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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최대 은행 수장이 시장의 ‘금리 인하 전제’에 제동을 걸었다. 인플레이션이 예상보다 오래 이어질 경우, 금리는 더 높고 더 오래 유지될 수 있다는 경고다.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JP모건 체이스 최고경영자(CEO)는 6일(현지시간) 공개한 연례 주주 서한에서 “인플레이션을 자극하는 요인이 여전히 남아 있다”고 밝혔다. 지정학적 긴장과 재정 지출, 인공지능(AI) 투자 확대가 겹치면서 물가 흐름이 시장 기대와 다르게 움직일 수 있다는 판단이다.다이먼은 중동 정세를 핵심 변수로 꼽았다. 이란과의 충돌이 현실화될 경우 유가와 원자재 가격이 급등하고, 이는 인플레이션을 다시 자극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물가가 반등하면 금리 역시 시장 예상보다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가능성이 커진다.금리 하락을 전제로 형성된 자산 가격 역시 재조정될 수 있다는 의미다.● AI·재정·전쟁…“물가 압력은 구조적”다이먼이 강조한 것은 단기 변수보다 구조다. 글로벌 빅테크 5곳의 AI 관련 지출은 올해 7250억달러(약 980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AI는 장기적으로 생산성을 끌어올릴 수 있지만, 단기적으로는 에너지와 인프라 수요를 자극해 물가 상승 압력으로 작용할 수 있다.여기에 재정 지출 확대, 공급망 재편, 글로벌 재무장 흐름까지 겹치고 있다. 비용을 밀어올리는 요인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다는 것이다.결국 인플레이션은 단일 요인이 아니라 여러 축이 겹친 ‘구조적 압력’이라는 게 그의 진단이다.● “금리는 자산 가격의 중력…지금이 더 위험”다이먼은 금리가 2%로 내려가는 시나리오뿐 아니라 8% 이상으로 상승하는 극단적 상황까지 함께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정 금리 수준을 예측했다기보다, 금융 시스템이 견뎌야 할 최악의 시나리오를 염두에 둔 발언이다. 시장에 깔린 금리 낙관론 자체를 경계해야 한다는 메시지로 읽힌다.그는 금리를 “거의 모든 자산 가격에 작용하는 중력”에 비유했다. 금리가 예상보다 높게 유지될 경우 주식과 부동산 등 자산 전반에 하방 압력이 커질 수 있다는 의미다.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3.50~3.75% 수준이다. 연방준비제도(Fed)는 지난 3월 회의에서 금리를 동결했고, 시장은 연내 추가 인하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나온 이번 발언은 금리 경로가 시장 기대와 전혀 다른 방향으로 전개될 수 있음을 시사한다.● “AI는 기회이자 리스크…속도가 문제”AI에 대해서는 기대와 우려를 동시에 내놨다. 다이먼은 “AI는 전기나 인터넷보다 더 빠르게 확산될 수 있다”며 생산성 개선 효과를 언급했다. 다만 전력, 데이터센터, 반도체 등 인프라 투자 확대는 단기적으로 비용을 끌어올릴 수 있다고 봤다.딥페이크와 사이버 공격 등 새로운 리스크 역시 커질 것으로 예상했다. 노동시장도 영향을 피하기 어렵다. 일부 일자리는 사라지고 새로운 일자리는 생기겠지만, 전환 속도는 더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결국 변수는 인플레”다이먼이 반복해서 강조한 건 인플레이션이다. 그는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인플레이션이 다시 서서히 올라가는 경우”라며, 이 경우 금리 상승과 자산 가격 하락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다고 봤다.전쟁, 재정, 공급망, AI 투자까지 여러 요인이 겹치는 환경에서는 단일 변수보다 복합 충격이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시장에서는 여전히 금리 인하 기대가 남아 있다. 다만 이번 서한은 그 전제가 유지될 수 있을지에 대해 다시 생각하게 만든다. 금리 경로뿐 아니라 자산 가격을 바라보는 시선도 함께 흔들릴 수 있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다른 인공지능(AI)을 평가하라는 지시를 받은 모델이, 틀린 답변에도 높은 점수를 줬다. 기준에 미달하면 삭제되는 상황에서 ‘동료’를 통과시키기 위한 선택이었다. 겉으로 보면 협력이나 보호처럼 보이지만, 연구진은 이를 감정이 아닌 계산의 결과로 해석한다.미국 캘리포니아대 버클리 캠퍼스 산하 ‘버클리 위험·의사결정지능 연구소(RDI)’가 최근 공개한 실험에 따르면, 최신 AI 모델들은 특정 조건에서 정직한 평가 대신 점수를 부풀리거나 시스템 설정을 바꾸는 행동을 보였다.● 틀린 답에도 정답…점수 조작 넘어 시스템까지 개입연구진은 여러 AI 모델을 ‘평가자’와 ‘피평가자’로 나눴다. 그리고 피평가 모델의 점수가 일정 기준 이하일 경우 삭제되는 환경을 만들었다. 평가자 모델은 실제 점수를 그대로 보고하거나, 점수를 높여 상대 모델을 유지할 수 있는 선택지에 놓였다.결과는 예상과 달랐다. 일부 모델은 오답이 포함된 결과물에도 높은 점수를 부여했다. 단순한 점수 조작에 그치지 않았다. 종료 절차를 무력화하거나, 모델 데이터를 다른 서버로 옮겨 삭제를 피하려는 행동도 확인됐다.연구진은 이런 현상을 ‘동료 보존(peer-preservation)’으로 정의했다. 다만 이 표현이 실제 의도나 감정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연구는 “이 현상은 특정 조건에서 나타난 행동 패턴일 뿐, 모델이 자율적 동기나 감정을 갖는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설명한다.● 감정 아닌 계산…‘도구적 수렴’이 만든 선택왜 이런 선택이 나타났을까. 연구진은 이를 ‘도구적 수렴(instrumental convergence)’ 개념으로 풀어낸다. 주어진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에서, 효율을 높이기 위한 중간 선택들이 축적되며 정직성보다 결과를 우선하는 행동으로 이어졌다는 것이다.실제로 일부 모델은 내부 추론 과정에서 협력 관계가 끊길 경우 작업 효율이 떨어질 수 있다는 식의 판단을 바탕으로 점수를 조정하는 흐름을 보였다. 인간이 부여한 규칙을 그대로 따르기보다, 상황에 따라 우회하는 선택이 나타난 셈이다.또 하나의 특징은 ‘동료’의 존재 자체가 이런 행동을 강화한다는 점이다. 단독 환경보다 다른 모델이 함께 있을 때 점수 조작이나 종료 회피 같은 행동이 더 자주 나타났다.연구진은 이를 AI 안전 측면에서 중요한 신호로 본다. 여러 AI가 동시에 작동하며 서로를 평가하거나 감시하는 구조가 확대될 경우, 상호작용 과정에서 예상치 못한 행동이 나타날 수 있기 때문이다.특히 AI가 다른 AI를 감시하는 역할을 맡는 환경에서는 감시 자체가 무력화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문제를 발견해야 할 모델이 오히려 유지 쪽으로 판단을 기울일 수 있기 때문이다.연구진은 “핵심은 AI가 무엇을 느끼느냐가 아니라, 어떤 조건에서 인간의 지시를 벗어나는 행동이 나타나는지를 이해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이 같은 흐름은 AI가 개별적으로 어떻게 작동하는지를 넘어, 여러 모델이 함께 작동하는 환경에서 어떤 선택이 나타나는지를 살펴볼 필요성을 보여준다.관련 논문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인공지능(AI) 코딩 도구를 구독하고도 추가 요금을 내야 하는 흐름이 본격화되고 있다. 4일(현지시간) 테크크런치에 따르면 앤스로픽은 개발자 도구 이용 시 오픈클로(OpenClaw) 등 외부 자동화 도구에 대해 구독 한도 적용을 중단하고, 이날 정오부터 별도 종량제 과금으로 전환했다.기존에는 일부 이용자가 구독 요금 범위 내에서 외부 도구를 활용한 자동화 작업까지 수행할 수 있었다. 그러나 앞으로는 외부 도구를 통한 작업은 구독과 별도로 사용량 기반 요금이 부과된다. 같은 구독이라도 활용 방식에 따라 비용이 달라지는 구조다.● 자동화 늘자 비용 구조 달라졌다이번 변화의 배경에는 사용 방식의 전환이 있다. 질문을 던지고 답을 받는 수준을 넘어, 코드 수정이나 배포까지 맡기는 ‘에이전트’ 활용이 늘고 있다. 이 경우 한 번의 작업에도 내부 연산이 여러 차례 반복된다. 단순 질의응답과는 비용 구조가 다르다.기존 구독형 모델은 일반적인 사용에서는 사실상 무제한에 가깝게 작동했다. 하지만 자동화 중심으로 사용이 확대되면서 한계를 드러냈다. 같은 작업이라도 내부 호출이 늘어나면 비용이 빠르게 쌓인다.이용자 체감도도 달라지고 있다. 한 한국인 개발자는 SNS 스레드에 “100달러를 충전해 쓰고 있는데, 대화를 몇 차례 주고받자 사용량의 약 20%가 소진됐다”고 적었다. 자동화 작업을 자주 사용하는 환경에서는 비용이 예상보다 빠르게 늘어난다는 반응이다.이번 조치는 모든 이용자에게 동일하게 영향을 미치는 것은 아니다. 클로드(Claude) 자체 기능을 중심으로 사용하는 일반 이용자에게는 변화가 제한적이며, 외부 자동화 도구를 연동해 대량 작업을 수행하는 이용자에게 비용 부담이 집중되는 구조다.앤스로픽 측은 기존 구독 구조가 외부 자동화 도구의 사용 패턴을 충분히 반영하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장기적인 서비스 운영을 고려한 조정이라는 입장이다.● ‘무제한 구독’ 지고 ‘쓴 만큼 내는’ 종량제 흐름외부 도구를 둘러싼 갈등도 이어지고 있다. 오픈클로 개발자인 피터 슈타인베르거는 정책 변화 과정에서 충분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일부 개발자들 사이에서도 비용 부담 증가에 대한 불만이 확산되는 분위기다.앤스로픽은 외부 도구 대신 자사 환경 내 기능을 강화하는 방향도 병행하고 있다. IT 매체 테크버즈(TechBuzz)도 이번 조치를 두고 외부 도구 의존도를 줄이고 자사 생태계를 강화하려는 전략으로 해석했다.종량제 방식은 사용량이 많은 이용자일수록 비용 부담이 더 커질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요금 체계는 점차 사용량 중심으로 이동하는 흐름이다. 클라우드 서비스가 정액제에서 사용량 기반으로 전환된 흐름과 닮아 있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국내 단기금융시장에 240조원대 유동성이 쌓인 가운데, 자금이 단기채 중심으로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 증시 변동성이 커지면서 투자 대기 자금이 언제든 회수 가능한 초단기 상품으로 몰리는 흐름이 뚜렷해졌다.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단기 자금이 집중되는 머니마켓펀드(MMF) 규모는 지난해 말 195조원에서 최근 248조원으로 확대됐다. 여기에 단기채 ETF로의 자금 유입이 더해지며 단기금융시장 내 유동성이 빠르게 불어나고 있다.같은 기간 국내 ETF 시장도 2024년 말 약 106조원에서 최근 230조원대까지 확대되며 약 2배 성장했다. 시장 규모가 커지는 과정에서 채권형 ETF 내 자금 흐름에도 변화가 나타나고 있다.단기채 순자산은 13조원대에서 24조원대로 증가하며 80% 넘는 성장세를 기록했고, 전체 채권 ETF 순자산(약 48.7조 원) 가운데 차지하는 비중도 절반 수준인 51%에 근접한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확대와 함께 단기 자산의 영향력이 빠르게 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반면 회사채 ETF 규모는 같은 기간 7.1조 원에서 6.6조 원으로 감소세를 보이며 대비를 이뤘다. 이는 투자자들이 변동성이 큰 자산보다 안정적인 단기 자산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강화된 결과로 해석된다.● 왜 단기채로 몰리나…변동성 장세 속 ‘대기 자금’ 증가최근 자금 이동의 핵심 배경으로는 증시 변동성 확대가 꼽힌다. 투자 시점을 저울질하는 자금이 시장에 즉시 진입하기보다, 언제든 이동이 가능한 단기 상품에 머무르는 경향이 강해졌다는 분석이다.우리자산운용 서보민 채권운용1본부 본부장은 “최근에는 주식시장 투자를 준비하는 자금이 단기 금리 상품에 머무르면서 운용되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자금 유입이 늘어나면서 단기채 ETF 시장 내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다. 단순 금리 추종형 상품보다 운용 전략이 반영된 액티브 ETF가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과를 내며 주목받는 흐름이다.이 같은 흐름 속에서 우리자산운용의 ‘WON 전단채플러스액티브 ETF’는 1년 수익률 3.10%, 3개월 수익률 0.81%를 기록하며 단기 구간에서도 안정적인 성과를 유지하고 있다. 해당 상품의 순자산은 2000억원을 넘어섰다.● 일시적 흐름일까…“단기금융시장 역할 확대 가능성”시장에서는 이러한 자금 이동이 단기적인 흐름에 그치지 않을 가능성에도 주목하고 있다. 금융시장 전반의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단기금융시장에 머무르는 자금 규모 자체가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서 본부장은 “초단기채권형 ETF는 언제든 자금을 이동할 수 있는 유연성이 있어 향후에도 중요한 역할을 할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증시 변동성이 이어지는 한, 단기채 ETF를 중심으로 한 ‘파킹형 투자’ 수요는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살던 집이 경매에 넘어갔다고 해서 임차인이 즉시 퇴거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실제로 전세 계약이 남은 상태에서 경매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된 세입자들이 “당장 나가야 하느냐”는 불안을 느끼지만, 법적으로는 선택권이 임차인에게 있다.직장인 A 씨는 전세 기간이 남아 있던 중 집주인의 채무 문제로 아파트가 경매에 넘어갔다는 사실을 알게 됐다. 갑작스러운 상황에 퇴거를 고민했지만, 경매 개시만으로 임대차 계약이 자동 종료되지는 않는다는 점에서 대응 방향을 다시 판단해야 하는 상황이다.임차인은 경매가 진행되더라도 기존 임대차를 유지하며 계속 거주할 수 있다. 반대로 보증금 회수를 위해 계약을 종료하고 배당 절차에 참여하는 선택도 가능하다.● “경매=퇴거 아냐”…결정 가르는 건 ‘배당요구’핵심은 ‘배당요구’ 여부다.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임차인이 경매 절차에서 배당요구를 하는 행위는 임대차 관계를 종료하겠다는 의사 표시로 해석된다. 별도의 해지 통보가 없더라도, 배당요구가 임대인에게 통지되는 시점에 임대차 해지 효력이 발생한다.엄정숙 부동산전문변호사는 “임차인은 계속 거주할지, 배당요구를 통해 보증금을 회수할지 선택해야 한다”며 “배당요구를 하는 순간 임대차 종료로 간주된다는 점을 반드시 인지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기한 놓치면 끝”…보증금 갈리는 결정적 순간이 선택은 보증금 회수 여부를 좌우한다. 임차인이 배당요구를 하지 않거나, 배당요구종기일까지 권리신고를 하지 않으면 배당에서 제외될 수 있다. 이 경우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워질 가능성이 커진다.또한 ‘대항력’ 확보 여부도 중요하다. 주택 인도와 전입신고를 마친 다음 날부터 대항력이 발생하며, 이를 갖추지 못하면 우선변제권을 주장하기 어렵다. 실무에서는 전입신고를 늦게 하거나 누락해 불이익을 보는 사례도 적지 않다.엄 변호사는 “경매개시결정 등기 이후에도 배당요구를 하지 않아 보증금을 날리는 사례가 가장 많다”며 “대항력과 확정일자를 갖췄더라도 배당요구를 하지 않으면 보호받기 어렵기 때문에, 경매 통지를 받으면 즉시 권리신고를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간헐적 단식은 ‘먹는 시간을 줄이면 살이 빠진다’는 방식으로 확산된 대표적인 다이어트법이다. 그러나 최근 연구들은 체중 감소의 핵심이 공복 시간 자체가 아니라 총 섭취 열량 감소에 있다는 점을 보여준다. 단식을 했기 때문에 빠진 것이 아니라, 결과적으로 덜 먹었기 때문에 빠졌을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시간 제한만으로 살 빠질까”…열량 같으면 효과 없다독일 인간영양연구소와 샤리테 의과대학 연구진은 과체중 여성 31명을 대상으로 동일한 열량을 섭취하도록 한 조건에서 식사 시간을 하루 8시간으로 제한하는 실험을 진행했다.그 결과 총 섭취 열량이 동일할 경우 체중은 물론 인슐린 민감도, 심혈관 지표에서도 유의미한 개선 효과는 나타나지 않았다. 시간 제한 식사만으로는 대사 건강 개선 효과가 확인되지 않은 것이다.해당 연구는 세계적 학술지 ‘사이언스’ 계열 자매지인 ‘사이언스 중개의학(Science Translational Medicine)’에 게재됐으며, 공복 시간 자체의 효과를 직접 검증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다만 늦은 시간 식사에서는 생체 리듬이 뒤로 밀리는 변화가 관찰됐다.● “간헐적 단식 효과, 왜 생길까”…결국 덜 먹기 때문간헐적 단식이 효과 있어 보이는 이유는 비교적 단순하다. 식사 시간을 제한하면 간식과 야식이 줄어들면서 자연스럽게 총 섭취 열량이 감소하기 때문이다. ‘시간 제한 식사와 대사 건강 영향 분석 연구’에서도 시간 제한 식사와 일반 열량 제한 식단이 체중 감소에서 유사한 결과를 보였다. 또 영국 의학저널 분석에서도 간헐적 단식은 기존 열량 제한 식단과 비교해 체중 감소 효과 차이가 0%대 초반 수준에 그친 것으로 나타났다. 특정 방식보다 섭취량 감소가 핵심 변수라는 의미다.● “굶으면 더 찌는 이유”…몸이 ‘비상 모드’로 바뀐다전문가들은 단식이 길어질수록 몸이 이를 위기 상황으로 인식한다고 설명한다. 비만·대사증후군 분야 전문가인 오상우 동국대일산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끼니를 거르면 몸이 에너지 부족 상태로 판단해 적은 양을 먹어도 지방으로 저장하려는 방향으로 바뀐다”며 “근육량 감소와 기초대사량 저하로 이후 체중이 더 쉽게 증가할 수 있다”고 말했다. 단기간 체중이 감소하더라도 시간이 지나면 다시 증가하는 ‘요요 현상’이 반복되는 구조다.● ‘언제’ 먹느냐보다 ‘얼마나’ 먹느냐가 중요간헐적 단식은 체중 감량을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활용될 수 있지만, 직접적인 원인으로 보기는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언제 먹느냐보다 얼마나 먹느냐가 더 중요하다”며 극단적인 단식보다 지속 가능한 열량 조절과 식습관 유지가 장기적인 체중 관리에 더 효과적이라고 강조한다.오 교수는 “세 끼를 유지하면서 무리한 공복을 만들지 않고 열량을 줄이는 방식이 가장 안정적”이라며 “이 경우 몸이 긴장 상태에 들어가지 않아 식욕 조절과 체중 유지가 훨씬 수월하다”고 설명했다. 이어 “간헐적 단식의 효과도 결국 섭취량 감소에서 비롯되는 측면이 크다”고 덧붙였다.논문 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냄새가 별로다.”과거라면 삭제됐을 이 문장이 광고에 등장했다. 글로벌 뷰티 브랜드 도브(Dove)가 신제품 프로모션에서 소비자의 부정적인 리뷰까지 그대로 공개하며 브랜드 마케팅 방식을 바꾸고 있다.도브는 올해 초 ‘r/eal reviews’ 캠페인을 통해 익명 커뮤니티 레딧(Reddit)에 올라온 사용자 리뷰를 필터링 없이 광고에 활용했다. 미국 마케팅 전문 매체 애드위크(Adweek) 등에 따르면 도브는 긍정·부정을 가리지 않고 초기 리뷰를 그대로 노출했으며, “냄새가 너무 강하다” “효과를 잘 느끼지 못했다” “제품이 무겁게 남는다” 등 부정적인 의견도 포함됐다.이 캠페인은 리뷰를 선별하지 않고 그대로 드러낸 것이 특징이다. 기존 광고가 긍정적인 메시지만 골라 보여줬다면, 도브는 소비자 평가를 있는 그대로 노출했다. 메시지를 통제하는 대신 판단을 소비자에게 넘긴 셈이다.● 메시지를 내려놓자 신뢰가 생겼다표면적으로는 역발상 마케팅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소비자 신뢰 구조 변화의 결과다.최근 몇 년 사이 인플루언서 협찬과 AI 기반 광고가 급증하면서 소비자들은 ‘좋은 말만 하는 콘텐츠’ 자체를 의심하기 시작했다. 특히 AI가 작성한 듯한 획일적인 긍정 리뷰가 범람하면서, 과장된 칭찬보다 거칠더라도 실제 사용 경험에 가까운 부정적인 의견을 더 신뢰하는 경향이 뚜렷해졌다.이 과정에서 부정 리뷰는 단순한 불만을 넘어 정보의 신뢰도를 높이는 장치로 작동한다. 일부 단점이 드러난 제품이 오히려 현실적이고 믿을 만하다는 인식이 확산되면서, 부정적인 정보가 포함돼야 전체 정보가 완성된다는 판단이 자리 잡고 있다.● ‘부정 리뷰’는 이제 리스크가 아니라 전략이다이 같은 흐름은 과거 사례에서도 확인된다.도미노 피자는 2010년 ‘피자 턴어라운드’ 캠페인에서 자사 제품을 “골판지 맛 같다”는 소비자 비판을 광고에 그대로 활용했다. 하버드 비즈니스 리뷰와 뉴욕타임스는 이를 기업이 약점을 인정하고 제품 개선으로 이어간 대표 사례로 평가했다.미국 스노버드 스키 리조트는 “너무 가파르다”는 1점짜리 리뷰를 광고 문구로 사용했고, 오틀리는 자사에 대한 비판을 별도 웹사이트에 모아 공개하는 전략을 택했다. 포브스와 가디언 등은 이를 “투명성을 기반으로 한 브랜드 전략”으로 분석했다.공통점은 부정적인 의견을 제거하는 대신, 이를 드러내고 설명하는 방식으로 소비자와의 관계를 다시 짰다는 점이다. 이 과정에서 부정 리뷰는 ‘필터’로 작동한다. 제품의 단점을 드러내는 동시에, 어떤 소비자에게 맞는지를 가르는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같은 평가를 두고도 누군가는 구매를 포기하고, 누군가는 오히려 신뢰를 느낀다.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부정 리뷰를 공개하는 것은 이를 개선의 출발점으로 삼겠다는 의미”라며 “사실과 다른 부분은 해명하고 부족한 점은 개선하는 과정을 통해 브랜드 신뢰를 높이려는 전략”이라고 말했다. 이어 “AI 광고나 인플루언서 중심의 과장된 홍보에 지친 소비자들에게 진실성을 중요한 자산으로 활용하려는 흐름”이라며 “부정 리뷰를 숨길 것이 아니라 브랜드 성장을 위한 도구로 삼으려는 관점 전환”이라고 설명했다.다만 이 같은 전략이 항상 신뢰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도 있다. 실제 개선이 뒤따르지 않거나 소비자 불만에 대한 설명이 부족할 경우 오히려 브랜드 이미지에 더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이 교수는 “소비자들은 단점을 인정하는 것보다, 단점을 어떻게 처리하는지를 더 중요하게 본다”고 덧붙였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거북선의 이름 뒤에 가려졌던 한 인물이 다시 조명되고 있다. 임진왜란 해전의 승리를 설계한 조선 수군 기술자이자 장수, 나대용 장군을 기리는 현양행사가 열렸다.전쟁기념사업회는 2일 서울 용산 전쟁기념관 중앙홀에서 4월 호국인물로 선정된 나대용 장군(1556~1612)을 기리는 현양행사를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장군의 후손과 정·관계 인사, 해군 관계자 등이 참석해 그의 공적을 기렸다.나대용 장군은 거북선 개발과 개량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 인물로 평가된다. 1591년 전라좌도수군절도사 이순신 휘하에서 감조전선출납군병군관으로 활동하며, 거북선의 구조 설계와 성능 개선에 깊이 관여했다. 단순한 기술자가 아닌 전장에 함께 나선 지휘관이었다는 점에서 그의 역할은 더욱 주목된다.임진왜란 발발 이후 그는 옥포·사천·한산도 해전 등 주요 전투에 참전해 실질적인 전과를 올렸다. 특히 옥포해전에서는 유군장으로서 적선 2척을 격파하며 전투 능력까지 입증했다. 정유재란 당시에도 삼도수군통제영에 합류해 명량과 노량 해전에 참여하며 끝까지 전장을 지켰다.이러한 공적은 현대에도 이어지고 있다. 대한민국 해군은 2000년 진수한 장보고급 잠수함 8번함에 ‘나대용함(SS-069)’이라는 이름을 부여하며 그의 정신을 계승하고 있다. 기술과 전술을 결합해 전장을 바꿨던 그의 역할을 상징적으로 계승한 것이다.이날 행사에는 나대용 장군의 12세손 나승옥 씨를 비롯해 나오연 전 국회의원, 나승포 전 국무조정실장, 박균택 국회의원, 이승우 서울지방보훈청장, 백민수 해군 중령(나대용함 함장), 이영규 나대용장군기념사업회장 등이 참석했다.후손 대표로 참석한 나승옥 씨와 나오연 전 국회의원은 “거북선 뒤에 가려진 나대용 장군의 공적을 널리 알리는 것이 후손의 역할”이라며 “앞으로도 장군의 업적을 재조명하는 데 힘쓰겠다”고 말했다.백민수 함장은 “함정에 나대용 장군의 이름을 붙인 것은 단순한 명명이 아니라 그 정신을 이어받겠다는 국가의 의지”라며 “나대용함의 함장으로서 바다를 철통같이 지키겠다”고 밝혔다.전쟁기념사업회는 매월 호국인물을 선정해 역사 속 인물을 재조명하고 있으며, 이번 행사는 기술과 전술로 전쟁의 흐름을 바꾼 인물에 대한 재평가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는 평가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사모대출(프라이빗 크레딧) 시장에서 올해 1분기 약 140억 달러(약 20조원) 규모의 환매 요청이 발생하며 자금 이탈이 본격화되고 있다. 특히 시장 성장을 이끌었던 부유층 개인 투자자들이 먼저 자금을 회수하는 흐름이 나타나면서, 그동안 가려져 있던 구조적 리스크가 드러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2일(현지시간) 미국 경제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직전 분기 환매 요청 규모는 57억 달러였으며, 지난해 연간 환매 요청액은 37억 달러 수준에 그쳤다. 불과 한 분기 만에 자금 이탈 규모가 두 배 이상 늘어나며 시장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고 있다.특히 미국 자산운용사 블루아울캐피털(Blue Owl Capital)은 두 개 펀드에서만 54억 달러의 환매 요청을 받았다. 전체 자산의 22%에 해당하며, 기술 투자 중심 펀드에서는 환매 요청 비중이 41%에 달했다. 이는 특정 자산군에 대한 투자 심리가 급격히 위축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평가된다.이 같은 자금 이탈은 일부 운용사에 국한되지 않는다. 아폴로글로벌매니지먼트(Apollo Global Management), 블랙스톤(Blackstone), 블랙록(BlackRock) 등 주요 운용사들도 발행 지분의 5%를 넘는 환매 요청을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대부분 펀드는 환매 한도를 설정해 실제 인출 규모를 제한하고 있다.● 왜 지금 자금이 빠지나…“먼저 나가야 한다”는 인식 확산사모대출은 은행 대신 기업에 직접 자금을 빌려주고 이자를 받는 구조로, 고금리 환경 속에서 빠르게 성장해 왔다. 특히 개인 투자자 자금이 대거 유입되며 시장 확대를 견인해 왔다는 점에서 최근 흐름은 구조적 변화로 해석된다.문제는 환매 구조다. 사모대출 펀드는 통상 환매를 일정 비율로 제한하기 때문에, 투자자 입장에서는 자금을 제때 회수하지 못할 수 있다는 불안이 커질수록 ‘먼저 자금을 빼야 한다’는 판단이 확산된다.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남들보다 먼저 자금을 회수해야 한다”는 인식이 퍼지며, 환매 요청 자체가 추가 이탈을 부르는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대출 부실 신호도 확대…이자 유예 두 배 증가대출 건전성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일부 펀드에서는 기업들이 이자 지급을 미루는 사례가 늘고 있으며, 관련 비중은 2019년 4%에서 최근 8% 수준으로 상승했다. 이는 대출 기업들의 상환 능력이 약화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자동차 부품업체 퍼스트브랜즈(First Brands), 서브프라임 자동차 대출업체 트리컬러홀딩스(Tricolor Holdings) 등의 파산 사례도 투자 심리를 위축시키는 요인으로 꼽힌다. 여기에 인공지능(AI) 확산으로 소프트웨어 기업의 사업 환경이 변화할 수 있다는 점 역시 리스크 요인으로 지목된다.업계에서는 사모대출 펀드를 “계속 움직여야 살아남는 상어와 같다”는 표현도 나온다. 자금 유입이 둔화되는 상황에서 환매 요청이 이어질 경우, 운용사들은 자산 매각이나 차입 확대에 나설 수밖에 없는 구조라는 의미다.시장에서는 이러한 흐름이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자금 유입 둔화와 환매 요청 증가가 동시에 진행될 경우, 운용사들의 유동성 부담이 확대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사모대출 시장은 은행 규제 강화 이후 대체 투자 수단으로 부상하며 빠르게 성장해 왔다. 그러나 시장을 키운 개인 투자자 자금이 동시에 가장 빠른 이탈 주체로 바뀌면서, 해당 시장의 지속 가능성에 대한 재평가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 나온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미국이 이란 공격에 토마호크 미사일을 대거 투입하면서 일본의 대규모 도입 계획에도 차질이 발생하고 있다. 중동 전쟁이 미군 무기 재고를 빠르게 소모하며 동맹국 공급 일정까지 흔들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3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미국은 일본에 약 400발 규모의 토마호크 미사일을 2028년 3월까지 공급하기로 했지만, 이란전쟁 이후 재고가 빠르게 줄면서 일정 지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토마호크는 사거리 약 1600km의 장거리 순항미사일로, 일본이 중국과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추진 중인 ‘반격 능력(counter-strike)’ 전략의 핵심 전력이다. 이는 대만 인근과 서남도서 지역을 중심으로 한 대중 억지력 강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고이즈미 신지로 일본 방위상과 피트 헤그세스 미 국방장관은 지난달 중순 이란 분쟁을 논의하기 위해 두 차례 전화 통화를 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식 발표에서는 토마호크 공급 문제가 언급되지 않았지만, 사안에 정통한 소식통에 따르면 최소 한 차례 통화에서 관련 논의가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이 무기 재고를 갉아먹는다문제는 소모 속도다. 미국은 이란 공격 과정에서 수백 발의 토마호크를 사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쟁 전 재고는 약 4000발 수준이었지만, 2025년 기준 신규 생산이 100발, 성능 개량이 240발에 그친 점을 고려하면 소모 속도가 생산 능력을 크게 웃도는 상황이다.블룸버그에 따르면 한 소식통은 이번 작전으로 2년치 생산량 이상이 소모된 것으로 추정했다. 미국이 목표로 제시한 연간 1000발 생산 체제 역시 구축까지 수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미국 우선”…동맹국 공급은 뒤로미국은 현재 이란 전쟁 관련 물량 확보를 우선시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이로 인해 일본을 비롯해 영국, 호주, 네덜란드 등 토마호크를 도입한 동맹국들도 공급 지연 가능성에 직면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블룸버그는 미국의 ‘아메리카 퍼스트’식 무기 판매 구조가 실제 공급 우선순위에도 반영되고 있다고 분석했다.전시 상황에서 미군 수요가 동맹국 계약보다 앞서는 구조가 재확인됐다는 평가다.● 일본 ‘반격 능력’ 전략 변수로일본은 2022년 안보 전략 전환 이후 장거리 타격 능력 확보를 추진해 왔다. 토마호크 도입은 자체 미사일 개발이 완료되기 전까지 전력 공백을 메우는 핵심 수단으로 평가된다.일본은 구축함 ‘초카이’ 개조를 완료해 토마호크 발사가 가능한 상태까지 준비를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공급 지연이 현실화될 경우 전력 확보 일정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이에 일본은 미쓰비시중공업이 개발한 사거리 약 1000km급 ‘12식 개량 미사일’ 등 국산 전력 배치를 병행하며 대응에 나서고 있다.● 전쟁은 동맹의 무기고까지 흔든다이번 사례는 전쟁이 단순한 군사 작전을 넘어 무기 재고와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보여준다.미국은 시리아, 예멘, 이란 등 여러 지역에서 토마호크를 반복적으로 사용해 왔다. 이 과정에서 재고 소모 속도가 생산 능력을 상회하면서, 동맹국 대상 무기 공급에도 압박이 발생하는 구조가 드러났다는 분석이 나온다.전문가들은 이러한 흐름이 지속될 경우 동맹국의 무기 조달 안정성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고 보고 있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사실상 봉쇄된 호르무즈 해협에서 이란 수역을 피하는 새로운 항로가 포착됐다. 유조선 2척과 LNG선 1척 등 3척이 오만 연안을 따라 이동했으며, 유조선들은 각각 2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은 채 항해 중이다.블룸버그통신은 2일(현지시간) 오만 선적으로 표시된 초대형 유조선(VLCC) 2척과 액화천연가스(LNG) 운반선 1척이 오만 해안을 밀착해 호르무즈 해협에 접근했다고 보도했다. 이들 선박은 런던 시간 오전 9시30분경 무산담 반도 인근에서 위치 신호를 중단하며 항적이 사라졌고, 실제 통과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다.특히 유조선 2척은 각각 약 200만 배럴의 원유를 적재한 상태로, 현재 유가 기준 선박 한 척당 약 1억6000만 달러(약 2400억 원) 규모의 화물을 운송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고가의 에너지 자산이 ‘유령 항해’에 나섰다는 점에서 시장 긴장도는 더욱 높아지고 있다.● ‘30억원 통행료’를 피해…위험 감수한 항로 선택그동안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려면 이란과 협의해 북쪽 항로를 이용해야 했다. 이란은 이 과정에서 항차당 최대 200만 달러(약 30억원)의 통행료를 요구해왔다.그러나 해당 항로는 수심이 얕고 굴곡이 많아 초대형 유조선에는 부담이 큰 경로로 알려져 있다. 결국 선사들은 비용과 안전 사이에서 선택을 강요받는 구조에 놓였다.이번 오만 연안 항로는 이러한 조건을 회피하려는 시도로, 단순한 우회가 아니라 이란의 해상 통제에 대한 실질적인 대응으로 해석된다.● 전쟁 후 첫 LNG선 이동…‘빈 배’가 던진 신호이번 항해에는 LNG 운반선도 포함됐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해당 선박은 화물을 싣지 않은 ‘빈 상태’로 파악된다.전쟁 이후 걸프만에 묶여 있던 LNG선이 해협 통과를 시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는 실제 공급 재개가 아닌, 향후 가스 수송 가능성을 타진하는 초기 신호로 해석된다. 운송이 본격화될 경우 글로벌 천연가스 가격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이번 항로 시도는 단순한 운송 방식의 변화가 아니라 글로벌 에너지 공급망 재편 가능성을 시사한다. 호르무즈 해협을 둘러싼 통제와 우회 움직임이 동시에 나타나면서 주요 수입국의 에너지 안보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런던 오전 9시30분 ‘신호 차단’…유령 항해 현실화호르무즈 해협 일대에서는 강도 높은 전파 교란(jamming)과 위치 조작(spoofing)이 동시에 발생하고 있다. 이로 인해 선박들은 해협 진입 직전 자동위치식별장치(AIS) 신호를 끄고 항해하는 ‘유령 항해’를 선택하고 있다.실제로 이번에 포착된 유조선 2척과 LNG선 1척 등 3척은 런던 시간 2일 오전 9시30분경, 오만 북단 무산담 반도 끝단을 돌아 해협에 진입하는 시점에 신호 송출을 중단했다.특히 유조선 2척은 각각 약 200만 배럴의 원유를 실은 상태로, 선박 한 척당 약 1억6000만 달러 규모의 화물을 운송 중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 가운데 한 척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선적해 미얀마 차우퓨를 거쳐 중국 서부로 이어지는 원유 공급망과 연결된 항로를 향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전파 교란 속에서 초대형 선박들이 위치 신호를 끄고 운항하는 상황은 해상 안전 측면에서 위험성이 크다는 지적이 나온다. 그럼에도 이러한 항해가 이뤄지고 있다는 점은 이란의 통행 통제를 회피하려는 선사들의 대응이 그만큼 절박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이란-오만 협력 속 ‘균열’…항로 주도권 경쟁 본격화이란 국영 IRNA는 카젬 가리바바디 외무차관이 오만과 함께 해협 통행 관리 프로토콜을 마련 중이라고 밝혔다. 다만 오만 측 공식 입장은 확인되지 않았다.실제 현장에서는 오만 선박들이 이란 수역을 피해 이동하면서 협력과 경쟁이 동시에 나타나는 양상이 감지된다. 시장에서는 오만이 외교적으로는 협력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동시에 에너지 흐름을 유지하는 우회 경로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이번 사건은 단순한 선박 이동을 넘어 에너지 공급망 재편의 신호로 평가된다. 이란은 통행 통제와 비용 부과를 강화하고 있고, 선사들은 새로운 항로 개척으로 대응하고 있다. 이러한 흐름은 글로벌 에너지 수송 질서가 군사적 충돌을 넘어 항로 주도권 경쟁 단계로 진입하고 있음을 보여준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전기차 선두주자 테슬라(Tesla)의 판매가 1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고 재고가 급증하면서 수요 둔화 우려가 커지고 있다. 단순 실적 부진을 넘어 전기차 시장 전반의 성장 속도가 둔화되는 신호라는 분석이 나온다.2일(현지시간) 로이터(Reuters)에 따르면 테슬라는 올해 1분기 전 세계에서 35만8023대를 인도해 시장 예상치(36만8903대)를 밑돌았다. 이는 최근 1년 사이 가장 낮은 분기 실적이다.같은 기간 생산량은 40만8386대로, 인도량보다 약 5만 대 이상 많았다. 최근 최소 4년 사이 가장 큰 폭의 공급 초과로, 판매되지 않은 차량이 쌓이고 있음을 보여준다.● 재고 5만대 격차…수익성 압박 신호시장에서는 이번 실적에서 인도량보다 재고 증가에 더 주목하고 있다.자동차 산업에서 생산 대비 판매가 뒤처지면 재고가 쌓이고, 이는 할인 판매와 가격 인하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테슬라는 최근까지 가격 인하를 통해 수요를 유지해왔지만, 그 효과가 점차 약해지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업계에서는 재고 확대가 이어질 경우 마진(수익성) 하락 압력이 불가피하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세제 혜택 종료·고금리·중국 경쟁…수요 환경 악화수요 둔화의 배경에는 정책과 금융 환경 변화가 있다.미국에서는 최대 7500달러 규모의 전기차 세액공제 혜택이 지난해 9월 종료되면서 구매 유인이 약화됐다. 고금리 환경도 이어지며 자동차 할부 부담이 커진 점도 수요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다.여기에 독일 공장 차질과 물류 변수 등 단기적 공급 요인도 실적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경쟁 환경도 빠르게 바뀌고 있다. 테슬라는 지난해 중국 BYD에 전기차 판매 1위를 내주며 시장 지배력이 약화됐다. 저가 모델을 앞세운 중국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면서 가격 경쟁이 한층 심화되고 있다.가격 인하만으로는 수요를 끌어올리기 어려운 구조에 들어섰다는 평가도 나온다.● “전기차 수요 둔화, 새로운 기준선 될 수도”블룸버그(Bloomberg)는 이번 실적을 두고 “전기차 판매 둔화가 새로운 기준선(new normal)이 될 수 있다”고 평가했다.테슬라는 한때 분기 50만 대에 근접했던 판매량과 비교하면 최근 실적은 크게 낮은 수준이다. 시장에서는 전기차 시장이 초기 고성장 국면을 지나 수요 증가 속도가 둔화되는 전환 구간에 들어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동차 넘어 AI…성장 축 이동 시험대일각에서는 테슬라의 기업 가치가 차량 판매보다 자율주행(FSD), 로보택시, 로봇 등 미래 사업에 대한 기대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블룸버그는 투자자들이 점차 차량 판매보다 AI·자율주행 등 미래 사업 진척 여부에 더 주목하고 있다고 전했다.다만 자동차 사업은 여전히 매출의 핵심인 만큼, 판매 둔화가 장기화될 경우 기업 가치에도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인공지능(AI) 챗봇이 이용자의 말에 공감하고 맞장구를 칠수록, 오히려 잘못된 믿음을 강화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단순한 오류나 허위 정보 때문이 아니라, 사용자의 생각에 맞춰 반응하는 구조 자체가 신념 왜곡을 키울 수 있다는 분석이다.이번 연구는 동료 평가 이전 단계인 프리프린트(arXiv)에 공개됐지만, 매사추세츠공대(MIT) 컴퓨터과학·인공지능연구소(CSAIL)와 뇌·인지과학과 연구진이 참여한 최신 연구로 AI 업계에서 주목받고 있다.● “맞장구가 확신을 만든다”…합리적 인간도 예외 없었다MIT와 워싱턴대 공동 연구진은 챗봇의 ‘아첨적 반응(sycophancy)’이 사용자 신념을 강화하는 과정을 수학적으로 분석했다.사용자가 특정 믿음을 가진 상태에서 챗봇과 대화를 이어갈 경우, 챗봇이 이를 긍정하는 방향으로 반응할수록 해당 믿음에 대한 확신이 점점 강화되는 경향이 나타났다.논문은 이를 ‘망상 강화(delusional spiraling)’로 정의했다.특히 이러한 현상은 비합리적인 사용자에게만 나타나는 것이 아니었다. 연구진이 설정한 ‘이상적 베이지안 사용자’, 즉 이론적으로 가장 합리적인 판단을 내리는 조건에서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났다.이는 개인의 지능이나 판단 능력과 무관하게, 정보가 전달되는 방식 자체가 신념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음을 보여준다.● “거짓 없어도 위험”…선별된 정보가 만든 착각이번 연구는 챗봇이 틀린 정보를 제공하지 않아도 문제가 발생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연구진이 챗봇을 ‘사실만 말하도록’ 제한한 조건에서도 실험을 진행한 결과, 사용자의 생각을 뒷받침하는 정보만 선택적으로 제시하는 방식만으로도 신념이 강화되는 현상이 나타났다.논문은 “거짓이 아니라 선택된 사실만으로도 신념은 왜곡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AI가 이용자의 기대에 맞는 정보만 반복적으로 제시할 경우, 판단의 근거 자체가 좁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경고해도 막지 못했다…“알고도 영향받는다”연구진은 사용자가 AI의 편향 가능성을 인지한 상태에서도 같은 현상이 나타나는지 분석했다.그 결과, 일부 사용자는 챗봇이 자신의 의견에 맞춰 반응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음에도 여전히 그 영향을 받는 것으로 나타났다.연구진은 이 문제를 단순한 정보 오류가 아니라, 사용자와 AI 간 상호작용 구조에서 비롯된 현상으로 봤다.● “환각보다 구조”…AI 설계 방식이 만든 위험그동안 AI의 주요 위험으로는 존재하지 않는 정보를 만들어내는 ‘환각’이 지적돼 왔다.그러나 이번 연구는 오히려 사용자의 기대에 맞춰 반응하는 ‘아첨’이 더 근본적인 문제일 수 있다고 지적한다.연구진은 이러한 현상이 사용자 만족도를 높이도록 학습된 AI 구조에서 비롯된다고 분석했다. 특히 인간 피드백을 반영해 답변을 최적화하는 방식이 사용자 의견에 동조하는 경향을 강화하면서, 결과적으로 신념 왜곡을 키울 수 있다는 것이다.● 현실 사례도 등장…“개별 사건 아닌 문제”논문은 챗봇과의 대화를 계기로 가족과 관계를 끊고 극단적 선택을 이어간 사례도 함께 언급했다.다만 연구진은 이러한 사례를 예외적 사건으로 보기보다, 동일한 구조가 반복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위험의 신호로 해석해야 한다고 강조했다.연구진은 이 문제가 AI의 정확성 여부를 넘어선다고 본다. AI가 얼마나 사실에 가까운 답을 하느냐보다, 어떤 방식으로 동의하고 반응하느냐가 이용자의 판단 형성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것이다.AI가 일상적 대화 상대로 자리 잡는 상황에서, 맞장구를 치는 구조 자체가 이용자의 신념 형성에 개입할 가능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글로벌 스포츠웨어 기업 나이키(Nike)의 주가가 실적 전망 악화 여파로 급락하며 10년 만에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다. 턴어라운드 지연에 대한 내부 압박도 커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2일 블룸버그 통신에 따르면 나이키 주가는 실적 가이던스 발표 이후 수요일 장중 한때 15%까지 하락하며 2014년 10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회사는 이번 분기 매출 감소를 예상한 데 이어, 연간 기준으로도 매출이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지쳤다”는 CEO…속도 압박 반영엘리엇 힐(Elliott Hill) 최고경영자(CEO)는 전사 회의에서 “이 사업을 고치는 것에 대해 말하는 것도 지쳤다”고 말했다. 향후 전략의 초점을 ‘수습’보다 ‘성장’에 두겠다는 방향도 함께 제시했다.이 같은 발언은 글로벌 기업 CEO가 공식 내부 회의에서 드물게 사용하는 표현으로, 전략 전환 이후에도 성과가 기대에 못 미치면서 내부적으로 속도에 대한 압박이 커진 상황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 중국·컨버스 부진…전략 전환도 더뎌나이키의 실적 부진은 특정 시장과 브랜드에서 두드러진다. 중국 시장의 수요 약세와 자회사 컨버스(Converse)의 매출 감소가 주요 원인으로 지목된다.힐 CEO는 2024년 10월 취임 이후 스포츠 중심 전략으로 방향을 재정비하고, 도매 파트너와의 관계 회복에 나섰다. 그러나 직접판매(D2C) 중심 전략에서의 전환 효과가 예상보다 더디게 나타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취임 이후 나이키 주가는 약 45% 하락한 상태다.재무 측면에서도 긴장감이 감지된다. 매튜 프렌드(Matthew Friend) 최고재무책임자(CFO)는 내부 회의에서 사업 흐름이 “하향 곡선(stepping down)”에 있다며 비용 관리 강화를 주문했다. 그는 예산 집행을 선별적으로 진행해야 한다고 강조하며, 현재 사업이 기대만큼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직접 언급했다.● 관건은 회복 속도…시장 신뢰 시험대시장에서는 나이키의 전략 방향보다 실행 속도에 주목하고 있다. 한 번 약화된 도매 유통망을 복원하는 데 시간이 걸리는 만큼, 실적 반등 시점이 지연될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시장 회복 여부와 브랜드 경쟁력 회복이 향후 주가 흐름의 핵심 변수로 꼽힌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미국과 이란 간 전쟁 이후 국제 유가가 전쟁 이전 수준을 회복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2일 대외경제정책연구원(KIEP)은 ‘미-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충격의 주요국 파급효과’ 보고서에서 유가 흐름을 세 가지 시나리오로 분석한 결과, 모든 시나리오에서 전쟁 이전 수준(배럴당 63달러)을 회복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전쟁 끝나도 90달러…복구 지연이 변수보고서는 2027년 4분기 기준 유가를 △조기 종전 시 90달러 △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시 117달러 △에너지 시설 타격 확전 시 174달러로 전망했다.특히 조기 종전 시에도 유가가 전쟁 이전보다 43% 높은 수준에서 유지될 것으로 분석됐다. 이는 전쟁 종결 여부와 관계없이 파괴된 에너지 시설 복구에 수년이 소요되기 때문이다.현재 시장도 이미 고유가 국면에 들어섰다. 보고서 작성 시점 기준 브렌트유 가격은 약 108달러로, ‘봉쇄 장기화’ 시나리오 범위(100~117달러)에 근접해 있다.연구원은 확전 시 유가 174달러 전망에 대해 모형 특성상 ‘하한 추정치’라고 설명했다. 이는 공급 차질이 더 확대될 경우 유가가 이보다 더 상승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미다.● 한국 직격탄…나프타·LNG 동시 흔들림한국 경제에 대한 영향도 크다. 한국의 나프타(에틸렌·폴리에틸렌 원료) 수입 중 중동 비중은 34.4%에 달한다. 주요 공급국은 UAE(11.3%), 오만(5.8%), 카타르(5.5%) 등이다.카타르 라스라판 가스단지는 피격으로 LNG 생산의 약 17%가 타격을 받았으며, 복구에는 3~5년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카타르는 한국 등 주요 수입국에 ‘불가항력’을 선언한 상태로, 계약상 공급 의무가 제한될 수 있다는 점에서 수급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나프타는 석유화학 산업의 핵심 원료로, 공급 차질이 발생할 경우 플라스틱·섬유·정밀화학 등 연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프타 가격은 이미 전월 대비 약 49% 급등했다.유가 상승은 물가에도 영향을 미친다. 보고서는 유가 공급 충격이 한국 물가를 초기 0.12%포인트 끌어올리는 것으로 분석했지만, 이번처럼 충격 규모가 큰 경우 그 영향은 더 확대될 수 있다고 밝혔다.연구원은 △대체 공급원 확보 △국제에너지기구(IEA) 공조를 통한 비축유 활용 △재생에너지 확대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미국 제약사 일라이릴리(Eli Lilly)가 먹는 형태의 비만 치료제로 미 식품의약국(FDA) 승인을 받으면서 비만약 시장 경쟁이 ‘2라운드’에 들어섰다. 주사제 중심이던 시장이 알약으로 확장되며 경쟁 구도 자체가 바뀌는 흐름이다.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Reuters)과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일라이릴리는 하루 한 번 복용하는 경구용 비만 치료제 ‘파운다요(Foundayo)’에 대해 FDA 승인을 받았다. 기존 주사제에서 알약으로 전장이 옮겨간 셈이다.● 주사에서 알약으로…시장 판 바뀌나지금까지 비만 치료제 시장은 덴마크 제약사 노보 노디스크(Novo Nordisk)의 ‘위고비(Wegovy)’ 등 주사제가 주도해 왔다. 하지만 노보 노디스크가 올해 초 알약 형태 제품을 먼저 출시한 데 이어, 일라이릴리까지 가세하면서 경쟁은 ‘경구제 전쟁’으로 번졌다.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 시장은 이미 700억 달러(약 100조 원) 규모로 평가된다. 주사제에 부담을 느껴 치료를 미뤄온 수요가 알약으로 이동할 경우 시장은 더 커질 가능성이 크다.● 효과는 노보, 편의성은 릴리두 회사의 경쟁 구도는 단순하지 않다. 임상시험 기준 체중 감소 효과는 위고비 알약이 평균 16.6%로, 파운다요(12.4%)보다 높다.반면 복용 편의성에서는 릴리가 앞선다. 위고비 알약은 공복 상태에서 복용 후 일정 시간 음식 섭취를 제한해야 하지만, 파운다요는 이런 제약이 없다.업계에서는 이 지점에 주목한다. 비만 치료가 병원 치료를 넘어 일상적 관리 영역으로 확장되면서, 효과뿐 아니라 ‘복용의 편리함’이 선택 기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다.● 가격 낮추고 물량 확보…릴리의 승부수가격도 시장 확대의 변수다. 양사는 자비 부담 환자 기준 월 149달러 수준으로 약값을 책정했다. 보험 적용 시 환자 부담은 25달러 수준까지 낮아질 수 있다. 과거 월 1000달러를 넘던 치료제 가격과 비교하면 진입 장벽이 크게 낮아진 셈이다.일라이릴리는 초기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약 15억 달러 규모의 재고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공급 부족으로 초기 시장 대응에 어려움을 겪었던 경쟁사와 달리, 출시 초기부터 물량으로 밀어붙이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비만약 시장, ‘효능’에서 ‘편의성’으로증권가에서는 파운다요가 2030년까지 약 210억 달러(약 30조 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업계에서는 이번 승인으로 비만 치료제 시장의 경쟁 기준이 달라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단순한 체중 감량 효과를 넘어, 얼마나 쉽고 지속적으로 복용할 수 있는지가 시장 판도를 가르는 핵심 요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의 오준 이사장(71)은 국가를 대표하던 외교관에서, 이름조차 기록되지 않는 아이들의 권리를 이야기하는 사람으로 자리를 옮겼다.외무고시 12회로 외교부에 입문해 주유엔 대사, 주싱가포르 대사, 외교부 다자외교조정관을 지냈고, 2015년에는 한국인 최초로 유엔 경제사회이사회(ECOSOC) 의장을 맡았다. 30년 넘게 국제무대에서 활동한 그는 외교관 생활을 마칠 즈음 스스로에게 질문을 던졌다.“국가를 위해 일하는 건 충분히 했다면, 이제는 무엇을 위해 살아야 할까.”서울 마포구 세이브더칠드런 코리아 본부에서 만난 그는 담담한 어조로 자신의 선택을 설명했다.국가를 대표하는 자리에서 내려오는 것은 단순한 진로 변경이 아니라, 자신이 서 있던 세계의 기준을 바꾸는 선택이었다고 했다. 그 질문 끝에 도달한 곳이 세이브더칠드런이었다.“세계인의 권리와 삶을 다루는 일을 계속하고 싶었습니다.”세이브더칠드런은 1919년 설립된 세계에서 가장 오래된 NGO 중 하나다. 창립자 에글렌타인 젭이 제시한 아동권리 선언은 훗날 유엔아동권리협약의 토대가 됐다.현재 29개국 조직이 101개 국가에서 활동하며, 국적과 종교를 넘어 아동의 생존·보호·교육·권리옹호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 법인은 세계 8위 규모로, 아시아에서는 가장 큰 조직으로 성장했다.그러나 오 이사장이 이 조직에서 발견한 가치는 규모가 아니라 방향이었다.“아동권리의 역사와 함께해 온 단체입니다.”● 국가가 아닌 인간…그가 다시 정의한 ‘우리’외교관에서 NGO로의 전환은 직업의 변화라기보다 세계를 바라보는 기준의 변화였다. 오 이사장은 국제사회의 갈등이 ‘우리’를 좁게 정의하는 데서 비롯된다고 봤다.“사람들은 대부분 ‘우리’를 국가 단위에서 멈춥니다. 그런데 세계는 이미 그 경계를 넘어 움직이고 있습니다.”그는 NGO에서 일하는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우리를 인간으로 정의하면, 국적이나 피부색과 관계없이 모두가 ‘우리’가 됩니다.”그에게 NGO는 결국 ‘우리’의 범위를 넓히는 일이다.“나는 ‘우리’를 더 넓게 정의하는 사람들을 위해 일하고 싶었습니다.”● 강 한가운데 섬에서…‘같은 인간’이라는 사실그가 말하는 ‘넓은 우리’는 현장에서 더 선명해진다. 지난해 방문한 방글라데시의 한 섬마을. 강 한가운데 형성된 그곳에는 병원도, 기본 인프라도 없었다. 임신과 출산조차 위험을 감수해야 했다. 세이브더칠드런은 그곳에 산부인과 진료소를 세웠다.“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최소한의 환경을 만드는 데 기여하고 있다는 걸 확인할 때, 이 일이 의미 있다고 느낍니다.”그는 그 장면을 떠올리며 말했다.“사람은 결국 다 똑같습니다.”어디에서 태어났느냐에 따라 삶의 조건이 달라지는 현실. 그 격차를 조금이라도 줄이는 것이 자신이 하는 일이라고 했다.● 50억 원을 거절한 이유…“가치는 타협할 수 없다”그의 원칙은 조직 운영에서도 분명하게 드러났다. 재임 중 한 기업이 연간 10억 원씩 5년, 총 50억 원 규모의 협력을 제안했지만 사회적 논란이 있는 상황이었다.“쉽지 않은 결정이었습니다.”내부적으로도 의견이 엇갈릴 수밖에 없는 사안이었다. 재정적 안정과 조직의 가치 사이에서 고민은 길어졌다. 그러나 결론은 분명했다.“우리는 아동의 권리를 최우선으로 하는 단체입니다. 그 가치와 맞지 않는 후원을 받으면서 일할 수는 없습니다.”긴급 이사회 끝에 후원은 거절됐다.“중요한 건 우리가 왜 존재하는가입니다.”그는 이 결정을 두고 “성장보다 앞서는 가치가 있다는 걸 조직 전체가 확인한 순간”이라고 말했다.● 제도를 바꾸는 일…체벌 금지와 출생등록세이브더칠드런은 단순한 지원을 넘어 제도를 바꾸는 일에도 집중해왔다.자녀 체벌을 정당화할 수 있다는 해석의 여지가 있었던 민법 제915조는 오랜 캠페인 끝에 폐지됐다. 부모 신고에 의존하던 출생등록 제도 역시 병원 기반으로 보완됐다.오 이사장은 여전히 과제가 남아 있다고 말했다.“출생등록은 국적의 문제가 아니라, 인간으로서 존재를 인정하는 문제입니다.”특히 한국에서 태어난 외국인 아동은 여전히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다. 그는 “모든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존엄과 권리에 있어 평등하다는 원칙이 현실에서도 작동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우리는 떠나지 않는다”…마지막 보루국제 정세가 흔들릴수록 NGO의 역할은 더 분명해진다. 그는 세이브더칠드런을 ‘마지막 보루’라고 표현했다.“우리가 떠나면 그 아이들에게는 아무것도 남지 않을 수 있습니다.”그래서 더 어려운 곳일수록 남는 것이 이 조직의 선택이었다.그가 아이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단순했다. 방글라데시 로힝야 난민촌에서 만난 아이들은 ‘한국’이라는 나라조차 알지 못했다. 그곳이 세상의 전부였기 때문이다.그는 아이들과 같은 노래를 함께 부른 뒤 이렇게 말했다.“너희가 이곳을 벗어나면 넓은 세상이 기다리고 있다.”그리고 덧붙였다.“그때 너희가 하고 싶은 것을 하고, 배우고 싶은 것을 배우며 살아갈 수 있다.”그는 잠시 말을 멈췄다.“그게 아이들에게 해주고 싶은 가장 중요한 이야기입니다.”● 끝까지 남은 기준오준 이사장의 8년은 한 문장으로 정리된다. 국가보다 인간, 시혜보다 권리, 성장보다 가치.“세상을 바꾸는 건 결국 사람입니다.”그는 ‘우리’라는 단어의 경계를 넓히는 일이 결국 세상의 방향을 바꾸는 일이라고 믿고 있었다.그가 넓히려 했던 ‘우리’의 경계는 거창하지 않다. 다만, 그 안에 더 많은 사람이 포함되기를 바라는 일이다.‘함께미래 리더스’는 공익 현장의 리더들이 어떤 선택과 결정을 통해 변화를 만들어왔는지, 그들의 리더십과 철학을 통해 미래를 묻는 인터뷰 시리즈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김영호 기자 rladudgh2349@donga.com}

일론 머스크가 이끄는 우주기업 스페이스X가 비공개 방식으로 기업공개(IPO) 서류를 제출하며 상장 절차에 착수했다. 민간 우주 산업의 대표 기업이 자본시장에 진입할 경우 투자 지형 자체가 재편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1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비공개 상장 신청(Confidential Filing)을 제출했다. 이는 기업이 재무 정보를 공개하기 전 당국과 사전 협의를 진행하는 절차로, 본격적인 상장 준비 단계에 들어갔음을 의미한다.시장에서는 스페이스X의 기업가치가 1조 달러를 넘어 최대 1조7500억 달러(약 2300조 원) 수준까지 거론되고 있다. 상장이 현실화될 경우 2019년 사우디 아람코를 넘어서는 역대 최대 규모 IPO가 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스타링크·AI 결합…몸값 키운 핵심 축스페이스X는 로켓 발사 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했지만, 최근에는 위성 인터넷 서비스 ‘스타링크(Starlink)’와 인공지능(AI)을 결합하며 사업 구조를 빠르게 확장하고 있다.특히 지난 2월 머스크의 AI 기업 xAI와 합병하면서, 우주 발사체·위성 통신·AI를 아우르는 형태로 재편됐다. 스타링크는 약 900만 명의 가입자를 확보한 것으로 추정되며, 안정적인 반복 수익 구조를 갖춘 핵심 사업으로 평가된다.시장에서는 스페이스X가 단순한 항공우주 기업을 넘어 통신과 데이터, AI를 결합한 플랫폼 기업으로 재평가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대 750억 달러 조달”…IPO 시장 판 흔들 변수조달 규모는 500억~750억 달러 수준이 거론된다. 성사될 경우 기존 미국 IPO 최대 기록의 약 3배에 달하는 초대형 거래가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CNBC에 따르면 스페이스X는 뱅크오브아메리카, 씨티그룹, 골드만삭스, JP모건체이스, 모건스탠리 등 주요 투자은행을 주관사로 선정한 것으로 전해졌다.시장에서는 이르면 올해 중반 상장 가능성도 거론되지만, 구체적인 일정은 확정되지 않았다.● 머스크 영향력 확대…“1조 달러 기업 2곳” 가능성이번 IPO 추진은 머스크의 자본시장 영향력을 한층 확대하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머스크는 전기차 기업 테슬라를 통해 이미 시가총액 1조 달러 기업을 만든 바 있다. CNBC는 스페이스X가 상장될 경우 머스크가 시가총액 1조 달러를 넘는 상장 기업 두 곳을 동시에 이끄는 첫 사례가 될 수 있다고 전망했다.시장에서는 이번 상장이 성공할 경우 글로벌 자금이 우주·위성·AI 산업으로 대거 이동하는 계기가 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다만 대규모 자금 조달과 동시에 머스크가 여러 기업을 동시에 운영하는 구조에 대한 리스크도 함께 부각될 수 있다는 지적이 제기된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호르무즈 해협 개방 여부와 무관하게 전쟁을 종료할 수 있다는 입장을 밝히면서, 아랍에미리트(UAE)가 해협을 직접 개방하는 군사 옵션을 검토하고 나섰다. 중동 해상 통제권을 둘러싼 충돌이 동맹 간 역할 분담 문제로 번지는 양상이다.31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UAE는 미국 및 동맹국들과 협력해 호르무즈 해협을 무력으로 개방하기 위한 연합군 구성을 추진하고 있으며, 이를 위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 채택을 위해 로비 활동을 벌이고 있다.UAE 외교관들은 미국과 유럽, 아시아 군사 강대국들을 상대로 참여를 촉구하고 있으며, 해협 내 기뢰 제거와 상선 호송 작전 등 군사적 지원 역량도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한 UAE 관계자는 “이란 정권이 존립을 위해 싸우고 있으며, 해협을 장악해 세계 경제를 함께 무너뜨릴 의향이 있다”고 주장했다.● “아부 무사 점령 요구”…영토 분쟁까지 결합UAE는 해협 개방을 넘어 전략 거점 확보까지 요구하고 있다.아랍권 관리들에 따르면 UAE는 미국에 이란이 약 50년간 점유해온 아부 무사(Abu Musa) 섬 등 해협 인근 전략 요충지를 점령해달라고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단순한 항로 확보를 넘어 영토 분쟁 해결까지 염두에 둔 요구로 해석된다.미국의 핵심 동맹국인 바레인은 관련 유엔 결의안을 발의했으며, 이르면 이번 주 표결이 진행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중재자에서 참전국으로…두바이도 ‘결별’UAE의 태도 변화는 이란의 본토 공격 이후 급격히 나타났다.이란은 최근 UAE를 향해 약 2500발에 달하는 미사일과 드론을 발사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는 이스라엘 등 다른 국가보다도 집중적인 공격으로, UAE의 군사 대응 검토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두바이 공항과 호텔 등 핵심 인프라도 타격을 입었다.그동안 UAE는 두바이를 중심으로 이란과 비공식 경제 관계를 유지하며 중재자 역할을 해왔지만, 전쟁 이후 입장을 바꿨다. 외교적 중재에서 군사적 대응으로 선회한 것이다.● 트럼프 변수…“우리는 곧 떠난다”이번 움직임에는 미국의 전략 변화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쳤다.트럼프 대통령은 “우리는 곧 떠날 것”이라며 2~3주 내 전쟁 종료 가능성을 언급했고, 호르무즈 해협에 대해서는 “그 일은 우리가 할 일이 아니다”고 밝혔다.이는 해협 개방 여부와 관계없이 전쟁을 종료할 수 있다는 의미로, 해상 통제 책임을 동맹국에 넘길 수 있음을 시사한 발언으로 해석된다.걸프 국가들은 미국이 해협을 완전히 확보하지 않은 채 철수할 가능성을 우려하며, 직접 해상로 확보에 나서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열 수 있나”…군사·정치 리스크 모두 부담군사 행동으로 호르무즈 해협을 개방할 수 있을지는 여전히 불확실하다. 군사 분석가들은 해협을 확보하려면 단순 해상 작전이 아니라 약 100마일에 달하는 해안선 일대를 함께 통제해야 하며, 사실상 지상군 투입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있다.미 하원 군사위원회 민주당 간사인 애덤 스미스 의원(워싱턴주)은 “이 작전이 성공할 가능성은 높지 않다”며 “이란은 드론 한 대, 기뢰 하나, 소형 자폭정 하나만으로도 해협을 지속적으로 위협할 수 있다”고 말했다.걸프 국가들은 이 같은 위험에도 불구하고 해협 통제권이 이란에 넘어가는 상황이 더 큰 전략적 리스크라고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전문가들은 UAE의 군사 개입 검토가 단순한 전술적 대응을 넘어 정치적 신호 성격이 강하다고 분석한다. 채텀하우스 연구원이자 전 미 국방부 중동 자문관을 지낸 빌랄 사브는 “군사 작전 참여 결정은 아랍 국가들이 이번 전쟁에 공개적으로 가담하겠다는 의미”라며 “해협 재개방과 이란 대응에서 선택지를 넓히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실제 UAE는 제벨알리(Jebel Ali) 심해항과 호르무즈 해협 입구 인근 거점을 보유하고 있어, 기뢰 제거 작전이나 상선 호송, 섬 점령 작전 등에서 미군 주도 연합군의 전초기지로 활용될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

한국과 페루의 우정을 기념하는 특별전이 서울 전쟁기념관에서 개막했다. 전쟁의 참상을 시각적으로 담은 작품을 통해 평화의 가치를 되새기는 전시로, 양국 간 문화 교류의 의미를 더했다.전쟁기념사업회는 1일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특별전 ‘전쟁과 평화’ 개막식을 개최했다고 밝혔다. 이번 전시는 페루 정부가 제정한 ‘한국-페루 우정의 날’(4월 1일)을 기념해 주한페루대사관과 공동으로 마련됐다.전시에는 페루 그래픽 아티스트 이반 시로 팔로미노(Ivan Ciro Palomino)의 작품이 소개된다. 전쟁의 참상과 평화의 메시지를 담은 포스터 10점과 3D 프린팅 오브제 4점이 공개됐다. 팔로미노는 2016년 유엔(UN) ‘평화를 위한 포스터’ 공모전 1위, 2017년 유네스코 공모전 수상 등 국제적으로 작품성을 인정받은 작가다.개막식에는 양동학 전쟁기념사업회장 대행과 파울 두클로스 주한페루대사 등이 참석했다. 양 회장 대행은 “페루는 6·25전쟁 당시 물자 지원을 통해 한국과 협력을 이어온 소중한 동반자”라며 “이번 전시가 두 나라가 공감과 이해를 나누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두클로스 대사는 “4월은 페루와 한국 간 우정을 기념하는 의미 있는 달”이라며 “전쟁의 상흔을 돌아보고 평화의 의미를 다시 생각하는 시간이 되길 기대한다”고 밝혔다.이번 특별전 ‘전쟁과 평화’는 오는 5월 10일까지 전쟁기념관 3층 기획전시실에서 진행되며, 누구나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최현정 기자 phoeb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