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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연합복권은 6월 21일까지 복권을 사는 고객들을 대상으로 추첨을 통해 브라질 여행 상품권(1등·1000만 원 상당) 등을 주는 ‘레인보우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5일 밝혔다. 올해 발행된 연금복권520이나 즉석복권(스피또500·1000·2000) 10장을 복권판매점에 있는 양식에 붙여 응모하면 된다. 이번 행사는 29일에 있을 연금복권520 100회 추첨을 기념하기 위한 것으로 자세한 내용은 한국연합복권 홈페이지(www.bokgwon.or.kr)를 참조하면 된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제1비서와 그의 가족이 유럽에 최소 10억 달러(약 1조1100억 원)의 비밀 은행계좌를 갖고 있으며 이를 봉쇄하는 것이 북한의 핵 개발을 중단시킬 주요 수단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일간지 워싱턴타임스는 미 정보 당국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김정은 일가가 스위스, 오스트리아, 룩셈부르크 등에 비밀계좌를 보유하고 있다고 2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이 신문은 또 북한이 세계 30여 개국에 총 140억 달러의 빚을 지고 있다고 전했다. 나라별로는 △일본 4억 달러 △스웨덴 3억3000만 달러 △독일 3억 달러 △이란 3억 달러 △ 태국 2억6000만 달러 △스위스 1억 달러 △이라크 5000만 달러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에 진 빚은 없다고 덧붙였다. 북한에 돈을 빌려 준 대부분의 국가는 부채 상환을 요구하고 있으나 중국, 러시아 등 북한의 우방은 부채 상환을 요구하지 않고 있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특히 “중국이 북한에 69억8000만 달러, 러시아가 11억 달러를 빌려 줬으며 이 돈의 대부분이 군사 및 기타 분야의 원조 용도로 쓰였다”고 보도했다. 워싱턴타임스는 미 재무부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북한의 대량살상무기(WMD) 개발을 막으려면 김정은 일가의 해외 비밀계좌를 추적해 봉쇄해야 한다”며 “특히 채권국들이 북한에 부채를 조속히 상환하라고 독촉하는 것이 북한의 미사일 및 핵 프로그램을 중단시킬 새로운 수단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러시아 하원(국가두마)이 고위 공직자의 외국 계좌 및 주식 보유를 금지하는 법안을 채택했다. 외국으로 거액의 자산을 빼돌리는 관행이 빈번한 러시아 공직자들의 악습을 철폐하기 위해서다. 이타르타스 통신은 24일 하원 표결에서 전체 의원 450명 중 443명이 찬성하는 압도적 표차로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보도했다. 법안은 상원 심의를 거쳐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서명하는 즉시 발효된다. 이 법안은 정부 고위 공직자, 상하원 의원, 중앙은행 이사급 인사, 지방정부 고위인사, 국영기업 간부 등이 외국에 은행 계좌를 갖거나 외국 정부나 기업이 발행한 국채 혹은 주식 등을 보유하는 것을 금지하고 있다. 공직자 본인은 물론이고 배우자와 미성년 자녀의 계좌 및 자산도 포함된다. 부동산은 법안 규제 대상에서 제외됐지만 보유 부동산의 명세와 매입자금 출처 등을 반드시 신고하도록 했다. 법안이 발효되면 러시아 고위 공직자는 취임 3개월 안에 보유 외국계좌를 폐쇄하고 주식을 처분해야 한다. 이를 어기면 면직 등 중징계를 받는다. 블라디미르 바실리예프 하원 부의장은 “이번 법안은 윤리적으로 매우 정당하고 반(反)부패 측면에서도 큰 의미가 있다”며 “공직자는 국가를 위해 일하고 그 대가로 월급을 받는 만큼 그 소득이 러시아 안에 남아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국정연설에서 “공직자 부패 척결과 경제의 대외 취약성 완화를 위해 러시아 자본의 국외 도피를 근절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올해 2월 중순 공무원이 외국에 은행 계좌를 갖거나 외국 주식과 증권을 보유할 수 없도록 하는 법안을 하원에 제출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한국 경제가 올해 1분기(1∼3월)에 전기 대비 0.9% 성장했다. 기대치를 웃도는 ‘깜짝 성장’이라는 게 경제계, 금융권의 반응. 하지만 지난해 4분기(10∼12월) 성장률이 워낙 낮았던 영향이 작지 않아 향후 경기의 향방을 섣불리 판단하긴 쉽지 않은 상황이다. 이 수치를 발표하면서 한국은행은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며 이달 초 기준금리 동결이 올바른 판단이었음을 넌지시 강조했다. 하지만 한은에 금리인하를 요구해온 정부는 같은 수치를 놓고 “경기회복의 신호탄으로 보기 어렵다”며 반박해 기준금리 인하를 놓고 진행돼온 한은과 정부의 신경전이 ‘2라운드’로 접어드는 분위기다. ○ 깜짝 성장 vs 착시효과 한은은 25일 1분기 실질 국내총생산(GDP) 속보치가 2012년 4분기보다 0.9% 증가했다고 밝혔다. 전기 대비 성장률로는 2011년 1분기(1.3%) 이후 24개월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김중수 한은 총재가 이달 11일 내놨던 1분기 성장률 전망치(0.8%)보다도 높다. 지난해 1분기 0.8%였던 전기 대비 성장률은 2분기(4∼6월) 0.3%, 3분기(7∼9월) 0%로 하락한 뒤 4분기에 0.3%로 소폭 반등했다. 이런 상황에서 올해 1분기 성장률이 0.9%로 뛰어오르자 이달 11일 ‘미약한 경기 회복세’를 근거로 금리를 동결해 정부와 충돌했던 한은은 체면을 세우게 됐다. 이날 한은은 민간소비의 침체에도 불구하고 건설 및 설비 투자와 수출이 호조를 보여 1분기 성장률이 좋아졌다고 설명했다. 부문별로는 1분기 민간소비가 전기 대비 0.3% 줄었지만, 건설투자는 경기 동탄2신도시 분양, 전력난에 따른 발전소 추가 건설 등으로 전기보다 2.5% 증가했다. 수출도 석유화학제품을 중심으로 전기 대비 3.2% 늘었고 설비투자 역시 전기보다 3.0% 증가했다. 한은은 전 분기 성장률이 낮은 데 따른 상대적 상승, 즉 ‘기저효과’가 있다는 점을 인정하면서도 경기 회복세에 대한 낙관론을 펼쳤다. 김영배 한은 경제통계국장은 “2분기 이후 성장률을 점치기 힘들지만, 올해 한국 경제가 점차 회복될 것이라는 한은의 기존 전망은 유효하다”고 말했다. ○ 정부와 한은의 신경전 2라운드 한은의 설명과 달리 정부는 “경기가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볼 수 없다”며 평가를 절하했다. 정부 관계자는 “1분기 성장률이 0.9%로 다소 높아졌어도 8개 분기 연속 0%대 성장률이 이어졌다는 점에선 달라진 게 없다”면서 “저성장 흐름을 끊으려면 추가경정예산 편성 등 한 가지 정책보다 기준금리 조정 등을 결합한 정책조합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같은 성장률이라도 전기 대비가 아닌 전년 동기 대비로 보면 정부 분석에도 설득력이 있다. 전년 동기 대비 올해 1분기 성장률은 1.5%로 2009년 3분기(1.0%) 이후 52개월 만에 가장 낮은 수준. 3%대 중후반으로 추산되는 잠재성장률을 여전히 밑돌고 있는 셈이다. 특히 향후 경제 성장의 동력이 될 설비투자가 전년 동기 대비로는 무려 11.5%나 줄었다. 글로벌 금융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18.1%)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이에 따라 설비투자의 성장기여도는 ―1.2%로 전체 성장률을 깎아먹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대외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한 현오석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한은에 대한 불편한 감정을 에둘러 표현했다. 그는 “현재 정부가 빠르게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한국 경제의 성장엔진이 꺼질 수도 있다”면서 “최근 국제통화기금(IMF)이 세계 경제와 한국 경제의 성장률 전망치를 잇달아 하향 조정했다”며 부정적인 경기진단의 수위를 더욱 높였다. 상당수의 전문가들은 한국 경제가 처한 대내외 현실을 고려할 때 한은과 정부의 신경전이 적절치 않다고 지적했다. 임진 한국금융연구원 연구위원은 “이런 분위기라면 양 측의 대립은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경기 회복세가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거시경제의 두 중심축이 감정싸움을 벌이는 건 어떤 식으로도 한국 경제에 도움이 안 된다”고 말했다. 김유영 기자 abc@donga.com}
미국 워싱턴 백악관에서 폭발이 발생해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다쳤다는 소식이 23일 유력 통신사인 AP통신의 트위터를 통해 전파되면서 미 전역이 잠시 일대 혼란에 빠졌다. 이날 오후 1시 7분경 AP통신 트위터에는 ‘속보: 백악관에서 두 건의 폭발이 발생해 오바마 대통령 부상’이라는 글이 올라왔다. 보스턴 마라톤 테러, 백악관과 의회에 배달된 독극물 편지, 알카에다의 캐나다 열차 테러 음모 등으로 테러 소식에 민감한 미 사회가 들끓었다. 이 글은 AP통신 트위터 200만여 명을 통해 순식간에 퍼졌다. 상승세를 나타내던 뉴욕 주식시장도 순식간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블룸버그통신은 잘못된 소식이 퍼지면서 약 2분 만에 1360억 달러(약 152조480억 원)가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의 시가총액에서 증발했다고 보도했다. AP통신은 소동 발생 33분 만인 오후 1시 40분경 이 글이 사실이 아니라고 발표했다. 제이 카니 백악관 대변인도 “이는 사실이 아니며 오바마 대통령은 안전하다”고 밝혔다. 한때 급락한 주식시장도 다시 상승세로 돌아섰다. 바샤르 알아사드 시리아 대통령을 지지하는 해커 집단 ‘시리아 전자 군대(SEA·The Syrian Electronic Army)’는 자신들이 이번 해킹을 저질렀다고 주장했다. SEA는 파급력이 큰 세계적인 언론사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잇달아 공격했다. SEA는 지난 주말 CBS의 간판 시사 프로그램인 ‘60분’의 트위터에 ‘단독: 테러가 미국을 강타했고 오바마는 뻔뻔하게도 알카에다와 한 편임’이라는 글을 올린 것도 자신들이라고 밝혔다. 이들은 2월에는 프랑스 AFP통신사의 트위터를 해킹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8일 사망한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사진)가 뒤늦게 유행을 선도하는 ‘잇 걸(it girl)’로 떠올랐다고 데일리메일 등 외신이 21일 보도했다. 그가 애용하던 영국의 고급 핸드백 브랜드 ‘로너’가 사망 이후 유명해지면서 매출이 급증했기 때문이다. 로너의 대변인은 “8일부터 19일까지 로너 핸드백의 매출이 53% 증가했다”며 “대처가 즐겨 들었던 검은색 벨리니 가방과 아다지오 가방이 특히 잘 팔리고 있다”고 밝혔다. 로너는 체코슬로바키아에서 영국으로 이민 온 샘 로너가 1941년 런던에서 세운 회사로 최고의 송아지 가죽을 사용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인건비 절감을 위해 대부분의 제품을 해외에서 생산하는 다른 가방 브랜드와 달리 영국 내에서 수공예로 제작하는 방식을 고수하고 있다. 1981년 왕실의 품질 보증인 로열 워런트를 받았다. 제품당 가격은 375∼800파운드(약 63만7550∼136만3200 원) 정도다. 1979년 최초의 여성 영국 총리가 된 대처는 1980년 당시 로너의 최고경영자(CEO)인 제럴드 보드머를 만나 로너 핸드백을 선물 받았다. 이후 그는 ‘정치적 연인’으로 불렸던 로널드 레이건 전 미국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등 중요한 이벤트가 있을 때마다 로너 핸드백을 들고 다니며 우아하고 세련된 여성 지도자의 이미지를 드러냈다. 로너 핸드백 또한 대처 전 총리를 그린 신문 만화에 매번 등장할 정도로 유명해졌다. 1985년 대처가 미 대통령의 별장인 캠프 데이비드에서 레이건 전 대통령을 만났을 때 지녔던 로너의 애스프레이 핸드백은 2011년 한 경매에서 무려 2만5000파운드에 낙찰되기도 했다. 대처 외에도 로너 핸드백을 애호하는 영국 유명인사가 많다. 엘리자베스 2세 여왕은 2011년 윌리엄 왕세손 결혼식에 로너 핸드백을 들고 참석했다. 찰스 왕세자의 부인인 카밀라 콘월 공작부인, 영화 ‘007’ 시리즈에서 제임스 본드의 상관인 ‘M’ 역할을 맡은 여배우 주디 덴치 등이 로너 마니아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21일 파라과이 대통령 선거에서 백만장자 기업가 출신의 오라시오 카르테스 후보(57)가 승리했다. 이에 따라 파라과이에서는 5년 만에 우파 정권이 재집권하게 됐다. 파라과이의 정권 교체는 ‘남미 좌파 지도자의 거두’ 차베스 전 대통령의 후광을 입고도 대선에서 간신히 승리한 니콜라스 마두로 베네수엘라 대통령 당선자의 선거 결과와 맞물려 좌파 정권이 대부분인 남미의 정치 지형에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보인다. 파라과이 연방선거법원은 21일 대선에서 중도 우파 콜로라도당의 카르테스 후보가 46.0%의 득표율로 36.9%에 그친 중도 성향의 자유당 에프라인 알레그레 후보를 누르고 대통령에 당선됐다고 밝혔다. 알레그레 후보는 법원 발표 직후 패배를 인정하고 카르테스 후보에게 축하 인사를 전했다. 1947년부터 2008년까지 무려 61년간 집권한 콜로라도당은 2008년 4월 대선에서 가톨릭 사제 출신의 중도좌파 페르난도 루고 후보에게 패해 정권을 내줬다 이번에 이를 되찾았다. 카르테스 후보는 8월 15일 대통령에 정식 취임한다. 1956년 수도 아순시온에서 태어난 카르테스는 파라과이의 유명 프로 축구단 리베르타드를 비롯해 26개 기업을 소유한 기업인이다. 2009년 콜로라도당에 입당하면서 정계에 진출했고 불과 4년 만에 대선 후보가 돼 집권에 성공했다. 카르테스 후보는 기업인 출신답게 주요 정책에서 우파 노선을 추구할 것으로 보인다. 그는 선거 과정에서 전체 인구 670만 명 중 40%가 절대 빈곤층인 파라과이의 경제 성장 및 빈곤 퇴치를 위해 공공 및 농업 부문에서 강력한 개혁을 단행하겠다고 강조했다. 다만 그에게 따라다니는 비리 전력이 향후 국정 운영의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다. 폭로전문 웹사이트 위키리크스가 2010년 1월 공개한 미국 국무부 외교문서에 따르면 그는 마약조직과의 거래 및 돈세탁에 연루됐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한편 파라과이에서 우파 정권이 재등장하고 베네수엘라에서도 좌파가 겨우 승리하면서 남미의 좌파벨트에 가해지는 심리적 압박이 가중될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베네수엘라와 파라과이 대선이 실시되기 전에는 남미 12개국 중 우파 정권이 집권한 나라가 콜롬비아와 칠레 밖에 없었다. 특히 에보 모랄레스 볼리비아 대통령, 라파엘 코레아 에콰도르 대통령 등은 석유 및 인프라 시설의 국유화, 대통령 연임제한 철폐, 저소득층 복지 확대 등 차베스의 정책을 그대로 받아들였으나 차베스의 사망 뒤 구심점을 잃은 상태다. 카르테스 대통령 당선자의 첫 번째 과제는 파라과이의 남미공동시장(메르코수르) 재가입이다. 당초 파라과이를 비롯해 아르헨티나 브라질 우루과이 베네수엘라 등 5개국이 회원이었다. 2012년 6월 쿠루과티 지역에서 경찰과 빈농의 대규모 충돌이 발생하자 우파가 장악한 파라과이 의회는 루고 당시 대통령에게 책임을 물어 탄핵했다. 루고 전 대통령은 물론 남미공동시장도 이를 의회 쿠데타로 규정해 파라과이의 회원국 자격을 이번 대선이 끝날 때까지 정지시킨 바 있다. 이번 대선을 계기로 대통령 탄핵 사태에 따른 혼란 및 남미공동시장 재가입 문제는 일단락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안토니오 파트리오타 브라질 외교장관은 “대선이 끝나면 파라과이가 남미공동시장으로 돌아올 수 있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2011년 말 미군 철수 이후 처음으로 20일 전국 지방선거를 치르는 이라크에서 연쇄 폭탄테러가 발생했다. 15일 수도 바그다드를 비롯한 북부 투즈 쿠르마투와 키르쿠크, 남부 나시리야 등 12개 지역에서 폭탄테러가 터져 55명이 숨지고 약 300명이 다쳤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이어 16일에도 바그다드 남동쪽 아지지야 마을 자동차 정비소 근처에서 차량 폭탄테러가 발생해 7명이 사망하고 20명이 부상했다. 바그다드 북부에서는 군 순찰차량을 노린 폭탄테러로 군인 2명이 숨지고 7명이 다쳤다. 바그다드에서는 15일에만 최소 30명이 사망하고 92명이 부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전 9시 바그다드 상업지구 카라다에 세워져 있던 차량 폭발이 시작이었다. 바그다드에서 북쪽으로 175km 떨어진 투즈 쿠르마투에서는 3건의 차량 폭발로 6명이 숨지고 67명이 다쳤다. 키르쿠크에서는 차량 6대가 동시에 폭발해 5명이 숨지고 44명이 부상했다. 타르미야에서도 무장괴한의 총격으로 경찰관 1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연쇄 테러를 자행했다는 단체는 아직 나타나지 않았다. 현지 경찰은 이라크 내 알카에다 연계조직 ‘이라크이슬람국가(ISI)’의 소행으로 보고 있다. ISI는 최근 시리아 반군의 주축인 알누스라 전선과 공조를 과시하며 세력을 확장하고 있다. 이라크에서는 20일 지방선거를 앞두고 지금까지 최소 10여 명의 입후보자가 목숨을 잃었다. 전문가들은 2011년 미군 철수 이후 시아파와 수니파의 갈등이 심화되면서 선거를 앞두고 테러가 빈번해진다고 보고 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베로니카의 탯줄을 직접 잘랐어요. 우리가 유일한 부모입니다.” “친모(親母)가 입양 사실을 제대로 알려주지 않았습니다. 누구도 내 딸과 나를 갈라놓지 못해요.” ‘기른 정’과 ‘낳은 정’ 중 무엇이 우선일까. 현대판 ‘솔로몬의 재판’으로 불리는 3세 여아 베로니카의 양육권 소송이 미국을 달구고 있다. 결혼하지 않은 친부모에게서 태어난 베로니카는 친부모 결별 후 친모의 선택으로 입양됐지만 뒤늦게 친권 소송을 제기한 친부와 살다가 이에 반발한 양부모가 다시 소송을 제기해 연방대법원의 판결을 기다리고 있다. 베로니카의 친부모인 더스텐 브라운과 크리스티나 말도나도는 2010년 1월 약혼한 상태로 아이를 가졌지만 브라운의 군복무 및 거주지를 놓고 줄곧 다퉜다. 2010년 5월 문자메시지로 브라운에게 약혼 취소를 선언한 말도나도는 한 달 후 또 문자를 보내 “양육비를 지급하거나 당장 친권을 포기하라”고 종용했다. 브라운은 친권을 포기했고 이라크로 떠났다. 말도나도는 임신에 어려움을 겪던 맷과 멜라니 카포비앙코 부부에게 재정 지원을 받고 입양을 결정했다. 하지만 2011년 귀국한 친부 브라운이 뒤늦게 친권을 주장하고 나서면서 문제가 발생했다. 브라운은 “말도나도가 입양 얘기를 해주지 않았다”며 “엄마가 아이를 키우지 않는다는 사실을 알았다면 절대 친권을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라며 소송을 냈다. 일반적으로 미국의 상당수 주(州)는 결혼하지 않은 상태에서 태어났으며 아버지가 이미 친권을 포기했을 때 양부모의 손을 들어준다. 문제는 베로니카의 몸에 1.2%의 인디언 피가 흐른다는 사실. 베로니카의 친모인 말도나도는 히스패닉이지만 친부 브라운은 체로키 인디언의 혈통을 지닌 백인이다. 과거 미국 정부는 서부개척 이후 인디언을 백인에게 동화시키기 위해 인디언 어린이를 부모에게서 강제로 뺏어와 백인 가정에서 자라게 했다. 이런 어두운 역사를 바로잡고 인디언의 정체성과 문화를 보존하기 위해 미 정부는 1978년 ‘인디언 어린이복지법’을 만들어 인디언 가족은 함께 살아야 한다고 결정한 바 있다. 브라운의 변호사는 이 법을 적극 이용했고 2011년 9월 양부모가 살고 있는 사우스캐롤라이나 주 대법원은 브라운의 손을 들어줬다. 판결 석 달 후인 2011년 12월 31일 브라운은 카포비앙코 부부로부터 베로니카를 넘겨받았고 이후 오클라호마 주 노와타에 있는 자신의 집에서 딸을 양육하고 있다. 딸을 잃은 카포비앙코 부부는 TV 프로그램에 출연해 “베로니카는 친모 배속에 있을 때부터 우리와 함께 지냈다”고 억울함을 호소한 뒤 연방 대법원에 상고했다. 반면 친부 브라운은 “부모와 자식은 함께 살아야 한다”고 항변했다. 연방대법원은 이번 주부터 재판을 시작한다. 인종, 결혼하지 않은 부모의 친권 범위 등 복잡한 문제가 뒤섞인 이 사건은 뜨거운 관심을 받고 있다. 인디언 혈통이 1.2%에 불과한 베로니카를 인디언으로 볼지, 결혼하지 않은 관계에서 태어난 아기에 대한 친부의 권리는 어디까지인지, 친모 말도나도가 친부 브라운에게 입양 사실을 고지하지 않고 문자메시지로 친권 포기 여부를 알려달라고 한 것이 타당한지 등이 주요 쟁점이 될 것으로 보인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지나친 교육비 부담과 가계 빚으로 한국 중산층의 절반 이상이 ‘적자 가구’로 전락했다. 이를 극복하려면 대기업들이 ‘삼성고’와 ‘LG고’ 같은 직업학교를 세워 대학에 가지 않아도 전문가로 대접받을 수 있는 길을 터줘야 한다. 서비스업을 육성해 질 좋은 일자리도 만들어야 한다.”글로벌 컨설팅사인 매킨지가 14일 이런 내용을 담은 ‘매킨지의 제2차 한국 보고서: 신성장 공식’을 내놨다. 외환위기 직후인 1998년에 1차 한국 보고서를 내놓은 뒤 15년 만에 한국 경제 전반을 분석해 내놓은 종합보고서다. 1차 보고서 때 국내 대기업들의 과도한 부채문제와 구조조정의 필요성을 지적했던 매킨지는 이번에 중산층의 위기를 집중 조명했다. ○ 빈곤한 중산층의 출현 보고서는 한국의 중산층 가구 비중이 67.5%(2010년 기준)로 1990년의 75.4%보다 7.9%포인트 감소했다는 점을 지적했다. 중산층이 감소한 원인으로는 과다한 교육비와 주택담보대출 부담이 꼽혔다. 1990년 15%였던 수입보다 지출이 많은 ‘중산층 적자 가구’는 2010년에 24.5%로 급등했다. 또 대출 원금 상환까지 감안한 중산층 적자 가구는 54.8%로 늘었다. 한국의 평균 집값이 연소득의 7.7배로 미국(3.3배), 영국(6.1배)보다 비싼데도 집을 소유하려는 경향이 크기 때문이다. 또 경제적으로 봤을 때 향후 대졸자가 고졸자보다 손해를 볼 정도로 교육비 부담이 큰 것으로 나타났다. 지금 네 살짜리 어린이가 성장 과정에서 투입되는 각종 교육비 등을 고려하면 이 아이가 대학을 졸업할 경우 58세 때 연봉은 지금 현재 가치로 1억4800만 원, 고교만 졸업할 경우엔 1억5700만 원으로 고교 졸업 쪽이 오히려 유리한 것으로 분석됐다. 대졸자는 사교육비가 많이 들 뿐 아니라 일을 늦게 시작하는 반면에 정년은 과거보다 짧아졌기 때문이다. ○ 기업은 돈 벌어도 가계는 가난해지는 구조 국내 대기업이 공장을 해외로 이전해 국내에서 창출한 일자리가 18%(1995년)에서 12%(2010년)로 감소한 점도 적자 가구의 비중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대기업 생산기지의 해외 이전은 세계적인 추세지만 대기업 일자리를 대체할 중소기업 생산성은 대기업의 27%에 불과할 정도로 낮다. 이 때문에 전체 고용의 88%나 담당하는 중소기업의 임금은 대기업의 50%에 그친다. 낙후된 서비스산업도 중산층의 발목을 잡고 있다. 서비스 부문 일자리가 전체의 70%를 웃돌지만 서비스 부문 임금은 제조업의 55%에 그친다. 부가가치가 낮은 음식점 등의 자영업자가 많은 탓에 서비스 부문의 생산성이 제조업의 40%밖에 안 된다는 것. ○ “서비스업 육성이 중산층 빈곤화 해법”보고서는 그동안 한국 경제를 지탱한 성장 모델이 유효하지 않다고 진단했다. 중견기업과 서비스업 육성을 통해 괜찮은 일자리를 만들어서 중산층의 빈곤화를 막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리처드 돕스 매킨지 글로벌연구소장은 “금융, 의료보건, 관광 등 성장 잠재력이 높은 서비스업을 적극 육성하고, 중소기업의 인수합병(M&A)을 활성화해서 존속 가망성이 없는 중소기업은 시장에서 빨리 탈출할 수 있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기업이 적극 참여해 사교육비를 줄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서동록 매킨지 파트너는 “대학에 진학하지 않아도 고졸자로서 기업에 정착해 전문가나 마이스터 학교의 교수 등 ‘세미 엘리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줘 사교육비를 줄여야 한다”며 “기업들도 맞춤형 인재를 육성하고 졸업 즉시 기업에 취업시키는 직업교육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유영 기자 abc@donga.com}

미국 폭스뉴스의 여기자가 취재원 공개를 거부한다는 이유로 구속될 위기에 처했다. 뉴욕타임스(NYT) 등은 폭스뉴스 기자 재너 윈터 씨(32·사진)가 지난해 7월 콜로라도 주 오로라에서 발생한 극장 총기난사사건을 취재한 뒤 기사에 인용한 취재원의 신원 공개를 거부해 구속될 가능성이 크다고 10일 보도했다. 윈터 씨는 오로라 총기난사사건 취재 과정에서 두 명의 수사관을 익명으로 인용해 범인인 제임스 홈스 씨(25)가 사건 발생 며칠 전 노트북에 대량 살상극을 벌이려는 계획을 세웠다고 보도했다. 홈스 씨의 변호인은 이 보도가 배심원에게 홈스 씨의 범행이 계획적이라는 선입견을 심어줄 수 있다며 수사관 공개를 법원에 요청했다. 콜로라도 법원은 지난주 윈터 씨에게 취재원의 신원을 밝히라고 요구하고 이를 거부하면 법정모독 등의 이유로 최대 6개월까지 수감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하지만 윈터 씨는 취재원 공개 요구는 명백한 언론자유의 탄압이라며 거부하고 있다. 윈터 씨가 구속되면 2005년 미 중앙정보국(CIA) 비밀요원의 신분을 누설한 소위 ‘리크게이트’로 취재원을 공개하라는 법원의 요구를 거부해 구속된 NYT의 주디스 밀러 기자 이후 또 다른 언론인 구속 사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밀러 씨는 자신의 트위터 등을 통해 “윈터 기자가 감옥에 가는 일을 막아야 한다”며 지지를 표시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산업통상자원부 △무역투자실장 권평오 △산업정책〃 이관섭 △산업기반〃 정만기 △통상교섭〃 우태희 ◇금융위원회 ▽과장급 △금융정책과장 이세훈 △금융시장분석〃 이동훈 △산업금융〃 김정각 △전자금융〃 전요섭 △자산운용〃 김진홍 △국제협력팀장 이태훈 △금융제도〃 손영채 △금융분쟁대응〃 이동엽 ◇기상청 △차장 조주영}
즉위 이후 무려 12명의 총리를 거친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87)이 윈스턴 처칠 이래 처음으로 마거릿 대처 전 총리(88)의 장례식에 참석하기로 했다. 그녀를 예우한 것이지만 과거 여왕과 대처의 관계는 매우 사무적이었고 때로는 껄끄러웠다고 미국 정치전문매체 데일리비스트가 8일 보도했다. 영국을 대표하는 두 여걸이 서로를 존경하긴 했지만 계급, 성장 환경, 기호의 차이가 낳은 간극을 좁히지 못했다는 것이다. 영국 총리는 매주 화요일 여왕과 독대하며 국사를 논의한다. 앤서니 이든, 해럴드 맥밀런 등 자신의 아버지뻘인 남성 총리와의 회동에 익숙했던 여왕은 상류사회 문화에 익숙하지 않은 데다 자신보다 불과 6개월 먼저 태어난 여성 총리를 불편해했다. 특히 영연방 전체의 단결과 화합, 왕실 의전을 중시한 여왕은 이에 관심이 없는 대처가 못마땅했다. 1986년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 정책으로 국제사회가 남아공에 대한 제재를 강화할 때 대처는 다른 영연방 국가와 마찬가지로 제재에 동참하라는 여왕의 요구를 거절했다. 남아공과의 교류가 영국 경제에 이익이라는 이유였지만 남아공에서 사업을 하던 아들 마크를 비호하기 위한 것이라는 구설이 끊이지 않았다. 이 정책에 항의한 상당수 영연방 국가가 그해 열렸던 영연방 체육대회에 불참하자 여왕은 내정에 간섭하지 않는다는 불문율을 깨고 자신의 시종을 통해 ‘대처의 정책이 분열을 낳았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언론이 대서특필하자 대처 또한 분노했다. 대처 사임 후 여왕은 “무슨 일이든 밀어붙이기만 하는 그녀가 불편했다”고 말했다. 대처도 여왕이 껄끄러웠다. 전기 작가 키티 켈리가 여왕 일가에 대해 쓴 책 ‘로열스’에는 여왕과의 독대 전후 대처가 항상 두통약을 찾았다는 내용이 있다. 특히 대처는 여왕이 매년 9월 자신을 왕실의 여름 별궁인 스코틀랜드 발모럴 성으로 초대해 주말을 같이 보내는 것을 싫어했다. 승마, 사격, 셔레이드(한 사람의 몸짓을 보고 해당 동작이 의미하는 말을 알아맞히는 놀이) 등 전형적인 귀족 행사로 보내는 주말이 평민 출신의 대처에게는 전혀 즐겁지 않았던 것. 발모럴 성에서 여왕이 평민 행세를 하며 접시를 직접 치우자 깜짝 놀란 대처가 그를 도우려 했다. 여왕은 “누가 저 여자 좀 자리에 앉으라고 해 줘요”라고 말했다. 대처는 발모럴행을 “총리 재임 중 가장 고통스러운 시간이자 일종의 고문이었다”고 호소했다. 둘의 관계를 다소 부드럽게 만들어준 사람은 대처의 남편 데니스 대처였다. 데니스는 의전을 중시했고 여왕의 모후와 잘 어울려 여왕을 흡족하게 했다고 데일리비스트는 보도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가 타계한 후 그의 신자유주의적 사회 경제 정책을 총칭하는 ‘대처리즘’에 대한 공과(功過) 논쟁이 한창이다. 효율성을 중시하면서 영국 경제를 침체에서 구해냈다는 찬사도 있지만, 복지 축소로 사회적 약자를 희생시키며 계층 간 빈부격차를 확대했다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영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 지도자들이 일제히 그의 죽음을 애도하고 있지만 각국 노동단체, 북아일랜드, 영국 북부 등에서는 반응이 싸늘하다. ‘제3의 길’을 주창한 영국의 유명 사회학자 앤서니 기든스가 ‘대처리즘은 모순된 이념의 총집합’이라고 평가한 것만큼이나 대처의 죽음에 대한 반응과 공과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엇갈리고 있다. 대처리즘의 골자는 통화량을 통제해 물가를 안정시키고 민영화와 정부 개입 축소로 작은 정부를 실현한다는 데 있다. 그가 국유화와 복지정책 확대 대신 민간의 자율을 중시하는 정책을 선택하지 않았다면 영국은 경제개혁에 성공할 수 없었을 공산이 크다. 그의 정책은 1976년 국제통화기금(IMF)으로부터 구제금융을 받을 정도로 어려웠던 영국 경제를 살렸다는 것이 일반적인 평가다. 집권 초기인 1980년 마이너스 2%에 머물렀던 영국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은 1988년 5.6%까지 올랐다. 1980년 16.8%나 됐던 소비자물가 상승률도 1988년 4.6%까지 떨어졌다. 아울러 포클랜드전쟁 승리, 유혈테러를 남발하던 아일랜드공화국군(IRA)에 대한 강경 대처로 영국의 자존심을 회복한 점은 그의 가장 큰 공으로 꼽힌다. 그는 미국의 추종국으로까지 인식되던 영국의 이미지를 바꾸고 원칙과 소신을 고수하는 지도자상을 보여줬다. 문제는 성장의 이면에 노동자의 큰 희생이 있었다는 점이다. 대처는 재임기간(1979∼1990년) 노동유연화를 골자로 한 다수의 법안을 통과시켰다. 1984년 노조와 협의 없이 20개 탄광을 폐쇄하고 약 2만 명의 광원을 해고한 것이 대표적이다. 이는 제조업 위주의 영국 북부 지역 경제를 침체시켰고 지역 및 계급 갈등도 격화시켰다. 심각해진 실업과 미래에 대한 불안 때문에 대처 집권 시절 10대를 보낸 세대들 중에는 술이나 담배에 의존하면서 정치에는 무관심한 사람이 많았다. 이들은 ‘대처 세대’ 혹은 ‘대처의 아이들’로 불렸다. 영국 탄광노조(NUM)는 8일 “대처리즘의 이익은 소수에게만 돌아갔다”며 “그의 죽음과 함께 대처의 정책도 함께 사라지기를 기대한다”고 비판했다. ‘빵과 장미’ ‘랜드 앤드 프리덤’ 등 노동자에 관한 영화를 주로 만들어 ‘블루칼라의 시인’으로 불리는 켄 로치 감독(77)은 “대처의 장례식을 민영화해서 경쟁 입찰에 부친 뒤 가장 싼 가격을 부른 자에게 넘기자. 그게 바로 그녀가 원했던 것”이라며 독설을 날렸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지난달 20일 영국 미러지는 런던의 한 공원 벤치에 가정부와 함께 앉아 있는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의 사진을 실었다. 8일 사망한 대처 전 총리가 대중 매체에 등장한 것은 이때가 마지막이었다. 대처 전 총리의 건강 이상설이 나온 것은 1990년대 말부터였다. 청력이 떨어져 토론회에서 중언부언하는 모습을 보였던 것. 그가 2001년 8월 신혼여행지였던 포르투갈 마데이라 섬에서 남편과 휴가를 보내던 중 뇌중풍(뇌졸중)으로 쓰러지면서 ‘철의 여인’ 대처 전 총리는 병마와 싸우기 시작했다. 이듬해에는 치매 증상까지 겹쳤다. 이때부터 의사의 권고로 예정된 연설을 모두 취소하는 등 사실상 모든 공식 일정을 접었다. 2003년 6월 52년간 함께한 남편 데니스 대처가 숨진 뒤 그의 건강은 크게 악화됐다. 가난한 식료품집 둘째 딸이었지만 귀족 출신이었던 남편의 정신적 재정적 지원이 없었다면 대처는 정치인으로서 성공하기 어려웠을 것이다. 대처는 “그 없인 지금의 나도 없다”고 말하곤 했다. 먼저 세상을 떠난 남편 때문에 그가 정신적으로 얼마나 큰 충격과 공허함을 느꼈는지는 미국 여배우 메릴 스트립이 주연한 영화 ‘철의 여인’(2012년 개봉)에서 잘 그려졌다. 말년의 대처는 거의 매일 남편의 환영에 시달리며 이미 세상을 떠난 남편과 대화하고 식탁에 나란히 앉아 이런저런 넋두리를 늘어놓기도 한다. 그의 딸 캐럴은 2008년 회고록에서 “치매에 남편에 대한 그리움까지 겹쳐 어머니는 종종 아버지가 숨졌다는 사실을 잊었다”고 적었다. 말년의 대처는 런던 남쪽 고급 주택가인 벨그레이비아에 위치한 4층짜리 집에서 살았다. 가정부 2명과 경호원 몇 명만이 그의 곁을 지켰다. 클래식 음악을 듣고 신문을 읽는 조용한 일상이 이어졌다. 이따금 총리 시절 스타일리스트 신시아 크로퍼드, 언론 담당 수석비서 버나드 잉엄, 에너지 장관의 부인 앨리슨 워크햄, 외교정책 자문 로드 파웰, 개인비서 마크 워싱턴 등 옛 친구들이 그를 찾았다. 지난해 크리스마스 때 비대해진 방광 수술을 받은 뒤에는 런던 시내 중심의 리츠 호텔에 머물다 이곳에서 사망했다. 호텔 측은 8일 ‘최고의 VIP 투숙객’이 고인이 되어 떠나자 뒷문에 조기를 걸어 애도했다.이설 기자 snow@donga.com}
CNN BBC 등 주요 외신은 8일 북한의 개성공단 폐쇄 움직임을 긴급 속보로 전하면서 북한이 이런 초강수를 둔 것은 ‘경제적 실익’보다 대외 강경책으로 인한 ‘체제 안정 효과’가 더 크다고 계산했기 때문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제사회의 강력한 제재로 정권 유지 자체를 장담할 수 없는 상황에 처한 김정은은 물론이고 개성공단에 별다른 이해관계가 없는 군부가 긴장을 고조하기 위해 공단 폐쇄를 주도하고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CNN은 김정은이 북한 내부, 특히 군부의 강력한 지지를 얻기 위해 강경 일변도의 정책을 펴고 있다고 분석했다. 미국 경제전문 방송 CNBC도 김정은이 자신의 체면을 지키기 위해 개성공단 폐쇄를 추진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정은 체제 유지를 위해 반드시 개성공단이 필요하다’는 한국 언론의 보도에 북한이 강한 불쾌감을 표시했다는 점이 이를 뒷받침한다고 덧붙였다. 하지만 북한 경제 상황이 점점 나빠지는 데다 북한에 대한 국제사회의 제재 강도는 갈수록 높아지는 상황에서 김정은이 올바른 선택을 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라고 덧붙였다. BBC 역시 개성공단 폐쇄, 핵실험 위협 등을 주도하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어리고 경험 없는 리더 김정은이 분명하다고 보도했다. 다만 개성공단 폐쇄로 당장 북한이 즉각적인 핵실험에 나설 가능성은 낮아 보인다고 덧붙였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한반도에서 핵전쟁이 일어나면 옛 소련의 체르노빌 원전 폭발 참사는 동화로 보일 만큼 그 피해가 엄청날 것”이라고 경고했다고 이타르타스 통신이 8일 보도했다. 독일 하노버 산업박람회에 참석한 푸틴 대통령은 이날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정상회담을 마친 뒤 가진 기자회견에서 “한반도의 긴장 고조가 러시아의 우려를 불러일으키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푸틴 대통령은 “한반도에는 분명히 위기가 있다. 긴장을 고조시켜서는 안 된다”며 “관련국 모두가 협상 테이블에 앉아 수년간 쌓여왔던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1986년 4월 26일 발생한 체르노빌 원전 사고는 원자로 폭발로 방출된 다량의 방사성 물질로 수많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고 원전 인근의 생태계를 송두리째 파괴한 대참사. 대기 중에 방출된 핵물질 규모는 제2차 세계대전 당시 일본 히로시마에 떨어진 원자폭탄의 400∼500배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국제신용평가사인 무디스는 북한의 영변 원자로 재가동 결정은 한국 국가신용등급 전망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고 8일 밝혔다.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무디스는 이날 보고서를 내고 북한의 플루토늄 생산 원자로 재가동 결정은 한반도 긴장 고조를 의미하며 북한의 공격적인 행동이 중대한 군사적 충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며 이같이 평가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마거릿 대처는 동서 냉전이 한창이던 1979년 영국 역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가 돼 11년간 영국을 통치한 ‘철(鐵)의 여인’이었다. 철의 여인이라는 별명은 옛 소련이 붙여준 것이다.대처는 가난한 식료품점 주인의 딸로 태어나 스스로 피나는 노력을 통해 최고의 권좌에 오른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정치인이다. 그는 1925년 영국 중부 시골마을 그랜섬에서 앨프리드 로버츠의 딸로 태어났다. 집안은 어려웠지만 유달리 총명했던 대처는 딸을 정치인으로 키우려 한 아버지의 전폭적인 지원 속에서 옥스퍼드대의 서머빌 칼리지를 졸업했고 1951년 귀족 출신의 데니스 대처와 결혼했다. 프러포즈를 하는 남편에게 “나는 찻잔이나 씻으면서 집에 있을 수는 없는 여자”라고 말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1953년 변호사가 된 대처는 1959년 보수당 하원의원으로 정계에 입문했다. 1975년 에드워드 히스를 물리치고 영국 최초의 여성 당수(보수당)로 뽑혔다. 이후 1979년 노동당의 캘러헌 내각이 의회에서 불신임 결의를 당하고 해산된 직후의 총선거에서 승리해 총리가 됐다. 대처 집권 이전인 1970년대 영국은 병(病)에 찌든 중환자였다. 당시 경제는 과도한 복지, 만성화된 파업, 높은 실업률, 무거운 세금, 겹겹이 쌓인 규제 등 이른바 ‘영국병’으로 신음했다. 보수적이고 전통을 중시하는 영국인이 첫 여성 총리를 선택한 것도 경제난에 넌더리가 났기 때문이다.그는 경제를 살리기 위해 강성 노조의 반발에 굴하지 않고 국영 산업의 대대적인 민영화를 단행했다. 특히 ‘아서왕’으로 불린 아서 스카길이 이끄는 석탄노조와 1년여 대치 끝에 항복을 받아냈다. 또 제조업 대신 서비스업을 국가 성장 기반으로 삼아 만성적인 ‘영국병’을 치유했다. 감세를 통해 일자리를 창출한 것은 물론이고 각종 금융규제를 과감히 제거함으로써 오늘날 런던을 세계 최고의 금융 도시로 만든 것도 그의 공이다. 이로 인해 이름에 ‘주의(-ism)’를 붙인 단어(‘대처리즘’)를 세계적으로 유행시킨 최초의 영국 정치인이 됐으며 대처리즘은 아직도 각국 언어 사전에 남아 있다.대외적으로는 1982년 포클랜드 전쟁에서 승리해 무너져 가던 대영제국의 자존심도 다시 세웠다. 1990년대 토니 블레어 전 총리는 노동당이면서도 대처의 정책을 광범위하게 계승해 ‘대처의 아들’로 불렸을 정도다. 대처가 ‘시대의 산물이 아니라 시대를 만든 인물’로 평가받는 이유다. 박근혜 대통령이 대처의 애국주의와 강력한 리더십에 큰 영감을 받았다는 건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대처는 1983년, 1987년 실시된 총선거에서 보수당이 승리해 3기를 연임함으로써 영국 사상 최장기 집권 총리가 되었다. 하지만 지나치게 자신의 여성성을 거부함으로써 여성 인권 향상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았다는 비판을 받았다. 대처 정부는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영국 역사에서 단 한 명의 여성 각료도 없었던 유일한 정권이었다.1990년 유럽 통합 반대 입장을 고수하다가 당 지도부의 반발을 사게 되어 자진 사임하였으며, 1991년 5월 정계를 은퇴하였다. 1992년 남작 작위(케스티븐의 대처 남작)를 받고 귀족회의인 상원의원으로 활동을 재개하였다. 2003년 남편이 사망한 뒤 은둔 생활을 해왔고 2008년에 딸에 의해 알츠하이머병에 걸린 사실이 세상에 처음 알려졌다. 1986년 5월 한국을 방문했다.하정민 기자·파리=이종훈 특파원 dew@donga.com}
‘인터뷰의 여왕’ 바버라 월터스(84)가 마이크를 내려놓는다. 뉴욕데일리뉴스 등 미국 언론은 ABC방송의 낮 시간 토크 쇼인 ‘더 뷰(The View)’를 진행하고 있는 월터스가 내년 5월 은퇴할 계획이라고 28일 보도했다. 52년째 현역으로 활약하며 ‘살아있는 전설’로 불리는 월터스는 미국 대통령과 부인은 물론 세계 각국의 수많은 국가 원수와 톱스타를 최초로 인터뷰한 방송인으로 유명하다. 1929년 미국 보스턴에서 태어난 월터스는 1951년 세라 로렌스 칼리지를 졸업하고 뉴욕으로 건너와 NBC방송의 자회사인 WNBT-TV에 취직했다. 처음 맡은 일은 단순한 보도자료 작성에 불과했지만 1961년부터 NBC방송의 간판 프로그램인 ‘투데이 쇼’의 공동 진행을 맡으면서 명성을 떨치기 시작했다. 월터스는 그 누구보다 많은 ‘사상 최초’ 기록을 보유한 방송인이다. 1974년 미국 최초의 여성 뉴스 앵커가 됐고, 1976년 ABC방송으로 이적하며 남녀 TV 앵커를 통틀어 최초로 연봉 100만 달러(약 11억 원)를 받았다. 특히 그녀는 37대 대통령인 리처드 닉슨부터 45대 대통령 버락 오바마까지 모든 미국 대통령 및 부인과 인터뷰를 한 유일한 인물이다. 이 밖에 피델 카스트로 전 쿠바 국가평의회 의장, 무함마드 안와르 엘 사다트 전 이집트 대통령,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보리스 옐친 전 러시아 대통령, 장쩌민(江澤民) 전 중국 국가주석,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 무아마르 카다피 전 리비아 국가원수, 사담 후세인 전 이라크 대통령, 이스라엘의 첫 여성 총리 골다 메이어, 엘리자베스 2세 영국 여왕의 남편 필립 공, 헨리 키신저 전 미국 국무장관 등 그녀가 진행한 굵직한 단독 인터뷰는 그녀를 명사 전문 인터뷰어로 자리매김하게 했다. 월터스는 자신에게 가장 깊은 인상을 남긴 인터뷰이로 카스트로를 꼽았다. 1975년부터 2년간 공을 들인 끝에 그녀는 1977년 5월 쿠바의 수도 아바나에서 당시까지 국내외 어떤 언론과도 인터뷰한 적이 없는 카스트로를 만났다. ‘피델 카스트로가 말하다’라는 제목으로 방영된 이 인터뷰는 세계적으로 엄청난 반향을 일으켰다. 일에서는 성공 가도를 달렸지만 월터스의 개인사는 불행했다. 세 번 이혼했고 입양한 딸은 마약 문제 등으로 그녀의 속을 썩였다. 2010년에는 심장 판막 수술로 7개월 동안 방송을 쉬어야 했고 올해 1월에는 오바마 대통령 취임 축하 파티에서 낙상 사고로 입원한 뒤 가까스로 토크쇼에 복귀했다. 월터스는 여든이 넘은 나이에도 젊은 감각을 지닌 방송인으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10월 ‘더 뷰’에 가수 싸이를 초청한 월터스는 싸이를 따라 말춤을 선보여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브릭스(BRICS) 개발은행을 만들어 국제금융시장에서 미국과 유럽에 맞서겠다”는 중국 브라질 인도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 5개국의 야심 찬 시도가 ‘절반의 성공’으로 일단락됐다. 27일 남아공 더반에서 폐막한 제5차 브릭스 정상회의에서 이들은 브릭스판 세계은행(WB)인 브릭스 개발은행 설립에 관해 합의를 도출하지 못했지만 대신 브릭스판 국제통화기금(IMF)인 ‘브릭스 긴급 기금’을 만들기로 했다. 브릭스 5개국 재무장관과 중앙은행 총재들은 이날 각국의 외환보유액에서 1000억 달러(약 110조 원)를 출자해 브릭스 국가가 금융위기에 빠졌을 때 IMF를 대신해 자금을 지원해줄 긴급기금을 조성하기로 했다. 세계 최대 외환보유국인 중국이 410억 달러를 내놓고, 인도 브라질 러시아 3개국이 각각 180억 달러, 남아공은 50억 달러를 출연해 1000억 달러를 만든다. IMF는 1945년 설립 당시 자본금 100억 달러로 출발했으며 2012년 9월 기준 자본금은 2380억 달러다. 하지만 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던 브릭스 개발은행 설립은 국가별 출연금, 운영 방식, 개발은행 사무국 위치 등에 대한 각국의 시각차가 너무 커 합의에 실패했다. 러시아 이타르타스통신에 따르면 러시아는 5개국이 각각 100억 달러를 출자해 자본금 500억 달러를 만들자고 주장한 반면에 나머지 4개국은 긴급기금과 마찬가지로 개발은행의 출연 금액 또한 나라별로 차등화해야 한다고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5개국은 ‘브릭스’라는 신조어에 묶여 있지만 경제 규모, 정치 체제 등에서 비슷한 점이 거의 없다. 중국의 외환보유액은 3조5490억 달러에 이르지만 남아공은 550억 달러로 중국의 1.5%에 불과하다. 국내총생산(GDP) 역시 중국은 7조9917억 달러에 달하지만 남아공은 중국의 5.3%에 불과한 4199억 달러다. 현실적으로 개발은행 설립 등을 중국이 주도할 수밖에 없지만 나머지 4개국은 중국이 좌지우지하는 것이 내심 불만이고, 중국 역시 혼자 모든 짐을 지는 일이 다소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다. 중국 상하이(上海) 소재 경영대학원(MBA)인 중국유럽국제공상학원(CEIBS)의 발라 라마사미 교수는 “브릭스 5개국은 동등한 파트너가 아니고 오직 중국만이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며 “현재 상태론 미국과 유럽에 대응하기에는 역부족”이라고 지적했다. 브릭스 정상회담에 앞서 블라미디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역시 브릭스 5개국을 사자(브라질) 코끼리(러시아) 버펄로(인도) 코뿔소(중국) 표범(남아공)에 비유하며 각국의 차이가 뚜렷하다는 뜻을 내비쳤다. 남아공 요하네스버그의 컨설팅 업체인 프런티어 어드바이저리의 마틴 데이비스 최고경영자(CEO)는 “자연에서 사자 코끼리 코뿔소가 연대하는 모습을 본 적이 있느냐”며 “브릭스 5개국은 매우 이질적이며 정치적인 공통점이 전혀 없다”고 말했다. 다만 개발은행 설립 실패에도 불구하고 개발도상국이 지난 50년간 미국과 유럽이 주도해온 국제금융 질서에 무조건 끌려가지 않겠다는 뜻을 천명한 것은 상당한 의미가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