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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조응천 의원의 대법원 양형위원 성추행 의혹 관련한 잘못된 폭로 이후 국회의원 면책(免責)특권을 시대 변화에 맞게 보완해야 한다는 여론이 국회에서 일고 있다. 면책특권은 국회의원이 국회에서의 직무상 발언과 표결에 관해 국회 밖에서 (민형사상) 책임을 묻지 않는 헌법 45조를 토대로 한다. 조 의원의 경우처럼 결과적으로 허위사실을 유포하게 된 발언까지 면책 대상이 돼야 하는지를 놓고 논란이 불거진 것이다. 더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는 4일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조 의원에게 “언행에 신중을 기해 달라”고 경고했다고 이재경 대변인이 밝혔다. 조 의원은 “무겁게 받아들이고 깊이 새기겠다”고 답변했다고 한다. 조 의원 사건이 더 이상 확대되는 걸 차단하겠다는 의도다. 같은 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의원총회에서 “아무래도 초선 의원이기 때문에 사실관계를 확인하는 데 미숙했다거나 질의 과정에서 미숙한 점은 반면교사로 삼아 그러한 실수가 없도록 노력해야겠다”고 했다. 다만 우 원내대표는 “일부 초선 의원의 실수를 빌미로 국회가 사법권을 쥔 대통령과 행정부 권력을 견제할 수 있는 기능과 권한까지 제약하려는 시도에 대해서는 과감하게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면책특권의 오·남용을 줄이는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데는 동의하지만 그렇다고 권력 견제라는 본래 취지까지 훼손시켜서는 안 된다는 주장이다. 국민의당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도 원내대책회의에서 “야당이 청와대와 정부를 견제할 면책특권을 아예 없앤다고 하면 국회가 마비되고 국회의 존재 이유가 없어진다”면서 “사실이 아닌 허위 폭로라면 윤리위원회에서 강한 책임을 물을 수 있는 제도적 장치가 함께 이뤄질 것을 요구한다”고 말했다. 반면 새누리당은 야당에 비해 더 단호하게 면책특권의 제한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정진석 원내대표는 “야당 초선 의원의 허위 폭로는 사라져야 마땅한 구태”라며 “면책특권 뒤에 숨어서 아니면 말고 식의 폭로를 일삼는 갑질은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자문기구’와 정치발전특별위원회에서 중요한 의제로 다루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야당의 특권 남용 논란에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단호한 조치’를 강조하면서도 정작 소속 의원들의 문제에는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새누리당은 이날 친인척 보좌진 채용 전수조사 결과를 혁신비상대책위원회에 보고했지만 내용은 공개하지 않았다. 대상 의원들을 당 윤리위원회에 회부하기로 했을 뿐 별다른 징계를 결정하지도 않았다. 전문가들은 면책특권이 헌법 조항인 만큼 폐지하기는 쉽지 않고 헌법을 위반하는 법률을 만드는 것도 어렵다고 본다. 그러나 1987년 헌법 개정 당시 면책특권이 필요했던 시대 상황과 30년 가까이 지난 지금은 많이 다르다는 점을 반영해 국회 내에서 개선·보완책을 찾아야 한다고 지적했다. 장영수 고려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국회 스스로 면책특권을 남용한 의원을 실질적으로 징계하는 방안밖에 없다”며 “의원의 언행에 대한 징계 수위를 강하게 명시하는 등 자구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형준 명지대 인문교양학부 교수도 “특정 개인에 대한 명예 훼손이나 허위사실 유포, 그리고 1급 보안정보 누설 등의 경우에는 면책특권을 적용해서는 안 된다”며 “국회 차원의 윤리규범을 미국처럼 세세한 점까지 강화시켜야 한다”고 했다.민동용 mindy@donga.com·홍수영·유근형 기자}
새누리당이 20대 총선 참패를 불러온 공천 파동의 재발을 막기 위해 공천관리위원회에 대한 견제장치를 강화하기로 했다. 또 당 대표의 ‘옥새 반란’ 방지책도 마련할 예정이다. 당 혁신비상대책위원회는 4일 ‘국민공천배심원단’이 공관위의 결정 사항에 재의를 요구하면 최고위원회가 원칙적으로 이를 수용하도록 당헌·당규를 개정하기로 했다. 우선추천지역 선정 등에서 공관위가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지 못하도록 하자는 취지다. 최고위가 일정 기간 내에 후보자 결정을 하지 않을 경우 공관위 안을 의결한 것으로 간주하는 방안도 당헌·당규 개정안에 담기로 했다. 김무성 전 대표가 총선 공천 당시 공관위의 결정에 반발해 대구 동을(유승민 의원) 등 5개 지역구에 대한 공천 의결을 지연시킨 ‘옥새 파동’을 막겠다는 것이다. 공관위의 자의적인 컷오프(공천 배제)를 막기 위해 후보 부적격 기준도 구체화하기로 했다. 현재 당헌·당규에는 ‘파렴치한 범죄 전력자’라고 모호하게 돼 있지만 이를 성범죄, 뇌물수수, 당의 파벌 조장 등 구체적인 행위를 명시할 방침이다. 다만 파벌 조장 행위는 통상적인 계파 활동과 구분하기 어려워 논란이 예상된다. 새누리당은 이날 부구욱 영산대 총장을 위원장으로 하는 중앙윤리위원회를 새로 구성했다. 부 총장은 판사 출신으로 한국대학교교육협의회 회장을 지냈다. 윤리위 부위원장은 당내 인사인 정운천 의원(전북 전주을)을 임명했다. 위원으로는 심재철 고려대 언론대학원장, 김용하 순천향대 금융보험학과 교수, 손지애 전 CNN 서울지국장, 전주혜 전 서울중앙지법 부장판사, 임진석 변호사 5명이 참여한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2014년 세월호 참사 당시 이정현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현 새누리당 의원·사진)이 KBS 보도에 개입했다는 녹취록 파문에 청와대가 곤혹스러워하고 있다. 야당은 국회 상임위원회 차원의 청문회를 추진하겠다고 벼르고 있어 정치 공방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청와대 관계자는 3일 “야당의 주장처럼 청와대가 언론을 통제할 수 있다면 이 전 수석이 그렇게 읍소를 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그러면서도 야당에서 청문회 개최를 주장하고 나서면서 이 문제가 이슈화될 것을 우려하고 있다. 이미 ‘서별관회의’ 논란 등을 제기하며 야당이 청와대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고 있는 시점이어서 박근혜 대통령 임기 후반기 국정 운영의 추진력이 떨어질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실제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원내대표는 이날 취임 두 달 기자회견에서 “역대 어느 정권의 홍보수석도 저렇게까지는 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충격적”이라며 “당내 태스크포스와 위원회를 통해 진상 규명을 하고, 법적으로 따질 것은 따지겠다”라고 말했다. 앞서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민주당 의원들은 청문회를 적극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이 의원과 당시 김시곤 KBS 보도국장의 통화 녹취록이 공개된 정치적 배경을 놓고도 각종 해석이 분분하다. 김 전 국장은 김주언 전 KBS 이사를 통해 전국언론노동조합(언론노조) 등에 녹취록을 전달했다. 청와대는 통화(2014년 4월 21일, 30일)와 공개 시점에 2년여의 시차가 있어 그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일각에선 제2, 제3의 녹취록이 추가 폭로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이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국정 홍보를 담당하는 사람으로서 본분을 다했다는 점을 국민께서 이해해 주실 것으로 믿는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번 녹취록 파문에도 8·9 전당대회 당 대표 출마 의지를 밝혔다. 그는 “당의 화합과 통합의 중심에 설 당 대표를 선출하는 자리에 계파를 전제로 ‘단일화’, ‘교통정리’ 얘기부터 나오는 것은 혁신과는 거리가 멀다”라고 말했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장택동 기자}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현행 집단지도 체제를 단일지도 체제로 바꾸는 문제에 대해 “비대위에서 의결을 한 건 아니다”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비대위에서 (단일지도 체제 도입을) 결정한 건 아니고 의원총회의 의견을 들어서 최종 결정하자는 거였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지난달 14일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분리하고 집단지도 체제를 폐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당시 의총을 거쳐 최종 확정하기로 했지만 당내에선 ‘사실상 의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친박(친박근혜)계 중진들이 ‘도로 집단지도 체제’를 주장하면서 당시 비대위 결정의 효력을 놓고 논란이 확대됐다. 이들이 “의결이 아니다”라고 나선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의총에서 의견을 듣는 절차를 거치자는 게 그때 결정”이라고 강조하며 친박계 중진들의 주장에 동조하고 나선 모양새가 됐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상당수 비대위원의 견해와 다소 달라 6일 의총과 이후 비대위 논의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1일 현행 집단지도체제를 단일지도체제로 바꾸는 문제에 대해 “비대위에서 의결을 한 건 아니다”라는 의견을 피력했다. 김 위원장은 이날 언론 인터뷰에서 “비대위에서 (단일지도체제 도입을) 결정한 건 아니고 의원총회의 의견을 들어서 최종 결정하자는 거였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지난달 14일 당 대표와 최고위원 선거를 분리하고 집단지도체제를 폐지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당시 의총을 거쳐 최종 확정하기로 했지만 당내에선 ‘사실상 의결’로 받아들이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친박(친박근혜)계 중진들이 ‘도로 집단지도체제’를 주장하면서 당시 비대위 결정의 효력을 놓고 논란이 확대됐다. 이들이 “의결이 아니다”라고 나선 상황에서 김 위원장은 “의총에서 의견을 듣는 절차를 거치자는 게 그때 결정”이라고 강조하며 친박계 중진들의 주장에 동조하고 나선 모양새가 됐다. 김 위원장의 발언은 상당수 비대위원들의 견해와 다소 달라 6일 의총과 이후 비대위 논의에서 논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유병곤 비대위원(정당·정치 분과위원장)은 “지도체제 개편은 최고위원회(현 비대위)에 결정 권한이 있지만 중요사안인 만큼 의견 수렴 절차를 거치자는 취지였다”면서 “의총에 보고한 뒤 결국 비대위에서 최종 확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홍수영기자 gaea@donga.com}

19대 국회가 막 문을 연 2012년 7월. 민주당(현 더불어민주당) 박남춘 의원 등 11명은 국회의원 본인 및 배우자의 4촌 이내 친인척 채용을 금지하는 국회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18대 대선을 5개월 앞두고 여야가 ‘특권 내려놓기’ 경쟁을 벌이던 때였다. 개정안은 그해 8월 국회 운영위원회에 상정됐지만 이후 감감무소식이었다. 결국 19대 국회 임기가 끝나며 개정안은 자동 폐기됐다. 그로부터 4년 뒤 정치권은 마지못해 다시 ‘메스’를 들었다. 여야 가릴 것 없는 의원들의 친인척 보좌진 채용 ‘관습’이 곪아 터지고서야 나섰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를 계기로 정치 영역이 어떻게 나라 명운을 바꿀 수 있는지 고스란히 드러났다. 선동과 편 가르기가 아닌 희생과 통합을 말하려면 정치에 대한 신뢰 회복이 급선무라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 번번이 ‘말잔치’만 하는 국회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30일 국회의장과 여야 3당 원내대표 만찬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특권 내려놓기와 관련해 “(여야 간) 공감대는 어느 정도 형성돼 있는 얘기”라며 “과거 에 보면 국회가 개원하자마자 항상 나왔던 주제인데 실천이 안 됐을 뿐”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정치개혁 바람 속에 문을 연 19대 국회에는 어느 때보다 많은 특권 내려놓기 약속들이 쏟아졌지만 대부분 휴지조각이 됐다. 국회의원의 불체포특권을 제한하겠다는 약속이 대표적이다. 새누리당은 19대 국회 출범 직후 ‘6대 쇄신안’ 중 하나로 이를 내걸었지만 유야무야됐다. 여야가 이날 의원 불체포 특권 포기에 합의하고, 국회의장 직속으로 ‘국회의원 특권 내려놓기’ 자문기구를 설치해 관련 법 개정을 하기로 했지만 결실을 볼 수 있을지는 여전히 미지수다. 2012년 대선을 앞두고 새누리당 ‘무노동 무임금’ 공약의 맞불로 내놓은 민주당의 ‘세비 30% 삭감’ 약속도 말잔치뿐이었다. 당시 민주당 박지원 원내대표는 당 소속 의원 전원의 서명을 받아 국회의원 수당법 개정안을 발의했다. 하지만 이 개정안은 소관 상임위인 운영위에 상정된 뒤 단 한 차례도 논의되지 못했다. ○ 정치 불신 해소 스스로 실천해야 전문가들은 정치 불신을 해소하려면 특권 내려놓기를 시작으로 정치권 스스로 윤리적인 자정 노력에 나서야 한다고 강조한다. 불체포·면책특권을 비롯한 국회의원의 각종 권한은 당초 의정활동을 보장하기 위한 취지로 부여됐다. 하지만 이를 남용하거나 사적 이득을 취하기 위해 악용하면서 ‘특권’으로 변질된 것이다. 정치권에 대한 불신을 자초하는 국회의원 특권은 100여 개에 달한다. 김형준 명지대 교수는 “정치인들이 소명의식이 없는 게 가장 문제”라면서 “제 앞가림도 제대로 못하는 ‘국민 대표’들에게 국민들의 신뢰가 생기겠느냐”고 지적했다. 특히 20대 국회를 특권 없는 일하는 국회로 만들기 위해서는 임기 초반에 국회 개혁 작업을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시간이 지날수록 의원들이 기득권의 늪에 빠져 스스로 권한을 축소하는 일에 소극적으로 변해버리기 때문이다. 20대 국회도 내년 대선을 치른 뒤에는 특권 내려놓기의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용철 부산대 행정학과 교수는 “국회의장이 임기 초반부터 강력한 의지를 갖고 올해 안에 구체적인 작업을 진행해야 결실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우윤근 국회 사무총장은 “국회사무처에서 친인척 보좌관 채용과 관련한 윤리 규칙을 만드는 방법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국회가 특권을 포기하겠다며 말로만 ‘쇼’를 하는 것보다 더 중요한 건 본연의 임무인 ‘국민을 위해 일하는 국회의 모습’을 실천하는 것이라는 지적도 있다. 국회의원 권한 중에는 정부나 행정기관에 대한 자료제출요구권이 있다. 의정활동을 위한 것이지만 이를 민원 해결을 위해 악용하는 사례도 적지 않다. 한 중앙부처 관계자는 “한 의원실에서 몇 주 동안 수백 건에 달하는 광범위한 업무자료 제출을 요청했다”면서 “의원실로 찾아갔더니 그제야 보좌진이 ‘지역 민원을 해결해 달라’고 요구하더라”고 전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한상준·신진우 기자}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29일 박근혜 정부의 경제 성과에 대해 “지난 3년 반은 성공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혹평했다. 같은 당 정종섭 의원은 4·13총선 패배 원인으로 정체성의 위기를 거론했다. 같은 날 유 의원은 현 정부를, 정 의원은 유 의원을 겨냥해 날을 세운 것이다. 유 의원은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에게 “(정부가) 약속한 것을 마무리 짓는 데 (남은 임기) 1년 반을 쓰기보다 다음 정권도 이어가고 지금도 꼭 필요한 것에 집착하는 게 좋은데 그게 구조개혁이면 지금 조선·해운 구조조정 방식은 잘못된 것 아니냐”며 “정부가 임기 말이라 낙관적인 생각으로 (조선·해운업을) 연명시키려는 것 같은 인상을 준다”고 비판했다. 이에 현 정부에서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정 의원은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새누리당과 중앙위원회 혁신을 위한 대토론회’에 참석해 “60년의 역사를 가진 정당이 아직도 정체성이 뭔지를 몰라 우왕좌왕하고 있다”며 “정당은 동일한 가치·이념을 추구하는 집단으로서 정치 노선이 다르면 같이 갈 수 없다”고 주장했다. 한편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의원은 이날 기재위 회의에서 녹색기후기금(GCF)에서 대리국 지위를 박탈당한 사실을 놓고 유 부총리를 비판했다. GCF는 이명박 정부 시절 한국이 모처럼 국제기구 본부를 국내에 유치한 것인데 대리국 지위를 뺏겨 이사회에서 무슨 내용이 논의 중인지조차 알 길이 없게 됐다는 것이다. 유 부총리는 “GCF 사업 문제가 결부된 일로 알고 있다”고만 답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박용만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28일에도 국회를 찾았다. 20대 국회가 지난달 말 개원한 뒤 최근 2주 새 벌써 다섯 번째 발걸음이었다. 박 회장은 이날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와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를 예방했다. 박 회장은 최근 교섭단체 대표연설에서 경제민주화를 강조한 김 대표에게 “지금 경제가 매우 어렵다. 대표님 말씀을 듣고 기업들이 좀 불안해하는 것 같다”며 “기업을 옥죄지 말아 달라”고 요청했다. 이에 김 대표는 “경제민주화는 기업을 옥죄는 게 아니다. 공정한 경쟁을 하게끔 감시하자는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기업을 도와주십사 하고 다니는 것”이라며 “경제활성화법을 통과시켜 주시고, 기업(활동을) 제한하는 것을 덜해 달라고 요청했다”고도 했다. 박 회장은 앞서 17일 정세균 국회의장, 박주선 심재철 국회부의장, 홍영표 환경노동위원장 등을 시작으로 20, 23, 24일 여야 4당 지도부와 기업 관련 상임위원장들을 두루 만났다. 29일에도 국회를 방문할 예정이다. 대기업 총수 출신인 박 회장의 연이은 국회 방문은 이례적인 일이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24일 박 회장이 주요 상임위원장과 여러 의원을 만났다”며 “박 회장이 착용한 스마트워치로 확인한 결과 이날 하루에만 국회에서 5.7km를 걸었다”고 전했다. 박 회장은 올해 3월 두산그룹 회장직에서 물러났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엄중한 안보 현실 속에 한때 국군통수권자(대통령)가 되겠다던 분이 북한의 핵미사일에 대해서는 한 마디 비판도 없이 우리 국군을 비하하고 있다.” 새누리당 정진석 원내대표는 27일 혁신비상대책위원회 모두발언에서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에게 직격탄을 날렸다. 네팔에 머물고 있는 문 전 대표가 24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아직도 (전시)작전권을 미군에 맡겨놓고, 미군에 의존해야만 하는 약한 군대”라며 박근혜 정부의 안보 정책을 비판한데 대한 반박이었다. 정 원내대표는 “한미연합사령부는 가장 효율적이고 위력적인 대한민국 방어체계”라며 “문 전 대표는‘ 전작권 환수’, ‘약한 군대’ 발언으로 이득을 볼 세력이 누구인지 자문해 보라”고 말했다. 문 전 대표의 태도가 북한정권의 이익을 대변할 수 있다는 지적이었다. 앞서 25일, 26일에는 지상욱, 김현아 대변인이 각각 나서 문 전 대표의 발언을 비판했다. 새누리당이 연일 문 전 대표의 안보관에 맹공을 퍼붓는 이유는 야권에 전통적인 ‘안보정당’ 이미지를 뺏기지 않겠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더민주당 등 야권이 안보 정책과 대북관에서 지속적인 ‘우클릭’ 행보를 보이며 ‘안보는 보수’인 중도층으로 지지 기반을 확대하려 하자 이를 차단하겠다는 것이다. 새누리당은 내년 대선을 앞두고 ‘신(新)안보세대’라고 불리는 20대의 표심에 눈독을 들이고 있다. 특히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외교·안보 불안까지 커진 상황에서 이들이 강경한 대북정책에 더 큰 지지를 보낼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새누리당이 다시 색깔론을 들고 나오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유승민 의원 등의 일괄 복당 파동 와중에 사퇴한 새누리당 권성동 전 사무총장 후임으로 박명재 의원(69·재선·경북 포항남-울릉)이 26일 내정됐다. 권 전 총장 사퇴 논란이 친박(친박근혜)계 김태흠 제1사무부총장의 동반 퇴진으로 매듭지어질지 주목된다.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체제 새 사무총장에 행정자치부 장관을 지낸 박 의원을 인선했다. 지상욱 대변인은 “김 위원장은 박 의원이 당의 화합을 이룰 수 있는 중립적이고 능력 있는 인사이자 성공적 전당대회를 준비할 적임자라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김 위원장은 당초 3선 의원을 대상으로 물색했지만 8월 9일 전당대회까지 ‘초단기 사무총장’이 될 가능성이 높아 후보군들이 고사한 데다 계파 간 신경전도 적지 않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비박(비박근혜)계의 동반 퇴진 요구를 받은 김 부총장은 27일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자진 사퇴 의사를 밝히는 쪽에 무게를 두고 최종 고심 중이다. 김 부총장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사퇴할 이유나 명분이 없지만 내 거취를 놓고 논란이 된 이상 더는 일하기 힘든 상황이 됐다”고 말했다. 비대위는 이번 주 전당대회 룰 개정을 위한 논의를 본격화할 예정이다. 당권을 노리는 친박-비박 진영은 전당대회 룰을 놓고 유·불리 계산에 분주하다. 당장 지난주 비대위 1분과(정치담당)를 통과한 모바일 사전투표 도입이 계파 갈등의 불씨가 될 수 있다. 비박계는 젊은층의 투표 참여를 높일 수 있다며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친박계는 20만여 명 규모인 당원 선거인단을 적정 수준으로 줄이는 게 우선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전당대회 때마다 유·불리를 따지며 ‘룰’을 바꾸는 게 타당한 것이냐는 지적이 나온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하루 이용객 500명.’ 충남도가 올해 개통 1주년을 맞은 호남고속철도 공주역의 활성화를 위해 내건 목표다. 공주역 사업은 충남의 철도 관문을 세우겠다는 야심 찬 목표로 출발했지만 충남 공주시, 논산시, 부여군이 달려들어 서로 자기 지역에 역을 세워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이는 바람에 일이 꼬이고 말았다. 3개 지역 사이에 끼여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던 정부는 각 지역에서 공평하게 직선거리로 20km 안팎 떨어진 산속에 185억 원을 투입해 역을 짓기로 했다. 이 결과 공주역은 하루 평균 이용객이 KTX 1편(965석)의 3분의 1을 겨우 채울 정도의 380명에 불과한 ‘유령역’으로 전락했다. 공주역은 ‘무조건 따고 보자’는 식의 무리한 국책사업 경쟁이 불러온 부작용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작은 사례일 뿐이다. 영남권 신공항처럼 10년을 끌어오며 국민을 분열시키고 인프라 투자의 타이밍을 늦추는 일이 반복해서 벌어진다. 영남권 신공항 논란을 계기로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국가 자원을 낭비하는 소모적인 ‘제로섬 국책사업 유치 경쟁’을 끝내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 갈등-낭비 불러오는 국책사업 경쟁 정치권과 민선 지방자치단체장 등이 부추기는 ‘국책사업 포퓰리즘’이 예산 낭비와 사회적 갈등을 부추기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공항이나 고속철도와 같은 인프라나 대형 행사를 유치하면 국비 지원 등을 통해 지역 경제에 활력을 불어넣고 선거용 치적까지 쌓을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인프라 건설과 행사 유치 이후 유지 관리 등에 대한 대비가 부족해 지역경제에 오히려 부담으로 작용하는 사례는 적지 않다. 대표적인 예가 지방공항과 국제스포츠 행사다. 3567억 원이 투입된 강원 양양공항은 부산∼양양 간 18인승 에어택시가 하루 1회 오가는 게 전부다. 2014년 아시아경기를 개최한 인천은 기존 경기장을 활용하라는 정부 권고에도 무리하게 새 경기장을 짓다가 1조500억 원의 빚을 짊어져야 했다. 국책사업 포퓰리즘이 자극한 ‘핌피(PIMFY·Please In My Front Yard·내 지역에 예산을 끌어오려는 이기주의) 현상’은 지역 간 갈등을 키워 사회 통합은 물론이고 사업 추진까지 어렵게 한다. 현재 항공정비단지(MRO) 후보 지역 선정은 충북 청주시, 경남 사천시 간의 대립으로 2년 가까이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다. 거꾸로 기피 시설을 짓는 국책사업은 ‘님비(NIMBY·not in my backyard) 현상’으로 지역 간 밀어내기가 극심하다. 고준위 방사성폐기물(사용후핵연료) 저장시설은 1983년 사업 추진 이후 33년 만에 기본계획을 마련했지만 지역 간의 갈등으로 난항을 겪고 있다. ○ 예산 씀씀이 효율성 최하위권 대형 국책사업들이 지역 이기주의에 휘둘리다 보니 정부 재정 집행과 나라 살림의 효율성도 떨어지는 악순환이 벌어진다. 한국조세재정연구원에 따르면 한국의 사회간접자본(SOC) 예산 지출의 효율성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4개 회원국 중 28위에 머물렀다. 좁은 국토에 높은 토지보상비를 내주면서 꼭 필요하지도 않은 교통 인프라 등을 조밀하게 건설해 투자 효율이 떨어지고 있다는 평가였다. 정부 내부에서도 이 같은 문제의식이 없는 것은 아니다. 기획재정부는 최근 한국행정학회에서 제출받은 ‘SOC 사업 예산 낭비 심층 분석’ 용역 보고서에서 “정치권 및 지자체의 무분별한 신규 사업 등으로 정작 추진돼야 할 사업들이 우선순위에서 밀려 불필요한 비용이 발생한다”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정부가 국책사업과 관련한 갈등을 방치하거나 조장하는 경향이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예산 심의권을 갖고 있는 기재부가 정치권 등의 불합리한 예산 요구를 정무적 이유 등을 대면서 충분한 검토 없이 수용하는 사례가 많다는 것이다. ○ 국책사업 결정 시스템 근본적으로 바꿔야 전문가들은 이번 기회에 국책사업 결정 시스템을 근본적으로 뜯어고쳐 소모적 경쟁에 따른 사회적 갈등과 재정 낭비의 악순환을 끊어야 한다고 입을 모은다. 전국의 모든 지자체가 중앙정부 예산이라는 한정된 파이를 조금이라도 더 갖기 위해 정치적 영향력을 발휘하거나 심지어 과격시위까지 나서는 폐해를 더는 방치해선 안 된다는 지적이다. 정연정 배재대 공공행정학과 교수는 “덜컥 공약을 내걸었다가 당선된 뒤 감당할 수 없으면 자승자박(自繩自縛)이 되는 만큼 사전에 공약 타당성에 대한 객관적인 검증과 공개적인 논의를 거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비가 들어가는 국책사업을 ‘로또’로 여기는 잘못된 인식을 바꾸기 위한 보완 장치를 마련해야 한다는 해법도 제시됐다. 경제적 이득이 큰 선호 사업과 쓰레기매립장 등 기피시설 관련 사업을 패키지로 묶을 경우 극단적 갈등을 완화시킬 것이라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지자체가 요구하는 SOC 사업의 지방비 투입 비율을 지금보다 높이는 것도 대안으로 거론된다. 정치권 공약의 옥석을 가리는 사후 검증을 강화해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목진휴 국민대 행정학과 교수는 “선거가 끝나면 공신력 있는 정부기관이 공약 타당성 검증기구를 설치해 당선자의 공약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세종=이상훈 january@donga.com / 홍수영 기자}
정부가 이르면 다음 달 김해공항 확장을 위한 예비타당성 조사 절차에 착수한다. 또 내년도 예산안에 설계 예산을 포함시켜 사업을 최소 1년 이상 앞당기기로 했다. 10년을 끌어온 영남권 신공항의 최적안이 나온 만큼 머뭇거릴 필요 없이 사업을 신속하게 진행해 사회적 갈등을 봉합하겠다는 것이다. 더 나아가 공항 고속철도 등을 추진할 때마다 반복되는 소모적인 논란과 갈등을 근본적으로 해소하려면 정치권, 지방자치단체, 정부 등의 국책사업 추진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22일 기획재정부와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정부는 김해공항 확장 건설을 위해 예산 편성 및 관련 절차를 최대한 신속하게 진행하기로 방침을 정하고 이같이 결정했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이르면 다음 달 예비타당성 조사 절차를 시작할 것”이라고 밝혔다. 또 정부는 예비타당성 조사 착수 전이라도 내년도 예산안에 김해공항 확장 예산을 포함시키기로 했다. 정부는 김해공항 예산에 기본 설계비 명목으로 100억 원가량 포함시키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현행 절차대로라면 국토부가 하반기(7∼12월)에 예비타당성 조사를 신청해 기재부가 내년 6월 말까지 심사를 진행하고 2018년에 예산안에 반영한다. 이럴 경우 기본 설계에 1년, 본설계에 최소 2년이 걸려 빨라야 2022년 본격 착공이 가능해진다. 일각에서는 영남권 신공항 논란이 노무현 이명박 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소모적 갈등과 사회적 비용을 양산한 것을 반면교사로 삼아 대형 국책사업의 추진 방식을 획기적으로 개선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조진만 덕성여대 교수(정치외교학)는 “공직선거법 등의 개정을 통해 대통령 선거나 광역단체장 선거에서 일정 비용 이상이 드는 국책사업 공약을 내놓으려면 재정 추계를 반드시 함께 밝히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국비로 지원하는 국책사업 유치에 지자체들이 매달리게 만드는 ‘승자독식(勝者獨食)’의 국책사업 구조를 합당한 책임과 의무를 부과하는 방식으로 바꿔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정부도 국책사업을 효율적으로 추진할 수 있도록 투명한 사업방식을 도입해 갈등을 선제적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세종=이상훈 january@donga.com / 홍수영 기자}

새누리당 유승민 의원은 22일 국회에서 열린 신공항 관련 영남권 중진의원 간담회에서 ‘복당 신고식’을 했다. 특유의 ‘까칠함’을 통해서다. 그는 “정부가 결론을 내린 만큼 지역 갈등이 해소되길 바란다”면서 “한 가지 해결해야 할 부분이 있다”고 운을 뗐다. 이어 “(정부가) 김해공항 확장은 계속 불가하다더니 갑자기 최선의 대안이라고 하니까 전부 어안이 벙벙한 상태다. (국토교통부 차관에게) 해명을 요구했지만 신통한 답변을 듣지 못했다”고 비판했다. 복당이 확정된 만큼 앞으로 정치 현안에 목소리를 내겠다고 예고한 셈이다. 4·13총선을 둘러싼 여권 내홍은 ‘유승민으로 시작해 유승민으로 끝났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그 결과 여권은 참패했고 16년 만에 여소야대, 20년 만에 원내 3당 체제가 만들어졌다. ‘돌아온 유승민’은 또 한 번 정치 지형을 흔들 기폭제다. ‘보수 혁신’을 기치로 정치권 ‘새판 짜기’의 한 축이 될 수 있다는 점에서다. 국민의당 안철수 상임공동대표는 한 언론 인터뷰에서 유 의원을 두고 “대한민국 미래에 대한 위기의식과 방향성이 (나와) 비슷한 분”이라고 ‘러브콜’을 보냈다. 안 대표는 유 의원이 19대 국회 국방위원장 시절 위원장실로 직접 찾아가 대화를 나눈 적도 있다고 한다. 안철수-유승민-손학규 등 중도세력 ‘빅텐트’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유 의원은 주변 인사들에게 “당 밖으로 몇 명 뛰쳐나간다고 바뀌는 게 아니다. 내 정치 목표는 새누리당 내부에서 당을 바꾸는 것”이라고 선을 그었다고 한다. “안 대표의 정체성을 아직 잘 모르겠다”고도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괜한 오해를 피하려고 ‘제3지대 창당’을 준비 중인 정의화 전 국회의장과의 다음 달 초 식사 약속도 취소했다고 유 의원 측은 전했다. 유 의원은 ‘보수 혁신’에 자신감을 갖고 있다고 한다. 그는 최근 사석에서 “당내 변화의 에너지는 충분하다. 대선에서 패한 뒤 (어쩔 수 없이) 바뀔 것이냐, 패배 전에 (스스로) 바꿀 것이냐 선택의 문제”라며 “지금 변화를 거부하다가 대선에서 패한 뒤 내가 말한 대로 바꾸려면 친박(친박근혜)계도 머쓱할 것”이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는 것이다. 일각에선 유 의원이 8·9전당대회에서 당권에 도전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하지만 유 의원과 가까운 인사들은 ‘대선 직행’ 가능성에 무게를 둔다. 한 측근 인사는 유 의원의 대선 도전 가능성에 “와이 낫(Why not·왜 아니겠느냐)”이라고 했다. 이어 “정권을 재창출하려면 중도층의 마음을 얻어야 한다. 보수 정권 8년여를 거치면서 ‘보수는 유능하다’는 신화가 깨졌다. 대선 국면에서 개혁 의지와 콘텐츠 생산 능력이 탁월한 유 의원에게 분명 유리한 흐름이 만들어질 것”이라고 자신했다. 유 의원도 최근 “(정치 입문 이후) 야당 8년, 여당 8년을 겪으면서 대통령을 당선시키는 것보다 당선된 이후 잘할 수 있느냐가 훨씬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개혁을 강하게 추진할 사람이 다음 정권을 잡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그러면서 “나는 필요한 일을 피한 적이 없다”고도 말했다는 것이다. 유 의원은 자신을 따라다니는 ‘보수 정체성 논란’에 정면 돌파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평소 “새누리당은 소수 몇 사람이 당의 정체성을 결정하는 그런 정당이 아니다. 누구든 지나가는 ‘가객’일 뿐이다. 정치에서 주종관계는 있을 수 없다. 그래서 ‘당원동지’라고 하지 않느냐”고 말한다. 다만 유 의원이 ‘큰 꿈’을 꾸기에는 당내 세력이 미미하다는 현실적 한계가 있다. 박근혜 대통령과 각을 세우면서 전통적 보수층을 끌어안을 수 있느냐도 숙제다. 총선 참패 원인을 담을 새누리당의 총선 백서가 나오면 유 의원은 또다시 계파 내전(內戰)의 한복판에 설 수 있다. 보수층 사이에서 ‘유승민 피로감’이 커질 수 있는 대목이다. 유 의원은 지난달 31일 서울 성균관대 강연에서 공공선을 강조하는 ‘공화주의’를 전면에 내세웠다. 그러면서 △평등한 법치 △재벌총수 사면복권 금지 △사법·행정 전관예우 금지 등의 방법론을 제시했다. ‘용감한 개혁’을 외치지만 사실상 여권의 ‘외톨이’인 그가 ‘퀀텀점프(대도약)’ 하려면 보수층의 위기감이 얼마나 크냐에 달렸다는 해석도 있다. 아직은 그의 기반이 취약해 보인다.이재명 egija@donga.com·홍수영 기자}

‘유승민 복당’을 둘러싼 새누리당의 내전(內戰)이 점입가경이다. 칩거 나흘 만에 당무에 복귀한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은 20일 권성동 사무총장의 사퇴를 요구했지만 권 총장은 “비대위 의결 없이는 물러날 수 없다”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계 모두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상황에 놓였다. ○ ‘권성동 경질’ 내홍 2라운드 김 위원장은 이날 비대위 회의에서 “비 온 뒤 땅이 더 굳으려면 말려 줄 햇빛이 필요하다. 새누리당에 필요한 햇빛은 내부의 단결과 양보, 배려”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거듭 권 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권 총장은 회의에 앞서 김 위원장과 따로 만나 “당의 통합과 화합을 위해 (사퇴는) 바람직하지 않다”며 재고를 요청했지만 김 위원장은 “(재고를) 못 하겠다”고 답했다고 한다. 비박계 김영우 비대위원은 김 위원장이 회의를 비공개로 전환하려 하자 즉각 “발언권을 달라”며 “권 총장의 경질이 비대위의 복당 승인과 연계된 것이라면 이는 비대위의 자기부정이자 자기모순”이라고 비판했다. 김용태 의원도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해임 의결을 하지 않는 이상 총장직은 유지된다”며 힘을 실었다. 친박계 의원 26명은 이날 오후 모여 다시 한 번 권 총장의 사퇴를 요구했다. 이어 “이른 시일 안에 의원총회를 열어 정진석 원내대표가 일련의 사태(복당 승인 과정)에 대해 경위를 설명하고, 복당 의원들은 당 화합을 위한 견해를 밝혀야 한다”고 압박했다. ○ 극한 혼란에 빠진 새누리당 표면적으로 비박계는 ‘버티기’로, 친박계는 ‘압박하기’로 힘겨루기를 하는 모양새다. 하지만 속으론 양쪽 모두 난감한 상황이다. 한 비박계 비대위원은 “김 위원장이 경질 방침을 밝혔는데 권 총장은 명분상 자진해서 물러날 수 없는 상황”이라며 “그렇다고 없던 일로 하면 혁신을 위해 모셔온 김 위원장의 권위가 추락하면서 당의 모양새가 우습게 돼 고민이 많다”고 털어놨다. 김 위원장이 새 사무총장을 인선하려면 비대위 전체회의에서 의결해야 한다. 이 경우 비박계 비대위원은 “‘권성동 해임안’부터 의결하라”고 맞설 공산이 크다. 권 총장 해임을 놓고 또다시 복당 문제처럼 무기명 투표를 하게 되더라도 양 계파 모두에 부담이 된다. 정치권의 한 인사는 “당직자 해임을 표결로 처리한 전례가 없다”고 했다. 정치적 결단이라는 것이다. 이학재 비대위원은 이날 비대위 비공개회의에서 “권 총장의 해임을 의결해도 문제, 안 해도 문제이니 권 총장이 유감을 표명하는 선에서 매듭짓자”고 중재안을 냈다. 그러나 김 위원장은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회의를 끝낸 것으로 알려졌다. 한 비박계 3선 의원은 “김 위원장이 당내 복잡하게 얽힌 계파 갈등 구조를 이해하지 못한 채 친박의 ‘권성동 사퇴’ 카드를 덥석 무는 자충수를 뒀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꼬인 매듭을 풀기 위해선 권 총장이 유감 표명과 함께 자진 사퇴 의사를 밝혀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최악의 비대위 붕괴 상황을 막기 위한 방안을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홍수영 gaea@donga.com·이재명 기자}

새누리당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이 20일 당무에 복귀하기로 하면서 유승민 의원 등의 일괄 복당 결정으로 촉발된 내홍이 수습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하지만 ‘유승민 복당’ 사태가 당내 헤게모니(주도권)를 둘러싼 싸움이었던 만큼 향후 당권 등을 놓고 계파 간 일전은 불가피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지도부 붕괴’ 최악은 피해 정진석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강남구 논현동 김 위원장 자택 부근의 한 카페를 찾았다. 김 위원장이 들어오자 90도로 고개를 숙인 뒤 “복당 처리 과정에서 너무나 거칠고 불필요하며 부적절한 언사를 행한 데 대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말했다. 정 원내대표는 일괄 복당 결정 당시 표결을 미루자는 김 위원장에게 “중대 범죄행위”라고 압박해 김 위원장이 거취를 고민하는 상황을 초래했었다. 김 위원장은 적어온 메모를 보며 “이번 상황은 민주주의가 아니었다”고 했다. 손에는 헌법재판소가 제작한 헌법 책자가 들려 있었다. 복당 결정이 “표결이라는 민주적 절차에 따른 결과”라는 비박(비박근혜)계의 주장을 반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였다. 김 위원장은 20여 분간의 회동에서 “당에 신뢰도, 기강도 없는 상황에서 과연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심한 자괴감과 회의감이 든다”는 말을 반복했다고 한다. 하지만 자리를 나서며 “(정 원내대표의) 사과에 진정성이 있다면 수용하겠다”고 말했다. 이후 오후 7시경 지상욱 대변인을 통해 “새누리당의 통합과 혁신을 완수하기 위해 고심 끝에 대승적으로 소임을 다하기로 결심했다”며 당무 복귀 의사를 밝혔다. 김 위원장은 친박(친박근혜)계가 복당 사태의 책임을 물어 경질을 요구한 권성동 사무총장에게 전화해 사퇴를 권고했다. 하지만 비박계인 권 총장은 “사퇴할 이유가 없다. 경질하려면 비대위의 의결을 거치라”며 거부했다. 권 총장이 끝까지 반발할 경우 논란이 예상된다. 하태경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이 권 총장을 경질하겠다는 것은 민주적인 의사 결정에 불복하겠다는 것이고 계파 패권 투쟁의 선봉에 서겠다는 의지의 표현밖에 안 된다”고 비판했다. ○ 靑, 당 장악력 약화 친박계는 출구전략을 찾고 있다. 당초 20일에 30∼40명이 모여 세(勢) 과시를 하려 했지만 모임도 보류했다. 한 친박계 핵심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김 위원장의 복귀와 권 총장의 경질 결정으로 수습이 되고 있다”며 “당 상황을 지켜본 뒤 모임 여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친박계의 숨고르기에는 8월 9일 전당대회를 앞두고 ‘1보 후퇴’ 하는 게 낫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친박계 좌장인 최경환 의원이 당권 도전을 저울질하는 상황에서 복당 사태가 자칫 ‘제2의 유승민 사태’로 번질 경우 역풍이 만만찮을 것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관계자도 “다들 빨리 수습하려고 노력하는 것이고, 그게 맞는 방향이라고 본다”는 반응을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21일 국무회의에서 이 문제와 관련된 언급을 할지가 변수지만 청와대 내에서는 발언을 하지 않을 거라는 관측이 우세하다. 정치권에서는 박근혜 정부가 임기 후반기로 접어들면서 당청관계 힘의 균형이 당 쪽으로 넘어가는 것 아니냐는 해석도 있다. 유 의원 등의 복당 결정을 청와대에 ‘사후 통보’한 것부터 당에 대한 청와대의 장악력이 떨어지고 있음을 보여줬다는 것이다. ○ 진짜 승부는 전당대회서 판가름 유 의원의 복당으로 ‘최경환 대세론’으로 싱겁게 끝날 것 같던 전당대회에도 지각 변동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 비박 진영에서는 유 의원을 앞세운 후보군 재편 가능성까지 거론되고 있다. 일각에선 ‘최경환 대 유승민’의 맞대결 시나리오까지 나온다. 하지만 유 의원이 당권에 나서 전면전을 펼치기보다 당심과 여론을 좀 더 지켜볼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총선 참패 후 자숙하고 있는 김무성 전 대표가 유 의원 복당 국면에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동을 재개한 것도 눈길을 끈다. 비박 진영이 전열을 가다듬는 양상이기 때문이다. 친박-비박계의 진짜 승부는 전당대회에서 판가름 날 것으로 보인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장택동 기자}
‘유승민 공천’을 두고 벌인 여권의 ‘1차 내전(內戰)’에 이어 ‘유승민 복당’으로 불거진 ‘2차 내전’이 공멸 위기 속에 일단 확전 자제 쪽으로 기울고 있다.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계 모두 명분도, 실리도 얻지 못한 채 상처만 입은 ‘루즈-루즈(lose-lose) 게임’의 전형을 보여줬다는 지적이 나온다. 친박계 조원진 김태흠 이장우 의원 등 6명은 17일 김 의원실에 모여 ‘위력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정진석 원내대표의 공개 사과 △권성동 사무총장의 사퇴 △의원총회에서 유승민 의원의 입장 발표 등을 요구했다. 친박계는 20일 다시 모여 이를 재차 요구할 계획이다. 하지만 친박계는 청와대와의 교감 속에 정 원내대표의 사퇴 요구 등으로 전선을 더 넓히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7월 의원총회에서 유승민 전 원내대표를 찍어냈듯 정 원내대표의 ‘강제 퇴진’을 밀어붙일 경우 ‘친박 패권주의’ 비판 속에 역풍을 맞을 수 있다는 위기감이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또 유 의원 복당 결정을 뒤집을 수단도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한 친박계 핵심 의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친박계가 성명서를 내는 등 ‘집단행동’까지는 하지 않을 것”이라며 “정 원내대표에게 공을 넘기고 상황을 지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앞서 당내 최다선(8선)이자 친박계 맏형인 서청원 의원은 “여론 수렴 과정이 미흡했지만 비대위 결정에 따라야 한다”며 중재에 나섰다. 다만 정 원내대표의 사과 및 권 사무총장 사퇴 요구에 대한 반응 여부에 따라 친박 강경파들이 다시 목소리를 높일 개연성은 남아 있다. 정 원내대표는 친박계의 사과 요구에 “나는 한 표를 행사한 것밖에 없다. 말하지 않겠다”며 숨고르기에 들어갔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사퇴를 고심 중인 김희옥 혁신비상대책위원장의 자택을 찾아가려 했으나 김 위원장이 만남을 거부해 발길을 돌렸다. 그 대신 지상욱 대변인은 김 위원장을 만난 뒤 기자들에게 “(김 위원장은) ‘전날 회의가 위압적이었다. 정말 참담하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재명 egija@donga.com·홍수영 기자}

“양심과 민심에 따라 민주적 절차를 거쳐 내린 결론이다.” 새누리당 혁신비상대책위원인 김영우 의원은 전날 혁신비대위의 탈당파 무소속 의원 7명에 대한 일괄 복당 결정 논란에 대해 이같이 말했다. 비박계인 김 의원은 17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친박계가 ‘비박의 쿠데타’라고 지적한 것과 관련해 “모든 비대위원의 자유로운 의사 개진과 토론, 그리고 무기명 투표로 일괄 복당 결정이 내려졌다”며 절차상 문제가 없었음을 강조했다. 김 의원은 “복당은 당 최고 의사결정기구인 최고위원회(현 비대위)에서 결정하는 것이 당헌·당규에 따른 절차”라고 잘라 말했다. 김 의원은 무소속 의원들의 복당을 전격적으로 결정한 것에 대해 “지긋지긋한 계파 갈등에서 벗어나 새로운 혁신을 해야 하기 때문에 비대위에 ‘혁신’이 붙은 것”이라며 “(복당 결정이)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는 의견들이 있었다”고 전날 회의 분위기를 전했다. 김 의원은 “복당은 비대위가 떠안을 문제였다”고도 했다. 그는 “의원총회로 넘어가면 계파 문제로 환원되는 악순환을 겪으며 당을 혼란에 빠뜨릴 수 있다”며 “위원장도 (복당 문제를) 여론조사나 의원총회에 부치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김 의원은 비대위 회의가 강압적인 분위기 속에서 복당을 의결했다는 친박계의 주장에 대해 “한 사람이라도 끝까지 반대했다면 표결을 할 수 없었다”며 “위원장이 비공개 회의로 전환된 뒤 비대위원들에게 각자의 의견을 개진해 달라고 했고, 합의를 통해 표결이 이뤄진 것”이라고 반박했다.▼ “복당 반대는 아니다” 친박 김태흠 “강압적으로 표결 몰아간건 문제” ▼“쿠데타를 하듯 복당을 밀어붙이면서 절차에 하자가 많다.” 새누리당 친박계인 김태흠 사무1부총장은 혁신비상대책위원회의 탈당파 무소속 의원 7명에 대한 일괄 복당 결정에 반발해 17일 ‘친박 대책회의’를 주도했다. 김 부총장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비박의 쿠데타’라고 주장한 이유에 대해 “비대위 회의 전날까지 복당 결정을 내리지 않고 논의부터 하자는 암묵적 공감대가 있었다”며 “당의 2인자인 정진석 원내대표와 당내 비대위원들이 기습적으로 분위기를 몰아가더니 결국 결론까지 내버렸다”고 말했다. 김 부총장은 김희옥 혁신비대위원장이 표결을 수용한 것 아니냐는 지적에 “김 위원장은 표결로 결정하는 데 대해 반대했었다”며 “정 원내대표가 강압적인 자세와 모욕적인 언사로 표결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비박계는 최고위원회(현 비대위)에서 복당 문제를 결정하는 것이 당헌·당규에 따른 절차라고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김 부총장은 “지도체제 개편 문제는 최고위 의결 사안인데도 의원총회에서 의견 수렴을 거치기로 했다”며 “어떤 사안은 의총을 거치고, 어떤 사안은 바로 표결하고 불순한 의도가 있다고 볼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김 부총장은 다만 “유승민 의원의 복당에 반대하는 게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차기 지도부에 출마하는 분들이 복당 문제에 대한 견해를 밝히고, 새 지도부가 당의 화합과 미래를 향한 발걸음을 하면서 풀었어야 했다”며 “당의 화합을 목표로 놓고 다뤄야 할 복당 문제가 새로운 갈등만 야기시킨 꼴”이라고 지적했다. 고성호 기자 sungho@donga.com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정부가 단절 70년 만에 추진하던 경원선 철도(서울 용산∼북한 강원 원산) 복원 사업을 잠정 중단한 것으로 확인됐다. 경원선 복원은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초부터 내세웠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의 핵심 과제 중 하나다. 16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통일부는 이달 초 경원선 복원 사업의 주무 부처인 국토교통부에 ‘복원 공사를 중지하라’는 지침이 담긴 공문을 보냈다. 이에 따라 국토부는 공사에 참여하고 있는 현대건설 등에 이달 말까지 현장에서 인력과 장비 등을 철수하기 위한 정리 작업을 하도록 했다고 한다. 정부는 그동안 1단계로 남측 구간(백마고지역∼월정리역 9.3km)에 대한 복원 작업을 진행해왔다. 월정리역 이후 군사분계선까지 2.4km 구간은 비무장지대(DMZ)로, 한반도 화해 무드가 조성되면 남북 간 합의를 통해 복원하겠다는 구상이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8월 강원 철원군에서 열린 기공식에 참석해 “경원선이 복원되면 유라시아 이니셔티브의 진군을 알리는 힘찬 기적 소리가 한반도와 대륙에 울려 퍼질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통일부 측은 “공사 중단은 아니다”라며 “토지 보상비가 예상보다 늘어나 공사 일정이 조정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사업비가 500억 원 이상인 사업의 사업비를 변경하려면 기획재정부와 협의를 거쳐야 한다는 것이다. 통일부 관계자는 “공사를 위해 사들여야 하는 토지의 땅값이 애초 예산에 반영한 90억 원(공시지가)보다 3배로 오른 270억 원(감정평가)이 돼 조정이 불가피해졌다”며 “(북한의 4차 핵실험으로 인한)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이후 북한의 도발 우려로 전방 지역이 불안한 상황도 감안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는 표면적인 이유라는 관측이 많다. 지난해 복원을 시작할 때는 박근혜 정부 임기 내 복원을 매듭짓기 위해 예비타당성 조사를 면제하고, 설계와 시공을 동시에 진행하는 ‘패스트 트랙(신속 처리)’ 방식까지 적용했던 사업이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정부가 대북제재 국면에서 임기 내 남북협력 재개 가능성이 낮아진 것으로 판단한 것은 물론이고 경원선 복원 공사를 진행하려는 의지도 약해진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표면적으로는 잠정 중단이지만 공사 재개 시점은 불확실하다. 공사가 재개되더라도 경원선 복원을 애초 예정했던 내년 11월경에 마무리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한 상태다. 한 여권 관계자는 “남측에서만 진행되는 통일사업도 중단하며 북한에 대화의 여지를 주지 않겠다는 뜻 아니겠느냐”며 “박 대통령의 유라시아 이니셔티브 구상도 사실상 폐기 수순을 밟을 수 있다”고 말했다. 홍수영 기자 gaea@donga.com·윤완준 기자}
정부가 영남권 신공항 예정지 발표를 일주일여 앞두고 골머리를 앓고 있다. 정치권과 관련 지방자치단체의 유치전이 과열 양상을 보이면서 용역 결과가 원하는 방향으로 나오지 않을 경우 발표까지 꼬투리를 잡힐 수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15일 정치권에 따르면 신공항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는 입지 선정 결과 발표 날짜를 철저히 비밀에 부치고 있다. 강호인 국토부 장관은 최근 국회를 찾아 “24일(용역 제출 마감 시한)보다 빠를 수 있다”고만 말했다고 한다. 청와대도 이날 “용역이 완료되는 대로 국토부에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나 구체적인 시기는 정해진 바 없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발표 시점을 당일 서너 시간 전에 공지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발표 날짜를 미리 예고하면 “이미 용역 보고서가 도착했는데 정부가 쥐고 있으면서 ‘마사지(조율)’에 들어갔다”는 오해만 낳을 수 있다는 것이다. 관련 지자체에도 사전에 결과를 알려주지 않을 방침이다. 발표도 신공항 용역을 맡은 파리공항공단엔지니어링(ADPi)이 주체가 되고, 국토부는 배석하는 방식으로 할 예정이다. 실무선에선 ‘박근혜 대통령직인수위원회’ 당시 주요 인선을 발표할 때 밀봉된 봉투를 발표장에서 뜯는 장면을 연출했던 것을 차용하자는 아이디어도 나왔다고 한다. 다만 한 여권 인사는 “용역 결과가 나오면 청와대에 미리 보고해야 해 이 방식은 포기했다”고 전했다. 정부는 갈등 확산을 막기 위해 용역 결과 발표 시 평가항목과 평가기준을 모두 공개할 방침이다. 하지만 발표 이후 국론 분열이 우려되는 만큼 17일 열릴 고위 당정청 회의에서 후폭풍을 최소화하는 방안도 함께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홍수영 기자 gaea@donga.com}
여야가 당 대표 권한을 강화하는 방식으로 지도체제를 개편하기로 하면서 8월 전당대회 출마를 고려했던 예비주자들 간의 ‘교통정리’도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 새누리당은 8월 9일 전대에서 당 대표와 최고위원을 나눠 뽑는 분리 경선을 하기로 하면서 당권 주자들의 셈법이 복잡해지고 있다. 당 대표에 출마했다가 낙선할 경우 지도부 입성이 좌절되는 만큼 당선 가능성이 높지 않은 주자들은 최고위원으로 방향을 틀거나 아예 출마를 접을 수 있다. 당 대표 경선이 친박(친박근혜)-비박(비박근혜)계 간 ‘일대일’ 구도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친박계 이정현 의원은 15일 페이스북에 “새누리당 대표에 호남 출신이 당선되는 것은 정치적 상상일 수 있으나, 실현된다면 그 자체가 정치혁신”이라며 가장 먼저 당 대표 도전 의사를 밝혔다. 다만 친박 진영은 최경환 의원의 출마 여부 결정을 기점으로 당 대표 후보군의 윤곽이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최 의원이 나선다면 원유철 이주영 홍문종 이정현 의원 등 당권 주자들 사이에 내부 교통정리가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비박 진영에서는 정병국 의원이 단독으로 당 대표에 출마할 것이라는 관측이 많다. 현재 방미 중인 정 의원은 그간 “당 대표가 제대로 리더십을 행사할 수 있는 구조가 되면 출마하겠다”며 조건부 도전 의사를 밝혀 왔다. 더불어민주당은 논란 끝에 지난해 문재인 전 대표 시절 혁신위원회의 혁신안 중 최고위원 경선 폐지를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8월 27일 전대에서는 당 대표만 경선으로 선출하게 된다. 나머지 최고위원 10명은 전국 5개 권역에서 1명씩, 노동·여성·청년·노인·민생 분야에서 1명씩으로 구성한다. 또 권역별 최고위원을 시도당 위원장 중에서 선출키로 하면서 20대 총선 낙선자 등 원외 인사들이 대거 최고위에 진입할 것으로 보인다. 당장 광주는 현역 의원이 없고, 전북도당위원장은 김성주 김춘진 전 의원 등이 거론되고 있어 호남 권역(광주 전남 전북) 최고위원은 원외 인사가 유력하다. 최고위원이 기존 7명에서 10명으로 늘어나면서 최고위의 ‘통일성’이 얼마나 유지될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한 당직자는 “최고위원이 7명일 때도 온갖 구설이 많아 ‘봉숭아 학당’으로 불렸다”며 “대선을 앞두고 최고위에서 각자 목소리를 내면 결코 좋지 않다”고 우려했다.홍수영 gaea@donga.com·차길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