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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와 국토교통부가 재건축·재개발 정비사업 추진 속도를 높이겠단 입장을 확고히 했다. 오세훈 서울시장과 박상우 국토부 장관은 12일 오전 서울 구로구 온수동 대흥·성원·동진빌라 재건축 사업 현장에서 만나 사업 추진 상황을 점검하고 주민들과 간담회를 진행했다. 이번 방문은 정부와 서울시가 ‘8·8 공급대책’에 따른 재건축·재개발 사업 기간 단축 계획을 재확인하는 자리였다. 앞서 정부는 지난달 8일 서울 등 수도권에 총 42만7000채 이상의 주택공급 계획을 담은 부동산 대책을 발표했다. ‘재건축·재개발 촉진법’을 만들어 법적 절차를 간소화하고 서울에서 진행하는 37만 채 정비사업에 속도를 내겠다는 내용이 담겼다. 서울시도 재건축·재개발 사업이 중단 없이 신속하게 추진될 수 있도록 관리하겠다고 발표한 바 있다. 이날 오 시장은 이달 중 시행 예정인 ‘사업성 보정계수’를 적용해 사업성이 낮은 지역에 분양주택을 늘려 주민 부담을 줄이겠다고 밝혔다. 또 통합심의 등 정비사업 전 과정을 지원해 사업 기간을 줄이겠다고 했다. 박 장관은 “재건축·재개발 촉진 특례법은 주민들이 원하는 민생법안인 만큼 국회에 충분히 설명하고 공감대를 얻는 데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이르면 올해 안에 실물 신분증 없이도 스마트폰 모바일 신분증만 있으면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된다.행정안전부는 12일 금융보안원, 한국정보통신기술협회와 ‘모바일 신분증 민간 개방 적합성 평가를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그동안 온라인이나 애플리케이션(앱)으로 은행 업무를 보려면 실물 신분증이 필요했다. 예를 들어 계좌를 개설하거나 대출을 받으려면 주민등록증 촬영해 사진을 업로드하는 식이었다. 앞으로는 네이버, 카카오, 토스 등 민간 앱의 모바일 신분증만 있으면 비대면 계좌 개설 등을 할 수 있게 된다. 모바일 신분증은 이미 온라인 민원서비스인 정부24나 공항 등에서 신원 확인, 정보 제출 용도로 쓰이고 있다. 오프라인 은행 창구에서는 이미 모바일 신분증이 실물 신분증을 대체한 상태다.모바일 신분증 민간 개방 사업에 참여하는 국민은행, 네이버, 농협은행, 토스, 카카오 등은 올해 시스템 개발을 완료하고, 자체 앱으로 모바일 신분증 서비스를 제공할 계획이다. 민간 참여 기업들의 안정성 확보 여부는 금융보안원 등 평가기관이 검증하게 된다.송진호 기자jino@donga.com}
서울시가 군 복무 기간만큼 청년정책 나이 상한을 늘려주기로 했다. 서울시는 군 의무 복무 기간만큼 시 청년정책을 지원 받을 수 있는 기간을 늘리기 위해 관련 조례 개정을 추진한다고 11일 밝혔다. 군 복무 기간 청년정책에 지원하지 못한 만큼 제대 이후 활용할 수 있도록 지원 기간을 최대 3년까지 연장하겠다는 취지다. 대상은 제대군인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병사뿐만 아니라 장교와 부사관, 상근예비역, 사회복무요원 등도 포함된다. 개정안이 시행되면 군 복무를 마친 서울 청년들은 최대 만 42세까지 청년정책에 참여할 수 있다. 현재 서울시 청년 기준은 만 19세부터 39세지만 사업마다 연령 제한이 다르다. 개정안은 시의회 검토·의결을 거쳐 내년 1월부터 시행된다. 서울시의 주요 청년정책은 △청년 임차보증금 이자 지원 △청년 월세 지원 △서울 청년 예비 인턴 △미래 청년 일자리 △청년수당 등 50여 개가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전체 청년정책에 적용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지만 주택 관련 사업이나 현금성 사업 등 일부 정책은 국토교통부나 보건복지부 등 정부 부처와의 협의가 필요하다”며 “50여 개 사업 중 최소 절반 이상은 군 복무에 따른 지원 상한 확대가 적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서울 영등포구 신길1구역과 서대문구 가재울7구역에 각각 약 1500채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들어선다. 서울시는 9일 제7차 도시재정비위원회를 열고 영등포구 신길1구역(신길동 147-80 일대)에 대한 재정비촉진계획 결정안과 가재울7구역(서대문구 북가좌동 80 일대) 재정비촉진계획 변경·경관심의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10일 밝혔다. 신길1구역엔 아파트 1471채(공공주택 436채 포함)가 지어진다. 이곳은 2017년 정비구역에서 직권 해제됐고, 2021년 공공 재개발 사업 후보지로 선정된 후 이번 결정으로 신길뉴타운에 다시 편입될 예정이다. 면적은 총 6만334㎡로 공공주택과 분양주택을 섞어 배치한다. 열악한 도로를 정비하고 대상지 남쪽과 북쪽에 공원도 새로 만든다. 가재울7구역엔 아파트 1497채(공공주택 209채 포함)가 들어선다. 가재울재정비촉진지구 최상단 지역으로, 2012년 6월 촉진구역 지정 이후 10년간 사업 추진이 부진했다. 2022년 8월 조합설립 인가를 받으며 사업에 속도가 붙었다. 면적은 7만8640㎡다. 서울시 유형문화유산인 ‘화산군 이연 신도비’ 등 주변 지역 여건을 반영해 도로 등 기반 시설을 조성한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TBS 교통방송이 11일부터 서울시 출연기관 지위를 잃고 민영화된다. 10일 서울시와 행정안전부에 따르면 TBS는 11일부터 서울시 출연기관 지위가 해제된다. 출연기관이란 지방자치단체가 문화·예술·장학·자선 등의 목적을 위해 개별 법령 또는 조례에 따라 설립하고 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제공하는 기관이다. 앞서 2020년 2월 박원순 시장 시절 서울시는 시 소속 사업소로 운영하던 TBS를 지방 출연기관인 재단으로 변경했다. 그러나 이제 출연기관 지위가 해제되면서 시와 시의회가 TBS를 추가 지원할 근거는 사라진다. 서울시 관계자는 “TBS는 비영리 재단법인이면서 시 출연기관이었는데 내일부로 출연기관 지위가 해제되면서 이제 비영리 재단법인 지위 하나만 남는 것”이라며 “공식적으로 서울시의 손을 떠났다”고 설명했다. 이어 “작년부터 추진해 온 독립 경영에 대해 본격적인 준비를 해야 할 시기”라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TBS 측은 기부 또는 출연할 기관을 찾을 예정이다. 지난달 이성구 TBS 대표대행은 기자회견을 통해 직원들의 월급을 줄 여력조차 없는 상황이라며 지원을 호소했다. TBS는 출연기관에서 해제된 뒤에도 정관 개정 등을 거치지 않으면 외부 자금을 투자받지 못하기 때문에 관련 철차에 나설 방침이다. 다만 개정된 정관은 방송통신심의위원회의 심의를 통과해야 한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9명이 숨진 시청역 역주행 참사 이후 보행자 안전 대책을 재정비해야 한단 지적이 잇따르는 가운데 서울시가 보행자 위험지역에 ‘튼튼 가로수’란 이름으로 나무 2000그루를 심기로 했다. 철제 볼라드는 충격 흡수력이 부족하고 도시 경관을 해치는 만큼 가로수로 일부분 대체하겠다는 취지다.튼튼 가로수는 일종의 볼라드(자동차 진입 억제용 말뚝)로 교통섬 등 보행자 다수가 머무르는 곳에 차량이 덮치는 걸 막는 역할을 한다. 충돌에 견딜 수 있도록 느티나무나 은행나무, 단풍나무 등 상대적으로 밑동이 단단한 종류로 심을 예정이다.튼튼 가로수 규격은 ‘줄기가 지름 20cm 이상’으로 일반 가로수의 2배다. 현행 서울시 가로수 조성 및 관리 조례 시행규칙에 따르면 가로수 규격은 지름 10cm 이상에 높이 3.5m 이상이다. 지름은 성인 가슴높이를 기준으로 한다.서울시는 가로수가 철제 볼라드의 단점을 일부 극복할 것으로 기대한다. 철제 볼라드는 △충격 흡수력이 부족해 차량 충돌 시 운전자 피해가 크고 △장애인 등 보행 약자에게 걸림돌이 되며 △자연환경과 도시 경관을 해친다는 평가를 받는다. 또한 가로수가 햇빛이나 비를 막는 그늘막으로 쓰일 수 있는 점도 고려됐다.튼튼 가로수가 신호등이나 운전자 시야를 가릴 수 있다는 우려도 있지만 시는 가로수 높이 4m 미만 부분은 가지치기하는 등 교통 환경에 맞게 관리할 계획이다.서울시 관계자는 “미국 교통부 자료에 따르면 지름 20cm 이상 가로수는 차를 막는 데 효과적이란 연구가 있다”라며 “가로수가 ‘자연 볼라드’ 역할을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전문가들은 가로수가 보행자 보호에 도움이 될 것으로 평가했다. 조준한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나무는 차량과 충돌해 부러지면서 운전자와 보행자에 가하는 2차 충격을 줄이는 버팀목이 될 수 있다”라며 “차량 방어뿐 아니라 그늘도 만들고 경관도 좋아지는 일석삼조 효과를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다만 적절한 교통 환경에 제한적으로 심어야 한다고 권고한다. 이성렬 삼성교통안전문화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무작정 튼튼한 물체로 도로를 잔뜩 막는 방법은 되레 차량 단독 사고 시 운전자 피해를 키울 수 있다”라며 “가로수를 심더라도 나무 크기와 도로 폭 등 다양한 환경 요소를 고려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서울시는 이달 서울 중구 시청 인근부터 시범사업 형태로 50그루를 심고, 시 전역 보행자 위험지역에 튼튼 가로수 총 2000그루를 심을 예정이다. 구체적인 장소는 자치구별로 취합한 자료를 통해 선정한다. 식재 비용은 그루당 약 200만 원으로 총 약 40억 원이 들 것으로 예상된다.서울시는 추석 연휴 이후 시청역 사고와 관련해 보행자 안전 취약 지역 조사 결과를 포함한 종합 안전 대책 계획을 발표한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한국 대표 기업들의 브랜드 가치 성장 속도가 글로벌 기업에 비해 상대적으로 뒤처지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들이 기술력이나 제품 경쟁력에 비해 상대적으로 박한 평가를 받는 것으로 보고 있다. 국내 기업이 앞으로도 세계 무대에서 경쟁하기 위해서는 브랜드 가치를 끌어올릴 장치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9일 글로벌 브랜드 평가 기관 인터브랜드에 따르면 지난해 글로벌 상위 50개 기업의 브랜드 가치는 2조7700억 달러(약 3711조8000억 원)로 2014년의 1조3100억 달러 대비 110.8% 상승했다. 같은 기간 한국의 상위 50개 기업의 브랜드 가치는 116조9000억 원에서 201조 원으로 71.9% 오르는 데 그쳤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스스로 내린 평가와 전문가들의 진단도 비슷했다. 동아일보가 국내 30대 그룹 전략·마케팅 담당 임원과 한국경영사학회 소속 학자 7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 59%가 한국 기업들이 ‘실제 역량이나 잠재력에 비해 저평가받고 있다’고 봤다. 특히 30대 그룹 임원들 중에는 23명(76.7%)이 이같이 답했다. 이들은 “한국 기업이 저평가받고 있기 때문에 금융투자 시장도 작은 것”, “기업을 넘어 국가 전체의 소프트 파워 문제” 등의 답변을 추가했다. 기업이 아닌 한국 제품이나 서비스의 경우 조사 대상자의 38%가 ‘저평가받고 있다’고 했다. ‘실제만큼 평가받고 있다’는 답변(47%)이 더 많았다. 즉, 한국 제품 및 서비스는 글로벌 시장에서 제대로 평가받고 있지만 그걸 만드는 기업에 대한 평가는 낮다고 보는 것이다. 애플, 코카콜라, 메르세데스벤츠, 디즈니 등은 회사 자체를 대상으로 한 팬층이 글로벌 시장에서 두껍게 형성돼 있다. 이런 강력한 브랜드는 제품 경쟁력을 높이는 시너지를 낸다. 반면 브랜드 가치가 낮으면 선순환 효과를 기대하기 힘들다. 전문가들은 한국 기업의 가치를 높일 방법 중 하나로 기업 헤리티지(유산)를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한다.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헤리티지의 개발은 역사를 브랜딩하는 것”이라며 “브랜드가 시장 경쟁력이라면, 헤리티지는 시장 경쟁력을 지속 가능하게 하는 역할”이라고 했다.넷플릭스-우버처럼… 韓기업도 창업스토리 살린 ‘헤리티지 경영’을〈1〉 한국기업 소프트파워 키워야넷플릭스, 비디오 연체료 화나 창업… 우버는 비싼 택시비에 반발해 시작대중에 스토리 공유, 기업가치 높여韓기업, 창업정신-브랜드 탄생 등… 소비자에 각인 시킬 스토리 활용을‘대여점서 빌린 비디오를 늦게 반납해 연체료를 40달러나 냈다.’ ‘새해 전날 뉴욕에서 택시를 탔다가 800달러가 나왔다.’ ‘샌프란시스코 집세가 너무 비싸 거실 매트리스에 사람들을 재워주고 숙박비를 받았다.’ 미국 넷플릭스, 우버, 에어비앤비의 창업 스토리다. 기존 제품이나 서비스를 이용하다 겪은 불편함을 해소한다는 각 기업의 정체성과 정확하게 연결된 이야기들이다. 다소 진실과 차이가 있더라도 대중에게 공유된 스토리는 공감과 사용경험을 거치며 내러티브(서사)로 진화한다. 소비자들이 보다 쉽게 지갑을 열게 된다는 의미다. 한상만 성균관대 경영학과 교수는 “버진그룹의 리처드 브랜슨, 애플의 스티브 잡스처럼 창업자들이 가진 정신이 브랜드에 고스란히 녹아 있는 기업들이 있다”며 “굳이 명품을 파는 기업이 아니더라도 레거시와 헤리티지는 어떻게 활용하느냐에 큰 폭발력을 가진다”고 말했다.● ‘스토리텔링’이 아쉬운 한국 기업들반면 한국 기업들은 이런 소프트파워가 뒤처진다는 평가가 많다. 글로벌 시장에 진출한 기업들은 그 차이를 온몸으로 느끼고 있다고 한다. 국내 10대 그룹의 한 임원은 “사실 미국이나 유럽 같은 선진 시장에서 ‘한국 기업’이 만든 제품이라는 꼬리표가 특별히 플러스 요인이 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미국의 혁신성, 독일의 안정감, 스위스의 정밀함 같은 한국이나 한국 기업 특유의 이미지가 약하기 때문이다. 이 임원은 “세계 5위 수출대국을 바라보는 한국에서 삼성, 현대차, LG 정도를 빼면 기업 인지도 자체가 낮다”며 “오랜 역사와 전통에 뿌리를 둔 유럽 기업, 혁신의 아이콘인 미국 기업, 압도적인 가격 경쟁력을 가진 중국 기업 사이 포지션이 어려운 게 현실”이라고 말했다.실제 동아일보가 국내 30대 그룹 전략·마케팅 담당 임원 30명, 한국경영사학회 소속 교수 70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설문조사에서 ‘한국 기업이 헤리티지를 잘 활용하고 있는가’란 질문에 48명이 ‘그렇지 않다’고 답했다. ‘그렇다’는 답(16명)의 3배다. 김상순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는 “글로벌 기업들은 창업 정신이나 최고경영자(CEO) 개인의 헤리티지를 브랜딩 과정 적재적소에 활용한다”며 “기업들이 지나온 역사를 객관적으로 연구하고 또 보존하는 것인데, 한국에선 몇몇 기업을 제외하면 많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일부에선 한국 기업의 업력이 미국, 유럽, 일본 등지에 미치지 못하기 때문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한국 대표 기업들은 1970년대 전후 산업화 과정에서 설립돼 50년 안팎의 역사를 가진 곳들이 많다. 그런데 이번 설문에서 헤리티지를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기업 연한을 묻는 질문에 ‘50년 이상’이라고 답한 이들은 96명 중 12명(12.5%)뿐이었다. ‘업력과는 무관하다’는 답변 15명(15.6%)보다 적었다. ‘짧은 역사’가 헤리티지를 발굴하는 데 절대적 이유가 될 수 없다는 인식이 큰 것이다. 최순화 동덕여대 국제경영학과 교수는 “한국 기업들의 역사가 길지 않다는 건 분명한 사실이지만 스토리텔링으로 단기적 성과를 내려다 보니 숙성된 이야기가 잘 쌓이지 않았던 측면도 있다”고 분석했다.● 기업 경쟁력 높이는 ‘브랜드 스토리’이번 설문에서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해 최우선으로 개선해야 할 점으로는 혁신성(46.3%·응답자 80명 중 37명)이 꼽혔다. 그러나 브랜드 이미지나 기업의 역사를 꼽은 이들도 40%나 됐다. 빠른 속도로 변하는 시장 환경에서 경쟁 우위를 점하려면 제품과 서비스에 혁신성을 더하는 역량은 필수다. 여기에 더해 브랜딩 파워를 갖추면 차별화를 통한 경쟁력, 충성도 높은 소비자층 등을 확보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인식이 큰 것이다. 응답자들은 특히 적극 활용해야 할 헤리티지로 창업정신과 브랜드 스토리(복수 응답·각 40명)를 선택했다. 장인정신을 자동차 산업에 적용한 일본 도요타나 ‘고객에게 하나를 팔되 최고의 제품을 가장 싸게 판다’는 경영철학을 바탕으로 창고형 할인마트의 상징이 된 미국 코스트코가 한국이 참고할 만한 기업들로 언급됐다. 한 응답자는 미국의 친환경 브랜드 파타고니아를 해외 모범 사례로 꼽았다. 그는 “파타고니아 브랜드의 가장 차별화된 포인트인 지속가능성은 창업철학부터 이어져 온 것”이라며 “제품 및 서비스 기획, 마케팅 등 모든 사업 분야에 이를 일관되고 진정성 있게 전달하면서 스토리를 완성시킨 것”이라고 했다. 스포츠 음료 게토레이도 대표적인 사례다. 이 음료는 1965년 플로리다대 풋볼팀 ‘게이터스’를 위해 만들어졌다고 알려져 있다. “게이터스가 게토레이를 마시기 시작한 뒤 승률이 올라가 몇 년 내 우승까지 차지했다”는 스토리는 최고의 마케팅 문구가 되고 있다. 현재 미국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차지하는 배경에는 ‘약팀을 우승시킨 음료’라는 인식이 강하게 남았기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다. 모종린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는 “개인, 정신, 브랜드, 디자인, 스토리, 공장이나 사업장 같은 장소뿐만 아니라 사업에서 파생된 정신이나 스토리 등이 기업이 활용할 수 있는 헤리티지”라고 설명했다.홍석호 기자 will@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오승준 기자 ohmygod@donga.com}

“난임 치료 과정에서 느끼는 감정은 롤러코스터 타는 것과 비슷해요. 정서적 지원이 가장 큰 원동력입니다.” 7일 오후 서울 중랑구 서울의료원 3층 대강당. ‘초기 난임 부부 건강관리 지원’ 프로그램 3기 예비 교육에 남녀 30여 명이 참석했다. 부부끼리 붙어 앉은 이들은 강단 위에 선 강사의 말을 노트에 받아적고, 휴대전화로 스크린 속 발표 자료를 찍는 등 진지한 표정으로 귀를 기울였다. 초기 난임 부부 건강관리 지원 프로그램은 서울시에서 난임 부부 25쌍을 대상으로 임신 가능성을 높이기 위해 정신적·육체적 건강관리를 돕는 사업이다. 올해 5월 1기를 시작으로 기수별로 난임 부부 25쌍씩 모집해 강의와 상담, 건강관리 등 다양한 난임 지원 관련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전문가 지도 아래 원스톱 난임 지원 이날 행사에선 일일 식단관리 등 난임 부부 25쌍이 8주간 함께할 프로그램에 대한 소개가 진행됐다. 앞으로 참가자들은 전문 의료진으로부터 난임 시술과 치료 과정에 대해 배운다. 온·오프라인으로 지중해식 식단 등 영양학 관련 수업을 받으며 요가나 산림치유 프로그램 등 운동 프로그램에도 참여한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을 통해 매일 식단과 운동 시간을 기록하고 마음을 정리하는 일지도 작성해야 한다. ‘만보 걷기’나 ‘모닝 뽀뽀’와 같은 부부 미션도 주어지며 달성 시 받을 수 있는 상품이 걸려 있다. 강단에 선 서울의료원 난임센터 전문의가 체외수정 등 난임 시술과 과정에서 느낄 수 있는 어려운 점과 마음가짐에 관해 설명하자 참가자들은 “동결 배아와 신선 배아 사이 임신 성공률 차이가 있나요” “임신에 좋은 건강기능식품은 어떤 건가요” 등 평소 궁금했던 질문을 쏟아냈다. 올해 6월부터 난임 시술을 받고 있는 박수정(가명·32) 씨는 “병원 시술 중 어려움이나 절차에 대한 정보를 얻고 싶어 참여했다”며 “둘만으론 힘들더라도 다른 부부들과 함께하면 건강한 일상 루틴을 더 쉽게 만들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난임 시술 중 고민이 생기면 난임 멘토로 나선 한국난임가족연합회 회원들로부터 전화나 카카오톡을 통해 상담을 받을 수 있다. 연명진 서울의료원 가임센터장은 “임신 성공을 넘어 출산 이후 합병증 예방이나 건강한 육아까지 챙기기 위해선 임신 전 생활 패턴 개선이 중요하다”라며 “의학적 근거 없는 정보가 여기저기 쏟아지는 가운데 난임으로 고민에 빠진 부부들이 프로그램을 통해 도움을 얻었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서울시 난임 5만 명 육박… 지원 확대 최근 난임 사례가 크게 늘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에 따르면 서울 지역 난임 진단자 수는 지난해 약 4만9500명으로 4년 전인 2019년(4만6500명)보다 6% 이상 늘었다. 2020년 4만7500명, 2021년 4만8000명, 2022년 4만8500명 등 매년 증가세다. 이는 청년들이 취업난과 부동산 가격 상승으로 인한 주거난 등을 겪으며 결혼 시기가 늦어졌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서울시는 지난해 하반기(7∼12월)부터 난임 부부의 정서적 안정을 위해 심리상담을 지원하는 ‘서울권역 난임·우울증 상담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난임 부부의 경제적 부담을 덜기 위해 내년부터 난포에 난자가 없는 공난포 등 의학적 사유로 난임 시술을 중단하더라도 난임 시술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국내외 50여 개 도시 시장과 국제기구 인사 등 1000여 명이 참여해 건강 정책을 공유하는 글로벌 행사가 25∼27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열린다. 서울시는 25일부터 27일까지 DDP에서 ‘제10차 건강도시연맹 세계총회’를 개최한다고 8일 밝혔다. 올해 총회는 세계보건기구(WHO) 서태평양건강도시연맹(AFHC) 창립 20주년을 기념한 행사로 2018년 말레이시아에서 열린 제8차 총회 이후 6년 만에 열리는 대규모 대면 회의다. 서울시는 AFHC 의장 도시 역할을 맡아 총회를 개최한다. 이번 총회 주제는 ‘스마트 건강도시, 새로운 도시의 미래’다. 총회는 도시 시장단과 관계자가 참여하는 ‘글로벌헬스 리더스포럼’으로 시작한다. 이후 사흘간 감염병으로부터 안전한 도시 조성, 도시 간 건강 정책 파트너십 구축 등을 주제로 총 10개의 전문가 세션 등이 진행된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개막식에서 시민 120만 명이 참여한 서울형 헬스케어 ‘손목닥터9988’과 도보 5분 내 녹색환경에 닿을 수 있도록 하는 ‘정원도시 프로젝트’, 대중교통 무제한 카드인 ‘기후동행카드’ 등 서울시 정책을 소개할 예정이다. 서울시는 행사장 내부에 ‘서울 건강 파빌리온’ 세션을 마련해 손목닥터9988과 마음건강 지원 사업 ‘블루터치’를 홍보할 계획이다. 국내 ESG(환경, 사회, 지배구조) 선도기업과 건강 분야 혁신기술 스타트업 전시관도 운영한다. 수잔 메르카도 WHO 서태평양지역 부사무처장과 이진형 미국 스탠퍼드대 생명공학과 교수의 기조연설을 비롯해 ‘창의적 발전 건강 도시’ 등 8개 분야를 나눠 9개 도시에 대한 시상식도 첫날 진행한다. 총회 마지막 날엔 참여 도시들이 ‘건강 형평성을 위한 세대 간 연대와 글로벌 행동 서울선언문’을 채택해 발표한다. 해당 선언문에는 건강하고 회복력 있는 도시를 만들겠다는 8대 약속이 담긴다. 김태희 서울시 시민건강국장은 “건강도시연맹 세계총회는 코로나19 이후 건강 도시의 중요성을 확인하고, 서울의 스마트 헬스케어를 전 세계에 알리는 기회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서울 명동에서 남산 정상까지 5분이면 올라갈 수 있는 남산 곤돌라 착공식이 5일 열렸다. 곤돌라는 2026년 봄부터 운영될 예정이다. 이날 오전 서울시는 중구 예장공원에서 남산 곤돌라 착공식을 열었다. 남산 곤돌라는 서울 지하철 4호선 명동역 인근 예장공원에서 남산 정상까지 총 832m 구간을 운행하며 편도로 5분 내 목적지까지 도달한다. 10인용 캐빈 25대로 시간당 최대 1600명이 이동할 수 있다. 곤돌라는 올해 11월 본공사에 들어가며 내년 11월 준공돼 2026년 봄부터 정식 운행될 예정이다. 서울시는 지난달부터 예장공원 내 이회영기념관을 철거하는 등 준비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날 서울시는 남산 생태와 경관에 미칠 악영향을 줄이기 위한 기본 설계안과 공사 계획을 공개했다. 우선 곤돌라 시설을 받칠 기둥 높이를 기존 계획보다 15m 이상 낮춰 35∼35.5m로 정했다. 기둥 모양도 철탑형에서 원통형으로 바꿔 남산공원 훼손을 줄이기로 했다. 영구 훼손되는 공원 면적 역시 기존 계획의 20분의 1로 줄여 20m²를 넘기지 않도록 했다. 기둥을 설치할 땐 나무 훼손을 줄이기 위해 공중 로프로 자재를 운반한다. 곤돌라 운영 수익은 남산공원 기본조례에 따라 전부 생태환경 보전 사업이나 시민 여가 활동에만 쓰인다. 또한 서울시는 곤돌라 조성 이후 남산 방문객 증가를 대비해 ‘남산 하늘숲길’을 조성해 접근성을 높이려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2021년 남산 관광버스 통제 후 남산 정상에 오르려면 걷거나 케이블카·노선 버스를 타야 했다”라며 “곤돌라 운행이 시작되면 남산 접근성이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정부가 서울 내 대형병원 7곳을 포함해 전국 대형병원 25곳의 응급실이 정상적으로 운영되기 어려운 상황으로 보고 집중 모니터링 중인 것으로 나타났다. ‘나 홀로 당직’을 서야 하다 보니 언제든 운영에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이대목동병원이 4일 서울에서 처음 응급실 일시 폐쇄(셧다운) 방침을 밝히는 등 응급의료 공백은 갈수록 커지는 모습이다. 4일 보건복지부와 서미화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에 따르면 정부는 이날 기준으로 수도권 8곳, 영남권 6곳, 충청권 6곳, 호남권 3곳, 강원권 2곳을 ‘집중 모니터링 대상’으로 선정해 매일 진료 제한 현황을 파악하고 있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이날 응급의료 일일 브리핑에서 “응급의학과 전문의 10명이 있어야 당직근무(듀티) 때 2명이 근무 가능하다”며 “최소한이 안 되는 병원들을 추려 전담관을 매치해 현장 상황을 매일 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밝혔다. 의료계에선 대형병원 응급실에 최소 전문의 12명이 배치돼야 하는 것으로 본다. 2인 1조가 12시간씩 돌아가며 매주 3, 4차례 근무하는 방식이다. 복지부에 따르면 서울 내에선 대형병원 7곳(강동경희대병원, 국립중앙의료원, 고려대 안암병원, 이대목동병원, 여의도성모병원, 인제대상계백병원, 한림대강남성심병원)이 모니터링 대상에 포함됐다. 경기권에선 아주대병원이 포함됐다. 영남권에선 경북대병원, 구미차병원, 동아대병원, 영남대병원, 울산대병원, 양산부산대병원이 모니터링 대상이고 충청권에선 건국대 충주병원, 건양대병원, 단국대병원, 세종충남대병원, 순천향대 천안병원, 충북대 병원이 포함됐다. 복지부의 모니터링 대상은 전날 23곳에서 하루 만에 2곳 늘어났다. 권역응급의료센터 18곳과 지역응급의료센터 7곳이다. 정부의 모니터링에도 운영에 차질을 빚는 대형병원 응급실은 갈수록 늘고 있다. 4일에는 이대목동병원이 “수요일 오후 5시∼목요일 오전 8시 반 응급실 성인 진료를 중단한다”고 밝히고 이날부터 운영을 중단했다. 전날 “신규 환자만 안 받겠다”고 했지만 방침을 바꾼 것이다. 이로써 정기적으로 응급실을 폐쇄하는 대형병원은 모두 4곳이 됐다. 아주대병원의 경우 매주 24시간은 심정지 환자만 받고 있고, 순천향대 천안병원은 소아응급의료센터를 주 3회 주간만 진료하는 등 응급실 폐쇄 직전에 있는 병원도 적지 않아 의료계에선 “갈수록 응급의료 공백이 확산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한편 소방청에 따르면 올 2월부터 지난달 25일까지 구급상황관리센터의 이송병원 선정 건수가 119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519건)보다 131% 늘었다. 환자 수용을 거부하는 병원이 많아지면서 구급센터가 구급대 대신 이송병원을 찾는 사례가 늘어난 것으로 보인다. 박경민 기자 mean@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서울숲과 뚝섬유원지 사이 강변북로 위에 서울 최대 규모 ‘덮개공원’이 만들어진다. 서울시는 성동구 성수1가 1동 72-10 일대 성수전략정비구역에서 한강으로 이어지는 둘레길과 강변북로 상부에 덮개공원과 수변을 활용한 수상 문화시설이 들어선다고 4일 밝혔다. 성수전략정비구역은 성수동 한강변 약 53만 ㎡ 땅에 8247채의 대단지 아파트 건립을 목표로 추진 중인 재개발 구역이다. 덮개공원은 육교나 고가도로처럼 도로 위에 만들어 보행로이자 공원으로 쓰이는 건축물이다. 강변북로 상부에 만들어질 덮개공원은 약 6만8000㎡ 규모로 2027년 완공 예정인 반포동 올림픽대로 위 덮개공원(약 1만 ㎡)의 7배 수준으로 크다. 현재 성수동과 한강은 강변북로로 단절돼 있는데, 이를 덮개공원으로 이어 서울숲에서 뚝섬한강공원까지 녹지를 연결하겠다는 취지다. 한강 인근에 만들어질 수상 문화시설은 지난해 서울시가 발표한 ‘그레이트 한강’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한강변에 자연과 예술을 함께 경험할 수 있는 수상시설 설립을 목표로 한다. 이를 위해 서울시는 5일부터 아이디어 공모를 시작한다. 강변북로로 가로막혀 있어 나들목을 통해 접근할 수 있었던 한강의 보행 동선을 개선해 접근성을 높이고, 문화·휴식·조망 등 다양한 활동을 즐길 수 있도록 공공성을 확보하는 것이 이번 공모의 핵심이다. 10월 11일 오후 4시까지 이메일로 참여할 수 있다. 공모작품은 내·외부 전문가 심사를 거쳐 총 30개 작품이 선정된다. 아이디어 선정 이후엔 국제 설계 공모 등의 절차를 거친다. 향후 구체적인 일정은 성수동 정비사업 추진 상황에 따라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병용 서울시 주택실장은 “수변 주거지 혁신의 선도모델인 성수전략정비구역의 공공기여 대상인 덮개공원과 수변공간의 다양한 시민 아이디어가 기대된다”며 “성수전략정비구역이 서울의 대표적인 수변공간으로 거듭날 수 있도록 시민 여러분의 많은 참여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서울시와 고용노동부 시범사업으로 지난달 국내에 들어온 필리핀 가사관리사들이 3일 서울 시내 각 가정으로 첫 출근을 했다. 서비스 이용 가구로 선정된 10%가량이 서비스를 취소하면서 서울시는 취소분에 대해 상시 신청 접수를 하기로 했다. 이날 서울시는 필리핀 가사관리사 100명이 142개 가정을 대상으로 서비스에 들어갔다고 밝혔다. 원래 시범사업 참여에 총 731가구가 신청해 5 대 1 경쟁을 거쳐 157가구가 선정됐는데, 이 중 15가구가 서비스를 취소했다. 취소 가정이 발생하면서 서울시는 가사관리사 서비스 상시 신청을 받기 시작했다. 서울시에 따르면 주로 신청 당시와 실제 서비스 시점에서 이용 시간대가 다르거나 가사관리사 이외 다른 돌봄 방법을 찾아 취소한 사례가 많았다. 비싼 급여나 모호한 업무 범위 등을 지적하는 언론 보도로 부정적 인식이 커진 점도 취소 가정이 늘어난 이유로 꼽혔다. 계약 취소에 따른 위약금도 없는 만큼 취소 가정은 더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지자체별 구체적인 취소 가정 수는 공개되지 않았다. 서울 전 지역에서 상시 신청 접수를 하고 있는 서울시는 기존과 달리 한부모, 다자녀, 맞벌이 등 우선 배정 요건 적용 없이 이용 시간대가 맞는 가정과 선착순으로 매칭하기로 했다. 최소 이용 시간도 기존 하루 4시간에서 2시간으로 문턱을 낮췄다. 이날 가사관리사와 처음 마주한 가정에선 다양한 반응이 나타났다. 맞벌이 가정에 출근한 메리 그레이스 씨(36)는 다른 나라에서 수년간 아이 돌봄 경험이 있어 능숙한 솜씨로 생후 8개월 된 아이를 돌봤다. 낯가림 없이 가사도우미에게 안기는 아이의 모습에 부부와 할머니가 만족했다고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비스 가정에 방문해 보니 가사도우미가 아이에게 영어 동화책을 읽어 주는 등 영어 교육 측면에서 크게 만족하는 부모님이 많았다”고 했다. 일부 가정에서는 계약 범위 이외 세탁이나 청소를 추가 업무로 요구하는 등 혼선을 빚기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서울시는 외국인 가사관리사 업무 범위를 알리는 가이드라인도 배포했다. 일각에서 업무 범위가 모호하다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이를 해소하기 위한 취지다. 해당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필리핀 가사관리사의 주요 육아 업무는 △어린이집 등 이동 관찰·동행 △옷 입히기 △목욕시키기 △음식과 약 먹이기 △화장실 이용 돕기 또는 기저귀 갈기 등이다. 육아 관련 집안일도 일부 수행한다. 아이가 놀거나 잘 때 주변을 청소해 주고, 아이가 사용한 식기를 설거지하고 옷 등을 세탁한다. 아이 것과 섞인 경우라면 다른 가족 빨래와 설거지도 함께 할 수 있다. 이 외 추가 업무를 임의로 직접 지시하는 건 안 된다. 어르신 돌봄, 장보기, 쓰레기 배출, 수납 정리, 다림질, 현관·베란다·유리창·방충망 청소 등은 업무 범위가 아니다. 계약 이후 업무를 추가하고 싶다면 서비스 제공 기관과 협의해야 한다. 서울시 관계자는 “어디까지나 가이드라인일 뿐 각 가정 상황에 따라 협의를 통해 조정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28개월 여아가 수도권 병원 응급실 11곳에서 ‘수용 불가’ 통보를 받은 뒤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상태로 한 달째 누워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응급의료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 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4일 오후 8시 40분경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 거주하는 28개월 여아가 열경련 증상을 보여 어머니가 119에 신고했다. 구급대원은 오후 8시 51분경 현장에 도착해 서울 및 경기 지역 병원 응급실 11곳에 수용 가능 여부를 문의했지만 병원들은 ‘전문의 부재’ 또는 ‘병상 부족’ 등을 이유로 들며 수용이 어렵다고 답했다고 한다. 오후 9시 18분경에야 40km가량 떨어진 인천 중구 인하대병원에서 수용 가능하다는 답을 받았고 여아는 신고 1시간 5분가량 지난 오후 9시 45분경 응급실에 도착했다. 응급실에선 약물 치료를 받고 경련이 멈췄지만 뇌에 손상을 입어 한 달가량이 지난 현재까지도 의식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민수 복지부 2차관은 3일 응급의료 일일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적절하게 응급 이송이 안 됐던 것인지 확인 중이다”며 “초기 대응 과정에서 개선할 점은 없었는지 등은 의학적으로 세밀히 살펴봐야 할 문제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의료 역량의 한계 속에서 이런 사고들이 빈발하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 복지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광역지자체에 ‘조사명령서’를 보내고 여아를 받지 않은 병원을 조사해 응급의료법 위반 사항이 있다면 처분을 내릴 방침이다. 한편 최근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 8시 25분경 서울 용산구 국방홍보원 신청사 공사현장에서 한 근로자가 4m 높이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구급대원이 오전 8시 41분경 도착해 여러 병원에 연락했지만 모두 거절당했고 약 11km 떨어진 고려대 구로병원 응급실에 사고 발생 후 1시간 12분 만에 도착했다. 이 환자는 이날 낮 12시 11분경 뇌출혈로 숨졌다. 김소영 기자 ksy@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28개월 여아가 수도권 병원 응급실 11곳에서 ‘수용 불가’ 통보를 받은 뒤 의식불명 상태에 빠진 상태로 한 달째 누워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건복지부는 응급의료법 위반 여부 등에 대한 조사에 착수했다.3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지난달 4일 오후 8시 40분경 경기 고양시 일산동구에 거주하는 28개월 여아가 열경련 증상을 보여 함께 있던 어머니가 119에 신고했다. 구급대원은 오후 8시 51분경 현장에 도착해 서울 및 경기 지역 병원 응급실 11곳에 수용 가능 여부를 문의했지만 병원들은 ‘전문의 부재’ 또는 ‘병상 부족’ 등을 이유로 들며 수용이 어렵다고 답했다고 한다. 오후 9시 18분경에야 40km가량 떨어진 인천 중구 인하대병원에서 수용 가능하다는 답을 받았고 여아는 신고 1시간 5분가량 지난 오후 9시 45분경 응급실에 도착했다. 응급실에선 약물 치료를 받고 경련이 멈췄지만 뇌에 손상을 입어 한 달가량이 지난 현재까지도 의식을 찾지 못하는 것으로 알려졌다.박민수 복지부 제2차관은 3일 응급의료 일일 브리핑에서 관련 질문이 나오자 “적절하게 응급 이송이 안 됐던 것인지 확인 중에 있다”며 “초기 대응 과정에서 개선할 점은 없었는지 등은 의학적으로 세밀히 살펴봐야 할 문제라고 판단된다”고 말했다. 또 “의료 역량의 한계 속에서 이런 사고들이 빈발하는 것에 대해 매우 유감스럽고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했다.복지부는 지방자치단체와 함께 사건을 조사하기 위해 광역지자체에 ‘조사명령서’를 보내고 여아를 받지 않은 병원을 조사해 응급의료법 위반 사항이 있다면 처분을 내린다는 방침이다. 법에 따르면 응급의료기관은 정당한 사유 없이 응급의료를 거부하거나 기피할 수 없다.한편 용산 대통령실 인근에서도 비슷한 사건이 발생했다고 한다. 소방당국에 따르면 지난달 28일 오전 8시 25분경 서울 용산구 국방홍보원 신청사 공사현장에서 한 근로자가 높이 4m에서 떨어지는 사고가 발생했다. 구급대원이 오전 8시 41분경 도착해 여러 병원에 연락했지만 모두 거절당했고 약 11km 떨어진 고려대 구로병원 응급실에 사고 발생 후 1시간 12분 만에 도착했다. 이 환자는 이날 낮 12시 11분경 뇌출혈로 숨졌다.김소영 기자 ksy@donga.com송진호 기자jino@donga.com임재혁 기자 heok@donga.com}

1981년 서울 강남의 첫 특급호텔로 문을 연 ‘더리버사이드호텔’이 47층 높이의 호텔과 오피스텔 등을 갖춘 복합단지로 탈바꿈한다. 서울시는 서초구 잠원동 한남대교 남단 리버사이드 호텔 부지(면적 6491.9m²) 복합개발에 대한 사전협상을 마무리하고 최고 47층 높이의 개발계획안을 마련했다고 2일 밝혔다. 계획안에 따르면 호텔(5만7342m²), 호텔 부속시설(2만4464m²), 오피스텔(3만440m²) 등 연면적 11만2246m²의 복합시설을 내년 착공해 2028년 완공할 예정이다. 사전협상에 따른 인센티브가 부여돼 용적률은 약 1023%가 적용된다. 서울시는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쳐 올해 안에 최종 계획안을 확정할 방침이다. 더리버사이드호텔은 1981년 강남의 첫 특급호텔로 문을 열었다. 아파트단지가 밀집한 반포·잠원동과 가로수길, 지하철 3호선 신사역과 가까워 금싸라기 입지로 꼽힌다. 등기부등본 등에 따르면 호텔 건물과 부지는 가우플랜(옛 하이브리드건설)이 단독 소유하고 있다. 가우플랜의 안필호 대표는 나산그룹 창업주인 안병균 전 회장의 아들이다. 가우플랜의 최대 주주도 안 전 회장의 가족회사인 선운이다. 하이브리드건설은 2005년 경매에 나온 호텔을 487억 원에 낙찰받았다. 이후 안 전 회장이 하이브리드건설을 인수했고 2010년 사명을 지금의 가우플랜으로 변경했다. 2009년엔 호텔 건물 소유권 등을 놓고 조직폭력배의 집단 난투극이 벌어지기도 했다. 낙찰 이후에도 법적 분쟁은 끊이지 않았다. 과거 소유주가 낙찰 전 다른 매수자들과 이중 매매 계약을 체결한 게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호텔 운영에 개입한 폭력조직만 11곳 정도였다”며 “이들을 내보내는 데 700억 원가량 들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과거의 분쟁은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이축복 기자 bless@donga.com}

“포장이 투박하긴 해도 내용은 일품입니다.” 2일 오전 서울 양천구 서울시립 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 추석 연휴를 2주가량 앞둔 이곳에는 오곡 강정과 매실·오미자 원액 등이 유리 선반 위에 진열돼 있었다. 붉은 상자에 담긴 홍삼액과 노란 종이와 노끈으로 묶인 참기름 등 진열된 제품들은 모두 장애인들이 만든 추석 선물 세트였다. 김영진 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 사무국장은 “화려한 장식이나 특별한 제조법은 없지만 기본에 충실해 명절 선물로 인기 있는 상품들로 구성했다”라고 설명했다.● 장애인들이 직접 만든 추석 선물 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은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에서 장애인들이 생산한 제품을 홍보하고 판매하는 곳이다. 장애인들이 직접 영업과 운송에 나서기엔 한계가 있다 보니 판매시설에서 소비자를 찾아 판로를 넓혀주는 일을 한다. 1995년 보건복지부와 서울시 지원으로 설립된 이후 전국 700여 개 장애인 직업재활시설에 대한 판매 유통과 상담, 홍보 등을 지원하고 있다. 이번 추석 선물 세트인 발효 원액 2종 세트도 서울 직업재활시설에서 발달장애인 30명이 만들었다. 동작구 직업재활시설에선 청각장애인들이 소비자 주문에 따라 떡을 만들고 대중교통을 이용하거나 운전기사와 동행해 직접 배송에 나서기도 한다. 서울뿐 아니라 지방에 사는 장애인이 만든 제품도 판매한다. 부안 김 선물 세트는 전북에서 지적·언어장애인 30여 명이, 마른 버섯과 표고버섯 가루 등 버섯 세트는 경북에서 지적·청각장애인 30명이 만든 제품이다. 판매시설 관계자는 “판매 제품은 숙련도 높은 기술보단 원재료가 중요한 제품 위주”라며 “장애인 근로자는 화학품 사용이 어려운 만큼 오히려 유기농 친환경 재료를 주로 쓰는 점이 강점”이라고 설명했다. 판매시설 1층에선 장애인이 직접 내린 커피와 손길이 담긴 공예품을 파는 카페인 ‘행복플러스 가게’도 운영하고 있었다. 서울시는 올해 15주년을 맞이한 행복플러스 가게를 장애인 화가 작품 판매와 장애 예술인 문화행사 개최 등 의미를 더하는 공간으로 만들어갈 계획이다. 2010년부터 운영된 행복플러스 가게는 100명이 넘는 장애인 바리스타와 실습생을 양성해왔다. 15년간 카페 운영으로 94억 원, 장애인 생산품 판매로 19억 원을 포함해 누적 매출 113억 원을 이뤘다. 9년째 장애인 바리스타로 일하고 있는 남주연 씨(27·서울 구로구)는 “고등학교 졸업 이후부터 내가 직접 돈을 벌어 어머니 생신 선물을 사드릴 때마다 너무나 기쁘다”라며 “행복 카페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소중한 공간”이라고 말했다.● 장애인 일자리 확대 돕는 ‘착한 소비’ 장애인 일자리에 대한 공공 지원에도 불구하고 장애인 생산품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과 시중가 대비 높은 가격으로 민간 판매는 전체 매출 중 2% 수준에 그친다. 현재 장애인 생산품은 ‘중증 장애인 생산품 우선 구매 제도’에 따라 정부나 지자체 등 공공 기관에 대다수 납품된다. 지난해 6월 현대백화점 온라인 리빙·식품관에 장애인 생산품 110여 개 제품이 입점하는 등 민간 업체 판로도 늘리고 있으나 미미한 수준이다. 서울 판매시설의 경우 민간 판매액이 2020년 약 28억 원에서 2023년 약 8억 원으로 급감했다. 이상익 장애인생산품판매시설 원장은 “판매 수익금은 장애인 근로자 급여와 일자리 확대 사업에 쓰인다”라며 “가격 경쟁력은 떨어지는 게 사실이지만 ‘가치 소비’ 측면에서 확산했으면 좋겠다”라고 했다. 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강남권 1호 특급호텔’로 불리는 ‘더리버사이드 호텔’이 47층 높이 복합단지로 재탄생한다.서울시는 서초구 잠원동 리버사이드 호텔 부지 6491.9㎡ 복합개발에 대한 최종 사전협상을 마무리하고 개발계획안을 마련했다고 2일 밝혔다. 호텔 부지는 내년 공사에 착수해 이르면 2028년 호텔과 오피스텔 등이 포함된 47층 높이 한강변 랜드마크가 들어설 전망이다.1981년 문을 연 더리버사이드는 3성급 호텔로 한남대교 남단에 위치한다. 초고가 아파트가 늘어선 반포-잠원 일대인 데다 가로수길, 지하철 3호선·신분당선 신사역과도 가깝다 보니 금싸라기 입지로 꼽힌다. 서울시는 해당 부지가 향후 신사역과 잠원·반포한강공원 등 일대를 대표하는 관광거점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과거 2009년 해당 호텔에선 건물 소유권 등을 놓고 조직 폭력배 200여 명이 가담한 집단 난투극이 벌어지는 등 이권 다툼이 발생한 바 있다. 서울시 관계자는 “이번에 서울시 사전협상 대상자는 단일 소유권자로 과거 분쟁은 정리된 것으로 보인다”라고 설명했다.이번 개발에는 연 면적 11만2246㎡ 건축물에 호텔(5만7342㎡), 호텔 부속시설(2만4464㎡), 오피스텔(3만440㎡) 등이 계획됐다. 저층부에는 녹지 공간이, 고층부에는 관광숙박시설 등이 들어설 예정이다.성수동 삼표 레미콘 부지, 역삼동 옛 르메르디앙 호텔 부지와 더불어 서울시 사전협상제도 개선계획에 따른 추가 인센티브 적용 최초 사례이기도 하다. 지난해 7월 서울시는 건축디자인을 혁신하거나 친환경 건물 또는 관광숙박시설을 만들면 용적률 인센티브를 더 주는 방향으로 제도를 개선했다. 기존보다 용적률을 최대 330%포인트 늘릴 수 있어 더리버사이드 호텔 부지는 최대 용적률 약 1023% 정도가 된다.계획안에는 1492억 원 상당에 이르는 공공기여 방안도 포함됐다. 공공기여를 통해 1978년 경부고속도로변 완충녹지로 지정된 시설녹지(2만1066.7㎡)가 기부채납된다.혁신적인 디자인도 적용된다. 건물 저층부엔 로비 최소 면적만 남기고 높이 25m(약 7층) 이상 건물은 들어 올리는 형태로 만든다. 이를 통해 인접 녹지와 연계해 강남 도심에 약 6500㎡ 녹지 숲을 만들겠단 취지다.한강변 스카이라인을 만들기 위해 높이 280m 초고층 건축물에 일부 구조가 날개처럼 튀어나와 마치 공중에 떠 있는 듯한 ‘켄틸레버(Cantilever)’ 구조도 적용한다. 블록 형태 입면 디자인 등으로 경쾌하고 다채로운 외관을 구성했다. 건축물 상층부에는 호텔 투숙객뿐 아니라 시민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한강 조망 특화 공간도 계획됐다.지역 주민이 더 편리하게 찾아올 수 있도록 접근성과 개방감도 대폭 개선한다. 기존에 높은 옹벽을 치워 외부에서도 쉽게 볼 수 있도록 한다. 저층부 도시 숲과 주변 지역과의 연계성을 높이기 위해 공공보행통로를 조성하고, 보행로를 넓히는 등 보행환경 개선도 병행한다.서울시는 이달 안으로 지구단위계획안 열람공고를 마치고 도시건축공동위원회 심의를 거쳐 올해 하반기(7~12월) 결정 고시를 통해 해당 안을 확정한다.임창수 서울시 미래공간기획관은 “이번 계획안으로 리버사이드호텔 부지가 강남권을 대표하는 랜드마크로 다시 태어날 역사적인 첫발을 내딛게 됐다”라며 “앞으로도 서울을 찾는 국내·외 방문객에게 도시의 매력과 감동을 전할 도시건축디자인 혁신을 충실하게 추진해 나가겠다”라고 말했다.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22일 오후 경기 부천시 호텔 화재로 7명이 숨진 가운데 이 중 2명이 인명 구조를 위해 설치된 공기안전매트(에어매트)로 뛰어내리다가 사망해 구조 실패 논란이 커지고 있다. 낙하 인원을 안전하게 받아줬어야 할 매트가 딱지처럼 뒤집히며 인명 피해를 키웠다는 지적이다. 23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사건 당시 호텔 7층에서 에어매트로 뛰어내린 2명은 3초 간격으로 추락했다. 첫 번째 낙하로 에어매트가 뒤집히자 두 번째로 뛰어내린 투숙객은 매트를 스친 뒤 바닥으로 떨어졌다. 두 사람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으로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이 건물은 4층이 없어 8층으로 표기된 층이 사실상 7층인 것으로 확인됐다. 현장에선 에어매트를 제대로 고정하지 않아 발생한 인재(人災)라는 지적이 나왔다. 메트가 고정돼 뒤집히지 않았다면 2명 모두 살 가능성이 높았다는 것이다.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도 이날 화재 현장을 찾아 “(에어매트를) 잡아주는 사람은 없었냐”고 물었고, 조선호 경기도소방재난본부장은 “당시 인원이 부족해 에어매트를 잡아주지 못했던 것으로 보고 있다”고 답했다. 급박한 상황이었지만 안전한 낙하를 유도하는 지휘통제 체계가 작동하지 않았다는 비판도 나온다. 노후화된 에어매트가 사고 원인 중 하나라는 지적도 나왔다. 이번에 사용된 에어매트는 2006년 배급된 것이지만 적정 사용 가능 기간(7년)을 훌쩍 넘긴 제품이다. 이날 사고 현장에서 합동 감식을 진행한 경찰과 소방당국은 객실 에어컨에서 발생한 스파크(spark·불꽃)로 화재가 난 것으로 보고 조사를 벌이고 있다. 동아일보가 입수한 폐쇄회로(CC)TV 영상 사진을 분석한 결과 화재가 처음 발생한 810호 출입문이 개방된 상태로 방치돼 연기가 1분 23초 만에 급격히 확산했다. 낙하충격에 뒤집어진 에어매트… 소방당국 “인력 없어 고정못해”[부천 호텔 화재 참사]뒤집힌 매트, 구조실패 논란“3초 간격 뛰어내린 것도 문제… 현장통제 못해 부실 대응” 지적에어컨 스파크서 화재 시작 추정, 유독가스 급속 확산… 피해 키워“살려주세요! 807호예요!” 화염과 함께 검은 연기가 빠르게 호텔 내부를 뒤덮자 창문 쪽에서 남성이 구조를 요청하는 소리가 들렸다. 소방당국은 재빨리 창문 아래에 에어매트를 설치했다. 잠시 후 남녀 투숙객은 건물 외부에 설치된 에어매트 위로 몸을 던졌다. 그러나 먼저 뛰어내린 여성이 에어매트의 중앙이 아닌 가장자리로 떨어지면서 매트가 뒤집혔다. 뒤집힌 에어매트 탓에 3초 후 뛰어내린 남성은 매트를 살짝 스친 뒤 맨바닥으로 떨어졌다. 이들은 심정지 상태로 병원에 옮겨졌지만 끝내 숨졌다.● 에어매트 왜 뒤집혔나 에어매트가 이례적으로 뒤집어진 배경엔 소방당국이 현장 통제에 실패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구조대원들이 에어매트를 잡고 고정하지 않았기 때문에 뒤집히는 사고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소방당국도 ‘대응이 부실했다’고 인정했다. 다만 경기도소방재난본부는 “인력이 부족해 잡아주지 못했다”고 밝히면서도 6층 이상 고층의 경우 낙하자와 충돌 위험이 큰 탓에 의무 규정은 없다고 해명했다. 공하성 우석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에어매트가 뒤집히는 건 이례적”이라며 “공기압이 적정했는지, 관리 상태에는 문제가 없었는지 도 점검해봐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사가 있는 호텔 주차장 입구에 설치한 탓에 뒤집혔다는 분석도 제기됐다. 소방당국 관계자는 “에어매트를 설치한 바닥이 경사면이라 불안정한 상태였는데 매트 가장자리로 추락하면서 뒤집힌 것으로 보인다”며 “에어매트 규격이 16m(5층) 이하 높이에서 받아내는 것이라 그 이상은 안전을 담보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투숙객들의 안전을 위해 충분한 시차를 두고 낙하시키지 못한 것은 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이영주 경일대 소방방재학과 교수는 “투숙객들이 3초 간격으로 뛰어내린 것도 (당국의) 현장 통제가 잘 이루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구조대가 투숙객들을 안정시키고 낙하 요령을 제대로 설명하지 못했다는 것. 에어매트의 적정 공기압과 충격 흡수량, 전복 가능성 등을 고려하지 못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전날 사고 현장에서 사용된 ‘IC100’ 에어매트는 10층 이하 높이에서 사용할 수 있는 제품으로 무게는 126kg이다. 해당 제품은 가로 4.5m, 세로 7.5m, 높이 3.0m 규격에 2개 층으로 나뉜 구조로, 낙하물과 닿으면 4개 면에서 공기를 배출해 충격을 줄이는 방식으로 작동한다. 에어매트의 노후화와 관련 규정 미비도 문제다. 현장에서 사용된 에어매트는 내용연수(耐用年數·쓸 수 있는 기간)가 10년 이상 지난 것으로 나타났다. ‘소방장비 분류 등에 관한 규정’에 따르면 에어매트 내용연수는 7년인데 해당 에어매트는 18년 전인 2006년 지급됐다. 이 에어매트가 보급되던 당시는 한국소방산업기술원(KFI)이 에어매트에 관한 규정을 만들기 전이다.● ‘에어컨 스파크’ 발화 원인 추정 소방당국은 이번 화재가 객실 에어컨에서 발생한 스파크로 시작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소방 관계자는 “에어컨 정도의 가전 제품이 아닌 이상 이 정도로 불이 삽시간에 번지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2004년 준공돼 노후한 호텔 특성상 불에 잘 타는 내·외장재가 많고 먼지가 다량 쌓여 있던 점도 화재 확산의 원인으로 보고 있다. 특히 건물 내 스프링클러가 없어 화재 초기 진압에 실패한 데다 유독가스가 급격히 확산하면서 피해를 키운 것으로 분석된다. 건축소방법이 2017년 개정돼 6층 이상 모든 신축 건물은 반드시 스프링클러를 설치해야 하지만 이번에 화재가 발생한 호텔은 2004년에 완공돼 의무 설치 대상에서 제외됐다. 불길은 호텔 건물 전체로 번지지는 않았지만 화재가 발생한 객실 문이 열린 상태에서 복도에 유독가스가 가득 들어찼다. 63개 객실이 있는 호텔에는 27명이 투숙하고 있었으나 건물 안에 검은 연기가 빠른 속도로 퍼져 대피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실제로 이날 사상자 대부분은 발화 지점에서 가까운 호텔 7, 8층 객실 내부와 계단, 복도 등지에서 발견됐다. 이채완 기자 chaewani@donga.com부천=손준영 기자 hand@donga.com송진호 기자 jino@donga.com}

서울 중구 을지로 광교빌딩 일대에 최고 40층 높이 사무용 건물이 들어선다. 서울 지하철 1호선 종각역 일대는 노후 건축물이 사라지고 개방형 녹지와 함께한 업무시설로 바뀐다.서울시는 21일 열린 12차 도시계획위원회에서 ‘을지로2가 도시정비형 재개발구역 제1·3·6·18지구 정비계획 결정안’을 수정 가결했다고 22일 밝혔다. 해당 구역은 1997년 금융개발진흥지구로 최소 결정된 이후 10개 지구 중 7곳의 정비를 통해 금융 관련 업무기능 강화와 기반 시설 확충이 이뤄져 왔다.해당 재개발구역은 지하철 2호선 을지로입구역과 청계천 사이로 신한은행 사옥인 광교빌딩 등 3개 건축물이 포함된다. 일대는 용적률 1111% 이하, 높이 173.8m 이하(최고 40층) 업무시설로 재탄생할 예정이다.개방형 녹지와 연계해 건축물 내 다양한 문화공간도 조성한다. 서울시는 ‘정원 도시 서울’ 계획의 일환으로 사업지에서 개방형 녹지 4992.4㎡를 확보하기로 했다. 또한 광교·광통관·한성은행 부지 등 조선시대부터 현재까지 지역이 가진 역사적 특성을 고려해 지하 2층~지상 4층에 유구 전시장과 회동서관, 금융사박물관 등을 구상하고 있다. 또한 지상 5층~지상 6층에 하늘정원을, 지상 40층 최상층에 전망대를 만들어 청계천과 북악산, 남산 등도 경관을 즐길 수 있도록 한다.종각역 일대에도 30층 높이 빌딩이 들어선다. 이날 위원회에선 ‘공평구역 및 공평구역 제3지구 정비계획 결정안’도 전날 수정 가결됐다고 밝혔다. 대상지는 종각역과 인사동 거리 사이(공평동 1)로 하나투어와 종로경찰서 임시청사 등 30년 이상 된 노후 건축물이 있다.개방형 녹지 도입과 공공기여에 따라 용적률 1181.64% 이하, 높이 140m 이내(지상 30층 내외)의 건축물이 들어설 예정이다. 지하 1층~지상 2층에는 가로 활성화를 위한 근린생활시설이, 지상 3층부터 최상층까지는 업무시설이 배치된다.송진호 기자jin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