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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색 원피스를 입고 머리를 곱게 땋은 여성이 등불 앞에서 바이올린을 켠다. 우크라이나 국민 애창곡 ‘달 밝은 밤에’. 일부 관객이 가사를 읊조린다. “찬 이슬에 발이 젖을까 두려워 마세요. 집에 데려다 줄 테니.”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가 8일(현지 시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공유한 전장의 ‘작은 음악회’ 영상이다. 이 영상은 총탄과 포격이 쏟아지는 우크라이나 하르키우의 한 지하 방공호에서 촬영됐다. 고요한 방공호가 연주자 활 끝에서 피어오르는 선율로 가득차자 대피한 사람들은 연주자 앞에 반원으로 둘러앉았다. 휴대전화로 동영상 촬영을 하기도 했다. 이 45초짜리 영상이 빠르게 세계로 퍼져나가면서 우크라이나를 응원하는 목소리가 이어졌다. 페도로프 부총리는 영상을 “올해 유럽의 심장”이라고 소개하며 “시민들은 지하실에 숨어 밤낮을 보내고 있지만, 우크라이나인은 언제나 더 강하고 재능 넘친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2주일을 넘기고 있지만 우크라이나 국민은 생사(生死)를 오가는 전쟁터 한 가운데서도 음악을 통해 위로를 받고 투쟁 의지를 불태우고 있다. 앞서 4일에는 우크라이나 여자 아이가 방공호에서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주제곡 ‘렛잇고(Let It Go)’를 부르는 영상이 SNS로 전해졌다. 이름이 어밀리아로 알려진 소녀가 “관객이 있는 큰 무대에서 노래하는 게 꿈”이라고 말하자 주변에서 급히 간이 무대를 만들어준 것. 머뭇거리던 아이가 첫 소절을 시작하자 방공호에는 ‘완벽한 침묵’이 흘렀다. 눈물을 훌쩍이는 사람도 있었다. 이 영상은 조회수 200만 회를 넘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원유 수입을 금지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AP통신 등 미국 언론들은 8일(현지 시간) 바이든 대통령이 이 같은 조치를 이르면 이날 발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도 전날 미국이 유럽 동맹국들의 참여 없이 단독으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에 나설 의지가 있다고 보도했다. 러시아에 대한 에너지 수입 의존도가 높은 유럽 국가들이 일단 원유 수입 금지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러시아는 매일 약 700만 배럴의 원유를 전 세계에 공급하는 세계 2∼3위 수준의 원유 수출 국가다. 미 하원은 원유 등 러시아 에너지 수입을 금지하고 러시아와의 무역을 중단하는 내용의 법안을 이르면 8일 처리한다. 법안에는 바이든 대통령에게 러시아 및 벨라루스 제품에 관세를 인상할 수 있는 권한을 부여하고 상무부에 러시아의 세계무역기구(WTO) 참여를 막도록 하는 방안도 담긴다. 글로벌 에너지 기업 ‘셸’은 8일 러시아산 원유와 석유제품, 천연가스 구매를 중단하고 러시아 내 주유소와 충전소도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이날 영국 런던금속거래소에서는 장중 한때 111% 가격이 급등해 사상 최고가를 기록한 니켈 거래를 중단했다고 AFP통신이 전했다. 러시아는 전 세계 니켈의 약 10%를 생산한다. 뉴욕증시에서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2.37%,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95%, 나스닥지수는 3.62% 급락했다.○ 美, 원유 금수 베네수엘라 제재 완화 추진단독으로라도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금지하려는 미국은 베네수엘라에 제재를 완화할 뜻을 보이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백악관 관계자가 5일 베네수엘라 수도 카라카스에서 니콜라스 마두로 정권의 책임자와 만나 이 문제를 논의했다. 미국은 마두로 정권의 대선 부정선거 등을 규탄하며 2019년부터 국교를 단절하고 원유 수입을 금지했다. 세계 최대 산유국인 사우디아라비아로부터 원유 수입을 늘리는 방안도 거론된다. 미국의 수입 원유 중 러시아산 비중이 8%로 비교적 낮은 데다 베네수엘라 사우디 등을 활용하면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로 인한 충격을 충분히 흡수할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유럽 “하루아침에 못 끊어” 난색러시아산 에너지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유럽은 여전히 에너지 제재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올라프 숄츠 독일 총리는 7일 “러시아 에너지는 우리 시민의 일상생활에 필수적”이라며 하루아침에 러시아산 에너지를 끊을 수 없다고 밝혔다. 모하메드 바르킨도 석유수출국기구(OPEC) 사무총장도 “세계는 러시아의 원유 공급을 대체할 만한 충분한 생산 능력을 갖고 있지 않다”고 우려했다. 러시아는 ‘할 테면 해보라’며 강경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알렉산드르 노바크 러시아 에너지 담당 부총리는 이날 “국제사회가 러시아 원유 수입을 중단하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300달러 이상으로 뛰어오를 것”이라고 주장했다. 에너지의 40%를 러시아에 의존하는 독일을 향해서도 “‘노르트스트림-1’ 가스관을 통한 가스 공급을 중단할 수 있다”고 위협했다. 블룸버그통신 등 외신은 유럽연합(EU)이 이번 사태를 계기로 올해 러시아산 가스 수입을 80%까지 줄이고 2030년이 되기 전 러시아산 에너지에서 독립하는 방안을 발표할 것이라고 전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6일(현지 시간)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금지 조치를 동맹국들과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히면서 그 파장이 주목된다. 제재의 여파를 감안해 “(제재가 실행됐을 경우에도) 글로벌 원유 공급량이 유지돼야 한다”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러시아의 돈줄을 확실하게 틀어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방안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러시아산 원유 금수(禁輸) 조치는 미국 등 서방 국가들에는 세계 2위 산유국 러시아의 숨통을 조일 수 있는 최고의 제재 카드로 꼽힌다. 지난해 러시아의 원유 수출은 1102억 달러(약 135조6000억 원)로 전체 수출액의 약 23%를 차지했다. 하지만 원유 금수는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 경제에 상당한 치명상을 입히는 동시에 국제유가 급등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악화라는 큰 부작용도 낳을 수 있다. 러시아는 미국, 사우디아라비아에 이어 세계 원유 공급 비중 3위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6일 현재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009달러로 2008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를 발표하지 않았는데도 휘발유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미 정유업체들이 ‘셀프 제재’에 들어가 러시아산 제품을 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CNBC방송은 분석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가 16일 ‘디폴트(채무 불이행)’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달러가 바닥나 국채 상환일인 16일까지 7억 달러(약 8522억 원)의 부채를 갚지 못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다. 침공에 쏟아붓는 막대한 자금도 부담이다. 2일 영국 경제회복센터와 온라인 컨설팅 플랫폼 컨설턴시유럽 보고서는 러시아가 침공 직후 5일간 70억 달러를 투입했고 이후 하루 지출 규모가 200억 달러(약 24조5700억 원) 이상으로 급증했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유튜브 예능 ‘가짜 사나이’ 등에 출연하며 유명해진 이근 전 해군특수전전단(UDT/SEAL) 대위(사진)가 7일 의용군으로 참전하기 위해 우크라이나에 도착했다고 밝혔다. 이 전 대위 외에도 7일까지 의용군 참전 의사를 밝힌 한국인은 100여 명에 달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외교부는 “여권 무효화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며 돌발행동 자제를 당부했다. 이 전 대위는 이날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막사 사진을 올리고 “우크라이나에 무사히 도착했다”고 밝혔다. 그는 “6·25전쟁 당시 도와주셔서 감사하다. 이제는 우리가 도와드리겠다”면서 “최전방에서 전투하겠다”고 했다. 정부는 지난달 13일 우크라이나를 여행경보 4단계 국가로 지정해 신규 입국을 금지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들어가려면 취재·보도나 현지 체류 가족 사망 등 긴급한 인도적 사유가 있을 때만 예외적으로 여권 사용을 신청해야 한다. 의용군 참여는 해당되지 않는다. 외교부는 7일 “무단으로 우크라이나에 입국 시 여권법 위반에 따라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을 물릴 수 있다”고 경고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의용군에 참여한) 이분들 역시 우리 국민이기에 안전 확보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도 “여권 반납 명령, 여권 무효화, 새 여권 발급 거부 및 제한 등의 행정제재를 가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쏟아진 세계 각국의 제재로 러시아가 다음주 국가부도 사태에 이를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전문가들은 “우크라이나 침공은 러시아 미래에 쏜 ‘핵폭탄’”이라며 향후 러시아 경제를 비관적으로 내다봤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6일(현지시간)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임박했으며, 16일 이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고 경고했다. 러시아는 국채 상환일인 16일까지 7억 달러(약 8522억) 상당의 부채를 상환해야 하는데, 달러가 바닥나 이를 상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다른 채권처럼 러시아 국채도 30일 간의 상환 유예 기간이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해당 기간이 지나 4월 15일까지 갚지 못하면 최종 디폴트에 이를 수 있다. 현재 러시아의 대외 부채는 400억 달러(약 49조800억 원)로 6400억 달러(약 785조3400억 원)의 외환보유액에 크게 못 미치지만, 서방의 제재로 대부분 자산이 동결돼 이를 활용하기 어려운 상태다. 최근 무디스, 스탠더드앤푸어스(S&P), 피치 등 세계적인 신용평가사들은 러시아의 국가 신용등급을 ‘정크(투자부적격)’까지 끌어 내렸다. 특히 무디스는 6일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정크(B3)’에서 디폴트 직전 단계인 ‘Ca’ 등급으로 4단계 강등시켰다.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루블화의 가치는 약 70% 폭락한 상태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 경제가 1998년보다 최소 10% 위축될 것이라는 엘리나 리바코바 국제금융연구소 수석 이코노미스트의 예측을 전했다. 각국 제재를 계기로 러시아의 중국 의존도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그는 “유럽이 에너지 공급원을 다변화하면서 천연가스 판매를 중국에 점점 더 의존하게 될 것”이라며 “(중국은) 유럽의 경쟁자들보다 적은 비용을 지불할 것”이라고 했다. 러시아 인테르팍스통신에 따르면 올해 1, 2월 러시아와 중국의 무역 규모는 2643억 달러(약 324조600억 원)로 전년 동기 대비 38.5%증가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6일(현지 시간) “러시아산 원유의 수입금지 조치를 동맹국들과 적극적으로 논의 중”이라고 밝히면서 그 파장이 주목된다. 물론 제재의 여파를 감안해 “(제재가 실행됐을 경우에도) 글로벌 원유 공급량이 유지돼야 한다”는 전제를 달긴 했지만, 러시아의 돈줄을 확실하게 틀어막을 수 있다는 점에서 이 방안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드러낸 것이다. 린다 토머스그린필드 주유엔 미국대사도 “미국이 곧 취할 수 있는 조치”로 러시아산 원유 수입 금지 조치를 거론했다. 러시아산 원유 금수(禁輸) 조치는 미국 등 서방 국가들에게는 세계 2위 산유국 러시아의 숨통을 조일 수 있는 최고의 제재 카드로 꼽힌다. 미 의회에서도 강경한 목소리가 계속 쏟아지고 있다. 양당의 중도파로 꼽히는 조 맨친(민주당), 리사 머카우스키(공화당) 상원의원은 3일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수입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을 함께 발의했다. 로이터통신의 설문 결과 미국인의 80%는 미국이 러시아산 원유 구매를 중단해야 한다고 답했다. 하지만 원유 금수는 에너지 의존도가 높은 러시아 경제에 상당한 치명상을 입히는 동시에 국제유가 급등과 글로벌 인플레이션 악화라는 큰 부작용도 낳을 수 있다. 토머스그린필드 대사는 “미국과 전 세계 에너지 안보에 미치는 충격을 최소화하려고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휘발유 가격은 이미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6일 현재 미국 내 휘발유 평균 가격은 갤런당 4.009달러로 2008년 이후 14년 만에 가장 높았다. 아직 서방 국가들이 러시아 원유 수입 금지를 발표하지 않았는데도 휘발유 가격이 급등한 것이다. 미 정유업체들이 ‘셀프 제재’에 들어가 러시아산 제품을 피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CNBC방송은 분석했다. 미국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는 이날 보고서를 통해 러시아의 ‘디폴트(채무불이행)’가 임박했으며, 16일 이를 선언할 가능성이 크다고 했다. 국채 상환일인 16일까지 7억 달러(약 8522억) 상당의 부채를 상환해야 하는데, 달러가 바닥나 이를 상환하지 못할 것으로 예상한 것이다. 현재 러시아의 대외 부채는 400억 달러(약 49조800억 원)다. 6400억 달러(약 785조3400억 원)의 외환보유액에 크게 못 미치지만 서방의 제재로 대부분 자산이 동결돼 이를 활용하기 어려운 상태다. 루블화의 가치는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약 70% 폭락했다. 미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러시아 경제가 금융위기 때인 1998년보다 최소 10% 위축될 것으로 전망했다. 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여파로 세계 식량 가격이 사상 최고로 치솟았다. 국제유가는 배럴당 120달러에 육박해 국제 원자재 값 급등이 이달 후반부터 본격적으로 국내외 경제에 충격을 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6일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 따르면 2월 세계식량가격지수는 140.7로 1년 전에 비해 20.7% 급등했다. 1996년 관련 지수를 집계한 이래 최고치다. 식량가격지수는 2002∼2004년 식량 가격 평균을 100으로 삼아 현재 가격 수준을 보여준다. 밀, 옥수수, 해바라기씨유 등의 주요 생산지인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수출에 차질이 우려되면서 곡물 가격은 1년 전보다 14.8%, 유지류는 36.7% 뛰었다. 국제유가 급등세도 이어졌다. 4일(현지 시간) 영국 런던ICE선물거래소에서 브렌트유 5월물은 6.9% 오른 배럴당 118.11달러로 마감해 2008년 9월 이후 가장 높았다. 브렌트유는 지난주에만 25%, 올 들어 52% 이상 폭등했다.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도 115.68달러로 마감해 지난 한 주 26% 급등했다.원자재값 한주새 20% 치솟고 곡물가도 급등…‘슬로플레이션’ 비상주요 곡물 수출국들 속속 수출 중단…1주새 명태 7%, 대게 23% 올라이달 물가 4%대 넘을 가능성정부, 벨라루스에도 수출통제 조치…유류세 인하율 확대 방안 검토무디스, 러 신용등급 4계단 더 강등 세계 에너지와 곡물 가격이 치솟는 가운데 러시아에 대한 추가 제재와 주요국의 곡물 수출 중단 등이 예고되면서 우크라이나발(發) 인플레이션이 본격화되고 있다. 국내에선 이미 러시아산 명태, 대게 등 수산물 가격이 급등해 밥상물가를 위협하는 데 이어 이달 소비자물가가 4%대를 넘어설 것이라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가 저성장과 고물가를 동시에 맞는 ‘슬로플레이션’에 진입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달 국내 물가 4%대 전망” 6일 블룸버그 등에 따르면 세계 원자재 시장의 가격 지표인 스탠더드앤드푸어스 골드만삭스 원자재지수(GSCI)는 지난주 20.3% 치솟아 역대 가장 높은 주간 상승률을 보였다. 오일쇼크가 한창이던 1970년대 상승률을 뛰어넘었다. 세계 식량가격지수도 역대 최고치로 뛰면서 글로벌 식량 위기가 현실화할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2월 식량가격지수는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기 이전 상황이 반영돼 앞으로 더 급등할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다 주요 곡물 수출국들이 자국 식량 안보를 위해 수출 중단에 나서면서 가격 급등세를 더 부채질할 것으로 보인다. 밀, 옥수수 등을 주로 수출하는 헝가리는 4일(현지 시간) 모든 곡물의 수출을 즉각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아르헨티나, 터키 등도 밀 같은 곡물 수출 통제를 강화했다. 우크라이나발 인플레이션은 이미 국내 밥상물가를 덮치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냉동 명태 한 마리의 소매가격은 4일 현재 2538원으로 1주일 전보다 7.0% 올랐다. 국내 명태 유통 물량의 60% 이상을 러시아산이 차지한다. 노량진수산물도매시장에서 러시아산 대게의 평균 낙찰가는 kg당 1만9900원으로 5일 만에 22.8% 뛰었다. 3월을 기점으로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4%를 넘어설 것이라는 전망도 늘고 있다. 박정수 서강대 경제학부 교수는 “국제유가 100달러 시대가 고착화되고 다른 원자재 가격도 치솟으면 물가가 4%를 넘길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 “한국 경제, 슬로플레이션 직면할 수도” 미국 민주당과 야당 공화당 일부 의원은 러시아산 원유와 가스 수입을 금지하는 법안을 공동 발의했다. 이 방안이 현실화하면 러시아산 에너지 공급이 줄어 원자재 가격은 더 오를 수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4일 보고서를 통해 “서방의 러시아 제재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세계 경제가 심각한 충격을 받을 것”이라며 “식료품과 연료비 지출 비중이 높은 빈곤층 가계가 고통을 받을 것”이라고 했다.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는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을 넘어 세계 공급망 생태계에 최대 악재가 됐다. 전쟁이 길어질수록 반도체 부족 현상이 심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무디스는 또 6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국가신용등급을 기존 ‘B3’에서 ‘Ca’로 네 계단 낮추며 “채무 이행 능력과 의지가 심하게 우려된다. 부도(디폴트) 위험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무디스는 앞서 2일 러시아의 신용등급을 여섯 계단 강등한 바 있다. 불과 나흘 만에 러시아 신용등급이 10계단 떨어진 것이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전쟁 여파로 한국 경제가 저성장과 고물가가 동시에 나타나는 슬로플레이션에 직면할 가능성이 커졌다고 분석했다. 정부는 러시아에 이어 러시아를 지원하는 벨라루스에 대한 수출을 통제하기로 했다. 7일부터 전략물자 수출을 제한하고 벨라루스 국방부 등에 대한 거래를 제한한다. 또 유류세 인하 조치는 7월 말까지 연장하면서 현재 20%인 인하율을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앞서 업계는 30% 인하 폭을 건의한 바 있다. 세종=최혜령 기자 herstory@donga.com구특교 기자 kootg@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신비월드’는 세계 각국에서 세상을 이롭게 이끄는 혁신적인 기업과 새로운 정보기술(IT) 소식들을 소개합니다. ‘파괴적 혁신’을 꾀하는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주요 기업까지, 빠르게 변해가는 ‘신(新) 글로벌 비즈니스’를 알차게 전달하겠습니다. “만약 어떤 일이 충분히 중요하다면, 예상되는 결과가 실패일지라도 시도해봐야죠.”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CEO)● 국가가 망설일 때 나선 ‘일론 머스크’ 우크라이나 정부는 지난달 24일(현지시간) 러시아의 침공 직후 각국에 도움을 요청했다. 당시 우크라이나는 주요 국가가 아닌, 특정 인물에도 도움을 요청했는데, 바로 일론 머스크 테슬라·스페이스X 최고경영자(CEO)였다. 미하일로 페도로프 우크라이나 부총리는 26일 소셜미디어를 통해 머스크에 “우크라이나에 스타링크 제공을 부탁한다”며 “우크라이나가 미친 러시아인들에 대항할 수 있게 해 달라”라고 했다. 우크라이나 내 인터넷망 지원을 요청한 것이다. 머스크는 10시간 만에 “스타링크가 우크라이나에 개통돼 있고 더 많은 터미널의 개통이 진행 중”이라고 답했다. 26일 미국과 등이 국제금융결제망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퇴출 등 제재 방안을 내놓은 것 못지않게 빠른 지원 의사를 밝힌 것. 당시만 해도 러시아 제재에 참여할지를 고민하는 국가가 여럿 있었다. 온라인에서는 머스크에 대한 응원이 이어졌다. 머스크의 과거 글을 언급하며 우크라이나가 러시아 공세를 버티기를 기원했다. ● ‘총’만큼 급했던 ‘스타링크’페도로프 부총리가 머스크한테 다급하게 ‘SOS’를 요청한 데에는 이유가 있다. 인터넷이 끊기면 소통이 단절되고, 불안과 혼란이 커질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러시아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는 인터넷망 장애에 시달렸다. 글로벌 인터넷 감시단체 넷블록스에 따르면 25일 우크라이나 남동부 지역에서 우크라이나의 인터넷 기업 ‘기가트랜스’의 인터넷 연결은 평소 대비 20% 이하로 떨어졌다. 이는 러시아의 ‘하이브리드 공격’에 따른 것이다. 러시아는 침공 당시 키이우의 핵심 시설들에 탄도미사일을 날렸다. 동시에 사이버 공격 등으로 주요 기관들의 인터넷 홈페이지를 마비시켰다. 우크라이나는 머스크의 ‘스타링크’를 해법으로 본 듯하다. 스타링크는 위성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는 프로젝트다. 무게 227kg 소형 군집위성들을 수년에 걸쳐 지구 저궤도에 띄워 세계 어디에서나 인터넷을 빠르게 이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목표다. 현재까지 2000여 개의 위성을 쏘아 올렸으며, 2027년까지 총 1만1943개를 띄울 계획이다. 이후 스타링크가 사용되고 있다는 현지 소식도 전해졌다. 무선인터넷 단말기 개발기업 유비퀴티의 올렉 쿠트코프 선임연구원은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에서 스타링크를 작동시키는 데 성공했다”고 소셜미디어에 올렸다. 이에 따르면 28일 오후 8시 33분 기준 다운로드 속도는 초당 136.76메가비트(Mb), 업로드 속도는 초당 23.93Mb로 나타났다. 같은 날 우크라이나 개발자 올레그 쿠트코브도 스타링크 위성 접시를 키이우의 집 창문 밖에 꽂아 10초 만에 인터넷 신호를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스타링크 안테나 접시를 이베이에서 구매해 몇 달간 가지고 있었지만, 우크라이나에서 서비스가 제공되지 않아 사용할 수 없었다”며 “머스크가 우크라이나에서 서비스를 제공해 이용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 ‘빅테크’ 기업들의 참전글로벌 정보기술(IT) 기업들도 러시아 제재에 나섰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구글의 직원들은 러시아의 침공 이후 우크라이나를 지원하기 위해 무엇을 할 수 있는지 회사 내부에서 의견을 모았다. 이후 일부 러시아 국영 매체 계정의 광고 등 영리 행위를 금지하기로 했다. 1일에는 유럽 전역에서 러시아 관영 유튜브 채널을 차단하겠다고 발표했다. 페이스북 등 다른 소셜미디어 기업들도 이와 비슷한 조치를 취했다. 페이스북은 “러시아 국영 매체가 전 세계 어디서든 우리 플랫폼으로 돈 버는 것을 금지한다”며 “추가적인 러시아 국영 매체에 표식을 부착하고 있다”고 했다. 해당 플랫폼 기업들은 우크라이나에 대한 잘못된 정보가 퍼지는 것을 막는다는 명분을 내세웠다. ‘가짜 뉴스’ 가능성이 높은 사례가 일부 드러나기도 했다.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지역에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을 때, 러시아 정부의 ‘거짓 발표’가 러시아 관영 언론과 각종 소셜미디어를 통해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외신들은 이를 우크라이나 침공 구실을 만들려는 러시아의 ‘가짜 깃발’ 전략이라고 분석했다. 전쟁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있었다. ‘악마가 되지 말자’가 모토인 구글은 우크라이나의 실시간 교통 상황과 혼잡도 등을 알 수 있는 구글맵 기능을 일시 차단했다. 러시아군이 구글맵을 활용해 우크라이나 현지 상황을 파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군과 시민들의 움직임을 살피는 수단으로 악용하는 것을 막기 위한 조치로 보인다. 구글은 임직원들과 1500만 달러(약 180억 원) 규모의 현금과 물품을 우크라이나 구호 활동을 지원하기 위해 직접 기부한다는 내용을 공개하기도 했다. 숙박공유업체인 에어비앤비는 우크라이나를 탈출한 난민 10만 명에게 무료로 임시 숙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러시아의 침공으로 우크라이나에서는 50만 명이 넘는 난민이 발생한 것으로 유엔 기구들은 추정하고 있다. 1일에는 애플과 월트디즈니가 러시아 사업에서 철수하겠다고 밝혔다. 워너브라더스도 개봉 예정작인 ‘더 배트맨’의 러시아 개봉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 정부의 압박과 빅테크의 고민사실 빅테크 기업들이 움직이기 이전에 우크라이나와 미 정부 관계자들은 플랫폼 기업들에게 러시아의 가짜 뉴스를 제재해줄 것을 요청했었다. 빅테크 기업들이 제재에 동참했지만, 해외에선 일부 뒷말도 나오고 있다. 각국 정부의 플랫폼사에 대한 압력이 거세지는 상황에서 제재에 나서 논란의 중심에 서게 됐다는 것이다. 전쟁이라는 특수한 상황에서 이뤄진 조치로도 볼 수 있지만, 빅테크 기업들에 대한 압박은 점점 커지고 있다. WSJ에 따르면 구글은 콘텐츠 삭제 관련 정부 요청이 2015년 이후 5배 증가해 연 5만여 건에 달한다고 밝혔다. 같은 기간 페이스북에는 40% 증가한 약 9만 건의 정부 요청이 있었다. 이미 지난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구독자가 50만 명 이상인 회사는 법률 책임을 위해 러시아에 사무실을 설치하라는 정책을 내놓기도 했다. 당시 미 스탠포드대 사이버정책센터 펠로우이자 구글 전 법률고문인 다프네 켈러는 “이상한 줄다리기”라며 “특정 국가에서 어떤 콘텐츠를 삭제하고 유지해야 하는지에 대한 논쟁이 확대되고 있다”고 했다. 그는 자칫 광고 시장의 규모에 따라 정부의 요청을 받아들일지가 결정될 수 있다고 걱정했다. 향후 플랫폼 업체들의 제재나 각종 규정에 정부의 압박이 심해질 수 있다는 주장도 있다. 국제적 긴장 관계가 고조되고 국가 내 정부의 영향력이 커지면 기업들의 셈법이 복잡해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개인정보 보호나 알권리 요구 등과 마찰을 빚을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 탱크보다 강력한 ‘소셜미디어’ 정부의 압박은 플랫폼과 IT의 영향력이 그만큼 커졌다는 증거로도 볼 수 있다. 특히 이번 전쟁에서 소셜미디어는 그 어느 때보다 위력을 발휘했다. 해외 언론들은 이번 전쟁을 ‘틱톡 전쟁’이라 부르기도 했다. 소셜미디어 틱톡에는 러시아 군대의 움직임이 실시간으로 공유됐다. 워싱턴포스트에 따르면 전문가들은 틱톡에 올라온 수백여 개의 영상들의 배경 풍경을 구글의 실제 데이터와 비교하는 방식 등으로 러시아군의 움직임을 파악했다. 소셜미디어는 위기의 상황에서 우크라이나인들을 결속시키는 역할을 했다. 전쟁 직후 종적을 감췄던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은 페이스북을 통해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후 미국에서 젤렌스키 대통령에게 해외도피를 권고했다는 소식도 전해졌지만, 그는 트위터를 통해 건재를 알리면서 결사항전의 의지를 내비쳤다. 지난달 중순 우크라이나의 비정부 여론조사 기관 ‘레이팅스’가 성인 2000여 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91%가 ‘젤렌스키 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이는 작년 12월보다 3배 증가한 수치다. ● ‘어나니머스’의 등장국제 해커단체 ‘어나니머스’는 러시아 내부를 흔들었다. 이 단체는 25일 러시아 정부와 사어버 전쟁을 선포했다. 어나니머스는 28일 타스통신, 코메르산트 등 러시아 매체 웹사이트를 해킹했다고 주장했다. 해당 웹사이트에 “광기를 멈출 것을 촉구한다. 당신의 아들과 남편을 죽음으로 내몰지 말라”고 경고했다. 또 “우리는(러시아는) 세계로부터 고립되고 있다. 그들은 원유와 가스 구입을 멈췄다. 몇 년 뒤 우리는 북한처럼 살게 될 것”이라고 화면에 띄웠다. 어나니머스는 이외에도 러시아 국방부와 크렘린궁 웹사이트 등을 해킹해 데이터베이스를 유출했고, 군 통신도 가로막았다고 했다. 크렘린궁 등 정부 웹사이트 6개는 일정 시간 먹통이 됐다. 블룸버그는 전 세계 해커들의 러시아 공격이 푸틴 대통령을 예상보다 더 자극할 수 있다고 평가했다. 매체는 “러시아 해커는 외국 표적을 공격하는 데 능숙하지만 방어는 이보다 더 어렵다”며 “공격은 몇 번만 성공해도 혼란을 일으킬 수 있지만, 수비는 항상 승리해야 한다”고 전했다. “러시아의 방어는 방탄 수준은 확실히 아니다”라고 꼬집었다.● 하나 된 마음, 각각의 전략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세계는 평화를 바라는 마음으로 하나로 뭉쳤다. 미국, 유럽연합(EU) 등 서방의 경제 제재에 스위스, 싱가포르 등 중립 성향의 국가들까지 동참했다. 한편으로는 열심히 계산기를 두드리고 있을지 모른다. 전쟁이 미칠 영향이 그만큼 클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대부분 기업 등 경제 문제다. 러시아에 에너지를 의존해온 일부 유럽 국가들은 공급에 차질이 예상된다. 한국에서는 러시아의 스위프트 결제망 퇴출이 본격화되면 국내 수출 기업들의 피해가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많다. 세계 11위 경제 대국인 러시아의 고립으로 세계는 더 높은 인플레이션과 더 낮은 성장률을 경험할 수 있다는 분석도 있다. 전쟁을 계기로 세계의 경제 패턴이 빠르게 바뀔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미 미국 등 주요 국가는 ‘공급망 재편’에 돌입한 상태다. 특정 국가에 대한 경제 의존도는 낮추고, 반도체 등 핵심 산업은 자국에서 기반을 확대하고 있다. 공급망 재편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부터 시작됐다. 2010년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미국 고용대책의 일환으로 자국으로 유턴한 기업의 공장 이전 비용을 20% 보조해주는 ‘리쇼어링’ 정책을 추진했다. 전문가들은 이 때부터 산업 재편성이 시작됐다고 분석한다. 이후 미중 무역 전쟁이 심화되면서 반도체를 중심으로 공급망 재편에 속도가 붙었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으로 공급 병목 현상을 체감하면서 공급망 재편이 각국의 핵심 과제가 되고 있다. 전쟁은 이 같은 변화를 더욱 더 가속화시킬 것으로 판단된다. 영국 이코노미스트는 “지난 10년 동안 심화된 지정학적 위험은 세계 정치의 특징이었지만 세계 경제와 금융 시장은 경제적 결과가 크지 않을 것이라면서 이를 외면했다”면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은 이 패턴을 깨뜨릴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 1991년 소련 붕괴 이후 세계 경제를 지배해 온 세계화된 공급망과 통합 금융 시장의 시스템을 더욱 쇠약하게 만들 것”이라고 우려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해 세계 각국이 ‘러시아 보이콧’에 나선 가운데 애플 나이키 보잉 포드 엑손모빌 등 글로벌 기업도 속속 러시아에서 발을 빼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자리에서 쫓아내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회의에 참석한 각국 외교관이 공개적으로 러시아에 등을 돌리는 일도 벌어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간) 국정연설에서 “모든 러시아발 항공기에 미 영공을 닫는다. 러시아를 더 고립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 유나이티드항공 또한 러시아 비행을 중단한다. 앞서 유럽연합(EU)과 캐나다 역시 러시아발 항공기의 입국을 금지하는 등 서방 대부분이 러시아에 하늘길을 닫았다. 애플은 이날 러시아에서 아이폰 등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폭력의 결과로 고통받는 사람들과 함께하겠다”고 했다.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제한하고 앱스토어에서 러시아투데이(RT), 스푸트니크뉴스 등 러시아 관영매체 앱도 내려받을 수 없도록 했다. 나이키 역시 러시아 내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글로벌 빅테크들은 러시아 국영매체의 채널을 차단했다. 구글은 이날 “유럽 전역에서 러시아 매체에 연결된 유튜브 채널을 차단한다”고 밝혔다. 러시아 매체가 유튜브 광고 등으로 수익을 내지 못하도록 조치한 것이다.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운용하는 메타플랫폼도 EU의 모든 국가에서 해당 매체에 접근할 수 없게 하겠다고 발표했다. 마이크로소프트(MS)는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으로 추정되는 악성 소프트웨어를 발견해 우크라이나에 알렸다. 메타플랫폼은 러시아 해커를 적발하고 계정을 차단했다. 세계 1, 2위 해운사인 MSC와 머스크 또한 러시아로 입출항하는 화물 서비스를 모두 중단했다. 미 자동차 기업 포드는 러시아에서 합작 공장 3곳의 가동을 중단한다고 통보했다. 미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과 오토바이 브랜드 할리데이비슨, 스웨덴 자동차 업체 볼보 등도 러시아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미 석유업체 엑손모빌도 러시아 유전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하기로 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러시아 최대 은행 스베르방크의 유럽 지사 영업을 금지했다. 마스터카드와 비자카드 또한 러시아 금융사와의 결제망을 차단하거나 제재 명단에 오른 러시아 기관 및 개인을 차단했다. 이날 프랑스 밀랍인형 박물관 ‘그레뱅뮤지엄’은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인형의 목과 몸통을 분리한 뒤 전시실에서 빼 창고로 옮겼다고 밝혔다. 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의에 참석한 100여 명의 각국 외교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의 화상 연설이 시작되자 일제히 등을 돌리고 회의장을 빠져나가는 방식으로 러시아를 규탄했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은 이날 인권이사회 회의에서 러시아의 이사국 자격 박탈을 제안했다. 미 의회 또한 러시아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자리에서 쫓아내는 결의안을 추진 중이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푸틴이 ‘유럽의 통일’을 만들었다”며 유럽의 고질병으로 꼽히던 내부 분열이 러시아 침공을 계기로 해소됐다고 진단했다.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공동 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에 30억 달러(약 3조6000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미 숙박 공유업체 에어비앤비는 우크라이나를 떠난 난민 10만 명에게 무료로 임시 숙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지민구 기자 warum@donga.com}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항의해 세계 각국이 ‘러시아 보이콧’에 나선 가운데 애플 나이키 보잉 포드 엑손모빌 등 글로벌 기업도 속속 러시아에서 발을 빼고 있다. 미국은 러시아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자리에서 ㅤ쫓아내는 방안을 논의하기 시작했고, 유엔 회의에 참석한 각국 외교관이 공개적으로 러시아에 등을 돌리는 일도 벌어졌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은 1일(현지 시간) 국정연설에서 “모든 러시아발 항공기에 미 영공을 닫는다. 러시아를 더 고립시키기로 했다”고 밝혔다. 미 유나이티드항공 또한 비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앞서 유럽연합(EU)과 캐나다 역시 러시아발 항공기의 입국을 금지하는 등 서방 대부분이 러시아에 하늘 길을 닫았다. 각국 대기업 탈(脫)러시아 본격화 애플은 이날 러시아에서 아이폰 등의 판매를 중단한다고 밝혔다. “폭력의 결과로 고통 받는 사람들과 함께 하겠다”며 우크라이나 침공을 정면으로 비판했다. 결제 서비스 ‘애플페이’를 제한하고 앱스토어에서 러시아투데이(RT), 스푸트니크뉴스 등 러시아 관영매체 앱도 내려받을 수 없도록 했다. 나이키 역시 러시아 내 판매 중단을 선언했다. 세계 1, 2위 해운사인 MSC와 머스크 또한 러시아로 입출항하는 화물 서비스를 모두 중단했다. 미 자동차기업 포드, 미 항공기 제조업체 보잉, 스웨덴 자동차업체 볼보, 오토바이 브랜드 할리데이비슨 등도 러시아 사업을 중단하기로 했다. 미 석유업체 엑손모빌 또한 러시아 유전에서 단계적으로 철수하기로 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은 오스트리아 빈에 있는 러시아 최대은행 스베르방크의 유럽 지사 영업을 금지했다. 마스터카드와 비자카드 또한 러시아 금융사와의 결제망을 차단하거나 제재 명단에 오른 러시아 기관 및 개인을 차단했다. 노르웨이와 네덜란드의 국부펀드, 미 최대 연기금 캘리포니아연기금(캘퍼스) 등도 러시아 자산을 매각하기로 했다. 워너브라더스도 개봉 예정작인 ‘더 배트맨’의 러시아 개봉 계획을 전격 취소했다. 우크라이나 지지와 지원 봇물1일 스위스 제네바에서 열린 유엔 인권이사회 고위급 회의에 참석한 100여 명의 각국 외교관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의 화상 연설이 시작되자 일제히 등을 돌리고 회의장을 빠져나가는 방식으로 러시아를 규탄했다. 이날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유럽의회 특별회의에서도 의원들이 일제히 ‘우리는 우크라이나와 함께 한다’는 팻말을 들었다. 예브헤니이아 필리펜코 주제네바 우크라이나 대사는 “놀라운 지지”라며 감격했다. 세계은행(WB)과 국제통화기금(IMF)은 이날 공동성명을 내고 우크라이나에 30억 달러(약 3조6000억 원)를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미 숙박공유업체 에어비앤비는 우크라이나를 떠난 난민 10만 명에게 무료로 임시 숙소를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미 정치매체 폴리티코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유럽의 통일’을 만들었다”며 그간 유럽의 고질병으로 꼽히던 내부 분열이 러시아의 침공을 계기로 해소됐다고 진단했다. 이번 사태를 묵과하면 ‘우크라이나 다음 차례는 우리나라가 될 수 있다’는 위기감이 각국의 단결을 불러왔다는 의미다.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 또한 이날 유엔 인권이사회 회의에서 러시아의 이사국 자격 박탈을 제안하며 “끔찍한 인권 유린과 인도주의적 고통을 저지르며 다른 유엔 회원국을 점령하려 하는 회원국(러시가)이 이사회에 남아야 하느냐”며 규탄했다. 미 의회 또한 러시아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 자리에서 ㅤ쫓아내는 결의안을 추진 중이다. 미 마이크로소프트(MS)는 러시아의 사이버 공격으로 추정되는 악성 소프트웨어를 발견해 우크라이나에 알렸다.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 또한 러시아 해커를 적발하고 계정을 차단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서방에 대한 핵 위협을 본격화하자 스위스, 스웨덴 등 중립국까지 기존의 외교 노선을 바꿔 대러 제재에 본격 동참하고 있다. 스웨덴은 국제 분쟁에 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방침을 83년 만에 깨고 우크라이나에 장갑차 등 최신 무기를 제공하기로 했다. 2014년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크림반도를 강제 합병했을 때 서방 제재에 미온적이었던 스위스 또한 러시아 자산 동결 등을 검토하고 있다. 브뤼노 르메르 프랑스 재무장관은 1일(현지 시간) “경제 및 금융 전쟁을 통해 러시아 경제를 붕괴시키겠다”고 밝혔다. 앞서 지난달 27일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는 “러시아와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이 스웨덴 안보에 최선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며 우크라이나에 장갑차, 대전차 로켓, 전투식량 등을 제공하겠다고 밝혔다. 스웨덴이 타국에 무기를 제공한 것은 1939년 소련이 핀란드를 침공했을 때 핀란드를 지원한 후 처음이다. 지난달 28일 스위스 정부 역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휴전 협상이 결렬되면 러시아 자산을 동결하고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측근에 대한 제재 및 입국 금지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스위스 금융권이 보유한 러시아 자산은 2020년 기준 104억 스위스프랑(약 13조5000억 원)이어서 스위스의 동참 또한 러시아에 상당한 타격을 줄 것으로 보인다. 중립국으로 분류되는 싱가포르 또한 러시아에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품목의 수출을 제한하기로 했다. 싱가포르의 독자 제재는 1978년 캄보디아를 침공한 베트남을 제재한 후 44년 만에 처음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셴룽(李顯龍) 총리는 페이스북에 “국제 관계가 ‘힘이 정의’라는 개념에만 기초하면 싱가포르 같은 소국도 위험할 것”이라며 러시아를 비판했다. 세계 금융 허브답게 러시아 금융사의 거래를 차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캐나다 또한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밝혔다. 친러 성향이 강한 터키 역시 교전국 군함이 흑해로 들어가는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할 뜻을 밝혔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서방에 대한 핵 위협을 본격화하자 스위스, 싱가포르 등 중립 성향을 유지해온 국가들까지 대러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스웨덴은 국제 분쟁에 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국가적 방침을 83년 만에 깨고 우크라이나에 장갑차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국제법상 영세중립국인 스위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협상이 결렬될 경우 러시아 자산 동결 등 제재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28일(현지 시간) 미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스위스 중앙은행에 따르면 러시아인이 스위스 금융기관을 통해 보유한 자산은 2020년 기준으로 104억 스위스프랑(약 13조5000억 원) 규모다. 이냐치오 카시스 스위스 대통령은 자국 공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스위스는 중립을 지켜야하지만 회담이 성공하지 못하면 (러시아) 자산 동결 등 외교수단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스위스는 미국 등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불참 입장을 고수해왔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병합 때도 러시아 고위 관리의 입국만 금지하는데 그쳤다. 하지만 러시아가 핵전력을 강화하는 전투태세에 돌입하자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립국으로 분류되는 싱가포르도 러시아에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품목에 대한 수출 제재에 나서기로 했다. 또 세계적 ‘금융 허브’인 자국에서 러시아 은행의 금융 거래를 차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스웨덴은 국제 분쟁에 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국시를 깨고 우크라이나에 장갑차, 대전차 로켓, 전투식량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스웨덴이 1939년 소련이 핀란드를 침공했을 때 무기를 보낸 이후 83년 만이다. 막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는 “러시아와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이 스웨덴 안보에 최선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캐나다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선언했다.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 과두 정치인들을 부양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친러 성향이 강한 터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교전국 군함이 흑해로 들어가는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통제권을 활용하겠다고 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터키에 러시아 군함의 흑해 진입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가 서방에 대한 핵 위협을 본격화하자 스위스, 싱가포르 등 중립 성향을 유지해온 국가들까지 대러 제재에 동참하고 있다. 프랑스는 “금융 등 ‘경제 전쟁’으로 러시아 경제를 붕괴 시키겠다”고 경고했다. 국제법상 영세중립국인 스위스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간 휴전협상이 결렬될 경우 러시아 자산 동결 등 제재 방안을 발표할 계획이라고 28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타임스(NYT)가 보도했다. 스위스 중앙은행에 따르면 러시아인이 스위스 금융기관을 통해 보유한 자산은 2020년 기준으로 104억 스위스프랑(약 13조5000억 원) 규모다. 이냐치오 카시스 스위스 대통령은 자국 공영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스위스는 중립을 지켜야 하지만 회담이 성공하지 못하면 (러시아) 자산 동결 등 외교 수단을 제공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그동안 스위스는 미국 등 서방의 러시아 제재에 불참 입장을 고수해 왔다.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강제병합 때도 러시아 고위 관리의 입국만 금지하는 데 그쳤다. 하지만 러시아가 핵전력을 강화하는 전투태세에 돌입하자 더 이상 묵과할 수 없다는 판단에 이른 것으로 분석된다. 중립국으로 분류되는 싱가포르도 러시아에 무기로 사용될 수 있는 품목에 대한 수출 제재에 나서기로 했다. 또 세계적 ‘금융 허브’인 자국에서 러시아 은행의 금융 거래를 차단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전날 금융 제재를 발표한 프랑스의 브루노 르메르 재무장관은 1일(현지시간) “러시아 경제 붕괴를 일으킬 것”이라며 유럽 등 각국의 경제 제재가 가볍지 않다고 주장했다. 스웨덴은 국제 분쟁에 무기를 제공하지 않는다는 국시를 깨고 우크라이나에 장갑차, 대전차 로켓, 전투식량 등을 지원하기로 했다. 스웨덴이 1939년 소련이 핀란드를 침공했을 때 무기를 보낸 이후 83년 만이다. 마그달레나 안데르손 스웨덴 총리는 “러시아와 싸우는 우크라이나를 지원하는 것이 스웨덴 안보에 최선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고 했다. 캐나다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을 전면 금지하겠다고 선언했다.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는 “러시아산 원유 수입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러시아 과두 정치인들을 부양하는 데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친러 성향이 강한 터키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은 교전국 군함이 흑해로 들어가는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하지 못하도록 하는 통제권을 활용하겠다고 했다. 앞서 우크라이나는 터키에 러시아 군함의 흑해 진입을 막아달라고 요청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미국 등 서방이 러시아에 대대적인 경제 제재를 부과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러시아발 항공편의 입국을 금지해 ‘하늘길’까지 차단했다. 미국과 노르웨이 등이 러시아 자산 매각 및 금융 제재에 나선 가운데 러시아 루블 가치가 사상 최저로 떨어지고 증시도 휴장했다. 국영은행 스베르반크유럽의 파산 가능성까지 제기되는 등 러시아 경제의 고전이 상당하다. 국제 해커단체 ‘어나니머스’는 러시아 국영TV를 해킹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일부 러시아 부호까지 ‘전쟁 반대’를 외치는 등 안팎에서 반(反)푸틴 움직임이 본격화했다.○ 루블 폭락에 증시 휴장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지난달 27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에서 출발한 항공기의 EU 입국을 금한다고 밝혔다. 하루 뒤 러시아 또한 유럽, 캐나다 등 서방 36개국 항공사의 러시아 입국을 금했다. 국영 항공사 아에로플로트 또한 유럽행 항공편을 중단해 사실상 EU와 러시아의 하늘길이 막혔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 또한 러시아 국영은행 스베르반크 계열사인 스베르반크유럽이 조만간 파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미국 등의 초강력 제재에 직면한 스베르반크 주요 계열사가 부채를 갚지 못할 수 있다고 봤다. 이날 요나스 가르 스퇴레 노르웨이 총리 또한 스베르반크, 가스프롬 등 러시아 주요 기업의 주식을 보유한 국부펀드가 러시아 자산을 매각할 것이라고 밝혔다. 노르웨이 국부펀드는 세계 최대 국부펀드다. 앞서 지난달 26일 미국 등 서방이 국제 금융결제의 혈관 역할을 하는 국제은행간통신협회(SWIFT) 결제망에서 러시아를 퇴출하기로 한 상황에서 이런 악재가 겹치자 루블은 최저로 하락했다. 28일 역외시장의 미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는 전일 종가 대비 30% 낮은 109루블 내외를 기록하고 있다. 장중 한때 40%까지 떨어졌다. 러시아 곳곳에서는 현금자동입출금기(ATM)에서 달러를 뽑으려는 사람들이 길게 줄을 섰다. 루블이 더 떨어질 것이란 생각에 서둘러 달러를 바꿔 놓으려는 수요가 급증했다. 루블이 급락하자 러시아 중앙은행은 전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통화 가치 방어에 나섰지만 추가 하락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나온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8일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기존 9.5%에서 20.0%로 대폭 인상했다. 증권거래소 또한 루블 급락 등의 여파로 28일 주식 및 파생상품 시장을 열지 않는다고 밝혔다.○ 어나니머스, 국영TV에 우크라 참상 방송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며 사이버전쟁을 선언한 국제 해커단체 어나니머스는 지난달 27일 트위터에 “러시아 국영TV 채널을 해킹해 우크라이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렸다”고 밝혔다. 이들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국영TV의 어떤 채널을 돌려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처참히 파괴된 우크라이나 건물 등 우크라이나의 피해 모습만 계속 나온다. 이들은 하루 뒤에도 국영 타스통신, 포브스러시아 등 주요 언론 웹사이트를 해킹한 후 ‘푸틴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문구를 올렸다. 가디언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태생이자 러시아 최대 민간은행인 알파뱅크의 설립자인 세계 128위 부호 미하일 프리드만은 최근 직원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전쟁은 수백 년 동안 형제처럼 지낸 두 나라에 피해를 줄 것”이라며 “지금의 충돌은 모두에게 비극”이라고 했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 회사인 루살의 회장이자 푸틴 대통령의 후원자인 올레크 데리파스카 또한 “빨리 평화회담을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의 불법 행위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2018년부터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올랐다. 각국의 반러 시위도 이어졌다. 지난달 27일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는 최소 10만 명이 모여 푸틴 대통령을 규탄하고 전쟁 반대를 외쳤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미국 등 서방이 러시아에 대대적인 경제 제재를 부과하고 있는 가운데 유럽연합(EU)이 러시아행 항공편의 입국을 금지해 ‘하늘 길’까지 차단했다. 러시아 루블의 가치가 폭락하고 대형 국영은행 스베르방크유럽의 파산 가능성이 제기되는 등 러시아 경제 또한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국제 해커단체 ‘어나니머스’는 러시아 국영TV를 해킹하며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비판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가까운 일부 러시아 부호까지 ‘전쟁 반대’를 외치는 등 러시아 안팎에서 반(反)푸틴 움직임이 본격화하고 있다.● 국영銀 계열사 파산 가능성…루블도 급락우르줄라 폰데어라이엔 EU 집행위원장은 27일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에 대한 제재로 러시아에서 출발한 항공기의 EU 입국을 금한다고 밝혔다. 앞서 독일, 프랑스, 스페인 등 주요 회원국이 러시아 항공기의 자국 운항을 금지했는데 EU 전체로 확대된 것이다. 그는 “러시아인에게 EU 상공을 닫겠다”고 거듭 강조했다. 이에 맞대응해 러시아 국영 항공사 아에로플로트도 유럽행 항공편을 중단하면서 EU와 러시아의 하늘 길은 사실상 막혔다. 이날 유럽중앙은행(ECB) 또한 러시아 국영은행 스베르방크 계열사인 스베르방크유럽이 조만간 파산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미국 등의 초강력 제재에 직면한 스베르방크 주요 계열사가 만기일에 부채를 갚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앞서 26일 미국 등 서방은 국제금융결제의 혈관 역할을 하는 스위프트 결제망에서 러시아를 퇴출하기로 결정했다. 러시아와 해외의 결제 및 송금이 굉장히 어려워진 것이다. 국가 재정의 약 40%를 에너지 수출에 의존하는 러시아에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러시아의 고립이 심화하면서 루블 가치 또한 급락했다. 28일 역외 시장에서 미 달러 대비 루블화 가치는 장중 117.817루블로 전일 종가대비 28% 하락했다. 루블이 급락하자 중앙은행은 전격적인 금리 인상을 단행하며 통화가치 방어에 나섰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28일 중앙은행은 기준금리를 기존 9.5%에서 20.0%로 대폭 인상했다.● 어나니머스, 국영TV에 우크라이나 참상 방송 러시아의 침공을 규탄하며 사이버 전쟁을 선언한 국제해커집단 ‘어나니머스’는 27일 트위터에 “러시아 국영TV 채널을 해킹해 우크라이나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알렸다”며 러시아 정부 웹사이트를 불통으로 만들고 러시아 국민에게 정보를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이들이 공개한 영상에 따르면 국영TV의 어떤 채널을 돌려도 러시아군의 포격으로 처참히 파괴된 우크라이나 건물 등 우크라이나의 피해 모습만 계속 나온다. 어나니머스는 하루 전에도 국방부와 대통령실(크렘린궁) 웹사이트를 해킹했다. 27일 가디언에 따르면 러시아 최대 민간은행인 알파뱅크의 설립자인 세계 128위 부호 미하일 프리드만이 최근 직원들에게 우크라이나 침공을 반대하는 이메일을 보냈다. 우크라이나 태생인 그는 ”전쟁은 생명을 앗아가고 수백 년 동안 형제처럼 지낸 두 나라에 피해를 줄 것“이라며 ”지금의 충돌은 모두에게 비극“이라고 했다. 세계 최대 알루미늄 회사 루살의 회장이자 푸틴 대통령의 후원자인 올레크 데리파스카 또한 텔레그램 채널에서 ”평화는 매우 중요하다. 빨리 평화 회담을 시작하라“고 촉구했다. 그는 러시아 정부의 불법 행위에 관여했다는 이유로 2018년부터 미국의 제재 명단에 올라있는 인물이다. 각국의 반러 시위도 이어지고 있다. 27일 독일 수도 베를린에서는 최소 10만 명이 모여 푸틴 대통령을 규탄하고 전쟁 반대를 외쳤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총공세에 나선 가운데 러시아에서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반전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반전 시위 참가자들에 대해 대대적인 체포에 나섰지만 시위는 러시아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도 랜드마크 건물들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노란색, 파란색 물결로 뒤덮이는 등 ‘전쟁을 멈추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소련의 향수’ 없는 러 MZ세대 “반전” 미국 AP통신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비롯한 러시아 주요 도시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반대 시위가 사흘째 이어졌다고 26일 보도했다. 러시아 비정부기구(NGO) ‘OVD-인포’에 따르면 러시아 전역에서 반전 시위 참가자 3093명이 체포되는 등 거센 탄압에도 불구하고 6000명이 넘는 의료계 종사자와 건축가, 엔지니어 3400명, 교사 500명 등이 러시아 정부 비판 서한에 서명했다. 반전 움직임은 러시아의 MZ세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티그란 카차투리아 씨(20)는 “제국주의적 야망을 좇다가 국민의 안위를 망각한 국가를 많이 봤다”며 “푸틴의 정책을 지지하지 않으며, 부정적으로 본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에 전했다.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대학생 드미트리 씨(21)는 영국 가디언에 “젊은 세대로서 우리 미래가 정말 걱정된다”며 “세대 차이가 극명한데 내 주변 친구들 대부분은 푸틴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푸틴을 막을 수 없을까 봐 걱정된다. 이번에 푸틴은 정말 여론을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러시아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센터가 성인 102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러시아가 무력 침공에 나서야 하는가’란 질문에 18∼24세 연령층에서 찬성 답변은 34%에 그쳤다. 55세 이상에서는 54%가 찬성했다. NYT는 냉전을 겪은 러시아 중장년층의 경우 아직도 빈곤과 안보 위협이 서방 탓이라는 관념을 갖고 있지만 ‘소련의 향수’가 없는 젊은층에서는 전쟁의 정당성에 대한 공감대가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또 불공정에 민감하고, 솔직하게 의견을 표현하는 MZ세대 특성이 전쟁 상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 세계 랜드마크에 노랑-파랑 물결 러시아 밖에서도 반전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날 스위스 베른에서는 약 2만 명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와 이탈리아 로마,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각각 3000∼1만여 명이 모여 ‘전쟁 중단’을 외쳤다. 핀란드 헬싱키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얼굴에 빨간색 손바닥 자국이 찍힌 포스터가 걸렸다. 러시아의 침략을 겪은 조지아에서도 약 3만 명이 시위에 동참했다. 밤에는 평화를 호소하는 ‘조용한 외침’이 이어졌다. 프랑스 파리 ‘에펠탑’, 미국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영국 런던 ‘런던 아이’ 등 세계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에는 우크라이나 국기 색인 파란색, 노란색 조명이 비쳤다. ‘반(反)러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 뉴햄프셔주는 러시아산 주류 판매를 퇴출한다고 26일 밝혔다. 주가 민간과 주류 계약을 맺는 오하이오주도 ‘보드카 불매운동’에 합류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주류통제위원회는 전날 모든 러시아산 제품을 매장에서 빼겠다고 발표했다. 해커들의 ‘사이버 시위’도 벌어지고 있다. 25일 러시아 정부와 사이버 전쟁을 선포한 국제 해커단체 ‘어나니머스’는 러시아 국방부와 크렘린궁 웹사이트, 국영TV 등을 해킹해 데이터베이스를 유출했고, 군 통신도 가로막았다고 밝혔다. 크렘린궁 등 정부 웹사이트 6개도 일정 시간 먹통이 됐다. 유튜브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도 러시아 채널의 광고 수익 창출을 일시적으로 금지하는 등 반전 움직임에 동참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해 총공세에 나선 가운데 러시아에서는 MZ세대(밀레니얼+Z세대) 등 젊은층을 중심으로 반전 여론이 확산되고 있다. 러시아 정부가 반전 시위 참가자들에 대해 대대적인 체포에 나섰지만 시위는 러시아 전역으로 번지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도 랜드마크 건물들이 우크라이나 국기를 상징하는 노랑, 파란색 물결로 뒤덮이는 등 ‘전쟁을 멈추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 ‘소련의 향수’ 없는 러 MZ세대 “반전” 미국 AP통신은 모스크바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비롯한 러시아 주요 도시에서 우크라이나 침공 반대 시위가 사흘째 이어졌다고 26일 보도했다. 러시아 비정부기구(NGO) ‘OVD-인포’에 따르면 러시아 전역에서 반전 시위 참가자 3093명이 체포되는 등 거센 탄압에도 불구하고 6000명이 넘는 의료계 종사자와 건축가, 엔지니어 3400명, 교사 500명 등이 러시아 정부 비판 서한에 서명했다. 반전 움직임은 러시아의 MZ세대를 중심으로 퍼지고 있다.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티그란 카차투리아(20)는 “제국주의적 야망을 좇다가 국민의 안위를 망각한 국가를 많이 봤다”며 “푸틴의 정책을 지지하지 않으며, 부정적으로 본다”고 NYT에 전했다. 모스크바에 거주하는 대학생 드미트리(21)는 영국 가디언에 “젊은 세대로서 우리 미래가 정말 걱정된다”며 “세대차이가 극명한데 내 주변 친구들 대부분은 푸틴을 지지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어 “푸틴을 막을 수 없을까 걱정된다. 이번에 푸틴은 정말 여론을 신경 쓰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12월 러시아 여론조사기관 레바다센터가 성인 1021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러시아가 무력 침공에 나서야 하는가’란 질문에 18~24세 연령층에서 찬성 답변은 34%에 그쳤다. 55세 이상에서는 54%가 찬성했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냉전을 겪은 러시아 중장년층의 경우 아직도 빈곤과 안보 위협이 서방 탓이라는 관념을 갖고 있지만 ‘소련의 향수’가 없는 젊은층에서는 전쟁의 정당성에 대한 공감대가 떨어진다고 분석했다. 또 불공정에 민감하고, 솔직하게 의견을 표현하는 MZ세대 특성이 전쟁 상황에서도 나타나고 있다는 해석도 나온다. ● 세계 랜드마크에 노랑-파랑색 물결러시아 밖에서도 반전 시위가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 이날 스위스 베른에서는 약 2만 명이 참가한 대규모 시위가 열렸다. 프랑스 스트라스부르와 이탈리아 로마, 오스트리아 빈에서는 각각 3000~1만여 명이 모여 ‘전쟁 중단’을 외쳤다. 핀란드 헬싱키에서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얼굴에 빨간색 손바닥 자국이 찍힌 포스터가 걸렸다. 러시아의 침략을 겪은 조지아에서도 약 3만 명이 시위에 동참했다. 밤에는 평화를 호소하는 ‘조용한 외침’이 이어졌다. 프랑스 파리 ‘에펠탑’, 미국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 영국 런던 ‘런던 아이’ 등 세계 주요 도시의 랜드마크에는 우크라이나 국기 색인 파란색, 노란색 조명이 비쳤다. ‘반(反)러 움직임’도 확산되고 있다. 미국 뉴햄프셔주는 러시아산 주류 판매를 퇴출한다고 26일 밝혔다. 주가 민간과 주류 계약을 맺는 오하이오주도 ‘보드카 불매운동’에 합류했다. 캐나다 온타리오주 주류통제위원회는 전날 모든 러시아산 제품을 매장에서 빼겠다고 발표했다. 해커들의 ‘사이버 시위’도 벌어지고 있다. 25일 러시아 정부와 사이버 전쟁을 선포한 국제 해커 단체 ‘어노니머스’는 러시아 국방부와 크렘린궁 웹사이트, 국영TV 등을 해킹해 데이터베이스를 유출했고, 군 통신도 가로막았다고 밝혔다. 크렘린궁 등 정부 웹사이트 6개도 일정 시간 먹통이 됐다. 유튜브와 트위터, 페이스북 등도 러시아 채널의 광고 수익 창출을 일시적으로 금지하는 등 반전 움직임에 동참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

‘신비월드’는 세계 각국에서 세상을 이롭게 이끄는 혁신적인 기업과 새로운 정보기술(IT) 소식들을 소개합니다. ‘파괴적 혁신’을 꾀하는 스타트업부터 글로벌 주요 기업까지, 빠르게 변해가는 ‘신(新) 글로벌 비즈니스’를 알차게 전달하겠습니다. 2022년 첫 ‘빅딜’은 반도체가 아닌 게임에서 등장했다. 지난달 마이크로소프트(MS)는 미국 게임 개발사 액티비전 블리자드를 687억 달러(약 82조 원)에 인수했다. 게임기업 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었다. ‘스타크래프트’로 잘 알려진 블리자드는 디아블로, 워크래프트, 오버워치, 캔디크러쉬사가 등 ‘어벤져스급’ 게임 지식재산(IP)들을 보유하고 있다. 블리자드의 연 매출은 88억300만 달러(10조5400억 원)에 달한다. 직원은 전 세계에 1만 명이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곧이어 경쟁사인 일본의 소니도 게임 개발업체 ‘번지’의 인수 소식을 전했다. 미 CNBC방송에 따르면 소니는 번지를 36억 달러(약 4조3000억 원)에 사들였다. 콘솔게임 강자인 소니는 글로벌 게임 산업에서 연 매출 기준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소니는 2020년 콘솔 기기인 플레이스테이션을 앞세워 250억 달러(약 29조8000억 원)의 매출을 거뒀다. 글로벌 기업들이 연초부터 대규모 인수합병에 나서면서 게임 업계의 경쟁이 뜨거워지는 분위기다. ●워런 버핏·마이크로소프트가 선택한 ‘블리자드’ 이번 M&A에서 단연 주목받은 인물은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92)이다. 버크셔해서웨이는 지난해 4분기(10~12월) 블리자드 주식 1466만여 주(약 1조1667억 원)를 샀다고 최근 공시했다. 업계는 한 주당 약 66.50달러에 매입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MS의 인수 소식이 알려지면서 블리자드의 주식은 최고 86.90달러까지 치솟았다. 3개월 만에 2000억 원 이상의 차익을 거둔 것이다. 그는 종목을 고르는데 굉장히 신중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투자한 회사에 대한 애정도 종종 내비친다. 버핏은 1988년 1주당 가격이 2달러였을 때부터 코카콜라(현재 60달러대)에 투자했다. 그는 “내가 먹는 것의 4분의 1 이상이 코카콜라”라고 말하기도 했다. 버핏은 애플 주식도 가지고 있는데, CNBC 등에 따르면 2020년 휴대전화도 2만 원짜리 삼성전자 구형 폴더플폰에서 아이폰11로 갈아탔다. 이 때문에 블리자드 투자 소식이 나온 이후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버핏이 ‘오버워치’나 ‘캔디크러쉬사가’도 해봤을까”라는 농담 섞인 이야기까지 나왔다. ●‘92세 버핏’의 게임사 투자 그렇다면 버핏과 MS는 왜 블리자드를 선택했을까. 사실 버크셔해서웨이가 왜 블리자드에 투자했는지는 해외에서도 잘 알려지지 않고 있다. 외신들은 대부분 ‘환상적인 매수 타이밍’에만 초점을 맞춰 보도했다. 블리자드는 직장 내 성폭력, 여성 임금 차별 의혹 등으로 정부의 조사를 받으면서 지난해 주가가 57달러대까지 떨어졌었다. 이후 버크셔해서웨이는 블리자드가 MS로 인수되기 이전인 지난해 말에 블리자드의 주식을 사들였다. 절묘하긴 했다. 물론 버핏의 선택이 아닐 수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블리자드의 투자를 테드 웨슐러와 토드 콤스가 관리하고 있다”고 전했다. 버핏의 후계자로 거론되는 이들이 주도해 샀을 수 있다는 의미다. 이들은 과거에도 버핏이 애플에 투자하도록 설득했고, 이는 버크셔해서웨이 역사상 3번째로 많은 돈을 벌어들인 성공적인 투자가 됐다. 이유야 어떻든 버크셔해서웨이의 블리자드 투자는 주목할만하다. 투자할 회사를 신중히 고르고, 한 번 투자하면 오래 가져가는 회사의 ‘투자 철학’ 때문이다. ●마이크로소프트의 ‘넷플릭스’ 전략 MS가 블리자드를 인수한 이유는 이에 비해 명확한 편이다. 블리자드는 MS의 구독형 클라우드 서비스인 ‘게임패스’에 ‘필살기’가 될 수 있다. 게임패스는 월 7900원 정도를 내면 회사가 등록한 게임을 무제한으로 즐길 수 있는 구독 서비스다. 이 서비스의 핵심은 단연 ‘콘텐츠’다. 새로운 고객을 끌어들이거나 기존 이용자가 구독을 끊지 않으려면 재밌는 게임이 계속 공급돼야 한다는 의미다. 사람들이 “넷플릭스는 인기 콘텐츠를 다 보고 ‘이제 (구독을) 끊어야지’ 할 무렵에 또 다른 작품을 추가한다”고 이야기하는 것과 같다. 블리자드의 게임 콘텐츠 창출 역량은 ‘끝판왕’에 가깝다. 한국에서 블리자드는 몰라도 ‘스타크래프트’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것이다. 1998년 3월말 소개된 이 게임은 당시 4조7000억 원 이상의 경제 유발 효과를 일으키며 ‘스타크노믹스’라는 단어까지 만들어냈다. 국내에 수많은 ‘PC방’이 생겨난 것도 이때부터다. 이외에도 블리자드는 월드오브워크래프트, 디아블로, 오버워치, 캔디크러쉬사가 등 다수의 인기 게임들을 보유하고 있다. 블리자드는 2008년 콘솔 게임을 개발하던 액티비전과 합병했고, 2015년에는 캔디크러쉬사가로 알려진 킹을 인수해 콘솔·모바일까지 포트폴리오를 넓혔다. 게임 업계 관계자는 MS의 블리자드 인수에 대해 “고객이 서비스에서 쉽게 빠져나가지 못하는 ‘록인(lock-in)’ 전략을 최적화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현재 게임패스의 구독자 수는 2500만 명 수준이다.●블리자드 인수는 수년 전 계획됐다? 게임 산업에서 콘텐츠의 중요성은 점점 커지고 있다. MS(엑스박스)와 소니(플레이스테이션)는 콘솔 게임 강자다. 하드웨어(콘솔 기기)로 차별화 전략을 유지해왔다. 이용자들은 CD나 디지털 다운로드 등으로 콘솔에서 콘텐츠를 즐겼다. 그런데 게임사들이 전망 있게 보는 클라우드 게임은 스트리밍 방식을 택한다. PC, 스마트폰, 태블릿, 콘솔 등을 자유롭게 넘나들면서 즐길 수 있는 클라우드 게임에서는 기기에서 차별성을 지니지 못하기 때문에 콘텐츠에서 경쟁력을 보여야 생존할 수 있다. 여기서 MS의 강점이 진가를 발휘할 것으로 보인다. 개념이야 쉽지만 클라우드 게임을 실현하는 데에는 기술 뒷받침이 필요하다. TV에서 영화를 보다가 스마트폰으로 이어서 진행시키는 것과는 차원이 다르다. 훨씬 더 빠른 연결 속도가 필요하다. (게임 캐릭터의) 삶과 죽음을 결정짓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MS는 2017년 테스트를 시작해 이 문제를 차차 해결해왔다. 기술이 준비된 다음에 게임 개발사들을 인수하기 시작했다. 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 최고경영자(CEO)는 자사 클라우드 사업과 게임패스라는 비즈니스 모델, 블리자드의 콘텐츠가 시너지를 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그는 “우리의 비전은 콘텐츠와 커머스가 자유롭게 흐르는 엔터테인먼트의 강을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메타버스 시대 선점하기 물론 메타버스 시대를 선점하기 위한 목적도 있다. 이미 MS는 자사 게임인 ‘마인크래프트’로 앞으로 다가올 메타버스 시대를 어느 정도 맛봤다고 볼 수 있다. 역대 비디오게임 판매량 1위인 마인크래프트는 샌드박스형 게임(놀이터처럼 이용자의 자유도가 높은 게임)이다. 게임에서 유저들은 가상화폐로 물건을 구매하고, 사람을 사귀며 콘서트에 참석하기도 한다. 메타버스 시대의 ‘맛보기 버전’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나델라 MS CEO는 지난해 6월 한 행사에서 “게임이 메타버스로 진화해가는 모습이 자랑스럽다”고 언급하기도 했다. 인기도 많다. 세계 1억2600만 명이 마인크래프트를 이용하는데, 특히 초등학생 사이에서 인기가 높아 ‘초통령 게임’으로 불린다. 해외에서도 MS의 메타버스 사업 전망을 높게 평가하고 있다. WSJ은 “마이크로소프트는 ‘메타(페이스북 회사명)’가 ‘버스(Verse·세계)’를 점령할 수 없다는 것을 증명할 것”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지난달 보도했다. 매체는 “소프트웨어 개발도구부터 가상회의 플랫폼, 게임, 소셜미디어(링크드인)까지 구현할 수 있다”며 “MS의 메타버스 잠재력은 게임을 뛰어 넘는다”고 평가했다. MS는 현실과 가상세계의 접점 역할을 하는 기술 개발에도 집중하고 있다. 회사는 전담 부서를 두고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을 융합한 혼합현실(MR)을 수년 전부터 개발 중이다. 미국 투자기관 번스타인의 수석 애널리스트 마크 모어들러는 “MS는 메타버스 플랫폼을 만드는 데에 필요한 가장 광범위하고 깊이 있는 기능을 구축해 왔다”고 했다.●게임 산업의 질주 일각에서는 MS가 80조 원을 넘는 ‘총알’을 쏟아 부으면서까지 블리자드를 사들이는 것이 맞느냐는 의구심도 내비친다. 차라리 아마존처럼 영화, 드라마를 중심으로 하는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를 하는 게 낫지 않느냐는 주장이다. 그렇게 말하기에는 게임 산업의 성장세가 무섭다. 게임 전문 글로벌 시장조사 기관 뉴주는 지난해 전 세계 게임 이용자 수를 30억 명으로 추산했다. 전 세계 인구(78억7500만명)의 38%가 게임을 즐기고 있는 셈이다. 15년 전만 해도 해당 수치는 2억 명에 불과했다. 글로벌 컨설팅사 액센추어는 게임이 지난해 한 해 창출해낸 직·간접적인 경제적 가치를 3000억 달러(약 360조6900억 원)로 집계했다. 특히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게임 이용자가 급속도로 늘었다. 이 과정에서 MS도 재미를 봤다. CNN에 따르면 지난해 MS는 게임 분야 매출이 처음으로 50억 달러(약 6조 원)를 돌파했다. ●‘관심 경제(Attention Economy)’의 확대‘게임’ 자체가 중요해진 것도 있다. 검색엔진이나 소셜미디어, 이커머스 등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사람들의 ‘관심’을 얻기 위해 온힘을 기울인다. 고객이 PC와 스마트폰에서 머무는 한정된 시간을 두고 각축전을 벌이는 것이다. 회사들이 ‘록인’ 전략에 애를 쓰는 이유도 최대한 자사 서비스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만들기 위해서다. 결제는 그 다음 문제다. 피터 드러커, 토머스 프리드먼 등과 함께 세계적인 경영 전략가로 불리는 토머스 데이븐포트 미국 뱁슨대 석좌교수는 이를 ‘관심 경제’라고 불렀다. 디지털 콘텐츠는 넘쳐나는데, 이에 비해 ‘관심’은 희소해지고 가치가 더 높아졌다는 의미다. 이처럼 디지털 시대에서는 게임처럼 사람들이 좋아하고, 관심 갖는 콘텐츠의 영향력이 커질 수밖에 없다. 이를 갖추면 수익성은 자연스럽게 뒤따라온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데이븐포트 교수는 “‘관심을 기울인다’는 영어 표현이 ‘pay attention’인데, 오늘날 인터넷 경제에서 관심을 기울이는 것이 ‘돈을 내는 것(pay)’과 같다는 점에서 매우 흥미롭다”고 했다. 메타버스 시대가 열리면 어떨까. 관심 경제가 전반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 앞으로 온라인과 오프라인의 경계가 점차 흐려지면서 디지털이 일상 곳곳을 파고들 것이라는 전망이 많다. 극단적으로 설명하면 하루 종일 ‘온라인 상태’일 수 있다는 의미다. 기업들에게는 사실상 ‘전체 파이(디지털에 머무는 시간)’가 커지는 것이다. 당장 자율주행차가 도입되면 운전자가 주행 대신에 게임을 하거나 영화를 볼 수 있다는 전망이 많다. 최근 미국에서는 일부 전기차 테슬라 운전자들이 자율주행 보조기능인 ‘오토파일럿’을 켜놓고 게임을 하다가 사고를 내기도 했다. 전성민 가천대 경영학과 교수(한국벤처창업학회장)는 “플랫폼 기업들은 메타버스라는 거대한 신대륙에 진출하기 위해 게임을 교두보로 활용할 가능성이 크다”며 “정보 과잉(Information Overload) 시대에서 사용자들은 몰입감 있는 게임에 이미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했다. 이어 “디지털 통화를 이용한 결제 등 메타버스에 다양한 기반이 갖춰지면 대규모 산업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예측된다”고 덧붙였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

“신(新)러시아연방(노보로시야)을 위한 ‘플랜Z’가 시작됐다.” 24일(현지 시간)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이 이뤄지기 직전 우크라이나 동부 돈바스 내 친러 반군이 세운 도네츠크인민공화국(DPR)과 루간스크인민공화국(LPR) 측이 밝힌 말이다. 러시아군의 우크라이나 영토 진입은 DPR와 LPR가 러시아와의 연방을 구성하기 위해 불가피한 수순이라는 의미다. 당시 돈바스 지역에는 부대 휘장 없이 하얀색 페인트로 ‘Z’를 표시한 러시아군 탱크와 군용차량이 대거 발견됐다. 정확한 의미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서구 언론은 러시아군이 아군을 구별하는 표시일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Z가 있으면 러시아군, 없으면 적군이라는 의미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부터 옛 소련이 속한 연합군이 아군을 겨냥한 발포 가능성을 줄이기 위해 사용한 방법으로 알려졌다. 앞서 21일에도 DPR와 LPR는 러시아에 ‘우크라이나로부터 독립한 것을 승인해 달라’고 요청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또한 즉각 이곳에 군대를 파견했다. 푸틴 대통령은 러시아계 주민의 보호 요청을 받아들여 군대를 보냈을 뿐이므로 이번 사태는 ‘타국 침공’이 아니며 우크라이나에 진입한 러시아군 또한 ‘평화유지군’으로 불러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즉 우크라이나 침공의 시작과 끝에 모두 돈바스가 자리하고 있는 셈이다. 돈바스는 왜 이렇게 러시아와 밀착하려 할까.○ 제정 러시아 시절부터 러시아화 진행돈바스는 우크라이나 동부 도네츠크주와 루간스크주를 일컫는다. 일대를 관통하는 도네츠강의 분지 지형 명칭에서 유래했다. 이 분지에서 석탄, 철강 등 풍부한 원자재가 생산된다. 인구는 620만 명, 면적은 5만3200km²로 각각 우크라이나 전체의 약 14.3%, 8.0%에 불과하다. 특히 DPR와 LPR는 돈바스 내에서도 3분의 1 정도만 점유하고 있다. 즉 면적만으로 보면 한국의 6배에 달하는 60만 km²가 넘는 넓은 영토를 보유한 우크라이나에서 돈바스의 비중은 그야말로 미미하다. 이곳이 유럽의 화약고가 된 이유는 우크라이나 내 타 지역에 비해 월등히 높은 러시아어 화자 및 러시아계 주민 비율 때문이다. 우크라이나 전체의 러시아계 주민 비율은 17.3%다. 마지막 공식 자료인 2001년 우크라이나 인구조사에 따르면 돈바스 주민의 약 38.6%가 러시아계로 우크라이나 전체 비율보다 2배 이상 높다. 또 전체 주민의 약 70%는 러시아어를 모국어로 사용한다. 즉 러시아계가 아닌 수많은 우크라이나인조차 제1언어로는 러시아어를 쓸 정도로 러시아화가 진행됐다. 돈바스에 러시아계 주민이 많은 이유는 이곳이 19세기 제정 러시아의 석탄 생산 중심지였기 때문이다. 당시 러시아인의 1차 이주가 이뤄졌고 2차 세계대전 이후에는 옛 소련 또한 노동자를 대대적으로 이주시켰다. 한때 돈바스는 소련 내 철강용 석탄의 절반을 생산할 정도로 위세를 떨쳤다. 독립 직후에도 돈바스 광산업은 한때 우크라이나 전체 수출의 25%를 담당했다. 그러나 2014년 내전 발발 후 공장이 폐쇄되고 사람들 또한 떠나면서 경제가 극도로 피폐해졌다. 소련은 우크라이나어와 역사 교육을 전면 금지하는 등 강력한 민족 말살 정책을 폈다. 이로 인해 가뜩이나 러시아계 주민이 많은 돈바스에서는 우크라이나어 화자가 사실상 사라졌다. 이런 현상은 1991년 우크라이나가 소련으로부터 독립한 후에도 크게 달라지지 않았다. 2003년 키예프국제학연구소(KIIS)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서부로 갈수록 러시아어 화자가 드물고 동부로 갈수록 러시아어 화자가 대폭 증가하는 현상이 뚜렷하다. 서부는 러시아어 화자가 5.0%에 불과하고 수도 키예프를 포함한 중부에서도 25.6%에 그친다. 돈바스가 포함된 동부에서는 92.7%가 러시아어를 쓴다.○ 야누코비치 축출 후 러시아계 주민 불만 고조돈바스의 친러 세력은 우크라이나의 독립 직전인 1990년에도 독립을 반대하는 ‘인터프런트 운동’을 벌였다. 1994, 2004년에도 자치권을 요구하며 결집했지만 당시에는 뜻을 이루지 못했다. 걸핏하면 중앙정부와 대립하던 이들이 결정적으로 러시아에 쏠린 계기로 역시 돈바스 태생이며 집권 내내 친러 정책을 편 빅토르 야누코비치 전 대통령(72)의 축출이 꼽힌다. 도네츠크주 예나키예베에서 태어난 야누코비치는 소련 붕괴 후 도네츠크 주지사를 지냈고 2010년 집권했다. 고질적 경제난으로 2013년 11월 우크라이나의 외환 위기가 가중됐을 때 우크라이나는 유럽연합(EU)으로부터 약 200억 달러의 경제 지원을 받는 대신 강도 높은 개혁을 실시하겠다는 협정 서명을 눈앞에 두고 있었다. 그러나 러시아 모스크바를 찾아 푸틴 대통령과 만난 야누코비치가 돌연 ‘EU와의 협정을 파기하겠다’고 선언했다. 분노한 국민은 키예프의 마이단 네잘레주노스티(독립 광장이라는 뜻)에서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벌였다. 장소 이름을 따 ‘유로마이단’으로 불린 이 시위로 2014년 2월 야누코비치 정권이 무너졌다. 야누코비치 또한 러시아로 도피했고 의회는 러시아어의 제2공용어 지위를 박탈했다. 분노한 러시아는 한 달 후 러시아계 주민 비율이 60%인 우크라이나 남부 크림반도를 강제 병합했다. 이번 사태에서 DPR, LPR가 취한 행동과 마찬가지로 당시 크림반도의 친러 세력 또한 러시아에 군사 지원을 요청했다. 2014년 3월 16일 러시아와의 합병을 묻는 주민투표가 실시됐고 97%가 찬성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를 근거로 아직까지도 “크림반도 합병은 국제법 위반이 아니며 주민 의견을 따랐을 뿐”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크림반도 합병 후 돈바스 내 친러 세력 역시 덩달아 분리 독립을 주장하고 나섰다. 이들은 2014년 4월 DPR와 LPR를 세웠고 주민투표 또한 실시했다. 두 곳 모두에서 약 90%가 “독립을 찬성한다”고 답했다. 이후 러시아는 반군에게 대규모 병력과 무기 등을 노골적으로 지원하며 중앙정부와의 전쟁을 부추겼다. 2014년 7월 친러 반군은 네덜란드 암스테르담에서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푸르로 가던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민항기를 적의 군용기로 오인해 격추했다. 탑승자 298명 전원이 숨졌다. 당시 서방 정보당국은 격추에 러시아제 ‘부크’ 미사일이 쓰였으며 반군 지도자가 러시아군 고위 간부와 격추 사실을 논의하는 통화 내역까지 입수했지만 반군 측은 책임을 부인했다. 우크라이나, 반군, 러시아, 독일은 2014년 9월 이웃 벨라루스 수도 민스크에서 1차 휴전 협정을 맺었다. 교전이 끊이지 않아 2015년 3월 2차 민스크 협정이 체결됐다. 이후에도 양측은 내내 대립했다. 이번 침공까지 8년간 약 1만5000명이 숨졌고 2000건의 휴전 위반 사례가 발생했다.○ 러, 돈바스 주민에게 여권 발급·공무원 급여 지급DPR와 LPR는 설립 후 사실상 러시아 지방정부처럼 행동했고 러시아 또한 각종 지원을 아끼지 않았다. 우크라이나 화폐 흐리우냐를 포기하고 러시아 루블을 공식 통화로 채택했고 학교에서도 러시아어와 러시아 교과 과정만 가르친다. 지난해 DPR는 아예 6월 12일을 국경일로 지정했다. 이날은 러시아가 소련으로부터 새롭게 설립된 날을 기념하는 러시아의 국경일이다. 2016년 로이터통신은 러시아가 DPR 공무원의 급여 및 연금을 지원했다고 보도했다. 중앙정부가 2014년 이후 이 지역 공무원에 대한 급여 지급을 중단했기 때문이다. 국제위기감시기구(ICG)는 러시아가 연 10억 달러(1조2000억 원)를 지원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추정했다. 2019년 4월 푸틴 대통령은 돈바스 주민의 러시아 시민권 획득을 촉진하는 법안에 서명했다. 이후 80만 명이 러시아 여권을 받았다. 타국 국민에게 여권을 발급하는 것이 노골적인 주권 침해 행위임을 알면서도 감행한 것이다. 이 같은 ‘여권 정책(passportization)’은 우크라이나인의 대규모 러시아 귀화를 통해 합병을 꾀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러시아 정치인 또한 종종 돈바스를 찾아 ‘러시아와 돈바스는 하나’라는 식으로 연설했다. 우크라이나 정부가 반박하면 “러시아 국적자가 많으니 이곳에서 유세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11월 푸틴 대통령 또한 러시아와 돈바스 상품 수출입 규제 철폐를 명령했다. 2017년부터 우크라이나 중앙정부가 돈바스와의 교역을 중단하며 경제 봉쇄를 한 것에 대한 보상으로 해석된다. DPR와 LPR는 즉각 “러시아와의 통합을 향한 중요한 걸음”이라고 환영했다.○ 크림반도 때처럼 주민투표 후 병합 수순?전문가들은 러시아가 DPR와 LPR를 독립 국가로 승인한 것을 두고 노골적인 합병 의지를 드러냈다고 보고 있다. 그간 지원은 하되 공식적으로는 인정하지 않는 시늉이라도 했지만 이제 독립 국가로 승인한 만큼 노골적인 지원 및 합병 여론 조성이 가능해졌다는 것이다. 이에 크림반도 합병 때와 마찬가지로 돈바스 또한 주민투표를 거쳐 러시아에 편입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러시아가 크림반도 합병 때도 겉으로는 ‘주민투표라는 민주적 절차를 거쳤다. 강제 병합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듯 같은 행동을 취할 것이란 의미다. 침공 하루 만에 수도까지 함락 위기에 놓일 정도로 허약한 우크라이나의 실정을 감안할 때 돈바스를 내주지 않으면 러시아가 군대를 철수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제기된다. 투표 결과 또한 결정된 것이나 다름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해 미 워싱턴포스트(WP) 조사에 따르면 돈바스 내 친러 반군 점령지의 주민 80%가 러시아와의 합병을 지지했다. ‘우크라이나 복귀’ 응답은 12%에 불과했다. 강윤희 국민대 유라시아학과 교수는 “러시아의 침공 전에는 돈바스가 우크라이나와 러시아 사이에서 일종의 완충지대 역할을 했지만 이번 침공으로 러시아가 완전히 돈바스를 차지하겠다는 뜻을 드러냈다”고 평가했다. 민스크 협정 이후처럼 정부군과 반군이 공존하던 시기는 끝났고 두 번 다시 돈바스가 우크라이나에 편입될 수 없는 상황이 펼쳐졌다는 의미다. 문제는 돈바스의 약 3분의 2는 친러 세력이 점령하고 있는 곳이 아니며 280만 명의 주민 또한 러시아계가 아니라는 사실이다. 대표적 지역이 도네츠크 2대 도시이자 남부의 군사 요충지인 마리우폴이다. 이들 또한 원하지도 않는 러시아 국민이 되는 길을 반길 리 없어 러시아로의 합병이 진행되면 거세게 반발할 가능성이 크다. WP 조사에서 친러 반군 점령지 이외 지역에 있는 돈바스 주민의 70%는 우크라이나 복귀를 희망했다. DPR와 LPR가 주민의 자유로운 이동을 금지하고 반대파를 탄압하는 소련 독재자 이오시프 스탈린식 공포 통치를 펼쳤다는 점도 비러시아계 주민의 반발을 사고 있다.김수현 기자 newsoo@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김성모 기자 mo@donga.com}
최근 러시아가 공개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침투’ 동영상이 가짜일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가 2008년 조지아(옛 그루지야) 침공 때처럼 공격 구실을 만들기 위한 ‘가짜 깃발’ 작전을 펼쳤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21일(현지 시간) “러시아 영역에 침입한 우크라이나군 정찰대원 5명을 사살하고 우크라이나군 장갑차 2대를 파괴했다”고 보도했다. 그 후 (당시 러시아에 침입한) 우크라이나군 병사 헬멧에 달린 카메라로 촬영한 것이라는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졌다. 니혼게이자이는 “이 영상에는 BTR-70M 장갑차가 나오는데 우크라이나군은 BRT-70M을 운용하고 있지 않다. (영상이) 가짜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또 타스통신은 영상 속 현장이 우크라이나 남부 국경을 맞댄 러시아 로스토프주 미탸킨스카야라고 전했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는 현장의 나무 위치, 인공 구조물 등을 분석한 결과 “촬영 장소는 미탸킨스카야에서 남서쪽으로 약 180km 떨어진 다른 지점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이 18일 발포했다”며 공개한 러시아 측 영상은 16일에 촬영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조작이 의심되는 영상이 더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미국과 서방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일종의 시나리오에 따라 우크라이나 침공을 실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격 구실을 (러시아) 스스로 만들어내는 ‘가짜 깃발’ 작전→러시아 내부 긴급회의→폭격 침공의 시나리오였다.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요 거점을 공격하면서 이 시나리오는 현실화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귀결된 일련의 러시아 행태가 2008년 조지아 침공 때를 연상케 한다고 보도했다. 당시 조지아는 우크라이나처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원했지만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그해 4월 나토가 루마니아 부쿠레슈티에서 “조지아와 우크라이나의 나토 가입 염원을 환영한다”는 선언문을 채택하자 러시아 내 반발 여론이 커졌다. 조지아는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지역에서 일어난 친러시아 분리주의 소수 민족의 소요 사태 진압에 나섰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이를 빌미로 8월 조지아를 침공해 닷새 만에 항복을 받아냈다. 남오세티야와 압하지야 지역은 자치독립을 선언했고 러시아는 이를 승인했다. 하지만 국제사회는 아직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김성모 기자 mo@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최근 러시아가 공개한 ‘우크라이나의 러시아 침투’ 동영상이 가짜일 가능성이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러시아가 2008년 조지아(옛 명칭 그루지야) 침공 때처럼 공격 구실을 만들기 위한 ‘가짜 깃발’ 작전을 펼쳤다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24일 일본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러시아 관영 타스통신은 21일(현지 시간) “러시아 영역에 침입한 우크라이나군 정찰대원 5명을 사살하고 우크라이나군 장갑차 2대를 파괴했다”고 보도했다. 그 후 (당시 러시아에 침입한) 우크라이나군 병사 헬멧에 달린 카메라가 촬영한 것이라는 영상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퍼졌다. 니혼게이자이는 “이 영상에는 BTR-70M 장갑차가 나오는데 우크라이나군은 BRT-70M을 운용하고 있지 않다. (영상이) 가짜일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타스통신은 또 영상 속 현장을 우크라이나 남부 국경을 맞댄 러시아 로스토프주 미챠킨스카야라고 전했다. 하지만 니혼게이자이는 현장의 나무 위치, 인공 구조물 등을 분석한 결과 “촬영 장소는 미챠킨스카야에서 남서쪽으로 약 180㎞ 떨어진 다른 지점일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또 “우크라이나군이 18일 발포했다”며 공개한 러시아 측 영상은 16일에 촬영된 것으로 드러나는 등 조작이 의심되는 영상이 더 있다고 전했다. 그동안 미국과 서방 정보당국은 러시아가 일종의 시나리오에 따라 우크라이나 침공을 실행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공격 구실을 (러시아) 스스로 만들어내는 ‘가짜 깃발’ 작전→러시아 내부 긴급회의→폭격 침공의 순서라는 시나리오였다. 2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 주요 거점을 공격하면서 이 시나리오는 현실화했다. 미 뉴욕타임스(NYT)는 침공으로 귀결된 일련의 러시아 행태가 2008년 조지아 침공 때를 연상케 한다고 보도했다. 당시 조지아는 우크라이나처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을 원했지만 일정은 정해지지 않은 상태였다. 조지아는 러시아의 침공 후 분리된 남오세티아와 압하지야 지역을 되찾으려 했지만 러시아군 지원을 받은 분리주의 세력의 승리로 끝났다. 이 두 지역은 독립을 선언했고 러시아는 이를 승인했다. 국제사회는 아직도 인정하지 않고 있다. 김성모 기자 mo@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loves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