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필리핀의 정부 비판적 매체 ‘래플러(Rappler)’의 공동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리아 레사가 올해 노벨 평화상을 받았지만 해당 매체는 폐쇄 위기에 직면했다고 9일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래플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지지자들의 온라인 공격과 흑색선전, 필리핀 정부와 유력 기업과의 소송전에 직면해 있는 상태다. NYT에 따르면 레사와 기자들에게는 명예훼손 등 일곱 건의 소송이 제기돼 있다. 래플러에 대한 온라인 공격도 심해지고 있다. 과거에 두테르테 대통령이 래플러 기자들에 대해 “사살돼야 할 간첩들처럼 취급해야 한다”고 비난한 뒤 두테르테 대통령 지지자들은 온라인에 래플러를 비방하는 글을 퍼뜨리고 있다. 2012년 설립된 래플러는 두테르테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에서 경찰이 시민들에게 가혹 행위를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래플러에 따르면 일부 사망자들은 경찰에게 체포된 자리에서 즉결 처형되기도 했다. 래플러가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맞서며 그를 비판하는 기사를 내보내면서 래플러에 대한 필리핀 당국의 탄압은 계속되고 있다. 2018년 1월 필리핀 증권거래위원회는 레사가 미국과 필리핀 이중국적이라는 점을 이유로 래플러가 ‘외국인 소유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기 때문에 설립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필리핀의 인권단체들은 “마약과의 전쟁을 래플러가 비판 보도하자 당국이 보복에 나섰다”고 항의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오래전부터 래플러뿐만 아니라 언론 전체에 대한 적대감을 공공연히 드러내 왔다. 그는 2016년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에 “더 이상 언론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겠다. 언론이 내 말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2017년에는 래플러를 향해 “미국인 소유 언론사”라고 비난했고 이듬해에는 래플러를 “가짜뉴스 매체”라고 했다. NYT는 “최근 언론의 자유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미국의 많은 언론사들처럼 래플러도 ‘사실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과 씨름하고 있다”고 전했다. 악조건 속에서도 래플러는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하고 있다. 래플러에서 가짜뉴스 대응을 이끌고 있는 제마 멘도사는 “우리는 계속 싸워야 한다”고 했다. 편집국 내에선 불투명한 미래에 대한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래플러 기자들은 대부분 20대로 젊은 편이다. NYT는 “이들이 심리적 압박 때문에 지쳐가고 있다”고 전했다. 레사를 비롯한 래플러 공동설립자 4명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하고 있다. 래플러 기자들 사이에서 공동설립자들은 ‘마낭’으로 불린다. 필리핀어로 ‘사랑하는 누나들’을 의미하는 일종의 애칭이다. 설립자 중 한 명인 글렌다 글로리아는 “래플러는 필리핀 당국의 체포, 급습, 징역형 선고, 언론사 폐쇄 등 네 가지 시나리오에 대비한 훈련을 마쳤다”고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레사가 필리핀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로 8일 선정된 후 사흘 만인 11일 대변인을 통해 축하한다는 뜻을 전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16년의 임기 끝에 퇴임을 앞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가 재임 중 8번째 이스라엘 방문에서 나치의 홀로코스트(유대인 대학살) 사건을 다시 한번 사죄했다. 제2차 세계대전 전범(戰犯)국에서 ‘유럽의 구심점’으로 변모한 독일의 뼈저린 과거사 인식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온다. 타임스오브이스라엘 등 외신에 따르면 10일 메르켈 총리는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와 함께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야드바솀 박물관을 찾았다. 최근 메르켈 총리는 미국 워싱턴, 러시아 모스크바, 바티칸 등을 고별 방문하며 정상들에게 각별한 작별 인사를 전했는데 이스라엘을 빼놓지 않은 것이다. 야드바솀은 홀로코스트 희생자 600만 명의 죽음을 기리는 곳이다. 메르켈 총리는 추모의 전당에 있는 ‘영원의 불꽃’에 불을 붙인 뒤 헌화했다. 그는 “야드바솀에 올 때마다 마음 깊은 곳에서 울컥한다. 이곳에 기록된 범죄는 독일인이 지고 있는 책임을 일깨워준다”고 말했다. 메르켈 총리는 이스라엘 방문 일정 내내 사죄했다. 이날 베네트 총리와의 개인 면담에서는 “독일이 홀로코스트 이후 이스라엘과 한 약속을 지킬 것이다. 이스라엘 안보는 모든 독일 정부의 핵심적이고 중요한 이슈”라고 말했다. 이스라엘 각료회의에도 참석해 “홀로코스트는 역사의 모든 국면에서 우리가 책임을 통감하는 사건”이라고 했다. 이에 베네트 총리는 메르켈을 “유럽의 도덕적 나침반”이라고 칭송했다. 메르켈 총리는 과거에도 틈날 때마다 사죄했다. 2008년 이스라엘 의회에서는 “홀로코스트는 수치스러운 기억”이라며 머리를 숙였다. 2019년에는 폴란드의 옛 아우슈비츠 수용소 자리에서 “독일인이 저지른 야만적인 범죄에 마음 깊이 부끄럽다”고 했다. 2차 대전은 1945년 끝났지만 독일은 76년이 지난 현재도 나치 청산 작업을 멈추지 않고 있다. 8일에는 올해 100세인 과거 나치 수용소 경비원에 대한 재판이 열렸다. 홀로코스트 가해국과 피해국인 독일과 이스라엘은 1965년 수교를 맺었다. 미국 워싱턴포스트(WP)는 “독일 정부는 전쟁 및 외교적 위기에서 이스라엘을 견고히 지원해왔고, 양국은 수십 년간 따뜻한 관계를 이어왔다”고 평가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필리핀의 정부 비판적 매체 래플러(Rappler)의 공동설립자 겸 최고경영자(CEO)인 마리아 레사가 올해 노벨평화상을 받았지만 해당 매체는 폐쇄 위기에 직면했다고 9일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래플러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지지자들의 온라인 공격과 흑색선전, 필리핀 정부와 유력 기업과의 소송전에 직면했다. NYT에 따르면 레사의 노벨상 수상 소식에 래플러의 기자들은 용기를 얻었으나 그들은 “우리 앞에 어려운 시기가 놓여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했다. 온라인 탐사보도 플랫폼인 래플러가 폐쇄 위기에 직면한 것이다. 현재 레사와 래플러 기자들에게는 명예훼손 등 일곱 건의 소송이 제기된 상태다. NYT는 “필리핀의 몇 안 되는 독립언론 중 한 곳의 미래가 위태롭다”고 전했다. 래플러에 대한 온라인 공격도 심해지고 있다. 과거에 두테르테 대통령이 래플러 기자들을 “사살돼야 할 간첩들처럼 취급해야 한다”고 비난한 뒤 그의 지지자들은 온라인에 래플러를 비방하는 글을 퍼뜨리고 있다. 2012년 설립된 래플러는 두테르테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 과정에서 경찰이 시민들에게 가혹행위를 저질렀다고 보도했다. 일부 사망자들은 경찰에서 체포된 자리에서 즉결 처형됐다고도 보도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필리핀의 첫 노벨상 수상자인 레사의 수상에 대해 아직 입장이나 소감을 밝히지 않고 있다. 악조건 속에서도 래플러 편집국은 언론사의 생존을 위해 고군분투 하고 있다. 래플러에서 가짜뉴스 대응을 이끌고 있는 젬마 멘도자는 “우리는 계속 싸워야 한다”고 했다. 편집국 내에선 위기감도 커지고 있다. 래플러 기자들은 대부분 20대로 젊은 편이다. 100명 가량의 기자들이 있는데 나이순으로 가운데에 속하는 연령이 23세다. NYT는 “이들이 심리적 압박 때문에 지쳐가고 있다”고 전했다. 래플러에 대한 당국의 탄압은 끈질기게 이어지고 있다. 2018년 1일 필리핀 증권거래위원회는 레사가 미국과 필리핀 이국국적이라는 점을 이유로 래플러가 ‘외국인 소유에 관한 법률’을 위반했고 설립 허가를 취소해야 한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필리핀의 인권단체들은 “마약과의 전쟁을 래플러가 비판 보도하자 당국이 보복에 나섰다”고 항의했다. 레사를 비롯한 래플러 공동설립자 4명은 대응책 마련에 고심 중이다. 래플러 편집국에서 이들은 ‘마낭(manangs)’으로 불린다. 필리핀어로 ‘사랑하는 누나들’을 의미하는 일종의 애칭이다. 설립자 중 한 명인 글렌다 글로리아는 “래플러는 필리핀 당국의 체포, 급습, 징역형 선고, 언론사 폐쇄 등 네 가지 시나리오에 대비한 훈련을 마쳤다”고 했다. 두테르테 대통령은 오래 전부터 래플러뿐만 아니라 언론 전체에 대한 적대감을 공공연히 드러내왔다. 그는 2016년 대통령 선거 운동 기간에 “더 이상 언론의 질문에 대답하지 않겠다. 언론이 내 말을 왜곡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2017년에는 래플러를 향해 “미국인 소유 언론사”라고 비난했다. 이듬해에는 래플러를 “가짜뉴스 매체”라고 했다. NYT는 “최근 언론의 자유가 위협받는 상황에서 미국의 많은 언론사들처럼 래플러도 ‘사실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질문과 씨름하고 있다”고 전했다. 래플러의 한 기자는 “몇몇 사람들은 우리가 단순히 ‘받아쓰기’를 하는 필사자, 혹은 속기사에 머무르길 바란다. 하지만 그렇게 돼선 안 된다”고 했다. 그러면서 “당신의 존재가 위태로울 때, 당신이 과연 맞서 싸우지 않는다면 당신은 과연 누구인가”라고 반문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선도적으로 신재생에너지 비중을 늘리고 화석연료를 퇴출시키면서 온실가스 배출 감축에 앞장서 온 유럽연합(EU)은 최근 심각한 에너지난을 겪고 있다. 신재생에너지 열풍이 이번 에너지 대란의 원인으로 지목되는 가운데 블룸버그는 “신재생에너지 시대에 첫 번째로 마주한 것은 전례 없는 글로벌 에너지 위기 사태”라고 지적했다. 프랑스는 이달 천연가스 가격을 12.6% 올렸다. 1∼9월 이미 44%를 인상했는데 또 올린 것이다. 이탈리아도 전기 요금과 가스 요금을 각각 29.8%, 14.4% 올렸다. 영국의 전기 요금은 1년 만에 7배로 뛰었다. EU와 영국은 각각 전체 발전량의 16%와 25%를 풍력에 의존하는데 올해 예년보다 바람이 충분히 불지 않아 전력 공급에 차질이 빚어진 것이다. 풍력을 대체할 에너지원으로 천연가스 수요가 급증하면서 가스 가격이 급등했고 이 여파로 전기 요금이 오르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에너지난의 원인이 사전에 충분한 대비책 없이 신재생에너지로 전환하는 데만 집중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글로벌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제프 커리 글로벌상품책임자는 “각국에서 필요 이상의 풍력, 태양광 시설들이 생기면서 신재생에너지 산업에는 과잉 투자된 반면 화석연료 산업은 급격히 빈곤해졌다”고 지적했다. 유럽 각국은 향후 수년 내 내연기관차 생산을 중단하고 전기차 시대를 열겠다고 공언해 앞으로 에너지 위기가 가중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에너지 전문가인 대니얼 여긴은 블룸버그에서 “유럽을 강타한 에너지 대란은 (탄소중립을 추진 중인) 전 세계에 주는 불길한 신호”라고 경고했다. 중국도 석탄의 주요 공급처인 호주와의 갈등으로 석탄 수입에 어려움이 생긴 와중에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탄소중립 정책 추진으로 당국이 엄격한 탄소 배출 억제책을 시행하자 전력난이 가중되고 있다.김예윤 기자 yeah@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2021년 노벨 평화상은 독재 정권에 맞서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두 언론인 마리아 레사(58·필리핀)와 드미트리 무라토프(60·러시아)에게 돌아갔다. 언론인의 노벨상 수상은 1935년 카를 폰 오시에츠키(독일) 이후 86년 만이다.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 시간) “민주주의와 항구적인 평화의 전제 조건인 표현의 자유를 수호한 공로를 인정해 평화상을 수여한다. 레사와 무라토프는 용감하게 싸웠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가 점점 더 불리한 조건에 직면한 세상에서 이들은 이상(理想)을 옹호하는 모든 언론인을 대표한다”고도 했다. 필리핀 최초의 노벨상 수상자이자 역대 18번째 여성 노벨 평화상 수상자인 레사는 필리핀 탐사보도 플랫폼 ‘래플러’의 공동 창립자이자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에게 맞서는 대표적 언론인이다. 2012년 창간된 래플러는 두테르테 정부가 ‘마약과의 전쟁’에서 2만 명 이상을 희생시켰다고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2019년 레사를 두고 “대통령과 목숨을 건 대결을 벌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미국과 필리핀 국적을 모두 보유한 그는 CNN 마닐라·자카르타지국장을 지냈다. 수상 직후 그는 래플러를 통해 “팩트(사실) 없이는 아무것도 가능하지 않다”며 “팩트 없는 세상은 진실과 신뢰가 없는 세상”이라고 했다. 러시아 사마라주 출신인 무라토프는 러시아의 유일한 반정부 매체로 꼽히는 주간신문 ‘노바야 가제타’의 편집장이다. 그는 1993년 노바야 가제타를 만든 창립자 중 한 명이다. 노바야 가제타는 체첸 전쟁 중 러시아군의 민간인 학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비리 등을 보도해 왔다. 이 과정에서 체첸 사건을 보도한 안나 폴릿콥스카야 등 소속 기자 6명이 괴한의 총격, 독극물 중독 등으로 숨졌다. 무라토프는 수상 직후 언론 인터뷰에서 숨진 동료 기자들의 이름을 나열하며 “이 상은 세상을 떠난 그들을 위한 것이다. 공격받고 쫓겨나는 러시아 언론인들을 돕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했다. 미국 비정부기구인 언론인보호위원회(CPJ)에 따르면 1992년부터 올해까지 러시아와 필리핀에서 각각 58명, 87명의 언론인이 살해당했다. 노벨위원회는 “자유롭고 독립적이며 사실에 기반한 언론은 권력의 남용과 거짓 선전, 전쟁과 갈등을 막는다”며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 없이는 국가 간의 우애도, 군비 축소도, 더 나은 세계 질서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1000만 크로나(약 13억5600만 원)의 상금은 두 수상자에게 나눠서 주어진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파리=김윤종 특파원 zozo@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2021년 노벨 평화상은 표현의 자유와 민주주의를 위해 싸워온 러시아 언론인 드미트리 안드레이예비치 무라토프(60)와 필리핀 언론인 마리아 레사(58)에게 돌아갔다. 언론인의 노벨상 수상은 1935년 독일 언론인 카를 폰 오시에츠키 이후 86년 만이다. 노벨위원회는 8일(현지 시간) “민주주의와 항구적인 평화의 전제 조건인 ‘표현의 자유’를 수호한 공로를 인정해 이들에게 평화상을 수여한다”고 발표했다. 위원회는 “무라토프와 레사는 러시아와 필리핀에서 표현의 자유를 위해 용감하게 싸웠다”며 “민주주의와 언론의 자유가 점점 더 불리한 환경에 직면한 세상에서 이들은 모든 언론인을 대표한다”고 밝혔다. 무라토프는 러시아의 주요 언론 중 유일하게 정부에 비판적인 매체로 꼽히는 노바야 가제타의 편집장이다. 그는 1993년 노바야 가제타를 만든 창립자 중 한 명이기도 하다. ‘정직하고 독립적인 언론’을 기치로 내걸고 설립된 노바야 가제타는 체젠 전쟁의 실상을 폭로하고 정부의 권력 남용을 비판해왔다. 무라토프는 이날 수상자로 발표된 직후 자신의 소셜미디어를 통해 “노르웨이에서 걸려온 부재중 전화가 있어서 스팸전화인 줄 알았다. 탄압받고 있는 러시아 언론을 계속해서 대표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2007년 언론인보호위원회의 ‘국제 언론 자유상’을, 2016년에는 세계신문협회(WAN)가 수여하는 최고상인 ‘황금펜상’을 받았다. 2010년에는 언론 분야의 공로를 인정 받아 프랑스 정부로부터 명예 훈장을 받았다. 레사는 필리핀 탐사보도 온라인매체 레플러의 공동창립자이자 현 최고경영자(CEO)다. 그는 필리핀에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로드리고 두테르테 대통령에게 맞서는 대표적인 언론인으로 꼽힌다. 2011년 레플러를 만든 뒤 두테르테 정부의 ‘마약과의 전쟁’이 2만 명 이상을 희생시켰다고 비판하는 기사를 보도했다. 2015년에는 두테르테 대통령이 과거 다바오 시장이었을 때 3명을 살해했고 이를 자신과의 인터뷰에서 털어놨다고 폭로했다. 2016년에는 두테르테가 군대까지 동원해 반정부 성향의 비평가들을 위협하고, 온라인에 가짜 뉴스를 퍼뜨렸다는 기획시리즈를 내보냈다. 직후 그는 두테르테의 지지자들로부터 하루에 2000건이 넘는 협박 문자를 받았다. 필리핀 마닐라에서 태어난 레사는 10살 때 가족을 따라 미국으로 이민을 갔다가 23살 때 필리핀에 돌아와 CNN 특파원, ABS-CBN 기자로 근무했다. 그는 2018년 미국 주간지 타임이 선정한 ‘올해의 인물’로 뽑혔고 같은해 WAN이 수여하는 ‘황금펜상’을 받았다. 레사는 수상자로 발표된 직후 래플러를 통해 “내가 받은 게 아니라 2016년부터 팩트를 위해 투쟁하고 있는 래플러가 받은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팩트 없는 세상은 진실과 신뢰없는 세상”이라고 소감을 전했다. 노벨위원회는 “표현의 자유와 언론의 자유 없이는 국가 간의 우애도, 군비 축소도, 더 나은 세계 질서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어렵다”며 “올해 평화상 수상은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에 확고히 기반 한 것”이라고 했다. 1000만 크로나(약 13억5600만 원)의 상금은 두 수상자에게 나눠서 주어진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올겨울에 영국은 에너지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무릎 꿇고 구걸하는 상황에 처할 것이다.” 영국의 금융전문가이자 방송인인 빌 블레인은 최근 영국이 직면한 에너지 부족 위기가 매우 심각하다며 지난달 30일 이같이 경고했다. 풍력 등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한 발전 비중이 42%인 영국은 최근 바람이 불지 않는 날씨 때문에 전력 생산에 차질을 빚고 있다. 석탄과 천연가스 가격이 국제적으로 급등한 데다 난방 수요가 급증하는 겨울도 앞두고 있다. 일부 중산층과 빈곤층은 혹한에도 난방을 못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영국을 포함한 유럽은 발전용 원료의 상당 부분을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의존하고 있다. 유럽과 오랜 갈등을 빚어온 러시아가 공급을 줄이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최근 유럽 주요국의 장관급 인사들이 모여 유럽연합(EU) 차원에서 러시아와 단일 협상을 벌이는 방안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5일 미국 뉴욕타임스(NYT)의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먼은 유럽이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크게 의존하고 있는 상황을 두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의 왕’이 됐다. 에너지 때문에 세계 경제를 지탱하는 지각판이 불안정해지고 있다”고 했다. 그는 에너지 위기 탓에 “올겨울은 매우 길고 추운 ‘미친 겨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NYT는 최근의 유가 상승이 세계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입힌 1973년 ‘오일쇼크’ 이후 최대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유럽과 아시아의 천연가스 및 석탄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미국 유가는 2014년 이후 7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됐던 세계 경제가 반등하면서 에너지 수요가 급증했기 때문이다.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인 호주와 중국의 갈등으로 중국이 전력난을 겪고 있는 것도 위기를 키우고 있다. 사태가 아시아와 중남미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NYT는 중국의 강철, 알루미늄 등 산업이 에너지 위기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올 겨울에 사람들이 죽어갈 것이다. 영국이 에너지가 있는 곳이면 어디든 무릎 꿇고 구걸하는 상황에 처할 것이다.” 영국 유명 금융전문가 겸 방송인 빌 블레인은 최근 영국이 직면한 에너지 부족 위기가 매우 심각하다며 지난달 30일 자신의 블로그에 이 같이 경고했다. 풍력발전 등 신재생 에너지 비중이 42%인 영국은 최근 바람이 불지 않는 날씨 등으로 전력 생산에 상당한 차질을 빚고 있다. 이 와중에 국제 석탄 및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한데다 난방 수요가 많아지는 겨울을 앞두고 있어 에너지 위기에 내몰렸다는 지적이 끊이지 않는다. 일각에서는 상황이 더 나빠지면 일부 중산층과 빈곤층이 난방을 못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영국을 포함한 유럽은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발전용 원료의 상당 부분을 의존하고 있다. 오랫동안 유럽과 갈등을 빚어온 러시아가 천연가스 공급을 줄이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밖에 없는 구조다. 미 뉴욕타임스(NYT)의 유명 칼럼니스트 토머스 프리드만은 5일 유럽이 러시아산 천연가스에 좌지우지되는 현 상황을 일컬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의 왕’이 됐다. 에너지 때문에 세계 경제를 지탱하는 지각판이 불안정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올 겨울이 매우 길고 추워서 ‘미친 겨울’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날 NYT는 별도 기사를 통해 최근의 유가 상승이 세계 경제에 엄청난 타격을 입힌 1973년 ‘오일쇼크’ 이후 최대 위기가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현재 유럽과 아시아의 천연가스 및 석탄 가격은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특히 미 유가는 2014년 이후 7년 만의 최고 수준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잠시 위축됐던 세계 경제가 반등 조짐을 보이면서 에너지 수요 또한 급증한 영향으로 풀이된다.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인 호주와 중국의 갈등으로 ‘세계의 공장’ 중국이 전력난을 겪고 있는 것도 전 세계적 에너지 위기를 부채지하고 있다. 이 위기가 아시아와 중남미로 번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NYT는 중국의 강철, 알루미늄, 유리, 시멘트 산업이 에너지 위기로 타격을 받을 수 있다고 내다봤다. 수력 발전 비중이 높은 중남미 최대 경제대국 브라질은 최근 가뭄 등으로 강의 수위가 낮아져 역시 에너지 위기에 직면한 상태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옛 KGB), 이스라엘 모사드와 함께 세계 3대 정보기관으로 꼽히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정보원들이 각국에서 신원이 밝혀져 체포되거나 살해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5일 보도했다. CIA는 이례적으로 내부 극비 통신망을 통해 각국 CIA 지국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정보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고 경고했다. 현지인을 포섭해 상대 국가의 정보를 빼내는 전통적인 활동 방식이 안면인식과 인공지능(AI) 같은 첨단기술의 발달로 어려워지면서 CIA의 방첩망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NYT에 따르면 CIA 방첩임무센터는 최근 몇 년간 해외에서 체포, 살해당했거나 변절한 정보원들의 사례 수십 건을 조사하고 있다는 내용의 비밀 전문을 각국 지국에 보냈다. 구체적인 숫자는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러시아, 중국, 이란, 파키스탄 같은 적국의 정보기관이 CIA 정보원을 추적해 왔다. 일부는 이중첩자로 만들어 버렸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보원을 변절시켜 도리어 미국으로부터 정보를 빼내도록 했다는 것이다. 일례로 파키스탄 정보기관은 CIA 정보원을 포섭한 뒤 미국에 허위 정보를 흘리도록 했다. 이 국가들은 CIA 정보원을 추적하기 위해 생체와 얼굴 인식, AI, 사이버 해킹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했다고 NYT는 전했다. 전직 CIA 관료들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가 첨단기술을 사용하면서부터 미국 정보원을 추적하기가 더 쉬워졌고, CIA 요원은 정보원과의 접촉이 더 어려워졌다. CIA의 기밀 통신시스템 ‘코브콤(covcom)’이 노출되면서 신분이 발각된 중국, 이란의 CIA 정보원들이 처형당한 사례도 있었다. 2017년 5월에는 중국이 2010∼2012년 사이에 최소 12명의 CIA 정보원을 처형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018년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중국에서 처형된 CIA 정보원이 최소 30명이 넘는다고 보도했다. 당시 미국 정보 관료들은 CIA 정보원의 정체를 밝혀낸 중국 정보당국의 방첩 속도와 정확성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CIA는 정보원의 신원이 발각되는 주요 원인을 뒤떨어진 정보수집 기술, 정보원에 대한 지나친 신뢰, 외국 정보기관에 대한 과소평가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NYT는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의 도전에 직면한 최근, 첩보망을 구축하고 정보원을 보호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지만 CIA의 첩보활동에 대한 위협은 커지고 있다”며 “테러와 싸워온 수십 년간 비밀통신에 의존해 온 미국의 정보활동 기술은 녹슬었고, 적국들은 미국 정보원들을 추적하는 데 능숙하다”고 지적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러시아 KGB(국가안보위원회), 이스라엘 모사드와 함께 세계 3대 정보기관으로 꼽히는 미국 중앙정보국(CIA)의 정보원들이 각국에서 신원이 밝혀서 체포되거나 살해되는 일이 잦아지고 있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5일 보도했다. CIA는 이례적으로 내부 극비 통신망을 통해 각국 CIA 지국에 이 같은 사실을 알리며 정보원 관리에 비상이 걸렸다고 경고했다. 현지인을 포섭해 상대 국가의 정보를 빼내는 전통적인 활동 방식이 안면인식과 인공지능(AI) 같은 첨단기술의 발달로 어려워지면서 CIA의 방첩망이 흔들리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NYT에 따르면 CIA 방첩임무센터는 최근 몇 년 간 해외서 체포, 살해당했거나 변절한 정보원들의 사례 수 십여 건을 조사하고 있다는 내용의 비밀 전문을 각국 지국에 보냈다. 구체적인 숫자는 알려지지 않은 가운데 “러시아, 중국, 이란, 파키스탄 같은 적국의 정보기관이 CIA 정보원을 추적해왔다. 일부는 이중첩자로 만들어버렸다”고 경고했다. 미국 정보원을 변절시켜 도리어 미국으로부터 정보를 빼내도록 했다는 것이다. 일례로 파키스탄 정보기관은 CIA 정보원을 포섭한 뒤 미국에 허위 정보를 흘리도록 했다. 이들 국가들은 CIA 정보원을 추적하기 위해 생체와 얼굴 인식, AI, 사이버 해킹 같은 첨단 기술을 활용했다고 NYT는 전했다. 전직 CIA 관료들에 따르면 중국과 러시아가 첨단기술을 사용하면서부터 미국 정보원을 추적하기가 더 쉬워졌고, CIA 요원은 정보원과의 접촉이 더 어려워졌다. CIA의 기밀 통신시스템 ‘코브콤’(covcom)이 노출되면서 신분이 발각된 중국, 이란의 CIA 정보원들이 처형당한 사례도 있었다. 2017년 5월에는 중국이 2010~2012년 사이에 최소 12명의 CIA 정보원을 처형했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2018년 미 외교전문매체 포린폴리시는 중국에서 처형된 CIA 정보원이 최소 30명을 넘는다고 보도했다. 당시 미국 정보 관료들은 CIA 정보원의 정체를 밝혀낸 중국 정보당국의 방첩 속도와 정확성에 “충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2011년 6월에는 파키스탄 정보당국이 파키스탄 육군 소령을 포함한 CIA 정보원 5명을 체포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보도했다. 9·11 테러의 주범이자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인 알카에다 수장이었던 오사마 빈 라덴의 체포 작전에 협조했던 이들이다. CIA는 정보원의 신원이 발각되는 주요 원인을 뒤떨어진 정보수집 기술, 정보원에 대한 지나친 신뢰, 외국 정보기관에 대한 과소평가 등을 원인으로 꼽았다. 일각에선 정보전 분야에서 CIA의 능력이 퇴보했기 때문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NYT는 “미국이 중국과 러시아의 도전에 직면한 최근, 첩보망을 구축하고 정보원을 보호하는 것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지만 CIA의 첩보활동에 대한 위협은 커지고 있다”며 “테러와 싸워온 수십 년 간 비밀통신에 의존해 온 미국의 정보활동 기술은 녹슬었고, 적국들은 미국 정보원들을 추적하는데 능숙하다”고 지적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 편에 선 호주에 보복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호주산 석탄의 수입을 막았지만 석탄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자 중국 수입업자들이 호주산 석탄을 하역하기 시작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 보도했다. 석탄 부족으로 발전소 운영이 중단되고 대규모 전력난으로 이어지자 사면초가 상황에 몰린 중국이 호주에 굴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FT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중국 주요 항구에서는 바다에 대기 중이었던 호주 화물선에서 석탄을 하역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국제 선박중개회사 브래마 ACM의 닉 리스틱 화물책임자는 석탄 45만 t이 하역됐다고 전했다. 에너지컨설팅업체 케이플러도 지난달 선박 5척에서 호주산 석탄 38만3000t이 하역됐다고 FT에 밝혔다. 현지 무역업자들은 중국 당국이 “통관을 허락한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국영 에너지 기업과 제철소에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인 호주에 대한 무역 보복이었다. 이 조치로 호주는 약 39억 달러(약 4조6352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호주산 석탄 수입이 금지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친환경 저탄소’ 정책이 겹치면서 중국에서는 석탄 부족 사태가 벌어졌다. 이는 중국 동북부의 전력난으로 이어져 일부 지역에서는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가정용 전기 공급도 제한되고 있다. 지린성 등 중국 각 지방정부는 인도네시아, 러시아, 몽골, 카자흐스탄 등에서 석탄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석탄 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폭등해 수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미중 갈등 속에서 미국 편에 선 호주에게 보복하기 위해 중국 당국이 호주산 석탄의 수입을 막았지만 석탄 부족 사태가 심각해지자 중국 수입업자들이 호주산 석탄을 하역하기 시작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4일 보도했다. 석탄 부족으로 발전소 운영이 중단되고 대규모 전력난으로 이어지자 사면초가 상황에 몰린 중국이 호주에 굴복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FT에 따르면 지난달 말부터 중국 주요 항구에서는 바다에 대기 중이었던 호주 화물선에서 석탄을 하역하는 작업이 이뤄지고 있다. 국제 선박중개회사 브래마 ACM의 닉 리스틱 화물책임자는 석탄 45만 t이 하역됐다고 전했다. 에너지컨설팅업체 케이플러도 지난달 선박 5척에서 호주산 석탄 38만3000 t이 하역됐다고 FT에 밝혔다. 현지 무역업자들은 중국 당국이 “통관을 허락한다”는 신호를 보낸 것으로 받아들이고 있다. 지난해 중국은 국영 에너지 기업과 제철소에 “호주산 석탄 수입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세계 최대 석탄 수출국인 호주에 대한 무역 보복이었다. 이 조치로 호주는 약 39억 달러(약 4조6352억 원)의 손실을 입었다. 호주산 석탄 수입이 금지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친환경 저탄소’ 정책이 겹치면서 증국에서는 석탄 부족 사태가 벌어졌다. 이는 중국 동북부의 전력난으로 이어져 일부 지역에서는 공장 가동이 중단되고 가정용 전기 공급도 제한되고 있다. 지린성 등 중국 각 지방정부는 인도네시아, 러시아, 몽골, 카자흐스탄 등에서 석탄을 확보하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세계적으로 석탄 수요가 늘면서 가격도 폭등해 수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북한이 8월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하며 일방적으로 끊었던 남북 통신연락선을 4일 다시 복원했다. 북한이 남측의 통화 시도에 응답한 건 55일 만이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 9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의 개시 통화가 이뤄지면서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이날 오전 9시 동·서해지구 군통신선이 완전 복구돼 모든 기능이 정상화됐다고 알렸다. 다만 북한은 서해 해상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함정 간 핫라인인 국제상선공통망을 활용한 시험통신에는 응답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말 남북 관계 복원 의지를 갖고 있는 청와대는 통신선 복원으로 대화의 물꼬를 트기 위한 토대는 마련했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달에만 4차례 미사일을 쏘아 올리며 특유의 강온 전술을 구사하고 있어 청와대는 후속 남북 협력 조치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의 입장은 통일부, 국방부가 설명했다”며 추가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날 통일부는 “정부는 남북 간 통신연락선의 안정적 운영을 통해 조속히 대화를 재개해 남북 합의 이행 등 남북 관계 회복 문제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실질적 논의를 시작하고, 이를 진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통신선 복원에 대해 3일(현지 시간)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우리는 남북 간 협력을 강력히 지지하며, 그것이 한반도에서 더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청와대는 “현재로서는 언급할 부분이 없다”는 반응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이중 기준 및 적대시 정책 철회’라는 북한이 내세운 선결 조건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날도 통신선을 다시 열면서 “앞으로의 밝은 전도를 열어 나가는 데 선결돼야 할 중대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다시 한번 정부를 압박했다.北, 통신 열며 “南 선결과제 풀라” 압박 55일 만에 남북 통신선 복원 남북이 55일 만에 단절됐던 통신선을 다시 연결하면서 남북대화의 물꼬를 튼 청와대는 실무 및 고위급 화상회담, 남북 정상 핫라인 복원 등 단계적 후속조치를 준비할 계획이다. 하지만 북한이 ‘이중 기준 및 적대시 정책 철회’라는 선결조건을 거듭 주장하고 있고, 남북관계 발전은 결국 북-미 비핵화 협상에 따라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는 만큼 남북관계의 실질적인 진전까지는 험로가 예상된다. ○ 정부, 화상 실무회담 통한 남북 협력 기대 남북 연락 채널을 복원한 청와대와 정부는 7월 27일 통신선 복원 당시로 돌아가 남북 협의를 다시 첫걸음부터 시작하겠다는 방침이다. 통일부 당국자는 “남북이 조속히 대화를 재개하려면 우선 화상회의 체계를 갖춰야 한다는 판단에 변함이 없다”며 “북측에 다시 한번 화상회의 시스템 구축을 제안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동서독 통일 31주년을 기념해 독일을 방문한 이인영 통일부 장관도 3일(현지 시간) 언론 인터뷰에서 “통신연락선이 복원되는 대로 화상대화를 할 수 있는 영상 시스템을 만들고 고위급, 각급 분야별 합의 이행을 위해 그동안 미뤄졌던 대화를 진행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통일부는 북한과의 대화와 협력을 위한 의제 선정에 집중하고 있다. 통일부 고위 당국자는 “1차적으로 30개 정도 (우선 협의) 리스트를 정리하고 있다”며 재해 재난 정보 교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감염병 정보 교환 재개 등을 거론했다. 특히 일각에선 한국이 ‘위드(with) 코로나’(생활과 방역의 병행) 단계에 진입하면 인도적 지원 차원에서 북한에 코로나19 백신을 제공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이달 말 이탈리아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교황을 예방해 방북을 요청하는 것도 남북관계 개선의 주요 모멘텀 중 하나로 거론된다. 고위급 실무회담과 정상 간 핫라인 연결 등 남북대화 과정에 속도가 붙으면 결국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남북 정상이 만날 수 있지 않겠냐는 기대감도 여권에서 꾸준히 흘러나온다. 다만 여권 관계자는 “북한은 코로나19 위험으로 여전히 대면 회담에 거부감이 있다”며 “대선을 앞둔 상황인 만큼 우리도 신중하게 접근할 수밖에 없다”고 했다. 일각에서는 문 대통령이 9월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언급한 종전선언에 대한 당국자들 간 영상 또는 서면 합의 가능성도 제기된다. ○ 野, “북한 진정성 의심” 관건은 북한의 호응과 미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동의다. 북한은 4일 통신선을 재개하며 “남조선 당국은 북남관계를 수습하며 앞으로의 밝은 전도를 열어나가는 데 선결되어야 할 중대 과제들을 해결하기 위해 적극 노력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중 기준 및 적대시 정책 철회’ 조건을 거듭 내세운 것으로 대북 적대시 정책에는 한미 연합훈련과 미군의 한반도 전략자산 전개 중단 등 한미동맹을 흔드는 사안이 포함된다. 또 ‘이중 기준 철회’는 결국 자신들의 미사일 개발과 시험발사를 인정하라는 요구다. 북한이 한국과 미국을 압박하기 위해 또다시 도발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 정부는 10일 노동당 창건 기념일을 전후해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주시하고 있다. 앞서 성 김 미 국무부 대북특별대표는 지난달 30일(현지 시간) “북한의 최근 발사들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를 위반한 것으로 북한의 이웃 국가들과 국제사회에 위협이 되고 있다”고 규탄한 바 있다. 국민의힘 허은아 수석대변인은 4일 논평을 통해 “일방적으로 단절과 복원을 반복하는 북한의 진정성에는 의구심이 든다”며 “부화뇌동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석탄 부족 사태에 직면한 인도에서 대규모 전력난이 벌어질 수 있다고 4일 인도 경제전문매체 민트 등이 보도했다. 석탄 재고가 급감한 것은 글로벌 석탄 가격이 폭등한 가운데 인도의 전력 소비가 급증한 영향이 크다. 앞서 중국에서도 석탄 부족이 전력난으로 이어진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에너지 대란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인도 중앙전력국(CEA)과 외신 등에 따르면 1일 기준으로 인도 내 석탄발전소 135곳 중 72곳은 석탄 재고가 사흘 치도 남아 있지 않았고 16곳은 재고가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에서 석탄 발전은 총 발전 중 53∼70%를 차지한다. 인도는 인도네시아, 호주, 남아프리카 등에서 매년 3억∼4억 t의 석탄을 수입하고 6억 t가량은 국내에서 생산했다. 최근 중국과 유럽에서 석탄 수요가 급증하고 주요 석탄 수출국인 호주가 중국과 무역 갈등을 빚으면서 석탄 가격이 급등했다. 인도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석탄 매장량이 많지만 최근 장마가 이어지는 우기에 접어들면서 석탄 생산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석탄이 부족한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됐던 인도 경제가 최근 활기를 띠면서 전력 수요는 늘고 있다. CEA는 8월 기준으로 전력 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늘었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인도가 석탄 공급을 늘리지 못할 경우 대규모 정전 사태가 불가피하다”며 “인도가 전력난이라는 폭풍우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최근 중국에 이어 유럽 곳곳에서도 전력난이 고조되고 있다. 석탄과 천연가스 공급난에다 바람과 강수량 부족으로 풍력과 수력 발전에도 비상이 걸린 곳이 많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토니 블레어 전 영국 총리, 압둘라 2세 요르단 국왕,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측근 등 각국 정관계 인사와 억만장자들의 역외 탈세나 조세 회피 내용이 공개됐다.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가 미국 워싱턴포스트(WP), 영국 BBC방송, 프랑스 르몽드, 독일 서부방송(WDR), 일본 아사히신문 등 117개국의 150개 언론사와 함께 탐사 취재해 3일 내놓은 ‘판도라 문건(Pandora Papers)’에 이런 내용이 담겼다. WP에 따르면 문건에는 91개국에 걸쳐 전·현직 지도자 35명, 정치인 및 공직자 330명 이상, 포브스지에 등록된 억만장자 130명 이상을 포함한 여러 인사의 해외 계좌와 거래 내역을 분석한 내용이 담겼다. 사우디아라비아 왕가, 유명 모델 클라우디아 시퍼, 잉글랜드 프로축구 맨체스터시티 감독 주제프 과르디올라의 이름도 나온다. 압둘라 2세 국왕은 미국 캘리포니아, 영국 런던 등 세계 곳곳의 호화 주택 14채를 사들이는 데 1억600만 달러를 쓰면서 조세회피처에 설립한 회사들을 이용했다. 블레어 전 총리 부부는 부동산을 거래하면서 편법으로 31만2000파운드(약 5억 원)의 재산세를 절약했다. 우후루 케냐타 케냐 대통령,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 안드레이 바비시 체코 총리도 나라 밖으로 빼돌린 비밀 재산이 확인됐다. 푸틴 대통령의 아이를 출산한 것으로 알려진 여성이 모나코 해안가 고급 주택을 비밀리에 사들인 것도 드러났다. 임란 칸 파키스탄 총리 측근의 이름도 등장한다. 보도가 나온 뒤 파키스탄 야당은 칸 총리의 사임을 요구하고 나섰다. ICIJ는 영국령 버진아일랜드, 스위스, 싱가포르 등 조세회피처 관련 서비스를 제공하는 14곳의 거래 내역과 e메일 등 1190만 건의 금융 관련 파일을 분석했다. 분석 대상 자료 작성 시기는 1996∼2020년이다. 일부는 1970년대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조사된 역외 계좌만 2만9000개에 이른다. ICIJ는 “판도라 문건은 2013년 이후 공개된 역외탈세 문건 중 가장 많은 양”이라고 밝혔다. 국제투명성기구 영국 본부 책임자 덩컨 헤임스는 “이번 문서 폭로는 호화로운 생활을 누리는 부패 엘리트를 위한 시스템과 정직하고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을 위한 시스템이 따로 있다는 걸 보여 준다”고 했다. 대부분 국가에서 조세회피처 이용 자체는 불법이 아니다. 그러나 거액의 자산이나 부동산을 비밀리에 매입하면서 국민에게 돌아갈 세금을 내지 않은 것이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하고 있다. 그 과정에 부패, 자금 세탁, 탈세 등이 동반되는 경우도 적지 않다. ‘판도라 문건’엔 이수만 SM엔터테인먼트 총괄 프로듀서 관련 내용도 포함됐다. 뉴스타파와 ICIJ는 홍콩의 일신회계법인과 일신기업컨설팅 고객관리 파일에서 이 프로듀서가 실소유주이거나 긴밀하게 연관된 것으로 보이는 홍콩 법인이 다수 나왔다고 주장했다. 이 중 일부 법인에서 이 프로듀서 명의로 설립 및 관리 대행을 신청한 차명 서비스 신청서가 발견됐고, 5개 법인에서 수백만 달러가 오간 정황이 포착됐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SM엔터테인먼트는 4일 “홍콩 소재 법인들은 미국 이민자인 이수만 프로듀서 부친이 한국에 보유하고 있던 재산으로 설립된 것이고 당시 한국의 은행 계좌에 있던 돈을 적법 절차를 거쳐 환전, 송금해 설립한 것”이라며 “해당 법인들에 대해선 2014∼2020년 국세청 세무조사, 금융감독원과 검찰청의 외국환 거래 관련 조사에서 모두 불법적인 자금으로 설립, 운영된 것이 아니라는 점이 밝혀졌던 사안”이라고 설명했다.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그룹 회장의 이름도 문건에 나온다. 아사히신문에 따르면 손 회장이 2009년 자신이 대표를 맡고 있던 투자회사의 자회사를 영국령 케이맨 제도에 세웠고 이 법인이 2014년경 상용 목적의 소형 제트기를 산 것으로 문건에 적혀 있다. 이 제트기 소유권은 미국 신탁회사에 넘겨졌으나 리스 계약 체결 방식으로 손 회장이 비용을 내고 사용한 것으로 돼 있다. 소프트뱅크 측은 “손 회장 개인 활동에 관여하는 법무·회계 등 복수 전문가에 의해 적절하게 처리됐다”고 해명했다.워싱턴=이정은 특파원 lightee@donga.com임희윤 기자 imi@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석탄 부족 사태에 직면한 인도에서 대규모 전력난이 벌어질 수 있다고 4일 인도 경제전문매체 민트 등이 보도했다. 석탄 재고가 급감한 것은 글로벌 석탄 가격이 폭등한 가운데 인도의 전력 소비가 급증한 영향이 크다. 앞서 중국에서도 석탄 부족이 전력난으로 이어진 가운데 세계 곳곳에서 에너지 대란 사태가 벌어지고 있다. 인도 중앙전력국(CEA)과 외신 등에 따르면 1일 기준으로 인도 내 석탄발전소 135곳 중 72곳은 석탄 재고가 사흘 치도 남아있지 않았고 16곳은 재고가 아예 없는 것으로 나타났다. 인도에서 석탄 발전은 총 발전 중 53~70%가량을 차지한다. 인도는 인도네시아, 호주, 남아프리카 등에서 매년 3, 4억 t의 석탄을 수입하고 6억 t 가량은 국내에서 생산했다. 최근 중국과 유럽에서 석탄 수요가 급증하고 주요 석탄 수출국인 호주가 중국과 무역 갈등을 빚으면서 석탄 가격이 급등했다. 인도는 세계에서 네 번째로 석탄 매장량이 많지만 최근 장마가 이어지는 우기에 접어들면서 석탄 생산에도 차질을 빚고 있다. 석탄이 부족한 상황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위축됐던 인도 경제가 최근 활기를 띄면서 전력 수요는 늘고 있다. CEA는 8월 기준으로 전력 수요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늘었다고 밝혔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인도가 석탄 공급을 늘리지 못할 경우 대규모 정전 사태가 불가피하며 이는 인도 경제와 글로벌 공급망에 타격이 될 수 있다”며 “인도가 전력난이라는 폭풍우에 직면했다”고 전했다. 최근 중국에 이어 유럽 곳곳에서도 전력난이 고조되고 있다. 석탄과 천연가스 공급난에다 바람과 강수량 부족으로 풍력과 수력 발전에도 비상이 걸린 곳들이 많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북한이 8월 한미 연합훈련에 반발하며 일방적으로 끊었던 남북 통신연락선을 4일 다시 복원했다. 북한이 남측의 통화 시도에 응답한 건 55일 만이다. 통일부는 이날 “오전 9시 남북 공동연락사무소의 개시통화가 이뤄지면서 남북 통신연락선이 복원됐다”고 밝혔다. 국방부도 이날 오전 9시 동·서해지구 군통신선이 완전 복구돼 모든 기능이 정상화됐다고 알렸다. 다만 북한은 서해 해상의 우발적 충돌을 방지하기 위한 함정 간 핫라인인 국제상선공통망을 활용한 시험통신에는 응답하지 않았다. 문재인 대통령 임기 말 남북 관계 복원 의지를 갖고 있는 청와대는 통신선 복원으로 대화 물꼬를 트기 위한 토대는 마련했다는 분위기다. 그러나 북한이 지난달에만 4차례 미사일을 쏘아 올리며 특유의 강온전술을 구사하고 있어 청와대는 후속 남북 협력 조치에 대해서는 신중한 태도다. 청와대 관계자는 “정부의 입장은 통일부, 국방부가 설명했다”며 추가 언급을 하지 않았다. 이날 통일부는 “정부는 남북 간 통신연락선의 안정적 운영을 통해 조속히 대화를 재개해 남북합의 이행 등 남북관계 회복 문제와 한반도 평화 정착을 위한 실질적 논의를 시작하고, 이를 진전시켜 나갈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했다. 통신선 복원에 대해 3일(현지시간) 미국 국무부 대변인도 “우리는 남북 간 협력을 강력히 지지하며, 그것이 한반도에서 더 안정적인 환경을 조성하는 데 중요한 요소라고 믿는다”고 밝혔다. 통신선 복원에 따라 청와대는 이산가족 화상상봉, 실무 및 고위급 화상회담 등 당초 우리 정부가 계획했던 후속 조치들을 준비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정부는 방역 협력을 비롯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등 인도적 지원도 고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남북 정상회담에 대해 청와대는 “현재로서는 언급할 부분이 없다”는 반응이다. 여권 일각에서는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 정상회담 가능성이 거론되지만, ‘이중 기준 및 적대시 정책 철회’라는 북한의 선결 조건을 받아들이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북한은 이날도 통신선을 다시 열면서 “앞으로의 밝은 전도를 열어나가는데 선결돼야 할 중대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며 다시 한 번 정부를 압박했다. 박효목 기자 tree624@donga.com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지난달 15일 호주가 미국, 영국과의 앵글로색슨 안보협의체 ‘오커스(AUKUS)’를 출범시키면서 최근 몇 년간 이어졌던 중국과 호주의 갈등이 새 국면으로 접어들었다. 중국은 철광석, 와인 등 호주산 상품의 수입을 줄줄이 중단하며 강도 높은 무역 제재를 가했다. ‘중국 정부의 비공식 대변인’으로 불리는 후시진(胡錫進) 관영 환추시보 편집장 또한 지난해 4월 “호주는 중국의 신발 밑에 붙은 씹던 껌처럼 느껴진다. 돌로 문질러줘야 한다”며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하지만 오커스로 핵잠수함을 보유하게 된 호주의 지정학적 가치가 높아지면서 중국 또한 부담을 느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시사전문지 디애틀랜틱은 양국 갈등을 두고 “중국은 힘의 한계를 발견했다. 세계를 바꾸려 하지만 작은 주변국조차 바꾸지 못했다”고 평했다. 상호 의존적인 세계 무역 공급망, 복잡한 외교안보 네트워크가 작은 나라(호주)도 큰 나라(중국)에 대항할 수 있는 무기를 제공했다는 의미다. ○ 中 과거엔 ‘좋은 동반자’ vs 현재 ‘씹던 껌’ 호주와 중국은 1972년 수교했다. 미중 수교(1979년)보다 7년 빨랐다. 이를 통해 호주는 세계 최대 수출 시장을 얻었고, 중국은 영연방의 일원이며 역사적으로 영국 미국과 친밀한 관계인 호주와의 협력을 강화할 기회를 확보했다. 7년 전만 해도 양국 관계는 그야말로 화기애애했다.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2014년 10월 고프 휘틀럼 전 호주 총리가 별세했을 때 “중국인은 좋은 친구를 잃었다”고 애도했다. 휘틀럼은 냉전이 한창이던 1972년 동맹인 미국과 영국의 반대에도 호주 총리 최초로 중국을 방문해 외교관계를 수립했다. 시 주석은 한 달 후 호주를 직접 찾아 연방의회 연단에서 “역사적인 원한도, 근본적인 이익 충돌도 없는 중국과 호주야말로 진짜 동반자”라고 선언하며 호주-중국 자유무역협정(FTA) 발효를 알렸다. 호주는 중국에 아편전쟁, 홍콩 할양 등 굴욕을 안긴 영국도, 패권 다툼을 벌이는 미국도 아니라는 의미다. 당시 시 주석은 중국 최고지도자 최초로 뉴사우스웨일스 등 호주 6개 주를 모두 방문했다. 2017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가 출범하고 다음 해 8월 현 스콧 모리슨 호주 총리가 집권하면서 양국 갈등이 격화했다. 2018년 8월 트럼프 행정부는 미 국방부 등 정부기관에서 중국 최대 통신장비기업 화웨이의 통신장비 사용을 전면 금지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화웨이가 중국 정보기관의 역할을 한다고 봤다. 인민해방군 출신의 런정페이(任正非)가 창업한 화웨이가 각국 통신망에 ‘백도어’(정보를 빼돌리는 장치)를 심어 기밀을 빼낸 뒤 중국 공산당에 제공한다고 주장했다. 같은 달 호주는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화웨이 때리기’에 동참하며 화웨이를 5세대(5G) 이동통신망 사업 입찰에서 배제했다. 중국은 분노했다. 중국은 2019년 3월 호주산 석탄을 시작으로 보리, 쇠고기, 와인, 바닷가재 등 주요 상품에 줄줄이 고율 관세를 부과했다. 특히 와인에는 최대 218%의 관세를 부과했다. 지난해 기준 중국은 호주로부터 2511억 호주달러(약 215조3157억 원)의 물품과 서비스를 사들였다. 호주 전체 수출의 43%다. 2위 미국(808억 호주달러), 3위 일본(791억 호주달러)보다 훨씬 많다. 중국 시장을 잃으면 호주 수출이 반 토막 난다. ‘미국 편에 서면 돈으로 보복한다’는 점을 확실히 보여준 셈이다. 지난해 11월 자오리젠(趙立堅)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트위터에 호주 군인이 웃으며 아프가니스탄 어린이의 목을 베는 모습을 묘사한 합성사진을 올리고 “호주 군인이 아프간에서 저지른 행각에 충격을 받았다”고 썼다. 당시 호주는 과거 아프간에 파병된 자국 특수부대원이 민간인 등 39명을 불법 살해했다고 발표하며 전면 재조사를 약속했다. 중국의 조롱에 격분한 모리슨 총리는 “혐오스럽고 터무니없다”며 사진 삭제를 요구했지만 중국은 거부했다. 같은 달 호주 주재 중국대사관은 호주 취재진에 5G 사업에서 화웨이 배제, 홍콩 인권문제 개입 등 ‘호주의 반중 정책 14가지’란 문서를 배포하며 ‘이런 행동은 하지 말라’는 협박성 메시지를 보냈다.○ 일대일로 파기한 호주, ‘中은 침략자’ 맞불 호주도 반격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발생했을 때부터 중국에서 유래했을 것이라며 기원 조사를 주장했다. 모리슨 총리 또한 지난해 4월 ‘친중 성향의 세계보건기구(WHO)가 아닌 중국에 대한 독립적인 조사가 필요하다’며 미국을 거들었다. 석 달 후 중국을 견제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2700억 호주달러(약 224조 원)를 들여 첨단 무기를 도입하겠다고도 발표했다. 올 4월에는 남동부 빅토리아주가 2018, 2019년 중국과 맺은 ‘일대일로(一帶一路)’ 사업이 안보와 국익을 해친다며 전면 백지화했다. 호주 중앙정부가 지방정부와 외국의 계약을 무효화한 것은 처음이다. 5월 호주 국가안보위원회(NSC)는 2015년 북부 다윈항이 중국 기업과 맺은 ‘99년간’ 장기 임대차 계약을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배후에 중국 정부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다윈항은 중국이 중동산 석유를 들여오는 말레이시아 남부 말라카해협에서 남동쪽으로 약 3700km 떨어져 있으며 뱃길로 접근이 용이하다. 중국의 ‘에너지 생명줄’ 같은 이 해협을 미국, 영국 해군이 장악해 왔다. 유사시 미국이 말라카를 틀어막으면 중국의 석유 공급이 끊긴다. 후진타오(胡錦濤) 전 중국 국가주석은 이 안보 위협을 ‘말라카 딜레마’라고 불렀고, 이를 해결하는 것은 역대 중국 지도자의 숙원이었다. 최근에서야 중국이 다윈항을 거점 삼아 장기적으로 말라카의 미 해군을 견제하려 했는데 호주가 엎은 셈이다. 서방은 오래전부터 일대일로를 두고 ‘인프라 투자를 앞세워 전 세계를 중국의 경제식민지로 만들려 한다’고 비판해 왔다. 파키스탄 과다르항, 스리랑카 함반토타항 등 저개발국 주요 항만에 투자한 것도 이런 목적이라고 비판했다. 모리슨 총리는 지난달 27일 미 CBS 인터뷰에서 시 주석과 1년 넘게 대화가 없었으며 중국 측이 호주의 전화도 받지 않는다고 했다. 브론윈 비숍 전 호주 하원의장은 3월 “중국은 침략자(aggressor)”라고 일갈했다. 호주 언론도 중국에 날을 세웠다. 앤드루 볼트 호주 스카이뉴스 앵커는 지난달 27일 “중국은 깡패집단(gangsters)이 운영하는 나라”라고 비난했다.○ 中자본·유학생 급증, 반중 여론 부추겨 호주가 중국을 버리고 미국의 편에 선 것은 미국과 오커스, 파이브 아이스(Five Eyes·미국 영국 호주 뉴질랜드 캐나다 5개국 동맹체) 등을 함께한다는 점, 인권 및 민주주의 가치를 공유한다는 점도 있지만 호주 내부의 반중 여론 또한 적지 않게 작용했다. 2014년경부터 중국인은 호주 부동산을 대거 매입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따르면 2017년 한 해에만 중국인이 사들인 호주 부동산이 150억 호주달러(약 12조8600억 원)다. 이후 시드니 등 주요 도시 집값이 급등하자 호주인의 분노는 중국을 향했다. 2019년 7월 퀸즐랜드대에서는 홍콩 민주화를 지지하는 평화 시위를 벌였던 호주 학생이 2년 정학 처분을 당했다. 반면 시위대를 폭행한 중국 유학생은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았다. 중국 유학생은 호주 학생보다 3, 4배 비싼 등록금을 낸다. 유서 깊은 대학조차 중국 자본에 종속돼 벌어진 일이라는 자조가 일었다. 지난해 6월 호주 로위연구소가 발표한 조사에 따르면 호주 국민의 94.4%는 “중국에 대한 무역 의존을 줄이고 대체 시장을 모색해야 한다”고 답했다. 중국이 ‘경제협력 대상’이라는 응답은 2018년 81%였지만 지난해 15%로 급감했다. 같은 기간 중국이 ‘안보위협 국가’란 답도 12%에서 41%로 증가했다. ○ 고품질 호주산 철광석이 버팀목 중국이 유독 호주를 때리는 이유에도 관심이 쏠린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의 베이징 지국장을 지낸 리처드 맥그리거 로위연구소 선임연구원은 “중국이 미국과 전면전을 벌일 수는 없어도 미국의 동맹은 때릴 수 있다는 걸 보여주려 한다. 중국이 호주를 무너뜨릴 수 있다면 아시아에서 미국의 영향력,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입지를 무너뜨리는 것과 같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호주를 공격해 미국과 대리전을 벌인다는 의미다. 중국은 미국에 이은 세계 2위 경제대국이다. 호주의 국내총생산(GDP)은 세계 14위에 불과하다. 인구(1위 vs 55위)와 군사력(3위 vs 19위)도 차이 난다. 미 CNN에 따르면 지난해 호주의 국방비는 270억 달러(약 31조9950억 원), 중국은 2520억 달러(약 298조6200억 원)다. 그래도 호주가 버티는 것은 ‘믿는 구석’ 때문이다. 호주는 세계 최대 철광석 수출국이고 대중 1위 수출 품목도 철광석이다. 호주산 철광석은 고품질이라 중국도 대체품을 찾기 어렵다. 일각에서는 호주산 철광석이 없다면 중국 제철산업이 문을 닫아야 할 것으로 분석한다. 일본 닛케이아시아는 “중국은 호주에 무역 제재를 가했지만 타격을 주지 못했다. 철광석 수입을 막지 못했기 때문”이라고 평했다. 4월 SCMP 또한 ‘철광석 가격 급등으로 호주가 중국과의 무역전쟁에서 입은 손실을 대부분 만회했다”고 분석했다. 호주는 세계 제1의 석탄 수출국이기도 하다. 지난달부터 시작된 중국 전력난의 주요 원인도 호주산 석탄 수입 중단이었다. 중국은 연간 발전용 석탄의 5%(약 1억5000t)가량을 호주에서 수입한다. 이것이 막히자 전력 공급에 비상이 걸린 것이다. 호주 역시 중국과 대치하며 피해를 입었다. 중국은 호주산 바닷가재의 95%를 소비한다. 적지 않은 호주 어민 및 농가 또한 중국의 무역 보복으로 파산 위기에 처했다. 호주 경제학자 솔 에슬레이크는 “호주는 중국을 대상으로 무역 흑자를 내는 몇 안 되는 국가”라며 “무역 전쟁이 길어지면 불리한 쪽은 호주”라고 우려했다. 미 외교싱크탱크 퍼스 US아시아센터의 제프리 윌슨 연구원은 디애틀랜틱에 호주를 ‘탄광 속 카나리아’ 같은 존재라고 평했다. 19세기 산업혁명 당시 유럽 광부들은 갱도의 유독가스를 감지하기 위해 카나리아를 들여보냈다. 마찬가지로 호주를 통해 힘을 앞세운 ‘늑대전사(戰狼) 외교’를 펼치는 중국이 전 세계에 어떤 위험을 초래할지 감지할 수 있다는 의미다. 제프 라비 전 중국 주재 호주대사는 “거대하고 강력한 국가인 중국은 나쁜 행동을 해왔고 앞으로도 변하지 않을 것”이라며 “그들과 공존할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했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
남미 에콰도르의 한 교도소에서 마약 갱단 조직원들이 라이벌을 제거하기 위해 수류탄까지 던져가며 유혈사태를 일으켜 최소 116명이 사망했다고 영국 BBC가 지난달 29일 전했다. 에콰도르 역사상 최악의 교도소 폭력 사태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에콰도르 서부 과야스주 과야킬의 리토랄 교도소에서 발생한 폭력사태로 사상자가 속출했다. 사망자 중 최소 5명은 목이 잘려 숨졌다. 총에 맞아 숨진 이들도 있었다. 부상자도 80명 넘게 나왔다. 일부 수감자는 수류탄을 갖고 있다가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400명이 투입되고 5시간이 지나서야 폭력사태가 진압됐다. 이튿날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은 교도소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라소 대통령은 “범죄조직들이 교도소를 세력 다툼을 벌이는 전쟁터로 만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 교도소에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과 연관된 갱단 조직원들이 수감돼 있었다. BBC는 “에콰도르에서 가장 위험한 감옥 중 한 곳”이라고 전했다. 교도소 책임자는 “조직원들 간 충돌이 발생한 자리에서 시신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지역 라디오에 전했다. 교도소 밖에서는 가족들이 울며 수감자들의 생사를 걱정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교도소 내에 방치된 시신 사진도 올라오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BBC는 이번 사태의 배후에는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로 라이벌 관계인 ‘시날로아’와 ‘할리코스 신세대(CJNG)’가 있다고 전했다. 두 카르텔과 각각 연계된 에콰도르 갱단이 카르텔의 지시를 받아 라이벌 조직원을 살해하려다 대규모 유혈사태로 번진 것으로 보인다. 외신은 교도소가 수용 정원보다 30% 이상 많은 죄수를 수감해 과밀상태였기 때문에 피해가 컸다고 분석했다. 앞서 2월, 7월에도 에콰도르의 교도소에서 갱단 간 충돌이 벌어져 모두 106명이 숨졌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

남미 에콰도르의 한 교도소에서 마약 갱단 조직원들이 라이벌을 제거하기 위해 수류탄까지 던져가며 유혈사태를 일으켜 최소 116명이 사망했다고 영국 BBC가 지난달 29일 전했다. 에콰도르 역사상 최악의 교도소 폭력 사태다.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에콰도르 서부 과야스주 과야킬의 리토랄 교도소에서 발생한 폭력사태로 사상자가 속출했다. 사망자 중 최소 5명은 목이 잘려 숨졌다. 총에 맞아 숨진 이들도 있었다. 부상자도 80명 넘게 나왔다. 일부 수감자는 수류탄을 갖고 있다가 터뜨린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 400명이 투입되고 5시간이 지나서야 폭력사태가 진압됐다. 이튿날 기예르모 라소 에콰도르 대통령은 교도소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라소 대통령은 “범죄조직들이 교도소를 세력 다툼을 벌이는 전쟁터로 만들려 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통신은 전했다. 이 교도소에는 멕시코 마약 카르텔과 연관된 갱단 조직원들이 수감돼 있었다. BBC는 “에콰도르에서 가장 위험한 감옥 중 한 곳”이라고 전했다. 교도소 책임자는 “조직원들 간 충돌이 발생한 자리에서 시신이 계속 나오고 있다”고 지역 라디오에 전했다. 교도소 밖에서는 가족들이 울며 수감자들의 생사를 걱정했다. 소셜미디어에는 교도소 내에 방치된 시신 사진도 올라오고 있다고 AP통신은 전했다. BBC는 이번 사태의 배후에는 멕시코의 마약 카르텔로 라이벌 관계인 ‘시날로아’와 ‘할리코스 신세대(CJNG)’가 있다고 전했다. 두 카르텔과 각각 연계된 에콰도르 갱단이 카르텔의 지시를 받아 라이벌 조직원을 살해하려다 대규모 유혈사태로 번진 것으로 보인다. 외신은 교도소가 수용 정원보다 30% 이상 많은 죄수를 수감해 과밀상태였기 때문에 피해가 컸다고 분석했다. 앞서 2월, 7월에도 에콰도르의 교도소에서 갱단 간 충돌이 벌어져 모두 106명이 숨졌다.이은택 기자 nab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