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원재

장원재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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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입사해 사회부 경제부 정치부 등을 거쳤습니다.

취재분야

2025-11-20~2025-12-20
칼럼100%
  • 고춧가루 넣은 북어 해장국서 대중가요까지… “日 무대서도 한국적 요소는 살렸어요”

     “나도 너처럼 머리만 남았구나. 어이, 뭔가 말해 보라고!” 7일 오후 일본 도쿄(東京) 긴가(銀河) 극장. 스타 배우 후지와라 다쓰야(藤原龍也·34)가 북어 대가리를 들고 쓸쓸한 독백을 마치자 객석에서 우레 같은 박수가 쏟아졌다. 배우들은 이어지는 박수에 세 번이나 무대에 나와 인사를 했다. 이날 도쿄에서 막이 오른 연극 ‘다라다라’는 한국 극작가 이강백이 1993년 발표한 대표작 ‘북어 대가리’의 일본판이다. 한국 연극계에선 이번 공연을 한국 연극이 일본에 본격 상륙한 첫 사례로 본다. 그동안은 연극제에 단발적으로 소개되거나 소극단이 3, 4일 공연하는 정도에 그쳤다. 이번엔 다르다. 일본의 메이저 기획사인 호리프로가 스타 연출가와 배우를 동원해 제작했고, 750석의 도쿄 시내 극장에서 한 달가량 공연한 뒤 일본 전국 6개 도시를 돌 예정이다.○ “일본 배우는 아마추어, 한국 배우는 프로” 이 작품은 물품 보관창고를 무대로 창고지기 2명의 대조적인 삶을 통해 현대인의 부조리한 모습을 그린 작품이다. 반복되는 일상에서 삶의 의미를 찾는 ‘자앙’과 지루한 현실에서 벗어나려 몸부림치는 ‘기임’. 두 사람은 안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도 모른 채 숫자로만 표시된 상자를 매일같이 옮긴다. 여기에 상자를 배달하는 트럭 운전사와 그의 딸 미스 다링이 나타나면서 이야기가 전개된다. 구리야마 다미야(栗山民也·63·사진) 연출가는 이날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아주 단순한 인간관계와 줄거리에서 다양한 해석이 나오는 것”을 작품의 매력으로 꼽았다. 이어 “인간은 누구나 결여된 부분이 있고 이를 메우기 위해 필사적으로 노력한다”고 강조했다. 신국립극장 예술감독을 지낸 그는 일본 내에서 손꼽히는 연출가이자 대표적인 지한파(知韓派)다. 월드컵 개회식을 연출한 손진책 극단미추 대표와 친분이 두텁다. 그 인연으로 2012년 서울 명동예술극장에서 ‘밤으로의 긴 여로’를 연출했으며 지난해에는 한일 양국에서 뮤지컬 ‘데스노트’를 연출했다. 당시 한국판에는 동방신기 출신의 김준수가 출연해 전회 매진됐다. 구리야마 연출가는 “일본 배우들이 아마추어라면 한국 배우들은 프로”라며 “작품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이해하고 있고 존재감이 확실하다”고 극찬했다. 또 “나는 한국의 팬이고 한국 연극과 배우는 동경의 대상”이라며 “한국 희곡 연출은 처음이지만 제목을 듣기도 전에 흥미를 느꼈다”고 말했다.○ 스타 출연에 극장 앞 긴 줄 연극 다라다라의 무대에는 한국 컵라면이 나오고, 한국 노래가 흐른다. 해장을 위해 고춧가루를 넣은 북엇국을 끓이는 원작의 설정도 그대로다. 구리야마 연출가는 “보편적이면서도 뭔가 한국적인 요소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그동안 주로 중년층이 연기하던 주인공을 젊은 배우에게 맡기며 변화를 꾀했다. 이날 공연은 일본 언론에서도 비중 있게 다뤄졌다. 극장 앞에는 수십 개의 화환이 놓였고 입장을 기다리는 이들로 긴 줄이 늘어섰다. 리허설과 첫 공연을 지켜본 원작자 이강백 씨는 “무대 연출이 흥미로웠고, 배우들의 연기도 좋았다”며 “앞으로 다른 한국 희곡도 일본에 많이 소개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날 공연을 본 김현환 주일 한국문화원장은 “한국 연극이 이렇게 성공적으로 공연된 것은 연극사에 기념할 일”이라며 “드라마, 가요 위주이던 한류의 저변이 점차 확장되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1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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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차이나머니’의 위력…“레노버, 후지쓰 PC 부문 인수 방침”

    일본 전자 대기업 후지쓰가 고전 중인 PC 부문을 중국 레노버에 넘기기로 하고 세부 방안을 조율 중이라고 일본 언론이 6일 전했다. 올해만 해도 대만 훙하이(鴻海)그룹이 샤프를 인수하고 중국 가전회사 메이더(美的)가 도시바의 백색가전 부문을 사들인 바 있어 '차이나머니가 일본 전자업계를 집어삼키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중국 레노버 그룹이 후지쓰의 PC 부문을 산하에 인수할 방침을 굳혔다"고 보도했다. 2005년 IBM의 PC 사업 부문을 인수한 레노버는 지난해 기준으로 세계 PC 5대 중 1대에 해당하는 5700만 대를 판 세계 최대 PC 기업이다. 후지쓰는 FMV 브랜드로 연간 400만 대를 생산하고 있으며 일본에서 점유율 2위(16.7%)다. 하지만 스마트폰, 태블릿PC의 성장으로 PC 시장이 축소되면서 지난해 후지쓰는 PC 부문에서 100억 엔(약 1080억 원) 이상의 적자를 냈다. 신문은 "후지쓰가 중국 대만 회사들의 세력이 확대되는 PC 사업에서 독자적으로 생존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라며 "(이후) 주력인 정보기술(IT) 서비스 사업 등에 경영자원을 집중할 것"이라고 전했다. 현재 두 회사 사이에는 레노버가 과반의 지분을 가진 합작회사를 만들고 여기에 후지쓰가 PC 기획·개발·제조 부문을 이관하는 방안과 PC 부문을 담당하는 후지쓰 자회사에 레노버가 과반의 지분을 출자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어느 안이든 후지쓰에서 레노버로 2000명 가량이 이동하게 된다. 레노버는 이미 2011년 일본 NEC와 합작회사인 NEC 레노버를 설립해 현재 일본 시장 점유율 1위를 달리고 있다. 후지쯔 PC 부문을 인수하면 일본 시장 점유율이 43%에 달하는 압도적인 강자가 된다. 양 측은 이달 중 최종 합의를 목표로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일본 PC 업계에선 중국 대만 기업의 공세에 맞서 후지쓰, 도시바의 PC 부문과 VAIO(2014년 소니가 매각)를 통합해 일본을 대표할 PC 회사를 만드는 방안이 논의됐다. 하지만 후지쓰가 '차이나머니'의 위력에 넘어가면서 앞으로도 중국 대만 자본의 일본 전자업체 공략이 이어질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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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가 도장’서 창업 기술 단련… 대규모 펀드로 자금 지원

     “컴퓨터그래픽(CG)을 의료에 활용하면 각종 질병을 손쉽게 검사하고 수술과 진료 시간을 단축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보기 좋은 그래픽이 아니라 의사의 시선에서 실제로 도움이 되는 그래픽을 만들기 위해 회사를 차렸어요.” 수재들만 모인다는 도쿄(東京)대 의대를 졸업한 세오 히로후미(瀨尾擴史·31) 사이아멘트 대표. 그는 2013년 임상 연수를 마치고 의사 자격증을 딴 뒤 의사를 접고 창업의 길을 택했다. 지난달 20일 도쿄대에서 만난 세오 대표는 안정된 길을 포기한 이유에 대해 “의료 분야에 CG를 접목하는 일을 하고 싶었는데 일본에는 그런 회사가 없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가 일하는 사무실은 대학에서 창업에 나선 이들에게 싸게 임대해 주는 인큐베이팅 시설 2층에 있다. 이 사무실에만 사이아멘트를 빼고도 기업 5곳이 더 입주해 있다. 다들 도쿄대 출신으로 책상 한두 개를 빌려 회사를 차린 청년들이다. 복사기 회의실 등은 공동으로 사용한다. “책상 2개를 쓰면서 사무실 전체 임차료의 8분의 1을 냅니다. 학내에 있으니 교수에게 자문을 하기도 쉽고 일이 들어오면 아르바이트생을 편하게 구할 수 있어 좋아요.”○ ‘기업가 도장’ 만들어 기업가정신 단련 세오 대표는 대학 재학 중이던 2007년 도쿄대 투자펀드 ‘에지캐피털(UTEC)’에서 주최한 창업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한 뒤 창업을 진지하게 생각하게 됐다. 그는 “사업계획서를 쓰고 투자자 앞에서 발표도 했다. 벤처캐피털 등이 스타트업을 어떻게 평가하는지 알 수 있는 중요한 기회였다”고 말했다. 도쿄대가 스타트업 지원에 본격적으로 나서게 된 계기는 2004년 법인화였다. 정부는 법인화법을 통해 그 전까지 국립대의 사명이던 연구와 교육에 ‘연구 성과 사회 환원’을 추가했다. 연구 성과를 상아탑에만 가둬놓지 말고 사회에 도움이 되는 구체적인 제품이나 서비스로 개발하라는 취지였다. 도쿄대는 법인화와 동시에 교내에 산학협력을 총괄하는 ‘산학협력본부’(올해 ‘산학협창추진본부’로 바뀜)를 설치했다. 그리고 이듬해 ‘기업가 도장(道場)’을 만들어 창업 교육을 시작했다. 초중고급으로 나뉘어 반년가량 진행되는 이 프로그램은 유명 기업가의 강연으로 시작해 사업계획서 발표까지 이어지는 과정으로 구성돼 있다. 올해 12년째를 맞는데 학점을 따로 주지 않음에도 지금까지 2000명 이상이 참여했다. 최종 프레젠테이션(PT)에서 우승하면 중국 베이징(北京)대 견학 기회도 준다. 가가미 시게오(各務茂夫) 산학협창추진본부 이노베이션추진부장은 “유도나 격투기처럼 창업 노하우를 단련하는 곳이란 취지에서 지은 이름”이라며 “수영을 한번 배우면 몸이 평생 기억하는 것처럼 이 프로그램을 마치면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제든 회사를 세울 때 도움이 되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수강생 중 100명가량이 프로그램 수료 후 실제로 회사를 설립했다. 2013년 구글에 인수돼 화제가 됐던 로봇 제조 벤처 ‘샤프트’의 창업자도 기업가 도장 출신이다.○ 법률, 자금 등 전방위적 지원 집중 도쿄대 본부가 있는 혼고(本鄕) 캠퍼스에는 산학협력플라자 건물이 있다. 건물의 5층에는 산학협창추진본부가 있다. 4층에는 도쿄대 투자펀드 UTEC가 있고 3층에는 특허와 기술이전 등을 관리하는 도쿄대 TLO(기술 이전 전담 조직)가 자리 잡았다. 창업교육, 투자, 라이선싱까지 학내외를 유기적으로 연계하며 스타트업을 총력 지원할 태세를 갖춘 것이다. UTEC는 현재 300억 엔(약 3300억 원)의 펀드를 운영 중이고 최근 추가로 230억 엔(약 25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정부에서도 417억 엔(약 4600억 원)의 지원을 약속하며 힘을 보탰다. 가가미 부장은 “돈이라면 부족하지 않다”며 “자금뿐 아니라 법률적 지원을 포함해 전방위적으로 지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창업 초기 스타트업을 키우기 위한 교내 인큐베이팅 시설도 4곳을 운영하고 있다. 시설 입주 기업 중에는 빅데이터, 인공지능(AI) 등 분야에서 대기업도 따라오지 못하는 기술력을 갖춘 기업이 상당수다. 전방위적인 지원 덕분에 도쿄대에서 만들어진 벤처 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189개. 교토대(86개)나 오사카대(79개) 등을 압도한다. 향후 목표는 매년 스타트업 50∼70개를 배출하는 것이다. 현재는 매년 30여 개를 배출한다. 도쿄대는 앞으로 지원 대상을 세분화해 ‘맞춤형 지원’을 하기로 했다. 8월에는 최신 공작기계와 공구 등을 갖춘 작업 공간 ‘테크 개라지’를 학교 앞에 만들었다. 도쿄대 학생이라면 누구든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다. 가가미 부장은 “마크 저커버그(페이스북 창업자)도 사업계획서부터 쓰지 않았다. 당장 기업을 차리기보다 뭔가를 만들고 싶어 하는 학생들을 응원하려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유학생 전용 벤처 교육 프로그램도 준비하고 있으며 인큐베이팅 시설도 늘릴 계획이다. 대학이 적극적으로 나서면서 창업에 대한 학생들의 인식도 달라지고 있다. 기업가 도장 1기 수강생으로 12기 수강생의 멘토를 맡고 있는 게놈데이터 분석회사 텐쿠의 니시무라 구니히로(西村邦裕·38) 대표는 “2000년대 중반 창업을 준비할 때만 해도 벤처를 차린다고 하면 주위에서 이상하게 봤다”며 “하지만 지금 후배들을 보면 스타트업도 하나의 선택지로 자연스럽게 받아들인다”고 말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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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최저 자본금 1엔’ 기업 규제 확 낮추고 벤처캐피털 활성화

     일본 정부가 벤처 육성에 나선 것은 2000년대 초반부터다. 2001년 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 내각이 출범한 후 히라누마 다케오(平沼赳夫) 당시 경제산업상은 ‘2004년까지 대학발(發) 벤처 1000개를 만들겠다’는 일명 ‘히라누마 플랜’을 발표했다. ‘잃어버린 10년’을 마감하고 정보기술(IT) 분야에서 미국을 따라잡기 위해서는 산학 협력을 통한 오픈 이노베이션이 필수적이라는 판단에 따른 것이었다. 일본 정부는 이를 위해 기업 설립 때 300만∼1000만 엔이던 최저 자본금을 1엔으로 과감하게 낮췄다. 갖가지 규제를 없애고 창업자금을 지원하는 등 총력을 기울인 끝에 목표를 달성했다. 대학발 벤처 수는 계속 늘어 지난해 기준으로 1773개에 달한다.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서 다소 부진했던 대학 벤처 지원은 2012년 말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 집권 이후 다시 본격화했다. 아베 내각은 기존 벤처 지원 정책이 ‘양’을 늘리는 것에 치우쳤다고 보고 ‘질’에 초점을 맞췄다. 벤처가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하도록 토대를 마련하기로 한 것이다. 정부는 먼저 장기적인 시야로 투자할 벤처캐피털(VC)이 활성화되지 않은 탓에 대학 벤처가 성장하지 못한다고 분석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도쿄대와 교토대 등 4개 국립대에 1000억 엔(약 1조1000억 원)을 출자해 VC를 만들도록 했다. 또 문부과학성은 2014년부터 글로벌 기업가 육성 촉진(EDGE) 프로그램을 만들어 대학 연구자의 연구 성과를 사업으로 연결시킬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도쿄대의 경우 사업계획서를 작성한 후 실리콘밸리에 가 투자자들 앞에서 직접 발표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부터는 ‘일본벤처대상’을 만들어 총리가 직접 상도 준다. 정부가 앞장서면서 자체 연구개발(R&D) 위주였던 대기업도 대학 및 벤처와의 제휴에 적극적으로 나서게 됐다. 가가미 시게오 도쿄대 이노베이션추진부장은 “5년 전까지만 해도 기업 모임에서 대학 벤처에 대해 강의하면 ‘응원한다’는 정도의 반응이었지만 지금은 벤처와 손잡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 없다는 분위기다”고 전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10-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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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카드뉴스] 내가먹은건 조롱? 日유명 초밥집 와사비 테러

    #01내가 먹은 건 스시? 조롱?日 유명 초밥집 한국 손님에 와사비 테러#02일본 오사카의 유명 초밥집 체인 이치바(市場)가 한국인 손님에게 일부러 소위 '고추냉이(와사비) 테러'를 했다는 주장이 나오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습니다.#03올해 초 이 초밥집을 다녀온 A씨.그는 자신의 남자친구가 이 초밥집에서 테러를 당했다고 주장했습니다."남자친구가 외국인임을 안 종업원들이 엄청난 양의 와사비가 포함된 초밥을 줬습니다.눈물을 흘리며 먹어야 할 정도였죠."#04이 글이 알려진 후 국내 커뮤니티 사이트, 소셜미디어에서는일본 여행에서 '와사비 테러'를 당했다는 후기가 줄을 잇고 있는데요."종업원들이 와사비 때문에 매워서 눈물을 흘리는 손님을 보며 깔깔거리고 비웃는다""일본어를 못하는 한국 손님이 오면 직원들끼리 '총(한국인 비하 단어)'이라고 비웃는다" #05누리꾼들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실제 스시에 엄청난 양의 고추냉이가 들어있음을 잘 알 수 있죠.#06해당 논란을 보도한 일본 아사히TV의 방송 장면을 볼까요?직접 고추냉이를 잔뜩 넣은 초밥을 시식한 리포터는"사람이 먹을 음식이 아니다"라고 말했습니다.#07논란이 커지자 이 초밥집 체인을 운영하는 후지이식품은 자체 조사를 통해 "일부 직원들이 한국인 관광객 등에게 보통보다 2배 많은 고추냉이가 들어간 초밥을 제공했다"며홈페이지를 통해 사과했습니다.#08하지만 논란은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해외에서 온 손님 이 고추냉이의 양을 늘려 달라는 요청을 많이 해사전에 확인하지 않고 서비스로 제공했다"는석연치 않은 변명을 내놨기 때문이죠.#09더 큰 문제인 한국인 비하 논란과 관련,"민족차별적 발언에 대해 아직 확인하지 못했다.사원 교육을 철저히 하겠다"는 정도로 끝냈기 때문이죠.#10분노한 일부 한국 누리꾼들은 '혐한 식당에 가지 말자'며 불매 운동에 돌입했고후지이식품의 홈페이지는 한때 접속불가 상태였죠.#11과거사에 대한 뿌리 깊은 반성은 커녕 저열한 와사비 테러로 일관하고 있는 일부 일본인들.일부의 문제로 봐야 할까요?갈수록 거세지는 일본 내 혐한 분위기를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요?원본 장원재 기자기획 제작 하정민 기자 김수경 인턴}

    • 201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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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오사카 초밥집, 한국인에 와사비 테러”

     일본 오사카(大阪)에서 한 초밥집이 한국인을 포함한 외국인에게 고추냉이(와사비)를 많이 넣은 초밥을 제공했다가 ‘와사비 테러’ 논란이 일자 홈페이지를 통해 공식 사과했다. 오사카 번화가 등에서 초밥집 체인 ‘이치바(市場) 즈시’를 운영하는 후지이식품은 2일 홈페이지에 “인터넷 곳곳에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는 사과문을 올렸다. 이는 식당을 찾았던 한국인 여행자들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등을 통해 ‘일본어를 못하는 한국인 여행자가 주문하면 고추냉이를 과도하게 넣은 초밥을 준다’는 글을 올리며 불매 운동을 벌인 데 따른 것이다. 인터넷에 퍼진 글에는 문제의 초밥집 종업원이 한국인을 비하하는 표현을 사용하거나 초밥을 먹고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을 지으면 이를 비웃기도 했다는 주장도 들어 있다. 한국 누리꾼들은 이를 ‘와사비 테러’라 부르면서 ‘혐한 식당에 가지 말자’며 불매 운동을 벌였다. 일본 누리꾼들도 사진을 인터넷에 올리며 ‘(초밥집이) 너무했다’고 비판했다. 논란이 일자 업체 측은 자체 조사를 통해 한국인 관광객 등에게 보통보다 2배 많은 고추냉이가 들어간 초밥을 제공한 사실을 확인했다. 업체는 “해외에서 온 손님이 초생강이나 고추냉이의 양을 늘려 달라는 요청을 많이 해 사전에 확인하지 않고 서비스로 제공했다”며 “고추냉이에 익숙하지 않은 손님에게 불쾌감을 드렸다”고 고개를 숙였다. 한국인 비하 논란에 대해서는 “민족 차별적 발언에 대해서는 (조사에서) 확인되지 않았으나 사원 교육을 철저히 하겠다”며 자세를 낮췄다. 뒤늦은 사과에도 항의가 쇄도해 이 업체의 홈페이지는 오후 내내 접속불가 상태가 됐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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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러 “TSR, 홋카이도까지 연결하자” 日 수용땐 ‘남북러 철도’ 구상 타격

     러시아가 시베리아횡단철도(TSR)를 홋카이도(北海道)까지 연결하자고 일본 측에 제안한 사실이 밝혀졌다. 이 제안이 실현되면 시베리아횡단철도를 한반도종단철도(TKR)와 연결해 ‘동북아 물류 중심 국가’로 자리매김하려는 한국 정부의 계획에 큰 차질이 빚어질 것으로 보인다. 북한의 연이은 핵·미사일 도발로 남북 관계가 악화되면서 한반도 철도 연장 가능성이 낮아지자 러시아가 일본과의 철도 연결로 계획을 틀었다는 관측이 나온다. 3일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러시아는 현재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연결된 시베리아철도를 연장해 사할린 섬을 거쳐 홋카이도로 연결하는 사업을 일본 측에 제안하고 지원을 요청하고 있다. 시베리아철도와 일본 철도망이 연결되려면 사할린 섬과 아시아 대륙 사이에 위치한 타타르 해협(7km), 그리고 사할린 섬과 홋카이도 사이 라페루즈 해협(42km)에 각각 다리 또는 해저터널을 건설해야 한다. 이 신문은 “제안이 실현될 경우 일본에서 모스크바를 거쳐 유럽을 육로로 잇는 새로운 루트가 구축될 것”이라며 “러시아는 물류뿐 아니라 관광 등 인적 교류 활성화를 기대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 日, 쿠릴 섬 반환 위해 ‘러와 철도 연결’ 수용 가능성 러, TSR 연결 제안일본의 철도와 관련된 일부 기업은 사업성 검토를 시작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신문은 또 “모스크바 동쪽 800km에 위치한 카잔부터 블라디보스토크까지 시베리아철도의 고속화 구상도 부상하고 있다”며 “일본 기업들의 사업 기회가 확대될 것”이라고 전했다. 시베리아철도를 일본 열도까지 연결하겠다는 구상은 이번에 처음 나온 것은 아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총리 시절이던 2011년 12월 기자회견에서 “사할린에서 일본까지 터널 건설을 검토 중”이라며 “시베리아철도를 일본의 화물로 가득 채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러시아는 시베리아철도가 일본으로 연장될 경우 일본에서 유럽으로 가는 물동량의 15∼20%가량을 담당할 것으로 추산한다. 또 7년간 120억∼150억 달러(약 13조2000억∼16조5000억 원)의 공사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일본 정부 대변인인 스가 요시히데(菅義偉) 관방장관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시베리아철도 연장에 대한 질문을 받고 “러시아 측으로부터 경제 분야에서 여러 제안이 오고 있지만 외교상의 문제이므로 답하지 않겠다”며 구체적인 언급을 꺼렸다. 하지만 이번엔 실현 가능성이 어느 때보다 높은 편이다. 러시아가 실효 지배 중인 쿠릴 4개 섬(일본명 북방영토) 전부 또는 일부를 돌려받기 위해 일본 정부가 대규모 경제협력 방안을 마련하고 있는 가운데 나온 것이기 때문이다. 일본 언론은 정부가 6000억 엔(약 6조5000억 원) 규모의 경제협력 방안을 제시해 최소 2개 섬 반환을 성사시킬 것이라고 보도했다. 시베리아철도가 일본 쪽으로 연장되면 도쿄(東京)에서 모스크바를 거쳐 런던까지 기차를 타고 가게 돼 일본이 유라시아 교통망에 포함된다. 이렇게 되면 한반도가 고립되면서 한국이 추진해 온 한반도종단철도-시베리아철도 연계의 경제성이 크게 떨어질 수밖에 없다. 박근혜 정부는 출범 초기부터 ‘유라시아 이니셔티브’를 주창하며 부산에서 유럽까지 철도로 연결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1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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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특파원 칼럼/장원재]땅이 꺼지는 충격

     지진을 처음 경험한 것은 일본에 와서 두 달 지난 무렵이었다. 일본인들과 식당에서 점심을 먹다가 갑자기 땅이 흔들리는 듯해 ‘심상치 않다’ 싶어 얼른 테이블 밑으로 들어갔다. 진동이 멈추고 주위를 둘러보니 아래에 숨은 건 나뿐이었다. 다른 사람들은 “이번에는 진도 3 정도였다”며 식사를 계속했다. 머쓱한 표정으로 일어나자 “일본에 있으면 이 정도는 금세 적응할 것”이라며 웃었다. 이후 실제로 1년에 서너 번씩 비슷한 지진을 겪었지만 식탁 아래로까지 내려가진 않았다. 하지만 올해 4월 구마모토(熊本)의 호텔 방에서 경험한 ‘진도 6강’(한국 기준으로는 9·일본은 0∼7, 한국은 1∼12의 서로 다른 진도 기준을 사용)의 지진은 그야말로 ‘땅이 꺼지는 듯한 충격’이었다. 한밤중에 몸이 위아래로 널뛰는 상황에서 할 수 있는 것은 침대를 간신히 잡고 있는 것뿐이었다. 어디로 숨는 것 자체가 불가능했다. 머릿속엔 가족들의 얼굴이 떠올랐고, ‘여기서 죽으면 안 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강진을 경험한 후 생활은 그 전과 완전히 달라졌다. 조금만 바닥이 흔들려도 몸이 먼저 긴장하게 됐다. 가끔 아무 일도 없는데 ‘혹시 지진 아니냐’며 주위를 둘러보는 습관도 생겼다. 공연을 보러 가면 비상구 표시를 먼저 찾는 버릇도 생겼다. 전 세계 강진의 4, 5건 중 1건이 일본에서 일어난다. 일본 정부와 학계는 지진 예측을 위해 오래전부터 노력했다. 하지만 결론은 지진을 정확히 예측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지금도 과거 기록을 분석해 ‘수도권에서 규모 7.0 이상의 직하형 지진이 30년 내 일어날 확률이 70%’라는 정도로 예측하는 게 고작이다. 할 수 있는 것은 언제, 어디서 지진이 나더라도 무사할 수 있도록 대비하는 것뿐이라는 얘기다. 기자는 지난달 경주에서 지진이 난 후 일본 전문가와의 인터뷰를 통해 ‘한반도에도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날 수 있다’는 기사를 썼다. 그런데 한국 정부와 학계에선 ‘가능성이 거의 없다’는 반론이 잇달았다. 국민들의 불안을 공연히 부추길 수 있다는 걱정 때문일 것이다. 물론 한반도에는 일본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지진이 적은 편이다. 큰 지진일수록 드물기 때문에 ‘규모 7.0 이상의 지진이 날 가능성이 크지 않다’고 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렇다고 가능성이 없는 건 아니다. 과거 기록을 보면 언젠가는 한반도에서도 강진이 일어날 수 있고 그때가 언제일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렇다면 지금 ‘괴담 단속’보다 중요한 것은 이번에 드러난 우리의 약점을 보완하는 일일 것이다. 무엇보다도 지진 정보를 정확하게 국민들에게 알릴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 일본은 지진이 나면 즉시 지역별 진도를 국민들에게 알린다. 규모(지진 에너지)보다 중요한 것이 진도(지역별로 흔들린 정도)이기 때문이다. 지난달 지진이 났을 때 기상청은 “쿵 하는 소리와 건물의 흔들림이 감지됐다”고만 했을 뿐 서너 시간이 지나서야 일부 지역 진도를 알렸는데 이래서는 곤란하다. 내진 설계를 보강하고 지진 교육 및 훈련에도 적극 나서야 한다. 일본은 가장 강한 진도 7(한국 기준으로는 10∼12)의 지진이 닥쳐도 당분간 버틸 수 있는 집이 10채 중 8채나 된다. 그래서 지진이 나면 처음 몇 분 동안은 집에 있는 게 안전하다. 지방자치단체가 저마다 매뉴얼을 만들어 주민들에게 배포하고 나아가 학교와 직장에서 정기적으로 실전 같은 훈련을 하는 점도 본받을 만하다. 이번을 기회로 삼아 대책을 마련하지 않으면 언젠가 ‘땅이 꺼지는 사태’가 벌어졌을 때도 이번처럼 우왕좌왕할 수밖에 없다. 그때 지진이 이번보다 강하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 장원재 도쿄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10-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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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신동빈 “더 좋은 기업 만들 것”… 롯데 개혁 속도 낸다

     “우리 그룹에 미흡한 점이 있었습니다. 좀 더 좋은 기업을 만들겠습니다. 심려를 끼쳐드려 죄송합니다.” 29일 오전 4시 구속영장 기각 직후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검찰청 앞에 선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얼굴에는 여전히 긴장감이 남아 있었다. 하지만 전날 출두할 때보다는 한결 가벼워진 표정이었다.  신 회장은 법원에서 곧바로 서울 중구 을지로 롯데호텔로 이동해 그룹 정책본부 임원진과 향후 대책 등을 논의했다. 이어 잠시 귀가했다가 오후 1시 45분에 남대문로 롯데그룹 본사로 출근하자마자 “더 좋은 기업을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켜야 한다. 실행 방안을 마련하라”고 지시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조만간 대대적인 그룹 혁신안과 사회공헌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다. 혁신안의 핵심은 고용창출, 윤리경영 원칙 등이 될 것으로 보인다. 검찰 수사로 멈췄던 국내외 기업 인수합병(M&A) 등 중장기 과제에도 속도를 내겠다는 입장이다. ○ 호텔롯데 상장 재추진 탄력 신 회장이 구속을 면하면서 호텔 상장 작업은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복잡하게 얽혀있는 롯데그룹 지배구조 개선의 핵심은 호텔롯데의 기업공개(IPO) 추진이다. 원래 롯데는 올해 안에 호텔롯데를 상장하려 했지만 6월 검찰의 압수수색 이후 무기한 연기돼 있었다. 비자금 조성, 세금 탈루 등으로 회계장부가 조작된 사실이 입증될 경우 향후 3년 내에 증권거래소에 상장 예비심사를 청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번에 검찰이 기소한 신 회장의 혐의에 비자금 부분이 빠진 데다 앞으로 호텔롯데와 관련해 검찰이 기소하지 않으면 상장을 재추진할 수 있게 된다. 롯데면세점 입점 비리에 대해 호텔롯데는 신영자 롯데 장학재단 이사장의 개인 비리일 뿐 호텔이 조직적으로 개입한 사안이 아니라고 소명해 왔다.  호텔롯데는 한일 롯데를 잇는 연결고리다. 일본 롯데홀딩스와 L투자회사들이 호텔롯데를 지배하고, 호텔롯데가 한국 롯데 계열사를 지배하는 구조다. 롯데그룹은 호텔롯데를 상장하면 일본 주주의 영향력이 90%대에서 50%대로 줄어 한국 롯데의 독립성 및 자율권이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그룹 혁신안에는 사회공헌활동을 통한 대외 이미지 쇄신안도 포함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수사가 마무리 단계라지만 여전히 제2롯데월드, 롯데홈쇼핑 재승인을 둘러싼 로비 의혹은 남아 있는 상태다. 신 회장도 정책본부에 “아직 검찰 수사가 끝난 것은 아니니 신중해야한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 관계자는 “롯데에 대한 비판적인 여론을 감안해 청년 고용 등 다양한 사회공헌 안을 계획 중”이라고 말했다. ○ 日롯데 경영권 강화 추진 당장 신 회장은 일본 경영진과 주주들을 다독여야 한다. 롯데 관계자는 “일본에서는 구속영장이 청구된 것만으로도 ‘체포됐다’라고 표현할 만큼 죄질이 나쁜 것으로 본다”며 “영장 기각을 계기로, 하나의 리더 아래 시너지를 극대화하는 ‘한일 원 롯데 체제’를 강화하기 위한 대책을 마련 중”이라고 말했다.  신 회장은 이날 출근한 직후 일본 롯데홀딩스 경영진과 통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신 회장은 6월 말 출국금지 조치 이후 3개월 동안 일본 롯데홀딩스 이사회에 참석하지 못했다. 따라서 출국금지 조치가 풀려 조만간 일본 롯데를 방문하길 기대하고 있다. 호텔롯데 상장으로 일본 롯데홀딩스의 2대 주주인 종업원지주회(27.8%)에 지분 가치 상승이라는 이득으로 돌아간다면 신 회장에 대한 이들의 지지는 더욱 견고해질 수 있다. 종업원지주회는 신동주 전 일본 롯데홀딩스 부회장이 꾸준히 자기편으로 만들려는 주주다. 신 회장의 출국금지가 풀릴 경우 서둘러 일본 이사회에 참석해 상장 재추진과 그룹의 혁신안 등을 설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신 회장의 구속영장이 기각된 데 대해 29일 일본 언론은 “최악의 위기는 벗어났다”고 평가하면서도 당분간 경영상의 혼란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요미우리신문은 이날 “한일 사업을 실질적으로 이끌고 있는 신 회장이 구속됐다면 경영에 큰 영향을 줄 것이 분명했지만 일단 그런 사태는 피하게 됐다”고 전했다. 신 회장의 구속 여부가 일본 롯데의 경영에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만큼 니혼TV가 특집방송을 편성해 이번 사태를 다루는 등 일본 언론들도 큰 관심을 보이고 있다. 일본 롯데홀딩스는 이날 별도의 입장을 내지 않았다. 김현수 기자 kimhs@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 201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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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쿄, 눈덩이 올림픽 비용에 ‘비명’

     2020년 도쿄(東京) 올림픽 예산이 당초 계획(7000억 엔)의 3배인 2조 엔(약 22조 원)을 넘을 것으로 추산돼 수영 배구 카누 등 3개 경기장의 건설 중단이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아사히신문 등 일본 언론은 28일 도쿄 도 도정개혁본부 조사팀이 8개 시설 중 3개 시설의 재검토가 필요하다는 내용의 보고서를 하루 뒤 도정개혁본부 회의에서 공개한다고 보도했다. 조사팀은 7월 당선된 고이케 유리코(小池百合子) 도쿄 도지사가 ‘올림픽 개최 비용이 불투명하다’고 지적해 이달 초부터 조사를 벌여왔다. 도쿄 만에 건립될 예정인 보트 및 카누 경기장의 경우 건설비가 당초 69억 엔(약 759억 원)이었으나 ‘파도와 바람에 대한 대책이 불충분하다’는 경기단체들의 지적에 따라 시설을 보강하면서 비용이 7배인 491억 엔(약 5401억 원)으로 늘었다. 하지만 여전히 ‘교통이 불편해 접근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을 받고 있다. 건설비로 683억 엔(약 7513억 원)이 투입되는 수영경기장 ‘올림픽 아쿠아틱스 센터’의 경우 대회를 치를 때는 2만 석 규모로 만들었다가 경기 후에는 5000석 규모로 감축할 방침이다. 조사팀은 ‘좌석 수가 너무 많고 인근에 이미 국제 규격의 수영경기장이 있다’며 백지화까지 검토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배구경기장인 ‘아리아케 아레나’(404억 엔·약 4444억 원)의 경우 “대회 후 활용 방안이 불투명하다”는 지적을 받았다. 조사팀은 3개 경기장의 건설을 중지할 경우 도쿄 도의 시설 정비 비용이 4584억 엔(약 5조424억 원)에서 2241억 엔(약 2조4651억 원)으로 줄어들 것으로 분석했다. 그러나 이것만 해도 당초 예상한 비용(1538억 엔)보다 50%가량 늘어난 것이다. 하지만 3개 경기장 모두 이미 설계 시공업체 선정이 마무리된 상태라 백지화할 경우 혼란이 예상된다. 요미우리신문은 “제안을 받아들일 경우 대폭적 변경이 불가피하다”며 “3개 시설 모두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승인을 받은 상태다. 또 시설 변경에는 경기단체의 승인도 필요하다”고 전했다. 앞서 도쿄 도 등은 이미 2014년에 농구 배드민턴 요트 경기장 신설을 포기했으며 지난해 계획보다 건축비가 두 배로 늘어난 주경기장 설계안을 백지화했다. 올림픽 비용을 둘러싼 고민은 세계적 현상이다. 최근에는 이탈리아 로마의 비르지니아 라지 시장이 “1960년 올림픽 개최 때 진 빚을 아직도 갚고 있다”며 2024년 올림픽 유치 반대 입장을 밝혔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9-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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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베 “평화헌법 개정 논의” 의회에 공식제안

     아베 신조(安倍晋三·사진) 일본 총리가 26일 임시국회 개막을 맞아 자신의 비원(悲願)인 개헌을 국회에서 논의해 줄 것을 정식 제안했다. 이에 따라 국회에서 대규모 재해 등이 발생했을 때 총리에게 권한을 집중시키는 긴급사태 조항과 무력 및 전쟁 포기를 규정한 헌법 9조 등을 중심으로 개헌 논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헌법 9조 개헌에는 반감을 가진 국민이 다수여서 최종 개헌안에는 포함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많다. 아베 총리는 이날 도쿄(東京) 중의원 본회의장에서 임시국회 연설(소신표명 연설) 말미에 “헌법을 어떻게 해야 할지, 일본이 앞으로 어떤 나라를 지향할지를 정하는 것은 정부가 아니라 국민”이라며 개헌 얘기를 꺼냈다. 이어 “그 안을 국민에게 제시하는 것은 국회의원들의 책임이다. 여야의 입장을 넘어 헌법심사회의 논의를 심화시키자”고 제안했다. 자민당 국회의원들 사이에선 큰 박수가 터졌다. 일본에선 총리가 시정방침 연설(정기국회)이나 소신표명 연설을 통해 국회에 정국 구상을 밝힌다. 도쿄신문은 “(아베 총리가 2012년 말) 두 번째 집권 후 시정방침 연설이나 소신표명 연설에서 개헌안 제시를 언급한 것은 처음”이라며 “개헌에 대한 의욕을 전면에 내세웠다”고 분석했다. 그동안은 ‘정정당당하게 논의하자’는 정도의 발언에 그쳤다. 아베 총리의 이날 개헌 발언 배경에는 7월 참의원 선거에서 승리하면서 개헌 가능 의석을 확보했다는 자신감이 깔려 있다. 현재 중의원에서는 연립여당인 자민당과 공명당만으로 개헌 발의에 필요한 정족수(3분의 2)를 웃돌고, 참의원에서는 일본유신회 등 개헌 세력을 더할 경우 개헌 정족수를 넘는다. 아베 총리의 제안에 따라 11월 말까지 진행되는 임시국회에서는 개헌 여부 및 내용을 둘러싸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질 것으로 보인다. 개헌을 하려면 국회 양원 헌법심사회에서 안을 만들어 본회의에서 3분의 2 이상의 찬성을 얻은 뒤 국민투표를 거쳐야 한다. 자민당은 이날 첫 관문인 국회 통과를 위해 중의원 헌법심사회 회장으로 당 헌법개정추진본부장을 지낸 모리 에이스케(森英介) 전 법무상을 선임했다. 참의원 헌법심사회장은 자민당의 야나기모토 다쿠지(柳本卓治) 회장에게 계속 맡겼다. 민진당 등 개헌에 반대하는 야권 세력은 개헌 저지를 위해 총력을 기울일 태세다. 노다 요시히코(野田佳彦) 민진당 간사장은 25일 NHK에 출연해 “국가의 존재 방식을 바꾸려는 것으로밖에 생각되지 않는다”며 자민당이 2012년 발표한 개헌 초안을 철회할 것을 요구했다. 반면 니카이 도시히로(二階俊博) 자민당 간사장은 “철회할 생각이 없다. 이를 중심으로 논의해야 한다”고 맞섰다. 아베 총리의 정치적 후계자인 이나다 도모미(稻田朋美) 방위상이 30일 우익 논객 사쿠라이 요시코(櫻井よしこ)가 진행하는 인터넷 토론 ‘일본은 헌법 개정으로 이렇게 바뀐다’에 참석하는 등 아베 내각이 총동원돼 헌법 개정 분위기를 띄울 것으로 보인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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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북카페]편의점 붙박이 알바 통해 ‘획일’ 강요 日사회 풍자

     편의점만큼 일본을 잘 대변하는 장소도 많지 않다. 내부는 깨끗하고, 상품들은 질서 있게 진열돼 있으며, 같은 음색으로 인사하는 종업원들은 늘 친절하다. 전국 5만 개가 넘는 편의점 어디에서나 한국보다 다양한 서비스를 즐길 수 있다. 최근 편의점 점원 중 외국인이 부쩍 늘어난 것이 눈에 띈다. 일본의 젊은 연령층 인구가 줄면서 구인난에 시달리는 탓이다. 하지만 외국인도 표준화된 매뉴얼과 자동화, 철저한 교육 덕분에 금세 ‘프로 점원’으로 탈바꿈하는 걸 보면 감탄이 나온다. 무라타 사야카(村田沙耶香)의 소설 ‘편의점 인간’의 주인공 게이코는 18년 동안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해 온 36세의 독신 여성이다. 연애 경험도 한번 없다. 주변에서 ‘왜 취직이나 결혼을 하지 않느냐’는 말을 들으면 “몸이 약해서” 혹은 “부모님을 간호해야 하기 때문”이라며 피해 간다. 하지만 그가 편의점에서 줄곧 일한 실제 이유는 ‘편의점밖에 일할 데가 없기 때문’이다. 그는 공감 능력이 결여된 사회 부적응자다. 유치원 시절 죽은 새를 발견하고 ‘구워서 먹자’고 말해 어머니를 경악하게 했고, 초등학교 때는 남자아이들의 싸움을 멈추게 하라는 말을 듣고 ‘가장 빨리 멈추기 위해’ 삽으로 동급생의 머리를 내리쳤다. 자신이 어딘가 다르다는 걸 알게 된 후에는 부모님을 안심시키기 위해 스스로 판단하는 것을 멈추고 남들의 행동을 따라 하며 있는 듯 없는 듯 학창시절을 보냈다. 그런 그에게 편의점은 자신도 ‘세계의 정상적인 부품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처음 알려준 곳이다. 매뉴얼대로 움직이기만 하면 되기 때문이다. 그는 편의점을 통해 다시 태어난다. 하루 세 끼를 편의점 음식으로 해결하고, 편의점 물을 마시고, 꿈에서도 계산대를 지킨다. 편의점에서 일하기 위해 잠을 자고, 일어나고, 밥을 먹는 ‘편의점 인간’이 되어 간다. 하지만 사회는 그를 내버려 두지 않는다. 친구들은 그의 뒤에서 ‘이상하다’며 수군거린다. 처음에는 편의점에서 일하는 걸 환영하던 가족도 정상 궤도를 벗어난 그에게 걱정스러운 시선을 보낸다. 그때 편의점에 한 남자가 나타난다. 이기적이고 게으르며 항상 남 탓을 하는 밉상. ‘결혼 활동’을 위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다는 말부터가 좀 이상한 그는 사회 부적응자라는 점에서 주인공과 닮았다. 그런데 게이코는 정상적인 삶을 연기하기 위해 그와 동거를 시작한다. 올해 일본 최고 권위의 문학상 아쿠타가와(芥川) 상을 수상한 이 소설은 ‘정상’과 ‘상식’을 내세우며 취업 결혼 출산 등 획일적인 삶의 방식을 압박하는 일본 현대사회의 분위기를 유머러스하게 그려 냈다. 남과 다른 이물질은 가차 없이 제거하는 사회 풍토에서 주인공은 ‘보통 사람’을 연기하기 위해 위장 결혼까지 하며 노력한다. 하지만 결국 그가 될 수 있는 유일한 존재는 ‘편의점 직원’뿐이다. 주인공과 같은 나이인 작가는 실제로 주 3회 편의점에서 일하며 소설을 썼다. 그 덕분에 편의점에 대한 묘사는 어느 작품보다 상세하고 풍부하다. 특히 ‘편의점의 소리’를 묘사하는 첫 부분은 놀라울 정도로 생생하다. 대기실의 풍경, 삼각김밥 진열법, 판촉 행사 모습 등 무심코 받아들인 일본 편의점의 속살도 들여다볼 수 있다. 이 책은 7월 출간 후 일본 전역에서 베스트셀러가 되며 지금까지 35만 부 넘게 팔렸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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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후저팬 “전직원 주4일 근무 추진”

     일본 소프트뱅크 산하의 정보기술(IT) 대기업 야후저팬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주4일 근무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의 미야사카 마나부(宮坂學) 사장이 최근 사원들에게 이 같은 방침을 전달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24일 보도했다. 야후저팬은 일단 현행 주 5일제를 유지하면서 휴일을 토, 일요일에 국한하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할 방침이다. 그리고 수년 내에 전 직원 약 5800명을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주 4일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급여를 어떻게 조정할지는 추후 검토하기로 했다. 미야사카 사장은 24일 교도통신 인터뷰에서 “근로시간과 생산성의 문제는 중요한 경영 테마이며, 과제는 있지만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마이니치신문은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이 지역 직원에 한해 주 4일제를 도입한 사례는 있지만 대기업이 본사 정직원을 대상으로 도입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이 회사가 파격적인 근무 제도를 들고 나온 것은 육아와 간호 등으로 인한 직원들의 이탈을 막고 경쟁사에 맞서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최근 일본에서는 도요타가 일주일에 1번만 출근하는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등 근무 방식을 혁신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보수적인 은행권에서도 재택근무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1억 총활약 사회’를 내세우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도 야근의 상한선을 정하는 등 장시간 근로 관행을 개선하며 기혼 여성 등이 직업 전선에 나설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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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북핵 맞서 한미일 공조 강화해야”

     “최근 북핵과 관련해 한미일 공조가 잘 이뤄지는 것에 대해 대한민국 국민이 일본과 미국 국민에게 감사하고 있다.”(서청원 한일의원연맹 회장) “북한에 대해 한미일이 확실하게 연계하는 것이 중요하다.”(누카가 후쿠시로·額賀福志郞 일한의원연맹 회장) 24, 25일 일본 도쿄(東京) 지요다(千代田) 구 히비야 공원에서 열린 문화교류 행사인 제8회 한일축제한마당에서는 북핵과 관련한 한미일 연대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목소리가 두드러졌다. 24일 개막식에 참석한 기시 노부오(岸信夫) 외무성 부대신은 “양국 관계가 긍정적으로 진전되고 있다”며 “강고한 양국 관계는 아시아태평양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필수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의 동생이다.  이번 행사에는 지난해 말 일본군 위안부 관련 합의 이후 다소 누그러진 양국 관계를 반영하듯 많은 정재계 인사가 참석했다. 한국 쪽에서는 새누리당 정갑윤 지상욱 이만희 김정재 임이자 의원과 이준규 주일 한국대사, 한일축제한마당의 한국 쪽 실행위원장인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 등이 함께했다. 일본에서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총리, 사사키 미키오(佐佐木幹夫) 일한경제협회회장, 일한친선협회 중앙회장인 가와무라 다케오(河村建夫) 자민당 중의원 등이 참석했다.  행사 첫날 한식 판매 코너에서 음식을 준비하던 중 가스로 추정되는 물질이 폭발해 한국인 3명이 가벼운 화상을 입는 사고가 발생했다. 하지만 테러가 아닌 단순 사고로 밝혀지면서 대부분의 행사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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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야후 저팬, 전 직원 주4일 근무 추진…급여는?

    일본 소프트뱅크 산하의 정보기술(IT) 대기업 야후저팬이 전 직원을 대상으로 주4일 근무제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이 회사의 미야사키 마나부(宮坂學) 사장이 최근 사원들에게 이 같은 방침을 전달했다고 일본 언론들이 24일 보도했다. 야후저팬은 일단 현행 주 5일제를 유지하면서 휴일을 토, 일요일에 국한하지 않고 자유롭게 쓸 수 있게 할 방침이다. 그리고 수년 내에 전 직원 약 5800명을 대상으로 단계적으로 주 4일제 도입을 추진하기로 했다. 급여를 어떻게 조정할지는 추후 검토하기로 했다. 미야사키 사장은 24일 교도통신 인터뷰에서 "근로시간과 생산성의 문제는 중요한 경영 테마이며, 과제는 있지만 해보고 싶다"고 밝혔다. 마이니치신문은 "유니클로를 운영하는 패스트리테일링이 지역 직원에 한해 주 4일제를 도입한 사례는 있지만 대기업이 본사 정직원 대상으로 도입하는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전했다. 이 회사가 파격적인 근무 제도를 들고 나온 것은 육아와 간호 등으로 인한 직원들의 이탈을 막고 경쟁사에 맞서 우수 인재를 유치하기 위해서다. 최근 일본에서는 도요타가 일주일에 1번만 출근하는 재택근무를 도입하는 등 근무방식을 혁신하려는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보수적인 은행권에서도 재택근무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1억 총활약 사회'를 내세우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도 야근의 상한선을 정하는 등 장시간 근로관행을 개선하며 기혼여성 등이 직업 전선에 나설 수 있도록 독려하고 있다.도쿄=장원재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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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화장실서 지진 나면…” 일본 같은 상세 매뉴얼 만들어야

     지진으로 인한 불안과 공포가 일상이 돼 버린 지금 가장 필요한 건 뭘까. 전문가들은 △지역 맞춤형 지진 대응계획 △정확한 재난 정보를 알려주는 알림 시스템 △개개인의 대응능력을 키워주는 안전교육 △지역 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과학적인 지진 검증 등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았다. 특히 ‘일상 지진’에 대해 최고의 대응 역량을 보여 온 일본을 본받자는 목소리가 높다.  일본은 촘촘한 매뉴얼과 안전교육을 통해 지진이 발생했을 때 개인의 목숨과 안전을 최우선으로 대응하라는 메시지를 던진다. 예를 들어 대학수학능력시험 도중 지진이 발생했을 경우 매뉴얼이나 지침이 없는 우리와 달리 일본은 학력시험인 대입센터시험 때 지진 등 자연재해가 발생하면 문제가 다른 추가 시험을 볼 수 있게 하고 있다.  최근 323쪽에 이르는 상세한 설명과 한글판 존재 사실이 알려져 화제가 된 ‘도쿄방재’ 매뉴얼에 따르면 운전 중 지진이 발생하면 비상등을 켜면서 서서히 감속하고 도로 좌측(한국은 우측)에 차를 세운 후 지진이 멈출 때까지 기다리라고 알린다. 운전 상황도 △고속도로 △다리·고가도로 △터널 △재해 시 교통통제 상황 등으로 나눠 상황별 대처요령을 담았다. 반면 9쪽짜리 우리 국민안전처 매뉴얼은 ‘자동차를 운전하고 있을 때’ 한 항목으로만 행동요령을 간략히 설명했다. 일본은 고베 대지진(1995년)과 동일본 대지진(2011년)을 거치면서 재난대응교육을 더욱 체계화했다. 일본 어린이들은 유치원부터 지진 발생에 대응한 방재 훈련을 받고, 일반인들도 일본 전역 200여 곳의 방재센터에서 재난대응훈련을 의무적으로 받도록 하고 있다. 방재센터에는 지진 대비 훈련을 위해 지진 진도 체감 시설까지 갖춰져 있다. 직접 체감한 진도와 대응 매뉴얼을 조합해 가상의 지진 상황을 시뮬레이션 하는 실효적인 교육이 이뤄지는 것. 반면 우리 교육부 홈페이지의 지진 대처 요령 항목에는 황사에 대비해 손을 잘 씻고 양치질을 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 있어 빈축을 사고 있다. 손문 부산대 지질환경과학과 교수는 “일본 매뉴얼은 화장실에서 지진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할지까지 상세하게 설명하는 점이 특징”이라며 “장소와 시간대별로 다양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알리고 개인의 대응력을 키우는 것이 매뉴얼 교육의 핵심”이라고 설명했다. 일본은 지역사회의 특징에 맞춰 대응책을 세분한 것도 눈길을 끈다. 예를 들어 도쿄는 지반과 건물 특성 등을 분석해 지진에 취약한 집이 어디에 몰려 있는지, 어느 도로를 우선 통제해야 하는지 미리 지도를 만들어 놓고 대비한다. 도쿄 아라카와 구와 아다치 구가 화재와 붕괴에 취약하기 때문에 지진 1시간 이내 주요 대피로에서는 이곳을 우회하는 길로 유도하는 식이다. 지방자치단체 방재담당자 가운데 지진 전문가가 있고, 지역 민간 지진 전문가하고도 수시로 회의를 통해 지반 상황 등을 체크하기 때문에 가능한 대비다. 일본은 학회에서 활동 중인 지진분야 민간 전문가만 1500여 명에 달해 이러한 협의체를 구성하기 쉽다. 이들을 중심으로 지역 지반에 대한 상시 분석과 지진 검증이 이뤄진다. 또 지진이 발생했을 때 지자체와 기상당국 지진관측망 4387곳에서 빠르게 지진동을 파악해 4∼20초 이내에 긴급재난문자를 발송하고 방송을 통해 지진 사실을 알려 발 빠른 대응이 이뤄지도록 하고 있다. 학교 등 건물에선 내부 방송을 통해 지진 발생 사실을 알리도록 하고 있다. 반면 우리는 지자체가 관리하는 지진관측망은 없고 기상청, 연구기관 것만 합쳐 200여 곳에 불과하다.  신동훈 전남대 지구환경공학부 교수는 “지방기상청이나 비교적 큰 광역지자체로 눈을 돌려도 지진 전문가가 없어 지역별 지진 방재대책을 마련하기란 상당히 어렵다”고 지적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임현석 기자}

    • 2016-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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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옷입고 자고… 문앞에 생존가방… “밤새 안녕”이 인사가 된 경주

     “아이고, 잘 살아 있었어?” 요즘 경주시민들의 안부 인사다. 22일 오전 경북 경주시 한 대형마트에서 만난 시민들은 연신 지진 이야기를 꺼내며 서로에게 “몸을 잘 챙겨라”며 걱정했다. 계속되는 지진에 비상식량을 찾는 발길도 끊이지 않았다. 평소 인스턴트식품을 전혀 먹지 않는다는 한모 씨(33)는 이날 즉석요리와 부탄가스, 과자 등을 샀다. 이날 이곳의 라면과 생수 판매 코너는 절반이 비워져 있었다.○ 불안이 일상이 된 경주 잦은 지진 발생에 시민들의 불안감도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정혜선 씨(33·여)는 “아기가 있어서 특히 걱정이 많다”며 “지진이 나면 바로 대피할 수 있도록 방문 앞에 미리 짐을 싸 뒀다”고 말했다. 건물이 무너져 갇힐 경우를 대비해 책상 아래 등의 공간에도 따로 먹을 것을 챙겨 뒀다. 한성수 씨(48)는 수면 습관까지 바꿨다. 이전에는 편하게 속옷만 입고 잤는데 지진 후부터는 긴 운동복을 입고 잔다. 옷장 앞에는 양말도 따로 꺼내 놓았다. 기와가 떨어질 것에 대비해 담장 옆에 주차할 때 더욱 신경을 쓴다고 했다.  식당과 숙박업소도 울상이다. 연말까지 잡혀 있던 예약이 상당 부분 취소됐기 때문. 수학여행으로 한창 북적일 보문단지 근처 숙박업소 대부분은 개점휴업 상태였다. 한 유스호스텔은 학부모의 항의로 수학여행을 온 학교가 밤 12시에 다시 돌아가기도 했다. 지진이 계속되자 평범한 일상이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는 시민이 많았다. 이들은 “두 발 뻗고 낮잠 자고, 아이와 웃으며 이야기하는 것 등 그동안 당연하게 여겼던 것들을 다시 돌아보게 됐다”고 말했다.○ 지진 전문가 없어 불안감 더 커져 그러나 이런 불안한 일상은 당장 해소되기는 어렵다. 지진 분야 전문가와 조직이 턱없이 부족하기 때문. 재난 분야 컨트롤타워인 국민안전처엔 단 두 명, 연구기관인 국립재난안전연구원에도 지진 전공자는 6명에 불과하다. 특히 이들의 전공은 내진설계로 단층 등을 연구하는 지질학 전공자는 단 1명도 없다.  기상청에는 지질학을 전공한 인력이 필요하지만 지난 5년간 채용한 인력은 한 손으로 꼽을 정도다. 신동훈 전남대 지구환경과학부 교수는 “지진 분야를 전공한 학생들이 졸업 후 갈 곳이 마땅치 않다”며 “기상청에 취업하기 위해 기상 분야를 복수전공하거나 자원개발 관련 회사로 취직을 준비한다”고 말했다.  학계 전문가도 부족하다. 현재 지질학 관련 학회 등에 참여하는 지진 분야 전문가는 50명 정도. 이 중 정부 지진 분야와 대학, 연구실 등에서 활동 중인 인력을 추리면 20여 명으로 뚝 떨어진다. 갑자기 지진이 발생하면 연구 수요가 폭증하지만 전문가가 워낙 없다 보니 한 명에게 2, 3개씩 연구과제가 떨어진다. 특정 단층만을 집중적으로 연구하는 학자가 있는 일본과는 달리 여러 업무를 떠맡을 수밖에 없다.  일본은 학회 활동을 하는 지진학 연구자 수만 1500명에 달한다. 또 지진 관련 예산 기준으로 국민안전처가 올해 약 10억 원만 확보한 것과 달리 일본은 지진연구비만 146억 엔(약 1600억 원)에 이른다. 국민안전처 지진 예산 중에서 연구개발비만 따지면 2억 원 수준에 불과하다. ○ 지진, 양산단층 따라 움직였다.  기상청은 이번 경주 지진이 양산단층이 움직여 발생한 것으로 분석했다. 기상청이 발표한 분석에 따르면 본진을 비롯해 강한 규모(규모 4.0 이상)로 발생한 지진은 양산단층의 분포를 따라 남남서 방향으로 차츰 옮겨 간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기상청은 재난문자 발송 시간을 앞당기기 위해 현재 216곳인 관측소를 2018년까지 314곳으로 늘리겠다고 밝혔다. 고윤화 기상청장은 “11월부터 국민안전처 문자전송 체계를 통해 바로 재난문자를 발송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상청은 또 12일 최대 규모 5.8 지진의 진앙 위치를 두고 전진(규모 5.1)보다 남쪽이었다고 밝혔다. 당초 본진이 전진보다 북쪽에서 발생했다는 발표와 달라 오보 논란이 일었다.  한편 문화재위원회는 경주 지진 피해 뒤 해체 수리 논란이 일었던 첨성대에 대해 해체 수리를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문화재청은 “22일 문화재위원회가 첨성대의 구조 안정성을 검토한 결과 붕괴될 정도로 위험한 상태는 아닌 것으로 판단됐다”고 밝혔다. KDB산업은행은 지진 피해로 자금난을 겪고 있는 경주 지역 중소·중견 기업에 긴급경영안정자금(중소기업 최대 50억 원, 중견기업 최대 70억 원)을 지원하고, 신용보증기금과 기술보증기금은 피해를 입은 중소·중견기업, 농어업인들에게 대출보증 비율을 늘려주기로 했다.임현석 lhs@donga.com / 경주=정지영 기자/ 도쿄=장원재 특파원}

    • 2016-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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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銀 “물가상승률 2% 넘을때까지 금융완화”

    일본은행이 금융 정책의 축을 자금 공급량에서 장기금리 위주로 바꾸기로 했다고 21일 발표했다. 이에 따라 시중 은행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란 기대감이 퍼지면서 일본 증시가 2% 가까이 상승했다. 일은은 이날 금융정책결정회의를 열고 단기금리는 현재 운용 중인 마이너스 금리(―0.1%)를 유지하되 장기금리(10년물 국채수익률)는 현 수준인 0%가량에서 벗어나지 않도록 하는 선에서 장기 국채를 매입하기로 결정했다. 또 연간 물가상승률이 2%를 넘어 안착될 때까지 금융완화 정책을 이어나가기로 했다. 이를 위해 필요한 경우 마이너스 금리 폭 확대도 검토한다는 것이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일은이 금융정책 틀을 바꾼 것은 시장에 나도는 국채가 극단적으로 적어진 가운데 자금공급량 확대를 이어나가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일은은 이날 2013년 4월부터 시행해 온 금융완화 및 최근 도입한 마이너스 금리 정책 등의 효과에 대한 ‘총괄검증’ 결과도 함께 발표했다. 일은은 이 정책들이 “경제와 물가의 호전을 가져왔고, 물가의 지속적 하락이라는 의미로 보면 디플레이션이 아닌 상황이 됐다”고 평가했다. 다만 △원유가격 하락 △신흥국 경제둔화 △소비세율 인상(2014년 4월)에 따른 소비 저조 등의 원인으로 물가상승률 2%를 달성하지 못했다고 해명했다. 일은이 장기금리 목표를 0%로 제시하자 마이너스 금리 영향으로 수익 악화가 우려되던 금융 업종이 일제히 강세를 보였다. 닛케이평균주가는 전날보다 1.91% 상승한 가운데 대표 은행주인 미쓰비시UFJ, 미쓰이스미토모 등이 7% 넘게 오르는 등 은행, 보험사, 증권사 주가가 큰 폭으로 올랐다. 한국 코스피도 일본 증시의 영향으로 오후 상승폭을 키우며 전날보다 0.5% 오른 2,035.99로 마감했다.이건혁 기자 gun@donga.com / 도쿄=장원재 특파원}

    • 201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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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日, 연내 애니메이션 성지 88곳 선정 “순례코스 개발해 외국관광객 유치”

    “빠빠빠 빠라바밤∼.” 일본 도쿄(東京)의 다카다노바바(高田馬場) 역에서는 열차가 출발할 때 한국인에게도 익숙한 만화 ‘철완 아톰’(한국명 우주소년 아톰)의 주제곡이 울려 퍼진다. 아톰의 흔적을 찾기 위해 이 지역을 방문하는 국내외 관광객을 위한 서비스다. 만화에선 역 근처에 아톰이 탄생한 과학성(科學省)이 있는 것으로 설정돼 있다. 이 만화를 그린 ‘애니메이션의 아버지’ 데즈카 오사무(手塚治蟲·1928∼1989)의 프로덕션도 인근에 있다. 도쿄의 미타카(三鷹) 시의 한적한 주택가에는 ‘애니메이션의 신’으로 불리는 미야자키 하야오(宮崎駿) 감독의 작품 세계를 충실히 재현한 ‘지브리 미술관’이 있다. 연중 세계 각지에서 팬들이 찾아와 한참 전에 예약하지 않으면 입장할 수 없을 정도로 붐빈다. 일본은 이처럼 세계적으로 유명한 자국의 애니메이션을 새로운 관광자원으로 활용해 해외 관광객을 유치하고 있다. 이달 16일에는 애니메이션·만화 관련 기업들과 일본 최대 여행사 JTB, 일본항공(JAL), 나리타(成田) 국제공항 등이 참여하는 ‘애니메이션 투어리즘 협회’가 설립됐다. 초대 이사장에 인기 애니메이션 ‘건담’ 시리즈의 감독으로 잘 알려진 도미노 요시유키(富野由悠季)가 취임했다. 협회는 올해 말까지 인터넷 다국어 홈페이지(animetourism88.com)를 통해 △애니메이션 만화의 무대가 된 지역이나 장소 △작가의 연고가 있는 거리나 생가, 기념관 △작품 관련 박물관 시설 등을 접수하고 있다. 협회는 많은 이들이 신청한 88개 장소를 ‘애니메이션 성지’로 선정할 계획이다. ‘성지’들을 연결하는 ‘순례’ 관광 루트를 만들어 해외 여행객 유치에 활용하겠다는 계획도 세웠다. 애니메이션 성지 장소를 88개로 정한 것은 일본에서 유명한 시코쿠(四國)의 88개 사찰 순례 길에서 착안했다. 요미우리신문은 “애니메이션 성지 방문을 목적으로 일본을 찾아오는 외국인 관광객이 많다”며 “애니메이션 무대 중에는 지방의 거리 상점이나 신사, 문화시설 등이 많아 지방 활성화로도 연결하고 싶다는 구상”이라고 보도했다. 도쿄 올림픽이 열리는 2020년까지 해외 관광객을 현재의 2배인 4000만 명으로 늘리겠다는 계획을 세운 일본 정부도 적극 협조하기로 했다. 쓰루호 요스케(鶴保庸介) 쿨저팬(Cool Japan) 전략 담당 장관은 “관광청과 협력하면서 성공적으로 이끌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고 일본 언론이 전했다.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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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박경리 대하소설 ‘토지’ 11월 일본서 출간”

    한국을 대표하는 문학 작품인 박경리(1926∼2008)의 ‘토지’가 11월부터 일본어로 번역 출간된다. 일본어판 토지 전권(20권)이 완역되는 것은 처음이다. 일본 도쿄(東京)에서 한국 서적 전문 출판사 ‘쿠온’을 운영하는 김승복 대표(47)는 20일 “한국 문학의 최고봉이라고 할 수 있는 토지 1, 2권을 11월 초에 출간할 계획”이라며 “내년부터 매년 3권씩 출판해 2022년까지 출간을 마칠 것”이라고 밝혔다. 토지는 작가가 25년간 집필했으며 원고지 3만1200장에 이르는 대하소설이다. 번역 출간에 필요한 금액이 1억 엔(약 11억 원)에 달해 누구도 엄두를 내지 못했다. 번역 비용의 절반을 재일교포 의사이며 교육자인 김정출 청구학원쓰쿠바 이사장(70)이 사재를 털어 내기로 하면서 성사됐다. 김 이사장은 “한국이 위대한 문화와 독자 언어를 갖고 있다는 사실을 동포들이 알게 되면 한국인으로서의 자부심을 갖고 생활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 이를 위해 한국 문학을 대표하는 이 작품을 꼭 번역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그는 2011, 2012년 청소년판 토지 총 6권을 번역 출판할 때 직접 감수를 맡을 정도로 토지에 애착을 보였다. 김 대표는 11월 20일부터 3박 4일간 일본 미디어와 한국 문학 팬들로 ‘토지문학단’을 구성해 경남 통영의 박경리 묘소를 방문하는 행사도 기획했다. 그는 “작가의 딸인 김영주 토지문학관 관장을 초청해 통영에서 출판기념회를 열 계획”이라고 밝혔다. 출판사 측은 정식 출간을 앞두고 5만 엔(약 55만 원)을 내면 20권 모두를 사전 판매하는 행사도 마련했다.  도쿄=장원재 특파원 peacechaos@donga.com}

    • 2016-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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