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하기

경기 양주 레이크우드CC(파72)는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의 성지로 불린다. 로열골프장으로 불리던 1978년 국내 최초로 여자프로골프 선수 선발 경기가 열려 4명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이 가운데 한 명이 바로 강춘자 KLPGA 수석부회장이다. 여자프로골프가 첫발을 내디딘 지 40주년을 맞아 시즌 첫 KLPGA투어 메이저대회가 레이크우드CC에서 막을 올린다. 26일부터 나흘 동안 이곳에서 열리는 크리스 F&C KLPGA 챔피언십이 바로 그 무대다. 총상금 10억 원에 우승 상금은 2억 원이다. 메이저 퀸을 꿈꾸는 135명이 출전한 가운데 지난해 KLPGA투어를 평정한 이정은은 누구보다 의욕이 넘친다. 지난해 같은 코스에서 열린 OK저축은행 인비테이셔널에서 역대 KLPGA투어 18홀 최소타 기록인 12언더파 60타를 기록하며 우승까지 했기 때문이다. 앞서 개최된 시즌 5개 대회에서 우승을 신고하지 못한 이정은은 “메이저 대회라 코스 세팅이 어려울 것 같다. 지난해 좋은 성적을 냈지만 다 잊고 새로운 대회라 생각하고 목표를 재설정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내 의류 스폰서에서 주최하는 대회여서 다른 때보다 욕심이 나는 게 사실이다”라고 정상을 향한 야심을 드러냈다. 이정은은 지난 한 주 대회를 쉬며 컨디션 조절에 공을 들였다. 이번 시즌 우승 1회, 준우승 1회를 기록하며 상금 랭킹 선두에 나선 장하나도 주목된다. 개막전에서 정상에 오른 최혜진은 시즌 2승째를 노린다. 장하나와 최혜진은 대회마다 꾸준히 상위권에 이름을 올리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롯데렌터카여자오픈 챔피언 김지현과 이번 시즌 대상 포인트, 평균 타수 1위 오지현은 ‘지현 천하’라는 동상이몽을 꿈꾸고 있다. 특히 오지현은 5개 대회에 출전해 준우승 2회를 포함해 4차례나 톱10에 진입했다. 1번홀 갤러리 스탠드 앞에는 하이파이브 존을 설치해 출전 선수들이 팬들과 만날 수 있게 하며 경기 종료 후에는 사인 이벤트도 갖는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미국 로스앤젤레스(LA) 윌셔CC는 내년이면 개장 100주년을 맞는 유서 깊은 골프장이다. 페어웨이를 걷다 보면 영화의 본산 ‘할리우드’를 알리는 대형 글자도 보인다. 화려한 은막의 스타들로 빛나는 이곳이 박인비(30)에게는 세계 랭킹 1위 복귀 무대가 됐다. 23일 윌셔CC(파71)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LA오픈에서 박인비는 최종 합계 10언더파로 고진영과 함께 공동 2위를 기록했다. 시즌 2승이자 통산 20승은 놓쳤지만 이날 발표된 세계 랭킹에서 2015년 10월 이후 2년 6개월 만에 다시 맨 꼭대기 자리를 차지했다. 지난주 박인비는 랭킹 포인트 6.67점으로 3위였으며 1위는 펑산산(7.05점), 2위는 렉시 톰프슨(6.75점)이었다. 이번 대회에서 펑산산과 톰프슨이 나란히 공동 12위로 끝내며 대회마다 주어지는 랭킹 포인트 합계에서 박인비에게 추월을 허용했다. 박인비의 새로운 랭킹 포인트는 7.49점이며 2위 펑산산은 7.04점. 박인비는 “사실 세계 1위가 올해 목표는 아니었지만 좋은 플레이에 대한 선물 같아 너무 기분이 좋다”며 “격차가 별로 없어 매주 바뀔 수도 있다. 내 골프를 하는 데 집중하겠다”고 말했다. 허리, 손가락 부상 등으로 은퇴까지 고민하며 슬럼프를 겪던 박인비는 올 들어 6개 대회에서 우승 1회, 준우승 2회, 3위 1회 등으로 부활하며 상금 랭킹과 올해의 선수 1위에 나서며 부활했다. 박인비는 “휴식이 오히려 내가 지향하는 행복한 골프를 위한 재충전의 기회가 됐다”고 설명했다. 우승 트로피는 한때 세계 1위였던 에리야 쭈타누깐(23·태국)의 친언니 모리야 쭈타누깐(24)에게 돌아갔다. 12언더파를 기록한 모리야는 2013 LPGA투어 데뷔 후 156번째 도전 끝에 첫 승을 신고한 뒤 동생, 어머니와 포옹했다. 68년 역사의 LPGA투어에 자매 선수는 8명 있었다. 이 가운데 둘 다 우승을 경험한 경우는 2000년 2주 연속 정상에 오른 소렌스탐 자매(안니카, 샬로타) 이후 18년 만에 사상 두 번째로 나온 진기록이다. 투어 통산 7승을 거둔 동생 에리야는 공동 27위로 먼저 경기를 끝낸 뒤 언니를 따라다니며 응원을 하다 18번홀에선 모리야가 경기를 마치기도 전부터 눈물을 쏟았다. 에리야는 170cm, 73kg의 체구에서 나오는 장타를 앞세운 플레이가 강점이다. 키가 160cm 정도인 모리야는 정교한 쇼트게임과 퍼팅을 앞세워 올해 동생을 능가하는 성적을 거두고 있다. 두 선수의 매니지먼트는 한국인인 IMG 임만성 이사가 맡고 있다. 임 이사는 “둘 다 과거 소렌스탐의 멘털 코치 2명과 호흡을 맞추면서 자신감을 갖추게 됐다. 한국 음식과 한류 스타를 좋아하는 두 자매가 서로 경쟁하며 실력을 키우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인비와 모리야의 우승 대결은 그린에서 결판났다. 박인비는 나흘 동안 퍼팅 수가 123개로 모리야보다 10개가 많았다. 이번 대회 그린에는 새포아풀(Poa annua)이라는 잔디 종자를 심었다. 퍼팅의 달인이라는 박인비도 이 잔디 표면이 불규칙하고 브레이크가 심해 까다롭다고 여긴다. 궁합이 맞지 않는 잔디에 맞서 박인비는 예전에 쓰던 맬릿형(반달 모양) 퍼터를 들고 나오기도 했다. 박인비는 “공이 일정하게 구르지 않아 애를 먹었다”며 아쉬워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박지수(20)는 대학수학능력시험을 며칠 앞둔 수험생처럼 보였다. 마치 벼락치기라도 하듯 출국을 앞둔 지난 주말 운동에만 집중했다. 21일 휴가로 텅 빈 소속팀 KB스타즈의 천안체육관에서 웨이트트레이닝과 슈팅에 매달렸다. 22일 농구 선수 출신 아버지(박상관 씨)의 모교인 용인 명지대 체육관에서 땀을 쏟았다. “시즌 마치고 3주 넘게 쉬었어요. 빨리 몸을 만들어야 해요.” 박지수는 지난 며칠이 아득하게 느껴진다. 미국여자프로농구(WNBA) 드래프트에서 덜컥 지명된 게 13일 일이다. 자신을 선발한 라스베이거스 팀 훈련에 참가하기 위해 23일 미국으로 떠난다. “며칠간 얼떨떨했는데 이젠 짐을 싸다 보니 실감이 나요. 모든 게 처음이라 걱정도 앞서요. 그래도 어디 한번 부딪쳐 보려고요.” 라스베이거스 훈련 캠프는 29일 시작되지만 구단 측에선 빠른 적응을 위해 박지수를 조기 소집하며 항공권과 호텔, 차량 등을 제공하기로 했다. 그만큼 박지수에 대한 기대감이 커 보인다. 박지수의 1차 목표는 다음 달 17일 발표되는 12명 최종 엔트리 진입이다. 그 가능성에 대해 그는 “현재로선 50% 정도로 본다. 미국 가면 100%로 끌어올리기 위해 부딪쳐 보겠다”고 말했다. 양원준 한국여자농구연맹(WKBL) 사무총장은 “과거 김계령, 고아라 등이 WNBA 훈련 캠프에 참가한 적이 있지만 최종 로스터에 들지 못했다. 이들과 달리 박지수는 드래프트를 거치며 실력을 인정받았기에 선발 가능성은 높다”고 말했다. 193cm의 장신에 16세 때 처음 대표로 뽑힌 박지수는 “라스베이거스 구단 측에서 적극적인 포스트 플레이와 득점력을 원한다고 들었다. 어떤 역할이든 소화하겠다”고 말했다. 이번 시즌 WKBL에서 박지수는 외국인 선수와 국내 선수를 합쳐 리바운드 2위(12.9개)에 올랐으며 블록슛은 전체 1위(2.5개), 득점은 14.2점으로 10위였다. 최근 국내에서 뛰는 WNBA 출신 선수들이 식스맨 수준인 걸 감안하면 경쟁력이 충분히 있어 보인다. 지난주 일본 도쿄의 한 병원에서 무릎, 발목 등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검사 결과를 들어 장도를 향한 발걸음이 가볍기만 하다. 커다란 이민 가방 몇 개를 갖고 간다는 박지수에게 꼭 챙길 아이템이 뭔지를 물었다. “우선은 책입니다. 영어 회화나 단어 위주요. 그 다음은 밑반찬 같은 먹을거리예요. 같이 가는 엄마는 외국 음식을 잘 드시지 못하거든요.” 어머니부터 챙긴 박지수는 “전 동남아나 유럽 등 어딜 가든 현지 음식과 궁합이 잘 맞는다. 대표팀에서 인도 대회에 나갔을 때 커리와 난이 정말 맛있었다”며 웃었다. 박지수는 평소 틈틈이 영어 공부를 하며 새로운 무대를 꿈꿔 왔다고 했다. 중학교 영어 교사로 일하는 고모의 조언도 꾸준히 받았다. 박지수의 인스타그램에는 태극기를 두 팔로 떠받드는 듯한 사진이 있다. 대표팀 시절 진천선수촌에서 찍은 것이다. “국제 경쟁력이 살아나야 침체된 한국 여자농구 인기도 다시 올라간다고 들었어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을 즐기고 싶어요.” 한국 여자농구의 대들보는 자신의 어깨를 누르는 부담까지도 감당할 자신감이 넘쳐 보였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 6차전이 끝난 18일 잠실학생체육관 DB 라커룸에는 예상치 못한 방문객이 등장했다. SK 최태원 회장이었다. 이날 경기를 지켜본 최 회장은 SK 우승이 확정된 뒤 DB 라커룸을 찾고 싶다는 의견을 전했다. DB에서도 흔쾌히 OK 하면서 방문이 성사됐다. 최 회장은 DB 이상범 감독, 이번 시즌을 끝으로 은퇴하는 김주성 등과 악수하며 덕담을 건넸다. 최 회장은 김주성에게 “내가 예전에는 TG(DB의 전신) 팬으로 응원하기도 했는데 어째 이번엔 이렇게 됐다”고 말했다. 김주성은 “갑자기 들어오셔서 놀랐다. 승패를 떠나 멋진 추억이 됐다”고 말했다. 최 회장의 SK 농구 관전은 2000년 챔피언결정전 이후 18년 만이다. 당시 SK는 현대를 꺾고 창단 후 첫 정상에 올랐다. 그 후 SK는 오랜 무관의 세월을 뚫고 다시 최 회장이 지켜보는 앞에서 두 번째 트로피를 안았다. 당초 예정에 없던 농구 관람에 나선 최 회장은 우승 후 선수단과 그랜드워커힐호텔 연회장에서 축하 파티를 가졌다. 밤 12시 무렵까지 행사장에 머문 최 회장은 양주 샴페인 맥주 등을 돌리며 선수들과 일일이 사진을 찍기도 했다. SK 전희철 코치는 “‘좋은 기억은 오랫동안 머릿속에 남겨둬야 한다. 그래야 앞으로도 더 나아갈 수 있다’는 회장님 말씀이 기억에 남는다”고 전했다. 신일고 시절 농구를 즐긴 최 회장은 수준급 테니스 실력을 갖고 있는 등 스포츠 마니아로 유명하다. SK그룹은 핸드볼, 펜싱 등의 회장사를 맡아 아마추어 비인기 종목 육성도 거들고 있으며 주니어 골프 육성에도 관심이 많다. SK 스포츠단 관계자는 “농구단 우승으로 회사 분위기가 되살아난 것 같다. 전사적인 환영 행사가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SK 선수단은 조만간 하와이로 부부 동반 여행을 떠날 계획이다. SK는 프로야구팀도 2위를 달리고 있어 동반 우승의 희망을 키우게 됐다. 2연승 후 4연패로 우승 문턱을 넘지 못한 DB는 경기 후 연고지 원주로 이동했다. 숙소에서 이 감독은 김주성 등 선수들과 맥주잔을 기울이며 시즌 마감의 아쉬움을 달랬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가 19일 경기 포천시 대유 몽베르CC(파72)에서 개막하는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을 시작으로 2018시즌을 시작한다. 올해 코리안투어는 17개 대회를 치르며 총상금 규모는 141억 원이다. 이번 시즌에는 지난해까지 2년 연속 코리안투어를 지배한 최진호가 유러피언투어에 진출한 뒤 새로운 최강 자리를 차지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올해로 14회째를 맞은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은 2015년 우승자 허인회와 지난해 타이틀을 차지한 맹동섭에게 관심이 집중된다. 이 대회는 2008년부터 2회 이상 우승자를 허락하지 않으며 해마다 새 얼굴의 챔피언이 등장했다. 국군체육부대 시절 이 대회 우승 트로피를 안은 뒤 거수 경례를 했던 허인회는 ”지난해 개인 사정으로 출전을 못해 아쉬웠다. 올해는 코스가 짧아진 홀이 몇 군데 있어 더 공격적으로 쳐야 한다. 최종합계 15언더파 정도를 우승 스코어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대회 2연패를 노리는 맹동섭은 ”지난해 군 제대 후 처음 출전해 우승했던 좋은 기억이 있다. 동계 훈련도 열심히 한 만큼 타이틀 방어에 성공한 뒤 시즌 2승, 3승 이상의 성과를 거두겠다“고 다짐했다. 지난해 1승씩을 올린 이정환과 이형준도 주목받는다. 2014년 아시아경기 단체전 은메달리스트 염은호는 코리안투어 데뷔전에 나선다. 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여자농구의 대들보 박지수(20·193cm·사진)가 미국여자프로농구(WNBA)를 향한 본격적인 도전에 나선다. 박지수는 소속팀 KB스타즈의 지원 속에 WNBA 라스베이거스 트레이닝캠프 참가를 위해 다음 주초 미국으로 출국한다. KB스타즈는 18일 “한국 여자농구 위상 강화와 선수 개인의 발전을 위해 박지수의 도전에 힘을 실어주기로 했다”고 밝혔다. 13일 WNBA 신인드래프트에서 전체 17순위로 미네소타에 지명된 박지수는 곧바로 라스베이거스로 트레이드됐다. 라스베이거스에는 2002년 KB스타즈에서 뛰었던 외국인 센터 켈리 슈마허가 코치로 있어 박지수가 낯선 환경에 적응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박지수는 29일부터 라스베이거스 팀 훈련 스케줄을 소화하며 중국 대표팀, 댈러스를 상대로 두 차례 시범경기에 참가한다. 박지수가 5월 18일 발표될 최종 엔트리 12명에 포함될 경우 5월 19일 개막하는 WNBA 정규시즌에 나서게 된다. 한국 선수 최초로 WNBA에 진출해 시애틀에서 뛰었던 정선민 신한은행 코치는 “WNBA에서는 1분을 뛰기 위한 경쟁도 치열하다. 그런 선수들과 부딪치면서 부족한 점을 채우고, 정신적으로나 기술적으로 성장하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라고 말했다. 한국여자프로농구(WKBL) 신인상 출신인 박지수는 이번 시즌 14.2득점, 12.9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박지수의 아버지는 농구 대표 센터 출신인 박상관 전 명지대 감독이며 어머니는 배구 청소년 대표로 뛴 이수경 씨다. 오빠 박준혁은 프로배구 현대캐피탈에서 뛰고 있다. 몸 상태를 체크하기 위해 18일 1박 2일 일정으로 일본 도쿄로 떠난 박지수는 “주위 상황이 빠르게 돌아가 새로운 도전을 하고 있다는 게 더욱 실감난다. 내 꿈을 향해 후회 없이 부딪쳐 보겠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문경은 SK 감독(47)은 프로농구 정규리그 막판이던 2월 오른쪽 팔꿈치에 극심한 통증을 느꼈다. 경기 성남의 구단 지정병원에서 바람만 불어도 아프다는 통풍 진단을 받았다. 며칠 후 전희철 SK 코치(45)가 오른쪽 발에 비슷한 증세를 겪었다. 역시 통풍이었다. 선수와 지도자로 12년 동안 SK에서 붙어 다니다 보니 같은 병까지 얻었다. 가족보다 더 오랜 시간을 보내는 문 감독과 전 코치는 이제 강산이 한 번 변하고도 남을 세월 동안 그토록 기다린 순간에 바짝 다가섰다. SK는 DB와의 챔피언결정전에서 2패 후 3연승을 달려 정상 등극에 1승만을 남겼다. SK가 마지막으로 우승한 건 2000년이다. 문 감독은 삼성 선수 시절인 2001년 정상에 섰다. 전 코치는 동양에서 뛰던 2002년 우승 반지를 끼었다. 팀으로나 개인으로나 해묵은 무관의 한을 풀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문 감독과 전 코치는 1990년대 최고 인기를 누린 농구대잔치 ‘오빠부대’ 스타 출신. 둘은 연세대(문 감독)와 고려대(전 코치) 라이벌 구도의 중심에 섰었다. 2006년부터 SK에서 함께 뛰다 2011년 문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뒤 전 코치가 보좌하며 계속 인연을 지키고 있다. 초중고교가 모두 다르고 맞수로 유명한 연세대와 고려대 간판 출신 지도자가 한 배를 탄 건 이례적인 조합이다. 둘은 집도 걸어서 5분 거리인 이웃사촌이다. 문 감독이 푸근한 맏형 이미지를 지녔다면 전 코치는 선수들의 투지를 강조하는 악역을 자처할 때가 많다. 문 감독은 “전 코치가 중학교 때 잘한다고 소문이 자자해 일부러 보러 가기도 했다. 청소년대표부터 따지면 30년 넘게 가깝게 지낸다. 늘 믿고 상의하는 동반자 관계다”라고 말했다. 문 감독은 또 “챔프전 2연패에 빠진 뒤 3차전 전반에 20점 차까지 뒤졌을 때는 암담했다. 하지만 그 경기를 이긴 뒤 팀이 완전히 살아났다. 전 코치를 비롯한 스태프들이 수비 전술 변화 등 다양한 의견을 낸 것도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문 감독과 전 코치는 2013년 처음 챔프전에 올라 유재학 감독이 이끄는 현대모비스에 4전 전패라는 수모를 안았다. 전 코치는 “선수 때 큰 경기 경험이 많았지만 지도자로서는 달랐다. 입이 바짝바짝 마르고 머리가 하얗게 됐다. 시행착오 속에서 배울 수 있었다. 요즘 감독님은 위기가 닥쳐도 태연한 모습을 지킨다”며 웃었다. SK는 호화 멤버에도 모래알 같다는 평가가 많았다. 문 감독과 전 코치가 중심을 잡으면서 김선형, 김민수, 최부경 등 고참들과 최준용, 안영준 등 신예들이 끈끈한 조직력을 갖게 됐다. 18일 잠실 안방에서 6차전을 치르는 문 감독은 “장갑 벗을 때까지 모른다. DB도 저력이 있다. 선수와 구단에 끝까지 방심하지 말라고 했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18번홀(파4)에서 2m 버디 퍼팅을 놓친 김시우(23·CJ대한통운)는 허리를 기역자로 구부리며 안타까워했다. 이 퍼팅이 들어갔더라면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연장 끝에 패한 그는 돌아가고 싶은 장면이 있다면 언제인가라는 질문에 “마지막 퍼팅”이라고 말했다. 김시우가 퍼팅 난조로 품 안에 들어온 우승을 날려 버렸다. 김시우는 16일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버타운 골프 링크스(파71)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투어 RBC 헤리티지에서 최종 합계 12언더파로 일본의 고다이라 사토시(29·일본)와 동 타로 공동 선두를 기록했다. 1, 2차 연장전에서 팽팽히 맞선 뒤 17번홀(파3)에서 열린 3차 연장에서 희비가 교차했다. 고다이라가 7.5m 버디 퍼팅을 성공시킨 반면 김시우의 6m 버디 퍼팅은 홀을 빗나갔다. 경기 한때 2타 차 선두에 나섰던 김시우는 후반 들어 약점인 퍼팅에 발목을 잡혔다. 15∼18번홀에서 4개 홀 연속 2.5m 미만의 퍼팅을 놓치며 2타를 잃었다. 전반 13개였던 퍼팅 수는 후반 18개까지 치솟았다. 김시우는 “선두여서 너무 방어적인 플레이를 했다. 강한 바람에 그린이 느려졌다. 퍼팅을 넣으려고 하지 않고 붙이려고만 하다 보니 실수가 나왔다”고 말했다. 김형주 해설위원은 “까다로운 라이였다. 퍼팅 자신감이 떨어진 데다 추격을 의식하면서 머릿속이 더 복잡해졌을 것이다”며 “낙담하지 말고 내리막, 오르막, 옆 라이 등 다양한 상황에서 퍼팅 연습을 하는 게 좋다”고 분석했다. 이번 시즌 PGA투어에서 김시우가 1.2∼2.4m 거리의 퍼팅 성공률은 63.1%로 173위다. 퍼팅 보완이 시급한 김시우는 올해 마스터스에서 우승한 패트릭 리드의 대학 시절 스승인 조시 그레고리 코치를 영입했다. 준우승으로 72만3600달러(약 7억7000만 원)를 받은 김시우는 상금 랭킹 46위에서 28위로 점프했다. 세계 랭킹도 51위에서 39위가 됐다. PGA투어 초청 선수로 시즌 6번째 도전 끝에 첫 우승을 차지한 고다이라는 일본 선수로는 5번째 PGA투어 챔피언이 됐다. 고다이라는 “3차 연장전에서 김시우가 먼저 7번 아이언으로 티샷한 것을 보고 8번 아이언을 잡은 것도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 김시우 4라운드 막판 퍼팅 상황15번홀(파5) 1.2m 파퍼팅 실패 보기16번홀(파4) 2.4m 버디퍼팅 실패 파17번홀(파3) 1.8m 파퍼팅 실패 보기18번홀(파4) 2m 버디퍼팅 실패 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1960년대 아시아의 거포로 이름을 날린 김응용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장은 “요즘 선수 생활 했으면 재벌 됐을지 모른다”는 농담을 자주 한다. 천정부지로 치솟은 프로야구 선수 몸값을 빗댄 것이다. 한국 여자농구의 새로운 기대주 박지현(18·숭의여고3)은 거꾸로 ‘옛날에 태어났더라면’ 하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과거 여자 농구는 화려한 국제대회 성적을 기반으로 큰 인기를 누리며 국내 스포츠에서 처음으로 ‘스카우트 전쟁’이란 단어까지 탄생시켰다. 1967년 체코 세계선수권대회 준우승 주역으로 국민적 인기를 모았던 박신자는 1959년 숙명여고 졸업 당시 뜨거운 러브콜을 받았다. 상업은행은 박신자 측에 저리 대출 제안까지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농구 원로는 “예금 금리가 20∼30% 하던 시절이었다. 싸게 돈을 빌려 다른 식으로 융통하면 재테크가 가능했다”고 설명했다. 농업은행(현 NH농협은행)은 박신자를 놓치면서 팀 창단을 포기하기도 했다. 1970년대는 박찬숙의 시대였다. 장신(190cm) 센터 박찬숙을 지명하기 위해 실업, 금융 13개 팀이 경쟁했다. 팀들끼리의 담합 논란과 보이콧 사태까지 일으켰다. 박찬숙 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동방생명(현 삼성생명)에서 백지수표를 제시하기도 했으나 ‘부모님이 돈이 전부가 아니다’라며 거절했다. 결국 태평양화학이 코오롱을 제치고 지명권을 행사하게 돼 서울 성북구 종암동의 화장품 대리점과 현금 등 억대 조건으로 입단했다”고 회고했다. 1978년 박찬숙이 합류한 태평양은 무적함대로 이름을 날렸다. 1980년대 성정아는 동방생명, 태평양화학, 신생 현대의 스카우트 3파전에 휩싸였다. 팀마다 현금, 부동산, 체육관 건립(현대) 등 억대가 넘는 조건을 내걸며 과열 양상을 보이자 체육부가 진상조사까지 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성정아가 중학생일 때부터 관심을 보인 태평양은 강남 아파트와 화장품 대리점을 지원하며 공을 들였다. 하지만 최종 선택은 선수 본인이 원했던 동방생명이었다. 동방생명은 태평양에서 지급한 스카우트 비용을 모두 물어주는 등 현금 2억 원 내외의 파격적인 조건으로 계약을 성사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1990년대를 지배한 정은순은 중학교 시절부터 자신에게 월 10만 원의 급식비를 지원하며 인연을 맺은 삼성생명에 1억5000만 원을 받고 입단했다. 유영주는 한국화장품에서 받은 1억 원을 되돌려준 뒤 SKC와 2억 원에 계약했다. 컴퓨터 가드 전주원은 1991년 현대로 진로를 결정한 후 계약금 2억 원, 학교(선일여고) 지원금 2000만 원에 사인했다. 1998년 한국여자프로농구(WKBL) 출범 후 샐러리캡(연봉 총액 상한선) 등에 묶여 ‘부르는 게 값’이 되던 시절은 옛일이 됐다. 지난 시즌 WKBL에 데뷔한 특급 센터 박지수(KB스타즈)의 연봉은 역대 신인 최고인 6000만 원(인센티브 별도)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3쿼터 종료 9분 20초를 남기고 러셀 웨스트브룩(오클라호마시티)은 몸을 날려 리바운드를 낚아냈다. 12일 홈에서 열린 멤피스와의 정규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 미국프로농구(NBA) 새로운 역사가 탄생한 순간이었다. 이날 경기에서 16번째 리바운드를 기록하며 웨스트브룩은 사상 처음으로 시즌 평균 트리플더블을 두 번 이상 기록한 주인공이 됐다. 웨스트브룩은 “이런 축복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드린다. 믿을 수 없을 만큼 훌륭한 동료들과 코칭스태프, 구단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라고 말했다. 이 경기에서 웨스트브룩의 최종 기록은 6득점. 20리바운드 18어시스트. 이로써 그는 이번 시즌을 평균 25.4득점 10.1리바운드, 10.3어시스트로 마쳤다. 지난 시즌 평균 31.6득점, 10.7리바운드, 10.4어시스트를 기록해 1962년 오스카 로버트슨(30.8득점, 12.5리바운드, 11.4어시스트)이 작성한 시즌 평균 트리플더블을 56년 만에 다시 달성한 데 이어 2년 연속 대기록을 세웠다. 시즌 2경기를 남기고 웨스트브룩은 시즌 평균 트리플더블에서 리바운드 34개가 부족했다. 시즌 평균 10리바운드를 기록하던 그로서는 쉽지 않은 과제였다. 하지만 10일 마이애미와의 경기에서 18개의 리바운드를 잡은 뒤 마지막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빌리 도노번 오클라호마시티 감독은 “한 번도 대단한데 2년 연속이라니. 그가 얼마나 위대한 선수인지를 보여주는 업적”이라고 평가했다. 137-123으로 이긴 오클라호마시티는 서부 콘퍼런스 4위를 차지해 플레이오프 1회전에서 5위 유타와 맞붙는다. 미네소타는 덴버와의 ‘단두대 매치’에서 승리로 장식하며 2004년 이후 14년 만에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감격을 누렸다. 미네소타는 전날까지 덴버와 46승 35패로 동률을 이루고 있었다. 이날 맞대결에서 이기는 팀이 마지막 한 장 남은 포스트시즌 진출 티켓을 차지하는 단판 승부에서 미네소타는 48분 정규 경기로는 부족해 5분 연장 접전까지 치른 끝에 112-106으로 이겼다. 미네소타 지미 버틀러는 31점을 터뜨렸고 칼 앤서니 타운스는 26점을 보탰다. 서부 콘퍼런스 8위 미네소타의 플레이오프 첫판 상대는 최강 휴스턴이다. 미네소타는 이번 정규 리그에서 휴스턴에 4전 전패를 당했다. 미네소타는 지난 시즌까지 13년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이는 NBA에서 지난 시즌까지 진행됐던 최다 시즌 연속 플레이오프 진출 실패 기록이었다. 덴버는 이날 경기 전까지 6연승을 달렸지만 미네소타 벽에 막혀 지난 시즌에 이어 2년 연속 서부 콘퍼런스 9위로 플레이오프 진출이 좌절됐다. NBA 플레이오프는 15일 시작된다. 동부 콘퍼런스 1위 토론토는 8위 워싱턴을 상대한다.김종석기자 kjs0123@donga.com}

하프라인 부근에서 드리블을 시작한 SK 김선형(사진)은 DB 수비수 4명을 이리저리 따돌렸다. 골대 오른쪽까지 15m 가까이 내달린 뒤 상대 수비 너머로 던진 볼은 높은 포물선을 그리다 림에 빨려들어갔다. 김선형의 원맨쇼로 SK는 경기 종료 3초 전 2점 차로 달아났다. 벼랑 끝으로 내몰린 SK가 기사회생한 순간이었다. SK는 12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챔피언결정전(7전 4선승제) 3차전에서 2쿼터 한때 20점 차까지 뒤진 열세를 딛고 김선형의 막판 활약에 힘입어 연장 끝에 101-99로 이겼다. 원주 방문경기에서 2연패에 빠진 SK는 1승 2패로 분위기 반전에 성공했다. 김선형은 경기 전날 숙소 사우나에서 SK 문경은 감독과 알몸 미팅을 가졌다. 선발로 출전한 1, 2차전과 달리 3차전에선 교체 멤버로 투입하겠다는 게 문 감독의 통보였다. SK 간판가드 김선형은 정규리그에 오른쪽 발목을 다쳐 45경기를 결장했다. 그 후유증으로 플레이오프 들어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다. 문 감독은 “선형이를 아꼈다 4쿼터 승부처에서 해결사로 활용할 의도였다”고 밝혔다. 1, 2차전 평균 9점을 기록한 김선형은 이날 4쿼터에만 팀이 올린 22점 가운데 11점을 책임졌고, 연장전에서도 4점을 보탰다. 15득점, 4가로채기를 기록한 김선형과 문 감독은 챔프전 6연패 끝에 첫 승을 맛봤다. 김선형은 “정말 짜릿한 승리였다. 마지막 공격은 내가 끝낸다는 생각으로 덤벼들었다. 감독님이 체력 안배를 해준 덕분에 4쿼터 속공이 살아나 리듬을 탈 수 있었다”고 말했다. 5653명 관중이 일제히 “김선형”을 연호한 데 대해 그는 “선수가 포기하지 않으면 팬들도 포기하지 않는다고 여겼다. 응원이 큰 힘이 됐다”고 고마워했다. 문 감독은 “20점 뒤진 경기를 이겼기 때문에 선수들이 큰 자신감을 얻을 것 같다. 2승 2패로 균형을 맞추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3-2 지역 방어를 변형한 SK의 드롭존 수비도 역전승의 발판이 됐다. 역대 챔프전에서 초반 3연승한 팀이 우승을 못 한 경우는 없다. 이날 이겼더라면 우승 확률 100%의 상황에 들어갈 수 있었던 DB는 디온테 버튼이 연장전에서 팀이 올린 10점을 홀로 책임진 것을 포함해 25점을 넣었지만 평균 38.5점을 기록한 1, 2차전 때보단 파괴력이 떨어졌다. 로드 벤슨(13득점 9리바운드)이 3쿼터 중반 4번째 반칙을 하며 높이의 강점도 사라졌다. 이상범 DB 감독은 “주전들의 파울 트러블로 수비를 제대로 할 수 없었다. 마지막 공격은 내 작전 미스였다”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DB는 종료 3초 전 시작한 공격에서 손발이 제대로 맞지 않아 슈팅도 못 했다. 4차전은 14일 오후 2시 30분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이번 시즌 프로농구 챔피언결정전은 ‘버튼 시리즈’라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DB 디온테 버튼은 원주 홈에서 열린 SK와의 1, 2차전에서 평균 38.5점을 퍼부으며 2연승을 이끌었다. 챔프전에서 2경기 연속 35점 이상을 돌파한 선수는 1997년 프로농구 출범 후 처음이다. 정규리그에서 평균 23.5점을 넣은 버튼은 KGC와의 4강 플레이오프에서는 평균 22.7점을 터뜨렸다. 이런 자료를 살펴보면 SK의 평소 약점인 허술한 수비가 DB를 맞아 더 많은 허점을 드러냈다는 분석도 나온다. 현대모비스 유재학 감독은 “SK가 버튼 수비의 맥을 못 잡고 있다. 국내 선수들에게 맡겨선 안 된다”고 말했다. SK는 2차전에선 버튼 봉쇄를 위해 외곽에서부터 두 명의 선수를 밀착 마크시켰으나 오히려 DB 다른 선수들에게 득점 기회를 주는 빌미가 됐다. 이날 DB는 서민수(11득점·3점슛 3개) 이우정(12득점, 3점슛 3개)까지 득점에 가세했다. 버튼에게 대량 득점을 허용하더라도 DB의 다른 공격 루트를 막았어야 될 SK로서는 뼈아픈 대목이다. DB와 SK는 12일 잠실에서 3차전을 치른다. 챔프전 초반 3연승한 팀이 우승을 놓친 경우는 한 번도 없다. DB가 3승 고지에 오르면 우승 확률은 100%가 된다. SK는 벼랑 끝 탈출을 위해 모든 힘을 쏟아부어야 한다. 이번 정규리그 DB는 홈에서 20승 7패로 안방 승률 1위였고, SK는 19승 8패로 그 뒤를 쫓았다. SK는 정규리그 마지막 경기를 홈에서 치렀는데 당시 KCC를 꺾고 2위를 확정지으며 극적으로 4강에 직행했다. 문경은 SK 감독은 “3차전이 마지막이라는 각오로 모든 걸 쏟아붓겠다”고 말했다. 최근 체력 저하 조짐을 보이고 있는 SK 김선형의 어깨는 무거워 보인다. 2차전에서 9득점에 묶인 김선형이 특유의 파이팅 넘치는 플레이로 공격과 수비를 이끌어야 침체된 팀이 되살아날 수 있다. DB는 1, 2차전에서 철저하게 제공권 우위를 지켰다. 로드 벤슨, 버튼뿐 아니라 국내 선수들이 리바운드 쟁취에 적극적으로 가담했기 때문이다. SK도 끈질기게 달라붙으며 한발 더 뛴다는 자세로 골밑 싸움에서 밀리지 않아야 승산이 있어 보인다. 두 팀은 장외 신경전까지 펼쳤다. 벤슨은 2차전 종료 후 SK 선수들이 ‘플로핑’(과장된 몸짓으로 파울 유도를 위해 심판을 속이는 행위. 일명 할리우드 액션)을 지적했다. SK 코칭스태프 역시 DB 고참 선수의 같은 문제를 꼬집기도 했다. 챔피언 향방을 가를 3차전 열기가 뜨겁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한국 테니스의 에이스 정현(한국체대·세계 랭킹 19위)은 장롱면허 소유자다. 2년 전 여름 운전면허를 땄지만 직접 차를 몰지는 않는다. 1월 호주오픈 4강 진출의 쾌거를 이룬 뒤 그는 “겁이 많아 운전을 못한다. 지하철이 편해 자주 타고 다니는데 (유명해져서) 다른 승객에게 폐를 끼친다면 택시를 타거나 엄마에게 데리고 다녀 달라고 해야겠다”며 웃었다. 이제 정현은 틈나는 대로 운전 실습이라도 해야 할지 모르겠다. 2월 말로 삼성증권의 후원이 끝난 정현은 현대자동차의 고급 브랜드 제네시스와 스폰서 계약을 했다. 11일 정현의 매니지먼트를 맡고 있는 IMG 코리아에 따르면 정현은 제네시스에서 2022년까지 5년간 후원받게 됐다. 구체적인 계약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지만 계약금과 함께 성적이나 랭킹에 따른 보너스가 별도로 제공될 것으로 보인다. 또 정현은 제네시스가 진출해 있는 국가에서 열리는 대회에 출전할 경우 해당 브랜드 차량을 제공받는다. 국내에선 G80 스포츠 차량을 타게 되며 신차가 나올 때마다 교체된다. 정현의 주요 스폰서 계약은 라코스테(의류) 라도(시계) 요넥스(라켓)에 이어 네 번째다. 차량 후원으로 정현은 국내외에서 머물 때 한결 편하게 이동할 수 있게 돼 컨디션 유지에도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세계 정상급 테니스, 골프 스타들은 대부분 자동차업체와 계약을 맺고 있다. 잦은 이동에 짐까지 많아 이동 수단 해결은 주요한 과제다. 정현은 최근 한국체대 수업 참가와 테니스 훈련, 강도 높은 웨이트트레이닝 등으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다. 23일 개막하는 남자프로테니스(ATP)투어 바르셀로나 오픈을 통해 코트에 복귀하는 그는 다음 주 출국해 클레이코트 시즌에 대비한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8월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팔렘방 아시아경기에서는 유니폼에 ‘라건아’라는 이름을 단 한국 남자농구 대표선수가 뛰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국내 프로농구를 주름잡다 1월 한국 귀화가 확정된 리카르도 라틀리프(29·199cm)가 그 주인공이다. 10일 대한민국농구협회에 따르면 라틀리프는 최근 아시아올림픽평의회(OCA)로부터 아시아경기 출전에 아무 문제가 없다는 통보를 받았다. 대한민국농구협회 경기력향상위원장을 맡고 있는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협회가 대한체육회를 통해 라틀리프의 아시아경기 출전 가능 여부를 문의한 결과 서류심사에서 OK 결정이 났다”고 전했다. 귀화 후 라건아(羅健兒)라는 한국 이름을 얻은 라틀리프는 2월 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예선 2경기에 태극마크를 달고 출전해 평균 21득점, 1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라틀리프의 한국 대표 출전에 아무 문제가 없었던 FIBA 주관 대회와 달리 아시아경기를 주관하는 OCA는 귀화 선수의 최소 3년 연속 해당 국가 거주 요건을 요구하고 있다. 이에 따라 2012년부터 국내 무대에서 뛰고 있으나 연속 거주 요건 충족이 애매했던 라틀리프는 당초 아시아경기 출전 여부가 불투명했다. 라틀리프는 귀화 당시 “한국에 와서 너무 큰 사랑을 받았다. 한국 팀을 대표하게 돼 기쁘다. 국민에게 메달로 보답하고 싶다”고 소감을 밝히기도 했다. 허재 남자농구 대표팀 감독은 “이종현 김종규 오세근 등 센터 자원 가운데 부상자가 많아 라틀리프 합류가 큰 보탬이 될 것이다”고 말했다. 허 감독은 또 “다음 달 21일부터 시작되는 대표팀 소집 훈련에 라틀리프가 합류할 계획이다”며 “다른 국가들도 귀화 선수로 전력을 보강할 것으로 보인다. (라틀리프를 활용한) 다양한 전술을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라틀리프는 이번 시즌 삼성에서 평균 24.5득점, 13.6리바운드를 기록했다. 그는 시즌 종료 후 가족과 함께 미국 버지니아 집에 머물며 개인 훈련으로 컨디션을 관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4년 인천 아시아경기에서 12년 만에 금메달을 목에 건 한국 남자농구는 자카르타에서 대회 2연패를 노리고 있다. 4년 전 인천에서는 귀화 혼혈선수 문태종의 활약이 대표팀의 정상 등극을 이끌었다. 이번에는 라틀리프가 자신의 이름처럼 ‘대한 건아’로 골밑을 장악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시즌 개막을 눈앞에 둔 한국프로골프(KPGA) 코리안투어가 처음으로 야외에서 미디어데이를 열었다. 10일 인천 드림파크CC에서 열린 이번 행사에는 투어를 대표하는 이형준, 이정환, 맹동섭, 김태우, 변진재, 최민철, 염은호 등 7명의 선수가 참가했다. 정의철 KPGA 홍보마케팅 과장은 “팬들에게 더 다가간다는 의미다. 지난 동계훈련 기간 갈고닦은 선수들의 샷과 함께 올해의 각오를 들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취지에 따라 참가 선수들은 다양한 샷 시범을 보인 뒤 인천시 소속 골프 주니어 선수와 일반인 대상의 원포인트 레슨, 사인회도 가졌다. 투어 통산 4승을 거둔 이형준은 “매년 1승만 하다 보니 아쉬웠다. 올해는 1승 이상 하겠다. 결혼도 하기 때문에 더 열심히 벌어야 한다. 상금왕이 목표다”고 말했다. 지난해 개막전 우승자인 맹동섭은 ‘올해 대상 가즈아’를 출사표로 낸 뒤 “타이틀 방어를 꼭 하고 싶다. 겨울 동안 땀을 많이 흘렸다”며 기대감을 표시했다. 퀄리파잉테스트를 수석으로 합격한 신인 염은호는 “루키답지 않은 노련함을 보여드리겠다. 첫 시즌이라 긴장도 되고 설렌다. 내 이름 석 자를 널리 알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이번 시즌 코리안투어는 총상금 141억 원 규모로 17개 대회를 치른다. 19일 경기 포천 대유몽베르CC에서 열리는 제14회 DB손해보험 프로미오픈이 개막전이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세계 최고의 웨지 명인 밥 보키(78·캐나다)가 11일까지 3박 4일의 일정으로 한국을 찾았다. 타이틀리스트 신제품 웨지인 ‘SM7’ 론칭을 위해 방한한 보키는 국내 주니어 선수, 프로 지망생, 투어 프로, 레슨 프로, 일반인 대상으로 4차례 웨지 세미나를 갖고 있다. 1976년부터 평생을 웨지 제작에 헌신해 온 보키는 전성기 시절 타이거 우즈를 비롯해 최근 조던 스피스, 저스틴 토머스, 애덤 스콧 등에게 웨지를 제작해 준 것으로도 유명하다. 보키 디자인 웨지는 2004년부터 미국프로골프(PGA)투어를 비롯한 전세계 주요 투어에서 40% 이상의 사용률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2년 만에 한국을 다시 찾은 보키는 “한국 골퍼들은 세계 그 어느 나라 보다 열정적이며, 지적 호기심이 매우 높다”며 “한국 골퍼들을 만난 뒤 더 좋은 웨지를 만들기 위해 집중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일반 아마추어 골퍼라면 다루기 힘든 56도가 넘는 웨지를 사용하지 않는 게 좋다. 프로들도 벙커샷할 때 60도 웨지를 잘 쓰지 않는다. 웨지의 로프트 차이는 4~6도가 적당하다”고 조언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김홍주(NH농협은행)가 2018 와타큐컵 하와이오픈 국제정구대회에서 우승했다. 김홍주는 10일 미국 하와이 주 호놀룰루에서 막을 내린 이번 대회 여자 단식 결승에서 일본의 타카쿠라 카즈키를 4-0으로 눌렀다. 지난 2월 대전여고를 졸업한 김홍주는 지난해 동아일보기 전국대회여고부에서 우승한 유망주다. NH농협은행 스포츠단의 장학금을 받고 실력을 키울 수 있었다. 현지에 한국선수단을 인솔한 장한섭 NH농협은행 스포츠단 부단장은 “김홍주는 새로운 기대주다. 성실하고 경기 감각이 뛰어나다”고 평가했다. NH농협은행 유영동 감독은 “신인으로 강력한 파워가 장점이다. 컨트롤만 잘 잡히면 차기대표감이다”고 칭찬했다. 김홍주는 팀 동료 한수빈과 짝을 이룬 여자 복식에서는 준우승을 차지했다. 남자단식 결승에서는 김병국(순창군청)이 2위에 올랐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SK 제임스 메이스는 KCC와의 4강 플레이오프 4경기에서 평균 24득점. 10리바운드를 기록했다. 야투 성공률은 51.3%였다. 애런 헤인즈의 부상 결장에도 메이스가 빈 자리를 메우면서 SK는 KCC를 제칠 수 있었다. 하지만 메이스는 챔피언결정전 상대인 DB를 상대로는 고개를 숙였다. 8일 1차전에서 DB 로드 벤슨에게 봉쇄돼 9득점, 4리바운드에 그쳤으며 야투 성공률은 17%에 불과했다. 유재학 현대모비스 감독은 “메이스가 수비 요령이 좋은 벤슨에 막혀 신경질을 내거나 자기 혼자 농구를 하는 단점을 노출시켰다”고 지적했다. 이상범 DB 감독은 “벤슨이 메이스를 2년 동안 상대한 바 있어 공격 루트나 습성 등을 잘 파악하고 있다”고 전했다. 벤슨은 19득점, 10리바운드로 제몫을 다했다. 이날 DB는 골밑 우세를 앞세워 첫 판을 이기며 기선을 제압했다. 이상범 감독은 KGC 사령탑 시절인 2012년 김성철, 은희석 등 고참선수와 양희종 같은 파이팅 넘치는 선수를 앞세워 챔프전 우승을 이끌었다. 이 같은 선수 구성은 DB에서도 마찬가지다. 이 감독은 경험 많은 김주성(39) 윤호영(34) 등 베테랑을 중용해 조기 투입하고 있다. DB 주장 김태홍과 서민수는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 플레이로 팀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SK는 최준용 안영준 등 신예들이 처음 나선 챔프전에서 팀에 활력을 불어넣은 대목이 고무적이다. 문 감독은 메이스를 살리기 위한 공격 패턴을 새롭게 추가할 것으로 보인다. 메이스가 살아나야 DB 수비를 분산시켜 다른 SK선수들까지 반사이익을 누릴 수 있다. 정규리그에 17.7개였던 팀당 자유투 개수가 플레이오프에는 23개로 늘었다. 한국농구연맹(KBL)이 고득점 농구를 지향하다 보니 심판들의 잦은 파울 지적으로 자유투가 늘어난 영향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챔프전 1차전에서 양팀 자유투 개수는 50개에 이르렀다. 이 감독은 “단기전에선 자유투도 중요하다. 각자 자유투 연습에 시간을 할애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명인 열전이라는 마스터스 우승자는 하늘이 점지한다는 말이 있다. 생애 첫 그린재킷의 황홀한 경험을 한 패트릭 리드(28·미국) 역시 이 말을 실감할지 모른다. 긴박한 우승 경쟁을 펼치던 4라운드 막판 ‘누군가가 나를 돕고 있나’라는 생각이 들 순간을 몇 차례 맞으며 번번이 가슴을 쓸어내렸다. 리드는 어렵기로 소문난 3개 홀을 지칭하는 아멘코너 마지막인 13번홀(파5)에서 7번 아이언 세컨드 샷이 짧아 개울에 빠진 줄 알았다. 하지만 비가 내려 지면이 부드러워지면서 러프에 걸렸다. 대형 참사를 피한 그는 파를 세이브한 뒤 14번홀 버디로 1타 차 단독 선두에 나섰다. 17번홀(파4)에서는 세컨드 샷이 짧아 홀까지 24m 남았다. 버디 퍼팅이 너무 강해 홀을 크게 지나칠 것으로 보였지만 깃대를 맞고 속도가 떨어져 1.2m 지점에 멈췄다. 자칫 3퍼팅으로 타수를 잃을 위기였지만 파를 지켰다. 리드는 “행운이 따랐다”며 웃었다. 반면 9타 차 열세를 딛고 맹렬한 추격전에 나선 조던 스피스(미국)는 18번홀(파4)에서 티샷이 나뭇가지에 맞고 떨어져 177야드를 보내는 데 그쳤다. 레이업을 한 스피스는 2.4m 파 퍼팅을 놓쳐 코스레코드(9언더파) 달성에 실패하며 더 이상 리드를 압박할 수 없었다. 마스터스에서 우승하려면 파5홀에서 많은 타수를 줄여야 한다는 속설이 있다. 리드는 장타를 앞세워 1∼3라운드에만 파5홀에서 13언더파를 쳤다. 2위로 마친 리키 파울러는 파5홀에서 8타를 줄였다. 마스터스 최다 우승 기록 보유자 잭 니클라우스는 “리드는 파5홀을 지배했다. 마지막 날에는 파5홀 버디가 없었지만 타수를 잃지도 않았다. 우승할 자격을 갖춘 대단한 챔피언이다”라고 칭찬했다. 리드는 나흘 동안 3퍼팅도 2번밖에 없었다. 강심장을 바탕으로 파울러(3개), 스피스(4개)를 퍼팅 수에서도 압도했다.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

김지현(27·한화큐셀)은 지난주까지 2주 연속 미국여자프로골프(LPGA)투어 대회에 출전했다. KIA클래식과 ANA인스피레이션에서 그가 받은 상금은 0달러. 두 번 모두 컷 탈락했기 때문이다. “위축돼 내 스윙을 하지 못했다. 상처를 좀 받았다”며 아쉬움을 드러낸 김지현이 1일 귀국 후 출전한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투어 시즌 첫 국내 대회에서 우승 트로피에 입을 맞췄다. 김지현은 8일 제주 서귀포시 롯데스카이힐CC(파72)에서 열린 롯데렌터카여자오픈에서 시즌 첫 승을 달성했다. 강풍으로 2, 3라운드가 취소되면서 36홀 대회로 축소된 가운데 이날 최종 라운드에 4언더파를 쳐 합계 9언더파로 오지현(22)을 1타 차로 제쳤다. 우승 상금은 1억2000만 원에 내년 LPGA투어 롯데챔피언십 출전권도 확보했다. 지난해 상반기에만 3승을 거뒀던 김지현은 10개월 만에 통산 4승째를 거두며 올 시즌에도 강세를 유지할 발판을 마련했다. 4일 1라운드를 공동 5위로 마친 뒤 나흘 만에 경기에 나선 김지현은 이날 바람이 강해진 오후 조로 플레이했지만 보기 없이 버디만 4개를 낚는 절정의 컨디션을 보였다. 김지현은 “지난해 3승을 거둘 때 썼던 아이언을 다시 썼다. 경기 취소로 충분히 쉴 수 있었다. 욕심을 버리니 잘 풀렸다. 고국에 돌아와 익숙한 분위기 속에 내 샷을 되찾았다”며 웃었다. 오전 조로 티오프해 일찍 경기를 마친 오지현은 서울행 비행기 시간까지 늦춰가며 혹시 모를 연장전이나 시상식에 대비해 6시간을 클럽하우스에서 대기했으나 준우승에 만족해야 했다. 지난해 김지현과 오지현 등 지현이란 이름을 가진 선수들은 5연속 우승을 합작한 데 이어 올해도 지현 돌풍을 예고했다. 생애 첫 타이틀 방어를 노린 이정은은 2타 차 3위로 마쳤다. 19세 최혜진은 공동 14위(3언더파). 김종석 기자 kjs012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