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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산대 오연천 총장이 2학기부터 직접 강의한다. 과목은 ‘정부와 재정’. 서울대 총장을 지낸 오 총장이 강단에 서는 건 서울대 교수 시절 이후 7년 만이다. 오 총장은 7일 울산대 문수관 102호 강의실에서 학생 48명을 대상으로 첫 강의를 했다. 오 총장은 “정부와 시장이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알면 결국 개개인의 가치가 공동체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도 알게 된다”며 자원배분 문제를 시장(가격)과 정부(권력)의 역할을 들어 설명했다. 권력이 자원을 배분하는 국가통제체제 때문에 붕괴한 옛 소련을 예로 들면서 시장의 효율성은 인간이 추구하는 변화를 충족할 때 높아진다고 설명했다. 오 총장은 “자신의 생각을 요약해 상대에게 정확하게 전달하는 소통력이 곧 능력”이라며 “핵심을 정리해 표현하는 능력을 키워야 한다”고 주문하면서 강의를 마무리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한국석유공사와 울산항만공사가 해상 원유이송 시설인 부이(buoy)의 수역사용료를 놓고 줄다리기를 하고 있다. 수역사용료는 항만시설의 바다를 점용할 때 내는 요금이다. 발단은 석유공사의 울산석유비축기지 지하화 공사와 항만공사의 울산신항 남항 개발사업이다. 석유공사는 울산 울주군 온산읍 울산석유비축기지 170만 m² 가운데 92만 m²를 2004년 3월 공장 증설용지로 인근 S오일에 매각했다. 지상의 저장탱크를 철거하는 대신에 석유 1030만 배럴을 비축할 수 있는 지하비축기지를 지난해 1월 착공했다. 2020년 12월 완공이 목표다. 울산 앞바다 1.8km 해역에 있던 기존 부이는 이때부터 사용이 중단됐다. 이 부이는 2019년 12월 완공 예정으로 항만공사가 시행하는 남항 개발사업의 남방파제 2단계 구간에 있어 공사에 지장을 주었던 것이다. 정부는 석유공사에 1510억 원을 지원해 부이를 울산신항 앞 3.6km 해역으로 옮기도록 했다. 기존보다 육지에서 1.8km 더 먼 바다로 옮기는 이설공사는 올 12월 완공할 예정이다. 석유공사는 이설 공사가 끝나도 지하비축기지가 완공되는 2020년 12월까지는 부이를 사용하지 못한다. 그럼에도 항만공사는 이설한 부이의 수역사용료 49억1000만 원을 납부하라고 최근 석유공사에 통보했다. 이는 부이를 옮기기 전의 연간 사용료 16억4000만 원의 3배로 증가한 것이다. 바다 점용면적 증가와 인접 토지의 공시지가 상승을 근거로 들었다. 여기에 새로 옮기는 부이의 연간 관리비를 합해 수역사용료는 모두 70억 원. 석유공사 울산 본사 사옥의 연간 임차료와 비슷하다. 석유공사는 경영 악화에 따른 유동성 확보를 위해 1월 사옥을 코람코자산신탁에 2000억 원에 매각하고 연간 85억 원에 빌려 쓰고 있다. 석유공사는 부이를 사용하지 않는데도 사용료를 내는 것은 부당하다고 주장한다. 더욱이 항만공사의 남항 개발사업을 원활하게 진행할 수 있도록 부이를 옮기는 것인데도 공유수면 점용료를 기존보다 많이 내야 하는 것도 불만이다. 석유공사는 부이를 쓰지 않는 기간에는 수역사용료를 면제해주거나, 에너지 안보라는 국가정책 수행을 위해 공유수면을 점유, 사용하면 감면해주도록 관련법 개정을 촉구하고 있다. 항만공사는 “부이 사용 여부를 떠나 점유하고 있는 바다 면적만큼 선박 출입이 통제되는 등 독점적으로 사용하기 때문에 수역사용료는 당연히 납부해야 한다”고 반박했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롯데백화점 울산점은 울산 칠보(七寶) 브랜드 ‘클로이수’ 탄생 50주년 특별초대전을 15일까지 연다(사진). 칠보는 금속 재료에 유리질을 녹여 붙이는 과정을 거쳐 아름답고 귀한 색상의 보배로운 물건을 만드는 공예기법이다. 클로이수는 칠보공예 향토 전문기업 ㈜남정의 브랜드다. 울산에서 활동하는 이수경 명인의 도자기와 액자, 와인잔을 비롯해 다양한 작품을 소개한다. 클로이수는 3월 수공예 업체로는 처음으로 롯데백화점 잠실점에 입점했다. 롯데백화점 울산점도 행사 후 입점을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다양한 경품행사도 마련한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에서 활동하는 문화예술인에게 내년부터 창작장려금을 지원한다. 문화예술인 창작장려금은 예술인이 경제적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창작 활동을 지속하도록 돕는 제도다. 내년 창작장려금은 5억 원으로 161명이 혜택을 받는다. 지원 대상은 울산에서 1년 이상 거주하면서 2인 가구 기준 연간 소득이 2562만 원(가구 중위소득 75%) 이하 등이다. 지원 금액은 1인당 300만 원이다. 재원은 기획재정부 복권기금을 활용한다. 한국예술인복지재단의 창작준비금 지원 제도가 있지만 이는 전업 문화예술인만 지원했다. 생계를 위해 다른 일을 병행하는 예술인은 지원 대상에서 제외됐다. 2015년과 지난해 지원 대상자가 각각 26명에 그친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반면 울산시 창작장려금은 고용보험 가입자나 실업급여 수급자, 예술인 파견 지원 사업 수혜자도 지원 대상이 된다. 울산시는 내년도 복권기금 사용 계획에 대한 국회 심의가 끝나면 내년 1월 사업공고를 한 뒤 절차를 거쳐 3월경 창작장려금을 지원할 예정이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대(총장 오연천)와 UNIST(총장 정무영)가 연구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연구 분야 공동 발전을 도모하기로 했다. 대학의 연구 인력 및 장비 시설 기술 정보 등을 상호 교류하고 공동 연구 과제를 추진해 울산의 지속 가능한 성장의 토대를 마련하기 위한 것이다. 오 총장은 “울산대의 역사와 전통을 UNIST와 나누면서 양 대학의 경쟁력을 높일 방법을 찾겠다”며 “두 대학의 성장은 울산시의 경쟁력 향상에도 크게 기여한다”고 말했다. 정 총장은 “지역을 대표하는 두 대학이 손을 맞잡은 만큼 울산의 발전에 기여할 멋진 결과물이 탄생할 것”이라며 “UNIST의 최첨단 연구시설과 장비를 울산대와 함께 활용하면서 공동 연구 과제를 발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 시민들이 즐겨 찾는 도심 속 자연휴식처인 입화산(해발 204m). 울산 중구는 정상에 있던 산불감시초소를 2m 아래로 옮긴 뒤 그 자리에는 등산객들이 쉴 수 있게 팔각정 형태의 전망대를 설치했다. 전망대 주변으로는 목제 테라스와 벤치도 설치했다. 입화산 정상에서는 울산 전 시가지는 물론이고 현대자동차와 현대중공업 울산석유화학공단까지 내려다보일 정도로 전망이 좋은 데다 도심과 가까워 가족 단위 등산객들이 많이 찾는 곳이다. 하지만 최근 전망대 바로 앞에 ‘입화산 전망 안내도’가 설치됐다. 안내도에서는 입화산의 지명 유래와 등산지도, 그리고 전망대에서 보이는 곳을 사진과 함께 설명해주고 있다. 문제는 안내도의 크기. 가로 2m, 세로 1.5m 크기의 목제 안내도가 전망이 가장 좋은 곳에 설치된 이후 팔각정이나 벤치에 앉아서는 안내도가 시야를 가려 울산 시가지를 제대로 볼 수 없는 것이다. 한 등산객(54)은 “울산 시민들이 대부분인 입화산 등산객들은 정상에서 보이는 곳이 어디인지 알고 있을 것”이라며 “많은 예산을 들여 전망대를 설치하고는 그 전망대 바로 앞에 조망을 가리는 큰 안내도를 설치한 이유를 모르겠다”고 지적했다. 울산 중구 관계자는 “입화산 정상 전망대 설치 사업에 안내도 설치도 포함돼 있다”며 “현장 조사와 여론 수렴 절차를 거쳐 안내도 위치를 바꾸는 것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생태제방 축조, 댐 수위 조절, 가변형 물막이(카이네틱)댐 설치, 유로(流路) 변경, 타 지역 댐의 물 공급…. 선사시대 바위그림인 국보 제285호 울산 반구대 암각화 보존을 위해 지금까지 나온 방안들이다. 암각화가 발견되기 6년 전인 1965년 하류에 지은 사연댐의 영향으로 1년에 8개월 이상 물에 잠겨 훼손이 심해지자 갖가지 아이디어가 제시됐다. 그러나 아직 어느 것 하나 시행되지 못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송철호 전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은 최근 기자회견을 열어 또 다른 암각화 보존 방안을 제시했다. 송 전 위원장은 암각화 앞에 제방을 쌓아 침수를 막자는 울산시의 생태제방안을 두고 “문화재위원회가 7월 부결한 안에 더 이상 집착하지 말자”며 “경북 영천과 운문댐, 경남 밀양댐 가운데 한 곳의 물을 울산에 공급하고 사연댐 수위를 낮춰 암각화 침수를 막자”고 주장했다. 영천에서 울산까지 국도를 따라 65km의 용수관로를 묻으면 사업비가 적게 든다며 구체적인 방법도 얘기했다. 송 전 위원장이 내놓은 것과 비슷한 방안은 8년 전 추진됐지만 실패했다. 정부는 2009년 12월 운문댐에서 울산까지 50km 구간에 용수관로를 매설해 하루 7만 t씩 물을 공급하고, 울산시는 사연댐 수위를 낮춰 침수를 막겠다고 발표했다. 총사업비는 1544억 원이었다. 하지만 경북 주민과 국회의원, 단체장의 반발로 무산됐다. 부산시가 경남의 남강댐 물 공급을 요구하고 있지만 성사되지 못하는 것도 마찬가지 이유에서다. ‘하늘이 뿌려준 빗물은 국민 모두의 재산’이라는 말은 댐 건설로 자신의 땅이 상수원보호구역으로 지정돼 사유재산권을 침해받는 주민이 보기에는 공염불에 불과할 뿐이다. 송 전 위원장은 노무현 정부에서 국민고충처리위원장을 지냈고 문재인 대통령과도 친분이 두텁다. 내년 6월 지방선거에서 여권의 울산시장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이런 인사가 실패했던 암각화 보존 방안을 다시 들고나온 이유는 무엇일까. ‘시장 출마용 얼굴 알리기’라는 여론부터 ‘정부와 교감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추측까지 반응은 다양하다. 그렇더라도 송 전 위원장의 ‘의도’를 일단은 제쳐두자. 울산시민에게는 맑은 물을 공급하면서 암각화를 물에서 건져내는 것이 최상의 암각화 보존 방식이라는 것은 울산시도 인정한다. ‘두 마리 토끼’를 잡는 이 묘수는 인접 지역 댐의 물을 공급받아야만 가능하다. 이 방식이 성사되지 않았기에 아류(亞流) 대책이 꼬리를 물고 있는 것이다. 여권의 ‘핵심’ 인사가 암각화 보존을 위한 최상의 방안을 정부에 촉구한 것은 그런 점에서 고무적이다. 문제는 실천이다. 송 전 위원장의 제안이 백가쟁명식 주장 가운데 하나로 전락할지, 획기적인 해법이 될지는 정부가 울산 인근 지역을 설득할 의지가 있는지에 달렸다. 정재락·부산경남취재본부 raks@donga.com}

1962년 2월 3일 박정희 당시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은 울산 앞바다가 바라다보이는 납도마을에서 카랑카랑한 목소리로 울산공업센터 기공식 치사문을 읽었다. “4000년 빈곤의 역사를 씻고 민족 숙원의 부귀를 마련하기 위해 우리는 이곳 울산을 찾아 신공업도시를 건설하기로 하였습니다.” 울산은 이 기공식 이후 한국을 대표하는 공업도시로 성장해 산업수도로 불리게 됐다. 당시 기공식이 열렸던 곳은 현재 한국엔지니어링플라스틱㈜(KEP)이 자리 잡고 있다. 바로 이곳에 기념관이 들어선다. 울산 남구는 최근 매입한 KEP 냉동창고를 내년 12월까지 울산공업센터 기공식 기념관으로 리모델링한다고 29일 밝혔다. 1973년 지어져 지난해 폐쇄된 냉동창고는 59억 원을 들여 2331m² 터에 지하 1층, 지상 6층, 연면적 6200m² 규모로 리모델링한다. 남구는 29억 원에 건물과 부지를 사들여 정밀안전진단과 내진성능평가를 끝냈다. 냉동창고 앞에는 ‘한국 공업입국의 출발지’라는 비석과 사진이 전시돼 있다. 1층에는 기공식 기념관과 기념품점이 들어선다. 박 의장의 기공식 시삽(삽으로 처음 흙을 떼어내는 것) 장면과 학생들의 환송 박수에 거수경례로 답하는 사진을 포함해 관련 자료를 전시한다. 기공식에는 박 의장을 비롯해 주한 외교사절과 주한 유엔군사령관, 국내외 주요 인사들이 참석했다. 당시 ‘대한뉴스’는 기공식 현장에 모인 울산시민이 3만여 명이라고 보도했다. 당시 8만5000명에 불과하던 울산시민의 35%가 참석한 셈이다. 2∼6층은 예술창작 공간으로 꾸민다. 2층에는 공연장과 연습실이 각각 2개, 3층에는 음악스튜디오와 음악연습실, 세미나실, 가상현실(VR) 체험실을 만든다. 4층에는 공예전시관과 미술전시관, 5층에는 예술창작소와 공용작업실, 6층에는 카페테리아와 드론 체험실이 들어선다. 그동안 창고 옥상이 사진 동호인 사이에서 울산석유화학공단과 배, 바다, 울산대교를 배경으로 한 일몰이나 야경 촬영의 명소로 알려진 점을 감안해 옥상은 사진 애호가들에게 무료 개방한다. 서동욱 남구청장은 “한국 경제 발전사에서 울산공업센터 기공식은 빼놓을 수 없는 중요한 장면”이라며 “그 현장에 지역 문화예술인의 창작공간을 겸하는 기념관이 지어지면 인접한 장생포 고래문화특구와 함께 울산의 새로운 관광명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시설공단은 울산종합운동장의 울산MBC 컨벤션웨딩홀 임대 기간이 내년 5월 31일 종료됨에 따라 올 하반기 신규 사업자 선정을 위한 공개 입찰을 실시한다. 웨딩홀은 연면적 1만3679m²에 예식장과 연회장이 각각 4개 있다. 울산MBC는 2008년 6월부터 10년간 임차해 사용하고 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법적 근거 없는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 해체하라. 공론화위원들은 돌아가라.” 28일 오전 11시 울산 울주군 신고리 원자력발전소 5, 6호기 공사 현장이 있는 한국수력원자력 새울원자력본부 정문. 김지형 신고리 5, 6호기 공론화위원회 위원장과 공론화위 위원, 지원단장 등 7명은 주민들의 격한 반발을 직접 접하자 난감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공론화위 위원들은 위원회 출범 이후 첫 신고리 현장 방문에서 ‘신고리 원전 5, 6호기 건설 중단 반대 서생면 주민대책위원회’(주민대책위) 소속 주민 100여 명과 마주했다. 주민들은 도로를 점거하고 김 위원장 등이 탄 버스의 진입을 막았다. 한 주민은 바닥에 드러누웠다. 버스에서 내린 김 위원장이 주민들에게 길을 터 달라고 부탁했지만 주민들은 받아들이지 않았다. 결국 공론화위 위원들은 버스에서 내려 새울원자력본부 정문까지 걸어서 이동했다. 이날 공론화위의 현장 방문은 한국원자력산업회의, 한국원자력학회, 한국수력원자력 등의 요구로 이루어졌다. 이들은 “공론화위와 시민참여단이 신고리 5, 6호기 현장을 방문해 직접 눈으로 봐야 한다”고 요구해왔다. 공론화위는 “출범 이후 공론조사 틀을 만드는 데 집중하느라 방문이 늦었다”고 설명했다. 공론화위 위원들은 새울본부 사무실에서 한수원 관계자들로부터 약 30분 동안 신고리 건설 현황 설명을 들었다. 김 위원장은 “우리의 주된 임무는 공론화 과정을 설계하고 관리하는 것이다. 한수원은 시민참여단에 신고리 5, 6호기에 대한 지식과 정보가 잘 전달될 수 있도록 협조해 달라”고 주문했다. 공론화위는 신고리 건설현장과 인근에서 정상 가동 중인 신고리 3호기를 둘러봤다. 신고리 3호기는 5, 6호기와 같은 한국형 신형경수로(APR-1400)로 건설됐다. 2016년 12월부터 상업운전을 시작했다. 공론화위는 당초 현장 방문 후 공사 중단 찬반 측과 차례로 간담회를 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공사 재개를 주장하는 주민대책위의 반발로 공사 중단 반대 측과의 면담은 무산됐다. 이상대 주민대책위 위원장은 “정부 방침대로 움직이는 공론화위를 믿을 수 없다. 면담 전제조건으로 제시한 5개 항을 수용하지 않아 면담을 거부했다”고 말했다. 주민대책위는 공론화 기간 중 정부가 탈원전 정책을 제시하지 말고 원전 반경 5km 이내 주민을 시민참여단에 30% 이상 참여시켜 줄 것 등을 요구하고 있다. 공론화위는 이날 오후 4시 반 울산 울주군 범서읍 주민센터에서 건설 중단 찬성 측과의 면담을 예정대로 진행한 뒤 떠났다. 김 위원장은 “현장에 직접 와 보니 관계자와 지역주민이 얼마나 힘들어하는지 알았다. 공사 중단에 반대하는 지역주민과의 면담이 무산됐지만 의견 청취 기회를 만들도록 계속 논의하겠다”고 밝혔다. 공사 중단을 둘러싼 팽팽한 여론을 공론화위가 현장에서 직접 확인한 만큼 이를 어떤 식으로 반영할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부터 진행되는 1차 여론조사는 현재 전국 국민 2만 명을 대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다만 1차 여론조사와 이후 구성될 시민참여단에 신고리 5, 6호기 인근 지역 주민의 비율을 어느 정도로 반영할지, 의견을 어떻게 수렴할지 등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세종=이건혁 gun@donga.com / 울산=정재락 기자}

울산 남구 무거동 신복로터리 인근의 ㈜싸이언은 소음과 진동 관련 측정 장비와 소프트웨어를 연구 개발한다. 4층짜리 회사 건물 바로 앞으로는 고가도로가 지난다. ‘소음이 심한 곳에서 소음·진동 장비를 제대로 개발할 수 있을까’ 하는 의구심을 품고 사무실로 들어갔다. 사무실에서 이윤숙 대표(56·여)와 이 대표의 남편이자 회사 기술자문인 울산대 공대 이장명 교수(기계공학부장)의 설명을 듣고서야 그런 생각이 잘못됐다는 것을 깨달았다. 싸이언은 1999년 5월 이 교수가 세운 ‘교수 창업’ 기업이다. 이 교수는 한양대 공대 기계과를 졸업하고 미국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음향 진동 관련 세계적 석학이다. 1995년 울산대 교수로 부임한 뒤 음향과 소음을 활용한 계측장비 연구 개발을 계속했다. 그는 ‘흡음(吸音)·차음(遮音·소리 차단) 시료분석 장비’를 부임 후 처음으로 개발했다. 재료의 흡음과 차음 성능을 측정 분석해 음향특성이 좋은 재료를 개발하는 데 사용한다. 이후 국내 대부분의 재료 음향특성 측정 관련 공인기관은 이 교수가 개발한 이 장비를 사용한다. 국제표준화기구(ISO)도 이 장비로 표준화 기준을 만들었을 정도다. 이 교수는 이를 기반으로 싸이언을 창업했다. 기업 경영도 중요하지만 수업과 연구 개발도 소홀히 할 수 없었다. 부인을 대표로 영입한 것은 바로 그런 까닭이다. 이 대표도 노스캐롤라이나주립대에서 음악학 석사학위를 받고 울산대 음대 강사로 일했다. 남편은 기계공학, 부인은 음악을 전공했지만 모두 음향(소리)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그전까지 기계 고장은 주로 진동의 차이를 통해 진단했다. 기계에서 나오는 소리와 주변 소리를 분리해내는 기술력이 부족해 음향을 통한 진단 방법은 사용하지 못했다. 싸이언은 기계음과 주변음을 구별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교수는 “음의 색깔을 분리해서 기계 고장의 유형을 분석하기 때문에 진동에 의한 방법보다 정밀도가 훨씬 높다”고 말했다. 싸이언은 복잡한 기계의 불량을 검출하는 장치와 흡·차음 성능 테스트 장치 특허를 갖고 있다. 특허기술을 적용해 보일러튜브 이상 징후 조기경보시스템, 환경소음모니터링시스템을 비롯한 7개 장비를 만들었다. 이 제품들은 당진화력본부와 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현대중공업, 포스코가 쓰고 있다. 일본에도 수출한다. 최근 울산시의 ‘2017 스타 벤처기업’으로 뽑히는 데 ‘일등공신’이었다. 싸이언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디지털 특수 오디오 분야로 사업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불필요한 주변 소음을 차단하고 필요한 소리만 전달해주는 특수 오디오다. 전기 및 무인 자동차의 핵심 부품이 될 이 오디오는 2년 내 상품화할 계획이다. 현재 이 같은 기능을 갖춘 오디오 시스템을 포스코가 설치하고 있다. 제철소 근로자가 안내방송을 제대로 듣지 못해 발생할지 모르는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다. 스피커 소리가 뚜렷하게 전달되는 이 시스템은 내년 하반기에 설비 완료된다. 싸이언은 직원이 10명에 불과하지만 연매출액은 20억 원에 이른다. 특수 오디오 상품화와 음향, 진동 관련 측정 장비 업그레이드를 통해 2∼3년 내 세계적인 회사로 우뚝 선다는 게 이 대표의 포부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노동자 대투쟁’ 30주년 노동기념탑이 울산 태화강역 광장에 건립됐다. 기념비 이름은 ‘1987년 거인이 기지개를 켜다’(사진). 민주노총 울산본부가 조합원 6만5000명의 뜻을 모아 최근 제막했다. 가로 10m, 높이 5m 규모로 화강석으로 된 받침대 위에 스테인리스스틸 재질로 좌우로 늘어선 노동자들을 형상화했다. 사회적 변화를 이끈 노동자를 비유적으로 표현했다고 민주노총 관계자는 설명했다. 기념비는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아픔을 담은 평화의 소녀상을 제작한 조각가 김서경 팀이 만들었다. 앞면에는 기념비 이름이, 뒷면에는 ‘하나가 모여 모둠이 되고 모둠이 모여 대열이 되고 대열이 모여 군중의 함성을 이루어냈다. 군중의 함성은 행진을 시작하였다’라는 글이 새겨졌다. 이른바 노동자 대투쟁의 출발점은 1987년 7월 5일이다. 현대엔진 직원이던 고 권용목 씨(전 민주노총 사무총장)가 노조위원장에 취임한 때다. 권 씨는 폴란드의 전설적인 노동운동가로 노벨평화상을 받은 레흐 바웬사를 빗대 ‘한국의 바웬사’로 불릴 정도였다. 권 씨의 주도로 현대그룹 계열사가 잇달아 노조를 결성했다. 현대중공업을 비롯해 울산 동구에 밀집한 현대그룹 계열사 노조원 4만여 명이 그해 8월 18일 동구와 중구 경계인 남목고개를 넘어 현대자동차 울산공장 앞을 지나 중구 남외동 울산공설운동장까지 약 5km를 행진했다. 구호는 ‘노동자도 인간이다’ ‘8시간 노동하여 생활임금 쟁취하자’가 가장 많았다. 울산에서 촉발된 노동자 시위는 전국 ‘노동자 대투쟁’의 도화선이 됐고, 울산은 한국 노동운동의 메카로 불리게 됐다. 그해 9월까지 전국에서 연인원 약 200만 명의 노동자가 3300여 건의 파업을 벌였고 1200여 개 노조가 새로 결성됐다고 민주노총은 밝혔다. 기념비 옆면에는 그해 7월 이후 노조 결성 과정에서 숨진 조합원 14명의 이름도 새겨졌다. 기념비 옆에는 울산지역 민주노총 소속 조합원 6만5000명의 이름이 적힌 명판을 별도로 세웠다. 권오길 민주노총 울산본부장은 “노동자의 인간선언인 1987년 노동자 대투쟁 30주년을 맞아 노동의 소중함을 되새기고 노동이 존중되는 세상을 바라는 마음을 담아 노동기념비를 세웠다”고 말했다.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정부가 국유지를 직접 개발한다는 소식에 그동안 국유지 개발을 놓고 난항을 겪던 일부 지방자치단체는 반기는 분위기다. 울산은 ‘도심의 마지막 금싸라기 땅’으로 불리는 옥동 군부대 이전을 정부에 요구하고 있다. 울산 남구 옥동 군부대(7765부대)는 주변이 대단위 아파트 단지로 개발됐다. 이 때문에 보안도 문제지만, 군부대 때문에 도로가 개설되지 않는 등 지역 발전을 저해한다는 지적을 받았다. 총면적은 3만3000여 m²다. 옥동 군부대 주변 주민들로 구성된 ‘은월마을 재개발추진위원회’는 최근 기자회견을 열고 “군부대가 이전하면 은월마을에 민간 주도의 뉴스테이 건립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시도 군부대가 옮겨가면 주민 의견을 수렴해 공원 같은 편의시설이나 주거지 등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자유한국당 이채익 의원(울산 남갑)은 “박근혜 정부 당시 국방부가 옥동 군부대 이전에 동의했다”며 “송영무 국방부 장관에게 군부대 이전 재추진을 촉구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앞서 국방부는 옥동 군부대 터의 87%를 소유한 산림청과 국유재산 맞교환 방식으로 전체 부지에 대한 소유권 이전을 완료한 상태다. 부산은 철도시설 이전 및 재배치 사업을 국유지 관련 숙원 사업으로 꼽고 있다. 이 사업은 부산진구 범천동 일반정비창(철도차량정비단·24만9026m²) 이전과 부산역 일대 조차시설 및 부산진역 컨테이너 야적장(CY·32만6550m²) 개발 사업이 핵심이다. 국토교통부는 2015년 부산역 일원 종합개발 마스터플랜 수립 용역에 추가 검토 사업으로 포함시켰지만 뚜렷한 이전 및 개발 방향은 나오지 않고 있다. 부산시가 지난해 4월 시작한 일반정비창 이전을 위한 기본계획 용역이 올 11월경 끝나면 개발계획 기본 골격이 나올 것으로 전망된다. 부산시는 일반정비창이 옮겨 간 터를 커뮤니티 빌리지, 의료복합 및 문화시설, 업무지구 등으로 개발할 계획이다. 정비창 이전을 추진해온 이헌승 국회의원(부산 부산진을)은 “검토 사업이긴 해도 정부가 공식 문서에 이를 남겨놓았기 때문에 앞으로 정비창 이전을 강력히 요구할 근거가 생겼다”고 말했다. 광주는 호남선 고속철도(KTX)가 통과하는 송정역 복합환승센터의 개발부지 문제로 속을 썩고 있다. 원래 계획대로라면 올해 완공해야 하지만 복합환승센터 부지를 소유한 철도공사 및 철도시설공단과 최종 결론을 보지 못하고 있다. 복합환승센터에는 환승터미널, 주차장과 문화, 관광, 업무, 숙박, 상업 및 유통 시설이 들어설 계획이다.울산=정재락 raks@donga.com / 부산=조용휘 / 광주=이형주 기자}

‘다함께山다.’ 국내 최초 국제 산악영화제로 다음 달 21∼25일 열리는 울주 세계산악영화제(UMFF)의 캐치프레이즈다. 올해 2회째로 울산 울주군 상북면 신불산 자락 복합웰컴센터에서 열린다. 울주 세계산악영화제 개·폐막작을 비롯한 전체 상영작과 영화제 전반을 소개하는 공식 기자회견이 23일 울산과 서울에서 각각 열렸다. 이날 오전 울산시청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조직위원장인 신장열 울주군수와 추진위원장인 박재동 화백, 최선희 프로그래머가 참석했다. 같은 날 오후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울주 세계산악영화제 홍보대사인 영화배우 예지원과 김창호, ‘울주서밋 2017’ 선정작인 ‘산나물 처녀’의 김초희, ‘존재증명’의 김태윤, ‘동행’의 김준성, ‘뼈’의 최진영 감독도 참석했다. 신 조직위원장은 “산악영화제의 메인 무대인 복합웰컴센터의 지붕을 새로 설치해 전천후 상영관으로 바꿨다”며 “울주 세계산악영화제를 이탈리아 트렌토 영화제, 캐나다 밴프 영화제와 함께 세계 3대 산악영화제 중 하나로 키워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박 추진위원장은 “일반인에게 영화 제작의 기쁨과 보람을 선사하기 위해 ‘24시간 영화제’를 신설하고 ‘울주산악영화제 미디어교실’ 대상 범위를 확대하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고 말했다. 이번 영화제의 상영작은 21개국에서 출품한 97편. 지난해 21개국 78편에 비해 19편이 늘었다. 개막작으로는 오토 벨 감독의 ‘독수리 공주’가, 폐막작으로는 앤드루 힌턴과 조니 버크 감독의 ‘타시, 그리고 선생님’이 선정됐다. 독수리 공주는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대를 이어 독수리 사냥꾼이 되려는 몽골 유목민 소녀 아이숄판의 성장기를 그렸다. ‘타시, 그리고 선생님’은 티베트 불교의 승려인 롭상 푼초크의 보호 아래 모인 아이들이 자연에서 서로 도우며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았다. 산악영화제 대상 수상작에는 상금 2000만 원이 주어진다. 올해는 또 처음으로 세계산악문화상도 신설했다. 올해 영화제의 특징은 온 가족이 함께 즐길 수 있는 패밀리 프로그램과 마니아를 위한 산악 스릴러, B급 좀비 액션 호러 같은 심야 상영 프로그램이 신설된 것이다. 또 산악계 이슈에 관한 토론을 할 수 있는 포럼, 산악 전문 영화감독의 제작 노하우를 전수할 수 있는 마스터 클래스 등 영화를 단순히 즐기는 데 그치지 않고 발전적인 대화를 나눌 수 있는 자리도 마련된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2017년 울산 방문의 해’를 맞아 울산시가 목표로 세운 관광객 400만 명 유치가 벌써 달성됐다. 울산시는 지난달 말까지 태화강대공원과 대왕암공원을 비롯한 울산의 주요 관광지 방문객이 405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159만 명에 비해 154% 증가했다고 21일 밝혔다. 관광지별로는 태화강대공원이 141만 명으로 가장 많았고 대왕암공원(79만 명), 울산대공원(47만 명), 영남알프스(43만 명), 고래문화특구(22만 명)순이었다. 그동안 울산은 부산이나 경주를 방문한 관광객이 잠시 들렀다 떠나는 곳이었지만 올해는 1박 이상 숙박한 체류형 관광객도 크게 늘었다. 울산지역 4개 호텔의 지난달 말 현재까지 이용객은 내국인 4547명, 외국인은 1만1893명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호텔 이용객은 내국인 295명, 외국인은 7156명에 그쳤다. 내국인은 1년 사이 15배로 증가했다. 이 같은 성과는 울산시가 전국 여행사를 상대로 관광상품 설명회를 여는 등 마케팅에 적극 나선 결과로 분석된다. 울산시 관계자는 “하반기에 한중일 지방정부 교류회의와 전국무용제, 울주세계산악영화제 같은 굵직한 행사가 예정돼 있어 연말까지 관광객 600만 명은 무난히 넘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저비용 항공사인 ㈜제주항공의 비행기가 울산공항과 제주·김포공항을 오가는 노선에 취항할 것으로 보인다. 울산시와 제주항공, 한국공항공사는 17일 울산시청에서 울산공항 활성화를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제주항공은 10월 18∼28일 울산공항에서 제주와 김포공항까지 매일 2회 왕복 운항한다. 이번 운항은 정기 운항에 앞선 사전 취항이다. 제주항공은 이후 수익성을 분석해 내년 하반기 신규 항공기 도입 이후 정기 취항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현재 울산공항에서는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이 울산∼김포 노선에 매일 14회, 울산∼제주 노선에 매일 2회씩 운항하고 있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 태화강이 국가정원 2호로 지정될 수 있을까. 울산시는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기본계획 용역’을 시작했다고 16일 밝혔다. 결과는 12월경 나올 예정이다. 시는 이를 바탕으로 내년 5월 태화강 국가정원 지정 신청서를 정부에 제출할 방침이다. 태화강은 울산시가지를 서에서 동으로 47.54km 가로질러 동해로 흘러든다. 2000년대 초까지 생활오수와 공장폐수로 가득해 ‘죽음의 강’으로 불리다 2004년부터 추진한 수질 개선사업 결과 ‘생명의 강’으로 변신했다. 현재 연어와 황어가 회귀하며 전국 최고의 철새 도래지로 자리 잡았다. 강변에는 도심에서는 드물게 ‘십리대숲’이 있다. 현재 국가정원 1호는 전남 순천만이다. 제주를 비롯해 전국 광역자치단체 대여섯 곳도 국가정원 2호 지정 신청을 추진하고 있지만 공원이 조성된 곳은 태화강이 유일하다고 알려졌다. 태화강 대공원의 국가정원 지정은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과정에서 밝힌 울산 공약에 들어 있다. 태화강의 국가정원 지정 대상 권역은 태화강 대공원, 철새공원, 태화강 일원으로 면적 약 128만 m²다. 이번 용역은 태화강 수로 구간 64만 m²를 제외한 나머지를 대상으로 한다. 자료 및 현황 조사와 분석, 기본계획, 국가공원 지정 절차 및 법규 분석, 지방공원 및 국가정원 지정을 위한 인허가 도서 작성의 4개 분야에서 용역이 진행된다. 자료 및 현황 조사와 분석에서는 2030년 울산시 도시기본계획, 하수도 및 수도 정비 기본계획, 도시교통정비 중기계획, 하천정비 기본계획을 검토한다. 경관, 지형지세, 기상 및 기후, 수계 및 수질, 식생, 야생 동식물의 자연환경을 비롯해 공원의 역사와 전통, 유물, 향토 수종 같은 인문환경을 분석해 개발 잠재력과 저해 요소를 파악한다. 기본계획 분야에서는 태화강 인근에 어떤 자연관광자원과 문화자원이 있으며 어떻게 연계할 수 있는지를 조사하고, 사업 효율성을 높이는 개발 방향을 검토하며 문제점에 대한 대책도 마련한다. 정원의 특성을 살릴 수 있는 시설을 선정하고 시설물의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조경 및 배치 계획도 세운다. 관광객이 효율적으로 이동할 수 있는 체계를 마련하고 쉽게 찾아올 수 있도록 교통망도 구축한다. 국가공원 지정 절차 및 법규 분석에서는 수목원과 정원의 조성 및 진흥에 관한 법률 및 하천법 관련 법령을 어떻게 준용할지를 검토한다. 이를 토대로 관련 계획 및 광역계획을 분석한 뒤 지방공원 및 국가정원 지정을 위한 인허가 관련 자료를 만들 계획이다. 개발과 보전이 조화를 이루도록 시민단체와 전문가의 의견도 반영해 계획을 세울 방침이다. 시는 용역이 끝나면 태화강 관리 주체인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하천 점용(占用) 문제를 협의한다. 내년 상반기 태화강을 지방정원으로 먼저 등록할 계획이다. 태화강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면 관리비를 국비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시 관계자는 “태화강이 국가정원으로 지정되면 산업과 환경이 공존하는 생태도시 이미지를 높이고 관광산업 활성화에도 기여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뙤약볕이 내리쬐던 4일 오후 울산 북구 상안동 과수원 ‘울산 애플팜’ 주인 이실범 씨(65)는 사과나무에 물을 뿌리고 있었다. 그냥 수돗물도 아니고, 가뭄에 마를까 봐 뿌려주는 용도도 아니었다. 민물에 바닷물을 섞은 특별한 물이었다. 자칫 염해(鹽害)를 입을 수 있는 바닷물을 왜 사과나무에 뿌려주는 것일까. 이 씨는 “미네랄(무기질)이 풍부한 바닷물을 사과나무에 뿌려주면 사과가 단단하면서도 아삭아삭하고 새콤달콤한 맛이 더해진다”고 말했다.○ 맛있는 사과 위해 다양한 실험 2012년 사과 농사를 짓기 시작한 이 씨는 어떻게 하면 사과 맛을 더 좋게 할 수 있을지 고민을 거듭하면서 다양한 실험을 했다. 그 결과 미네랄이 풍부한 사과가 맛도 좋다는 것을 알게 됐다. 미네랄이 다량 함유된 물질을 물색해보다 떠오른 게 바로 바닷물이었다. 문제는 바닷물의 농도를 조절하는 것. 농도가 강하면 사과나무에 치명적인 염해를 입히고 농도가 약하면 효과를 거둘 수 없었다. 영농 전문가 등의 도움을 받고 직접 반복실험을 해보니 바닷물 농도가 0.3%일 때 가장 효과가 높다는 사실을 터득했다. 바닷물은 울산 북구 당사동 바닷가에서 청정 바닷물을 실어와 지하수와 혼합해 뿌려주고 있다. 자주 뿌리지는 않고 1년에 세 차례만 뿌려준다. 바닷물만이 아니다. 칼슘을 섞은 물도 1년에 5, 6차례 뿌려준다. 이 씨는 “미네랄과 칼슘이 풍부하다는 입소문이 나면서 우리 사과만 찾는 애호가들이 많다. 대형마트 매장에서도 많이 팔리고 있다”고 말했다. 울산 애플팜의 사과는 무해(無害) 농약 농산물 인증과 글로벌 농산물 우수관리인증(GAP)을 받았다. 울산이 고향인 이 씨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76년 SK울산공장(당시 유공)에 입사해 윤활유생산실에서 근무했다. 성실한 덕에 동료들에게 신망이 높아 1995년에는 임기 3년의 노조위원장을 맡기도 했다. 당시 노사 화합에 기여한 공로를 인정받아 2010년 5월에는 석탑산업훈장을 받았다. 이 씨는 정년퇴직 10년을 남겨둔 2002년경 ‘인생 2막’을 어떻게 보내는 것이 보람 있을까 고민하기 시작했다. 지천명(知天命)이라는 50이 되니 남은 일생도 허투루 보내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여름휴가나 연가(年暇) 때 해외여행을 하면서 둘러본 선진국에서는 노후에 농장을 운영하는 은퇴자가 적지 않다는 것을 알았다. ‘나도 해보면 할 수 있지 않을까?’ 이 씨는 고향에 있는 야산을 떠올렸다. 개간하면 훌륭한 사과농장이 될 듯했다. 틈틈이 찾아 나무를 베어내고 산을 깎아내기 시작했다. 그러면서도 이탈리아 스위스 일본 등 ‘사과 선진국’을 다니며 선진 영농기법을 배우는 데에도 게을리하지 않았다. 스위스에서는 노부부가 운영하는 과수원에 몇 달간 머물며 일을 배웠다.○ 매출 1억 원… 멋진 ‘후반전’ 그런데 하필이면 왜 사과였을까. 과수원에서 심을 과일은 여러 가지가 있는데 말이다. 사과를 택한 동기는 의외로 단순했다. 본인과 가족이 모두 사과를 좋아해서다. 물론 위기가 적지 않았다. 아무리 10년을 준비했다고 해도 실전은 이론과 달랐다. 처음에는 사과 품종 개발에 실패하거나 사과나무가 원인 모를 병에 걸려 죽기도 했다. 태풍으로 사과밭이 쑥대밭이 됐을 때는 농사를 포기하고 싶었다. 이 씨와 부인 정민숙 씨(62)는 서로를 격려하며 이겨냈다. 울산 애플팜에서는 연간 사과 약 43t을 생산해 1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면적 3만3000여 m²의 과수원에는 사과나무 2000여 그루가 심어져 있다. 곳곳에 단감과 살구나무도 자란다. 특이하게 과수원 바닥에는 잔디가 깔려 있다. 비가 많이 내릴 때 빗물에 흙이 씻겨 내려가는 것을 막고 물을 오랫동안 머금게 하기 위해서라고 한다. 잔디가 자라는 모습을 보면 사과나무의 건강도 미뤄 짐작할 수 있다고 이 씨는 말한다. 사과나무가 너무 크게 자라면 작업하기가 어렵고 태풍 피해를 입을 수 있어 밀식(密植·빽빽하게 심음)해서 과도하게 자라는 것을 막았다. 자동화설비를 갖춰 물도 자동으로 주고 있다. 부인 정 씨와 사과나무를 사이에 두고 마주 보면서 사과를 따거나 나무를 손질할 때 부부의 정은 더욱 도타워진다. 이 씨는 “직장에 다닐 때는 느껴보지 못한 부부애가 사과농사를 지으면서 새록새록 돋아나는 느낌”이라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하루 일을 마치면 이 씨와 정 씨 부부는 울산 시내로 나가 스포츠센터에서 운동을 하며 피로를 풀거나 맛집 탐방을 한다. 이 씨는 “인생 후반전을 농촌에서 보람차고 여유롭게 보내고 있다”고 말했다.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울산시 산하 지방 공기업 A사는 여직원들을 성희롱한 남성 직원 3명 가운데 1명을 해임하고 나머지 2명은 각각 정직 3개월, 감봉 3개월 징계 처분했다고 14일 밝혔다. A 사 자체 조사결과 이들은 3, 4월 회사 개인 컴퓨터에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단체 대화방을 개설해 여직원 2명을 성희롱하고 외모를 비하하는 글을 수십 차례 주고받았다. 이 같은 사실은 피해 여직원이 이들 중 한 명이 자리를 비운 사이 민원 처리를 위해 그의 컴퓨터를 사용하다 SNS 대화방에 오른 글들을 발견하면서 알려졌다. 피해 여직원은 대화방 사진을 찍어 사내 고충담당에게 신고했다. 성희롱 사실을 확인한 A 사는 5월 22일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들에 대한 징계 내용을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해임된 직원은 울산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 신청을 했지만 기각됐다. 나머지 2명은 징계 처분과 함께 다른 부서로 발령을 냈다. 피해 여직원 중 한 명은 사직서를 냈다. 울산=정재락 기자 raks@donga.com}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 아이스발레단이 19, 20일 울산문화예술회관에서 ‘백조의 호수’를 공연한다. 러시아 국립 아이스발레단 내한 20주년 기념 공연이다. 무대에 설치된 아이스링크에서 토슈즈 대신 피겨스케이트를 신은 무용수가 고전 발레를 환상적으로 그려낸다. 국내 최고의 아이스링크 제작팀이 이동식 냉동시스템과 최첨단 소재의 아이스패널을 이용해 아이스링크를 설치한다. 만드는 데 24시간, 공연 후 해체에 6시간이 걸린다. 국립 아이스발레단은 1967년 고전 발레의 대가이자 ‘빙상 위의 여인’으로 추앙받는 콘스탄틴 보얀스키가 최고 수준의 발레리나와 피겨스케이터를 모아 창단했다. 이후 세계 각지에서 1만 회 이상 공연했다. 공연 시간은 19일 오후 2시와 6시, 20일 오후 3시다. 예매는 인터파크 티켓()에서 할 수 있다. 052-275-9623 정재락 기자 rak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