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샘물

이샘물 기자

동아일보 경영전략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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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이샘물 기자입니다.

evey@donga.com

취재분야

2026-05-25~2026-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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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月 16만원이 탐나… 치졸한 금융기관 이사장

    행방불명된 아버지 명의로 기초연금을 챙긴 ‘치졸한 지역 유지’가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서울동부지검은 국민신문고를 통해 강동구의 한 제2금융기관 이사장 김모 씨(62)가 부친 명의로 기초연금을 받아 유용했다는 투서를 접수해 수사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본보 취재 결과 해당 의혹은 사실인 것으로 드러났다. 김 씨의 주소지 주민센터에 따르면 이 가족은 1922년생인 부친 명의로 지난해 7∼12월 기초연금을 매달 16만 원씩 수령했다. 기초연금은 위임장이 있으면 가족이 대리 신청할 수 있고, 사유가 있으면 가족 명의의 통장으로 받을 수 있다. 김 씨는 어머니 통장으로 기초연금을 수령했다. 강동구의회 신무연 구의원은 지난해 11월 행정사무감사 기간에 이를 적발했다. 주민센터는 김 씨 부친이 가족과 함께 살지 않으며 소재도 불분명한 사실을 확인했다. 그러자 김 씨 측은 지난달 주민센터에 찾아와 부친의 주민등록을 말소했다. 하지만 지난달 치 기초연금은 수령했다. 기초연금은 매달 25일 지급되며, 그달 1일에 주민등록이 말소되거나 사망해도 그달 치 금액은 지급되는 게 원칙이기 때문이다. 주민센터 측은 김 씨가 부친 명의로 수령한 기초연금 96만 원을 환수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비록 행적이 불분명하더라도 주민등록이 말소되지 않아 연금이 지급된 것이라 서류상으로는 문제가 없다는 이유다. 이에 대해 보건복지부는 “함께 살지 않은 기간에 연금을 받은 건 부당수급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부당수급이면 환수 대상이다. 박근혜 정부가 대선 공약으로 내걸고 지난해 7월 도입한 기초연금은 형편이 어려운 노인을 돕기 위한 것으로, 전신인 ‘기초노령연금’의 수급 대상 기준을 조정하고 지급 금액을 늘린 것이다. 만 65세 이상이고 주민등록이 돼 있는 한국인 어르신 중 소득인정액이 하위 70%인 사람들이 대상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지난해 7∼12월 기초연금 부당수급으로 적발된 건수는 2만1739건, 금액은 총 18억2161만여 원이다. 이 중 1만7994건, 12억4126만여 원이 환수됐다. 복지부는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부당수급을 정기 조사하고 있다. 기초연금을 시행하면서 부당수급은 이자까지 붙여 환수한다고도 발표했다. 올해부터는 중앙부처에서 지자체를 평가할 때 기초연금 부당수급 환수율도 반영하고 있다. 복지부는 “부당수급자 중 대다수는 실수로 소득재산 변경을 누락하거나 사망자를 조금 늦게 신고한 경우다. 정기조사 때 무작위로 거주 여부를 확인하기도 하지만 수사권이 없는 상황에서 모두 걸러내기 쉽지 않다”고 말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5-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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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허벅지로 눌러 아기 재우고… 4세 아이 얼굴에 주먹질

    인천 연수구 어린이집 보육교사의 아동 폭행 사건을 계기로 그동안 외부로 잘 알려지지 않았던 어린이집 관련 의혹이 봇물 터지듯 나오고 있다. 서울 금천경찰서는 지난해 11월 12일 관악구 한 어린이집에서 11개월 된 영아 A 군이 심정지 상태로 발견된 후 한 달여 만에 숨진 사건을 수사 중이라고 18일 밝혔다. 경찰은 이 어린이집 원장과 보육교사들을 소환 조사한 뒤 부검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경찰과 A군 가족 등에 따르면 이 어린이집 보육교사 김모 씨(36·여)는 당시 A 군을 두께 5∼6cm의 ‘목화솜요’에 엎드려 재웠다. 하지만 아이가 의식이 없는 채로 발견되자 119에 신고해 병원으로 옮겼다. A 군의 어머니 김모 씨(38)가 병원에 가보니 아이는 이미 뇌사 상태에 빠져 있었다. 병원에 머물며 어린이집에 요청해 폐쇄회로(CC)TV를 확인했지만 경황이 없어 당시엔 꼼꼼히 확인하지 못했다. 얼마 뒤 A 군의 이모가 CCTV 영상을 천천히 돌려본 후 문제를 제기했다. 영상에는 보육교사가 두꺼운 이불 사이로 아이를 넣어 눕힌 뒤 다리로 누르면서 재우는 듯한 장면이 나와 있다. A군 가족은 다른 영상에서는 아이가 이불을 빠져나가려 발버둥치지만 보육교사가 이를 보고도 계속 다리로 누르는 장면도 있다고 주장했다. 아이는 한 달 넘게 병원에서 지내다 지난해 12월 17일 숨을 거뒀다. 당시 김 씨는 미용사로 일하면서 관광버스 운전사인 남편(33)과 보증금 500만 원, 월세 40만 원짜리 26.4m²(약 8평)의 다세대주택 반지하방에 살았다. 분하고 슬펐지만 한동안 자포자기했다. 신고한다고 아이가 살아 돌아오지 않는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주변의 충고를 받아 경찰에 고소했다. 김 씨는 임신 중일 때 대기 신청을 해 간신히 자리를 얻었다. 어린이집이 보낸 보육일지에는 “어찌나 예쁜지∼ 한참 동안 그렇게 둘이서 놀았네요” “○○○ 기분 최고로 즐겁게 놀게요” 등의 문구가 적혀 있었다. 보육교사가 정이 넘치는 사람인 줄 알았다. 해당 어린이집 원장은 16일 동아일보 기자와 만나 “(경찰) 조사 결과가 나오기 전까지는 뭐라고 말하기 어렵다. 책임 소재는 결과가 나와야 따질 수 있다”고 말했다. 해당 보육교사 측 변호인은 “사인이 확인되지 않았으니 과실이라고 볼 수 없다. 이불은 부모로부터 받았으며 이불을 (피해자 주장처럼) 꼭꼭 싸매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엎드려 재운 것 자체는 문제가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주장했다. 인천 삼산경찰서는 부평구의 한 어린이집에서 보육교사 김모 씨(25·여)가 지난해 12월 22일 B 군(4)의 얼굴을 주먹으로 무차별 폭행한 사실을 CCTV를 통해 확인하고 수사 중이다. 12일 찍힌 영상엔 김 씨가 어린이 7명을 앉혀 놓고 수업을 하다가 아이의 얼굴을 주먹으로 내리치는 장면이 담겨 있다. 김 씨는 2013년 3월부터 16명이 정원인 4세 반을 맡고 있다. 경찰은 CCTV 1개월 치를 압수해 분석하면서 학부모들을 상대로 조사하고 있다. 경찰은 19일 김 씨가 어린이들을 학대했는지 수사하기로 했다. 학부모들은 “김 씨가 아이들에게 ‘엄마한테 (맞았다고) 얘기하면 경찰이 잡아간다’고 협박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서울 노원경찰서는 심하게 운다는 이유로 3세 남자 아이를 화장실에 감금한 혐의로 노원구 중계동 어린이집 교사 이모 씨(44)를 불구속 입건해 조사하고 있다. 해당 어린이집 원장 이모 씨(51)는 CCTV를 확인하려는 아이 엄마와 몸싸움을 벌여 불구속 입건되기도 했다. 이샘물 evey@donga.com / 인천=박희제 기자}

    • 2015-0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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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어-수학 학원 잊고 ‘놀고 싶어’ 모였죠”

    “빨리빨리 해. 학원 늦어!” 서울 강남구 대치동 학원가에서 자주 들리는 이야기다. 초등학교 저학년생들이 부모 차나 셔틀버스를 타고 하루에 최소 두세 곳의 학원을 오가며 하는 얘기였다. 부모나 아이 모두 표정이 없었다. 아이들에게 뭔가를 물어보면 대답은 이랬다. “엄마에게 물어보세요.” 청담동에 사는 주부 황지효 씨(42)도 한때는 이런 전형적인 ‘강남 학부모’였다. 그는 딸 박시아 양(9)을 3, 4세부터 학원에 보내기 시작했다. 주변에서 아이를 학원에 많이 보내니 그래야 하는 줄 알았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엔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다. 학부모들은 친한 사이라도 학원 정보를 공유하지 않았다. 학교나 학원에서 아이에게 상을 주면 주변 학부모들의 질투를 받기 십상이었다. 심지어 “왜 그 아이에게만 줬냐”고 항의하는 부모도 있었다. 이 때문에 사설학원은 상장을 줄 때도 공개적으로 주지 않고 몰래 가방에 넣어줬다. 묵묵히 학원을 오가던 아이는 6세쯤 되자 “난 놀고 싶은데 왜 이렇게 학원을 다녀야 하느냐”고 물었다. 초등학교에 입학한 뒤엔 짜증이 늘었고, 표정도 어두워졌다. 밤 12시가 다 돼서까지 숙제를 하고 낮에는 꾸벅꾸벅 졸기도 했다. 딸뿐 아니라 황 씨의 정서도 메말라 갔다. 이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고민 끝에 초등 1학년생인 아이를 불렀다. 다니는 학원의 개수를 A4 용지에 적어보자고 했다. 영어 수학 논술 미술 스피치 발레…. 13개였다. “이 중에 네가 정말 다니고 싶은 것만 동그라미를 쳐 보라”고 했다. 미술 무용 영어 3개만 남았다. 황 씨는 10개 학원을 모두 끊게 한 뒤 곰곰이 생각했다. ‘아이가 좋아하는 게 뭘까?’ 그때쯤 딸의 초등학교 학예회에 참석했다. 아이들은 ‘에이핑크’ 등 댄스그룹의 가요에 열광하고 있었다. ‘이거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황 씨는 20대에 작사가로 일한 경험이 있었다. 아이들이 좋아할 만한 건전한 동요를 만들어 즐길 수 있게 하자고 생각했다. 주변 학부모들에게 취지를 설명하고 함께할 아이를 수소문했다. 모인 아이는 총 5명. 황 씨는 지난해 1월 ‘뮤즈 오디세이’라는 회사를 세우고 ‘리틀 뮤즈’라는 동요그룹을 만들었다. 황 씨는 평소 아이들이 흥얼거리던 말을 토대로 ‘놀고 싶어요’라는 노래 가사를 지었다. ‘해질녘 혼자 집에 오는 길, 매일 날 기다리는 학원 버스/영어 수학 엄마 잔소리 잠시 잊고 싶어요/가슴속 깊은 곳의 외침을, 마음속 깊은 곳에 꿈의 소리/진정 원하는 게 무언지 이젠 들어주세요. 우린 놀고 싶어요….’ 아이들은 매주 한 번씩 모여 노래와 춤을 연습했다. 표정도 밝아졌고, 모일 때마다 웃음과 수다가 끊이지 않는다. 스스로 즐겁게 공부를 하면서 성적도 오히려 조금 올랐다. 리틀 뮤즈는 정식으로 가수 데뷔를 한 것도 아니고, 음반 수익이 나는 것도 아니다. 하지만 즐겁게 노래하며 지난해 1, 2집을 내고 현재 3집 준비를 하고 있다. 황 씨는 “노래를 듣고 우는 아이도 많았다. 아이들의 마음을 대변하는 곡을 만들어서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5-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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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역 큰형님, 15년간 노숙인 챙기느라 고생 많았습니다”

    서울역 지하도의 차가운 바닥에서 잠을 청한 노숙인을 매일 아침 찾아와 몸을 흔드는 사람이 있었다. 짜증스러운 표정으로 눈을 뜨면 덩치 큰 경찰이 시야에 들어왔다. 2000년 7월부터 서울 남대문경찰서 서울역파출소에 근무해온 장준기 경위(53)였다. 그가 지하도에서 청소 아주머니를 도와 노숙인을 깨우기 시작했을 때, 그들은 이렇게 말했다. “왜요? (단속) 건수 잡으러 왔어요?” 노숙인은 경찰을 싫어했다. 경범죄 스티커를 발부하거나 기소중지된 수배자를 찾으러 온 거라고 생각해서였다. “잡아가려는 게 아니라 도우러 온 거예요.” 무작정 단속하고 계도하는 게 능사는 아닐 거라고 생각했다. 친해지면 미안해서라도 사고를 못 칠 것 같았다. 장 경위는 노숙인과 소통하자는 생각에 늘 먼저 말을 걸고 주변 쓰레기를 치워줬다. 애로사항을 들어주면서 해결법이 있으면 안내해주기도 했다. 그렇게 2년쯤 지났을까, 노숙인들이 조금씩 마음을 열고 그를 ‘큰형님’이라고 부르기 시작했다. 장 경위는 서울역에서 돌봐온 ‘동생들’의 곁을 좀처럼 떠나지 못했다. 2003년에 다른 파출소로 발령받아 근무할 때도 서울역에 와서 그들을 돌봤고 1년 만에 다시 서울역파출소로 돌아왔다. 그렇게 총 15년을 근무했다. 8년 전쯤부터는 매주 금요일마다 노숙인에게 무료로 이발을 해주고 있다. 지금까지 그를 거쳐 간 노숙인은 약 1500명. 이 중 일부는 세상을 떠나기도 했다. 특히 노숙인 김모 씨(2013년 사망·당시 46세)와의 인연은 잊을 수 없다. 알코올의존증이 심해 정신병원에 입원한 경력이 있었다. 장 경위는 그를 목욕시켜 주면서 각별한 추억을 쌓았다. 김 씨는 막걸리를 마시다 다른 노숙인을 폭행했고, 구속돼 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출소를 2, 3개월 앞둔 2013년 그는 폐암으로 형 집행정지를 받아 병원에 입원해 산소호흡기를 써야 했다. 보고 싶어서 찾아가자 김 씨는 “물 한 모금 시원하게 마시고 싶다”고 했다. 김 씨는 “마지막으로 형님이 사주는 물을 마시고 싶다”고 했다. 장 경위는 얼른 매점에서 물을 사서 건넸다. 김 씨는 기쁜 표정으로 벌컥벌컥 마셨고, 다음 날 숨졌다. 노숙인들은 저마다 아픈 사연을 갖고 있었다. 노숙인 김모 씨는 50대가 되도록 자신의 호적(현 가족관계등록부)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길바닥을 전전하며 살아왔다. 7세 때 경남 마산에서 서울로 올라오면서 엄마를 잃어버린 뒤부터였다. 장 경위는 동사무소, 구청을 찾아다니며 백방으로 수소문해 호적을 만들어줬다. 김 씨는 그렇게 새로 생긴 ‘한양 김씨’의 시조가 됐다. 장 경위는 8일 정기 심사승진에서 경감으로 승진해 다음 달 서울역파출소를 떠나게 됐다. 15년간 곁을 지킨 노숙인들에겐 아직 작별 인사를 하지 못했다. 그는 “괜히 소문낼 필요는 없어서 말을 안 했는데, 임박해서 고맙다고, 감사하다고 인사할 것”이라고 말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5-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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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여년만에 대학졸업 강원래씨 특강… “진짜 장애는 꿈을 포기하는 것”

    “꿈은 꿈일지도 몰라요. 그런데 그 꿈을 갖고 행복하게 살 건지, 아니면 꿈을 포기하고 하루하루 살 건지는 여러분 선택입니다.” 9일 오후 2시 서울문화예술대 A동 아트홀. 재학생, 지역 주민 등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가수 강원래 씨(46)가 ‘다시 꾸는 나의 꿈’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강릉대를 중퇴한 지 24년 만인 2012년에 서울문화예술대 2학년으로 편입해 공부해왔다. 연예활동 중에도 틈틈이 온라인 수업을 들었고 학교 홍보대사로도 활동했다. 그는 다음 달 졸업한다. 강 씨는 1996년 댄스그룹 ‘클론’으로 데뷔해 인기를 누리다 2000년 오토바이 사고로 하반신이 마비되는 장애가 왔다. 이날 강연에서 그는 사고 직후의 아픈 기억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제) 똥을 치우고 있는 간호사에게 손에 잡히는 걸 다 던졌어요.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그러니까 손을 묶어놨습니다. 입은 못 묶으니 입으로는 계속 욕을 했어요.” 간호사는 “어머, 연예인이 욕도 하네?”라며 놀렸다. 하지만 울분에 찬 강 씨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의사에게도 거침없이 욕을 했다. 당시 의사는 “(큰 상처를 받으면) 부정, 분노, 좌절, 수용의 네 단계를 겪는데 (현재는) 분노의 단계”라며 “강원래 씨는 정상”이라고 말했다. 강 씨는 결국 현실을 받아들였지만 한동안 실의에 빠져 사람들을 피하며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전신마비 등 수많은 장애인을 만났다. 강 씨 자신은 보고 듣고 말하고 휠체어도 끌 수 있었다. 절망에만 갇혀 온 자신이 바보스럽게 느껴졌다. 이후 그는 꾸준한 재활과 심리치료를 받으며 재기에 성공해 연예활동을 재개했다. 장애예술인 공연단인 ‘꿍따리유랑단’의 단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강 씨는 “‘강원래’라는 영화를 해피엔딩으로 만들 수 있는 건 누구냐. 제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강 씨는 자신의 인생에 영향을 미친 말 한마디도 소개했다. 경북 포항에서 태어나 초등학생 때 서울 강남으로 이사 온 뒤 ‘촌놈 콤플렉스’ 때문에 비뚤어진 길을 걸으며 공부는 뒷전으로 하던 때였다. 고교 때 만난 은사는 그런 그에게 “춤, 그림만큼은 우리 반에서 강원래가 최고 아니야?”라고 말해줬다. 그와 친구들에게 꿀밤을 때리며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날라리 녀석들아, 날라리가 적성에 맞으면 그걸로 먹고살면 돼. 그 대신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멋진 날라리가 되어라.” 강 씨는 자신이 인생에서 이룬 다섯 가지의 꿈으로 직업, 친구, 여자친구(아내 김송 씨), 교통사고 후 가수 활동에 복귀한 것, 그리고 지난해 6월 아들을 얻은 것을 꼽으며 말했다. “여러분은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한 번쯤 생각해 봤으면 좋겠어요.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집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5-01-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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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강원래’라는 영화를 해피엔딩으로 만들 수 있는 건 나 자신”

    “꿈은 꿈일지도 몰라요. 그런데 그 꿈을 갖고 행복하게 살 건지, 아니면 꿈을 포기하고 하루하루 살 건지는 여러분 선택입니다.” 9일 오후 2시 서울문화예술대 A동 아트홀. 재학생, 지역주민 등 300여 명이 모인 가운데 가수 강원래 씨(46)가 ‘다시 꾸는 나의 꿈’이라는 주제로 특별강연을 시작했다. 그는 강릉대를 중퇴한지 24년 만인 2012년에 서울문화예술대 2학년으로 편입해 공부해왔다. 연예활동 중에도 틈틈이 온라인 수업을 들었고 학교 홍보대사로도 활동했다. 그는 다음달 졸업한다. 강 씨는 1996년 댄스그룹 ‘클론’으로 데뷔해 인기를 누리다 2000년 오토바이 사고로 하반신 마비의 장애를 입었다. 이날 강연에서 그는 사고 직후의 아픈 기억을 솔직하게 털어놨다. “(제) 똥을 치우고 있는 간호사에게 손에 잡히는 걸 다 던졌어요. 지금 이게 뭐하는 짓이냐고…. 그러니까 손을 묶어놨습니다. 입은 못 묶으니 입으로는 계속 욕을 했어요.” 간호사는 “어머, 연예인이 욕도 하네?”라며 놀랐다. 하지만 울분에 찬 강 씨는 아랑곳하지 않았다. 의사에게도 거침없이 욕을 했다. 당시 의사는 “(큰 상처를 받으면) 부정 분노 좌절 수용 네 단계가 있는데, (현재는) 분노의 단계”라며 “강원래 씨는 정상”이라고 말했다. 강 씨는 결국 현실을 받아들였지만 한동안 실의에 빠져 사람들을 피하며 지냈다. 그러던 어느 날,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전신마비 등 수많은 장애인을 만났다. 강 씨 자신은 보고 듣고 말할 수 있고, 휠체어도 끌 수 있었다. 절망에만 갇혀온 자신이 바보스럽게 느껴졌다. 이후 그는 꾸준한 재활과 심리치료를 받으며 재기에 성공해 연예활동을 재개했다. 장애예술인 공연단인 ‘쿵따리유랑단’의 단장으로 활동하기도 했다. 강 씨는 “‘강원래’라는 영화를 해피엔딩으로 만들 수 있는 건 누구냐. 제가 어떻게 생각하느냐에 달린 것”이라고 말했다. 강 씨는 자신의 인생에 영향을 미친 말 한 마디도 소개했다. 경북 포항에서 태어나 초등학생 때 서울 강남으로 이사 온 뒤 ‘촌놈 콤플렉스’ 때문에 비뚤어진 길을 걸으며 공부는 뒷전으로 하던 때였다. 고교 때 만난 은사는 그런 그에게 “춤, 그림만큼은 우리 반에서 강원래가 최고 아니야?”라고 말해줬다. 그와 친구들에게 꿀밤을 때리며 이렇게 말하기도 했다. “날라리 녀석들아, 날라리가 적성에 맞으면 그걸로 먹고 살면 돼. 대신 모든 사람이 인정하는 멋진 날라리가 돼라.” 강 씨는 자신이 인생에서 이룬 다섯 가지의 꿈으로 직업, 친구, 여자친구(부인 김송 씨), 교통사고 후 가수활동에 복귀한 것, 그리고 지난해 6월 아들을 얻은 것을 꼽으며 말했다. “여러분은 어떤 꿈을 꾸고 있는지 한번 쯤 생각해봤으면 좋겠어요. 내가 어떻게 생각하고 행동하느냐에 따라 (삶이) 달라집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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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귀한 희생 잊지 않을게요” 순직 아버지 제복 입고온 아들

    남편이 돌아오지 못한 날을 생생히 기억한다. 지난해 7월 25일, 충남 아산경찰서에 “아파트에서 시비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된 날이었다. 아산서 배방지구대 소속 경찰관 남편은 순찰을 돌다 현장에 출동했다. 난동을 부린 취객을 상대로 음주측정을 했더니 혈중 알코올농도는 0.310%로 만취 상태였다. 취객은 갑자기 남편의 뒤에 다가가 흉기로 오른쪽 목을 찔렀다. 곧이어 남편의 동료 경찰관을 향해 달려들었다. 남편은 피를 흘리면서도 취객의 팔을 잡고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얼굴도 흉기에 맞았다. 고(故) 박세현 경위(순직 당시 46세)의 부인 성주희 씨(46)는 8일 서울 중구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회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에 참석해 남편을 떠올리며 흐느꼈다. 이날 박 경위를 포함해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온몸을 바쳐 일하다 순직한 경찰관 3명에게 ‘위민경찰관상’이 수여됐다. 순직 경찰관 가족들은 고인을 떠올리며 시상식 내내 눈물을 흘렸다. 서울 은평경찰서 교통안전계 팀장 고 박경균 경감(순직 당시 52세). 2013년 11월 팀원을 대신해 교통단속에 나섰다 오토바이에 치여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를 대신해 시상식에 참석한 딸 미희 씨(25)는 한때 ‘아버지 같은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왔다. 미희 씨는 “돌아가신 뒤에야 아버지가 힘들게 일하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렇게 위험한 일인지 생각도 못했어요. 아버지께 죄송하고, 고맙고….” 지난해 세월호 실종자 수색작업을 마치고 복귀하다가 헬기 추락사고로 숨진 강원도소방본부 특수구조단 소속 소방관 5명의 유족도 참석했다. 순직 소방관을 기리는 영상이 상영되자 고 이은교 소방교(순직 당시 31세)의 홀어머니 최경례 씨(57)는 아들을 떠올리며 통곡했다. 최 씨는 “아직도 너무 보고 싶고 미안하다. 지금까지 (아들 생각에) 두 시간마다 잠에서 깰 정도로 제대로 못 자고 있다”고 했다. 고 정성철 소방령(순직 당시 52세)의 외아들 비담 씨(25)는 아버지의 제복을 입고 시상식장에 왔다. 정 씨는 “상은 제가 아니라 아버지가 받기 때문에 제복을 입고 왔다. 아버지가 입었던 제복을 수선해서 맞춰 입었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제복 공무원 가족으로서의 긍지를 잃지 않았다. 고 신영룡 소방장(순직 당시 42세)의 부친 신부섭 씨(71)는 “아들이 국가와 민족의 부름에 따라 떳떳하게 갔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고 박인돈 소방경(순직 당시 50세)의 부인 김영희 씨(48)는 “아들(25)이 아빠를 자랑스러워하고 세상에서 가장 존경한다”고 했다. 행사 진행을 맡은 채널A 김태욱, 황수민 아나운서는 순서마다 “고맙습니다, 존경합니다”를 외쳤다. 시상식에 앞서 이날 수상 경찰관 2명에 대한 특별승진 임용식도 진행됐다. 김용서 대전지방경찰청 둔산경찰서 유성지구대 경사(46)와 김도정 부산지방경찰청 형사과 경위(48)는 각각 경위와 경감으로 특진했다. 강신명 경찰청장과 승진자 부인이 두 사람의 어깨에 새 계급장을 달아줬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은 언제나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가 공기처럼 느끼고 있는 이 자유가, 사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고 있는, 제복 입은 용사들 덕분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됐다. 고맙다”고 말했다. 수상자들은 상금 중 일부를 기부할 뜻을 비치기도 했다. 한승현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 항공단 경장(34)은 상금 전액을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김도정 경감은 상금 중 절반 정도를, 김용서 경위는 300만 원을 불우이웃을 돕는 데 쓰겠다고 전했다. 정지곤 해군작전사령부 특수전전단 제1특전대대 상사(42), 박현만 육군 제6군단 사령부 인사참모처 중령(48)도 상금을 형편이 어려운 부대원들을 위해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사장, 김무성 대표, 문희상 위원장, 한민구 국방부 장관,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 강신명 경찰청장 등 내외빈과 수상자 가족, 동료들이 참석했다.◇ 대상수상자 없음◇ 우수상정지곤 상사(해군작전사령부 특수전전단 제1특전대대)박현만 중령(육군 제6군단 사령부 인사참모처)김도정 경감(부산지방경찰청 형사과)한승현 경장(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 항공단)김재원 지방소방장(창원소방안전본부 마산소방서)◇ 특별상강원소방본부 특수구조단 (고 정성철 지방소방령, 고 박인돈 지방소방경, 고 안병국 지방소방위, 고 신영룡 지방소방장, 고 이은교 지방소방교)김용서 경위(대전지방경찰청 둔산경찰서 유성지구대)◇ 위민경찰관상고 박세현 경위(충남지방경찰청 아산경찰서)고 박경균 경감(서울지방경찰청 은평경찰서)고 배문수 경감(전남지방경찰청 구례경찰서)◇ 위민소방관상박석기 지방소방장(충북소방안전본부)김남길 지방소방위(전남소방본부 영광소방서)홍성용 지방소방장(인천소방안전본부 남부소방서) ▼ 박근혜 대통령 축사 전문 “제복의 헌신으로 광복 70년 발전 이뤄” ▼‘제4회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 개최를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국가와 국민에 대한 헌신으로 소중한 상을 받으신 수상자와 유가족 여러분께 깊이 감사드립니다. 특별상을 수상하신 고 정성철 소방령, 박인돈 소방경, 안병국 소방위, 신영룡 소방장, 이은교 소방교께서 보여주신 헌신에 깊은 애도와 경의를 표합니다. 또한 지금 이 시간에도 국토 수호와 국민 안전을 위해 땀 흘리고 있는 국군 장병들과 소방관, 경찰, 해양경비안전본부 여러분의 노고에 감사드립니다. 올해는 광복 70주년을 맞는 뜻깊은 해인데, 나라와 국민을 위해 헌신해 오신 제복 공무원 여러분이 있었기에 국민들이 안심하고 생업에 종사할 수 있었고, 대한민국이 오늘의 발전을 이룰 수 있었습니다. 정부는 여러분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안전하고 깨끗하고 신뢰할 수 있는 나라를 만들어 갈 것입니다. 공직자 여러분의 명예를 높이고 처우를 개선하는 일에도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다시 한 번 ‘제4회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을 축하드립니다. 을미년 새해, 여러분 모두 건강하시고 가정과 하시는 일에 축복이 함께하기를 기원합니다.▼ 심사위원단 “살신성인 무게 비교할수 없어 大賞 못뽑아” ▼올해로 4회째를 맞는 ‘영예로운 제복상’에서는 대상 수상자가 뽑히지 않았다. 물망에 오른 제복 공무원들의 사명의식이 뛰어나 우열을 가리기 힘들었기 때문이다. 심사위원들은 형식에 맞춰 수상자를 정하기보다 상의 진정한 의미를 기리자는 취지에서 대상 수상자를 정하지 않는 대신 지난해 7월 세월호 실종자 수색작업을 마치고 복귀하다 헬기가 추락해 사망한 강원소방본부 특수구조단원들을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했다. 4회째 심사위원장을 맡고 있는 정상명 전 검찰총장은 8일 시상식에서 “지난해는 세월호 참사를 비롯해 각종 크고 작은 안전사고가 발생하면서 제복 공무원들에 대한 신뢰가 떨어지고, 그들의 사기가 위축됐던 한 해”였다고 평가했다. 이어 그는 “그럴 때일수록 숭고한 희생정신을 가진 제복 공무원들의 사기를 북돋아 주는 것이 국민들이 안전을 느낄 수 있는 길”이라며 “영예로운 제복상이 제복 공무원들이 국민들로부터 감사와 존경을 받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 전 총장은 “현재 국방부, 경찰청, 국민안전처의 해양경비안전본부와 중앙소방본부의 추천을 받아 수상자를 뽑고 있는데 앞으로는 시민단체, 일반인 등으로 추천 통로를 다양화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심사위원회는 앞으로도 봉사활동 같은 직무 외의 활동보다 직무의 기본과 원칙을 지킨 이들을 보다 높게 평가할 계획이라고 밝혔다.정상명 전 검찰총장(심사위원장)이현옥 상훈유통 대표(보훈처 심사위원)정호승 시인김진국 강남밝은세상안과 원장(보훈처 심사위원)임태희 119안전재단 이사장한성동 전 국방부 조사본부장임규진 동아일보 편집국 부국장서영아 채널A 보도본부 부본부장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 201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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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4회 영예로운 제복賞 시상식]대한민국 지킨 아름다운 헌신

    여기저기서 오열이 터져 나왔다. 헬기 추락으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는 행사장의 대형 화면에 아들의 얼굴이 떠오르자 통곡했다. 아버지를 잃은 딸은 “동료 대신 근무를 자청했다가 교통 위반 차량에 치여 순직했다”는 부친 소개에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모두 슬퍼하되 비통해하지는 않았다. 아버지가, 또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숨진 아버지와 아들은 모두 국가를 위해 순직한 영예로운 제복(MIU·Men In Uniform)들이었다. 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4회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이 열렸다. 영예로운 제복상은 제복 입은 공무원들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동아일보와 채널A가 2012년 제정했다. 국방부, 경찰청, 국민안전처 해양경비본부와 중앙소방본부 등 4개 기관에서 추천한 후보 가운데 우수상 5명과 특별상 6명, 위민경찰관상 3명, 위민소방관상 3명 등 총 17명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올해 영예로운 제복상은 대상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정상명 심사위원장(전 검찰총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올해 각 기관에서 추천한 분들의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 대신 지난해 7월 세월호 실종자 수색작업 후 헬기 추락으로 전원 순직한 강원소방본부 특수구조단이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정성철 소방령(52)과 박인돈 소방경(50), 안병국 소방위(38), 신영룡 소방장(42), 이은교 소방교(31)는 광주 광산구 도심 한복판에 탑승 헬기가 추락하는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인적이 없는 인도로 기체를 유도해 주민 피해를 최소화했다. 다른 특별상 수상자로는 대전 둔산경찰서 유성지구대 김용서 경위가 선정됐다. 우수상은 △해군작전사령부 제1특전대대 정지곤 상사 △육군 6군단 박현만 중령 △부산지방경찰청 김도정 경감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 한승현 경장 △마산소방서 김재원 소방장이 각각 수상했다. 직무 수행 중 순직하거나 부상당한 경찰 및 소방관에게는 위민상이 주어졌다. 위민경찰관상은 △충남 아산경찰서 고 박세현 경위 △서울 은평경찰서 고 박경균 경감 △전남 구례경찰서 고 배문수 경감이, 위민소방관상은 △충북소방안전본부 박석기 소방장 △전남 영광소방서 김남길 소방위 △인천 남부소방서 홍성용 소방장이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축하 메시지를 통해 “나라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제복 공무원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안전하고 깨끗한 나라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상자 다수는 상금 전액 및 일부를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우수상을 받은 해경 한승현 경장은 2000만 원 전액을 세월호 유가족을 위해 기부한다. 다른 수상자들도 불우이웃이나 동료를 위해 상금을 쾌척하기로 했다. 박재명 jmpark@donga.com·이샘물 기자}

    • 2015-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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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힘드셨을텐데…돌아가신 뒤에야 죄송하고 감사” 수상자 유족들 눈물

    남편이 돌아오지 못한 날을 생생히 기억한다. 지난해 7월 25일, 충남 아산경찰서에 “아파트에서 시비가 있다”는 신고가 접수된 날이었다. 아산서 배방지구대 소속 경찰관 남편은 순찰을 돌다 현장에 출동했다. 난동을 부린 취객을 상대로 음주측정을 했더니 혈중 알코올농도는 0.310%로 만취 상태였다. 취객은 갑자기 남편의 뒤에 다가가 흉기로 오른쪽 목을 찔렀다. 곧이어 남편의 동료 경찰관을 향해 달려들었다. 남편은 피를 흘리면서도 취객의 팔을 잡고 막아섰다. 이 과정에서 얼굴도 흉기에 맞았다. 고(故) 박세현 경위(순직 당시 46세)의 부인 성주희 씨(46)는 8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제4회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에 참석해 남편을 떠올리며 흐느꼈다. 이날 고 박 경위를 포함해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온 몸을 바쳐 일하다 순직한 경찰관 3명에게 ‘위민경찰관상’이 수여됐다. 순직 경찰관 가족들은 고인을 떠올리며 시상식 내내 눈물을 흘렸다. 서울 은평경찰서 교통안전계 팀장 고 박경균 경감(순직 당시 52세). 2013년 11월 팀원을 대신해 교통단속에 나섰다 오토바이에 치여 세상을 떠났다. 아버지를 대신해 시상식에 참석한 딸 미희 씨(25)는 한때 ‘아버지 같은 경찰관이 되고 싶다’고 생각해왔다. 미희 씨는 “돌아가신 뒤에야 아버지가 힘들게 일하셨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그렇게 위험한 일인지 생각도 못했어요. 아버지께 죄송하고, 고맙고….” 지난해 세월호 실종자 수색작업을 마치고 복귀하다가 헬기 추락사고로 숨진 강원도소방본부 특수구조단 소속 소방관 5명의 유족도 참석했다. 순직 소방관을 기리는 영상이 상영되자 고 이은교 소방교(순직 당시 31세)의 홀어머니 최경례 씨(57)는 아들을 떠올리며 통곡했다. 최 씨는 “아직도 너무 보고 싶고 미안하다. 지금까지 (아들 생각에) 두 시간마다 잠에서 깰 정도로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다”고 했다. 고 정성철 소방령(순직 당시 52세)의 외아들 비담 씨(25)는 아버지의 제복을 입고 시상식장에 왔다. 정 씨는 “상은 제가 아니라 아버지가 받기 때문에 제복을 입고 왔다. 아버지가 입었던 제복을 수선해서 맞춰 입었다”고 말했다. 유족들은 제복 공무원 가족으로서의 긍지를 잃지 않았다. 고 신영룡 소방장(순직 당시 42세)의 부친 신부섭 씨(71)는 “아들이 국가와 민족의 부름에 따라 떳떳하게 갔다는 생각이 든다. 정말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고 박인돈 소방경(순직 당시 50세)의 부인 김영희 씨(48·여)는 “아들(25)이 아빠를 자랑스러워하고 세상에서 가장 존경한다”고 했다. 행사 진행을 맡은 채널A 김태욱, 황수민 아나운서는 매 순서마다 “고맙습니다, 존경합니다”를 외쳤다. 시상식에 앞서 이날 수상 경찰관 2명에 대한 특별승진 임용식도 진행됐다. 김용서 대전지방경찰청 둔산경찰서 유성지구대 경사(46)와 김도정 부산지방경찰청 형사과 경위(48)는 각각 경위와 경감으로 특진했다. 강신명 경찰청장과 승진자 부인이 두 사람의 어깨에 새 계급장을 달아줬다.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여러분의 희생과 헌신은 언제나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은 “우리가 공기처럼 느끼고 있는 이 자유가, 사실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헌신하고 있는, 제복입은 용사들 덕분이라는 걸 새삼 깨닫게 됐다. 고맙다”고 말했다. 수상자들은 상금 중 일부를 기부할 뜻을 비치기도 했다. 한승현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 항공단 경장(34)은 상금 전액을 세월호 유가족들에게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김도정 경위는 상금 중 절반 정도를, 김용서 경사는 300만 원을 불우이웃을 돕는 데 쓰겠다고 전했다. 정지곤 해군작전사령부 특수전전단 제1특전대대 상사(42), 박현만 육군 제6군단 사령부 인사참모처 중령(48)도 상금을 형편이 어려운 부대원들을 위해 쓰고 싶다고 말했다. 이날 시상식에는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사장,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 문희상 새정치민주연합 비상대책위원장, 한민구 국방부 장관,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 박승춘 국가보훈처장님, 강신명 경찰청장 등이 참석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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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朴대통령 “노고 헛되지 않도록 하겠다”…제4회 영예로운 제복賞시상식

    여기저기서 오열이 터져 나왔다. 헬기 추락으로 아들을 잃은 어머니는 행사장의 대형 화면에 아들의 얼굴이 떠오르자 통곡했다. 아버지를 잃은 딸은 “동료 대신 근무를 자청했다가 교통위반 차량에 치어 순직했다”는 부친 소개에 고개를 떨궜다. 하지만 모두 슬퍼하되 비통해하지는 않았다. 아버지가, 또 아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 숨진 아버지와 아들은 모두 국가를 위해 순직한 영예로운 제복(MIU·Men In Uniform)들이었다. 8일 서울 중구 세종대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제4회 영예로운 제복상’ 시상식이 열렸다. 영예로운 제복상은 제복 입은 공무원들의 노고를 기리기 위해 동아일보와 채널A가 2012년 제정했다. 국방부, 경찰청, 국민안전처 해양경비본부와 중앙소방본부 등 4개 기관에서 추천한 후보 가운데 우수상 5명과 특별상 2명, 위민경찰관상 3명, 위민소방관상 3명 등 총 13명을 수상자로 선정했다. 올해 영예로운 제복상은 대상 수상자를 내지 못했다. 정상명 심사위원장(전 검찰총장)은 경과보고를 통해 “올해 각 기관에서 추천한 분들의 우열을 가리기가 쉽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 대신 지난해 7월 세월호 실종자 수색작업 후 헬기 추락으로 순직한 강원소방본부 특수구조단이 특별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고 정성철 소방령(52)과 고 박인돈 소방경(50), 고 안병국 소방위(38), 고 신영룡 소방장(42), 고 이은교 소방교(31)는 광주 광산구 도심 한복판에 탑승 헬기가 추락하는 상황에서도, 마지막까지 인적이 없는 인도로 기체를 유도해 주민 피해를 최소화했다. 특정부서가 영예로운 제복상을 단체로 수상한 것은 처음이다. 다른 특별상 수상자로는 대전 둔산경찰서 유성지구대 김용서 경사가 선정됐다. 우수상은 △해군작전사령부 제1특전대대 정지곤 상사 △육군 6군단 박현만 중령 △부산지방경찰청 김도정 경위 △제주해양경비안전본부 한승현 경장 △마산소방서 김재원 소방장이 각각 수상했다. 직무 수행 중 순직하거나 부상당한 경찰 및 소방관에게는 위민상이 주어졌다. 위민경찰관상은 △충남 아산경찰서 고 박세현 경위 △서울 은평경찰서 고 박경균 경감 △전남 구례경찰서 고 배문수 경감, 위민소방관상은 △충북소방안전본부 박석기 소방장 △전남 영광소방서 김남길 소방위 △인천 남부소방서 홍성용 지방소방장이 받았다. 박근혜 대통령은 축하메시지를 통해 “나라와 국민을 위해 헌신한 제복 공무원의 노고가 헛되지 않도록 안전하고 깨끗한 나라를 만들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수상자 다수는 상금 전액 및 일부를 사회에 기부하겠다고 밝혔다. 우수상을 받은 해경 한승현 경장은 2000만 원 전액을 세월호 유가족을 위해 기부한다. 다른 수상자들도 불우이웃이나 동료를 위해 상금을 쾌척하기로 했다.박재명 기자 jmpark@donga.com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5-0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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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활달했던 그 남자를 죽음으로 내몬 루푸스…어떤 병?

    그 남자가 서울 성북구에 있는 조립식 판넬로 된, 25㎡(7.6평) 크기의 집에 이사 온 건 지난해 5월이었다. 이삿날을 제외하곤 제대로 대화를 나눠본 적이 없었지만, 월세 20만 원은 꼬박꼬박 냈다. 집주인 박모 씨(78·여)가 떠올리는 이모 씨(46·사망)에 대한 기억이다. 남자의 집에서는 TV를 틀어놓은 소리가 자주 들렸다. 혼자 살면서 가끔 외출도 하곤 했는데, 그때마다 챙이 달린 모자나 비니를 쓰고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다녔다. 동네 복지관에서는 하루이틀 꼴로 그에게 음식을 갖다줬다. 음식을 문밖 고리에 걸어놓는 식이었다. 처음부터 이렇게 은둔생활을 한 건 아니었다. 20대 초반엔 이라크에 가서 공사 일을 한 적도 있다. 국내에서도 각종 공사현장을 누비며 열심히 일했다. 이 씨의 여동생(43)은 “오빠가 성격도 활달했고, 사람들을 만나서 곧잘 어울리곤 했다”고 회상했다. 10년 전쯤 몸이 부쩍 안 좋아졌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고 약만 먹었다. 6년 전부터 몸이 급격히 아파져서 앓아누웠다. 병원은 난치병인 ‘루푸스’라고 했다. ‘행복 전도사’로 불리다 자살한 방송인 최윤희 씨(2010년 사망·당시 63세)가 극단적인 선택을 하게 한 병이다. 고혈압, 당뇨 등 합병증이 찾아왔고, 시력도 나빠져서 수술을 받았다. 온몸에 열이 나고 염증이 생겼고, 발바닥 피부는 껍데기처럼 변했다. 혼자 화장실도 가기 어려워졌다. 이 병이 그렇게 무서운줄 이 씨는 그제야 알았다. 일을 관뒀고 기초생활보장수급자가 됐다. 출가한 여동생이 간호와 빨래를 해줬지만 이 씨는 지쳐가고 있었다. 병세가 깊어지자 턱 주변 피부가 나빠지면서 얼굴도 흉해졌다. 이 씨는 6개월 전쯤부터 부쩍 의기소침해져서 집에서 거의 나오지 않았다. 여동생에게는 “(내 얼굴) 보기가 흉하고 걷기도 힘드니 조카에게 보여주기 싫다”며 “오지 말라”고 잘라 말했다. 여동생은 지난해 말 이 씨에게 카카오톡을 보냈다. ‘오빠, 뭐 먹었어? 심심해?’ ‘심심해’ ‘알았어, 그러면 애들 방학했으니까 보낼게. 방 치워놔.’ ‘응.’ 닷새가 지난 4일 오후 4시 20분경, 이 씨의 집에선 ‘펑’ 소리가 나며 불이 났다. 서울 성북소방서에서 출동해보니 집밖에 있던 LPG 가스통이 집안에 있었다. 불은 빨리 꺼졌지만, 이 씨는 의식이 없는 채로 홀로 발견됐다. 심폐소생술을 받으며 병원으로 후송됐지만 5일 오전 7시 57분 숨을 거뒀다. 경찰과 소방당국은 정확한 화재 원인을 조사 중이다. 유서는 발견되지 않았지만, 이 씨는 사고발생 10분 전 여동생에게 이런 문자를 보냈다. ‘사랑했다, 잘 살아라.’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5-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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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 “한 대만~!” 담배 얻으려한 노숙인, 유치장행…무슨 일?

    “내 친구가 담배를 피우고 싶다는데 살 돈이 없으니, 한 대만 얻어 피웁시다.” 5일 오전 0시경 서울 남대문경찰서 서울역파출소 앞에서 술에 취한 노숙자 송모 씨(52)가 담배를 피우던 이호진 경위(41)에게 다가와 이렇게 말했다. 비흡연자인 송 씨가 담뱃값 인상으로 담배를 사지 못한 노숙자 친구 김모 씨(42) 대신 경찰에게 담배를 얻으려고 손을 벌린 것. 이 경위는 서울역파출소에 근무하면서 평소 김 씨는 알고 있었지만, 송 씨는 신원 파악이 안 돼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담배 한 대 줄테니 신원 확인이나 합시다”라고 제안한 이유다. 송 씨는 순순히 파출소까지 따라 들어갔다. 경찰은 의심스러운 행동을 하거나 신원조회를 거치지 않은 노숙인 등에게는 당사자의 동의 하에 신원을 조회한다. 조회해 보니 송 씨는 경범죄로 3번 적발됐지만 벌금 총 30만 원을 납부하지 않아 수배돼 있었다. 경찰은 이날 송 씨를 체포해 유치장에 입감했다. 송 씨는 당황하지 않고 “이것만(벌금 30만 원) 때우면 되죠? 다른 건은 없죠?”라고 태연하게 되물었다. 경찰 관계자는 “노숙보다 유치장 생활이 편한 모양”이라고 말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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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권위 ‘성차별 진정’ 1년새 3배 증가

    지난해 성(性)차별로 인해 국가인권위원회에 접수된 진정이 전년에 비해 3배 이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인권위에 따르면 지난해 1∼11월 성차별을 이유로 접수된 진정은 61건으로, 전년도 같은 기간에 제기된 진정 건수(19건)의 약 3.2배였다. 같은 기간 언어적·육체적 성희롱을 당했다는 진정은 213건으로 전년(200건)에 비해 조금 늘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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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설마’에 당하고도 또 ‘설마’…

    “겉보기에 문제가 있는지만 확인합니다.” 지난해 12월 23일 전남 완도에서 제주로 향하는 여객선 안에서 소화기 안전점검 실태를 묻자 돌아온 대답이었다. 취재진이 어이없어하는 표정을 짓자 담당자는 “이 배의 소화기는 매달 한 차례 ‘육안 점검’만 하고, 소화액이 나오는지는 1년에 한 번 6월에 실시하는 정기검사에서 확인한다”고 설명했다. 승객 수백 명의 생명을 책임지고 있는 안전요원의 무성의한 답변이었다. 지난해 10월 추락사고로 16명이 숨진 길거리 환풍구 관리 실태는 어떨까. 지난해 말 당시 사고가 난 경기 성남시 판교테크노밸리 인근의 다른 환풍구를 찾아갔더니 경고문이나 접근 차단시설이 전혀 없었다. 정부는 높이 2m 이하 환풍구에 차단시설 설치를 권고했지만 관리인은 “환풍구는 사람이 올라가면 안 되는 곳”이라는 말만 되풀이했다. 지난해 4월 16일 세월호 침몰 사고 이후 우리 사회는 ‘세월호 쇼크’를 겪었다. 온갖 안전 관리대책을 내놓고 제도를 바꿨다. 하지만 현장 관리자의 안전 수준은 세월호 ‘이전’과 다를 바 없었다. ‘시민의식 부재’도 여전했다. 본보 취재진이 지난해 12월 31일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에서 만난 한 폐지 수거인은 “3시간 동안 거리에 있는 깡통만 300개를 주웠다”고 했다. 축제일이면 어김없이 거리는 거대한 ‘쓰레기장’으로 바뀌고 모두가 나 몰라라 하는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작은 불합리와 부조리를 외면해온 습관은 공동체의 위기를 초래한다. 귀찮다는 이유로 무단 횡단하고, 쓰레기통이 멀다고 길에 담배꽁초를 버려 온 결과가 ‘세월호 침몰’ 같은 참사로 이어진다. 지난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평가한 한국의 사회자본지수는 10점 만점에 5.07로 낙제 수준이다. OECD 32개국 중 29위다. 사회 구성원들이 그만큼 공동체의 규칙을 지키지 않고 공공(公共)에 대한 책임감을 팽개치고 있다는 의미다. 동아일보는 2015년 연중 기획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를 통해 우리 주변의 잘못된 관행들을 하나씩 고쳐나가고 대안을 내놓을 계획이다.박재명 jmpark@donga.com·이샘물 기자}

    • 201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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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거리에 담배꽁초 휙… 떼지어 무단횡단… “나만 편하면 돼”

    일본이나 유럽의 주요 관광지에선 종종 한글로 쓰인 ‘침 뱉지 마시오’라는 문구를 볼 수 있다. 외국에서조차 한국인 관광객을 겨냥한 이런 경고문을 붙여놓을 판이니 국내에선 어느 정도일지 짐작하기 어렵지 않다. 세계 최고 수준이라는 인천공항에 입국해 공항 밖으로 나오는 순간, ‘퉤’ 하고 침을 뱉는 한국인을 본 외국인은 대한민국을 어떻게 생각할까. 세계 10위권의 경제대국? 1인당 국민소득 3만 달러에 근접한 부자 나라? 5000년 역사의 찬란한 문화 강국? 전광우 연세대 경제대학원 교수는 선진 시민문화를 가로막는 것으로 ‘일상의 나쁜 습관’을 꼽았다. “미국 영국 일본에선 길바닥에 침을 뱉는 사람이 없어요. 길은 혼자가 아닌, 타인과 함께 쓰는 것인데 남을 배려하는 마음이 없어서 나오는 행동이에요.” 공동체에 해를 끼치는 잘못된 습관은 비단 안전에 국한된 것이 아니다. 선진국 진입에 걸림돌이 되는 행동들은 알고 보면 ‘길거리 침 뱉기’처럼 우리가 늘 마주하는 일상에 스며 있다. 2015년 현재 우리 사회 시민의식은 어느 수준일까. 본보 취재팀이 각각 크리스마스와 연말연시에 시민들이 붐비는 서울의 길거리에서 우리 사회의 민낯을 관찰해 봤다.○ 내가 정하는 ‘흡연장’과 ‘쓰레기통’ 지난해 12월 31일 오전 7시. 서울역 앞은 쓰레기로 가득 했다. 롯데아울렛 서울역점 앞 화단에 심어져 있는 나무 사이에는 빈 음료 캔과 휴지, 담배꽁초 10여 개가 듬성듬성 꽂혀 있었다. 환경미화원 이모 씨(65)는 쓰레기를 치우며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이 씨는 “버리고 싶은 곳에 던져버리니 서울역 전체가 거대한 재떨이가 됐다”며 혀를 찼다. 주변을 둘러보니 서울역 시계탑 아래는 물론이고 바로 옆 음식점 입구에도 담배꽁초가 곳곳에 흩뿌려져 있었다. 역으로 들어가는 문 왼편에 마련된 48m² 크기의 흡연실 옆도 온통 꽁초 투성이였다. 취재진이 찾은 시각에 흡연실 밖에서 15명이 담배를 피우고 있었다. 흡연실 안에서 피우는 사람은 4명밖에 없었다. 바깥에서 담배를 피우던 한모 씨(32)는 “흡연실이 더럽고 답답해서 여기서 피운다”고 말했다. ○ 일방통행도 내키면 ‘역주행’ 같은 날 오전 11시 반 서울 중구 명동2가의 한 호텔 앞. 일방통행인 2차로로 택배회사의 화물차가 들어오고 있었다. 갑자기 음식 배달을 하는 오토바이가 반대 방향에서 역주행해 도로로 끼어들었다. 화물차가 속도를 늦춰 사고는 피했지만 순간 아찔한 상황이 벌어졌다. 시민 2명이 깜짝 놀라 급히 도로 바깥쪽으로 몸을 피했다. 자칫하면 오토바이와 충돌할 뻔한 상황이었다. 오토바이는 아무 일 없다는 듯 인도를 휙휙 지나고 있었다. 이런 ‘배려의 실종’을 많은 전문가는 ‘교육 부재’에서 찾는다. 유종호 전 연세대 석좌교수는 “심성과 행동은 가정에서 부모들이 가르쳐야 하는데, 우리나라에선 가정교육이 실종돼 예의와 배려가 사라진 것 같다”고 진단했다. 집에서 “공부 잘하라”는 이야기만 할 뿐, 공동체 시민 교육은 전무하다시피 하다는 것이다. 취재팀은 1일 오후 8시 지하철 1호선 종각역 탑승구를 관찰했다. 인천 방향 지하철이 진입했다. 3-1번 객차 노약자 보호석에 앉아 있던 백발노인이 지하철이 멈추자 돌돌 만 껌 종이를 문 밖으로 휙 집어던졌다. 타인에게 피해를 끼치는 행동은 나이를 가리지 않는 듯했다.○ 어둠에 묻히는 양심 1년 중 유동인구가 무척 많은 날인 지난해 12월 24일 오후 9시. 서울 지하철 강남역 10번 출구 앞 인도에는 유흥업소 전단이 뿌려졌다. ‘방앗간 8만9000’ ‘3만9000원 입술마크’ ‘립카페 3만9000’. 원색으로 새겨진 문구의 광고지였다. 밤에 강남역을 지나려면 한 걸음 옮길 때마다 이런 전단을 밟고 지나야 한다. 어린이들도 가족과 함께 빈번히 지나지만 전단을 뿌리는 사람도, 보는 사람도 아무런 거리낌이 없었다. 같은 시각, 서울 용산구 이태원동의 거리에선 여기저기서 욕설이 넘쳐났다. 손님이 택시를 잡고 기사에게 행선지를 말하는 사이 뒤에 선 오토바이 운전자는 “빨리 타, 이 ××야”라고 소리를 질렀다. 한 택시기사는 차가 막히자 경적을 울리면서 앞에다 대고 “술 취해서 운전하지 마, ××야”라고 외쳤다. 비슷한 시각, 서울 마포구 홍익대 인근 도로는 난장판이 돼 있었다. 한 신발 매장 앞에서는 한번에 5명, 최대 20여 명이 떼를 지어 무단횡단을 했다. 양쪽으로 50m씩만 걸어가면 횡단보도가 있지만, 사람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무단횡단을 택했다. 우리 사회의 ‘무질서’ ‘무배려’는 밤새 도처에서 발견됐다. 박희봉 중앙대 행정학과 교수는 “한국의 사회 자본은 혈연, 지연, 학연처럼 ‘아는 사람’과의 관계에서만 형성돼 있어 밖에서 남을 만날 때 서로를 불쾌하게 만드는 데 익숙하다”며 “사람들 사이의 신뢰가 더욱 약해지고 있고 이는 심각한 위기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 한국을 바꿀 아이디어… 독자 e메일 제안 받습니다 ▼이달의 키워드는 ‘배려’ 동아일보는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시리즈의 첫 출발점으로 ‘배려’를 키워드로 선정했다. 타인을 배려하는 것은 소소한 갈등을 예방해 주위를 행복하게 하기 때문이다. 이달에는 가족에 대한 배려를 집중적으로 다룬다. 멀리 있는 사람에게 거창한 배려를 하기보다는 가장 가까운 가족부터 돌아보자는 취지다. 성한기 대구가톨릭대 심리학과 교수는 “모든 사회의 기본 단위가 가족이다. 가족 내에서 화목하게 지내야 사회생활도 즐겁게 할 수 있고, 가족관계에서 문제가 있으면 사회생활에서도 문제가 생긴다”고 조언한다. 가족은 세상을 담고 있다. 김영란 숙명여대 사회심리학과 교수는 “가족을 들여다보면 세상의 모든 문제가 함축돼 있다”고 말한다. 남녀 문제, 세대 문제 등 우리 사회의 여러 문제가 가족이라는 작은 단위 안에 축약돼 있다는 것이다. 본보는 시리즈를 연재하며 ‘작은 변화’가 무엇이고,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독자 여러분의 의견과 제안을 e메일(change2015@donga.com)로 받는다.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계정으로 로그인해 해당 기사에 대한 의견을 게시할 수 있다. 또 동아닷컴 첫 페이지에서 시리즈 배너를 클릭하면 ‘내가 바뀌면 세상이 바뀝니다’ 기사들을 볼 수 있다.동아닷컴(dongA.com) 첫 페이지에서 시리즈 배너를 클릭하세요 이샘물 evey@donga.com·김도형 기자}

    • 2015-0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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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온했던 ‘제야의 밤’… 막말 쏟아낸 반정부 집회

    ‘제야의 종’ 타종 행사를 앞둔 지난해 12월 31일 밤 서울 종로구 보신각. 2014년의 마지막을 추억하기 위해 무려 10만 명(경찰 추산)의 인파가 종로 일대에 모였다. 차도와 인도는 발 디딜 틈조차 없었다. ‘아차’ 하는 순간 대형 안전사고가 발생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경비를 맡은 경찰은 긴장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날 경찰은 안전사고 예방을 위해 70개 중대 5600명을 투입했다. 행사대행업체는 별도로 안전요원 115명을 추가로 배치했다. 종각역 출구 위 2.25m 높이의 환풍구에는 ‘고객안전 출입통제’라는 스티커가 붙었다. 역 근처 2m 높이의 구두수선점, 12m 길이의 화단에는 ‘위험 안전제일’이라고 써진 테이프가 빙 둘러져 있었다. 안전요원은 “위험 올라가지 마세요”라고 쓰인 팻말을 들고 “올라가지 마세요!”라고 쉴 새 없이 외쳤다. ‘그랑 서울’ 빌딩 앞 육의전 터에 가로 16.4m, 세로 10.1m 크기로 설치된 투명유리 옆에는 폴리스라인과 ‘위험! 안전사고 발생우려 출입금지’라는 팻말이 붙었다. 타종 행사 때 가장 큰 골칫거리는 폭죽이다. 지난해에도 보신각 일대에서 일부 시민이 터뜨린 폭죽 때문에 13명이 다쳤다. 이날 행사에 앞서 류성호 서울 종로경찰서 경비과장은 방송차량 4대를 통해 시민들에게 폭죽 사용 자제를 당부했다. 또 현장에서 폭죽 300개를 회수했다. 이날 모인 인파 가운데 폭죽을 터뜨린 사람은 단 2명이었다. 1일 오전 1시까지 진행된 행사 내내 부상자는 한 명도 발생하지 않았다. 폴리스라인을 비집고 들어가거나 경찰의 안내에 반발하는 시민도 보이지 않았다. 행사 뒤에도 차분하게 귀가하는 모습이었다. 류 과장은 “2014년에 많은 안전사고가 발생한 탓인지 이번 타종 행사에 참석한 시민들은 안전 예방 조치에 적극적으로 협조하는 분위기였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진보단체의 반정부 집회가 열렸다. 질서 정연했던 타종 행사와 달리 막말이 쏟아지면서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서울진보연대는 오후 9시 중구 서울파이낸스센터 앞에서 ‘아듀 2014, 굿바이 박근혜 독재’ 집회를 열었다. 50여 명(경찰 추산)의 참석자는 “정당해산 민주파괴 박근혜 정권 물러가라” 등을 외쳤다. 최재봉 서울진보연대 공동대표(목사)는 “2015년 박근혜 저× 밑에서 더 죽어갈 수 없다”며 “박근혜 예 이×, 그만 둬”라는 원색적인 비난을 쏟아냈다. 또 “박근혜 멱살 내가 잡아야 하고, 우리 함께 잡아야 한다”며 “2015년 박근혜 없는 행복 세상 만들어낼 수 있겠나”라고 외쳤다. 참가자들은 오후 10시경 정권 퇴진을 요구하며 30분가량 행진했다. 행진이 끝난 뒤 통합진보당 해산을 규탄하는 전단을 배포하려다 경찰과 실랑이를 벌이기도 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5-01-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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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窓]“코레일 사장님, 시각장애 직접 체험해 보세요”

    “우리 석이가 어떻게 (철로에) 떨어졌는지 확인해 보자는 거잖아요!” 지난해 12월 29일 오후 3시 서울 용산역 4번 플랫폼에서 시각장애 자녀를 둔 부모 4명이 다른 시각장애인 등 10여 명과 함께 경찰과 대치하며 이렇게 외쳤다. 부모들은 “우리 엄마들이 선로에 떨어져 볼 테니까 경찰은 비켜! 코레일 관계자가 시각장애 체험해 봐요!”라며 격분했다. 이곳은 시각장애 1급 최석 씨(27)가 지난해 9월 20일 걷다가 추락한 장소다. 시각장애인용 유도블록이 제대로 설치돼 있지 않아 최 씨는 출구를 찾지 못했다. 사고지점은 폐쇄회로(CC)TV 사각지대인 데다 안전요원도 없었다. 추락한 최 씨는 3분가량 철로에 방치되다 열차에 치이고 말았다. 뇌출혈 척추부상 등 전치 32주의 중상을 입었다. 지난해 12월 30일 국립중앙의료원 입원실에서 만난 최 씨는 사고의 충격이 너무 컸던 탓에 당시 상황을 정확히 떠올리지 못했다. 하반신 마비로 발가락 하나도 본인 의지대로 움직이지 못했고, 온종일 누워서 지낸다. 식사와 소변은 주삿바늘에 연결된 줄에 의지했다. 사고 전만 해도 키 175cm에 몸무게 95kg이었지만, 지금은 몸무게가 80kg 남짓으로 줄었다. 최 씨의 어머니 김광순 씨(54)의 마음을 아프게 한 건 용산역을 운영하는 한국철도공사(코레일)의 태도였다. 직원이 면담에 응하긴 했지만 과실을 인정하거나 사과를 하진 않았다. 김 씨는 “직원이 ‘떨어졌을 때 왜 소리를 지르지 않았느냐’고 묻더라. 철로에 떨어져 공포에 질려 있는데 어떻게 소릴 지르겠나. 나 역시 아무 말도 못했을 것”이라며 슬퍼했다. 시각장애 자녀를 둔 부모들은 29일 용산역에 모여 한마음으로 분노하며 울음을 터뜨렸다. 연순자 한국시각장애인가족협회 이사는 “용산역장님, 코레일 사장님. 시각장애인 체험해 보시겠습니까? 그 길 똑같이 가보십시오. 눈이 안 보이니 다친 건 네 탓이라는 건 저희는 용납할 수 없습니다”라며 눈물을 흘렸다. 2시간 넘도록 대치가 이어진 후에야 코레일 직원이 사고 현장에 와서 말했다. “사고로 이어져 안타깝고 유감스럽게 생각합니다. 내년 상반기까지 스크린도어를 설치하고 점자(유도)블록에 대해서는 개선할 점이 있으면 개선하도록 하겠습니다….” 코레일 관계자는 이날 발언에 대해 “과실을 인정한 건 아니고, 대화가 오랫동안 미흡했던 부분을 사과한 차원이다. 사고에 대해 유감을 표명한 수준”이라고 31일 밝혔다. 이 관계자는 “스크린도어를 국가 예산으로 설치하니 우선순위의 문제가 있을 수 있는데, 현재 설치 현황이 규정상 미비하진 않다. 자세한 개선 방안은 마련되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김 씨는 아들의 사고 현장을 보고는 “다리가 후들후들 떨리면서 가슴에서 방망이가 치더라”고 회상했다. 과실 인정이 아닌 ‘유감 표명’만 받은 셈이고 아직 시름도 깊다. 사고 후 3개월간 청구된 진료비는 약 3200만 원. 건강보험 혜택을 받아도 1160만 원을 자비로 부담해야 했다. 가족의 월 소득이 200만 원도 안 되는 형편이라 주변에 손을 벌리고 카드를 긁었다. 코레일 측은 “치료비 지급에 대해 결정된 사항은 없다”고 말했다. 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5-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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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단독/窓]탈북이 남긴 화상자국 성형… 마음의 흉터까지 지웠어요

    정수리에 밤톨 크기의 화상을 입은 뒤부터 더이상 머리카락이 나지 않았다. 모발 사이로 허옇게 드러난 두피를 본 사람들은 “머리가 왜 그렇냐”고 물었다. 탈북여성 이수미(가명·31) 씨는 매번 “탈모가 있다”고 둘러댔다. 잊고 싶은 과거는 입밖에 꺼내기도 싫었다. 악몽 같던 화상의 기억은 200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배고픔을 이기기 위해 탈북을 선택한 스무 살 때였다. 동네 지인은 “일자리를 소개해주겠다”며 함께 탈북한 뒤 중국의 인신매매범에게 이 씨를 팔아넘겼다. 졸지에 시골에 사는 한족 남성(33)의 아내가 된 계기였다. 언어조차 통하지 않는 남편과의 결혼생활은 괴로웠다. 중국 공안이 탈북자를 잡으러 찾아올까 봐 숨어 지내면서 답답하기도 했다. ‘도저히 안 되겠다’는 생각에 집을 몇 차례 뛰쳐나갔다. 가출을 반복하다 다시 붙잡혔을 때, 남편은 집에 데려와 담배를 꺼냈다. 그러고는 이 씨의 가슴과 배, 머리를 지지기 시작했다. 피부가 타들어갔다. ‘이렇게 고통스러울 바에야 차라리 죽고 싶다’고 생각했다. 남편은 병원에 보내주기는커녕 연고도 주지 않았다. 머리카락이 빠진 자리는 허옇게 비었고, 가슴과 배엔 검붉은 흉터가 남았다. 가까스로 탈출에 성공해 2009년 한국에 왔다. 새 삶을 시작했지만 몸의 상처도, 마음의 상처도 그대로였다. 화상 자국을 볼 때마다 옛날 생각이 났다. 늘 ‘언젠가 날 이렇게 만든 인신매매범들, 중국인 남편을 찾아가서 꼭 죽이고 복수해야지’라고 다짐하며 이를 갈았다. 분노와 원망이 목까지 차오를 때마다 우울증 약을 먹으며 버텨야 했다. 인간에 대한 증오를 누그러뜨리기 시작한 건 2012년 김경숙 당시 서울 서대문경찰서 보안계장(51·여)을 만나면서부터였다. 김 계장은 “먹고 싶은 게 있으면 말하라” “밤이든 낮이든 상관없으니 언제든 편하게 연락하라”며 다가왔다. 한국 사회에 마음이 열리기 시작했다. 김 계장이 올해 초 서울 용산경찰서로 자리를 옮긴 뒤에도 인연은 계속됐다. 올해 7월 용산서는 대한성형외과의사회와 업무협약을 맺고, 탈북민들에게 2000만 원 상당의 무료진료를 지원하기로 했다. 화상 문신 기형 등 외모로 인해 생활에 불편을 겪고 사회 적응에 어려움을 겪는 탈북민들이 대상이다. 진료는 의사회 회원들의 재능기부로 이뤄진다. 이 씨는 김 계장의 소개로 재능기부의 첫 수혜자가 됐다. 지난달 27일에 가슴과 배의 화상자국 제거 시술을, 이달 17일에 머리 모낭이식 시술을 받았다. 지금 다니는 대학에서 더 당당하게 생활할 자신감이 커졌다. 그는 “한국에 와서 사랑을 많이 받다 보니 그동안 쌓였던 아픔을 지우게 됐다”며 “미워했던 사람들을 용서하고, 아픔을 딛고 통일에 기여하는 사람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 계장은 이 씨에게 말했다. “네겐 특별한 사명이 있어. 통일 이후에 북한에 있는 사람들에게 네가 사랑을 줘야 돼.”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4-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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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가방 속 시신’ 50대 살해용의자 서울 도심서 검거

    인천의 한 재래시장에서 채소가게를 하던 70대 할머니를 살해한 뒤 여행가방 속에 시신을 버려 공개수배 된 정형근 씨(55)가 서울 시내 한복판에서 붙잡혔다. 인천 남동경찰서는 서울 중부경찰서와 공조해 29일 오후 7시 서울 중구 을지로5가 훈련원공원 앞에서 노숙인과 함께 있던 정 씨를 체포해 조사 중이라고 29일 밝혔다. 경찰은 정 씨 가족의 신용카드 결제 여부 등 금융거래 명세를 조회해 정 씨가 현금을 인출한 장소를 통해 위치를 추적해 왔다. 정 씨는 검거 직전 을지로5가의 한 편의점에서 체크카드로 막걸리와 소주 한 병을 샀다가 경찰에 덜미를 잡혔다. 검은 모자를 쓰고 등산 점퍼에 등산화를 신고 있던 그는 수염이 덥수룩했다. 체크카드 한 장만 갖고 있었을 뿐 현금은 200원뿐이었다. 흉기는 소지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정 씨는 인천으로 압송되는 과정에서 시신으로 발견된 전모 씨(71·여)와의 관계를 묻자 “어머니와 아들과 같은 관계를 유지해 왔다”고 진술했다. 그러나 살해 동기를 묻는 질문에는 “죄송하다. 모르겠다”, “그냥 죽여주십시오”라는 답변을 되풀이했다. 앞서 전 씨는 22일 오후 3시 7분경 인천 남동구 간석동의 한 빌라 앞 길가에 놓인 여행가방 안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오른쪽 옆구리, 목 등 5군데엔 흉기로 찔린 흔적이 있었고 머리는 함몰된 상태였다. 인천 남동서는 폐쇄회로(CC)TV 영상, 주변의 진술, 정 씨 집에서 발견된 피 묻은 바지 등 증거물을 종합해 정 씨를 용의자로 지목하고 행방을 추적해 왔다. 하지만 정 씨가 휴대전화를 꺼놓아 추적에 어려움을 겪었다. 경찰은 25일 그의 사진이 담긴 전단을 배포하며 공개수배로 전환했다. 인천=황금천 kchwang@donga.com / 이샘물 기자}

    • 201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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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고려대 총장에 염재호 행정학과 교수

    제19대 고려대 총장에 염재호 행정학과 교수(59·사진)가 선임됐다.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이사장 김재호 동아일보 사장)은 29일 이사회를 열고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염 교수와 최광식 교수(61·문과대), 이두희 교수(57·경영대) 등 3명을 차례로 면접한 후 만장일치로 염 교수를 차기 총장으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내년 3월부터 4년이다. 앞서 총장후보자추천위원회는 전체 교수 예비심사 투표를 통과한 총 6명의 후보자를 평가해 상위 순위를 차지한 염 교수와 최 교수, 이 교수 등 3명을 최종 후보자로 압축해 22일 학교법인에 추천했다. 염 교수는 이번에 네 번째로 총장선거에 출마해 당선됐다. 그는 1978년 고려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고려대 대학원에서 행정학 석사학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정치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1990년 고려대 행정학과 교수로 출발해 기획예산처장 행정대외부총장 등을 지냈고 기획재정부 공공기관경영평가단장, 한국정책학회 회장 등을 역임했다. 2002년 16대 대선 후보 TV 합동토론 때 사회를 맡았고, 이듬해 SBS 시사토론 프로그램 ‘염재호 교수의 시사진단’을 진행해 대중적 인지도가 높다. 염 교수는 이번 선거에 출마하면서 교육부총장제와 인재발굴처를 도입하겠다고 공약했다. 연구지원시스템을 정비하고 연구비를 대폭 확충하는 한편 기숙사와 장학금 등 학업 인프라를 확보하고 글로벌 리더십 프로그램을 확대한다는 구상도 내놨다. 그는 총장 선임 직후 고려대 인촌기념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법인에 제출한) 발전 계획서에 있는 대로 열심히 잘 하겠다”고 말했다.이샘물 기자 evey@donga.com}

    • 2014-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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