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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난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대와 진압에 나선 정부군의 유혈 충돌로 수십 명이 사망한 카자흐스탄 사태가 러시아 주도의 옛 소련 군사안보 동맹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의 파병으로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외교부는 공수부대 파견 결정에 대해 “최근 카자흐스탄 사태는 훈련되고 조직화된 무장단체를 이용해 국가의 안보와 통합성을 무력으로 훼손하려는 외부의 시도”라고 주장했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은 정부군에 “경고 없이 (시위대를) 사살하라”며 초강경 진압 지시를 내렸다. 이에 대해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파병 군인들의) 인권 침해 여부를 주시하겠다”면서 “헌법기관 장악의 근거로 작용할 수 있는 어떠한 행동도 지켜볼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그동안 카자흐스탄은 미국 러시아 양측과 각각 긴밀히 교류해 왔다. 러시아는 옛 소련에 속했던 카자흐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고, 카자흐스탄 내 석유 관련 시설에도 대거 투자했다. 미국 역시 카자흐스탄이 1991년 독립했을 당시 가장 먼저 독립국가로 인정했으며 이후 석유 및 석탄 기업들에 대규모 투자를 해 왔다. CSTO는 6일 토카예프 대통령의 파병 요청에 따라 공수부대 1진 2500명을 평화유지군 자격으로 투입했다. 부대원들은 이날 저녁 카자흐스탄에 도착했다. CSTO 측은 “파견 기간은 수일∼수주가 될 수 있다. (평화유지군이 공격받으면) 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CSTO 파병으로 카자흐스탄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7일(현지 시간) 토카예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시위대 사살 명령과 함께 “범죄자, 살인자와는 협상이 필요 없다”고 말했다. 또 “헌법 질서가 대부분의 지역에서 회복됐다”면서 진정 국면에 들어갔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대표 도시인 알마티의 공화국 광장 등에선 거센 시위가 이어지며 총격전도 벌어졌다. 현지에선 ‘막후 실세’인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이 시위대를 피해 해외로 도주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1991년 집권해 2019년 물러났지만 배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위대의 분노를 사고 있다.집단안보조약기구(CSTO)러시아가 2002년 결성한 군사·안보 협력체. 벨라루스, 카자흐스탄, 아르메니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옛 소련권 6개 회원국으로 구성돼 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를 견제하는 게 결성 이유 중 하나다. 이번 카자흐스탄 파병은 CSTO 병력이 실제 투입된 첫 사례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경제난에 항의하는 반정부 시위대와 진압에 나선 정부군의 유혈 충돌로 수십 명이 사망한 카자흐스탄 사태가 미국과 러시아의 갈등으로 번지고 있다. 러시아 주도의 옛 소련 6개국 군사안보 동맹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가 공수부대원 2500명을 평화유지군 자격으로 카자흐스탄에 파병하자 미국은 “인권 침해 여부를 주시하겠다”며 경고하고 나섰다. 6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외무부는 이번 공수부대 파견 결정에 대해 “최근 카자흐스탄 사태는 훈련되고 조직화된 무장단체를 이용해 국가의 안보와 통합성을 무력으로 훼손하려는 외부의 시도”라고 주장했다. 반면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헌법기관 장악의 근거로 작용할 수 있는 어떠한 행동도 지켜볼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그러면서 토니 블링컨 미 국무장관이 카자흐스탄 정부 측에 평화적 해결과 언론의 자유 존중을 촉구한 사실도 공개했다. CSTO는 6일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파병 요청에 따라 공수부대 1진 2500명을 투입했다. 부대원들은 이날 저녁 카자흐스탄에 도착했다. CSTO 측은 “파견 기간은 수일~수주가 될 수 있다. (평화유지군이 공격 받으면) 무기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동안 카자흐스탄은 미국과 러시아 양측과 각각 긴밀히 교류해왔다. 러시아는 옛 소련에 속했던 카자흐스탄과 국경을 맞대고 있고, 카자흐스탄 내 석유 관련 시설에도 대거 투자했다. 미국 역시 카자흐스탄이 1991년 독립했을 당시 가장 먼저 독립국가로 인정했으며 이후 석유 및 석탄 기업들에 대규모 투자를 해왔다. 이번 CSTO 파병으로 카자흐스탄에 대한 러시아의 영향력이 커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는 “러시아 관영 RT방송 편집장이 카자흐스탄 정부가 러시아 문자인 키릴 문자를 사용해야 하고, 러시아어를 제 2외국어로 지정해야 한다는 등의 주장을 했다”고 전했다. 현재 카자흐스탄에선 정부군과 시위대가 일전일퇴를 거듭하고 있다. 대표 도시인 알마티에서 거센 시위가 벌어지고 있는 공화국광장이 6일(현지 시간) 저녁 정부군에 점령됐다는 보도가 나왔지만 곧 총격전이 재개됐다는 보도가 뒤따랐다. 현지에선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이 시위대를 피해 도주했다는 소문이 돌고 있다.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은 1991년 집권해 2019년 스스로 물러났지만 배후에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시위대의 분노를 사고 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임보미 기자 bom@donga.com}

차량용 액화석유가스(LPG) 가격 인상에 대한 항의가 수만 명 규모의 반정부 시위로 격화한 카자흐스탄에서 시위 참가자 수십 명이 진압 과정에서 숨지고 1000여 명이 다치는 유혈극이 빚어졌다. 대규모 시위로 알마티시의 대통령 관저와 시청까지 습격받자 카자흐스탄 정부는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내각은 총사퇴했다. 외국인 입국도 금지했다. 러시아가 카자흐스탄 대통령의 요청에 따라 6일 공수부대를 파견하면서 카자흐스탄 사태가 국제 문제로 비화할 조짐도 보이고 있다.○ 진압 과정서 시위대 수십 명 사망AP통신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알마티 공화국광장에 사흘째 모여 있던 시위대가 관공서 진입을 시도하자 경찰이 차량 50여 대로 포위해 진압하면서 양측이 충돌했다. 곳곳에서 총성이 들렸다. 진압봉으로 시위대를 무차별 폭행하는 군경, 경찰 방패와 진압봉을 빼앗은 시위대 등이 목격됐다. 경찰은 “극단주의 세력이 행정부 건물과 알마티 경찰서를 습격하려고 했다. 공격자 수십 명이 제거됐다(eliminated)”고 발표했다. 카자흐스탄 보건당국은 약 1000명이 다쳤고 400명 가까이 입원 치료를 받고 있으며 이 중 62명은 위중하다고 밝혔다. 시위대 약 2000명이 구금됐다. 경찰은 이날 “대테러 작전 중”이라며 알마티 시민들에게 집 밖으로 나오지 말라고 경고했다. 전날 카빈 소총과 수류탄 등으로 무장한 일부 시위대는 알마티의 대통령 관저와 시청사에 불을 질렀고, 집권당 당사와 국영 방송국에도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시위대는 ‘노인은 떠나라’라는 뜻인 ‘샬, 켓(Shal, Ket)’을 외쳤다고 한다. 약 30년간 집권하다 2019년 스스로 물러난 뒤에도 막후 영향력을 행사하는 누르술탄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82)을 겨냥한 것이다. 경찰은 시위대가 경찰차 33대를 포함해 차량 120여 대를 불태우고 상점 400여 곳을 훼손했다고 밝혔다. 카자흐스탄 관영 채널 카바르24는 경찰 12명이 숨지고 353명이 다쳤다고 경찰 발표를 인용해 보도했다. 시신 3구는 목이 잘린 채로 발견됐다고 한다. 6일 카자흐스탄 국영은행은 국내 모든 금융 거래를 중단했다. 인터넷도 대부분 끊긴 상태다. 정부는 시위를 보도한 카자흐스탄 기자 8명도 체포했다. ○ 카자흐스탄 정부, 러시아에 도움 요청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대통령은 이날 시위대를 ‘국제 테러리스트 집단’이라고 비난하며 러시아 주도 옛 소련 6개국 군사안보동맹인 집단안보조약기구(CSTO)에 평화유지군 파병을 요청했다. 러시아는 평화유지군 일원으로 공수부대를 파견했다. 러시아 일각에서 시위에 대해 “미국이 선동한 것”이라는 배후설이 나오자 미 백악관은 5일 “완벽한 거짓이다. 러시아가 수년 전부터 해온 가짜 정보 플레이의 일환”이라고 발끈했다. 이에 러시아 국방부 대변인은 “카자흐스탄이 내부 문제를 금방 해결할 것으로 보인다”며 “다른 국가가 개입해서는 안 된다”고 경고했다. 카자흐스탄 사태가 미-러 갈등의 새로운 요인으로 떠오를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이번 사태는 카자흐스탄 정부가 1일 보조금으로 지탱하던 LPG 가격 상한제를 없애면서 비롯됐다. 지난해 1L에 평균 50텡게(약 138원)였던 LPG 가격은 120텡게(약 331원)로 2.4배로 치솟았다. 대부분 LPG 차량을 타는 카자흐스탄 시민들은 격분했고 이튿날 서부 도시 자나오젠에서 첫 항의 시위가 벌어진 뒤 1997년까지 수도이자 카자흐스탄을 상징하는 남동부 알마티, 수도 누르술탄까지 시위가 번졌다. 상황이 악화되자 카자흐스탄 정부는 6일 LPG 가격 상한제를 향후 6개월 동안 원상 복귀한다고 발표했다. 근본 원인은 장기 독재와 경제 사정 악화로 인한 양극화 심화, 심각한 인플레이션, 극심한 부정부패 등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할 때부터 집권한 나자르바예프 전 대통령이 권좌에서 스스로 물러나고 토카예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며 정치 노선을 승계했다. 하지만 중앙아시아 최대 산유국임에도 1인당 국내총생산(GDP)은 2013년 1만3890달러에서 2020년 9055달러로 65.1% 수준까지 급감하는 등 경제난이 지속돼 왔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가셈 솔레이마니 혁명수비대 사령관을 암살한 범죄행위로 공정한 법정에서 재판을 받지 않는다면 무슬림들은 순교자의 복수를 할 것이다.” 초강경 보수 성향의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3일 TV 연설에서 이렇게 주장하며 군사 도발을 위협했다. 2020년 1월 미국의 드론 공격으로 사망한 솔레이마니의 2주기를 맞은 이날 이란과 직접적으로 연계됐거나 최소한 관련됐을 것으로 추정되는 군사 행동이 중동 곳곳에서 이어지면서 긴장이 고조됐다. 공교롭게도 같은 날 오스트리아 빈에서 서방국가와 핵합의(JCPOA·포괄적 공동행동계획) 8차 협상을 재개한 이란이 도발을 통해 협상력을 높이겠다는 전략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나왔다. 중동지역의 긴장이 높아지면서 솔레이마니 1주기 다음 날인 지난해 1월 4일 이란 혁명수비대에 의해 ‘한국케미호’가 나포되는 사건을 겪은 한국의 우려도 커지고 있다. 외교부는 이란 앞바다인 호르무즈해협 인근 해역을 운항하는 우리 선박들에 “평소보다 주의가 필요하다”는 경보를 하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우리 선박이 나포됐던 호르무즈해협은 국내 원유 수입 물량의 70%가 거치는 곳이다. ○ 이란 지원 후티 반군, UAE 선박 나포3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란이 지원하는 예멘의 후티 반군은 이날 0시 무렵 예멘 서부 도시인 호데이다의 해안에서 아랍에미리트(UAE) 국적의 ‘라와비호’를 나포했다. 해당 지역은 사우디아라비아 주도의 연합군과 후티 반군이 오랜 시간 공방을 벌여온 곳이다. 선박이 나포된 UAE도 연합군에 참가하고 있다. 이란과 후티 반군은 시아파, 연합군은 수니파로, 2015년 시작된 예멘 내전은 현재 시아파와 수니파의 대립 전쟁으로 비화된 상태다. 연합군은 “후티 반군이 즉시 배를 풀어주지 않으면 연합군은 필요할 경우 무력 사용을 포함한 모든 조치와 절차를 밟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반면 후티 반군은 라와비호가 의료 장비를 운반하던 것이 아니라 군사 용도였다고 주장했다. 이날 이스라엘의 대표 언론으로 꼽히는 예루살렘포스트의 홈페이지도 해킹됐다. AP통신은 “이번 해킹은 지난해 12월 이스라엘 전 정보기관 관계자가 솔레이마니의 사망에 이스라엘이 연루됐다는 것을 공개적으로 인정한 뒤 이뤄졌다”고 전했다. 같은 날 이라크 수도 바그다드의 공항에선 이란과 관련된 것으로 추정되는 공습용 드론 2대가 나타나 미군 주둔 공군기지를 공격했다. 드론에는 ‘솔레이마니의 복수’라고 아랍어로 적혀 있었다. 이라크 군은 이 드론들을 격추했다. 솔레이마니는 미군의 바그다드 공항 공습으로 사망했다. ○ 한국, 이란 인근 해역 선박에 안전 경보한국 정부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외교부는 지난해 11월경부터 이란 인근 해역 선박에 안전 경보를 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JCPOA 협상이 재개되면서 이란이 한국이 동결하고 있는 자국의 원유 대금 문제를 해결하라고 다시 압박해올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재외 공관, 해수부 등을 통해 호르무즈 인근 해역을 운항하는 선박들에 평소보다 주의가 필요하다는 공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란은 지난해 선박 나포 뒤 원유 대금 70억 달러(약 7조5600억 원)를 돌려달라고 요구했다. 한국은 2018년 미국의 JCPOA 탈퇴로 이란에 대한 경제 제재가 재개된 뒤 제재에 동참해 원유 대금을 동결해 왔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최지선 기자 aurinko@donga.com}
유럽연합(EU)이 원자력발전과 천연가스 등에 대한 투자를 환경과 기후에 친화적인 ‘녹색 투자’로 분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1일 보도했다. 한국 정부가 탈(脫)원전 정책을 추진하면서 친환경 에너지를 포함하는 ‘녹색분류체계(Taxonomy·택소노미)’에서 원전을 제외하고 액화천연가스(LNG) 발전만 일부 포함하기로 한 것과 대비된다는 분석이 나온다. 1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은 EU 집행위원회가 지난해 12월 31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녹색분류체계 초안을 회원국에 보냈다고 전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EU 집행위원회는 이 초안에서 원자력발전의 경우 방사성 폐기물을 안전하게 처리할 계획과 자금, 부지를 확보하고 있다면 관련 투자를 녹색분류체계로 분류하기로 했다. 새 원전은 2045년 전에 건축 허가를 받아야 녹색으로 분류된다. EU는 청정에너지로 전환되는 과도기에 안정적인 에너지 수급을 위해선 원자력발전 등이 불가피하다는 인식을 공유한 것으로 전해졌다. 위원회는 성명에서 “과학적인 조언과 현재의 기술적 수준, 그리고 회원국 간의 다양한 과제들을 고려해 볼 때 재생 가능한 미래를 촉진하기 위한 수단으로서 원자력발전의 역할이 있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이달 말 초안에 대한 회원국들의 의견을 모아 내용을 확정할 계획이다. EU는 자금 지원 대상을 선정할 때 이 분류체계를 적용할 예정이어서 초안대로 확정될 경우 원자력발전 관련 산업이 공공 재정투자 대상이 될 수 있다. 원전 비중이 높은 프랑스와 폴란드, 체코, 핀란드 등은 녹색분류체계에 원자력을 포함시키는 데 찬성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탈원전 기조를 보여 온 독일, 오스트리아, 덴마크 등은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EU가 원전을 녹색 경제활동으로 분류하면 국내 관련 논의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한국은 녹색분류체계에 원전은 제외하고, 태양광 등 재생에너지 생산과 관련 기반시설 구축 등 69개 경제활동을 포함시켰다. 환경부는 EU 등의 동향을 참조해 원전의 녹색분류체계 포함 여부를 계속 검토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일본은 자체 개발해 오던 고속원자로 ‘몬주’를 기술적 문제로 폐로하기로 했지만 미국과 손잡고 원전 개발을 지속하기로 했다. 고속원자로는 고속의 중성자 성질을 이용해 통상적인 원자력 발전소보다 플루토늄 등 원료를 효율적으로 연소시킬 수 있는 미래형 원자로다. 1일 요미우리신문에 따르면 일본원자력연구개발기구와 미쓰비시중공업은 이르면 이달 중 차세대 고속원자로 개발에 관한 협력 합의서를 미국 측과 교환할 예정이다. 미국은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가 세운 벤처기업과 공동으로 2028년 운전 시작을 목표로 차세대 고속원자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도쿄=박형준 특파원 lovesong@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0일(현지 시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50분간 전화로 담판을 벌였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경제 제재를 포함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했고 푸틴 대통령은 이 경우 미-러 관계가 완전한 단절에 이를 수 있다고 반발하며 팽팽히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이어지는 스위스 제네바 개최 미-러 고위급 회담(10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러시아 간 회담(12일) 등 연쇄 협상이 우크라이나 사태가 군사 충돌로 이어질지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두 정상의 대화 이후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적 해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면서도 “러시아가 추가로 우크라이나를 침범하면 미국과 동맹국들이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한 약 10만 명 규모 러시아 병력의 철군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추가로 침공할 경우 경제 제재뿐만 아니라 동맹국에 주둔 중인 나토군 배치 조정과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한 추가 지원에 나설 것이란 점을 분명히 했다고 미국의 한 고위 관계자는 밝혔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AP통신에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두 강대국이 외교나 제재라는 ‘두 가지 길’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러시아를 겨냥한 제재는 엄청난 실수가 될 것이며 미-러 양국 관계의 단절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정부가 밝혔다. 다만 미-러 양국이 모두 외교적 해법 모색을 전제로 선제조건을 내건 만큼 이번 담판이 이달 열리는 우크라이나 관련 연쇄 회담에 긍정적인 배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러 정상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 가운데 중국은 러시아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며 미국에 대항한 중-러 간 전략적 밀착을 더욱 강조하고 나섰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관영 신화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러시아 두 강대국이 협력을 강화하면 패권주의가 승리할 수 없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왕 부장은 “미국이 중국의 대항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중국에 극한의 압박을 가해도 중국이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는 것을 미국이 인식했다”고 주장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0일(현지 시간) 군사적 긴장이 높아지고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에 대해 50분간 전화로 담판을 벌였다. 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 경제 제재를 포함해 단호히 대응하겠다고 했고 푸틴 대통령은 이 경우 미-러 관계가 완전한 파열에 이를 수 있다고 반발하며 팽팽히 맞선 것으로 알려졌다. 이달 이어지는 스위스 제네바 개최 미-러 고위급 회담(10일),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러시아 간 회담(12일) 등 연쇄 협상이 우크라이나 사태가 전쟁으로 이어질지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젠 사키 미국 백악관 대변인은 두 정상 대화 이후 성명을 내고 “바이든 대통령은 외교적 해법을 지지한다고 밝혔다”면서도 “러시아가 추가로 우크라이나를 침범하면 미국과 동맹국들이 대응할 것임을 분명히 했다”고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크라이나 국경에 배치한 약 10만 명 규모 러시아 병력의 철군을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추가로 침공한 경우 경제 제재뿐 아니라 동맹국에 주둔 중인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군 배치 조정과 우크라이나 방어를 위한 추가 지원에 나설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했다고 이 관계자는 밝혔다. 미국 고위 당국자는 AP통신에 “바이든 대통령이 푸틴 대통령에게 두 강대국이 외교나 제재라는 ‘두 가지 길’에 직면해 있다고 말했다”고 했다. 반면 푸틴 대통령은 통화에서 바이든 대통령에게 러시아를 겨냥한 제재는 엄청난 실수가 될 것이며 미-러 양국 관계의 붕괴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고 러시아 정부가 밝혔다. 다만 미-러 양국이 모두 외교적 해법 모색을 전제로 선제조건을 내건 만큼 이번 담판이 이달 열리는 우크라이나 관련 연쇄 회담에 긍정적인 배경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미-러 정상이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는 가운데 중국은 러시아와의 협력 관계를 강화하겠다며 미국에 대항한 중-러 간 전략적 밀착을 더욱 강조하고 나섰다. 왕이(王毅) 중국 외교담당 국무위원 겸 외교부장은 이날 관영 신화통신 등과의 인터뷰에서 “중국과 러시아 두 강대국이 협력을 강화하면 패권주의가 승리할 수 없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왕 부장은 “미국이 중국의 대항에 한계를 느끼고 있다”며 “중국에 극한의 압박을 가해도 중국이 절대 물러서지 않는다는 것을 미국이 인식했다”고 주장했다. 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베이징=김기용 특파원 kky@donga.com}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의 급속한 확산으로 미국에서 하루 평균 신규 확진자가 30만 명을 돌파해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또 영국과 프랑스, 이탈리아 3개국에서만 일일 신규 확진자가 50만 명에 육박하는 등 유럽에서도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30일(현지 시간)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의 일주일 평균 하루 확진자 수는 29일 기준 30만1472명으로 집계됐다. 전날에는 26만7305명으로 올 1월 11일의 기존 최고 기록(25만1232명)을 넘어섰는데 하루 만에 3만여 명이 더 늘어난 것이다. 최근 2주 사이 미국의 하루 평균 확진자 수는 2.5배 이상 급증했다. 워싱턴과 뉴욕, 뉴저지 등 동부지역 대도시들이 확산세를 주도하고 있다. 유럽 역시 신규 확진자 수가 나날이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29일 영국 정부는 18만3037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고 밝혔다. 전날 확진된 12만9471명을 훌쩍 뛰어넘는 수치다. 전날 역시 역대 최고치였다. 같은 날 프랑스 정부가 발표한 신규 확진자 수는 20만8099명으로 17만9807명이었던 전날 사상 최다 기록을 하루 만에 경신했다. 이탈리아도 9만8030명의 확진자가 발생해 사상 최고치였던 전날 확진자 수(7만8313명)를 웃돌았다. 세계보건기구(WHO)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전염력이 매우 높은 오미크론 변이와 델타 변이가 한꺼번에 확산되면서 확진자 수가 ‘쓰나미’처럼 늘고 있다”고 진단했다. 다만 미국의 경우 급증하는 확진자 규모에 비하면 입원 환자나 사망자는 비교적 정체된 흐름을 보이고 있다. 입원 환자 수는 29일 현재 약 7만5000명으로 2주 전에 비해 11% 증가했다.뉴욕=유재동 특파원 jarrett@donga.com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8월부터 아프가니스탄을 다시 통치하고 있는 수니파 무장단체 탈레반이 여성이 장거리를 이동할 때는 반드시 남성 친척을 동행하도록 하는 여성 억압적인 정책을 발표했다고 26일 AFP통신이 보도했다. 사데크 아키프 무하지르 권선징악부 대변인은 이날 “72km 이상의 거리를 여행하려는 여성이 가까운 남성 가족과 동행하지 않으면 차에 태워 주지 말아야 한다”고 말했다. 또 히잡을 쓰지 않은 여성에게는 교통수단을 제공할 수 없으며 TV에 등장하는 여성 기자들 또한 반드시 히잡을 착용하라고 지시했다. AFP통신은 탈레반이 이날 언급한 히잡이 구체적으로 어떠한 복식을 말하는지 불분명하다며 통상적인 히잡이 아닐 가능성을 제기했다. 일반적인 히잡은 얼굴을 내놓은 채로 머리와 목만 가리는 스카프를 뜻하나 눈을 제외한 전신을 가리는 니캅, 눈까지 가리는 부르카 등 여성의 신체를 더 많이 가리는 복식이 존재한다. 1996∼2001년 탈레반의 첫 집권 당시 아프간 여성은 반드시 부르카를 써야 했다. 탈레반은 재집권 직후 이슬람 율법 샤리아에 따라 여성을 보호하겠다고 밝혔다. 첫 집권 때처럼 여성 교육이나 취업을 금지해 국제사회의 지탄을 받았던 점을 의식한 행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하지만 실제로는 여성이 출연한 TV 드라마의 방영을 중단하는 등 여전히 억압적인 정책을 이어가고 있다. 현재 아프간 일부 지역에서는 여성 청소년의 교육이 실시되지 않고 있다. 국제 인권단체 휴먼라이츠워치(HRW) 또한 이번 히잡 의무화가 여성들을 사실상 죄수로 만드는 것이나 다름없다고 비판했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14일(현지 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 인근의 신도시 ‘셰이크자이드시티’를 찾았다. 도시 입구에는 ‘아랍에미리트(UAE) 건국의 아버지’로 불리는 UAE 초대 대통령 겸 전 아부다비 군주 셰이크 자이드(1918∼2004)의 동상이 있었다. 이 도시가 UAE 자본으로 만들어졌기에 그의 이름이 붙었다. 풍부한 원유와 천연가스를 보유한 UAE는 2020년 국제통화기금(IMF)이 구매력평가지수(PPP)로 측정한 1인당 국민소득이 세계 7위인 7만441달러(약 8453만 원)에 달하는 부국이다. 1995년 UAE의 국부펀드인 아부다비펀드는 이 신도시 건설에 7억3500만 디르함(약 2386억 원)을 투자했다. 이집트 정부 또한 답례의 표시로 셰이크 자이드의 이름을 붙였다.》 이집트 사람들은 나일강이 인류 문명의 발상지라는 자부심이 대단하다. 그러나 이달 2일로 건국 50년을 맞은 신생 국가 UAE의 돈으로 신도시를 지을 만큼 두 나라의 경제 격차가 상당하다. 특히 UAE는 보수적이고 변화에 다소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 이슬람권에서 보기 드문 개혁개방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우선 내년 1월부터 전 세계 최초로 주 4.5일 근무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특히 이슬람력의 주말인 금요일과 토요일을 쉬지 않고 공공분야에서는 서구처럼 토요일과 일요일을 휴일로 삼겠다고 밝혀 국제사회의 주목을 받고 있다.‘해적 소굴’서 ‘사막의 기적’으로 UAE는 1971년 12월 2일 영국에서 독립한 아라비아반도 동부의 토후국들이 연합해서 만들었다. 대통령직은 7개 토후국 중 가장 힘이 강한 아부다비의 나하얀 가문이, 부통령 겸 총리는 두바이의 막툼 가문이 각각 세습한다. 아지만, 푸자이라, 샤르자, 라스 알카이마, 움알쿠와인 등 나머지 5개 토후국의 군주 역시 각료직을 나눠 가지며 세습한다. 20세기 초반만 해도 전 국토의 97%가 사막이고 한여름 최고기온이 50도에 이르는 이곳을 주목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어업, 목축업, 진주 캐기 등에 종사하는 주민들의 삶도 척박했다. 인근 해안에는 해적이 들끓어 ‘해적 소굴’이라는 악명까지 있었다. 1958년 아부다비에서 ‘검은 황금’ 원유가 발견되면서 나라의 운명이 바뀌었다. 미국 에너지관리청(EIA) 기준 세계 7위 산유국인 UAE는 풍부한 원유와 천연가스를 바탕으로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뤄냈다. 특히 두바이와 아부다비는 UAE를 넘어 중동 전체의 물류 및 금융 허브 역할을 하며 ‘사막의 기적’이란 평가를 받고 있다. 1985년 중동 최초의 자유무역지대로 만들어 세계 각국 기업과 인재를 유치한 결과다. 이웃 중동 국가와는 달리 UAE에 투자하는 외국인은 현지인 동업자가 없어도 100% 현지 기업을 소유할 수 있다.건국 50주년 맞아 사회 개혁도 UAE의 개혁개방 정도는 다른 무슬림 국가와 큰 차이를 보이는 여성 정책에서도 알 수 있다. UAE는 2019년부터 국회 격인 40석의 연방평의회 의석 절반을 여성에게 의무적으로 배당하고 있다. 지난해 7월 UAE 최초의 화성 탐사선 발사 사업을 주도한 사람 역시 사라 알 아미리 첨단과학기술부 장관(34)이었다. 석유에만 의존하지 않고 정보기술(IT) 강국으로 거듭나겠다는 점을 보여주기 위해 30대 여성을 책임자로 기용한 것이다. 보수적인 사회 관습을 바꾸는 데도 열심이다. 지난해 술 소비 규제를 완화해 내국인도 자격증 없이 술을 살 수 있게 했다. 미혼 부부의 동거를 처벌하지 않고, 마약 사범에 대한 엄격한 형벌도 완화했다. 이 같은 변화의 정점이 근무제 변화다. UAE가 주 4일도, 5일도 아닌 4.5일을 택한 것은 금요일 오전에 모스크에서 기도를 드리는 이슬람 신자를 위해서다. UAE는 4.5일 근무제를 발표하며 국내 모든 모스크의 금요일 예배 시간을 오전에서 오후 1시 15분 시작으로 바꿨다. 국민들이 금요일 오전에는 일을 하고, 오후엔 모스크에 갈 수 있도록 배려한 셈이다. 이런 대대적인 개혁은 UAE 내부는 물론이고 중동 전체에서도 호평을 받고 있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지역센터장은 “최근 적지 않은 아랍 젊은이들이 미국이나 유럽이 아니라 UAE를 ‘가장 살고 싶은 나라’로 꼽는다”고 전했다.사우디 견제에 담긴 UAE 야심 외교 정책에서도 이웃 나라보다 앞서나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UAE는 지난해 8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행정부의 중재하에 걸프만 이슬람 왕정국 중 처음으로 이스라엘과 ‘아브라함 협정’이라는 평화협정을 맺었다. 이후 두 나라는 대사관을 개설하고 경제 협력을 강화하며 빠르게 밀착하고 있다. 10월 이스라엘, UAE, 바레인, 미국 등 4개국 해군이 홍해에서 첫 연합훈련을 5일간 벌이기도 했다. 13일 나프탈리 베네트 이스라엘 총리 또한 1948년 건국 후 현직 총리 최초로 UAE 땅을 밟았다. 그는 UAE 실권자이자 차기 대통령으로 유력한 무함마드 빈 자이드 알 나하얀 아부다비 왕세제(60)와 회담하고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중동 전문가들은 이 같은 행보가 수니파 맹주 사우디아라비아를 넘어 중동의 새로운 맹주가 되려는 UAE의 야심을 보여준다고 평가하고 있다. UAE와 사우디는 석유의존형 경제구조, 인권탄압 논란 등 비슷한 난제를 보유하고 있다. 다만 극단적 이슬람 원리주의 ‘와하비즘’을 추종하는 세력이 많아 서구식 개혁에 대한 사회 전반의 거부감이 큰 사우디와 달리 UAE는 국민들이 개혁개방의 과실을 이미 맛본 만큼 좀 더 유리한 입지에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왕정에 대한 젊은층의 불만을 해소하는 것 또한 난제로 꼽힌다. UAE는 인구 993만 명의 58%가 35세 미만인 젊은 나라다.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서구 문화에 익숙해진 이들의 개혁 요구에 부응하기 위해서라도 끊임없는 사회 개혁이 필수라는 지적이 나온다. 그간 풍부한 원유로 얻은 돈을 국민에게 보조금 형식으로 직접 지급하며 불만을 무마해 왔지만 저유가 등으로 이것이 한계에 부딪힐 것이란 지적이 상당하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최근 UAE의 개혁 조치에도 불구하고 세습 왕정 등 정치 체제의 낙후성은 여전하다며 “UAE가 사회적으로 더 자유로워졌지만 이곳에서 정부에 대한 반대 의견은 거의 들리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황성호 카이로 특파원 hsh0330@donga.com}

터키 리라화 가치가 연일 사상최저치를 경신하며 금융위기 우려가 높아지자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사진)이 “리라 예금을 보호할 새로운 금융 수단을 마련하겠다”며 통화가치 방어에 나섰다. 그는 줄곧 고금리가 경제성장에 방해가 된다며 중앙은행에 금리인하를 압박했고, 그의 이런 태도가 리라 하락을 가속화한다는 평가가 많았다. 에르도안의 태도 변화에 리라 가치 또한 급반등했다. 20일(현지 시간)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18일 TV 연설에서 “리라화 투자 수익률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외화를 사들이던 국민들의 우려를 덜어줄 새로운 금융수단을 제공하겠다. 앞으로 국민들이 리라화 예금을 외화로 바꿀 필요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그 수단이 어떤 방식인지는 밝히지 않았다. 터키 중앙은행은 9월부터 이달까지 넉 달 연속 기준금리를 낮췄다. 낮은 금리가 수출과 고용에 유리하다고 믿는 에르도안 대통령이 중앙은행장을 계속 경질하며 거듭 금리인하를 압박한 탓이다. 이후 미국 달러화 대비 리라 가치가 계속 하락하자 국민들 또한 자산 보호를 위해 리라 예금을 잇달아 외화로 바꿨다. 이로 인해 가뜩이나 낮은 리라 가치가 더 떨어지는 악순환이 나타나자 에르도안 정권이 대책 마련에 나선 것이다. 예금보호 조치 발표 전 리라 가치는 17일 1달러에 18리라를 웃돌았으나 20일에는 장중 12.28리라까지 떨어졌다. 블룸버그통신은 이 같은 통화가치 상승이 리라 가치를 집계한 1983년 이후 38년 만에 가장 큰 상승폭이었다고 전했다. 다만 반등이 계속될지는 불투명하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예금자 보호와 관계없이 저금리 정책은 고수할 뜻을 밝힌 데다 고물가, 심각한 빈부격차, 낙후된 경제구조 등 통화가치 하락을 부추기는 요인 또한 해소되지 않고 있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18일 연설에서 “금리를 낮추면 몇 달 안에 물가가 떨어지는 것을 목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저금리가 물가 상승을 부추긴다는 현대 경제학계의 정설과 다른 주장을 편 셈이다. 그가 연이은 통화가치 하락 속에서도 기준금리 인하를 압박하는 이유로 수출 극대화를 통해 지지율을 높여 사실상 종신집권에 나서기 위해서라는 분석이 제기된다. 2003년 총리로 집권한 그는 법을 바꿔 대통령에 올랐고 반대파를 대대적으로 탄압하며 유례없는 장기집권을 이어오고 있다. 에르도안 정권은 11월 소비자물가가 21.3%를 기록하며 국민들의 살림살이가 어려워지자 동요하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 내년부터 월 최저임금을 지금보다 50% 높은 4250리라(약 33만 원)로 올린다고 밝혔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리라화 하락이 일명 ‘악마의 잼’으로 불리는 이탈리아산 초콜릿잼 ‘누텔라’의 공급난 또한 야기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누텔라는 주로 터키산 헤이즐넛으로 만들어진다. 세계 헤이즐넛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터키 농가는 최근 3배 이상 치솟은 수입 비료 가격 등을 감당하지 못해 헤이즐넛 생산을 대폭 줄이고 있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터키 리라화의 가치가 폭락한 가운데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이 “리라화 예금을 보호할 새로운 금융 수단을 마련하겠다”고 했다고 로이터통신 등이 20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하로 리라-달러 환율이 연일 사상 최고치를 갈아 치우는 상황(리라화 가치 하락)에서 나온 이번 발언으로 리라화 가치는 집계가 시작된 1983년 이후 가장 큰 폭으로 반등했다.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국무회의 후 진행된 TV 연설에서 “시민들은 리라를 외화로 바꾸지 않아도 될 것”이라며 구체적인 예금보호 수단을 언급하지 않은 채로 이처럼 밝혔다. 다만 그는 저금리 정책을 고수할 것이라며 “금리를 낮춰 인플레이션이 몇 개월 안에 떨어지기 시작하는 것을 목격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앞서 이달 중순 에르도안 대통령은 인플레이션으로 동요하는 민심을 달래기 위해 파격적인 최저임금 인상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내년도 월 최저임금을 올해보다 50% 높은4250리라(약 32만9000원)로 올린 것이다. 에르도안 대통령은 “최근 50년 동안 가장 높은 (최저임금) 인상률”이라면서 “이번 인상은 노동자들이 물가 상승에 짓눌리게 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했다. 리라화 가치의 폭락은 터키 중앙은행의 지속적인 기준금리 인하에서 비롯됐다. 터키중앙은행은 올 9월(19%)부터 이달(14%)까지 넉 달 연속 기준금리를 낮췄다. 이에 따라 올 초 1달러에 약 7리라였던 리라화의 가치는 이번 예금보호 조치 발표 직전엔 1달러에 18리라를 웃돌기도 했다. 다만 발표 이후 1달러에 12.28리라까지 리라-달러 환율이 급락했다. 블룸버그통신은 이날 리라화 가치의 상승이 리라화 가치의 집계가 시작된 1983년 이후 가장 큰 폭이었다고 전했다. 문제는 기준금리 인하로 터키가 극심한 인플레이션을 겪고 있다는 점이다. 이달 초 터키의 공식 통계 조사기관인 투르크스탯은 11월 소비자 물가 상승률이 21.31%라고 밝혔다. 인플레이션 때문에 견과류인 헤이즐넛의 가격이 당분간 치솟을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전 세계 헤이즐넛 생산량의 70%를 차지하는 터키 농가들이 3배 수준으로 치솟은 수입 비료 가격 등을 감당하지 못해 생산을 줄이고 있다. 터키 정부가 단행한 내년도 최저임금 인상도 문제를 키우고 있다고 한다. 헤이즐넛이 주된 원료로 이른바 ‘악마의 잼’으로 불리는 누텔라가 글로벌 시장에서 공급난에 빠질 것이라는 우려도 덩달아 제기된다. 에르도안 대통령이 이처럼 기준금리를 지속적으로 낮추는 것은 수출 극대화를 통해 지지율 상승을 노려 장기집권을 하려는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터키 현지 재무 분석가인 무스타파 무라트 쿠빌라이는 에르도안 대통령의 행보가 “내년 1분기(1~3월) 생산과 수출을 강화해 선거에 앞서 나가기 위한 것”이라고 뉴욕타임스(NYT)에 말했다. 총리 시절까지 포함하면 2003년부터 집권한 에르도안 대통령의 현재 임기는 2024년까지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이집트 국민 가운데 한국에 대해 적절한 수준의 지식이 있는 사람들은 한국에 대한 호감도가 90%를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이집트인들에게 한국 하면 떠오르는 이미지는 경제발전이 가장 많았고 K팝 등 엔터테인먼트 분야가 뒤를 이었다. 13일 주 이집트 한국대사관이 최근 현지 여론업체 미디언스 등에 의뢰해 실시한 조사 결과 한국에 대해 적절한 수준의 지식을 알고 있다고 답한 이집트 국민들의 92%가 한국에 대해 긍정적인 인상을 가진 것으로 조사됐다. 매우 긍정적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66%였고, 다소 긍정적이라는 비율은 26%에 이르렀다. 중립적(7%)이거나 다소 부정적(1%)이라고 답한 비율은 소수에 그쳤다. 이들을 대상으로 한국을 떠올렸을 때 생각나는 것들을 조사해봤더니 경제발전(37%), K팝 등 엔터테인먼트(21%), 기술(18%), 음식(8%), 자동차(7%) 순으로 나타났다. 최근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게임’ 등의 인기로 한국의 문화산업이 주목받는 상황과 별개로 한국의 경제발전 수준에 대한 인식이 이집트인들에게 자리 잡은 것으로 해석된다. 이번 조사에서 한국을 방문한 경험이 있는 이집트 국민은 4.3%에 그치는 것으로 나타나 양국간 인적 교류가 활성화될 필요성도 보인다. 다만 65.6%의 이집트인들은 한국을 향후 방문하고 싶다고 답했다. 이외에 이집트 국민들은 동아시아 국가 가운데 한국과 중국, 일본에 대해 들어본 빈도는 비슷했지만 한국보다는 중국과 일본에 대한 지식을 더 많이 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해당 국가에 대해 적절한 수준의 지식이 있는지를 물었을 땐 한국은 중국(63%), 일본(62%)에 견줘 비교적 낮은 48%에 그쳤다. 한국의 인지도는 일본, 중국과 어깨를 나란히 할만한 수준이지만 두 나라에 비해 구체적으로 한국을 아는 사람은 적은 셈이다. 이번 조사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설문조사에 응한 이집트 국민 4357명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홍진욱 주 이집트 대사는 “이집트 대사관 차원의 체계적인 설문조사는 이번이 처음으로 이집트 국민들이 한국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다는 것은 청신호”라며 “이번 설문조사를 토대로 한국의 인식에 대해 미흡한 점을 개선할 수 있는 공공외교를 펼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1985년 6월 당시 내셔널지오그래픽 잡지 표지에 ‘아프가니스탄 소녀’라는 제목의 사진 주인공으로 등장해 전쟁의 참혹함을 알렸던 아프간 여성 샤르바트 굴라(49)가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 후 이탈리아로 도피했다고 AFP통신 등이 2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이날 “아프간 시민 굴라가 로마에 도착했다”면서 “그녀가 이탈리아로 올 수 있도록 한 것은 아프간 시민들의 피란과 그들의 수용 및 통합을 위한 정부 계획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굴라는 비영리단체들의 도움으로 이탈리아로 탈출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 정부는 비영리단체의 요청에 응해 굴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아프간 출신인 굴라는 사진이 촬영됐던 1984년 당시 12세 나이로 파키스탄에 머물고 있었다. 1979년 시작된 소련의 아프간 침공으로 수많은 아프간 사람들처럼 고아가 된 그는 파키스탄으로 피신해 있었다. 미국 사진작가 스티브 매커리가 난민촌에서 굴라를 발견해 사진을 찍었고 이듬해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잡지 표지에 그의 사진을 쓰면서 굴라는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아프간의 현실을 상징하는 인물로 유명해졌다. 부모를 잃은 굴라의 강렬하면서도 슬픔에 잠긴 듯한 초록색 눈동자는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됐다. 사진에서 굴라의 모습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모나리자’를 연상시켜 그에게는 ‘아프간의 모나리자’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굴라는 이후 행방이 약 17년 동안 묘연했다. 2002년 내셔널지오그래픽 팀이 자신을 다시 찾은 뒤 “어떻게 살아남았느냐”고 묻자 “신의 뜻”이라고 답했다고 한다. 당시 내셔널지오그래픽은 법의학 전문가, 홍채 분석 시스템 개발자 등 여러 전문가들의 분석을 통해 굴라가 사진 속 소녀와 같은 사람임을 확인했다. 아프간 주요 파병국 가운데 하나인 이탈리아는 탈레반 재집권 후 아프간 난민을 수용하는 데 포용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아프간의 첫 여성 검찰총장이었던 마리아 바시르도 9월 아프간을 떠나 이탈리아로 왔고 이달 초 시민권을 취득했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1984년 당시 내셔널지오그래픽 잡지 표지에 ‘아프가니스탄 소녀’라는 제목의 사진 주인공으로 등장해 전쟁의 참혹함을 알렸던 아프간 여성 샤르밧 굴라(49)가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아프간 점령 후 이탈리아로 도피했다고 AFP통신 등이 25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이탈리아 정부는 이날 “아프간 시민 굴라가 로마에 도착했다”면서 “그녀가 이탈리아로 올 수 있도록 한 것은 아프간 시민들의 피난과 그들의 수용 및 통합을 위한 정부 계획의 일환”이라고 밝혔다. 굴라는 비영리단체들의 도움으로 이탈리아로 탈출할 수 있었다. 이탈리아 정부는 비영리단체의 요청에 응해 굴라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아프간 출신인 굴라는 사진이 촬영됐던 1984년 당시 12살 나이로 파키스탄에 머물고 있었다. 1979년 시작된 소련의 아프간 침공으로 수많은 아프간 사람들처럼 고아가 된 그는 파키스탄으로 피신해 있었다. 미국 사진작가 스티브 맥커리가 난민촌에서 굴라를 발견해 사진을 찍었고 내셔널지오그래픽이 잡지 표지에 그의 사진을 쓰면서 굴라는 전쟁으로 인해 피폐해진 아프간의 현실을 상징하는 인물로 유명해졌다. 부모를 잃은 굴라의 강렬하면서도 슬픔에 잠긴 듯한 초록색 눈동자는 많은 사람들에게 각인됐다. 사진에서 굴라의 모습이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걸작 ‘모나리자’를 연상시켜 그에게는 ‘첫 번째 제3세계의 모나리자’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굴라는 2002년 내셔널지오그래픽 팀이 자신을 다시 찾은 뒤 “어떻게 살아남았느냐”고 묻자 “신의 뜻”이라고 답했다. 아프간 주요 파병국 가운데 하나인 이탈리아는 탈레반 재집권 후 아프간 난민을 수용하는데 포용적인 입장을 취하고 있다. 올 8월 중순 탈레반이 아프간을 장악한 뒤 9월 초까지 이탈리아가 도피시킨 아프간 사람들은 5000명에 이른다. 아프간의 첫 여성 검찰총장이었던 마리아 바시르도 지난 9월 아프간을 떠나 이탈리아로 왔다. 이탈리아는 이달 초 바시르에게 이탈리아 시민권을 부여했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이스라엘 예루살렘의 올드시티(구시가지)에서 이슬람 학자 출신의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 대원이 총격을 벌여 이스라엘 민간인 1명이 숨지고 4명이 다치는 테러가 발생했다고 AP통신 등이 21일 보도했다. 올 5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면전 이후 6개월 만에 처음으로 하마스에 의해 사망한 이스라엘 민간인으로 양 측의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범행을 저지른 파디 아부 슈카이뎀(42)은 이날 오전 올드시티에 있는 이슬람교의 성지인 알아끄사 사원 입구 근처에서 베레타 M12 기관단총으로 지나가던 민간인을 겨냥해 총을 쐈다. 이번 테러로 남아프리카공화국 출신의 이민자 1명이 사망했고, 다친 4명 중에서도 1명이 중태에 빠졌다. 중태에 빠진 사람도 민간인이라고 한다. 오메르 바레브 이스라엘 공안부 장관은 “범인이 골목길을 따라가며 32~36초 동안 총을 쐈다”면서 “골목길이 거의 비어있어 추가 사상자가 발생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현지 매체 예루살렘포스트는 슈카이뎀이 이슬람 학자이며 동예루살렘의 한 모스크에서 유명한 설교자라고 전했다. 하마스의 지도자급 인사라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그는 최근 알아끄사 사원에 이스라엘 사람들이 방문하는 것을 막기 위해 사람들을 모집해 시위를 벌여왔다고 한다. 슈카이뎀의 부인과 아들은 며칠 전 이미 동예루살렘을 떠나 출국한 것으로 전해졌다. 슈카이뎀은 범행 직전 자신의 페이스북에 “신은 우리의 운명을 결정하지만, 대부분의 사람들은 알지 못한다”면서 “우리의 운명에 대한 질문은 하나님께서 결정하신다”고 썼다. 하마스 측은 슈카이뎀이 하마스의 일원이라고 밝히며 “영웅적인 작전”이라는 성명을 발표했다. 하마스는 “시온주의(유대 민족주의자) 점령자에 대한 저항은 우리가 원하는 목표가 달성되고 성지와 모든 땅이 해방될 때까지 수단을 가리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이에 따라 이스라엘 당국은 이번 사건이 하마스 차원의 개입이 있었는지 수사에 들어갔다. 이스라엘에선 격앙된 반응이 나오고 있다. 아이작 헤르조그 이사라엘 대통령은 이날 영국을 방문한 자리에서 “테러범이 하마스 출신이라는 점은 국제사회가 하마스를 테러 단체로 지정해야 한다는 점을 뒷받침 한다”고 주장했다. 현재 미국과 유럽연합(EU)는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인정하고 있지만 유엔은 하마스를 테러단체로 분류하지 않고 있다. 이번 사건으로 올 5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무력 충돌이 재현될 가능성도 우려되고 있다. 올 5월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전면전 당시에도 팔레스타인 시위대가 주민들의 강제 퇴거 조치에 항의하며 이스라엘 경찰과 충돌한 것이 단초였다. 당시 11일 동안의 무력 충돌로 팔레스타인에선 260명, 이스라엘에선 13명의 사망자가 발생했다. 알아끄사 사원은 이슬람교의 3대 성지 중 한 곳이지만 통곡의 벽 등이 같은 장소에 있어 유대교에서도 중요한 성지다. 정치적 폭발성이 강한 장소인 것이다. 현재 이스라엘과 하마스는 장기적인 휴전을 위해 이집트를 통해 대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49년 동안 리비아를 통치한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2011년 사망)의 아들인 사이프 알이슬람 카다피(49·사진)가 다음 달 리비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AP통신 등이 14일 보도했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리비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사이프의 후보 등록을 받았다고 온라인 성명을 통해 밝혔다. 그는 올 7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탈리아에 기름을 수출해 이탈리아의 절반을 밝히지만 정작 우리는 정전을 겪고 있다”면서 경제난에 시달리는 리비아의 현 상황을 비판했다. 사이프는 카다피의 둘째 아들로 카다피 생전에 정부의 공식적인 직책은 맡지 않고 비영리단체에서 활동했지만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다. 2008년 런던정경대(LSE)에서 민주주의 관련 논문을 써 박사 학위를 받기도 했다. 사이프의 몰락은 아버지 실각과 함께 이뤄졌다. 국제형사재판소(ICC)는 반인륜적 범죄와 전쟁 범죄를 벌였다는 혐의로 2011년 사이프에 대한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ICC 측은 사이프의 출마 소식에 “법원에서 사이프의 신분은 그대로다”면서 체포영장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ICC와 별개로 리비아 법원에서도 사이프에 대해 궐석재판을 진행해 2015년 사형을 선고했다. 그는 아버지가 실각한 해 민병대에 잡혀 올 6월까지 구금돼 있었다. 사이프 측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협상을 통해 이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 대선은 다음 달 24일 열린다. 22일까지 예정된 대선 후보 등록에서 주요 후보의 등록은 사이프가 처음이다. 사이프 외에 동부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와 압둘 하미드 드베이바흐 임시 총리 등이 출마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사이프의 대선 후보 자격은 이의 제기가 있을 경우 리비아 선거관리위원회가 직권으로 취소할 수도 있다. NYT는 7월 인터뷰 당시 리비아에서 이뤄진 여론조사를 인용하며 사이프에 대한 리비아 국민의 신뢰도가 57%에 이른다고 전했다. 리비아는 2014년 내전이 발생한 뒤 국제사회가 개입해 이번 대선이 치러지게 됐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49년 동안 리비아를 통치한 독재자 무아마르 카다피(2011년 사망)의 아들인 사이프 알이슬람 카다피(49)가 다음달 리비아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전망이라고 AP통신 등이 14일(현지 시간) 보도했다. 사이프는 반인륜적 행위 등으로 국제형사재판소(ICC)가 체포영장을 발부한 인물이다. AP통신 등에 따르면 리비아 선거관리위원회는 이날 사이프의 후보 등록을 받았다고 온라인 성명을 통해 밝혔다. 사이프는 후보 등록 후 이슬람 경전 꾸란을 인용하며 “신이시여, 저와 국민 사이에 진실을 밝혀주십시오”라고 했다. 그는 올 7월 뉴욕타임스(NYT)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이탈리아에 기름을 수출해 이탈리아의 절반을 밝히지만 정작 우리는 정전을 겪고 있다”면서 경제난과 함께 내전까지 겪은 리비아의 상황을 비판했다. 당시 인터뷰는 2011년 카다피가 축출된 후 사이프의 첫 언론 인터뷰였다. 그는 아버지가 실각한 해 민병대에 잡혀 올 6월까지 구금돼 있었다. 사이프는 카다피의 둘째 아들로 카다피 생전에 정부의 공식적인 직책은 맡지 않고 비영리단체에서 활동했지만 유력한 후계자로 꼽혔다. 2008년 런던정경대(LSE)에서 민주주의 관련 논문을 써 박사 학위를 받았는데 당시 박사 학위 논문이 대필됐다는 의혹이 불거지기도 했다. 이스라엘 여배우와 스캔들이 난 적도 있다. 사이프의 몰락은 아버지 실각과 함께 이뤄졌다. ICC는 리비아 혁명 과정에서 반인륜적 범죄와 전쟁 범죄를 벌였다는 혐의로 사이프에게 2011년 체포영장을 발부했다. ICC 측은 사이프의 출마 소식에 “정치 상황에 대해선 언급하지 않지만 법원에서 사이프의 신분은 그대로다”면서 체포영장이 유효하다고 설명했다. ICC와 별개로 리비아 법원에서도 사이프에 대해 궐석 재판을 진행해 2015년 사형이 선고된 상태다. 사이프 측은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협상을 통해 이를 무력화할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알려졌다. 리비아 대선은 다음달 24일 열린다. 22일까지 예정된 대선 후보 등록에서 주요 후보의 등록은 사이프가 처음이다. 사이프 외에 동부 지역을 장악하고 있는 군벌 칼리파 하프타르와 압둘 하미드 드베이아 임시 총리 등이 출마할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사이프의 대선 후보 자격은 이의 제기가 있을 경우 위원회가 직권으로 취소할 수도 있다. NYT는 7월 인터뷰 당시 리비아에서 이뤄진 여론조사를 인용하며 사이프에 대한 리비아 국민의 신뢰도가 57%에 이른다고 전했다. 리비아는 2014년 내전이 발생한 뒤 국제사회가 개입해 이번 대선이 치러지게 됐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

《7일(현지 시간) 이집트 수도 카이로의 알아즈하르 모스크를 찾았다. 972년 완공된 이곳은 1049년의 역사를 자랑하는 카이로 내 최고(最古) 모스크다. 모스크 상부에서 카이로 도심은 물론이고 나일강, 기자의 피라미드까지 볼 수 있어 관광 명소로도 유명하다.》 2013년 이곳에는 이슬람권 지도자들이 대거 모였다. 그중에는 시아파 종주국 이란의 마무드 아마디네자드 당시 대통령도 있었다. 그는 1979년 이란의 이슬람혁명 발발 후 이집트를 방문한 최초의 이란 대통령이었다. 당시 아마디네자드는 알아즈하르 모스크를 이끄는 ‘이맘’(최고 종교지도자) 셰이크 아흐마드 타이입과 회동했다. 이 자리에서 타이입이 “수니파 국가에 대한 시아파의 영향력 확대를 거부한다”고 하자 아마디네자드 또한 발끈했다. 632년 이슬람 선지자 무함마드가 숨진 후 내내 대립 중인 두 종파의 갈등이 쉽게 해결될 수 없음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장면이었다. 하지만 최근 중동에서는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각각 수니파와 시아파의 맹주를 자처하는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란이 2016년 두 번째 단교 이후 5년 만에 다시 외교관계를 복원할 조짐을 보이고 있는 것이다. 1988년 첫 번째 단교 이후 외교관계 복원과 재단교를 거친 두 나라는 왜 다시 손을 잡으려는 걸까. 오랜 서방의 제재로 피폐해진 경제를 살리고 국제사회로부터 정상 국가로 공인받으려는 이란과, 인권 탄압 등을 이유로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 때보다 냉랭한 태도를 보이고 있는 조 바이든 미국 행정부에 대한 의존도를 줄이려는 사우디의 이해관계가 맞아떨어졌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즉, 국익을 위해서라면 고질적인 종파 갈등 또한 뒤로 제쳐둘 수 있는 냉혹한 국제정치의 단면을 보여준다는 분석이 나온다.오랜 분쟁 역사 종파, 정치체제, 민족, 언어가 완전히 다른 두 나라는 오랫동안 사실상 전쟁 상태나 다름없는 관계로 지냈다. 특히 절대왕정 국가인 사우디는 혁명으로 왕정을 무너뜨리고 이슬람 공화국을 수립한 이란의 부상이 현 체제의 최대 위협이라는 뜻을 보여 왔다. 이란에서 혁명이 발발한 1979년 사우디 동부의 시아파 집단 거주지 카티프에서 주민들이 정부의 시아파 탄압에 발발하며 봉기했다. 당시 당국이 시위대를 유혈 진압해 최소 수백 명이 숨졌다. 사우디는 당시 시위대의 배후에 이란이 있다고 주장했다. 1987년에도 사우디의 이슬람 성지 메카를 순례하던 시아파 신자와 이란인 관광객들이 왕정 반대를 외치며 시위를 벌였다. 경찰과의 충돌 과정에서 약 400명이 숨졌고 이 중 275명이 이란인이었다. 이란은 격분했고 양국은 1988년 첫 번째 단교를 택한다. 1991년 외교관계를 복원한 양국은 2015년 예멘 내전 발발 후 또다시 대립했다. 사우디는 정부군을, 이란은 시아파 ‘후티’ 반군을 지원하며 사실상 대리전을 벌였다. 2016년 사우디 정부는 반체제 활동을 했다는 이유로 카티프 지역의 시아파 주요 성직자를 처형했다. 이란인들은 수도 테헤란, 2대 도시 마슈하드에 있는 사우디 외교공관에 화염병을 던지며 반발했다. 이에 양국은 두 번째 단교를 택했다. 양국 ‘戰線’ 줄일 필요성 느껴 이렇듯 대립했던 두 나라가 손을 잡은 것은 양국 모두 전선(戰線)을 하나라도 줄여야 한다는 현실적 필요성이 커진 것과 무관하지 않다. 2002년 핵개발 의혹이 제기된 후 약 20년간 서방의 각종 제재를 받아온 이란은 극심한 경제난을 타개하고 국제사회에 정상 국가로 보이고 싶어 하는 욕망이 상당하다. 서방 세계에 ‘사이가 안 좋던 사우디와 다시 손을 잡았으니 우리를 이상한 나라로 보지 말고, 더 이상 중동 문제에도 간섭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보내려 한다는 의미다. 사우디 또한 마찬가지다. 사우디 왕실과 밀착했던 트럼프 전 행정부와 달리 바이든 행정부는 올해 1월 출범 후 사사건건 실권자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에게 날을 세워 왔다. 바이든 행정부는 출범 직후 2018년 10월 터키 이스탄불의 사우디영사관에서 살해된 반체제 언론인 자말 카슈끄지 사건에 무함마드 왕세자가 연루됐다는 미 정보당국의 보고서를 공개했다. 9월 말에는 바이든 대통령의 외교 책사 제이크 설리번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직접 무함마드 왕세자를 만나 사건의 책임을 인정하라고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동의 대표적 친미 국가인 사우디는 미국이 8월 아프가니스탄에서 철군을 완료한 것에도 상당한 충격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물러난 아프간을 무장단체 탈레반이 단시간 내에 장악하는 모습을 보며 미국에만 안보를 의존해서는 안 되겠다는 생각을 가졌다는 것이다. 데이비드 이그네이셔스 워싱턴포스트(WP) 칼럼니스트는 아프간 사태가 중동의 미국 파트너들에게 일종의 신호를 줬다며 “그들은 여전히 미국과 함께하고 있지만 상황이 예전과 달라졌다”고 지적했다.두 나라의 화해 모드에는 이라크의 역할 또한 상당했던 것으로 알려진다. 독재자 사담 후세인의 집권 전만 해도 이라크는 이란, 사우디에 맞먹는 중동 강국이었다. 이라크는 지리적으로 이란과 사우디의 중간에 있으며 시아파(65%), 수니파(35%)로 나뉘어 한 종파가 절대 다수를 차지하고 있지 않다. 이라크가 자국 내에서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시아파와 수니파의 갈등을 잠재우기 위해 이란과 사우디의 화해 분위기를 조성했다는 해석이 나온다.시리아 내전 등 중동정세 영향 두 나라의 화해 분위기는 ‘세계의 화약고’ 중동 정세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인 곳이 예멘이다. 알자지라는 예멘 내전으로 3월 말까지 민간인 1만2000명을 포함해 총 14만 명이 숨졌다고 보도했다. 정부군과 후티 반군은 천연가스 생산 거점인 마리브 지역을 탈환하기 위해 최근에도 매주 수백 명의 사망자가 발생하는 치열한 교전을 벌이고 있다. 사우디와 이란의 재수교로 이런 상황이 나아질 수 있다는 기대가 싹튼다. 사우디 측은 최근 후티 반군에 대한 이란의 지원 중단을 요구하며 이것이 이뤄지면 사우디 또한 예멘에 대한 개입을 줄이겠다는 뜻을 나타냈다. 2011년부터 내전 상태인 시리아도 마찬가지다. 이란은 시아파인 바샤르 알 아사드 대통령을 오래전부터 물밑에서 지원해 왔다. 반군을 향해 생화학 무기까지 사용하는 반인도적인 행태로 국제사회의 규탄을 받았던 그가 아직까지 건재한 것 또한 이란, 러시아 등의 지원 때문이라는 것이 정설이다. 사우디는 그간 아사드 대통령과 거리를 둬 왔지만 그가 5월 4선에 성공하자 정보국 수장을 보내 축하하는 등 시리아와 수니파 국가의 관계도 개선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다만 사우디와 이란의 화해 분위기가 장기간 지속될 수 있을지를 두고 우려의 시선도 제기된다. 장지향 아산정책연구원 중동지역센터장은 “이란 핵합의가 순조롭게 이뤄지지 않으면 이란이 사우디와의 외교관계를 다시 무너뜨리는 등 극단적인 외교 전략을 펼칠 수 있다”고 내다봤다. 황성호 카이로 특파원 hsh0330@donga.com}

신정(神政)일치 국가인 이란에서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연상시키는 손과 빈곤 문제를 결부시킨 그래픽을 실었다는 이유로 정부가 해당 언론사의 신문 발행을 중단시켰다. 1989년부터 32년째 이란을 통치하고 있는 하메네이는 대통령을 능가하는 무소불위의 권력을 행사하고 있고 그에 대한 비판은 용납되지 않는다. 8일 AP통신 등에 따르면 이날 당국은 현지 일간지 ‘켈리드’가 6일자 신문 1면에 하메네이의 손을 연상시키는 그래픽 이미지를 게재했다는 이유로 신문 발행을 중단시켰다. 페르시아어로 ‘열쇠’를 의미하는 켈리드는 2013년 창간 이후 정부 비판 보도를 많이 해 왔다. 현재 켈리드의 웹사이트 또한 접속이 되지 않는다. 당국이 문제 삼은 그래픽 중앙에는 달걀, 통조림, 식용유 등 식료품이 담긴 종이 상자가, 그 아래에는 종이 상자 쪽으로 손을 뻗은 사람들이 있다. 종이 상자 옆으로 반지를 낀 붉은 손이 그려져 있는데 상자와 사람들 사이에 붉은 선을 그어 갈라놓고 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서방의 오랜 제재 등으로 이란 국민의 민생고가 심각한 상황에서 붉은 손이 국민들의 식료품에 대한 접근조차 막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려는 의도로 풀이된다. 당국은 이 반지를 낀 붉은 손이 하메네이의 것이라고 판단해 켈리드의 발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 하메네이는 1981년 반대파의 폭탄테러로 오른손이 마비됐다. 이후 공식 석상에서는 항상 왼손만 쓰고 있으며 그래픽에 나오는 것처럼 반지를 낀다. 국제사회는 우려를 나타냈다. 미국 비정부기구인 언론인보호위원회(CPJ)는 이날 “이란 당국은 켈리드를 폐쇄하기로 한 결정을 당장 철회해야 하며 언론 매체들이 뉴스를 자유롭게 보도할 수 있도록 허용해야 한다”고 비판했다.카이로=황성호 특파원 hsh0330@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