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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쁜 소리 말고 ‘더러운 소리’를 내주세요.” 성인용 애니메이션 ‘발광하는 현대사’의 목소리 연기에 참여한 배우들에게 감독과 프로듀서는 이렇게 주문했다. 홍덕표 감독은 “‘발광사’는 외로운 현대인이 욕망을 쫓아가는 이야기”라면서 “섹스가 아름답기보단 거칠고 불편하게 느껴져야 했다”고 했다. 애니메이션에서 소리는 ‘작품의 절반’이라고 할 만큼 중요하다. 홍 감독은 “실사 영화는 현장 녹음을 할 수 있지만 애니는 모든 소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발광사 팀이 주로 이용한 소품은 찰흙. 살이 부딪치는 ‘차진 소리’에 찰흙을 사용했다. 제작진이 꼽은 최고 난도의 효과음은 구강성교 장면에 입힐 소리. ‘리얼’한 소리를 위해 막대사탕, 바나나 등을 동원했으나 “가장 효과적인 것은 맨손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목소리로만 하는 연기임에도 베드신이 많은 작품에 목소리 여배우를 캐스팅하기란 쉽지 않았다. 신음 소리가 대사의 절반을 차지하다 보니 일부 여배우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위한 ‘용기’를 얻기 위해 녹음 전 맥주를 들이켰다고 한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10일 개봉하는 ‘발광하는 현대사’(발광사)는 ‘주문형비디오(VOD) 전용 성인 애니메이션’이다. 강도하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별별이야기2’(2007년)의 홍덕표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시간강사 ‘현대’와 교통 리포터 ‘민주’를 주축으로 다양한 관계를 통해 수위 높은 정사신을 보여준다. ‘발광사’는 극장이나 TV를 거치지 않고 인터넷TV(IPTV) 인터넷 모바일 VOD 같은 온라인 시장으로 유통된다. 성인용 애니 불모지인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유통방식을 택한 발광사의 도전은 주목할 만하다. 성인용 애니 ‘돼지의 왕’(2011년) ‘사이비’(2013년)의 감독이자 발광사의 제작자인 연상호 프로듀서는 “성인용 애니의 특성상 극장보다는 디지털 플랫폼이 더 적합하다고 봤다”면서 “청소년 위주의 만화가 웹툰의 등장으로 성인까지 즐길 수 있는 시장으로 확대 재편된 것처럼 성인용 애니 시장도 플랫폼의 변화를 통해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국내 성인용 애니의 시작은 1994년에 나온 ‘블루시걸’. 당시 제작비 15억 원에 목소리 연기자로 김혜수 최민수 엄정화가 캐스팅돼 언론의 관심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잘못 끼운 첫 단추’가 됐다.(극 중반이 채 안 돼 별다른 설명 없이 목소리 연기자는 성우로 바뀐다.) 업계 관계자는 “엉성한 스토리와 컴퓨터그래픽(CG)에 대한 비판이 줄을 이었다”며 “성인용 애니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후 성인용 애니는 1990년대 말 비디오용으로 제작된 ‘누들누드’ 시리즈가 인기를 얻으며 반짝 특수를 누렸지만 비디오 시장의 쇠퇴와 함께 쇠락했다. 2000년대에 등장한 ‘18세 이상 관람가’ 극장용 애니는 ‘해피데이’(2002년) ‘아치와 씨팍’(2006년) 등 손에 꼽을 정도. 이혜경 애니메이션제작자협회 사무국장은 “캐릭터 상품화를 통해 수익을 낼 수 있는 아동용 시장을 제외하면 한국에서 애니는 투자를 받는 것 자체가 어려운 상황이다. 성인용 시장은 특히 더 어렵다”고 전했다. 최근 3, 4년 사이 성인용 애니는 이야기와 만듦새의 질은 높이되 제작비는 절감하고 유통방식을 바꾸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학원 폭력을 소재로 해 평단의 호평을 받은 ‘돼지의 왕’은 제작비가 1억5000만 원이다. 1시간짜리 3편으로 구성된 ‘발광사’의 제작비는 3억 원으로 알려졌다. CG 기술의 발전은 제작비 절감 효과도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인용 애니 시장의 활성화가 국내 애니메이션의 발전과 관련이 깊다고 말한다. 한창완 세종대 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공각기동대’의 오시이 마모루 같은 유명 감독도 일본의 성인용 애니 출신”이라며 “유통 플랫폼이 많으면 창작자 양성에 유리하고 성인용 애니는 자유로운 표현도 가능해 전체적인 애니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성인용 애니가 대중화하려면 소재를 다양화하고 기존 애니와의 차별화에 대해 고민해야 한다”고 조언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예쁜 소리 말고 '더러운 소리'를 내주세요." 성인용 애니메이션 '발광하는 현대사'의 목소리 연기에 참여한 배우들에게 감독과 프로듀서는 이렇게 주문했다. 홍덕표 감독은 "'발광사'는 외로운 현대인이 욕망을 쫓아가는 이야기"라면서 "섹스가 아름답기보단 거칠고 불편하게 느껴져야 했다"고 했다. 애니메이션에서 소리는 "작품의 절반"이라고 할 만큼 중요하다. 홍 감독은 "실사 영화는 현장녹음을 할 수 있지만 애니는 모든 소리를 만들어야 한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발광사 팀이 주로 이용한 소품은 찰흙. 살이 부딪치는 '차진 소리'에 찰흙을 사용했다. 제작진이 꼽은 최고 난도의 효과음은 구강성교 장면에 입힐 소리. '리얼'한 소리를 위해 막대사탕, 바나나 등을 동원했으나 "가장 효과적인 것은 맨손이라는 결론을 얻었다"고. 목소리로만 하는 연기임에도 베드신이 많은 작품에 목소리 여배우를 캐스팅하기란 쉽지 않았다. 신음 소리가 대사의 절반을 차지하다 보니 일부 여배우는 자연스러운 연기를 위한 '용기'를 얻기 위해 녹음 전 맥주를 들이켰다고 한다.구가인기자 comedy9@donga.com}
10일 개봉하는 '발광하는 현대사'(발광사)는 'VOD 전용 성인 애니메이션'이다. 강도하 작가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별별이야기2'(2007년)의 홍덕표 감독이 연출한 이 작품은 시간강사 '현대'와 교통리포터 '민주'를 주축으로 다양한 관계를 통해 수위 높은 정사신을 보여준다. '발광사'는 극장이나 TV를 거치지 않고 IPTV 인터넷 모바일 VOD 같은 온라인 시장으로 유통된다. 성인용 애니 불모지인 국내 시장에서 새로운 유통방식을 택한 발광사의 도전은 주목할만하다. 성인용 애니 '돼지의 왕'(2011년) '사이비'(2013년)의 감독이자 발광사의 제작자인 연상호 프로듀서는 "성인용 애니의 특성상 극장보다는 디지털 플랫폼이 더 적합하다고 봤다"면서 "청소년 위주의 만화가 웹툰의 등장으로 성인까지 즐길 수 있는 시장으로 확대 재편된 것처럼 성인용 애니 시장도 플랫폼의 변화를 통해 발전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국내 성인용 애니의 시작은 1994년에 나온 '블루시걸'. 당시 제작비 15억 원에 목소리 연기자로 김혜수 최민수 엄정화가 캐스팅되면서 언론의 관심을 받았지만 결과적으로 '잘못 낀 첫 단추'가 됐다.(극 중반이 채 안돼 별다른 설명 없이 목소리 연기자는 성우로 바뀐다.) 업계 관계자는 "엉성한 스토리와 컴퓨터그래픽(CG)에 대한 비판이 줄을 이었다"며 "성인용 애니에 대한 부정적 선입견을 만드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후 성인용 애니는 1990년대 말 비디오용으로 제작된 '누들누드' 시리즈가 인기를 얻으며 반짝 특수를 누렸지만 비디오 시장의 쇠퇴와 함께 쇠락했다. 2000년대 등장한 '18세 이상 관람가' 극장용 애니는 '해피데이'(2002년) '아치와 씨팍'(2006년) 등 손에 꼽을 정도. 홍덕표 감독은 "국내에서 애니는 무조건 아동용이라는 생각이 강해 성인 취향의 애니는 늘 투자부터 어려움을 겪는다. 지속적인 제작이 이뤄지지 않다 보니 창작자들이 실력을 쌓을 기회 자체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최근 3~4년 사이 성인용 애니는 이야기와 만듦새의 질은 높이되 제작비는 절감하고 유통방식을 바꾸는 방향으로 변하고 있다. 학원 폭력을 소재로 해 평단의 호평을 받은 '돼지의 왕'은 제작비가 1억5000만원이다. 1시간짜리 3편으로 구성된 '발광사'의 제작비는 3억 원으로 알려졌다. CG 기술의 발전은 제작비 절감 효과도 내고 있다. 전문가들은 성인용 애니 시장의 활성화가 국내 애니메이션의 발전과 관련이 깊다고 말한다. 한창완 세종대 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공각기동대'의 오시이 마모루 같은 유명 감독도 일본의 성인용 애니 출신"이라며 "유통 플랫폼이 많으면 창작자 양성에 유리하고 성인용 애니는 자유로운 표현도 가능해 전체적인 애니 발전에도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성인용 애니가 대중화하려면 소재를 다양화하고 기존 애니와의 차별화에 대해 고민해야한다"고 조언했다.구가인기자 comedy9@donga.com}

정우성(41)을 만난 4일은 영화 ‘신의 한 수’ 개봉 다음 날이었다. 내기바둑을 소재로 한 ‘신의 한 수’는 개봉 첫날과 둘째 날 ‘트랜스포머: 사라진 시대’를 누르고 박스오피스 1위를 차지하며 할리우드 로봇군단을 물리칠 강력한 복병으로 떠올랐다. 청소년 관람불가 영화임을 고려하면 꽤 좋은 출발이다. 그래서인지 영화 ‘감시자들’ 이후 꼭 1년 만에 복귀한 정우성은 상기돼 보였다. 인터뷰 당일 새벽까지 자신이 제작하는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를 촬영했다는데도 피곤한 기색은 없었다. 그는 “‘감시자들’에서 받쳐주는 역할을 했다면 ‘신의 한 수’는 내가 끌고 가는 영화”라면서 “흥행을 예상한 전작과 달리 이번엔 경쟁작이 강해서 초조했는데 기분이 좋다”고 했다. ―과거보다 흥행 ‘촉’이 좋아졌다. “직접 선택한 작품들은 결과가 나쁘지 않았다. ‘놈놈놈’도 ‘송강호 이병헌 사이에서 뭘 할 거냐’며 주변에서 만류했지만 선택했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도 기억상실 여자와 무슨 멜로냐고 다 말렸다. 겸손해야겠지만 내가 좋아서 한 작품은 관객들도 재밌어했다.” ―영화에서 프로 바둑기사로 나온다. 바둑을 두나. “영화 출연을 결정한 게 바둑을 모르는데도 시나리오가 재미있게 읽혔기 때문이다. 촬영 전 기본은 알아야 할 것 같아 프로기사 분을 만났는데 ‘단기간에 가르칠 자신이 없다’면서 거절하더라. 그 대신 ‘착수’ 연습은 많이 했다.” ―착수도 연습이 필요한가. “예전 인터뷰에서 만난 바둑담당 기자가 ‘착수가 중요하다’고 하더라. 그 후 늘 바둑알을 가지고 다니면서 만지작거리고 연습했다. 영화를 보면 착수 모양새도 다르다. 내가 맡은 태석은 두 번째와 세 번째 손가락을 겹치고 (바둑돌 놓는 포즈를 취하며) 이렇게 놓는 다면, 살수(이범수)는 세 번째와 네 번째 손가락을 이용한다.” ―요즘 액션물의 트렌드는 남자 배우 몸매 노출이다. ‘신의 한 수’도 그렇다. “의식하진 않았다. 시나리오상 초반엔 뚱뚱해야 했는데 여름 촬영이라 땀 때문에 특수분장에 한계가 있었다. 그 대신 수염을 붙이고 큰 옷을 입었다. 점차 살이 빠지고 신체가 강해지는 모습을 보이기 위해 노출이 필요했다.” ―20대 배우 최진혁과 같이 나온 장면에서도 몸매가 뒤지지 않더라. 관리를 하나. “30대 후반부터 운동을 생활화하고 있다. 오래 액션영화를 찍으려면 계속 관리해야 한다. 촬영에 들어가서는 깎은 듯한 몸보다는 자연스러운 근육을 보여주기 위해 운동을 자제했다.” ―‘마담 뺑덕’도 하반기 개봉을 앞두고 있다. 4년 만에 ‘감시자들’로 복귀한 후 다작하고 있는데…. “4년 공백이 관객에게 멀어진 시간처럼 느껴졌다. 그 공백을 채우고 싶은 욕구가 있다. 요즘 한창 일하는 재미가 있다. 연기 테크닉 면에서 과거보다 좀 더 잘 표현할 수 있는 것 같다.” ―연기생활 만 20년이다. 데뷔작 ‘구미호’부터 지금까지 늘 주연만 했다. 배우로서 성장하는 데 마이너스는 아니었을까. “숙명이었겠지. 그래서 괴로워하고, 휘둘리기도 했다. 이해하려고 계속 노력했다. 자리가 사람을 만드는 것 같진 않다. 사람이 그 자리를 어떻게 이해하느냐, 그 자리에 있을 법한 사람이 되는 게 중요하다고 본다.” ―결혼은 안하나. 10년 전 인터뷰를 찾아보니 ‘30대에 꼭 결혼하겠다’고 했더라. “사랑이 자기 마음대로 되나. 그땐 연애도 진하게 하고 있었고 그 나이가 결혼적령기라고 생각했다. 나도 결혼은 너무 늦진 않았으면 한다. 마흔 다섯 정도? 그런데 다들 결혼하지 말라고 하던데….”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장애인의 스마트 미디어 접근권을 다룬 CBS 라디오 다큐멘터리 '소리를 보여 드립니다'가 24일 미국 뉴욕에서 열린 2014 뉴욕 페스티벌에서 라디오 국제상 유엔-디피아이(UN-DPI) 금상을 받았다. CBS는 "유엔-디피아이 금상은 유엔 정신을 가장 잘 구현한 프로그램에 주어지는 상으로 국내 방송사가 이 상을 받은 것은 상이 제정된 1990년 이래 이번이 처음"이라고 밝혔다. CBS 창사 60주년 기념 다큐인 '소리를 보여 드립니다'는 장애인이 스마트폰을 비롯한 최신 미디어를 이용하는데 겪는 어려움과 차별을 다룬 작품이다. 이 다큐는 올해 한국PD대상 라디오 실험정신상도 받았다. 1957년 시작된 뉴욕 페스티벌은 국제 광고제이자 미디어 축제다.구가인기자 comedy9@donga.com}

신선하고 좋은 재료는 요리의 성패를 좌우한다. 영화도 마찬가지다. 소재가 흥미로우면 영화도 재미있을 확률이 높다. 그런 점에서 프랑스 패션디자이너 이브 생로랑(1936∼2008)의 삶은 영화인들에게 꽤 매력적으로 다가왔을 테다. 샤넬, 크리스티앙 디오르와 어깨를 겨룬 이 ‘20세기 패션 아이콘’은 천재이지만 신경쇠약과 약물중독에 시달렸던 유약한 인간이기도 했다. 알제리 태생의 이 미남 동성애자는 줄곧 호사가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렸으며 프랑스와 미국에 머물며 동시대 예술가들과 교류도 활발히 했다. 풍부한 이야깃거리와 화제성 덕분인지 최근 프랑스에서는 그를 소재로 한 두 편의 프랑스 영화 ‘이브 생로랑’과 ‘생로랑’이 제작됐다. 하반기에 선보이는 ‘생로랑’보다 먼저 26일 국내 개봉하는 ‘이브 생로랑’은 생로랑이 디오르의 디자이너로 이름을 알리기 시작한 1956년부터 그의 가장 아름다운 컬렉션으로 꼽히는 러시안룩을 선보인 1976년 패션쇼까지 20년을 다루고 있다. 영화는 디자이너로서의 일대기에 충실한 편이다. 생로랑의 핵심적인 패션쇼부터 몬드리안의 작품 스타일을 디자인에 적용하기까지의 과정, 여성용 정장바지를 선보여 패션의 혁명을 일으킨 내용 등이 시간 흐름에 따라 촘촘히 등장해 눈이 즐겁다. 또 디오르, 카를 라거펠트, 앤디 워홀, 엘리자베스 아덴, 장 콕토 등 20세기를 주름잡았던 패션·예술계 명사들의 모습을 찾는 재미도 쏠쏠하다. 그러나 이 작품의 중심은 생로랑과 그 연인 피에르 베르제의 러브스토리다. 주인공은 생로랑이지만 베르제는 화자로서 내내 영화를 이끈다. 여기에는 영화의 제작에 피에르 베르제-이브 생로랑 재단의 지원이 컸던 것도 한몫했던 것으로 보인다. 그 때문일까. 영화 속 생로랑은 동료 라거펠트의 애인을 비롯해 여러 사람과 바람을 피우지만 그럼에도 베르제에게 “내 인생의 남자는 너”라고 말한다. 화려한 무대 뒤에서 불안에 떠는 천재를 연기하는 피에르 니네(생로랑 역)의 연기가 인상적이다. 그러나 화자인 베르제의 비중이 지나치게 크고 캐릭터가 일관되지 못한 느낌이 남는 것은 아쉽다. 좋은 재료도 남용하면 맛이 떨어진다. 청소년 관람 불가.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KBS1의 ‘8시 반 연속극’은 ‘꽂으면 무조건 되는’ 드라마로 통한다. 정확히는 평일 오후 8시 25분에 방송되는데, ‘사랑은 노래를 타고’가 시청률 30%를 넘기며 종영한 데 이어 9일 시작한 ‘고양이는 있다’도 20%에 가까운 시청률로 평일 드라마 선두를 달리고 있다. KBS1 저녁극의 꾸준한 인기는 이어지는 메인 뉴스 시청률을 견인한다. 최근 KBS 기자들의 제작 거부로 뉴스 시간이 단축됐을 때도 평일 뉴스 시청률은 20% 안팎을 유지했는데, 이는 저녁극 덕분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공희정 드라마평론가는 “참신함은 없다. 그러나 중장년층이 하루를 마무리하는 시간에 쉽고 무난한 이야기로 다가가는 것이 인기 비결”이라고 말했다. 꽂으면 무조건 되는 비결을 구체적으로 들여다보면 3대 원칙이 보인다. ○1 기-승-전-가족애 첫 번째 법칙은 120∼150부작 드라마가 가족애를 확인하는 것으로 마무리된다는 점이다. 제작진의 홍보 자료에 따르면 ‘고양이…’는 “꿈을 이루는 과정에서 가족의 사랑과 소중함을 깨치는 이야기”, 전작인 ‘사랑은…’도 “가족 간의 고마움을 알아가며 타인에게 준 상처를 반성해가는 이야기”다. 드라마에는 대개 세 가족이 나오는데 이 중에는 반드시 조부모-부모-자녀 3대가 모여 사는 대가족이 끼어 있다. 이 시간대에 방영됐던 ‘너는 내 운명’ ‘웃어라 동해야’ ‘지성이면 감천’을 연출한 김명욱 KBS PD는 “주인공은 젊은이지만 미니시리즈처럼 이야기가 주인공에게 집중되진 않는다. 부모와 자녀, 노년 세대 간 균형을 잡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2 막장도 막장 아닌 척, 싱겁게 막장 드라마의 단골 소재인 출생의 비밀은 등장하지만 시청률에 민감한 타 방송보다 상대적으로 덜 자극적이다. KBS 관계자는 “메인 뉴스 직전에 내보내는 드라마여서 선정적인 건 부담이 된다”며 “광고에 의존하지 않고 자체 제작을 하기 때문에 시청률을 올려야 하는 부담도 적다”고 귀띔했다. 제작비도 미니시리즈의 20∼25% 수준으로 적게 든다. 주인공도 막장 캐릭터보다는 밝은 성격의 ‘캔디’형이 많다. 요즘엔 사회의 변화상을 반영해 가족의 외연을 넓히고 있다. ‘힘내요 미스터 김’(2012년)에는 자신이 낳지 않은 아이를 키우는 남성이, ‘지성이면 감천’(2013년)에는 입양아가 주인공으로 등장했다. ○3 주연급엔 아이돌 박기 ‘고양이…’에는 걸그룹 시크릿 멤버인 전효성이 주연급으로 등장한다. ‘사랑은…’의 주인공은 씨스타의 다솜이었다. ‘너는 내 운명’(2008년)에서 소녀시대의 멤버 윤아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이후로 중장년층을 겨냥한 이 시간대 드라마에도 아이돌 스타들이 꾸준히 얼굴을 내밀고 있다. 시청률 부담이 큰 미니시리즈보다는 안정적인 시청률이 보장되는 저녁극에 출연하는 것이 연기자로서 인지도를 높이고 연기 경험을 쌓을 수 있는 기회다. 방송사로서는 아이돌 스타의 출연으로 홍보효과를 거둘 수 있어 좋다. 김주옥 문화평론가는 “KBS1 저녁극의 주요 시청층인 중장년층은 앞으로도 본방을 사수할 주요 연령대이다. KBS1 저녁극의 아성은 쉽게 깨지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방송통신심의위원회는 17일 전체회의를 열고 제3기 위원장으로 박효종 서울대 윤리교육과 명예교수(67·사진)를 선출했다. 박 위원장은 국가보훈위원회 위원을 지냈다. 위원장 임기는 3년이다. 이날 위원회는 부위원장과 상임위원에 각각 김성묵 위원(64)과 장낙인 위원(62)을 선출했다.}

아리랑TV는 사장이 자주 바뀌는 곳으로 유명하다. 특히 정권 교체기에는 예외 없이 사장이 교체됐다. 13일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으로 내정된 정성근 사장까지 포함하면 1997년 2월 개국 후 8명의 사장 중 임기 3년을 채운 이는 두 명뿐이다. 김대중 정부 초에 임명된 황규환, 이명박 정부 초에 임명된 정국록 전 사장이 그들이다. 새 사장이 임명되면 언제나 낙하산 인사라는 비판이 뒤따랐다. 역대 아리랑TV 사장 중에는 정치권 출신이 많다. 2001년 임명된 김충일 전 사장은 당시 여당인 새정치국민회의 수석부대변인, 정국록 전 사장은 이명박 대선 캠프의 특보였다. 정성근 사장도 예외가 아니다. 그는 이명박 정부에서 임명된 손지애 사장이 올 2월 임기를 6개월 남기고 ‘개인적인 이유’를 들어 사퇴한 후 3월 임명됐다. 정 사장은 박근혜 대통령 대선 캠프에서 활동했고, 새누리당 파주갑 당협위원장을 지냈다. 그는 사장 자리에 오른 지 불과 3개월 만에 아리랑TV 사장 임명권을 쥔 문체부 장관 자리로 옮겨가는 진기록도 세우게 됐다. 아리랑TV는 예산의 55%를 정부 지원에 의존한다. 방송통신위원회 자료에 따르면 2012년에는 71억 원이 넘는 당기순손실을 냈다. 설립 목적은 해외에 한국을 소개하는 것인데 이는 공영방송인 KBS월드도 하는 일이다. 익명을 요구한 언론학자는 “정권도 그 필요성을 인정하지 않으니까 번번이 전문성 없는 낙하산을 내리는 것”이라며 “아리랑TV 사장은 여당 인사들 명함 챙겨주는 자리가 됐다”고 비판했다. 아리랑TV는 이직률이 높은 방송사로 꼽힌다. 새 사장이 조직 개편도 마무리하지 못하고 입각하게 되자 더욱 어수선한 분위기다. “전혀 모르는 분”을 장관으로 모시게 된 문체부 직원들도 “문체부를 뭐로 보기에”라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다. 기자 출신인 신임 장관 내정자의 프로필 어디에도 문화 관련 이력은 없다. 이명박 정부 시절만 따져도 유인촌 전 장관은 연극인이었고, 정병국 전 장관은 10년간 국회 문화체육관광 관련 상임위 소속이었으며, 최광식 전 장관은 문화재청장을 지냈다. 현 정부 첫 문체부 장관인 유진룡 장관은 내부 승진자다. 정성근 후보자가 현 정부의 4대 국정 기조인 ‘문화융성’을 제대로 실현해낼 인물인지 모두가 우려의 시선으로 지켜보고 있다. 그가 국회 인사청문회를 통과해 장관이 된다면 어떤 인물을 아리랑TV 사장으로 내려보낼지도 궁금하다.구가인·문화부 comedy9@donga.com}

배우 백일섭(70)이 채널A ‘백일섭의 그때 그 사람’ 진행을 맡았다. 1965년 KBS 공채 탤런트로 데뷔해 올해로 연기 인생 50년째를 맞는데 방송 진행은 처음이란다. 첫 방송이 전파를 탄 16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제작발표회를 가진 그는 “MC라는 말은 부담스러우니 매회 출연하는 사람 정도로 해달라”고 했다. “(MC를) 할까 말까 고민하다 술 많이 먹었어요. ‘이 나이에 무슨…’ 했죠. 그런데 ‘꽃할배’ 생각이 나더라고요. 다 비슷비슷한 방송 사이에서 꽃할배 스타일로 진행하면 그것도 매력 있을 것 같다 싶었죠.” 그는 지난해 할아버지들의 배낭 여행기를 그린 tvN ‘꽃보다 할배’에 출연하며 ‘예능 기대주’로 떴다. 올해 초 ‘꽃할배’ 시즌3을 찍기 위해 스페인에 다녀왔고, 최근에는 8월 개봉하는 영화 ‘두근두근 내 인생’에도 출연했다. 그가 진행하는 ‘그때 그 사람’은 코미디언 구봉서, 배우 신성일 같은 전설의 스타들이 출연해 과거를 회상하고 근황을 들려주는 프로그램이다. 개편 전 방송은 다큐적인 특성이 강했지만 그가 진행을 맡으면서 출연자들과의 이야기가 강화됐다. 김건준 채널A CP는 “백일섭을 캐스팅한 이유는 중장년층뿐만 아니라 젊은층에게까지 폭발적인 인기를 얻고 있기 때문”이라며 “50년 연기 인생에서 우러나오는 경험담과 추억담이 많아 누가 나와도 풍부한 이야기를 나눌 수 있다”고 기대했다. 백일섭은 이번 방송 출연을 결정하며 “속삭이는 목소리까지 더 잘 듣기 위해 보청기를 맞췄다”고 말했다. 개인적으로 방송에 출연시키고 싶은 사람으로는 가수 김추자를 꼽았다. 그는 “우리 시대 최고의 가수였는데 최근 다시 나와 리사이틀을 한다고 해서 한번 찾아가 보려고 한다”면서 “그밖에도 조용히 행복하게 살고 있는 궁금한 사람들을 많이 만나볼 생각”이라고 했다. “‘할배도 MC를 할 수 있다’ 이런 가능성을 좀 지켜봐주세요. 다른 방송이랑 다르게, 백일섭만의 ‘거시기’한 그런 모습을 보여줄 거예요.”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정도전과 이성계. 요즘 20% 가까운 시청률로 동시간대 1위를 수성하고 있는 KBS1 대하드라마 ‘정도전’의 주인공 캐릭터다. 18년 전인 ‘용의 눈물’ 때만 해도 정도전은 극중 조연 캐릭터에 그쳤지만, 지금은 드라마 제목에 이름을 내걸 만큼 당당한 주연으로 부상했다. 정도전이 요즘 갑자기 뜬 ‘샛별’이라면, 이성계는 여말선초 배경 드라마에 빠지지 않고 등장하는 ‘단골 스타’다. 》○ 뜨는 정도전, 단골스타 이성계 이성계는 ‘대풍수’에서도 비중 있는 역할을 맡았고 조연이긴 하지만 ‘신돈’ ‘신의’에서도 등장했다. ‘대장금’ ‘허준’ ‘이산’ ‘조선왕조 500년’ 등을 연출한 이병훈 PD는 “‘호시절’보다는 ‘난세’, 모두가 칭찬하는 인물보다는 해석의 여지가 다양한 인물이 극화하기에 더 매력적이다”며 “여기에 현재에도 의미 있는 메시지를 줄 수 있는 인물이 주인공이 된다”고 말했다. ○ 2000년 이후에는 정조가 대세 역사 드라마가 가장 선호한 인물은 누구일까. 동아일보 대중문화팀은 1995년부터 현재까지 20년 동안 지상파 3사 역사 드라마의 주요 등장인물을 분석했다. 10회 이상 시리즈 85편에서 주요 배역으로 가장 많이 등장한 인물은 ‘이산’을 비롯해 총 다섯 차례 등장한 정조인 것으로 나타났다. 정조는 특히 2000년대 후반으로 오면서 드라마에서 비중 있는 역할을 꿰찼고, 최근에는 스크린에서도 관심을 받고 있다. 4월 개봉한 ‘역린’도 정조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정조와 철인정치의 시대’를 쓴 사학자 이덕일 씨는 “왕이지만 당시 주류인 노론의 견제를 받아 독살의 불안에 시달리면서도 탕평책을 통해 반대편까지 아우르는 지도자였다는 점에서 매력적인 요소가 많다”고 했다. 여기에 정약용 박지원 김홍도 신윤복 등 익숙한 실학자와 예술가가 대거 등장하는 것도 영향을 미쳤다. 일부에서는 정조를 부각하는 사극이 2007, 2008년 정권교체기에 집중됐다는 점을 들어 참여정부의 현실정치 상황과 연결짓기도 한다. ‘요즘 왜 이런 드라마가 뜨는 것인가’를 쓴 이영미 성공회대 초빙교수는 “당시 진보진영 실패에 대한 아쉬움이 최고 통치자이지만 늘 시험당하고 좌절했던 왕인 정조에 반영돼 있다”고 주장했다. ○ 팜파탈 장희빈, 로맨틱 가이로 변신한 광해군 조선의 팜파탈 장희빈과 그의 남자 숙종, 인조반정으로 폐위된 광해군도 20년간 각각 네 차례 드라마에서 주연급 캐릭터로 등장했다. 하지만 시대가 변함에 따라 역사적 인물에 대한 해석은 바뀌었다. 장희빈은 2010년 ‘동이’에서 숙빈 최씨(한효주)에게 타이틀 롤을 빼앗겼다. 주로 여자에게 휘둘리는 캐릭터로 묘사돼온 숙종은 최근 ‘동이’ ‘장옥정, 사랑에 살다’에서는 40년 넘게 절대 권력을 유지한 카리스마 넘치는 매력남이었다. ‘…사랑에 살다’에서 김태희의 장희빈은 표독함은 사라지고 일과 사랑을 동시에 쟁취하는 캐릭터로 그려졌다. 광해군은 과거 드라마에선 주로 상궁 출신 김개시와의 관계나 부조리함에 주목했다면 2013년 ‘불의 여신 정이’에서는 로맨틱하고 인간적인 모습으로 묘사됐다. 오래전부터 여러 차례 주인공으로 등장했던 연산군이나 사도세자, 이순신을 비롯한 위인전 영웅들은 한두 차례 등장에 그쳤다. “너무 훌륭해 재미가 없다”는 세종대왕은 ‘뿌리 깊은 나무’를 통해 인간적이면서도 이상적인 군주상을 보여주며 인기 캐릭터로 부상했다. 20년간 사극의 70% 정도가 조선시대에 집중돼 있지만 2000년 이후 삼국시대와 고려시대가 배경으로 등장하는 작품이 늘고 있다. 특히 최근 드라마가 가장 주목하는 시기는 고려 말이다. ‘정도전’과 올해 인기를 모은 ‘기황후’ 모두 이 시기가 배경이다. 이덕일 씨는 “사극은 현재 한국 사회의 문제를 투영할 때 인기를 끈다”며 “양극화와 이념 갈등 등 고려 말과 현재가 비슷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고 볼 수 있다”고 했다.구가인 comedy9@donga.com·박훈상 기자 }

동아닷컴이 ‘2014 브라질 월드컵’ 특집 사이트(news.donga.com/ISSUE/2014WorldCup·사진)를 개설했다. 32개 출전국의 경기 일정과 결과를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과 모바일을 통해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다. 인포그래픽을 곁들인 경기 소식뿐만 아니라 경기장의 지도와 정보, 한국 대표팀 23명의 프로필, 월드컵을 더욱 깊고 즐겁게 관람할 수 있도록 돕는 전문가 칼럼과 응원 패션 사진도 실었다. ‘재미로 보는 월드컵 기네스 기록’ 코너에서는 월드컵 사상 최단 시간에 골을 넣은 선수, 가장 많은 골을 넣은 선수, 가장 많은 옐로카드가 나온 경기, 가장 빨리 퇴장당한 선수 같은 월드컵에 얽힌 기네스북 기록을 확인할 수 있다. ‘월드컵 추억관’에는 한국이 처음 월드컵에 진출했던 1954년 스위스 월드컵, 사상 첫 골을 넣은 1986년 멕시코 월드컵, 최초의 원정 16강 진출을 이뤄낸 2010년 남아공 월드컵까지 역대 월드컵 주요 내용을 화보와 함께 정리돼 있다. 동아닷컴은 길거리 응원족을 위해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 일민미술관 옥상에 설치한 대형 전광판을 통해 한국 대표팀의 조별 예선전 3개 경기를 생중계할 예정이다. 18일 오전 7시 러시아전, 23일 오전 4시 알제리전, 27일 오전 5시엔 벨기에전이 방송된다. 응원의 글을 올리고, 다른 사람이 올린 촌철살인의 응원글을 확인할 수 있는 자리(news.donga.com/ISSUE/2014WorldCup/Event)도 마련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여배우가 우는 장면을 보는 게 불편해졌다. 분명 울고 있는데 눈썹은 해맑은 표정을 짓는다. 이마에 핏줄이 도드라질 정도로 오열 연기를 하면서도 표정은 전반적으로 밋밋해 보기에 민망할 지경이다. 웃을 때도 그렇다. 눈가에 주름이 잡히도록 활짝 웃는 법이 없고, 인중은 아예 마비된 듯하다. 황규석 성형외과 전문의는 “입가 팔자주름을 제거하려고 보톡스를 과하게 주입하다 보면 3개월 정도는 인중 부위까지 마비될 수 있다”고 했다.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복귀한 여배우들은 하나같이 부담스러울 정도로 볼이 빵빵해져서 돌아왔다가 드라마가 진행되면서 예전의 모습을 회복한다. 얼굴에 주입한 필러가 자연스럽게 되기까지 2, 3개월이 걸리는데 캐스팅은 드라마 촬영 한두 달 전에 결정될 때가 많기 때문이다. 여배우의 ‘밀랍인형화’에는 고화질(HD) 방송이 기여(?)한 바가 크다. 2000년대 이후 대중화된 HD방송은 아날로그보다 5배 정도 선명하다고 알려졌지만 배우에게 미친 영향력은 그 이상이다. 드라마에서 주를 이뤘던 바스트 샷(가슴 윗부분을 촬영한 화면), 미디엄 샷(허리 윗부분을 촬영한 화면)이 줄고 얼굴을 크게 잡는 클로즈업 샷이 많아졌다. 카메라의 성능이 좋아진 반면에 배우의 움직임에 따라 초점을 맞추는 일은 까다로워져 정적이거나 배우의 감정을 부각하는 장면이 늘어난 것이다. 선명한 화면이 부담스러운 데다 얼굴을 들이미는 장면까지 늘자 여배우들은 성형외과를 찾기 시작했다. 한 드라마 PD는 “HD방송 이후엔 여배우의 연기보다는 외모에 대한 얘기가 많이 나온다”며 “드라마 촬영 도중에 성형외과에 다녀오는 여배우도 있다”고 귀띔했다. 근육을 자르거나 마비시키는 성형은 연기에는 마이너스다. 이런 악조건에 적응해 ‘진화’된 연기법을 찾아내는 배우도 있다. 얼굴 연기가 안 되니 대사의 호흡이나 눈빛 연기에 집중하는 식이다. (최근 ‘호텔킹’에서 이다해를 보면서 눈빛 연기가 일취월장했다고 느꼈지만 그녀도 연기가 늘 때가 돼서 늘었을 뿐 다른 이유는 아니라고 생각한다.) 이제는 초고화질(UHD) 방송까지 나왔다. 월드컵을 앞둔 축구 팬들에겐 희소식이지만 배우들에겐 살 떨리는 변화다. 최근 UHD로 드라마를 촬영한 황준혁 tvN PD는 “UHD는 선명도가 훨씬 뛰어나 어리고 예쁜 배우를 찍어도 그로테스크해 보여서 보정 작업을 하는 데 한참 걸렸다”며 “UHD 시대에는 드라마 촬영을 거부하는 여배우가 나올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길환영 KBS 사장이 KBS 이사회가 의결한 사장 해임 제청안을 인정할 수 없다며 9일 서울남부지방법원에 무효소송을 냈다. 길 사장은 이날 오전 보도자료를 통해 “이사회가 해임 제청을 의결한 것은 법적 근거가 모호하고 사유가 객관적이지 못하다”며 “이사회가 불법파업 노조의 힘에 굴복해 사장이 퇴진한다면 방송 사상 가장 나쁜 선례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길 사장은 ‘해임 여부가 확정될 때까지 직무를 정지한다’는 이사회 결정에 대해서도 이사회가 사장 직무를 정지시킬 권한이 있는지 법제처에 유권 해석을 요청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KBS 이사회 사무국은 이날 오후 길 사장 해임 제청안을 안전행정부에 제출했다. KBS 사장의 해임은 대통령이 최종 결정한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젊은 남자가 씩씩하게 외쳤다. “저도 한번 먹어보겠습니다!” 채널A 인기 프로그램 ‘먹거리 X파일’의 얼굴이 바뀌었다. 새 MC는 PD가 아니라 기자다. 김진 채널A 정치부 기자가 이영돈 PD의 후임으로 ‘먹거리 X파일’의 진행을 맡게 됐다. “부담이 크죠. 식품 고발 프로그램의 정체성은 유지하면서 저만의 색깔을 더하려고 합니다.” 먹거리 X파일 제작진은 김 기자의 젊고 건강한 이미지와 취재기자로서의 현장 경험을 높이 샀다. 2010년 동아일보에 입사한 그는 채널A 개국과 함께 방송 기자 및 앵커로 활동해왔다. 그는 “유명 연예인이 아닌 기자를 먹거리 X파일의 MC로 발탁한 데는 신뢰감이 중요하기 때문인 것 같다”며 “스튜디오에서 벗어나 제작진과 함께 취재 현장을 다닐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6일 오후 11시 방송되는 먹거리 X파일은 그의 첫 무대다. 이 방송에서 그는 슬로푸드생명다양성재단 선정 ‘맛의 방주’(소멸 위기에 놓여 인류가 보존해야 할 음식 목록)에 오른 국내 8가지 음식(제주 푸른콩장과 흑우, 울릉도 칡소와 섬말나리, 진주 앉은뱅이 밀, 논산 연산오계, 태안 자염, 장흥 돈차)을 소개한다. “제가 직접 확인하면 더 자신 있게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아서 연산오계를 기르는 축사에 찾아가 사료도 주고 닭똥도 치웠죠.” 4일 스튜디오 녹화에서도 그는 ‘현장성’을 살렸다. 셔츠 소매를 걷어 올려 고기를 굽고 밀가루 실험도 했다. 그는 “착한 음식이라도 맛없으면 솔직하게 얘기하겠다”고 했다. 그는 현재 채널A 아침 생방송 ‘신문 이야기 돌직구쇼’(월∼토요일 오전 9시)의 진행도 맡고 있다. 매일 오전 5시 광화문으로 출근하는 생활을 1년 가까이 이어오고 있다. 이제 먹거리 X파일의 MC로 오후 시간은 식당 검증을 하고 쓰레기통 뒤지는 일도 하게 됐다. “어머니가 음식에 MSG를 전혀 안 쓰셔서 저는 음식을 먹으면 MSG 맛을 느껴요. 제작진이 ‘천혜의 조건’이라며 좋아하더군요.” 전임 진행자 이영돈 PD는 “제가 한번 먹어보겠습니다”라는 유행어를 남겼다. 그가 준비한 말은 뭘까. “‘잘 먹겠습니다’요. 바른 먹거리를 잘 먹는 게 프로그램의 화두니까요. 저희 방송이 착한 식당을 소개하는 것에서 나아가 먹거리 만드는 사람의 정직함이 회복되는 계기가 되길 바랍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5일 길환영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을 다룬 KBS 이사회가 열린 KBS 본관은 어수선한 분위기였다. 파업 중인 노조원들은 이사회장 앞에서 길 사장 해임을 요청하는 시위를 벌였다. 11명의 이사들은 찬성 7표, 반대 4표로 해임제청안을 통과시킨 뒤 굳은 표정으로 회의장을 빠져나갔다. 이길영 이사장은 최양수 이사에게 인터뷰 답변을 일임했다. 여당 측 최 이사와 야당 측 김주언 이사와의 문답을 정리했다.▽여당 측 최양수 운영이사 ―여대야소 이사회에서 해임제청안 통과가 의외라는 반응이 많다. “앞서 사장 해임제청안을 상정하고 처리하기로 이사들이 합의한 만큼, 그에 따라 표결을 진행한 것일 뿐이다.” ―애초 야당 측 이사들이 해임제청안을 상정할 당시 가장 첫 번째 해임 사유였던 보도통제에 따른 공신력 훼손에 대한 부분은 이번에 빠졌다. “그 부분에 대해서는 사실 확인이 안 됐기 때문이다. (보도에 대한) 협의냐, 간섭이냐, 개입이냐, 압력이냐에 대한 것도 확인이 어렵다. 법적인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는 의견을 제안자(야당 측 이사)들이 받아들여 수정해 다시 제출했다.” ―앞으로 이사회 일정은 어떻게 되나.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신임 사장 선임 절차에 전념할 것이다.”▽야당 측 김주언 운영이사 ―이사회 분위기는 어땠나. “이사들은 충분히 자신들의 의견을 개진했다. 토론 분위기는 아니었다.” ―왜 해임제청안을 수정했나. “보도통제에 대한 부분은 논란이 있었다. 이를 해임 사유로 올리기에 적합하지 않다고 판단해 수정안을 제출했다. 대신 일련의 간부들 보직 사퇴로 (길 사장의) 지휘 통솔력이 무너진 부분을 넣었다.” ―이사회 결정의 핵심은 무엇인가. “길 사장이 더이상 경영권을 유지할 수 없다는 데 이사들의 의견이 모인 것이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5일 KBS 이사회의 길환영 사장(사진) 해임제청안은 이날 밤늦게 결정될 수 있다는 예측과 달리 2시간 반 만에 통과됐다. KBS 이사회는 2012년 말 길 사장을 선임했으며 여당 추천 이사 7명, 야당 추천 이사 4명 등 11명으로 구성됐다. 이사회는 무기명으로 진행된 투표에서 찬성 7표, 반대 4표로 해임제청안을 통과시켰다. 야당 측 이사뿐 아니라 여당 측 이사 중 3명이 길 사장의 해임에 동의한 것이다. KBS 공채 PD 출신으로는 처음으로 KBS 사장에 올라 주목받은 길 사장은 지난달 9일 김시곤 전 보도국장의 보도 개입설 주장 이후 27일 만에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다. 길 사장의 임기는 2015년 11월까지로 3년 임기의 절반 정도를 남겨둔 상태다.○ 길환영 사장, 해임안 통과의 배경 이날 오후 4시에 시작된 이사회는 먼저 이사들이 자신들의 의견을 자유롭게 개진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이때 야당 측 이사들은 수정된 해임제청안을 바탕으로 해임의 불가피성을 주장했고 대다수 이사는 양대 노조가 동시 총파업을 벌이는 등 길 사장의 직무 수행이 사실상 어렵다는 데 의견이 모아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미 서면으로 자신의 의견을 제출한 길 사장은 이날 표결을 앞두고 이사회에 모습을 나타냈다. 길 사장은 이 자리에서 “보도 공정성과 제작 자율성을 보장할 확고한 장치를 마련하겠다”면서 “노조의 불법 파업은 엄정 대처해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길 사장이 의견 진술을 하는 동안 이사들은 아무런 질문도 하지 않고 묵묵히 듣기만 것으로 알려졌다. 길 사장이 퇴장한 뒤 이사들은 투표를 실시해 해임제청안을 가결시켰다. 이 과정에서 여당 추천의 양성수 이사는 투표에 참여한 뒤 이사직을 사퇴했다. 양 이사는 “보도통제 여부에 대해 사실 확인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에서 직무 수행 능력을 문제 삼아 해임하는 것은 부당하다”며 “불법적인 파업에 대한 부담으로 이사회가 사장을 해임하는 것은 KBS 이사회가 법치에서 벗어나 힘에 논리에 휘둘리는 나쁜 선례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이번 해임의결안 통과에는 KBS 양대 노조의 동시 파업 및 보도본부 간부들의 줄 이은 보직 사퇴와 기자들의 제작 거부에 따른 부실한 6·4지방선거 개표 방송, 월드컵의 파행 방송에 대한 부담 등이 여당 측 이사에게도 압박으로 작용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과거에도 KBS 사장들은 노조의 압박을 받아왔으나 길 사장처럼 ‘고립무원’이 된 사례는 흔치 않다. KBS의 한 간부는 “김인규 사장은 새노조와는 불편한 관계였지만 1노조와는 비교적 소통이 잘되는 편이었다”며 “길 사장과는 여러모로 삐걱거리는 게 많았다. 이번 파업이 확산된 데는 1노조가 등을 돌린 영향도 컸다”고 전했다. 여기에 길 사장이 이명박 정부 말기에 임명된 PD 출신 사장이라는 점도 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보도본부 간부 출신 한 인사는 “사장이 뉴스 큐시트를 받아보거나 보도에 대해 의견을 피력하는 것은 과거 사장 때도 있었다. 그런데 (길 사장은) 아무래도 PD 출신이라 그런지 보도에 이해가 부족한 상황에서 ‘지나치게 위의 눈치를 본다’ ‘무리수를 둔다’는 평이 많았다”고 전했다.○ KBS 내부 반응과 향후 전망 길 사장 퇴진을 요구하며 지난달 29일부터 공동 파업을 벌여온 KBS 양대 노조는 이날 이사회의 결정에 따라 업무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전국언론노조 KBS본부(새노조)는 “길 사장이 사실상 퇴진함에 따라 파업을 멈추고 우리들의 일터인 방송 현장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사회는 절차에 따라 수일 내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에게 길 사장에 대한 해임을 제청하게 되며, 대통령이 받아들이면 신임 사장 공모 절차에 들어간다. KBS 이사회는 면접을 거쳐 사장 후보자 최종 1인을 뽑은 후 대통령에게 임명 제청한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박훈상 기자 tigermask@donga.com}
KBS 이사회(이사장 이길영)가 5일 길환영 KBS 사장에 대한 해임 제청안을 통과시켰다. KBS 이사회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KBS본관에서 임시이사회를 열고 해임 제청안을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사회는 KBS 이사 11명이 전원 참석한 가운데 열렸으며 무기명투표 끝에 찬성 7표, 반대 4표로 의결했다. 여당 추천 이사 7명 중 3명이 야당 추천 이사 4명과 함께 찬성표를 던졌다. 해임 제청안은 재적 과반인 6명 이상이 찬성하면 가결된다. 길 사장은 이날 이사회에 참석해 “KBS 문제를 조속히 해결하겠다”고 밝혔으나 결국 해임제청안이 통과됐다. KBS 이사회가 사장에 대한 해임 제청안을 의결한 것은 서영훈(1990년), 정연주(2008년) 사장에 이어 세 번째다. 이사회는 이날 해임 제청안의 핵심 사유로 △직무 수행능력 상실을 꼽고 △세월호 보도 논란과 공적 서비스 축소 △경영 실패 등을 지적했다. KBS 이사회는 사장 추천권과 해임 제청권만 갖고 있으며 임명 및 해임은 대통령 권한이다. 박근혜 대통령이 최종적으로 해임을 결정하면 신임 사장을 뽑는 공모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한편 지난달 29일부터 길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동시 파업에 들어간 KBS노조(1노조)와 언론노조KBS본부(새노조)는 해임 제청안 가결에 따라 6일 오전 5시부터 업무에 복귀한다고 밝혔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6·4지방선거를 하루 앞둔 3일 KBS의 가상 출구조사 결과가 외부에 노출돼 논란을 빚었다. 이날 오후 5시 전후로 인터넷과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는 KBS의 지방선거 홈페이지로 연결되는 인터넷주소(URL)가 퍼졌다. 이 사이트에는 KBS MBC SBS 3사 공동 출구조사라는 제목 아래 17개 광역자치단체 단체장에 출마한 후보들의 사진과 지지율이 게재됐다. 실제 지상파 3사의 공동 출구조사는 선거 당일 진행되며 오후 6시 투표가 종료된 후 발표된다. KBS 측은 “내부 테스트용 가상 수치가 일시적으로 노출됐다”며 “이 사이트는 KBS 홈페이지에서는 연결되지 않는 숨겨진 사이트인 만큼 악의적 유출로 보고 선거관리위원회와 경찰에 수사를 의뢰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가상 출구조사 결과 노출과 관련해 여야 의원들은 각각 KBS를 항의 방문했다. KBS는 메인 뉴스인 9시 뉴스에서 “테스트 자료 유출로 유권자들에게 혼란을 드려 죄송하다”고 사과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