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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와대가 26일 오후 7시 김관진 전 합참의장을 국방부 장관 내정자로 발표하면서 김태영 국방부 장관 경질이 발표된 이후 23시간 동안 지속된 국방리더십 공백은 정상화됐다. 서해 5도를 중심으로 안보위기가 고조된 가운데 시작된 ‘현직은 경질, 후임은 오리무중’ 상황은 청와대가 25일 낮 김 장관 경질을 전격 결정하면서 시작됐다. 23일 발생한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후 이틀 만에 내려진 결정 때문에 청와대로서는 후임자를 차분히 검증할 시간이 부족했다. 그나마 김 장관이 천안함 사태의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한 5월 이후 후임 장관 후보군에 대한 파일 작업을 시작했던 터여서 후보자를 2, 3명 선으로 좁히는 작업까지는 순조롭게 진행된 것으로 보인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이를 근거로 25일 오후 8시 경질 사실을 발표하면서 △후임자는 2, 3명 △민간인은 없고 △예비역 장성이라는 기준을 제시했다. 이후 청와대 안팎에선 한미연합사 부사령관 출신으로 5월부터 이명박 대통령에게 국방정책 전반을 조언해 온 이희원 대통령안보특보가 가장 유력하게 검토되고 있다는 관측이 제기됐다. 청와대 핵심 인사들도 이를 부인하지 않으면서 이 특보의 국방부 장관 내정은 기정사실화되는 분위기였고 26일 오전 7시 반 시작된 청와대의 약식 검증청문회에서 이 특보는 단독 후보로 먼저 검증을 받았다. 그러나 분위기는 청문이 마무리된 이후인 오전 9시부터 급반전했다. 이 대통령이 ‘이 특보도 좋지만 다른 색채를 지닌 후보를 더 찾아보라’는 취지의 지시를 내렸다는 이야기가 나오기 시작했다. 이 특보에게 도덕적 하자가 있다기보다는 민간인을 겨냥한 북한의 무자비한 무력 도발이 빚어진 시점에 ‘강한 군인상(像)’을 지닌 후보자를 찾는다는 해석이 나왔다. 일부 언론에서는 이 특보가 재산 문제로 검증 과정에서 탈락했다는 보도가 나왔다. 그러나 4성 장군 출신인 그의 전 재산은 2억2000만 원인 것으로 확인됐다. 김 후보자는 이날 오후 청와대를 방문해 약식 검증을 거친 뒤 이 대통령을 만나 30분 이상 면담했다. 하루 내내 ‘탈락했다, 미뤄진다, 오락가락 아니냐’는 억측을 낳았던 후임 국방부 장관 후보자 선정 과정은 ‘오후 7시 발표. 후보자는 김관진’이란 메시지가 청와대 출입기자들이 있는 춘추관에 전달되면서 마무리됐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김태영 국방부 장관의 전격 경질에 따라 그동안 청와대가 구상해 온 군 인사개혁이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 특히 청와대는 26일 김관진 국방부 장관 내정자에 대해 “군대를 군대답게 만들 수 있는 분”이라며 군 개혁에 기대감을 나타냈다. 무엇보다 청와대는 엄정한 평가를 통해 역량 있는 인사를 과감히 발탁하는 개혁을 단행하겠다는 구상이다. 청와대 내에선 “이처럼 당연한 이야기가 수십 년간 제대로 작동됐다고 평가받기 어렵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사관학교 기수별로 서열에 따라 핵심보직을 나눠 갖는 관행을 근본적으로 바꾸자”는 의견도 나온다. 한 참모는 26일 “능력이 뛰어나면 몇 기수를 건너뛰어 3성 장군이 참모총장으로 발탁되지 말란 법도 없다”고 말했다. 청와대가 인사개혁을 미룰 수 없는 과제로 삼게 된 것은 일상적으로 벌어지는 군의 부정확한 보고 실태를 확인했기 때문이다. 대통령에게 하는 보고조차 정확하지 않은 일이 생기는 ‘낡은 문화’를 외면한다면 국방개혁이 요원하다는 게 청와대의 판단이다. 한 고위 참모는 이명박 대통령이 연평도 상황 발생 직후 받은 보고 내용을 설명했다. 당시 군은 “(80발 응사는) 배치된 K-9 자주포로 할 수 있는 최대 역량을 모두 동원한 결과이며 적절한 수준”이라고 보고했다고 한다. 그러나 이후 확인된 대로 K-9 자주포 6문 가운데 3문만 정상적으로 가동된 사실이 드러나자 청와대는 충격을 감추지 못했다. 다른 참모는 “군의 초기 보고가 너무 장밋빛이었다. ‘적에게 기습당했다. K-9 자주포로 응사하고 있다. 하지만 교전 상황은 정확히 파악되지 않고 있다’고 보고했어야 했다”며 “이렇게 보고하는 게 그렇게 어려운 일이냐”고 반문했다. 여기에 김 장관이 국회 예결위원회에 참석하느라 1시간 가까이 대응을 지체하고 청와대 외교안보장관회의에 상황 발생 2시간이 지난 뒤에 도착한 사실까지 겹쳐 이 대통령의 실망이 컸다는 것이다. 또 다른 관계자는 “그 상황을 뿌리치지 못한 장관도 문제고, 그 장관을 잡고 보내주지 않은 국회도 문제가 있다”고 말했다. 청와대는 국방선진화추진위원회와 함께 인사개혁을 포함한 70여 개 항목의 군 개혁안을 마련해 다음 달 이 대통령에게 보고할 계획이다. 여기에는 △외부 인사의 장성 진급 심사 참여 △야전(작전 병과)보다는 국방부 보직(인사 정보 정책 병과)이 더 선호되는 관행을 개선하기 위해 국방부 보직에 민간전문가를 기용하는 국방 문민화 방안 등이 포함돼 있다. 한편 군 내부에서는 이번 장관 인사를 각종 사건 사고가 잇따르는 악재(惡材)의 고리를 끊어버리는 계기로 삼자는 분위기다. 한 영관급 장교는 “올해 군은 각종 사건과 사고로 얼룩졌다. 가족에게 아빠가 군인이라는 사실이 부끄럽게 느껴진 때도 있었다”면서 “장관 한 명이 바뀌었다고 군이 바뀌지는 않겠지만 이번을 계기로 젊은 장교부터라도 분위기 쇄신과 개혁을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장교는 “김태영 장관이 명예롭게 퇴진하지 못해 아쉬움이 남는다”면서도 “어차피 물러날 장관이라면 하루라도 빨리 물러나는 것이 추락한 군의 사기를 다시 세우는 데 도움이 될 것이란 의견이 많다”고 분위기를 전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박민혁 기자 mhpark@donga.com}
정부는 북한군의 연평도 포격 도발 이후 관계 당국자 회의를 열어 연평도에서 2차 사격훈련을 실시하는 방안 등을 논의했지만 결론을 내리지 못한 것으로 26일 알려졌다. 이날 정부 고위관계자는 “일부 당국자는 연평도에서 23일과 유사한 사격훈련을 한 뒤 북한이 또다시 도발할 경우 전투기 등으로 북측 기지를 폭격하는 방안을 주장했지만 최종 결론을 내리지 못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정부의 본격적인 대북 압박 조치는 28일부터 서해에서 실시되는 한미 연합군사훈련 이후로 미뤄질 것으로 보인다. 정부 내 강경파들은 “이번에 그대로 넘어가면 북한의 또 다른 도발을 부를 것”이라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온건파들은 “2차 사격훈련을 했을 때 예상되는 북한의 도발과 맞대응으로 확전될 경우 우리 군이 제대로 대응할 수 있을지 알 수 없다”고 우려했다고 한다. 한편 청와대는 이번 교전에서 우리 군의 K-9 자주포 반격으로 북한군의 피해 상황이 담긴 위성사진 판독 결과를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고위관계자는 26일 “정보당국이 이명박 대통령에게 북한군 해안포가 위치한 (황해남도 무도 및 개머리) 지역의 위성정보사진을 분석한 결과를 보고했다”고 밝혔다. 미군 당국이 제공한 것으로 알려진 이 위성 정보의 해상도, 촬영 시점 등은 확인되지 않았다. 이 대통령에게 보고한 시점은 25일로 알려졌다. 이 대통령에게 보고된 영상자료에는 △대파된 북한 군부대 건물 △K-9 자주포탄에 맞은 흔적, 연기 등이 담겨 있다. 그러나 북한군 병사의 시신, 부서진 무기 등은 육안으로 식별할 수준으로 발견되지는 않았다고 한다. 이 대통령은 보고를 받은 뒤 “북한군이 (선제공격을 한 뒤) 다 (지하로) 숨었을 것 아니냐. 온 나라에 땅굴을 파겠다는 곳인데…”라는 반응을 보인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는 이 같은 첩보위성 사진을 외부에 공개할 경우 예상되는 다양한 측면을 검토한 뒤 공개가 부적절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신석호 기자 kyle@donga.com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정부는 백령도 연평도 등 서해 5도 지역에 최정예 지상군을 추가 배치해 군 전력을 대폭 증강하기로 했다. 노무현 정부 시절인 2006년 발표된 서해 5도 지역의 해병대 감축 계획도 백지화하기로 했다. 또 북한의 잠수함과 특수전부대 등 비(非)대칭 군사위협에 대항하는 한국군의 대비전력 확보에 국방예산을 가장 먼저 투입하기로 했다. 정부는 25일 청와대에서 이명박 대통령 주재로 긴급 안보경제점검회의를 열고 이같이 결정했다. 이 대통령은 회의에서 “서해 5도를 포함하는 (안보) 취약지역에 국지전과 비대칭 전투에 대비해 세계 최고의 군사 장비를 갖춰서 대응하라”고 지시했다. 이에 따라 국방부는 군사적 충돌을 전제로 마련된 교전규칙을 북한의 공격 대상이 군이냐, 민간인이냐로 구분해 작성하기로 했다. 교전규칙이 바뀌는 것은 1953년 제정 이후 57년 만이다. 홍상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브리핑에서 “교전규칙이 확전 방지에 염두를 두다 보니 소극적인 면이 있었다는 평가가 회의에서 나왔다”며 “앞으로는 발상 자체를 바꿀 수 있는 교전규칙을 만들기로 했다”고 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맞선 군의 대응 실패 책임을 물어 김태영 국방부 장관을 교체하기로 했다. 김 장관이 3·26 천안함 폭침사건의 책임을 지고 5월 1일 사의를 공식 표명한 지 6개월여 만이다. 후임 국방장관 후보로는 이희원 대통령안보특보(육사 27기·전 한미연합사 부사령관·경북 상주)가 확실시 된다. 김관진 전 합참의장(육사 28기·전북 전주)은 막판까지 후보군으로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특보는 올해 5월 신설된 대통령안보특보직을 맡아 이 대통령이 구상하는 국방개혁 작업의 밑그림을 그리는 역할을 해 왔다. 청와대 인사라인은 25일 이 대통령과 김황식 국무총리에게 이 같은 인사안을 보고했으며 26일 오전 이 특보를 상대로 약식 검증 청문회를 거친 뒤 특별한 문제가 없으면 김 총리의 임명 제청을 거쳐 내정 사실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졌다. 임태희 대통령실장은 25일 저녁 청와대에서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이명박 대통령이 오늘 오후 김 국방장관의 사의를 수용했다”고 밝혔다. 임 실장은 김 장관의 사임 배경에 대해 “김 장관은 천안함 사건 이후 사의를 공식 표명했지만 천안함 후속 조치 등 다른 업무를 마무리하기 위해 사퇴서 수리가 미뤄졌다”며 “최근 군과 관련된 사고가 연속되면서 군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이 대통령이 오늘 사의 수용을 결심했다”고 밝혔다. 임 실장은 그동안 대통령과 국방장관을 연결하는 역할을 해 온 김병기 대통령국방비서관도 분위기 일신 차원에서 함께 교체한다고 밝혔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임태희 대통령실장(사진)은 25일 오후 8시 청와대 춘추관에서 김태영 국방장관 교체 결정을 발표했다. 교체 발표는 5분 전에 출입기자단에게 통보될 만큼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다음은 임 실장과의 일문일답. ―앞으로 어떤 절차를 거치나. “후임 장관에 대해서는 그동안 인사검증 등 필요한 기초조사를 했다. 오늘(25일) 이명박 대통령과 김황식 국무총리에게 (인선 안을) 보고 드렸다. 그 내용을 감안해 김 총리가 내일쯤 제청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본다. 이 대통령은 ‘조속히 절차를 진행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장관후보에 민간인도 포함됐나. “민간인은 없다. 현역 장성은 장관이 될 수 없으므로 후보자들은 모두 예비역 (장성)이다. 지금 이 시간에도 조금 더 검증하고 있다. 내일(26일) 아침에 예비 (인사검증) 청문회도 거쳐야 한다. 개인 검증동의서는 (청와대가) 이미 받았다. 발표는 내일 오후쯤으로 생각해 달라.” ―교체 배경은…. “김 장관은 5월 1일 공식 사퇴서를 제출했고 여러 차례 사의를 표명했다. 여러 건의 군내 사고가 있었고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을 거치면서 군 내부의 분위기를 해소하고 빨리 군의 안정을 되찾기 위해서다.” ―경질이라고 봐도 좋은가. “….” ―김병기 국방비서관도 함께 교체된다. ‘대통령의 확전불가 발언’ 논란과 관련이 있나. “그렇지 않다. 국방비서관은 대통령과 국방장관을 연결하는 자리다. 하나의 패키지로 생각하면 된다. ‘확전 발언 논란’에 대해서는 (그런 발언이 없었으며 언론에 잘못 알려졌다는) 청와대의 설명 그대로다. 이번 기회에 새로운 진용으로 구축했으면 좋겠다는 판단이었다.” ―다른 부처 장관도 교체하나. “그동안 공지한 대로 장관은 수요가 생길 때마다 한다. 일괄 개각은 없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은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 직후 “말로 하는 100번의 성명보다 행동으로 대응하는 것이 군의 의무”라고 말했다. 정부 관계자들은 군의 대응을 놓고 ‘말보다 행동’을 강조한 이 대통령의 메시지가 나온 배경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정부 내에서는 우선 군의 초기대응이 만족스럽지 못했다는 이 대통령의 평가에 따라 이 발언이 나온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또 초기상황에서 적극적 행동을 건의하지 못했던 군 수뇌부에 대한 질책이란 얘기도 나왔다. 청와대 내부에서조차 북한의 포격이 진행된 23일 오후 2시 34분∼3시 41분 우리 군이 적극 대응하지 못했다는 점을 아쉬워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 대통령이 5월 국민에게 다짐했던 ‘적극적 자위권(proactive deterrence)’이 충실히 행사되지 못했다는 이야기다. 청와대의 한 참모는 “군이 초기대응 단계에서 남북한 군이 충돌할 때 적용하도록 돼 있는 교전수칙에 따랐다”고 말했지만 일각에선 “민간인을 겨냥한 무차별 공격에는 매뉴얼을 뛰어넘는 행동이 필요했던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나왔다. 안보 당국자들은 천안함의 북한 소행이 밝혀진 5월 말 군 당국이 대북방송을 통한 심리전 재개를 선언해 놓고도 이행하지 못한 것을 ‘행동하지 못한’ 대표 사례로 꼽고 있다. 군 당국은 휴전선을 따라 확성기 10여 대를 설치해 놓고도 정작 대북방송은 틀지 못했다. 이에 대해선 “심리전 재개 선언도 심리전의 하나”라는 모호한 해명을 내놓았다. 당시에는 “대북방송 불발은 위기고조를 원치 않았던 미국의 뜻 때문”이라는 이야기가 정부 내에서 흘러나왔다. 이유야 어떻든 군이 말만 하고 행동으로 실천하지 못한 것은 국민의 신뢰를 얻기 어렵게 만들었다는 얘기가 많았다. 이 대통령이 이례적으로 ‘말보다 행동’이라는 원칙을 천명함에 따라 정부의 향후 대북 정책은 한미일 3각 공조의 틀을 유지하면서 더욱 강경하게 흘러갈 가능성이 높다. 이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이 24일 30분간 통화를 하고 ‘대북 추가제재’에 합의한 것도 이런 흐름과 닿아 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23일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로 민간인 2명이 숨진 것으로 확인됐다. 6·25전쟁 정전 이후 북한군의 한국 영토 공격으로 민간인이 숨진 것은 처음이다.해양경찰청은 24일 오후 3시경 연평도 피격 화재 현장 수색작업에 나선 해경 특공대원들이 연평면 연평리 산3-94 충민회관 인근 해병대 독신자숙소 신축공사장에서 김치백 씨(60·인천 서구 가정동)와 배복철 씨(59·인천 동구 송현동) 등 건설인부 2명이 숨진 것을 발견했다고 밝혔다.발견 당시 두 사람의 시신은 형체를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심하게 훼손돼 있어 포탄이 터지면서 그 자리에서 숨진 것으로 보인다. 해경에 따르면 김 씨는 지난해 6월부터 가족과 떨어져 이 공사현장의 일용직 관리자로 일해 왔으며, 미장공인 배 씨도 김 씨와 함께 공사현장에서 숙식을 해결해 왔다.해경은 포탄이 터진 야산과 주택가에서 희생자가 추가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수색작업을 강화하고 있다.한국과 미국은 28일부터 다음 달 1일까지 서해에서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조지워싱턴(9만7000t급)이 참가한 가운데 대규모 연합해상훈련을 하는 등 북한의 연평도 포격 도발에 강력히 대응하기로 했다.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은 24일 30분간의 통화에서 “한국의 영토와 민간인을 무차별 공격한 이번 도발은 북한이 사전에 계획했다”는 데 의견을 같이하고 연합군사훈련을 포함한 24시간 공동대응 의지를 확인했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미 7함대 소속 항모 조지워싱턴은 이날 오전 일본 요코스카(橫須賀) 해군기지를 떠났다고 교도통신이 보도했다.이어 두 정상은 “북한이 이런 식으로 도발한다면 더더욱 제재를 강화해야 한다”며 추가적인 대북제재 방안을 마련하기로 합의했다. 홍상표 대통령홍보수석비서관은 “두 정상의 합의에 따라 양국 안보 당국자들이 구체적인 제재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오바마 대통령은 “중국이 북한에 분명한 태도를 취하고 (한미 양국의) 대북 관계에 협력해야 한다”며 “내가 중국(후진타오 국가주석)과 통화하겠다”고 말했다. 간 나오토(菅直人) 일본 총리도 이날 이 대통령과의 통화에서 “중국의 단호한 태도가 필요하다. 이런 메시지를 중국에 전하겠다”고 말했다고 청와대 측은 전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와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도 이날 이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한국 정부와 긴밀히 협력할 것을 약속했다.한편 북한의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3대 세습 후계자인 3남 김정은이 연평도 포격 도발 직전 해당 군부대 인근의 황해남도 ‘황계 지역’을 비밀리에 방문했던 것으로 확인됐다.정부 고위 관계자는 “현재 지방 순시 중인 김 씨 부자가 포격 도발이 일어난 23일 직전 연평도에 해안포를 발사한 부대 뒤편의 내륙 지역에 위치한 황계 지역을 방문했던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군 당국은 김 씨 부자가 연평도 포격을 앞두고 군 지휘부 등을 격려하기 위해 이곳에 들렀을 것으로 추정하는 것으로 알려졌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워싱턴=최영해 특파원 yhchoi65@donga.com인천=황금천 기자 kchwang@donga.com ▲동영상=폐허로 변해버린 연평도}
이명박 대통령은 국내 유일의 법정 모금기관인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직원들이 불우이웃돕기 성금을 유용한 사실에 대해 22일 “안타까운 일”이라며 “원칙에 따라 철저하게 인적 쇄신을 단행하면 국민들로부터 신뢰 제고의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수석비서관회의를 주재하면서 진영곤 대통령고용복지수석비서관으로부터 성금을 부적절하게 사용하고 성금 배분권을 남용한 공동모금회의 실태를 보고 받고 이같이 밝혔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이번 사건으로 기부와 나눔에 대한 참여와 관심이 식지 않도록 신경을 써 달라”고 당부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정부가 순수과학을 전공한 20, 30대 젊은 과학자들에게 석박사 학위 취득 후 5년간 일자리와 연구비를 제공하는 대통령 장학금 신설을 추진한다. 이 장학금의 연간 수혜자는 100명 안팎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또 우수한 여성 과학기술 인력이 대학이나 정부 출연 연구소에서 주당 20시간 정도 일하며 가사(家事)와 연구를 병행할 수 있도록 하는 ‘파트타임 정규직 제도’도 도입될 것으로 보인다. 대통령직속 국가교육과학기술자문회의는 19일 이명박 대통령에게 이 같은 내용을 뼈대로 하는 ‘세계 중심 국가를 향한 인재 육성 방안’을 건의했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건의사항이지만 대통령 장학금과 파트타임 정규직 제도는 완성 단계에 접어들었다”며 내년 시행 가능성을 시사했다. 이와 함께 자문회의는 초중고교의 암기 위주 주입식 교육 과정을 20% 정도 줄이고 그 대신 학생들의 창의성을 기를 수 있는 심화 수업을 하도록 해야 한다고 건의했다. 이를 위해 교사 한 사람이 관련 과목을 연계해 가르칠 수 있도록 하자고 건의했다. 이 대통령은 “국가 과학기술 예산은 대통령이 직접 챙겨보겠다”며 “(스포츠와 예술 등 여러 분야에서) 즐겁고 보람 있게 노력해 세계 1등을 하고 있는 젊은이들이 나오는 것처럼 과학기술 분야도 그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노벨상 프로젝트 시동…30대 과학자의 연구역량에 집중 이날 자문회의는 미래 경제성장을 이끌 과학자, 특히 연구역량이 최고에 이르는 30대에 대한 지원 방안을 집중적으로 제안했다. 자문회의가 지난 20년간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 137명을 분석한 결과 30대 시절의 연구 성과가 노벨상 수상으로 이어진 경우가 66명(48%)에 이르렀다. 이 결과를 바탕으로 “박사학위를 딴 직후 5년에 해당할 30대 연구자에 대한 집중 지원이 ‘노벨상 프로젝트’에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온 것으로 알려졌다. 자문회의는 그동안 정부 지원의 후순위로 밀려있던 ‘박사 후 과정(post doctorate)’ 연구 인력에 주목했다. 자문회의는 “대학이나 연구소가 자리를 제공하고 정부가 연구비와 생활비를 지원하면 박사 후 과정 연구 인력들이 5년이면 1개 프로젝트를 마칠 수 있다”며 “그 업적에 따라 임용 연장을 판단하면 된다”고 밝혔다. 이날 보고에서는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과학 분야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한 나라가 한국 터키 브라질 인도네시아 멕시코 사우디아라비아 등 6개국에 불과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이공계 출신 여성 박사 취업자 가운데 36.3%가 비정규직일 만큼 여성 연구자들의 연구환경이 열악하다는 점도 지적됐다. 자문회의는 우수한 여성 연구자들의 기여를 높이기 위해 국책연구소 등이 이들을 신분은 정규직이면서도 하루 4시간씩 혹은 이틀 동안 집중적으로 주당 20시간 근무해도 되는 방식으로 고용하는 방안을 마련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이들 가운데 우수한 인력은 원할 경우 전일제 근무자로 전환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암기 내용 줄여야…과목 넘나드는 강의 도입해야” 자문회의가 이날 건의한 중고교 수업방식 변화가 채택될 경우 앞으로 사범대에 입학하는 학생들은 2개 교과목 교사 자격증을 함께 따는 것이 권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고교 학생들이 세계사와 지리, 수학과 물리 등 과목 간 경계를 넘나드는 수업을 선택해 들을 수 있으려면 우선 ‘멀티 플레이어’ 교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자문회의는 문과, 이과 융합적 사고를 위해 예컨대 국어 교과서에 문학작품뿐만 아니라 생명과학이나 수학적 사고를 다룬 글을 싣는 등 문과와 이과의 장벽을 자유롭게 넘나드는 교육을 적극 권고할 방침이다. 자문회의가 암기 위주의 교과과정을 20% 줄여야 한다고 건의한 것은 기존 학교 수업을 양 중심에서 창의성과 질 중심으로 바꾸자는 의미로 풀이된다. 예를 들어 나열형으로 암기하던 사실을 10가지에서 8가지로 줄이고 더욱 창의적인 심화학습을 도입하자는 취지다. 이런 변화에 대해 사범대 구성원들의 반발이 예상된다. 교원 양성 과정에 두꺼운 과목 간 장벽을 허물고 융합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날 교육과학기술부 관계자는 “지금도 부전공 등의 형태로 다른 과목의 자격증을 따는 예비 교사들에게 가산점을 주고 있지만 성과는 미미하다”며 “다만 학생들에게 선택권을 주고 교원 인사의 탄력성을 보장하는 측면에서도 교원의 복수 과목 교사 자격을 적극 확대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정부의 기조는 ‘낮은 세율, 넓은 세원’이다. 이 (감세) 기조를 유지하면서 당에서 조속히 논의해 결론을 내주면 좋겠다.” 이명박 대통령은 17일 청와대에서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와 월례 조찬회동을 갖고 “이미 중산층과 중소기업을 위한 감세는 많이 됐다. 지금 논의되는 부분은 감세에서 ‘꼬리’ 부분에 해당하는 (세율) 상위 부분의 감세”라며 이같이 말했다고 한나라당 배은희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의 발언은 모호하긴 하지만 현재 여권 내에서 전개되고 있는 ‘감세 부분 철회’ 논쟁에 대한 의중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는 분석이다. ○ 오해 섞인 논쟁이 안타까운 대통령 이 대통령은 우선 그간의 부자감세 논쟁에 오해와 잘못된 논리가 깔려 있다는 인식을 내비친 것으로 보인다. 실제 이 대통령은 회동에서 “부자감세라는 프레임에 걸려 이상하게 돼버렸다”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한 관계자가 전했다. 이어 이 대통령은 ‘세율은 낮춰서 1인당 세 부담은 줄이지만, 세금 회피자를 찾아내고 일자리를 만들어서 세원(稅源)은 넓히는 게 옳다’는 평소의 조세 원칙을 강조하면서 향후 논의과정에 원칙을 지켜 달라고 당부했다는 것이다. 특히 이 대통령은 중산층과 중소기업을 위한 감세는 충분히 진행됐으며, 현재 논쟁은 ‘꼬리’에 해당하는 상위(고소득층)의 감세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실제로 정부와 여당은 2008년 집권 이후 법인세를 2차례 인하했다. 이때 수혜자는 대체로 법인세가 1억∼2억 원에 못 미치는 중소기업이었다. 또 약 1000만 명에 이르는 연소득 8800만 원 이하인 대부분의 월급생활자 및 자영업자는 이미 2008년 말 소득세가 2%포인트 낮아져 감세 혜택이 주어졌다. 지난해 발간된 국세통계연보에 따르면 연소득 8800만 원 이상인 국민은 2008년 기준으로 20만6400명(봉급생활자 7만9700명, 자영업자 및 별도소득 있는 봉급생활자 12만6700명)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 대통령이 ‘꼬리’라는 표현을 쓴 것도 1100만 명을 넘어서는 납세자 가운데 2%가량인 20만 명에 해당하는 일부라는 점을 강조한 것”이라고 풀이했다.○ 신속 매듭 방침 … ‘공’은 한나라당으로 당청 회동 이후 한나라당 의원 사이에는 “대통령이 감세폐지론자의 손을 흔쾌히 들어준 것 같지는 않다”는 반응이 많았다. 당 핵심 관계자는 이 대통령과 회동을 마친 뒤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이 대통령이 당에 힘을 실어준 게 아니다. (이 대통령은) 당이 정부와 논의했으면 좋겠다고 말씀했다”고 전했다. 하지만 여권 인사들은 대체적으로 ‘공’이 청와대에서 한나라당으로 넘어왔다는 점에는 수긍하는 분위기다. 이 대통령의 발언 이후 청와대 관계자들은 일제히 입을 닫았다. 다만 여권 전반에는 “어떤 식이든 결론을 빨리 맺는 게 중요하다”는 시각이 우세했다. 한 핵심관계자는 향후 계획과 관련해 “결론은 이번 정기국회 때 내려질 것 같다. 그러나 법제화는 상황에 따라 당장 할 수도, 내년 이후로 미룰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동안의 혼선 원인은 현재 여권에서 2012년 총선·대선을 치러야 하는 정치인 그룹과 현 정부의 정책철학 견지를 중시하는 정책참모 그룹 사이에 감세정책을 놓고 단층선이 형성돼 있기 때문이다. 한 청와대 관계자는 “2012년 수도권 선거 참패를 우려하는 의원들의 심정을 외면할 수 없다는 게 고민”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소득세를 놓고 감세원칙을 깬다면 앞으로 선거 때마다 계속 원칙 훼손을 요구받을 텐데 걱정…”이라며 고민의 일단을 드러냈다. 다만 22일 열릴 예정인 당 정책 의원총회에서 중구난방으로 발언이 나오는 것은 사전 조율을 통해 차단하겠다는 것이 여권의 구상이다. 이 대통령이 안 대표에게 “당에서 먼저 결정짓지 말고 논의하는 과정에 정부와 협의하라”고 한 말도 이런 뜻이라고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

민주당은 17일 검찰이 전국청원경찰친목협의회(청목회) 입법 로비 의혹 수사와 관련해 최규식 강기정 의원 측 관계자 3명을 체포한 것을 ‘무자비한 야당 탄압’으로 규정하고 강력히 반발했다. 이날 열린 긴급 최고위원회의와 두 차례의 의원총회에서는 검찰 수사에 항의하는 뜻으로 민주당 의원 87명이 모두 자신들에 대해서도 수사하라고 요구하는 수사의뢰서를 내고 검찰에 출두하자는 의견이 나오는 등 격한 발언이 쏟아졌다. 손학규 대표는 이날 의총 모두발언에서 “이명박 정권과 정치 검찰이 정상의 범위를 넘어서고 있다”며 “이 대통령이 노무현 전 대통령을 검찰 권력으로 죽일 때 그의 손은 세상에서 가장 더러운 손이 됐다는 것을 기억하자. 저들의 비열함을 용서하지 말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특히 그는 “(이 대통령은) 자신의 부인 이름을 걸면 괘씸죄를 걸어 생사람이라도 잡겠다는 수구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도대체 이 정권의 영부인이 무슨 일을 하고 다녔는지 물어봐야겠다”고 말했다. 남상태 대우조선해양 사장 연임 의혹의 몸통으로 대통령 부인 김윤옥 여사를 다시 겨냥하면서 추가 폭로를 예고한 것이다. 이어 “검찰은 ‘이명박(대통령)-이상득(의원)-박영준(지식경제부 2차관)’으로 이어지는 ‘어둠의 삼각권력’을 지켜내기 위해 어떤 일도 마다하지 않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내부적으로는 대응 수위를 놓고 고심하는 기색이 역력했다. 검찰 수사는 여론의 지지를 받고 있는 데다 검찰 수사를 고리로 예산 심의를 전면 거부할 경우 ‘역풍’을 맞을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현직 대통령을 정조준한 손 대표의 거친 발언에 대해서는 “지나쳤다”는 의견도 대두됐다. 민주당은 18일 의원총회에서 검찰소환에 응하며 정면 돌파하는 방안도 적극 검토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그동안 언어폭력으로 노 전 대통령을 사지(死地)로 여러 번 몰아넣었던 분이 손 대표가 아니냐”며 “그런 분이 이런 발언을 대통령에게 했다니…”라고 강도 높게 손 대표를 비판했다. 한나라당 안형환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손 대표의 발언은 근거가 전혀 없을 뿐만 아니라 제1야당의 대표가 지녀야 할 최소한의 품위조차 상실한 지나친 표현”이라며 “마치 영부인에게 무슨 의혹이 있는 것처럼 흘리지 말고 자료가 있다면 밝혀라”라고 말했다.조수진 기자 jin0619@donga.com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청와대가 국내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해 12일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이명박 대통령의 국정 지지율이 취임 후 처음으로 60%대에 올라섰다. 15일 청와대에 따르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기간인 12일 전국의 성인남녀 1000명을 상대로 실시한 조사에서 응답자 가운데 60% 선이 “이명박 대통령이 국정운영을 잘하고 있다고 보십니까”라는 질문에 “매우 그렇다” 또는 “그렇다”라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여름 이후 50%로 올라선 국정 지지율이 G20 정상회의가 진행되는 과정에서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청와대와 정부가 최근 한나라당 내에서 벌어지는 감세 논의의 결과를 수용하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관계자는 15일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한나라당이 정책 의원총회를 통해 안상수 대표나 박근혜 전 대표의 절충안 중에서 의견을 모아 오면 청와대가 수용할 것으로 안다”며 “이 같은 방향의 세법개정안을 가급적 이번 정기국회에서 처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기획재정부 고위 관계자는 “한나라당이 감세 관련 당론을 결정하면 정부는 이에 따르겠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박 전 대표는 이날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최근의 감세 논란과 관련해 “소득세 최고세율은 현행 세율을 유지하고 법인세 최고세율은 예정대로 인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그동안 글로벌 경제금융 위기를 거치면서 정부의 재정건전성이 급격히 악화됐고 소득불균형도 심화되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박 전 대표는 구체적으로 소득세율과 관련해 현재 35%에서 2012년부터 33%로 줄게 돼 있는 과표 기준 8800만 원 초과 소득자에 대한 소득세율은 내리지 않고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2012년부터 현행 22%에서 20%로 인하되는 과표 기준 2억 원 초과 법인세 최고세율은 예정대로 인하해야 한다고 밝혔다. 안 대표도 이날 기자들에게 “소득세는 최고세율 구간을 신설해 그 구간에 대해선 감세를 적용하지 않고 35% 최고세율을 유지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며 “이는 감세정책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도 이를 보완하는 절충안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의 감세 논의는 22일경 열릴 정책 의총에서 가닥이 잡힐 것으로 예상된다.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소득세와 법인세의 최고세율 인하 적용 시기를 놓고 여권 내부에서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감세논쟁을 촉발시킨 한나라당 정두언 최고위원은 최고세율을 낮출 것인지, 아니면 현행대로 유지할 것인지의 문제는 이명박 정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고 거듭 주장해왔다. 2013년 이후 적용되기 때문에 다음 정권의 문제라는 것이다. 한나라당 내 일부 경제통들조차 차기 정부와 관련된 문제인 만큼 감세논쟁을 내년이나 2012년 총선 이후 19대 국회에서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를 밝혀왔다. 하지만 정확히 말해 최고세율 인하는 2012년부터 적용된다. 국회가 지난해 12월 30일 통과시킨 소득세 및 법인세 개정안은 2012년 1월 1일 이후 발생한 소득분부터 적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이런 혼선이 생긴 것은 세금을 매기는 시점이 법인과 봉급생활자, 자영업자마다 조금씩 다르기 때문이다. 봉급생활자는 매달 소득세를 내기 때문에 2012년 1월부터 바로 적용을 받는다. 반면 법인세는 2012년 1월 세제가 바뀌지만 법인세액이 정해지는 것은 그해 말이기 때문에 실제 적용은 2013년부터 한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2012년 하반기에 납부하는 ‘반기 법인세 예납’이란 제도도 있어 반드시 2013년부터 적용한다고 볼 수는 없다. 자영업자의 사업소득세 역시 법인세와 납부 시기나 제도가 비슷하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15일 “2013년부터 적용한다는 말이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지만 봉급생활자가 있기 때문에 2012년부터 적용한다고 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이재명 기자 egija@donga.com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이명박 대통령과 알란 가르시아 페루 대통령은 15일 청와대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페루의 에너지 자원개발 사업에 한국이 참여하는 방안 등 포괄적인 경제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양국 통상장관들은 양국 정상이 임석한 가운데 한-페루 자유무역협정(FTA)에 가서명했다. 양국은 8월 관세 인하 대상 및 관세 인하율에 합의한 뒤 자국 국내법 규정에 맞춰 FTA 합의문을 작성해 왔다. 중남미 국가로는 칠레에 이어 두 번째 FTA다. 양국 국회의 비준을 거쳐 협정이 발효되면 쌀과 같은 민감 품목을 제외한 농산물 및 자동차 관세가 10년 이내에 폐지된다. 이 대통령은 이날 가르시아 대통령에게 페루가 한국의 공적개발원조(ODA) 중점협력 대상국으로 선정됐다고 통보했다. 이 대통령은 “한국 기업이 페루의 금융업 및 수산업에 진출해 달라”는 가르시아 대통령의 요청에 대해 “이중과세방지협정이 조속히 체결되는 것이 투자 기회를 늘려준다”고 말했다. 가르시아 대통령은 이날 정상회담에 앞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기적의 성장을 이룬 한국은 관심과 존경의 대상”이라며 “한-페루 FTA를 통해 한국산 가전제품 수입이 두 배로 늘겠지만 가스 석유 환경 부문에서 한국의 기술 지원을 받는 게 더 절실하다”고 말했다. 한-페루 FTA는 교역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향후 남미시장 진출의 교두보를 공고히 했다는 점에 큰 의미가 있다. 특히 이번 FTA는 중남미 자원시장 공략에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된다. 페루는 은(1위), 아연(2위), 구리(3위), 주석(3위) 등 주요 광물 자원이 매장량 기준으로 세계 3위 수준이며, 석유와 가스 매장량도 각각 38, 42위에 올라 있기 때문이다. FTA 협정 발효 후 10년 이내에 현재 교역되고 있는 주요 품목에 대한 관세가 모두 없어짐에 따라 한국의 자동차와 가전제품들은 페루시장에 더 많이 진출해 시장점유율을 높일 수 있게 됐다. 또 커피, 오징어 등 페루에서 들여오는 주요 농수산물은 수입 관세가 없어지면서 한국 소비자들은 이를 싼값에 구입할 수 있다. 페루는 그동안 컬러 TV, 자동차, 의약품, 냉장고 등에 대해 9∼17%의 높은 관세를 유지해 왔다. 따라서 발효 즉시 철폐되는 컬러 TV, 대형 자동차(3000cc 이상), 플라스틱 제품 일부, 합성필라멘트사 등과 5년 내에 철폐되는 중형 자동차(1500cc 이상∼3000cc 미만), 의약품 등의 수출이 단계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전망된다. 반면 우리나라 대(對)페루 수입액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아연·동·납 등 비철금속 및 원자재는 지금도 무관세이기 때문에 관세 철폐에 따른 수입 관련 변화는 크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가 페루에서 수입하는 전체 품목 가운데 2007∼2008년 평균 금액 기준으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아연(4억650만 달러·41.8%), 구리(3억780만 달러·31.7%), 기타 금속광물(1억2430만 달러·12.8%) 순이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김기용 기자 kky@donga.com}

여권의 감세 논쟁이 급류를 타고 있다. 한나라당 안상수 대표와 박근혜 전 대표가 15일 일부 감세 철회안을 밝혔기 때문이다. 여권의 감세 논쟁엔 야당의 ‘부자감세’ 공세에 맞서며 중도 포지셔닝(positioning)을 선점하려는 정치적 포석도 깔려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청와대와 정부의 감세 정책 기조에도 변화의 기미가 보이고 있다.○ 한나라당 핵심부서 “소득세 인하 조정” 목소리 잇따라 안 대표와 박 전 대표에 앞서 일부 당 최고위원은 감세 철회의 필요성을 제기해왔다. 홍준표 최고위원은 이날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직접세 강화를 위해 고소득층 세율을 완화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정두언 최고위원도 “감세 철회를 못해 당이 ‘부자감세’ 소리를 듣는 것은 청와대 참모 등이 과잉충성을 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결국 당 대표와 당의 차기 유력 대선주자까지 감세 논쟁에 뛰어든 만큼 여권 내 감세 논쟁은 어떤 형태로든 정리가 불가피한 상황으로 치달을 전망이다. 박 전 대표와 안 대표가 내놓은 감세정책의 골격은 비슷하다. 법인세는 유지하되 고소득층에 대한 소득세 추가 감세를 하지 말자는 것이다. 다만 소득세 감세 기준과 관련해 박 전 대표는 과세표준 8800만 원 초과 구간에 대해 추가 감세를 하지 말자고 제안했다. 안 대표는 ‘1억 원 또는 1억2000만 원 초과’ 최고세율 구간을 신설해 추가 감세 혜택 대상을 줄이자고 주장했다. 이 같은 논의에 비춰볼 때 당분간 여권 내 감세 논의는 소득세 부분에 한정해 ‘정밀 조정’하는 대안이 유력할 것으로 전망된다.○ 감세 논란의 핵심은 ‘부자감세’ 프레임 벗기 한나라당 내에서 감세 논의가 불거진 배경엔 2012년 총선과 대선이 본격화하기 전에 야당의 ‘부자감세’ 공세에 맞서 ‘한나라당=부자당’이라는 정체성 시비를 벗어나야 한다는 절박감이 깔려 있다. 당의 핵심관계자는 “야당이 한나라당을 겨냥해 ‘부자옹호당’이라고 공격할 빌미를 주지 않으면서 당 정체성을 둘러싼 논란을 서둘러 끝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감세 논란을 매듭지을 시기를 놓고 당내에서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안 대표 등은 가급적 올해 안에 문제를 마무리하자는 생각이지만 내년 정기국회에서 논의해도 늦지 않다는 주장도 나온다. 친박(친박근혜)계 서병수 최고위원은 “경제변화에 적절히 대응하려면 내년에 상황을 보고 세율을 낮출지 유보할지 결정하는 것이 옳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도 세법 개정에 대한 구체적인 시기를 언급하지는 않았다. 이 같은 감세 논란은 22일경 열릴 당 정책토론회가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 청와대 ‘감세철학 확고’ 다짐 속 소득세엔 유연성 청와대는 15일 ‘세율은 낮추고, 세원(稅源)은 넓힌다’는 감세정책의 대원칙을 반복해 설명했다. 이날 국회 재정위에 출석한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역시 “2011년 하반기에 결정해도 늦지 않다”고 답했다. 정치적 인화성이 강한 세금문제를 두고 정부가 굳이 1년 먼저 논쟁에 끼어들 이유가 없다는 점을 분명히 한 발언이다. 이 같은 공식 설명에도 불구하고 최근 청와대 핵심부에서는 과거와 다른 기류가 감지되고 있다. 한 관계자는 “세금 문제를 오래 끌 필요가 없다. 분란의 불씨를 1년간 안고 갈 이유가 없다는 점에서 가능하다면 올 정기국회에서 어떻게든 정리하고 가자는 기류가 강하게 대두됐다”고 전했다. 현재 청와대 내에서 조심스럽게 대두되는 의견은 ‘법인세는 반드시 인하해야 한다. 단 고소득층 소득세는 세율을 낮추는 건 철회하고 대신 최고과세 구간을 물가상승률을 감안해 상향하는 등의 대안을 검토하자’는 것으로 정리된다. 실제로 한 핵심 참모는 “감세정책의 요체는 소득세보다는 법인세 인하에 있다”는 말도 했다. 실제로 최근 청와대 최고위 참모들은 감세문제를 놓고 토론을 벌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핵심 참모는 “아직은 여러 가능성을 놓고 논의하는 과정이다. 1주일 정도 지켜보면 흐름이 잡힐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는 한나라당이 정책의총을 통해 ‘박근혜안(案)’, ‘안상수안(案)’ 등을 정리해서 ‘단일안’을 가져오면 진지하게 검토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는 박근혜 전 대표 주변에서 그동안 흘러나온 ‘소득세 감세 불가’ 원칙이 최근 봉합된 친이(친이명박)-친박(친박근혜) 사이의 갈등을 재연시키는 불씨가 될 가능성을 우려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청와대 내부에서 감세정책의 유연성 분위기가 고개를 듦에 따라 “지금의 청와대 기조라면 친이-친박 사이에 감세 이슈를 둘러싼 갈등은 생기지 않을 것”이란 전망을 내놓는 이들도 있다. 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12일 오전 9시경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가 열린 서울 강남구 코엑스 주회의장. G20 준비위원회 실무자들은 예정된 회의 시작 시간이 지났는데도 정상들이 자리에 앉지 않자 당혹감을 감추지 못했다.이명박 대통령은 의장석에 앉아 주변을 유심히 살펴봤다. 일부 정상은 서로 안부 인사를 나누고 있었다. 그러나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모여 얘기를 나누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통역사들이 바짝 붙어 3자 간 토론을 통역하고 있었다. 이날 오전 4시경에야 도출된 중재안을 중국이 거부한 상황에서 이 사안을 조율하고 있었던 것이다.이 대통령은 참모들에게 “회의 시작 시간은 지났지만 저 대화는 막아선 안 된다. (‘서울 컨센서스’ 도출을 위해)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회의 시작 시간이 한참 지난 뒤에도 이들의 ‘스탠딩 협의’는 계속됐고, 이들의 협의 결과는 이번 G20 서울 정상회의의 합의로 이어졌다는 후문이다. G20 준비위는 이번 회의에서 정상들에게 행사 시작 시간을 알리기 위해 한국적 효과음을 사용하기로 하고 성덕대왕신종(에밀레종) 소리로 녹음된 효과음을 준비했다. 몇 초 간격으로 3번 울리는 이 종소리는 11일 저녁 국립중앙박물관 만찬 때 리셉션 종료 및 만찬 시작을 알렸고, 12일 첫 회의를 시작하는 안내용으로 활용됐다.그러나 에밀레종 소리는 그다지 효과가 없었다. 이에 이 대통령은 12일 오전 “계획에는 없었지만 사회자인 내가 직접 벨을 울려가며 진행하겠다. 종을 구해오라”고 실무자들에게 지시했다. G20 준비위는 부랴부랴 금속제 종을 구해왔고, 이날 오후부터는 이 대통령이 직접 종을 울려가며 정상들이 회의에 집중하도록 유도했다고 한다.G20 준비위가 코엑스로 회의장을 결정하면서 고민한 문제는 회의장 바깥의 소음을 어떻게 차단하느냐는 것이었다. 각국과 국제기구에서 온 수행원 200여 명이 대기하는 동안 잡담하는 소리가 회의장에 들릴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에 따라 G20 준비위는 수행원들을 위한 별도의 대기실을 마련하고, 신문지 크기의 보드에 영문으로 ‘SILENCE(정숙)’라고 적은 표지판을 준비했다. 회의장 주변이 시끌시끌해지면 자원봉사자들은 틈틈이 표지판을 들고 회의장 주변을 돌았다. 한 관계자는 “표지판은 100점 효과를 봤다”고 평가했다.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김영식 기자 spear@donga.com▲동영상=李대통령 “G20에서 역사적 성과 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쟁점 협상 과정에서 미국 측이 쇠고기 문제를 꺼내 난항에 빠졌을 때 정부 내에서 협상 전략을 둘러싸고 갈등이 치열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한덕수 주미대사는 ‘한미 동맹관계’를 강조한 반면 청와대 핵심참모들은 ‘국내정치적 상황’을 외면할 수 없다고 맞받았다고 한다. 12일 복수의 여권 관계자에 따르면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방한에 맞춰 귀국한 한 대사는 한미 정상회담에 배석하기 위해 전날 오전 청와대를 방문했다. 한 대사는 정진석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 등과 만나 한미 FTA 협상 대응전략을 논의했다. 한 대사는 노무현 정부의 마지막 국무총리로 재임(2007년 4월∼2008년 2월)하면서 당시 정부가 한미 FTA 비준동의안을 국회에 제출했을 때 비준 문제를 국회와 조율했었다. 한 대사는 정 수석과 만나 “쇠고기 문제가 있지만 이번에 추가협상이 타결되지 않으면 그 자체로도 문제가 되고 한미동맹에 심각한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국익을 위해 타결하자”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방한 기간에 ‘대사직을 걸어야 할 때가 된 것 같다’는 취지의 말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청와대 고위참모들은 “종합적으로 판단하자”고 한 대사를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수석은 한 대사의 ‘동맹 우선론’에 대해 “주미대사로서 쇠고기 수입 확대를 요구하는 미국 상원의원들을 더 설득해 달라”고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한국에 30개월 이상 쇠고기 수입을 요구하는 인물 가운데는 30개월 이상 소 사육비중이 높은 몬태나 주 출신 맥스 보커스 상원의원이 포함돼 있다. 한 대사의 의견 개진에 대해 청와대 관계자는 “미국 분위기에 밝은 한 대사의 의견은 경청해야 하지만 다각적인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 대사는 12일 통화에서 “주미대사로서 (청와대 측에) 여러 차례 한미 FTA 협상이 타결되어야 하는 필요성을 강조했다”며 “한미 정상이 합의를 이끌어내자고 했으니 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또 ‘사직서를 언급하며 그만둔다는 심정으로 강하게 얘기했다는 말이 있다’고 하자 “그(사직서) 얘긴 너무 부풀려졌다”고 해명했다. 여권의 핵심인 이재오 특임장관 등 여권 관계자들도 청와대에 한미 FTA 협상과 관련해 쇠고기 문제 등에 대한 의견을 적극 개진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이 장관은 청와대 핵심부에 “쇠고기 문제는 협상 테이블에 올라가지도 못하게 해야 한다”는 생각을 전달했다고 한다. 한나라당의 한 핵심관계자는 “쇠고기는 절대 협상 대상이 되어선 안 되며 미국에 일방적으로 양보했다는 말이 나오는 협정을 체결할 바엔 결렬도 불사할 만큼 신중해야 한다는 당내 메시지가 청와대 측에 여러 번 전달됐다”고 말했다.황장석 기자 surono@donga.com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
11일 청와대에서 열린 한미 정상회담에서 이명박 대통령과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추가 쟁점에 대한 협의를 앞으로도 계속해나가기로 분명하게 다짐했다. 비록 이날 새벽까지 계속된 실무협상에서 양국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았지만 두 정상은 ‘한미 FTA를 반드시 가동시키겠다’는 분명한 인식을 공유함으로써 추후 협상의 동력을 살려놓았다.○ 한미 FTA ‘계속 협상’ 선언두 정상은 이날 낮 12시 15분 회담을 시작하기 직전 “협상을 매듭짓지 못했다”는 보고를 받았다고 한다. 실무 협상의 의견차를 확인한 두 정상은 3년 반 전 타결해 놓고도 정식 발효시키지 못한 한미 FTA를 가동하기 위한 의지를 다졌다. 오바마 대통령은 회담에서 “정치적 부담이 있더라도 (한미 FTA 재협상 타결 및 의회비준 추진을) 계속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 역시 “좋은 성과를 내자”고 화답했다.오찬 직후에 열린 기자회견에서도 두 정상은 그 같은 의지를 분명히 표명했다. 이 대통령은 “시간이 더 필요하다는 데 합의했다”며 “양국 통상장관이 상호 수용 가능한 내용을 포함해 최대한 빨리 협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한미 FTA가 미국의 일자리를 뺏는다’는 미국 내 일부 비판을 겨냥해 한미 FTA가 미국 경제에 미칠 긍정적 혜택을 설명했다. 그는 “한미 FTA는 양국 국민에게 윈윈이다. 미국의 상품 수출을 100억 달러, 서비스 수출을 90억 달러 늘려주며, 일자리 7만 개를 만들어 준다. 동시에 한국 소비자에게 많은 (제품) 선택권을 주고, 미국시장에 대한 한국 기업의 접근성을 높인다”고 강조했다.30분으로 예정됐던 회담 시간이 40여 분이나 연장되자 일각에선 두 정상이 막판 타협점을 찾는 것 아니냐는 관측을 하기도 했지만 두 정상은 이날 한미 FTA에 대한 실무적 수준의 의견은 교환하지 않았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은 “정상회담에선 실무적 대화를 나누지 않는다”며 “오늘 쇠고기니 자동차니 하는 단어는 등장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회담시간이 길어진 것은 오찬 후 기자회견에서 발표할 각자의 모두발언의 수위와 표현을 정리하기 위해 실무자들이 빠져나간 뒤 두 정상이 담소를 나누는 시간이 길어졌기 때문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회담시간이 길어지면서 두 정상의 오찬 시간은 당초 예정된 60분에서 30분 정도로 단축됐다. ○ 한미 무역역조 돌발질문에 긴장30여 분간 진행된 기자회견 말미에 ‘한국의 일방적 대미 무역흑자’를 지적하는 질문이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 기자는 “미국인은 (6·25전쟁 때) 한국 방위를 위해 목숨을 잃었지만 미국에는 지금 현대자동차, LG 휴대전화, 삼성 TV가 넘쳐난다”며 “한국의 재벌이 공정한 경쟁 환경을 만들지 않는 것 아니냐”고 물었다.오바마 대통령은 “수출과 수입은 균형을 맞춰야 하지만 미국 경제의 성장을 유지하는 게 중요하다”고 답변했다. 한국에 대한 직접 언급을 피했다.이에 대해 이 대통령은 “삼성 LG 현대차가 미국 수출을 하지만 그 핵심 부품은 미국 제품이고, 제조 노하우에 필요한 로열티를 (외국 기업에) 물고 있어서 100% 한국 제품은 아니다”라고 설명했다. 이어 “한미 간 무역수지 역조가 연간 80억 달러 정도지만 많이 줄어들었고, (서비스수지를 감안하면) 한미 간 무역은 건강하다. 미국인들이 알아줬으면 해서 설명한다”고 말했다. 김승련 기자 srkim@donga.com▲동영상=오바마 美대통령, 서울 도착…G20 방한일정 시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