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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력생산의 25%를 풍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는 영국에서 최근 바람이 불지 않자 발전량이 줄어 전기요금이 1년 만에 7배로 치솟았다. 영국의 풍력발전소 가동 중단 여파는 영국과 전력망이 연결된 유럽 각국으로 번져 독일 등에서도 전기요금이 가파르게 올랐다. 13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8일 영국의 도매 전기요금은 MWh(메가와트시)당 331.66유로(약 45만9000원)였다. 한 달 전인 지난달 9일에는 132.20유로(약 18만3000원), 1년 전인 지난해 9월 8일에는 46.97유로(약 6만5000원)였다. WSJ는 영국과 전력망이 연결된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에서도 전기요금이 급상승했다고 전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바람이 멈추자 에너지 폭풍이 분다”고 11일 전했다. 최근 영국 전역은 덥고 바람이 불지 않는 한여름 같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대기의 흐름이 정체된 탓에 해안에 설치한 풍력발전기의 터빈이 멈췄고 이로 인해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영국은 전체 발전량의 42%를 풍력, 태양열 같은 신재생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다. 천연가스는 34%, 원자력은 17%, 나머지는 석탄 등이다. 전문가들은 신재생에너지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에너지 수급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에너지 데이터 기업 ICIS의 스테판 콘스탄티노프 이코노미스트는 “전력 수요가 최고조에 달하는 겨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문제가 컸을 것”이라고 했다. 더타임스는 “부족한 전력량을 메우기 위해 가스, 석탄 발전소가 재가동됐다”며 “탄소배출 규제 때문에 기피됐던 석탄발전도 다시 주목받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030년까지 풍력발전 용량을 지금의 4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영국은 10GW(기가와트) 규모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해상 풍력발전 시설을 운영 중이다. 더타임스는 “국민들은 올겨울 충격적인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들게 될 것”이라며 “에너지 부문 전반에 우려가 커졌다”고 보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전력생산의 25%를 풍력발전에 의존하고 있는 영국에서 최근 바람이 불지 않자 발전량이 줄어 전기요금이 1년 만에 7배로 치솟았다. 영국의 풍력발전소 가동 중단 여파는 영국과 전력망이 연결된 유럽 각국으로 번져 독일 등에서도 전기요금이 가파르게 올랐다. 13일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8일 영국의 도매 전기요금은 메가와트시(MWh) 당 331.66유로(약 45만9000원)였다. 한 달 전인 지난달 9일에는 132.20유로(약 18만3000원), 1년 전인 지난해 9월 8일에는 46.97유로(약 6만5000원)였다. WSJ는 영국과 전력망이 연결된 프랑스, 네덜란드, 독일에서도 전기요금이 급상승했다고 전했다. 영국 더타임스는 “바람이 멈추자 에너지 폭풍이 분다”고 11일 전했다. 최근 영국 전역은 덥고 바람이 불지 않는 한여름 같은 날씨가 이어지고 있다. 대기의 흐름이 정체된 탓에 해안에 설치한 풍력발전기의 터빈이 멈췄고 이로 인해 전력 공급에 차질이 생긴 것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영국은 전체 발전량의 42%를 풍력, 태양열 같은 신재생에너지에 의존하고 있다. 천연가스는 34%, 원자력은 17%, 나머지는 석탄 등이다. 전문가들은 신재생에너지에 지나치게 의존하면 에너지 수급에 심각한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지적했다. 영국 에너지 데이터 기업 ICIS의 스테판 콘스탄티노프 이코노미스트는 “전력 수요가 최고조에 달하는 겨울에 이런 일이 벌어졌다면 문제가 컸을 것”이라고 했다. 더타임스는 “부족한 전력량을 메우기 위해 가스, 석탄 발전소가 재가동됐다”며 “탄소배출 규제 때문에 기피됐던 석탄발전도 다시 주목 받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030년까지 풍력발전 용량을 지금의 4배로 늘리겠다고 발표했다. 현재 영국은 10기가와트(GW) 규모의 전기를 생산할 수 있는 해상 풍력발전 시설을 운영 중이다. 더타임스는 “국민들은 올 겨울 충격적인 전기요금 고지서를 받아들게 될 것”이라며 “에너지 부문 전반에 우려가 커졌다”고 보도했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

‘늑대 전사’ ‘독설 외교의 중국 원조’로 불리는 친강(秦剛·55·사진) 미국 주재 중국대사가 전직 미국 고위 관료들과 화상회의 도중 미국을 두고 “제발 닥쳐 달라(please shut up)”는 표현을 썼다고 미국 정치잡지 내셔널리뷰가 10일 보도했다. 지난달 31일 친 대사는 미중 양국 간 협력 증진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단체인 미중관계전국위원회(NCUSCR)가 주최한 비공개 화상회의에 참석했다. 이 회의는 7월 28일 부임해 워싱턴에 온 친 대사를 환영하고 양국의 현안을 나누기 위한 자리였다. 내셔널리뷰 보도에 따르면 화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대통령 특별보좌관 겸 아시아 수석국장을 지낸 에번 메데이로스 미 조지타운대 교수가 친 대사에게 미중 양국이 관계 개선을 위해 어떤 조치를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친 대사는 “대화를 위한 여건 조성을 위해서는 워싱턴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을 그만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서로의 의견 차이를 해결할 수 없다면 제발 닥쳐 달라”고 말했다. 이 회의에는 ‘국제외교의 전설’로 평가받는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과 제이컵 루 전 미 재무장관, 칼라 힐스 전 미 무역대표부 대표 등 거물급 인사들도 참여해 친 대사의 발언 장면을 화상으로 지켜봤다. 내셔널리뷰는 친 대사의 발언을 대해 “작정하고 조 바이든 행정부에 ‘비외교적(undiplomatic)’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며 “미 국무부는 친 대사의 발언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늑대 전사’ ‘독설 외교의 중국 원조’로 불리는 친강(秦剛·55) 미국 주재 중국대사가 전직 미국 고위 관료들과 화상회의 도중 미국을 두고 “제발 닥쳐 달라(please shut up)”는 표현을 썼다고 미국 정치잡지 내셔널리뷰가 10일 보도했다. 지난달 31일 친 대사는 미중 양국 간 협력 증진을 위해 설립된 비영리단체인 미중관계전국위원회(NCUSCR)가 주최한 비공개 화상회의에 참석했다. 이 회의는 7월 28일 부임해 워싱턴에 온 친 대사를 환영하고 양국의 현안을 나누기 위한 자리였다. 내셔널리뷰 보도에 따르면 화상회의에서 버락 오바마 행정부 때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대통령 특별보좌관 겸 아시아 수석국장을 지낸 에반 메데이로스 미 조지타운대 교수가 친 대사에게 미중 양국이 관계 개선을 위해 어떤 조치를 할 수 있느냐고 물었다. 그러자 친 대사는 “대화를 위한 여건 조성을 위해서는 워싱턴이 상황을 악화시키는 것을 그만둬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우리가 서로의 의견 차이를 해결할 수 없다면 제발 닥쳐 달라”고 말했다. 이 회의에는 ‘국제외교의 전설’로 평가받는 헨리 키신저 전 미 국무장관과 제이콥 루 전 미 재무장관, 칼라 힐스 전 미 무역대표부 대표 등 거물급 인사들도 참여해 친 대사의 발언 장면을 화상으로 지켜봤다. 내셔널리뷰는 친 대사의 발언을 대해 “작정하고 조 바이든 행정부에 ‘비 외교적(undiplomatic)’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며 “미 국무부는 친 대사의 발언에 대한 논평을 거부했다”고 전했다. 대미(對美) 강경파인 친 대사는 부임 후 주미 중국대사관 홈페이지를 통해 미국 내 중국인들에게 인사말을 전하면서 “앞으로 밝은 길이 있을 것인데 중간에 곡절이 깊을 것임을 잊지 말라”고 말한 바 있다. 이은택기자 nabi@donga.com}
미국 뉴욕에 사는 데릭 잉그램은 지난해 8월 경찰관 폭행 혐의로 체포됐다. ‘흑인의 생명도 소중하다(Black Lives Matter·BLM)’ 시위 도중 확성기를 사용해 매우 큰 소리로 말을 해 경찰관의 청력을 상하게 했다는 이유였다. 당시 뉴욕 경찰은 시위 현장에 드론을 띄워 영상을 찍은 뒤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로 시위 참가자들을 분석했다. 이 프로그램은 소셜미디어 인스타그램에 올라온 잉그램의 얼굴 사진을 찾아내 신원을 특정했다. 경찰은 통신을 감청한 뒤 한밤중에 그를 체포했지만 그는 나중에 혐의 없음으로 풀려났다. 2001년 9·11테러 이후 뉴욕에서 경찰이 첨단 대테러 감시 장비들로 시민들을 감시하고 있다고 미 뉴욕타임스(NYT)가 8일 보도했다. 테러 이후 뉴욕 시민들은 얼굴 인식 소프트웨어, 차량 번호판 자동 판독기, 이동식 엑스레이 밴, 드론 같은 감시 도구를 일상적으로 마주하고 있다. NYT는 “이 도시의 가장 암울했던 나날이 남긴 거대한 유산”이라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뉴욕 경찰의 정보 수집과 대(對)테러 관련 예산은 2006년 8300만 달러(약 971억 원)에서 올해 3억4900만 달러(약 4085억 원)로 늘었다. 뉴욕 경찰은 사람의 사진이나 그림, 숫자, 텍스트 등 각종 이미지를 인식한 뒤 자동으로 관련자들의 집 주소 등 신원 정보와 연결해 주는 프로그램도 갖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뉴욕 경찰의 ‘대테러’식 치안의 이면에는 일종의 트라우마가 자리 잡고 있다고 NYT는 분석했다. 9·11테러 당일 23명의 뉴욕 경찰관이 숨졌다. 이후에도 수년에 걸쳐 9·11 관련 신체적, 정신적 질병으로 수백 명의 경찰이 목숨을 잃었다. NYT는 “그날의 공격이 뉴욕 경찰을 얼마나 깊숙이 바꿔놨는지는 형언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테러를 사전에 막지 못했다는 죄책감과 동료를 잃은 분노가 현재의 과잉 대응 체계로 이어졌다는 분석도 있다. 뉴욕에서 대테러 임무를 맡았던 칼로스 페르난데스 전 미 연방수사국(FBI) 요원은 “도시가 직면한 모든 위협들과 그 모든 것을 막아줄 것이라는 기대, 그 사이에서 경찰과 우리는 정말 힘이 들었다”고 토로했다. 뉴욕에서는 각종 첨단장치를 이용한 치안 활동이 시민의 기본권을 침해한다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뉴욕시민자유연합은 “과거에는 경찰이 감시 카메라를 설치한 지점을 지도에 표시했지만 9·11테러 이후 어느 순간부터 카메라가 폭증해 더 이상 지도에 표시할 수 없었다”고 지적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2022년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중계방송하는 건 지금 중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대량 학살과 학대를 정당화해주는 행위가 될 것이다.” 미국의 NBC를 비롯한 세계 주요 방송사들이 인권단체들로부터 ‘베이징 올림픽 중계 계획을 취소하라’고 요구하는 내용을 담은 서한을 받았다고 AP통신이 7일 보도했다. 베이징 겨울올림픽은 내년 2월 4일부터 열린다. 보도에 따르면 위구르인, 티베트인 등 중국 내 소수 민족과 홍콩 시민들을 대표하는 인권 단체는 도쿄 올림픽이 끝난 직후 NBC 등 각국 주요 방송사에 베이징 올림픽 중계방송 계획 취소를 요구하는 서한을 보냈다. NBC는 2022∼2032년 열리는 여섯 번의 올림픽을 미국 내에서 독점 중계하기로 돼 있는데 이를 위해 NBC는 77억5000만 달러(약 9조404억 원)의 중계권료를 국제올림픽위원회(IOC)에 지불했다. 인권단체는 베이징 올림픽을 방송으로 내보내는 건 중국의 인권침해 범죄에 대한 공모가 될 수 있다고 비판했다. 라돈 테통 국제티베트네트워크 공동의장은 “공적 자금으로 운영되는 캐나다 CBC, 영국 BBC, 독일 ARD 같은 방송사들은 베이징 올림픽 중계를 추진해선 안 된다”고 AP통신에 말했다. 또 “중국 지도자들이 위구르인을 학살하는 동안 올림픽을 중계하며 그들에게 장밋빛 이미지를 씌워주는 건 양심적이지 못하다”고 했다. 앞서 중국 외교부는 유럽과 미국 등에서 제기되는 ‘베이징 올림픽 보이콧’ 움직임을 두고 “스포츠를 정치화하려는 시도는 실패할 것이다. 세기의 거짓말이다”라며 반발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9·11테러 20주년을 나흘 앞둔 7일 쿠바 관타나모에 있는 미군기지 내 법정에 5명의 테러범이 출석했다. 2976명의 사망자를 낸 9·11테러를 설계하고 주도해 ‘9·11테러 설계자’로 불리는 칼리드 셰이크 무함마드 전 알카에다 작전사령관은 테러 희생자 유족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웃으며 손을 흔드는 등 여유 있는 모습을 보였다. 폭스뉴스 등에 따르면 이날 무함마드 등 무장세력 알카에다 조직원 5명이 법정에 섰다. 2003년 파키스탄에서 미군에 체포될 당시 뚱뚱한 몸매에 늘어진 티셔츠 차림의 남루한 행색이었던 무함마드는 단정한 모습으로 나타났다. 회색 턱수염을 오렌지색으로 염색했고 흰 모자를 썼다. 변호인, 나머지 4명의 피고인과 웃으며 대화도 나눴다. 그의 변호인은 “장기간 구금돼 있다가 오랜만에 다른 사람을 보고 즐거워서 웃은 것”이라고 했다. 테러범들은 이날 재판장의 질문에 “네” 같은 단답으로 일관했다. 이날 재판은 지난해 2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심리가 중단됐다가 18개월 만에 다시 열렸다. 9·11테러 희생자 유족들도 법정에서 재판을 지켜봤다. 속개된 재판은 17일까지 열린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한 이후 처음으로 육로(陸路)를 통해 탈출에 성공한 미국인 4명의 탈출 과정을 둘러싸고 논란이 일고 있다. 주요 미국 언론은 6일(현지 시간) 미 국무부 관계자를 인용해 정부가 이들을 대피시켰다고 보도했는데 정작 당사자는 “정부의 도움을 전혀 받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미 폭스뉴스는 전직 군인과 미 공화당 의원이 정부의 도움 없이 이들을 대피시켰다면서 “조 바이든 행정부가 성과를 가로채려 했다”고 6일 보도했다. 이날 폭스뉴스는 아프간에서 육로를 통해 인접국으로 빠져나간 미국인 마리암과 그의 세 자녀의 탈출 과정을 도왔던 관계자들을 인터뷰했다. 그러면서 미 정부가 아니라 전직 미 육군인 코리 밀즈와 전직 베테랑들로 구성된 재향군인들이 몇 주 간 고생해 이번 탈출의 전 과정을 진행했다고 전했다. 이들은 개인 기부자들에게 의존하는 센티넬재단 소속이다. 전직 군의관 출신인 로니 잭슨 미 하원의원(공화당 소속)이 이들의 비자 발급 등을 뒤에서 도운 것으로 알려졌다. 폭스뉴스는 “국무부는 마리암의 탈출과 관련해 공로를 인정받을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마리암의 가족들을 구출한 밀즈는 “국무부가 이들을 구조했다는 소리는 말도 안 된다. 극도의 스트레스와 압박에 시달리던 마리암이 국무부에 도움을 요청했을 때 전혀 도움을 받지 못했다”고 폭스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말했다. 앞서 미 언론들은 국무부 당국자가 “미국 시민권자와 그 자녀들을 육로를 이용해 성공적으로 대피시켰다”고 밝혔다고 보도했다. 마치 미국 정부가 수행한 작전처럼 발표했지만 밀즈는 이를 반박했다. 그는 “아프간에 미국인들을 버려둔 바이든 행정부가 체면을 차리려는 시도”라며 “아무것도 하지 않은 그들이 마지막 순간에서야 ‘아, 우리가 한 일을 주목하세요’라며 공로를 주장하려 한다”고 했다. 보도에 따르면 밀즈의 팀이 육로를 택한 것은 어쩔 수 없는 ‘최후의 선택’이었다. 그의 팀은 아프간 수도 카불공항에서 이륙하는 마지막 미군 수송기에 마리암의 가족들을 태우려 했지만 공항 입구에서 번번이 출입을 거절당해 결국 들어가지 못했다. 카불공항에 마지막으로 진입을 시도했을 땐 주변에 있던 탈레반 군인이 다가와 마리암의 머리에 총을 들이대며 “돌아가라. 그렇지 않으면 쏘겠다”고 위협했다. 밀즈의 팀은 마리엄과 그의 자녀들을 안전가옥에 대피시켰다. 탈레반 군인들은 이후 마리엄의 소재를 현지 사람들에게 캐묻고 다닌 것으로 알려졌다. 카불공항을 통한 탈출에 실패한 이들은 ‘플랜B’를 실행했다. 아프간 북부 마자르 이 샤리프 공항으로 이동한 것. 하지만 이번에는 전세기가 이륙 허가를 받지 못했다. 앞서 미 의회에서 공화당 의원들은 “탈레반이 피난민들과 미국인들을 태운 비행기 이륙을 막고 인질로 삼고 있다”고 비난했는데 그 상황에 처한 것이다. 결국 남은 카드는 육로 밖에 없었다. 밀즈의 팀은 탈레반이 미국인의 탈출을 막기 위해 검문소를 폐쇄하기 하루 직전인 6일 겨우 국경을 넘었다. 그의 팀은 “향후 추가 구조 임무를 위해 정확한 피신 국가와 피신 루트는 비밀로 하겠다”고 밝혔다. 밀즈 팀의 작전을 아는 사람들은 “국무부가 자신들의 역할을 과장했고 구조 임무에 전혀 관련된 것이 없었다”고 전했다. 잭슨 의원은 “바이든 행정부가 유일하게 잘하는 것은 끔찍한 일이 끝난 뒤에 등을 두드려주는 것 뿐”이라고 말했다. 국무부는 폭스뉴스의 입장 요청에 “마리암의 가족들이 안전하게 국경을 넘었고 미 대사관 관계자들은 이들에게 환영 인사를 했다”고 e메일로 답했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

지난달 29일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미군이 무장세력 이슬람국가 호라산(IS-K)의 테러 의심 차량으로 판단해 드론으로 공습하는 과정에서 민간인 10명이 사망한 사건과 관련해 ‘오폭(誤爆) 논란’이 커지고 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공습 전에 이미 현장에 민간인이 있었는데도 이를 미군이 뒤늦게 발견했고 군 관계자도 문제가 있었다는 걸 인정했다고 5일 보도했다. NYT가 입수한 미 국방부 예비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미군이 드론 공습을 한 차량 트렁크에 테러용 폭발물이 실려 있었다는 미국의 주장을 뒷받침할 만한 증거는 아직까지 발견되지 않았다. 미군의 드론 공습으로 사망한 민간인은 차량 운전자와 친구, 가족 등 모두 10명인데 이 중 7명은 어린이다. NYT에 따르면 미군은 감시 장비를 통해 IS-K 대원으로 추정되는 남성들이 ‘뭔가 무거워 보이는 것들’을 트렁크에 싣는 모습을 포착하고 이를 폭발물이라고 판단했다. 미군은 공습 이후 차에서 발생한 2차 폭발을 근거로 상당량의 폭발물이 실려 있었을 것이라고 발표했다. 하지만 NYT는 폭발물과 관련된 확실한 증거가 나오지 않았다며 2차 폭발은 폭발물이 아닌 차량 연료탱크가 터진 것일 수 있다고 지적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명확한 증거가 아니라 폭발물이 실렸을 ‘가능성’을 갖고 공격했다”고 NYT에 말했다. 미군이 공습을 서두르느라 주변에 있던 민간인들의 존재를 놓친 정황도 드러났다. 보고서에 따르면 드론 조종사와 미군 정보분석가는 공습 직전 몇 초간 차량 주변을 빠르게 살폈다. 민간인이 없다고 판단하고 일명 ‘닌자 미사일’로 불리는 헬파이어 미사일을 발사했는데 미사일이 목표물인 차량 가까이 날아갔을 때 비로소 카메라를 통해 민간인들의 모습을 확인했다. 미군 관계자는 “공습 과정에서 문제점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NYT에 말했다. 드론 공습 당일 미군 중부사령부는 현지 매체의 민간인 사망 보도에도 ‘그런 징후가 없다’며 부인했다. CNN은 “조 바이든 대통령은 공중 병력으로 IS에 보복하겠다고 했지만 지상군이 없는 작전의 한계를 여실히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군이 지난달 29일(현지 시간)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감행한 드론(무인항공기) 공습으로 민간인 10명이 숨진 사건을 둘러싸고 미 국방부(펜타곤) 내에서 조사가 시작됐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펜타곤의 예비조사 보고서를 인용해 당시 공습한 차량에 테러용 폭발물이 실려 있었다는 확실한 증거를 미군이 갖고 있지 않다고 5일 보도했다. 미국이 드론에 장착된 헬파이어 미사일을 발사한 뒤에야 차량 주변에 민간인들이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아차렸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펜타곤이 추가 조사를 진행할 예정인 가운데 ‘오폭(誤爆)’ 논란이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날 NYT는 펜타곤이 작성한 당시 사건에 대한 예비조사 보고서를 입수했다. NYT는 “보고서에 따르면 당시 차량에 카불 국제공항을 겨냥한 테러용 폭발물이 실려 있었다는 주장을 뒷받침 할만한 증거가 부족하다”고 전했다. 미군 관계자는 “당시 공습 전후 상황과 공습 과정에서 이런 문제점이 있었다는 것을 인정한다”고 NYT에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론 공습으로 숨진 민간인은 차량 운전자와 그 친구, 가족 등을 포함해 총 10명이다. 그 중 7명이 어린이다. NYT는 보고서를 인용해 공습 당시의 상세한 전후 상황을 보도했다. 이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오전 9시 펜타곤은 도요타 코롤라로 보이는 흰색 세단 차량이 카불공항 북서쪽에서 5㎞ 떨어진 지점의 한 건물에서 나오는 것을 포착했다. 미군은 현지 정보원, 도청 내용, 미군 정찰기가 확보한 정보들을 종합해 이 건물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 국가 호라산(IS-K)의 은신처이고, 테러를 계획 중인 조직원들이 숨어있다고 판단했다. 미군 정보분석가들은 IS-K가 지난달 26일 카불 공항에서 자살폭탄을 터뜨려 최소 170명을 숨지게 만든 테러 이후 추가 테러를 계획 중이라는 내용의 통신 메시지를 확보했다. 그 와중 발견된 흰색 코롤라 차량의 이동은 미군의 시선을 끌었다. 29일 오후 4시 이 차량은 공항 남서쪽에서 8~12km 가량 떨어진 건물로 들어갔다. 운전자와 남성들이 매우 무거워 보이는 짐들을 트렁크에 싣는 모습도 미군이 포착했다. 이 차량은 다시 건물을 빠져나와 오후 4시 45분경 공항 서쪽 2.5km 지점의 다른 건물 안뜰로 들어갔다. 미군은 차에 실린 것이 테러용 폭탄이라고 판단하고 4시 50분 드론에 장착된 헬파이어 미사일을 쐈다. NYT는 “현재까지도 차 안에 폭발물이 있었다는 확실한 증거는 없다”고 5일 보도했다. 그러면서 군의 보고를 받은 펜타곤 관계자들도 확실한 증거가 아니라 ‘폭탄이 실렸을 가능성’을 토대로 공습을 감행했다는 증언을 했다고 보도했다. 공습 전 주변 상황을 미군이 제대로 살피지 않았다는 정황도 드러났다. NYT가 인용한 보고서 따르면 당시 드론 조종사와 정보 분석가는 공습을 감행하기 몇 초 전에 목표 차량이 주차된 안뜰을 감시 장비로 매우 짧은 시간 서둘러 스캔했다. 그리고 민간인이 없다고 판단해 공격을 명령했다. 하지만 드론에서 발사된 헬파이어 미사일이 목표물에 가까이 접근했을 때 미사일에 달린 카메라를 통해 비로서 민간인들의 모습이 포착됐다. 사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정찰했다면 무고한 인명 피해를 막을 수도 있었던 셈이다. 미국은 공습 직후 차량 트렁크에서 폭발물이 터졌다고 발표했으나 이 또한 여전히 확실한 물증이 나오지 않고 있다고 NYT는 전했다. NYT는 “군 당국은 미사일 공격으로 인한 1차 폭발 뒤에 일어난 2차 폭발을 일으킨 것이 차량의 연료 탱크가 아니라 폭발물일 ‘가능성’이 있다고 결론 내린 것”이라고 전했다. NYT에 따르면 공습 직후 미군은 IS-K 조직 내 대화가 중단된 것을 도청으로 확인한 것으로 알려졌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아프간에서 지상군이 철수한 뒤에도 드론 등 공중 병력으로 IS 세력에게 보복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미 CNN은 이번 드론 공습과 민간인 사망 사건이 지상군 없이 진행되는 작전의 한계를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전직 미국 정보분석가는 “미군이 현지인과 협력했다면 차량에 미사일을 쏘지 않았을 것”이라고 미 CNN에 말했다.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이 아프간 영토를 장악한 이상 이제 아프간 영공에서 활동하는 미군 드론은 인근 국가에서 이륙해야 한다. CNN에 따르면 드론이 비행하는 시간 중 60%는 아프간 영공으로 들어가고 나가는 데 든다. 순수하게 아프간 영공을 정찰하고 정보를 모을 시간이 절대적으로 부족하다는 지적이다. 전직 미군 정보당국 관계자는 “드론은 매우 세련돼 보이지만 정보가 없으면 아무 소용없다. 위협이 존재한다는 것, 관련자가 누구라는 것, 그들이 언제 어디로 올 거라는 것을 알아야 한다”고 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국이 떠난 아프가니스탄에서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들이 다시 활개를 치고 있다. 3일 뉴질랜드에서는 이슬람국가(IS)를 추종하는 ‘외로운 늑대’가 대형마트에서 무차별로 칼을 휘둘러 6명이 다치는 사건이 벌어졌다. 카불 공항 테러로 존재감을 드러낸 IS가 세를 불리고 있는 가운데 다시 ‘테러의 시대’가 열릴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3일(현지 시간) 오후 2시 40분경 뉴질랜드 최대 경제도시 오클랜드의 카운트다운 대형마트 매장에서 테러리스트가 시민들에게 무차별로 칼을 휘둘러 6명이 다쳤다. 이 중 3명은 위독한 상태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사건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사건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의 이념을 추종하는 스리랑카인 남성 한 명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IS를 추종하면서 홀로 테러를 저지르는 자생적 테러리스트를 ‘외로운 늑대’라고도 한다. 범인은 현장에서 경찰의 총에 맞아 사살됐다. 외신에 따르면 범인은 32세 남성으로 이전부터 뉴질랜드 경찰의 감시 대상이었다. 그는 과거 두 차례 대형 사냥용 칼을 구입하고 IS 추종 영상을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소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IS 선전물을 소지한 혐의로 올해 5월 기소됐다가 최근 감옥에서 출소했다. 이후 뉴질랜드 경찰은 그를 위험인물로 판단하고 주시해 왔으나 이날 범행을 막지 못했다. 지난달 26일 IS의 아프가니스탄 지부 격인 ‘IS-K(Khorasan·호라산)’가 카불 국제공항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해 미군 13명을 포함해 최소 170명이 숨졌다. 2019년 3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이 “IS는 궤멸됐다”고 한 지 불과 2년 만에 건재함을 과시했다. IS, 탈레반, 알카에다는 모두 서방을 배격하고 이슬람 원리주의 국가 건설을 목표로 하는 수니파 무장단체다. 자신들의 행위를 성전(聖戰)이라고 포장하는 것도 같다. 그러나 이들의 목표와 전략은 완전히 다르다. IS는 재집권한 탈레반이 미국과 협력한 것이나 다름없다며 탈레반을 적대시한다. 미국이 떠나고 힘의 진공 상태가 된 아프간에서 IS 같은 극단주의 세력이 기승을 부릴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아프간은 테러리스트들과 극단주의자들, 급진주의자들의 라스베이거스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IS는 어떤 단체?IS 설립자는 요르단 출신의 아부 무사브 알 자르카위(1966∼2006)다. 매매춘에 관여하고 알코올의존증에도 빠졌던 소위 잡범 출신이다. 1992년 집에서 총기와 폭발물이 발견된 혐의로 검거됐고 감옥에서 극단주의 사상을 접했다. 1999년 출소한 그는 IS의 초기 조직을 만들었고 2004년 알카에다에 충성을 맹세해 지부를 자처했다. IS는 한 해 뒤 요르단 수도 암만에서 테러를 자행해 50명이 숨졌다. 자르카위는 2006년 미군 공격으로 사망했다. 2대 지도자 아부 바크르 알 바그다디(1971∼2019)는 아예 국가 수립을 선포했다. 이라크에서 태어난 그는 이슬람 율법으로 박사학위까지 받은 엘리트였다. 그는 자신을 ‘칼리프’, 즉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의 대리인으로 지칭했다. 이라크와 레반트(시리아 레바논 요르단 팔레스타인 등을 아우르는 고대 지명)에 이슬람 율법을 따르는 신정일치 국가를 만들겠다며 자신들이 ‘ISIL(Islamic State of Iraq and the Levant)’이라고 주장했다. IS는 2011년부터 세를 불렸다. 내전이 발발한 시리아는 사실상 무정부 상태였고 이라크 또한 고질적인 정정 불안에 시달려 IS가 활개 치기 좋은 토양을 제공했다. 파키스탄에 은신하던 빈라덴 또한 미군에게 제거돼 알카에다의 지도자 공백도 생겼다. 이에 IS는 시리아 동부 유전을 장악하고 이라크 2대 도시 모술의 은행을 습격해 수십억 달러의 든든한 돈줄을 확보했다. 골동품 밀매, 인신매매와 납치 등도 서슴지 않았다. 급기야 2014년 6월 시리아 북서부 락까를 수도로 삼고 국가 수립을 자처했다. 전성기였던 2015년 초 IS는 약 8만8000km²를 관할하며 800만 명을 통치한다고 주장했다. 각국의 극단주의자들이 IS 대원이 되겠다며 속속 몰려들었다. 이들의 특기는 잔혹한 테러와 소셜미디어 선전전이었다. IS는 2015년 2월 일본 언론인 고토 겐지(後藤健二), 요르단 공군 조종사 무아스 알 카사스베흐 중위 등을 처형하는 동영상을 공개했다. 같은 해 11월 프랑스 파리 한복판의 바타클랑극장 등에서 총격 테러를 감행해 130명의 목숨을 앗았다. 미국의 지원을 업은 시리아와 이라크 정부군이 반격에 나서자 IS는 2017년 7월 모술을 빼앗겼고 3개월 후 락까도 잃었다. 2019년 3월에는 마지막 저항거점인 시리아 바구즈도 뺏겼다. 7개월 후 바그다디 또한 미군 공격으로 숨졌다. 뿔뿔이 흩어진 IS 잔당은 아프간과 파키스탄 접경지역을 노렸다. 험준한 산악지대여서 예전부터 양국 중앙정부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았고 아편 밀매 등이 성행해 자금을 마련하기 좋았다. 이들은 2015년 IS-K를 만들었고 지난달 테러를 자행했다. ○ 탈레반·알카에다와 뚜렷한 노선 차이IS, 탈레반, 알카에다는 모두 극단적인 이슬람 원리주의를 추종하지만 이를 구현하려는 방식이 완전히 다르다. 1994년 설립된 탈레반의 시작은 종교의 이름으로 봉기한 민중이었다. 1979∼1989년 소련 침공, 이후 내전이나 다름없었던 각 군벌 간 대립에 지친 일부 아프간인이 피폐한 삶을 개선해 보겠다며 이슬람 사상을 들고나왔다. 이들의 시선은 아프간 안에만 국한돼 있다. 국경 밖에서 반대파와 싸우고 테러를 저지르는 것을 목표하지 않는다는 뜻이다. 박현도 서강대 유로메나연구소 연구교수는 “탈레반의 목표는 아프간을 신정일치 국가로 만드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들이 보기에 현재의 아프간은 국민 대다수가 무슬림일 뿐 이슬람 율법이 정치사회 제도로 뿌리내리지 못했다. 지난달 17일 재집권 후 첫 기자회견에서부터 줄곧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따라 통치하겠다고 강조한 것 또한 이 때문이다. 알카에다는 미국을 포함한 서방을 주적으로 간주한다. 이들은 현존하는 대부분의 이슬람 국가들이 자국 영토에 미군기지 건설을 허용하는 등 미국의 꼭두각시 노릇만 한다고 비판한다. 서방을 공격해 무너뜨리면 그들의 꼭두각시였던 이슬람 각국 또한 자연스럽게 붕괴되고 이슬람 원리주의 세상이 도래한다는 목표를 내세웠다. 미 최대 도시 뉴욕 맨해튼의 초고층 빌딩이 9·11테러의 대상이었다는 점만 봐도 알 수 있다. 식자층이고 서구와의 교류 경험도 많은 알카에다 지도부가 서구에 극렬한 반감을 보인다는 점도 눈길을 끈다. 빈라덴은 사우디아라비아 대부호의 아들이다. 이복형은 영국 귀족 가문 여성과 결혼했고 소년 빈라덴 또한 영국을 종종 방문했다. 빈라덴 사후 알카에다를 이끈 아이만 알 자와히리(70)는 이집트 출신 외과의사로 영어와 프랑스어가 유창하다. 알카에다와 탈레반은 공존 관계다. 9·11테러로 미국에 쫓기는 신세가 된 빈라덴이 아프간으로 도망오자 탈레반 설립자 무하마드 물라 오마르는 그를 극진히 대접하고 ‘우리의 영웅’이라고 극찬했다. 빈라덴을 내놓으라는 미국의 요구를 거부해 침공을 당했다. IS는 알카에다, 탈레반 모두와 반목한다. 특히 같은 무슬림은 공격하지 않는 알카에다와 달리 IS는 시아파나 자신과 뜻을 달리하는 모든 무슬림을 철저히 적으로 본다. IS와 알카에다 모두 다국적이지만 상대적으로 IS 소속원의 교육 수준이 낮고 정식 율법 교육을 받은 적이 없어 이슬람 경전 꾸란에 위배되는 일을 서슴지 않는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지역센터장은 “중동 감옥에 수감됐던 알카에다 조직원이 옆방에 새로 들어온 IS 대원을 보며 이슬람에 대한 기본 지식은 물론이고 정치와 사회에 대한 진지함이 전혀 없어 놀랐다는 에피소드가 있다”고 전했다. 여성을 바라보는 관점도 다르다. 영국 엑서터대 연구진이 IS, 탈레반, 알카에다 등이 2013∼2020년 발행한 68개 영문 문서를 분석한 결과 IS는 여성의 성전 참여를 독려한다. 머릿수를 늘릴 수 있다면 여성이라도 개의치 않는다. 기혼녀에게는 “남편이 부인의 성전 참여를 반대해도 칼리프 국가의 일원으로 참여하라”는 메시지를 보낸다. 반면 탈레반은 여성을 남성이 보호해 줘야 하는 대상으로 여긴다. 이 같은 인식이 여성의 부르카 착용을 의무화하고 사회 활동을 제약하는 왜곡된 방향으로 번졌다.○ IS-탈레반, 아프간 주도권 놓고 대립 불가피영토에 대한 IS의 유별난 집착은 향후 아프간 주도권을 놓고 탈레반과 IS의 대립이 격화할 것임을 예고한다. IS가 독자적인 국가를 설립하려면 기존 이슬람 국가의 땅을 점령해야 한다. 카불 공항 테러를 자행한 ‘IS-K’의 이름만 봐도 알 수 있다. 호라산은 페르시아어로 ‘태양의 땅’을 뜻한다. 아프간 북서부, 이란 동부 등을 아우르는 지역으로 이슬람 잠언집 하디스에 등장한다. 한 예언자가 ‘호라산에 검은 깃발이 올라오면 눈길을 기어가서라도 반드시 가담하라. 그러면 이슬람이 온 세상을 장악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데서 유래했다. IS와 IS-K가 모두 검은 깃발을 사용하는 것도 이 때문이다. 탈레반이 이를 용인할 리 만무하다. 탈레반은 수도 카불을 장악한 다음 날인 지난달 16일 카불 감옥에 있던 IS-K의 전직 지도자 아부 오마르 호라사니 등 IS-K 대원 8명을 처형했다. 지난해 5월 미군과 아프간 정부군에 체포됐던 호라사니는 수감 중 미 월스트리트저널(WSJ)과 인터뷰를 갖고 “탈레반이 재집권하고 그들이 좋은 이슬람교도라면 나를 석방시킬 것”이라고 했지만 예상은 빗나갔다. 현재 탈레반 병력은 최대 약 8만 명, IS-K는 불과 4000명 내외다. 선전선동에 능한 IS는 탈레반이 미국이라는 외세와 협력해 자신들을 탄압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IS-K의 거점인 동부 낭가르하르는 옛 아프간 정부와 탈레반 모두의 세력이 미치지 못하는 산악지대다. 탈레반처럼 집권세력은 못 돼도 테러 등 존재감을 과시할 행동은 얼마든지 계속할 수 있다. 설립 5년이라는 짧은 기간에 호라사니를 포함해 IS-K의 지도자를 자처한 사람만 7명. 미국, 아프간 정부, 탈레반 모두와 척을 졌음에도 끈질기게 생명력을 이어온 것이다. IS-K란 ‘공동의 적’ 때문에 탈레반과 미국 또한 20년 원한을 뒤로하고 협력해야 하는 묘한 관계가 됐다. 황폐해진 아프간을 통치하고 국제사회의 일원으로 인정받으려면 세계 최강대국의 경제적, 외교적 지지가 절실한 탈레반과 당초 아프간 전쟁의 목적이었던 ‘테러 근절’을 위해서라도 탈레반의 힘에 기대 IS-K 같은 테러단체를 제거해야 하는 미국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진다. 이웅현 고려대 융합연구원 교수는 “IS-K의 이번 테러는 미국과 서방 세계에 존재감을 과시하고 집권층이 된 탈레반에는 내각 참여 등 자신들의 지분을 요구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탈레반이 들어줄 가능성은 거의 없지만 탈레반 또한 IS-K나 암룰라 살레 전 부통령 등 반(反)탈레반 세력을 일거에 평정할 여력은 없는 만큼 현재의 혼란이 상당 기간 이어질 수밖에 없다는 의미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3일(현지 시간) 뉴질랜드헤럴드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오후 2시 40분 경 뉴질랜드 최대 도시 오클랜드의 쇼핑몰 ‘린몰’에서 테러리스트가 시민들에게 무차별로 칼을 휘둘러 6명이 다쳤다. 부상당한 6명 중 3명은 위중한 상태다. 저신다 아던 뉴질랜드 총리는 사건 뒤 기자회견에서 이번 테러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단체 이슬람국가(IS)의 이념을 추종하는 스리랑카인 남성 한 명의 소행이라고 발표했다. 조직에 속하지 않고 혼자 테러를 저지르는 자생적 테러리스트들은 ‘외로운 늑대’라고도 불린다. 범인은 현장에 출동한 특수요원의 총에 맞아 범행 60초 만에 사살됐다. 아던 총리는 “이번 일은 매우 비열하고 증오스러운 사건”이라며 “그는 IS의 폭력적인 이념에 영감을 받고 경도돼 있었다”고 했다. 외신에 따르면 범인은 32살 남성으로 2011년 뉴질랜드에 입국해 지금까지 이곳에서 지냈다. 그는 2016년 가장 위험한 극단주의자로 분류돼 줄곧 경찰의 감시 대상이었다. 그는 과거 두 차례 대형 사냥용 칼을 구입하고 IS 추종 영상을 담은 비디오테이프를 소지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IS 선전물을 소지한 혐의로 올해 5월 기소됐다가 최근 감옥에서 출소했다. 뉴질랜드 경찰은 그를 위험 인물로 판단하고 그가 출소한 이후에도 주시해왔으나 이날 범행을 막지 못했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그는 쇼핑몰 매장 진열장에서 큰 칼을 꺼내 테러를 저질렀다. 한 목격자는 “칼로 무장한 남자가 뛰어다녔고 사람들은 비명을 질렀다”고 전했다. 어깨를 칼에 찔린 중년 여성도 있었다. 한 여성은 “쇼핑몰 주차장에 도착해 주차를 마치고 안에 들어가려 했는데 경찰이 달려와 빨리 피하라고 알려줬다”고 했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

20년 만에 다시 아프가니스탄을 장악한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율법학자 히바툴라 아훈드자다(사진)를 정점으로 한 새 정부 조직을 곧 발표할 예정이라고 2일 아프간 언론 톨로뉴스 등이 보도했다. 그는 수년간 공개석상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은둔하며 ‘신도들의 리더’로 불렸다. 험준한 계곡 판지시르를 거점 삼아 탈레반과 대치 중인 반(反)탈레반 저항군은 새 정부에 입각하라는 탈레반의 화해 제의를 단칼에 거절했다. 이날 보도에 따르면 탈레반 지도부는 새 정부와 내각 구성 논의를 마쳤다. 탈레반 정치대표부 부대표인 셰르 모하마드 아바스 스타네크자이는 1일 영국 BBC에 새 정부 구성이 이틀 내 발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포용적인 정부이고 여성도 기용된다”면서도 “여성은 고위직이나 내각은 아니고 하위직이 될 것”이라고 했다. 이전 정부 인사들은 새 정부 구성에서 배제됐다. 뉴욕타임스도(NYT)도 이르면 3일 탈레반이 새 정부 구성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 새 정부 최고지도자는 아훈드자다가 맡을 것이 유력하다. 탈레반 문화위원회 위원 아나물라 사만가니는 “아훈드자다가 지도자가 될 것에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2일 톨로뉴스에 말했다. 올해 60세로 추정되는 아훈드자다는 신상에 관해 알려진 내용이 거의 없는 베일 속 인물이다. 2016년부터 탈레반을 이끌며 정치, 종교, 군사와 관련해 주요 결정을 내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워싱턴포스트(WP)는 최근 사흘간 아훈드자다가 탈레반 지도자들과 정부 구성을 논의했다고 전했다. 해외에 머물던 그는 탈레반이 수도 카불을 점령한 지난달 15일 아프간에 입성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슬람 정치분석가 모하마드 하산 하키아르는 새 정부가 공화국이 아닌 ‘이슬람 정부’ 형태일 것이라고 톨로뉴스에 말했다. 아훈드자다 아래 대통령이나 총리를 두고 내각 업무를 맡게 할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이는 중동의 맹주 국가인 이란과 비슷하다. 이란은 최고지도자가 정치와 종교를 모두 관장하는 신정일치 국가다. 새 정부 외교장관에는 ‘탈레반 2인자’인 압둘 가니 바라다르가 유력하다. 국방장관은 그간 군사작전을 지휘해 온 모하마드 야쿠브가 거론된다. 탈레반과 연계된 무장세력인 하카니 네트워크의 수장 할릴 하카니는 내무장관이 유력하다. 아프간 북부 군벌세력 등 저항군은 탈레반과 휴전 협상이 결렬된 뒤 이틀간 전투를 벌였다고 1일 러시아 스푸트니크통신이 전했다. 이 과정에서 양측 모두 사상자가 나왔다. 저항군 측은 “판지시르 외곽 안다라브 계곡 전투에서 탈레반은 40명의 병력을 잃었다”고 밝혔다. 하지만 탈레반 측은 “판지시르 전투에서 저항세력 34명을 사살했고 우리 측은 부상자 2명만 있다”며 다르게 설명했다. 저항군 측은 “탈레반은 자신들이 구성하려는 정부 내 한두 자리를 우리에게 제안했지만 거절했다”고 밝혔다. 미국은 아프간 중앙은행(DAB)이 미국에 예치해 둔 94억 달러(약 10조9153억 원) 규모의 자산을 동결시켰다. 그간 아프간을 지탱해 온 해외 원조도 모두 끊겼다. 1일 로이터에 따르면 DAB 이사인 샤 메라비는 “자금이 계속 동결 상태로 있으면 아프간은 경제적, 인도주의적 재앙에 직면할 것”이라며 “탈레반이 돈을 벌기 위해 아편 생산 확대, 미제 무기 판매에 나설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국제통화기금(IMF)에 “동결된 자금을 풀어달라”고 호소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170명 넘는 희생자가 발생한 지난달 26일 아프가니스탄 카불 국제공항 테러를 둘러싸고 미국과 영국이 서로 ‘네 탓’을 하고 있다고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 등이 보도했다. 지난달 30일 폴리티코 등에 따르면 미 국방부는 테러 하루 전인 지난달 25일 오전 8시 카불공항에 있는 현장 미군 지휘관을 포함한 전 세계 미군 간부 12명과 화상회의를 열었다. 이 자리에서 미 국방부는 “대규모 테러가 임박했으니 대비하라”고 공지했다. 마크 밀리 미 합참의장은 아프간에 체류 중인 미국인이 카불공항에 들어갈 때 주로 이용하는 에비게이트가 가장 위험한 곳이라고 지목했다. 그러면서 “IS-K가 ‘복잡한 공격’(complex attack)을 준비 중”이라고 경고했다. 미 국방부는 테러 당일인 26일 카불공항에 연락해 에비게이트를 폐쇄하라고 여러 번 당부했지만 게이트는 계속 열려 있었다. 이날 오후 6시경 IS-K는 에비게이트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했다. 미국은 에비게이트가 계속 열려 있었던 이유를 영국으로 돌리고 있다. 미 국방부는 “철수 일정을 앞당긴 영국군이 계속 대피작업을 할 수 있도록 게이트를 열어둔 것”이라고 폴리티코에 밝혔다. 미국의 게이트 폐쇄 당부에도 영국이 자국의 철수 작업을 위해 게이트를 열어뒀다는 것이다. 이러한 미 국방부의 주장에 영국 고위 관계자들은 “미국이 영국에 책임을 전가한다”며 반발했다. 도미닉 라브 외무장관은 BBC에 “영국 때문에 에비게이트를 열어놨다는 것은 사실이 아니다. 우리는 미국과 긴밀히 협력했다”고 밝혔다. 가디언도 소식통을 인용해 “애비게이트를 예상보다 오래 열어놨다면 그건 미국과 영국의 ‘공동의 결정’이었다”고 전했다. 미 백악관은 관련 논평을 거부했다.이은택기자 nabi@donga.com}
아프가니스탄 북부 판지시르에 은신하며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에 대항하고 있는 암룰라 살레 전 아프간 부통령(49)이 독일 매체 슈피겔에 보낸 자필 편지에서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고 지난달 30일 슈피겔이 보도했다. 그는 “아프간이 결코 ‘탈레바니스탄’(탈레반+아프가니스탄)이 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살레 전 부통령은 세 쪽 분량의 편지에서 “우리의 싸움은 아프간의 다원주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탈레반과의) 합의를 가장한 항복 따위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편지에는 미국이 지난해 2월 탈레반과 ‘도하 협정’으로 불리는 평화협정을 맺고 올해 철군을 강행한 데 대한 원망도 담겨 있었다. 그는 “도하 협정은 흠결이 많았고 기만적이었고 어리석었다”며 “탈레반을 향한 국제사회의 여론을 분열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탈레반은 도널드 트럼프와 조 바이든 백악관의 순진함과 피로감, 근시안을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20년 전쟁’에 지쳐가는 미국을 탈레반이 공략했다는 일침이다. 그는 현금을 챙겨 아랍에미리트(UAE)로 도망간 아슈라프 가니 전 아프간 대통령에 대해선 “스스로의 영혼을 배신했다”고 비난했다. 탈레반이 지난달 15일 아프간 수도 카불을 점령한 뒤 살레 전 부통령은 북부동맹을 이끌었던 ‘판지시르의 사자’ 아흐마드 샤 마수드 전 아프간 국방장관의 아들 아흐마드 마수드와 손잡고 탈레반에 저항하고 있다. 북부동맹은 2001년 미국의 아프간 침공 당시 미국과 함께 탈레반을 몰아냈다. 살레 전 부통령은 1990년대에도 아프간에서 군인으로 복무하며 탈레반과 전쟁을 벌였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아프가니스탄 북부 판지시르에 은신하며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에 대항하고 있는 암룰라 살레 전 아프간 부통령(49)이 독일 매체 슈피겔에 보낸 자필 편지에서 ‘결사항전’ 의지를 밝혔다고 지난달 30일 슈피겔이 보도했다. 그는 “아프간이 결코 ‘탈레바니스탄’(탈레반+아프가니스탄)이 되도록 놔두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살레 전 부통령은 세 쪽 분량의 편지에서 “우리의 싸움은 아프간의 다원주의 다양성을 지키기 위한 것”이라며 “(탈레반과의) 합의를 가장한 항복 따위는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편지에는 미국이 지난해 2월 탈레반과 ‘도하 협정’으로 불리는 평화협정을 맺고 올해 철군을 강행한 데 대한 원망도 담겨 있었다. 그는 “도하 협정은 흠결이 많았고 기만적이었고 어리석었다”며 “탈레반을 향한 국제사회의 여론을 분열시켰다”고 비판했다. 이어 “탈레반은 도널드 트럼프와 조 바이든 백악관의 순진함과 피로감, 근시안을 이용했다”고 지적했다. ‘20년 전쟁’에 지쳐가는 미국을 탈레반이 공략했다는 일침이다. 그는 현금을 챙겨 아랍에미리트(UAE)로 도망간 아슈라프 가니 전 아프간 대통령에 대해선 “스스로의 영혼을 배신했다”고 비난했다. 탈레반이 지난달 15일 아프간 수도 카불을 점령한 뒤 살레 전 부통령은 북부동맹을 이끌었던 ‘판지시르의 사자’ 아흐마드 샤 마수드 전 아프간 국방장관의 아들 아흐마드 마수드와 손잡고 탈레반에 저항하고 있다. 북부동맹은 2001년 미국의 아프간 침공 당시 미국과 함께 탈레반을 몰아냈다. 살레 전 부통령은 1990년대에도 아프간에서 군인으로 복무하며 탈레반과 전쟁을 벌였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우리는 어디서든 그들을 잡아 죽일 수 있다.” 탈레반이 20년 만에 다시 손에 넣은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감행한 극단주의 무장세력 이슬람국가(IS)를 그냥 두지 않겠다며 벼르고 나섰다.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은 2001년 미국에 패퇴한 지 20년 만에 미군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연합군의 철수를 이끌어내며 아프간에서 새 정부 구성을 앞두고 있다. 미국이 13명의 미군 희생자를 낸 이번 테러에 대해 철저한 응징을 천명하고 즉각적인 보복 공습에 나선 가운데 탈레반은 이번 테러 사건을 자신들이 직접 처리하겠다며 IS 대원들을 체포하기 시작했다. 외신은 탈레반과 IS 간의 ‘화해할 수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28일 영국 매체 더타임스에 따르면 탈레반 범죄수사 책임자인 마울라위 사이풀라 모하메드는 자살폭탄 테러 당일인 26일 밤 카불 서쪽 지역에서 IS 대원 6명을 체포했다고 밝혔다. 4명은 아프간인이고 2명은 말레이시아인이다. 탈레반은 이들을 신문 중이다. 미국 국방부는 이번 자살폭탄 테러를 IS의 한 분파인 IS-K 소행으로 보고 있다. 모하메드는 “IS는 자신들이 생각하는 만큼 터프하지 못하다”며 “우리는 나토 36개국을 무찔렀다. 우리는 어디서든 IS를 체포해 사살할 수 있다”고 말했다. IS를 향해 경고를 보냄과 동시에 미국은 이번 일에 개입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날 탈레반 대변인 자비훌라 무자히드도 기자회견에서 IS-K에 대한 미군의 드론 보복 공습을 두고 “아프간 영토에 대한 명백한 공격”이라고 반발했다. 아프간은 이제 탈레반이 장악했으니 끼어들지 말라는 것이다. 탈레반과 IS 모두 이슬람 극단주의 세력이지만 앙숙 관계라고 외신은 전했다. 그러면서 170명이 넘는 사망자를 낸 이번 자폭테러는 미국이 아니라 탈레반을 겨냥한 것이라는 분석도 내놨다. 아프간 주재 러시아대사 드미트리 지르노프는 28일 러시아 타스통신과의 인터뷰에서 “탈레반과 다에시(IS를 낮춰 부르는 별칭) 사이엔 화해할 수 없는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현재 아프간을 통제하고 있는 것은 미국이 아니라 탈레반이라면서 “공항 테러는 탈레반의 이미지에 타격을 입히는 것”이라고 했다. 탈레반이 아프간을 통치할 만한 세력이 될 수 없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한 것이라는 평가다. 그는 “이 때문에 탈레반이 IS를 가혹하게 사냥하고 끝내버리려 할 것”이라고 했다. IS-K는 이번 폭탄테러를 벌이기 전에 미국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테러 계획을 일부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27일 미 CNN은 테러 발생 2주 전에 진행된 IS-K 사령관 인터뷰를 공개했다. 사령관은 “은신하면서 공격할 시간을 기다리고 있다”며 과거에는 탈레반을 위해 싸웠다고 했다. 이어 “탈레반은 서구 사상의 영향을 받아 온건해졌다”고 비난했다. 그는 “우리와 함께하면 형제다. 그렇지 않으면 탈레반이든 누구든 전쟁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랍에미리트(UAE) 매체 걸프투데이는 “탈레반이 지배하는 아프간을 향해 IS가 전쟁을 선언했다”며 양측 사이에 권력다툼이 시작됐다고 전했다. 탈레반과 IS의 충돌이 중앙아시아와 이란, 파키스탄에도 위험한 사태를 몰고 올 가능성을 경고했다. 터키는 28일 러시아 국적의 IS 조직원 한 명을 해외로 추방했다. 이 조직원은 2일 터키 수도 이스탄불 공항에서 위조 여권으로 입국하려다가 체포된 뒤 조사 과정에서 IS 대원이라는 사실이 드러났다. 탈레반은 새 정부 구성을 서둘고 있다. 아프간 매체 톨로TV는 탈레반이 26일 테러 발생 이후 미군으로부터 카불 공항 출입구, 군사구역 관문 등 3곳의 통제권을 넘겨받았다고 29일 보도했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美-英 “IS-K, 테러 위험” 경고 다음날, 카불공항-호텔 인근서 ‘쾅쾅’게이트밖에서 자살폭탄 추정 폭발… 공항 지키던 미군도 최소 3명 다쳐공항밖 호텔 근처서 두 번째 폭발, 바이든 대통령에도 곧바로 보고伊수송기도 총격 받아… 범인 불명… IS-K, 탈레반보다 더 극단주의적산부인과-여학교 테러… 훨씬 잔혹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밖에서 26일(현지 시간) 오후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발생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 폭발로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3명이 사망했다. 공항 주변을 지키던 미군도 최소 3명이 다쳤다. CNN은 이 폭발이 공항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게이트 4곳 중 하나인 에비게이트 밖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존 커비 미 국방부 대변인은 테러 발생 직후 폭발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폭발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도 곧바로 보고됐다. 영국 가디언은 서방 정보기관이 테러 위협을 경고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2차례의 강력한 폭발이 일어났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첫 번째 폭발은 에비게이트 입구에서 있은 자살폭탄 테러이고, 두 번째는 공항 가까이에 있는 바론 호텔 근처에서 발생했다. 바론 호텔은 영국으로 가기를 희망하는 아프간 현지인들이 출국 관련 절차를 밟기 위해 주로 이용하던 곳으로 알려졌다. 탈레반 대변인은 로이터와 통화에서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공항 밖에서 주변을 통제하던 탈레반 군인들도 여러 명이 다쳤다. AP통신에 따르면 현장을 목격한 사람들은 “여러 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했다. 정확한 사상자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 폭발 직후 트위터에는 공항 주변을 찍은 것으로 보이는 사진들이 잇달아 올라왔다. CNN은 “명백한 자살폭탄 공격으로 보이는 사건이 터졌고, 미군의 아프간 철수 마지막 단계를 뒤흔들었다. 아프간 피란민들의 운명은 더욱 암울해졌다”고 전했다. 아프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탈출구인 카불 국제공항 주변을 겨냥한 테러 위협 경고가 이날 폭발에 앞서 잇따르던 상황이었다. 미국 정부는 ‘구체적이고 치명적인 위협이 있다’며 공항 주변을 당장 떠나라고 25일 경계령을 내렸다. 영국 정부도 테러 공격이 ‘임박했다(imminent)’고 경고한 바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테러 가능성은 이론이 아니라 실존하는 위험”이라고 했다. 26일 폭발이 발생하기 몇 시간 전에는 나토 직원들과 아프간 현지인 등 100여 명을 태운 이탈리아 C-130 수송기가 공항에서 이륙한 지 몇 분 만에 총격을 받기도 했다. 기체가 타격을 입지는 않았다. 누가 총을 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 각국은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한 분파인 ‘IS-K’가 테러를 감행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하던 상황이었다. IS-K는 2014년 파키스탄에서 생겨났다. K는 파키스탄과 아프간 지역을 지칭하는 ‘호라산(Khorasan)’의 약자다. 탈레반보다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이 더 강한 IS-K는 잔혹한 테러를 저질러 왔다. 지난해 카불에 있는 한 산부인과 병원을 공격해 임신부 등 16명을 살해했다. 올해 5월엔 카불의 한 여학교에 폭탄테러를 가해 68명이 숨졌다. 드미트리 지르노프 아프간 주재 러시아 대사는 “4000명이 넘는 IS 테러범이 아프간에서 활동 중”이라고 25일 말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IS-K가 군중 사이에서 자살폭탄 테러를 가하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태국 매체 방콕포스트가 25일 보도하기도 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영국 프랑스 등 유럽 동맹국들뿐 아니라 미 국방부와 정보당국의 우려에도 시한(8월 31일) 내 철군을 마무리하겠다며 밀어붙였다. 24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는 철군 시한을 늦춰야 한다는 유럽 회원국 정상들의 요구도 단칼에 거절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 수도 카불의 하미드 카르자이 국제공항 밖에에서 26일(현지 시간) 오후 자살폭탄 테러로 추정되는 폭발이 발생했다.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이 폭발로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3명이 사망했다. 공항 주변을 지키던 미군도 최소 3명이 다쳤다.CNN은 이 폭발이 공항 내부와 외부를 연결하는 게이트 4곳 중 하나인 에비게이트 밖에서 발생했다고 전했다. 존 커비 미국 국방부 대변인은 테러 발생 직후 폭발이 있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폭발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에게도 곧바로 보고됐다.영국 가디언은 서방 정보기관이 테러 위협을 경고한 지 불과 몇 시간 만에 2차례의 강력한 폭발이 공항 게이트 중 한 곳을 강타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첫 번째 폭발은 에비게이트 입구에서 있은 자살폭탄 테러이고, 두 번째는 공항 가까이에 있는 바론 호텔 근처에서 발생했다. 바론 호텔은 영국으로 가기를 희망하는 아프간 현지인들이 출국 관련 절차를 밟기 위해 주로 이용하던 곳으로 알려졌다.탈레반 대변인은 로이터와 통화에서 어린이를 포함해 최소 13명이 숨졌다고 밝혔다. 공항 밖에서 주변을 통제하던 탈레반 군인들도 여러 명이 다쳤다. AP통신에 따르면 현장을 목격한 사람들은 “여러 명이 죽거나 다쳤다”고 했다. 정확한 사상자 규모는 파악되지 않았다.폭발 직후 트위터에는 공항 주변을 찍을 것으로 보이는 사진들이 잇달아 올라왔다. 사진속 한 남성은 머리와 가슴이 피투성이가 된 채 수레에 실려 있었다. 다른 남성은 손에 붕대를 감고 주변 사람의 부축을 받고 걸었다. 흰 옷이 피로 물든 채 머리에 붕대를 감은 남성도 있었다. CNN은 “명백한 자살 폭탄 공격으로 보이는 사건이 터졌고, 미군의 아프간 철수의 마지막 단계를 뒤흔들었다. 아프간 피난민들의 운명은 더욱 암울해졌다”고 전했다.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간에서 벗어날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탈출구인 카불 국제공항 주변을 겨냥한 테러 위협 경고가 이날 폭발에 앞서 잇따르던 상황이었다. 미국 정부는 ‘구체적이고 치명적인 위협이 있다’며 공항 주변을 당장 떠나라고 25일 경계령을 내렸다. 영국 정부도 테러 공격이 ‘임박했다(imminent)’고 경고한 바 있다. 옌스 스톨텐베르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사무총장은 “테러 가능성은 이론이 아니라 실존하는 위험”이라고 했다. 26일 폭발 사고가 발생하기 몇 시간 전에는 나토 직원들과 아프간 현지인 등 100여 명을 태운 이탈리아 C-130 수송기가 공항에서 이륙한지 몇 분 만에 총격을 받기도 했다. 기체가 타격을 입지는 않았다. 누가 총을 쐈는지는 확인되지 않았다.각국은 테러조직 이슬람국가(IS)의 한 분파인 ‘IS-K’가 테러를 감행할 우려가 있다고 경고하던 상황이었다. IS-K는 2014년 파키스탄에서 생겨났다. K는 파키스탄과 아프간 지역을 지칭하는 ‘호라산(Khorasan)’의 약자다. 탈레반보다 이슬람 극단주의 성향이 더 강한 IS-K는 잔혹한 테러를 저질러 왔다. 지난해 카불에 있는 한 산부인과 병원을 공격해 임신부 등 16명을 살해했다. 올해 5월엔 카불의 한 여학교에 폭탄 테러를 가해 68명이 숨졌다. 드미트리 지르노프 아프간 주재 러시아 대사는 “4000명이 넘는 IS 테러범이 아프간에서 활동 중”이라고 25일 말했다. 미국 정보당국은 IS-K가 군중 사이에서 자살 폭탄 테러를 가하는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다고 태국 매체 방콕포스트가 25일 보도하기도 했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영국 프랑스 등 유럽 동맹국들뿐 아니라 미국 국방부와 정보당국의 우려에도 시한 내 철군을 마무리하겠다며 밀어붙였다. 24일 주요 7개국(G7) 정상회의에서는 철군 시한을 늦춰야 한다는 유럽 회원국 정상들의 요구도 단칼에 거절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민 기자 kimmin@donga.com파리=김윤종 기자 zozo@donga.com}
탈레반의 폭정을 피해 아프가니스탄을 탈출하는 피란민을 돕기 위해 기업들이 나섰다. 주거, 통신, 일자리, 이동 등 여러 분야에서 지원이 시작됐다. 24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날 미국 숙박공유 서비스기업 에어비앤비는 전 세계 아프간 난민 2만 명에게 무료로 임시 숙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비용 전액은 브라이언 체스키 에어비앤비 최고경영자(CEO)와 이 회사 자선단체 에이비앤비.org가 부담한다. 이 기업은 지난주 미국에 도착한 아프간 난민 165명에게 숙소를 제공했다. 에어비앤비.org는 6월부터 난민을 돕기 위한 기금도 모아왔다. 목표액은 2500만 달러(약 292억 원)다. 에어비앤비 대변인은 “지금도 아프간 난민의 정착을 돕는 기관, 파트너들을 통해 숙소를 제공하고 있다. 비록 영구적으로 머물 수 있는 집은 아니지만 필요한 기간에 사용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체스키 CEO는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아프간 난민들이 탈레반을 피해 달아나는 일은 우리 시대의 가장 큰 인도주의적 위기다. 다른 기업들도 나서주길 바란다”며 동참을 촉구했다. 미국 이동통신 기업 버라이즌은 25일부터 다음 달 6일까지 자사 고객들이 아프간으로 거는 유무선 전화 통화료를 받지 않기로 했다. 로넌 던 버라이즌컨슈머그룹 수석부사장 겸 CEO는 “이 어려운 시기에 고객들은 아프간에 있는 사랑하는 사람들과 계속 연락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의료장비 기업 텍사스메디컬테크놀로지는 앞으로 1년 내에 아프간 난민 100명을 휴스턴 공장에 고용하겠다고 밝혔다. 미국 최대 유통기업 월마트도 동참했다. 월마트는 아프간 난민을 위해 기부금 100만 달러(약 12억 원)를 내놓을 예정이다. 기부금은 난민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 세 곳과 참전용사 및 그 가족들을 위해 쓰인다. 미국은 아프간에 있는 사람들을 가능한 한 빨리 탈출시키기 위해 민간 기업과도 공조에 나섰다. 미국 정부는 민간 항공사 6곳에 아프간 난민 수송을 위한 항공편 제공을 요청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