상증자에 대해 반발하고 있다. 대규모 유상증자로 기존 지분가치가 희석될 수 밖에 없어 주가에 악재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큰 데다 유상증자 금액 중 3800억 원이 채무상환에 사용된다는 소식에 경영 실패의 책임을 주주들에게 전가한다는 불만이 커지고 있다. 유통사업을 중심으로 하는 신세계그룹 시총도 연초 대비 17.1% 감소한 5조2891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마트 주가는 1분기(1∼3월) 시장 예상을 크게 밑도는 부진한 실적의 영향으로 약세를 보이고 있다. 신세계 역시 의류·명품 매출 성장세가 둔화하며 1분기 실적이 전년 동기에 미치지 못했다. 이 밖에 GS(―12.2%), 롯데(―5.3%), 카카오(―4.7%), KT(―3.7%) 그룹의 시총도 연초 이후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2차전지 및 반도체 업종을 영위하는 기업들의 시총은 확연히 불어났다. 포스코그룹 시총은 23일 기준 72조7097억 원으로 연초(41조9388억 원) 대비 73.4% 증가했다. 특히 2차전지 양극재 소재 기업 포스코퓨처엠 주가가 연초 19만1500원에서 37만5000원까지 치솟은 것이 영향을 미쳤다. LG그룹도 2차전지 열풍에 따른 LG에너지솔루션의 주가 상승과 LG전자의 실적 호조로 시총이 42조 원 가까이 늘었다. 삼성그룹의 시총은 지난달 ‘7만 전자’를 회복한 삼성전자의 강세에 힘입어 연초 이후 약 98조 원 늘었다. 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16일 오전 8시 50분(현지 시간), 오피스 타워가 몰려 있는 미국 뉴욕 맨해튼 미드타운을 가로지르는 7번 지하철 내부는 한산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 이전에는 발 디딜 틈이 없던 시간대지만 이날은 누구나 앉아 갈 수 있을 정도였다. 한산한 구간을 지날 때는 객차가 텅 비어 무섭기까지 했다. 뉴욕 지하철 이용객은 팬데믹 이전 대비 65% 정도다. 코로나19 이후 일상을 되찾았지만 재택근무와 대규모 구조조정의 여파로 사무실로 돌아오지 않은 직장인이 늘어난 결과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뉴욕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26개 공간만큼, 로스앤젤레스는 시 대표 빌딩 US뱅크타워 30.7개 공간만큼 사무실이 남아돌고 있다. 텅 빈 사무실 풍경은 뉴욕만의 일이 아니다. 글로벌 주요 도시의 오피스 공실률은 이미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심각한 상황이다. 미국 부동산 시장조사업체 CBRE에 따르면 올해 3월 말 기준 세계 17개 주요 도시 중 뉴욕 홍콩 상하이 런던 등 10곳의 공실률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 세계 오피스 평균 공실률은 12.9%로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인 2009∼2010년 기록한 13.1%와 거의 같은 수준이다. 이에 극심한 침체에 빠진 글로벌 상업용 부동산이 은행 위기의 또 다른 뇌관이 될 것이란 우려가 커지고 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미국 상업용 부동산 은행 대출의 80%가 올해 줄파산한 미 실리콘밸리은행과 시그니처은행, 퍼스트리퍼블릭은행 등과 같은 중소형 지방은행에서 이뤄진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더글러스 다이아몬드 미국 시카고대 경영대학원 교수도 지난달 31일 열린 ‘2023 동아국제금융포럼’에서 현재 미국 금융회사의 최대 취약점으로 상업용 부동산 대출의 부실 가능성을 꼽았다. 다이아몬드 교수는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과 한국의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같은 리스크는 적극적인 선제 대응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해외 부동산에 약 40조 원을 투자하고 있는 국민연금을 포함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저금리 기조 속에 해외 부동산 투자를 늘려온 국내 금융사들도 대규모 손실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현재 해외 상업용 부동산 시장은 언제 터질지 모르는 시한폭탄과 같다”며 “투자금을 조기에 회수하지 못하면 손실이 걷잡을 수 없이 커질 수 있다”고 말했다.뉴욕 공실, 엠파이어빌딩 26개 맞먹어… 해외투자 韓금융사 비상 세계 오피스 공실률, 금융위기 수준美 사무실 19% 비어… 최고치 육박상업 부동산 가격 하락에 부도 속출해외 부동산 펀드 30조 2년내 만기… 美-佛 투자 韓증권사들 손실 위기 #.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부자 아빠 가난한 아빠’의 저자 로버트 기요사키는 이달 8일(현지 시간) 자신의 트위터에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의 오피스타워 가치가 2019년보다 70%나 하락했다”며 사상 최악의 부동산값 폭락 사태를 경고했다. 기요사키의 예언은 점차 현실이 되고 있다. 빅테크(대형 정보기술 기업)가 몰려 있는 샌프란시스코 도심 금융지구 사무실 공실률은 30%대로 치솟았다. 최근 샌프란시스코 출장을 다녀온 대기업 임원 A 씨는 “예전에 알던 도시 같지 않았다. 노숙자도 많고 빈 사무실도 너무 많아 ‘유령 도시’ 같았다”고 말했다. #. 세계 최고가 상업용 건물이 모여 있던 홍콩의 사무실 건물들도 역대급으로 텅 비어 있는 상태다. 블룸버그는 이달 기준 홍콩 비즈니스 지구 센트럴 심장부의 랜드마크인 청콩센터 공실률이 25%에 달한다고 전했다. 청콩센터는 골드만삭스, 도이체방크 등 글로벌 금융회사들이 입주한 68층짜리 초고층 빌딩이다. 미국 뉴욕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 26개 공간만큼의 사무실이 남아돌고 있다. 미국의 주요 도시는 물론이고 홍콩, 파리에 이르기까지 글로벌 상업 부동산의 공실률이 급격하게 치솟고 있다. 최악의 ‘공실 폭풍’으로 채무를 못 갚고 부도를 내는 빌딩도 속출하는 가운데 대출해 준 금융기관으로의 부실 전이 가능성까지 불거지고 있다. 상업용 부동산이 또 다른 금융위기를 불러올 ‘뇌관’이 될 수 있다는 공포가 고개를 든다. ● 역대 최고치 근접한 美 상업용 부동산 공실률, 가격도 하락 무디스 분석 결과 올해 1분기 미국의 사무실 공실률은 19.0%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정점이던 2021년(18.5%)을 넘어서 역사상 최고점인 1991년(19.3%)에 근접한 수준에 다다랐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재택근무가 확산된 데다 빅테크들의 인원 감축까지 겹치면서 사무실 수요가 급격하게 줄어든 영향이다. 공실은 상업용 부동산 가격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다. 무디스 애널리틱스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미국 상업용 부동산 가격은 다가구주택과 업무용 빌딩의 영향으로 1% 미만 하락했는데, 이는 2011년 이후 처음이다. 유럽도 상황은 마찬가지다. 부동산 서비스 회사 세빌스는 프랑스 파리, 독일 베를린,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등 유럽 주요 도시 3곳의 프라임 오피스 빌딩 가격이 1년 새 30% 이상 떨어졌다고 분석했다. 더 큰 문제는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위기가 금융 부문으로 옮겨 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이다. 부동산 투자회사들이 오피스타워를 담보로 받은 대출을 제때 갚지 못하고 채무불이행에 빠질 수 있기 때문이다. 미 부동산 정보업체 트레프(Trepp)에 따르면 지난해 말 미국의 상업용 부동산 대출 규모는 5조6000억 달러에 달한다. 이 중 은행의 비중이 절반을 넘는데, 중소형 은행들에 약 70%가 집중된 터라 연체 및 채무불이행의 타격이 더 클 수 있다. 김영익 서강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상업용 부동산 대출 비중이 높은 중소형 은행들이 무너지게 되면 은행들이 기업 대출 및 가계 대출을 줄이게 된다”며 “미국은 가계 저축률이 낮기 때문에 대출 감소가 소비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해외 상업용 부동산 투자 늘린 국내 금융투자사, 손실 위기 처해 국내 금융투자사도 해외 상업용 부동산 리스크에서 자유롭지 않다. 공격적으로 투자를 늘려 온 금융투자사들은 시장 침체로 손실 위기에 놓여 있다. 미국 워싱턴에 위치한 기차역 ‘유니언 스테이션’에 4억3000만 달러를 투자한 다올자산운용과 교보생명은 약 2억 달러 규모의 손실을 볼 위기에 처했다. 코로나19로 이용객이 줄면서 이들 기업과 대출채권 투자 계약을 체결한 USI(Union Station Investco)의 자회사가 디폴트 상태에 빠졌기 때문이다. 여기에 미 국영철도회사 암트랙(Amtrak)이 관리 부실을 이유로 역사를 2억5000만 달러에 강제 수용하겠다는 소송을 제기함에 따라 투자금을 날릴 수도 있는 상황이다. 다올자산운용 측은 “실사 결과 수용 가능성이 극히 낮았으며 수용 시에도 시장 가격을 지불하게 되어 있어 대출의 안정성에 문제가 없다고 판단했다”고 밝혔지만 금융사들의 리스크 관리 능력에 대한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하나대체투자자산운용도 2017년 인수한 미 항공우주국(NASA) 본사가 금리 인상의 영향으로 매각이 무산돼 리파이낸싱(기존 대출금 상환 뒤 신규 대출을 받는 것)을 진행한 바 있다. 미래에셋증권(마중가 타워), 메리츠증권-NH투자증권(에크호 타워), 대신증권(CBX 타워), 한국투자증권(유럽 타워) 등이 투자한 프랑스 파리 라데팡스 지구에서도 위험신호가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 부동산 전문 매체 르모니터에 따르면 라데팡스 지구의 평균 공실률은 2019년 4%대에서 올해 초 20%를 넘어섰다. 여기에 금융감독원이 더불어민주당 오기형 의원에게 제출한 해외 부동산 펀드 투자 현황 자료에 따르면 2025년 내 만기가 도래하는 해외 부동산 펀드 규모는 29조9000억 원에 달한다. 지난해 말 기준 해외 부동산 펀드 투자 금액(78조5000억 원)의 38%가 부동산 가격 하락기와 맞물려 만기가 도래하는 셈이다. 김필규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상업용 부동산 시장의 구조적인 변화로 단기간에 시장이 회복되기는 쉽지 않다고 본다”며 “금리가 높고 공실률이 높은 상황에서 어떻게 다시 수입을 만드느냐가 관건”이라고 분석했다.박민우 기자 minwoo@donga.com뉴욕=김현수 특파원 kimhs@donga.com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특파원 종합이청아 기자 clearlee@donga.com}

국제유가 하락의 영향으로 생산자물가지수가 두 달 연속 전월 대비 떨어졌다. 21일 한국은행 발표에 따르면 5월 생산자물가지수는 전월 대비 0.3% 하락한 120.14(2015년 100)로 집계됐다. 생산자물가지수는 올해 1∼3월 상승세를 이어가다가 4월부터 2개월 연속 하락했다. 지난해 같은 달과 비교했을 때도 0.6% 올라 2021년 1월(0.9%) 이후 가장 작은 상승 폭을 보였다. 품목별로는 축산물(3.1%), 수산물(1.2%), 농산물(0.3%)이 모두 올라 농림수산품이 전월 대비 1.5% 상승했다. 반면 공산품은 전월보다 0.8% 내렸다. 국제유가 하락으로 석탄 및 석유제품(―6.3%), 화학제품(―1.1%) 등이 떨어진 영향이다. 서비스의 경우 음식점 및 숙박 서비스(0.3%) 등이 올랐으나 운송서비스(―0.3%) 등이 내리며 보합세를 보였다. 생산자물가는 생산자가 시장에 공급하는 상품과 서비스 등의 가격을 보여주는 지표다. 품목별로 시차를 두고 1∼3개월 이후 소비자물가에 영향을 주는 만큼 소비자물가 상승세도 둔화될지 주목된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삼성카드는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는 건강 특화 카드 ‘삼성 iD VITA 카드’를 출시했다고 밝혔다. 삼성 iD VITA 카드는 의료비, 보험, 헬스·뷰티 등 건강 특화 영역에서 높은 할인 혜택을 제공하는 상품이다. 삼성 iD VITA 카드를 이용할 경우 병원, 의원, 약국 등 의료 영역에서 20% 결제일 할인을 받을 수 있다. 전월 실적에 따라 최대 2만 원까지 할인을 제공한다. 생명보험, 손해보험 등 보험 이용 시 10% 할인 혜택을 월 최대 1만 원까지 받을 수 있으며 아모레몰, 초록마을, 삼성카드 쇼핑의 ‘헬스케어관’을 이용하는 고객에게 20% 할인 혜택이 월 최대 1만 원까지 제공된다. 이동통신·렌털·멤버십 10% 할인 등 일상 영역에서도 할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삼성카드는 삼성 iD VITA 카드 출시를 기념해 고객들에게 다양한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삼성카드는 해당 제품 출시와 함께 삼성카드 쇼핑의 ‘헬스케어관’을 구축했다. 삼성카드 회원만 이용 가능한 헬스케어관에서는 건강보조식품, 건강보조기구 등 고객들의 건강 증진을 위한 물품을 합리적인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또 삼성 iD VITA 카드를 발급받으려는 고객들은 유자 향이 나는 비타민 플레이트, 레몬 향이 나는 프레쉬 플레이트, 폐플라스틱을 재활용해 만든 밸런스 플레이트 등 선택형 플레이트 3종 중 하나를 선택할 수 있다. 삼성카드 관계자는 “삼성 iD VITA 카드는 증가하는 의료비 부담을 줄여주고 일상생활 속 할인 혜택도 제공하는 카드”라며 “앞으로도 고객들의 다양한 취향에 맞는 ‘삼성 iD 카드’ 라인업을 지속적으로 추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삼성 iD VITA 카드의 연회비는 국내 전용 및 해외 겸용(마스터카드, 유니언페이) 모두 2만 원이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최근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경영이 강조되는 가운데 한국씨티은행은 다양성과 포용성에 중점을 둔 기업 문화를 만들고 있다. 이에 따라 국내 민간 은행 중 처음으로 여성 은행장을 배출한 데 이어 여성 임원 비율을 절반으로 끌어올렸다. 금융권에서 양성평등 고용의 모범 사례로 꼽힌다. 특히 여성 이사 의무화를 규정한 자본시장법 시행을 계기로 씨티은행 사례가 더욱 주목받고 있다. 씨티은행은 임직원들로 구성된 다양성위원회와 여성위원회를 통해 다양성과 포용성의 기업 문화를 추구하고 있다. 여성 인재 발굴 및 육성을 위한 핵심 인재 관리 절차를 비롯해 단계별 여성 리더십 연수, 여성 인재를 대상으로 한 멘토링 등을 진행하고 있다. 이 밖에 씨티-이화 글로벌금융아카데미, 한국여성지도자상을 운영 중이다. 이는 어떤 직위든 선발 시 지원 단계부터 여성 지원자를 포함시키는 씨티그룹의 인사 방침에 기반한 것이다. 면접관에도 여성을 포함시키도록 하고 있다. 성별에 상관없이 공정하게 기회를 제공해야 한다는 원칙에 따른 것이다. 자율적이고 수평적인 분위기의 기업 문화 조성에도 힘쓰고 있다. 씨티은행은 2007년 일과 삶의 균형을 위해 유연근무제를 도입했고, 2014년에는 호칭 통일 캠페인을 시행했다. 한국씨티은행은 2021년 전략 목표를 ‘Best ESG Bank’로 정하고 ESG협의회를 출범했다. 당시 유명순 은행장은 “ESG는 하나의 유행이 아니라 당행이 나아가야 할 가장 중요한 가치이며, 그 시장을 이끌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씨티은행의 기업 문화는 그룹 차원의 다양성과 포용의 문화를 바탕으로 만들어졌다. 200년이 넘는 역사와 160개국에 가까운 세계적 영업 기반을 가진 씨티그룹은 핵심 성장 동력으로 다양성과 포용성에 중점을 둔 기업 문화를 꼽고 있다. 씨티그룹은 여성 인력 비율에 대한 목표를 정하고 성별이나 인종에 차별이 없는 보상 체계를 운영하고 있다. 씨티은행 관계자는 “ESG를 강조하는 변화의 흐름에서 다양성과 포용성의 가치를 기업 내 확산시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올해 1분기(1∼3월) 기업의 성장성, 수익성, 안정성을 나타내는 지표가 일제히 나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반도체 업황 악화의 영향으로 대기업들의 지표도 곤두박질쳤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분기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외부감사 대상 법인기업의 1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0.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지난해 4분기(10∼12월, 6.9%)보다 증가율이 큰 폭으로 축소된 것으로,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인 2020년 4분기(―1.04%)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을 보였다. 특히 대기업의 매출액 증가율이 7.5%에서 0.7%로, 중소기업은 4.3%에서 ―1.2%로 내렸다. 업종별로는 제조업 전체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2.1% 하락했다. 대내외 수요 위축으로 수출액이 줄어든 석유화학(―3.5%)과 기계·전기전자업(―14.3%)의 매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비제조업의 매출액 증가율도 3개월 만에 12.6%에서 3.6%로 급감했다. 수익성 지표도 나빠졌다. 조사 대상 기업의 1분기 영업이익률은 2.8%로 전년 동기(6.3%)보다 하락했다. 세전순이익률 역시 전년 동기(8.1%) 대비 3.1%포인트 낮아진 5.0%로 집계됐다. 이렇듯 벌이가 신통치 않은 가운데 기업들의 빚에 대한 의존도는 커지고 있다. 외부 차입이 증가하며 기업들의 부채비율(95.0%)과 차입금의존도(26.0%) 모두 전 분기 대비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성환 한은 경제통계국 기업통계팀장은 “1분기의 부진은 전기전자 부문 매출액 상위 대기업 3곳의 대규모 영업손실이 크게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LG디스플레이 등 3곳의 부진을 의미한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 1분기 삼성전자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비 95.5% 추락했고, SK하이닉스는 3조4023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

일본 중앙은행인 일본은행(BOJ)이 금융완화 정책을 유지하기로 결정하면서 19일 장중 원-엔 환율이 8년 만에 800원대로 떨어지는 등 ‘엔저’(엔화 가치 하락) 현상이 계속되고 있다. 19일 원-엔 재정환율(오후 3시 30분 하나은행 고시 기준)은 905.21원으로, 전 거래일 대비 1.39원 올랐다. 이날 오전 8시 23분 기준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7.49원으로 고시되기도 했다. 원-엔 환율이 800원대로 미끄러져 내린 것은 2015년 6월 이후 8년 만이다. 엔화 가치가 하락한 것은 일본은행의 금융완화 정책의 영향이 크다. 16일 금융정책결정회의에서 일본은행은 단기금리를 ―0.1%로 동결하고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를 0% 수준으로 유지했다. 반면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에 이달 들어 130엔대 후반에서 움직이던 엔-달러 환율은 15일(140.43엔) 140엔대로 다시 올라선 후 17일에도 141.84엔에 장을 마감했다. 이렇듯 엔저 현상이 이어지는 가운데 상대적으로 원화가 강세를 보이는 것도 원-엔 환율이 하락하는 데 일조했다. ‘2분기(4∼6월) 바닥론’이 힘을 얻으며 3분기(7∼9월) 국내 반도체 산업의 업황 개선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최근 국내 주식시장에 외국인 자금이 유입되고 있는 등 원화 가치가 살아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현재 수준이 원-엔 환율의 ‘저점’에 가깝다고 분석한다. 김유미 키움증권 연구위원은 “현재 수준에서 미 연준이 더욱 매파적인 움직임을 보이거나 일본은행이 초완화적으로 가지 않는 이상 추가적으로 더 하락하기보다는 900원 내외에서 등락을 보일 것으로 전망된다”고 내다봤다.김수연 기자 sye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