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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남원 전 감독(54) 경질 이후 배구계 안팎에서 비판에 시달리고 있는 프로배구 여자부 IBK기업은행이 ‘호통’ 김호철 전 한국 남자 배구 대표팀 감독(66·사진)에게 지휘봉을 맡겼다. IBK기업은행은 8일 김호철 감독을 신임 사령탑에 선임했다고 발표했다. 계약 기간은 2023∼2024시즌까지이며 계약금, 연봉 등의 조건은 공개되지 않았다. 김 감독은 “감독 제의를 받고 고민했는데 (국가대표 배구 선수 출신인) 아내(임경숙 씨)와 (배구선수 출신인) 딸(미나 씨)이 힘을 줬다”고 말했다. 가족들이 있는 이탈리아에 머물던 김 감독은 7일 귀국한 후 자가 격리가 풀리는 16일까지는 벤치에 앉을 수 없다. 이에 따라 18일 경기 화성시에서 열리는 흥국생명과의 안방경기부터 팀을 이끈다. IBK기업은행은 “김 감독은 데이터를 바탕으로 선수 특성에 맞는 훈련을 실시할 줄 아는 지도자”라면서 “수평적 소통과 팀워크를 토대로 올바른 배구단 문화를 정착시키는 데 적합한 인물이라고 판단했다”고 선임 이유를 밝혔다. 현역 선수 시절 이탈리아 리그에서 뛰며 명세터로 이름을 날린 김 감독은 1995년 이탈리아에서 지도자로 활약했다. 2005년부터 남자부 현대캐피탈을 맡아 2005∼2006, 2006∼2007시즌 두 차례 V리그 정상에 올렸다. 2012∼2013시즌 러시앤캐시(우리카드 전신) 지휘봉도 잡았고, 2013∼2014시즌 현대캐피탈을 다시 맡기도 했다. 2017∼2019시즌 남자 배구 대표팀을 지도하기도 했던 김 감독은 IBK기업은행을 통해 6년 만에 V리그로 돌아오게 됐다. 지도자 인생 처음으로 여자팀을 맡게 된 김 감독은 “막중한 책임감을 느낀다. 하루속히 팀을 재정비해 IBK기업은행이 다시 명문 구단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IBK기업은행은 김호진 사무국장(45)도 최근 사태에 대한 책임을 물어 교체할 방침이다. 팀을 무단이탈한 조송화에 관해 기업은행은 “10일 한국배구연맹(KOVO) 상벌위원회가 열릴 예정이나 구단은 징계 결과와 관계없이 조송화 선수와 함께할 수 없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밝혔다. 윤종원 IBK기업은행장(구단주)은 “미숙하고 사려 깊지 못한 구단 운영으로 팬들의 실망을 야기한 데 대해 깊이 사과드린다”며 “김 신임 감독을 중심으로 선수단 체질 개선, 프런트의 근본적인 쇄신 추진 등 이런 일이 다시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8일 여자부 GS칼텍스는 페퍼저축은행을 3-0(25-19, 25-21, 25-20)으로 꺾었다. 남자부 대한항공은 삼성화재에 3-2(25-17, 22-25, 25-18, 23-25, 15-10) 진땀승을 거뒀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경력직 신입 사원’ 이윤정(24·한국도로공사·사진)이 패배를 모르던 ‘거함’ 현대건설까지 무너뜨렸다. 한국도로공사는 7일 김천실내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2021∼2022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안방 경기에서 선두 현대건설에 3-2(25-19, 23-25, 24-26, 25-23, 15-11) 재역전승을 거뒀다. 현대건설의 시즌 개막 후 연승 행진을 ‘12’에서 멈추게 하는 승리였다. 현대건설은 이날 패배로 여자부 최다 연승 기록(14승) 경신 도전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이날 승리로 한국도로공사는 이윤정에게 주전 세터 자리를 맡긴 지난달 21일 이후 내리 5연승을 기록하게 됐다. 이윤정은 켈시(31점)뿐 아니라 박정아(14점), 배유나(9점), 전새얀(9점)을 고르게 활용하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2016년 수원전산여고(현 한봄고)를 졸업한 이윤정은 프로배구 신인 드래프트 참가를 신청하는 대신 실업팀 수원시청으로 향했다. ‘프로 무대에서 웜업존을 지키는 것보다 계속 경기를 뛰고 싶다’는 게 이유였다. 이번 시즌 신인 드래프트 때 2라운드 2순위로 한국도로공사에 입단한 이윤정은 “실업팀에서는 백어택 세트(토스)를 할 일이 없었는데 프로에 와서는 높고 빠르게 뛰는 외국인 선수에게 백어택을 띄워줘야 하는 일이 많아 힘들었다. 주변에서 많이 도와준 덕분에 이제 많이 적응이 된 상태”라면서 “여자부에서 아직 중고 신인왕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 지금처럼 열심히 하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걸로 믿는다”고 말했다. 남자부 의정부 경기에서는 안방 팀 KB손해보험이 현대캐피탈에 3-0(25-21, 25-22, 25-17) 완승을 거두고 4연승을 기록하며 3위로 뛰어올랐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은 태권도 종주국이지만 파라(para·장애인) 태권도에서는 변방에 가깝다. 태권도가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무대에 첫선을 보인 2020 도쿄대회 때 한국 대표는 남자 75kg급 동메달리스트 주정훈 혼자였다. 2021 바레인 장애인아시아청소년경기에서 이동호의 남자 63kg급 금메달, 백어진의 여자 47kg급 동메달 획득 소식이 반가운 이유다. 2024 파리 패럴림픽 때는 태권도 금메달 숫자도 6개에서 10개로 대폭 늘어난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여자 배구 IBK기업은행 김사니 코치(40)는 지난달 16일 광주 페퍼저축은행전이 끝난 뒤 팀 숙소를 벗어나면서 남녀부를 통틀어 프로배구 역사상 처음으로 팀을 무단이탈한 코치가 됐다. 그리고 감독대행을 맡은 지 12일째가 되는 2일 김천 한국도로공사전을 앞두고 “오늘 경기를 마지막으로 팀을 떠나기로 했다”고 밝히면서 프로배구 역사상 최초로 자진 사퇴한 감독대행이 됐다. 김 대행은 IBK기업은행이 1시간 17분 만에 0-3(13-25, 20-25, 17-25)으로 완패한 이날 경기 전 취재진과 만나 “지금 이 상황에 대해 나도 무언가 책임이 있다. 반성해야 한다. 너무 죄송하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IBK기업은행 관계자는 “김 대행이 코치도 맡지 않고 완전히 팀을 떠나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고 전했다. 다음 경기인 5일 페퍼저축은행전에서는 안태영 코치가 팀을 지휘할 공산이 크다. 김 대행은 ‘조송화 무단이탈 사태’ 이후 배구계에서 ‘공공의 적’이 된 상태였다. IBK기업은행 주장이자 주전 세터였던 조송화(28)는 지난달 13일 훈련 도중 팀을 무단이탈했다. 구단 관계자 설득으로 사흘 뒤인 지난달 16일 광주에서 열린 페퍼저축은행전 때 팀에 합류했지만 이후 다시 팀을 나갔다. 이 과정에서 당시 코치였던 김 대행 역시 무단으로 팀을 떠났다가 사흘 뒤 돌아왔다. 김 대행이 팀에 돌아오고 이틀이 지난 지난달 21일 IBK기업은행은 “팀 내 불화, 성적 부진 등 최근 사태의 책임을 물어 서남원 감독과 윤재섭 단장을 경질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그러면서 불화의 한 축으로 지목당하고 있던 김 대행에게 팀 지휘봉을 맡겼다. 이번 시즌 서 전 감독과 함께 IBK기업은행에 부임한 조완기 수석코치는 이미 팀을 떠난 상태라 김 대행이 지휘봉을 잡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었다. 문제는 조 코치가 팀을 떠나는 데에도 김 코치가 영향을 끼쳤다는 정황 증거가 적지 않다는 점이다. IBK기업은행은 가족 간병을 이유로 조 코치가 팀을 떠났다고 설명했지만 배구계에서는 이번 사태 전부터 조 코치가 김 코치와 갈등을 겪다가 팀을 떠났다는 시선이 우세했다. 결국 ‘쿠데타’에 성공한 모양새로 지휘봉을 잡은 뒤에도 김 대행의 전임 감독 ‘저격’은 끝나지 않았다. 김 대행은 처음 팀을 지휘한 지난달 23일 흥국생명전을 앞두고 “(서 전 감독이) 모든 코칭스태프와 선수가 있는 상황에서 ‘모든 걸 책임지고 나가라’면서 입에 담지 못할 모욕적인 말과 폭언을 했다”고 주장하면서 “내가 지금까지 쌓아놓은 업적이 있어서 (무단이탈이라는)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다”고 해명했다. 이에 서 전 감독이 “도대체 모욕적인 말과 폭언이 무엇인가”라고 항변하자 김 대행은 제대로 된 답변을 내놓지 못했다. 그 대신 “나도 잘못이 없다고는 할 수 없다. 책임감을 느끼고 지도했어야 했다”며 한발 물러섰다. 이후 차상현 GS칼텍스 감독을 시작으로 프로배구 여자부 감독 전원이 “김 코치와는 경기 전 악수를 나누지 않겠다”고 뜻을 모았다. 악수 거부는 사실상 김 대행의 ‘정통성’을 인정하지 않겠다는 뜻이었다. 프로배구 원년(2005년)부터 선수로 활약한 김 대행은 한국도로공사에서 뛰던 2005시즌과 다음 시즌인 2005∼2006시즌 연속해 세터상을 받은 국가대표 세터 출신이다. 2014∼2015시즌에는 IBK기업은행에 우승 트로피를 안기면서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로도 뽑혔다. 김 대행이 2017년 5월 은퇴하자 IBK기업은행은 그의 등번호 9번을 영구결번하면서 예우했다. 은퇴 후 해설위원으로 변신했던 김 코치는 지난해 5월부터 친정팀에서 지도자 생활을 시작했지만 결국 두 시즌을 채우지 못하고 불명예스럽게 팀을 떠나게 됐다. 한편 이날 남자부 의정부 경기에서는 KB손해보험이 OK저축은행에 3-1(16-25, 25-20, 25-23, 28-26) 역전승을 거두고 3연승을 달렸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신체 기관이 본래의 제 기능을 하지 못하거나 정신 능력이 원활하지 못한 상태.’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은 ‘장애(障애)’를 이렇게 풀이한다. 이 풀이대로라면 살아간다는 건 장애를 얻는 과정이라고 할 수 있다. 나이가 들면 누군가는 무릎 관절이 아파 계단을 마음대로 오르지 못하고, 다른 누군가는 음식에 소금을 넣었는지 아닌지 깜빡깜빡하게 되기 때문이다. ‘유병장수’ 시대에 “우리는 모두 예비 장애인”이라는 말은 더 이상 피할 수 없는 현실이다. 실제로 지난해 기준 보건복지부 등록 장애인 가운데 절반에 가까운 49.9%가 65세 이상이다. 뒤집어 말하면 나머지 50.1%는 아직 ‘자연적으로’ 장애를 얻을 때가 아닌데도 장애와 함께 살고 있다는 뜻이다. 전 세계적으로는 전체 인구 가운데 12억 명, 그러니까 약 15%가 장애인이다. 국제패럴림픽위원회(IPC), 국제장애인연합(IDA), 유엔문명간연대(UNAOC), 유네스코 등 전 세계 20여 개 기구와 기관이 참여하는 장애 인식 개선 캠페인 이름이 ‘#WeThe15’인 이유다. 2020 도쿄 패럴림픽(장애인올림픽) 때부터 시작한 #WeThe15는 스포츠 역사상 가장 규모가 큰 인권 보장, 차별 철폐 캠페인이다. 한국에서는 대한장애인체육회(KPC)가 #WeThe15 상징색인 보라색 점등 이벤트,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릴레이 등을 통해 이 캠페인에 앞장서고 있다. 정진완 KPC 회장은 세계 장애인의 날(3일)을 맞아 “스포츠 활동이 장애 인식 개선의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 “정부와 민간 기업, 개인과 단체 모두 이 캠페인에 관심을 기울여 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흰 것과 검은 것을 또렷하게 구별할 수 있는 빛나는 두 눈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남미의 목소리’ 메르세데스 소사(1935∼2009)는 대표곡 ‘삶에 감사하며(Gracias a La Vida)’를 통해 이렇게 노래했다. 삼성증권 테니스단 감독, 대한테니스협회장 등을 지낸 주원홍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장(65·사진) 역시 평생을 좋은 선수와 나쁜 선수, 좋은 동작과 나쁜 동작을 가려내는 ‘빛나는 눈’을 무기로 살아온 인물이다. 한국 남녀 테니스 ‘전설’ 이형택(45), 박성희(46)의 재능을 단번에 알아본 게 바로 주 회장의 눈이었다. 이렇게 빼어난 안목이 꼭 테니스 또는 스포츠에만 통하라는 법은 없다. 주 회장은 지도자 시절부터 틈틈이 갤러리는 물론이고 벼룩시장까지 찾아 마음에 드는 작품을 수집한 미술 애호가이기도 하다. 이렇게 하나둘 모은 작품을 포함해 다양한 예술가의 작품도 전시할 수 있도록 최근 경기 부천시 중동에 갤러리 ‘소사’의 문을 열었다. 지난달 30일 소사에서 만난 주 회장은 “이제는 행정구역 이름에서 빠졌지만 내가 자랄 때는 이 동네 이름이 부천군 소사읍이었다”면서 “소사는 복숭아로 유명했던 곳이라 갤러리 로고에도 복숭아를 넣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체육인이 갤러리를 연 건 신문선 전 축구 해설위원(64)에 이어 내가 두 번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사는 이날까지 개관 기념으로 신상호 문수만 김선태 초대전을 진행했다. 주 회장은 “신상호 선생님은 서양은 물론이고 아프리카 스타일까지 접목한 도예가이고 문수만 작가는 쌀을 소재로 자연과 인간을 다루며, 김선태 작가는 억겁의 시간과 찰나의 순간을 대비하는 추상화를 그려내는 작가”라고 미술 지식을 자랑했다. 주 회장은 “해외 스포츠 단체를 방문해 보면 역사적인 장면을 그린 작품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면서 “우리 스포츠 역사에도 감동적인 순간이 많았는데 예술적 가치가 있는 작품으로 남은 건 전무한 실정이다. 앞으로 그런 작품을 소개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은 게 꿈”이라고 말했다.부천=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흰 것과 검은 것을 또렷하게 구별할 수 있는 빛나는 두 눈을 준 삶에 감사합니다.” ‘남미의 목소리’ 메르세네스 소사(1935~2009)는 대표곡 ‘삶에 감사하며’(Gracias a La Vida)를 통해 이렇게 노래했다. 삼성증권 테니스단 감독, 대한테니스협회장 등을 지낸 주원홍 대한장애인테니스협회장(65) 역시 평생을 좋은 선수와 나쁜 선수, 좋은 동작과 나쁜 동작을 가려내는 ‘빛나는 눈’을 무기로 살아온 인물이다. 한국 남녀 테니스 ‘전설’ 이형택(45), 박성희(46)의 재능을 단번에 알아본 게 바로 주 회장의 눈이었다. 이렇게 빼어난 안목이 꼭 테니스 또는 스포츠에만 통하라는 법은 없다. 주 회장은 지도자 시절부터 틈틈이 갤러리는 물론 벼룩시장까지 찾아 마음에 드는 작품을 수집한 미술 애호가이기도 하다. 이렇게 하나 둘 모은 작품을 전시할 수 있도록 최근 경기 부천시 중동에 갤러리 ‘소사’의 문을 열었다. 지난달 30일 소사에서 만난 주 회장은 “이제는 행정구역 이름에서 빠졌지만 내가 자랄 때는 이 동네 이름이 부천군 소사읍이었다”면서 “소사는 복숭아로 유명했던 곳이라 갤러리 로고에도 복숭아를 넣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체육인이 갤러리를 연 건 신문선 전 축구 해설위원(64)에 이어 내가 두 번째로 알고 있다”고 덧붙였다. 소사에 주 회장 개인 소장품만 자리한 건 아니다. 소사는 이날까지 개관 기념으로 신상호, 문수만, 김선태 초대전을 진행했다. 주 회장은 “신상호 선생님은 서양은 물론 아프리카 스타일까지 접목한 도예가이시고, 문수만 작가는 쌀을 소재로 자연과 인간을 다루며, 김선태 작가는 억겁의 시간과 찰나의 순간을 대비하는 추상화를 그려내는 작가”라고 미술 지식을 자랑했다. 주 회장은 계속해 “해외 스포츠 단체를 방문해 보면 역사적인 장면을 그린 작품을 어렵지 않게 만나볼 수 있다. 사진이 없어서 그림으로 남긴 건 아니지 않겠느냐”면서 “우리 스포츠 역사에도 감동적인 순간이 많았는데 예술적 가치가 있는 작품으로 남은 건 전무한 실정이다. 앞으로 그런 작품을 소개하는 공간을 만들고 싶은 게 꿈”이라고 말했다.부천=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신인 정윤주(18·레프트)가 흥국생명의 6연패 탈출을 이끌었다. 흥국생명은 1일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도드람 V리그 안방경기에서 페퍼저축은행을 3-1(26-24, 25-18, 23-25, 25-14)로 물리쳤다. 이날 승리는 새 안방구장에서 기록한 첫 승리이기도 하다. 반면 이번 시즌부터 V리그 무대에 뛰어든 페퍼저축은행은 창단 후 최다인 6연패의 늪에 빠지게 됐다. 대구여고 졸업을 앞두고 있는 정윤주는 이날 상대 타깃이 되어 팀에서 가장 많은(27개) 상대 서브를 받아야 했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하지 않고 데뷔 후 최다인 20점(공격 성공률 51.6%)을 올리며 팀 승리에 앞장섰다. 외국인 선수 캣벨(28)이 32점으로 득점 자체는 더 많았지만 공격 성공률은 43.5%로 정윤주에게 뒤졌다. 박미희 흥국생명 감독은 “정윤주가 점프력이 타고난 데다 볼 다루는 능력도 점점 발전하고 있다”면서 “리듬감도 좋아 리시브 실력이 조금만 더 올라온다면 제1 레프트로 성장할 수 있을 걸로 기대한다. 성장통을 앓더라도 앞으로 계속 기회를 줄 생각”이라고 말했다.우리카드, 삼성화재에 재역전패 남자부 우리카드는 같은 날 서울 장충 안방경기에서 삼성화재에 2-3(21-25, 25-21, 25-16, 23-15, 14-16)으로 재역전패하면서 3연패에 빠졌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일본 소설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30년에 한 번밖에 우승하지 못하는 팀”이라고 묘사했던 야쿠르트 스왈로스가 이번에는 겨우(?) 20년 만에 일본 프로야구 정상에 올랐다. 사실 야쿠르트는 지난해도 리그 꼴찌였다. 그러니 하루키 말마따나 인생의 진정한 지혜는 ‘어떻게 상대를 이기는가’가 아니라 ‘어떻게 잘 지는가’에서 나온다. 2021년의 자신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면 마지막 달에는 어떻게 잘 질 것인지 고민해 봐도 좋지 않겠는가.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네 시작은 미약하였으나 네 나중은 심히 창대하리라.” 프로야구 두산 외국인 투수 미란다(32·쿠바)의 2021시즌은 성경 욥기 8장 7절로 요약할 수 있다. 시범경기 때만 해도 ‘더 늦기 전에 외국인 투수 교체를 서둘러야 한다’는 평가를 듣던 그였지만 결국 최우수선수(MVP)로 KBO리그 역사에 이름을 남기게 됐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29일 서울 강남구 임피리얼 팰리스 호텔에서 열린 2021 KBO 시상식에서 한국야구기자회 소속 언론사와 지역 언론 취재 기자 등 총 115명이 진행한 MVP와 신인상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이에 따르면 미란다는 1위표(8점) 59장을 비롯해 총 96표를 받아 총점 588점을 얻었다. 그러면서 329점으로 2위를 기록한 키움 외야수 이정후(23)를 259점 차로 제치고 MVP에 뽑혔다. 3위는 320점을 받은 KT 내야수 강백호(22)에게 돌아갔다. 미란다는 3월 21일 시범경기에서 한화를 상대로 선발 등판하면서 한국 무대 데뷔전을 치렀다. 경기 시작부터 1∼3번 타자에게 연속 볼넷을 내주며 무사만루 위기를 맞은 미란다는 결국 3분의 2이닝 동안 3피안타 5볼넷 7실점하면서 경기를 마감했다. 평균자책점 94.50에 해당하는 투구 성적이었다. 그러나 미란다가 정규시즌 28경기에 선발 등판해 173과 3분의 2이닝을 던지면서 기록한 평균자책점은 2.33밖에 되지 않았다. 리그 1위다. 가장 인상적인 기록은 따로 있다. 미란다는 삼진 225개를 잡아내면서 1984년 롯데 최동원(1958∼2011·223개)의 기록을 37년 만에 넘어 프로야구 역대 한 시즌 탈삼진 기록을 새로 썼다. 시즌을 마친 뒤 고국으로 돌아간 상태라 이날 시상식에 참석하지 못한 미란다는 영상을 통해 “리그 최고 선수에게 주는 상을 받아 기쁘다. 두산 동료들 덕분에 야구 인생에서 금메달을 땄다”면서 “내년에도 두산에서 더욱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두산 선수가 MVP로 뽑힌 건 2019년 린드블럼 이후 2년 만이자 OB 시절을 포함해 역대 8번째다. 또 외국인 선수가 MVP를 받은 건 최근 3년 연속이자 역대 7번째이다. 지난해는 KT 로하스였다. 외국인 투수 MVP는 2007년 리오스, 2016년 니퍼트, 2019년 린드블럼에 이어 역대 네 번째다. 이들은 모두 두산 소속이라는 공통점이 있었다. 올해도 미란다가 MVP를 타면서 ‘외국인 투수 MVP=두산 선수’라는 공식이 이어지게 됐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23·성남시청·사진)이 이번 시즌 월드컵 첫 금메달을 따냈다. 최민정은 28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에서 열린 2021∼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4차 대회 여자 1000m 결선에 오른 5명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마지막 일곱 바퀴를 남길 때까지 4위에 자리하고 있던 최민정은 여섯 바퀴를 남기고 아웃코스로 치고 나오면서 선두로 올라섰다. 세 바퀴를 남기고 킴 부탱(27·캐나다)에게 역전을 허용했지만 마지막 바퀴에서 다시 인코스로 파고들면서 맨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최민정은 1차 대회 때 1500m와 500m 결선에서 연달아 다른 선수와 충돌해 무릎과 발목을 다쳤다. 치료를 위해 2차 대회에 결장한 최민정은 3차 대회 때 1000m에서 은메달을 따면서 부활을 알린 뒤 4차 대회에서 결국 정상에 섰다. 최민정은 “부상으로 완전한 컨디션은 아니었지만 올림픽 전 마지막 월드컵에서 의미 있는 결과를 얻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며 “올림픽까지 회복과 준비 잘해 좋은 모습을 보여 드리겠다”고 말했다. 이번 1∼4차 대회에는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출전권이 걸려 있었다. 각 종목 성적에 따라 해당 선수 국가에 출전권을 나눠준다. 국가별 개인 종목 출전권은 최대 3장이다. 1∼4차 대회를 금 7개, 은 6개, 동메달 6개로 마감한 한국은 남녀 1000m, 1500m에서는 올림픽 출전권 3장을 모두 따냈다. 남녀 및 혼성 계주 출전권도 모두 확보한 상태다. 총 출전권 32장을 놓고 겨룬 남자 500m는 3장 확보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황대헌(22·한국체대)이 종합순위 5위, 곽윤기(32·고양시청)가 13위에 이름을 올렸을 뿐이다. 여자 500m에서는 일단 최민정(8위)과 김지유(22·경기일반·20위), 서휘민(19·고려대·30위), 박지윤(22·한국체대·32위)이 32위 안에 이름을 올렸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ISU 공식 발표 전까지는 출전권 수를 정확히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동욱(28) 박장혁(23·이상 스포츠토토), 곽윤기, 박인욱(27·대전체육회)으로 구성된 남자 대표팀은 5000m 계주 금메달을 따냈다. 남녀를 통틀어 대표팀의 시즌 월드컵 첫 계주 금메달이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휠체어농구리그(WKBL) 3연패를 노리는 서울시청이 2021 정규리그를 전승으로 마쳤다.서울시청은 28일 경북 구미시 박정희체육관에서 열린 이번 시즌 정규리그 최종전에서 제주삼다수를 69-58로 물리치고 15전 전승으로 정규리그 우승을 차지했다.정규리그 1위 자격으로 챔피언결정전(3전 2승제)에 오른 서울시청은 제주삼다수와 춘천시장애인체육회가 맞붙는 플레이오프 승자와 우승을 다툰다. 플레이오프는 다음달 10~12일, 챔프전은 17~19일 춘천 호반체육관에서 열린다.서울시청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에이스’ 조승현(38)이 춘천시장애인체육회로 팀을 옮기는 등 적지 않은 전력 유출을 경험했다.또 수도권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이 확산하면서 체육관을 이리저리 옮겨 다니면서 연습을 이어가야 했다.그러나 유석훈(19) 등 새로 발굴한 선수들이 기대 이상으로 활약을 선보이면서 전국장애인체육대회 우승에 이어 정규리그 정상까지 차지하게 됐다.임찬규 서울시청 단장은 “모두가 힘들 것이라고 했지만 우리 선수들 능력과 잠재력을 믿었다”면서 “심리적·육체적으로 어려운 상황을 이겨내고 정규리그 무패 우승을 달성한 선수들이 자랑스럽다”고 말했다.2019시즌 정규리그와 챔프전 통합 우승을 차지한 서울시청은 지난해에는 정규리그 2위에 오른 뒤 플레이오프를 거쳐 챔프전 2연패에 성공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여자 배구 현대건설이 시즌 개막 후 최다 연승 기록을 ‘11’까지 늘렸다. 현대건설은 26일 수원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21∼2022 도드람 V리그 여자부 안방경기에서 흥국생명을 3-1(25-23, 18-25, 25-18, 25-20)로 물리치고 이번 시즌 11전 전승을 기록했다. 반면 지난 시즌 개막 후 곧바로 10연승을 질주하면서 개막 후 최다 연승 기록을 새로 썼던 흥국생명은 이번 시즌에는 새 기록의 희생양이 되고 말았다. 이날 현대건설에서는 외국인 선수 야스민(25·미국)이 23점, 양효진(32)이 16점을 올리면서 팀 공격을 이끌었고 황민경(31)이 8점, 고예림(27)과 이다현(20)이 각각 7점을 보탰다. 이 경기 전까지 개인 통산 5495득점을 기록 중이던 황연주(35)는 이날 5점을 추가하면서 양효진에 이어 역대 두 번째로 통산 5500득점 고지를 밟았다. 흥국생명에서는 외국인 선수 캣벨(28·미국)이 양 팀 최다인 28점을 올리고 신인 정윤주(18)도 15점을 보탰지만 팀에 승리를 안기는 데는 실패하고 말았다. 이날 승리로 승점 3을 추가해 총 승점 32를 기록하게 된 현대건설은 2위 KGC인삼공사(승점 24)에 승점 8 차이로 앞서가게 됐다. 현대건설이 다음 달 3일 수원에서 열리는 KGC인삼공사전을 비롯해 앞으로 세 경기를 계속 더 이기면 여자부 최다 연승 타이기록을 쓸 수 있다. 여자부 최다 연승 기록은 GS칼텍스와 흥국생명이 나란히 기록한 14연승이다. GS칼텍스가 2009∼2010시즌 먼저 14연승 기록을 남긴 뒤 흥국생명이 2019∼2020시즌 마지막 4경기와 지난 시즌 개막 후 첫 10경기를 합쳐 어깨를 나란히 했다. 흥국생명은 지난해 12월 5일 인천 계양체육관에서 개막 후 11연승이자 15연승 기록에 도전했지만 두 세트를 먼저 따고도 GS칼텍스에 2-3(25-19, 25-21, 14-25, 23-25, 10-15)으로 패하면서 연승 행진을 멈춰야 했다. 공교롭게도 올 시즌 현대건설의 14번째 경기 상대는 GS칼텍스, 15번째 경기는 흥국생명이다. 강성형 현대건설 감독은 “경기 시작 전 ‘큰 부담은 없다’고 했는데 경기를 치르다 보니 나부터 압박감을 느끼고 있었던 것 같다. 내려놓으면 좋은데 사람 마음이 쉽지 않다”면서 “선수들이 승부처에서 버티는 힘이 생겼다. 경기를 하면서 팀워크도 점점 좋아지고 있다. 오늘은 웜업존에 있는 선수들끼리 힘을 모아준 덕에 승리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남자부 천안 경기에서는 안방 팀 현대캐피탈이 우리카드에 3-2(22-25, 25-23, 19-25, 25-22, 15-12) 역전승을 거뒀다. 현대캐피탈에서는 히메네즈(31·콜롬비아)가 26득점, 허수봉(23)이 18득점을 기록하면서 팀 승리를 이끌었다. 현대캐피탈은 이날 승리로 이번 시즌 안방경기에서 5전 전승을 기록한 반면 우리카드는 최근 2연패에 빠졌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개인 성적은 막상막하다. 그러나 팀 성적은 천양지차다. 프로배구 남자부 코트를 폭격 중인 OK금융그룹 레오(쿠바·31)와 KB손해보험 케이타(20·말리) 얘기다. 7시즌 만에 한국 무대로 돌아온 레오는 25일 현재 2021~2022 도드람 V리그에서 공격 성공률 1위(56.7%)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삼성화재 시절 별명이었던 ‘쿠바 폭격기’의 명성을 이어가는 활약이다. ‘말리 폭격기’ 케이타도 공격 성공률 56.4%로 레오와 사실상 차이가 없다. 득점 자체는 케이타가 더 많다. 지난 시즌 득점 1위(1147점)였던 케이타는 이번 시즌에도 372득점으로 이 부문 1위를 달리고 있다. 본인과 똑같이 40세트(10경기)에 출전한 2위 레오(306점)와 비교해도 20% 이상 득점이 많다. 케이타가 득점이 더 많다는 건 그만큼 그에게 세팅하는 공이 많다는 뜻이다. 케이타는 공격 점유율 56.6%를 기록하면서 팀 전체 공격 득점(557점) 가운데 59.1%를 차지하고 있다. 레오도 팀 공격 시도의 절반 이상(52.1%)을 책임지고 있지만 케이타의 기록에는 미치지 못한다. 케이타는 48득점을 기록한 24일 인천 대한항공전이 끝난 뒤 “이번 시즌 모든 개인 순위에서 다 1등을 하고 싶다”며 “(지난해 11월 3일 대전 삼성화재전에서 세운) 개인 최다 득점(54점) 기록부터 빨리 깨고 싶다”고 말했다. 문제는 케이타가 이렇게 펄펄 날아도 팀 성적은 별 볼 일 없다는 점이다. KB손해보험은 이날 현재 4승 6패(승점 13)으로 남자부 7개 팀 중 6위에 그치고 있다. 반면 OK금융그룹(7승 3패·승점 18)은 레오의 활약을 발판 삼아 선두 자리를 지키고 있다. 삼성화재에서 정규리그와 챔피언결정전 최우수선수(MVP)를 모두 경험한 레오는 개인 성적에 대한 욕심도 덜하다. 레오는 OK금융그룹이 우리카드를 3-0으로 물리치고 선두에 오른 23일 장충 경기가 끝난 후 “공을 많이 때리면 피곤한 게 사실이다. 오늘처럼 다른 선수들이 도와주면 꾸준히 좋은 경기력을 선보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OK금융그룹에서는 레오가 18점을 올리는 동안 차지환(25)이 15점, 조재성(26)이 9점으로 힘을 보탰다. 선수 시절 삼성화재에서 레오와 한솥밥을 먹었던 석진욱 OK금융그룹 감독은 “나이를 먹으면서 레오가 여유가 생겼다. 그 덕에 팀 전체가 여유 있게 경기를 풀어나갈 수 있는 힘을 기를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황규인기자 kini@donga.com}

“아마추어는 한 팀이 되어서 이기지만 프로는 이기면서 한 팀이 된다.” 김성근 일본프로야구 소프트뱅크 감독 고문(79)은 프로와 아마추어를 이렇게 비교했다.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은 이번 시즌 김 감독 고문이 이야기했던 ‘프로’에 딱 어울리는 모습을 선보이고 있다. 현대건설은 2021∼2022 도드람 V리그가 막을 올린 뒤 10경기에서 한 번도 패하지 않았다. 개막 후 10연승은 지난 시즌 흥국생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여자부 리그 최다 기록이다. 공교롭게도 현대건설이 11연승에 도전하는 26일 안방경기 상대가 바로 흥국생명이다. 현대건설이 이날 수원실내체육관에서 흥국생명을 물리치면 여자부 개막 후 최다 연승 기록은 물론 구단 최다 연승 기록도 새로 쓸 수 있다. V리그 전에 열렸던 의정부·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 기간까지 합치면 현대건설은 이미 12경기 연속으로 패한 적이 없다. 이번 시즌부터 새롭게 지휘봉을 잡은 강성형 감독(51·사진)은 “솔직히 이렇게 연승을 오래 이어갈 줄은 몰랐다”면서 “특정 선수에게 의존하지 않고 경기를 풀어가기에 연승을 이어갈 수 있는 것 같다. 경기를 치를수록 하나의 팀이 되고 있는 느낌도 든다”고 말했다. 외국인 선수 야스민(25·미국)은 24일 현재 공격 성공률 1위(45.6%)에 이름을 올리면서 현대건설 공격을 이끌고 있다. 리그에서 서브 득점이 가장 많은(세트당 0.545개) 선수도 야스민이다. 팀 간판 양효진(32)도 오픈 성공률 1위(53.7%), 블로킹 2위(세트당 0.778개)로 제 몫을 다하고 있다. 현대건설은 지난 시즌 11승 19패(승점 34)로 리그 최하위를 기록했다. 더욱 심각한 건 이길 때는 간신히 이기지만 질 때는 넋 놓고 완패한다는 점이었다. 예를 들어 승패만 놓고 보면 흥국생명과 3승 3패로 동률이었지만 이 6경기에서 흥국생명이 승점 11을 더하는 동안 현대건설은 7을 따는 데 그쳤다. 보통 이긴 팀에 승점 3이 주어지지만 3-2 풀세트로 이기면 승점 2만 얻고, 진 팀도 승점 1을 받는다. ‘모래알’ 같았던 현대건설을 한데 뭉치게 만든 ‘접착제’는 데이터였다. 강 감독은 현대건설에 부임하면서 배구 데이터 전문가인 김정아 전력분석관(49)을 영입했다. 그 덕분에 현대건설은 상대 팀 플레이 패턴을 예상해 한발 먼저 수비 라인을 세울 수 있었으며 공격력까지 올라가는 선순환 구조를 완성했다. 한편 여자부 KGC인삼공사는 25일 페퍼저축은행을 3-0(25-13, 25-16, 25-15)으로 꺾고 승점 29로 1위 현대건설과의 승점 차를 8로 좁혔다. 남자부 삼성화재는 한국전력을 3-0(25-23, 25-14, 25-16)으로 이기며 5위로 올라섰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2022 프로야구 자유계약선수(FA) 시장 개장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25일 한국야구위원회(KBO)가 FA 승인 선수 명단을 발표하면 각 구단은 26일부터 당장 계약 사실을 발표할 수 있다. 이미 물밑에서는 흥정이 한창이다. 이번 FA 시장에서 가장 주목받는 선수는 거포 외야수 김재환(33·두산)이다. 김재환이 김현수(33·LG), 나성범(32·NC), 손아섭(33·롯데) 등 비슷한 레벨로 평가받는 다른 FA 선수들보다 주목을 많이 받는 건 ‘이적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물론 원 소속팀인 두산은 “꼭 잡겠다”는 자세다. 30대 중반에 접어든 김재환에게 두산을 떠나는 게 나쁜 선택이라고 하기는 어렵다. 타석에서 담장까지 거리가 가장 먼 서울 잠실구장을 안방으로 쓰기에는 갈수록 힘이 달리는 까닭이다. 김재환은 이번 시즌 OPS(출루율+장타율) 0.883을 남겼다. 리그 6위에 해당하는 좋은 기록이지만 잠실구장 바깥에서는 1.018로 아예 최우수선수(MVP) 레벨이었다. 역대 최고의 외국인 타자로 꼽히는 ‘검은 갈매기’ 호세(56)가 롯데에서 4시즌 동안 남긴 통산 OPS가 1.023이다. 현재 김재환에게 관심을 보이는 구단으로는 고향(인천) 팀 SSG와 최하위 한화가 꼽힌다. 그래도 SSG는 ‘급할 건 없다’는 분위기다. 이미 팀에 왼손 타자가 적지 않은 데다 야수보다는 투수가 더 시급하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지난 시즌 두산에서 최주환을 영입한 SSG는 이번 시즌 팀 홈런 1위(185개) 팀이기도 하다. SSG 관계자는 “FA 영입보다 외국인 선수 계약이 우선”이라며 “내년 시즌이 끝나면 내부 FA가 나오는 데다 샐러리캡(연봉총액 상한제) 도입에도 대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한화는 김재환뿐 아니라 또 다른 두산 외야수 박건우(31)를 노리고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 모기업 자금 상황이 넉넉하지 않은 두산으로서는 김재환과 박건우 중 한 명에게 다걸기(올인)해야 하는 상황과 마주할 수도 있다. 이렇게 되면 한화에서 남은 한 명과 계약하는 시나리오도 가능하다. 한화는 지난해에도 두산 출신 FA와 계약 직전까지 갔다가 도장을 찍는 데 실패한 바 있다. 올해도 또 ‘빈손’으로 스토브리그를 끝내는 건 한화로서는 꼭 피하고 싶은 시나리오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프로야구 막내 구단 KT는 만년 꼴찌의 대명사였다. ‘초짜’ 이강철 감독이 새로 팀을 맡게 되자 선수들이 말했다. “감독님을 위해 꼭 이기겠습니다.” 이 감독은 이렇게 답했다. “감독을 위해 야구 하지 말아라. 너희를 위해 야구 해라.” KT는 올해 챔피언이 됐다. 야구는 알려준다. 제자 이름을 빛내려는 스승만이 결국 자기 이름까지 빛낸다는 걸. 자기 이름만 빛내려는 선배는 결국 제 이름에도 먹칠하고 만다는 걸.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황대헌(黃大憲·22·한국체대·사진)이 이름 뜻 그대로 2022 베이징 겨울올림픽을 앞두고 큰 깨달음을 얻은 모습이다. 황대헌은 22일 헝가리 데브레첸에서 열린 2021∼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월드컵 3차 대회 남자 1000m 결선에서 1분25초425로 우승을 차지했다. 레이스 내내 최하위권에서 기회를 엿보던 황대헌은 두 바퀴를 남기고 인코스에 공간이 생긴 틈을 노려 선두로 치고 나온 뒤 결국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이 우승으로 황대헌은 이번 시즌 월드컵 1∼3차 대회에서 모두 금메달을 차지했다.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다. 1차 대회(베이징)에서 1000m 정상에 오른 뒤 2차 대회(나고야) 때는 500m에서 금메달을 따냈다. 그 외에도 1차 대회 혼성 계주 동메달, 2차 대회 1500m 은메달에 이어 이번 대회서도 남자 계주 은메달을 추가하면서 모든 대회에서 ‘멀티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날렸다. 2018 평창 겨울올림픽 남자 500m 은메달리스트 출신인 황대헌은 힘든 시기를 겪기도 했다. 성희롱 문제로 대표팀 선배였던 린샤오쥔(25·임효준)과 송사에 휘말렸다. 당시 그는 제대로 된 훈련을 진행하지 못했다. 또 그를 향해 우려 섞인 시선이 쏟아지기도 했다. 그러나 올림픽 시즌을 맞아 월드컵 시리즈에서 종목을 가리지 않고 메달 사냥에 성공하며 내년 2월 베이징 겨울올림픽 금메달이라는 꿈을 점점 현실로 만들고 있다. 황대헌은 빅토르 안(172cm·70kg), 린샤오쥔(168cm·64kg) 등 예전 남자 한국 쇼트트랙 간판선수들보다 체격(180cm·73kg)이 크다. 그 덕에 가속도를 이용해 상대 선수 여러 명을 한번에 추월하는 게 가능하다. 실제 황대헌은 이번 시즌 1차 대회 1000m 결선에서 딱 한 번 생긴 빈틈을 놓치지 않고 5위에서 1위로 한 번에 치고 나가 우승을 차지했다. 쇼트트랙 전문가 사이에서 “황대헌이야말로 현대 쇼트트랙에 맞는 경기 운영을 선보일 줄 아는 선수”라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한편 부상으로 2차 대회를 건너뛰었던 최민정(23·성남시청)은 이날 여자 1000m 은메달을 목에 걸면서 부활을 알렸다. 대표팀은 네덜란드 도르드레흐트로 이동해 4차 대회에 출전한다.황대헌 프로필△생년월일: 1999년 7월 5일 △신체조건: 180cm, 73kg △소속: 한국체대 △종교: 개신교 △가족: 부모님, 남동생 △좌우명: 무조건 최선을 다하자 △이상형: 제니(블랙핑크) △인스타그램: @daeheon_hwang △주요 대회 성적: 2018 평창 겨울올림픽 500m 은메달 △주요 기록: 1000m 세계신기록(1분20초875)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한국 여자 쇼트트랙 간판 최민정(23·성남시청)이 부상을 털고 빙판 위로 돌아왔지만 메달을 따내지는 못했다. 1차 대회 때 무릎과 발목 부상을 당해 2차 대회를 건너뛴 최민정은 20일(현지 시간) 헝가리 데브레첸에서 열린 2021∼2022 국제빙상경기연맹(ISU) 쇼트트랙 월드컵 3차 대회에서 주 종목인 1500m 등에 출전했다. 최민정은 1500m 결선에서 5바퀴를 남겨 놓고 3위로 올라섰지만 마지막 바퀴 때 메달권에서 멀어졌고 경주 후 비디오 판독 결과 무리하게 추월을 시도했다는 판정을 받아 실격 처분을 받았다. 같은 레이스에 나선 이유빈(20·연세대)은 쉬자너 스휠팅(24·네덜란드)에 이어 2위로 들어오면서 은메달을 땄다. 1차 대회 때 이 종목에서 금메달을 딴 이유빈은 월드컵 랭킹 1위(2만97점) 자리를 지켰다. 남자 1500m에서는 박장혁(23·한국체대)이 동메달을 목에 걸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

요즘 수원 하늘은 참 맑다. 적어도 프로스포츠 관점에서는 그렇다. 수원KT위즈파크를 안방으로 쓰는 프로야구 KT가 18일 창단 첫 2021 KBO리그 한국시리즈 정상을 차지하면서 수원 하늘에 빛이 비치기 시작했다. 이어 수원실내체육관이 안방인 프로배구 여자부 선두 현대건설이 20일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을 3-1(25-19, 21-25, 25-23, 25-21)로 물리치고 10연승에 성공하면서 남은 구름을 모두 걷어냈다. 10연승은 지난 시즌 흥국생명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개막 후 최다 연승 타이 기록이자 구단 역사상 최다 연승 신기록이기도 하다. 21일에도 수원 만세가 이어졌다. 이번 시즌 부산에서 수원으로 둥지를 옮긴 프로농구 KT가 단독 선두에 나선 데 이어 프로배구 남자부 수원 팀 한국전력도 의정부 방문경기에서 1시간 29분 만에 KB손해보험에 3-0(25-18, 25-21, 25-23) 완승을 거두고 선두 자리를 되찾으면서 ‘맑음’ 모드를 이어갔다. 반면 화성실내체육관에 둥지를 틀고 있는 IBK기업은행은 조송화(28·세터) 무단 이탈 사태의 후폭풍을 제대로 맞았다. IBK기업은행은 이날 서남원 감독과 윤재섭 단장을 동시에 경질했다고 발표했다. 이번 시즌을 앞두고 서 감독과 함께 부임한 조완기 수석코치도 이미 팀을 떠난 상태다. IBK기업은행은 두 차례 구단 숙소를 무단으로 떠난 조송화에 대해서도 “이에 상응한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 대신 사직 의사를 밝힌 김사니 코치의 사의를 반려하는 한편 김 코치에게 팀 정상화를 맡기기로 했다. 이날 여자부 김천경기에서는 안방 팀 한국도로공사가 KGC인삼공사를 3-0(25-23, 25-18, 25-11)으로 완파했다.황규인 기자 kin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