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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휴가철이 지나고 가을 성수기로 접어드는 9, 10월에 전국에서 10만 채가 넘는 분양물량이 쏟아진다. 수도권을 제외한 지방에서도 5만 채에 가까운 물량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지역별로 국지적으로 공급 과잉 우려가 커지는 만큼 꼼꼼히 따져보고 청약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16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9, 10월 전국 아파트 분양물량은 10만8380채로 집계됐다. 역대 최대였던 지난해 같은 기간 11만7467채보다는 소폭 감소한 수치다. 수도권에서는 서울 1만5594채, 경기 3만4678채, 인천 8598채가 분양을 앞두고 있다. 지방에서도 전체 물량의 절반에 가까운 4만9510채가 분양될 예정이다. 지역별로는 경남이 1만340채로 가장 많고 충남 5806채, 세종 5576채, 경북 5545채, 부산 4799채 등 주로 경상권과 충청권에 집중돼 있다. 지방 광역시의 경우 재건축·재개발 아파트, 그 이외의 지역에서는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분양물량이 많은 편이다. 9월에는 두산건설이 부산 기장군 정관신도시에서 ‘정관 두산위브 더 테라스’를 분양한다. 지하 2층, 지상 5층 16개 동, 전용면적 84m² 272채 규모다. 같은 달 코오롱글로벌도 부산 동래구 사직동에서 ‘아시아드 코오롱하늘채’를 분양한다. 지하 3층, 지상 44층 4개 동, 전용 84m² 660채로 구성된다. 10월에는 금성백조와 포스코건설이 세종시 4-1생활권에서 전용 42∼109m² 1909채 규모의 ‘세종 4-1 생활권 P3 더샵&예미지’를, 대림산업이 강원 춘천시 퇴계동에서 전용 59∼99m² 2861채 규모의 ‘퇴계 e편한세상’을 각각 공급한다. 지방 부동산 시장이 올해 침체기로 접어든 상황에서 공급물량이 적지 않은 수준이다. 특히 올해 들어 지역별 양극화가 심화되는 추세인 만큼 지역 선정에 신중할 필요가 있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올해 1∼7월 서울(1.5%)과 부산(1.4%), 강원(1.3%), 인천(1.1%) 등 일부 지역에서는 아파트 매매가격이 상승한 반면 경북(―1.9%), 충북·충남(―1.0%), 경남(―0.5%) 등에서는 하락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공급 과잉 논란과 중도금 대출 규제 등으로 투자 분위기가 위축될 수 있어 신중한 투자가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한국형(K)-스마트시티’ 수출 1호 프로젝트인 쿠웨이트 신도시 개발사업이 마스터플랜 및 설계 사업자 선정에 들어가며 본격적인 사업의 시작을 알렸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16일 경기 성남시 분당구 LH 경기지역본부 회의실에서 엔지니어링 및 스마트시티 관련 업체 30여 곳을 대상으로 신도시 마스터플랜 및 실시설계용역에 대한 설명회를 열었다고 밝혔다. 이날 설명회에는 쿠웨이트 주거복지청의 나세르 아델 크라이부트 계획국장이 직접 참석해 쿠웨이트 측의 높은 사업 의지를 재확인했다. 한국이 건설할 ‘사우스 사드 알 압둘라’ 신도시는 쿠웨이트의 수도 쿠웨이트시티 시내에서 서쪽으로 약 30km 떨어진 곳에 조성된다. 면적은 경기 성남시 분당신도시(19.6km²)의 3배가 넘는 64.4km²로, 2만5000∼4만 채의 주택이 들어설 예정이다. 이번 용역에는 신도시에 대한 도시계획·토목설계, 시범주택단지 건축설계, 정보통신설계, 전력설계, 사업 타당성 조사 등이 포함돼 있다. 즉, 신도시의 밑그림을 그리는 것이 목표다. LH는 10월 중 우선순위 협상 적격자를 선정해 이르면 10월 말 최종 용역 계약을 체결할 예정이다. LH는 쿠웨이트 신도시에 최신 신도시 개발기술을 적용하면서 스마트그리드와 첨단 교통체계, 친환경 신재생에너지, 폐기물을 활용한 열병합발전 기술 등을 접목할 예정이다. 또 이를 모델로 중동지역에 신도시 수출을 확산할 계획이다. 선병수 LH 해외사업처장은 “사업 타당성이 있다고 판단될 경우 올해 안에 예비 컨소시엄을 구성하고 내년 하반기 특수목적회사(SPC)를 설립할 예정”이라며 “2018년에는 신도시 건설공사에 들어갈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최근 직원 비리가 감사원에 적발된 한국가스공사가 임직원 비리를 근절하기 위해 혁신위원회를 가동했다. 가스공사는 13, 15일 두 차례 비상대책회의를 열고 혁신위 활동을 본격적으로 시작했다고 16일 밝혔다. 혁신위는 청렴·윤리문화, 조직, 인사혁신 등 경영시스템 쇄신과 업무 방식 개선을 통해 국민의 불신을 해소하고 청렴문화를 확산해 나갈 계획이다. 조홍식 서울대 법대학장이 위원장을 맡은 혁신위는 3개 분야로 구성됐다. ‘청렴문화 혁신반’은 기존 경영 관행 개선과 조직문화 혁신을 맡는다. 이지문 청렴운동본부장이 외부 위원을 맡았다. 본부와 사업별 운영제도를 전면 개선할 ‘조직·직제 혁신반’은 오영균 수원대 행정학과 교수가 이끈다. ‘인사 혁신반’은 홍길표 백석대 경상학부 교수를 외부 위원으로 위촉했다. 인사 운영 원칙과 비리 연루자 징계 방법 등을 개선한다. 외부 전문위원들은 분야별로 혁신 과제를 발굴하고 모니터링 활동을 병행할 계획이다. 한편 가스공사 직원 30여 명은 폐쇄회로(CC)TV 구매와 관련해 판매 협력업체로부터 주기적으로 술과 골프 접대, 회식비 등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감사원은 이들 중 일부에 대해서는 검찰에 수사를 요청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가스공사는 10월경 감사원 조사 결과가 발표되면 관련 직원에 대해 무관용 원칙에 따라 엄중 처벌할 방침이다. 이승훈 가스공사 사장은 “최근 가스공사 직원이 연루된 불미스러운 일로 인해 국민 여러분께 실망을 드린 것에 가슴 깊이 반성하고 있다”며 “대내로는 일벌백계, 대외로는 기관 혁신을 통해 신뢰받는 공기업으로 재도약하겠다”고 밝혔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경기 남양주시 다산신도시 지금지구는 강변북로와 가까워 서울 송파구 잠실 등 강남권 접근성이 좋다. 이곳에서 1200여 채의 대단지 아파트가 첫선을 보인다. 반도건설은 지금지구 B-5블록에 짓는 ‘다산신도시 반도유보라 메이플타운 2.0’의 본보기집을 19일 열고 분양을 시작한다고 16일 밝혔다.○ 복층 다락, ‘별동학습관’ 눈길 이 아파트는 한강생활권인 지금지구의 첫 분양 단지로, 지난해 다산신도시 진건지구에서 ‘완판(완전판매)’된 ‘반도유보라 메이플타운’의 후속 물량이다. 지하 2층∼지상 30층 11개 동, 1261채 규모의 중소형 특화 대단지다. 전용면적별 76m² 150채, 84m² 1111채로 구성된다. 반도건설은 이 아파트에 이전 단지들보다 진화한 고객 맞춤형 설계를 적용했다고 설명한다. 모든 가구를 남향 위주로 배치했으며 채광과 통풍이 좋은 4베이(방 3개와 거실을 전면에 배치), 4룸(일부 가구) 설계를 도입했다. 전용 76m²는 조망이 좋고 독립적인 공간 구성이 가능한 타워형 구조다. 전용 84m²는 채광과 통풍이 좋은 판상형 구조다. 내부에는 다용도 알파룸과 주방 수납공간(팬트리), 부부를 위한 드레스룸, 남성들의 호응이 큰 안방 서재 공간 등을 배치했다. 일부 최상층에는 복층 다락 공간을 넣는 등 대형 아파트 못지않은 공간을 구성했다. 특히 다락 공간은 아이들의 놀이 공간이나 부부만의 취미 공간, 가족을 위한 다용도실 등으로 활용도가 높다. 자녀들의 놀이 공간으로 사용하면 층간소음을 신경 쓰지 않아도 돼 젊은 부부들이 선호하는 구조이기도 하다. 교육 특화시설인 단지 내 ‘별동학습관’도 눈길을 끈다. 이 학습관은 지난해 진건지구에서 분양한 ‘반도유보라 메이플타운’에서 선보여 큰 인기를 끌었다. 2층으로 지어지는 별동학습관에선 중고교생과 성인을 대상으로 한 ‘YBM영어마을’(가칭)과 영어 독서 한글 수학 등의 ‘능률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할 예정이다. 단지 인근에 걸어서 통학할 수 있는 유치원과 초등학교도 들어선다.○ 잠실까지 광역버스로 3개 정거장 지금지구는 경기 남양주시 지금동, 도농동 일원에 204만 m² 규모로 조성된다. 다산신도시 북쪽 진건지구의 행정시설을 공유하면서 한강생활권 프리미엄을 누리는 게 가능하다. 또 강변북로, 서울외곽순환도로, 올림픽대로를 이용하기가 쉬워 서울 곳곳으로 빠르게 이동할 수 있다. 자가용을 이용하면 단지 앞에서 서울 잠실까지 20분대에 갈 수 있으며, 광역버스(1000번)를 타면 잠실까지 정거장 3개 거리다. 경의중앙선 도농역이 차로 5분 거리에 있어 서울 강북 주요 업무지구까지 30∼40분대에 접근할 수 있다. 단지 남쪽에 있는 한강까지 직선거리로 1.5km 정도인 점도 눈길을 끈다. 일부 동의 고층에선 한강 조망도 가능하다. 단지 앞에 왕숙천, 황금산이 있고 인근에 근린공원이 많아 녹지 공간도 풍부한 편이다. 반도건설은 23일 특별공급을 시작으로 24, 25일 각각 1, 2순위 청약을 진행한다. 본보기집은 19일 남양주시 지금동 47-8에 문을 연다. 2019년 3월 입주 예정. 031-574-4344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역전세난 등의 영향으로 지난달 전·월세 거래 가운데 월세가 차지하는 비중이 2011년 이후 처음으로 하락했다. 15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 7월 전·월세 거래량은 11만211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0.1% 감소했다. 이는 6월보다는 4.2% 줄어든 수치다. 임대차시장에서 월세(보증금이 없는 월세 제외)가 차지하는 비중은 45.2%로, 지난해 7월(45.5%)보다 0.3%포인트, 6월(46.1%)보다는 0.9%포인트 하락했다. 7월 기준으로 월세 비중이 낮아진 것은 2011년 통계 작성 이후 처음이다. 7월 기준 월세 비중은 2011년 33.5%에서 매년 꾸준히 증가세를 보이다가 올해 처음 감소세로 전환했다. 이는 서울 송파·강동구, 경기 하남시 등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 새 아파트 입주물량 증가에 따른 ‘역전세난’이 발생하면서 전셋집 구하기가 상대적으로 쉬워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한편 올 7월 주택매매 거래량은 지난해 같은 달보다 13.6% 줄어든 9만5578건으로 집계됐다. 7월까지 누계 기준 거래량은 56만3237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1.9% 줄었다. 이는 매매시장이 침체에 빠졌다기보다는 지난해 부동산 거래가 급증했던 데 따른 기저효과 때문이다. 지난달 주택매매 거래량은 최근 5년 평균 7월 거래량보다 33.8% 많고, 지난해를 제외하면 2006년 이후 7월 기준 최대치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여름 휴가철이 끝나 가면서 한동안 주춤했던 거래시장 분위기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재건축 단지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지역의 중소형 아파트를 대상으로 매수 문의가 늘고 있다. 15일 부동산114에 따르면 지난주 서울 아파트 값은 0.17% 올라 6주 만에 오름폭이 커졌다. 재건축 아파트(0.33%)와 일반 아파트(0.13%) 모두 전주보다 상승폭이 컸다. 자치구별로는 △양천(0.45%) △강서(0.36%) △서대문(0.32%) △강동(0.27%) △강남구(0.26%) 순으로 많이 올랐다. 양천구에서는 재건축 기대감에 목동, 신정동 신시가지 아파트 가격이 일제히 상승했다. 1기 신도시와 경기·인천도 각각 0.05% 올라 전주보다 상승폭을 키웠다. 일산신도시는 경기 북부 테크노밸리 조성 유치가 확정된 후 중소형 아파트 중심으로 매매 수요가 늘어나고 있다. 전세 시세는 서울이 0.07%, 신도시는 0.01%, 경기·인천은 0.02% 각각 올라 전반적으로 안정적 모습을 보였다. 새 아파트 입주 물량이 늘어난 서울 송파, 강동구, 경기 하남시 지역은 전세금이 하락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집값의 20%만 있으면 주택임대사업을 할 수 있는 ‘집주인 매입임대사업’이 시작된다. 한국토지주택공사(LH)는 16∼19일 600채를 선착순으로 신청받는다고 11일 밝혔다. 집주인 매입임대는 민간이 다가구·다세대주택을 사들여 시세의 50∼80% 수준의 저렴한 월세로 8년 이상 LH에 위탁임대하면, 정부와 LH가 매입자금의 최대 80%까지 지원하고 확정수익을 지급하는 사업이다. 이번 사업물량은 총 300채로, 2배수인 600채를 지역별로 나누어 선착순으로 접수한다. 이 중 입지 여건, 주택 품질, 임대사업성이 우수한 주택 300채를 최종 선정할 계획이다. LH는 접수 후 대상 주택을 입지에 따라 1·2·3등급으로 분류하고, 현장 방문을 거쳐 주택 품질 및 임대사업성을 평가해 등급에 따라 순차적으로 결과를 발표한다. 신청을 원하는 집주인은 물건 소재지 관할 LH 지역본부를 방문해 신청하면 된다. 지역본부별 신청물량에 따라 기간 내에 마감될 수 있음을 유의해야 한다. 한편 선정 최소 점수(100점 만점에 70점) 이상을 받고도 선정되지 못한 경우 예비대상으로 관리해 결원 발생 시 우선권을 줄 계획이다. 자세한 사항은 LH 홈페이지()를 참조하거나 LH 지역본부로 문의하면 된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한국수자원공사가 사장 재공모 절차에 들어갔다. 수자원공사 임원추천위원회(임추위)는 10일 사장 공모 공고를 내고 24일까지 지원서를 접수한다고 밝혔다. 이번 공모는 최계운 전 사장이 5월 임기를 6개월 남기고 물러나면서 공석이 된 사장 자리를 채우기 위한 두 번째 공모다. 8명이 지원한 6월 공모 당시 임추위는 권진봉 전 한국감정원장과 김계현 인하대 교수, 최병습 전 수자원공사 수자원사업본부장 등 3명을 기획재정부 공공기관운영위원회(공운위)에 추천했다. 하지만 공운위가 3명 모두 ‘사장으로 부적격하다’는 판단을 내리면서 사장을 다시 공모하게 됐다. 고배를 마신 3명은 수자원공사에 큰 부채를 남긴, 이명박 정부의 4대강 사업과 직간접적으로 관련됐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수자원공사 사장은 임추위의 추천과 기재부 공운위의 심의·의결을 거쳐 국토교통부 장관이 제청하면 대통령이 임명한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 지난해 이후 높은 경쟁률을 보이고 있는 주택 청약시장의 민낯이 드러났다. 10일 올해 1분기(1∼3월) 주택분양이 이뤄진 전국 38개 시군구의 초기계약률(분양 후 3∼6개월 계약률)을 분석한 결과 10곳 중 4곳이 평균 70%를 밑돈 것으로 나타났다. 투기 수요 등으로 청약열기가 뜨거운 것처럼 보였지만 실제 계약으로 이어지진 않았다는 뜻이다. 청약경쟁률을 투자의 기준으로 삼는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지난해 12월 광주 동구 계림동에서 분양된 A 아파트는 400여 채 모집에 5200여 명의 청약자가 몰려 소위 ‘청약 대박’을 기록했다. 시행사는 일부 타입의 최고 경쟁률이 47 대 1에 이른다며 홍보에 열을 올렸다. 하지만 잔치의 뒤끝은 초라했다. 당첨자 대부분이 계약을 포기하면서 올해 3월 말까지 10채 중 7채가 주인을 찾지 못했다. 한 입주 예정자는 “분양 초기에 프리미엄(웃돈)이 붙지 않자 ‘떴다방’ 등 투기세력이 무더기로 계약을 포기했다는 소문이 돌았다”며 “완공 뒤에도 이웃집이 비어 있는 ‘유령 아파트’에 살게 될까 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청약 대박에 감춰진 ‘거품 주의보’ 지난해 이후 부동산 시장이 활기를 찾으면서 아파트 청약 경쟁률이 전국적으로 높게 나타났지만 실제 계약률은 이에 훨씬 못 미친 것으로 확인됐다. 전문가들은 청약 열기에 편승한 ‘묻지 마 청약’ 때문에 청약률과 계약률 사이의 괴리가 커지고 있어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10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이원욱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토교통부와 주택도시보증공사(HUG)로부터 입수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주택 분양이 이뤄졌던 전국 38개 시군구 중 16곳의 평균 초기 분양 계약률이 70%를 밑돌았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총 40곳 중 4곳)보다 4배로 늘어난 수치다. 초기 분양 계약률(초기계약률)은 주택 분양이 시작된 이후 3∼6개월 동안의 계약률이다. 일반적으로 건설업계에서는 초기계약률이 70% 이상이면 분양 성적이 양호한 것으로 본다. 지역별로는 분양 활황 지역으로 알려졌던 지방 대도시들의 미분양 증가세가 눈에 띈다. 부산에서는 부산진구(61.9%) 금정구(61.9%) 기장군(57.0%) 등 3곳의 초기계약률이 전국 평균(70.5%)에 못 미쳤다. 지난해 상반기(1∼6월) 이들 지역에서는 모든 주택이 ‘완판’됐다. 광주 북구의 평균 초기계약률(46.5%)도 지난해 같은 기간(97.2%)의 절반 수준이었다. 지난해 2분기(4∼6월) 100%에 가까웠던 충남 천안시, 충북 청주시의 계약률은 올해 각각 42.4%, 39.5%로 떨어졌다. 계약률이 40%를 밑돌면 건설사가 공사 자금 조달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수도권 일부 지역에서도 미분양 경고등이 켜졌다. 경기에서는 광주(36.2%) 안성(46.5%) 고양시(69.1%) 등의 계약률이 낮은 편이었다. 지난해 하반기(7∼12월) 평균 계약률이 100%에 가까웠던 서울에서도 올해 1분기 들어 도봉(32.6%) 마포(94.0%) 서초(95.5%) 동대문구(95.8%) 등지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청약률만 믿었다간 낭패 전문가들은 웃돈을 노린 투기 수요자의 비중이 커지면서 청약률과 계약률 사이의 격차가 커지고 있다고 분석한다.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투데이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대구와 부산의 평균 청약 경쟁률은 각각 35.6 대 1, 25.6 대 1로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슷했다. 하지만 이들 지역의 평균 초기계약률은 지난해 2분기 100%에서 올해 약 81%로 떨어졌다. 주택분양업계의 한 관계자는 “분양 열기가 지난해보다 떨어지면서 시행사가 지역 공인중개사 등에게 청약을 시켜 경쟁률을 높이는 ‘바람잡이식 분양’도 심해지고 있다”고 전했다. 지난해 전국적으로 50만 채 이상의 아파트가 분양되면서 상당수의 실수요자가 내 집 마련을 마쳤다. 하지만 건설사들이 ‘밀어내기 분양’을 이어가고 있어 앞으로도 청약률과 계약률의 괴리 현상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고준석 신한은행 부동산투자자문TF팀장은 “중도금 대출 규제 등으로 수요자들의 자금 부담은 커진 반면 건설사들은 공급량과 분양가를 줄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분양 경기의 가장 정확한 지표인 초기계약률을 시군구 단위로 공개해야 한다는 주장이 나온다. 현재 HUG는 시도별 초기계약률만 매 분기 공개하고 있다. 건설사들이 분양 계약률을 영업 비밀로 다뤄 구체적인 발표가 곤란하다는 입장이다. 시군구별 자료는 거의 공개되지 않는다. 하지만 분양시장의 지역별 양극화가 심해져 시도 단위의 계약률로는 수요자들에게 큰 도움이 되지 않는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원욱 의원은 “인접 단지의 계약률도 모른 채 청약하는 ‘깜깜이 분양’의 가장 큰 피해자는 실수요자들”이라며 “계약률을 사업장별로 공개하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라고 말했다.천호성 thousand@donga.com·김재영 기자 }
코레일은 17, 18일 이틀간 인터넷 홈페이지(www.letskorail.com)와 전국의 지정된 역 창구, 승차권 판매 대리점에서 추석 열차 승차권 예매를 진행한다고 10일 밝혔다. 17일에는 경부 경전 충북 동해선 승차권을, 18일에는 호남 전라 장항 중앙선 승차권을 각각 판매한다. 홈페이지 예매는 17, 18일 모두 오전 6시부터 정오까지 가능하다. 각 역과 대리점에서는 같은 날 오전 9∼11시에 예매를 진행한다. 예매는 1회에 최대 6장, 1인당 12장까지만 가능하다. 추석 열차 승차권 예매 대상은 9월 13∼18일 6일간 운행하는 KTX, 새마을호, 무궁화호 등 일반열차와 O·V·S·DMZ-트레인 등 관광전용열차다. 예매기간에 팔리지 않은 잔여 승차권은 22일 오전 10시부터 판매된다. 코레일은 12일 오후 2시부터 예매 전용 홈페이지를 사전 오픈할 예정이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정부가 8년 안에 인간의 도움이 필요 없는 완전 자율주행차를 만들고 10년 안에 인간처럼 사고하는 인공지능(AI)을 개발하기로 했다. 정부는 10일 청와대에서 박근혜 대통령 주재로 ‘제2차 과학기술전략회의’를 열고 자율주행차와 인공지능, 가상·증강현실 기술 등을 포함한 9대 국가전략 프로젝트를 선정했다. 이들 분야에는 10년간 정부 예산 1조6000억 원과 민간 자금 6152억 원 등 총 2조2152억 원을 투자한다. 9대 프로젝트에는 △가상·증강현실 △인공지능 △자율주행자동차 △경량소재 △스마트시티 등 5개 분야가 ‘성장동력’으로 제시됐고 △정밀의료 △탄소자원화 △초미세먼지 △바이오 신약 등 4개 분야가 ‘삶의 질 개선’ 과제로 포함됐다. 자율주행차 분야에선 2019년까지 영상센서, 레이더·라이다 등 8대 핵심 부품을 국산화하고 2021년까지 차선 유지, 차 간 거리 유지, 자동 차선 변경 등 일부 자율주행 기술을 확보한다. 2024년엔 도로에서 완전히 자율주행이 가능한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알파고 때문에 관심을 끌었던 인공지능 분야에선 2026년까지 인간처럼 사고할 수 있는 복합지능의 인공지능을 개발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이를 위해 정부는 2026년까지 인공지능 전문기업을 1000개로 늘리고 인공지능 전문인력 1만200명을 양성할 계획이다. 언어와 영상을 이해하는 인공기능은 2019년까지, IBM의 인공지능 ‘왓슨’처럼 전문지식을 기반으로 의사 결정을 도와주는 인공지능은 2022년까지 개발할 방침이다. 증강현실과 가상현실 분야에서는 2019년까지 관련 기술의 최대 단점으로 꼽히는 어지럼증을 극복하는 기술을 개발하기로 했다. 또 2020년까지 3차원(3D) 객체인식 및 분석, 표정과 제스처 인식 등 원천기술을 개발한다. 현재 1.7년에 이르는 선진국과의 기술 격차를 2020년엔 0.5년으로 줄일 방침이다. 정부는 해외 건설의 새로운 돌파구로 꼽히는 스마트시티도 집중 육성하기로 했다. 국토교통부는 내년부터 2021년까지 스마트시티 관련 사업에 3300억 원을 투자해 2020년까지 3개의 ‘실증도시’를 구축하겠다고 밝혔다. 스마트시티는 도시의 기획·설계에 정보통신기술(ICT)과 친환경 공법, 다양한 문화적 요소를 결합하는 융·복합 프로젝트다. 정부는 2021년부터는 ‘한국형 스마트시티’ 기술을 본격적으로 수출할 계획이다. 국민들의 삶의 질 개선을 위해서는 일반인 10만 명의 빅데이터를 수집해 ‘개인 맞춤형 정밀 의료 시스템’을 구축한다. 초미세먼지 해결도 9대 프로젝트에 포함됐다. 2019년까지 한반도 전역에 미세먼지 입체 관측망을 구축해 미세먼지 발생 원인을 규명할 방침이다. 정부는 올해 5월 열린 1차 과학기술전략회의 때 4차 산업혁명 시대를 대비해 신성장동력으로 집중 육성할 프로젝트를 뽑기로 결정했다. 이후 과학기술계와 산업계 및 각 부처, 민간 전문가의 의견을 수렴해 후보 사업 166건을 발굴한 뒤 이 중 9개 분야를 최종 선정했다. 박 대통령은 이날 회의에서 “최근의 포켓몬 고 열풍으로 대변되는 가상현실, 증강현실 기술이나 인공지능 기술은 경제·사회의 큰 변화와 혁신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 기술들은 아직 초기 단계인 만큼 정부가 핵심 원천기술 개발에 힘을 쏟고, 벤처기업들은 킬러콘텐츠를 개발한다면 새 시장을 이끌어 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변지민 동아사이언스 기자 here@donga.com·장택동·김재영 기자}

정부가 아파트 수직증축 리모델링 때 주택 간 내력벽(耐力壁)을 철거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방안을 재검토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정부 방침을 믿고 내력벽 철거를 전제로 추진하던 서울 강남 및 경기 분당·일산 등 수도권 1기 신도시의 리모델링 사업이 전면 중단 위기에 몰렸다. 국토부의 방침이 1년도 안 돼 180도 바뀌면서 애초에 충분한 논의 없이 성급하게 정책을 추진한 것 아니냐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내력벽 철거 허용 없던 일로…3년 뒤 다시 논의 9일 국토교통부는 “오늘 국무회의를 통과한 주택법 시행령 전면 개정안에서 주택 간 내력벽 철거를 허용하는 내용이 제외됐다”며 “세밀한 검토 후 개정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국토부는 내력벽 철거 허용 여부를 국가연구개발사업 과제에 포함시킨 후 2019년 3월까지 정밀한 재검증을 거쳐 다시 판단할 계획이다. 내력벽은 건물의 지붕이나 위층 구조물의 무게(하중)를 견디는 벽이다. 그중 중요성이 가장 높은 주택 간 내력벽은 쉽게 말해 옆집과의 경계를 이루는 벽이다. 기둥이나 보와 마찬가지로 건물의 안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구조물이다. 주택 간 내력벽의 일부 철거는 주택 수를 늘려 분담금을 줄일 수 있는 수직증축과 함께 아파트 리모델링의 사업성을 좌우하는 핵심 사안으로 꼽힌다. 내력벽을 없애면 다양한 평면으로 아파트를 리모델링할 수 있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2베이(거실과 안방을 전면에 배치)로 지어진 낡은 소형 아파트를 채광과 환기에 유리한 3베이(거실과 방 두 칸을 전면 배치) 구조의 중형 아파트로 증축할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리모델링 조합들은 그동안 내력벽 철거 및 보강 등 전면적 구조변경을 통한 리모델링을 허용해 줄 것을 요구해 왔다. 국토부는 지난해 12월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 안전등급(B등급 이상)을 유지하는 범위 안에서 주택 간 내력벽 철거를 허용하기로 하고 관련 연구용역을 진행해 왔다.○ 정부, 안전 부담에 급선회…‘갈지자’ 행보 비판도 당초 내력벽 철거를 허용하겠다던 정부가 1년도 안 돼 전면 재검토로 입장을 선회하자 정부 정책이 ‘갈지(之)’자 행보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지난해 11월까지만 해도 내력벽 철거 허용에 부정적이던 국토부는 지난해 말부터 입장을 바꿨다. 국토부는 올 1월 업무계획을 통해 리모델링 활성화를 위해 내력벽 철거를 일부 허용하겠다고 밝힌 데 이어 1월 말 주택법 시행령 개정안을 입법예고했다. 4월에는 아파트의 내력벽 철거 가능 여부를 진단하고, 내력벽을 철거할 경우 어느 선까지 가능한지를 결정하는 ‘안전진단 기준(안)’도 마련했다. 시장에서 내력벽 철거 허용을 철석같이 믿은 이유다. 하지만 4개월 만에 전면 재검토로 방향을 뒤집으면서 국토부가 성급하게 발표를 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국토부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연구용역 중간발표 때는 안전성을 담보할 수 있다는 전문가들의 평가가 우세했다. 국토부는 이를 바탕으로 내력벽 철거 허용 계획을 추진했다. 그러나 최종 결과가 나오면서 분위기가 바뀌었다. 아파트의 경우 땅속에 있는 ‘말뚝기초’에 하중에 실리는데 실제로 땅을 파지 않고 설계도만으로 안전 여부를 파악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보강공사를 통해 안전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견과, 건물 하부구조에 대한 실제 검증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 시간을 갖고 정밀검증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국책기관 연구원은 “1기 신도시 건설 당시 중국에서 질 낮은 시멘트가 대거 들어왔고, 골재가 모자라 염분이 함유된 바다모래를 대량 사용하는 등 부실 시공에 대한 우려가 많았다”며 “이 때문에 실제 도면대로 시공이 됐는지 확신할 수 없다는 의견이 많다”고 전했다.○ 분당·일산 등 리모델링 추진단지 ‘패닉’ 이날 국토부 발표로 서울 강남구 대치2단지(1753채), 경기 성남시 분당구 느티마을3·4단지(1776채) 등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추진하던 아파트 단지들은 충격에 빠졌다. 부동산 시장에서는 당분간 리모델링 사업이 얼어붙고, 해당 단지들의 집값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 주민들 “정부에 뒤통수 맞아… 매몰비용 청구할 것” ▼ 부동산114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수도권에서 수직증축 리모델링을 추진 중인 곳은 총 47개 단지, 2만9947채에 이른다. 1990년대 초·중반 준공된 분당·일산·평촌 등 1기 신도시를 비롯해 지은 지 15년이 지나 리모델링이 가능한 아파트는 수도권에서만 235만7000채에 이르며 앞으로 계속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오후 분당구 정자동 느티마을 3·4단지 안 공인중개소에는 리모델링 사업 전망을 묻는 전화가 끊이지 않았다. 조합원 이모 씨(58·여)는 “먼 곳으로 이사하지 않고도 쾌적한 구조를 갖춘 새 아파트에 살 수 있다는 기대감에 리모델링에 동의한 주민들이 많았다”며 “이번 정부 결정은 주민들의 재산권을 침해한 것”이라고 분통을 터뜨렸다. 김명수 느티마을 3단지 리모델링주택조합장도 “내력벽 철거가 안 되면 인테리어 공사 수준에 그친다”며 “그동안 내력벽 철거를 허용해 준다며 정부가 조합을 상대로 ‘희망고문’을 해 왔는데, 이제 조합별로 20억 원 가까운 손해를 떠안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한국리모델링협회도 11일 긴급 대책회의를 열고 정부 발표에 대한 입장을 밝힐 예정이다. 김재영 redfoot@donga.com·구가인 / 분당=천호성 기자 }
서울 노원구 상계동에 사는 이모 씨(37)는 5세 아들이 초등학교에 입학하기 전 서울 강남구로 이사할 생각이었지만 최근 마음을 접었다. 지금 살고 있는 아파트를 팔아도 전세금에서 2억∼3억 원이 모자라기 때문이다. 이 씨는 “일단 광진구나 강동구를 징검다리로 삼고, 중학교 진학 전에 강남 진출을 다시 시도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남은 강남끼리…그들만의 섬 동아일보는 국토연구원과 2014년 이뤄진 수도권 전세거래 45만여 건 중 서울 안에서 이동한 19만5835건을 전수 분석했다. 전세거래 분석을 통해 서울 내 가구 이동의 흐름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8일 분석 결과에 따르면 ‘전세금 장벽’의 영향으로 강남 거주자는 강남에서, 강북 거주자는 강북에서 주로 이사한다는 ‘상식’이 통계로 확인됐다.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로 입성하는 사람들은 대체로 동작·강동·광진·성동·용산구 등 ‘준강남’ 지역의 거주자들이었다. 강남구로 전입하는 가구의 수는 동작·강동·광진구 출신 순이었다. 강남구를 떠나는 사람의 목적지도 동작·강동·용산구가 많았다. 서초구 전입자는 송파·용산·영등포구에서, 송파구 전입자는 광진·서초구에서 오는 경우가 많았다. 자녀를 둔 중년층이 교육 환경 때문에 강남 3구로 입성하고, 굳이 강남에 더 머무를 필요가 없는 장년층은 새 보금자리를 찾아 강남 인접 지역으로 이동한 결과로 풀이된다. 양천구를 중심으로 한 서울 서부권 내의 전세 이동도 활발했다. 역시 교육이 주요 동인이었다. 목동 등 학군이 좋은 것으로 평가받는 양천구에는 인근의 영등포·마포·동작구 등에서 이주해 오는 경우가 많았다. 서울 은평구 등 서북권, 노원·중랑구 등의 동북권은 서울 내 이동보다는 ‘탈서울’의 흐름이 두드러졌다. 강미나 국토연구원 주택정책연구센터장은 “지역 간 전세금 차가 큰 서울 내에서는 전세 비용이 이동을 제한하는 장벽 역할을 한다”고 분석했다.○ 중산층 ‘탈서울’, 서민·고소득층은 잔류 이번 분석에서 중산층은 서울을 떠나는 반면 저소득 서민층과 고소득층은 서울에 머무르는 현상이 두드러졌다. 2014년 기준 전세금 1억3500만∼2억2300만 원짜리 아파트 거주자들은 상대적으로 서울을 많이 떠났다. 반면 전세금이 그보다 낮은 다세대·다가구 주택이나 그 이상인 중·고가 주택 거주자는 주로 서울 내에서 이동했다. 전성제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아파트의 경우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동하면 같은 돈으로도 규모를 넓혀 갈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가격 차이가 작은 다세대·다가구는 외곽으로 나갈 유인이 떨어진다”고 말했다. 상대적으로 서울의 시간당 급여가 높고, 새벽·야간 근무가 많은 서민의 경우 교통비 등을 감안하면 서울에 머무르는 편을 선호했다. 올해 2월 서울 송파구에서 경기 남양주시로 이사한 권모 씨(40·여)는 “예전엔 월 5만 원도 안 되던 교통비가 20만 원 이상으로 뛴 것이 가장 큰 부담”이라고 말했다. 반면 고소득층은 은퇴 후 전원생활을 누리기 위해 수도권 외곽으로 나가는 사람들을 제외하고는 직장, 교육, 주거 환경 등을 고려해 서울에 머물렀다. 강 센터장은 “서울 안에 머무르려는 수요를 감안해 도심 재개발을 통해 주거 환경을 개선하고, 민간 주택 재고를 활용해 저렴한 임대주택을 공급하는 등의 정책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김재영 redfoot@donga.com·구가인 기자}

최근 3년간 서울을 떠난 사람들의 ‘서울 엑소더스(exodus·대탈출)’ 목적지는 경기 남양주시, 고양시 덕양구, 성남시 분당구 등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동아일보가 국토연구원과 함께 2013∼2015년 인구 이동 통계와 수도권 전세 거래 45만 건을 분석해 ‘서울 엑소더스 지도’를 그려본 결과다. ‘경기도 아파트 거래 중 서울 거주자의 매입 비중’ 등 간접적인 방법이 아니라 실제 이주자들의 이동 패턴을 분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7일 분석 결과에 따르면 ‘탈(脫)서울’ 행렬이 주로 향한 곳은 서울에서 1시간 거리 이내의 대규모 택지지구인 것으로 나타났다. 연령별로는 30대, 경제적으로는 중산층이 탈서울을 주도했다. 서울에서 이동한 인구의 42.1%는 30대 성인 및 0∼4세 유아였다. 결혼 후 아이가 생긴 30대가 자녀의 초등학교 입학 전에 서울을 떠난 것으로 추정된다. 박천규 국토연구원 부동산시장연구센터장은 “정부는 어쩔 수 없이 서울에서 밀려나는 사람이 나오거나, 인구 이동의 ‘도미노 효과’로 서울 주변 수도권이 난개발되지 않도록 도시계획을 면밀히 검토해야 한다”고 말했다.김재영 redfoot@donga.com·구가인 기자}

4일 오후 7시 서울 강남역 버스정류장 주변. 석양과 함께 직장인들의 퇴근 행렬이 시작되자 경기도행 광역버스를 기다리는 줄이 점점 늘어나더니 급기야 인도의 절반을 차지했다. 경기 수원시에서 강남으로 출퇴근하는 회사원 강모 씨(53)는 “3년 전만 해도 바로 자리에 앉아 갈 수 있었는데 요즘은 버스 두 대 정도는 보내야 앉을 수 있다”고 말했다. 28년간 고유명사처럼 사용되던 ‘1000만 서울’이란 공식이 올해 5월 깨졌다. 서울살이를 접고 경기·인천 지역으로 이동하는 ‘엑소더스(대탈출)’ 흐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어떤 이는 천정부지로 오르는 집값을 감당하지 못해 눈물을 머금고 떠나고, 누군가는 복잡하고 낡은 서울이 아닌 여유롭고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떠나고 있다. 서울을 떠난 이들은 누구일까. 그들은 왜 서울을 떠났고 어디로 갔을까. 동아일보가 국토연구원과 함께 ‘2013∼2015년 수도권 인구이동’을 분석해 ‘서울 엑소더스 지도’를 그려봤다.○ Where: 지하철 노선 따라 밖으로 회사원 권모 씨(40·여)는 올해 2월 회사 인근 서울 송파구 잠실동의 빌라에서 경기 남양주시 진접읍의 아파트로 이사했다. 두 살배기 아들에게 더 나은 환경을 갖춰주고 싶었던 차에 전 집주인이 보증금을 올리며 반전세 전환을 요구해서다. 권 씨는 “오전 6시에 집을 나서면서도 지각할까 마음 졸일 땐 억울한 마음도 들지만 아이를 위해 깨끗한 집으로 옮긴 점은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2013∼2015년 ‘탈서울’ 주민이 가장 많이 옮겨간 곳은 남양주시였다. 이 기간 서울시민 5만5125가구가 남양주시로 보금자리를 옮겼다. 경기 고양시 덕양구(3만9527가구)와 성남시 분당구(3만6286가구) 김포시(2만9412가구) 의정부시(2만8824가구)가 뒤를 이었다. 이 지역들에는 최근 대규모 택지가 공급되면서 주거 인프라가 구축됐다는 공통점이 있다. 당연한 얘기지만 ‘빠져나갈 곳’이 생기니 계곡에서 물이 흐르듯 인구 이동이 생긴 것이다. 2000년대 중반 이후 지속적으로 택지지구가 조성되고 있는 남양주에는 다산신도시가 들어설 예정이며 고양시 덕양구에서도 향동·원흥·삼송 택지지구가 조성되고 있다. 전성제 국토연구원 책임연구원은 “2기 신도시, 보금자리지구 등 대규모 택지가 수도권 외곽을 중심으로 공급되면서 경기도의 주택 수가 수도권 전체의 57%에 이르게 됐다”며 “신규 택지지구 공급은 ‘탈서울’을 이끄는 주요 계기 중 하나”라고 분석했다. 이주자들은 서울을 벗어나더라도 기존 주거지와 가까운 곳을 선호했다. 시군구 단위의 이동은 서울 은평구에서 고양시 덕양구(1만1742가구)로의 이동이 가장 많았다. 노원구(8016가구) 중랑구(7995가구)에서 남양주시로 옮긴 사람들이 그 다음이었다. 이 밖에 △강동구→하남시(7352가구) △강서구→김포시(6621가구) △강남구→성남시 분당구(5999가구) △노원구→의정부시(5676가구) △구로구→광명시(5107가구) 등의 이동도 활발했다. 지하철 노선도를 펴놓고 서울 밖으로 몇 정거장 물러서는 패턴을 보인 셈이다. 다만 탐색 범위는 예전보다 넓어졌다. 지하철 노선이 확대된 덕분이다. 남양주에서 분양 중인 한 건설사 관계자는 “예전에는 주로 노원, 중랑구 위주로 문의가 왔다면 최근에는 그 범위가 확대돼 강동, 송파, 광진구 등에서도 연락이 늘었다”고 전했다. 1년 전 은평구에서 고양시 덕양구 아파트로 이사한 박재훈 씨(38)는 “상대적으로 멀어지는 건 어쩔 수 없지만 출퇴근 시간이 1시간을 넘지 않게 하려고 집을 구할 때 이동 거리부터 체크했다”며 “주변에도 지하철 3호선 라인에서 이사해 온 사람이 많다”고 말했다. 한편 상대적으로 강북권 자치구에서 경기도로 많이 이동하고, 서울 강남 3구(강남·서초·송파구)에서는 서울을 떠나는 사람이 적은 것도 눈에 띈다. 특히 강남·서초구의 경우 성남시 분당구, 용인시 수지구 정도만 빼면 눈에 띄는 움직임이 없었다. 서울 내에서 이동하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강남 3구 안에서 서로 전·출입 하는 경우가 가장 많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2014년 기준으로 전세금 1억3500만∼2억2300만 원의 경우 서울을 떠난 가구가 많은 반면 그 이하의 다세대·다가구주택이나 그 이상인 중·고가주택의 전세 이동은 주로 서울 안에서만 이뤄진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에서 경기로의 광역 이동이 활발한 중산층과 달리 신도시 아파트로 가기에는 돈이 모자란 서민과 굳이 경기도로 옮길 필요가 없는 고소득층에서는 상대적으로 이동이 적었던 것이다.○ Who: 아이 생긴 30대 ‘탈서울’ 주도 “전에 살던 곳은 회사하고는 가까웠지만 너무 낡고 좁았어요. 여기는 새 아파트라 유아용 놀이터도 잘 갖춰져 있고 키즈카페도 많아요. 주변에도 또래 아이를 키우는 사람이 많아 마음이 놓여요.”(임모 씨·39·여·서울 마포구→경기 김포시 아파트 전세 이주) ▼ 기존 주거지 가까운 곳으로… 서울 은평→고양 덕양 가장 활발 ▼ 서울 엑소더스를 이끈 것은 30대 젊은 부모들이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서울을 떠나 경기·인천으로 옮긴 순이동인구(전출―전입) 중 30∼39세(10만4596명)가 전체(33만1785명)의 3분의 1을 차지했다. 여기에 0∼4세(3만4211명)까지 고려하면 30대 부모가 어린 자녀를 데리고 서울을 떠난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서울 마포구에서 경기 고양시 덕양구로 이사한 박연희 씨(36·여)는 “아이가 초등학교 입학할 때가 이사의 마지노선”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경기·인천으로 이동하는 순이동인구는 40대에 주춤하다가 50대에 다시 증가하는 패턴을 보였다. 남기범 서울시립대 도시사회학과 교수는 “30대에 주거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서울 밖으로 이동하지만 아이가 중학생쯤 되면 ‘교육을 위해 서울로 들어가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다”고 설명했다. 은퇴한 장년층이 전원생활을 누리기 위해 수도권 외곽에 단독주택을 짓는 현상도 눈에 띈다. 2013∼2015년 수도권에서 단독주택 공급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 양평군(43만8337m²)이었다. 양평군은 이 기간 순유입 인구 중 절반(50%)이 50세 이상이며, 65세 이상 노인은 16%에 이른 것으로 조사됐다. ○ Why: 집값·보육·환경 때문에 서울 엑소더스의 가장 큰 원인은 주거비 부담이다. 1%대 저금리 기조로 전세 품귀 현상이 빚어지고 집값도 감당할 수 없는 수준으로 올랐기 때문이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의 중위전세금(전체 아파트 전세금의 중간값)은 2013년 1월 2억5206만 원에서 2015년 12월 3억4893만 원으로, 3년 새 1억 원 가까이 올랐다. 같은 기간 경기 아파트 중위전세금은 1억5236만 원에서 2억1350만 원으로 올랐다. 2013년 서울 아파트 전세금으로 3년 뒤에는 경기도로 옮겨갈 수밖에 없게 된 셈이다. 하지만 서울을 떠나는 이유가 집값 때문만은 아니다. 탈서울 경기 주민들은 ‘아이 키우기 좋은 환경’을 강조한다. 실제로 2014년 국토교통부 주거실태조사와 인구이동 분석 결과에 따르면 가구주가 40대 미만인 가구가 서울에서 경기로 이주할 경우 보육 및 교육환경 만족도가 높아진 것으로 조사됐다. 경기 하남시 미사지구 아파트를 분양받아 내년 2월 입주를 앞둔 이모 씨(41)는 “지금 사는 서울 광진구의 20년 된 79m² 아파트를 팔아 미사지구 129m²짜리 새 아파트로 입주한다”며 “지역이 신도시라 환경이 좋고 애들 학군도 지금보다 낫다”고 했다. 서울 엑소더스는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과 외곽 지역의 집값 차이가 좁혀지지 않는 데다 서울에 새롭게 공급되는 아파트도 많지 않기 때문이다. 부동산114에 따르면 2017년까지 서울 입주물량은 5만 채 정도지만 재건축 등으로 인한 멸실 주택 수를 감안하면 공급이 거의 없는 것에 가깝다. 김은진 부동산114 리서치팀장은 “세입자들이 매매로 전환해 경기도로 이전해 나가는 현상이 계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전 연구원은 “서울 내에서 주거비 격차가 더 커지지 않도록 임대차 시장 안정을 유도하는 한편 도심 내 수요가 높은 지역에 지속적으로 주택을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어떻게 조사했나 ::전세거래 45만건 전수 조사… 脫서울 이동패턴 처음 분석동아일보와 국토연구원은 탈서울 인구 이동의 원인과 경로를 규명하기 위해 △수도권 인구이동 현황 △주택공급 현황 △전세 거주 가구 이동의 트렌드에 대한 입체적 분석을 시도했다. 이번 조사에서 기본이 된 데이터는 통계청의 주민등록상 인구이동 자료와 건설행정시스템의 준공실적 통계(2013∼2015년), 국토교통부의 전세 실거래 데이터, 국토부가 격년으로 발행하는 주거실태조사 자료(2014년) 등이다. 동아일보와 국토연구원은 특히 전세 실거래 데이터를 통해 2014년 발생한 전세 거래량 45만 건을 전수 분석해서 탈서울 인구 이동의 실제 패턴을 밝혀냈다. 이런 시도는 이번이 국내에서 처음이다. 구가인 comedy9@donga.com·김재영·강성휘 기자 }

대우건설 신임 사장에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64·사진)이 내정됐다. ‘해외건설 전문성이 부족하다’ ‘친박(친박근혜) 유력 정치인이 밀고 있다’ 등의 논란이 일었지만 대우건설 사장후보추천위원회(사추위)는 박 전 사장을 선택했다. 외부 인사 영입을 고집한 대주주인 KDB산업은행의 입김이 작용했다는 분석과 함께 대우조선해양 사태의 원인으로 꼽히는 ‘낙하산 인사’의 병폐가 재연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대우건설 사추위는 5일 회의를 열어 최종 사장 후보로 박 전 사장을 단독 추천했다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8일 이사회에서 사장 추천 건을 의결하고 2주 뒤 임시 주주총회를 열어 신임 사장을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경남 마산(현 창원) 출신인 박 전 사장은 울산대 건축공학과를 졸업하고 1979년 현대산업개발에 입사해 영업본부 개발담당 상무, 영업본부장(부사장)을 거쳐 2011∼2014년 현대산업개발 사장을 지냈다. 2012년부터 올해 4월까지 한국주택협회장을 지내 정관계 인맥이 두텁다. 이 때문에 박 전 사장이 출사표를 냈을 때 대우건설 안팎에서 “친박 유력 정치인의 지원을 받고 있다”는 설이 나돌았다. 5월 시작된 대우건설 사장 선임이 석 달 가까이 표류하며 ‘낙하산 논란’을 불러온 것은 산은이 자초한 측면이 크다. 재공모, 일정 변경 등으로 사추위의 독립성을 훼손하고 인선 과정에 개입하면서 산은이 의혹을 키웠다는 비판이 나온다. 당초 산은은 내부 공모로 진행하겠다는 사추위의 의견을 받아들여 박영식 현 대우건설 사장과 이훈복 전략기획본부장 등 2명을 대상으로 6월 10일 최종 면접까지 진행했다. 하지만 돌연 이를 백지화하고 재공모를 결정했다. “외부 인사까지 확대해 유능한 경영인을 뽑겠다”는 이유를 내세웠지만 업계에서는 특정 인물을 염두에 둔 것 아니냐는 얘기가 흘러나왔다. 지난달 20일 박 전 사장과 조응수 전 대우건설 부사장 가운데 면접 없이 최종 후보로 결정하기로 했지만 사추위원들 간의 견해차로 후보 결정이 다시 미뤄졌다. 이 과정에서 외압 의혹은 더 커졌다. 산은은 1주일 뒤 대우건설 사외이사 3명을 만나 박 전 사장을 받아들이도록 설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사추위원은 동아일보와의 통화에서 “박 전 사장을 원하는 산은 측의 입장이 워낙 강경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이동걸 산은 회장은 “외압은 없었다. 대우조선해양 분식회계와 같은 비리가 다시 나오지 않으려면 외부 인사에게 기회를 주는 게 필요하다고 생각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박 전 사장이 현대산업개발에서 흑자를 달성하고 주가를 끌어올린 공로가 있어 매각을 앞둔 대우건설의 사장으로 적임자라는 게 산은 측의 주장이다. 재개발·재건축 등 주택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박 전 사장을 해외건설 비중이 40%에 이르는 대우건설 사장으로 밀어붙여 ‘낙하산 의혹’과 전문성 논란을 자초했다는 비판도 나온다. 한 사추위원은 “박 전 사장이 취임하면 30일 내에 해외전문가를 중심으로 한 해외건설 전담기구를 설치하겠다고 산은 측이 약속했다”며 “박 전 사장의 약점을 보완할 절충안이 나오면서 합의에 이르게 됐다”고 말했다. 금융권의 한 인사는 “산은이 대우조선해양, 대우증권 사장 선임 과정에서 불거진 논란에서 전혀 교훈을 얻지 못하고 있다”며 “자회사 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를 정비하지 못하면 이 같은 사태가 반복될 수 있다”고 말했다.김재영 redfoot@donga.com·박창규·강성휘 기자}
정치권 외압 의혹으로 잡음이 일었던 대우건설 차기 사장이 5일 결정된다. 4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대우건설 사장추천위원회(사추위)는 5일 오후 신임 사장 후보를 결정하기 위한 회의를 열고 인선 절차를 마무리 지을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가장 유력한 시나리오는 박창민 전 현대산업개발 사장과 조응수 전 대우건설 부사장 등 최종 후보자 2명 가운데서 신임 사장 후보를 결정하는 것이다. 그러나 ‘낙하산’ 논란으로 큰 파장이 일었던 만큼 사추위가 현직에 있는 내부 인사를 낙점할 가능성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선임 과정에 정통한 한 업계 고위 관계자는 “(박 전 사장을 미는) KDB산업은행 측의 입장이 강경해 박 전 사장을 신임 사장 후보로 올리기로 잠정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도 “5일 회의 과정에서 다른 의견이 나올 수도 있어 아직은 결론이 유동적”이라고 말했다. 한편 대우건설 노조는 4일 성명을 내고 “산은은 신임 사장 선임 계획 및 절차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유력한 사장 후보로 거론되는 낙하산 인사에 대한 선임 시도를 철회하라”고 요구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추억의 삼륜차가 전기차로 변신해 도시골목에 다시 등장한다. 섬 지역 사람들은 드론(무인비행기)을 통해 택배를 받아보고, 무거운 짐은 물류로봇이 나른다. 12억 달러(약 1조3000억 원) 규모의 선박펀드가 만들어져 컨테이너 1만 개 이상을 싣는 초대형·고효율 선박을 도입하는 데 쓰인다. 국토교통부와 해양수산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16∼2025년 국가물류기본계획’을 국가물류정책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국가물류기본계획은 10년 단위의 중장기 전략으로 5년마다 수립한다. 정부는 이번 물류기본계획을 통해 2025년까지 물류산업 일자리 70만 개 창출, 국제물류경쟁력 10위로 도약, 물류산업 매출액 150조 원 달성 등의 목표를 이루겠다고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것은 신기술을 이용한 물류 활성화다. 정부는 매연·소음이 없고 좁은 골목길에서도 운행이 가능한 삼륜형 전기차 등 새 수송수단을 상용화하기 위해 관련 법령을 정비하기로 했다. 섬 등 소외지역을 오갈 물류 드론과 화물을 수납·분류하는 피킹로봇, 짐 옮기기에 특화된 셔틀로봇 등 첨단물류기술을 조기에 상용화할 계획이다. 해운항만 분야에선 12억 달러 규모의 선박펀드를 조성해 초대형·고효율 선박 도입을 지원하고, 국제 해운동맹 재편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로 했다. 또 한국산 신선제품 선호도가 높은 중국으로의 수출을 확대하기 위해 액화천연가스(LNG) 냉장을 이용한 물류인프라(‘콜드체인 클러스터’)를 2018년까지 인천 신항에 구축하기로 했다. 인천국제공항에는 자유무역지역에 3단계 배후단지를 조성해 제조와 물류 융·복합 기업이 입주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물류기본계획은 그동안 정부 주도로 추진해 온 물류정책의 방향을 민간 주도의 생활물류·신물류산업 지원으로 바꾼 것이 특징”이라고 설명했다.김재영 기자 redfoot@donga.com}

국토교통부의 한 사무관은 최근 6개월 동안 틈만 나면 서울 서초구의 공인중개사무소를 들락거렸다. 업무시간에 집을 보러 다닌 건 아니다. 부동산전자계약시스템을 이용해 달라고 홍보하기 위해서였다. 전자계약시스템은 중개사무소에서 종이로 작성, 날인하던 부동산 매매·임대 계약을 태블릿PC, 스마트폰 등을 이용한 전자서명으로 대체하는 것이다. 2월부터 서초구에서 시범사업을 시작했고, 이달 말부터 서울 전역으로 확대할 예정이다. 사무관은 아파트마다 전단을 돌리고 읍소하다시피 공인중개사들을 설득했다. 하지만 성과는 지극히 저조하다. 시범사업이 시작된 후 반년 동안 전자계약이 성사된 건 3건에 불과하다. 그나마 1건은 시스템 개발 관련자 것이고, 나머지 2건은 한 사람이 이용한 것이다. 정부의 설명을 들어보면 부동산전자계약은 장점이 많다. 시스템에 계약서가 자동으로 저장돼 언제든지 열람할 수 있고 분실 우려도 없다. 계약과 함께 실거래가 신고도 바로 이뤄지며, 확정일자도 즉시 부여돼 별도로 주민센터를 방문해야 하는 불편함도 사라진다. 공인중개사의 사진과 신원이 확인돼 무자격·무등록 불법 중개행위를 막을 수도 있다. 종이 계약서의 위·변조 가능성 역시 차단된다. 전자계약시스템과 연계된 은행과 카드사, 법무법인 등을 이용하면 대출금리는 0.2%포인트가량 낮아지고, 등기비용도 30% 아낄 수 있다. 이처럼 편리하고 안전하며 경제적인 전자계약이 시장에서 외면받는 이유는 무얼까. 일단 낯설다는 점이 걸림돌처럼 보인다. 특히 중년 이상에겐 전자계약이 복잡하고 번거롭게 느껴질 수 있다. 수억 원의 돈이 오가기 때문에 해킹 등 보안사고에 대한 우려도 있다. 이에 대해 국토부 관계자들은 “실제로 전자계약을 이용해 보면 서면계약보다 복잡하지 않다”며 “보안조치 의무만 다하면 사고가 나도 면책되는 민간기관과 달리, 전자계약은 정부가 책임을 진다”고 설명한다. 전자계약 보급의 핵심 역할을 맡아야 할 공인중개사들의 거센 저항도 악재다. 전자계약으로 수입이 드러나 더 많은 세금을 낼 수 있다는 게 부담이 되고 있다. 그동안 공인중개사들은 등기나 대출 과정에서 법무사와 은행을 끼고 중간 수수료를 받아왔는데 이 수익이 줄어들 여지도 있다. 이쯤에서 소비자라면 놓쳐선 안 될 게 있다. 전자계약은 단순히 계약서를 종이에서 전자스크린으로 바꾸는 것이 아니다. 부동산 거래의 투명성을 높이고, 재산을 안전하게 보호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게 되는 것이다. 여기에다 직거래, 금융, 등기, 세무, 이사·청소 등 정보통신기술(ICT)과 결합한 다양한 부동산 서비스의 혜택도 누릴 수 있다. “복잡하고 귀찮으니 종이로 하자”는 공인중개사에게 “전자계약으로 할게요”라고 당당하게 요구할 때 새로운 시대가 한 발짝 더 빨리 열릴 수 있다. 새로운 것은 불편하게 느껴지지만, 조금만 익숙해지면 예전 것보다 더 많은 이익을 가져온다. 오래된 습관은 약간의 편안함을 빌미로 우리의 발목을 잡고 있을 뿐이다. 김재영 경제부 기자 redfoo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