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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테니스 선수로서는 지난해 처음 세계 랭킹 1위에 올랐던 일본의 오사카 나오미(大阪なおみ·23). 그는 아이티 출신 부친과 일본 홋카이도에서 태어난 모친을 뒀다. 4세 때였던 2001년 일본에서 미국으로 건너가 테니스를 시작했다. 가정 형편이 넉넉하지는 않았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2013년 프로로 전향했지만 그를 후원해주는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당시 오사카가 한 인터뷰에서 “휴대전화를 갖고 싶다”고 밝히자 부모는 “상금을 받아서 사라”고 타일렀다고 한다. 이후 7년이 지났다. 그 사이 2016년에 세계 랭킹 50위 안에 들었고, 2018년과 올해 US오픈 여자단식에서 우승했다. 현재는 세계 랭킹 3위다. 15개 기업이 오사카를 후원하고 있다. 그런데 최근 그를 후원하는 일부 기업들이 불편해하는 기색이다. 오사카는 이번 US오픈에서 미국에서 인종 차별 문제로 억울하게 숨진 흑인 피해자 이름이 적힌 검은 마스크를 착용해 화제를 모았는데, 기업들은 이를 마뜩잖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마이니치신문 11일자). 일본인들은 정치 이슈, 사회 문제에 침묵하는 경향이 있다. 특히 스포츠 선수나 연예인이라면 더욱 그렇다. 기업의 후원이 곧 수입인데, 자신의 의견을 밝히다가 자칫 기업의 후원이 끊길 수도 있다. 하지만 오사카는 올해 5월 트위터에 “샤이(shy)한 나는 이제 끝”이라고 글을 올렸다. 미국 흑인 조지 플로이드 씨가 백인 경찰에 목을 눌려 사망했던 시점이다. 지난달 US오픈 직전에 열린 웨스턴 앤드 서던 오픈에선 미국 위스콘신주에서 경찰로부터 총격을 받은 흑인 남성 제이컵 블레이크 사건에 항의해 4강전 기권을 선언했다. 오사카의 용기는 어쩌면 미국에서 오래 살았기에 ‘문제가 있으면 목소리를 내는’ 미국식 문화에 익숙하기 때문인지도 모르겠다. 실제 오사카는 미국과 일본 복수 국적을 유지하다가 지난해 미국 국적을 포기하고 일본 국적을 최종 취득했다. 하지만 오사카뿐 아니라 샤이한 대다수 일본인들이 차츰 달라지고 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총리가 검찰 간부의 정년을 정부가 결정하게끔 하는 검찰청법 개정안을 국회에서 통과시키려 했던 5월이었다. 일본 국민들은 ‘#검찰청법 개정안에 항의한다’는 글을 인터넷에 올리며 반발했다. 그 숫자는 수백만 건에 이르렀고, 배우 이우라 아라타(井浦新), 가수 미즈노 요시키(水野良樹) 등 연예인들까지 참여했다. 사회 문제에 연예인까지 목소리를 내는 것은 전례 드문 일이었다. 결국 아베 전 총리는 법안 강행을 멈췄다. 젊은층의 정치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선거조사회사 ‘그린십’이 올해 5월 2558명에게 ‘총선이 실시된다면 투표할 것인가’를 물었더니 투표권을 가진 10대와 20대의 83%가 ‘투표하겠다’고 답했다. 2017년 10월 총선에서 10대와 20대의 투표율이 각각 40%, 34%에 그친 것과 대비된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이 16일 들어섰다. 스가 총리는 ‘아베 정권 계승’을 분명히 밝히고 있어 부정적 유산까지 계승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최근 불기 시작한 일본인들의 용기 있는 반란이 일본을 어떻게 바꿀지 기대된다. 박형준 도쿄 특파원 lovesong@donga.com}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신임 일본 총리가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축하 서한에 대해 19일 답신을 보내왔다고 청와대가 21일 밝혔다. 스가 총리는 서한에서 “양국은 중요한 이웃 나라”라며 “어려운 문제를 극복해 미래지향적 한일 양국 관계를 구축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앞서 문 대통령은 16일 스가 총리에게 취임 축하 서한을 보내 “지리적·문화적으로 가장 가까운 친구인 일본 정부와 언제든 마주 앉아 대화하고 소통할 준비가 돼 있다”는 뜻을 전한 바 있다. 스가 총리의 답신 내용을 두고 기존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의 대한(對韓) 외교 정책을 유지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아베 전 총리는 올해 1월 국회 시정연설에서 “한국은 원래 기본적 가치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국가다. 그렇기 때문에 더욱 국가 간의 약속을 지켜 미래지향적인 양국 관계를 구축하길 간절히 기대한다”고 말한 바 있다. ‘중요한 이웃 국가’는 일본 외무성의 올해 외교청서에도 담긴 표현이다. 일본은 2017년 외교청서에서 ‘한국은 전략적 이익을 공유하는 가장 중요한 이웃 나라’라고 규정했으나 2018년과 2019년 이 표현을 삭제했다가 올해 ‘중요한 이웃 국가’라고 기술했다. 한편 청와대 관계자는 19일 답신 서한을 받은 사실을 이날 공개한 이유에 대해 “통상 외교적으로 그럴 수 있다”며 “(19일에 청년의 날 행사 등) 일정이 있었고, 9·19 평양공동선언 2주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메시지도 있었던 것 등을 감안했다”고 말했다.박효목 tree624@donga.com / 도쿄=박형준 특파원}

2020년 여름올림픽 개최지가 결정됐던 2013년 9월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총회를 전후로 일본 도쿄올림픽유치위원회 측이 당시 IOC 위원이었던 체육계 거물 라민 디악 전 국제육상경기연맹(IAAF) 회장(87·사진)의 아들에게 거액을 제공한 정황이 드러났다. 아프리카 세네갈 출신 기업가인 디악 전 회장은 1999년부터 2015년까지 IAAF 회장을 지내며 세계 스포츠계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다. 21일 아사히신문 등이 미 재무부와 프랑스 정부 자료를 인용해 보도한 바에 따르면 도쿄올림픽유치위는 2013년 7월과 같은 해 10월에 싱가포르 컨설팅 회사 블랙타이딩스에 232만5000달러(약 27억5000만 원)를 송금했다. 블랙타이딩스는 도쿄올림픽유치위가 올림픽 유치를 명목으로 고용한 회사로 이 중 36만7000달러를 디악 전 회장의 아들 파파맛사타(55)의 회사로 보냈다. 이와 별도로 블랙타이딩스는 파파맛사타가 구입한 고급 시계 대금 명목으로 프랑스 파리의 시계점에 2013년 11월 8만5000유로(약 1억1800만 원)도 보냈다. 파파맛사타와 그의 회사가 송금받은 자금과 시계 대금을 합하면 약 5억4000만 원에 달한다. 전체 상황을 보면 2020년 올림픽 개최지 결정 직전부터 유치위가 블랙타이딩스에 거액을 송금했고 이후 블랙타이딩스는 개최지 선정 투표권이 있던 IOC 위원의 아들 및 관련 회사에 돈을 보낸 것이다. 디악 부자(父子)는 2016년 러시아가 국가적으로 선수들에게 약물 투입을 독려했다는 도핑 스캔들의 배후로 지목돼 수뢰 혐의로 기소되면서 국제 스포츠계에서 퇴출됐다. 다케다 쓰네카즈(竹田恒和) 전 도쿄 올림픽·패럴림픽 유치위원장은 파문이 확산되자 “컨설턴트 업체 측에 돈을 지불한 후의 일은 전혀 알지 못한다”고 주장했지만 파문이 가라앉지 않고 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퇴임 사흘 만인 19일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현직 총리였던 2013년 12월 이곳을 찾아 거센 비판을 받았던 그는 이후 참배를 자제했으나 ‘현직 총리’ 타이틀을 벗자마자 또 참배해 극우 성향을 드러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퇴임 사실을 영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신사 내에서 이동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렸고 방명록에는 ‘전 총리대신 아베 신조’라고 적었다. 그는 2013년 당시 2006년 8월 참배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에 이어 현직 총리로는 7년 만에 야스쿠니신사를 찾았다. 당시 한국, 중국 등이 강력 반발하자 이후 봄과 가을 제사 등에 집권 자민당 총재 이름으로 공물을 봉납했다. 현직에서 물러났지만 아베 전 총리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탄생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고 정치적 영향력 또한 막강한 현역 의원이다. 스가 총리는 “외교 문제는 전임자와 상의하겠다”고 밝혔고, 아베 전 총리 또한 18일 요미우리신문 인터뷰에서 “새 정부의 외교 특사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이를 감안할 때 그의 참배는 일본 정부가 역사 문제 등에서 기존 노선을 고수하겠다는 메시지를 주변국에 던진 동시에, 조기 총선 등을 고려해 핵심 지지층인 일본 보수 세력의 결집을 노린 행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국 외교부는 19일 “아베 전 총리가 식민 침탈과 침략 전쟁을 미화하는 시설물인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한 데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반발했다. 중국 관영언론 또한 ‘우익 세력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최지선 기자}

아베 신조(安倍晋三) 전 일본 총리가 퇴임 사흘 만인 19일 태평양전쟁의 A급 전범이 합사된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했다. 현직 총리였던 2013년 12월 이 곳을 찾아 거센 비판을 받았던 그는 이후 참배를 자제했으나 ‘현직 총리’ 타이틀을 벗자마자 또 참배해 극우 성향을 드러냈다는 평을 얻고 있다. 아베 전 총리는 이날 트위터에 “야스쿠니신사를 참배하고 퇴임 사실을 영령에게 보고했다”고 밝혔다. 그는 신사 내에서 이동하는 모습을 담은 사진을 올렸고 방명록에는 ‘전 총리 대신 아베 신조’라고 적었다. 그는 2013년 당시 2006년 8월 참배한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전 총리에 이어 현직 총리로는 7년 만에 야스쿠니를 찾았다. 당시 한국, 중국 등이 강력 반발하자 이후 봄과 가을 제사 등에 집권 자민당 총재 이름으로 공물을 봉납했다. 현직에서 물러났지만 아베 전 총리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총리의 탄생 과정에 깊숙이 개입했고 정치적 영향력 또한 막강한 현역 의원이다. 스가 총리는 “외교 문제는 전임자와 상의하겠다”고 밝혔고, 아베 전 총리 또한 18일 요미우리 인터뷰에서 “새 정부의 외교 특사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을 내비쳤다. 이를 감안할 때 그의 참배는 일본 정부가 역사 문제 등에서 기존 노선을 고수하겠다는 메시지를 주변국에 던진 동시에, 조기 총선 등을 고려해핵심 지지층인 일본 보수 세력의 결집을 노린 행보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한국 외교부는 19일 “아베 전 총리가 식민 침탈과 침략 전쟁을 미화하는 시설물인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한 데 깊은 우려와 유감을 표한다”고 반발했다. 중국 관영언론 또한 ‘우익 세력을 결집시키려는 의도’라고 비판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전쟁 때 강제동원이 없었다고 본다. 그러면서 모든 문제가 생기가 시작했다. 산업유산정보센터의 이상한 전시도 이뤄졌다.” 일본 시민단체인 강제동원진상규명네트워크의 나카타 미쓰노부(中田光信) 사무국장은 18일 도쿄 지요다구 참의원 의원회관에서 열린 ‘산업유산정보센터 전시 등 문제에 관한 기자회견’에서 이처럼 주장했다. 산업유산정보센터는 일본 정부가 재단법인 산업유산국민회의에 위탁해 올해 3월 도쿄 신주쿠구에 설치됐다. 일본은 2015년 7월 산업유산 23곳을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하면서 “1940년대 산업유산 일부 시설에서 수많은 한국인과 여타 국민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하에서 강제 노역을 했다. 일본은 정보센터 설치 등 피해자들을 기리기 위한 적절한 조치를 하겠다”고 약속했다. 세계유산위원회는 “각 시설의 역사 전체를 이해할 수 있는 전시를 하라”고 요구했다. 하지만 정작 이 정보센터에는 한국인 등이 군함도(하시마) 탄광에 끌려와 열악한 환경에서 강제 노동을 한 것에 대한 사과나 이들을 추모한다는 내용은 전시되지 않아 역사 왜곡이라는 비판이 나왔다. 일본 시민단체들은 “정보센터는 강제 노역을 부정했고, 전체 역사를 이해할 수도 없었다”고 주장했다. 정보센터를 둘러봤던 야노 히데키(矢野秀喜) ‘일본 강제동원공동행동’ 사무국장은 “정보센터 3번 존(zone)이 문제였다”면서 “3번 존 벽면에 얼굴사진이 붙어 있었고, ‘강제노동은 없었다’ ‘모두가 사이좋게 살았다’ 등과 같은 증언 패널이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태평양전쟁 때 석탄 생산지였던) 군함도에서 살았던 마쓰모토 사카에(松本榮) 씨는 11살 때 군함도에 갔는데, 얼마나 탄광의 일을 알고 있을지 모르겠다”고 의아해 했다. 재일 한국인 2세인 스즈키 후미오(鈴木文雄) 씨가 “많은 사람들이 귀여워해줬다. 손가락질하며 ‘조선인이다’고 말하는 경우는 전혀 없었다”고 증언한 것에 대해 야노 국장은 “스즈키 씨는 1933년생으로 군함도에 갔을 때는 유치원에 다닐 나이였다. 그때 기억으로 ‘조선인에 대한 이지메(집단따돌림), 차별이 없었다’고 증언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도노무라 마사루(外村大) 도쿄대 교수는 기자회견에서 강제노동과 관련해 “일본의 노동기준법 5조에 ‘폭행, 협박, 감금 그 외 신체 자유를 부당히 구속하는 수단으로 노동자의 의사에 반해 노동을 강제하는 것’이 강제노동으로 돼 있다”며 “전쟁 중에 조선인에 대해 강제노동은 상시적으로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그는 “전쟁 때 노동 현장에서 일본인과 조선인이 사이 좋게 지냈고, (일본인) 사용자가 차별을 느끼지 않도록 배려한 것도 사실이지만 분쟁이 생기면 석탄 생산에 영향을 줄 뿐 아니라 전쟁 수행과 식민지 통치에도 마이너스여서 당연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쟁 중 일본 사회에서 조선인에 대한 차별이 있었다는 것은 상식이었다”고 강조했다. 강제동원진상규명네트워크는 7월 말 일본 정부에 대해 ‘산업유산정보센터 개선에 관한 요청서’를 제출하며 “전쟁 때 강제노동을 부정하는 전시에 강하게 항의하고 개선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일본 정부는 구두로 “정보센터는 본래 실행해야 할 역할에 비춰볼 때 전혀 불성실한 것이 없다”고 답했다고 한다. 시민단체들은 앞으로도 정보센터의 불합리한 전시를 일본 국내외에 지속적으로 알린다는 계획이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총리가 취임하면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에서 ‘숨은 2인자’ 역할을 하던 이마이 다카야(今井尙哉) 총리비서관 겸 보좌관이 총리관저를 떠났다. 이마이 비서관은 지난해 7월 한국에 대한 수출 규제를 총괄한 인물이다. 마이니치신문은 17일 “스가 내각이 발족하면서 총리관저에서 실무를 담당하는 관저관료도 바뀌었다”며 “아베 전 총리의 최측근인 이마이 비서관이 퇴임했다”고 보도했다. 관저관료는 주요 부처에서 총리관저로 파견된 고위 공무원을 뜻한다. 경제산업성 출신인 이마이 비서관은 총리관저에 조언하는 비상근 고문직인 ‘내각관방 참여’에 임명될 예정이다. 마이니치는 “내각관방 참여에 취임하는 것은 아베 전 총리에 대한 배려이겠지만, 이마이 씨가 정책 결정에 직접 관여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정부 관계자를 인용해 보도했다. 1982년 통상산업성(현 경산성)에 들어온 이마이 비서관은 2006년 1차 아베 정권 때 총리비서관을 지낸 데 이어 2012년 말 2차 아베 정권에서도 5명의 총리비서관 중 가장 높은 정무비서관으로 복귀했다. 공식적으로 정권 2인자는 관방장관이었지만 ‘숨은 2인자’는 이마이 비서관이었다. 이마이 비서관은 아베 전 총리의 경제정책인 ‘아베노믹스’를 주도적으로 추진했다. 한국 대법원의 강제징용 배상판결과 관련한 보복조치 중에서 수출규제 카드를 밀어붙였다. 아베 전 총리가 쿠릴제도 4개 섬(북방영토)의 영유권 문제로 러시아와의 외교 관계를 강화하려 하자 “대형 경제협력으로 우호적 환경을 만들자”며 조언했다. 외교 이슈에 주무 부처인 외무성이 아니라 경제산업성이 전면에 나서는 이상한 모양새가 됐다. 스가 총리가 취임하면서 이마이 비서관이 관저 요직에 포진시켰던 경산성 후배들도 물러났다. 사이키 고조(佐伯耕三) 비서관, 하세가와 에이이치(長谷川榮一) 내각홍보관 등 소위 경산성 출신 이마이 사단이다. 일본 관가에서는 ‘이마이의 퇴임으로 전통적인 파워 부처인 재무성의 영향력이 다시 커지지 않겠느냐’는 전망이 나온다. 스가 총리는 아베 전 총리의 보좌관 중 국토교통성 출신의 이즈미 히로토(和泉洋人) 보좌관을 유임시켰다. “스가 관방장관이 주도한 모든 정책은 이즈미 씨와 연결된다”는 말이 나올 정도로 스가 관방장관의 오른팔 역할을 했다. 경찰청 출신의 스기타 가즈히로(杉田和博) 관방부(副)장관도 관저 내 확실한 스가 라인으로 꼽히며 유임됐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에서 한일 관계가 개선되기 위해선 한일 양국에서 지일파, 지한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하다는 관측이 나온다. 한국 여권 인사 가운데 스가 총리와 개인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대표적인 인물로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꼽힌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내 핵심 인사들을 두루 알고 있는 이 대표는 특히 스가 총리 주변 인물들과 친분이 두터워 비교적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국무총리였던 이 대표가 정부 대표로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에 참석했을 때 두 사람이 비공개로 만나 ‘책임감을 갖고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자’는 취지의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스가 총리와 소통할 수 있는 사이다. 2018년 국가정보원장이었던 서 실장은 방북 후 일본에 가 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스가 관방장관에게 방북 성과에 대해 설명했다. 2018년에만 세 차례 방일했다. 그 후 스가 총리는 “서 실장은 믿을 만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박지원 국정원장은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과 20년 이상 의형제로 지내며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전 정부 인사 중에서는 이병기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스가 총리와 각별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실장은 2013∼2014년 주일 대사 시절 한 달에 한 번 이상씩 스가 총리를 만난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에서는 자민당의 2인자인 니카이 간사장이 일본 정계 최고의 지한파 인사로 꼽힌다. 그는 일본 내 반한, 혐한 분위기가 팽배해지면 이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해 왔다. 일본의 대한(對韓) 반도체 부품 수출 규제로 한일 관계가 최악이었던 지난해 9월, 니카이 간사장은 한 TV 방송에 출연해 “일본이 손을 내밀어 양보할 수 있는 것은 양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전국여행업협회(ANTA) 회장이기도 한 그는 2017년 6월 한국 방문 때 일본 여행사 대표 등 민간인 360명과 함께 왔다.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일한의원연맹 간사장도 대표적인 지한파 인사다. 그는 스가 총리에게 한일 관계와 관련해 조만간 브리핑할 예정이다. 그는 강제징용 배상과 관련해 ‘문희상 안’(한일 기업과 국민의 자발적 성금으로 징용 피해자에게 배상)이 가능한 해법이라고 판단하고 물밑에서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한기재 기자}

《일본에서 16일 ‘스가 정권’이 공식 출범했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자민당 총재는 이날 일본 중의원과 참의원에서 각각 실시된 총리 지명 선거에서 모두 과반을 득표해 새 총리로 선출됐다. 7년 9개월 연속 재임한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막을 내렸다. 문재인 대통령은 스가 총리에게 보낸 축하 서한에서 “과거사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하고, 미래지향적인 실질적 협력을 강화하자”고 밝혔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자민당 총재가 16일 열린 임시국회에서 99대 총리로 선출됐다. 이로써 최장수 기록을 세우며 7년 9개월 연속 재임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끝나고 ‘스가 정권’이 닻을 올렸다. 임기는 아베 전 총리의 잔여 임기인 내년 9월까지다. 스가 총리는 이날 오후 9시 취임 후 첫 기자회견에서 “아베 정권의 정책을 확실히 계승하고, 더 전진시키는 게 나의 사명”이라고 재확인했다. 이어 최우선 과제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을, 스가 정권의 가장 중요한 과제로 ‘경제’를 꼽았다. 외교안보와 관련해서는 “미일 동맹을 축으로 중국, 러시아 등 이웃 국가와 안정적인 관계를 만들어 가겠다”고 말했다. 한국은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은 새로 출범한 스가 정부와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문 대통령은 이날 스가 총리에게 보낸 서한에서 “스가 총리의 재임 기간 중 한일 관계를 더 발전시키기 위해 함께 노력해 나가자”는 뜻을 밝혔다고 강민석 청와대 대변인이 밝혔다. 강 대변인은 “문 대통령이 일본 정부와 언제든지 마주 앉아 대화하고 소통할 준비가 돼 있으며, 일본 측의 적극적인 호응을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문 대통령의 축하 서한은 남관표 주일 대사가 직접 일본 외무성에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관례에 비춰 볼 때 축전보다 격상해 대우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문 대통령은 지병으로 사임한 아베 전 총리에게도 서한을 보내고 조속한 쾌유를 기원했다. 스가 총리는 기자회견에 앞서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전 후생노동상을 관방장관으로 이동시키는 등 20명의 각료를 임명해 ‘스가 내각’을 발족시켰다. 각료 20명 중 11명(8명 유임, 3명 수평 이동)을 직전 아베 내각 인사로 채운 것이다. 특히 한국과 관련이 깊은 업무를 담당하는 각료가 대거 유임되면서 경색된 한일 관계가 이른 시일 안에 개선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상(징용 등 외교문제 창구),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수출 규제),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상(교과서 문제)이 자리를 그대로 지켰다. 방위상에는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岸信夫) 의원이 임명됐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외가의 양자가 됐기 때문에 아베 전 총리와 성(姓)이 다르다. 또 각료들을 총괄하는 관방장관에는 아베 전 총리의 최측근인 가토를 기용했다. 가토 관방장관과 아베 전 총리는 부친 세대부터 시작해 2대(代)에 걸쳐 깊은 관계를 맺어온 사이다. 스가 총리가 강조한 개혁을 담당할 행정개혁담당상에는 1996년 중의원 의원 당선 동기인 고노 다로(河野太郞) 전 방위상을 임명했다. 스가 총리는 디지털화도 강조했는데, 기존 IT 담당상을 디지털담당상으로 이름을 바꿔 히라이 다쿠야(平井卓也) 의원을 임명하며 어느 정도 ‘스가 색깔’을 냈다. 하지만 자민당의 한 중견 의원은 아사히신문에 “(스가 총리가) 과감한 인사를 선언했으면서도 유임, 수평 이동이 많다. 이것으로 국민의 지지가 높아지겠느냐”고 지적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 황형준 기자}
일본 주요 언론들이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의 저서 ‘격노(Rage)’의 내용을 보도하면서 2017년 한반도 위기와 관련해 “작전계획 5027에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 핵무기 80개 사용을 검토했다”고 일제히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16일 ‘북한에 핵 80발 작전계획’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격노’를 소개하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으로 정세가 긴박했던 2017년, 미군의 작전계획에 북한에 대한 핵무기 80발 사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 “이 책에 따르면 당시 미군은 북한 유사시를 상정한 작전계획 5027 등을 재검토했다. 재검토된 작계 5027에는 핵무기 80발을 사용해 (북한의 공격에) 반격할 가능성이 포함됐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교도통신도 이날 “우드워드는 새 책에서 한미 양국 군의 작전계획 5027에 북한의 군사침공에 대한 보복으로 핵무기 80발 사용을 포함시켰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또 “작계 5027은 2017년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졌을 때 도널드 트럼프 미 정권의 선택지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우드워드는 15일 발매된 새 책에서 북한의 유사시를 상정한 미군과 한국군의 ‘작전계획 5027’에서 북한의 공격에 보복하기 위한 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고 썼다. 지지통신 역시 “북한 유사시를 상정한 미군과 한국군의 작전계획 5027에 북한의 공격에 보복하기 위한 핵무기 80발 사용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일본 민영방송 TBS도 ‘격노’ 내용을 전하며 “트럼프 정권이 북한에 핵 사용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자막에는 ‘북한 체제 전환을 염두에 두고 80발의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전쟁 계획’이라고 표현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에서도 한일 관계 개선은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지만 일각에선 기대의 목소리도 나온다. 한일 관계가 진전되기 위해선 한일 양국에서 지일파, 지한파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한국 여권 인사 가운데 스가 총리와 개인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대표적인 인물로는 이낙연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꼽힌다. 외교 소식통에 따르면 일본 내 핵심 인사들을 두루 알고 있는 이 대표는 특히 스가 총리 주변 인물들과 친분이 두터워 비교적 원활한 소통이 가능하다고 한다. 지난해 10월 국무총리였던 이 대표가 정부 대표로 나루히토(德仁) 일왕 즉위식에 참석했을 때 두 사람이 비공개로 만나 ‘책임감을 갖고 한일 관계 개선을 위해 노력하자’는 취지의 대화를 주고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훈 청와대 국가안보실장도 스가 총리와 소통할 수 있는 사이다. 2018년 국가정보원장이었던 서 실장은 방북 후 일본에 가 당시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스가 관방장관에게 방북 성과에 대해 설명했다. 2018년에만 세 차례 방일했다. 그 후 스가 총리는 “서 실장은 믿을 만하다”고 평가하고 있다. 일본 정부 고위 관계자는 “서 실장이 혈연, 지연 없이 실력으로 톱의 위치에 올라온 자신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갖고 있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전 정부 인사 중에는 주일대사 출신의 이병기 전 대통령비서실장이 스가 총리와 각별한 사이인 것으로 알려졌다. 박지원 국정원장은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과 20년 이상 의형제로 지내며 돈독한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니카이 간사장은 집권 자민당의 2인자이면서 일본 정계 최고의 지한파 인사로 꼽힌다. 그는 일본 내 반한, 혐한 분위기가 팽배해지면 이를 완화시키는 역할을 해 왔다. 일본의 대한(對韓) 반도체 부품 수출 규제로 한일 관계가 최악이었던 지난해 9월, 니카이 간사장은 한 TV 방송에 출연해 “일본이 손을 내밀어 양보할 수 있는 것은 양보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 전국여행업협회(ANTA) 회장이기도 한 그는 2017년 6월 한국 방문 때 일본 여행사 대표 등 민간인 360명과 함께 왔다.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사진) 일한의원연맹 간사장도 대표적인 지한파 인사다. 그는 스가 총리에게 한일 관계와 관련해 조만간 브리핑할 예정이다. 그는 강제징용 배상과 관련해 ‘문희상 안’(한일 기업과 국민의 자발적 성금으로 징용 피해자에게 배상)이 가능한 해법이라고 판단하고 물밑에서 법안 통과를 위해 노력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한기재 기자 record@donga.com}

일본 주요 언론들이 밥 우드워드 워싱턴포스트 부편집인의 저서 ‘격노(Rage)’의 내용을 보도하면서 2017년 한반도 위기와 관련해 “작전계획 5027에서 미국이 북한에 대해 핵무기 80개 사용을 검토했다”고 일제히 전했다. 요미우리신문은 16일 ‘북한에 핵 80발 작전계획’이란 제목의 기사에서 ‘격노’를 소개하며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등으로 정세가 긴박했던 2017년, 미군의 작전계획에 북한에 대한 핵무기 80발 사용이 포함돼 있었다”고 보도했다. 또 “이 책에 따르면 당시 미군은 북한 유사시를 상정한 작전계획 5027 등을 재검토했다. 재검토된 작계 5027에는 핵무기 80발을 사용해 (북한의 공격에) 반격할 가능성이 포함됐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교도통신도 이날 “우드워드는 새 책에서 한미 양국 군의 작전계획 5027에 북한의 군사침공에 대한 보복으로 핵무기 80발 사용을 포함시켰다고 지적했다”고 보도했다. 또 “작계5027은 2017년 북한과의 군사적 긴장이 높아졌을 때 도널드 트럼프 미 정권의 선택지 중 하나였다”고 전했다. 또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우드워드는 15일 발매된 새 책에서 북한의 유사시를 상정한 미군과 한국군의 ‘작전계획 5027’에서 북한의 공격에 보복하기 위한 안을 만들었다고 밝혔다”고 썼다. 지지통신 역시 “북한 유사시를 상정한 미군과 한국군의 작전계획 5027에 북한의 공격에 보복하기 위해 핵무기 80발 사용이 포함돼 있다”고 전했다. 일본 민영방송 TBS도 ‘격노’ 내용을 전하며 “트럼프 정권이 북한에 핵사용을 검토했다”고 보도했다. 자막에는 ‘북한 체제 전환을 염두에 두고 80발의 핵무기 사용을 포함한 전쟁 계획’이라고 표현했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일본 자민당 총재가 16일 열린 임시국회에서 99대 총리로 선출됐다. 최장수 기록을 세우며 7년9개월 동안 연속 재임했던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끝나고 ‘스가 정권’이 공식 출범했다. 임기는 아베 전 총리의 잔여 임기인 내년 9월까지다. 스가 총리는 이날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전 후생노동상을 관방장관으도 이동시키는 등 20명의 각료를 임명해 ‘스가 내각’을 발족시켰다. 20명 각료 중 11명(8명 유임, 3명 수평 이동)을 직전 아베 내각 인사로 채워 ‘아베 정권 계승’을 분명히 했다. 특히 한국과 관련이 깊은 업무를 담당하는 각료들이 대거 유임되면서 경색된 한일 관계가 이른 시일 안에 개선되기는 힘들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상(징용 등 외교문제 창구), 가지야마 히로시(梶山弘志) 경제산업상(수출 규제), 하기우다 고이치(萩生田光一) 문부과학상(교과서 문제)이 자리를 그대로 지켰다. 2018년 말 벌어진 ‘한일 초계기 레이더 조준 논란’ 등 한국과 대립할 가능성이 있는 방위상에는 아베 전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岸信夫) 의원이 임명됐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외가의 양자가 됐기 때문에 아베 총리와 성(姓)이 다르다. 일본 외교 소식통은 “아베 전 총리의 동생을 입각시킨 것은 아베의 안보정책을 계승하겠다는 메시지를 일본 국내 보수층과 해외에 내보인 것”이라고 해석했다. 각료들을 총괄하는 관방장관에는 아베 전 총리의 최측근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을 기용했다. 가토 관방장관과 아베 전 총리는 부친 세대부터 시작해 2대(代)에 걸쳐 깊은 관계를 맺어온 사이다. 외교안보 뿐 아니라 내치에서도 아베 전 총리의 입김이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스가 총리는 인사 원칙에 대해 ‘개혁 의지가 높고, 제대로 일하는 사람’ 등 2가지를 꼽았다. 스가 총리가 강조한 개혁을 담당할 행정개혁담당상에는 1996년 중의원 의원 당선 동기인 고노 다로(河野太郞) 전 방위상을 임명했다. 또 아베 전 총리와 달리 스가 총리는 디지털화를 강조했는데, 디지털담당상으로 히라이 다쿠야(平井卓也) 의원을 임명하며 어느 정도 ‘스가 색깔’을 냈다. 내각 및 자민당 간부 인선이 마무리됨에 따라 일본 정계의 관심은 중의원 해산 및 총선으로 이동하고 있다. 스가 총리가 1년 단기로 끝나지 않고 장기 집권을 하려면 ‘총선 압승’이 필요한 상황이다. 그래야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재선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은 15일 기자회견에서 공개적으로 “조기 중의원 해산을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각종 언론사 여론조사에서 스가 총리와 자민당 지지율이 높은 지금이 적기라는 것이다. 하지만 연립여당 파트너인 공명당은 최대 후원단체인 창가학회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오랜 기간 활동을 하지 못해 조기 총선에 부정적이다. 아사히신문은 16일 “조기 총선을 놓고 스가 총리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이라고 보도했다. 일본 야당도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1야당인 입헌민주당은 제2야당인 국민민주당 및 무소속 의원을 규합해 중·참의원 의원 150명 규모의 새로운 입헌민주당을 만들고 15일 창당대회를 열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16일 일본 총리로 취임하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신임 자민당 총재가 내각의 2인자인 관방장관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최측근 중 한 명인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을 기용할 것으로 알려졌다. 방위상에는 아베 총리의 친동생인 기시 노부오(岸信夫) 의원이 유력해 새 내각 구성에서도 ‘아베 계승’ 기조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15일 민영방송인 TBS에 따르면 16일 발표되는 ‘스가 내각’의 관방장관으로 가토 후생상이 매우 유력하다. 가토 후생상은 2차 아베 정권 때인 2012년 12월∼2015년 9월 관방 부장관을 지내며 관방장관인 스가 총재와 함께 일한 인연도 있다. 가토 후생상은 아베 총리와 2대(代)에 걸쳐 깊은 관계를 맺어왔다. 가토 후생상의 장인은 아베 총리의 부친인 아베 신타로(安倍晋太郞) 전 외상의 측근이었던 가토 무쓰키(加藤六月) 전 농림상이다. 가토 후생상이 데릴사위가 되면서 성을 ‘무로사키(室崎)’에서 ‘가토’로 바꿨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의 동생인 기시 의원이 방위상으로 조정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그는 태어나자마자 외가의 양자가 됐기 때문에 아베 총리와 성(姓)이 다르다. 참의원 2선을 거친 뒤 현재 중의원 3선째다. 과거 방위성 정무관과 외무성 부대신(차관)을 지냈다. 박철희 서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기시 의원이 방위상에 임명된다면 ‘외교안보는 아베 노선을 이어가겠다’는 상징적 의미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상,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올림픽 담당상, 아카바 가즈요시(赤羽一嘉) 국토교통상은 유임 가능성이 높다고 TBS는 보도했다. 스가 총재는 15일에는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을 유임시키는 등 자민당 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당의 ‘2인자’로 불리며 인사와 자금 관리, 선거 공천 등을 담당하는 간사장에 대표적인 지한파 인사인 니카이 현 간사장이 유임된 것은 경색된 한일 관계 개선 가능성에 긍정적 요소로 평가된다. 그는 정조회장에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선거대책위원장(호소다파), 총무회장에 사토 쓰토무(佐藤勉) 전 총무상(아소파), 선거대책위원장에 야마구치 다이메이(山口泰明) 조직운동본부장(다케시타파)을 각각 임명했다. 간사장, 정조회장, 총무회장, 선대위원장은 ‘당 4역’으로 불리는 자민당 핵심 자리다. 스가 총재는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국회대책위원장(이시하라파)도 유임시켰다. 무(無)파벌인 스가 총재는 ‘탈(脫)파벌’을 외쳤지만 결국 총재 선거에서 자신을 지원한 5개 파벌의 인사를 핵심 요직에 골고루 배치하는 보은 인사를 했다. 파벌의 영향력이 큰 일본 정치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16일 일본 총리로 취임하는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신임 자민당 총재가 15일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을 유임시키는 등 자민당 간부 인사를 단행했다. 무파벌인 스가 총재는 ‘탈파벌’을 외쳤지만 결국 총재 선거에서 자신을 지원한 파벌의 인사를 핵심 요직에 골고루 배치하는 ‘보은 인사’를 했다. 파벌의 영향력이 큰 일본 정치의 현실을 보여주는 것으로 분석된다. 스가 총재는 이날 정조회장에 시모무라 하쿠분(下村博文) 선거대책본부장(호소다파), 총무회장에 사토 쓰토무(佐藤勉) 전 총무상(아소파), 선거대책위원장에 야마구치 다이메이(山口泰明) 조직운동본부장(다케시타파)을 각각 임명했다. 간사장, 정조회장, 총무회장, 선대위원장은 ‘당 4역’으로 불리는 자민당 핵심 자리다. 당의 ‘2인자’로 불리며 인사와 자금 관리, 선거 공천 등을 담당하는 간사장에 대표적인 지한파 인사인 니카이 현 간사장이 유임된 것은 경색된 한일 관계 개선 가능성에 긍정적 요소로 평가된다. 스가 총재는 모리야마 히로시(森山裕) 국회대책위원장(이시하라파)도 유임시켰다. 그는 “인사 때 파벌을 고려하지 않겠다”고 반복적으로 말해왔지만 파벌 정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줬다. 마이니치신문은 15일 “(총재 선거에서 7개 파벌 중 5개 파벌의 지지로) 완승을 거둔 스가 총재가 인사에서 시련을 겪고 있다”며 “5개 파벌 우대를 강요당하고 있다”고 전했다. 아사히신문은 “각료 인사도 당 인사처럼 파벌 균형을 맞춰 배치하면 ‘탈파벌’이란 스가 총재의 지론이 희석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총리 취임 후 실시할 개각 하마평도 나오고 있다. TBS에 따르면 행정부 2인자인 관방장관으로 가토 가쓰노부(加藤勝信) 후생노동상이 아주 유력하다. 가토 후생상은 2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 때인 2012년 12월~2015년 9월 동안 관방부(副)장관으로 지내며 관방장관인 스가 총재와 함께 일했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부총리 겸 재무상과 모테기 도시미쓰(茂木敏充) 외상, 하시모토 세이코(橋本聖子) 올림픽상, 아카바네 가즈요시(赤羽一嘉) 국토교통상은 유임 가능성이 높다고 TBS는 전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스가 요시히데(菅義偉·사진) 일본 관방장관이 자민당의 새 총재로 선출됐다. 스가 신임 총재는 16일 임시국회에서 총리에 오른 뒤 새 내각을 발족할 예정이다. 스가 총재는 14일 도쿄의 한 호텔에서 열린 자민당 총재선거에서 유효투표 534표 중 70.5%인 377표를 얻어 압도적 표 차로 당선됐다.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자민당 정무조사회장은 89표,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전 간사장은 68표에 그쳤다. 당선 확정 후 스가 총재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대라는 국난을 맞아 정치 공백이 있어선 안 된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추진해 온 정책을 계승하는 게 나의 사명”이라고 소감을 밝혔다. 스가 총재의 임기는 아베 전 총재의 잔여 임기인 내년 9월까지다. 스가 총재는 2012년 12월 아베 2차 집권 때부터 7년 9개월 동안 관방장관을 지내며 강제징용 배상 문제 등 한일 현안에 대해 강경한 입장을 밝혀 왔고 앞으로도 이런 태도를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온다. 하지만 실리적이고 전략가형 리더로 평가받는 그가 총리로 취임하면 한일 관계 개선의 기회가 올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일본 정계의 대표적인 지한파 인사인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사진) 일한(한일)의원연맹 간사장은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정권 탄생이 한일 관계 개선의 새로운 ‘모멘텀’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자민당 니카이파의 중진인 가와무라 간사장은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도 한일 현안에 대해 수시로 직보하는 ‘한일 간 파이프’ 역할을 해 왔다. 그는 11일 도쿄 중의원회관에서 동아일보와 만나 “한국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의원이 (자민당 2인자인) 간사장직에 유임될 가능성이 높은 것은 긍정적 신호”라고 했다. 다만 강제징용 배상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움직임이 있어야 분명한 관계 개선으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베 총리의 영향력이 여전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외교 문제를 아베 총리에게 상의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차기 관방장관이 누가 될지, 외상이 어떤 자세를 보일지 등을 고려하면 (한국에 대한 외교 정책이) 지금까지와 똑같지는 않을 것이다. (한일 관계 개선을 지향하는 일본 의원인) 우리가 관계 개선을 위해 여러 행동을 하기가 매우 쉬워질 것이다.” ―스가 정권과 아베 정권의 가장 큰 차이점은 뭔가. “아베 총리는 일본회의(일본 최대 극우단체)나 그 주변의 (보수적) 인사의 영향을 받기 쉬운 환경에 있었다. ‘혐한’까지는 아니더라도 꽤 유사한 영향력을 미치는 인사들이 아베 총리 주변에 있었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스가 정권은 다를 것이다.” ―스가 장관은 한국에 매우 강경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아베 정권 아래에서 7년 8개월 관방장관을 했으니 꽤 영향을 받았을 것이다. 아베 정권을 계승하니 당분간 징용 문제, 수출 규제 등에서 변함없을 것이다. 하지만 한국에 대한 화이트리스트(수출심사 우대국) 원상 복귀 등 여러 해결책이 있다. (스가 장관은) 총리가 되면 필시 다시 한번 이런 정보를 모아 판단할 것이다.” ―스가 장관은 강제징용 관련 보복 조치도 반복적으로 이야기했다. “아베 정권과 새 정권의 상황은 다르다. 한국 측이 징용과 관련한 현금화를 허용하는가, 세계무역기구(WTO)에 대한 일본의 수출 규제 제소 진행 상황 등 여러 상황을 지켜보면서 대응할 것이다.” ―한일 정상회담은 열릴까. “징용 문제와 관련해 새로운 해결책이 제시돼 정상회담에서 해결하는 분위기가 되면 열릴 것이다. 문제 해결의 움직임이 없으면 취임 인사 정도만 할 것 같다.”도쿄=김범석 bsism@donga.com·박형준 특파원}

‘만년 2인자’로 불리던 실무형 참모가 일본 총리 등극을 눈앞에 뒀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일본의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로 14일 선출되면서 일본 사회의 중심은 이념에서 민생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스가 총재의 취임 일성도 “규제 개혁”이었다. 대외적으로 한국 중국 등 이웃 국가와의 갈등이 줄고, 내부적으론 경제와 지방 발전 등 생활밀착형 정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스가 총재는 이날 오후 총재로서의 첫 기자회견에서 “공무원의 칸막이, 기득권, 전례를 답습하는 습관 등을 타파해 규제 개혁을 확실히 해나가겠다”고 말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2012년 총재 선거에 나서며 “집권하면 과거사를 반성한 담화를 수정하겠다”고 이데올로기 측면을 강조한 것과 차이가 크다. 우치야마 유(內山融) 도쿄대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교수는 “(총무상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소비자를 향한 정책을 어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베 정권의 지지 기반을 그대로 이어받았기 때문에 아베노믹스(아베 정권의 경제 정책)를 계승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가 총재는 ‘관리형 지도자’로도 꼽힌다. 사도 아키히로(佐道明廣) 주쿄대 국제학부 교수는 “엘리트 관료의 이름, 업무 내용, 인맥 등을 파악한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전 총리의 수법을 스가 총재가 익히고 있다”며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관료는 등용하고, 반대하는 이는 좌천시키는 데 주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대변인이었던) 스가 총재는 언론도 통제할 것으로 보인다. 숨쉬기 힘든 강권(强權) 정치가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스가 총재의 약점은 외교안보 분야의 경험이 적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교적으로도 철저하게 실리를 추구하기 때문에 명확한 목소리를 낸 적이 있다. 그는 12일 일본기자클럽 주최 자민당 총재 후보 토론회에서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구성’에 대해 “반중 포위망이 될 수밖에 없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이런 까닭에 한국, 중국과의 과거사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한국 정부는 11, 12월경 한국에서 한중일 정상회담을 개최해 문재인 대통령과 스가 총재 간 한일 정상회담을 추진하는 계획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당국은 스가 내각 출범이 한일 관계 개선의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지만 강제징용 피해자 배상판결 문제와 관련해 일본이 전향적인 입장을 어느 정도 내비쳐야 문제를 해결해나갈 수 있다는 입장이다. 스가 총재의 임기는 아베 총리의 잔여 임기 동안인 내년 9월까지로 ‘중간 계투’ 성격이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중의원 해산, 총선을 통해 국민들에게 신임을 물을 가능성이 크다”며 “총선 압승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내고,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재선을 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스가 총재는 14일 기자회견에서 중의원 해산 시기에 대한 질문에 “코로나19 수습과 경제 재생이 먼저”라고만 언급했다. 일본 정계는 15일 자민당 간부 인사와 16일 개각을 주목하고 있다. 스가 총재는 “규제 개혁을 철저히 하고 싶다. 개혁 의욕이 있는 사람, 개혁에 이해를 표시하는 사람을 중심으로 인사를 하고 싶다”고 말했다. 지지통신은 자민당 2인자인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간사장은 유임으로 조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도쿄=박형준 lovesong@donga.com·김범석 특파원 / 한기재 기자}
2016년 가을 미국 대선 유세가 한창때였다. 대부분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우세를 점쳤고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후보의 반전을 점치는 이는 일본 외무성에서조차 찾기 어려웠다. 하지만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신임 자민당 총재(당시 관방장관)는 월간지 분게이슌주(10월호) 기고문에서 “나는 트럼프 후보 측과도 관계를 쌓아놔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당시를 회고했다. 그는 선거 직전인 2016년 10월 일본을 방문한 트럼프 측 인사를 일부러 초청해 식사를 했다. 트럼프를 연구해 그의 마음을 사로잡을 문구도 마련해 놨다. 어떤 문구였는지 공개되진 않았다. 선거 결과는 예상외로 트럼프 후보의 승리. 스가 총재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에게 곧바로 준비한 문구를 전달했다. 아베 총리는 당선 축하 전화를 하며 그 문구를 사용했고 트럼프 당선자는 매우 기뻐한 것으로 알려졌다. 스가 총재는 분게이슌주에 “아베 총리와 트럼프 대통령이 서로 ‘도널드’, ‘신조’라 부르는 특별한 관계를 만들게 된 배경에는 나의 역할도 다소 있었다”며 “외교에서 중요한 것은 ‘전체를 보는 눈’이다. 만에 하나 상황에도 대비하는 위기관리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만년 2인자’로 불렸던 실무형 참모가 일본 총리 등극을 눈앞에 뒀다.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이 일본의 집권 자민당 신임 총재로 14일 선출되면서 일본은 자수성가형 총리, 전략가형 총리 시대를 맞게 됐다. 대외적으로 한국 중국 등 이웃국가와 갈등이 줄고, 내부적으론 경제와 지방발전 등 생활밀착형 정책이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스가 총재는 자민당 총재 선거 출마를 발표한 2일 이후 자신의 업적으로 휴대전화 요금 인하와 외국인 관광객 유치를 예로 들었다.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가 2012년 총재 선거에 나서며 “집권하면 과거사를 반성한 담화를 수정하겠다”며 이데올로기 측면을 강조한 것과 차이가 크다. 우치야마 유(內山融) 도쿄대 대학원 종합문화연구과 교수는 “(총무상을 지낸) 경험을 바탕으로 소비자를 향한 정책을 어필할 것으로 예상된다”며 “아베 정권의 지지 기반을 그대로 이어받았기 때문에 아베노믹스(아베 정권의 경제정책)를 계승하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책에도 집중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스가 총재는 ‘관리형 지도자’로도 꼽힌다. 2012년 3월 ‘정치가의 각오-관료를 움직여라’라는 책을 출간하며 관료 다루는 법을 자세히 소개했다. 2014년 5월에는 내각관방에 고위 관료 약 600명의 인사 실무를 담당하는 내각인사국을 신설했다. 사도 아키히로(佐道明廣) 주쿄대 국제학부 교수는 “엘리트 관료의 이름, 업무 내용, 인맥 등을 파악한 다나카 가쿠에이(田中角榮) 전 총리의 수법을 스가 총재가 익히고 있다”며 “자신에게 도움이 되는 관료는 등용하고, 반대하는 이는 좌천시키는데 주저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부 대변인이었던) 스가 총재는 언론도 통제할 것으로 보인다. 숨쉬기 힘든 강권(强權) 정치가 전개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스가 총재의 약점은 외교안보 분야 경험이 적다는 것이다. 그러나 외교적으로도 철저하게 실리를 추구하기 때문에 명확한 목소리를 낸 적도 있다. 그는 12일 일본기자클럽 주최 자민당 총재 후보 토론회에서 ‘아시아판 나토(NATO·북대서양조약기구) 구성’에 대해 “반중 포위망이 될 수밖에 없다”며 반대 의견을 밝혔다. 2014년 아베 정권 내에서 위안부 동원의 강제성을 인정한 고노 담화 수정 움직임이 강하게 일 때도 스가 총재는 “유지”를 외쳤다. 이런 까닭에 한중, 중국과의 과거사가 경제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을 지켜보고만 있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조심스레 나온다. 스가 총재의 임기는 아베 총리의 잔여 임기 동안인 내년 9월까지로 ‘중간 계투’ 성격이다. ‘아베 계승’을 밝히면서 자민당 의원과 광역지자체 대표로부터 압도적인 지지를 얻었기 때문에 자신의 색깔은 당분간 드러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스가 총리가 총재 선거에서 광역지자체 표에서도 가장 많은 89표를 얻었고, 각종 언론사 여론조사에서도 지지율이 크게 오르면서 10월을 전후해 중의원을 해산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신각수 전 주일대사는 “중의원 해산, 총선을 통해 국민들에게 신임을 물을 가능성이 크다”며 “총선 압승을 통해 자신의 색깔을 내고, 내년 9월 자민당 총재 선거에서 재선을 노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총선에서 표를 얻기 위해 당장은 코로나19 확산 방지, 경제 활성화, 내년으로 연기된 도쿄올림픽 개최 등에 주력할 것으로 예상된다. 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도쿄=김범석 특파원bsis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