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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의 한 초교 교사 A 씨는 개학을 일주일 앞둔 지난달 말 자신이 올해 ‘늘봄학교’ 담당 교사로 정해졌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 학교장이 방학 중 교사들과 논의를 거치지 않고 임의로 담당 교사를 지정한 것. A 교사는 “수업 연구를 해야 할 시간에 방과 후 과정 수요 조사부터 강사 모집까지 늘봄학교 준비에만 매달려 있다”고 토로했다.● 문은 열었는데 강사 없어… 교사들도 반발2일 전국 초중고교 개학과 동시에 초교 214곳에서 늘봄학교가 시범 운영에 들어갔지만 현장에서는 갈등과 혼란이 빚어졌다. 늘봄학교는 초교의 돌봄 시간을 오전 7시부터 오후 8시까지 확대 운영하는 프로그램이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학부모들의 돌봄 부담을 줄여주기 위해 추진했지만 학교 현장에서는 준비가 덜 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초1 대상 ‘에듀케어’ 프로그램은 대다수 학교에서 수업을 담당할 강사를 구하지 못해 애를 먹고 있다. 교육부는 유치원이나 어린이집에 비해 자녀의 하교 시간이 앞당겨져 부담이 커진 초1 학부모들을 위해 오후 2, 3시까지 놀이, 체험, 한글교육 등으로 구성된 에듀케어 프로그램을 신설했다. 하지만 운영 기간이 한 달∼한 학기 정도로 짧아 계약직 강사들이 지원을 기피하고 있다. 경기의 한 시범학교 교사는 “교장이 1학년 담임교사들에게 에듀케어 수업을 맡으라고 했지만 절반이 못 하겠다고 반발했다. 교감까지 수업에 투입해야 할 상황”이라고 말했다. 돌봄전담사 등이 소속된 학교 비정규직노조는 지난달 각 초교에 ‘늘봄학교 관련 추가 업무를 맡기지 말라’는 공문을 보냈다. 이에 교원 단체들도 ‘교사에게 늘봄 업무를 넘기지 말라’는 공문을 보내 맞불을 놨다. 교사 행정업무 부담을 줄이겠다는 교육부의 약속도 제대로 이행되지 않고 있다. 이주연 인천교사노조 위원장은 “학교마다 지원 인력이 파견됐지만 업무 이해도가 낮아 사실상 교사들이 업무를 그대로 맡고 있다”고 말했다. 한 시범학교 교장은 “교육청에 문의하니 방과 후 강사 채용과 임금 지급, 수강료 납부 등은 아직 시스템 준비가 덜 돼 2학기부터 지원이 가능하다는 답변을 들었다”고 전했다.● 예견된 혼란… 학부모는 기대-우려 교차일각에서는 ‘예견된 혼란’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경북의 한 초교는 개학을 불과 일주일 남긴 지난달 22일 갑자기 시범 운영학교로 결정됐다는 교육청 통보를 받았다. 관할 교육청은 “기간제 교사 및 행정 인력을 학교당 1명씩 지원하겠다”며 공문을 보냈지만, 실제로는 각 학교가 알아서 기간제 교사를 구해야만 했다. 학교의 돌봄 기능 확대에 대한 학부모 반응은 엇갈렸다. 워킹맘인 장모 씨는 “오후 7시가 넘어 퇴근할 때가 많은데 학교에서 아이를 맡아주면 하원 도우미 비용 등을 아낄 수 있을 것 같다”고 기대했다. 반면 초등생 자녀 둘을 키우는 서모 씨는 “학교에 오후 늦게까지 아이 몇 명만 덩그러니 남아 있는 게 불안하다. 내실 있는 프로그램이나 안전사고 예방 대책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학교와 지역 인프라를 고루 활용한 돌봄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최영 중앙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어린 학생들이 학교에 장시간 머무르는 것이 교육적으로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지역 문화체육시설 등 다양한 자원을 활용해 방과 후 프로그램을 밀도 있게 구성하고 학교뿐 아니라 마을돌봄, 거점형 시설 등 다양한 돌봄 시설을 구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장윤금 숙명여대 총장(62·사진)이 1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 제24대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정부에 획일적이고 규제 중심인 등록금 정책의 개선을 강력히 요청하겠다”고 말했다. 이날 장 회장은 “등록금 인상과 국가장학금Ⅱ 연계를 폐지하고, 법정 인상 상한선까지는 대학이 자율적으로 등록금을 올릴 수 있도록 정부와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장 회장은 “15년째 이어진 등록금 동결과 각종 규제로 학사 운영에 어려움이 크다”며 대학의 자율성 확보가 국가 경쟁력 강화로 이어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장 회장은 “사립대 스스로 학사 운영의 혁신이 필요하다”며 성인 학습자 대상 교육 프로그램 운영, 우수 외국인 학생 유치, 융합형 인재 양성을 위한 학제 개편 등을 주요 과제로 제시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새 학기를 앞둔 학부모들이 가장 걱정하는 것 중 하나가 학교 폭력이다. 학부모라면 한 번쯤 ‘내 아이가 누굴 괴롭히거나, 괴롭힘을 당하는 건 아닐까’라는 걱정이 들기 마련이다. 특히 최근 학교 폭력의 양상은 부모 세대가 겪었던 것과는 또 다르다. 온라인이라는 익명의 공간에 숨어 더 은밀하고 집요한 괴롭힘이 발생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지난달 전종설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한국형 사이버 불링(괴롭힘) 측정 척도’를 개발했다. 국내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다양한 유형의 사이버 폭력을 객관적으로 측정해 더 효과적인 예방책을 마련하기 위해서다. 지난달 27일 서울 서대문구 이화여대에서 만난 전 교수는 “정부가 다양한 지표를 통해 자살 고위험군을 선제적으로 관리하는 것처럼, 사이버 폭력에 노출된 학생들의 위험도를 정확하게 파악해야 한다”고 말했다. ● 초중고교생 4명 중 1명은 ‘사이버 폭력’ 경험학교 현장에서 사이버 폭력에 관한 관심이 커진 것은 10년 남짓이다. 2012년 학교폭력예방법에 ‘사이버 따돌림’이 새 유형으로 추가되면서, 본격적인 실태조사가 시작됐다. 교육부의 2022년 조사에서 전체 학교 폭력 발생 건수 중 사이버 폭력이 차지하는 비중은 9.6%로 나타났다. 얼마나 많은 학생들이 사이버 폭력을 경험했는지를 살펴보면 그 심각성이 더 두드러진다. 2021년 방송통신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초등 4학년∼고교 3학년의 23.4%가 언어폭력, 명예훼손, 따돌림 등의 ‘사이버 폭력 피해를 겪었다’고 응답했다. 피해만 당한 학생은 15.1%, 가해와 피해 경험이 모두 있는 학생은 8.3%였다. 5.8%는 가해 경험만 있었다. 전 교수가 사이버 폭력 문제에 관심을 가진 것은 청소년의 인터넷 및 스마트폰 중독을 연구하면서다. 사례 연구를 위해 만난 학생 상당수가 형태를 달리한 사이버 폭력을 경험하고 있어서 그 심각성을 알게 됐다. 하지만 날로 지능화되는 사이버 폭력의 심각성에 비해 정확한 실태 파악 도구는 마땅치 않았다. 전 교수는 “개인마다 사이버 폭력에 대한 정의가 다르기 때문에, 조사 문항에 따라 심각한 정도가 달라 보이는 한계가 있었다. 국내 현실을 반영한 구체적인 질문과 실태 조사가 필요했다”고 말했다.● 갈수록 지능화되는 사이버 폭력전 교수 연구팀은 사이버 폭력 유형을 △언어 및 성적(性的) 공격 △침범 및 소외 △협박 및 갈취 등 크게 3가지로 나눈 뒤 총 16개 평가 문항을 만들었다. 국내에서 특히 많이 발생하는 사이버 폭력 유형을 최대한 반영했다. ‘나를 사칭하는 온라인 게시글 때문에 비난을 받은 적 있다’ ‘온라인에서 게임 아이템, 모바일 데이터 등을 요구당한 적 있다’ 등이다. 이는 학생들이 인터뷰에서 실제로 밝힌 내용이다. 최근 10대 사이에선 또래의 명의를 도용해 공유 킥보드 등을 이용하고 대신 결제를 시키거나, 모욕적인 동영상 촬영을 강요한 뒤 퍼뜨리는 등 사이버 폭력 형태가 지능화되고 있다. 전 교수는 “친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비밀번호를 협박해서 알아낸 뒤 당사자 사칭 글을 올려 온라인 공간에서 집단 따돌림을 유도하거나, 음란물에 지인 얼굴을 합성해 퍼뜨리는 경우도 많다”며 “이는 해외에선 드물지만, 한국에선 흔하게 나타나는 괴롭힘 유형”이라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조사 문항마다 0∼4점까지 5단계로 사이버 폭력 경험을 답하게 된다. 연구진은 응답한 점수 평균에 따라 학생들의 사이버 폭력 노출 위험도를 측정해, 그 정도에 따라 어떤 개입이 필요한지도 제시할 예정이다. 전 교수는 “가령 평균 점수가 1점이면 ‘사이버 폭력 위험 노출’, 2점 또는 3점 이상이면 ‘고위험군’ 식으로 분류할 수 있다”고 말했다. ● “방관자, 피해자도 가해자 될 수 있어”사이버 폭력 피해자를 가장 힘들게 하는 것은 시공간을 초월해 피해가 계속 확대 재생산된다는 점이다. 신체나 언어적 폭력은 가해자와 같은 공간만 벗어나면 피할 수 있다. 하지만 사이버 폭력은 24시간 내내, 자신도 모르는 순간에도 발생한다. 온라인에서 유통되는 합성 사진이나 명예훼손을 일으키는 글들은 쉽게 지울 수도 없다. ‘익명’ 뒤에 숨은 가해자를 특정하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 물리적 폭력의 경우엔 가해 학생과 피해 학생을 분리할 수도 있지만, 사이버 폭력 피해자는 이런 조치도 어렵다. 전 교수는 “익명성이라는 특징 때문에 폭력의 수위가 더 올라가고, 피해자는 가해자와 계속 같은 ‘사이버 감옥’에 갇히게 된다”고 말했다. 전 교수는 사이버 폭력 발생 초기에 피해 확산을 막을 수 있는 수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피해 신고를 위해 사이버 폭력 증거를 체계적으로 수집할 수 있는 애플리케이션이나, 학생의 휴대전화에서 발생하는 사이버 폭력을 인공지능(AI) 등으로 감지해 부모에게 알려주는 프로그램 등이다. 전 교수는 “일반적인 학교 폭력은 가해자와 피해자, 방관자가 분명히 나뉜다. 하지만 온라인 세계에선 방관자가 가해에 동참하거나, 피해자가 보복 심리에 또 다른 가해를 저지르는 경우도 적지 않다”며 “정확한 실태 조사와 예방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서울시교육청은 2~17일 저소득층 가구를 대상으로 초중고 교육비와 교육급여 집중 신청 기간을 운영한다고 1일 밝혔다. 올해 시교육청의 교육급여 및 교육비 지원 예산은 총 618억 원으로 전년 대비 97억 원 늘었다. 교육급여 대상자는 중위소득 50% 이하 가구의 학생이다. 교육활동 지원비, 입학금 및 수업료, 교과서 비용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교육활동 지원비는 초등학교 41만5000원, 중학교 58만9000원, 고등학교 65만4000원 등이다. 지난해보다 평균 23.2% 늘었다. 올해부터는 카드포인트 바우처(이용권) 형태로 지급 방식이 바꼈다. 기존 교육급여 수급자도 홈페이지(e-voucher.kosaf.go.kr)에서 바우처를 신청해야 한다. 교육비는 중위소득 60% 이하 가구의 학생에게 지원된다. 학비와 급식비, 방과 후 학교 자유수강권, 인터넷 통신비, 수학여행 비용 등을 지원받을 수 있다. 다만 무상교육과 무상급식이 이뤄지는 학교 재학생은 학비와 급식비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올해는 방과 후 학교 자유수강권 지원 대상을 기존 중위소득 70% 이하에서 중위소득 80% 이하로 확대했다. 연간 최대 80만 원까지 받을 수 있다. 수학여행비 지원 한도는 기존 40만 원에서 50만 원으로, 수련활동비는 14만 원에서 20만 원으로 지원 금액을 늘렸다. 교육급여 및 교육비 지원을 희망하는 학부모는 주소지의 주민센터나, 복지로(online.bokjiro.go.kr), 교육비 원클릭(oneclick.moe.go.kr) 홈페이지에서 신청할 수 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모두가 ‘대학의 위기’를 경고하는 시대다. 학령인구 감소, 15년째 등록금 동결 등 대학의 생존을 위협하는 외생 변수도 많지만 대학 스스로 상아탑에 갇혀 위기를 자초한 측면도 적지 않다. 낡은 규제로 대학의 발목을 잡아 온 정부도 그 책임에서 자유롭지 않다. 노사관계 전문가로서 평생 조직과 갈등 관리를 연구해온 김동원 신임 고려대 총장은 “대학의 교육 대상(학생)과 주체(교수), 내용이 모두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부에는 대학이 사회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도록 과감한 규제 철폐를 요구했다. 28일 제21대 총장으로 취임한 김 신임 총장을 13일 서울 성북구 고려대에서 만났다.》 ―대학의 위기를 불러온 근본 원인은 무엇인가. “미래학자들이 보는 대학의 미래는 암울하다. 미국의 경영학자 피터 드러커는 ‘30년 후 거대한 종합대학들이 모두 유적지로 남을 것’이라고 했다. 대학이 ‘학문을 위한 학문’만 추구하면서 현실과 멀어진 결과다. 이젠 대학이 사회의 당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나서야 한다. 대학과 교수들을 정책 결정에 대거 참여시킨 미국의 ‘위스콘신 아이디어’도 그런 문제 의식에서 출발했다. 대학도 사회와 더 밀착된, 사회를 위한 대학이 돼야 한다.” ―하지만 정작 우수한 두뇌들이 의대와 법대 등 특정 직종을 위한 학문으로 쏠리는 현상이 지속되고 있다. “시대에 따라 특정 분야에 우수 인재가 몰리는 현상은 늘 있어 왔다. 다만 최근엔 학문을 출세 수단으로 보는 물질주의의 영향이 커졌다. 당장은 학생들이 의대, 법대를 좇지만 삶의 가치를 더 생각하는 시대가 오면 그런 경향도 바뀔 것으로 본다. 의대에 갔다가 기초 학문을 공부하러 떠나는 경우도 있다.” ―미래의 대학은 어떤 모습이어야 할까. “교육 대상을 30∼70대까지 넓혀야 한다. 한 해 출생아 수가 20만 명대로 떨어진 상황에서 더 이상 20대 초반 학생들로 학부 정원을 채우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젠 70세가 넘어도 공부해야 하는 세상이다. 교육 주체인 대학 스스로도 변해야 한다. 과거엔 상아탑에 갇힌 교수들이 주로 강의를 해 왔다면, 앞으론 현장 경험이 풍부한 전문가들이 대학으로 와 학문과 현실의 괴리를 좁혀야 한다. 가르치는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 사회 문제가 학문 분야별로 발생하는 건 아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대유행은 의학 분야뿐 아니라 노동, 국제정치 등 많은 학문이 복합적으로 들여다볼 문제였다. 융합과 통섭을 바탕으로 ‘깊고 넓은’ 학문을 지향해야 한다.” ―대학이 마주한 변화 중에 대화형 인공지능(AI)인 챗GPT도 빼놓을 수 없다. “예전에 계산기가 나왔을 때 교수들이 쓰지 말라고 했다면 학습이나 학문 발전에 도움이 됐을까. 인류가 기술 발전을 막으려고 해서 막았던 적이 없다. 새로운 기술에 적응하고, 또 선도해야 한다. 챗GPT도 마찬가지다. 잘 활용할 방법을 고민해야 한다. 챗GPT를 활용할 수 있는 과제를 내는 것이 대학이 할 일이다.” ―대학의 변화가 시급하지만, 재정 측면에서 교육 투자에 한계가 많다는 지적이 나온다. “등록금 문제부터 들여다볼 필요가 있다. 우리 학교의 연간 평균 등록금이 약 800만 원인데, 미국 사립대는 5만∼7만 달러, 약 8000만 원에 달한다. 한국의 10배 수준이다. 일본과 싱가포르도 사립대는 수천만 원씩의 등록금을 받는다. 대학 등록금이 15년째 동결되다 보니, 물가 상승률을 반영한 실질 등록금은 23% 하락했다. 최근 국내 대학들의 세계 대학 경쟁력 순위 하락은 전혀 이해 못 할 현상이 아니다. 등록금을 10배 더 받는 대학과 같은 경쟁력을 유지하는 것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대학 스스로 개선할 부분도 있을 것 같다. “물론 재정을 지나치게 등록금에만 의존하는 등 대학 스스로 노력을 덜 한 부분도 있다. 창업이나 기술 이전을 활성화해 수익을 다변화해야 한다. 총장 선거에서도 10가지 재정 확충 과제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생애주기형 교육 시스템을 구축하고, 메타버스를 활용한 온라인 프로그램을 만드는 것 등이다. 최고재무책임자(CFO)를 선임해 투명하고 효율적인 회계 및 예산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다. 연간 예산의 3분의 2를 부채 탕감에 쓸 정도로 재정이 어려웠던 일본의 와세다대는 외부 CFO를 데려와 이를 극복하기도 했다.” ―정부의 교육 개혁 추진 의지가 강하다. 대학에는 어떤 영향이 있을까. “정부가 대학 재정 지원 권한의 절반 이상을 각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한다고 발표했다. 긍정적인 방향이다. 현장과 멀리 있을수록 현실을 반영하지 못한 정책이 나온다. 각 지자체가 대학과 지역을 살릴 방안을 더 잘 찾을 것으로 기대한다. 다만 이제 시작일 뿐이다. 대학 관련 규제는 더 많이 없애야 한다. 미국 고등교육 정책의 특징이 ‘지원은 하되, 규제는 거의 없애는 것’이다. 미국 대학이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추게 된 배경이다. 사회가 변하는 걸 대학이 빨리 따라가도록 도와줘야 한다. 한국이 경제 규모는 세계 10위권이지만, 대학 순위 100위권 학교는 손에 꼽을 정도다. 국가 경쟁력보다 대학 경쟁력이 떨어지는데 일류가 되긴 어렵다.” ―정부가 규제 완화를 강조하지만 여전히 아쉬운 부분이 있다면…. “대표적인 것이 대학의 학생 선발 자율권이다. 공정성 이슈가 부각되면서 서울 주요 대학은 대학수학능력시험 중심의 정시 전형으로 40% 이상을 뽑아야 한다. 고려대는 원래 수시로 80%를 뽑는 것이 원칙이었지만, 큰 틀을 바꿀 수밖에 없다. 학교는 교육 철학에 가장 맞는 학생을 뽑아야 하는데 그러지 못하는 게 아쉽다.” ―고려대가 원하는 인재상은 무엇인가. “고려대는 기능적인 지식인보다는 선 굵은 리더들을 많이 배출해 왔다. 입시 단계부터 국어 영어 수학을 잘하는 사람을 뽑기보단 그 학생의 잠재력을 본 결과다. 자라온 배경에 따라 개인의 잠재력이 덜 개발된 학생도 있을 수 있다. 개인 능력을 볼 때 현재의 지식과 기술로 평가할 수도 있지만, 앞으로의 잠재력이 더 중요하다. 문제 해결 능력이나 창의력, 자기 주도성이 뛰어난 학생을 뽑으려고 한다.” ―초중고교에서 아이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리려면 어떤 교육이 이뤄져야 할까. “학생이 글을 쓰는 능력이 중요하다. 스스로 글을 쓰려면 문제를 해결해가는 방식의 수업이 이뤄져야 한다. 구글에서 직원을 뽑을 때 ‘왜 맨홀 뚜껑이 둥그냐’는 문제를 낸다고 한다. 정해진 답을 원하는 것이 아니라, 답을 찾아가는 과정의 창의력과 추론 능력을 보는 거다. 공식이나 답을 외우는 방식의 교육에서 벗어나야 한다.” ―최근 의대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의대 발전 방향을 제시한다면…. “국내외 의대와 대학병원들을 봐도 병원 규모와 의대 경쟁력(순위)은 무관하다. 미국 하버드대, 예일대, 존스홉킨스대 등도 병원 규모로는 상위권이 아니다. 고려대도 무리해서 병원 규모를 늘릴 필요는 없다고 본다. 다만 의대 순위는 1위까지 끌어올리고 싶다. 연구 투자를 늘려 ‘고난도 치료는 고려대가 제일 잘한다’ ‘연구 성과는 가장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고 싶다.” ―공약으로 ‘글로벌화’를 강조했다. “최근 10년 동안 국내 대학들의 국제화 수준이 하락했다. 코로나19 영향도 있지만 외국인 교수와 학생 비율도 많이 줄었다. 이들이 다시 돌아오게 만들어 글로벌화된 캠퍼스를 만들려고 한다. 특히 해외에선 한류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한국에서 고등교육을 받으려는 수요도 많이 생겼다. 고려대가 내국인만을 위한 대학이 돼선 안 된다. 세계를 무대로 하는, 전 세계인을 위한 대학이 돼야 한다.” ―고용과 노사관계 전문가라는 점이 대학 총장으로선 어떤 장점이 될까. “대학은 다양한 집단의 이해관계가 충돌하는 곳이다. 그런 갈등을 안고 조직을 앞으로 끌고 가야 한다. 노사관계와 닮은 점이 많다. 대부분 갈등은 부정적인 것으로 보지만, 노사관계에선 갈등은 당연한 것이고, 그걸 해소하는 것이 평생 공부했던 분야다. 대학도 변하지 않으면 안 되는데, 자신이 속한 위치에 따라 변화를 원치 않는 경우도 있다. 그런 갈등을 최소화하면서 변화를 이끌어 내는 게 내 역할이다.”김동원 고려대 총장△대구(63)△경북대사범대부설고△고려대 경영학과△미국 위스콘신대 경영학 박사△고려대 기획예산처장, 노동대학원장 겸 노동문제연구소장, 경영대학장 겸 경영전문대학원장△국제고용노동관계학회(ILERA) 회장, 한국고용노사관계학회장 인터뷰=김윤종 정책사회부장 zozo@donga.com정리=박성민 기자 min@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정부가 의사과학자 양성을 위해 KAIST와 포스텍에 연구 중심 의대 설립을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히면서 그동안 답보 상태에 있던 의대 신설 및 정원 확대에 속도가 날지 주목된다.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사진)은 24일 서울 중구 반얀트리 호텔에서 열린 한 포럼에 참석해 “KAIST와 포스텍의 연구 중심 의대 설립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이달 3일 이 부총리는 포스텍에서 열린 현장 간담회에서도 연구 중심 의대 설립에 공감을 표했으나 적극 추진을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 부총리는 이날 토론자들이 “이공계 우수 인재의 의대 쏠림 현상이 날로 심각해지고 있다”고 지적하자 “KAIST와 포스텍에서 꾸준히 (연구 중심 의대 설립 허가를) 요청해 왔는데 숨통을 틔워 줄 부분이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공계 우수 인력의 의대 쏠림 현상이 심각하지만 정작 필수의료 분야나 연구와 개발에 매진하는 의사과학자는 인력이 크게 부족한 실정이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현재 전국 의사과학자는 약 1300명으로 전체 의사 수의 약 1.2%에 불과하다. 한 해 배출되는 의사과학자도 30명가량으로, 미국의 1700명 등에 비해 크게 부족하다. 의사과학자 양성은 팬데믹 기간을 거치며 신종 감염병이나 희소병 치료제 개발 등 첨단 의학 분야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그 중요성이 더욱 부각됐다. 지난해 12월 교육부는 보건복지부에 보낸 ‘의대 정원 증원 협조 요청’ 공문에서 “첨단 바이오산업 등의 국제 경쟁력 확보를 위한 의사과학자 양성”을 강조하기도 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올해 서울 지역 공립 초등교사 임용시험 합격자 114명 전원이 근무할 학교를 배정받지 못해 임용 대기 상태인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의 임용시험 합격자가 발령까지 대기하는 기간은 평균 15.6개월까지 늘어났다. 학령인구의 급감에 따라 정부는 지속적으로 교사 수를 줄일 방침이라 임용 적체는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 6년째 임용 절벽… 임용 대기 1년 4개월 26일 서울시교육청에 따르면 1월 서울 지역 초등교사 임용시험에 합격한 114명은 새 학기가 시작되는 3월 1일 기준으로 근무지를 배정받지 못했다. 전년도 합격생들이 순차적으로 임용되면서 발령 순서에서 밀린 것이다. 지난해 합격자까지 포함하면 미임용 인원은 총 119명으로 늘어난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2017년 ‘임용대란’ 이후 올해까지 당해 합격생이 새 학기에 전원 임용되지 못하는 현상이 6년째 지속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2017년 ‘임용대란’은 정부의 교원 수급 계획 실패로 임용 대기자가 급증한 사태를 일컫는다. 그해 8월 초등교사 임용 대기자는 전국 3817명까지 늘었다. 정부는 2018학년도부터 신규 초등교사 임용 인원을 40% 감축해 임용 적체를 해소하고자 했고, 특히 서울의 초등교사 임용 규모는 2017년도 813명에서 이듬해 382명으로 줄었다. 서울 학생 수가 계속 줄어들면서 임용 인원은 2022년 216명, 올해는 114명까지 줄었다. 6년 새 임용 인원이 7분의 1 수준이 된 것이다. 신규 임용 교사를 줄여 교원 수급을 조절해왔음에도 서울의 평균 초등교사 임용 대기 기간은 전국에서 가장 길다. 교육부에 따르면 지난해 9월 기준 2017년 이후 서울의 임용시험 합격자의 발령 대기 기간은 평균 15.6개월에 이른다. 2019년 서울 지역 합격자 15명은 2년 7개월이 지난 2021년 9월에 발령되기도 했다. ● 초등생 6년 뒤 34% 감소 교원 수급 방안은 당분간 교육계의 가장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한국교육개발원에 따르면 올해 약 258만 명인 초등생 수는 2027년 201만 명, 2029년엔 170만 명 선까지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2029년은 24만 명대로 떨어진 지난해 출생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는 해다. 이달 서울 광진구 화양초가 폐교하는 등 다른 지역보다 사정이 나은 서울에서도 학생 수가 줄어 문을 닫는 학교가 생기고 있다. 정부는 다음 달 2024∼2027년 적용할 교원 수급 계획을 발표한다. 행정안전부와 기획재정부는 학령인구 감소에 맞춰 교원 채용 규모를 줄여야 한다고 본다. 다만 교육부 관계자는 “교원 수를 줄이더라도 다양한 교육 수요에 맞춰 교원 수 감소 속도를 늦추기 위해 부처를 설득하고 있다”고 말했다. 교원단체에선 지난해 기준 21.1명인 초등학교 학급당 학생 수를 20명 아래로 낮춰야 한다며 교원 수 감축에 반대하고 있어 교원 수급 계획을 둘러싼 진통이 예상된다. 조성철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대변인은 “대도시나 신도시엔 학생 수 30명에 이르는 과밀학급이 여전히 많고, 농어촌 지역 소규모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최소한의 교육 기회를 보장하기 위해서도 교사가 더 필요하다”고 말했다. 또 현재 정부가 추진 중인 인공지능(AI) 디지털 교과서 도입, 기초학력 보장 정책 등 학생 수준별 맞춤형 교육을 위해선 교사가 더 필요하다는 것이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서울대가 반도체 인재 양성을 위해 ‘시스템반도체공학’ 전공을 신설하기로 했다. 이르면 2024학년도 입시부터 신입생 57명을 모집할 계획이다. 서울대는 공과대학 전기·정보공학부 내에 시스템반도체공학 전공을 신설하는 내용의 정원 조정 계획안을 지난달 교육부에 제출했다고 23일 밝혔다. 다음 달 교육부가 이를 승인하면 서울대는 올해 입시부터 현재의 전기·정보공학부를 시스템반도체공학 전공과 전기·정보공학 전공으로 나눠 신입생을 모집하게 된다. 서울대의 반도체 전공 신설 추진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9년에는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과 반도체 계약학과 신설 논의가 오갔지만 ‘서울대는 특정 기업의 인력 양성소가 아니다’라는 학내 반대에 부딪혀 무산된 바 있다. 하지만 정부가 첨단 분야 인재 양성을 강조함에 따라 서울대도 본격적으로 반도체 전공 신설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공과대학은 다음 달 8일 교수회의를 통해 세부 교육 과정과 교원 선발 등 전공 신설을 위한 후속 절차를 논의할 예정이다. 서울대 관계자는 “반도체 전문 인력 양성이라는 국가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것”이라고 전공 신설 배경을 설명했다. 현재 고려대 서강대 성균관대 연세대 등은 기업과 채용 연계 협약을 맺은 형태의 반도체 계약학과를 운영 중이다. 산업통상자원부 등에 따르면 2030년까지 반도체, 배터리, 미래차, 디스플레이 등 4대 핵심 산업에서 약 7만7000명의 추가 인력이 필요하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2025년부터 초등학교 3, 4학년과 중1·고1 학생들은 수학·영어·정보 시간에 인공지능(AI) 기반의 디지털 교과서로 수업을 하게 된다. 종이 교과서 대신 AI, 확장현실(XR) 기술 등이 접목된 태블릿 형태의 교과서로 수업을 진행하는 것이다. 각 학생의 수준을 고려한 맞춤형 학습으로 수업의 질을 높이려는 취지다. 하지만 2년 안에 AI 디지털 교과서를 보급하기에는 기기 보급과 교사 연수 등에 시간이 촉박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이에 교육부는 “현장 혼란을 줄이기 위해 3년간은 디지털 교과서와 종이 교과서를 병행한다”고 말했다.● 2025년부터 AI 교과서로 수학, 영어 수업교육부는 23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디지털 기반 교육혁신 방안’을 발표했다. 2025년에는 초등 3·4학년, 중학교 1학년, 고교 공통·일반선택 과목에 AI 디지털 교과서가 도입된다. 이듬해 초등 5·6학년과 중학교 2학년, 2027년에는 중학교 3학년까지 확대된다. 교육부는 현장의 혼란을 줄이기 위해 2027년까지는 종이 교과서를 함께 사용하고, 2028년부터 디지털 교과서로 전면 대체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교육부는 디지털 교과서가 일종의 ‘보조교사’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했다. 예를 들어 수학 과목에선 학생들이 연습 문제를 푼 결과에 따라 AI 교과서가 난이도를 달리한 문제를 추가로 제시하는 식이다. 학생이 취약한 부분을 찾아 개념을 보충 설명하고, 이런 데이터는 교사에게도 전송된다. 교사는 이를 바탕으로 학생 수준별 맞춤 학습을 진행하고, 부족한 부분을 집중적으로 가르칠 수 있다. 영어 과목에선 AI 음성인식 기능을 가진 교과서를 통해 말하기와 듣기 연습도 가능해진다. 정보 교과에선 직접 코딩을 해볼 수 있다. 교육부는 세 과목 외에도 디지털 교과서를 도입할 과목을 확정해 5월경 발표할 예정이다. 또 하반기부터 전국 300곳의 디지털 선도학교를 지정해 AI 기반 맞춤형 수업을 시범 운영한다.● 교사 연수 시급, 학습 격차 우려도 일선 학교에선 디지털 교과서 도입 준비가 부족하다는 우려가 나온다. 우선 디지털 교과서로 가르칠 교사 연수가 시급하다. 이날 교육부가 밝힌 시행 계획에서 2024년까지 연수를 받게 될 교사는 해당 과목 교사의 40%에 불과하다. 디지털 교과서가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2025년에도 연수를 마친 교사는 70%에 그칠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도의 한 초등학교 교사는 “정부는 기본 지식 전달은 AI 교과서에 맡기고, 맞춤형 수업을 진행하라고 한다”며 “하지만 한 학급에 30명 가까운 학생을 대상으로 어떻게 수업을 진행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이날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정부가 주력해야 하는 부분은 뒤처진 아이들을 집중적으로 보살피는 것”이라며 “디지털 교과서도 그런(뒤처진 아이들) 쪽에 우선순위를 두고 개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되레 디지털 교과서가 ‘학습 격차’를 키울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최근 대화형 AI인 챗GPT 열풍에서 보듯 디지털 교과서가 고도화되면 이를 능동적으로 활용하는 상위권 학생들은 학습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반면 학습 의지가 부족한 학생들은 주도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 갈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다. “아이들의 디지털 기기 과몰입을 심화시킬 수 있다”고 우려하는 학부모들도 있다. 박남기 광주교대 교육학과 교수는 “똑똑한 기기만 쥐여 준다고 교육의 질이 높아지는 것이 아니다. 학생이 공부에 흥미를 느끼게끔 도와주는 교사의 역할이 더 중요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디지털 교과서가 수집한 학습 데이터의 관리 방안도 풀어야 할 숙제다. 해당 데이터가 교과서를 개발한 민간 기업이 활용하는 것을 어디까지 허용할지를 두고 논란이 생길 수 있다. 최근 경기도교육청 주관 학력평가 성적이 유출된 것처럼 보안 우려도 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SK그룹이 성장 단계의 사회적 기업과 소셜 벤처가 그룹 내 실무자들의 경영 자문을 제공받을 수 있는 ‘SK프로보노’에 참여할 기업을 모집한다. SK프로보노는 사업 기획, 홍보 전략 수립, 세무·회계 등 분야별 SK그룹의 실무자들이 사회적 기업 등을 대상으로 경영 자문을 지원해 주는 사내 봉사단이다. 2009년부터 출범해 지난해까지 사회적 기업 2002곳을 지원했다. 자문에 참여한 직원은 약 5200명에 이른다. SK그룹의 자문을 통해 사업을 안정시킨 기업도 적지 않다. 수동 휠체어 보조 동력 장치를 탑재한 휠체어를 개발한 토도웍스는 지난해 SK프로보노의 도움으로 이를 홍보할 수 있었다. SK네트웍스, SK렌터카와 공동 마케팅으로 제주도에서 휠체어 무상 대여 서비스를 진행했다. 티맵 애플리케이션에도 배너 광고를 실었다. 병원이나 노인 관련 시설을 목적지로 설정한 고객을 타깃으로 광고를 집중 노출해 효과를 높였다. SK프로보노의 자문 유형은 네 가지다. 사업 확장 전략 등 중장기적 자문을 제공하는 ‘프로젝트형 자문’, 한 기업의 여러 임직원이 집중 자문을 수행하는 ‘스폿형 자문’, 사회적 기업의 요구가 있을 때마다 최적의 임직원을 일대일로 매칭시켜주는 ‘개인별 자문’, 다수 기업을 대상으로 강의하는 ‘교육형 자문’ 등이다. SK네트웍스는 28일까지 올해 경영 자문을 제공받을 기업 3곳을 모집한다. 선정된 기업에는 연간 상시 자문의 기회가 제공된다. 뛰어난 기술을 갖췄지만, 사업화를 위한 시장 이해도가 부족한 신생 기업이나 사회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되는 아이디어가 있는 기업 등에 실무적인 도움을 제공할 계획이다. SK네트웍스 관계자는 “프로보노 활동은 자문을 통해 기업의 성장을 도울 뿐 아니라 장기적으로는 사회 전체에 성장의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일”이라며 “자문이 필요한 기업에 지원을 아끼지 않을 예정”이라고 밝혔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인촌기념회(이사장 이용훈)는 2023학년도 1학기 장학생으로 대학생 25명과 고교생 12명을 선발해 22일 장학증서를 수여했다. 인촌기념회는 일제강점기 민족교육운동을 벌인 인촌 김성수 선생의 유지를 기리기 위해 1967년부터 장학사업을 별여 왔다. 지금까지 장학금을 받은 학생은 4012명이다. 김도연 인촌기념회 이사(서울대 명예교수)는 장학생들에게 “인촌 선생이 평생 강조하신 공선사후(公先私後) 정신을 실천하는 미래 지도자가 돼달라”고 당부했다. 이날 인촌장학생동문회(회장 양희주)는 회원들이 모금한 장학금 500만 원을 인촌기념회에 전달했다. 대학 시절 인촌기념회에서 장학금을 받아 공부한 인촌장학생 동문은 2011년부터 매년 기부금을 모아 전달하고 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3월 새 학기부터 학교폭력 가해 기록을 학교생활기록부(학생부)에서 삭제하기가 더 까다로워진다. 학교 내 불법 촬영을 근절하기 위해 몰래 설치된 카메라를 탐지할 수 있는 장비도 각 학교에 보급된다. 교육부는 22일 대전 도마초에서 열린 사회관계 장관회의에서 이런 내용의 ‘새 학기 안전한 학교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지난해까지 학교폭력을 저질러 7호 처분(학급교체)을 받은 초중고교생은 졸업과 동시에 학생부에서 가해 기록이 삭제됐다. 3월부터는 졸업 후 2년간 기록을 유지하되, 졸업 시 학생의 계도 정도를 판단해 예외적으로 삭제하게 된다. 8호 처분(전학)의 경우엔 졸업 시 심의를 거쳐 기록 삭제가 가능했지만, 새 학기부턴 예외 없이 졸업 후 2년간 기록이 보존된다. 학교폭력 기록이 남으면 상급학교에 진학할 때 불리할 수 있다. 학교폭력심의위원회 처분은 1호(서면 사과)에서 9호(퇴학)까지다. 교내 불법 촬영 기기 적발도 강화한다. 스마트폰에 부착해 숨겨진 카메라를 탐지할 수 있는 필름 등을 각 학교에 보급하기로 했다. 통학로에 보도가 없는 초등학교 45곳은 학교 담장 등을 허물어 올해 안에 보도를 설치할 계획이다. 10대 마약사범 증가를 막기 위해 초중고교 보건교육에서 마약 예방 교육 시간도 늘리기로 했다. 청소년 마약류 사범은 2012년 38명에서 2021년 450명으로 급증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고정된 자리가 없는 자율 좌석제, 직함 대신 ‘OO님’으로 부르는 호칭 파괴…. 민간 스타트업에서나 볼 것 같은 유연한 업무 형태가 정부 중앙부처에 처음 도입됐다. 교육부는 정부세종청사 14-2동 3층 디지털교육기획관실을 자율 좌석형 업무 공간으로 바꿔 2월부터 운영 중이라고 21일 밝혔다. 디지털교육기획관은 에듀테크 활용 등 교육 현장의 디지털 전환을 위해 올해 신설된 조직이다. 사무실 운영 방식은 일반적인 정부 부처와 거리가 멀다. 과장급을 포함한 모든 직원은 고정된 자리가 없다. 데스크탑도 쓰지 않는다. 개인 노트북을 지급받은 직원들은 매일 출근해 단말기에 공무원증을 찍고, 당일 사용할 책상을 선택한다. 업무 자료는 정부 클라우드를 통해 언제 어디서든 접속할 수 있다. 다만 국장실은 회의실을 겸할 목적으로 별도로 배치했다. 사무실 구조는 스타트업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구조다. 직급과 관계없이 자리를 배치해 모든 직원이 수평적으로 일하고 소통하도록 유도했다. 휴게공간인 ‘카페 318’, 영상 회의 공간, 개방형 회의 공간 등도 배치했다. 필요하다면 외부 근무도 제한하지 않을 방침이다. 전체 좌석을 총인원의 70~80%만 수용하도록 배치하고, 나머지 인원은 출장이나 재택근무로 사무실 밖에서 근무하는 구조다. 공직 사회에선 보기 힘든 ‘호칭 파괴’도 시행하고 있다. 회의실에서는 ‘국장님’ ‘과장님’ 대신 ‘OO님’으로 서로를 부르기로 했다. 최소한 회의 시간만큼은 직급에 상관없이 수평적으로 토론하고, 적극적으로 소통하자는 취지다. 내부에선 회의 시간뿐 아니라 전체 업무시간에 호칭 파괴를 도입하자는 제안도 있어 검토 중이다. 업무 방식도 각 과나 팀별로 분절된 형태를 벗어나 유연하게 운영할 계획이다. 과제를 주도하는 관리자(프로젝트 매니저)와 해당 프로젝트에 참여를 희망하는 직원이 한 팀을 꾸려 업무를 추진하는 ‘과제 탑승제’ 방식을 도입했다. 심민철 교육부 디지털교육기획관은 “업무 공간의 변화가 일하는 방식의 변화로 이어지고, 이를 통해 창의적인 생각과 성과가 나올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지난해 행정안전부의 ‘스마트한 업무공간 활용 시범사업’ 대상으로 선정됐다. 좌석 예약 시스템을 설치하고 사무실 구조를 바꾸는 데 총 4억 원의 예산이 투입됐다. 행정안전부는 조직 문화를 바꾸고 업무 성과를 높이기 위해 업무 공간 개선 사업을 확대할 방침이다. 지난해 실시한 시범사업 만족도 조사에선 응답자의 85.4%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가장 달라진 부분으로는 ‘유연하고 수평적인 조직문화로 개선’(58.6%)이 꼽혔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인서울’ 대학들의 올해 신입생 추가 모집 인원이 지난해(386명)의 약 두 배인 767명으로 집계됐다. 추가모집을 하는 대학도 지난해 26곳에서 30곳으로 늘었다. 학령 인구 감소와 의대 쏠림 현상으로 대학들이 신입생 모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전국 164개 일반대는 정시 모집에서 채우지 못한 신입생 정원 1만7561명에 대해 20일 추가 모집을 시작했다. 이 중 재외국민과 외국인 전형을 제외한 모집 인원은 1만7439명으로 전년 대비 520명 줄었다. 결원의 89% 이상은 지방대에서 발생했다. 서울의 상위권 대학들도 신입생 확보에 애를 먹고 있다. 올해 한양대는 28명(지난해 6명)을 추가 모집한다. 융합전자공학부 2명, 미래자동차공학과 1명 등 정부가 미래 분야로 지목한 학과들도 결원이 생겼다. 지난해 추가 모집이 한 명도 없었던 중앙대와 한국외국어대도 각각 14명, 24명을 추가 모집한다. 홍익대(15명→85명), 국민대(11명→54명), 숭실대(14명→36명), 세종대(7명→36명), 동국대(17명→35명), 숙명여대(5명→9명), 서울시립대(5명→8명)도 추가 모집 규모가 늘었다. 올해 서울 대학들의 추가 모집 규모는 최근 5년 이래 최대치다. 수도권인 경기, 인천 역시 추가 모집 인원이 지난해 933명에서 올해 1093명으로 늘어 1000명 선을 넘었다. 추가 모집 인원은 22일 확정되기 때문에 규모는 더 늘어날 수 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통합 수능과 교차 지원, 의대 쏠림 등의 현상 때문에 수험생의 연쇄 이동이 활발해졌다”며 “학령인구 감소 추세를 고려하면 앞으로 서울을 비롯한 수도권 대학의 신입생 충원난은 더 심각해질 것”이라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2년째 시행 중인 문·이과 통합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문과생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가운데 교육부가 대책을 내놓는 대학에 지원금을 많이 주고, 그렇지 않은 대학은 깎기로 했다. 상위권대 자연계열 학과들이 유지하고 있는 ‘수능 필수 응시과목’을 없애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대학들이 교육부의 정책에 호응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17일 교육부는 ‘2023년 고교교육 기여 대학 지원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지난해부터 시작해 내년까지 시행하는 3년짜리 사업인데 올해는 91개 대학에 총 575억 원이 지급된다. 교육부는 문과생의 불이익을 막기 위해 평가 지표를 바꿨다. 총 100점 만점 평가에서 ‘고교 교육 반영 및 평가 체계 개선’에 12점을 배점하고, 그중 10점은 ‘교육과정 취지에 맞게 대입 전형을 운영하는지’를 평가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필수 응시과목 폐지 등을 유도해 문과생의 불리함을 해소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문·이과 통합 수능이 시행된 뒤 주요대 인문계열 학과들은 필수 응시 과목을 대부분 없앴다. 하지만 상위권 자연계열 학과들은 여전히 미적분, 기하, 과학탐구 등 대부분 이과생만 공부하는 과목들을 필수 과목으로 넣어놨다. 결과적으로 이과생만 인문계열과 자연계열 모두 지원할 수 있게 됐다. 교육부는 평과 결과 ‘미흡’에 해당하는 대학들의 지원금 20%를 ‘우수’ 등급 대학들에 떼어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번 사업에서 대학들이 받는 지원금은 학교당 2억5000만∼7억 원 정도다. 20%를 더 받고, 덜 받고 해봐야 약 1억∼2억 원 차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지원금을 더 받기보다는 학생 선발의 자율권을 지키려는 학교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삼성전자, SK하이닉스 취업이 보장된 고려대, 서강대, 연세대, 한양대 반도체 계약학과에 올해 합격한 학생들이 대거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 등록 포기율이 정원의 150%를 넘었다. 전문가들은 “이탈한 학생들 상당수가 의대에 진학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분석했다. 17일 종로학원은 고려대, 서강대, 연세대, 한양대 등 4개 대학 반도체 학과의 정시 등록 포기율을 분석한 결과 모집 정원 대비 155.3%가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이들 학과는 정시에서 총 47명을 모집했는데, 추가 합격자만 73명이 나왔다. 정원의 1.5배가량이 합격한 뒤 등록을 포기한 것이다. 종로학원은 “고려대와 연세대는 80∼90%가, 서강대와 한양대는 절반 이상이 의대 진학을 위해 등록을 포기한 것으로 추정된다”며 “나머지는 더 상위권 대학의 이공계를 선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삼성-SK 취업 보장에도 의대로 떠나” 반도체학과 등록포기한양대 모집정원의 3배 이탈 ‘최다’‘평생 자격증’ 의대에 학생들 몰려“반도체인력 8년후 5만여명 부족” 한양대 반도체공학과는 모집 정원(16명)의 약 3배인 44명이 등록을 포기해 가장 타격이 컸다.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10명 모집에 13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이 학과들은 추가 합격자마저도 등록을 포기한 것이다. 고려대 반도체공학과는 11명 정원에 8명이, 서강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10명 정원에 8명이 등록을 포기했다. 앞서 서울 주요 대학 반도체 학과 ‘수시’에서도 총 136명을 뽑는데 199명의 추가 합격자가 발생한 바 있다. 연세대 시스템반도체공학과는 삼성전자와 취업이 연계돼 있어 졸업 뒤 기본 요건만 갖추면 삼성전자에 입사한다. 나머지 세 학과는 SK하이닉스와 취업이 연계돼 있다. 학점 등 일정 기준만 충족하면 세계적인 반도체 기업에 들어갈 수 있는 것. 반도체 분야는 인력 수요도 많고, 글로벌 기업 이직이나 창업 등 다양한 진로 확장 가능성도 열려 있다. 하지만 이런 학과들조차 ‘안정적인 고수익’ ‘사회적 지위’ ‘평생 자격증’을 내세운 의대에 학생을 빼앗기고 있다. 입시업계에서는 등록 포기자 중 상당수가 다른 대학 의대를 선택했을 것으로 추정했다. 임성호 종로학원 대표는 “전문직 면허증이 나오느냐, 안 나오느냐의 차이는 수험생 입장에서 매우 크기 때문에 직업적 안정성 측면에서 반도체 학과들이 의대를 따라갈 수 없는 상황”이라며 “KAIST 학생들도 학업을 중도 포기하고 의대에 갈 정도이니 수험생들은 더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계에서 학생들이 선망할 만한 ‘이공계 영웅’ ‘반도체 전문가 성공 사례’가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현 사태의 이유로 거론된다. 지난해 12월 산업부 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반도체 분야는 1752명의 인력이 부족하다. 김기남 삼성전자 종합학술원 회장은 15일 한림대 도헌학술원 학술 심포지엄에서 “저희도 반도체 계약학과를 만들어 봤지만 잘 안 된다”며 “국가와 학계, 산업계가 함께 노력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정호 SK하이닉스 부회장도 “최근 반도체 학과 입학 예정 학생들의 이탈 소식에 안타까웠다”며 “2031년에는 학사, 석사, 박사 등 약 5만4000명의 인력이 부족할 것으로 우려된다”고 말했다. 서울의 한 대학 관계자는 “이과 최상위권 학생들에겐 안정적 미래 수익뿐 아니라, 최고의 인재로 성장한다는 만족감도 중요하다”며 “민간 최고 전문가를 교수로 데려오는 등 대학의 적극적인 투자와, 반도체 학과 커리큘럼을 고도화시킬 수 있는 정부와 기업의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

2년 째 시행 중인 문이과 통합 대학수학능력시험(수능)이 문과생에게 불리하다는 지적이 계속되는 가운데 교육부가 대책을 내놓는 대학에 지원금을 많이 주고, 그렇지 않은 대학은은 깎겠다고 밝혔다. 주요 상위권대 자연계열 학과들이 유지하고 있는 ‘수능 필수 응시과목’을 없애기 위한 것이다. 하지만 우수 인재를 뽑고 싶어하는 대학들이 교육부의 정책에 호응할지에 대해서는 다소 비관적인 전망이 나온다. 17일 교육부는 ‘2023년 고교교육 기여대학 지원사업 기본계획’을 발표했다. 정부가 만든 고교 교육과정에 호응해 대입 전형을 운영하는 대학들을 지원하는 사업이다. 지난해부터 시작해 내년까지 시행하는 3년짜리 사업인데 올해는 91개 대학에 총 575억 원이 지급된다. 교육부는 문과생들의 불이익을 막기 위해 평가 지표를 바꿨다. 총 100점 만점 평가에서 ‘고교 교육 반영 및 평가 체계 개선’에 12점을 배점하고, 그 중 10점은 ‘교육과정 취지에 맞게 대입 전형을 운영하는지’를 평가한다. 교육부 관계자는 “필수 응시과목 폐지 등을 유도해 문과생의 불리함을 해소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고교 문이과 통합 이후 문이과 통합 수능이 시행된 뒤 주요 대학의 인문계열 학과들은 필수 응시 과목을 대부분 없앴다. 하지만 상위권 자연계열 학과들은 미적분, 기하, 과학탐구 등 대부분 이과생만 선택해서 배우는 과목들을 필수 과목으로 넣어놨다. 수능을 볼 때 이 과목을 선택하지 않으면 아예 해당 학과에 지원할 수 없도록 한 것. 결과적으로 문과생은 여전히 인문계열 학과만 지원할 수 밖에 없고, 이과생은 인문계열과 자연계열을 가리지 않고 지원할 수 있게 됐다. ‘문과 침공’이라는 유행어가 등장한 이유다. 올해 서울대 정시에서 문이과생 모두 지원할 수 있는 인문, 사회, 예체능 계열의 최초 합격자 중 약 52%가 이과생이었다. 교육부는 앞으로 평과 결과 ‘미흡’에 해당하는 대학들의 지원금 20%를 ‘우수’에 해당하는 대학들에 떼어주겠다고 밝혔다. 하지만 실효성이 적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번 사업의 경우 서울 주요대가 속한 유형Ⅰ(77개교)은 학교 당 약 7억 원, 지방대 등이 받는 유형Ⅱ(14개교)는 학교 당 2억5000만 원 정도를 받는다. 지원금의 20%를 더 받고, 덜 받고 해봐야 약 1억~2억 차이다. 서울의 한 사립대 관계자는 “지원금을 더 받기 보다는 학생 선발의 자율권을 지키려는 학교가 더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성민기자 min@donga.com}
이르면 4월부터 총사업비 300억 원 미만의 소규모 공립 초중고교를 설립할 때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 절차가 면제된다. 신도시 지역의 학교 설립과 이전이 지금보다 수월해지면서 과밀학급 해소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15일 시도교육청이 지역 여건에 맞춰 학교 신설을 원활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지방교육행정기관 재정투자사업 심사규칙’을 개정한다고 밝혔다. 다음 달까지 개정 작업을 마무리하고 4월부터 적용할 방침이다. 현재 시도교육청이 진행하는 300억 원 이상의 신규 투자 사업이나 100억 원 이상의 학교 신설 사업은 자체 투자심사를 거친 뒤 교육부의 중앙투자심사까지 받아야 한다. 교육재정의 중복 및 과잉 투자를 막으려는 조치다. 하지만 심사 기간이 길어져 신도시 지역 등에 제때 학교가 설립되지 못한다는 지적이 꾸준히 제기됐다. 중앙투자심사는 대개 3∼6개월이 소요된다. 심사가 생략되면 통상 3, 4년 걸리는 학교 신설 기간도 단축될 것으로 보인다. 교육부는 앞으로 총사업비 300억 원 미만 소규모 학교는 중앙투자심사 없이 각 교육청의 자체 투자심사만으로 설립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기로 했다. 초등학교는 36학급 미만, 중고등학교는 24학급 미만인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원도심의 학교가 같은 교육청 관할의 신도시로 이전할 때도 중앙투자심사가 면제된다. 총사업비 규모도 따지지 않는다. 교육부는 학령인구가 감소하는 원도심의 과소 학교 문제를 해결하고, 신도시의 학교 공급이 원활해질 것으로 기대했다. 중앙투자심사를 면제하는 사업 유형도 더 확대한다. 공공기관이나 민간 재원을 활용해 학교를 신설하거나 수영장 등 주민을 위한 학교복합화 시설을 함께 만드는 경우에도 중앙투자심사가 면제된다. 교육부는 필요 이상의 학교가 무분별하게 설립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 “실제 학생 수용률이 70% 미만일 경우엔 지방교육재정교부금을 감액하는 등 불이익을 주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며 “시도교육청의 심사 역량을 강화하도록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계절이 지나고 가을이 되었습니다. 나는 하늘에 있는 별을 하나씩 세어 봅니다.’ 학창 시절 누구나 배웠을 법한 윤동주 시인의 ‘별 헤는 밤’ 첫 구절이다. 그런데 어딘가 어색하다. 원작은 이렇다. ‘계절이 지나가는 하늘에는 가을로 가득 차 있습니다. 나는 아무 걱정도 없이 가을 속의 별들을 다 헤일 듯합니다.’ 먼저 소개한 구절은 ‘느린 학습자’를 위한 콘텐츠를 만드는 사회적 기업 ‘피치마켓’이 원작을 이해하기 쉽게 고친 것이다. 문해력이 부족한 발달장애인이나 경계선 지능(IQ 70∼85) 학생들을 위해 어려운 문학적 표현이나 단어를 쉽게 바꿨다. 2015년 피치마켓을 만든 함의영 대표는 “느린 학습자도 글을 읽는 즐거움이나 정보 획득에서 소외돼선 안 된다고 생각했다”고 말했다.●문학, 법, 재난 대응 요령까지 ‘쉬운 글’로피치마켓이 느린 학습자를 위해 발간한 책은 문학 37권을 포함해 단행본 160권에 이른다. ‘메밀꽃 필 무렵’ ‘로미오와 줄리엣’ 등 유명 문학 작품부터 ‘알기 쉬운 노동법’ ‘재난 대응 행동 요령’ 등 일상생활과 관련된 비문학 서적까지 다양하다. 2020년 총선 땐 중앙선거관리위원회와 함께 투표 방법을 다룬 책자도 만들었다. 특수교사들은 학생들이 이런 책들을 접한 뒤 교실에 변화가 생겼다고 전한다. 예전엔 읽을 엄두가 안 나던 책을 함께 읽고 공통 관심사가 생기니 학생들 간에 대화와 교류가 늘었다. 김가영 서울 경복고 교사는 “문학 작품은 스스로 읽어야 교육적 의미가 있는데, 기존 수업으로는 한계가 있었다. 이해하기 쉽게 쓰인 시나 소설을 읽으면서 학생들이 느끼는 감정의 깊이가 달라졌다”고 말했다. 피치마켓은 자체 개발한 콘텐츠를 담은 ‘월간 피치서가’라는 책을 매달 온·오프라인으로 발행한다. 특수학교나 특수학급 교과 과정이 자세히 담지 못하는 소재를 주로 다룬다. 월간 피치서가 36호의 제목은 ‘편의점’이다. 편의점 상품에 흔히 붙어 있는 ‘1+1’ 표시는 어떤 의미인지 설명하고, 택배 보내기 등 편의점에서 할 수 있는 다양한 활동을 알려줬다. 키오스크(무인 단말기)를 써야 하는 ‘무인 편의점’ 이용법, 유통기한과 소비기한의 차이 등 편의점 관련 최신 이슈도 알기 쉽게 설명했다. 경계선 지능 자녀를 키우는 학부모 박모 씨(50)는 “일상생활과 관련된 소재를 아이들 눈높이에 맞춰 설명해주니 아이가 덜 지루해한다”고 말했다. ●퇴근한 뒤 저녁에 줌 회의로 연구-논의피치마켓은 2020년부터 특수교사들의 연구모임인 ‘피치클래스’를 운영 중이다. 피치마켓이 펴낸 도서를 활용하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교사들끼리 협업을 통해 더 좋은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공유하려는 취지다. 2020년 17명으로 시작한 피치클래스는 지난해 31명으로 늘었고, 올해 50여 명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교사들은 팀을 꾸려 쉬운 글을 활용한 수업 사례를 공유하고 새로운 프로그램을 만든다. 학교 업무가 끝난 뒤 화상회의 플랫폼 줌(Zoom)으로 2, 3시간씩 회의하고, 1년에 한두 번 전체 교사가 모여 사례 발표도 한다. 교사들이 퇴근 후 시간까지 쪼개 피치클래스를 운영하는 이유는 각 학생에게 더 개별화된 수업을 제공하기 위해서다. 특수학급은 일반학급보다 적은 5명 안팎의 학생들로 구성되지만, 교사들이 챙겨야 할 부분은 더 많다. 학생의 장애 정도나 학습 수준에 따라 철저한 맞춤형 교육이 이뤄져야 하기 때문이다. 송미경 제주여상 교사는 “교재가 아무리 좋아도 내가 담당하는 학생의 수준에 맞춰 재구성해야 아이들이 받아들인다. 새 학년에 다른 학생이 배정되면 또 새로운 교과 구성이 필요하다”며 “피치클래스에서 많은 아이디어를 얻고 공유한다”고 말했다. ●“검정고시 합격 소식 들었을 때 가장 기뻐”피치마켓의 궁극적인 목적은 특수교육을 받는 아이들이 세상에서 소외되지 않게 하는 것이다. 쉬운 글을 통해 세상과 아이들의 접점을 늘려 나가는 게 그 시작이다. 허형곤 전북 장수 장계초 교사는 “일상과 관련된 소재를 쉬운 글로 전달하니 평소엔 ‘나와 가족’밖에 모르던 아이들의 관심사가 점점 넓어지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이런 노력이 아이들의 인생을 바꾸기도 한다. 함 대표는 “초등학교 6학년 때 독서모임으로 처음 만난 경계선 지능 학생이 점점 책 읽기에 흥미를 갖더니, 몇 년 뒤 중학교 검정고시에 합격했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가장 기뻤다”고 말했다. 이런 변화를 교사들의 자발적 노력에만 기대지 말고 제도적으로 뒷받침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한경근 단국대 특수교육과 교수는 “장애 학생을 위한 수업 준비는 일반 학생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필요로 한다”며 “교사들의 교수법 연구 시간을 근무(수업) 시간으로 인정해 주는 등 지원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박성민 기자 min@donga.com}

이주호 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이 최소한 내년까지는 대학 등록금 인상을 검토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다.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모집 비율을 40% 이상으로 하도록 한 규제도 당분간 손대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부총리는 14일 정부세종청사 인근 식당에서 취임 100일을 맞아 진행한 기자간담회에서 “등록금 인상이나 대입 제도 관련해선 적어도 1, 2년간은 거론하지 않을 생각”이라고 말했다. 대학 규제 철폐가 정부 기조이지만 가계 부담과 직결되는 등록금 인상, 수시전형의 공정성 이슈와 맞물려 학부모들이 예민하게 받아들이는 대입 제도 등은 신중하게 접근하겠다는 뜻이다. 이 부총리는 최근 대학들의 등록금 인상 움직임과 관련해 “등록금 인상을 논의할 생각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러면서 최근 정부가 내놓은 대학 지원 활성화 방안을 대안으로 강조했다. 이 부총리는 “고등·평생교육지원 특별회계와 글로컬 대학 사업 등이 추진되면 대학이 다양한 재정 확보가 가능해진다”며 “등록금을 올리지 않아도 재정난이라는 급한 불을 끌 수 있다”고 말했다. 교육부는 최근 정부의 대학 재정 지원사업 예산 집행권을 각 지방자치단체로 이양하는 ‘지역혁신중심 대학지원체계(RISE·라이즈)’와 지방의 경쟁력 있는 대학 30곳을 선정해 학교당 5년간 1000억 원을 지원하는 ‘글로컬 대학’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대학 재정 지원의 숨통을 터준 대신 등록금 동결 기조는 계속 유지하겠다는 뜻이다. 서울 주요 대학의 정시모집 비율을 40% 이상으로 올리게 한 대입 정책과 관련해 이 부총리는 “정시 40%는 이미 정해진 것이라 더 이상 얘기할 수 없는 상황”이라며 “장기적인 입시 정책은 국가교육위원회와 함께 충분히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이 부총리가 등록금과 대입 제도 개편에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은 역풍을 우려한 판단으로 보인다. 파급력이 큰 등록금과 대입 제도 개편을 무리하게 추진하다가 학부모나 학생들의 큰 반발을 불러올 수 있기 때문이다. 다른 개혁과제에 더 집중하겠다는 뜻으로도 풀이된다. 이 부총리는 유치원과 어린이집을 일원화해 교육부가 통합 관리하는 ‘유보통합’에 대해서도 반드시 달성하겠다고 밝혔다. 이 부총리는 “한 때는 유보통합이 남북통일보다도 어렵다고 했지만, 이제는 (달성할) 시기가 됐다. (예정된 2025년까지) 반드시 유보통합이 된다고 생각한다”며 자신감을 내비쳤다. 현직 및 예비 교사들의 반발이 큰 ‘교육전문대학원(교전원)’ 도입은 구체적인 안을 만들어 당사자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 부총리는 ‘교전원 도입이 교사 감축을 위한 포석 아니냐’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서도 “이미 교원 수급 불균형은 심각하다. 교전원은 교원 수를 줄이기려는 방편이라기 보단 수급을 맞추려는 방법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교사의 역량이 더 업그레이드되고 역할이 바뀌어야 교사가 더 필요하다는 명분을 찾을 수 있다”며 교전원 도입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내년 4월 총선 차출설에 대해선 “교육개혁을 완수하겠다는 것이 제 열망이기 때문에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약속드릴 수 있다”고 말했다. 박성민 기자 m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