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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교야구 최고 권위의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 클럽팀이 출전하기 시작한 건 2021년부터다. 올해 제79회 대회에는 역대 최다인 11개 클럽팀이 황금사자기 본선 무대를 밟았다.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열정으로 가득 찬 클럽팀들은 종종 이변을 일으키곤 한다. 대회 나흘째인 6일에는 클럽팀 창원공고야구단이 경기권의 강호 경기항공고를 꺾었다. 창원공고야구단은 이날 서울 양천구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대회 1회전에서 경기항공고에 3-1로 승리하며 2021년 창단 후 황금사자기 본선 첫 승을 거뒀다. 창원공고야구단은 2023년 황금사자기에 출전했지만 대구고에 1-9로 완패하며 1회전 탈락했다. 주말리그 전반기 경기권A에서 6전 전승으로 우승한 경기항공고는 경상권A 6위(2승 4패)에 그친 창원공고야구단보다 한 수 위 전력으로 평가됐다. 경기항공고 에이스 양우진(18)은 내년도 프로야구 신인 드래프트 1라운드 지명 후보로 거론될 정도로 스카우트들의 주목을 받고 있기도 했다. 그러나 공은 둥글었다. 창원공고야구단은 1회말 경기항공고 4번타자 김윤우(18)에게 적시타를 맞고 선취점을 내줬다. 하지만 4회초 3점을 뽑으며 단숨에 승부를 뒤집었다. 2사 1, 3루 기회에서 5번타자 김경민(18)이 2타점 좌중월 적시 2루타를 친 뒤 후속 타자 김재율(17)의 우익선상 2루타 때 홈을 밟았다. 승기를 잡은 창원공고야구단은 살얼음 리드를 지켜냈다. 선발투수 한택근(18)이 6과 3분의 2이닝 동안 4피안타 3사사구 1실점 호투한 가운데 7회 2사 1, 2루 위기에서 등판한 박준석(18)도 2와 3분의 1이닝 동안 1피안타 무실점 짠물 피칭을 했다. 이강돈 창원공고야구단 감독은 “‘전국대회라고 겁먹지 말고 배운 대로만 하자’고 주문한 것이 통했다”고 말했다. 프로야구 빙그레(현 한화)의 프랜차이즈 스타였던 이 감독은 한화, 롯데 코치를 거쳐 2000년대 중반부터 아마 지도자로 활동하고 있다. 청주기계공고, 청주고, 북일고 등을 거쳐 올해부터 창원공고 지휘봉을 잡았다. 5회초 등판한 경기항공고 양우진은 삼진 8개를 솎아내며 5이닝 퍼펙트 피칭을 펼쳤지만 승부를 뒤집진 못했다. 경기항공고로선 올해 평균자책점 0.69로 맹활약 중이던 왼손 투수 이주호(19)가 경기 전날 부상으로 등판하지 못한 게 아쉬웠다. 이어진 경기에선 인창고가 이번 대회 첫 연장 승부 끝에 서울자동차고에 11-10으로 역전승했다. 7회초까지 1-7로 끌려가던 인창고는 7회말에만 볼넷 5개, 몸 맞는 공 2개, 2루타 1개 등으로 6득점하며 7-7 동점을 만들었다. 인창고는 승부치기로 치러진 연장 10회말 무사 만루에서 대타 김내흔(17)의 끝내기 안타로 극적인 승리를 거뒀다.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선 마산고가 의성고를 8-2로 제압했다. 마산고 선발투수 장성민(19)은 4와 3분의 2이닝 동안 피안타 없이 볼넷 하나만 내주며 5탈삼진 무실점 경기를 펼쳤다. 세광고는 5번타자 장시현(19)의 2점 홈런 등을 앞세워 광주BC에 13-1, 7회 콜드게임 승리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디펜딩 챔피언’ 덕수고가 3학년 왼손 선발투수 이지승(18)의 6이닝 10탈삼진 쇼에 힘입어 제7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을 통과했다. 덕수고는 5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천안CSBC(상업고등학교베이스볼클럽)에 4-0으로 승리했다. 통산 7회 우승의 덕수고가 올해도 정상에 오르면 신일고(8회)와 함께 대회 최다 우승팀이 된다. 일방적 우세가 점쳐진 것과 달리 덕수고는 경기 초반 시원하게 달아나지 못했다. 천안CSBC 선발 한도경(18)에게 6회초까지 3안타로 2점을 뽑는 데 그쳤다. 그러나 마운드 위 이지승은 전혀 흔들림이 없었다. 이지승은 6이닝 동안 사사구 없이 안타는 단 1개만 내주면서 10탈삼진 무실점 피칭을 했다. 사흘 뒤 2회전에도 등판할 수 있도록 총 74개의 공을 던진 뒤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패스트볼 최고 구속은 시속 130km대 중반으로 그리 빠르진 않았지만 낙차 큰 커브로 상대 타선을 무력화했다. 이지승은 탈삼진 외에도 4회 안타로 출루를 허용한 이건우(18)를 견제로 잡아냈고, 투수 앞 땅볼로 3번의 아웃을 잡아내는 등 총 18개의 아웃카운트 중 14개를 스스로 책임졌다. 타선에서는 3번 타자 엄준상(17)이 4타수 2안타 1타점 경기를 했다.덕수고는 8일 같은 장소에서 1회전을 부전승으로 통과한 광주제일고와 2회전을 치른다. 주말리그 전반기 서울권C 우승팀 덕수고와 광주·전남권 우승팀 광주제일고의 경기는 프로 구단 스카우트들이 주목하는 빅매치다. 지난해 창단한 용인시야구단은 강원고를 6-2로 제압하고 첫 황금사자기 출전에서 첫 승리를 수확했다. 6회까지 1-2로 끌려가던 용인시야구단은 7회말 7번 타자 고근태(17)가 동점 적시 2루타를 친 데 이어 상대 투수의 폭투를 틈타 2루에서 홈까지 들어오면서 역전을 이뤘다. 용인시야구단은 주말리그 전반기 경기권A에서도 5승 1패(3위)로 선전했다. 군산상일고 2학년 강동엽(17)은 대회 첫 만루홈런을 신고했다. 이날 배재고와의 경기에 6번 지명타자로 나선 강동엽은 3회초 1-1 동점에서 배재고 윤형민을 상대로 우측 담장을 넘기는 그랜드슬램을 쏘아 올렸다. 제물포고 양휘민(19), 한광BC 정택훈(17), 청주고 이태양(17)에 이어 대회 4호 홈런이다. 그러나 군산상일고는 8회말 5실점 하며 7-10으로 역전패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프로야구 한화가 파죽의 7연승을 달리며 공동 선두로 날아 올랐다. 정규시즌 30경기 이상을 치른 시점에 한화가 순위표 가장 높은 곳에 자리 잡은 건 2007년 6월 2일 이후 6547일 만이다. 한화는 5일 대전 한화생명 볼파크에서 열린 삼성과의 안방경기에서 3-1로 승리했다. 시즌 22승 13패(승률 0.629)를 기록한 한화는 이날 두산에 2-5로 패한 LG와 동률을 이루며 공동 선두가 됐다. 한화는 지난달 9일만 해도 최하위(10위)로 처져 있었지만 이후 19경기에서 16승 3패를 거두며 수직 도약했다. 1회말 3번 타자 문현빈이 삼성 선발 최원태에게 친 좌월 1점 홈런이 결승타가 됐다. 전날 KIA전에서 느슨한 주루 플레이로 1루에서 견제사하며 문책성으로 교체됐던 문현빈은 이날 선발 출전 기회를 준 김경문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다. 한화는 3회 노시환의 적시타로 한 점을 추가했다. 6회초 삼성 이성규에게 솔로포를 허용해 2-1로 쫓겼지만 8회말 채은성의 좌전 적시타로 삼성의 추격을 뿌리쳤다. 한화 선발 와이스는 7이닝 3피안타(1피홈런) 1볼넷 5탈삼진 1실점 호투로 시즌 5승째(1패)를 챙겼다. 9회초에 등판한 마무리 투수 김서현은 1이닝을 1피안타 무실점으로 막고 시즌 11번째 세이브를 따냈다. 김서현은 세이브 부문 1위다. KIA는 키움과의 방문경기에서 13-1로 크게 이겼다. KIA 선발 양현종은 6이닝 5피안타 2볼넷 5탈삼진 1실점 하며 시즌 7번째 등판 만에 시즌 첫 승(3패)이자 통산 180승을 수확했다. 4회말 2사 후에는 송지후를 상대로 이 경기 세 번째 탈삼진을 잡아내며 프로야구 최초로 2100탈삼진 고지를 넘었다. 4번 타자 최형우는 6회초 키움 윤석원에게 3점 홈런(시즌 5호)을 쏘아 올리며 역대 4번째로 400홈런을 쳤다. 41세 4개월 19일에 친 홈런으로 이승엽 두산 감독(38세 9개월 16일)의 최고령 기록을 새로 썼다. 어린이날을 맞아 이날 잠실, 사직, 고척, 대전구장은 매진을 기록했다. 3월 22일 개막 후 175경기에서 총 306만1937명의 관중이 경기장을 찾으며 역대 최소 경기 300만 관중 신기록을 세웠다. 종전 기록은 2012년의 190경기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1936년 창단한 마산용마고 야구부는 아직 전국대회 우승이 없다. 그중에서도 국내 단일 언론사 주최 고교야구 대회로는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황금사자기에서는 결승에 5번 올랐지만 준우승만 5번 했다. 우승에 목마른 마산용마고가 2021년 제75회 대회 우승팀 강릉고를 넘어서며 창단 후 첫 황금사자기를 품기 위한 첫발을 내디뎠다. 마산용마고는 4일 서울 양천구 신월야구장에서 열린 제7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 1회전에서 8-4로 승리했다. 이날 두 팀의 경기는 대회 초반 최고의 ‘빅매치’로 꼽혔다. 마산용마고는 주말리그 전반기 경상권A, 강릉고는 강원권에서 6전 전승으로 각각 우승을 차지했다. 기선은 강릉고가 잡았다. 1회말 무사 만루에서 4번타자 박상준(17)이 싹쓸이 3타점 적시 2루타를 치며 3-0으로 앞서 나갔다. 마산용마고 선발투수 이서율(17)은 아웃카운트 하나를 잡지 못한 채 3피안타 3실점(2자책점)하며 마운드를 내려갔다. 뒤이어 마운드에 오른 투수 최연수(19)가 버팀목 역할을 해냈다. 계속된 무사 2루에서 구원 등판한 최연수는 5와 3분의 1이닝 동안 단 2피안타 3사사구 무실점으로 강릉고 타선을 틀어막으며 추격의 발판을 마련했다. 4회 2점, 6회 1점을 뽑아 3-3 동점을 만든 마산용마고는 8회초 무사 1, 3루에서 4번타자 김주오(18)의 2루타로 4-3으로 승부를 뒤집었다. 그러나 강릉고도 8회말 5번타자 송지훈(18)의 적시타로 다시 4-4 동점을 만들었다. 팽팽하던 승부의 균형을 깬 건 마산용마고 5번타자 최민상(17)이었다. 최민상은 9회초 볼넷 3개로 만들어진 2사 만루 기회에서 좌익선상으로 빠지는 싹쓸이 3타점 적시 2루타를 쳤다. 중계 플레이를 틈타 3루까지 도달한 최민상은 투수 폭투 때 홈을 밟으며 쐐기 득점까지 올렸다. 앞서 8회초 1사 2, 3루 기회에서 3루수 파울플라이로 맥없이 물러났던 최민상은 이날 유일한 안타를 결승타로 장식했다. 최민상은 경기 뒤 “오늘 타격감이 안 좋아서 투수가 나와 승부를 걸 거라고 생각했다. 패스트볼만 보고 치자고 생각한 것이 좋은 타이밍으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진민수 마산용마고 감독은 “1회 (0-3에서) 더 실점하지 않으면 충분히 역전할 수 있는 기회가 올 거라고 생각했다. 팀 타격이 좋은 만큼 자신감이 있다. 올해는 꼭 황금사자기에서 우승하고 싶다”라고 말했다. 마산용마고는 지난달 신세계 이마트배 전국고교야구대회에서 준우승하는 등 상승세를 타고 있다. 반면 최근 2년 연속 황금사자기 4강에 올랐던 강릉고는 한 경기 만에 고배를 마셨다. 앞서 배명고는 0-4로 뒤지던 9회말에만 5점을 뽑는 뒷심을 발휘하며 중앙고에 5-4 끝내기 승리를 거뒀다. 중앙고 선발 황우진(17)의 7이닝 무실점 호투에 막혀 점수를 내지 못하던 배명고는 9회말에만 2루타 포함 안타 5개를 몰아쳤다. 9회말 1사 만루에서 김하경(18)의 2타점 적시 2루타로 4-4 균형을 이룬 배명고는 홍준서(17)의 투수 앞 번트 때 3루 주자 장민준(18)이 홈을 밟으면서 대역전승을 완성했다. 지난해 15년 만에 황금사자기 8강 진출을 이뤄냈던 중앙고는 마지막 9회말을 버티지 못하고 한 경기 만에 대회를 마무리했다. 이날 양천구 목동야구장에서는 한광BC가 2023년 창단 후 처음 출전한 황금사자기에서 첫 승리를 맛봤다. 한광BC는 금남고와의 1회전에서 3회초에만 10득점하는 집중력을 발휘한 끝에 13-3 5회 콜드게임으로 이겼다. 4번타자 이재영(18)이 2루타 2개를 치는 등 4타수 3안타 3타점 2득점으로 팀 승리에 앞장섰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1000만 관중 시대 프로야구 ‘티켓 전쟁’지난해 1000만 관중 시대를 연 한국프로야구가 올해도 흥행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인기가 높아질수록 티켓 구하기는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선(先)예매를 넘어 선선선예매까지 등장한 ‘티켓 전쟁’의 내면을 들여다봤다.》4월 28일 오전 11시. 정각에 맞춰 예매 버튼을 누르자 대기 중임을 알리는 창(사진)이 떴다. 대기 번호는 6362번. 8000여 명에서 시작한 대기 인원은 순식간에 1만5000여 명까지 늘어났다. 5분이 지나자 알림창 하단에 예매율이 90%를 돌파했음을 알리는 문구가 떴다. 다시 1분이 지나자 대기 번호가 0으로 줄었다. 화면에는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의 좌석 배치도가 펼쳐졌다.그러나 선택할 수 있는 좌석은 없었다. 인기가 많은 테이블석은 물론이고 내외야 관중석 대부분이 이미 동난 상태였다. 방문팀 응원석인 3루 내야석이 일부 남아 있다는 설명에 서둘러 좌석을 고르고 결제 버튼을 눌렀지만 ‘선택한 좌석이 남아 있지 않다’는 내용의 알림창만 되풀이해서 떴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예매 사이트에 다시 접속했다. 불과 10분 사이에 예매율은 98%까지 치솟았다. 1년 중 가장 대목이라는 5월 5일 어린이날 서울 잠실구장 LG와 두산 경기 예매 도전기는 이렇게 허무하게 실패로 끝났다. 그런데 이날 예매가 시작된 지 7분 만에 한 중고 거래 사이트엔 1만9000원짜리 관중석(레드석)을 3배인 5만7000원에 팔겠다는 글이 올라왔다.● 시간 단위로 나뉘는 선선선(先先先)예매지난해 사상 최초로 1000만 관중 시대를 연 한국프로야구는 올해 더욱 뜨거운 흥행 열기를 이어가고 있다. LG, 삼성, 한화 등 인기 구단들의 선전 속에 대전 신축 구장(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효과도 호재로 작용했다. 지난달 29일 현재 경기당 평균 관중은 1만7122명으로 역대 최다인 지난해(1만5122명)보다 2000명이 늘었다. 전체 경기 대비 매진 경기 비율도 지난해 30.7%에서 올해 43.9%로 급증했다. 현재 페이스가 시즌 끝까지 이어지면 1200만 관중 시대가 열릴 수 있다. 올해 프로야구는 앞서 역대 최소 경기 100만 관중(60경기), 200만 관중(118경기) 기록을 차례로 돌파했다. 프로야구의 인기가 치솟을수록 티켓을 구하려는 예매 전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그 어렵다는 아이돌 콘서트 티케팅을 방불케 한다는 평가가 나온다. 구단들은 2010년대 들어 멤버십 회원 등을 대상으로 선예매 제도를 도입하기 시작했다. 구단을 위해 기꺼이 지갑을 여는 열성 팬들에게 원하는 자리에서 경기를 관람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한 것. 한국프로스포츠협회의 ‘2024 프로스포츠 관람객 성향 조사’에 따르면 프로야구 관람객의 약 36.7%가 시즌권이나 멤버십을 보유하고 있다. 현재 프로야구 10개 구단은 모두 선예매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 티켓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예매 시스템에 먼저 접속할 수 있는 선예매 제도가 팬들 사이에서 더욱 요긴하게 활용되고 있다. 수요가 늘면서 구단도 시즌권, 멤버십을 다양화하며 선예매 제도를 시간 단위로 나눠 차등 운영하고 있다. 그런데 구단들이 시즌권, 멤버십 구매 고객들을 위해 선(先)예매도 모자라 선선예매, 선선선예매 제도까지 도입하면서 티켓 예매 경쟁을 부추기고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선선선예매 제도를 운영 중인 대표적인 구단은 KT와 삼성이다. KT의 경우 빅또리 회원에게 일반 예매 하루 전 오후 3시부터 먼저 예매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하고 있다. 이에 앞서 매직 회원은 예매 하루 전 오후 2시, 시즌권 회원은 오후 1시부터 예매가 가능하다. 선예매에서도 1시간 단위로 등급이 세 번이나 나뉜 것. 티켓이 간절한 팬들의 입장에선 1시간은 하늘과 땅 차이다. 삼성은 블루 시즌권 회원에게 일반 예매 이틀 전 오후 2시, 프리미엄 블루 시즌권 회원에게는 오전 11시부터 선예매 권한을 제공하고 있다. 다른 혜택 없이 선예매 혜택만 제공하는 80장의 선예매권도 별도로 판매한다. 이 상품을 구입하면 일반 예매 하루 전 오전 11시부터 표를 예매할 수 있다. KIA는 시즌권 구매 고객 외에도 20경기를 유료 관람한 고객에게 블랙 등급을 부여해 일반 예매보다 30분 먼저 예매할 수 있는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상품에 따라 가격도 천차만별이다. 삼성의 최고가 상품인 프리미엄 블루 시즌권의 가격은 좌석에 따라 연간 200만∼400만 원대다. 구매자는 선예매 권한은 물론이고 전용 라운지를 이용할 수 있고, 경기에 앞서 그라운드에서 선수들의 타격 연습도 관람할 수 있는 혜택을 제공받는다. 삼성은 시즌권 구매 고객을 대상으로 시즌에 앞서 정책설명회도 했다. 80장의 선예매권은 12만 원에 판매됐다. LG는 선예매 권한이 있는 연간 회원권 가입비를 지난해 2만 원에서 올해 10만 원으로 인상했다. 그럼에도 첫날부터 접속자가 몰려 한때 홈페이지가 마비되기도 했다.● 팬들은 “과열 경쟁 유도” 불만일부 팬들은 구단들이 과열 경쟁을 유도한다며 불만을 터뜨렸다. 몇몇 구단의 경우 선예매만으로 모든 티켓이 소진될 수 있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롯데 팬 류시명 씨(25)는 “선예매가 너무 상업적으로 변질되고 있다. 티켓을 구하기 점점 어려워지다 보니 주말 경기 같은 경우엔 재판매 사이트를 통해 50% 정도 웃돈을 주고 경기를 보러 온다”고 말했다. KIA 팬 김다솔 씨(28)는 “최근 젊은 팬들의 유입이 늘면서 작년과 비교해도 티켓 예매가 확실히 어려워졌다”며 “일반 예매로 티켓을 구하기가 어렵다 보니 선예매가 가능한 주변 사람을 통해 티켓을 구하는 편”이라고 설명했다. SSG의 경우 선예매에 대한 반발의 목소리가 높아지면서 시즌에 앞서 멤버십 중 최고인 프런티어 등급에 대한 추가 선예매 계획을 철회했다. 티켓 구하기가 ‘하늘의 별 따기’가 되면서 암표 거래도 횡행하고 있다. 주요 중고 거래 사이트에선 정가의 3∼5배 수준에서 티켓이 버젓이 거래되고 있다. 대리 티케팅 업체들도 성행하고 있다. 원하는 경기와 좌석을 정해 신청하면 수수료를 받고 대신 예매를 진행해 준다는 식이다. 구단들은 멤버십 양도 시 회원 자격을 박탈하고, 암표 거래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한다고 말하고 있지만 현실적으로 이를 막기는 쉽지 않다. 이 때문에 선예매가 활성화돼 일반 예매가 어려워질수록 신규 팬 유입을 막을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구단으로선 오랫동안 팀을 응원해 온 열성 팬들을 위한 혜택을 갑작스레 줄이기도 쉽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실제로 LG의 경우 10년 연속 연간 회원권에 가입한 장기 회원들을 대상으로 선선예매 권한을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대부분의 멤버십, 시즌권 또한 기존 가입자들에게 우선적으로 자격을 부여하고 있다. 일각에선 해외처럼 공인된 플랫폼을 통한 티켓 재판매를 활성화하자는 목소리도 나온다. 한국스포츠엔터테인먼트법학회가 올 1월 펴낸 ‘티켓 재판매에 관한 해외 사례 연구’에 따르면 미국은 가격상한제와 재판매 자격에 관한 규정을 두고 있다. 뉴욕주의 경우 티켓 재판매를 위해 정부 등에 200달러(약 28만4000원)의 수수료를 내고 라이선스를 발급받아야 한다. 벨기에, 프랑스 등에서는 행사 주최자의 허가가 있어야만 티켓 재판매를 허용하고 있다. 학회 측은 “티켓 정보와 이에 포함된 수수료 등을 투명하게 알 수 있도록 하는 규정이 마련돼야 한다. 플랫폼을 포함하는 2차 판매자의 주의 의무를 강화해 소비자의 권리를 보호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 밖에 팬들 사이에서는 추첨제, 마일리지제, 연령별 쿼터제 등의 아이디어도 나오고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의성고 야구부원들은 역대 최악의 산불이 시작된 3월 22일을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포항제철고와의 경기를 위해 경북 경주에 다녀온 선수들은 잿더미로 뒤덮인 숙소를 마주해야 했다. 웨이트 트레이닝 등 실내 훈련을 하던 학교체육관은 산불 피해 주민 90여 명을 위한 대피공간으로 바뀌었다. 선수들은 각종 훈련 장비들을 모두 옮겨야 했다. 하루도 빠짐없이 해오던 야간훈련도 일주일 넘게 중단했다. 그렇게 의성고 야구부는 경북 의성군 주민들과 산불의 아픔을 함께 견뎠다. 그로부터 한 달여가 지난 4월 26일. 의성군에 모처럼 희소식이 날아들었다. 이날 의성고가 경주고를 상대로 8-7 짜릿한 역전승을 거두며 주말리그 전반기 경상권C 권역 우승을 확정했기 때문이다. 작년 5월 야구부 창단 뒤 11개월 만에 이룬 쾌거다. 이날 의성고 야구부원들은 그라운드 위에서 ‘의성군민 여러분의 빠른 복구와 일상 회복을 기원한다’는 내용의 현수막을 들어올렸다. 이 자리에는 야구부원들의 부모들도 함께했다. 7일에는 야구부 이름으로 의성군에 산불피해 복구 성금 1000만 원을 전달할 계획이다.의성군의 희망전도사가 된 의성고는 3일 막을 올리는 제7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새로운 도전을 이어간다. 경상권C 우승팀 자격으로 이 대회에 출전하는 의성고는 6일 오전 9시 30분 서울 목동구장에서 전통의 강호 마산고(경상권A 4위)와 1회전 경기를 치른다. 창단 후 처음으로 황금사자기 무대를 밟는 의성고는 고교야구 4대 메이저대회(황금사자기, 청룡기, 대통령배, 봉황기) 첫 승리를 넘어 16강에 진출하는 게 목표다.65세 이상 주민 비율이 48%인 초고령 도시 의성군에 야구부가 생긴 건 지난해 5월이다. 학생 유입을 위해 2019년 컬링부를 신설한 데 이어 야구부를 창단했다. 경북 지역에서 군 단위에 고교 야구부가 생긴 건 처음 있는 일이었다. 도움의 손길도 이어졌다. 의성군은 대회 출전비용은 물론이고 야구장 임차료와 버스 임차료, 지도자 인건비 등을 통 크게 지원하고 나섰다. 의성고는 현재 버스로 20분 거리의 대구 삼국유사군위야구장에서 훈련하고 있다. 향후 의성군은 야구부를 위한 전용구장을 만들 계획이다.주민들의 후원도 이어지고 있다. 1인 1후원계좌 운동을 통해 의성군민 60여 명이 선수들에게 유니폼을 무상 제공하고 있다. 이 밖에 동네마트, 김밥집, 관광버스 업체 등의 후원이 이어지면서 선수단은 훈련복에 해당 업체의 로고를 새겼다. 윤영준 의성고 야구부장(43·체육교사)은 “유니폼에 의성고가 아닌 지역명인 의성을 새긴 것도 의성군 모두의 야구팀이라는 의미”라고 설명했다.2003년 프로야구 신인드래프트에서 삼성에 1차 지명됐던 김형근 감독(42)이 팀을 지휘하고 있다. 김 감독은 협성경복중 코치 시절 투수 조련사로 주목받은 지도자다. 올해 신인왕 후보로 꼽히는 삼성 배찬승(19)을 비롯해 롯데 전미르(20), SSG 이로운(21) 등 1라운드 지명자들을 대거 육성했다. 여기에 삼성 시절 동료였던 우동균 수석코치(36), 권오원 투수 인스트럭터(46)도 합류했다. 뛰어난 지도자들이 모이자 대구·경북 지역 야구부에서 출전 기회에 목말라 있던 선수들이 대거 의성고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선수 중에선 3학년 투수 김시우와 박성혁(이상 18) 등이 주목할 만하다. 김시우는 삼성에서 투수로 활약했던 김상엽 경일대 야구부 감독(55)의 아들이다. 1학년 중에선 쌍둥이 형제 유현준(투수), 유현빈(포수·이상 17)이 유망주로 꼽힌다. 김 감독은 “누구나 실전 기회가 쌓이면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걸 선수들에게 말해주고 싶다. 황금사자기에선 과감하고 공격적인 야구를 선보이겠다”고 각오를 밝혔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서울의 야구 명문 덕수고가 제79회 황금사자기 전국고교야구대회 겸 주말리그 왕중왕전에서 역대 최다 우승 타이 기록(8회)에 도전한다. 국내 단일 언론사 주최 고교야구 대회로는 가장 긴 역사를 자랑하는 올해 황금사자기는 3일부터 17일까지 서울 목동구장과 신월구장에서 열린다. 이번 대회에는 ‘디펜딩 챔피언’ 덕수고를 포함해 역대 최다인 58개 팀이 출전한다. 프로 10개 구단 스카우트들은 덕수고와 대구고가 이번 대회 우승을 다툴 것으로 예상했다. 두 팀은 각각 4표씩을 받았다. 한 표씩 얻은 경남고와 유신고도 다크호스로 꼽힌다. 2011년 이후 4차례나 이 대회 정상에 오른 덕수고가 우승하면 신일고(8회)와 나란히 황금사자기 최다 우승팀이 된다. 덕수고는 올해 전반기 주말리그 서울권C에서 5승 1패로 1위를 차지했다. 팀 평균자책점 2.34, 팀 타율 0.254를 기록하며 투타 모두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김풍철 롯데 스카우트 팀장은 “덕수고는 전통적인 강팀으로 투수력과 타격, 수비 등 전반적인 밸런스가 좋다. 전반기 주말리그 우승으로 여전한 저력을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선수 중에서는 왼손 에이스 김화중(3학년)이 눈길을 끈다. 김화중은 4월 19일 서울고와의 주말리그 경기에서 10타자 연속 탈삼진이라는 진기록을 쓰기도 했다. 창단 첫 황금사자기 우승을 노리는 대구고는 덕수고의 대항마로 꼽힌다. 대구고는 주말리그(경상권B)에서는 4승 2패로 3위에 그쳤다. 하지만 팀 타율 0.383에 팀 평균자책점 2.49를 기록하는 등 투타 모두에서 무시할 수 없는 전력을 갖췄다. 박보현 두산 스카우트 팀장은 “3학년 투수 김민준, 여현승, 나현서뿐 아니라 2학년에도 좋은 투수 재목들이 많다. 선수층도 두껍고, 팀 자체가 실력이 좋다”고 말했다. 2000년 이후 4대 메이저 대회(황금사자기, 청룡기, 대통령배, 봉황기)에서 8회나 정상에 올랐던 대구고는 유일하게 우승하지 못한 황금사자기 첫 제패를 노린다. 부산권 우승팀 경남고는 에이스 신상연(3학년)의 어깨에 기대를 걸고 있다. 2학년 왼손 투수 이승원이 버티고 있는 경기권C 우승팀 유신고도 공수 밸런스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이번 대회 최고 유망주로는 광주제일고 3학년 김성준이 꼽혔다. 10개 구단 스카우트 중 5명이 김성준의 이름을 언급했다. 투타를 겸업하고 있는 김성준은 ‘제2의 김도영(KIA)’이란 별명을 갖고 있다. 김성준은 올해 주말리그에는 투수로 6경기에 등판해 평균자책점 1.17을 기록했다. 타석에서는 타율 0.324를 기록 중이다. 정광훈 키움 스카우트 팀장은 “최고 시속 150km에 육박하는 빠른 공을 보유하고 있고, 타격에서도 높은 기대를 받는 선수다. 강하고 정확한 송구 능력이 있어 야수로서의 잠재력도 좋다”고 말했다. 김성준은 수비에서는 유격수, 2루수, 1루수를 겸했다. 1회전 맞대결 중 가장 관심이 쏠린 빅매치는 강릉고와 마산용마고의 경기다. 두 팀 모두 2010년대 들어 황금사자기에서 꾸준히 좋은 성과를 내고 있다. 강릉고는 2021년 처음 정상에 올랐지만 마산용마고는 준우승만 5번 했다. 한 구단의 스카우트 관계자는 “전력으로는 강릉고가 우위지만 최근 마산용마고의 상승세가 좋다”며 “짜임새가 있고 점수를 많이 주지 않는 강릉고와 타격이 강한 마산용마고의 ‘창과 방패’ 대결이 관전 포인트”라고 말했다. 두 팀은 4일 낮 12시 신월야구장에서 맞붙는다.조영우 기자 jero@donga.com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 골프의 개척자 박세리(48)가 ‘맨발투혼’을 벌인 끝에 우승한 1998년 US여자오픈 대회가 세계 여자골프 역사에서 중요한 순간 4위로 선정됐다. 미국 골프 전문매체 ‘골프다이제스트’가 메이저대회 우승자, 지도자, 언론인 등 골프 전문가들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통해 20개의 명장면을 선정한 결과다.이 매체는 4위를 소개하면서 “박세리의 US여자오픈 우승이 한국의 골퍼 세대에 영감을 불어넣었다”는 제목을 달았다. 당시 박세리는 태국계 미국인 제니 추아시리폰과 연장 승부 끝에 한국 선수로는 이 대회 첫 챔피언이 됐다. 특히 18번 홀에서 치러진 연장에서 양말을 벗고 물속에 들어가 날린 샷은 TV 애국가 배경화면에 쓰일 정도로 당시 경제위기에 힘들어하던 국민들에게 감동을 선물했다.골프다이제스트는 이어 “박세리는 이후 수십년간 (여자골프계에) 지배력을 끼친 골퍼 세대들에 영감을 끼쳤다“고 설명했다. 그 결과 2021년 고진영이 BMW레이디스챔피언십에서 한국 선수 통산 200번째 우승을 달성할 정도로 한국 여자골프의 전성기가 이어진 것이다. 한편 2015년 박인비의 커리어 그랜드슬램은 17위에 이름을 올렸다. 뉴질랜드 교포 선수 리디아 고가 2015년 세계랭킹 1위에 오른 것도 20위로 선정됐다. 전체 1위는 1950년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의 출범이다. 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사자 군단’ 삼성이 화끈한 홈런포를 앞세워 선두 추격의 시동을 걸었다. 삼성은 지난달 23일 KIA전부터 29일 SSG전까지 모두 이기며 6연승을 달렸다. 지난달 한때 5위까지 떨어졌던 삼성은 2위로 도약하며 개막 후 선두를 독주 중인 LG를 2경기 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상승세의 원동력은 단연 홈런포다. 지난해 10개 팀 중 최다 홈런(185개)을 기록했던 삼성은 올해도 지난달 29일 현재 39홈런으로 1위를 달리고 있다. 최근 10경기에서만 홈런 18방을 쏘아 올렸다. 삼성은 활발한 공격력을 바탕으로 연승 기간 중 한 경기를 제외하고 줄곧 7점 이상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타선의 중심은 지난해 대체 외국인 선수로 입단한 디아즈(29)다. 지난해 29경기에서 7홈런을 때렸던 디아즈는 올해는 30경기에서 11홈런으로 이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디아즈는 지난달 25일 NC전에서 한 경기 3개의 홈런을 터뜨리는 등 최근 10경기에서 홈런 7개를 몰아쳤다. 3월 8경기에서 2홈런에 그쳤던 디아즈는 4월 초반 타율이 1할대로 떨어지는 등 부진을 보이기도 했다. 그러나 박진만 삼성 감독과의 면담에서 “홈런 욕심을 내려놓으라”는 조언을 들은 것이 약이 됐다. 부담을 내려놓고 가볍게 스윙하면서 타격의 실마리를 풀었다. 디아즈는 타점(30개)에서도 리그 선두를 달리며 박 감독을 웃게 하고 있다. 최근 들어서는 기존 5번 타자 대신 4번 타자로 주로 기용되고 있다. 이 밖에 박병호(8개·5위), 구자욱(7개·6위), 김영웅(5개·공동 9위) 등 4명의 삼성 타자가 홈런 톱10에 포함돼 있다.테이블 세터를 맡고 있는 리그 최단신(키 163cm) 선수들인 김지찬(24)과 김성윤(26)은 공격의 물꼬를 잘 열어주고 있다. 특히 시즌 초반 대타, 대주자 요원으로 주로 투입되던 김성윤은 4월 들어 주전 자리를 꿰차며 안타를 양산하고 있다. 김성윤은 타율 0.370으로 롯데 전민재(0.387)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김성윤은 지난달 24일 KIA전에서 4안타를 치는 등 한때 8경기 연속 안타를 신고하기도 했다. 류지혁(31)도 타율 5위(0.349)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타격에 힘이 붙으면서 마운드도 안정되는 모양새다. 특히 삼성은 6연승 기간 중 4경기에서 선발승을 수확했다. 삼성은 앞선 24경기에선 7차례 선발승을 따내는 데 그쳤다. 현재 레예스, 원태인, 최원태가 나란히 3승을 기록 중이다. 다만 안방경기와 방문경기의 타격 온도 차는 풀어야 할 과제다. 삼성은 타자 친화적인 안방에서는 타율 0.318에 36홈런을 기록한 반면 방문경기에선 타율 0.222, 3홈런에 그치고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지난해 파리 올림픽 여자 골프 금메달리스트로 현 세계 랭킹 3위인 리디아 고(28·뉴질랜드)가 골프채를 놓고 캐디백을 맡았다. 절친한 친구 대니엘 강(33·미국)의 US여자오픈 예선전을 돕기 위해서였다. 미국 골프 전문매체 ‘골프위크’는 30일 “리디아 고가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시즌 첫 메이저대회인 셰브론 챔피언십이 끝나자 친구 대니엘 강의 캐디를 맡기 위해 US여자오픈 지역 예선으로 달려왔다”고 전했다. 미국 텍사스주 우들랜즈에서 대회를 마친 리디아 고는 US여자오픈 지역 예선이 열린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로 이동했다. 대니엘 강은 2017년 메이저대회 KPMG 여자 PGA 챔피언십을 포함해 LPGA투어 6승을 거둔 선수다. 하지만 최근 부진이 이어지며 세계 랭킹이 389위까지 떨어졌다. 29일부터 미국 위스콘신주 에린힐스에서 열리는 US여자오픈 본선 무대 출전권을 위해선 예선을 통과해야 했다. 리디아 고의 도움에도 대니엘 강은 이틀간 74타, 73타를 치며 공동 13위로 US여자오픈 본선 출전권을 따내지 못했다. US여자오픈은 리디아 고에게도 중요하다. 2015년 에비앙 챔피언십, 2016년 ANA 인스퍼레이션(현 셰브론 챔피언십), 지난해 AIG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리디아 고가 이 대회에서 정상에 서면 커리어 그랜드슬램을 달성한다. LPGA투어는 5개 메이저대회 중 4개 대회에서 우승하면 그랜드슬램으로 인정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사자군단 프로야구 삼성이 화끈한 방망이를 앞세워 선두 추격의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삼성은 지난달 23일부터 29일까지 경기를 모두 쓸어 담으며 6연승을 달리고 있다. 지난달 한때 5위까지 떨어졌던 삼성은 2위로 도약하며 개막 후 독주 중인 선두 LG를 2경기 차로 바짝 뒤쫓고 있다. 상승세의 원동력은 단연 홈런포다. 지난해 팀 홈런(185개) 선두였던 삼성은 올해도 39홈런으로 10개 구단 중 1위를 달리고 있다. 전체 30경기 중 최근 10경기에서만 홈런 18방을 쏘아 올렸다. 삼성은 연승 기간 중 한 경기를 제외하고 줄곧 7점 이상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그 중심에는 단연 홈런 선두(11개) 디아즈(29)가 있다. 디아즈는 지난달 25일 NC전에서 3홈런을 터뜨리는 등 최근 10경기에서 홈런 7개를 치며 뜨거운 타격감을 자랑하고 있다. 3월 8경기 동안 2홈런을 치는데 그쳤던 디아즈는 4월 초반 타율이 1할대로 떨어지는 등 부진을 이어가기도 했다. 그러나 박진만 삼성 감독과의 면담에서 “홈런 욕심을 내려놓으라”는 조언을 들은 것이 약이 됐다. 부담을 내려놓고 가볍게 스윙하면서 오히려 타격의 실마리를 풀었다는 것. 디아즈는 현재 타점(30개)에서도 리그 선두를 달리며 박 감독을 웃게 하고 있다. 최근 들어 기존 5번타자 대신 4번타자로 주로 기용되고 있다. 이밖에 5위 박병호(8개), 6위 구자욱(7개), 공동 9위 김영웅(5개) 등 홈런 톱10에 포함된 삼성 타자만 4명이나 된다. 앞에서는 리그 최단신(키 163㎝) 김성윤(26)이 물꼬를 잘 열어주고 있다. 시즌 초반 대타, 대주자 요원으로 주로 투입되던 김성윤은 4월 왼쪽 햄스트링(허벅지 뒤 근육) 부상으로 전력에서 이탈한 김지찬을 대신해 출전 기회를 얻으며 좋은 활약을 펼쳤다. 타율 0.370으로 롯데 전민재(0.387)에 이어 2위를 달리고 있다. 김성윤은 4월 24일 KIA전에서 4안타를 치는 등 한 때 8경기 연속 안타를 신고하기도 했다. 류지혁도 타율 5위(0.349)에 이름을 올렸다.타격에 힘이 붙으면서 마운드도 안정되는 모양새다. 특히 삼성은 6연승 기간 중 4경기에서 선발승을 수확했다. 삼성은 앞선 24경기에선 7차례 선발승을 따내는 데 그쳤다. 현재 선발 레예스, 원태인, 최원태가 나란히 3승을 기록 중이다.한편 안방, 방문 경기의 타격 온도차는 풀어야 할 과제다. 삼성은 안방 경기에서 타율 0.318에 36홈런을 기록한 반면 방문 경기에선 타율 0.222, 3홈런에 그치고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유도 남자 최중량급(100kg 초과급) 이승엽(25)이 2025 아시아선수권대회에서 한국 유도의 간판 김민종(25)을 꺾고 깜짝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이 체급 세계랭킹 36위 이승엽은 27일 태국 방콕에서 열린 대회 준결승에서 세계랭킹 2위이자 지난해 파리 올림픽 은메달리스트인 김민종을 절반승으로 꺾는 이변을 일으켰다. 이승엽은 경기 종료 25초를 남기고 빗당겨치기 되치기로 절반을 따내며 승기를 잡았다. 두 선수는 동갑내기에 소속팀(양평군청)도 같다. 체격 조건에선 이승엽(키 194cm, 몸무게 150kg)이 김민종(184cm, 130kg)에 앞선다. 이승엽은 결승에서는 세계랭킹 5위 테무르 라크모프(타지키스탄)를 골든스코어(연장전) 끝에 반칙승으로 이겼다. 라크모프는 파리 올림픽 동메달리스트다. 이승엽은 앞서 2월 파리 그랜드슬램에서 은메달을 목에 거는 등 최근 국제 무대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다. 앞으로 국제대회 길목에서 김민종과 출전 티켓을 놓고 경쟁을 벌일 것으로 보인다.한편 김민종은 동메달결정전에서 나카무라 유타(일본)를 반칙승으로 꺾고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이번 대회 개인전을 종합 3위(금 2개, 은 1개, 동메달 3개)로 마무리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러키세븐’ 김민선(22)이 66번째 대회 만에 값진 데뷔 첫 승을 수확했다. 김민선은 27일 충북 충주 킹스데일 골프클럽(파72)에서 열린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신설대회 덕신EPC 챔피언십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 4개, 보기 1개로 3타를 줄이며 최종 합계 11언더파 277타로 초대 챔피언이 됐다. 2위 임진영(22)을 5타 차로 따돌린 김민선은 우승 상금 1억8000만 원을 거머쥐었다. 김민선은 우승상금과 별도로 주최측이 내건 보너스 1억8000만원도 수령했다. KLPGA투어 최장신(키 177cm) 선수인 김민선은 동명이인 선수와 구분하기 위해 등록 순서에 따라 ‘김민선7’이라는 등록명으로 활동한다.임진영에게 4타 앞선 선두로 이날 최종 라운드에 나선 김민선은 전반 한때 방신실(21)에게 3타 차로 추격당하기도 했다. 그러나 5번홀(파4), 6번홀(파5)에서 연속 버디를 따내며 일찌감치 승기를 잡았다. 5번홀에서 칩인 버디를 성공시킨 그는 10번홀(파4)에서 두 차례 칩인 버디를 집어넣으며 사실상 우승을 확정 지었다. 12번홀(파4)에서야 첫 보기를 범한 김민선은 남은 6홀을 모두 파로 세이브하며 첫 우승을 완성했다. 김민선은 “한 라운드에 두 차례 칩인 버디가 나온 적은 없었던 것 같다. 정말 짜릿했다”며 미소 지었다.2021년 국가대표 출신인 김민선은 2023년 정규투어에 데뷔해 그동안 준우승만 두 차례 했다. 지난해 11월 이벤트대회 위믹스 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기대를 키운 김민선은 2025시즌 다섯 번째 대회인 이 대회에서 정규 투어 첫 승을 따냈다. 김민선은 “어려운 코스에도 무너지지 않고 나만의 플레이를 한 스스로가 자랑스럽다. 다음 주 메이저대회(KLPGA 챔피언십)를 앞두고 자신감을 갖게 해준 선물 같은 우승”이라고 말했다.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진출에 대한 꿈도 밝혔다. 김민선은 “많은 이들에게 롤모델이 돼 좋은 영향력을 끼치는 선수가 되고 싶다. 올해 (LPGA투어 메이저대회) US여자오픈 같은 큰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남은 기간 열심히 해 보겠다”고 덧붙였다. 같은 날 경기 파주시 서원밸리 컨트리클럽(파71)에서 끝난 한국프로골프(KPGA)투어 우리금융 챔피언십에선 캐나다 교포 이태훈(35)이 우승했다. 2021년 10월 하나은행 인비테이셔널에 이어 3년 6개월 만이자 투어 통산 4번째 우승(상금 3억 원)이다.이날 버디 3개, 보기 2개로 1타를 줄인 이태훈은 최종 합계 5언더파 279타로 연장전에 돌입한 후 강태영(27), 박준홍(24)과의 1차 연장 끝에 홀로 버디를 따내며 정상에 올랐다. 앞서 17번홀(파3)에서 약 11m 버디 퍼트를 성공하며 공동 선두로 올라선 것이 우승의 원동력이 됐다. 지난해 아내의 권유로 퍼터를 말렛형으로 바꾼 것이 주효했다고 한다. 대회 3연패에 도전했던 임성재(27)는 컷 탈락했다.파주=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 통산 67홈런을 때린 최지만(34·사진)이 올 5월 입대한다. 최지만의 국내 매니지먼트사 스포츠바이브는 25일 “최지만이 병역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5월 15일 입대한다”고 밝혔다. 최지만은 4급(보충역)으로 21개월간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한다. 1991년생인 최지만은 미국 영주권을 취득해 그동안 병역을 미뤄 왔다. 인천 동산고 출신인 최지만은 시애틀과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2010년 미국 무대에 진출했다. 오랜 마이너리그 생활 끝에 2016년 LA 에인절스 유니폼을 입고 MLB에 입성한 최지만은 이후 뉴욕 양키스, 밀워키, 탬파베이, 피츠버그, 샌디에이고 등에서 뛰었다. 2023년까지 8시즌 동안 525경기에 출전해 통산 타율 0.234, 67홈런, 238타점, 190득점 등을 기록했다. 한국인 빅리거 중에선 추신수(은퇴)에 이어 두 번째로 많은 홈런과 타점을 남겼다. 2020년에는 탬파베이 유니폼을 입고 LA 다저스와의 월드시리즈(준우승) 무대를 밟기도 했다. 지난해 2월 뉴욕 메츠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은 최지만은 트리플A에서 뛰며 빅리그 재입성에 도전했지만 6월 팀에서 방출됐다. 한때 일본프로야구(NPB) 진출을 고민하기도 했던 최지만은 현재 한국프로야구로 마음이 기운 상태다. 올해 2월에는 미국 애리조나주 스코츠데일에서 진행된 LG의 스프링캠프에 참가해 국내 진출에 대한 의지를 밝히기도 했다. 다만 프로야구 규약(외국진출선수에 대한 특례)에 따라 해외 구단과 계약이 종료된 날로부터 2년간 국내 구단과 계약을 할 수 없다. 최지만은 병역을 마치는 대로 이르면 2027년 KBO리그 무대를 노크할 것으로 보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한국프로야구 한 경기(정규이닝 기준) 최다 탈삼진 기록은 한화의 ‘괴물투수’ 류현진(38)이 갖고 있다. 류현진은 2010년 5월 11일 청주에서 LG 타자들을 상대로 17개의 삼진을 빼앗았다. 15년이 지난 요즘 류현진의 기록이 연일 소환되고 있다. 외국인 투수들이 거침없는 탈삼진 쇼로 류현진의 기록에 도전장을 내밀고 있는 것. NC 새 외국인 투수 라일리(29)는 10일 KT와의 방문경기에서 올 시즌 리그에서 가장 많은 14탈삼진 경기를 했다. 구단 역사상 한 경기 최다 탈삼진 기록이자 역대 외국인 투수 최다 탈삼진 타이 기록이다. 라일리는 이날 주무기인 포크볼을 앞세워 7이닝 동안 25타자를 상대하며 안타 1개와 4사구 2개만을 내줬다. 무실점으로 호투한 그는 승리투수가 됐다. 한화 새 외국인 투수 폰세(31)도 탈삼진을 이야기할 때 빼놓을 수 없다. 폰세는 20일 NC와의 경기에서 7이닝 1피안타 13탈삼진 무실점의 완벽에 가까운 투구를 했다. 앞서 15일 SSG전에서 12탈삼진, 3일 롯데전에서 10탈삼진을 따내는 등 올 시즌 6번의 등판 중 3경기에서 두 자릿수 탈삼진을 기록했다. 시속 150km대 후반의 빠른 패스트볼에 140km대 중반 고속슬라이더를 던지는 폰세는 23일 현재 시즌 56탈삼진으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문동주(22), 김서현(21) 등 강속구 투수가 즐비한 한화는 팀 탈삼진(235개)에서도 선두다. 키움 로젠버그(30)와 SSG 앤더슨(31)도 이달 9일 나란히 13탈삼진 경기를 했다. 올 시즌 두 자릿수 탈삼진은 14차례 나왔는데 이 중 10번이 외국인 투수의 기록이다. 국내 투수 중에는 고영표(KT)가 2회, 소형준(KT)과 박세웅(롯데)이 1회씩 이름을 올렸다. 뛰어난 외국인 투수들이 늘어나면서 올 시즌 경기당 탈삼진 개수는 약 16개로 지난해(약 15개)보다 7% 가까이 늘었다. 여기에 올 시즌 약 1cm(키 180cm 타자 기준) 낮아진 볼·스트라이크 자동 판정시스템(ABS) 존을 투수들이 적극 공략하면서 투고타저 현상이 두드러진다. 외국인 투수들은 지난해 프로야구에서 유행한 변형 슬라이더인 ‘스위퍼’ 외에도 슬러브, 킥 체인지, 원심 패스트볼 등 새로운 구종들도 적극 활용하고 있다. 하지만 류현진의 17탈삼진을 넘어서기는 쉽지 않을 거란 이야기도 나온다. 예전에 비해 선발 투수들의 투구 수 관리가 철저하게 이뤄지고 있어서다. 당시 류현진은 124개의 공을 던졌지만 요즘 선발 투수들은 100개 안팎의 공을 던지고, 많아도 110개를 넘기지 않는다. 물론 날씨가 더워지며 투수들의 몸이 풀릴수록 기록 경신을 기대해 볼 수도 있다. 류현진의 팀 동료인 폰세는 “내 목표는 단 하나다. 류현진의 17탈삼진을 넘고 싶다”며 신기록 도전을 공언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배구 여자부 ‘자유계약선수(FA) 최대어’ 이다현(24·미들블로커)이 흥국생명의 핑크 유니폼을 입는다. ‘배구여제’ 김연경(36)의 은퇴로 전력 누수가 예상됐던 흥국생명은 일본 명감독 출신 요시하라 도모코 감독(55)을 사령탑으로 데려온 데 이어 이다현까지 영입하며 2연속 우승을 위한 거침없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 흥국생명은 22일 “미들블로커 이다현을 FA로 영입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 3년에 보수(연봉+옵션) 총액은 5억5000만 원 규모로 알려졌다. 2019∼2020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2순위로 현대건설에 지명된 이다현은 올 시즌 블로킹(세트당 0.838개), 속공(성공률 52.42%)에서 1위에 오르며 V리그를 대표하는 미들블로커로 거듭났다. 2021년부터 태극마크를 달았고, 2023년 항저우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기도 했다. 두 차례 올스타 세리머니상을 받을 정도로 스타성도 뛰어나다. 복수 구단의 러브콜을 받은 이다현이 흥국생명을 택한 건 요시하라 감독의 영향이 큰 것으로 알려졌다. 해외리그 진출에 대한 꿈을 키워온 이다현으로선 요시하라 감독과 함께 생활하면서 기본기가 강하고 정교한 일본 배구를 배워 보고자 한 것. 이달 10일 새로 부임한 요시하라 감독은 지난해까지 9년간 일본 JT마블러스를 이끌며 리그 우승 2회 등을 달성했다. 그는 이탈리아리그에서도 선수 생활을 했다. 이다현은 “새로운 도전을 시작하게 돼 매우 설렌다. 요시하라 감독과 함께 더 높은 목표를 향해 나아가며 제 역량을 증명하고 새로운 배구 인생의 전환점을 만들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배구계 관계자는 “이다현이 요시하라 감독과 1시간 넘게 미팅을 하면서 흥국생명 쪽으로 마음을 굳혔다. 향후 일본 리그에 도전하더라도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본 리그를 거쳐 유럽 무대에 도전한 김연경의 사례도 참고했으리란 말도 나온다. 이다현은 현대건설 소속이던 지난 시즌에도 해외 리그 진출을 타진했다. 하지만 끝내 계약에 이르지 못한 채 돌아오면서 연봉 4000만 원(옵션 5000만 원 별도)에 도장을 찍었다. 하지만 헐값에 사인한 게 오히려 전화위복이 됐다. 이번 FA 시장에서 유일하게 C등급으로 분류되면서 다른 팀들의 높은 관심을 받은 것. 그를 영입한 구단은 보상선수 없이 직전 시즌 연봉의 150%만 지불하면 됐기 때문이다. 흥국생명은 이다현에 이어 주전 세터 이고은(30)과 FA 재계약에 성공하면서 이적시장을 이끌고 있다. 흥국생명은 아웃사이드 히터 보강도 구상 중이다. 여자부 FA 시장은 24일 오후 6시 종료된다.앞서 21일 막을 내린 남자부 FA 시장에서는 총 5명이 유니폼을 갈아입었다. FA 최대어로 꼽힌 임성진(26·아웃사이드 히터)은 보수 총액 8억5000만 원(연봉 6억5000만 원, 옵션 2억 원)에 한국전력에서 KB손해보험으로 이적했다. KB손해보험은 임성진을 영입한 데 이어 내부 FA 세터 황택의(29), 리베로 정민수(34)를 잔류시키면서 이번 이적시장의 승자로 평가받는다. FA 시장 마감 이튿날인 22일에는 현대캐피탈 베테랑 전광인(34·아웃사이드 히터)과 OK저축은행 신호진(24·오퍼짓 스파이커)의 1 대 1 트레이드가 이뤄졌다. 두 선수 모두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1순위 출신이다. 14일 현대캐피탈과 FA 재계약을 했던 전광인은 트레이드로 유니폼을 갈아입으면서 프로 첫 소속팀 한국전력 시절 사령탑이었던 신영철 OK저축은행 신임 감독(61)과 재회하게 됐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16년 만에 ‘타이거즈’ 홈런왕이 나올 수 있을까. 현재 추세를 보면 답은 ‘그렇다’다. 17일 현재 프로야구 KIA의 새 외국인 타자 위즈덤(34·사진)은 8홈런으로 홈런 부문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삼성 디아즈와 박병호, LG 문보경 박동원 오스틴, 한화 노시환(이상 5홈런) 등 공동 2위 그룹을 3개 차로 앞서고 있다.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지금 페이스를 유지한다면 올 시즌 약 58개의 홈런을 칠 수 있다. 위즈덤이 연일 담장 밖으로 타구를 날려 보내면서 KIA 선수로선 2009년 김상현(36홈런·은퇴) 이후 16년 만의 홈런왕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전신 해태 시절까지 포함하면 역대 일곱 번째 타이거즈 출신 홈런왕에 도전한다.위즈덤은 2021년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시카고 컵스에서 28홈런을 친 거포형 타자다. MLB 통산 7시즌 동안 88홈런을 때렸다. 다만 통산 타율이 0.209에 머무르는 등 정교함이 부족하다는 평가를 받았다.KIA 입단 후 시범경기에서도 7경기 타율 0.222, 1홈런, 3타점으로 평범했다. 그러나 정규시즌 개막과 함께 장타 본능을 뽐내고 있다. 개막 3경기 만에 시즌 첫 홈런을 신고한 위즈덤은 지난달 28일 한화전부터 4경기 연속 홈런을 치며 홈런 선두로 치고 나섰다. 13일 SSG전에서는 첫 한 경기 2홈런을 기록했고, 17일 KT전에서도 홈런을 추가했다.위즈덤은 최근 본보와의 인터뷰에서 “스트라이크존 안에 들어오는 공을 정확히 가려내 공략하는 것을 1순위로 두고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 요점은 당겨치기보단 가운데로 타구를 보내는 연습을 많이 한다”고 말했다. 홍세완 KIA 타격코치는 “MLB 투수에 비해 한국프로야구 투수들은 유인구 비율이 높은 만큼 이에 집중적으로 대비했다.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유인구에 대처하기 위해 스윙 궤적을 조금 키우고 우중간으로 밀어치는 훈련을 주로 했다”고 설명했다.MLB 시절과 확연하게 달라진 점은 볼을 골라내는 능력이다. 이날까지 위즈덤은 삼성 이재현과 함께 17개의 볼넷을 기록하며 이 부문 공동 1위를 달리고 있다. 대신 8개의 홈런 중 5개는 2구 이내에 쳐냈을 정도로 공격적인 배팅을 구사한다.지난달 28∼30일 한화와의 3연전에서는 상대 1∼3선발인 폰세, 와이스, 류현진을 상대로 사흘 연속 홈런을 뽑아내기도 했다. 위즈덤은 컵스 시절이던 2023년 8월 당시 토론토에서 선발투수로 뛰던 류현진에게 2타석 모두 삼진으로 돌아선 바 있다. 한국에서 다시 만난 류현진에게 홈런을 때린 위즈덤은 “몸쪽으로 들어오는 커터(컷패스트볼)를 공략했는데 홈런으로 이어져 기뻤다”고 말했다.시즌 초반 주전 내야수 김도영, 김선빈 등의 부상 이탈로 부진에 빠졌던 KIA도 위즈덤이 타선에서 중심을 잡아주면서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12일 최하위(10위)로 떨어졌지만 17일 현재 7위까지 올라섰다. 최근 5경기에선 3승 2패를 기록 중이다.위즈덤은 “아직 시즌 초반인 만큼 눈앞의 순위에 일희일비할 때는 아니다. 일관성 있게 자신의 플레이를 하다 보면 지난해처럼 다시 올라갈 수 있을 것이다. 어떻게 하면 팀이 더 많이 승리할 수 있을지만 생각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홍 코치는 “아직 처음 상대하는 투수들이 많은 만큼 국내 무대에 적응할수록 위즈덤의 경기력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기대를 드러냈다. 스프링캠프 당시 자신의 등번호(45)만큼 홈런을 치겠다고 공언한 위즈덤의 약속이 실현된다면 KIA의 정규시즌, 한국시리즈 2연속 통합 우승의 꿈도 가까워질 것으로 보인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16년 만에 ‘타이거즈’ 홈런왕이 나올 수 있을까. 17일 현재 프로야구 추세를 보면 답은 ‘그렇다’다. KIA의 새 외국인 타자 위즈덤(34)이 20경기 동안 8홈런으로 현재 홈런 선두를 달리고 있다. 삼성 디아즈, LG 문보경(이상 5홈런) 등 공동 2위 그룹을 3개차로 따돌리고 있다.아직 시즌 초반이긴 하지만 페이스만 놓고 봤을 때 약 58개 홈런을 칠 수 있는 속도다. 위즈덤이 연일 담장 밖으로 타구를 날려 보내면서 KIA 선수로선 2009년 김상현(36홈런) 이후 16년 만의 홈런왕에 대한 기대도 높아지고 있다. 전신 해태 시절까지 포함하면 역대 일곱번째 타이거즈 홈런왕을 노린다. 2021년 시카고 컵스 소속으로 28홈런을 치는 등 미국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 통산 7시즌 동안 88홈런을 친 위즈덤은 거포형 타자로 주목받았다. 다만 시범경기에선 7경기 타율 0.222 1홈런 3타점으로 눈길을 끌진 못했다. 그러나 시즌 개막과 함께 장타본능을 드러냈다. 3경기 만에 시즌 첫 홈런을 신고한 위즈덤은 지난달 28일 한화전부터 4경기 연속 홈런을 치며 홈런 선두로 치고 나섰다. 이달 13일 SSG전에서는 2홈런을 기록하기도 했다. 위즈덤은 최근 동아일보와 인터뷰에서 “스트라이크존 안에 들어오는 공을 정확히 가려내 공략하는 것을 1순위로 두고 타격을 준비하고 있다. 요새는 왼쪽으로 당겨치기보단 가운데로 타구를 보내는 연습도 많이 한다”고 소개했다. 홍세완 KIA 타격코치도 “MLB 투수에 비해 한국프로야구 투수는 유인구 비율이 높은 만큼 이를 집중적으로 대비했다. 바깥쪽으로 흘러나가는 유인구에 대처하기 위해 스윙궤적을 조금 키우고 우중간으로 밀어치는 훈련을 주로했다”고 설명했다. 위즈덤은 삼성 이재현과 함께 가장 많은 볼넷(17개)을 골라낼 정도로 선구안도 좋은 편이다. 물론 8개의 홈런 중 5개는 2구 이내에 쳐냈을 정도로 기회가 왔을 땐 과감하게 배트를 돌리고 있다. 지난달 한화전에서는 상대 1,2,3선발 폰세, 와이스, 류현진에게 사흘 연속 홈런을 뽑아냈을 정도로 상대 에이스 선수들에게도 강한 모습이다. 앞서 컵스 시절인 2023년 8월 당시 토론토에서 뛰던 류현진에게 2타석 모두 삼진으로 돌아섰던 위즈덤은 “몸쪽으로 들어오는 커터(컷패스트볼)를 공략했는데 홈런으로 이어져 기뻤다”고 이번 승부를 되돌아봤다. 위즈덤이 타선에서 중심을 잡아주면서 시즌 초반 부진에 빠졌던 ‘디펜딩챔피언’ KIA도 조금씩 살아나고 있다. 이달 12일 최하위(10위)까지 떨어졌던 최근 5경기에서 3승 2패를 거두며 7위를 달리고 있다. 시즌 전 자신의 등번호(45)만큼 홈런을 치겠다는 약속을 지킬 경우 KIA도 2년 연속 통합우승을 바라볼 수 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조영우 기자 jero@donga.com}
한국 야구대표팀이 내년 3월 열리는 2026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 대비해 11월 일본과 두 차례 평가전을 갖는다. 한국야구위원회(KBO)와 일본야구기구(NPB)는 17일 일본 도쿄에서 열린 기자회견을 통해 11월 15, 16일 도쿄돔에서 평가전을 치른다고 발표했다. 이번 평가전은 1월 새로 선임된 류지현 대표팀 감독(54)의 국제무대 데뷔전이기도 하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류 감독은 “이번 평가전은 최종 엔트리에 선발할 선수들을 가늠하고 본선에서 대결할 일본의 전력도 분석하는 중요한 시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KBO는 앞서 2023년 7월 발표한 ‘KBO리그·팀 코리아 레벨업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해외 팀과의 지속적인 교류전을 개최해 대표팀 전력 강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6위인 한국은 내년 3월 도쿄돔에서 일본(1위), 대만(2위), 호주(12위), 체코(15위)와 C조 조별리그를 치른다. 이 중 상위 2개국만 8강에 진출한다. 최근 3개 대회 연속 조별리그에서 탈락한 한국은 이번 대회를 통해 명예 회복을 벼른다. 일본은 앞선 2023년을 비롯해 이 대회에서만 3차례 우승했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

프로야구 한화는 9일까지 최하위(10위)였다. 올 시즌 신축 구장(대전 한화생명 볼파크) 개장을 앞두고 자유계약선수(FA) 투수 엄상백(29), 내야수 심우준(30)을 영입하는 등 전력 보강에 나선 한화는 전문가들로부터 ‘가을야구’ 후보로 평가됐지만 막상 뚜껑이 열리자 경기력은 기대 이하였다. 특히 팀 타율이 10개 구단 중 유일한 1할대로 허덕였다.그랬던 ‘독수리’가 날갯짓을 시작했다. 16일 현재 한화는 3연승을 이어가는 등 최근 10경기에서 승률 0.700(7승 3패)으로 중위권으로 도약하며 상승세를 타고 있다. 최근 10경기 승률만 놓고 보면 선두 LG(승률 0.800·8승 2패)에 이어 두 번째로 페이스가 좋다. 시즌 승률 0.476(10승 11패)으로 5할을 넘보고 있다.한화의 변신은 뒷문을 강화하는 것부터 시작했다. 폰세(31), 와이스(29), 류현진(38), 문동주(22) 등으로 이어지는 선발 로테이션은 어느 구단과 비교해도 뒤처지지 않을 정도로 좋은 활약을 했지만 불펜에서 이를 뒷받침하지 못했다. 한화가 개막 10경기 동안 거둔 7패 중에서 5패가 구원투수에게서 나왔을 정도였다.지난달 말부터 마무리 투수 자리를 꿰찬 3년 차 김서현(21)이 팀에 안정감을 주고 있다. 최고 시속 150km 후반대의 빠른 공을 던지는 김서현은 16일 현재 11경기 9와 3분의 2이닝 동안 단 한 점도 내주지 않으면서 평균자책점 0.00의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시즌 1홀드에 4세이브를 기록 중이다. 올해 35타자를 상대하면서 안타는 단 4개만 허용했다. 9이닝당 볼넷도 지난해 7.51개에서 올해 1.86개로 크게 줄었다. 마운드 뒷문에서 버티는 힘이 생기면서 침묵하던 방망이도 조금씩 살아나기 시작했다. 개막 11경기 동안 0.173이었던 팀 타율도 최근 10경기 0.284로 1할 넘게 올랐다. 여전히 한화의 시즌 팀 타율(0.229)은 10개 구단 중 최하위이긴 하지만 상승 궤도에 올라타기 시작했다. 특히 4번 타자 노시환(25)이 최근 10경기에서 타율 0.350, 3홈런, 12타점을 터뜨리며 앞장서고 있다. 노시환은 16일 SSG전에서 홈런 2방으로 5타점을 쓸어 담으며 팀의 10-4 승리를 이끌었다. 노시환은 이날 경기로 홈런 공동 2위(5홈런), 타점 4위(15점)로 단숨에 도약했다. 시즌 초반 1할대 부진에도 자신을 계속 4번 타자 자리에 기용해 준 김경문 감독의 믿음에 화답하고 있다. 여기에 타격 부진은 물론이고 수비, 주루 플레이에서 ‘본 헤드 플레이’로 팀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던 외국인 타자 플로리얼(28)도 최근 10경기 타율 0.378, 1홈런, 7타점 등으로 살아나는 모양새다. 선발과 대타를 오가던 3년 차 문현빈(21)도 좋은 타격감에 힘입어 지명타자 자리를 꿰찼다. 타선이 살아나면서 한화는 10개 구단 중 가장 많은 7차례 역전승을 기록했다. 여기에 대타 기용(31회), 도루 시도(27회)도 가장 많이 하며 경기장을 찾은 팬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아직까지 부진한 FA 이적생 듀오의 활약은 풀어야 할 숙제다. 팀의 4선발을 맡은 엄상백은 3경기에서 승리 없이 3패에 평균자책점 6.75를 기록 중이다. 유격수 심우준도 타율 0.182로 아직 기대에 못 미친다. 이들의 경기력마저 살아나면 독수리는 더 높은 곳을 향해 날아오를 수 있다. 한화는 올해 2018년 이후 7년 만의 가을야구에 도전한다.강홍구 기자 wind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