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성

황재성 기자

동아일보 콘텐츠기획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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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말 언론계에 입문해 주로 부동산을 중심으로 경제 뉴스를 취재했습니다. 인간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부동산 문제를 늘 주목하고 있습니다.

jsonhng@donga.com

취재분야

2025-11-18~2025-12-18
교육45%
경제일반20%
인사일반13%
운수/교통7%
기업3%
금융3%
복지3%
부동산3%
기타3%
  • 심태형 회장 “호수-바다 모두 조망… 마리나베이샌즈보다 낫죠”

    봄바람이 거세던 이달 7일 경포대를 찾았다. 전날 한국 프로야구 사상 첫 수도권 3경기 동시취소 사태를 몰고 온 미세먼지가 여전히 위세를 부려 집밖을 나서기가 찜찜했지만 차를 몰고 길을 나섰다. 서울에서 2시간 30분 남짓 만에 경포대에 닿았을 때 하늘은 맑았다. 서울에서 ‘나쁨’이던 스마트폰 앱 미세먼지 경보는 ‘좋음’으로 바뀌어 있었다. ‘모처럼 제대로 된 봄을 느낄 수 있겠다’는 기대로 차장 밖을 내다보니 특이하게 생긴 고층 건물이 눈에 띄었다. 두 개의 큰 기둥에 배 모양의 구조물이 지붕처럼 얹혀진 모습이다. 독특한 디자인으로 세계적인 명소가 된 싱가포르 마리나베이샌즈와 닮았다. 평창 올림픽 때 북한 삼지연예술단을 이끌었던 현송월이 묵어 유명해진 ‘골든튤립 스카이베이경포호텔’이다. 두 개 기둥은 객실이 총 538개(스위트룸 26개)가 들어선 호텔이었다. 모든 객실에서 경포호와 동해를 볼 수 있다. 20층 높이에 얹혀진 배 모양은 휘트니스센터와 실내외 수영장, 연회장을 겸한 전망대였다. 실외수영장은 그대로 동해와 연결된 듯한 착각에 빠지게 했다. 현송월 호텔로 더 잘 알려진 이곳은 부동산개발회사 ‘빌더스개발’ 심태형 회장(60)의 작품이다. 그는 아파트 분양전문가다. “고등학교 때까지 축구선수로 뛰었지만 국가대표를 노릴 만한 실력은 안 됐습니다. 그래서 고교 졸업 후 서울 강남구와 송파구 일대에서 아파트 분양대행 일을 배우기 시작했습니다.” 이후 전국 각지 아파트 분양현장을 누비며 사업 감각을 키웠다. 돈을 제법 모은 뒤 잠시 무역업에도 손을 대기도 했지만 다시 아파트 분양으로 돌아왔다. 그리고 2000년 직접 아파트 시행에 뛰어들었다. “아무도 부동산 개발사업에 엄두를 내지 못할 때였습니다. 하지만 20년 가까이 쌓은 경험에 자신이 있었습니다.” 부산과 충북 청주, 경기 이천 등지에서 잇따라 아파트 시행에 성공하면서 자신감은 커졌다. 외환위기를 이기지 못하고 쓰러져 매물로 나온 건설회사를 인수했다. 하지만 생각보다 건설사 운영은 녹록지 않았다. “아파트 시행사업은 30∼40명의 인원으로 할 수 있습니다. 반면 건설회사는 아파트 한 단지를 지으려면 2000명 가까운 직원을 둬야 합니다. 이런 인력을 유지하면서 일감을 지속적으로 확보하는 일은 너무 부담이 컸습니다.” 결국 건설사를 포기하고 아파트 시행에만 매달렸다. 그 결과 빌더스개발은 연간 1150여억 원대(2017년말 기준) 매출을 올리는 안정적인 부동산개발회사로 자리 잡았다. 그는 축구선수로 활동했던 인연으로 서울시 축구협회장 등을 거쳐 현재 대한축구협회 부회장도 맡고 있다. 40년 가까이 아파트사업에만 매진했던 그에게 경포호텔은 ‘외도’였다. 경포호텔 자리는 경포호와 동해를 사이에 둔 요지다. 오랫동안 알고 지내던 지인의 소개로 땅을 인수한 뒤 강릉의 랜드마크로 만들기로 했다. “싱가포르에서 마리나베이샌즈를 보면서 ‘한국에도 저런 게 있으면 명소가 될 텐데’라는 생각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경포호텔은) 그래서 모양을 비슷하게 만들었지만 호수와 바다를 모두 볼 수 있는 곳에 위치했으니 입지만 보면 한 수 위가 아닐까요.” 올해 1월 개장한 호텔은 현송월 방문과 평창 올림픽이라는 호재를 타고 주말이면 객실이 100% 가동될 정도로 이미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청량리∼강릉 고속철도(KTX)와 서울∼양양고속도로 개통으로 접근성이 좋아진 것도 영향을 미쳤다. “강원도를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들이 한 번쯤 찾아보고 싶은 명소로 만들고 싶습니다. 그래서 1000만 원만 내면 5년간 회원자격으로 객실과 휘트니스센터 등 부대시설을 이용하고, 나중에 원하면 1000만 원을 되돌려주는 회원권 상품도 내놨고요.” 서울에서 KTX로 1시간 30분이면 닿을 수 있다는 설명에 그의 꿈이 현실화되기까진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심 회장은 올 하반기 주특기인 아파트 사업에 다시 뛰어든다. 경포대와 경기 이천, 두 곳에서 1000채가 넘는 대단지 아파트 분양에 나서는 것. 그는 “지역을 대표하는 명물로 만들기 위해 주민편의시설에 많은 신경을 쓰고 있습니다. 기대하셔도 됩니다”며 환하게 웃었다.강릉=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18-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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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R 리포트]코웨이, 아시아 이어 북미-유럽서도 주목받아

    말레이시아의 관문 쿠알라룸푸르 국제공항에 가면 반가운 제품이 눈에 띈다. 국내 대표 환경가전기업 코웨이 정수기와 공기청정기다. 공항 주요 장소에 비치된 정수기 73대, 공기청정기 100여 대가 공항 방문객들에게 깨끗한 물과 쾌적한 공기를 제공하며 한국 제품의 기술력을 자랑하고 있다. 최근 들어 코웨이의 해외 시장에서의 활약이 눈부시다. 전 세계 약 40여 개 국가에 공기청정기와 정수기를 수출하고 있다. 지난해 공기청정기의 해외 판매량은 전년 대비 약 40%, 정수기는 20% 이상 각각 증가했다. 특히 코웨이 말레이시아 법인은 국내 기업의 해외 진출 모범사례로 불릴 만하다. 2007년 말레이시아에서 최초로 정수기 렌털 서비스를 선보이며 큰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이후 지속적인 성장을 이뤄 현재 말레이시아 정수기 시장에서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2010년에는 정수기 업계 최초로 말레이시아에서 정수기 할랄(HALAL) 인증도 따냈다. 공기청정기도 마찬가지다. 지난해 선보인 ‘멀티액션공기청정기 AP-1516D’는 ‘공유 공기청정기’라고 불리며 말레이시아에서 큰 인기를 누리고 있다. 공기청정과 공기순환 기능을 더한 게 주효했다. 그 결과 지난해 코웨이 말레이시아법인 매출은 2075억 원으로 전년보다 45% 증가했다. 공기청정기는 아시아, 북미, 유럽 등에서도 주목받고 있다. 특히 실내 카펫이나 애완동물 등으로 인해 공기청정기를 찾는 소비자가 많은 미국시장에서의 선전이 눈에 띈다. 지난해 미국에서 공기청정기 판매량은 전년 대비 80% 이상 급증했다. 성공의 비결은 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인 아마존과의 협업이다. 2016년 3월 미국 시장에서 선보인 코웨이 공기청정기 ‘에어메가’에 지난해 3월 아마존 음성인식 플랫폼인 알렉사를 연계한 뒤 판매량이 급증했다. 코웨이는 앞으로도 해외시장 확대를 위해 나라별 특성에 맞춘 신제품 개발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특히 말레이시아의 성공 사례를 접목해 동남아 국가 진출에 공을 들인다는 방침이다. 엄창용 코웨이 홍보팀장은 “전 세계적으로 공기청정기와 정수기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나는 추세”라며 “혁신적인 기능을 갖춘 제품과 고객 관리 서비스 역량을 적극 활용해 해외 진출 국가 수를 지속적으로 늘려가겠다”고 말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18-04-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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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희건설, 신용등급 ‘BBB-’로 한단계 올라

    서희건설(회장 이봉관)은 최근 한국신용평가(한신평)가 자사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을 ‘BB+’에서 ‘BBB-’로 한 단계 높이고, 등급 전망도 ‘안정적’으로 상향했다고 11일 밝혔다. 한신평은 서희건설이 현금흐름 개선으로 재무안정성이 좋아졌고, 매출·이익 기여도가 높은 지역주택조합사업의 위험을 적절히 통제해 양호한 수익성과 재무구조를 상당 기간 유지함으로써 신용등급 평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고 설명했다. 이번 조치로 서희건설의 자금조달은 더 원활해질 전망이다. 또 신용등급 평가에서 큰 비중을 차지한 지역주택조합 사업도 탄력을 받을 것으로 서희건설 측은 기대했다. 실제로 서희건설은 이달 2일 1859억 원 규모의 부산 사상지역주택조합 아파트 신축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서희건설은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위험을 최소화하기 위해 깐깐한 내부기준을 적용하고 있다. 80% 이상의 조합원을 모집했을 때에만 착공하고, 사업지의 토지 소유권을 95% 이상 확보해야만 사업에 참여한다는 것이다. 또 지역주택조합 사업의 투명한 정보 공개를 목적으로 지역조합 정보 플랫폼인 ‘서희GO집’을 지난해 4월 개설해 운영 중이다. 1년 동안 약 510만여 명이 이곳을 방문했을 정도로 인기도 높은 편이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18-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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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R 리포트]삼성화재 “당뇨 진단뒤 암-뇌출혈땐 가입액 2배 보장”

    최근 당뇨병 환자가 증가하고 있는 가운데 당뇨 전문 보험 상품이 나와 눈길을 끈다. 삼성화재(사장 최영무)는 당뇨병의 진단부터 치료, 합병증, 장애, 사망까지 종합적으로 보장하는 건강보험 신상품 ‘건강을 지키는 당뇨케어’(당뇨케어)를 최근 출시했다고 11일 밝혔다. 30세부터 65세까지 가입이 가능하며, 15년마다 재가입을 통해 최대 100세까지 보장받을 수 있다. 당뇨케어는 과거 3개월의 평균 혈당 수치인 당화혈색소에 따라 진단비를 지원한다. 당화혈색소가 △6.5% 이상이면 진단금 200만 원과 혈당관리 물품을 △7.5% 이상이면 300만 원이 지급된다. 다만 상품에 가입하고 1년 뒤부터 진단비 등을 받을 수 있다. 만성당뇨 합병증 발생 시에도 진단비를 준다. 눈, 신장, 신경병증, 말초순환장애 등 4가지 당뇨 합병증이 대상이다. 만성당뇨 합병증으로 진단을 받게 되면 그때부터 해당 상품의 만기 때까지 보험료 납입도 면제된다. ‘당뇨 후 진단비’ 담보도 제공된다. 당뇨병으로 최초 진단받은 후 남은 보험기간에 암, 뇌출혈, 급성뇌경색, 급성심근경색증 등이 발병하면 가입 금액의 2배를 보장해준다. 다만 가입하고 1년이 지나야만 수혜 대상이 된다. 삼성화재는 당뇨케어 가입 고객이 당뇨병 진단을 받으면 혈당, 식단, 복약, 운동 등 생활습관을 바탕으로 일대일 맞춤형 메시지를 제공하는 스마트폰 앱 서비스인 ‘마이헬스노트(MyHealthNote)’도 제공한다. 6월 1일부터는 걷기, 달리기 등 운동 목표 달성 시 포인트를 제공하는 건강관리 서비스 앱인 ‘애니핏(Anyfit)’도 추가로 선보인다. 삼성화재 관계자는 “2016년에만 새로 당뇨병 진단을 받은 사람이 35만 명에 이른다”며 “당뇨케어는 건강할 때 관리를 잘해도, 당뇨나 합병증이 발생해도 보장받을 수 있어 당뇨 환자에게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18-04-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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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륜진사갈비 가맹점 59곳으로… 낮은 원가 장점

    100세 시대 손쉬운 창업수단으로 프랜차이즈 가맹점이 큰 인기다. 브랜드나 가맹점이 최근 들어 크게 늘고 있다. 하지만 지속 가능성을 보여주는 브랜드 수명은 짧아지는 추세다. 4일 상가정보연구소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 가맹사업정보제공시스템을 분석한 결과 평균 영업기간이 2015년 9년 11개월에서 2017년엔 8년으로 2년가량 줄었다. 따라서 프랜차이즈를 이용해 창업을 꿈꾸는 예비 창업자라면 신중하게 브랜드를 선택할 필요가 있다. 이런 점에서 지난해부터 본격적인 영업에 나선 ‘명륜진사갈비’의 행보는 눈여겨볼 만하다. 숯불돼지갈비 전문점이라는 차별화된 아이템을 가지고 지난해 7월 1호점을 개점한 뒤 3일 현재까지 59곳의 매장을 개장했거나 개장을 준비 중일 만큼 성장세가 빠르다. 명륜진사갈비의 최대 강점은 낮은 원가와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는 시스템을 갖췄다는 것이다. 명륜진사갈비 브랜드 본사인 ‘KD네트웍스’의 한 관계자는 “본사가 직접 좋은 돼지고기를 외국에서 직수입해 가공한 뒤 가맹점에 공급해 원가를 대폭 낮췄다”고 소개했다. 또 “전문가로 구성된 연구개발(R&D)팀이 최고의 맛을 낼 수 있는 소스를 만들어 전국 어느 매장에서든 최고의 맛을 경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KD네트웍스는 상권 분석과 메뉴 개발, 최첨단 물류지원 서비스 등을 통해 가맹점 지원에도 적극 나서고 있다. 성과도 좋은 편이다. KD네트웍스에 따르면 강원 철원군에서 고깃집을 3년간 운영하다가 올해 1월 명륜진사갈비로 갈아탄 한 가맹점주는 월 매출이 20%가량 늘고, 순이익도 10%포인트 이상 증가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18-04-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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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피스텔 있어도 무주택자O… 선착순 당첨땐 1순위 제한X

    무주택 기간 산정 방법은? 국토교통부가 이달 15일 주택청약제도와 관련해 빈도가 높은 민원인들의 질문에 답변을 달아 만든 자료집 ‘주택청약 Q&A’에서 맨 앞자리를 차지한 질문이다. 그림까지 곁들여져 있는 답변은 ‘6가지 조건에 따라 다르다’이다. 우선 가입자 및 배우자가 과거부터 계속 집을 소유한 적이 없다면 가입자가 만 30세인 날부터 무주택자로 인정받는다. 만약 가입자가 30세 이전에 결혼했다면 혼인신고일부터 무주택자가 된다. 만약 집을 소유한 적이 있다면 조금 더 복잡해진다. 미혼의 경우 30세가 넘었다면 집을 판 날부터, 30세 미만이라면 집을 팔았더라도 30세가 돼야 각각 무주택자로 인정받는다. 결혼을 했다면 혼인신고일과 무주택자가 된 날 중 늦은 날부터 무주택자가 된다. 이처럼 청약제도는 다양한 경우의 수를 반영하기 위해 세밀한 기준을 만들다 보니 복잡해졌고, 일반인이 숙지하기도 쉽지 않다. 국토부가 만든 ‘주택청약 Q&A’의 내용 일부를 발췌 소개한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18-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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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주택청약제도 전반적인 손질 불가피… 스웨덴-덴마크, 시장 자율에 맡겨 성과

    “청약제도를 손보는 일은 정부를 다시 만드는 일만큼이나 어려운 작업이 될 겁니다.” 40년 묵은 주택청약제도의 문제점과 보완방안을 취재하는 과정에서 만난 한 전문가는 이렇게 말했다. 원활한 주택 공급을 돕기 위한 정책 수단으로 출발한 제도에 정권별로 경기 조절이나 이데올로기 실현 수단이라는 정치적 목적까지 덧씌웠기 때문이다. 제도 하나를 손댈 때마다 이해가 엇갈린 수요자와 정치권의 반발이 거세질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설명이다. 하지만 정부와 여당이 후분양제 도입을 적극 추진하는 상황에서 청약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손질은 불가피하다고 전문가들은 입을 모았다. 청약제도가 선분양제를 전제로 만들어진 주택 공급 제도이므로 후분양제가 본격적으로 시행되면 많은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는 것이다. 손재영 건국대 부동산·도시연구원장은 “현재의 청약제도는 1978년 처음 제정된 이래 지금까지 선분양되는 아파트에서 발생할 이익을 사회적 약자에게 배분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며 “후분양제를 의무화하면 이런 기본 전제가 사라지는 셈”이라고 말했다. 권주안 주택산업연구원장은 “후분양제 의무화가 시행되면 2300만 청약통장 가입자의 30%가량은 통장을 해지할 가능성이 있다”며 “국민주택기금에서 대규모로 돈이 빠져나갈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현행 청약제도가 바뀐 시장 환경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한다는 지적도 잇따랐다. 김지현 한양사이버대 교수(부동산학과)는 “정부가 시장 안정이나 경기 부양 등을 목적으로 원칙 없이 청약제도를 땜질식으로 개정해왔다”며 “현행 청약제도가 1인 가구 증가나 다양한 주거유형 공급 증가와 같은 시장 변화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김근용 국토연구원 선임연구위원도 “1인 가구가 급증하고 있지만 정부는 여전히 3, 4인 가구 기준 주택 공급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며 “이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대응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시장 자율성 제고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목소리도 적잖았다. 두성규 한국건설산업연구원 선임연구원은 “획일적으로 후분양제로 전환하기보다는 인센티브 등을 통해 건설업체들이 자발적으로 선택하고 따라올 수 있도록 제도를 보완해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김지현 교수는 “스웨덴 덴마크 등 복지 우등생으로 불리는 북유럽 국가들도 시장 자율 기능을 제고하는 데 많은 노력을 기울였고 성과를 내고 있다”며 “우리 정부가 참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18-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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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R 리포트]삼성카드, 고객 커뮤니티 확충… 자영업자 마케팅 지원

    삼성카드가 디지털과 빅데이터를 통한 ‘상생 경영’에 적극 나선다. 삼성카드는 그동안 카드업계의 디지털화를 선도해 왔다. 2016년 디지털 채널 개편, 업계 최초 24시간 365일 심사·발급체계 구축, 태블릿 PC 회원 유치 전면 도입 등을 실현했다. 지난해에는 디지털 인프라를 기반으로 △온라인 자동차 금융 ‘다이렉트 오토’ △빅데이터 기반 개인별 맞춤 혜택 서비스 링크 △가맹점 지원 통합 브랜드 ‘BMP(Big-Data Marketing Partnership)’ △CSV(Creating Shared Value) 경영의 일환인 모바일 기반 ‘커뮤니티 서비스’ 등을 선보였다. 올해엔 커뮤니티 서비스를 통한 CSV 경영과 영세·중소 자영업자들과의 상생 마케팅으로 디지털 선도 기업으로서의 입지를 더욱 강화할 계획이다.○ 디지털 기반 CSV 경영 삼성카드는 올해 1월 구축을 완성한 ‘생애단계별 커뮤니티 서비스’를 통해 CSV 경영을 펼친다. CSV 경영이란 사회 현안에 대해 고객과 기업이 소통하며 공유 가치를 창출하는 활동이다. 기업이 창출한 수익의 일부를 사회에 환원하며 자선활동을 펼치는 CSR(Corporate Social Responsibility)에서 한발 더 나아간 개념이다. 디지털 트렌드에 맞춰 모바일과 온라인 중심으로 CSV 활동도 펼친다. 이를 위해 삼성카드는 최근 디지털본부에 커뮤니티 서비스만을 전담하는 조직도 만들었다. 삼성카드는 2014년 3월 20대를 겨냥한 커뮤니티 ‘영랩’을 선보인 뒤 △2016년 1월 출산·육아 커뮤니티 ‘베이비스토리’ △2017년 유아교육 커뮤니티 ‘키즈곰곰’, 반려동물 커뮤니티 ‘아지냥이’ 등을 연이어 출시했다. 이어 올해 1월에는 중장년층 커뮤니티 ‘인생락서’를 선보이며 생애 단계별 커뮤니티 플랫폼을 완성했다. 커뮤니티 서비스는 삼성카드 회원뿐만 아니라 일반인도 웹페이지와 모바일 앱을 통해 커뮤니티에 가입하면 무료로 이용할 수 있다.○ 영세·중소 자영업자 마케팅 지원 삼성카드는 빅데이터 기반의 중소가맹점 상생 플랫폼 ‘링크 비즈파트너(LINK bizpartner)’ 도 운영하고 있다. 링크 비즈파트너는 중소 가맹점주가 가맹점 전용 홈페이지에 고객에게 제공하고 싶은 혜택을 입력하면 이용 가능성이 높은 고객에게 삼성카드의 ‘링크(LINK) 서비스’를 통해 혜택을 전달해준다. 링크는 삼성카드가 개발한 빅데이터 기술을 기반으로 고객 개인별 소비 패턴을 분석하고 선호 업종, 활동 지역 등을 고려해 개인별 맞춤형 혜택을 제공하는 서비스다. 삼성카드는 또 중소가맹점의 매출 증대에 기여할 통합 지원 서비스인 ‘BMP’를 통해 고객-가맹점-카드사 간 상생 생태계를 만들고 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18-03-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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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공감] “SBA의 ‘하이서울 어워드 인증’, 희망의 동아줄 됐어요”

    “서울산업진흥원(SBA)의 ‘하이서울 어워드 인증’을 받았다는 게 큰 힘이 됐다.” 유아용품 전문 중소업체 ‘블레싱포유’의 신미경 대표는 최근 한 TV 홈쇼핑을 통해 허브백 판매에 성공한 비결을 묻는 질문에 이같이 말했다. 신 대표는 2014년 기저귀가방 디자인-제조-판매 전문업체를 세우며 유아용품 전문 브랜드로 성장하겠다는 꿈을 키웠다. 하지만 판로 확보가 쉽지 않았다. 그에게 2016년 9월 SBA가 보낸 한 통의 e메일은 ‘희망의 동아줄’이 됐다. e메일은 SBA가 우수 중소기업 상품의 판매 지원을 목적으로 그해 4월부터 매월 진행하는 하이서울 어워드 안내문이었다. 전문가들의 품평회를 거쳐 우수상품으로 평가되면 하이서울 어워드 인증을 주고, 온·오프라인 판로 개척을 지원해준다. 해외시장 진출과 브랜드 홍보도 도와준다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당시 그에게 절실했던 것들을 한꺼번에 해결할 수 있는 기회였다. 신 대표는 “그때 허브백을 출품해 인증을 받은 뒤 지난해 말까지 모두 9개 제품에 대해 우수상품 인증을 받았다”며 “이후 입소문이 나고, 판매가 늘어나더니 TV홈쇼핑까지 진출하게 됐다”며 기쁨을 감추지 않았다. ‘서울시라는 든든한 배경’ 화장품 전문업체 ‘스킨러버스코스메틱’도 하이서울 인증을 받으며 해외시장 진출에 날개를 달았다. 기능성 마스크팩으로 유명한 이 회사는 2016년 10월 인증을 받았다. 이후 SBA로부터 해외 판매망 확보부터 제품제조기술에 대한 특허출원, 해외 규격 인증, 상품권 출원 등에 이르는 다양한 지원을 받았다. 지난해 이 회사 매출은 300만 달러(약 33억 원) 수준. 매출의 97%가 해외에서 생긴다. 이 회사 김희용 대표는 “해외 바이어 상담 시 서울시라는 브랜드를 앞세울 수 있어 적잖은 도움이 된다”며 “창업 초기 단계인 중소기업이라면 하이서울 인증에 적극 도전하라”고 말했다. SBA는 서울시 산하 중소기업 지원기관으로서, 좋은 일자리 창출을 목표로 다양한 서비스 제공을 하고 있다. SBA는 안정적인 판로 확보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소상공인과 중소 제조기업들을 지원하기 위해 2016년 4월 ‘SBA 서울유통센터’를 설립했다. 또 우수 중소제조업체 제품을 발굴해 판로를 확보해주고, 중소 유통업체엔 안정적으로 우수한 상품을 공급해줄 목적으로 하이서울 인증 사업을 시작했다. 성과는 좋은 편이다. 2016년 8차례, 2017년 10차례에 걸친 인증사업을 통해 6500여 개의 우수상품을 발굴했다. 또 인증을 받은 업체들의 판매도 호조를 보이는 사례가 많다. 지난해 11월 인증을 받은 ‘고원농산협동조합’의 경우 대표상품 ‘비벼 먹는 곤드레 나물’의 판매수량이 인증을 받기 전 보다 5배 이상 늘어났을 정도다. 하이서울 인증의 덕택을 톡톡히 봤다는 미술 관련 종합포털기업 ‘미술넷커뮤니케이션’의 서은솔 팀장은 “중소업체가 제품 브랜드 인지도를 높이는 과정엔 적잖은 비용이 든다”며 “(인증을 받으면) 서울시가 품질을 보증해주는 셈이어서 이런 비용 부담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4월에 큰 장 열린다 SBA는 올해에도 우수 상품에 인증을 주고, 국내외 판로 확대를 지원하는 사업을 벌일 예정이다. 다만 판 규모가 좀 더 커진다. 우선 4월부터 11월까지 8차례에 걸쳐 인증 사업을 진행한다. 또 인증사업에 참가 신청만 해도 유통업체와 연결해준다. 유통 판로 개척 세미나 등에 무료로 참가할 수 있는 혜택도 제공할 예정이다. 특히 4월 17일에는 서울 서초구 aT센터에서 하이서울 어워드 인증을 위한 품평회와 바이어 50명과 함께하는 B2B 매칭 상담회, 유통세미나, 유통교류회 등을 한꺼번에 진행하는 ‘하이서울 어워드 종합인증상담회’를 개최한다. 종합인증상담회는 지난해부터 시작한 행사다. 작년 한 해 동안 모두 5차례 열렸는데 모두 326개 업체가 참가할 정도로 인기를 누렸다. 행사참가 업체들의 만족도도 높은 편이다. 1900여 개 상품이 인증을 신청해 1086개 제품에 인증을 받았고, 재참가 의사를 표시한 곳이 85%에 달했을 정도다. 종합인증상담회의 참가 대상은 △리빙 △문구·취미·자동차·애완·캐릭터 △스포츠·레저·여행 등 8개 분야와 관련된 제품이다. 해당 분야에 속하는 제품이라면 수량에 제한 없이 참가가 가능하다. 신청 및 인증비용은 전액 무료. 4월 4일까지 온라인으로 신청할 수 있다. 김용상 SBA 서울유통센터장은 “올해부터 서울유통센터에 있는 하이서울 인증 제품 전시장 규모를 늘리는 등 인증 제품에 대한 혜택을 늘려나갈 계획이다”며 “4월 17일 행사에 많은 참여와 관심을 부탁한다”고 당부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18-03-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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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R 리포트]삼성화재 “업계 1위답게 상품 차별화로 시장 선도”

    ‘경영 성과를 토대로 보다 적극적인 차별화를 통해 1위 자리를 지킨다.’ 손해보험업계 국내 1위 삼성화재의 올해 경영 목표다. 지난해 거둔 성과를 최대한 활용하되 지배적인 시장 입지를 보다 강화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겠다는 다짐이다. 지난해 삼성화재의 경영은 수익성 중심의 내실경영에 초점이 맞춰졌고 적잖은 성과를 냈다. 보험료 매출은 18조2303억 원으로 전년(18조1830억 원)보다 0.3% 증가했다. 보험료 인하라는 악재에 자동차보험이 전년도와 같은 4조8000여억 원의 매출을 올린 게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투자영업이익은 전년보다 무려 18.6% 늘어난 2조15억 원을 달성했다. 당기순이익은 전년 대비 13.7% 늘어난 9564억 원을 기록했다. 이는 역대 최대 규모다. 올해 시장 환경은 좋지 않다. 저성장·고령화에다 2021년 도입될 국제회계기준(IFRS17) 소비자보호 강화정책 등으로 경영환경은 한층 더 어려워질 가능성이 크다. 특히 보험료를 원가가 아닌 시가로 평가해야 하는 IFRS17 도입은 자본금을 충당해야 하는 부담이 된다. 여기에 4차 산업혁명 확산 등으로 사업환경 변화가 빨라지면서 어느 때보다 치열한 경쟁이 예상되는 점도 걸림돌이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삼성은 상품별 차별화에 적극 나설 계획이다. 우선 장기보험의 경우 인보험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한 다양한 방안을 추진할 예정이다. 1000만 고객시대에 대비해 고객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상품을 개발하고 보험설계사의 컨설팅 역량을 강화할 방침이다. 자동차보험은 가격 및 상품 경쟁력 회복을 통해 시장 지배력을 높이기로 했다. 인터넷 매출 비중 확대 및 사업비 절감을 통해 수익성 확보에도 힘쓸 예정이다. 일반보험은 국내외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 적극 나서기로 했다. IFRS17에 대비해 포트폴리오를 재편하는 등 안정적인 자산 운용도 이어갈 계획이다. 삼성화재는 지속가능 경영을 위한 노력도 펼쳐나가고 있다. 글로벌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로부터 ‘AA―(Stable)’ 등급을 획득했고, 세계 최대 보험전문 신용평가기관 A.M.Best에선 평가체계상 최고 등급인 ‘A++(Superior)’를 받았다. 이는 아시아에서 도쿄해상과 삼성화재 등 단 두 곳뿐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지급여력비율은 360.84%로 국내 최고 수준이다. 지급여력비율은 보험금을 가입자에게 제때 지급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보험사의 건전성 지표다. 이 밖에 각종 소비자 만족도 평가에서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18-0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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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R 리포트]삼성생명 “에이전시 영업본부 신설… 동남아 진출 확대”

    ‘새로운 60년의 출발점.’ 삼성생명이 올해 내건 슬로건이다. 1957년 출범한 이후 61년간 쌓은 성공 경험에 조직 및 경영 혁신을 더해 앞으로 맞을 60년에 제2의 도약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담았다. 삼성생명은 부동의 국내 생명보험업계 1위 보험사다. 총자산(2016년 12월 말 기준)만 282조7000억 원이다. 국내 생보업계에서 200조 원대 자산은 삼성생명이 유일하다. 보험시장이 위축되고 업계 간 경쟁이 심화되는 등 상황이 녹록지 않았던 지난해에도 당기순이익(연결 기준) 1조1661억 원을 올렸다. 전년(일회성 이익 제외)보다 35% 늘어난 규모다. 국가고객만족도(NCSI) 생명보험 부문에서는 14년 연속 1위 자리를 지켰다. 하지만 삼성생명에도 2018년은 만만치 않을 전망이다. 이미 국내 보험업계는 유례없는 시장 위축과 판매채널 구조 변화 등에 직면해 있다. 여기에 내년 7월 시행 예정인 금융그룹 통합감독과 2021년 도입될 국제회계기준(IFRS17), 급속도로 진전되고 있는 모바일 및 디지털 환경의 적응 등도 결코 쉽지 않은 해결 과제다. 특히 금융그룹 통합감독과 IFRS17 등이 시행되면 보유지분 일부 매각이나 자본금 확충 등과 같은 조치를 취해야 하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삼성생명은 올해에 △현장 중심의 보험영업 △미래성장 기반 확보 △고객 중심의 경영 등을 집중적으로 추진해 나가기로 했다. 우선 현장 중심의 보험 영업을 위해 자율 영업 확대와 역동적인 조직 변화에 역점을 둘 계획이다. 현장 영업 관리자와 컨설턴트를 우선으로 하는 조직 개편과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고 판매채널별 차별화를 가속화할 예정이다. 또 특화영업채널을 적극 육성하고 에이전시영업본부를 신설할 방침이다. 지속적으로 컨설턴트 도입을 확대해 나가고 신인 컨설턴트 육성을 위한 교육체계의 개편에도 적극 나서기로 했다. 미래 성장 기반을 마련하기 위해 디지털 기술 도입과 해외시장 진출도 추진한다. 자체 개발한 챗봇과 딥러닝을 활용해 새로운 OCR 솔루션(보험계약서 등의 문자정보를 전산정보로 바꿔주는 프로그램)을 선보일 계획이다. 해외의 경우 중국 태국 등 기존 진출 지역에선 견실한 성장 기조를 유지해 나가고 새로운 시장 개척에도 적극 나설 예정이다. 이를 위해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성장성이 높은 동남아 지역을 대상으로 시장조사를 끝내고 인수합병(M&A) 등 국가별 특화 진출 전략을 검토 중이다. 고객 중심의 경영에도 적극 나선다. 지난해까지 온라인 중심으로 운영했던 고객패널제도를 올해는 오프라인으로 확대했다. 10여 명으로 구성된 오프라인 고객패널은 보험권을 넘어 타 금융사의 상품이나 고객 서비스를 비교 체험한 뒤 분기마다 경영진에 삼성생명이 개선해야 할 점을 직접 전달할 예정이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18-0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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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R 리포트]3연임 대신증권 나재철 대표 “황소처럼 우직하게 갈 것”

    나재철 대신증권 대표이사(58·사진)가 3연임에 성공했다. 대신증권은 5일 이사회를 열고 나 사장을 임기 2년의 대표이사에 재선임하기로 의결했다. 이달 23일에 열릴 정기주주총회에서 의결안이 승인을 받으면 나 사장은 2020년 3월까지 대표이사직을 맡게 된다. 부침이 심한 데다 스트레스가 많아 조로(早老)하기 쉽고 그만큼 최고경영자(CEO)의 재직 기간이 짧은 증권가에서 나 사장의 3연임은 이례적이다. 나 사장은 대신증권에서 33년간 근무한 증권 전문가다. 1985년 대신증권 공채로 입사해 2012년 대표이사에 오르는 동안 지점장, 지역본부장, 리테일사업본부장, 홀세일사업단장, 기업금융사업단장 등 핵심 요직을 두루 거쳤다. 이런 경력을 바탕으로 철저하게 리스크를 관리하면서 리테일을 강화하고 운용 효율성을 제고하는 방식으로 대신증권의 변화와 혁신을 이끌었다. 나 사장은 특히 대표이사로 취임한 뒤 대신증권의 모든 시스템을 고객 중심으로 바꾸는 작업에 공을 많이 들였다. “인간의 수명이 연장됨에 따라 체계적인 자산관리 서비스를 받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해졌다”는 판단에 따른 결정이다. 이를 위해 고객 자산의 수익률 제고를 목표로 WM 부문에 대한 투자를 강화했다. 각 지점의 우수한 프라이빗뱅커(PB)를 선발해 ‘금융주치의’로 육성하는 제도를 도입했고, 점포 효율화 작업을 통해 거점 점포도 만들었다. 올해 초엔 금융투자업계 최초로 인공지능을 이용해 24시간 365일 내내 모바일을 통해 고객의 민원과 문의사항을 해결해 주는 챗봇 ‘벤자민 서비스’를 선보이기도 했다. 나 사장은 또 비즈니스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대신증권그룹이 지속 가능한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도 마련했다. 2011년 인수한 대신저축은행은 지난해 출범 이후 사상 최대 실적을 올릴 정도로 성과를 내고 있다. 2014년에 인수한 대신에프앤아이도 부실채권(NPL) 비즈니스와 대체투자 부문에서 꾸준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대신자산운용도 패시브 전문 운용사로서 성장 기반을 닦고 있고, 대신경제연구소는 기존의 장점인 금융공학 외에도 지배구조 비즈니스까지 영역을 확대해 나가고 있다. 이런 노력은 실적 호조로 이어지고 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1329억 원으로 전년(833억 원)보다 60%가량 증가했고, 당기순이익도 1158억 원으로 50% 이상 늘어났다. 나 사장은 “대신증권이 55년간 황소처럼 우직하게 증권 외길만을 걸어온 것처럼 유행을 좇기보다는 대신증권만의 방식으로 지속 가능한 경영 체제와 안정적인 기반, 기업문화를 앞으로도 견고히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18-03-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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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R 리포트]시장 대응력 돋보인 NH투자證 ‘QV포트폴리오’

    초저금리 시대가 막을 내릴 조짐을 보이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장기 투자 상품에 관심을 보이는 투자자들이 늘고 있다. NH투자증권이 5일 선보인 ‘NH-Amundi QV글로벌포트폴리오’는 이런 수요 변화를 겨냥한 상품이다. 이 펀드는 국내와 미국, 유럽의 ETF(상장지수펀드) 등 글로벌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게 특징. NH투자증권이 자산 배분 관련 자문 서비스를 제공하고, NH-Amundi 자산운용이 시장 상황에 고려해 월간 단위로 투자자산을 리밸런싱(종목교체)하는 ‘EMP(ETF Managed Portfolio) 펀드’이다. EMP 펀드는 포트폴리오의 선정과 관리에 따라 수익률이 결정된다. NH투자증권은 최근 2년간 ‘QV포트폴리오’로 자산 배분형 펀드 및 랩 등을 운용하면서 역량을 인정받고 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 ISA 전체 포트폴리오 평균 수익률 부문에서 1위(16.5%)를 차지했다. 올 1월 말 기준 미래에셋QV솔루션50펀드의 1년 성과는 상위 2%에 해당할 정도다. QV포트폴리오는 NH투자증권이 고객에게 제공하는 모델포트폴리오 브랜드이다. 펀드, 랩, ISA일임형 등 다양한 상품으로 출시돼 있어 고객이 편리하게 QV포트폴리오의 리밸런싱을 따라가며 투자할 수 있다. 특히 QV포트폴리오는 독자적으로 개발한 자산배분 모형에다 다양한 자료와 리서치센터의 시황 판단을 결합해 최적의 투자 방안을 제시한다. 또 QV포트폴리오의 운용 전담조직은 매일 글로벌 시황과 상품 성과 등을 점검하며, 다양한 분야의 투자전문가로 구성된 자산배분전략위원회는 매월 QV포트폴리오 운용 결과를 점검하고 리밸런싱 여부를 결정한다. NH-Amundi QV글로벌포트폴리오는 NH투자증권의 QV포트폴리오를 기반으로 월간 단위로 리밸런싱을 하고 10가지 내외의 글로벌 ETF에 분산 투자하면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만들어낸다. NH투자증권 상품기획부 윤영준 이사는 “NH-Amundi QV글로벌포트폴리오는 다양한 글로벌 ETF에 분산 투자하면서 시장 상황에 따른 리밸런싱을 통해 발 빠른 시장 대응이 가능하다”며 “상대적으로 투자 금액이 적어 직접 분산 투자하기 어려운 고객과 연금 니즈 및 장기 투자를 원하는 고객이 적립식으로 투자하기에 적합하다”고 말했다. 이 펀드는 NH투자증권 전국 영업점 또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 가입할 수 있다. 기타 자세한 사항은 NH투자증권 고객센터(1544-0000)에 문의하면 된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18-0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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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PX 문화재단, ‘제9회 대학생 장학증서 수여식’ 개최

    화학전문기업 KPX홀딩스가 설립한 재단법인 KPX 문화재단(이사장 양규모)은 9일 서울 마포구 마포대로 KPX빌딩에서 제9회 대학생 장학증서 수여식을 개최했다. 이번에 장학생으로 선발된 대학생 26명은 각 대학에서 추천해 선발된 인원들로 1년간 등록금 전액을 지원받는다. 수여식을 주재한 KPX홀딩스 김문영 사장은 “무엇을 하고 싶은지, 추구하는 가치가 무엇인지에 대한 고민을 스스로 해보고, 감사일기와 같은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작은 습관들을 미리 시작해 보라”고 당부했다. KPX 문화재단은 2009년 12월 설립된 이후 장학사업과 학술연구 및 문화예술활동 지원사업 등을 벌여왔다. 특히 2011년부터는 북한이탈주민과 다문화 가정의 고등학생 자녀들에 대한 장학금을 지원하고 있다. 다음달 10일에도 북한이탈주민 및 다문화가정의 고교장학생 50명에게 장학증서 수여식을 개최할 예정이다. 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18-0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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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R 리포트]신문처럼 누구나 읽게… ‘쉬운 투자 보고서’ 만드는 삼성증권

    ‘버스정류장 가판대에서 팔 수 있는 투자보고서를 만든다.’ 삼성증권은 2016년 7월부터 매달 첫째 주에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 보고서를 낸다. 최고경영자(CEO) 직속 부서인 자산배분전략담당 사업부가 보고서를 작성한다. 이 보고서엔 매달 어느 국가의 어떤 자산 비중을 늘리고 줄여야 하는지를 담고 있다. 이 사업부를 책임지고 있는 이병열 상무(51)는 보고서의 목적에 대해 “투자자를 상대로 하는 회사의 프라이빗뱅커(PB)뿐만 아니라 일반투자자들이 긴 투자안목에서 안정적으로 수익을 올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보고서는 가급적 일반투자자라도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작성하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이 상무는 “정류장 가판대에 놓여 판매될 수 있는 수준을 목표로 한다”고 말할 정도다. 보고서는 크게 3개 단락으로 구성돼 있다. 맨 앞에 놓이는 게 ‘CIO(Chief Information Officer·최고정보관리책임자) 레터’다. “보고서 전체 내용을 요약해 많은 업무로 인해 시간에 쫓기는 PB들이 쉽게 보고서 전체 흐름을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했다”는 게 이 상무의 설명. 실제로 술술 읽히며 전체 보고서 내용의 핵심을 볼 수 있도록 요약돼 있다. 두 번째 단락에는 투자 지역이나 상품별로 주의 깊게 봐야 할 핵심 사안들에 대한 그래프와 간단한 설명들이 담겨 있다. 마지막 단락은 ‘주식-채권-대안시장’으로 나눠 각각의 시장 상황들을 보여주는 다양한 지표들을 수록했다. “두 번째가 시장 상황에 대한 설명서라면 세 번째 단락은 일종의 차트북으로 이해하면 좋습니다.” 이 상무는 1992년 한국장기신용은행(현 KB국민은행) 계열사였던 장은증권에 입사해 금융투자업계와 인연을 맺었다. 이후 영국 푸르덴셜금융그룹 아시아지역 자산운용사인 이스트스프링자산운용에서 대체투자(AI)팀장, 싱가포르 법인 자산운용 담당 이사 등을 거쳐 2016년 5월 삼성증권으로 자리를 옮겼다. 미국의 금리 인상이 예상보다 빠르게 진행될 수 있다는 우려가 확산되면서 6일 국내 증시는 물론이고 미국 일본 증시가 동반 폭락했다. 월간 단위 보고서가 이런 상황들을 염두에 뒀을까. 이에 대해 이 상무는 “예측 가능한 범위에서 이뤄지는 상황들이며, 보고서에서 제시한 자산배분 전략은 유효하다”고 거듭 강조했다. 채권시장보다 주식시장이 저평가된 상태이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곁들였다. 삼성증권의 이 보고서는 삼성증권 홈페이지 등을 통해서 볼 수 있다. “만약 이해되지 않는 부분이 있다면 가까운 곳 삼성증권 지점을 찾아 PB를 만나면 된다”고 삼성증권 측은 밝혔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18-02-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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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R 리포트]KB금융, 취업박람회 7년째 열어… 7100명에 일자리

    ‘국민의 평생 금융파트너.’ 지난해 국내 리딩금융그룹 자리를 탈환하는 데 성공한 KB금융그룹의 올해 슬로건이다. 2015년부터 사용하고 있는 것이다. 순이익이나 자산 규모 1등에 그치지 않고, 고객으로부터 인정받아 진정한 리딩금융그룹으로 성장하겠다는 의지의 표현으로 풀이된다. 실제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리딩 금융그룹의 자격은 고객으로부터 ‘최고의 회사’로 인정받을 때 주어진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KB금융은 이전부터 기업의 사회적 역할을 실천하기 위한 노력을 아끼지 않았다. 청장년 구직자를 위한 취업박람회를 2011년 이후 7년째 진행하고 있다. 투자펀드를 조성해 청년 창업자나 중소기업 등을 적극 지원하고 있다. 여기에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는 사회적 경제기업이나 생계형 자영업자에 대한 지원 활동에도 활발하게 나서고 있다. 이 같은 조치들은 현 정부가 추구하는 ‘포용적 금융’과 ‘사람 중심 경제’와 궤를 같이한다. 리딩금융그룹으로서 자리를 굳히겠다며 사회 기여에 적극 나서고 있는 KB금융의 행보에 주목해야 할 이유다. KB금융이 가장 공을 들이는 사회공헌 사업이 일자리 창출이다. 이를 위해 민간기업으로는 국내 최대 규모인 ‘KB굿잡 취업박람회’를 2011년부터 매년 빠짐없이 개최하고 있다. 또 민관군과 손잡고 지방으로 ‘찾아가는 현장면접’ ‘온라인 KB굿잡취업학교’ 등과 같은 취업 지원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그 결과 현재까지 25만 명의 구직자를 지원했다. 이 가운데 7100여 명에게 일자리를 연결해 주는 성과를 올렸다. KB금융은 앞으로도 퇴직자의 재취업이나 경력 단절자를 활용한 금융컨설턴트 육성 등을 진행하며 일자리 창출에 적극 나설 방침이다. 이런 계획들이 예정대로 진행되면 앞으로 5년간 1만5000여 명의 직간접 고용유발 효과를 거둘 수 있을 것으로 KB금융은 보고 있다. KB금융은 창업 생태계 발전에도 적극적이다. 특히 4차 산업혁명 관련 신성장 분야나 기술력은 있으나 자금 조달에 곤란을 겪는 우수 기업 및 중소법인 등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다양한 지원책을 마련하고 있다. 지난해 7월 국내 유일의 금융지주 계열 창업투자회사인 ‘KB인베스트먼트’를 설립해 벤처기업 등에 직·간접적으로 투자하는 게 대표적이다. 은행, 증권 등 계열사를 이용한 투자펀드도 조성했다. KB금융은 앞으로도 매년 그룹 당기순이익의 10% 수준에서 혁신기업에 대한 직·간접 투자에 나설 방침이다. 계획대로라면 투자 규모는 앞으로 5년간 약 26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황재성 기자 jsonhng@donga.com}

    • 2018-02-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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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집값 잡겠다고? 강남선 “노무현정부 시즌2” 콧방귀

    ‘경주, 포항 지진이 서울 강남 집값 올렸다.’ 요즘 서울 강남지역 부동산 중개업자들 사이에 퍼지고 있는 우스갯소리다. 울산이나 경북 포항시에 살고 있는 돈 있는 사람들이 “지진나면 이사해야 하고, 이사하게 되면 강남으로 가겠다”며 강남을 찾는다는 뜻을 담고 있다. “노무현 정부 때엔 ‘서울에 집 사자’며 승합차 타고 올라왔다면 요즘은 ‘강남에 집 사자’ 하고 올라온다”는 얘기도 떠돈다. 노무현 정부 때엔 집값이 서울 전역을 포함해 전국적으로 올랐지만 지금은 강남에 집중되고 있어서다. 실제로 최근 서울 강남지역 부동산 시장의 투자 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11일 만난 서초구 잠원동 B부동산의 K 실장(48)은 “최근 한두 달 새 점심을 제대로 먹지 못할 정도로 문의가 많다”면서 “(강남 아파트를) 매수하겠다는 사람이 너무 많은 상황”이라고 털어놨다. 기자와 얘기하는 도중에도 그를 찾는 사무실 전화기와 휴대전화가 쉴 새 없이 울렸다. 그는 “공휴일도 없이 쉬지 않고 일하다 연말연초 딱 이틀 쉬었다. 그런데 그 이틀 새 매매가가 5000만 원 올랐다”면서 “(오름세가) 무서울 정도”라고 말했다. 며칠 전엔 매수자가 가계약금 5000만 원을 걸어놓고 다음 날 계약하기로 했다가, 집 팔려는 사람이 밤새 마음 바꿀지 모른다며 매수자가 밤중에 계약금을 들고 오는 일도 있었다고 했다. 나왔던 매물을 거두는 일도 빈번해지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서초구 반포동의 한 아파트(전용면적 84m²)가 20억5000만 원에 매물로 나왔다. 열흘쯤 지나 매수 희망자가 생겼다. 하지만 거래는 이뤄지지 않았다. 집주인이 매물을 거둬갔기 때문이다. 이 물건의 중개를 맡았던 반포동 S부동산의 J 대표(66)는 “처음엔 집주인이 빨리 팔아줬으면 하더니 ‘계약하자’는 소리에 물건을 바로 거두면서 호가를 22억 원으로 올렸다”고 귀띔했다. 이런 분위기를 타고 강남 집값은 거침없이 상승세를 타고 있다. 지난해 9월까지만 해도 16억9000만 원에 거래된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84m²(전용면적 기준) 아파트가 12월 20억 원을 돌파했다. 현재 21억 원에 호가가 형성됐지만 매물이 사라진 상태. 인근에 위치한 도곡동 도곡렉슬아파트 84m²도 지난해 10월 14억 원대에서 12월 16억 원대로 올랐다. 국민은행에 따르면 강남구 아파트의 m²당 평균 매매가는 지난해 12월 11일 1298만 원에서 이달 8일 1341만 원으로 3% 이상 오르며 1300만 원대를 처음으로 넘어섰다. 부동산114의 주간조사에서도 1월 둘째 주 송파구(1.19%)와 강남구(1.03%)가 모두 1% 이상 올랐다. 2006년 11월 10일 이후 최고치다. 이에 따라 서울 아파트값도 전주보다 0.57% 껑충 뛰었다. 이 같은 상황은 현 정부 출범 직후 어느 정도 예견됐다. ‘강남 집값을 또 올려줄 거다’라는 기대 섞인 전망도 나돌았다. 노무현 정부 당시 각종 부동산 규제로 공급이 줄어들면서 강남지역 아파트 가격을 밀어올린 학습 경험에 근거한 분석이었다. 예상은 적중했다. 강남의 한 공인중개사 대표는 “최근 인근 업소 대표끼리 모인 자리에서 요즘 상황을 두고 ‘노무현 정부 시즌2’라고 입을 모았다”고 전했다. 시즌2라는 뜻은 당시와 패턴은 비슷하지만 몰아치는 행태가 더 심각하다는 의미도 담고 있다. 강남 아파트가 ‘부동산 명품’으로 인정받은 지는 오래됐다. 편리하고 쾌적한 생활 인프라에 교육특구로 불릴 정도로 교육환경이 좋아서다. 그럼에도 최근 몇 년간은 비교적 안정적이었다. 강남 부동산 가격을 자극한 것은 현 정부다. 우선 다주택자를 타깃으로 하는 각종 부동산 시장 안정 대책이 도화선이 됐다. 다주택자들이 여러 채를 팔고 한 채만 남긴다면서 강남 아파트에 몰리는 상황이 조성됐다. 이른바 ‘똑똑한 한 채’ 갖기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연구위원은 “지방 자산가들까지도 가지고 있는 자산을 현금화해 강남 아파트를 사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고 전했다. 올해 말부터 시행될 자율형사립고(자사고)·외국어고(외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도 영향을 미쳤다. 양질의 교육환경을 찾는 학부모들이 일제히 강남지역에 다시 주목하고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하늘교육 대표는 “자사고와 외고의 일반고 전환 정책으로 강남 이외 지역에 거주하며 자녀들을 좋은 학교에 보내고자 하는 학부모들의 심리적 안전판이 무너졌다”고 말했다. 한 교육 전문가는 “자사고는 강남 쏠림을 막기 위해 이명박 정부 때 도입된 정책이다”라며 “강남 집값을 잡겠다는 정부가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장기화되고 있는 저금리와 증시 호황, 가상통화 시장 활황 등으로 풍부해진 유동성도 불붙은 강남 부동산 시장에 불쏘시개 역할을 했다. ‘실탄’을 확보한 투자자들이 안전자산인 강남 부동산에 몰리고 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시중 통화량은 지난해 11월 말 기준 2522조 원으로 역대 최대 규모다. 수서발 고속철도(SRT) 개통, 글로벌비즈니스센터(GBC) 건설 추진 등과 같은 잇따른 대형 개발 호재도 투자자들의 발걸음을 강남으로 이끌었다. 김학렬 더리서치그룹 부동산조사연구소장은 “강남 3구에는 대기업 본사를 포함해 일자리 150만 개가 밀집해 있고, 양질의 주거시설과 좋은 학군, 교통여건 등도 국내 최고 수준”이라며 “이런 조건을 갖춘 신도시가 나오기 전까지 강남 수요를 막을 방법은 없다”고 잘라 말했다. 수요가 늘어나면서 강남 4구(강남·서초·송파·강동구)의 주택매매수급지수는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강남 4구의 수급지수는 116.7로,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2년 7월 이후 최고치였다. 전달보다 9.3포인트 올랐다. 올해에도 121.1(1일·조사 기준 시점), 122.5(8일)로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이 숫자는 100보다 클수록 공급보다 수요가 많다는 뜻이다. 하지만 공급은 턱없이 부족하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해 강남·서초·송파구 등 강남 3구의 입주물량은 전년(6200여 채)보다 30% 줄어든 4300여 채에 불과했다. 최근 5년 새 가장 적은 물량이었다. 올해 입주물량은 1만5500여 채로 크게 늘지만 2019년에 다시 4800여 채 수준으로 쪼그라든다. 전문가들은 강남 부동산 시장 안정을 위해선 공급 확대와 수요 분산 방안이 동시에 이뤄져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김덕례 주택산업연구원 주택연구실장은 “서울에서 새 아파트가 공급될 수 있어야 한다”며 “고밀도 개발이 이뤄질 수 있도록 2000년대 초반에 만들어진 토지이용 규제를 손볼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진미윤 LH토지주택연구원 연구위원은 “강남에서 동시다발로 이뤄지는 재건축이 집값 상승을 부추기는 만큼 순차적으로 이뤄지도록 속도 조절을 하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부동산학과)는 “경기도 성남 하남 과천 등지의 그린벨트를 풀어서 택지로 활용하라”고 조언했다. 김학렬 소장은 “강남지역에 본사를 둔 대기업들에 인센티브를 줘 서울 외곽으로 이전하도록 유도하는 방안도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황재성 jsonhng@donga.com·김지영·강성휘 기자}

    • 2018-01-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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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오늘과 내일/황재성]원전, 영월과 부산 어디로 갈까

    현 정부가 추진 중인 ‘원전(원자력발전소) 제로 정책’을 놓고 펼쳐지는 찬반 공방전을 지켜보면서 김대중 노무현 정부 시절 현장기자 경험이 떠올랐다. 각종 대형 국책사업마다 찬반양론과 갈등이 빚어졌지만 두 정권을 거치면서 환경단체의 목소리는 커질 대로 커졌다. 그 중심에 영월댐과 경부고속철도가 있었다. 영월댐은 1990년 9월 폭우로 강원 영월군과 충북 단양군 일대에서 대규모 침수 피해가 발생하면서 건설작업이 본격화됐다. 정부는 이듬해인 1991년 댐 건설을 결정한 뒤 1997년 9월 댐 건설 예정지를 확정했다. 영월댐은 저수용량만 7억 t이 넘는 초대형 댐이었다. 이후 댐 건설을 책임진 건설교통부와 이를 저지하려는 환경단체들의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고 1998년 2월 출범한 김대중 정부 초기 영월댐은 뜨거운 감자가 됐다. 지루한 논쟁이 이어지던 1999년 8월 6일 김대중 대통령은 방송 인터뷰에서 “개인 의견으로는 건설하지 않을 수 있다면 안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다”라고 선언한다. 이후 무게 추는 급격히 반대쪽으로 기울었고, 정부 주도 아래 ‘영월댐 타당성 공동조사단’이 꾸려진다. 조사단의 현장조사 결과 이전 정부에서 추진했던 환경영향평가 등이 부실하게 이뤄진 사실이 드러났고, 댐 건설은 백지화됐다. 이후 국내에서 영월댐 수준의 헤비급 댐 건설은 자취를 감췄다. 한국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영월댐 취소(2000년 6월 13일) 이후 새로 건설됐거나 건설 중인 다목적댐(5개)은 모두 저수용량이 2억 t을 넘지 않는다. 그나마 영주댐이 1억8100만 t이고, 나머지는 2000만∼5400만 t 규모의 플라이급이다. 경부고속철도는 찬성과 반대 측의 공방전이 영월댐보다 훨씬 치열하고 집요하게 펼쳐져 전쟁을 방불케 했다. 1992년 착공까지 했지만 부실시공 논란과 불투명한 사업 절차 등이 문제가 되면서 사업 진행은 더뎠다. 이에 김대중 정부 초기 학계 출신의 청와대 멤버들을 중심으로 경부고속철도 백지화 방안이 거론됐다. 주무부처인 건설교통부의 강력 반발에 백지화 논의는 없던 일이 됐지만 불씨는 사그라들지 않았다. 양측은 금정산∼천성산 터널 공사에서 정면충돌했다. 2003년 3월 7일 노무현 대통령이 “백지화를 포함한 노선 재검토와 공사 중단”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후 반대 단체들은 “공사로 인해 습지가 훼손되고, 지하수가 유출되면 도롱뇽이 살지 못하는 등 생태계를 해칠 수 있다”며 법원에 ‘도롱뇽’을 앞세운 공사 금지 가처분 신청까지 내며 정부를 압박했다. 하지만 관련 전문가들을 통해 이런 주장들의 허구성이 드러났고, 법원이 정부 손을 들어주면서 공사는 원래 계획대로 마무리됐다. 현재 정부는 2025년까지 고속철도망을 확대해 전국을 2시간 생활권으로 만든다는 계획을 세웠다. 지난해 확정된 3차 국가철도망 구축계획에 따르면 정부 뜻대로 될 경우 고속철도 수혜지역은 전 국토의 85%가 된다. 국민 생활에 없어선 안 될 핵심 교통 인프라로 우뚝 서게 되는 것이다. 원전 제로화 정책이 ‘제2의 영월댐’으로 기록될지, 또 다른 경부고속철도의 길을 걷게 될지 지금으로선 알기 어렵다. 분명한 건 원전은 두 사업보다 후대에 훨씬 더 큰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특히 전기자동차의 등장 등으로 조만간 전기 수요가 폭발적으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시점에서 급격한 에너지 정책 전환이 가져올 파급 효과는 가늠하기조차 어렵다. 이제 관련 전문가들이 ‘원전 마피아’ ‘환경 탈레반’이라는 진영 논리에서 벗어나 국가 미래를 염두에 두고 제대로 심도 있는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 영월댐과 경부고속철도의 희비를 가른 지점에 관련 분야 전문가들의 헌신적인 노력이 있었다. 황재성 경제부장 jsonhng@donga.com}

    • 2017-07-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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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재성의 오늘과 내일]‘쌈닭 정책’으로는 안 된다

    국토교통부가 현재의 모양을 갖춘 건 1994년 12월 24일 건설부와 교통부가 통폐합되면서다. 당시 김영삼 대통령은 ‘작은 정부를 구현하겠다’며 두 부처를 합쳐 건설교통부를 만들었다. 이후 2008년 2월 이명박 정부는 ‘국토해양자원 관리와 경제 인프라 지원 기능을 결합해 국토의 가치를 높인다’는 명목으로 건교부를 해양수산부와 합친 뒤 문패를 국토해양부로 바꿔 달았다. 2013년 2월 출범한 박근혜 정부는 국토부에서 해양수산부를 다시 떼어냈고, 이름도 국토교통부로 교체했다. 이런 과정을 거치며 23년간 19명의 장관이 배출됐다. 이번에 장관이 된 김현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대가 된다. 19명을 출신별로 보면 15명이 관료 출신이고 나머지는 정치인(3명)이거나 교수(1명) 출신이다. 정치인 출신 장관의 임기는 길지 못했다. 4대 이정무 장관(재임 기간 1998년 3월∼1999년 5월)만 평균에 가까운 1년 2개월을 재직했을 뿐 오장섭(7대·2001년 3∼8월) 김용채 장관(8대·2001년 8∼9월)은 6개월을 넘기지 못했다. 특히 김 전 장관은 취임(8월 22일)하고 15일 만인 9월 6일에 하차했다. 당시엔 민주당과 자민련이 연합해 정권을 잡은 뒤 건교부를 자민련 몫으로 배정했다. 그런데 이 연정이 깨지자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최단명 장관이 됐다. 김현미 장관은 후보자로서 검증을 받는 과정에서 ‘전문성이 떨어진다’는 공격을 많이 받았다. 따라서 많지 않은 정치인 출신 선배 장관 가운데 이정무 전 장관의 사례를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통이 컸던 이 전 장관은 실무를 꼼꼼히 챙기는 스타일은 아니었다. 그 대신 “실무는 내가 알 수도 없고, 알 필요도 없다. 차관을 중심으로 실무자들이 책임지고 하되 지원이 필요하면 언제든 얘기하라”는 소리를 입에 달고 다녔다. 실제로 그는 부처 현안이 국회에서 제동이 걸릴 때면 청와대와 여의도로 달려가 해결해 줬다. 특히 김대중 정부 출범 직후 경부고속철도 사업을 중단하고 인천국제공항을 반으로 축소하려는 움직임이 나오자 이에 맞서서 원안대로 처리하도록 밀어붙였다. 그 결과 KTX와 인천국제공항이 현재의 모습대로 존재하게 됐다. 이 때문에 당시 관가에선 “관료 출신보다도 국회의원 출신 장관이 일하기에 훨씬 낫다”는 말이 나돌기도 했다. 국토교통부는 서민 주거 안정과 함께 도로, 공항, 댐, 철도 등 각종 국가 기간시설(SOC) 확충과 관리를 전담한다. 이들 사업은 대부분 구상하고 계획을 세운 뒤 실행에 옮기기까지 평균적으로 10∼20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하다. 또 사업 규모가 크고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 때문에 국토부에서 하급직 관료로 출발해 잔뼈가 굵은 경우가 아니면 업무를 파악하는 데만 최소 6개월이 걸린다고 한다. 게다가 잘하면 본전이고 잘못하면 티가 나는 일이 대부분이다. 대표적인 게 주택 정책이다. 정책을 제대로 펼쳐 주택시장이 안정되면 당연한 거고, 가격이 크게 오르거나 떨어져 시장이 불안해지면 모두 정부의 무능에서 비롯됐다는 멍에를 뒤집어쓰기 일쑤다. 김현미 장관은 취임사를 통해 “여성 장관인 만큼 따뜻하게 껴안고 세심하게 보살피는 주거·교통 정책을 펴겠다”고 다짐했다. 하지만 취임 일성으로 내건 ‘투기와의 전쟁’ 선포에서 기대보다는 아쉬움이 남는다는 평가가 많다. 과장된 수치를 앞세워 정책의 정당성을 설명하는 모습에서 정책 부처의 수장이라기보다 ‘쌈닭 의원’의 결기만 느껴졌다. 경제 정책은 전투하듯 때려잡기 식으로 처리해선 안 된다. 부작용이 그만큼 커질 수 있어서다. 김현미 장관이 이 점만은 꼭 기억해 두길 당부한다. 황재성 경제부장 jsonhng@donga.com}

    • 2017-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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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황재성의 오늘과 내일]김동연 부총리에게

    “역대 부총리 중 최악의 조건에서 일하는 셈이다.” 12일 국회 방문으로 첫 공식 활동을 시작한 김동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 대한 전·현직 경제부처 고위 공무원들의 언급이다. 9일 임명장을 받고 취임식도 미룬 채 국회를 찾은 경제부총리의 이례적인 행보를 놓고 “일처리를 중시하는 ‘워커홀릭’답다”는 덕담에 이어 쏟아진 우려였다. 의아했지만 설명을 들으며 고개가 끄덕여졌다. 미국의 금리 인상 예고와 통상 환경 악화라는 대외 조건에다 가계부채, 청년실업, 노동시장의 이중고 등 구조적인 문제가 산적한 국내 경제 상황 때문만은 아니었다. 오히려 문재인 정부 1기 내각에서 그가 처한 녹록지 않은 상황에서 비롯된 안타까움의 표현이었다. 17개 부처 가운데 13일 현재 임명장을 받았거나 후보자로 지명된 15개 부처 장관 중 정통 관료 출신은 김 부총리를 포함해 3명에 불과하다. 나머지는 대부분 문재인 대통령이 후보이던 시절 더불어민주당이나 선거캠프에 몸담았던 인사들이다. 게다가 경제 관련 부처 가운데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인 김현미 민주당 의원이나 고용노동부 장관 후보자인 조대엽 고려대 노동대학원장 등은 문 대통령과 가까운 대표적인 ‘친문(親文) 인사’다. 이들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다면 경제부처 컨트롤타워로서 기재부의 입지는 크게 흔들릴 수밖에 없다. 옥상옥처럼 보이는 청와대 경제정책 조직도 우려를 갖게 한다. 청와대 정책실장은 장관급이지만 권한과 역할은 그 이상이다. 2명의 보좌관(경제, 과학기술)과 정책기획, 통상비서관 외에 일자리수석, 경제수석, 사회수석을 모두 거느렸다. 이 자리를 꿰찬 장하성은 재벌 개혁을 강조하는 경제학자다. 대통령 직속으로 설치된 일자리위원회와 4차산업혁명위원회 등도 불가피하게 기재부 등 경제부처와 여러 가지로 업무 중복이 불가피하다. 공직사회의 속성상 청와대에 권력이 집중되고, 청와대에 경제정책에 관여하는 곳이 많으면 기재부의 힘은 빠질 수밖에 없다. 실제로 노무현 정부 때 청와대 경제정책 라인과 경제부처는 정책 이견으로 충돌하는 일이 잦았고, 그때마다 시장은 엇갈린 정책 방향에 혼란스러워했다. 공직사회에서 ‘흙수저 신화’를 써내려간 김 부총리이기에 이런 난관들을 극복해나갈 그 나름의 노하우가 있을 것이다. 다만 상황 논리에 적당히 타협하며 굴신해 경제 컨트롤타워로서의 소임을 다하지 못한다거나 소신을 앞세우며 갈등만 빚어선 곤란하다. 김광림 자유한국당 의원이 7일 인사청문회에서 당부한 것처럼 “한국 경제사에 오래 기억될 수 있는 부총리가 되겠다”는 자세로 임해주길 바란다. 이를 위해 친문의 장막과 옥상옥의 굴레에 굴하지 않고 대통령과 친문 실세들에게 현안에 대한 자신의 소신과 해법을 전달하고 이해시키는 노력을 아끼지 말아야 한다. 김 부총리는 지난달 펴낸 책 ‘있는 자리 흩트리기’에서 ‘킹핀(kingpin)’을 활용한 정책 운영을 소개했다. 킹핀은 볼링 용어로 볼링공이 쓰러뜨려야 할 삼각형의 10개 핀 가운데 세 번째 줄 중앙에 위치한 5번 핀이다. 김 부총리는 킹핀을 찾아내 10개를 한꺼번에 넘어뜨리는 ‘스트라이크’ 같은 정책 수립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킹핀을 맞히기 위해선 이를 가리고 있는 1∼3번 핀의 틈을 정확히 노려야만 한다. 김 부총리가 부디 한국 경제의 킹핀을 찾아내 시원한 스트라이크 한 방을 보여주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황재성 경제부장 jsonhng@donga.com}

    • 2017-06-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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