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민

김소민 기자

동아일보 문화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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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김소민 기자입니다.

somin@donga.com

취재분야

2025-11-16~2025-12-16
문학/출판74%
문화 일반7%
산업7%
생활/가정3%
국제사고3%
인사일반3%
사회일반3%
  • “난 식물도, 동물도 아닌 싱크로나이즈드 말미잘”

    “오늘 지나고 나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날씨에게/하루도 같은 하늘을 준비하지 않은/나의 날씨에게”(시 ‘그리운 날씨’에서) 미국 전미도서비평가협회상과 독일 세계문화의집 국제문학상 등을 수상하며 세계적인 관심을 받고 있는 김혜순 시인(사진)이 신작 시집 ‘싱크로나이즈드 바다 아네모네’(난다)를 4일 펴냈다. 약 3년 만에 펴내는 신작 시집으로 시 65편을 8부로 나눠 실었다. 김 시인은 올 4월 한국 작가 최초로 미 최고 권위의 ‘예술과학 아카데미’ 인문예술 부문 회원이 되는 등 최근 해외에서 가장 주목받는 한국 문학가로 손꼽힌다. 2015년 뇌 신경계 문제로 지하철역에서 갑자기 쓰러지는 경험을 했던 시인은 2016년 작 ‘죽음의 자서전’부터 ‘날개 환상통’(2019년) ‘지구가 죽으면 달은 누굴 돌지?’(2022년)로 이어지는 ‘죽음 3부작’을 연이어 출간한 바 있다. 이러한 전작 시집들에선 육체의 고통을 한국 사회가 마주한 여러 죽음으로 연결시키면서 침잠하는 작품들을 선보였다면, 이번 시집은 ‘목욕재계’하는 마음으로 쓴 시들을 모았다고 한다. 첫 수록작인 ‘그리운 날씨’에서 시인은 햇빛과 빗줄기가 오락가락하는 변덕스러운 날씨마저 “오늘 지나고 나면 다시는 만날 수 없는” 순간이자 그리운 순간으로 반전시킨다.김 시인은 시집 마지막에 해설 대신 수록한 ‘김혜순의 편지’에서 “어느 순간 찬물을 몸에 끼얹듯 다른 시를 써야겠다 생각했다”며 “이 시들을 만나지 못했으면 저는 얼굴에 죽음이 드리운 험한 사람이 되었을 것 같다. 이 시들을 쓰면서 고통도 슬픔도 비극도 유쾌한 그릇에 담을 수 있다는 걸 알게 되었다”고 말했다. 시인의 대표작 ‘싱크로나이즈드 말미잘’은 영문 번역본도 함께 수록했다. 식물도, 동물도, 어류도 아닌, 세상의 규정과 정의를 벗어던진 자유로움을 노래한 작품이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5-09-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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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염상섭 육필원고 등 280여점 국립한국문학관 기증

    ‘만세전’ ‘삼대’ 등을 쓴 근대문학 작가 염상섭(1897∼1963)의 육필원고 등 관련 자료 280여 점이 국립한국문학관에 기증됐다. 2일 국립한국문학관은 “염 작가의 육필원고 등 자료 280여 점을 유족으로부터 기증받았다”고 밝혔다. 기증 자료는 육필원고 및 구상 메모 25점, 작품이 발표된 지면을 작가가 직접 스크랩한 자료 223점, 이력서 출판계약서 등 작가 생활의 기록을 담은 자료 30여 점이다. 김억과 마해송이 염상섭에게 보낸 편지, 서예가 배길기가 쓴 묘비명, 언론인 유광열이 쓴 조서 등도 포함됐다. 작가는 이면지에 붙인 잡지와 신문 스크랩을 손수 꼬아 만든 지끈으로 꼼꼼히 묶어뒀다. 1897년 대한제국이 선포된 해에 태어난 염 작가는 동아일보에서 기자 생활을 하며 ‘폐허’ 동인으로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3·1운동 직전의 상황을 그린 ‘만세전’을 비롯해 그가 겪은 시대상을 고스란히 소설 속에 담아냈다. 문학관 측은 “사실주의의 대가답게 종잇조각 하나 허투루 버리지 않는 꼼꼼한 성격과 광복 후 여러 직업을 전전하면서도 소설을 놓지 않았던 집요한 작가정신을 엿볼 수 있다”고 말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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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창작 20년… “열심히 대충해야 오래가죠”

    “창작을 꿈꾼다면 좀 더 편한 마음으로 도전하면 좋겠어요.” 2005년 결성된 밴드 ‘브로콜리너마저’의 베이스 겸 보컬 윤덕원이 첫 에세이 ‘열심히 대충 쓰는 사람’(세미콜론)을 1일 펴냈다. 그는 2일 열린 출간 간담회에서 “창작자들은 마지막 마무리에 너무나 많은 에너지를 쏟곤 한다. 그 꼼꼼함이 완성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사실이지만 삶의 균형을 해치기도 한다”며 “‘열심히 대충’은 건강하게 오래가기 위한 균형의 태도”라고 설명했다. 20년 넘게 음악 창작 활동을 하며 얻은 그만의 관점인 셈이다. 책에는 에세이 39편과 ‘앵콜요청금지’ ‘졸업’ 등 대표곡 14곡의 가사가 수록됐다. 브로콜리너마저의 전곡을 작사 작곡한 그가 ‘유자차’ ‘축의금’ 등 친숙한 사물에서 공감 가는 가사를 만들어 낸 관찰력과 내공이 담겨 있다. 가령 소진된 상태로 계속 새로운 걸 만들어야 하는 창작자의 숙명을 ‘다 쓴 치약 튜브 붙잡고 씨름하기’에 빗댄다. 글쓰기가 힘들 땐 수제비를 떠올려 보라고 제안하기도 한다. 이렇게 저렇게 길게 쓸수록 내용은 더 얄팍해지니,적당히 얇고 보들보들할 때 뚝뚝 떼어버리자는 취지다. 에세이집을 내며 동명의 노래도 만들었다. 출판사 직원들이 코러스로 참여했다. 윤 씨는 “책 작업을 저 혼자 한 게 아니다. 편집자, 출판사 직원분들과 협업했다. 노래에도 팀워크를 담고 싶었다”며 “소박하게 녹음했지만 느낌 좋게 잘 나온 것 같다. 제목과도 잘 맞는다”며 웃었다. 노래에는 “열심히 ‘조금’ 대충 쓰는 사람이 될래요”라는 후렴구가 반복된다. 그는 “대충이라는 말이 주는 부담을 덜고 싶었다. 조바심 내면서 애를 써왔던 사람이 한 번에 대충하기는 어렵다”며 “일단은 ‘조금 대충’ 해보자는 의미로 썼다. 괜히 좀 어려운 목표들도 부드러워지는 것 같고 해볼 만한 게 되는 것 같지 않나”라고 했다. 음악 활동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처음엔 앨범 한 장 한 장이 크게 다가왔지만 지금은 어떻게 오래 창작을 이어갈지를 고민한다”며 “창작물은 나온 뒤에는 ‘나와 상관없다’고 발뺌하는 게 아니라 저의 행보나 삶이 그 창작물을 더 멋있게 만들어 주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 “창작을 꿈꾸지만 어려워하는 이들이 ‘실제로 창작 일을 하고 있는 사람도 이런 고민을 하는구나’ 하고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나도 한번 만들어 볼까, 써 볼까’ 하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5-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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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제비처럼 적당히 툭툭… ‘열심히 대충’ 해야 오래 가죠”

    “창작을 꿈꾼다면 좀 더 편한 마음으로 도전하면 좋겠어요.”2005년 결성된 밴드 ‘브로콜리너마저’의 베이스 겸 보컬 윤덕원이 첫 에세이 ‘열심히 대충 쓰는 사람’(세미콜론)을 1일 펴냈다. 그는 2일 열린 출간 간담회에서 “창작자들은 마지막 마무리에 너무나 많은 에너지를 쏟곤 한다. 그 꼼꼼함이 완성도에 큰 영향을 미치는 건 사실이지만 삶의 균형을 해치기도 한다”며 “‘열심히 대충’은 건강하게 오래가기 위한 균형의 태도”라고 설명했다. 20년 넘게 음악 창작 활동하며 얻은 그만의 관점인 셈이다. 책에는 에세이 39편과 ‘앵콜요청금지’ ‘졸업’ 등 대표곡 14곡의 가사가 수록됐다. 브로콜리너마저의 전곡을 작사 작곡한 그가 ‘유자차’ ‘축의금’ 등 친숙한 사물에서 공감 가는 가사를 만들어낸 관찰력과 내공이 담겨있다.가령 소진된 상태로 계속 새로운 걸 만들어야 하는 창작자의 숙명을 ‘다 쓴 치약 튜브 붙잡고 씨름하기’에 빗댄다. 글쓰기가 힘들 땐 수제비를 떠올려보라고 제안하기도 한다. 이렇게 저렇게 길게 쓸수록 내용은 더 얄팍해지니,적당히 얇고 보들보들할 때 뚝뚝 떼어버리자는 취지다.에세이집을 내며 동명의 노래도 만들었다. 출판사 직원들이 코러스로 참여했다. 윤 씨는 “책 작업을 저 혼자 한 게 아니다. 편집자, 출판사 직원분들과 협업했다. 노래에도 팀워크를 담고 싶었다”며 “소박하게 녹음했지만 느낌 좋게 잘 나온 것 같다. 제목과도 잘 맞는다”며 웃었다. 노래에는 “열심히 ‘조금’ 대충 쓰는 사람이 될래요”라는 후렴구가 반복된다. 그는 “대충이라는 말이 주는 부담을 덜고 싶었다. 조바심 내면서 애를 써왔던 사람이 한 번에 대충하기는 어렵다”며 “일단은 ‘조금 대충’ 해보자는 의미로 썼다. 괜히 좀 어려운 목표들도 부드러워지는 것 같고 해볼 만한 게 되는 것 같지 않나”라고 했다.음악 활동에 대한 생각도 밝혔다. 그는 “처음엔 앨범 한 장 한 장이 크게 다가왔지만 지금은 어떻게 오래 창작을 이어갈지를 고민한다”며 “창작물은 나온 뒤에는 ‘나와 상관없다’고 발뺌하는게 아니라 저의 행보나 삶이 그 창작물을 더 멋있게 만들어주도록 하고 싶다”고 했다. “창작을 꿈꾸지만 어려워하는 이들이 ‘실제로 창작 일을 하고 있는 사람도 이런 고민을 하는구나’ 하고 조금 더 편한 마음으로 ‘나도 한번 만들어볼까, 써볼까’하는 생각을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5-09-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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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빅데이터 거미줄로 ‘빅브라더 사회’를 설계한 남자

    “톱스타 A 씨, 비연예인과 2년째 열애!” 지금 막 해당 온라인 게시글을 클릭하려는 당신. 정말 톱스타 A 씨의 사생활을 관찰하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게시글을 클릭하는 순간, 당신은 관찰자가 아니라 관찰을 당하는 존재가 될지 모른다. 개개인에게 부여된 사용자 ID가 당신이 어떤 사이트에 접속하고, 어떤 게시글을 클릭하며, 어떤 댓글을 다는지 낱낱이 추적할 테니까.이 책은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데이터 사회’의 기원을 추적한 논픽션이다. 이 때문에 최초의 데이터 마이너로 꼽히는 미국인 사업가 행크 애셔(1951∼2013·사진)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 1990년대 초. 애셔는 컴퓨터에 당시에는 활용되지 않던 자원을 수집하고 종합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가령 일반 시민의 운전 기록, 재산 기록, 투표 기록, 법원 기록, 낚시 허가증, 공과금 청구서 같은 데이터들이다. 공적 기록과 상업 데이터를 한데 엮어 개인의 범죄 가능성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는 수많은 수사기관과 기업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 2001년 9·11 테러 당시에는 테러범을 특정하기 위해 거의 모든 미 성인 거주자의 테러 가능성을 점수화한 ‘높은 테러리스트 인자’도 개발했다. 가장 점수가 높은 1200명 가운데 5명은 실제로 9·11 테러 납치범으로 밝혀졌다. 애셔가 개발한 높은 테러리스트 인자는 이전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분석 시대가 열렸음을 암시했다. 개인의 데이터가 단순히 설명이 아닌 ‘예측’을 위해 사용되고, 개인의 위험도가 점수로 환산된다는 점에서다. 책이 그려내는 건 단순히 천재 사업가의 성공담이 아니다. 9·11 테러 이후 미국 사회가 안전이라는 명목으로 데이터 감시를 얼마나 열렬히 받아들였는지, 그러한 분위기를 기업가와 정부가 어떻게 이용했는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친다. 그림자는 늘 뒤따랐다. 높은 테러리스트 인자 1200명의 명단만 봐도 그렇다. 이러저러한 범죄에 연루된 이들을 제외하면, 1000명 이상은 무고한 이들이었다. 위양성(僞陽性·거짓 양성) 확률이 90%에 육박한 셈이다. 하지만 애셔는 컴퓨터가 맞힌 5명의 이름에만 집중했다. 결국 데이터 오류로 무고한 이들이 선거인 명부에서 배제돼 정치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데이터가 공익이라는 이름으로 쓰일 때조차 수집가의 편향과 의도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미 비영리 인터넷 언론 프로퍼블리카 기자인 저자는 젊은 시절 마약 밀수업자였던 애셔가 천재 프로그래머, 억만장자 사업가로 변신해가는 과정을 한 편의 소설처럼 그려냈다. 기술에 대한 설명은 알기 쉽게 풀어내고, 서술은 마치 스릴러처럼 긴장감을 유지한다. 신용평가부터 채용 심사, 공항 검색대와 범죄 수사까지…. 오늘날 우리의 일상은 이미 데이터라는 촘촘한 그물에 걸려 있다. 애셔가 만든 체계는 그 긴 궤적의 첫 단추였다. 올해 상반기에만 SK텔레콤 유심 정보 대량 해킹, 예스24 랜섬웨어 감염 등 크고 작은 사이버 보안 관련 사고가 있었다. 개인정보는 보안과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스스로 묻게 된다. 우리는 편리함을 얻는 대신 무엇을 내어줬는가. 한 인간의 드라마틱한 삶을 조명하는 전기이자,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데이터 세계의 기원을 추적하는 책이다. 책을 덮고 나면 일상의 많은 순간이 이미 거대한 데이터베이스와 맞닿아 있음을 자연스레 느낀다. 끊기지 않는 거미줄처럼.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5-08-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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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게시글을 클릭하는 순간, 감시가 시작된다

    “톱스타 A 씨, 비연예인과 2년째 열애!”지금 막 해당 온라인 게시글을 클릭하려는 당신. 정말 톱스타 A 씨의 사생활을 관찰하는 위치에 있다고 생각하는가. 게시글을 클릭하는 순간, 당신은 관찰자가 아니라 관찰을 당하는 존재가 될지 모른다. 개개인에게 부여된 사용자 ID가 당신이 어떤 사이트에 접속하고, 어떤 게시글을 클릭하며, 어떤 댓글을 다는지 낱낱이 추적할 테니까.이 책은 우리가 매일 마주하는 ‘데이터 사회’의 기원을 추적한 논픽션이다. 이 때문에 최초의 데이터 마이너로 꼽히는 미국인 사업가 행크 애셔(1951~2013)의 삶에 초점을 맞췄다.1990년대 초. 애셔는 컴퓨터에 당시에는 활용되지 않던 자원을 수집하고 종합하는 방법을 가르쳤다. 가령 일반 시민의 운전 기록, 재산 기록, 투표 기록, 법원 기록, 낚시 허가증, 공과금 청구서 같은 데이터들이다. 공적 기록과 상업 데이터를 한데 엮어 개인의 범죄 가능성을 예측하는 시스템을 만들어내기도 했다. 이는 수많은 수사기관과 기업의 표준으로 자리 잡았다.2001년 9·11 테러 당시에는 테러범을 특정하기 위해 거의 모든 미 성인 거주자의 테러 가능성을 점수화한 ‘높은 테러리스트 인자’도 개발했다. 가장 점수가 높은 1200명 가운데 5명은 실제로 9·11 테러 납치범으로 밝혀졌다. 애셔가 개발한 높은 테러리스트 인자는 이전까지와는 차원이 다른 분석 시대가 열렸음을 암시했다. 개인의 데이터가 단순히 설명이 아닌 ‘예측’을 위해 사용되고, 개인의 위험도가 점수로 환산된다는 점에서다.책이 그려내는 건 단순히 천재 사업가의 성공담이 아니다. 9·11 테러 이후 미국 사회가 안전이라는 명목으로 데이터 감시를 얼마나 열렬히 받아들였는지, 그러한 분위기를 기업가와 정부가 어떻게 이용했는지를 집중적으로 파헤친다.그림자는 늘 뒤따랐다. 높은 테러리스트 인자 1200명의 명단만 봐도 그렇다. 이러저러한 범죄에 연루된 이들을 제외하면, 1000명 이상은 무고한 이들이었다. 위양성(僞陽性·거짓 양성) 확률이 90%에 육박한 셈이다. 하지만 애셔는 컴퓨터가 맞힌 5명의 이름에만 집중했다. 결국 데이터 오류로 무고한 이들이 선거인 명부에서 배제돼 정치적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데이터가 공익이라는 이름으로 쓰일 때조차 수집가의 편향과 의도에 따라 다른 결과를 낳을 수 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미 비영리 인터넷 언론 프로퍼블리카 기자인 저자는 젊은 시절 마약 밀수업자였던 애셔가 천재 프로그래머, 억만장자 사업가로 변신해가는 과정을 한 편의 소설처럼 그려냈다. 기술에 대한 설명은 알기 쉽게 풀어내고, 서술은 마치 스릴러처럼 긴장감을 유지한다.신용평가부터 채용 심사, 공항 검색대와 범죄 수사까지…. 오늘날 우리의 일상은 이미 데이터라는 촘촘한 그물에 걸려 있다. 애셔가 만든 체계는 그 긴 궤적의 첫 단추였다. 올해 상반기에만 SK텔레콤 유심 정보 대량 해킹, 예스24 랜섬웨어 감염 등 크고 작은 사이버 보안 관련 사고가 있었다. 개인정보는 보안과 효율이라는 이름 아래 돌아올 수 없는 강을 건너고 있다. 책장을 넘기다 보면 스스로 묻게 된다. 우리는 편리함을 얻는 대신 무엇을 내어줬는가.한 인간의 드라마틱한 삶을 조명하는 전기이자, 우리가 지금 살고 있는 데이터 세계의 기원을 추적하는 책이다. 책을 덮고 나면 일상의 많은 순간이 이미 거대한 데이터베이스와 맞닿아 있음을 자연스레 느낀다. 끊기지 않는 거미줄처럼.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5-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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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통-현대 넘나들며 신명 한판… 이집트 관객 사로잡은 ‘K국악’

    한국의 젊은 예술가들이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뜨거운 무대로 아프리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주이집트한국문화원이 주최하고 동아일보사가 주관한 ‘코리아 뮤직 카라반(Korea Music Caravan: From Traditional to Global)’ 공연이 26일(현지 시간) 이집트 카이로 아메리칸대(AUC)와 28일 알렉산드리아 안푸시 문화궁전에서 열렸다. 이번 이집트 공연에는 동아국악콩쿠르 역대 수상자 12명이 포함된 예술가 15명이 무대에 올라 판소리 수궁가, 소고춤, 한량무, 사물놀이 등 전통 예술을 선보였다. 뮤지컬 장르와 결합한 창의적인 무대도 마련됐다. 특히 고대 이집트에서 드물었던 여성 파라오를 소재로 한 국내 창작 뮤지컬 ‘하트셉수트’의 대표 넘버를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판소리와 뮤지컬 보컬이 함께 부른 듀엣 무대는 관객들로부터 가장 큰 환호를 끌어냈다.두 차례 공연 모두 현지에서 큰 관심을 받으며 만석을 기록했다.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동아콩쿠르 출신 연주자들의 깊이 있는 무대에 관객 호응도 뜨거웠다. 작곡 부문으로 참가한 최민준 씨(40회 금상 수상자)는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성호 주이집트한국문화원장은 “양국이 서로의 문화를 공감하고 이해하는 뜻깊은 기회였다”며 “더욱 다양한 교류를 이어가겠다”고 했다.이번 공연은 ‘2025 투어링 케이 아츠(Touring K-Arts)’ 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후원했다. 재외 한국문화원과 문화홍보관을 거점으로 국내 우수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해외 순회를 지원한다. 올해는 총 45개 프로그램을 34개 나라에서 선보인다. 한식, 뷰티, 인문학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문화의 매력을 소개할 예정이다. 청년과 신진 예술인을 위한 지원 분야도 신설했다. 젊은 예술인들이 해외 무대에서 경험을 쌓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한국 문화예술의 국제적 확산과 미래 인재 육성에 기여한다는 취지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5-08-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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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판소리-여성 파라오 뮤지컬, 이집트를 사로잡다

    한국의 젊은 예술가들이 전통과 현대를 넘나드는 뜨거운 무대로 아프리카 관객들을 사로잡았다.주이집트한국문화원이 주최하고 동아일보사가 주관한 ‘코리아 뮤직 카라반(Korea Music Caravan: From Traditional to Global)’ 공연이 26일(현지 시간) 이집트 카이로 아메리칸대학교(AUC)와 28일 알렉산드리아 안푸시 문화궁전에서 열렸다. 이번 이집트 공연에는 동아국악콩쿠르 역대 수상자 12명이 포함된 예술가 15명이 무대에 올라 판소리 수궁가, 소고춤, 한량무, 사물놀이 등 전통 예술을 선보였다. 뮤지컬 장르와 결합한 창의적인 무대도 마련됐다. 특히 고대 이집트에서 드물었던 여성 파라오를 소재로 한 국내 창작 뮤지컬 ‘하트셉수트’의 대표 넘버를 무대에 올리기도 했다. 판소리와 뮤지컬 보컬이 함께 부른 듀엣 무대는 관객들로부터 가장 큰 환호를 끌어냈다.두 차례 공연 모두 현지에서 큰 관심을 받으며 만석을 기록했다. 국내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동아콩쿠르 출신 연주자들의 깊이 있는 무대에 관객 호응도 뜨거웠다. 작곡 부문으로 참가한 최민준(40회 금상 수상자) 씨는 “한국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리는 중요한 가교 역할을 한 것 같아 뿌듯하다”고 소감을 밝혔다. 오성호 주이집트한국문화원장은 “양국이 서로의 문화를 공감하고 이해하는 뜻깊은 기회였다”며 “더욱 다양한 교류를 이어가겠다”고 했다.이번 공연은 ‘2025 투어링 케이-아츠(Touring K-Arts)’ 사업의 일환으로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국제문화교류진흥원이 후원했다. 재외 한국문화원과 문화홍보관을 거점으로 국내 우수 문화예술 프로그램의 해외 순회를 지원한다. 올해는 총 45개 프로그램을 34개 나라에서 선보인다. 한식, 뷰티, 인문학 등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는 프로그램을 통해 한국 문화의 매력을 소개할 예정이다. 청년과 신진 예술인을 위한 지원 분야도 신설했다. 젊은 예술인들이 해외 무대에서 경험을 쌓고 역량을 발휘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한국 문화예술의 국제적 확산과 미래 인재 육성에 기여한다는 취지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5-08-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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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나도 가끔은 특이한 존재… 상식 벗어난 별종에 끌렸죠”

    소설가 김초엽(32)이 2023년 글을 쓰려 태국 치앙마이에 체류할 때였다. 부모님이 오셔서 택시 투어를 예약해 뒀다. 그런데 기사는 약속 시간을 훌쩍 넘긴 뒤 나타났다. 한국이라면 ‘상식적이지 않은’ 일이다. 어찌저찌 투어를 끝냈는데, 아버지가 한참 뒤 차에 옷을 두고 내린 걸 깨달았다. 혹시나 싶어 연락했더니, 기사는 상당히 먼 길을 흔쾌히 돌아왔다. 이런 여유로움도 한국이라면 그리 ‘상식적이지 않은’ 경우 아닐까. 25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김 작가는 “외국에 나가면 평소에 가진 우리 상식이 통하지 않는 경험을 종종 한다”며 “상식이란 게 실은 조금만 벗어나도 크게 의미 없는 거구나란 생각을 많이 한다”고 했다.그런 체험 덕분일까. 27일 출간하는 그의 세 번째 소설집 ‘양면의 조개껍데기’(래빗홀·사진)는 상식을 뛰어넘는 별종(別種)들의 이야기가 가득하다. 본인이 인간이 아닌 다른 종(種)이라고 믿는 ‘아더킨’과 내면에 두 개 이상의 자아를 지닌 ‘셀븐인’, 인간이 되고 싶은 줄 알았다가 그냥 기계로 살고 싶어진 ‘안드로이드’…. 쉽사리 유형화하기 어려운 존재들이 단편마다 등장한다. 작가는 왜 이런 별종에 끌리는 걸까. 김 작가는 “돌이켜 보면 스스로도 그런 취급을 받았던 적이 있다”며 “공대(포항공대 생화학 석사) 다닐 때 ‘되게 특이하네’란 말을 자주 들었다”고 했다. “문단에 오니 되게 평범한데(웃음), 어쨌든 상대성을 경험해 본 거잖아요. 남들이 ‘누구는 이상하다, 특이하다’라고 판단하는 기준 자체가 유동적이고 절대적이지 않다는 걸 깨달은 거죠. 그래서 그런 이야기를 많이 쓰는 것 같아요.” 그런 작가에게 여행은 상식의 ‘경계’를 깨는 계기가 되곤 한다. 어떤 목적으로 떠나는 여행도 좋은 학습터가 된다. 태국 치앙마이·방콕, 말레이시아 페낭, 인도네시아 발리, 헝가리 부다페스트 등에서 최소 2주부터 길게는 겨울 내내 혼자 머물며 글을 썼다. 특히 여러 민족이 섞인 다민족 국가에 마음이 끌린다. “페낭에 가면 무슬림, 말레이인, 중국계, 인도인 등 다양해요. 각자 거리에서 끼리끼리 살죠. 근데 재밌는 게 음식은 다 섞여요. 말레이와 중국계의 퓨전 음식 같은 식이죠. 서로 완전히 이해할 순 없어도, 같이 있다 보면 스며드는 게 인간사란 생각이 들죠.” 그래서일까. 사람을 만날 때도 친구의 친구처럼 한두 다리 건너 아는 이를 만나는 걸 즐긴다고 한다. 김 작가는 “내 영역 밖에 있는 사람을 만나야 세상을 보는 관점도 조정되는 것 같다”며 “집단에만 속해 있으면 집단의 기준을 내 걸로 동기화하게 된다. 하지만 그 기준이 세계 전체 시민의 기준과 동떨어져 있을 수 있다. 계속 확인해야 한다”고 했다. 2017년 데뷔한 김 작가는 첫 소설집 ‘우리가 빛의 속도로 갈 수 없다면’이 40만 부 이상 팔리는 등 공상과학(SF)소설의 대중화를 이끈다는 평가를 받는다. 2021년 독자들이 뽑은 ‘한국 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1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런 관심에 대해 “어느 정도의 부담감은 더 좋은 작품을 쓰게 하는 원동력이 된다”고 답했다. “얼마 전 병원에 갔는데 한 간호사께서 편지를 주셨어요. 그분이 곧 항암 치료에 들어가신단 내용이 있었어요. 이렇게 친구한테도 말하기 어려운 아픈 속내를 보여주는 독자들이 계세요. 그럴 때마다 진짜 ‘실망하시지 않게 잘해 보자’고 다짐하게 됩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5-0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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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의 향기]‘저질 체력’ 소설가의 탁구 예찬론

    마흔이 넘어 스스로 잘생겼다는 걸 발견했다. 늦은 밤 아파트 엘리베이터를 타고 올라가다가 거울에 비친 얼굴을 보고 깨달았단다. “나 좀 생겼는데?” 학창 시절부터 평생 외모로 빛날 일이 없었다는 그. 뒤늦게 ‘늦깎이 미남’이란 각성(?)을 하게 된 결정적 이유가 뭘까. 탁구 때문이다. 땀 흘리며 즐겁게 운동을 하고 난 뒤의 얼굴이 꽤 맘에 들었던 모양이다. 이 에세이는 제목만 봐도 탁구 예찬론. 소설 ‘아내가 결혼했다’ ‘동정 없는 세상’ 등을 쓴 박현욱 작가의 첫 산문집이다. 실은 10년 전까지 작가의 건강은 형편없었다고 한다. 한번 감기에 걸리면 보름을 앓았다. 더는 운동을 미룰 수 없겠다 싶었을 때, 한 예능 프로그램에서 탁구 치는 걸 봤다. 첫인상은 좀 없어 보였던 한 출연자가 집중해 경기에 임하는 모습이 ‘있어 보였다’. 있어 보이는 것에 약한 그에게 딱이었다. 그렇게 입문한 탁구에 작가는 깊이 빠졌다. 팬데믹 시기 탁구장이 닫았을 땐 가상현실(VR) 기기를 머리에 쓰고 채를 휘둘렀다. 땀 흘리며 작고 하얀 공을 쫓다 보면 다른 생각이 들지 않았다. 물론 활력이란 게 오래가는 게 아니어서 다음 날이면 또 어두운 생각에 잠식됐지만 저녁엔 다시 공을 쫓아다녔다. 그러다 보니 여러 대회에 나가 입상도 하고, 심지어 우승도 했다. 학창 시절 운동과는 거리가 멀었지만, 이젠 대한탁구협회장 명의의 상장도 있다. 학교 다니며 글짓기 상장 한번 받아보지 못한 그가 소설가가 된 것처럼, 세상일은 참 모를 일이다. 작가는 이를 통해 “내게 스스로 알아차리지 못했던 재능이 이것저것 있었던 것은 아닐까”라며 “혹 사랑에 대해서는 어떠했을까”로 사유를 이어간다. “스스로 없다고 생각한 재능이지만, 제대로 배우고 시간을 들여 정성껏 익혔다면 나 아닌 다른 이들을, 다른 것들을 온전히 사랑할 수 있었을까.” 책은 묘사가 간결해 술술 읽힌다. 문인들과 탁구 치며 티격태격하는 모습이 생생하게 펼쳐진 글을 읽고 나면, 주변에 어디 탁구장이 없을까 찾아보게 된다. 뭣보다 잘생김을 얻을 수 있다니. 퍽 유혹적이지 아니한가.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5-08-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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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 길창덕 만화 ‘꺼벙이’, 숏폼 애니로 만난다

    땜빵 머리에 반쯤 감긴 눈. 추억의 만화 캐릭터 ‘꺼벙이’(사진)가 다시 돌아온다. 콘텐츠 기업 케이씨디컴퍼니는 “길창덕 화백(1929∼2010)의 만화 ‘꺼벙이’ 탄생 55주년을 맞아 꺼벙이를 숏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다”고 14일 밝혔다. 네 칸 만화에 담겼던 꺼벙이 캐릭터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살아 움직이는 모습으로 재현한다. 케이씨디컴퍼니는 길 화백의 딸 길혜연 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 길 화백의 손글씨를 되살린 ‘길창덕체’도 제작됐다. 해당 서체는 애니메이션과 다양한 지식재산권(IP) 콘텐츠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잡지 만화왕국 등에 연재됐던 ‘꺼벙이’를 묶은 책도 출간된다. ‘순악질여사’ ‘재동이’ ‘고집세’ 등 길 화백의 대표작도 전집으로 복간할 예정이다. ‘꺼벙이’는 1970년 잡지 만화왕국에서 처음 시작된 인기 만화 캐릭터다. 당대 서울 중산층과 신흥 주거지의 골목을 배경으로 그렸다.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 서울의 골목 풍경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아 서울미래유산에 등록되기도 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5-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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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책 읽어주는 AI의 진화… 죽음 전할땐 착 가라앉은 목소리

    “오늘, 엄마가 죽었다. 아니, 어쩌면 어제였을까. 모르겠다.” 알베르 까뮈의 소설 ‘이방인’ 첫 문장을 오디오북으로 들어봤다. 마치 죽음의 의미를 곱씹듯 착 가라앉은 목소리가 분위기를 압도했다. 그런데 이 목소리는 성우가 읽은 게 아니다. 인공지능(AI)이 만든 목소리다. 최근 ‘듣는 독서’가 진화하고 있다. 텍스트를 자동으로 읽어주는 TTS(Text-To-Speech)와 AI가 결합하면서부터다. TTS는 일찍이 시각장애인이나 약시자 등을 돕기 위해 도입된 기술. 기존 TTS가 다소 기계음의 느낌이 강했다면, AI TTS는 사람이 읽는 것처럼 자연스럽고 휴지(休止)도 둔다. 취향에 따라 음색도 고를 수 있다.● AI TTS로 ‘이방인’ 들어보니최근 출판계는 AI 업계와 손잡고 AI TTS를 속속 도입하고 있다. 온라인서점 알라딘과 예스24, 전자책 플랫폼 밀리의 서재, 리디, 윌라 등이 현재 AI TTS를 제공한다. AI TTS를 기존 TTS와 비교해 보기 위해 ‘이방인’을 두 버전으로 모두 들어봤다. 차이는 확연했다. 기존 TTS는 ‘죽었다’는 단어에 아무 감정의 깊이가 담기지 않았다. 반면 AI TTS는 쉼표와 마침표에서 확실히 한번 쉬어가는 게 느껴졌다. 3개 문장을 충분히 띄어서 읽다 보니 도입부의 충격을 곱씹는 데 도움이 됐다.하지만 문장이 길어지면 AI TTS도 살짝 ‘기계 티’가 났다. 황인찬 시인의 시 ‘밝은 방’을 AI TTS로 들어보면 더 확연히 느껴진다. “사진사는 말한다 눈을 크게 뜨라고 하지만 나는 대답한다 이게 다 뜬 거예요” 독자들은 이 구절이 사진사와 ‘나’의 문답이며, 쉼표와 마침표가 없어도 띄어 읽어야 한다는 것을 자연스럽게 인지한다. 하지만 AI TTS는 통으로 붙여 읽었다. 사투리에도 약했다. 특유의 억양을 생략한 채 표준어처럼 읽었다. 한 전자책 업계 관계자는 “AI TTS가 아직 의미를 구별하는 데는 한계가 있다”며 “우리는 ‘세계보건기구(WHO)’라고 하면 WHO가 세계보건기구의 약자라는 걸 알지만, AI TTS로 돌리면 ‘후’라고 읽는다. 회사 이름 ‘3M’도 ‘3미터’라고 읽는 식”이라고 했다. 전문 성우를 대체하기는 여전히 역부족이다. 한 전자책 업계 관계자는 “AI TTS로 한 2시간 듣다 보면 알 수 없는 피로가 쌓인다”며 “성우라는 직업이 괜히 있는 게 아니다”라고 했다.● 다가온 ‘듣는 독서’의 시대 보완할 점들이 적지 않지만, AI TTS는 산업적인 측면에서 ‘듣는 독서’의 시대를 성큼 앞당길 가능성이 크다. 제작 비용이나 시간을 대폭 줄일 수 있기 때문이다. AI TTS는 전자책 파일만 있으면 바로 적용할 수 있다. 지난달 29일부터 AI TTS를 도입한 예스24는 보유한 전자책(150만 권)의 70%가량(104만 권)을 바로 AI TTS로 들을 수 있도록 했다. 밀리의 서재 관계자는 “특히 경제경영서는 종이책을 출간하면서 전자책을 같이 공개하는 경우가 많다”며 “AI TTS 등을 도입하면 비용적으로도 효율성이 높다. 독자들 역시 새로운 콘텐츠를 빠르게 접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예스24 관계자는 “현재 명확하고 신뢰를 주는 ‘진우’, 밝고 다정한 ‘이나’ 등 6가지 AI 목소리를 제공하고 있다”며 “진우는 경제경영 서적에서, 이나는 2030세대를 타깃으로 에세이에서 반응이 좋다”고 했다. AI TTS가 보편화되면 1인 창작자들도 손쉽게 오디오북을 낼 수 있다. 실제로 자가출판 플랫폼 ‘부크크’는 AI 전문 기업 ‘셀바스AI’와 협업해 1인 창작자들에게 셀프 오디오북을 만들 수 있게 지원하고 있다. 자신의 목소리 샘플을 녹음하면 음색과 말투를 복제해 오디오북을 만들어 주는 사이트도 등장했다. 다만 저작권 및 권리관계는 큰 숙제다. 6월 서울고등법원은 윌라가 배타적 오디오북 발행권을 가진 도서 6권에 밀리의 서재가 TTS 기능을 제공한 것에 대해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판결했다. 현재 대법원 판단을 기다리고 있다. 한 전자책 업계 관계자는 “AI TTS 기술을 개발할 때 사람의 목소리가 데이터로 학습된다”며 “성우들의 목소리 저작권도 새로운 화두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5-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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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故 길창덕 만화 ‘꺼벙이’ 다시 돌아온다…숏폼 애니로 재탄생

    땜빵 머리에 반쯤 감긴 눈. 추억의 만화 캐릭터 ‘꺼벙이’가 다시 돌아온다.콘텐츠기업 케이씨디컴퍼니는 “길창덕(1929~2010) 화백의 만화 ‘꺼벙이’ 탄생 55주년을 맞아 꺼벙이를 숏폼 애니메이션으로 제작한다”고 14일 밝혔다. 네 칸 만화에 담겼던 꺼벙이 캐릭터를 인공지능(AI) 기술을 활용해 살아 움직이는 모습으로 재현한다. 케이씨디컴퍼니는 길 화백의 자녀 길혜연 씨가 대표를 맡고 있다.길 화백의 손 글씨를 되살린 ‘길창덕 체’도 제작됐다. 해당 서체는 애니메이션과 다양한 IP(지저재산권) 콘텐츠에 활용될 예정이다. 이와 별도로 잡지 만화왕국 등에 연재됐던 ‘꺼벙이’를 묶은 책도 출간된다. ‘순악질여사’ ‘재동이’ ‘고집세’ 등 길 화백의 대표작도 전집으로 복간할 예정이다.‘꺼벙이’는 1970년 잡지 만화왕국에서 처음 시작된 인기 만화 캐릭터다. 당대 서울 중산층과 신흥주거지의 골목을 배경으로 그렸다. 아파트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전 서울의 골목 풍경을 잘 보여준다는 평가를 받아 서울미래유산에 등록되기도 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5-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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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그림 그린 뒤, 혜성 꼬리처럼 남은 글 그러모았죠”

    “저는 작품 콘셉트를 잡을 때 그림보다 글을 더 많이 씁니다.” 올 2월 한국인 최초로 미국 현대예술재단이 선정하는 ‘도로시아 태닝상’을 받은 현대미술가 이피(44)가 첫 산문집 ‘이피세’(난다)를 펴냈다. 이 작가는 강화플라스틱부터 불화(佛畫)의 금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재료를 활용해 회화와 조각 작업을 해온 작가다. 그는 13일 서울 종로구 아트스페이스3에서 열린 간담회에서 “작업할 때 글과 그림은 한 덩어리로 있다가 그림을 그리고 나면 글이 잔여물처럼 남는다. 마치 혜성이 지나간 뒤 꼬리가 남는 것 같다”며 “그 꼬리를 그러모은 게 저의 글”이라고 했다. 책은 일상과 작업에서의 소회 등을 담은 1부와 그가 만든 작품에 얽힌 이야기를 주로 다룬 2부로 구성됐다. 작품 도판 113점도 실렸다. 책 제목 ‘이피세(世)’에 대해서는 “2019년 ‘현생누대, 신생대, 이피세’라는 개인전을 연 적이 있다. 제게 쌓인 지층 사이의 형상들을 발굴해서 자연사박물관처럼 전시한 것”이라며 “이 책도 제 지층에 숨어 있는 것들을 전시한 책”이라고 했다. 책에선 미술가의 내면을 상세히 살필 수 있다. 폐오징어 수천 마리를 조각조각 자르고 붙여 인간의 형상으로 만든 2010년 작 ‘승천하는 것은 냄새가 난다’는 늘 좋은 향기가 나던 할머니에게서 돌아가시기 직전 맡았던 냄새에서 착안했다고 한다. “할머니가 호스피스에 오래 계셨어요. 호스피스를 다니며 느낀 게 모든 아픈 사람은 안에 있다는 겁니다. 호스피스 할머니들은 항상 창문을 보고 계셨어요. 작가로서 저는 아픈 사람을 자처해서 창문을 만드는 사람이 되기로 했어요. 갤러리에 있는 저의 그림과 책에 있는 저의 글은 아픈 사람이 보는 창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창문을 만드는 게 저의 작업인 셈이죠.”이 작가는 김혜순 시인과 이강백 극작가의 딸이다. 어릴 때부터 부모님이 글을 쓰셔서 자신도 창작 활동을 하는 삶이 당연하게 여겨졌다고 한다. 2024년 전미도서비평가협회(NBCC)상을 받는 등 세계적으로 명성을 떨치고 있는 어머니에 대해 “집에선 그냥 엄마다. 여느 딸처럼 엄마한테 짜증도 낸다”며 “엄마를 어떻게 넘어서겠느냐는 질문을 많이 받는데 한 번도 그런 생각 해본 적 없다. 그냥 우리 엄마니까”라고 했다.김 시인의 시집 ‘죽음 트릴로지’ 표지에 실린 이 작가의 드로잉도 “강제적 차출”이었다며 웃었다. “협업이 아니라 엄마가 ‘책 나오니 드로잉을 달라’고 하셨다”고 한다. “책을 많이 보시는 분들은 저를 삽화가로 많이 생각하시는 것 같아요, 하하. 이 책이 그런 생각을 바꾸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습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5-0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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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잔혹한 스토리에 희망 한 스푼… 공포스릴러 매력에 빠지다

    중학교 3학년에서 고등학교 1학년으로 넘어가던 겨울방학. 조예은 소설가(32)는 한 달간 기숙학원에서 지내며 고교 과정을 미리 공부하고 있었다. 당시 읽은 소설 가운데 김동인(1900∼1951)의 ‘광염소나타’가 있었다. 불을 보면 흥분에 휩싸여 그 흥분을 느끼기 위해 계속 불을 지르는 주인공의 광기…. 11일 서울 종로구 동아미디어센터에서 만난 조 작가는 당시를 회상하며 “아직 문학에 대한 취향이 형성되기도 전이었지만 이 소설이 ‘무척 재밌다’ ‘폼 난다’는 인상만큼은 뚜렷하게 남았다”고 했다. 반면 그때 이층 침대를 나눠 쓰던 룸메이트는 이 소설에 강한 거부감을 보였다고 한다. 조 작가가 자신의 취향을 발견한 순간이자, 사람마다 취향의 울타리가 다양하다는 걸 배운 순간이었다. 시간이 흘러 그는 섬찟한 문체와 괴이한 세계관으로 평단과 독자의 주목을 받는 작가가 됐다. 소설집 ‘칵테일, 러브, 좀비’(2020년) ‘트로피컬 나이트’(2022년), 장편 ‘적산가옥의 유령’(2024년) ‘입속 지느러미’(2024년) 등으로 공포 스릴러 붐을 일으켰다. 올해 예스24에서 독자 투표로 선정하는 ‘한국문학의 미래가 될 젊은 작가’ 1위에도 올랐다. 그의 소설은 굳이 따지면 ‘단짠단짠’하다. 달고 짠맛이 절묘하게 왔다 갔다 한다. 잔혹해 보이는 묘사도 잦지만, 이야기엔 ‘희망’이 한 스푼 들어가 있다. 기이하지만 귀여운 괴물 등 캐릭터도 선명하다. 짝짓기 프로그램, 미소년 좀비, 사이코메트리 등 흥미로운 소재와 빠른 전개도 인상적. 그의 소설을 읽고 스릴러와 호러 장르를 다시 읽게 됐다는 평들이 많다.지난달 30일 출간한 소설집 ‘치즈 이야기’(문학동네)는 이러한 ‘조예은 표’ 공포 스릴러의 표본이라 할 수 있다. 표제작 ‘치즈 이야기’는 썩어가는 인간의 몸에서 풍기는 악취를 잘 숙성된 치즈 냄새에 빗댄 단편. 25쪽에 불과한데, 읽고 나면 퀴퀴한 치즈 냄새가 코에 밴 듯 한동안 어질어질하다. 이어지는 6편 역시 종잡을 수 없긴 마찬가지. 좀비는 물론이고, 머리를 터뜨리고 살점을 꼭꼭 씹어먹는 환상이 예사로 등장한다. 단순한 엽기물로 여겨질 수도 있지만 그렇지 않다. 그의 소설에서 환상은 말 못 하는 이의 표현 수단인 경우가 많다. 가령 ‘치즈 이야기’는 유년기 부모로부터 방치된 아이가 꾸는 악몽에서 시작된다. 조 작가는 “주변에 쉽게 보이는 인물보다 아예 안 보이는 존재나, 평범하게 존재하는 듯하면서도 내면에 비틀린 뭔가를 가진 캐릭터들에 끌린다”며 “좋은 장르문학은 이야기로서의 재미와 주제 사이에 균형이 있다. 이야기 자체의 흥미로움을 놓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대학에서 금속공예디자인학과를 전공한 뒤 ‘공모전 상금 30만 원’을 벌기 위해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는 그는 “북토크에서 만나는 젊은 독자들이 ‘책을 한 권도 읽지 않는 사람이었는데 조 작가의 소설을 읽고 재밌어서 독서를 시작했다’고 할 때 가장 뿌듯하다”고 했다. 갈수록 인기가 높아지는 만큼 작품을 쓰면서 고려할 것도 많아질 터. 조 작가는 “책을 묶을 때마다 생각보다 보편의 취향이라는 게 있고, 이런 이야기에 거부감을 느끼는 분들도 있다는 것을 배우게 된다”면서도 “누구나 재미있게 읽을 수 있는 이야기와 작가의 세계를 살린 딥(deep)한 이야기, 둘 다 잃고 싶지 않다”고 했다. “스스로에 대한 믿음이 있기 때문인 것 같아요. 제가 아무리 하고 싶은 대로 나간다고 하더라도 대중의 취향과 균형을 맞출 수 있다는 믿음요. 아직은 좀 더 욕심을 부려도 된다고 생각해요, 하하.”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5-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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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스24, 두달만에 또 해킹… 홈페이지-앱 7시간 먹통

    11일 국내 최대 인터넷 서점인 ‘예스24’가 6월에 이어 두 달 만에 다시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7시간 동안 먹통이 됐다. 예스24는 이날 오전 4시 40분경부터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접속이 불가능했다. 고객들은 서적 구매와 티켓 예매, 전자책 등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었다. 예스24 관계자는 “랜섬웨어 공격을 받은 게 맞다”며 “공격 직후 추가 피해를 방지하고자 시스템을 긴급 차단했으며 한국인터넷진흥원(KISA) 신고를 완료했다”고 밝혔다. 예스24 측은 백업 데이터를 활용해 오전 11시 30분경 서비스를 정상으로 복구했다. 예스24는 “서비스 이용에 불편과 우려를 끼쳐 드린 점 깊이 사과드린다”며 “앞으로 보안 시스템과 운영 정책을 지속 강화하도록 하겠다”고 했다. 예스24는 6월 9일에도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홈페이지 및 스마트폰 앱이 마비됐고,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재개하는 데 5일이 걸렸다. 당시 예스24가 해킹 피해 사실을 회원들에게 즉시 알리지 않았고 KISA의 기술 지원에도 제대로 응하지 않았다는 논란이 일었다. 예스24는 “보안 체계를 원점에서 재점검할 예정”이라며 “외부 보안 자문단을 도입하고, 보안 예산을 확대해 시스템 설계부터 운영 전반까지 플랫폼의 신뢰도와 복원력을 강화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예스24는 이번 해킹이 지난번과 같은 해커 집단의 공격인지에 대해서는 “아직 알 수 없다. 지난번(6월) 해킹 공격에 대해서도 아직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예스24는 회원 수가 2000만 명 수준인 인터넷서점으로, 도서 음반 DVD 문구 등 유통과 함께 공연 예약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5-08-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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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예스24 또 랜섬웨어 공격… 홈페이지·앱 접속 마비, 복구 작업 중

    국내 최대 인터넷서점인 ‘예스24’의 홈페이지와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이 랜섬웨어 공격을 받아 또 다시 먹통이 됐다. 6월 랜섬웨어 해킹 사태 이후 2개월 만이다.11일 현재(오전 10시 30분 기준) 예스24 홈페이지는 접속 불가능한 상태다. 서적 구매를 비롯해 티켓 예매, 전자책 등 모든 서비스를 이용할 수 없다.예스24 관계자는 “랜섬웨어 공격을 받은 게 맞다”며 “공격 직후 추가 피해를 방지하고자 시스템을 긴급 차단했으며 백업 데이터를 이용해 복구 작업 중”이라고 했다. 다만 서비스 복구 예상 시간에 대해선 “아직 확답할 수 없다”며, 지난 번과 같은 해커 집단의 공격인지에 대해서도 “아직 알 수 없다”고 답했다.예스24는 6월 9일에도 랜섬웨어 해킹을 받아 홈페이지, 스마트폰 앱이 마비됐다. 사태 이후 5일 만에 서비스를 순차적으로 재개했다. 당시 예스24는 해킹 피해 사실을 회원들에게 즉시 알리지 않고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의 기술 지원이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았다는 논란에 휩싸이기도 했다.예스24는 회원 수가 2000만 명 수준인 국내 최대 규모 인터넷서점이다. 도서는 물론 음반이나 DVD, 문구 등을 취급하고 있다. 각종 공연 관람권도 거래되기 때문에 서비스가 중단되면 이용자들이 큰 불편을 겪을 수 있다. 일각에선 6월 해킹 사태 이후로 예스24가 제대로 대응했는지에 대한 의문도 제기되고 있다. 당시 예스24는 “보안 체계를 원점에서 재점검할 예정”이라며 “외부 보안 자문단을 도입하고, 보안 예산을 확대해 시스템 설계부터 운영 전반까지 플랫폼의 신뢰도와 복원력을 강화하겠다”고 약속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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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소드 연기’ 창시 러 스타니슬랍스키 전집 첫 완역

    ‘메소드 연기’ 창시자인 콘스탄틴 세르게예비치 스타니슬랍스키(1863∼1938·사진)의 예술 세계를 담은 러시아어 원본 전집(8권·아카넷)이 국내에서 처음 완역됐다. 러시아의 배우이자 연출가, 연기 교육자인 스타니슬랍스키는 과거의 전형적인 연기에서 벗어나 진정성 있는 연기를 위한 방법론인 ‘스타니슬랍스키 시스템’을 개발했다. 그가 이론과 실제를 결합한 시스템은 미국에서 ‘메소드’라는 이름으로 불렸다. 이는 세계에서 배우 교육 기관의 보편적인 교육 커리큘럼으로 자리잡았으며, 현대 연기 이론의 기틀이 됐다. 이 전집은 스타니슬랍스키가 유년부터 말년까지 예술계, 문학계, 과학계 인물 및 친인척, 친구, 학생들에게 쓴 편지를 수집해 출판됐다. 박상하 한국예술종합학교 교수와 윤현숙 한국외국어대 교수가 번역을 맡았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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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작가조합 “파업기간 극본 쓴 박찬욱 제명”

    박찬욱 감독(사진)이 파업 기간 극본을 썼다는 이유로 미국작가조합(WGA)에서 제명된 것으로 전해졌다. 8일(현지 시간)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 등에 따르면 WGA는 2023년 파업 기간 HBO 7부작 드라마 ‘동조자’의 극본을 쓴 박 감독과 돈 매켈러 각본가를 조합에서 제명했다고 이날 발표했다. WGA는 할리우드 영화 및 방송 등 작가 1만1500명이 소속된 대규모 조합이다. 2023년 5∼9월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작가 권리 보호, 기본급 및 스트리밍 재상영 분배금 인상, 고용 안정 보장 등을 요구하며 파업을 벌였다. 이 과정에서 각종 조합 규정을 어겼다며 작가 7명을 징계했다. 이 중 4명은 항소했으나 박 감독과 매켈러는 항소하지 않았다. 다만 WGA는 두 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파업 규정을 위반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WGA에서 제명되면 WGA와 단체협약을 맺은 대형 제작사와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박 감독은 ‘어쩔 수가 없다’가 다음 달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5-0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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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찬욱, 美작가조합서 제명…“파업 기간에 극본 썼다”

    박찬욱 감독이 파업 기간 극본을 썼다는 이유로 미국작가조합(WGA)에서 제명된 것으로 전해졌다.8일(현지시간) 미국 연예매체 버라이어티 등에 따르면 WGA는 2023년 파업 기간 HBO 7부작 드라마 ‘동조자’의 극본을 쓴 박 감독과 돈 맥켈러 각본가를 조합에서 제명했다고 이날 발표했다.WGA는 할리우드 영화 및 방송 등 분야 작가 1만1500명이 소속된 대규모 조합이다. 2023년 5월부터 9월까지 인공지능(AI) 도입에 따른 작가 권리 보호책, 기본급 및 스트리밍 재상영 분배금 인상, 고용 안전성 보장 등을 요구하며 파업에 돌입했다. 이 과정에서 각종 조합 규정 위반 혐의로 작가 7명을 징계했다. 이 중 4명은 제명 처분에 항소했으나 박 감독과 돈 맥켈러는 항소하지 않았다.다만 WGA는 두 사람이 구체적으로 어떻게 파업 규정을 위반했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WGA에서 제명되면 WGA와 단체협약을 맺은 대형 제작사와의 프로젝트에 참여하기 어려운 것으로 전해졌다. 박 감독은 ‘헤어질 결심’ 이후 3년 만의 작품인 ‘어쩔 수가 없다’가 다음잘 국내 개봉을 앞두고 있다.김소민 기자 somin@donga.com}

    • 2025-08-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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