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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1월 재집권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11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인 36%로 떨어졌다. 집권 1기 때는 마지막 달인 2021년 1월에 가장 낮은 34%를 기록했는데 2기 들어서는 1년도 안 돼 당시 최저치에 근접한 것이다. 이번 지지율 하락은 야당 민주당 지지층이 아니라 집권 공화당 지지층, 무당파 지지층 등이 주도했다. 이로 인해 국정 운영 동력이 약화하고 내년 11월 중간선거에서도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관세 정책 등 그의 핵심 정책 역시 약화될 수 있어 한국 등 주요 무역 협상국에 향후 영향을 미칠 가능성도 있다. 여론조사회사 갤럽의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발표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는 36%였다. 반면 부정 평가는 60%에 달했다. 올 1월 직무 수행에 대한 긍정 평가와 부정 평가가 각각 47%, 48%로 큰 차이가 없었던 것과 대조적이다. 이번 조사는 지난달 3∼25일 미국 성인 1321명을 상대로 이뤄졌고, 표본오차는 ±4%포인트다. 특히 공화당 지지층의 지지율은 한 달 전보다 7%포인트, 무당파 지지율 또한 8%포인트 하락해 각각 84%, 25%를 기록했다. 공화당 지지층의 지지율은 2기 출범 후 가장 낮았다. 무당파의 경우 집권 1, 2기를 합쳐 최저치다. 갤럽은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고물가에 따른 생활비 부담 우려가 지지율 하락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지지층의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3%였다. 현안별 지지율에서는 9개 항목 중 경제(36%), 중동 문제(33%), 연방 예산(31%), 우크라이나 상황(31%), 의료 정책(30%) 등 5개 분야의 지지율이 특히 낮았다. 특히 트럼프 2기 행정부의 핵심 기조인 ‘경제’와 ‘이민’은 올 2월 조사보다 각각 6%포인트, 9%포인트 지지율이 떨어졌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지율이 1월 출범 후 가장 낮은 36%를 기록했다. 트럼프 1·2기 행정부를 합쳐 최저 지지율은 앞서 1기 때 마지막 달(2021년 1월) 34%였는데, 2기 집권 후 1년도 안 돼 당시 최저치에 이미 근접한 것이다. 특히 2기 출범 후 줄곧 89% 이상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온 여당인 공화당 지지층의 지지율도 이번에 84%로 뚝 떨어져, ‘콘크리트 지지층’ 이탈 조짐마저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동안 강성 지지층을 결집해 이를 기반으로 정책을 불도저처럼 밀어 붙여온 만큼, 지지층 이탈이 계속되면 국정 운영의 동력이 크게 떨어질 수 있다. 지지층이 흔들리면 트럼프 정부의 핵심 기조인 관세 정책 등의 동력 역시 약화 될 수 있어, 한국 등 주요 무역협상국들이 영향을 받을 수 있단 관측도 제기된다. ● 공화당 지지층서 트럼프 2기 출범 후 지지율 가장 낮아 여론조사기관 갤럽이 지난달 3∼25일(현지 시간) 미국 성인 1321명을 상대로 조사해 같은 달 28일 발표한 여론조사(표본오차 ±4%포인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의 직무수행에 대한 호감도는 36%였던 반면, 비호감도는 60%에 달했다. 이번 조사 기간엔 지난달 12일 종료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기간이 일부 포함됐다.이번 36%의 지지율은, 매달 실시되는 이 여론조사에서 트럼프 2기 출범 후 가장 낮은 수치다. 그의 지지율은 1월 47%로 가장 높았고, 7월(37%)을 제외하곤 쭉 40%대를 유지해왔다. 트럼프 대통령은 앞서 1기 땐 2017년 1월 45%로 시작한 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초기 대응에 대한 호평으로 49%의 최고 지지율을 찍었다. 이후엔 30~40%대를 넘나들다, 대선 결과에 불복한 그의 지지층이 2021년 1월 6일 워싱턴 의사당에 난입한 사상 초유의 사건 이후 기록한 34%의 지지율을 마지막으로 임기를 마쳤다. 1기 재임 당시 평균 지지율은 41%로, 역대 대통령 중 가장 낮았다. 이번 조사에선 특히 공화당 지지층과 무당파의 지지율이 전달과 비교해 각각 7, 8%포인트 급락하며 84%와 25%를 기록했다. 공화당 지지층의 지지율은 2기 출범 후 가장 낮았고, 무당파의 경우 1, 2기를 합쳐 최저치다. 갤럽은 “미국 역사상 가장 긴 연방정부 셧다운, 공화당의 (뉴욕시장 등) 선거 패배, 그리고 계속되는 생활비 부담 우려가 지지율 하락, 특히 공화당 지지층과 무당파의 지지율에 영향을 준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이번에 민주당 지지자들의 경우 단 3%만 트럼프 대통령을 지지했다. 트럼프 1기 때도 당파에 따른 지지율 격차가 큰 편이었는데, 2기 때도 이 같은 경향이 이어지는 것. 2기 출범 후 민주당 지지층의 지지율 중 가장 높은 수치는 6%였다.● 경제, 이민 등 핵심 정책 지지율도 떨어져 현안별 지지율에선 9개 항목 중 경제(36%), 중동 문제(33%), 연방 예산(31%), 우크라이나 상황(31%), 의료 정책(30%) 등 5개에서 전체 지지율(36%)보다 낮게 조사됐다. 특히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기조인 ‘경제’와 ‘이민’ 분야에선 앞서 2월 조사와 비교해 각각 6, 9%포인트씩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갤럽은 “경제, 이민 등 과거에는 상대적 강점이던 국내 이슈들조차 더는 우세하지 않다는 것”이라며 “공화당 내에서도 트럼프에 대한 지지가 약화 되고 있고, 무당파에선 부정 평가가 계속 확대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래리 사바토 버지니아대 정치센터장은 워싱턴포스트(WP)에 트럼프 대통령의 11월을 평가하며 “대통령 1년 차에 이렇게 최악의 달이 되는 경우는 드물다”면서 “임기의 80% 이상이 아직 남았지만, 그는 이미 상처를 많이 입었다”고 꼬집었다.워싱턴 안팎에선 빠르면 올해 말이나 내년 초 트럼프 정부의 ‘관세 폭탄’이 부메랑처럼 날아와 ‘물가 폭탄’이 돼 미국 내 민생을 강타할 수 있단 전망이 제기된다. 이럴 경우 지지층 이탈이 가속화돼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책임론이 거세지고, 국정 동력은 급격히 떨어질 수 있다. 이에 트럼프 정부가 내년 11월 중간선거 등을 의식해 결국 관세 정책 등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조정에 나설 수 있단 관측이 나온다.다만, 반대로 이 같은 지지층 이탈 조짐이 더 강한 관세, 반(反)이민 정책 등을 부르는 계기가 될 거란 전망도 있다. 자신의 정책을 더욱 선명하게 부각해 지지층 결집에 나설 수 있단 의미다.워싱턴=신진우 특파원 nicesh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백악관 홈페이지에 비판적인 언론을 공개적으로 공격하는 코너를 개설했다. 미국 주류 언론들의 기사를 ‘좌파 광기’, ‘거짓말’ 등으로 규정하며 해당 기사를 쓴 기자의 실명까지 적시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집권 1기부터 주류 언론이 좌편향됐다며 적개심을 드러내왔고, 이런 기조는 집권 2기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달 28일 백악관은 홈페이지에 ‘미디어 범죄자(Media Offenders)’란 페이지를 내걸었다. 해당 페이지엔 ‘수치의 전당(hall of shame)’이라는 이름 아래 특정 기사별로 위반 사항, 백악관 반박 내용, 기자명 등을 담았다. 그러면서 가짜 뉴스 유형을 ‘편향(biased)’, ‘좌파 광기(left-wing lunacy)’, ‘거짓말(lie)’, ‘맥락 생략(omission of context)’ 등 10개 항목으로 분류했다. ‘밑바닥 경쟁’이라는 설명과 더불어 가짜 뉴스를 보도한 횟수를 기준으로 상위 5개 언론매체를 지목한 표도 있다. 30일 0시까지 1위는 워싱턴포스트(WP)였고, MSNBC방송, CBS방송, CNN방송, 월스트리트저널(WSJ)이 그 뒤를 이었다. 케일린 도어 백악관 부보좌관은 소셜미디어 X에 해당 페이지를 소개하면서 언론들을 겨냥해 “오해의 소지가 있거나, 편향적이라면 폭로당할 준비를 하라”고 썼다. 그동안 트럼프 대통령은 주류 언론들을 “국민의 적”이라고 지칭하며 정부에 비판적인 언론들에 노골적으로 적대감을 드러내왔다. 특히 최근에는 여성 기자들에게 폭언을 일삼아 논란을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14일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 관련 질문을 한 블룸버그통신 여기자에게 “조용히 해, 돼지야(Quiet, piggy)”라고 쏘아붙였다. 이어 ABC뉴스 여기자를 향해 “끔찍한 인간이자 끔찍한 기자”라고, 뉴욕타임스(NYT) 여기자에겐 “안팎으로 추악한 삼류 기자”라고 맹비난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들도 민간 기업이 우주 개발을 주도하는 ‘뉴 스페이스’ 시대를 열고 있다. 특히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스페이스X는 우주여행 상업화와 로켓 회수 기술 개발을 이끌며 주목받고 있다. 미국 텍사스주에 본사를 두고 있는 스페이스X는 2017년 세계 최초로 재사용 로켓 발사에 성공해 로켓 발사 비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등 세계 우주 발사체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고 있다. 과학기술 컨설팅 기업인 브라이스테크에 따르면 지난해 전 세계에서 261회의 로켓 발사가 이뤄졌는데 이 중 절반이 넘는 134회를 스페이스X가 차지했다. 47회로 2위인 중국 국영기업 CASC(중국항공우주기술공사)의 2배가 넘는다. 스페이스X는 최초의 민간 상업용 우주유영 우주선 발사에도 성공했다. 지난해 9월 우주캡슐 ‘드래건’에 탑승한 민간 우주인 4명이 닷새간의 우주비행을 마치고 지구로 무사히 귀환했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스페이스X의 기업 가치는 약 4000억 달러(약 584조 원)로 오픈AI(5000억 달러) 다음으로 세계에서 가장 가치 있는 비상장 기술 기업이다. 아마존 창립자 제프 베이조스가 세운 우주 기업 블루 오리진도 13일 중대형 로켓 ‘뉴 글렌’의 1단 로켓 회수에 성공하며 기술력을 키우고 있다. 미 항공우주국(NASA) 출신이 설립한 인튜이티브 머신스는 지난해 무인 달 탐사선 ‘오디세우스’를 발사해 민간 최초로 달 착륙에 성공했다. 글로벌마켓인사이트(GMI)는 2034년까지 미국의 민간 우주체 발사 시장 규모가 124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동안 국가가 우주 개발을 주도했던 중국도 2014년 ‘민간 우주 인프라를 위한 중장기 발전계획’을 발표한 후 관련 민간 기업 육성에 적극 나서고 있다. 영국 싱크탱크 국제전략문제연구소(IISS)에 따르면 현재 중국의 민간 우주기업은 500개가 넘는 것으로 추정된다. 그중 베이징 소재 랜드스페이스는 2023년 세계 최초로 액체산소와 액화메탄을 연료로 사용하는 발사체 개발에 성공했다. 일본은 2023년 우주기본계획을 개정해 자국 우주산업 시장을 2030년까지 8조 엔(약 75조 원) 규모로 키운다는 목표를 세웠다. ‘일본판 스페이스X’를 육성한다는 목표로 지난해 여름부터 10년간 1조 엔(약 8조9000억 원) 규모의 우주전략기금을 조성해 기업과 대학에 기술 개발을 지원하고 있다. 유럽에선 아리안 그룹이 올 3월 차세대 발사체 ‘아리안 6호’ 발사에 성공했다. 유럽우주국(ESA)은 지난해 2개 스타트업을 선정해 상업용 우주선 개발을 위해 각각 2500만 유로(약 370억원)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제안한 28개 항목의 우크라이나 전쟁의 평화 구상안이 19개 항목으로 축소됐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등이 24일 보도했다. 기존 28개 항목을 미국이 아닌 러시아가 먼저 작성해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다는 논란이 커지는 상황을 의식한 조치로 풀이된다. 23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을 만난 안드리 예르마크 우크라이나 대통령비서실장 또한 우크라이나의 입장을 최대한 반영해 달라고 적극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기존 안과 마찬가지로 이번 19개 항목의 평화 구상안에도 핵심 쟁점, 즉 전쟁 후 러시아가 점령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어떻게 할지 등은 명확히 규정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우크라이나의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안전보장 등도 양국 대통령의 최종 결정으로 남겨뒀다. 이로 인해 새 평화 구상안을 러시아가 수용할지는 미지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러시아 대통령실(크렘린궁)은 24일 “미국과 우크라이나 측이 작성한 평화 구상안을 받아보지 못했다”고 밝혔다. 댄 드리스컬 미국 육군 장관은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러시아, 우크라이나 대표단을 모두 만나며 양측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러가 작성” 의혹에 새 평화 구상안 마련 FT가 세르히 키슬리차 우크라이나 외교부 제1차관을 인용해 미국과 우크라이나가 23일 제네바에서 19개 항목으로 구성된 새 평화 구상안을 작성했다고 전했다. 키슬리차 차관은 “기존 안과 유사하지 않다. 원본 버전에서 남은 것은 거의 없다”며 우크라이나의 입장이 상당 부분 반영됐음을 시사했다. 다만 19개 항목의 세부 내용은 아직 공개되지 않았다. 러시아계 주민이 많고, 러시아가 전쟁 발발 전부터 영유권을 주장한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도네츠크주와 루한스크주를 합한 지역)를 러시아 영토로 인정할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을 허용할지 등은 평화 구상안에 담기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키슬리차 차관도 “가장 논쟁적인 쟁점은 괄호로 남겨 뒀다”며 이에 대한 최종 결정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맡기기로 했다고 말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미국의 건설적 접근에 감사한다”고 반겼다. 기존의 평화 구상안은 스티브 윗코프 백악관 중동 특사, 트럼프 대통령의 맏사위 재러드 쿠슈너 전 백악관 선임 고문,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최측근인 키릴 드미트리예프 러시아 국부펀드 최고경영자(CEO)의 주도로 만들어졌다. ‘빠른 종전’에 의미를 부여해 우크라이나 측의 입장은 거의 반영되지 않았다. 특히 주무장관인 루비오 장관은 물론 트럼프 대통령 또한 세부 내용을 거의 보고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와중에 루비오 장관이 사석에서 “기존 안은 러시아의 ‘소원 목록(wishlist)’”이라고 말할 만큼 러시아에 일방적으로 유리하다는 주장까지 퍼지자 트럼프 2기 행정부의 기류도 달라진 것으로 보인다. 새 평화 구상안에는 상대적으로 러시아에 강경한 성향인 J D 밴스 부통령과 루비오 장관 등의 의견이 많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드리스컬 장관은 밴스 부통령의 예일대 동문으로 절친한 사이다.● 러 수용 여부는 미지수 러시아는 새 평화 구상안에 대해 별다른 입장을 내놓지 않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제네바 회담 이후 일부 수정이 있다는 성명서를 읽었다”며 “아직 어떠한 정보도 받지 못했다. 기다리겠다”고 했다. 다만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미국이 우크라이나의 우려를 달래는 방향으로 가까워질수록 역설적으로 러시아가 새 평화 구상안을 받아들일 가능성도 낮아진다고 진단했다. 특히 이번 안에 서유럽 주요국이 강조한 내용이 반영됐다면 러시아의 거부 가능성이 더 커질 것으로 보인다. 앞서 서유럽 주요국은 28개 항목의 평화 구상안 초안이 발표되자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금지’ 항목 등을 삭제한 새로운 제안을 내놨다. 새 제안에는 우크라이나의 병력 규모를 러시아가 주장하는 60만 명이 아닌 80만 명으로 유지하자는 내용도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평화 구상안 논의가 지속되는 중에도 러시아는 우크라이나에 대한 공격을 이어갔다. CNN에 따르면 25일 오전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 등을 겨냥한 러시아의 공습으로 최소 6명이 사망하고 12명이 부상당했다.이기욱 기자 71wook@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인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46)이 연인을 위해 특수기동대(SWAT) 전술 요원을 투입하는 등 공적 자원을 사적으로 동원했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 파텔 국장은 취임 전 FBI가 ‘딥스테이트(기득권 관료 집단)’의 핵심이라고 주장하며 투명성 제고와 조직 효율화를 강조했던 인물이라 ‘내로남불’ 비판이 거세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재집권 뒤 대대적인 연방정부 구조조정을 예고하며 출범시킨 ‘정부효율부(DOGE)’도 공식 활동을 종료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때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군림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가 이끌었던 DOGE는 ‘작은 정부’를 지향하며 연방정부 공무원 해고 및 부처 축소 등을 강조했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과 머스크가 불화를 빚었고, 머스크가 떠난 뒤에는 존재감을 상실했다. 이 같은 파텔 국장의 공적 자원 남용과 DOGE 공식활동 종료를 두고 ‘엡스타인 파일 사건’ 등으로 최근 어려움을 겪고 있는 트럼프 2기 행정부의 또 다른 난맥상을 보여 준다는 평가가 나온다.● 배우자도 아닌 연인 경호에 요원 투입23일 뉴욕타임스(NYT) 등은 파텔 국장이 올해 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전미총기협회(NRA) 연차총회에서 국가를 제창한 연인 알렉시스 윌킨스(27)를 위해 애틀랜타 지부 SWAT 요원 2명을 현장에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파텔 국장과 약 3년째 교제 중인 윌킨스는 보수 성향 정치 평론가 겸 컨트리 음악 가수로 활동하고 있다. 두 요원은 행사장이 안전하다고 판단해 공연 종료 전에 철수했다. 그러자 파텔 국장은 “윌킨스가 경호 없이 남겨졌다”며 두 요원의 지휘관을 강하게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텔 국장은 최근 몇 달간 윌킨스가 거주하는 테네시주 내슈빌, 그가 공연한 유타주 솔트레이크시티,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등지에서 FBI 전술 요원을 속속 투입했다. 전현직 FBI 요원들은 NYT에 “고위험 임무를 위해 훈련된 SWAT 요원을 FBI 국장이 자신의 연인 보호에 투입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비판했다. 논란이 확산되자 파텔 국장 측은 윌킨스가 “수백 건의 신뢰할 만한 살해 협박을 받아 보호 조치가 필요했다”는 군색한 변명을 댔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지지층 내에서도 “파텔 국장의 정식 배우자도 아닌 연인 경호를 위해 세금을 사용해야 하느냐”는 비판이 제기된다. 파텔 국장이 업무와 무관한 목적으로 정부 전용기를 사용하는 것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그는 지난달 말 정부 비행기를 이용해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윌킨스의 공연에 참석했다. 또 이 비행기로 지인의 텍사스주 목장에도 방문한 사실이 항공추적 웹사이트 등을 통해 알려졌다. 파텔 국장이 전용기를 사적으로 이용했을 때 미국 연방정부는 역대 최장기간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상태였고 대부분의 FBI 직원들이 급여를 받지 못하고 있었다. 그런데도 파텔 국장은 잘못을 사과하기는커녕 자신의 항공기 식별 번호를 가리지 못한 책임을 물어 FBI 고위 직원을 경질한 것으로 알려졌다. NYT는 파텔 국장이 2023년 전임자 크리스토퍼 레이 전 국장의 휴가 시 전용기 사용을 비판한 전력이 있는데 자신 또한 비슷한 행태를 벌였다고 꼬집었다. ● DOGE도 사실상 해체 23일 로이터통신은 DOGE가 2026년 7월 활동 종료 시한을 8개월 앞두고 사실상 해체됐다고 보도했다. 스콧 쿠퍼 백악관 인사관리처(OPM) 국장은 로이터 인터뷰에서 “DOGE는 더 이상 존재하지 않는다”며 DOGE의 해체를 처음으로 공식 확인했다. 쿠퍼는 “DOGE의 상징이었던 연방정부 전면 채용 동결 조치도 끝난 상태”라고 말했다. 올해 1월 출범한 DOGE는 머스크가 수장을 맡아 트럼프 행정부 2기 초반 연방정부 지출을 줄이고 공무원 인력을 감축하는 등 대대적인 개혁 작업을 주도했다. 트럼프 대통령 참모진과 장관들은 소셜미디어에 DOGE 활동을 적극 홍보했다. 그러나 대규모 인원 감축과 조직 폐쇄에 따른 논란이 커졌다. 또 트럼프 대통령과의 불화로 머스크가 올 5월 말 수장 자리에서 물러나면서 사실상 유령 부처로 전락했다. 현재 DOGE가 하던 기능 상당수는 인사관리처가 넘겨받은 상태다. 로이터는 “DOGE가 수백억 달러의 지출을 삭감했다고 주장했지만 구체적인 회계 자료를 공개하지 않아 이를 검증하는 것도 불가능하다”고 지적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임명한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 캐시 파텔(45)이 연인인 컨트리 가수 알렉시스 윌킨스(27)를 보호하기 위해 특수기동대(SWAT) 전술 요원과 정부 전용기를 동원했다는 보도가 잇따르면서 공적 자원을 사적으로 사용했다는 논란이 커지고 있다.23일(현지 시간) 미 일간 뉴욕타임스(NYT)는 파텔 국장이 올해 봄 조지아주 애틀랜타에서 열린 전미총기협회(NRA) 연차총회에서 국가를 제창한 윌킨스를 위해 애틀랜타 지부 SWAT 요원 2명을 현장에 파견했다고 보도했다. 두 요원은 행사장이 안전하다고 판단해 공연 종료 전에 철수했으나, 파텔 국장은 “여자 친구가 경호 없이 남겨졌다”며 지휘관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이 밖에도 최근 몇 달간 윌킨스가 거주하는 테네시주 내슈빌을 포함해 유타 솔트레이크시티, 네바다 라스베이거스 등지에서 FBI 전술팀이 그의 공연·정치 행사·거주지 경호에 투입됐다는 증언이 나왔다. 솔트레이크시티의 경우,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 찰리 커크 피살 사건 여파로 장시간 임무를 수행한 요원들이 곧바로 윌킨스 경호에 재배치됐다고 전해졌다. 전·현직 FBI 요원들은 NYT에 “고위험 임무를 위해 훈련된 SWAT을 국장 연인 보호에 투입하는 것은 극히 이례적”이라고 지적했다.파텔 국장이 정부 전용기를 사용하는 것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앞서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은 파텔 국장이 8월 전용기를 사용해 스코틀랜드의 리조트에서 휴가를 보냈고, 지난달 텍사스에 있는 친구의 목장을 방문할 때도 전용기를 사용했다고 보도한 바 있다.지난달 25일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열린 레슬링 행사에서는 파텔 국장이 윌킨스의 공연을 보기 위해 정부 비행기로 이동했다는 사실이 항공기 추적 기록을 통해 확인됐다. 이 과정에서 연방정부 셧다운(일시적 업무 정지) 중 개인 일정에 전용기를 썼다는 보수 성향 비평가들의 비판이 제기되자, 파텔 국장이 항공기 식별번호를 가리지 못한 고위 직원을 경질했다는 보도도 나왔다.파텔 국장 측은 윌킨스가 “수백 건의 신뢰할 만한 살해 협박을 받아 보호 조치가 필요하다”며 전용기 사용과 경호는 전임 국장들과 비슷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그는 에드거 후버 전 국장 이후 첫 미혼 FBI 국장이다. 이에 따라 국장 배우자에게 전통적으로 제공되던 보호 서비스 관행이 그대로 적용되지 않는 상황이다. 파텔 국장과 윌킨스의 거주지가 다른 점도 영향을 미친다.그러나 트럼프 지지층 내에서도 “정식 배우자도 아닌데 납세자가 비용을 대야 하느냐”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NYT는 파텔 국장이 취임 전인 2023년 전임 크리스토퍼 레이 국장의 전용기 사용을 비판하며 “휴가 가는 데 정부가 대주는 전용기가 꼭 필요하진 않다”고 말한 바 있다고 꼬집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1939년 출간된 ‘슈퍼맨’ 만화책 초판본(사진)이 경매에서 912만 달러(약 134억 원)에 낙찰됐다. 역대 만화책 경매가로는 최고가다. 21일 영국 BBC방송 등은 경매사인 헤리티지옥션을 인용해 1939년 6월 출간된 ‘슈퍼맨 #1’이 전날 경매에서 912만 달러에 낙찰됐다고 전했다. 출간 당시 이 만화책의 정가는 10센트로, 현재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2달러(약 3000원) 정도다. 슈퍼맨 캐릭터는 1938년 만화잡지 ‘액션 코믹스’ 수록작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번에 낙찰된 판본은 슈퍼맨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최초의 단행본. 액션 코믹스의 출판사 ‘내셔널얼라이드 출판’이 ‘디텍티브 코믹스’(현 DC 코믹스)에 합병된 뒤 슈퍼맨을 제목으로 처음 찍어낸 초판본 50만 부 중 한 권이라는 점에서도 희소성을 인정받았다. 책을 경매에 넘긴 주인공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에 사는 3형제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사망한 모친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이 만화책을 발견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한때 ‘여자 트럼프’로 불렸지만, 최근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계기로 트럼프와 갈라선 마저리 테일러 그린 미 공화당 하원의원(사진)이 내년 1월 의원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배신자”라고 비난하는 등 지지 철회를 선언한 지 일주일 만이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1일 그린 의원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 성명을 통해 “내년 1월 5일을 끝으로 의원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반대파와 맞서 싸웠음에도 트럼프가 거금을 들여 자신을 공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모든 게 나아지기만을 바라는 ‘학대 받는 아내(battered wife)’가 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2년 임기의 하원의원으로 재선된 그의 임기는 2027년 1월까지다. 그린 의원이 사임할 경우 하원 공화당 의석은 218석으로 민주당(213석)과의 격차가 줄어든다. 강경한 ‘미국 우선주의자’인 그린 의원은 2020년 미 하원에 입성한 뒤 2021년 ‘1·6 의회 폭동 사건’ 당시 부정선거 음모론을 지지하는 등 친트럼프 인사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들을 우선하지 않고, 외국 문제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며 비판 수위를 높여 왔다. 특히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를 받은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 수사 자료 공개에 트럼프 대통령이 소극적이라며 대립각을 세웠다. 그린은 이날 성명에서 “14세에 성폭행을 당하고 인신매매돼 부유하고 권력 있는 남성들에게 착취당한 미국 여성을 위해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내가 그동안 지지해온 대통령에게 ‘배신자’라고 불리고 협박받아선 안 된다”고 했다. 그린 의원의 사임 소식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라를 위해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그린 의원의 사임 발표를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내 장악력을 보여주는 사례”라면서도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내 균열을 암시하는 가장 큰 신호”라고 평가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열렬한 지지자로 한때 ‘여자 트럼프’로 불렸지만, 최근 ‘엡스타인 파일’ 공개를 계기로 트럼프와 갈라선 마저리 테일러 그린 미 공화당 하원의원이 내년 1월 의원직에서 물러나겠다고 밝혔다. 트럼프 대통령이 그를 “배신자”라고 비난하는 등 지지 철회를 선언한 지 일주일 만이다.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21일 그린 의원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영상 성명을 통해 “내년 1월 5일을 끝으로 의원직을 사임한다”고 밝혔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반대파와 맞서 싸웠음에도 트럼프가 거금을 들여 자신을 공격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모든 게 나아지기만을 바라는 ‘학대 받는 아내(battered wife)’가 되지 않겠다”고 말했다. 지난해 11월 2년 임기의 하원의원으로 재선된 그의 임기는 2027년 1월까지다. 그린 의원이 사임할 경우 하원 공화당 의석은 218석으로 민주당(213석)과의 격차가 줄어든다.강경한 ‘미국 우선주의자’인 그린 의원은 2020년 미 하원에 입성한 뒤 2021년 ‘1·6 의회 폭동 사건’ 당시 부정선거 음모론을 지지하는 등 친트럼프 인사로 여겨졌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인들을 우선하지 않고, 외국 문제에 과도하게 개입한다며 비판 수위를 높여 왔다. 특히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를 받은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 수사 자료 공개에 트럼프 대통령이 소극적이라며 대립각을 세웠다. 그린은 이날 성명에서 “14살에 성폭행을 당하고 인신매매돼 부유하고 권력 있는 남성들에게 착취당한 미국 여성을 위해 목소리를 냈다는 이유로 내가 그동안 지지해온 대통령에게 ‘배신자’라고 불리고 협박받아선 안 된다”고 했다.그린 의원의 사임 소식을 두고 트럼프 대통령은 미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나라를 위해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그린 의원의 사임 발표를 “트럼프 대통령의 공화당 내 장악력을 보여주는 사례”라면서도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내 균열을 암시하는 가장 큰 신호”라고 평가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

1939년 출간된 ‘슈퍼맨’ 만화책 초판본이 경매에서 912만 달러(약 134억 원)에 낙찰됐다. 역대 만화책 경매가로는 최고가다.21일 영국 BBC방송 등은 경매사인 헤리티지옥션을 인용해 1939년 6월 출간된 ‘슈퍼맨 #1’이 전날 경매에서 912만 달러에 낙찰됐다고 전했다. 출간 당시 이 만화책의 정가는 10센트로, 현재 화폐 가치로 환산하면 2달러(약 3000원) 정도다.슈퍼맨 캐릭터는 1938년 만화잡지 ‘액션 코믹스’ 수록작에서 처음 등장했다. 이번에 낙찰된 판본은 슈퍼맨이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최초의 단행본. 액션 코믹스의 출판사 ‘내셔널얼라이드 출판’이 ‘디텍티브 코믹스’(현 DC 코믹스)에 합병된 뒤 슈퍼맨을 제목으로 처음 찍어낸 초판본 50만부 중 한 권이라는 점에서도 희소성을 인정받았다.특히 완벽한 보관 상태가 높은 낙찰가 기록하는 데 기여했다. 출간 당시 출판사는 슈퍼맨의 단행본 뒤표지를 오려 포스터처럼 벽에 붙일 수 있도록 디자인했는데, 이런 구성이 당시 독자들에게 인기를 끈 덕분에 표지가 온전한 책이 매우 드물었기 때문이다. 미 CNN방송에 따르면 만화책 전문 진위 여부·등급 평가 업체 CGC는 이 낙찰품을 9.0 등급(최고 10등급)으로 감정했다.책을 경매에 넘긴 주인공은 미국 캘리포니아주 북부에 사는 3형제로 알려졌다. 이들은 지난해 사망한 모친의 유품을 정리하던 중 이 만화책을 발견했다. 당시 만화책은 형제들의 모친이 살던 집 다락방의 골판지 상자 안에 수십 년간 담겨 있었다. 헤리티지 옥션의 론 앨런 부사장은 “슈퍼맨 1호는 대중문화사에서 중요한 이정표인데, 이 책은 전례 없이 좋은 상태를 유지할 뿐만 아니라 영화처럼 아름다운 이야기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기존 만화책 경매 최고가 기록은 역시 슈퍼맨이 첫 등장하는 ‘액션 코믹스 No.1’이 보유하고 있었다. 2022년 경매가 진행됐고, 낙찰가는 530만 달러(약 78억원)였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각종 성범죄 의혹으로 감옥에서 극단적 선택을 한 월가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범행을 알고 있었음을 시사하는 이메일이 12일 공개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즉각 “사기”라며 관련 의혹을 부인했다. 다만 하원은 다음 주에 법무부가 엡스타인에 관한 모든 기록을 공개하도록 강제하는 법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기로 했다. 이날 야당 민주당 의원들은 엡스타인의 유산 관리인이 제출한 파일에 담긴 그의 이메일 3통을 공개했다. 엡스타인은 2011년 4월 연인 겸 성착취 공범인 길레인 맥스웰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성착취) 피해자가 그(트럼프)와 함께 내 집에서 몇 시간을 보냈다”고 썼다. 또 “아직 짖지 않은 개(a dog that hasn’t barked)가 트럼프라는 걸 알아두기 바란다”며 대통령을 폄훼했다. 엡스타인은 체포 직전인 2019년 1월 언론인 마이클 울프에게 보낸 이메일에서는 “(트럼프가) 그 ‘소녀들’에 대해 알았다”고 거듭 주장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대선 과정에서는 “재집권하면 엡스타인 관련 문건을 모두 공개하겠다”고 자신했다. 재집권 후 기록 공개를 거부하며 이에 관한 모든 시도가 “민주당의 정치 공작”이라고 반발했다. 이에 공화당, 대통령의 핵심 지지층 ‘마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진영 일각에서도 “대통령이 숨기는 것이 있어 공개에 미온적인 것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12일 트루스소셜에 이 이메일을 부인하며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특히 그는 민주당이 연방정부 ‘셧다운’(일시 업무 정지) 사태에서 관심을 돌리기 위해 엡스타인 건을 이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마이크 존슨 하원의장은 12일 “다음 주 하원 본회의에서 문건 공개에 관한 표결을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공화당과 민주당은 전체 435석인 하원에서 각각 219석, 213석을 차지하고 있다. 의석수가 6석밖에 차이 나지 않는 데다 적지 않은 공화당 의원들이 공개에 찬성하고 있어 트럼프 대통령의 불안감이 높다.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최소 수십 명, 많으면 100명 이상의 공화당 의원이 문건 공개에 찬성할 것으로 내다봤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성년자 성매매 혐의로 체포된 뒤 감옥에서 사망한 월가의 억만장자 제프리 엡스타인의 범행에 대해 알고 있었다는 정황이 담긴 이메일이 공개됐다. 백악관은 “중상모략”이라며 의혹을 부인했다. 12일(현지 시간) 미국 하원 감독위원회의 민주당 소속 의원들은 이 같은 내용이 담긴 이메일 3통을 엡스타인의 유산 관리자 측이 제출한 파일에서 발견했다고 밝혔다. 엡스타인은 2011년 4월 연인이자 공범인 길레인 맥스웰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피해자가 “그(트럼프 대통령)와 함께 내 집에서 몇 시간을 보냈다. 그는 단 한 번도 언급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아직 짖지 않은 개(a dog that hasn’t barked)가 트럼프라는 것을 알아두기를 바란다”고 말했다.언론인 겸 작가 마이클 울프와도 트럼프 대통령에 관해 논의한 것으로 드러났다.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 레이스에 뛰어든 2015년 12월 울프는 엡스타인에게 “언론에서 트럼프에게 당신과의 관계를 물어볼 것”이라며 “그(트럼프 대통령)가 비행기에 타거나 집에 간 적이 없다고 말한다면, 그를 공격하거나 그를 구해줘 빚을 지게 만들 수 있다”고 조언했다.또 엡스타인은 체포 직전인 2019년 1월 울프에게 보낸 메일에서 당시 현직인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그 소녀들에 대해 알았다”고 적었다. 이메일에 언급된 ‘소녀들’은 엡스타인의 성 착취 피해자에 포함된 미성년자 여성들을 가리키는 것으로 풀이된다. 하원 감독위 민주당 간사인 로버트 가르시아 의원은 “엡스타인과 대통령의 관계에 대해 명백한 의문을 제기한다”고 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사기극”이라며 즉각 반발했다. 이날 역대 최장기간 이어진 연방정부 셧다운(일부 업무의 중지) 사태를 끝맺을 하원의 임시 예산안 의결 등을 앞두고 메일을 공개한 데 정치적인 의도가 있다는 것이다. 그는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민주당은 셧다운과 매우 많은 문제에서 얼마나 형편없이 대처했는지에 대한 시선을 돌리기 위해 무슨 짓이든 하려 하기 때문에 엡스타인 사기극을 다시 꺼내 들고 있다”고 주장했다.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민주당은) 트럼프 대통령을 중상모략할 가짜 이야기를 만들기 위해 이메일을 선택적으로 유출했다”고 비판했다. 또 트럼프 대통령이 시간을 함께 보냈다고 언급된 “피해자”는 올 4월 스스로 생을 마감한 엡스타인의 성범죄 폭로자 버지니아 주프레라며, ‘이름이 밝혀지지 않은 피해자라는 민주당의 주장이 거짓이라고 주장했다.2015년 엡스타인의 성범죄 의혹을 처음으로 공개 폭로한 버지니아 주프레는 자신이 트럼프 대통령 소유의 마러라고 리조트 직원으로 일하던 중 맥스웰의 제안으로 엡스타인의 안마사로 이직했다고 말한 바 있다. CBS방송에 따르면 지난달 출간된 회고록에서 주프레는 트럼프 대통령을 두고 “그보다 친절할 수는 없었다”고 설명했다. 레빗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도 “트럼프 대통령은 (엡스타인 의혹과 관련해) 잘못된 행동을 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동아프리카 탄자니아에서 지난달 말 대선 이후 정정 불안이 가속화하고 있다. 야권은 부정 선거를 주장하고 있고 연임에 성공한 사미아 술루후 하산 대통령(사진)은 연일 반대파를 탄압해 갈등 해결의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10일 영국 BBC방송은 이를 두고 ‘1961년 건국 후 아프리카 내 평화와 안정의 등불’이라는 호평을 받아 왔던 탄자니아의 오랜 명성이 흔들리고 있다고 우려했다. 하산 대통령은 대선 당시 97.66%라는, 민주 선거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득표율로 연임에 성공했다. 선거 전부터 주요 야당 지도자 두 명을 각각 반역죄로 구금하고 후보 등록을 거부하며 출마를 원천 봉쇄한 결과였다. 그는 3일부터 5년 임기를 시작했다. 이 여파로 대선 당일부터 최대 도시 다르에스살람을 중심으로 불공정 선거에 항의하는 과격한 시위가 이어졌고, 군경이 이를 진압하는 과정에서 유혈 사태가 빚어졌다. 제1야당인 차데마는 당국의 강경 진압으로 10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보고 있다. 10일 탄자니아 가톨릭교회는 “시위에 대한 처벌이 총살과 살해가 돼선 안 된다”며 시위대 살해를 규탄했다. 야권은 독립기념일인 다음 달 9일에도 대규모 시위를 예고해 당분간 갈등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하산 정권은 실탄·최루탄을 동원한 무력 진압 등의 강경 진압으로 시위의 확산을 막는 데 주력하고 있다. 당국은 시위 사진·영상 공유 시 반역죄로 기소해 사형에 처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번 사태의 배후에 세대 갈등도 있다고 짚었다. 최근 탄자니아, 마다카스카르, 네팔 등 아시아·아프리카 전역에서 확산한 ‘젠지(Z세대·1995∼2010년 출생자) 시위’가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탄자니아는 1961년 영국에서 독립한 뒤 1992년 다당제가 도입됐다. 이후 정치·경제적 불안정이 심한 아프리카 내에서 대규모 시위나 폭력적인 권력 이양 없이 상대적으로 안정된 체제를 유지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그러나 독립 이래 계속해서 여당 탄자니아혁명당(CCM)이 장기 집권하고 최근 실업 등 경제난도 심화하면서 국민 불만이 커졌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일본 혼슈 남부 주고쿠 지방에서 첫 여성 광역단체장이 선출됐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들에 따르면 9일 주고쿠 지방 최대 도시인 히로시마현의 지사 선거에서 무소속 요코타 미카(横田美香·54·사진) 전 부지사가 83.4%를 득표해 당선됐다. 이에 따라 일본의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지사 중 여성은 요시무라 미에코(吉村美栄子) 야마가타현 지사,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도지사에 이어 3명이 됐다. 역대 여성 광역단체장으로는 8번째다. 앞서 지난달 다카이치 사나에(高市早苗) 자민당 총재가 총리로 취임하며 일본 헌정사상 첫 여성 총리 시대를 열었다. 주고쿠 지방은 일본 내에서도 보수 성향이 강한 곳이어서, 여성 지사의 탄생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히로시마는 기시다 후미오(岸田文雄) 전 총리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요코타 당선인은 승리 확정 후 NHK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제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더 많은 여성의 목소리를 수렴할 수 있으리라 생각한다. 여성이 적은 환경에서 일하면서 여성의 활약에 대해 고민해 온 것을 현정에서 살려 나가겠다”고 말했다. 요코타 당선인은 1995년 농림수산성에서 공직 생활을 시작해 도야마현 부지사 등을 거쳐 올 4월부터 히로시마현 부지사로 재직했다. 그는 집권 자민당뿐 아니라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공명당 등 야당 추천까지 받았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가 2014년 가자지구에서 전사한 이스라엘 장교의 시신을 11년여 만에 본국으로 송환했다. 이스라엘 매체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9일 오후 하마스가 인계한 시신이 하다르 골딘 중위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골딘 중위는 2014년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50일 전쟁 당시 가자지구 남부 라파에서 작전을 수행하다 전사한 인물로 사망 당시 23세였다. 당시 하마스는 휴전이 발효된 지 1시간 만에 라파 인근을 순찰하던 이스라엘 부대를 공격해 골딘 중위 등 군인 3명이 숨졌다. 이후 하마스는 골딘 중위의 시신을 땅굴로 옮겼다. 이후 이스라엘은 골딘 중위를 전쟁 영웅으로 기리며 오랫동안 송환을 요구해왔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는 이날 영상 성명에서 자신의 집무실에 놓인 골딘 중위 사진을 들어 보이며 “그들(숨진 병사들)을 집으로 데려오겠다고 맹세했다”며 “단 한순간도 이 목표를 포기한 적 없다”고 말했다. 이츠하크 헤르초그 이스라엘 대통령은 골딘 중위를 “이스라엘의 영웅”이라 칭하고, 시신 송환을 위한 유족들의 노력을 치하했다. 이번 시신 송환으로 하마스는 지난달 9일 가자지구 휴전 합의에 따라 반환을 약속한 이스라엘 인질 시신 28구 중 24구에 대한 인계를 마쳤다. 송환된 시신 중에는 태국인 농업 노동자 1명이 포함됐다. 자국민 인질 시신 1구가 돌아올 때마다 팔레스타인인 시신 15구를 송환하기로 한 합의에 따라 이스라엘은 현재까지 300구의 팔레스타인인 시신을 돌려줬다. 한편, 가자지구 보건부는 2023년 10월 7일 가자전쟁 발발 후 이스라엘 공격으로 인한 팔레스타인인 사망자가 8일 기준 6만9169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달 10일 휴전 협정 발효 후 최소 241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된다고 가자지구 보건부는 덧붙였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일본 혼슈 서남부 히로시마현에서 첫 여성 지사가 탄생했다.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에 따르면 9일 히로시마현 지사 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한 요코타 미카(横田美香·54) 전 부지사가 55만 2614표(득표율 83.4%)를 얻어 승리했다.이번 선거는 16년간 히로시마현을 이끈 유자키 히데히코 지사를 이을 신인 정치인 간 대결이었다. 요코타 당선인은 히데히코 지사의 주요 정책을 계승하겠다는 공약을 내걸었다. 또 “청년과 여성이 살고 싶은 커뮤니티 조성”과 공직 경력을 살린 농림수산업 생산력 증대를 핵심 과제로 제시해 폭넓은 지지를 얻었다.요코타 당선인은 1995년 농림수산성에 입성해 공직 생활을 시작했다. 이후 내각관방 심의관과 도야마현 부지사 등을 거친 행정 전문가다. 올해 4월부터 히로시마현 부지사로 재직한 그는 집권 자민당뿐 아니라 입헌민주당, 국민민주당, 공명당 등 주요 야당의 추천까지 받았다.이에 따라 일본의 47개 도·도·부·현(광역자치단체) 현역 지사 중 여성은 요시무라 미에코 야마가타현 지사와 고이케 유리코 도쿄도지사에 이어 3명이 됐다. 일본에서 탄생한 8번째 여성 지사다.일본은 지난달 다카이치 사나에 자민당 총재가 총리로 취임하며 헌정 사상 첫 여성 총리 시대를 열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한 시대가 끝나고 오랫동안 억눌렸던 민족의 영혼이 목소리를 낼 때가 온다.” 4일(현지 시간) 미국 최대 도시 뉴욕의 시장 선거에서 승리한 인도계 무슬림 조란 맘다니 당선인(34)은 승리 연설 당시 인도 초대 총리 자와할랄 네루의 1947년 독립 기념 연설 ‘운명과의 밀회(Tryst with Destiny)’에 나오는 구절을 빌려 이같이 말했다. 자신이 인도계라는 점을 한시도 잊은 적이 없다는 듯 뉴욕에 새로운 바람을 불어넣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그는 자신의 출생지인 아프리카 우간다, 부모가 태어난 인도의 합성어 ‘우긴디아(Ugindia)’라는 모자를 쓰고 다닐 정도로 자신의 인도계 및 이민자 정체성에 자부심을 갖고 있다.맘다니 당선인의 승리는 이미 지난해 11월 미국 대선에서 확인됐던 인도계 정치인의 약진을 또다시 확인시켰다. 당시 카멀라 해리스 전 부통령(61)은 미 역사상 최초의 비(非)백인 후보 겸 최초의 여성 대선 후보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겨뤘다. 트럼프 대통령과 집권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서 맞붙었던 니키 헤일리 전 주유엔 미국대사(53) 또한 인도계다. 실리콘밸리는 오래전부터 인도계 경영자가 좌지우지하고 있다. 구글 모회사 알파벳의 순다르 피차이 최고경영자(CEO·53), 마이크로소프트(MS)의 사티아 나델라 CEO(58), 어도비의 샨터누 너라연 CEO(62), IBM 아르빈드 크리슈나 CEO(63) 등을 포함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에 편입된 기업 중 25곳 수장이 인도계다.● 트럼프 2기 행정부서 두각 인도 외교부 자료에 따르면 미국 내 인도계 인구는 약 540만 명으로 3억3000만 명 인구의 1.6%에 불과하다. 하지만 영어가 공용어인 사회 배경, 뛰어난 수학 및 과학 실력, 세계 최대 인구대국에서 시작되는 치열한 경쟁과 뜨거운 교육열, 다문화 다종교 다언어 사회에 대한 이해도가 높다는 점 등을 앞세워 어떤 소수계 못지않은 영향력을 발휘하고 있다. 정보기술(IT) 분야에서의 성공을 바탕으로 정계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는 점은 금융경제계에서 두각을 나타낸 후 주류 사회에서 영향력을 넓힌 유대계의 성공 방식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올해 1월 출범한 트럼프 2기 행정부에서도 인도계 인사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트럼프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캐시 파텔 연방수사국(FBI) 국장(45)은 국가안보, 방첩 등을 담당하는 공룡 조직 FBI를 이끄는 최초의 인도계 겸 비백인계 수장이다. 인도계 이민자 2세로 자신의 힌두교 신앙을 강조한다. 털시 개버드 국가정보국(DNI) 국장(44) 또한 DNI의 첫 힌두교도 수장이다. 어머니가 힌두교도이며 그 또한 모친의 종교를 물려받았다. 지난해 공화당 대선 후보 경선에 참여했다가 일찌감치 트럼프 대통령 지지를 선언한 인도계 사업가 비벡 라마스와미(39)도 주목받고 있다. 그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초기 일론 머스크 테슬라 창업자와 함께 정부효율부(DOGE) 공동 수장으로 재직했다. J D 밴스 부통령의 부인인 우샤(39)도 주목받는다. 인도계 이민자 2세로 최초의 비백인 ‘세컨드 레이디’로 유명하다. 올 2월 트럼프 대통령이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과 희토류 광물 협정을 체결하려 했을 때 법률 검토 작업을 담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남편과 마찬가지로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한 엘리트 법조인이다. 남편인 밴스 부통령이 자신의 부모를 위해 인도 요리를 만들어 대접한다고 자랑한 적도 있다.연방 의회에도 인도계 의원들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435석인 하원에는 6명의 인도계 하원의원이 있다. 북한 의제에도 깊게 관여하는 ‘지한파’ 아미 베라 의원(캘리포니아·60)을 필두로 로 카나(캘리포니아·49), 라자 크리슈나무르티(일리노이·52), 수하스 수브라마니암(버지니아·39), 슈리 타네다르(미시간·70), 프라밀라 자야팔(워싱턴·60) 의원이 모두 인도계다. 이들 6명은 모두 맘다니 당선인, 해리스 전 부통령과 마찬가지로 야당 민주당 소속이다. 특히 베라 의원은 하원 외교위원회 산하 동아시아태평양소위 위원장을 맡았고 지한파 의원 모임인 ‘코리아 코커스’ 공동의장을 지내는 등 한반도 의제에 정통하다. 다만 100석인 상원에는 현재 인도계가 없다. 해리스 전 부통령 또한 최근 지난 대선 캠페인 소회를 밝힌 회고록을 내는 등 활발한 정치 행보를 거듭하며 2028년 대선을 준비 중이다. 헤일리 전 대사 또한 다음 대선의 공화당 후보군 중 한 명으로 거론된다.● 압도적 교육열로 정재계 장악 인도계의 약진 이유로 뜨거운 교육열, 우수한 영어 구사 능력 등이 꼽힌다. 지난해 퓨리서치센터 자료에 따르면 25세 이상 인도계 미국인의 77%가 학사 이상 학위를 보유하고 있다. 이 중 학사 학위 소지자는 31%, 석박사 등 고급 학위 소지자는 45%에 달한다. 이는 아시아계 전체(56%)는 물론이고 미국 태생 미국인(31.6%)보다 2배 이상 높은 수치다. 특히 학사 이상 학위 보유 비율은 이민 1세대(77%)와 미국 태생 인도계(76%)가 거의 같다는 점에선 높은 교육열이 확인된다. 인도계는 과학·기술·공학·수학(STEM) 분야에서 두각을 나타내는데, 지난해 미 정부의 STEM 전공 유학생 실습 허가 중 48%를 인도 유학생이 차지했다. 시사매체 타임 또한 인도계 경영자의 두각 비결로 영어, 치열한 경쟁 등을 꼽았다. 오랫동안 영국의 식민 지배를 받은 인도에서는 사실상 영어가 공용어다. 힌디어는 수도 델리를 비롯한 북부 일부에서만 통용되고 중남부에서는 수십 개 현지어가 쓰이기에 서로의 소통을 위해서도 영어가 필수적이다. 교육 수준이 높을수록 능숙한 영어를 구사한다. 미국으로 이주한 다수의 인도인은 어려서부터 영어 교육을 받은 최상위 카스트 ‘브라만’ 출신이다. ‘인도판 KAIST’로 불리는 명문 인도공과대(IIT)도 빼놓을 수 없다. 인도는 독립 9년 만인 1956년 이 학교를 세워 대대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미국 사회에서 성공한 인도계의 상당수가 이 학교를 졸업한 후 미국으로 건너왔다. 힌디어로 ‘주가드(Jugaad)’라 불리는 순발력과 창의성을 앞세운 특유의 기업가 정신, 다문화 전통에서 생겨난 포용력 있는 자세 등도 인도 경영자의 장점으로 거론된다. 주가드는 특정 매뉴얼이나 기존 성공 방식에 의존하지 않고 돌발 상황이 닥칠 때마다 스스로 상황에 맞는 답을 내놓는 태도를 뜻한다. 나델라 CEO가 MS 수장에 오른 후 MS는 주력 사업을 윈도, 오피스 등 소프트웨어(SW)에서 클라우드 사업으로 바꿨다. 기존 주력 사업의 경쟁자가 거의 없고 막대한 돈을 잘 버는데도 모험을 감행한 이유 역시 주가드 정신에 기인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이 중국과 불꽃 튀는 패권 다툼을 벌이는 와중에 미국 사회 전반에 확산되는 반(反)중국 정서 또한 인도계 부상에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중국계 유학생과 연구원을 경계하며 다양한 규제책을 내놓자 서구 민주주의에 익숙하고 영어에 능통한 인도계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지고 있다는 것이다. 미국 내 인도계의 약 60%는 2000년 이후에 정착했다. 미국 인구조사국에 따르면 2020년 기준 양쪽 부모 모두 인도계인 순혈 인도계 인구만 440만 명으로 이전 조사(2010년) 310만 명 대비 42% 증가해 아시아계 중 중국계를 제치고 1위를 차지할 만큼 성장세가 빠르다. 먼저 정착해 미국 사회에서 입지를 다진 인도계가 후발 이민자들을 적극 끌어주면서 인도계 커뮤니티 전체의 성장을 도왔다는 평가도 나온다. 교육에 대한 투자와 전문 기술 습득을 통해 IT 등 수익성 높은 분야로 진출했다는 점에서 금융업을 기반으로 주류 사회 영향력을 넓힌 유대계와 인도계 성공 공식이 유사하다는 분석도 나온다. 워싱턴포스트(WP) 등 주요 매체는 미국 내 인도계 로비 단체 미-인도 정치행동위원회(USINPAC) 등이 유대계 로비단체를 롤모델 삼아 경제적 성공을 정치적 영향력으로 전환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학계에서도 인도계 인사가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1980년대 미국으로 온 아브히지트 바네르지 매사추세츠공대(MIT) 교수(64)는 빈곤 퇴치 연구에 기여한 공로로 2019년 노벨 경제학상을 공동 수상했다. 저서 ‘자유로서의 발전’으로 유명한 아마르티아 쿠마르 센 전 하버드대 교수(92)도 1998년 아시아 국적자로는 처음 노벨 경제학상을 탔다. 싱크탱크 카네기평화재단은 올 6월 팟캐스트에서 “많은 이민자 집단이 미국에서 성공을 거두었지만, 인도계 미국인들만큼 빠르고 멀리까지 뛰어난 성과를 낸 집단은 없다”며 “많은 이들이 거의 한 ‘세기’가 걸릴 것이라고 생각했던 수준에 한 ‘세대’ 만에 도달했다”고 평했다.임현석 기자 lhs@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20년간 좌파 정권이 집권했던 남미 볼리비아에서 8일 중도 성향의 자유 시장주의자 로드리고 파스 대통령(58)이 취임해 5년 임기를 시작했다. 파스 대통령은 이날 수도 라파스의 연방 의회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국민 통합을 상징하는 어깨띠를 받았다. 그는 “물려받은 나라는 파산 상태지만 국민을 위한 봉사의 시간을 시작하겠다”며 “볼리비아는 세계로 돌아왔다”고 선언했다. 파스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경제난 타파, 부패 척결, 미국과의 관계 개선 등을 강조했다. 좌파 정권하에서 고물가, 고실업, 화폐가치 하락 등이 나타난 점을 들어 “이념은 국민 식탁에 밥을 올려놓지 못한다”고도 주장했다. 민간 부문의 성장 촉진, 정부 권한 분산 등을 통해 성장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특히 파스 대통령은 취임식 직후 크리스토퍼 랜도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국교 정상화에 합의했다. 2005년 대선에서 승리한 강경진보 성향의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2008년 내정 간섭을 이유로 자국 주재 미국 대사를 추방했다. 이후 두 나라는 사실상 외교 관계가 단절된 상태였다. 파스 대통령은 대선 기간 내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강조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또한 조만간 만날 뜻을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또한 리튬의 주산지인 볼리비아와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 등 우파 지도자가 집권한 중남미 주요국에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도 파스 대통령의 행보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밀레이 대통령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400억 달러(약 58조 원) 지원 계획에 힘입어 지난달 26일 중간선거에서 압승했다.김윤진 기자 kyj@donga.com}

20년 간 좌파 정권이 집권했던 남미 볼리비아에서 8일 중도 성향의 자유 시장주의자 로드리고 파스 대통령(58)이 취임해 5년 임기를 시작했다. 파스 대통령은 이날 수도 라파스의 연방 의회에서 취임 선서를 하고 국민 통합을 상징하는 어깨띠를 받았다. 그는 “물려받은 나라는 파산 상태지만 국민을 위한 봉사의 시간을 시작하겠다”며 “볼리비아는 세계로 돌아왔다”고 선언했다.파스 대통령은 취임 일성으로 경제난 타파, 부패 척결, 미국과의 관계 개선 등을 강조했다. 좌파 정권 하에서 고물가, 고실업, 화폐가치 하락 등이 나타난 점을 들어 “이념은 국민 식탁에 밥을 올려놓지 못한다”고도 주장했다. 민간 부문의 성장 촉진, 정부 권한 분산 등을 통해 성장을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특히 파스 대통령은 취임식 직후 크리스토퍼 랜도 미국 국무부 부장관과 만나 국교 정상화에 합의했다. 2005년 대선에서 승리한 강경진보 성향의 에보 모랄레스 전 대통령은 2008년 내정 간섭을 이유로 자국 주재 미국 대사를 추방했다. 이후 두 나라는 사실상 외교 관계가 단절된 상태였다. 파스 대통령은 대선 기간 내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강조했고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또한 조만간 만날 뜻을 밝혔다. 트럼프 2기 행정부 또한 리튬의 주산지인 볼리비아와의 관계 개선에 공을 들이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이 하비에르 밀레이 아르헨티나 대통령, 나이브 부켈레 엘살바도르 대통령, 다니엘 노보아 에콰도르 대통령 등 우파 지도자가 집권한 중남미 주요국에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는 것도 파스 대통령의 행보에 힘을 실어줄 것으로 보인다. 밀레이 대통령은 트럼프 2기 행정부의 400억 달러(약 58조 원) 지원 계획에 힘입어 지난달 26일 중간선거에서 압승했다. `김윤진 기자 ky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