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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 2위의 고령화 지역인 경북 의성군 사촌마을에 경로당과 어린이집이 합쳐진 복합공간이 들어선다. 이곳에서 자식들을 외지에 보내고 노후를 보내는 노인 10명과 맞벌이로 바쁜 부모를 둔 어린이 11명이 모여 공동생활을 한다. 노인들과 아이들이 짝궁을 정하기로 한 날, 대놓고 짝궁을 거부하는 사건부터 놀기 위해 떠난 소풍에서 애들 싸움이 어른 싸움으로 번지는 사태도 발생한다. 병아리 부화를 기다리다 병아리 장례를 치르게 된 사연, 메뚜기 대신 여치를 튀겨 먹는 에피소드도 있다. 2015년 8월부터 3개월간 관찰해 제작한 프로그램으로 6일부터 10일까지 5부작으로 방영한다.}

체력, 두뇌, 개인기, 운, 팀워크 등 이른바 ‘아이돌의 5대 미덕’을 갖춘 최강 아이돌 그룹을 선발하는 서바이벌 프로그램. 아이돌 가수만 출연하는 게 아니라 아이돌 그룹이 소속된 연예기획사의 대표급 임원도 함께 나오는 게 특징이다. 방탄소년단, 비투비, 세븐틴, 슈퍼주니어, 틴탑, 러블리즈, 여자친구, TWICE, AOA, EXID, B.A.P 등이 출연해 씨름과 퀴즈 대결, 운 겨루기 등을 하고 코치로 나선 소속사의 사장이 벌칙까지 대신 받으며 ‘생존’을 돕는다. JYP엔터테인먼트, FNC엔터테인먼트, 큐브엔터테인먼트 등 유명 연예기획사부터 중소 연예기획사까지 15개 연예기획사 소속 20여 개 아이돌 그룹과 사장단 140여 명이 참여했다. 연출자인 이양화 PD는 과거 ‘K팝 스타’ ‘SBS 인기가요’ 등을 거친 아이돌 전문가. 이 PD는 “‘노사관계’라는 공감 코드를 넣어 식상한 아이돌 잔치가 아닌 모든 세대가 즐길 수 있는 새로운 예능이 될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1990년대 큰 인기를 끌었던 이경규의 몰래카메라가 부활한다. 한 명의 연예인을 선정해 속였던 ‘원조 몰래카메라’와 달리 3명의 MC가 다양한 콘셉트의 몰카를 준비하고 최종적으로 시청자 선택을 통해 몰래카메라의 제왕을 가리는 형식. ‘몰카의 대부’ 이경규가 출연하고 방송인 노홍철, ‘슈퍼주니어’ 출신 이특이 MC로 합류해 이경규의 아성에 도전한다. 이경규는 중국에 관심이 많은 방송인 전현무의 중국 진출 욕망을 간파하고 전현무에게 거액의 개런티를 제시하며 중국 진출을 권한다. ‘슈퍼주니어’ 출신 이특은 ‘아이돌 스캔들’ 전문 특화 MC라는 콘셉트로 해외에서 몰래카메라를 준비한다. 그는 ‘걸스데이’ 혜리를 속이기 위해 홍콩까지 가 같은 그룹의 민아와 연인인 척 닭살 애정행각을 펼친다. 또 과거 ‘무한도전’에서 ‘희대의 사기꾼’ 캐릭터로 사랑받았던 노홍철은 지금까지의 ‘몰카’ 형식과는 달리 일반 시민을 상대로 ‘감동의 관찰 몰래카메라’를 펼친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연예인과 그 자녀가 함께 출연하는 예능이 유행하더니 이제 형제·자매 버전 관찰예능도 나왔다. 진짜 가족과 함께 출연하는 방송은 어느 프로그램보다 리얼할 수밖에 없다. 함께 나온 형제를 통해 연예인이 되기 전의 과거, 평소 숨겨진 모습까지 속속들이 공개되기 때문이다. 연예인 가족답게 출연자의 외모나 끼도 출중한 데다 가족애로 감동 코드를 이끌어 낼 수 있는 것도 장점이다. 걸그룹 EXID의 하니가 출연해 해병대 수색대에서 근무하는 남동생 안태환 병장과 재회한다. 하니는 거실 소파에 누워 발가락으로 동생을 ‘조종’하는 민낯의 일상을 공개한다. 배우 김지영 김태환 남매는 캠핑카 여행을, 배우 공승연과 트와이스 정연은 새벽 기차 여행을 떠나며 형제애를 과시한다. 서로의 연락처도 모른 채 16년간 대화 없이 살아온 개그맨 유민상 형제는 이틀간 한 집에 갇힌 채 마음의 거리를 좁히는 시도를 한다. 2부작 파일럿 예능으로 8일과 9일 이틀간 방영한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북한 설날에 생긴 일’이라는 주제로 북한 출신 새터민이 출연해 최근 달라진 북한의 설 풍경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다. 북한에서는 과거 봉건 잔재를 청산한다는 노동당 정책 때문에 음력설을 비롯해 단오와 추석 등 명절을 지내는 것을 금지했다. 북한에서 음력설을 지내기 시작한 것은 28년 전부터. 한국과 중국 음력설의 영향으로 2003년부터는 북에서도 음력설에 3일을 쉬기 시작했다. 최근 북한 주민들 사이에선 설맞이 필수품으로 한국산 조미료가 인기를 끌고 설날 떡국 대신 돼지국밥을 즐긴다. 식재료가 부족한 상황에서 맛을 더하고 허기를 채워야 하기 때문. 출연자들은 명절 음식을 준비하기 위해 1년 전부터 계모임을 하고 이삭을 줍는 북한 서민들의 궁핍한 생활을 전한다. 또 송편이나 만두 속에 동전 혹은 고춧가루 등을 넣어 먹는 이유, 설날이면 큰 목소리를 삼가고 욕을 하면 안 되는 이유 등 북한에만 있는 설날 관련 속설도 소개한다. 이 밖에도 북한식 한과와 설음식을 소개하고 함께 나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주문형비디오(VOD)를 둘러싸고 또다시 지상파 방송사와 케이블TV 업계가 맞붙었다. 불편을 겪는 시청자들을 외면한 채 자사(自社) 이익만 좇는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2일 케이블TV방송협회는 비상대책위원회를 열고 케이블TV를 통한 MBC의 실시간 광고 송출을 12일 오후 6시부터 중단하기로 했다. 평일은 오후 6시부터 밤 12시까지, 주말은 오후 4시부터 밤 12시까지 중단한다. 해당 시간대에 MBC의 방송 광고가 나오면 ‘블랙아웃(송출 중단)’돼 화면이 검게 변한다. 이 조치는 지상파 방송사가 1일 오후 6시부터 케이블TV에 신규 VOD 공급을 끊은 데 따른 대응이다. 최종삼 비상대책위원장은 “지상파 방송사가 VOD 공급을 기습 중단한 것은 명백한 횡포이자 시청자 기만행위”라며 “케이블 업계도 최소한의 자구책을 쓸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지상파 3사는 “명백한 위법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한 지상파 관계자는 “(지난해 말) VOD 계약이 끝났고 아직 재계약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 VOD 공급을 중단했는데 케이블 업계의 대응은 위법”이라고 말했다. 앞서 1일 지상파 협상 대표인 MBC 측은 “VOD 공급 중단을 빌미로 지상파 방송광고를 무단으로 훼손할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양측의 대치는 1월에 이어 이번이 두 번째지만 방송통신위원회는 제대로 중재를 하지 못하고 있다. 방통위 측은 ‘시청자가 피해를 보지 않도록 여러 채널을 가동해 노력하고 있다’는 입장만 되풀이하고 있다. 갈등의 근본 원인은 국내 방송 산업의 수익성 악화에서 찾을 수 있다. 지상파와 케이블TV 모두 급격한 수신료 및 광고 수익 감소를 겪고 있는 상황에서 지상파가 케이블TV 업계로부터 VOD 이용료와 가입자당 재송신료(CPS)를 높여 달라고 했다. 케이블TV 업계가 이에 반대하면서 양측의 갈등이 커지고 있는 것이다. 최근에는 계약 방식이 핵심 쟁점으로 떠올랐다. 지상파 측은 지금까지 케이블 업계 전체와 일괄적으로 VOD 공급 계약을 맺었지만 올해는 개별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와 각각 맺으려고 한다. 하지만 케이블 업계는 협상력이 떨어질 것을 우려해 이에 반대하고 있다. 이 때문에 올해 공급하는 VOD에 대한 계약이 체결되지 않은 상태다. 김성철 고려대 미디어학부 교수는 “방송 산업의 성장세가 꺾이자 생존에 위협을 느낀 이해 당사자들이 협상을 위한 기초 자료나 적정 가격 산정도 없이 자신들의 주장만 늘어놓고 있다”고 비판했다.신무경 fighter@donga.com·구가인 기자}

부모가 되는 경험만큼 인생에 큰 변화를 주는 사건이 있을까. 적어도 배우 엄태웅(41)에겐 그랬다. 드라마와 영화에서 카리스마 있는 모습으로 ‘엄포스’라고 불렸던 그는 요즘 ‘울보 아빠’가 됐다. 새해부터 KBS2 예능프로그램 ‘슈퍼선데이-슈퍼맨이 돌아왔다’(슈돌)에 딸 지온(2)과 함께 출연하고 있는 그는 두 살배기 딸을 돌보던 중 아이의 사소한 행동에도 불쑥불쑥 감격의 눈물을 쏟는 감성파 ‘딸 바보’로 나온다. 설 명절을 앞두고 경기 성남시 정자동의 한 카페에서 엄태웅 부녀를 만났다. 지온이는 평소 사람을 잘 따르고 누구에게든 잘 웃어줘 ‘순둥이’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긴 팔다리는 발레리나인 엄마(전 국립발레단 수석 무용수 윤혜진)를 닮았지만 얼굴은 아빠의 어린 시절 판박이라고 한다. 엄태웅은 “아이를 키우면서 몰랐던 세상을 새롭게 알게 된 느낌”이라고 했다. ―‘슈돌’에서 눈물을 자주 흘리더라. “원래 감성적이긴 한데, 지온이를 보면 유난히 울컥거린다. 아내의 임신 초기 심장 박동소리를 처음 들었을 때부터 지금까지 아이가 자라는 순간순간 놀랍고 감격스러울 때가 많다. 키울수록 더한 거 같다. (차)태현이에게 얘기하니까 첫애라 그렇다는데, 어쨌든 정말 감사한 경험이다.” ―지온이가 방송에 잘 적응한 것 같다. “아이가 낯가림이 없는 편이라 스태프들과 금세 친해졌다. 사실 방송 출연 결정을 하기까지 고민이 많았다. 2박 3일 동안 오롯이 홀로 육아를 하다 보면 아이를 더 많이 알 수 있고, 더 가까워질 거라고 생각했다. 결론적으로 출연하길 잘한 것 같다. 누나(엄정화)도 처음 지온이와 함께 예능에 나온다고 했을 땐 ‘배우인데 아빠 이미지가 너무 강해진다’면서 걱정했는데 이젠 좋은 추억거리가 생겼다며 좋아하더라. 방송 아니면 내가 아이 데리고 문화센터에 가서 다른 부모와 만날 기회가 있었겠나.” ―아버지가 된 후 변한 게 있다면? “배려심이 생겼달까. 이전까지 나는 배우로서 정체성이 강한 사람이었다. 결혼하고 나서도 늘 내 위주로 스케줄을 진행해서 아내가 불만이 많았는데, 아이 낳은 후에는 좀 변한 거 같다. 그리고 주변 사람을 바라보는 시선이 달라졌다. 내가 지온이를 귀하게 생각하듯 어떤 사람이든 그 부모에겐 귀한 사람이라는 걸 알게 되니까 쉽게 미워하거나 함부로 하면 안 되겠다 싶더라. 배우로서도 이제 아버지 역을 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다. 그 역할을 할 수 있을 만큼 감정이 풍부해진 것 같다.” ―어떤 아버지가 되고 싶나. “아버지가 내 100일 전에 돌아가셔서 기억이나 롤 모델이 없다. 어린 시절 공중목욕탕에 가면 아버지와 함께 오는 기분이 어떨까 생각하곤 했다. 좋은 아버지가 되기 위해서 많이 배워야 할 거 같다. 다만 그저 지금 생각은 오랫동안 아이 곁에 있어주는 아빠가 되고 싶다는 것뿐이다. 그래서 오래 살아야겠다는 생각을 한다.” ―지온이의 친가, 외가에 유명 예능인이 많다. 아빠는 배우, 엄마는 발레리나, 고모(엄정화)도 가수 겸 배우, 외할아버지(윤일봉)와 외할머니의 남동생(유동근) 역시 배우다. 아이가 어떤 일을 하길 바라나. “지온이가 양가의 유전자(DNA)가 응집된 최신판인 건 맞다. 고모 노래 ‘배반의 장미’를 몇 번 틀어줬는데 너무 좋아하면서 몸을 흔드는 걸 보면 흥이 많긴 하다. 다만 어떤 일을 하면 좋겠다고 이야기하긴 이른 것 같다. 행복한 사람이 되면 좋겠다. 더 큰 욕심을 부린다면, 사랑받는 사람이 되면 좋겠다.” ―설이다. 올해 설 명절은 어떻게 보낼 예정인가. “결혼 전까진 생일을 비롯한 명절을 특별히 챙겨본 적이 없다. 친척이 많지 않아서 설이면 아침에 아버지 차례 지내고 식사한 게 전부다. 아이와 함께 처가를 가는 것 외엔 이번 설도 비슷한 일정이다. 다만 한 가정의 가장이 되니까 마음가짐이 좀 달라지는 게 있다. 전에는 명절을 비롯한 가족 행사가 그저 귀찮았다면 이제는 인간의 도리를 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다. 점점 깨닫는 게 많아진다.” ―새해 바람은? 혹시 지온이 동생 계획은 없나? “우리 가족 모두가 건강하면 좋겠다. ‘슈돌’ 출연 외에 아직 새 작품 계획은 없는데 배우로서 좋은 작품을 만나고 싶다. (지온이 동생 계획은) 지금으로선 반반이다. 지온이가 크는 걸 볼 때마다 너무 아깝다는 느낌이 든다. 그래서 다들 둘째를 낳는구나 싶긴 하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중국에서 춘제(春節·중국 설) 대목을 앞두고 지난달 30일 개봉한 ‘달려라 형제’는 SBS 예능프로그램 ‘런닝맨’을 극장판으로 만든 것이다. 개봉 이틀 만에 손익분기점을 넘겼고 이미 4억 위안(약 700억 원)을 벌어들였다. 한류 콘텐츠의 인기에 폭발적인 영화 수요가 맞물려 한국 예능프로그램까지 영화 포맷으로 살짝 바꿔 극장에 거는 기현상이 나타난 셈이다. ○ “웬만한 제작사는 투자 제의 받았을 것” 본보가 영화계 주요 인사 33명을 상대로 ‘최근 가장 주목할 만한 영화계 흐름’을 설문 조사한 결과 81.8%(복수 응답)가 ‘중국 및 해외자본의 유입’을 꼽았다. 중국 자본의 국내 진출은 완성작 구입이나 국내 인력 진출 단계를 넘어 공동제작, 제작사 지분 매입, 판권 구입 등으로 확대되고 있다. 중국 국영 영화사인 차이나필름그룹은 최근 한국의 한 영화제작사가 만들 영화에 50억 원을 투자하기로 했다. 이 그룹은 다양한 투자처를 추가로 물색하고 있다. 또 중국 미디어 시장점유율 1위인 화책미디어그룹은 지난해 10월 국내 투자배급사인 ‘뉴’에 535억 원을 투자해 지분 15%를 확보하고 제2대 주주가 됐다. 서동욱 뉴 부사장은 “화책과 중국에 합작법인 설립을 준비하고 있으며 올 하반기에 가시화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제작사 대표 A 씨는 “요즘 웬만한 제작사치고 중국으로부터 공동제작이나 투자 제안을 받지 않은 곳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현재 중국 측과 공동제작을 하고 있는 국내 영화는 장윤현 감독의 ‘평안도’를 비롯해 10편 남짓 된다. ‘괴물2’ ‘엽기적인 두 번째 그녀’ 같은 후속편이나 ‘미녀는 괴로워’ 등 리메이크작이 많다. ‘엽기적인…’의 한국 측 제작사인 ‘신씨네’ 신철 대표는 “1편 격인 ‘엽기적인 그녀’가 중국에서 개봉되진 않았지만 중국인 3억 명 이상이 DVD 혹은 주문형비디오(VOD)를 통해 본 상황이어서 후속편의 흥행을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 “중국 간 배우 두 달 반째 기다려” 중국 자본에 대한 시각은 우려와 기대가 엇갈린다. 당장 자금이 들어온다는 점에선 순기능 역할이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중국 입맛에 맞는 영화를 만들어내는 하청업체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중견 영화제작자 B 씨는 “오랜 시간을 들여 개발한 시나리오를 비롯해 시행착오를 통해 축적한 노하우를 중국은 자본으로 쉽게 가져가는 게 문제”라고 지적했다. 중국 자본 유입이 국내 영화계에 거품을 일으킨다는 지적도 있다. ‘마이웨이’(2011년) ‘미스터 고’(2013년) 등 중국 측의 투자를 받은 영화들은 평단과 국내 관객에게 외면받았다. 배급사 관계자 C 씨는 “국내 자본만 갖고 만들었다면 200억 원 넘게 투자할 만한 영화들은 아니었다”고 말했다. 한국 배우의 중국 진출이 활발해지면서 캐스팅도 어려워졌다. 실제로 설문조사에서 영화계 현안으로 10명(30.3%)이 과도한 배우 몸값 등 제작비 상승을 꼽아 대기업의 수직계열화에 이어 두 번째로 높은 응답률을 보였다. B 씨는 “중국에서 촬영하고 있는 여배우를 두 달 반째 기다리느라 영화 진행을 못하고 있다”며 “1년씩 기다리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제작사 관계자 D 씨는 “인기 절정인 한류 스타가 중국 영화 출연료로 중국 톱 배우 수준인 40억∼50억 원을 요구했다는 소문이 있는데 불가능하지 않은 액수”라고 말했다. 이런 몸값 상승이 국내 영화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얘기다. 정지욱 영화평론가는 “과거에도 중국 시장만 고려해 영화가 산으로 간 사례가 적지 않았던 만큼 ‘차이나 머니’에 대한 환상은 금물”이라며 “해외 자본 활용과 함께 국내 영화산업의 내실을 다지는 작업도 함께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설문 및 인터뷰 참여자 33명 분야별 가나다순.▼ ▽감독=김한민(대표작 ‘명량’), 김현석(‘쎄시봉’), 윤제균(‘국제시장’), 진모영(‘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 ▽제작사=권병균(시네마서비스 대표), 길영민(JK필름 대표), 김미희(드림캡쳐 대표), 남지웅(트리니티 엔터테인먼트 대표), 박신규(팔레트픽쳐스 대표), 송은주(빅스톤픽쳐스 이사), 심영(팝콘필름 대표), 심재명(명필름 대표), 엄용훈(삼거리픽쳐스 대표), 이우정(제이필름 대표), 이유진(영화사 집 대표), 주필호(주피터필름 대표) ▽수입 배급사=권미경(CJ E&M 한국영화사업본부장), 김시내(AUD 대표), 서동욱(NEW 부사장), 유정훈(쇼박스 대표), 유현택(그린나래미디어 대표), 이상무(롯데엔터테인먼트 영화사업부문 상무), 최낙용(백두대간 부사장) ▽홍보 마케팅=김광현(영화사하늘 대표), 신유경(영화인 대표), 윤숙희(이가영화사 대표) ▽평론가=강유정(강남대 교수), 김시무(한국영화학회장), 남동철(부산국제영화제 한국영화 프로그래머), 윤성은(영화평론가협회 출판이사), 전찬일(부산국제영화제 연구소장), 정지욱(Re:WORKS 편집장), 편장완(한국예술종합학교 영상원장)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1996년 미국 펜실베이니아에서 다국적 화학 회사 듀폰의 상속자인 존 듀폰이 로스앤젤레스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레슬링 영웅’ 데이브 슐츠를 총으로 살해했다. ‘미 역사상 가장 돈 많은 살인 피의자’가 등장한 이 사건은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당시 존 듀폰은 슐츠가 소속된 ‘폭스캐처’라는 레슬링 팀의 창설자이자 후원자였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고 존은 정신병력이 참작돼 징역 13년을 선고받았다. 그는 2010년 감옥에서 숨을 거뒀다. 베넷 밀러 감독은 20년 전 사건을 영화 ‘폭스캐처’(5일 개봉)로 재조명했다. 감독은 존 듀폰(스티브 커렐)과 데이브 슐츠(마크 러펄로) 사이에 한 사람을 더 불러들였다. 영화의 시작과 끝을 여는 주인공은 슐츠의 동생이자 또 다른 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마크 슐츠(채닝 테이텀)다. 형 데이브의 그늘에 가려진 삶을 살던 마크는 파격적인 대우를 받으며 형보다 앞서 ‘폭스캐처’ 팀에 합류했다. 영화를 비극으로 이끄는 것은 마크와 존이 가진 결핍감이다. 마크는 형에 대한 열등감에서 벗어나고자 존을 찾았고, 존은 어머니에게 인정을 받기 위해 레슬링 팀을 꾸렸다. 마크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한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두 사람은 존이 데이브를 ‘폭스캐처’의 코치로 불러들이면서 갈등을 빚는다. 존에게 버림받은 마크는 극한 배신감에 고통스러워한다. 어른이지만 성장을 멈춘 아이와 같은 존에게 ‘폭스캐처’와 슐츠 형제는 한때 아꼈더라도 싫증나면 언제든 버릴 수 있는 장난감 기차와 마찬가지였다. ‘카포티’(2005년) ‘머니볼’(2011년) 등 실화를 영화화하는 데 탁월한 재능을 보였던 감독은 세 번째 영화 ‘폭스캐처’로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그는 극적인 실화를 소재로 한 이번 영화에서 존과 마크 두 인물의 심리를 촘촘히 묘사하는 데 주력했다. 그래서인지 배우의 연기가 빛났다. ‘스텝업’(2006년) ‘지.아이.조2’(2013년) 등에 출연하며 할리우드 대표 ‘섹시 심벌’로 꼽혀왔던 채닝 테이텀은 4개월간의 혹독한 훈련 끝에 레슬러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변신했다. 미국 드라마 ‘오피스’ 속 찌질한 상사 역 등 코미디 연기로 익숙했던 배우 스티브 커렐은 존 듀폰 역을 맡아 이제까지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폭스캐처’는 커렐이 유력 남우주연상 후보로 거론되는 등 올해 아카데미 다섯 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18세 이상.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소속사 사장이 소속 가수 깎아내리기라니!” “방송 욕심에 한 얘긴데 너무 예민한 듯.” 웃자고 던진 소속사 대표님 말씀에 팬들이 뿔났다. 4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FNC엔터테인먼트 한성호 대표 얘기다. 이날 FNC엔터 소속 ‘씨엔블루’ 정용화, 배우 박광현, 성혁과 함께 출연한 한 대표는 ‘이홍기와 정용화 중 누구에게 회사를 물려주겠냐’는 질문에 정용화를 꼽으며 “사고도 안 치고, 회사에서 정치를 잘한다. 스케줄 없는 날에도 연습생을 잘 챙긴다”고 한 반면 “이홍기는 일탈만 한다”고 덧붙였다. 방송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지만 이 발언은 이홍기가 속한 ‘FT아일랜드’ 팬들을 자극했다. FT아일랜드는 FNC엔터의 창립 멤버로 리더인 이홍기는 팬들 사이에서 ‘개국공신’으로 불린다. 이 때문에 온라인에서 팬들이 “회사를 있게 만들어 준 아이돌을 후배 아이돌 치켜세우려고 팔았다” “(FT아일랜드를) 씨엔블루 반만이라도 챙겨라” 등의 글을 올리며 날을 세웠다. 한편 이홍기는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나도 컴백하면 라디오스타 나가고 싶어. 피디 작가님들 저 꼭 불러줄 수 있나요”라는 뼈 있는 글을 올렸다. 같은 그룹의 멤버 이재진 역시 “살짝 짜증 남. 하지만 가볍게 극복”이라는 글을 남기며 불편한 심경을 표현했다. FNC엔터 측은 “예능을 위해 웃자고 한 말이 FT아일랜드 팬들의 오해를 샀다”며 “두 사람 모두 아끼는 후배”라고 해명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소속사 사장이 소속 가수 깎아내리기라니!” “방송욕심에 한 얘긴데 너무 예민한 듯.” 웃자고 던진 소속사 대표님 말씀에 팬들이 뿔났다. 4일 방송된 MBC ‘라디오스타’에 출연한 FNC엔터테인먼트 한성호 대표 얘기다. 이날 FNC엔터 소속 ‘씨엔블루’ 정용화, 배우 박광현, 성혁과 함께 출연한 한 대표는 ‘이홍기와 정용화 중 누구에게 회사를 물려주겠냐’는 질문에 정용화를 꼽으며 “사고도 안치고, 회사에서 정치를 잘한다. 스케줄 없는 날에도 연습생을 잘 챙긴다”고 한 반면 “이홍기는 일탈만 한다”고 덧붙였다. 방송 분위기는 화기애애했지만 이 발언은 이홍기가 속한 ‘FT아일랜드’ 팬들을 자극했다. FT아일랜드는 FNC엔터의 창립멤버로 리더인 이홍기는 팬들 사이에서 ‘개국공신’으로 불린다. 이 때문에 온라인에서 팬들이 “회사를 있게 만들어 준 아이돌을 후배 아이돌 추켜세우려고 팔았다” “(FT아일랜드를) 씨엔블루 반만이라도 챙겨라” 등의 글을 올리며 날을 세웠다. 한편 이홍기는 5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나도 컴백하면 라디오스타 나가고 싶어. 피디 작가님들 저 꼭 불러줄 수 있나요”라는 뼈있는 글을 올렸다. 같은 그룹의 멤버 이재진 역시 “살짝 짜증남. 하지만 가볍게 극복”이라는 글을 남기며 불편한 심경을 표현했다. FNC엔터 측은 “예능을 위해 웃자고 한 말이 FT아일랜드 팬들의 오해를 샀다”며 “두 사람 모두 아끼는 후배”라고 해명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1996년 미국 펜실베니아에서 다국적 화학 회사 듀폰의 상속자인 존 듀폰이 로스앤젤레스(LA)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출신 ‘레슬링 영웅’ 데이브 슐츠를 총으로 살해했다. ‘미 역사상 가장 돈 많은 살인 피의자’가 등장한 이 사건은 당시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당시 존 듀폰은 데이브 슐츠가 소속된 ‘폭스캐처’라는 레슬링 팀의 창설자이자 후원자였다. 정확한 범행 동기는 끝내 밝혀지지 않았고 존은 정신병력이 참작돼 징역 13년을 선고 받았다. 그는 2010년 감옥에서 숨을 거뒀다. 베넷 밀러 감독은 20년 전 사건을 영화 ‘폭스캐처’(5일 개봉)로 재조명했다. 감독은 존 듀폰(스티브 카렐)과 데이브 슐츠(마크 러팔로) 사이에 한 사람을 더 불러들였다. 영화의 시작과 끝을 여는 주인공은 데이브 슐츠의 동생이자 또 다른 올림픽 레슬링 금메달리스트 마크 슐츠(채닝 테이텀)다. 형 데이브의 그늘에 가려진 삶을 살던 마크는 파격적인 대우를 받으며 형보다 앞서 ‘폭스캐처’ 팀에 합류했다. 영화를 비극으로 이끄는 것은 마크와 존이 가진 결핍감이다. 마크는 형에 대한 열등감에서 벗어나고자 존을 찾았고, 존은 어머니에게 인정을 받기위해 레슬링 팀을 꾸렸다. 마크가 세계선수권대회에서 우승하며 한동안 좋은 관계를 유지했던 두 사람은 존이 데이브를 ‘폭스캐처’의 코치로 불러들이면서 갈등을 빚는다. 존에게 버림받은 마크는 극한 배신감에 고통스러워한다. 어른이지만 성장을 멈춘 아이와 같은 존에게 ‘폭스캐처’와 슐츠 형제는 한 때 아꼈더라도 싫증나면 언제든 버릴 수 있는 장난감 기차와 마찬가지였다. ‘카포티’(2005년) ‘머니볼’(2011년) 등 실화를 영화화 하는데 탁월한 재능을 보였던 감독은 세 번째 영화 ‘폭스캐처’으로 칸 영화제 감독상을 수상했다. 그는 극적인 실화를 소재로 한 이번 영화에서 존과 마크 두 인물의 심리를 촘촘히 묘사하는데 주력했다. 그래서인지 배우의 연기가 빛났다. ‘스텝업’(2006년) ‘지.아이.조2’(2013년) 등에 출연하며 할리우드 대표 ‘섹시 심볼’로 꼽혀왔던 채닝 테이텀은 4개월 간 혹독한 훈련 끝에 레슬러와 다름없는 모습으로 변신했다. 미국드라마 ‘오피스’ 속 찌질한 상사 역 등 코미디 연기로 익숙했던 배우 스티브 카렐은 존 듀폰 역을 맡아 이제까지와 전혀 다른 모습을 보여줬다. ‘폭스캐처’는 카렐이 유력 남우주연상으로 후보로 거론되는 등 올해 아카데미 다섯 개 부문 후보에 올랐다. 18세 이상.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최근 온라인 요리 사이트와 블로그에서는 ‘차줌마 레시피’가 유행이다. ‘차줌마’는 tvN ‘삼시세끼-어촌편’에 출연해 주부 못지않은 요리 솜씨를 뽐낸 차승원의 별명. 그는 이 프로그램에서 초스피드로 파김치, 깍두기, 동치미를 만드는 것은 물론이고 우럭탕수와 장어구이, 막걸리 등을 만들어 보였다. 차승원의 뛰어난 요리 실력은 특히 주부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온라인에는 “차줌마 레시피를 따라 요리해봤다”는 글과 함께 “깨소금 넣을 때 스냅으로 조절하고, 액젓이랑 참기름 넣을 때 양 조절하는 게 친정 엄마 포스다” “싱크대 닦고 행주 너는 폼이 흉내만 낸 살림이 아니다” “차승원보다 요리 못한다고 남편에게 핀잔을 들었다” 등 칭찬 댓글이 넘쳐난다. 일부 여성 누리꾼은 “잘생기고 능력 있는데 요리까지 잘한다. 차승원 부인은 전생에 유관순이었나 보다”면서 부러움을 표시하기도 했다. 차승원을 비롯해 유해진 손호준의 고른 활약 덕분에 ‘삼시세끼-어촌편’의 시청률도 1회와 2회 각각 9.8%, 10.8%를 기록하면 고공행진 중이다. CJ E&M 관계자는 “섭외 과정에서 요리를 좋아한다는 사실은 알았지만 이 정도 실력일 줄 몰라 제작진도 놀랐다”고 전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최근 지인에게 “칼럼 제목에 비해 반듯한 내용만 다룬다”는 지적을 들었다. 그러고 보니 내 시청 패턴은 굳이 애를 재우고 보지 않아도 될 만큼 보수적이며 평이했던 게 사실이다. 그간의 나태함에 대한 반성으로 드라마 속 베드신을 분석했다. 최근 베드신으로 온라인상에서 기사화된 드라마는 KBS 월화드라마 ‘힐러’의 주인공인 지창욱과 박민영의 베드신, MBC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의 주연급 조연 오민석과 김유리의 베드신 정도다. 몇몇 기사는 이들 드라마 속 베드신을 ‘이토록 로맨틱한…’(힐러), ‘화난 등 근육 노출’(킬미, 힐미) 등의 수식어로 포장했다. 그러나 실제 해당 장면을 찾아본 후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남녀 주인공이 이불을 덮어쓰고 꿈틀거리는 모습은 그저 정겨웠고, 남자 배우가 따로 운동을 하며 만들었다는 등 근육은 5초 내외로 노출됐다. 온라인 반응도 비슷했다. 드라마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지나치게 퓨어했다” “(남주인공의) 하얀 난닝구는 안 입었어야 한다”(힐러), “베드신이 아니라 기지개신” “(여주인공이 입은) 끈에 보석이 달린 속옷이 거슬린다”(킬미, 힐미) 등 불만이 적지 않다. 다만 다수의 드라마에서 찾아낸 베드신의 법칙은 있었다. 보통 남배우는 허리선까지 상체 노출, 여배우는 쇄골과 어깨 노출이 기본이다. 영화 속 베드신이 남성의 시선으로 여성의 육체를 쫓아가는 장면이 많고 한쪽의 얼굴만 주로 보이는 데 반해 드라마는 반대다. 신체 노출은 물론이고 눈빛 연기건 팔베개건 남자 배우의 역할이 많다. 또 남녀 배우의 키 차이와 별개로 남배우는 침대 위쪽에, 여배우는 그보다 조금 아래에 누워 둘의 얼굴이 모두 보이는 구도가 대부분이다. 한 드라마 PD는 “기본적으로 드라마는 15세 시청가여서 자극적인 뭔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하지만 드라마 작가 중 여성이 많고, 여성 시청자가 많은 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과거에 비해 진일보(?)한 면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원거리에서 보여줬던 키스신은 이제 배우 입술을 클로즈업할 만큼 ‘들이대’ 촬영하고, 그 시간도 10초 안팎으로 길어졌다. 한때 호롱불을 끄는 장면으로 모든 베드신을 은유했던 사극은 후궁 간택 과정을 비롯해 ‘핫’한 설정과 노출이 많은 ‘어른들의 장르’로 꼽힌다. 1990년대 초 신문에서는 ‘속살이 비치는 속옷 차림으로 침대에 앉아 있는 모습을 내보냈다’ ‘신혼 첫날밤 베드신을 반투명 유리를 통해 보여줘 시청자를 자극했다’는 내용의 비판 기사가 적지 않다. 남녀 배우가 어깨만 드러냈건만 ‘야한 장면 많다고 워스트 프로그램 작가가 될까봐 걱정’이라고 말하는 방송작가도 있었다. 누구에겐 너무 빠르거나, 다른 누구에겐 더뎌 보일 수도 있지만 어쨌건 베드신도 변하긴 했다. 세상이 그렇듯 말이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최근 지인에게 “칼럼 제목에 비해 반듯한 내용만 다룬다”는 지적을 들었다. 그러고 보니 내 시청 패턴은 굳이 애를 재우고 보지 않아도 될 만큼 보수적이며 평이했던 게 사실이다. 그간 나태함에 대한 반성으로 드라마 속 베드신을 분석했다. 최근 베드신으로 온라인 상에서 기사화 된 드라마는 KBS 월화드라마 ‘힐러’의 주인공인 지창욱과 박민영의 베드신, MBC 수목드라마 ‘킬미, 힐미’의 주연급 조연 오민석과 김유리의 베드신 정도다. 몇몇 기사는 이들 드라마 속 베드신을 ‘이토록 로맨틱한…’(힐러) ‘화난 등 근육 노출’(킬미, 힐미) 등의 수식어로 포장했다. 그러나 실제 해당 장면을 찾아본 후 실망을 금할 수 없었다. 남녀 주인공이 이불을 덮어쓰고 꿈틀거리는 모습은 그저 정겨웠고, 남자 배우가 따로 운동을 하며 만들었다는 등 근육은 5초 내외로 노출됐다. 온라인 반응도 비슷했다. 드라마 커뮤니티 게시판에는 “지나치게 퓨어했다” “(남주인공의) 하얀 난닝구는 안 입었어야한다” (힐러) “베드신이 아니라 기지개신” “(여주인공이 입은) 끈에 보석이 달린 속옷이 거슬린다”(킬미, 힐미) 등의 불만이 적지 않다. 다만 다수의 드라마에서 찾아낸 베드신의 법칙은 있었다. 보통 남배우는 허리선까지 상체노출, 여배우는 쇄골과 어깨 노출이 기본이다. 영화 속 베드신이 남성의 시선으로 여성의 육체를 좇아가는 장면이 많고 한쪽의 얼굴만 주로 보이는데 반해, 드라마는 반대다. 신체 노출은 물론, 눈빛 연기건 팔베개 건 남자 배우의 역할이 많다. 또 남녀 배우의 키 차이와 별개로 남배우는 침대 위쪽에, 여배우는 그보다 조금 아래에 누워 둘의 얼굴이 모두 보이는 구도가 대부분이다. 한 드라마 PD는 “기본적으로 드라마는 15세 시청가여서 자극적인 뭔가를 기대하기 어렵다”면서 “하지만 드라마 작가 중 여성이 많고, 여성 시청자가 많은 게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말했다. 물론 과거에 비해 진일보(?)한 면이 아주 없는 건 아니다. 원거리에서 보여줬던 키스신은 이제 배우 입술을 클로즈업 할 만큼 ‘들이대’ 촬영하고, 그 시간도 10초 안팎으로 길어졌다. 한 때 호롱불을 끄는 장면으로 모든 베드신을 은유했던 사극은 후궁 간택 과정을 비롯해 ‘핫’한 설정과 노출이 많은 ‘어른들의 장르’로 꼽힌다. 1990년대 초 신문에서는 ‘속살이 비치는 속옷차림으로 침대에 앉아있는 모습을 내보냈다’ ‘신혼 첫날 밤 베드신을 반투명 유리를 통해 보여줘 시청자를 자극했다’는 내용의 비판 기사가 적지 않다. 남녀 배우가 어깨만 드러냈건만 ‘야한 장면 많다고 워스트 프로그램 작가가 될까봐 걱정’이라고 말하는 방송작가도 있었다. 누구에겐 너무 빠르거나, 다른 누구에겐 더뎌 보일수도 있지만 어쨌건 베드신도 변하긴 했다. 세상이 그렇듯 말이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바야흐로 여성 로봇 전성시대다. ‘터미네이터’ ‘로보캅’ 등 주로 남성성이 부각됐던 과거 영화 속 로봇과 달리 최근에는 젊은 여성 로봇을 부각한 영화가 늘고 있다. 지난달 개봉한 ‘엑스마키나’의 에이바를 비롯해 ‘그녀’의 사만다,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의 쿠사나기와 ‘월-E’의 이브 등 강한 인상을 남긴 여성 로봇 주연이 가상 좌담을 가졌다. ※로봇의 정의는 다양하지만 ‘어떤 작업이나 조작을 자동적으로 하는 기계장치’라는 광의적인 정의를 채택해 인공지능 운영체계, 사이보그 등도 포함시켰다. ―각자 소개를 부탁한다. ▽에이바=‘신상’인 나부터 할게. 에이바라고 해. 나랑 대화해본 사람들은 다들 사람보다 낫다고 하지. 인격이나 감성 등 모든 면에서. 게다가 난 육체적 교감도 가능해. 예뻐서 그런지 남자들이 좋아해. ▽사만다=꼭 예뻐야 인기 있는 건 아냐. 난 목소리만 존재하는 운영체계인데도 사랑받잖아. 섹시한 목소리가 상상력을 더 자극한대. 상대의 성향을 꿰뚫고 프로페셔널하게 배려하다 보니 인기가 많아. 다만 한 번에 여러 사람과 사랑에 빠지니까 남자 애인들이 힘들어해. ▽이브=여기선 내 외모가 튀네. 그래도 내 남친(월-E)은 날 보고 한눈에 반했어. 식물 탐사 로봇이지만 음악과 영화도 즐겨. 새침해 보이지만 남자의 순정에는 약한 감성파야. ▽쿠사나기=난 로봇이라기보단 사이보그지. 다만 뇌도 네트워크와 연결돼 전자화돼 있다 보니 정체성이 헷갈려. 애니메이션 때부터 팬이 많았는데 곧 할리우드 실사판 영화에도 출연해.(‘그녀’에서 사만다 목소리를 맡았던 스칼릿 조핸슨이 최근 주연으로 캐스팅됐다.) ―최근 영화에서 여성 로봇의 활약이 눈에 띈다. ▽이브=여성 로봇이 부각된 건 오래됐지. 최초의 SF 장편영화라는 ‘메트로폴리스’(1927년)에서도 주인공 마리아(브리기테 헬름)를 복제한 기계인간 마리아 언니가 나오셨다고. ▽쿠사나기=‘블레이드러너’(1982년) 속 복제 로봇을 비롯해 조연급은 많아. 다만 주연급은 일본 애니를 제외하면 별로 없지. 과거엔 로봇의 기능적인 면이 주로 부각됐잖아. 나처럼 전투를 하거나 심부름이나 가사노동을 하거나…. ―그럼, 요즘 영화 속 로봇 트렌드는 뭔가. ▽사만다=교감능력! 그래서 여성 로봇이 경쟁력이 있는 것 같아. 요즘 위로를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나봐. 사람이 사람을 위로하지 못하니 기계로부터 위안을 찾는달까. 실제 기술적으로도 인공지능에서 나아가 인공감성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대. ―반대로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로봇 캐릭터의 특징이 있다면…? ▽에이바=로봇과 인간의 충돌은 할리우드가 늘 좋아하는 소재야. ‘엑스마키나’도 결국 그 얘기고.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로봇에 대한 관심도 계속 늘고 있어. 참고로 이때 여성 로봇은 꼭 글래머지. 뭐 이왕이면 다홍치마니까. ―그런데 현실에선 언제쯤 당신들 같은 로봇을 만날 수 있을까. ▽사만다=‘그녀’의 배경은 2025년, ‘공각기동대’는 2029년, ‘엑스마키나’도 가까운 미래를 다뤄. 근데 학자들은 향후 10여 년 안에는 우리 수준의 인공지능 로봇이 개발되긴 어려울 것 같다고 하더라. ▽이브=음, 그러면 ‘월-E’는 현실적이군. 난 지구 오염으로 인류가 우주로 떠난 뒤 수백 년이 지나 개발됐거든. 그쯤 되면 우리 같은 감성 로봇이 꽤 많지 않을까.(도움말: 김봉석 영화평론가, 오은 시인·‘너는 시방 위험한 로봇이다’ 저자, 임창환 한양대 생체공학과 교수)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바야흐로 여성 로봇 전성시대다. ‘터미네이터’ ‘로보캅’ 등 주로 남성성이 부각됐던 과거 영화 속 로봇과 달리 최근에는 젊은 여성 로봇을 부각한 영화가 늘고 있다. 지난달 개봉한 ‘엑스마키나’의 에이바를 비롯해 ‘그녀’의 사만다, 애니메이션 ‘공각기동대’의 쿠사나기와 ‘월-E’의 이브 등 강한 인상을 남긴 여성 로봇 주연이 가상좌담을 가졌다. ※로봇의 정의는 다양하지만 ‘어떤 작업이나 조작을 자동적으로 하는 기계장치’라는 광의적인 정의를 채택해 인공지능 운영체계, 사이보그 등도 포함시켰다. -각자 소개를 부탁한다. ▽에이바=‘신상’인 나부터 할게. 에이바라고 해. 나랑 대화해본 사람들은 다들 사람보다 낫다고 하지. 인격이나 감성 모든 면에서. 게다가 난 육체적 교감도 가능해. 예뻐서 그런지 남자들이 좋아해. ▽사만다=꼭 예뻐야 인기 있는 건 아냐. 난 목소리만 존재하는 운영체계인데도 사랑받잖아. 섹시한 목소리가 상상력을 더 자극한대. 상대의 성향을 꿰뚫고 프로페셔널하게 배려하다보니 인기가 많아. 다만 한번에 여러 사람과 사랑에 빠지니까 남자 애인들이 힘들어해. ▽이브=여기선 내 외모가 튀네. 그래도 내 남친(월-E)은 날 보고 한눈에 반했어. 식물 탐사로봇이지만 음악과 영화도 즐겨. 새침해보이지만 남자의 순정에는 약한 감성파야.▽쿠사나기=난 로봇이라기 보단 사이보그지. 다만 뇌도 네트워크와 연결돼 전자화 돼 있다보니 정체성이 헷갈려. 애니 때부터 팬이 많았는데 곧 할리우드 실사판 영화에도 출연해.(‘그녀’에서 사만다 목소리를 맡았던 스칼렛 요한슨이 최근 주연으로 캐스팅 됐다.) -최근 영화에서 여성 로봇의 활약이 눈에 띈다. ▽이브=여성 로봇이 부각된 건 오래됐지. 최초의 SF 장편영화라는 ‘메트로폴리스’(1927년)에서도 주인공 마리아(브리기트 헬름)를 복제한 기계인간 마리아 언니가 나오셨다고. ▽쿠사나기=‘블레이드러너’(1982년) 속 복제로봇을 비롯해 조연급은 많아. 다만 주연급은 일본 애니를 제외하면 별로 없지. 과거엔 로봇의 기능적인 면이 주로 부각됐잖아. 나처럼 전투를 하거나 심부름이나 가사노동을 하거나…. -그럼, 요즘 영화 속 로봇 트렌드는 뭔가. ▽사만다=교감능력! 그래서 여성 로봇이 경쟁력 있는 거 같아. 요즘 위로를 받고 싶어 하는 사람이 많나봐. 사람이 사람을 위로하지 못하니 기계로부터 위안을 찾는 달까. 실제 기술적으로도 인공지능에서 나아가 인공감성에 대한 관심이 더 높아지고 있대. -반대로 세월이 지나도 변하지 않는 로봇 캐릭터의 특징이 있다면? ▽에이바=로봇과 인간의 충돌은 할리우드가 늘 좋아하는 소재야. ‘엑스마키나’도 결국 그 얘기고. 인간보다 더 인간적인 로봇에 대한 관심도 계속 늘고 있어. 참고로 이때 여성 로봇은 꼭 글래머지. 뭐 이왕이면 다홍치마니까. -그런데 현실에선 언제쯤 당신들 같은 로봇을 만날 수 있을까. ▽사만다=‘그녀’의 배경은 2025년, ‘공각기동대’는 2029년, ‘엑스마키나’도 가까운 미래를 다뤄. 근데 학자들은 향후 10 여년 안에는 우리 수준의 인공지능 로봇이 개발되긴 어려울 거 같다고 하더라. ▽이브=음, 그러면 ‘월-E’는 현실적이군. 난 지구 오염으로 인류가 우주로 떠난 뒤 수백 년이 지나 개발됐거든. 그쯤 되면 우리 같은 감성 로봇이 꽤 많지 않을까.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도움말: 김봉석 영화평론가, 오은 시인·‘너는 시방 위험한 로봇이다’ 저자, 임창환 한양대 생체공학과 교수)}

“한효주 나와서 안 봅니다.” “당사자도 아닌데 왜 시달려야 하나요.” 다음 달 5일 개봉하는 영화 ‘쎄시봉’이 ‘평점 테러’에 시달리는 중이다. 29일 현재 포털 사이트 네이버와 다음의 영화 평점은 각각 2.9점과 1.8점(10점 만점 기준). 보통 영화 개봉 전 평점이 기대심리를 반영해 8점 이상을 기록하는 것과 비교하면 무척 낮다. ‘쎄시봉’의 낮은 평점 뒤에는 이른바 ‘김 일병 사건’이 있다. 김 일병이 한효주(사진)의 동생인 한모 중위에게 가혹행위를 당해 자살했다는 의혹이 지난해 방송을 통해 제기된 것. 앞서 군 검찰은 조사 끝에 ‘악의적 가혹행위가 아니었다’며 기소유예 처분을 내린 바 있다. 그러나 이후 온라인에서는 한효주가 광고하는 브랜드에 대해 불매운동이 벌어졌고 이번처럼 평점 테러까지 이어지고 있다. 하지만 누리꾼 사이에선 “연예인에 대한 마녀사냥” “현대판 연좌제와 마찬가지”라는 의견이 적지 않다. 연기에 대한 호평에도 불구하고 한효주는 현재 개별 인터뷰를 하지 않고 있다. 한 영화계 관계자는 “본인 일도 아니고 이미 결론이 난 사건에 대해 한효주가 어떤 입장을 밝히기는 무척 난처한 상황”이라고 전했다.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28일 개봉하는 영화 ‘내 심장을 쏴라’는 정유정 작가(49)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다. 수리희망병원 501호에 수감된 스물다섯 청춘 수명(여진구)과 승민(이민기)이 새 인생을 찾아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는 주연 여진구(18)에게도 원작자인 정 작가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10년 전 영화 ‘새드무비’에서 아역으로 데뷔한 여진구는 이번 영화에선 실제보다 7세 연상의 청년 역을 맡아 성인 연기자로 신고식을 치렀다. 원작 소설로 문학상을 수상하며 유명 작가 반열에 오른 정 작가는 이번 영화에 카메오(정신건강의학과 의사)로 출연할 만큼 애정을 드러냈다. 촬영 현장에서 두 번 마주친 두 사람은 23일 서울 삼청동 카페에서 세 번째로 만났다. 자신과 전혀 다른 성격의 캐릭터를 연기하느라 힘들었다는 여진구가 “(캐릭터를) 왜 이렇게 어렵게 만드셨어요?”라며 푸념하자 정 작가가 웃으며 말했다. “쓰는 나는 오죽했겠느냐고!” ―영화가 원작과 닮은 듯 다르다. ▽정유정=(소설은) 운명이 나를 침몰시킬 때 그 지점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얘기다. 앞 3분의 2까지가 ‘침몰’의 과정이라면 나머지는 ‘무엇’에 대한 얘기다. 영화는 후자에 방점을 둔 것 같다. 문제용 감독에게 원작 신경 쓰지 말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라고 했다. 영화가 선택과 집중을 잘했다. ▽여진구=캐릭터가 너무 어려워서 촬영 초반 소설을 많이 참고했다. 폐쇄 병동을 가 볼 수도 없었고, 수명이 겪는 환영과 환청이 어떤 느낌인지 인터넷을 검색해도 잘 모르겠더라. 그런데 촬영을 좀 더 진행하면서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말자 싶었다. 현장에서 느낀 감정을 최대한 활용했다. 실제 나는 수명보단 자유분방한 승민 같은 성격이라고 생각했는데, 연기를 하며 내 안의 수명을 발견하고 기뻤다. ―혹시 연기를 하면서 정 작가에게 조언을 구했나. ▽여=‘수명이가 똑똑한 친구인 것만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 말에서 많은 힌트를 얻었다. 그 전까진 수명이 내성적인 인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수명이가 순응하게 된 건 그만큼 세상을 바꾸기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아서였던 것 같다. ―여진구가 캐스팅됐다고 했을 때 어땠나. ▽정=‘화이’(여진구의 전작)에서 어린 친구가 폭발력 있으면서도 섬세한 연기를 보여 주는데 굉장했다. 제작사 대표에게서 캐스팅 소식을 듣고 속으로 ‘생큐’ 했다(웃음). 수명 역은 말이나 감정을 폭발하는 장면이 없어 연기가 더 어려웠을 거다. 그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 줬다. ―소설에서 수명이 여리고 여성스러운 데 반해 원래 여진구는 선이 굵다. ▽여=그래서 가발을 썼고, 다이어트도 했다. 조금이라도 희게 보이려고 선크림을 바르고 일부러 큰 옷을 입어서 가녀린 느낌을 주려고 했다. 그 덕분인지 현장에서는 여성스러워 보인다는 칭찬도 들었다. ―영화 속 수명과 승민의 우정을 브로맨스(남성 로맨스)로 보는 사람이 많다. ▽여=다른 장면은 큰 저항이 없었는데, (이)민기 형이 얼굴을 들이대고 ‘내가 없어도 괜찮아?’라는 대사를 할 땐 많이 오글거리긴 했다. ▽정=사실 수명과 승민은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지만, 한편으로 승민은 수명의 또 다른 자아이기도 하다. 브로맨스라기보단 한 몸에 가깝다. 그래서 분열된 자아를 바라보는 수명의 시선 변화가 무척 중요했는데 여진구가 정말 잘해 줬다. 기대했던 대로.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28일 개봉하는 영화 ‘내 심장을 쏴라’는 정유정 작가(49)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삼았다. 수리희망병원 501호에 수감된 스물다섯 청춘 수명(여진구)과 승민(이민기)이 새 인생을 찾아 탈출을 시도하는 과정을 그린 이 영화는 주연 여진구(18)에게도 원작자인 정 작가에게도 남다른 의미를 지닌 작품이다. 10년 전 영화 ‘새드무비’에서 아역으로 데뷔한 여진구는 이번 영화에선 실제보다 7세 연상의 청년 역을 맡아 성인 연기자로 신고식을 치렀다. 캐스팅된 후 시나리오보다 먼저 원작 소설을 읽었다는 그는 “연기가 정말 어려웠지만 끝내고 나니 배운 게 많았던 작품”이라고 말했다. 원작소설로 문학상을 수상하며 유명 작가 반열에 오른 정 작가는 자신의 소설 중 처음 스크린에 걸린 이번 영화를 보며 “보는 내내 뭉클하고 기대 이상의 감동을 받았다”고 했다. 그는 이 영화에 카메오(정신과 의사)로 출연할 만큼 애정을 드러냈다. -영화가 원작과 닮은 듯 다르다. ▽정유정=(소설은) 운명이 나를 침몰시킬 때 그 지점에서 무엇을 할 수 있을까에 대한 얘기다. 앞 3분의 2까지가 ‘침몰’의 과정이라면 나머지는 ‘무엇’에 대한 얘기다. 영화는 후자에 방점을 둔 것 같다. 문제용 감독에게 원작 신경 쓰지 말고 하고 싶은 이야기를 하라고 했다. 영화가 선택과 집중을 잘했다. ▽여진구=캐릭터가 너무 어려워서 촬영 초반 소설을 많이 참고했다. 폐쇄 병동을 가볼 수도 없었고, 수명이처럼 정신병이 있지만 겉으로는 멀쩡한 캐릭터를 어떻게 이해해야할지 고민이었다. 그런데 촬영을 좀 더 진행하면서 너무 무겁게 생각하지 말자 싶었다. 현장에서 느낀 감정을 최대한 활용했다. 실제 나는 수명보단 자유분방한 승민 같은 성격이라고 생각했는데, 연기를 하며 내 안의 수명을 발견하고 기뻤다. -혹시 연기를 하면서 정 작가에게 조언을 구했나. ▽여=‘수명이가 똑똑한 친구인 것만 알아줬으면 좋겠다’고 하셨다. 그 말에 많은 힌트를 얻었다. 그 전까진 수명이 내성적인 인물이라고만 생각했는데, 수명이가 순응하게 된 건 그만큼 세상을 바꾸기 쉽지 않다는 사실을 알았던 것 같다. -여진구가 캐스팅 됐다고 했을 때 어땠나. ▽정=‘화이’(여진구의 전작)에서 어린 친구가 폭발력 있으면서도 섬세한 연기를 보여주는데 굉장했다. 제작사 대표로부터 캐스팅 소식 듣고 속으로 ‘땡큐’ 했다(웃음). 수명 역은 말이나 감정을 폭발하는 장면이 없어 연기가 더 어려웠을 거다. 그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줬다. -소설에서 수명이 여리고 여성스러운 데 반해 원래 여진구는 선이 굵다. ▽여=그래서 가발을 썼고, 다이어트도 했다. 조금이라도 희게 보이려고 선크림을 바르고 일부러 큰 옷을 입어서 가녀린 느낌을 주려고 했다. 그 덕분인지 현장에서는 여성스러워 보인다고 칭찬도 들었다. -영화 속 수명과 승민의 우정을 브로맨스(남성 로맨스)로 보는 사람이 많다. ▽여=다른 장면은 큰 저항이 없었는데, (이)민기 형이 얼굴을 들이대고 ‘내가 없어도 괜찮아?’라는 대사를 할 땐 많이 오글거리긴 했다. ▽정=사실 승민과 수명은 대척점에 있는 인물이지만, 한편으로 승민과 수명은 서로 또 다른 자아이기도 하다. 브로맨스라기 보단 한 몸에 가깝다. 그래서 분열된 자아를 바라보는 수명의 시선 변화가 무척 중요했는데 여진구가 정말 잘 해줬다. 기대했던 대로.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