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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 재직 당시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 23일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54)의 구속영장에 기재한 혐의는 장관직 사퇴의 단초가 된 가족 비리가 아닌 본인의 직무상 위법 행위였다. 2017년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5·수감 중)에 대한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하는 검찰은 올 10월 30일 관련 업체 압수수색으로 강제수사에 나선 지 54일 만에 조 전 장관의 신병 확보에 나섰다. 올 8월 법무부 장관 지명 이후 불거진 가족 비리 수사, 올 10월 장관직 사퇴 이후 본격적인 수사가 시작된 감찰 무마로 5차례 검찰 조사를 받은 조 전 장관은 청와대의 지난해 지방선거 개입 의혹에도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다. ○ “우병우 직무유기보다 조국 직권남용이 더 심각” 조 전 장관을 마지막으로 조사한 18일 이후 닷새 만에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가 영장청구 카드를 꺼내 든 이유는 조 전 장관이 지휘하던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감찰 무마가 재량권을 넘은 중대한 위법 행위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이는 ‘정무적 책임이나 판단’이라는 조 전 장관과 청와대 측 해명과는 상반된 것이다. 2017년 10월 유 전 부시장이 감찰을 받을 당시 직책이던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은 검찰로 따지면 ‘서울중앙지검장’ 또는 ‘법무부 검찰국장’에 준하는 핵심 요직이었다. 청와대 특감반은 금융위 실세인 유 전 부시장의 휴대전화를 임의 제출받아 금품 수수의 구체적 단서까지 확보했지만 조 전 장관이 돌연 감찰 중단을 지시했다. 검찰은 금융위가 유 전 부시장의 사표 수리 후 국회 전문위원으로 추천한 배경에도 조 전 장관과 청와대의 ‘입김’이 있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수사 의뢰는커녕 징계도 못 하도록 사표를 받게 한 것을 넘어 후속 인사까지 영향력을 행사했다는 것이다. 박근혜 정부 시절 미르·K스포츠재단의 비위 의혹을 알고도 별문제 없다며 감찰하지 않은 우병우 전 민정수석에게 법원은 직무유기 혐의로 유죄 판결을 했다. 법조계에선 ‘해야 할 일을 안 한’ 우 전 수석보다 ‘진행 중인 일을 강제 중단시킨’ 조 전 장관의 혐의가 더 무겁다는 평가가 나온다. ○ 구속 여부와 관계없이 가족 비리로 곧 기소 검찰은 유 전 부시장의 감찰 무마 윗선을 밝히기 위해서는 조 전 장관의 신병 확보가 불가피하다고 판단했다. 가족 비리 수사에서 진술거부권을 행사하던 조 전 장관은 감찰 무마조사에서는 “참여정부 인사들로부터의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요청이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을 통해 들어와 이를 논의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조 전 장관이 세 차례 조사 내내 진술거부권을 행사한 가족 비리로는 영장청구 대신 연내에 불구속 기소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자녀의 입시 부정, 사모펀드 불법 투자 혐의 등으로 부인 정경심 동양대 교수가 수감 중이어서 관행상 같은 범죄로 ‘부부 구속’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의 선거 개입 의혹으로 조 전 장관이 다시 검찰 조사를 받을 가능성도 있다.○ 靑 “일일이 검찰 허락받아야 하나” 불쾌감 검찰이 조 전 장관의 영장청구 사실을 공개한 지 약 3시간 만에 윤도한 대통령국민수석은 “청와대가 (감찰 무마라는) 정무적 판단을 일일이 검찰에 허락받고 일하는 기관은 아니다”라며 불쾌감을 표시했다. 이어 “당시 민정수석실은 수사권이 없어서 유 전 부시장 본인의 동의하에서만 감찰 조사를 할 수 있었고, 본인이 조사를 거부해 당시 확인된 비위 혐의를 소속 기관에 통보했다”고 했다. 검찰 내부에서는 “영장청구 당일에 청와대가 법원과 수사팀에 가이드라인을 주는 것이냐” “청와대가 (조 전 장관을) 연대보증하고 있느냐”는 불평이 터져 나왔다. 신동진 shine@donga.com·김정훈·박효목 기자}

검찰이 예비타당성조사를 담당하는 기획재정부 타당성심사과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를 20일 동시에 압수수색한 것은 지난해 6·13지방선거 당시 송철호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공약 지원 과정으로 수사가 확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기재부가 압수수색 대상이 된 것은 국정농단 사건으로 2016년 11월 기재부 차관실이 압수수색된 이후 3년여 만이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청와대가 송 시장의 경쟁자였던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下命) 수사를 지시했을 뿐만 아니라 ‘산재모(母)병원’의 예타 탈락 결과를 미리 알려주는 방식으로 선거에 개입했을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수사하고 있다. 산재모병원은 김 전 시장 측의 핵심 공약 중 하나였다. 김 전 시장 측은 기재부가 예타 결과를 발표한 지난해 5월 28일을 지방선거 과정에서 중요한 변곡점 중 하나로 꼽고 있다. 이날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정당별 후보자 등록이 이뤄진 같은 해 5월 24일(목요일)과 25일(금요일) 뒤 첫 월요일이었다. 김 전 시장 측은 주말이 지나고 후보별 공약들이 지역 언론에 보도돼야 하는 시점이었는데, 예타 결과가 발표되는 바람에 책임 공방이 부각됐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예타 결과를 송 시장 측이 미리 알고 있었던 정황을 포착하고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 김 전 시장 측근의 비위를 청와대에 2017년 10월 무렵 제보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같은 달 10일 업무수첩엔 산재모병원이 ‘좌초되면 좋음’이라고 적혀 있다. 그 대신 공공병원을 공약으로 내세워야 한다고 쓰여 있다. 청와대를 방문하고 쓴 3일 뒤 업무수첩엔 ‘산재모 추진 보류→공공병원 조기 검토 필요’라고 적었다. 7개월 전에 산재모병원의 설립이 무산되리라는 것을 알았던 셈이다. 송 시장 측은 산재모병원 대신 공공병원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기재부의 의뢰를 받은 KDI는 산재모병원에 대한 예타를 진행해 산재모병원의 비용 대비 편익(B/C)이 사업 추진 기준인 최소 0.8∼1.0에 미치지 못하는 0.73이라고 결론 내린 것을 지난해 5월 말 울산시에 통보했다. 김 전 시장 측은 20일 기자회견에서 “(김 전 시장을) 자유한국당 울산시장 후보로 공천 발표하던 2018년 3월 16일 경찰이 울산시청을 압수수색하며 기사가 대거 나왔던 것과 똑같다”고 주장했다. 선거의 중요한 시기마다 석연치 않게 일들이 불거졌다는 것이다. 김 전 시장 측근에 대한 수사는 결과적으로 검찰에서 불기소 처분이 됐고, 산재모병원은 산재 전문 공공병원으로 추진되며 올 1월 예타를 면제받았다. 검찰은 여당이 울산시장 경선에서 출마 의사를 밝힌 임동호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등과의 당내 경선을 거치지 않고 지난해 4월 송 시장이 단수 공천된 배경을 수사하고 있다.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에도 ‘송 시장이 임 전 최고위원과 당내 경선에서 붙게 될 경우 질 수 있다’ ‘경선 배제 전략’ 등의 글이 적혀 있다고 한다. 김 전 시장도 “(임 전 최고위원과 관련해) 검찰 조사에서 부정적인 문구를 본 적이 있다”고 밝혔다. 당시 권리당원의 자동응답시스템(ARS) 조사가 50% 반영되는 경선의 규칙은 당에서 오래 활동한 임 전 최고위원에 견줘 송 시장에게 불리한 환경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송 시장은 총선 등에서 8차례 낙선하는 과정에서 민주노동당이나 무소속으로 출마하는 등 당적을 자주 옮겨 임 전 최고위원에 비해 우호적인 권리당원이 적었다고 한다. 황성호 hsh0330@donga.com·신동진 기자}
지난해 6·13지방선거 당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추진한 ‘산재모(母)병원’ 공약을 백지화하는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검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20일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국 타당성심사과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산재모병원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관련 업무자료 등을 확보했다. 산재모병원은 2013년 1월 정부의 후보지 평가 용역 결과 울산이 최적지로 뽑히면서 추진됐고, 2014년 1월부터 예타가 시작됐다. 하지만 지난해 5월 28일 기재부의 불합격 판정이 발표되면서 사업이 무산됐다. 검찰은 송철호 울산시장의 선거 참모였던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 등에서 송 시장 측이 2017년 10월부터 청와대와 산재모병원 좌초 등을 논의한 정황을 확인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황성호 기자}

지난해 6·13지방선거 당시 김기현 전 울산시장이 추진한 ‘산재 모(母)병원’ 공약을 백지화하는 과정에 청와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확인하기 위해 검찰이 강제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20일 기획재정부 재정관리국 타당성심사과와 한국개발연구원(KDI) 공공투자관리센터 등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산재모병원의 예비타당성조사 관련 업무자료 등을 확보했다. 지방선거에서 김 전 시장은 산업재해 특화병원인 산재모병원 건립을, 송철호 울산시장은 일반 시민을 위한 공공병원 유치를 각각 공약으로 내세웠다. 산재모병원은 2013년 1월 정부의 후보지 평가 용역 결과 울산이 최적지로 뽑히면서 본격 추진됐고, 같은해 11월 예타 조사 대상으로 선정돼 2014년 1월부터 예타 조사가 시작됐다. 하지만 지방선거 투표 직전인 지난해 5월 28일 기재부의 불합격 판정이 발표되면서 사업이 무산됐다. 검찰은 송 시장의 선거 참모였던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 등에서 송 시장 측이 2017년 10월부터 청와대와 산재모병원 좌초 등을 논의한 정황을 확인했다. 송 부시장은 울산지검에 출석해 6, 7일에 이어 세 번째 조사를 받았다. 송 시장이 미공개 결과를 미리 듣고 공약을 수정했거나 정부가 야당 공약을 무력화시키기 위해 발표 시점을 조정했는지가 검찰의 수사 대상이다. 자유한국당은 송 시장의 당내 경선 경쟁자였던 임동호 전 최고위원 등을 회유 압박한 혐의로 임종석 전 대통령 비서실장, 한병도 전 정무수석비서관 등을 검찰에 고발했다. 신동진 기자shine@donga.com황성호기자 hsh0330@donga.com}

“출마-공약-공천 모두 ‘송병기 수첩’ 내용처럼 됐다.” 지난해 6·13지방선거 당시 송철호 현 울산시장의 전략 참모였던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업무수첩이 ‘청와대 하명(下命) 수사 의혹’ 사건의 뇌관으로 떠올랐다. 송 시장의 선거캠프 전신인 ‘공업탑 기획위원회’가 가동됐던 2017년 가을부터 청와대와 송 시장 사이의 교류 과정을 복원 중인 검찰은 선거 투표일로부터 정확히 8개월 전인 2017년 10월 13일자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 메모에 주목하고 있다.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비리 의혹을 청와대에 처음 제보한 송 부시장이 김 전 시장 외에도 송 시장의 당내 경쟁자들과 지지 여부가 불투명한 지역 유력 정치인에 대한 대응 전략을 논의한 내용까지 상세히 적혀있기 때문이다.○ 송철호 청와대 방문 다음 날 ‘BH 방문 결과’ 메모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2017년 10월 12일 송 시장은 청와대를 방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 다음 날인 10월 13일자 송 부시장의 업무수첩에는 ‘송 장관 BH 방문결과’라는 제목 아래 메모가 적혀 있다. 여기엔 송 시장에 대한 청와대의 출마 요청과 당내 경쟁자들 및 지역 국회의원에 대한 거취 등을 종합해 정리했다. 송 장관은 송 시장이 그의 선거캠프에서 불리던 호칭이다. 10월 13일자 송 부시장의 수첩에서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청와대(BH)뿐 아니라 문재인 대통령을 뜻하는 ‘VIP’ 표현이 여러 번 거론된다는 점이다. 먼저 ‘VIP가 (송 시장에게) 직접 후보 출마 요청하는 것을 면목 없어 해 비서실장이 요청한다’는 취지의 메모가 적혀 있다. 송 부시장이 당시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에게서 어떤 경위로 이 요청을 전달받았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VIP 면담자료―원전해체센터, 국립대, 외곽순환도로’라는 메모도 있다. 울산의 숙원사업이었던 외곽순환도로 건설은 예비타당성조사 문턱을 넘지 못하다가 올 1월 나란히 예타 면제 사업으로 선정됐다. 문 대통령 공약과 겹치는 원전해체센터 건립은 현재 추진 중이다. 검찰은 특히 10월 10일, 12일, 13일 등 세 차례 기재된 ‘산재 모(母)병원’ 관련 언급을 집중 조사하고 있다. ‘좌초되면 좋음’(10일) ‘BH 방문’(12일) ‘추진 보류’(13일)로 이어지는 메모 흐름만 보면 경쟁자인 김 전 시장 공약이었던 산재모병원 건립을 훼방 놓으려는 의도로 읽힐 수 있다. 7개월 뒤인 2018년 5월 28일 산재모병원에 대한 예비타당성조사를 관장했던 기획재정부는 불합격 결정과 함께 사업 백지화를 발표했다. 김 전 시장은 선거 투표일을 불과 16일 앞두고 공약을 전면 수정해야 했다. 송 부시장 기록대로 송 시장의 BH 방문과 VIP 면담이 사실이라면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2017년 10월 당시 송 시장은 청와대와 공식적인 연결고리가 없는 민간인 신분이었다. 송 시장이 대통령직속 지역균형발전위 고문에 위촉된 건 40여 일 뒤인 11월 27일이었다.○ 임동호 “임종석 김경수 등과 술자리서 총영사 자리 얘기” 메모에는 정치적 경쟁자 정리와 우군 확보에 공들인 정황도 나온다. 지난해 울산시장 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에서 송 시장과 경쟁했던 임동호 전 최고위원 이름 옆에는 ‘(자리요구)’라고 쓰여 있다. 함께 경합했던 또 다른 당직자 이름 옆에는 공기업 이름이 적혀 있다. 이 중 임 전 최고위원은 최근 본보 등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17∼2018년 자신이 “청와대 측에 수차례 일본 오사카 총영사직을 제안했다”고 밝혔다. 특히 지난해 2월 한병도 당시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이 임 전 최고위원을 만나 당시 민주당에 불리한 울산 선거 판세를 거론하며 고베 총영사 자리를 역제안했다고 공개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당시 상황을 재확인하기 위해 19일 울산지검에서 임 전 최고위원을 2차 조사했다. 임 전 최고위원은 조사실로 들어가기 전 기자들에게 “임종석 전 실장과 우리 김경수 경남지사, 국회의원들도 있는 술자리에서 한 수석이 ‘꼭 오사카를 가야겠나, 다른 데는 어떻나’라고 말한 적은 있으나 친구로서 오간 대화일 뿐”이라고 해명했다. 현역 국회의원으로 지난해 5월 30일 송 시장에 대한 지지를 선언했던 강길부 무소속 의원에 대한 언급도 있다. 2017년 10월 13일자 메모에서 ‘거취 관련 정무적 접근 요청’이라고 기재된 강 의원은 약 한 달 뒤인 11월 9일자에 ‘올해 6월 초 먼저 전화’ ‘배신자, 허탈감’ 등의 표현과 함께 거론됐다. 당시 강 의원이 바른정당을 탈당해 자유한국당 복당을 결정했던 상황과 들어맞는다. 검찰은 김 전 시장에 대한 참고인 조사에서 강 의원이 선거 2주 전 송 시장 지지로 돌아선 배경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것으로 알려졌다.○ “공직 후보자 사퇴 목적으로 자리 제안하면 선거법 위반” 검찰은 송 부시장 수첩과 관련자 진술 등을 토대로 청와대와 공무원들의 불법 선거 개입 행위가 없었는지를 확인하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특히 당내 경선 과정에서 특정인을 사퇴시킬 목적으로 ‘다른 자리’를 제안했다는 사실이 밝혀질 경우 선거법 57조 위반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는 게 법조계 중론이다. 검찰 수사 초점이 김 전 시장에 대한 경찰의 하명 수사를 넘어 송 시장 당선을 위한 청와대의 전방위적인 선거 개입 의혹으로 번지고 있다. 신동진 shine@donga.com·황성호 / 울산=정재락 기자}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5·수감 중)에 대한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조국 전 법무부 장관(54)을 18일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다시 불러 조사했다. 16일 첫 조사를 한 지 이틀 만에 두 번째 조사에 나선 검찰은 조 전 장관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배제하지 않고 있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이날 오전 조 전 장관을 상대로 2017년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한 뒤 갑자기 중단한 이유 등을 재차 조사했다. 당시 청와대 민정수석실 산하 특별감찰반이 인지한 유 전 부시장의 비위 관련 감찰이 무마됨과 동시에 금융위원회 차원의 징계가 이뤄지지 않은 이유 등 사실관계를 집중적으로 재구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조 전 장관과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 등 누구의 영향력이 구체적인 감찰 중단의 논의와 결과에 더 크게 작용한 것인지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앞선 첫 조사에서 조 전 장관은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실의 이른바 ‘3인 회동’의 실체를 인정했으며 당시 백 전 비서관,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이 논의에 참여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감찰 무마를 위한 압력성 청탁은 없었으며 특감반이 수집한 비위 내용이 수사 기관에 이첩할 수준은 아니라고 반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전 장관은 “당시 조치에 대한 정무적 최종 책임은 내게 있다”는 진술도 했다고 한다. 법적 책임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자녀의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불법 투자 의혹 등 조 전 장관은 이미 서울중앙지검에서 세 번의 조사를 받았으며 이날까지 서울동부지검에서 두 차례 조사를 추가로 받아 총 다섯 번의 조사가 이뤄졌다. 검찰은 특감반이 당시 유 전 부시장 비위의 상당 부분을 이미 확인했으며 금융위 차원의 감찰도 이뤄지지 않은 채 그가 영전을 이어간 점에서 조 전 장관을 직권남용 혐의로 기소할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부시장 감찰 무마 의혹과는 별도로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가 수사 중인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과 관련해 당시 책임자였던 조 전 장관을 상대로 추가 조사가 불가피하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김동혁 hack@donga.com·신동진 기자}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下命) 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18일 국무총리비서실을 압수수색했다. 2017년 10월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으로 근무하며 김 전 시장 비위 첩보보고서를 만든 문모 사무관(52)이 근무하는 곳이다. 검찰은 문 사무관의 첩보보고서가 김 전 시장 표적 수사를 위해 상당 부분 가공된 것으로 보고 있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이날 정부서울청사 창성동 별관에 있는 국무총리비서실 민정실에 검사와 수사관들을 보내 문 사무관의 업무 관련 기록과 컴퓨터 하드디스크 등을 확보했다. 문 사무관이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으로부터 받은 제보를 보기 좋게 단순 정리하는 데 그치지 않고 별도의 ‘추가 작업’을 통해 수사기관의 첩보 수준으로 재가공했다는 게 검찰의 판단이다. 검찰은 송 부시장의 최초 제보 문건과 경찰청에 하달된 문 사무관의 첩보보고서 등 하명 수사의 단초가 된 ‘처음과 끝’을 복원하고 있다. 남은 건 지난해 6·13지방선거에서 여당 후보였던 송철호 현 울산시장 측 제보가 경쟁 후보에 대한 수사 첩보로 숙성되기까지의 ‘중간 단계’다. 송 부시장은 제보 시점인 2017년 10월부터 송 시장 당선을 위한 모임인 ‘공업탑 기획위원회’를 구성해 선거 전략을 이끌었다. 검찰은 청와대 보고서와 제보 문건이 둘 다 A4용지 4쪽 분량으로 양에는 큰 차이가 없지만 김 전 시장 비위 의혹을 설명하는 표현과 형식 등에서 상당한 차이가 있다고 보고 있다. 문 사무관이 일부 정보를 따로 수집하거나 검증한 정황도 나왔다. 첩보 재가공 과정에 가담한 청와대 관계자가 더 있었을 가능성도 검찰은 배제하지 않고 있다. 사실상 수사첩보를 생산한 문 사무관과 실제 김 전 시장 수사를 진행했던 울산지방경찰청 경찰관들은 이미 직권남용 피의자로 전환된 것으로 알려졌다. 자유한국당 진상조사위에 따르면 송 부시장 문건에는 ‘울산시장 김기현 비위 의혹’이란 제목 아래 △레미콘 업체 선정 의혹 △건설업자 김모 씨가 김 전 시장 동생과 맺은 ‘아파트 시행권 확보 시 30억 원 지급’ 용역계약서 △김 전 시장 및 측근이 거론된 인사 비위 등 3가지가 관련자들의 연락처 등과 함께 정리돼 있다고 한다. “제보가 난잡해 보기 좋게 편집했다”는 청와대 해명과 달리 3급 공무원 출신인 송 부시장이 만든 최초 제보 문건도 행정문서처럼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것이다. 문 사무관은 이에 더해 제목을 ‘지방자치단체장(김기현) 비위 의혹’으로 바꾸고 원래 없던 죄목과 법정형 등을 추가했다. 검찰수사관 출신답게 군더더기를 빼고 범죄 구성요건 사실만 추렸다고 한다. 최근 검찰 조사에서 두 문건을 비교한 김 전 시장은 의혹이 범죄 혐의로 탈바꿈했다며 “꼭 공소장 같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당 곽상도 의원은 “송 부시장이 보낸 비위 의혹 중 조경업체 관련 내용은 삭제되고 원래 없던 별도 비리 의혹이 추가됐다”며 “민정비서관실이 김 전 시장에 대한 비리를 광범위하게 수집했다는 방증”이라고 주장했다.신동진 shine@donga.com·김동혁 기자}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산재 모(母)병원 건립’ 공약을 백지화시킨 정부의 예비타당성조사(예타) 결과 발표 배경을 검찰이 수사 중인 것으로 16일 밝혀졌다. 공장이 많은 울산의 지역 특성에 맞춰 산업재해 특화병원을 주장한 김 전 시장에 맞서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송철호 울산시장은 일반 시민을 위한 공공병원 유치를 내세웠는데, 지방선거 투표일 16일 전 기획재정부가 산재 모병원에 대한 예타 불합격 결과를 발표한 것이다. 광역자치단체장 선거가 임박한 시점에 공개된 정부 방침으로 인해 야당 후보의 공약은 무산되고 여당 후보의 공약대로 정책 논의가 시작된 사실까지 알려지면서 청와대의 선거 개입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선거 16일 전 ‘김기현 공약’ 무산시켜” 김 전 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下命) 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최근 전·현직 울산시 공무원과 선거캠프 인사들을 상대로 산재 모병원 추진 과정과 예타 결과 인지 시점 등을 조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직 울산시 관계자 등에 따르면 김 전 시장 측은 선거 전 공약 수립을 위해 산재 모병원 건립 가부에 대한 답변을 정부 측에 끊임없이 요구했지만 기재부는 예산 문제 등을 이유로 답을 미뤘다고 한다. 김 전 시장은 결국 백지화 방침을 모른 채 산재 모병원을 공약에 포함시켰다. 반면 송 시장은 2012년 국회의원 선거 출마 당시 산재병원 공약을 내세웠던 것과 달리 혁신형 공공병원으로 공약을 수정했다. 이러한 전략은 지난해 2월 공식 선거캠프를 꾸리기 전부터 정해진 것으로 전해졌다. 두 후보 간의 ‘산재 모병원 vs 공공병원’ 공약 다툼은 선거전이 본격화되기도 전에 싱겁게 끝났다. 지난해 5월 28일 기재부 발표가 있기 6일 전부터 지역 언론 등에서 15년째 울산시 숙원사업이던 산재 모병원 무산 소식과 함께 정부가 혁신형 공공병원을 대안으로 협의할 것이라는 계획이 보도됐다. 같은 해 6월 1일 울산시장 선거 후보자 첫 TV토론회에서 송 시장은 “산재 모병원 설립 등 약속한 공약을 아무것도 이루지 못했다”며 김 전 시장을 공격했다. 김 전 시장은 정부 발표 이후 ‘국립병원 설립’으로 공약을 급히 변경했다.○ 송철호 시장, 청와대 회동 후 공약 손질 정황 검찰은 송 시장 측이 산재 모병원 예타 결과를 발표 수개월 전에 미리 인지한 단서를 포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1월 송 시장이 선거캠프 전신인 ‘공업탑 기획위원회’ 멤버 송병기 현 울산시 경제부시장과 함께 청와대 선임행정관을 만나 공약을 논의한 사실도 주목하고 있다. 검찰이 확보한 송 부시장의 업무일지에도 산재 모병원 등 주요 공약이 적혀 있다고 한다. 정부가 송 시장에게 유리한 시점에 결과를 발표한 배경에 의도성이 있었는지도 조사 대상이다. 야당 공약을 물거품으로 만들기 위해 정부가 발표를 선거 직전으로 연기했다고 김 전 시장 측은 보고 있다. 송 시장은 당선 후 공약대로 혁신형 공공병원을 추진했지만 정부가 다시 산재 모병원으로 수정을 요구하는 등 우여곡절을 거쳐 올 1월 산재 전문 공공병원으로 예타 면제 결정을 받았다. 선거 직전 백지화한 산재 모병원과 유사한 계획을 정부가 다시 밀어붙인 것이다. 기재부 관계자는 “예타는 경제성과 정책 필요성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것이지 선거 개입은 어불성설”이라고 했다. 15, 16일 이틀 연속 검찰에 출석한 김 전 시장은 청와대를 겨냥해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릴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신동진 shine@donga.com·김동혁 / 울산=정재락 기자}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5·수감 중)에 대한 청와대 감찰 당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54)이 16일 직권남용 혐의 피의자 신분으로 서울동부지검에 출석해 첫 조사를 받았다. 이달 11일 자녀의 입시비리와 사모펀드 불법 투자 의혹 등으로 서울중앙지검에서 세 번째 조사를 받은 뒤 닷새 만이다.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는 16일 오전 9시 30분부터 오후 9시 20분까지 조 전 장관을 상대로 2017년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지시했다가 갑자기 중단 지시를 한 이유 등을 조사했다. 조 전 장관은 진술거부권을 행사하지 않고, 감찰 중단 과정 등을 비교적 상세히 설명했다고 검찰은 밝혔다. 앞서 조 전 장관은 서울중앙지검에서 조사를 받았을 때는 검사의 신문에 아무런 답을 하지 않았다. 하지만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과 박형철 전 반부패비서관 등이 자신에게 감찰 무마 책임을 떠넘기는 진술을 함에 따라 입장을 바꾼 것으로 알려졌다. 유 전 부시장은 2017년 10월경 2차례 청와대 감찰 조사를 받고도 석연찮게 감찰이 중단됐다. 조 전 장관은 지난해 12월 “비위 첩보 자체는 근거가 약하다고 봤다”며 중단 이유를 밝혔지만 검찰은 “청와대 감찰 당시 상당수 의혹이 확인됐거나 확인될 수 있었다”고 했다.김동혁 hack@donga.com·황성호·신동진 기자}

울산시 공무원들이 비공개 내부 문건이나 정보를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더불어민주당 후보였던 송철호 현 울산시장 측에 제공한 사실이 15일 밝혀졌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下命) 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최근 울산시 공무원 10여 명을 차례로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이들을 상대로 문건을 빼돌린 경위와 목적 등을 조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앞서 검찰은 6, 7일 송 시장 캠프 출범 전부터 핵심적인 역할을 맡았던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사무실과 자택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확보한 외장하드 등을 분석하는 과정에서 문건 유출을 파악한 것으로 전해졌다. 울산시 공무원들로부터 받은 내부 문건과 정보 등을 토대로 송 시장 측이 선거 전략을 만들었다고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지난주 지방선거 전 김 전 시장의 측근비리를 수사했던 울산지방경찰청의 A 수사과장을 조사한 검찰은 이번 주 경찰관 4, 5명을 추가 조사할 예정이다. 김 전 시장은 15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처음 출석하면서 “(당시 경찰 수사에) 청와대 오더가 있었다는 얘기가 많이 들렸다”고 주장했다. 신동진 shine@donga.com·황성호 기자}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울산시 공무원 10여 명이 당시 더불어민주당의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 측에 비공개 내부 문건과 정보를 전달한 사실이 드러나면서 공무원의 선거 개입 논란이 더 커지고 있다. 울산지방경찰청이 청와대 첩보를 근거로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下命) 수사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진 데 이어 울산시 공무원까지 추가로 연루됐기 때문이다. 송 시장 당선에 기여도가 높은 일부 인사들의 경우 울산시 요직을 차지하는 이른바 ‘논공행상(論功行賞)’식 보은을 받은 것은 아닌지 검찰은 의심하고 있다.○ “정책입안 시 내부 문건까지 송철호 캠프로 전달” 15일 동아일보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지난해 2월 출범한 송 시장 공식 선거캠프의 전신인 ‘공업탑 기획위원회’는 울산시 내부 문건 상당수를 입수해 선거 전략 및 공약 수립 등에 활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검찰은 6, 7일 공업탑 기획위 주축이자 청와대 첩보 제보자인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집무실과 자택 등 관련 장소 압수수색을 통해 송 부시장 등이 선거 준비 과정에서 작성한 문건 상당수를 확보했다. 검찰은 최근 출석에 응한 울산시 공무원들을 상대로 선거 전 시 내부 자료를 유출한 경위 등을 추궁하고 있다. 공업탑 기획위가 확보한 울산시 문건 등에는 외부에 공개되지 않은 정책 입안 시 참조 정보와 진행 사업에 관한 내부 검토 자료 등이 포함된 것으로 전해졌다. 시 내부자의 협조 없이는 구할 수 없는 자료다. 공무원은 공직선거법상 직무, 지위를 이용해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 등이 금지돼 있다. 유출한 문건 내용의 중대성과 공개 여부에 따라 공무상 비밀 누설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 “송 부시장 선거전략 문건 중 일부는 실행” 검찰은 송 부시장 등이 작성한 선거전략 문건 중에 일부가 실행에 옮겨진 것에 주목하고 있다. 공업탑 기획위가 울산시뿐 아니라 청와대와 정부의 지원을 받기 위해 조직적으로 움직인 정황으로 보고, 실행된 계획과 선거에 미친 영향 등을 복원하고 있다. 중앙 정부와 지방 정부의 전방위적인 조력이 현실화되는 과정에서 컨트롤타워 역할을 한 ‘배후 세력’이 있었는지도 규명 대상이다. 송 부시장 외에 현 울산시 고위 공무원 A 씨, 현 민주당 울산시당 고위 관계자 B 씨 등 6인이 참여한 공업탑 기획위는 2017년 가을경부터 송 시장 당선을 위한 선거 전략을 논의하고 정보를 수집하는 비선 조직으로 활동했다. 출신 인사 대다수가 송 시장 선거캠프에 합류했고 선거 후에는 울산시 요직에 입성했다. 송 시장은 공식 출마 의사를 밝히기 전인 2017년 말부터 반구대 암각화 보존 등 김 전 시장이 풀지 못한 지역 이슈를 쟁점화했는데 당시 현장을 방문한 김은경 환경부 장관과 동행하기도 했다. 지난해 1월에는 청와대 행정관을 만나 공공병원 공약을 논의하는 등 청와대 인사들과도 수차례 접촉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기현 “황운하 부임 후 ‘靑지시로 뒷조사’ 소문” 지난해 김 전 시장의 수사를 담당했던 울산지방경찰청의 A 수사과장을 지난주 조사한 검찰은 이르면 18일 경찰관 4, 5명을 추가로 불러 선거 직전 압수수색까지 했다가 선거 이후 불기소된 수사 과정 전반을 확인할 예정이다. 수사팀원에 대한 조사가 마무리되는 대로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을 조사할 계획이다. 15일 오후 2시 첫 검찰 조사를 받으러 나온 김 전 시장은 기자들과 만나 “황 전 청장이 울산에 부임하고 몇 달 안 지나 (나를) 뒷조사한다는 소문과 청와대 오더가 있었다는 얘기가 들렸다”고 주장했다. 이어 “3·15 부정선거에 비견되는 헌정질서 농단 사건”이라며 “배후 몸통이 누군지 반드시 밝혀야 한다”고 했다. 검찰은 김 전 시장을 16일 다시 불러 조사할 방침이다.신동진 shine@donga.com·김동혁 / 울산=정재락 기자}

대통령민정비서관실 문모 전 행정관(52·국무총리실 민정담당 사무관)이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의 KTX 역세권 부지 투기 의혹 첩보를 추가로 수집한 단서를 검찰이 포착한 것으로 9일 확인됐다. 2017년 9, 10월 청와대 근무 당시 문 전 행정관이 작성해 경찰에 전달한 ‘지방자치단체장(울산광역시장 김기현) 비위 의혹’ 첩보보고서에는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다. 청와대가 직무 범위를 벗어나 야당 지방자치단체장인 김 전 시장과 그의 측근 비리에 대한 첩보를 광범위하게 수집한 것으로 해석할 수 있어 청와대의 위법 논란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靑, 김 전 시장 땅 투기 첩보 수집”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에 6,7일 출석한 송병기 울산시 부시장은 지난해 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나 경찰 등으로부터 KTX 울산역 인근 김 전 시장 소유 부동산에 대한 정보를 요청받은 적이 있는지 등을 추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지방선거 투표를 불과 3개월 앞두고 울산 현지에서는 김 전 시장의 토지가 KTX 울산역 연결 도로 사업부지에 포함되는 과정에서 김 전 시장이 정보를 미리 알았거나 영향력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갑자기 제기됐다. 일부 후보는 “김 시장이 땅 투기를 했다”며 경찰 수사를 촉구하기도 했다. 비슷한 시기 청와대가 여당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던 송 부시장에게 김 시장의 투기 여부를 질의한 것이다. 당시 김 시장은 “1998년 매입한 땅으로 도로 계획에 포함되는지 알지 못했고, 야산에 터널이 관통되기 때문에 시세 상승 여지도 없다”며 해명했다. 문 전 행정관은 김 전 시장 측근들이 거론된 울산 아파트 건설 현장 유착이나 울산시 산하 단체 인사 비리, 김 전 시장 형제 관련 비위 의혹 등을 송 부시장으로부터 전달 받았고, 관련 내용을 A4용지 4장 분량의 첩보보고서에 기재했다. 송 부시장은 검찰 조사에서 “문 전 행정관이 먼저 전화가 와서 물어오면 답했고, 이를 다시 카카오톡으로 정리해 보내 달라고 요구받았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 “송 부시장이 알기 어려운 정보 보고서에” 검찰은 보고서에 담긴 내용 대부분이 송 부시장이 2015년 울산시청을 퇴임한 이후에 벌어진 상황으로 본인이 직접 알기 어려운 내용이라는 점에도 주목하고 있다. 지난해 3월 16일 울산시청에 대한 경찰의 압수수색으로까지 이어진 2017년 울산 아파트 현장 레미콘업체 선정 외압 관련 부분은 송 부시장이 건설교통국장이던 2015년보다 2년 뒤의 일로 송 부시장의 소관 업무나 내부 고발 문제로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김 전 시장 비서실장이 산하 단체 인사 과정에 개입해 돈을 받거나 가까운 사람을 앉혔다는 측근의 인사비리 부분도 시기 대부분이 송 부시장이 퇴직한 이후에 벌어진 상황인 것으로 알려졌다. 압수수색 영장 등에 범죄 사실로 그대로 옮겨도 무방할 정도로 정제된 내용이 적혀 있고, 사안별로 접촉해 볼 인물 명단까지 일목요연하게 정리된 보고서 형식도 검찰은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있다. 문 전 행정관이 송 부시장 등의 제보를 단순히 정리해 만든 문건이 아니라 송 부시장 한 사람이 아닌 여러 명으로부터 받은 제보를 다양한 루트로 재검증한 사실상 ‘수사첩보’라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 “靑보고서, 선거 영향 주려고 의도적 편집” 검찰은 청와대 보고서의 일부 내용이 선거에 영향을 미치려는 의도로 필요 이상으로 확대 편집됐다고 보고 있다. 보고서에는 2014년 건설업자와 김 전 시장 동생이 ‘아파트 시행권을 확보해 주면 그 대가로 30억 원을 준다’는 취지로 작성한 용역계약서 내용이 비중 있게 적혀 있다. 황운하 전 울산지방경찰청장이 2017년 9월 김 전 시장에 대한 수사팀을 교체한 이유도 이 문건의 존재를 수사팀이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고 질책했기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건설업자는 김 전 시장 동생의 비위를 강조하려고 계약서를 언급한 게 아닌데 청와대 보고서에는 동생의 비위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신동진 shine@donga.com / 울산=정재락 기자}
2017년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5·수감 중)에 대한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최근 청와대 윤건영 국정상황실장(50)과 김경수 경남도지사(52)를 비공개 조사한 것으로 8일 확인됐다. 김 지사가 수사 기관의 조사를 받은 건 지난해 8월 댓글 여론조작 사건에 이어 1년 4개월 만이다.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최근 윤 실장과 김 지사를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유 전 부시장에 대한 청와대 감찰 무마 경위와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으로 금융권 주요 인사를 논의한 과정 등을 조사했다. 유 전 부시장의 텔레그램 단체대화방 멤버였던 천경득 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46)은 이미 조사를 마쳤다. 검찰은 당시 민정수석비서관이던 조국 전 법무부 장관(54)을 이르면 이번 주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하기로 하고, 출석 날짜를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下命) 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의 실명과 차명 휴대전화 여러 개, PC 외장하드, 업무일지 등을 입수해 2017년 9, 10월 청와대의 첩보 생산 및 가공 과정을 정밀 복원하고 있다. 검찰은 송 부시장을 6, 7일 이틀 연속 불러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김 전 시장과 관련한 비위 첩보를 청와대 문모 전 행정관에게 제보한 경위를 추궁했다. 검찰은 김 전 시장 관련 수사에 참여했던 현직 경찰 10여 명을 조사하려고 했지만 경찰 측이 출석 요구에 불응하거나 서면조사를 요구해 무산됐다. 신동진 shine@donga.com·김정훈 기자}

“‘청와대의 울산시장 선거 개입 의혹’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합니다.” 6일 참고인 신분으로 검찰에 처음 출석한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에게 검사는 이렇게 말한 뒤 송 부시장을 직권남용 피의자로 입건했다. 이틀 연속 검찰 조사를 받은 송 부시장은 7일 오후 5시 반경 피곤하다는 이유로 조사 중단을 요청했다고 한다. 검찰은 조서열람 및 서명날인을 하지 않은 채 귀가한 송 부시장의 차명 휴대전화와 외장하드를 분석한 뒤 추가 조사하기로 했다.○ 공정위 이첩 사건 무혐의 뒤 경찰에 하명 송 부시장은 2017년 9, 10월경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소속 문모 전 행정관(52·국무총리실 민정담당 사무관)에게 김기현 전 울산시장 관련 동향 보고를 전달했다. 문 전 행정관은 2017년 11월경 이를 보고서로 작성했다. 문 전 행정관이 보고서를 작성하기 전 청와대에는 같은 사안으로 이미 진정서가 접수됐다. 울산지역의 레미콘 업체 대표는 2017년 9월 7일 민정비서관실에 제출한 진정서를 통해 “공무원들이 공사 업체 선정에 관여한다. 김 전 시장과 측근들의 유착 의혹이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했다. 민정비서관실은 당시 이 진정서를 경찰에 수사 의뢰하는 대신 공정거래위원회에 이첩했다. 일반적인 진정의 형태라고 판단한 것이다. 한 달여 뒤 공정위는 “지자체장에게 시정 의견을 낼 수 있지만 자치입법권 침해 소지가 있어 강제가 어렵다”며 사실상 무혐의 처분을 내놨다. 그 뒤 경찰은 중대 범죄로 판단하고 수사에 착수했지만 조사를 받은 울산시 소속 공무원들도 “지자체 의회에서 조례에 따라 결정한 사안이기 때문에 아무런 문제가 없었다”는 취지로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靑 행정관, 교체된 경찰 수사팀에 전화 문 전 행정관이 송 부시장에게서 전달받은 내용을 기초로 작성한 보고서는 백원우 당시 민정비서관에게 전달돼 반부패비서관실을 거쳐 경찰의 이른바 ‘하명(下命) 수사’로 이어졌다.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공정위와 경찰의 서로 다른 판단의 배경에 ‘청와대의 개입’을 꼽고 있다. 문 전 행정관이 작성한 보고서는 진정서와 유사한 내용이라고 하더라도 그 주체가 ‘청와대’로 진정서와는 구별된다는 것이다. 보고서의 제목이 ‘지방자치단체장(울산광역시장) 김기현 비위 의혹’이라고만 명시돼 있는 점도 석연치 않다. 검찰은 김 전 시장의 ‘측근’이 아니라 ‘김 전 시장’을 직접 겨냥해 하명 수사 목적으로 청와대가 첩보를 작성한 것으로 의심하고 있다. 청와대 민정비서관실 소속 경찰 출신 행정관이 황운하 당시 울산경찰청장이 ‘허위 보고’를 이유로 교체한 전임 수사팀 경찰관에게 직접 전화를 건 점도 검찰은 석연치 않다고 보고 있다. 검찰은 해당 증거자료 등을 김 전 시장 측으로부터 확보했다. 이 행정관은 해당 경찰관에게 교체에 따른 인사 불만이 없는지와 김 전 시장 비위 의혹 수사의 진행 상황을 질문한 것으로 알려졌다.○ 차명폰, 외장하드 등 분석 뒤 송병기 재조사 검찰은 송 부시장이 2017년 8월부터 비공식적으로 운영된 송철호 울산시장 후보 캠프에서 활동하기 시작했으며 문 전 행정관과 접촉하던 시기에 A레미콘 업체 대표를 만난 정황 등에 주목하고 있다. 또 경찰 조사 때 송 부시장이 퇴직 공무원 ‘김○○’이라는 가명으로 조사를 받으며 문 전 행정관에게 전달한 첩보와 같은 내용의 진술을 한 것도 상식 밖이라는 것이 검찰의 시각이다. 6일 송 부시장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하면서 검찰은 송 부시장이 사용하던 여러 대의 차명 휴대전화부터 2017년 10월경 업무일지, PC 외장하드 등 다양한 디지털 저장 매체를 입수했다. 송 부시장과 울산지역 건설업자 김모 씨의 유착 정황, 현 정권과의 교류 관계를 입증할 자료 등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김동혁 hack@donga.com·신동진 / 울산=정재락 기자}

2017년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5·수감 중)에 대한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을 수사 중인 검찰이 천경득 대통령총무비서관실 선임행정관(46)을 최근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6일 동아일보 취재 결과를 종합하면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천 선임행정관을 참고인 신분으로 불러 이인걸 전 청와대 특별감찰반장에게 “피아(彼我) 구분을 해야 한다”며 유 전 부시장의 감찰 중단을 요구한 경위를 조사했다. 이 전 반장은 2017년 10월 유 전 부시장의 금품수수 첩보 보고서를 작성한 전 특감반원 A 씨의 직속상관이었다.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등을 불러 감찰 중단 과정을 복원해 온 검찰은 이 결정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한 ‘윗선’에 대한 수사만 남겨 놓은 상황이다. 검찰은 조국 당시 대통령민정수석비서관이 감찰 무마 경위를 알고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에 앞서 검찰은 2017년 당시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이었던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첩보를 알고도 징계 없이 사표를 수리한 금융위의 최종구 위원장과 김용범 부위원장, 김 부위원장에게 청와대 감찰 결과를 전달했던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을 조사했다. 검찰은 또 천 선임행정관이 여권 핵심 관계자와의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유 전 부시장과 함께 금융권 주요 인사를 논의한 경위 등도 조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청와대의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하명(下命) 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6일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을 불러 조사했다. 검찰은 송 부시장을 상대로 2017년 10월경 당시 민정비서관실 문모 행정관에게 김 전 시장과 관련한 비위 첩보를 건네고, 경찰에서 3차례 가명인 김모 씨로 조사받은 이유 등을 조사했다. 이날 검찰은 송 부시장의 울산시청 집무실과 자택, 관용차량 등을 동시에 압수수색했다. 검찰은 송 부시장이 문 전 행정관에게 건넨 문자메시지와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청와대가 경찰에 이첩한 A4용지 4장짜리 ‘지방자치단체장(울산광역시장 김기현) 비위 의혹’ 보고서 내용을 비교하면서 첩보 가공 과정을 역추적하고 있다. 신동진 shine@donga.com·김정훈 / 울산=정재락 기자}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의 박형철 반부패비서관, 백원우 전 민정비서관, 총무비서관실의 천경득 선임행정관….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55·수감 중)에 대한 2017년 청와대 감찰 무마 의혹을 둘러싸고 최근 검찰 조사를 받은 청와대 전·현직 관계자를 보면 검찰의 수사 방향을 읽을 수 있다. 지난달 27일 유 전 부시장이 수감되기 전부터 이들은 검찰 출석 통보를 거부하지 않고, 순순히 응하고 있다고 한다. 이제 검찰 수사는 감찰 무마를 부탁하고, 최종 결정한 비서관 이상의 ‘윗선’으로 향하고 있다. 특별감찰반 지휘 보고 체계 밖에서 감찰 중단을 요청한 정황이 드러난 천 행정관 외에 또 다른 ‘윗선’이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박 비서관에게 감찰 지시를 내린 조국 당시 민정수석비서관이 직제상 하위 직급인 천 행정관의 말만 믿고, 유 전 부시장의 감찰 중단을 지시했다는 것은 상식 밖이기 때문이다.○ 순순히 조사받는 靑 관계자들, 왜? 서울동부지검 형사6부(부장검사 이정섭)는 최근 천 행정관을 불러 당시 이인걸 청와대 특감반장에게 유 전 부시장 감찰 중단을 요구한 경위를 조사했다. 당시 특감반 지휘 보고 체계에서 이 전 반장의 상관이었던 박 비서관과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사실을 그가 근무하던 금융위원회에 통보한 백 전 비서관은 이미 검찰 조사를 받았다. 검찰이 천 행정관을 조사한 건 특감반 감찰 무산을 가져온 ‘외부 입김’에 대한 실체 추적이 상당 부분 마무리됐다는 뜻이다. 2012, 2017년 문재인 대선 캠프에서 활동하다 현 정부 출범 후 ‘실세 행정관’으로 불려온 천 행정관은 같은 법조인 출신으로 사법연수원 한 기수 선배인 이 전 반장에게 당시 금융위 금융정책국장이었던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 무마를 부탁했다. 천 행정관이 이 전 반장을 만나 “피아(彼我) 구분 못 하느냐”는 취지의 발언을 했다는 진술까지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천 행정관 텔레그램 대화방 멤버 수사도 불가피 검찰은 천 행정관이 청와대 윤건영 국정상황실장(50), 김경수 경남도지사(52) 등 문 대통령의 최측근 인사들과 텔레그램 단체 대화방에서 금융권 인사 논의를 한 정황을 확보했다. 이 단체 대화방에는 유 전 부시장이 함께 참여하며 금융권 주요 보직 추천 대상자 등에 대해 서로 의견을 교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내용은 2017년 10월 청와대 특감반이 유 전 부시장을 감찰할 당시 유 전 부시장의 휴대전화 디지털 포렌식을 통해 이미 드러난 상황이었다. 검찰은 청와대가 유 전 부시장 감찰을 무마해준 이유가 천 행정관 등 여권 실세들이 유 전 부시장에게 금융위 관련 각종 청탁을 한 것에 대한 대가 관계라는 진술도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유 전 부시장이 징계를 받게 되면 정식 인사 라인이 아닌 관계자들이 금융권 인사를 논의한 사실이 드러날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조국 전 수석, 검찰에서 ‘윗선’ 공개할까 검찰은 4일 청와대 대통령비서실 압수수색에서 확보한 자료 분석이 마무리되는 대로 조 전 수석을 불러 제3자의 청탁이나 지시가 있었는지를 본격 조사할 방침이다. 감찰보고서에 적시된 유 전 부시장의 비위 수준이 어떤 내용으로 어느 선까지 보고됐는지 확인되면 감찰 무마라는 직권남용의 행사자가 추려질 수 있다. 구속될 정도로 심각한 비위 혐의임에도 ‘근거 부족’이라는 핑계로 유 전 부시장에 대한 감찰을 무산시킨 ‘보이지 않는 손’을 찾아내고 이를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기소하는 것이 검찰의 남은 숙제다. 무마 과정 통로에 있는 조 전 수석에 대한 처벌 수위도 자녀의 입시 비리와 부인의 사모펀드 불법 투자 혐의를 수사 중인 서울중앙지검보다 서울동부지검에서 먼저 결정할 가능성도 있다. 검찰 내부에선 “조 전 수석이 직권남용 혐의를 혼자 뒤집어쓸 이유가 없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조 전 수석의 윗선이 드러날 수 있다.신동진 shine@donga.com·황성호·김정훈 기자}

“정치개입은 했으나 선거개입은 아니라는 앞뒤 안 맞는 판결, ㅉ(쯧).” 검찰이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청와대 ‘하명(下命) 수사’ 의혹을 수사 중인 가운데 차기 법무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더불어민주당 추미애 의원(61)이 5년 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쓴 글이 다시 주목받고 있다. 추 후보자는 2014년 9월 서울중앙지법이 ‘국가정보원 댓글 사건’ 1심 재판에서 원세훈 전 국정원장에 대해 “정치 관여를 금지한 국정원법 위반은 맞지만 공직선거법상 불법 선거운동으로는 볼 수는 없다”는 판결을 내리자 이틀에 걸쳐 트위터에 비판글을 올렸다. 판사 출신인 추 후보자는 “정치는 과정이고 선거는 결과인데, 과정에 개입하면 결과에 영향을 미치고 결과에 개입한 것 아닌가”라며 선거개입을 무죄로 본 재판부 결정을 ‘모순’이라고 지적했다. 그 다음날에는 “원세훈 무죄 판결대로라면 앞으로 국정원은 정치개입은 안 되지만 최고 권력이 바뀌는 대선개입은 위법이 아니게 된다”며 “궤변이 낳을 또 다른 엄청난 헌정파괴 유도를 어떻게 막죠?”라고 적었다. 당시 서울중앙지법의 논리는 선거운동이란 ‘특정한’ 또는 ‘특정될 수 있는’ 후보자의 당선이나 낙선을 위한 행위여야 한다는 것이었다. 검찰이 국정원 직원들의 범행 시기로 지목한 2012년 1월은 대통령선거를 11개월 앞둔 시점으로 어느 정당의 후보도 특정이 되지 않았다는 점이 선거법 무죄의 핵심 근거였다. 검찰은 기존의 정치관여 행위가 선거철에 와서는 당연히 선거운동으로 전환된다는 논리를 폈다. 검찰 안팎에서는 청와대 하명 수사 의혹 사건을 국정원 댓글 사건에 빗대는 목소리가 많다. 선거개입 주체가 국정원에서 경찰 또는 청와대로 바뀌었다는 것이다. 이번 수사를 지휘하는 윤석열 검찰총장이 국정원 댓글 사건 수사를 이끌었다. 법조계에서는 “검찰총장 상급자인 법무부 장관에 오를 추 후보자가 5년 전 발언에 따라 사건 지휘를 할지 주목된다”는 분위기다. 지난해 지방선거 직전 경찰이 야당 후보였던 김 전 시장 측근 수사를 시작한 것은 선거를 불과 4개월여 남긴 시점이었다. 선거 결과 여당 후보였던 송철호 울산시장이 김 전 시장을 누르고 당선됐다. 공직선거법 85조는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하는 공무원은 선거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하는 등 선거에 영향을 미치는 행위를 할 수 없다고 규정하고 있다. 신동진 기자shine@donga.com}

“청와대의 4일 해명이 ‘하명(下命) 수사 첩보’ 출처를 찾는 (검찰의) 수고를 덜어줬다.”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김기현 전 울산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를 촉발시킨 청와대 첩보보고서의 제보자가 송병기 울산시 경제부시장이라는 사실이 4일 밝혀지자 검찰 안팎에서는 이런 평가가 나왔다. 2017년 11월 당시 청와대 민정비서관실에 근무하던 문모 행정관(52)이 송 부시장에게 첩보를 받아 ‘지방자치단체장 김기현 비위 의혹’ 보고서를 작성한 과정까지 공개되면서 검찰 수사가 숨통이 트이게 됐기 때문이다. 당시 민정비서관실 특별감찰반 소속으로 울산을 방문했던 검찰수사관 A 씨가 숨지고, A 씨의 휴대전화마저 암호에 막혀 난관에 부딪혔던 수사는 청와대의 해명으로 한 고비를 넘겼다. 검찰은 여당 후보였던 송철호 울산시장 측근인 송 부시장이 제보한 ‘원첩보’가 경찰 수사로 이어지기까지 재가공되고 편집된 과정과 여기에 가담한 청와대 관계자가 더 있었는지를 찾는 데 수사력을 모으고 있다. ○ 檢, 청와대 해명 하루 만에 문 전 행정관 조사 5일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검사 김태은)는 문 전 행정관을 상대로 송 부시장으로부터 정보를 수집한 경위와 받은 제보 내용을 재가공한 경위 등을 조사했다. 문 전 행정관은 검찰에서 “송 부시장에게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로 넘겨받은 김 전 시장과 관련한 제보를 요약 정리했을 뿐 다른 의도가 없었다”는 취지로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민정비서관실 직원이 직무 범위 외의 지자체장 관련 첩보를 수집해 보고서로 만들었다면 그 자체로 직권남용 혐의가 적용될 수 있다. 민정비서관실이 친인척 관리와 민심 파악 등 본연의 업무 외에 청와대 직제상 수집 권한이 없는 선출직 공무원에 대한 첩보를 수집하고, 내용을 일정 부분 가공한 자체가 ‘위법’이라는 것이다. 청와대가 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제보를 수집했거나 제보자의 정치적 의도를 알면서도 마치 익명의 투서처럼 경찰에 내려보냈다면 하명 수사를 넘어 불법 선거 개입으로 파장이 더 커질 수밖에 없다. 선거를 앞두고 경쟁 후보의 비위 첩보가 청와대를 거쳐 경찰 수사까지 이어졌다면 ‘선거 공작’으로도 볼 수 있다는 것이 검찰의 판단이다. 송 부시장에서 문 전 행정관으로 이어지는 첩보 전달 과정에서 관여자가 더 있을 가능성도 있다.○ 문 전 행정관 고급 첩보 생산으로 표창도 받아 검찰은 특별수사와 범죄 정보 수집을 한 베테랑 검찰수사관이었던 문 전 행정관이 제보자의 전언을 단순 편집해서 보고서를 작성했을 가능성은 낮다고 보고 있다. 문 전 행정관은 2011년 청와대 직원으로 전직하기 전까지 검찰에서 고급 범죄첩보 수집 능력을 인정받아 모범표창을 받았다고 한다. 특히 해당 보고서의 문장과 표현 방식, 울산 현지 사정이 소상히 기재된 점에 비춰 송 부시장의 제보 내용을 문 전 행정관이 스크린했거나 적잖은 정보가 추가됐을 것이라는 게 검찰의 시각이다. 송 부시장은 5일 기자회견에서 “김 전 시장 측근 비리에 대한 얘기가 언론과 시중에 떠돈다는, 일반화된 내용을 중심으로 대화한 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만약 이 말이 사실이라면 문 전 행정관이 제보 내용을 바탕으로 상당량의 정보를 덧붙였을 가능성이 높다는 얘기다. 송 부시장이 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문 전 행정관이 지역 동향을 먼저 물어 답했다”고 한 점도 검찰은 문 전 행정관이 제보를 적극적으로 수집한 정황으로 보고 있다. ○ 靑 “하명 수사는 아니다… 제보자 신원 밝히는 게 불법” 전날 해명으로 논란이 증폭되자 청와대는 A 씨의 울산 방문이 김 전 시장 첩보와 아무 관련이 없다는 점을 들어 “하명 수사가 사실이 아니라는 점이 확인됐다”고 다시 강조했다. 윤도한 대통령국민소통수석은 5일 청와대가 조사 결과를 발표하면서 제보자 신원을 밝히지 않은 것에 대해 “본인 동의 없이 누구인지 밝혔다면 불법이 될 수도 있다”고 반박했다. 이광철 민정비서관이 A 씨에게 유재수 전 부산시 경제부시장에 대한 검찰 수사 정보를 집요하게 요구했다는 언론 보도에 대해 윤 수석은 “근거 없는 주장을 사실 확인 없이 보도한 언론의 횡포”라고 비난했다. 이에 대해 이 비서관도 별도의 입장문을 내고 “단연코 사실이 아니다”라고 반박했다. 이어 “고인의 비극적 사태를 이용해 허위사실을 저와 연결시키려는 시도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신동진 shine@donga.com·박효목 / 울산=정재락 기자}

음주 뺑소니 혐의로 1심에서 실형을 선고받은 30대 남성이 ‘3개월간 절대 금주’ ‘오후 10시 귀가’ 등 보석 조건을 지킨 끝에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로 감형을 받았다. 범죄 원인이 된 문제 해결을 목적으로 하는 이른바 ‘치유법원’ 프로그램의 국내 첫 적용 사례다. 서울고법 형사1부(부장판사 정준영)는 4일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도주치상 등 혐의로 기소된 허모 씨(34)에 대해 징역 1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또 1년간 특별 준수사항으로 “가능하면 술을 마시지 말고 가급적 오후 10시까지 귀가하라”는 완화된 조건을 덧붙여 보호관찰을 함께 명령했다. 과거 음주운전으로 2차례 벌금형을 선고받은 전력이 있는 허 씨는 올 1월 술을 마신 채 진로 변경 중인 차를 들이받았다가 도주한 혐의로 1심에서 징역 1년을 선고받았다. 허 씨가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는데 항소심 첫 재판에서 ‘뜻밖의 제안’을 받았다. 재판부는 허 씨에게 국내에서 아직 전례가 없는 치유법원 프로그램을 시범 실시해 볼 것을 제안했다. 허 씨가 음주에 대한 절제력과 책임감을 키워가는 과정을 지켜보며 이를 양형에 반영하겠다는 것이다. 허 씨가 이를 받아들이자 재판부는 직권 보석을 결정하고 비공개 인터넷 카페를 개설해 ‘일상 활동보고서’를 올리도록 했다. 허 씨는 퇴근 후 술을 먹지 않고 집에서 가족들과 함께 시간을 보내는 모습을 촬영해 카페에 올렸다. 매일 촬영 시간과 날짜, 자신의 얼굴이 담긴 15초 분량의 동영상을 첨부해야 했다. 판사, 검사, 변호인들은 허 씨의 변화된 일상에 댓글로 격려했다.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허 씨는 “금주가 습관이 되어가는 일상을 보며 큰 변화를 느꼈다”면서 “술로 다시는 가족을 힘들게 하지 않겠다”고 다짐하는 모습도 보였다. 재판부는 이날 허 씨에게 “3개월 넘게 하루도 빠지지 않고 매일 성실하게 과제를 수행했다”면서 “치유법원 첫 졸업자로서 우리 사회에 희망의 메시지를 전해주시기 바란다”고 격려했다.신동진 기자 shine@donga.com}

“고래 고기와 관련한 기관 간 엇박자 점검 차원이었다.”(청와대 관계자) “정부 기관 간 분쟁 조정에 청와대가 왜 나서나. 그건 국무조정실 소관이다.”(검찰 관계자) 청와대는 지난해 6·13지방선거를 앞두고 백원우 전 대통령민정비서관실 소속 특별감찰반원 2명이 울산까지 내려간 이유를 고래 고기 수사를 둘러싼 검경 갈등 조정 차원이라고 해명했다. 고민정 청와대 대변인은 2일 브리핑을 열어 전날 숨진 상태로 발견된 이른바 ‘백원우팀’ 소속이던 검찰 수사관 A 씨와 총경급 경찰관 B 씨의 울산 방문 동선까지 공개했다. 반면 검찰은 A, B 씨 등이 김기현 당시 울산시장에 대한 경찰 수사 상황을 챙긴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 靑 “민정수석실 소관 업무” vs 檢 “불법 선거 기획” 청와대는 A 씨의 사망 원인을 “민정비서관실 업무와 관련된 과도한 오해와 억측에 따른 심리적 압박”이라고 했다. 검찰 수사라는 직접적 언급은 피했지만 사실상 민정비서관실 업무를 오해하고 A 씨를 수사한 검찰을 탓한 것이다. 그러면서 A 씨의 업무가 ‘적법한 임무’였다고 강조했다. A, B 씨가 대통령비서실 직제상 민정비서관실 고유 업무인 ‘친인척 관리팀’ 5명의 일원이며 A, B 씨 등 2명은 대통령 친인척 담당이 아닌 특수관계인 담당이라고 직무 범위까지 공개한 것이다. 직무상 특수관계인 담당 업무를 수행했을 뿐 ‘백원우 별동대’라는 의혹은 전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했다. 청와대 측은 “민정비서관실은 민정수석실의 선임비서관실로 업무의 성질, 법규, 보안규정상 금지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민정수석실 소관 업무에 대한 조력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지난해 1월경 집권 2년 차를 맞아 민정비서관실 주관으로 행정부 내 이해 충돌 실태 점검을 하기 위해 민정수석실 행정관, 감찰반원 30여 명이 대면 청취를 했는데 여기에 A 씨 등이 울산 고래 고기 사건 현장을 지원했다는 것이다. 약 일주일 전 A 씨가 울산지검에서 받은 첫 검찰 조사에서 “김 전 시장 수사를 챙기려고 한 것이 아니라 고래 고기 사건을 해결하려고 했다”고 진술한 것과 같은 맥락이다. 검찰 안팎에서는 직제와 고유 업무 범위를 무력화하는 과도한 해석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주어진 권한을 넘는 ‘월권’을 스스로 합리화해 박근혜 정부 출신 고위 공직자들이 처벌됐던 직권남용죄로 이어질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전직 특감반원은 “선임비서관실이 시키면 다 해야 한다는 얘긴데 결국 ‘별동대 맞다’는 뜻이다”라며 “고래 고기가 특수관계인이냐”고 반문했다. 한 검사장 출신 변호사는 “힘이 센 권력기관일수록 업무 범위 해석을 엄격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靑 “검찰이 수사 압박” vs 지인들 “청와대에서 압력 받아” 청와대는 A 씨와 청와대 행정관들의 통화 내용을 이례적으로 공개했다. 청와대에 따르면 A 씨는 울산지검 조사를 받기 전날인 지난달 21일 민정비서관실 행정관에게 전화를 걸어 “‘울산지검에서 오라고 한다. 갈 수밖에 없을 것 같다’고 말했다”고 한다. 같은 달 24일 A 씨는 또 다른 행정관에게 전화를 걸어 “앞으로 내가 힘들어질 것 같다. 그런 부분은 내가 감당해야 할 것 같다. 제 개인적으로 감당해야 할 일인 것 같다”고 말했다고 청와대는 밝혔다. 여권에서 검찰의 무리한 수사가 A 씨를 압박해 극단적인 선택을 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이 나오는 가운데 청와대가 ‘개인적으로 감당해야 할 일’ 등의 표현을 쓴 A 씨의 통화 내용까지 공개하며 이런 해석에 힘을 실었다는 분석이 나온다. 하지만 A 씨 지인들의 증언은 청와대 해명과 다소 다르다. “A 씨가 청와대 관계자로부터 압력성 전화를 받아 어려움을 호소했다”는 동료 수사관과 지인들의 증언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검찰 관계자는 “A 씨가 검찰 편을 들 수도, 청와대 편에 설 수도 없는 모순 관계로 괴로워했다”고 전했다. 청와대가 2일 “A 씨가 왜 극단적인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는지 이유가 낱낱이 밝혀져야 할 것”이라고 하자 검찰은 “사망에 이르게 된 경위에 대해 한 점의 의문도 없도록 밝히는 한편 이와 관련한 의혹 전반에 대해 신속하고 철저히 규명하겠다”고 맞받았다. 신동진 shine@donga.com·김동혁·박효목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