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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플랫폼을 사용하는 기업 2곳 중 1곳은 온라인플랫폼으로부터 부당행위를 경험한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지난해 9∼10월 온라인플랫폼 사용 기업 978곳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 47.1%가 플랫폼사로부터 부당행위를 경험했다고 응답했다. 부당행위 경험 기업의 91.8%는 수수료 및 거래절차와 관련한 부당행위를 겪었다. 이 경우 ‘광고비 등 비용 및 판매 수수료 과다’(70.9%) 사례가 가장 많았다. 사용 기업들은 플랫폼을 이용하기 시작한 가장 큰 이유로 ‘온라인 플랫폼을 이용하지 않으면 영업을 지속하기 어렵다’(48.2%)를 꼽았다. 이 같은 응답은 배달앱, 숙박앱, 부동산앱에서 상대적으로 높게 나타났다. 플랫폼을 통한 매출액 중 중개수수료(플랫폼 이용료)가 차지하는 비중은 ‘10∼15%’라는 응답이 35.4%로 가장 많았고, ‘5∼10%’(27.7%)가 뒤를 이었다. 온라인플랫폼 이용료가 부담된다는 응답은 66.1%였고, 이 응답은 부동산앱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적정하다는 응답은 13%에 불과했다. 온라인플랫폼 광고비의 적정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서도 66%가 부담된다고 응답한 반면 적정하다고 대답한 기업은 10%로 나타났다. 플랫폼 사용 기업 10곳 중 8곳(79.9%)은 온라인플랫폼에 바라는 점으로 ‘수수료 인하’를 꼽았다. 또 수수료·인상률 등의 가이드라인 제정(25.8%), 정기실태조사 공표(18.8%) 등 수수료와 관련해 정부의 역할을 바란다는 응답이 59%로 나타났다. 박종찬 중기부 상생협력정책관은 “조사결과를 토대로 플랫폼과 사용 기업 간 상생할 수 있는 정책을 추진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휴일인 7일 열린 부동산 점검 관계장관회의 브리핑에는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외에도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김대지 국세청장 등 경제 분야 수장들이 총출동했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의 투기 의혹에 대해 문재인 대통령이 사흘 연속 관련 지시를 내리는 등 파장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발본색원(拔本塞源)의 의지를 부각했지만 들끓는 여론을 잠재울 만한 결과가 나올 때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 정부, 일단 ‘수사’ 아닌 ‘조사’에 집중 정부는 이날 국무총리실 주도로 국토부, 행정안전부, 경찰청, 경기도, 인천시가 참여하는 합동조사단을 꾸렸다. 국토부는 LH를 소관으로 둔 신도시 개발 주무 부처고, 3기 신도시 6곳(남양주 왕숙, 하남 교산, 인천 계양, 고양 창릉, 부천 대장, 광명시흥)은 경기도와 인천시 소재다. 정부는 “행안부는 각 지방자치단체 총괄이고, 경찰청은 의심 내역 조사와 향후 수사 의뢰 등의 조치를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사단은 8일 1차 회의를 개최한다. 조사단은 우선 조사 대상인 공무원, 공기업 임직원 및 가족에 대한 개인정보 수집 및 이용 동의서를 받아 3기 신도시 토지 소유 여부를 확인하고 있다. 조사단 관계자는 “재직자는 물론이고 퇴직자 및 가족에 대한 동의서도 받고 있다”고 말했다. 조사단은 이번 주에 1차 조사 결과를 발표할 계획이다. 문제는 조사 대상의 범위가 넓다는 점이다. 국토부 직원 4000명, LH 직원 1만 명, 지방 주택 및 도시공사 전 직원, 각 지자체 3기 신도시 담당 부서 근무자 등이 대상이다. 정부는 이들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형제자매는 제외)을 포함하면 조사 대상이 수만 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또 조사단에 수사 권한이 없다는 점도 현실적인 제약으로 꼽힌다. 정부 관계자도 “조사단이 나선다고 해도 차명 투자 등은 가려내기가 어려운 것이 사실”이라며 “조사 결과 의혹이 발생하면 국가수사본부(국수본)에 고발 또는 수사 의뢰 조치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사단이 먼저 전면에 나선 것에 대해 정부는 “이번 의혹과 비슷한 사례가 또 있는지부터 우선 살펴보겠다”고 설명했다.○ 野 “부동산 투기, 즉각적 대대적 수사 사안” 야권에서는 월성 원자력발전소 1호기 경제성 평가 감사 및 수사 등으로 여권의 눈엣가시가 된 검찰과 감사원을 의도적으로 배제했다는 의혹을 거두지 않았다. 과거 김영삼 노무현 정부 때 실시된 1·2기 신도시 투기 관련 수사는 검찰이 주도했지만 검찰은 이번 조사단에서 빠졌다.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이날 “왜 조사 주체에 감사원과 검찰을 빼나. 최근까지 정권에 대한 성역 없는 수사로 껄끄럽던 곳이라 그러냐”고 비판했다. 야권은 또 “왜 전면적인 수사에 바로 착수하지 않느냐”는 비판을 내놓고 있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야당 간사인 김도읍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을 통해 “부동산 투기 사건은 즉각적이고 대대적인 수사를 해야 하는 사안”이라며 “합동조사단의 전수조사로 시간이 지연되고 증거가 인멸되도록 방치되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여권은 “검경 수사권 조정 때문에 검찰이 나설 수 없다”는 태도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당 간사인 조응천 의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LH 직원 투기 행위는 (검찰이 수사할 수 있는) 6대 중요 범죄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다”며 “여론이 아무리 원하더라도 이번 사건에 검찰이 투입돼 직접 수사를 할 수 없게끔 법, 제도가 바뀌어 버렸다”고 설명했다. 6대 중요 범죄에는 부패도 포함되지만 뇌물 액수 3000만 원 이상, 4급 이상 공무원의 부패 범죄만 검찰이 직접 수사할 수 있다. 검찰 관계자는 “검찰이 직접 수사에 나서긴 애매한 상황”이라며 “가뜩이나 검찰 직접 수사를 죄악시하는 분위기 속에서 검찰이 먼저 나설 분위기도 아니지 않냐”고 했다. 조사단에서 제외된 감사원은 다음 달에는 감사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통상 공익감사 청구에서 감사 착수까지 한 달가량 걸리기 때문에 감사원 감사보다 조사단이 먼저 꾸려진 것”이라며 “조사단 결과와 별개로 감사원은 제도적 문제점 등에 대한 감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새샘 iamsam@donga.com·김하경·이소연 기자}

이르면 이달 말부터 지급되는 4차 재난지원금(버팀목자금플러스) 지원 대상에서 약국과 같은 전문직종, 복권 등 사행성이 강한 업종은 제외된다. 7일 중소벤처기업부 관계자는 “이번 4차 재난지원금도 지난해 2차 재난지원금(새희망자금) 때부터 적용해 왔던 기준과 마찬가지로 지원 대상에서 ‘소상공인 정책자금 융자제외 대상 업종’은 제외될 예정이다”라고 밝혔다. 소상공인 정책자금 융자제외 대상 업종에는 담배, 복권·도박 등 사행성이 강한 업종과 안마시술소, 키스방 등 향락성이 강한 업종, 변호사와 회계사, 병원, 약국 등 전문직종, 신용조사 및 추심대행업 등 금융업, 다단계 방문판매업 등이 포함돼 있다. 정부는 그동안 소상공인 정책자금을 빌려줄 때도 이 개념을 적용해왔다. 다만 유흥주점처럼 정부의 방역조치에 따라 영업제한 업종이나 집합금지 업종에 포함된 곳은 재난지원금을 받을 수 있다. 이번에 새롭게 지원 대상에 포함된 노점상은 지자체에 이미 사업자 등록이 돼 있거나 등록을 한다는 전제로 지급된다. 중기부 관계자는 “신용불량 등의 이유로 사업자등록을 하기 어려운 경우 한시 생계지원금을 통해 같은 금액인 50만 원을 지원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업종별 피해 수준에 따라서 집합금지가 연장된 업종(500만 원), 집합금지에서 영업제한으로 완화된 업종(400만 원), 집합제한 업종(300만 원), 평균 매출 20% 이상 감소한 일반 업종(200만 원), 단순 매출감소 업종(100만 원) 등으로 차등 지원된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롯데홈쇼핑은 지역사회 기여, 여성·아동 복지증진, 친환경 활동, 미디어 환경 개선 등 4가지 영역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다. 영등포 지역의 소외계층에 반찬을 정기적으로 전달하는 ‘희망수라간’ 활동은 지역사회 환원의 모범사례로 꼽힌다. 2015년부터 영등포구사회복지협의회와 각종 밑반찬을 만들어 전달하고 있다. 2016년에는 영등포구청 내 전용 조리시설을 만들어 매달 7∼8회 반찬을 전달한다. ‘나눔바자회’는 롯데홈쇼핑이 기증한 물품을 아름다운가게에서 판매하고 수익금으로 공익활동을 지원하는 활동이다. 최근 3년간 45억 원 상당의 물품을 기부했다. 수익금으로는 사회적기업의 판로 확대를 지원해왔다. 롯데홈쇼핑은 2018년부터 대중소기업농어업협력재단과 함께 경력단절여성 재취업을 위한 ‘상생일자리’도 운영하고 있다. 교육생을 선발해 역량 강화 교육을 진행하고 교육지원비도 별도로 지급한다. 수료하면 롯데홈쇼핑 파트너사와 연계해 취업 매칭 프로그램을 진행한다. 현재 수료생 108명 가운데 89명이 취업했다. 이 밖에도 문화 혜택이 취약한 지역 아동을 위한 ‘작은도서관’을 전국에 70곳 건립했다. 시각장애 아동들을 위해선 2015년부터 음성도서 제작 사업 ‘드림보이스’도 운영하고 있다. 또 2025년까지 5년간 15억 원을 투입해 취약계층 밀집지역에 친환경 녹지공간 ‘숨; 편한 포레스트’ 50곳을 조성할 예정이다. 2017년부터 ‘중소·개별 PP 제작 지원 공모사업’을 통해 32개 중소·개별PP에 20억 원을 지원하며 방송 제작 산업 발전에도 기여하고 있다. 신성빈 롯데홈쇼핑 마케팅본부장은 “최근 10년간 사회 환원 금액은 530억 원으로 업계 최고 수준”이라며 “앞으로도 사회적 공감을 얻을 수 있는 활동들을 전개하겠다”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AK플라자는 지난해 12월 김재천 대표가 취임한 뒤 환경을 고려하고 사회와 상생할 수 있는 활동을 진행하고 있다. 최근 열린 봄 맞이 우수고객 초대회에서는 고객에게 꽃을 선물하는 이벤트를 열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여파로 입학식과 졸업식을 진행하지 않는 학교가 많아지면서 국내 화훼농가가 어려워지자 농가를 응원하자는 취지에서 진행됐다. 이번 이벤트는 AK플라자 김 대표가 직접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 명절에는 환경을 고려하는 활동을 펼쳤다. AK플라자는 최우수 고객을 대상으로 사은품을 증정할 때 고객 선택 항목에 ‘친환경 단체에 기부하기’를 추가했다. ‘선물 대신 선함’이라는 이름으로 진행한 이번 기부하기 행사에는 예상보다 많은 고객이 참여했다. AK플라자 관계자는 “처음 진행하는 행사임에도 기부에 대한 고객 관심도가 높았다”며 “추석 명절에는 참여하는 고객이 더 많아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AK플라자는 각 백화점이 위치한 지역사회에서의 상생활동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특히 AK플라자 원주점은 올 1월부터 지역 내 소상공인을 지원하는 프로젝트를 운영하고 있다. 특히 원주 미로예술시장 맛집으로 방송에 소개된 ‘부리또만나’와 ‘꿈’이 현재 식당가에서 영업 중이다. 원주 핫플레이스로 소문난 ‘자매제과’ ‘버터빌리지’는 팝업 행사를 진행했다. AK플라자는 협력업체와의 상생을 위해서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2일 유통업계와 공정거래위원회 간 상생협약식에 참석해 100억 원 규모의 상품 대금 조기 지급 등 납품업자와 동반 성장을 위해 협력하기로 약속했다. 이 밖에도 19일에는 원주가톨릭종합사회복지관과 함께 소외계층 아동을 위해 도서교환권을 구매해 후원하기도 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중소벤처기업부와 한국벤처투자가 5002억 원을 출자해 9000억 원 규모의 벤처펀드를 조성한다. 23일 중기부는 이 같은 내용의 2차 출자 공고를 24일 낸다고 밝혔다. 1차 출자는 지난해 12월에 공고됐다. 중기부에 따르면 이번 출자 사업은 스마트대한민국펀드와 성장 단계별 펀드, 분야별 펀드 등으로 구성됐다. 중기부는 스마트대한민국펀드에 500억 원을 출자해 1250억 원의 펀드를 추가로 조성할 예정이다. 지역뉴딜벤처펀드는 지난 1차 400억 원과 이번 2차 200억 원을 활용해 4개 권역별 모펀드를 조성한다. 또 400억 원을 출자해 인수합병(M&A)펀드를 조성하고, 모태펀드 300억 원을 활용해 해외벤처캐피털(VC)글로벌 펀드도 조성한다. 이 밖에도 창업초기펀드 1000억 원, 여성기업펀드 120억 원, 기술지주 펀드 100억 원, 소셜임팩트 펀드에 100억 원을 출자한다. 이번 2차 출자에는 특허청, 문화체육관광부 등 8개 부처도 참여한다. 특허청은 특허기술사업화 펀드를 1250억 원 규모로, 지식재산(IP) 기반 스타트업의 크라우드펀딩 지원 펀드를 150억 원 규모로 조성한다. 문체부는 약 900억 원을,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790억 원을 조성한다. 제안서는 다음 달 24∼31일 온라인으로 제출할 수 있다. 1·2차 심의를 거쳐 5월 운용사가 최종 선정된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부산의 한 주물업체에서 근무하던 A 씨(39)는 지난해 9월 휴직 권고를 받았다. 조선 기자재를 주로 생산하던 회사는 당시 A 씨뿐 아니라 6명에게 휴직을 권고했다. 전문 기술이 있는 일부 동료는 사직서를 냈다. 이들은 회사 복귀를 마냥 기다리는 대신 정부 구직급여를 받으며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는 게 낫다고 봤다. 반면 A 씨는 휴직을 택했다. 조선 경기가 나빠서 다른 곳에서도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언제 복귀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편의점 등 단기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 회사 사정상 쉬는 사람 1년 만에 7.7배로 급증 지난해 중소기업의 사업 부진이나 조업 중단에 따른 일시 휴직자가 30만 명대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의 8배 가까운 수준이다. 일시 휴직자는 직업이나 사업체가 있지만 일시적인 병, 휴가, 노동쟁의, 사업 부진, 조업 중단 등의 사유로 일하지 못하는 사람을 뜻한다. 22일 중소기업연구원과 통계청에 따르면 종사자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지난해 일시 휴직자는 75만341명에 달했다. 2019년 34만3547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수치다. 특히 이 중 사업 부진이나 조업 중단으로 인한 일시 휴직자는 36만133명으로 48.0%였다. 전년(4만6573명) 대비 7.7배에 달한다. 2018년 4만7429명, 2017년 3만9117명, 2016년 5만861명 등 5만 명 내외로 유지돼 오다 지난해 이례적으로 폭등했다. 중소기업의 위기는 종사자 300인 이상 대기업과 비교하면 뚜렷해진다. 종사자 300인 이상 대기업의 경우 지난해 일시 휴직자가 8만6435명이었다. 이 중 사업 부진이나 조업 중단에 따른 일시 휴직자는 1만1183명으로 12.9%에 그쳤다. 중소기업의 전체 일시 휴직자는 대기업보다 8.7배 많았고 사업 부진이나 조업 중단에 따른 일시 휴직자는 32.2배 많았다.○ 바닥 드러난 중소기업 고용 여력 문제는 중소기업 일시 휴직자가 실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20년 상반기 경제활동인구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사업 부진과 조업 중단으로 인한 일시 휴직자가 1명 증가하면 그 다음 달 취업자는 0.35명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달 뒤에는 취업자가 0.58명 감소한다. 일시 휴직자가 2개월 뒤에 미취업자가 될 확률이 최대 58%라는 의미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1997∼1998년 외환위기, 2008∼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등 상황을 포함해도 현재와 같은 일시 휴직자의 폭발적 증가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고용 여력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정부의 일자리 창출 대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올해 1분기(1∼3월)까지 90만 개 이상 직접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은 “사업 부진이나 조업 중단으로 인한 중기의 일시 휴직자가 30만 명 수준이라는 것은 심각한 경기 부진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서비스업 등 코로나19 피해가 큰 업종과 청년, 여성을 상대로 한 대책을 강화해 일시 휴직 인력이 일터로 복귀할 수 있도록 채용과 연계된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진 psjin@donga.com·김하경 기자}

부산의 한 주물업체에서 근무하던 A 씨(39)는 지난해 9월 휴직 권고를 받았다. 조선 기자재를 주로 생산하던 회사는 당시 A 씨 뿐 아니라 6명에게 휴직을 권고했다. 전문 기술이 있는 일부 동료는 사직서를 냈다. 이들은 회사 복귀를 마냥 기다리는 대신 정부 구직급여를 받으며 다른 일자리를 알아보는 게 낫다고 봤다. 반면 A 씨는 휴직을 택했다. 조선 경기가 나빠서 다른 곳에서도 일자리를 구하기 쉽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는 “언제 복귀할지 알 수 없는 상황에서 편의점 등 단기 아르바이트로 생계를 이어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 회사 사정상 쉬는 사람 1년만에 7.7배로 급증 지난해 중소기업의 사업 부진이나 조업 중단에 따른 일시 휴직자가 30만 명대로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의 8배 가까운 수준이다. 일시 휴직자는 직업이나 사업체가 있지만 일시적인 병, 휴가, 노동쟁의, 사업 부진, 조업 중단 등의 사유로 일하지 못하는 사람을 뜻한다. 22일 중소기업연구원과 통계청에 따르면 종사자 300인 미만 중소기업의 지난해 일시 휴직자는 75만341명에 달했다. 2019년 34만3547명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2배가 넘는 수치다. 특히 이 중 사업 부진이나 조업 중단으로 인한 일시 휴직자는 36만133명으로 48.0%였다. 전년(4만7573명) 대비 7.7배에 달한다. 2018년 4만7429명, 2017년 3만9117명, 2016년 5만861명 등 5만 명 내외로 유지돼오다 지난해 이례적으로 폭등했다. 중소기업의 위기는 종사자 300명 이상 대기업과 비교하면 뚜렷해진다. 종사자 300인 이상 대기업의 경우 지난해 일시 휴직자가 8만6435명이었다. 이 중 사업 부진이나 조업 중단에 따른 일시 휴직자는 1만1183명으로 12.9%에 그쳤다. 중소기업의 전체 일시 휴직자는 대기업보다 8.7배 많았고 사업 부진이나 조업 중단에 따른 일시 휴직자는 32.2배 많았다. ● 바닥 드러난 중소기업 고용여력 문제는 중소기업 일시 휴직자가 실직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는 점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이 ‘2020년 상반기 경제활동인구조사’를 토대로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사업 부진과 조업 중단으로 인한 일시 휴직자가 1명 증가하면 그 다음 달 취업자는 0.35명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두 달 뒤에는 취업자가 0.58명 감소한다. 일시 휴직자가 2달 뒤에 미취업자가 될 확률이 최대 58%라는 의미다.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은 “1997~98년 IMF 위기, 2008~09년 글로벌 금융 위기 등 상황을 포함해도 현재와 같은 일시 휴직자의 폭발적 증가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중소기업의 고용 여력이 바닥을 드러내면서 정부의 일자리 창출 대책에도 빨간불이 켜졌다. 문재인 대통령은 16일 “올해 1분기(1~3월)까지 90만 개 이상 직접 일자리를 창출하겠다는 계획을 반드시 이행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노민선 중소기업연구원 미래전략연구단장은 “사업 부진이나 조업 중단으로 인한 중기의 일시 휴직자가 30만 명 수준이라는 것은 심각한 경기 부진 상황을 그대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서비스업 등 코로나19 피해가 큰 업종과 청년, 여성을 상대로 한 대책을 강화해 일시 휴직 인력이 일터로 복귀할 수 있도록 채용과 연계된 다양한 지원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권칠승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16일 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 추진에 대해 “미국 기업이 미국에 상장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14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쿠팡의 미 증시 상장에 대해 “한국 유니콘 기업의 쾌거”라고 격찬했던 것과는 대조적인 발언이다. 권 장관은 16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벤처기업 고용동향 브리핑에서 “쿠팡이 미 증시에 상장하는 문제는 한국의 토종기업들이 여기(한국)서 시작을 해 한국에서 투자를 받아 커서 외국에 나가는 경우와 조금은 다르다”며 이같이 말했다. 쿠팡의 지분을 100% 가진 모기업인 쿠팡 INC가 미국에 있는 회사라는 사실을 토대로 한국 기업이 외국으로 빠져나가는 것과는 성격이 다르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이커머스 업체인 쿠팡은 12일 미 뉴욕 증시에 상장신고서를 제출하면서 상장을 공식화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쿠팡의 기업가치가 55조 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했다. 권 장관은 “한국에 있는 쿠팡이 한국에서 사업을 해 유니콘 기업으로 컸고, 그것을 바탕으로 미 증시에 상장할 수 있을 정도로 우리나라의 벤처 생태계가 컸다고 하는 것에 큰 의미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복수의결권 도입에 대해서는 “전 세계 복수의결권과 관련된 제도가 너무나 천차만별”이라며 “정답은 없다고 생각한다. 그 나라에서 가장 맞는 방식을 취사선택하는 게 현명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이어 “복수의결 자체가 상장 자체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예단하기 힘들다고 보지만 벤처업계가 큰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는 생태계 조성에는 틀림없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달걀 값이 지난해 10월에 비해 약 36% 올랐다. 다만 수입 달걀이 시장에 풀리고 수요가 집중된 설 연휴가 지나면서 달걀 값 급등세가 완화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15일 농림축산식품부에 따르면 달걀 한 판(30개) 가격은 지난해 10월 평균 5721원에서 이날 현재 7821원으로 36.7% 올랐다. 1월 29일 기준 7350원까지 가파르게 상승한 달걀 값은 설 연휴 전인 10일에는 7481원에 판매돼 이달 들어 상승세가 주춤한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달걀 수요가 몰린 설 연휴 직후엔 다시 상승 폭이 커졌다. 시장에서는 설 연휴가 지나면서 달걀 가격 오름세가 점차 둔화될 것으로 보고 있다. 한 도매상은 “설 연휴를 거치면서 달걀 재고가 쌓인 데다 달걀 소비가 둔화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며 “그전에는 개당 20∼30원 웃돈을 주고 물건을 떼어가는 소매상들도 있었는데 이제 그렇진 않다”고 말했다. 홈플러스 관계자도 “마트에서 수입 달걀을 판매하지 않아도 달걀 부족 상황은 빚어지지 않았다. 수요가 집중되는 명절이 지나 가격이 안정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달걀 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수입 달걀에 무관세를 적용하고 지난달 28일부터 설 연휴 전까지 2000만 개의 수입 달걀을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를 통해 소매업체나 제과·제빵업체 등에 공급했다. 정부 관계자는 “이달 중순에도 약 500만 개를 수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세종=남건우 woo@donga.com / 김하경 기자}
쿠팡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은 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뒤 보유 주식 1주당 29개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른바 차등의결권을 통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취지다. 14일 쿠팡에 따르면 김 의장은 주당 29배의 의결권이 있는 클래스B 주식을 단독 보유하게 된다. 쿠팡 지분 1%만 갖고 있어도 29%의 영향력을 행사해 실질적인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슈퍼 주식’으로 주당 한 표의 주주 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보통주인 클래스A와 대비된다. 다만 김 의장이 이 주식을 매각하거나 증여, 상속할 경우 차등의결권은 무효화된다. 차등의결권은 창업주나 최고경영자(CEO) 등이 보유한 주식에 보통주보다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적대적 인수합병이나 투기 자본의 경영권 간섭 등에 맞서 안정적인 회사 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다. 재계에서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차등의결권을 도입해야 한다는 건의가 꾸준히 나왔지만 기업에 대한 특혜 시비로 번번이 좌절됐었다. 일각에서는 김 의장이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차등의결권을 보장받기 위해 한국이 아닌 미국 증시 상장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번 신고서에서 김 의장은 지난해 연봉 88만6000여 달러(9억8000만 원)와 주식 형태 상여금(스톡 어워드·퇴직 후 일정 기간이 지나서 정해진 계획에 따라 주식으로 받는 일종의 상여금) 등 총 1434만1229달러(약 158억 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쿠팡이 창업자인 김범석 의장은 쿠팡이 미국 뉴욕 증시에 상장된 뒤 보유주식 1주당 29개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 이른바 차등의결권을 통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유지하려는 취지다. 14일 쿠팡에 따르면 김 의장은 주당 29배의 의결권이 있는 클래스B 주식을 단독 보유하게 된다. 쿠팡 지분 1%만 깆고 있어도 29%의 영향력을 행사해 실질적인 경영권을 유지할 수 있는 ‘슈퍼주식’으로 1주당 한 표의 주주권리를 행사할 수 있는 보통주인 클래스A와 대비된다. 다만 김 의장이 이 주식을 매각하거나 증여, 상속할 경우 차등의결권은 무효화된다. 차등의결권은 창업주나 최고경영자(CEO) 등이 보유한 주식에 보통주보다 많은 의결권을 부여하는 것으로 적대적 인수합병이나 투기 자본의 경영권 간섭 등에 맞서 안정적인 회사 운영을 뒷받침할 수 있다. 재계에서는 경영권 방어를 위해 차등의결권 도입해야 한다는 건의가 꾸준히 나왔지만 기업에 대한 특혜 시비로 번번이 좌절됐었다. 일각에서는 김 의장이 국내 주식시장에서는 허용되지 않는 차등의결권을 보장 받기 위해 한국이 아닌 미국 증시 상장을 택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에는 스타트업 사이에서도 차등의결권 도입이 절실하다는 지적이 나왔었다. 기업 성장 과정에서 투자 유치가 필수인데, 투자를 받으면 창업주의 의결권이 희석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구글이나 에어비앤비 등의 창업주는 1주당 10~20배의 차등의결권을 받은 바 있다. 이번 신고서에서 김 의장은 지난해 연봉 88만6000여 달러(9억8000만 원)와 주식 형태 상여금(스톡 어워드·퇴직 후 일정 기간이 지나서 정해진 계획에 따라 주식으로 받는 일종의 상여금) 등 총 1434만1229달러(약 158억 원)를 받은 것으로 나타났다. 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식자재 납품업을 하는 소셜벤처 A사는 지난해 마케팅 인력 1명을 채용하려 했다. 작년 5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아 인건비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집행기관인 서울시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인건비 지원 사업을 보류했고 A사는 채용 계획을 접어야 했다. A사의 직원 수는 2년 전 30명에서 현재 11명으로 쪼그라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10월 서울 성동구에 있는 소셜벤처지원센터인 헤이그라운드에서 민간 일자리를 늘리는 수단으로 사회적 경제를 강조하며 관련 기업인들을 만났다. 3년 3개월 만에 본보가 소셜벤처인들을 만나 실태를 점검했는데 업체들은 지원 체계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다고 지적했다.○ 유명무실한 인건비 지원 체계 A사 대표는 “당장 사람이 필요해도 인건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시기는 1년에 딱 한 번뿐이어서 사업 여건에 따라 채용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인건비 지원이 명분은 그럴듯하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사회적 기업 인증 후 5년 내 최장 3년 동안 신규 채용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일반 인력 채용 때는 1인당 월 197만4030원씩 최대 50명까지 지원하고, 전문 인력 채용 때는 월 최대 250만 원씩 2명까지 지원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지자체 여건에 따라 인건비 지원이 오락가락하면서 소셜벤처들이 인력 수급에 애로를 호소하고 있다. 각종 세제 혜택도 ‘정책을 위한 정책’에 그치고 있다. 조세특례제한법상 사회적 기업 인증 후 최초로 이익이 발생한 해를 포함해 3년 동안 법인세 100% 감면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소셜벤처들이 사업 초기에 이익을 내기는 어렵다. 이 기간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게 무의미한 셈이다. 발달장애인과 함께 천연 고체 비누를 생산하는 동구밭 노순호 대표(29)는 “창업 초기 이익을 내는 사회적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해 각종 세금 혜택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했다.○ 사업목적 수시로 바꾸는 ‘무늬만 소셜벤처’ 2018년 사업을 시작한 B사는 현재 비닐봉투, 칫솔, 종이컵 등을 판다. 사업 초기만 해도 B사의 설립 취지는 ‘탈북민 고용’이었다. 투자 유치가 여의치 않자 ‘장애인 고용’으로 사업 목적을 바꿨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친환경 제품 생산을 강조하고 나섰고 그 덕에 투자도 유치했다. 최근엔 생분해 소재를 사용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업에 숨통을 틔웠지만 B사의 초기 사업 취지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무늬만 소셜벤처’인 일부 기업들이 투자 유치를 위해 일관성 없이 일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통합 지원 체계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지원하는 정부 부처는 현재 10여 개에 이른다. 소셜벤처 교육 등 지원 사업을 하는 C사 대표는 “사회적 기업은 고용노동부, 소셜벤처는 중소벤처기업부, 협동조합은 기획재정부가 지원하는 식”이라며 “복잡한 지원체계 때문에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재생에너지 P2P금융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는 루트에너지 윤태환 대표는 “한정된 예산을 통한 각종 지원이 무늬만 소셜벤처인 기업으로 흘러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기업 인증제 등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한 조건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니어 세대를 강사로 채용해 한국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이글로벌 조연정 대표(30·여)는 “강사들의 강의 시간만큼 수업료가 지급되는 구조상 직원들의 고용보험 가입 등 요건을 충족할 수 없어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지 못했다”며 “현 지원체계가 소셜벤처 업계의 다양한 사업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상미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적 경제 기업들이 양적으로는 늘었지만 질적 성장은 답보 상태”라고 말했다. 김하경 whatsup@donga.com·박성진 기자}

식자재 납품업을 하는 소셜벤처 A사는 지난해 마케팅 인력 1명을 채용하려 했다. 작년 5월 고용노동부로부터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아 인건비 지원이 가능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집행기관인 서울시가 예산 부족을 이유로 인건비 지원 사업을 보류했고 A사는 채용계획을 접어야 했다. A사의 직원 수는 2년 전 30명에서 현재 11명으로 쪼그라들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2017년 10월 서울 성동구에 있는 소셜벤처지원센터인 헤이그라운드에서 민간 일자리를 늘리는 수단으로 사회적 경제를 강조하며 관련 기업인들을 만났다. 3년 3개월 만에 본보가 소셜벤처인들을 만난 실태를 점검해보니 업체들은 지원 체계 곳곳에 구멍이 뚫려 있다고 지적했다.● 유명무실한 인건비 지원 체계A사 대표는 “당장 사람이 필요해도 인건비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시기는 1년에 딱 한 번뿐이어서 사업 여건에 따라 채용하기는 어렵다”고 했다. 인건비 지원이 명분은 그럴듯하지만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정부는 사회적 기업 인증 후 5년 내 최장 3년 동안 신규 채용 인건비를 지원하고 있다. 지난해 기준 일반 인력 채용 때는 1인당 월 197만4030원씩 최대 50명까지 지원하고, 전문 인력 채용 때는 월 최대 250만 원씩 2명까지 지원하는 방식이다. 하지만 지자체 여건에 따라 인건비 지원이 오락가락하면서 소셜벤처들이 인력 수급에 애로를 호소하고 있다. 각종 세제 혜택도 ‘정책을 위한 정책’에 그치고 있다. 조세특례제한법상 사회적기업 인증 후 최초로 이익이 발생한 해를 포함해 3년 동안 법인세 100% 감면혜택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실제 소셜벤처들이 사업 초기에 이익을 내기는 어렵다. 이 기간 세금 감면 혜택을 주는 게 무의미한 셈이다. 발달장애인과 함께 천연 고체 비누를 생산하는 동구밭 노순호 대표(29)는 “창업 초기 이익을 내는 사회적 기업은 극소수에 불과해 각종 세금 혜택의 실효성이 크지 않다”고 했다. ● 사업목적 수시로 바꾸는 ‘무늬만 소셜벤처’2018년 사업을 시작한 B사는 현재 비닐 봉투, 칫솔, 종이컵 등을 판다. 사업 초기만 해도 B사의 설립 취지는 ‘탈북민 고용’이었다. 투자 유치가 여의치 않자 ‘장애인 고용’으로 사업 목적을 바꿨다. 그러다 지난해부터 친환경 제품 생산을 강조하고 나섰고 그 덕에 투자도 유치했다. 최근엔 생분해 소재를 사용한 제품을 판매하고 있다며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사업에 숨통을 틔웠지만 B사의 초기 사업 취지와는 거리가 멀어졌다. ‘무늬만 소셜벤처’인 일부 기업들이 투자 유치를 위해 일관성 없이 일을 벌이고 있는 셈이다. 통합 지원 체계가 없다는 점도 문제다. 사회적 경제 활성화를 명분으로 지원하는 정부 부처는 현재 10여 개에 이른다. 소셜벤처 교육 등 지원 사업을 하는 C사 대표는 “사회적기업은 고용노동부, 소셜벤처는 중소벤처기업부, 협동조합은 기획재정부이 지원하는 식”이라며“복잡한 지원체계 때문에 사각지대가 발생하고 있다”고 했다. 재생에너지 P2P금융 플랫폼 서비스를 운영하는 루트에너지 윤태환 대표는 “한정된 예산을 통한 각종 지원이 무늬만 소셜벤처인 기업으로 흘러들어가는 경우가 많아졌지만 관리는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사회적 기업 인증제 등 정부 지원을 받기 위한 조건이 현실과 동떨어져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시니어 세대를 강사로 채용해 한국어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는 세이글로벌 조연정 대표(30·여)는 “강사들의 강의 시간만큼 수업료가 지급되는 구조 상 직원들의 고용보험 가입 등 요건을 충족할 수 없어 사회적 기업 인증을 받지 못했다”며 “현 지원체계가 소셜벤처 업계의 다양한 사업 특성을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조상미 이화여대 사회복지학과 교수는 “사회적 경제 기업들이 양적으로는 늘었지만 질적 성장은 답보 상태”라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박성진 기자 psjin@donga.com}

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형마트 계란 코너. ‘1인 1판 한정 판매’란 문구가 붙어 있었는데도 이미 30개에 7180원인 계란은 모두 동나고 없었다. 주모 씨(56)는 “4인 가족이라 일주일이면 30개짜리 한 판을 먹는데 가격이 너무 올라 부담된다”며 “값이 싼 걸 사려고 해도 저렴한 계란은 금방 다 팔린다”고 말했다. 재래시장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남대문 시장 식료품 가게에서 파는 계란은 한 판에 8000∼9000원 정도다. 한 상인은 “하루 80여 판 들여오는데 명절에 전 부치려고들 많이 찾아 금방 팔린다”며 “더 팔고 싶어도 추가 주문이 어렵다”고 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계란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일부 소매점에선 한 판에 1만 원이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다. 계란 가격이 2017년 살충제 달걀로 인한 ‘계란 파동’ 때 수준으로 치솟으며 서민 중산층이 체감하는 물가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8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왕란(68g 이상) 기준 계란 30개짜리 한 판의 도매가는 6233원이었다. 한 달 전보다는 1396원(28.9%) 올랐고, 두 달 전보다는 2234원(56.0%) 뛴 수치다. 일부 판매처에서 계란 소매가가 1만 원을 넘기자 ‘에그플레이션(egg+flation)’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쿠팡에서는 한 판 8000원대부터 시작해 오후면 1만 원대 계란까지 모두 품절된다. 퇴근길 마트 앱으로 장을 보는 직장인 김모 씨(37)는 “결제까지 해둬도 7000원대 미만은 ‘품절’이라고 번번이 자동 취소돼 계란을 못 사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계란 가격 급등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인한 산란계 살처분이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총 1339만 마리가 살처분됐다. 업계에선 하루 800만 개의 공급이 줄었을 것으로 추산한다. 경기도에서 닭 10만 마리를 기르며 하루 8만 개가량의 달걀을 생산하는 이모 씨(59)는 “같은 조합에 소속된 10개 농가 중 3개 농가가 살처분으로 달걀을 생산하지 못해 평소 납품 양의 60%밖에 물량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밥 수요 자체가 늘어난 데다 설 연휴로 인해 소비량이 늘면서 수급 불안정은 더 심해지고 있다. 살처분으로 거래처를 잃은 유통업체들은 웃돈을 얹어 계란 확보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한 도매상은 “일부 소매상들이 개당 가격을 20∼30원씩 더 쳐주고 물건을 직접 떼어가면서 도매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계란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정부는 비축물량 180만 개를 풀었고 이달 말까지 4400만 개를 수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가격 안정 효과를 내기엔 역부족이란 평가가 나온다. 수량 자체도 월평균 국내 계란 소비량의 6%에 불과한 데다 외국산 선호도도 높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미리 공급 물량을 확보하고 수입 물량이 풀리는 일정을 공개해서 가격 인하를 유도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대책에 미흡했다”고 말했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지수 상승률이 넉 달째 0%대인 데 반해 계란 가격 등 실제 서민물가 체감 격차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식료품 물가의 전반적 상승세 가운데 가공식품 등으로의 도미노 인상도 우려된다”고 말했다.김하경 whatsup@donga.com·사지원 기자}

8일 오전 서울 중구 대형마트 계란코너. ‘1인 1판 한정 판매’란 문구가 붙어있었는데도 이미 30개에 7180원인 계란은 모두 동나고 없었다. 주모 씨(56)는 “4인 가족이라 일주일이면 30개 짜리 한 판을 먹는데 가격이 너무 올라 부담된다”며 “값이 싼 걸 사려고 해도 저렴한 계란은 금방 다 팔린다”고 말했다. 재래시장 사정도 다르지 않았다. 남대문 시장 식료품 가게에서 파는 계란은 한 판에 8000~9000원 정도다. 한 상인은 “하루 80여판 들여오는데 명절에 전 부치려고들 많이 찾아 금방 팔린다”며 “더 팔고 싶어도 추가 주문이 어렵다”고 했다. 설 연휴를 앞두고 계란을 찾는 사람이 늘면서 일부 소매점에선 한 판에 1만 원이 넘는 가격에 팔리고 있다. 계란 가격이 2017년 살충제 달걀로 인한 ‘계란 파동’ 때 수준으로 치솟으며 서민 중산층이 체감하는 물가도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8일 축산물품질평가원 축산유통정보에 따르면 왕란(68g 이상) 기준 계란 30개짜리 한 판의 도매가는 6233원이었다. 한달 전보다는 1396원(28.9%) 올랐고, 두 달 전보다는 2234원(56.0%) 뛴 수치다. 일부 판매처에서 계란 소매가가 1만 원을 넘기자 ‘에그플레이션’(egg+flation)이라는 신조어까지 나왔다. 쿠팡에서는 한 판 8000원 대부터 시작해 오후면 1만 원대 계란까지 모두 품절된다. 주부들은 온라인에서 조금 더 싼 계란을 구하기 위해 정보를 공유한다. 퇴근길 마트 어플로 장을 보는 직장인 김모 씨(37)는 “결제까지 해둬도 7000원 대 미만은 ‘품절’이라고 번번이 자동취소 돼 계란을 못사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계란 가격이 급등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 확산으로 인한 산란계 살처분 늘었기 때문이다. 지난해 12월 이후 총 1339만 마리가 설처분 됐다. 업계에선 하루 800만 개의 공급이 줄었을 것으로 추산한다. 경기도에서 닭 10만 마리를 기르며 하루 8만 개 가량의 달걀을 생산하는 이모 씨(59)는 “같은 조합에 소속된 10개 농가 중 3개 농가가 살처분으로 달걀을 생산하지 못해 평소 납품양의 60%밖에 물량을 채우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집밥 수요 자체가 늘어난 데다 설 연휴로 인한 소비량이 늘면서 수급 불안정은 더 심해지고 있다. 살처분으로 거래처를 잃은 유통업체들은 웃돈을 얹어 계란 확보 경쟁을 벌이기도 한다. 한 도매상은 “일부 소매상들이 개당 가격을 20~30원씩 더 쳐주고 물건을 직접 떼어가면서 도매가격이 올랐다”고 말했다. ‘계란 발 인플레이션’을 잡기 위해 정부는 비축물량 180만 개를 풀었고 이달 말까지 4400만개를 수입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하지만 가격 안정 효과를 내기엔 역부족이란 평가다. 수량 자체도 월평균 국내 계란 소비량의 6%에 불과한데다 수입산 선호도도 높지 않다.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미리 공급 물량을 확보하고 수입 물량 풀리는 일정을 공개해서 가격 인하를 유도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대책에 미흡했다”고 말했다. 통계청의 소비자물가지수가 넉달 째 0%인데 반해 계란 가격 등 실제 서민물가 체감 격차가 크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과 교수는 “식료품 물가의 전반적 상승세 가운데 가공식품 등으로의 도미노 인상도 우려된다”고 말했다.김하경기자 whatsup@donga.com사지원기자4g1@donga.com}

서울 강동구 재래시장 인근에서 삼겹살집을 운영하는 이모 씨(47)는 오후 5시부터 다음 날 오전 5시까지 하루 12시간 영업을 해왔다. 장사를 마친 상인들이 삼삼오오 모여 소주잔을 기울이는 곳으로 유명해 심야 장사가 매출의 90% 이상을 차지했다. 지난해 11월 말부터 시작된 오후 9시 이후 영업금지 조치로 인한 타격은 컸다. 직원들을 다 내보내고 아내와 둘이 점심 장사를 시작했지만 월 매출은 이전의 20% 수준에 불과했다. 이 씨는 “오후 9시 이후 영업금지 조치가 해제되길 바랐는데 사회적 거리 두기가 또 연장됐다”며 “올해 설에도 대목을 기대하긴 힘들 것 같다”고 말했다. 사회적 거리 두기가 장기화되면서 올해 1월 소상공인과 전통시장의 체감경기가 10개월 만에 최저치를 나타냈다. 1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에 따르면 소상공인의 경기체감지수(BSI)는 35.8로 전월보다 15.8포인트 하락했다. BSI가 100 이상이면 경기가 호전됐다고 보는 사람이 더 많고, 100 미만이면 악화했다고 보는 사람이 더 많다는 뜻이다. 전통시장 BSI도 33.5로 전월 대비 11.3포인트 하락했다. 둘 모두 코로나19 1차 유행기인 지난해 3월 이후 열 달 만의 최저치다. 소진공 측 관계자는 “소상공인 및 전통시장 상인들이 코로나19 피해는 계속 누적되는데 회복은 요원하다고 판단하면서 체감경기 수치 자체가 지속적으로 낮아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체감경기가 낮아지면서 자영업자 수도 크게 줄었다. 이날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연평균 자영업자 수는 553만1000명이었다. 이는 외환위기 직전인 1994년(537만6000명) 이후 가장 적은 수치다. 전년 대비로는 7만5000명이 줄었다. 자영업자 수는 2002년(621만2000명) 정점을 찍고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이동을 지속적으로 제한하면서 ‘대면성’에 의존해 사업을 해왔던 자영업자들이 특히 타격을 받았다”고 말했다. 그나마 버티고 있는 자영업자들은 인건비 절감을 위해 고용을 줄이고 있었다. 지난해 고용원이 있는 자영업자 수는 137만2000명으로 전년보다 16만5000명이 줄었다. 1997년 외환위기 당시 24만7000명이 줄어든 이후 23년 만의 최대 감소폭이다. 반면 직원을 두지 않는 ‘나 홀로 사장’은 415만9000명으로 19년 만에 가장 많이 늘었다. 전년보다 9만 명이 늘었는데 2001년 10만2000명이 늘어난 이후 가장 크게 증가한 수치다. 통계청 관계자는 “지난해 코로나19 사태 이후 자영업자들이 어려움을 겪으며 직원을 내보낸 영향이 작용했다”며 “최근 무인 주문·결제기(키오스크)를 쓰며 고용 부담을 최소화하려는 흐름도 함께 반영됐다”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방역조치 등으로 인한 자영업자와 소상공인들의 어려움이 단시일 내 회복되기 쉽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완규 중앙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소상공인들은 대부분 동네에서 주민 밀착 사업을 하는 만큼 사회적 거리 두기 조치에 가장 큰 영향을 받고 있다”며 “5인 이상 모임 금지 조치 등이 지속되면 다음 달에는 더 안 좋은 결과가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박성진 psjin@donga.com·김하경·구특교 기자}

충남 홍성에서 13년째 축산 농가를 운영하는 이근우 씨(41)는 지난해 초중반만 해도 매출에 큰 타격을 입지 않을까 우려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한우 소비량이 줄어들 게 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 예상과 달리 작년과 올해 한우 판매량이 늘면서 가격도 많이 올랐다. 이 씨는 “통상 한우 1등급 가격은 1kg 기준으로 1만9000원 선인데, 코로나19의 영향이 이어지던 지난해 내내 명절 대목 수준인 2만∼2만1000원 선을 유지했다”며 “뜻밖에도 한우가 호황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전반적인 소비가 줄었지만 한우를 사먹는 사람은 종전보다 늘면서 한우 매출이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 시대 소비의 역설인 셈이다. ○ 소비 부진에도 한우 판매만은 예외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한우 도매가격은 kg당 1만9891원으로 전년 대비 10.7% 올랐다. 소비가 증가하면서 한우와 육우 사육 마릿수도 지난해 4분기(10∼12월) 기준 336만4000마리로 전년 대비 3.9% 늘었다. 이 같은 사육 마릿수 증가 폭은 1983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4분기 기준으로 가장 큰 것이다. 농경연 측은 “코로나19 확산으로 집밥 수요가 커진 데다 지난해 5월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된 뒤로 외식 수요까지 늘면서 한우 가격이 오름세를 보였다”고 말했다. 경기에 대한 전반적인 심리를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내내 100 미만 수준으로 부진했지만 한우 판매만은 예외였던 것이다. 한우의 높은 인기는 최근 설 선물세트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한층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설 기간 고향인 대구에 내려가지 않기로 한 직장인 윤모 씨(32)는 설 선물로 20만 원이 넘는 한우 세트를 골랐다. 윤 씨는 “5인 이상 집합 금지 등이 계속되면서 부모님을 뵙지도 못하는데 KTX 왕복에 들었을 돈을 보태 한우를 보내드리기로 했다”며 “고가 선물을 하는 게 전혀 아깝지 않다”고 했다. 실제 유통업체마다 한우 선물세트는 매출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본보가 2011년 이후 최근 10년간 롯데백화점 명절 선물세트 판매 순위를 분석한 결과 올해 설에는 한우 중심의 정육 선물이 1위로 올라섰다. 종전 10년 동안은 설과 추석 기간 선물 판매량에서 ‘건강식품―정육―청과’ 순서에 변화가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정육 선물이 1위로 올라선 것이다. 정육 제품은 상대적으로 고가여서 소비층이 제한적인 경향이 있었는데 이번에 이런 추세가 바뀌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전체 선물에서 정육 선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만 해도 10.9%에 불과했지만 올 들어 34.4%로 크게 늘었다. 한우 선물을 찾는 고객이 늘자 편의점들까지 100만 원이 넘는 초고가 한우 선물세트를 기획해 내놨다.○ “자신과 가족 위한 보상심리 작용” 요리사가 구성한 한우 코스요리가 본격적으로 유행한 것도 최근 일이다. 서울 한남동과 청담동 등지에 줄줄이 한우 코스요리 전문 식당들이 들어섰다. 1인당 가격이 보통 5만∼10만 원 선이고 비싼 곳은 20만 원도 넘지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직장인 김모 씨(37)는 “모임 자체가 어려워지니 한번 만날 때 좋은 것을 먹자며 가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한우코스요리점을 운영하는 최지현 씨(40)는 “최근 두 달가량 오후 9시 영업제한을 받는데도 매출 타격을 거의 받지 않고 있다”며 “편하게 술 한잔 즐기러 오거나 특별한 날 찾는 단골들이 꾸준하다”고 전했다. 한우 소비가 늘어난 것은 이처럼 사회적 거리 두기로 소비가 억눌려 있다가 일시에 폭발하는 ‘보복 소비’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민정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외식과 모임이 제한된 상태에서 대안으로 가장 고급스럽다고 여겨지는 한우를 선택하는 것 같다”며 “명품 소비가 늘어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자신과 가족을 위한 보상심리로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소고기 수입이 줄어든 것도 한우 가격 상승에 일부 영향을 끼쳤다는 분석도 나온다. 축산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이 대미 무역 갈등으로 호주산 소고기 소비를 늘린 데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미국 도축장 시설 운영이 80%가량 중단돼 국내로 들어오는 수입 소고기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조선, 소고기 맛에 빠지다’란 책을 쓴 김동진 씨는 “소고기는 조선시대 때부터 한국인이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가장 완벽하게 충족시켜 주던 음식이었다”며 “요즘처럼 불안한 시대일수록 더욱 인기를 끄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사지원 4g1@donga.com·김하경 기자}

충남 홍성에서 13년째 축산 농가를 운영하는 이근우 씨(41)는 지난해 초중반만 해도 매출에 큰 타격을 입지 않을까 우려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소비가 위축되면서 한우 소비량이 줄어들 게 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다. 그런 예상과 달리 작년과 올해 한우 판매량이 늘면서 가격도 많이 올랐다. 이 씨는 “통상 한우 1등급 가격은 1kg 기준으로 1만9000원 선인데, 코로나19의 영향이 이어지던 지난해 내내 명절 대목 수준인 2만~2만1000원 선을 유지했다”며 “뜻밖에도 한우가 호황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로 전반적인 소비가 줄었지만 한우를 사먹는 사람은 종전보다 되레 늘면서 한우 매출만은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코로나 시대 소비의 역설인 셈이다. ● 소비 부진에도 한우 판매만은 예외한국농촌경제원에 따르면 지난해 평균 한우 도매가격은 1kg당 1만9891원으로 전년 대비 10.7% 올랐다. 소비가 증가하면서 한우와 육우 사육 마릿수도 지난해 4분기(10~12월) 기준 336만4000마리로 전년 대비 3.9% 늘었다. 이 같은 사육 마릿수 증가 폭은 1983년 관련 조사를 시작한 이래 4분기 기준으로 가장 큰 것이다. 코로나19 확산으로 집밥 수요가 커진데다 지난해 5월 긴급재난지원금이 지급된 뒤로 외식 수요까지 늘면서 한우 가격이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경기에 대한 전반적인 심리를 보여주는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코로나19로 인해 내내 100 미만 수준으로 부진했지만 한우 판매만은 예외였던 것이다. 한우의 높은 인기는 최근 설 선물세트 판매가 본격화되면서 한층 뚜렷하게 나타나고 있다. 올해 설 기간 고향인 대구에 내려가지 않기로 한 직장인 윤모 씨(32)는 설 선물로 20만 원이 넘는 한우 세트를 골랐다. 윤 씨는 “5인 이상 집합 금지 등이 계속되면서 부모님을 뵙지도 못하는데 KTX 왕복에 들었을 돈을 보태 한우를 보내드리기로 했다”며 “고가 선물을 하는 게 전혀 아깝지 않다”고 했다. 실제 유통업체마다 한우 선물세트는 매출 효자 역할을 하고 있다. 본보가 2011년 이후 최근 10년간 롯데백화점 명절 선물세트 판매순위를 분석한 결과 올해 설에는 한우 중심의 정육 선물이 1위로 올라섰다. 종전 10년 동안은 설과 추석 기간 선물 판매량에서 ‘건강식품-정육-청과’ 순서에 변화가 없었는데 이번에 처음으로 정육 선물이 1위로 올라선 것이다. 정육 제품은 상대적으로 고가여서 소비층이 제한적인 경향이 있었는데 이번에 이런 추세가 바뀌었다고 업계는 보고 있다. 전체 선물에서 정육 선물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1년만 해도 10.9%에 불과했지만 올 들어 34.4%로 크게 늘었다. 한우 선물을 찾는 고객이 늘자 편의점들까지 100만 원이 넘는 초고가 한우 선물세트를 기획해 내놨다. ● “자신과 가족 위한 보상심리 작용” 요리사가 구성한 한우 코스요리가 본격적으로 유행한 것도 최근 일이다. 서울 한남동과 청담동 등지에 줄줄이 한우 코스요리 전문 식당들이 들어섰다. 1인당 가격이 보통 5만~10만 원 선이고 비싼 곳은 20만 원도 넘지만 젊은층을 중심으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직장인 김모 씨(37)는 “모임 자체가 어려워지니 한번 만날 때 좋은 것을 먹자며 가게 된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에서 한우코스요리점을 운영하는 최지현 씨(40)는 “최근 두 달 가량 오후 9시 영업제한을 받는데도 매출 타격을 거의 받지 않고 있다”며 “편하게 술 한 잔 즐기러 오거나 특별한 날 찾는 단골들이 꾸준하다”고 전했다. 한우 소비가 늘어난 것은 이처럼 사회적 거리 두기로 소비가 억눌려 있다가 일시에 폭발하는 ‘보복 소비’ 때문이라는 분석이 많다. 김민정 숙명여대 소비자경제학과 교수는 “외식과 모임이 제한된 상태에서 대안으로 가장 고급스럽다고 여겨지는 한우를 선택하는 것 같다”며 “명품 소비가 늘어난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자신과 가족을 위한 보상심리로 찾는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축산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중국이 대미 무역갈등으로 호주산 소고기 소비를 늘린 데다 코로나의 영향으로 미국 도축장 시설 운영이 80%가량 운영이 중단되면서 국내로 들어오는 수입 소고기가 줄어든 영향도 있다”고 말했다. ‘조선, 소고기 맛에 빠지다’란 책을 쓴 김동진 씨는 “소고기는 조선시대 때부터 한국인이 필요로 하는 영양분을 가장 완벽하게 충족시켜 주던 음식이었다”며 “요즘처럼 불안한 시대일수록 더욱 인기를 끄는 경향이 있었다”고 말했다. 사지원 기자 4g1@donga.com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

이마트는 식료품 강화를 통해 오프라인 경쟁력 제고에 나서고 있다. 신선식품을 중심으로 고객 지향적인 상품과 가격을 제공하는 방식이다. 수산코너는 생동감을 강조한 매장으로 재편했다. 이동형 활 수족관을 도입해 제철에 맞는 활 수산물을 판매하고 손질을 완료한 팩상품 중심으로 운영하던 방식 외에도 ‘오더메이드 매장’을 늘려나가고 있다. 오더메이드 매장에서는 고객이 직접 원하는 수산물을 고르고 요리 용도에 맞춰 찜, 탕·찌개, 조림, 구이용으로 손질해준다. 별도 소금 간도 요청할 수 있다. 축산코너도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강화했다. 스테이크용 소고기를 고객이 원하는 두께로 썰어주는 서비스를 시작으로 육류 커스터마이징 서비스를 정육 전체로 확대해나간 것. 고객이 직접 고기의 중량과 부위 등을 선택할 수 있는 1대1 대면 서비스도 하나의 큰 특징이다. 고객이 스테이크 외에도 한우와 수입육, 돈육 등 진열된 덩어리 원육을 선택하면 현장에서 손질해준다. 과일코너는 신품종 과일을 도입해 고객에게 넓은 선택권을 준다. 감귤류를 밀어내고 겨울의 대표 과일로 도약한 딸기는 과거 ‘설향’이라는 대표 품종을 중심으로 운영돼왔지만 최근 품목 가짓수를 6∼7종으로 확대했다. 상품명과 가격, 원산지 이외에 상품에 대한 설명과 고객이 참고할 만한 콘텐츠를 담은 점내 판촉물(In Store Promotion·ISP)도 과일코너에 도입됐다. ISP는 그날 판매되는 주요 제철과일의 당도를 측정하고 표기해 고객에게 알려준다. 생소한 과일이나 채소를 손질하는 방법이나 보관하는 방법도 설명한다. 이마트는 모니터 스크린을 활용한 콘텐츠 활용도 강화하고 있다. 상품 진열 공간에 스크린을 설치해 식재료를 활용한 레시피 영상이나 손질법과 세척법을 보여주는 영상을 송출함으로써 고객의 주목도를 높이고 쇼핑 재미를 높이기도 한다. 이마트 관계자는 “신선식품의 경쟁력은 대형마트의 핵심 경쟁력 중 하나”라며 “재밌게 쇼핑할 수 있도록 매장을 조성하고 고객 맞춤형 서비스를 도입해 고객 지향적인 상품과 가격,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김하경 기자 whatsu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