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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7일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특검 수사 기간 연장 승인을 거부하자 야권은 ‘권한대행 탄핵’ 추진이라는 초강수를 던졌다. 권한대행 탄핵에 대한 절차가 모호해 정치 공세의 측면이 강하다는 지적이 나오지만 당분간 황 권한대행과 야권의 ‘강(强) 대 강’ 대치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권한대행 탄핵 추진 가능?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바른정당, 정의당 등 야4당은 이날 황 권한대행이 특검 연장을 거부하자 곧바로 국회에서 긴급 회동을 하고 새 특검법안 추진에 합의했다. 더 나아가 바른정당을 제외한 야3당은 ‘권한대행 탄핵’이라는 초강경 카드를 꺼냈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황 권한대행이 박근혜 대통령과 한 몸인 것이 드러난 만큼 함께 탄핵돼야 한다”고 말했다. 특검 연장이라는 국민 요구를 거부한 것 자체가 국민을 배신한 것이라는 주장이었다. 반면 바른정당은 황 권한대행 탄핵에 대해선 반대의 뜻을 밝혔다. 정병국 대표는 이날 국회 기자회견에서 “황 권한대행의 특검 연장 거부는 백번 탄핵돼야 마땅하다”면서도 “황 권한대행의 탄핵과 관련해 법상 안 되는 것은 안 되는 것”이라고 밝혔다. 중도 보수층의 지지를 받고 있는 바른정당의 특성상 황 권한대행 탄핵까지 찬성했다가는 역풍을 맞을 우려도 있다. 하태경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황 권한대행 탄핵론은 ‘우파의 노무현’으로 만들어 주는 황 권한대행 키워 주기”라고 밝혔다. 황 권한대행의 탄핵 요건을 둘러싼 논란도 있다. 헌법 65조에 따르면 국무총리에 대한 탄핵은 국회 재적 의원 3분의 1 이상의 발의와 과반수 찬성으로 통과된다. 민주당(121석)과 국민의당(39석), 정의당(6석)이 힘을 모으면 탄핵소추안 처리가 가능하다. 이 경우 헌법 71조에 의거해 법률이 정한 국무위원 순서대로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권한대행을 맡게 된다. 하지만 자유한국당은 ‘대통령 권한대행’인 만큼 대통령 탄핵 요건에 준해 재적 의원 과반수의 발의와 3분의 2 이상 찬성이 있어야 탄핵안을 의결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한국당의 반대로 국회 본회의 개의조차 불투명한 상황인 데다 본회의가 열려도 정세균 국회의장이 이를 여야 합의 없이 직권 상정할 가능성은 매우 낮다. 설령 야권이 탄핵안을 의결하더라도 다시 헌재의 탄핵 심판을 거쳐야 한다. 이 때문에 야당의 황 권한대행 탄핵 합의는 특검 연장 무산의 책임을 피하려는 야권의 명분 쌓기라는 분석이 나온다. 야권 내에서도 책임 공방이 벌어졌다. 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는 이날 방송에서 “직무유기 직권남용”이라며 “박 대통령의 국정 농단 공동책임자여서 그 전부터 (대통령과 함께) 탄핵을 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대통령 직무를 대행해야 할 위치에 있기 때문에 탄핵에서 제외된 것”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은 “선(先)총리-후(後)탄핵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주장했으나 민주당의 반대로 무산됐다”며 민주당에 책임을 돌렸다.○ 황 권한대행 “특검 연장, 대선 영향 줄 수도” 앞서 황 권한대행은 홍권희 국무총리실 공보실장이 대독한 입장 발표문을 통해 특검 연장을 거부한 배경을 조목조목 설명했다. 먼저 특검 수사 기간 연장을 거부한 핵심 이유로는 “핵심 당사자와 관련자들에 대해 이미 기소했거나 기소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수준으로 수사가 진행돼 특검법의 목적과 취지는 달성됐다”는 점을 들었다. 특검의 수사가 충분히 이뤄진 만큼 수사 기간 연장의 실효성이 없다는 설명이다. 그러면서 “(특검의 수사 결과를 넘겨받은) 검찰 (추가) 수사가 미진해 별도의 수사 체계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정치권에서 협의해 새로운 특검 등을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정치권에 공을 넘겼다. 또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대통령 선거가 조기에 행해질 수도 있고, 그럴 경우 특검 수사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정치권 우려도 감안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4개월 동안 매 주말 도심에서 대규모 찬반 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정치권도 특검 연장이나 특검법 개정 등에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황 권한대행은 대통령민정수석실과 관련 부처의 법리적인 검토 결과를 보고받고 지난 주말 내내 발표문을 다듬었던 것으로 알려졌다.우경임 woohaha@donga.com·길진균 기자}

박근혜 대통령은 그동안 헌법재판소 출석 문제를 놓고 고심을 거듭해왔다. 박 대통령 측은 재판관과 국회 측의 신문을 받지 않는 조건으로 출석해서 최후 진술을 하는 방식을 기대했지만 헌재가 받아들이지 않았다. 그 대신 박 대통령은 27일 헌법재판소 탄핵심판 최종변론에서 이동흡 변호사를 통해 의견서를 대독하는 방식을 택했다. 박 대통령 본인의 뜻을 전달하면서도 신문은 받지 않기 위한 고육지책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은 의견서에서 ‘송구’와 ‘후회’만 1차례씩 언급했을 뿐 ‘반성’한다는 발언은 하지 않았다.○ 최순실의 사익 추구 몰랐다 박 대통령은 의견서 초반에 1998년 정계 입문, 2004년 한나라당 여의도 천막 당사 이야기를 꺼내며 “국민을 배신할 수 없다는 약속에 대한 신념”을 강조했다. 또 “20여 년간 정치인의 여정에서 국가와 국민만을 생각했으며 단 한 번도 부정부패에 연루된 적이 없다”고 밝혔다. 이어 박 대통령은 “이번 사건을 겪으며 주변을 살피지 못한 불찰로 마음을 상하게 한 점에 대해 국민들께 송구하다”고 거듭 사과했다. 최 씨와의 관계에 대해서는 “40여 년 동안 옷과 생필품을 챙겨준 최 씨가 사심을 내비치거나 부정한 일에 연루된 적이 없어 믿음을 가졌다”며 “그러한 믿음을 경계했어야 했는데 늦은 후회가 든다”고 했다. 최 씨의 잘못된 행동과 자신은 직접 관련이 없다고 선을 그은 것이다. 박 대통령은 탄핵소추 사유인 공무상 비밀 누설에 대해서는 “국민들이 들었을 때 이해하기 쉬운 표현에 대해 최 씨에게 의견을 묻고 들은 것”이라는 기존의 주장을 반복했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10월 25일 ‘최순실 국정 농단 사태’ 관련 첫 대국민담화에서도 “일부 연설문과 홍보물도 표현에 도움을 받은 적이 있다”고 설명했다. 공무원 인사권 남용과 관련해서도 “최종적으로 인사를 하는 것은 대통령의 몫”이라며 “최순실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해 압박한 사실은 추호도 없다”고 주장했다. 외교안보 사안 개입 의혹에는 “최순실은 외교에 전문성이 있는 사람이 아니다. 애초부터 생각할 수 없는 이야기”라고 일축했다.○ 재단 설립 뇌물 아닌 선의 박 대통령은 미르·K스포츠재단 설립 비리에는 “최 씨로 인해 왜곡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박 대통령은 “(창조경제, 문화융성을 위한 정책이라는) 선의가 제가 믿었던 사람(최순실)으로 인해 왜곡되고 검찰과 특검에 소환돼 장시간 기업 관계자들이 조사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최근 구속된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에 대해서 “글로벌 기업의 부회장이 뇌물 공여자로 구속까지 되는 걸 보면서 너무나 가슴이 아팠다”며 “국민연금이든 뭐든 부정한 청탁을 받거나 들어준 사실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1일 청와대 출입기자단 신년 인사회에서 “(삼성 합병 지원 의혹은) 완전히 엮은 것”이라고 주장했다. 또 박 대통령은 최 씨의 딸 정유라 씨의 친구 부친이 운영하는 KD코퍼레이션 납품 개입 의혹과 관련해선 “20대 초반 퍼스트레이디를 하면서 담당 부서들이 잘 처리하고 있는지 일일이 확인해야만 마음이 놓였다”며 중소기업 고충 해결 차원에서 관심을 가진 것이라고 주장했다. “KD코퍼레이션이 최순실의 지인이 운영하는 회사이고 (최 씨가) 금품을 받은 사실을 상상조차 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세월호 참사, ‘정윤회 문건’ 보도 관련 언론자유의 침해와 관련해서도 추가 설명 없이 기존 주장을 반복했다.○ 청와대 긴장 속에 여론 촉각 이날 청와대 참모들은 긴장감 속에 헌재 탄핵심판 상황을 보고받았다. 특히 박 대통령의 최후진술에 대한 여론의 반응에 촉각을 곤두세웠다. 박 대통령 변호인단 내부에서는 박 대통령의 헌재 출석 여부를 두고 이날 오전까지도 찬반이 팽팽히 엇갈렸지만 박 대통령은 불출석으로 마음을 굳힌 상태였다고 한다. 박 대통령 측은 “아무래도 탄핵심판에 피소추인으로 서는 것을 받아들이기 힘들지 않았겠느냐”며 “역사에 그런 기록을 남기고 싶은 대통령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 대신 박 대통령은 전날 밤 늦게까지 최후 서면진술을 참모들과 고쳐가면서 심혈을 기울였다고 한다. 박 대통령 측은 “앞으로 탄핵심판을 차분히 지켜보겠다”며 “기자회견 등 다른 일정도 일절 정해진 바 없다”고 말했다.우경임 woohaha@donga.com·전주영 기자}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27일 박영수 특별검사의 수사기간 연장 요청에 대해 “승인하지 않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날 홍권희 공보실장은 발표문을 대독하며 이 같이 밝혔다. 이번 특검 수사는 과거 11번의 특검을 넘어선 역대 최대 규모의 인력이 투입됐고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의 수사기간을 포함하면 총 115일이라는 짧지 않은 기간 동안 수사가 이루어진 만큼 추가 수사는 필요 없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황 권한대행은 그간 특별검사를 비롯한 특검보와 검사, 수사관 등 수사팀 전원이 열심히 수사에 임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또 최순실 등 특검법에서 규정하고 있는 주요 사건들의 핵심 당사자와 주요 관련자들을 이미 기소했거나 기소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수준으로 수사가 진행돼 특검법의 주요 목적과 취지는 달성됐다고 판단했다. 황 권한대행은 일부 마무리되지 못한 부분과 관련해 국회에서 여야가 합의해 마련한 관련 특검법에 따라 사건을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인계하여야 한다고 했다. 특검법 제9조 5항은 ‘특별검사는 수사기간 이내에 수사를 완료하지 못하거나 공소제기 여부를 결정하지 못한 경우 수사기간 만료일부터 3일 이내에 사건을 관할 지방검찰청 검사장에게 인계하여야 한다’고 돼 있다. 이에 따라 검찰이 특검의 수사결과를 토대로 엄정하게 수사를 계속할 것이라고 황 권한대행은 밝혔다. 특검 출범 이전에 이미 서울중앙지검 특별수사본부가 관련 사건을 상당부분 수사해 특검에 인계한 바 있고, 앞으로 필요하다면 관련 인력과 조직 보강 등을 통해 남은 부분에 대한 수사가 충실하게 진행되도록 할 것이라는 얘기다. 다만 추후 검찰의 수사가 미진해 다시 별도의 수사체계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정치권에서 협의하여 새로운 특검 등을 추진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황 권한대행은 “지난 4개월 동안 매주 주말 도심 한가운데서 대규모 찬반 시위가 벌어지고 있고, 정치권에서도 특검 연장이나 특검법 개정 등에 대해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고 우려했다. 이어 “헌법재판소 결정에 따라 대통령 선거가 조기에 치러질 수 있고 그럴 경우 특검 수사가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정치권의 우려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국정안정을 위해 특검 수사를 연장하지 않았다는 것을 강조한 것이다.우경임기자 woohaha@donga.com}

헌법재판소가 27일 예정된 최종 변론기일을 끝으로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심리를 마무리할 방침이다. 지난해 12월 9일 헌재가 국회의 박 대통령 탄핵소추 의결서를 접수한 지 81일 만이다. 헌재는 그동안 3차례 준비기일과 17차례 변론기일을 열어 박 대통령 측과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양측의 의견을 듣고 증인신문과 증거조사를 했다. 2004년 노무현 전 대통령 탄핵심판 당시 49일간 7차례 변론기일을 연 것과 비교하면 재판 횟수가 3배쯤 된다. 양측이 치열하게 다투는 탄핵심판의 쟁점을 짚어 봤다. ① 박 대통령 출석 여부, 재판 일정 영향 줄까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26일 “박 대통령이 27일 최종 변론기일에 출석하지 않는다”고 헌재에 통보했다. 당초 청와대 내부에서는 ‘박 대통령이 직접 헌재에 출석해 탄핵소추 사유의 부당함을 밝히고 대국민 메시지를 전달하는 승부수를 던져야 한다’는 의견이 우세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이날 청와대 핵심 참모들은 관저를 찾아 박 대통령에게 헌재 출석을 건의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박 대통령은 헌재 불출석을 선택했다. 현직 대통령 최초로 탄핵 심판정에 선다는 부담이 큰 데다 불공정하다고 생각하는 탄핵심판의 신문에 응할 이유가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박 대통령 측은 헌재에 박 대통령이 불출석하는 대신 최종 의견을 정리한 서면을 내려고 했다. 하지만 대리인단 내부에서 “박 대통령이 3월 2, 3일쯤에라도 헌재에 출석해야 한다”는 반대 의견이 강하게 나왔다. 박 대통령의 출석 의사를 헌재가 끝까지 거부하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결국 대리인단은 청와대와 조율을 거쳐 27일 오전 회의를 열어 최종 방침을 정하기로 했다. 변론기일은 이날 오후 2시 열린다. 하지만 헌재가 박 대통령 출석을 위해 3월 초 기일을 추가로 잡을 가능성은 희박하다. 재판부는 이미 “변론 종결 후 박 대통령 출석을 위한 추가 기일을 잡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박 대통령 측의 요구를 들어줄 경우 ‘8인 재판부’가 유지되는 3월 13일 이전 선고가 어려워질 수 있다는 점도 부담이 된다. ② ‘8인 재판관’ 선고 위헌인가 박 대통령 측은 지금의 ‘8인 재판부’가 내리는 결정은 위헌 소지가 있다고 주장한다. 헌법은 헌재 재판관을 삼권분립 원칙에 따라 행정부(대통령), 사법부(대법원장), 입법부(국회)에서 각각 3명씩 뽑도록 규정하고 있다. 즉 1월 31일 박한철 전 헌재 소장의 퇴임으로 공석이 된 대통령 몫의 재판관 한 자리를 채워야 이 같은 삼권분립 원칙이 충족된다는 논리다. 하지만 헌재와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측은 ‘8인 재판부’ 선고는 아무 문제가 없다는 자세다. 헌법재판소법은 ‘재판부는 재판관 7명 이상의 출석으로 사건을 심리한다’고 규정하고 있다. 재판관 7명 이상이면 심판정족수를 충족한다는 의미다. 헌재 판례에 따르면 ‘8인 재판부’ 선고는 합헌이다. 2011년 ‘8인 재판부’의 심리를 받게 된 한 변호사가 “재판관 9인으로부터 재판받을 권리를 침해당했다”며 헌법소원을 제기했는데, 헌재는 5인(각하) 대 4인(위헌)으로 각하 결정했다. ③ 증인 채택 모자랐나 이번 탄핵심판에 채택된 증인 38명 가운데 26명(68%)은 박 대통령 측이 신청한 증인이다. 국회 탄핵소추위원단 측 증인은 9명, 양측이 모두 신청한 증인은 3명이다. 증인신문이 불충분했다는 박 대통령 측 주장은 이 같은 숫자만 보면 선뜻 이해가 가지 않는다. 하지만 박 대통령 측은 헌재가 국정 농단 사건의 핵심 인물인 고영태 전 더블루케이 이사(41)와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8·구속 기소) 등의 증인 채택이 재판부에 의해 취소돼 불이익을 받았다고 주장한다. 박 대통령이 국정 농단에 책임이 있는지를 가려 줄 핵심 증인의 신문을 못 하고 재판을 끝낼 수는 없다는 것이다. 하지만 헌재 재판부는 이들의 출석기일을 2, 3차례 미루면서 증인신문을 하려고 했지만 해당 증인들이 잠적하거나(고 전 이사) 건강상 이유(김 전 실장) 등으로 불출석하자 더는 일정을 미룰 수 없다며 직권으로 증인 채택을 취소했다. 재판부가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과 안봉근 이재만 전 청와대 비서관 등 주요 관련자 46명의 검찰 조서를 증거로 채택한 것도 논란이다. 형사소송법에 법정 증언으로 확인되지 않은 검찰 조서 등 전해진 증거는 증거 능력을 부여하지 않는다는 ‘전문증거(傳聞證據) 배제의 원칙’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법조계의 다수 의견은 다르다. 형소법에서는 검찰에 비해 약자인 피고인을 보호한다는 원칙에 따라 전문증거 배제 원칙을 적용한다. 하지만 일종의 정치적 징계 재판인 탄핵심판은 대통령과 국회라는 대등한 두 주체 간 다툼이므로 달리 봐야 한다는 것이다. ④ 변호인단 총사퇴·불복 가능성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27일 최종 변론기일에서 추가 기일 지정 등의 요구가 관철되지 않을 경우 전원 사퇴하며 ‘판 깨기’를 시도할 가능성이 있다. 여기엔 탄핵심판 결과가 ‘박 대통령 파면’으로 나올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따라서 재판부로 공이 넘어가 손쓸 도리가 거의 없어지기 전에 탄핵심판 자체를 보이콧해 헌재 결정의 정당성에 흠집을 내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헌재는 박 대통령 측 대리인단이 모두 사퇴하더라도 27일 심리를 종결하고 3월 13일 이전에 선고할 방침이다. 김평우 변호사 등 일부 대리인들은 “8인 체제로 탄핵 결정이 나오면 재심 사유가 된다”, “조선시대도 아닌데 헌재가 결정한다고 복종해야 되느냐”며 불복 의사를 공공연히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헌재는 정해진 법 절차에 따라 심리를 진행해 왔기 때문에 박 대통령 측이 불복하고 재심 주장을 펴더라도 개의치 않겠다는 자세다.신광영 neo@donga.com·배석준·우경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의 취임 4주년을 하루 앞둔 24일. 박 대통령의 탄핵 위기 속에 청와대는 정적이 흐를 뿐이었다. 박 대통령은 변호인단 전체회의에 참석하기 위해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청와대 비서동인 위민관을 방문한다. 이 외에는 관저 앞마당에서 가끔 산책을 할 뿐 밖으로 나서는 일이 거의 없다. 변호인단 일부나 핵심 참모들을 만날 때는 낮은 테이블과 6, 7명이 앉을 수 있는 소파가 놓인 관저의 작은 응접실을 주로 이용한다. 최근 박 대통령과 대면한 한 참모는 “박 대통령은 다소 야위었지만 결코 ‘힘들다’는 내색은 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청와대의 다른 참모는 “‘최순실 국정 농단 의혹’이 불거진 지 두 달도 되지 않아 탄핵소추안까지 가결된 상황에 대해 박 대통령은 ‘꼭 뭐에 홀린 것 같다’고 말했다”며 “올해 들어 점차 안정을 찾고 담담하게 탄핵심판을 준비하고 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은 대화 도중 구제역 확산이나 북한의 탄도미사일 도발 같은 현안이 나오면 안타까운 듯 한숨을 쉰다고 한다. 조류인플루엔자(AI)로 계란값이 올랐을 때에는 “서민들이 달걀도 마음대로 못 먹어서 어떡하느냐”며 안타까워했다고 한다. 이 참모는 “직무정지 상태에서 구체적인 지시를 할 수 없어 한숨을 쉬는 모습이 더 안쓰럽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과 가까운 여권 의원은 “정상적인 국정 운영까지 매도당한 것에 대통령이 억울하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전했다. 박 대통령의 변호인단은 헌법재판소 최종변론에 출석해 직접 소명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건의했으나 박 대통령은 이날까지도 최종 결심을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 비서동인 ‘위민관’도 조용했다. 청와대 직원들은 “뉴스를 보면 우울해져 TV를 끈 지 오래됐다” “사무실에서 웃는 것도 조심스럽다”고 했다. 한동안 과도한 스트레스로 직원들 사이에서 대상포진이 유행했을 정도다. 대통령의 직무정지 상태에서도 청와대의 시계는 예전과 다름없이 돌아간다. 10개 수석비서관실마다 매일 오전 7시 반 또는 8시 회의를 한다. 매주 세 차례 한광옥 대통령비서실장이 주재하는 수석비서관회의도 예전처럼 열린다. 다만 토론이 활발하게 이뤄지지는 않는다고 한다. 주요 회의 결과는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보고한다. 청와대의 한 수석은 “탄핵심판이 어떻게 될지 모르는 상황이라 추진했던 정책을 마무리해야겠다는 생각에 더욱 조급해진다. 꼬박 주 7일 근무를 하고 있다”고 전했다. 탄핵이 인용되더라도 대선 당일까지는 현재의 수석들이 근무해야 하지만 이에 앞서 사의를 표명하겠다는 수석이 많은 것으로 전해졌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22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중소상공인과 일반 국민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규제개혁 국민토론회 ‘터놓고 이야기합시다’를 주재했다. 이날 토론회는 100분간 전국에 생중계됐다. 보수진영의 잠재적 대선 주자로 거론되는 황 권한대행이 토크쇼 형식의 생방송 토론회를 통해 ‘소통 리더십’을 부각시켰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날 토론회는 참석자가 불합리한 규제의 개혁을 건의하면 황 권한대행이 답변하는 ‘일문일답’ 방식으로 진행됐다. 유일호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정진엽 보건복지부 장관 등 관계 장관들도 참석했지만 답변은 대부분 황 권한대행이 했다. 황 권한대행은 평소 근엄한 이미지와 달리 참석자들과 격의 없이 스킨십을 나눠 시선을 끌었다. 한 여성 참석자가 “권한대행의 팬이다. 사진 한 번 찍고 싶다”고 부탁하자 무대 위로 불러 선뜻 손을 잡고 스마트폰 사진 촬영에 응했다. 전통주 규제 개선을 건의한 제조업자가 건넨 막걸리를 받아 마신 뒤 “아주 상큼하고 깨끗하다”고 소감을 밝히며 제품 홍보를 자처하기도 했다. 황 권한대행은 독실한 기독교인으로 평소 술을 즐기지 않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창업에 실패한 청년에게는 “우리 아들도 34세다”라며 격려했고, 패널로 참석한 ‘창업 멘토’ 박혜린 옴니시스템 대표가 “(규제 개선 건의 사항을) 적어서 올리면 되느냐”고 묻자 즉석에서 “오케이”라고 답하며 크게 미소를 짓는 등 토론회 내내 줄곧 소탈한 모습이 부각됐다. 황 권한대행이 국민토론회에서 보여준 이례적 행보를 두고 정치권과 관가에서는 “대선 주자 데뷔전 같다”는 관전평이 나왔다. 규제개혁을 놓고 민관 토론회가 열린 것은 2014년 3월 20일 박근혜 대통령이 규제개혁 장관회의 및 민관합동 규제개혁 점검회의에서 7시간 끝장토론을 벌인 이후 2년 11개월 만이다. 토론회를 마치면서 황 권한대행은 “개혁의 부작용을 두려워하지 말라”며 지속적인 규제 개혁을 독려했다. 그러면서 “우리나라에 1400개 가까운 법률이 있고 법률마다 시행령과 시행규칙이 있다. (법률에) 줄줄이 붙어있는, 불필요한 규제는 뿌리까지 뽑아내겠다”고 말했다.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자라나는 영유아들의 교육과 보육을 위해 정부·학부모가 지불한 돈이 유치원·어린이집 운영자들의 개인 주머니로 줄줄 새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유치원 자금을 유용해 명품 백을 사고 외제차를 굴리는가 하면 자녀의 연기학원비와 자신 및 남편의 해외여행 경비로 쓰는 등 일부 유치원의 자금 운용에서 도덕적 해이가 심각했다. 그러나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이런 관행을 바로잡지 않고 수년간 문제를 방치한 정부가 더 큰 문제란 지적도 나온다. 국무조정실 부패척결추진단은 21일 교육부(유치원 관할), 보건복지부(어린이집 관할)와 함께 유치원 55곳과 어린이집 40곳의 재정 운영 실태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조사는 전국 5만1447곳에 달하는 유치원 및 어린이집 가운데 9개 대도시의 규모가 큰 시설 95곳(0.18%)만을 대상으로 이뤄졌다. 그 결과 91곳에서 609건의 위반 사례가 적발됐다. 사실상 거의 모든 곳이 자금 운용 위반행위를 한 것으로, 액수는 205억 원에 달했다. 가장 문제인 곳은 ‘사립유치원’이었다. 전체 부당 사용액 205억 원 가운데 유치원이 182억 원을 차지했다. 교육부는 “대부분의 국공립유치원, 어린이집은 정부의 재무회계시스템을 이용하기 때문에 큰 문제가 없었다”며 “그러나 사립유치원들은 이 같은 재무관리시스템이 없어 기관 운영비를 개인 쌈짓돈처럼 쓰는 경우가 많았다”고 말했다. 자금 빼돌리기 수법은 상상을 초월했다. 전체 원생 1500명 규모의 대형 유치원 3곳을 운영하는 설립자 A 씨는 유치원 자금을 이용해 자신의 외제 차 3대의 보험금을 내는가 하면 5800만 원 상당의 도자기 등을 산 뒤 “학부모 선물용으로 구입했다”고 주장했다. 유치원 내에 어학원이 있는 것처럼 꾸민 뒤 유치원 통장에서 어학원 통장으로 20억 원을 보내기도 했다. 이렇게 유용한 돈이 2년 반 동안 39억3000만 원에 달했다. 또 다른 유치원 원장 B 씨는 유치원 자금 11억1000만 원을 빼돌렸다. 두 아들의 대학등록금과 연기학원 수업료 등 3900만 원을 원비에서 지출했고 노래방 등에서 874회에 걸쳐 개인카드를 쓰고 경비 처리했다. ‘교직원 선물 구입’ 명목으로 루이뷔통에서 가방과 지갑 등을 샀는데 그런 돈이 2년간 5000만 원에 달했다. 2개의 유치원을 운영하는 원장 C 씨는 총 6억 원의 유치원 자금을 남용했다. 그는 남편의 캐나다 여행경비 880만 원과 현지에서 구입한 156만 원짜리 블루베리 건강식품까지 ‘교재비’로 처리했다. C 씨는 남편이 운영하는 교재·교구업체에 교구 구입 명목으로 3억1000만 원을 보냈지만 그 근거는 확인되지 않았다. 정부는 “정도가 심각한 8곳을 수사 의뢰했다”며 “유치원의 재무관리를 개선하기 위해 9월부터 세입·세출 항목을 세분화해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장기적으로 △회계 관리 전산시스템을 구축하고 △직원 급여를 공시하게 해 자율적 개선을 유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영유아 교육·보육을 위한 정부 지원금이 연간 12조 원 넘게 집행되고 있고 0.18%의 기관만을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 205억 원 규모의 자금 유용이 적발된 상황을 감안하면 정부의 대책이 너무 안이한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학부모 이모 씨는 “이런 문제는 수년 전부터 제기됐지만 사립유치원의 반발로 바뀌지 않은 것”이라며 “장기 대책만 말하는 정부가 과연 상황을 개선할 수 있겠느냐”라고 지적했다.임우선 imsun@donga.com·우경임 기자}
#사례1. 국내에서 A유치원, B유치원, C유치원 등 총 1500명 규모의 유치원 3곳을 운영하는 설립자 E씨는 지난 2년6개월 동안 유치원 자금 39억3000만 원을 부당 사용했다가 최근 이뤄진 부패척결 정부합동조사에서 덜미를 잡혔다. 조사에서 드러난 E씨의 자금 빼돌리기 수법은 다양했다. E씨는 자신의 외제차 3대 보험금 1400만 원을 유치원 경비로 납부했고, 사학연금 개인부담금 830만 원도 경비 처리했다. 5800만 원 상당의 도자기 등을 산 뒤 “학부모 선물용으로 구입했다”고 해명하기도 했다. 유치원 시설에 별도의 어학원이 있는 것처럼 등록한 뒤 유치원 아이들의 방과 후 수업을 하고 유치원 돈을 어학원 계좌로 20억 원 넘게 송금했다. E씨는 또 다른 신도시에도 새로운 D유치원을 세우는 중이었다. #사례2. F유치원 설립자이자 원장인 G씨는 총 11억1000만 원의 유치원 자금을 빼돌렸다. 두 아들의 대학등록금 및 연기학원 수업료 등 3900만 원을 유치원 원비에서 지출했고, 노래방 등에서 874회에 달하는 개인카드를 쓰고 유치원 경비로 처리했다. 루이뷔통에서 가방과 지갑 등을 사고 ‘교직원 선물 구입’ 명목으로 경비처리 했는데 이런 돈이 2년 간 5000만 원에 달했다. 개인차를 구입한 후 할부금과 보험료, 과태료까지 유치원 돈으로 처리했다. #사례3. 유치원 2곳을 운영하는 설립자 H씨는 총 6억 원의 유치원 자금을 남용했다. H씨는 교육대표자 정책 최고위과정에서 운영하는 7박9일간의 미국 연수비를 자신의 유치원 양쪽에서 이중으로 청구해 챙겼다. 한 유치원에서 발생한 각종 물품구입 영수증도 복사해 다른 유치원에도 이중으로 회계처리 함으로써 4000만 원 상당의 예산을 이중으로 집행했다. 그는 남편이 운영하는 교재·교구업체에 교구 구입 명목으로 3억1000만 원을 지급하는가 하면, 남편의 캐나다 여행경비 880만 원을 유치원 경비로 처리하고 남편이 현지에서 구입한 156만 원짜리 블루베리 건강식품까지 유치원 교구구입비로 계산했다. 국무조정실 부패척결추진단은 21일 유치원 관할부처인 교육부 및 어린이집 관할부처인 보건복지부와 함께 유치원 55곳과 어린이집 40곳 등 총 95곳(전체의 0.18%)의 재정운영 실태를 조사해 발표했다. 그 결과 91곳에서 609건의 위반 사례가 적발됐다. 사실상 거의 모든 곳이 자금운용 위반행위를 한 것으로, 액수로 따지면 총 205억 원에 달하는 규모였다. 이번 조사에서는 어린이집보다는 유치원이, 공립보다는 사립이 자금 투명성에 큰 허점을 보였다. 전체 부당사용액 205억 원 가운데 유치원이 182억 원을 차지했다. 교육부는 “대부분의 국공립 유치원, 어린이집은 정부의 재무회계시스템을 이용하기 때문에 미미한 회계처리 실수를 제외하고는 큰 문제가 없었다”며 “그러나 사학에 해당하는 사립 유치원들은 이 같은 재무관리시스템이 없어 기관 운영비를 개인 쌈짓돈처럼 쓰는 경우가 많았다”고 전했다. 운영 규모가 커 위반 가능성이 높은 곳들 위주로 조사한 것이라고 해도 12조 원이 넘는 정부지원금을 받는 유아교육기관들의 도덕적 해이가 심각한 수준임을 보여주는 결과다. 특히 이번 조사에서는 한 설립자가 여러 개의 유치원을 운영하거나 가족 구성원들이 유치원 관련 사업체를 운영하는 등 ‘가족기업형’에서 비리가 다수 드러났다. 한 유치원에서 발생한 비용 영수증을 복사해 다른 유치원에서 이중 회계처리하고, 친인척 회사와 거래하며 금액을 부풀려 부당거래를 한 경우도 있었다. 실제 근무하지도 않는 가족을 직원으로 올려 월급을 지급한 사례도 많았다. 조사 과정에서 비리를 은폐하기 위해 복사와 오리기, 풀칠 등으로 서류 조작을 한 경우도 있었다. J유치원은 원장 개인의 보험료로 쓴 돈 300만 원을 교재비로 처리했다가 들통날 위기에 처하자 은행 이체처리 결과 건별 상세조회의 거래내용란의 ‘보험료’를 수정테이프로 지우고, 별도의 종이에 ‘교재비’라고 타이핑 친 뒤 그 글자를 오려서 지운 자리에 붙였다. 붙인 자국을 은폐하기 위해 해당 자료를 복사해 증빙자료로 첨부했지만 결국 탄로가 났다. 정부는 “정도가 심각한 8곳을 수사의뢰했다”며 “유치원과 어린이집의 재무관리를 개선하기 위해 세입·세출 항목을 세분화해 오는 9월부터 모든 사립 유치원에 적용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자금 유용이 적발될 경우 정부보조금 재정지원을 배제하고, 이미 지급된 지원금도 환수할 수 있게 관련 규정을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는 지급된 이미 지원금은 국고로 환수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임우선 기자 imsun@donga.com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박근혜 대통령이 헌법재판소에 출석하는 문제를 놓고 박 대통령 측과 헌재가 치열한 수 싸움을 벌이고 있다. 박 대통령 측이 ‘다음 달 2, 3일 신문 없는 최종 변론’을 요청했으나 헌재는 이를 탄핵 결정 지연 카드로 보고 거부했다. 시간표를 흔들기 어려워진 상황에서 박 대통령 측은 최종 변론의 득실을 따져보고 있다.○ 박 대통령 측 vs 헌재 힘겨루기 ‘팽팽’ 20일 헌법재판소에서 열린 15차 탄핵심판 변론기일에서 박 대통령 대리인단 이동흡 전 헌재 재판관은 “헌법재판소법상 (박 대통령이) 증거조사 완료 후 최종 기일에 출석하면 신문을 안 받고 의견 진술권을 행사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헌재법 49조에 따르면 소추위원단은 박 대통령을 신문할 수 있게 규정하고 있다. 이 규정은 최종 기일에도 적용된다”며 받아들이지 않았다. 이날 정오 변론이 끝날 무렵에는 박 대통령 측 김평우 변호사가 변론시간을 달라고 요구하다 재판부와 언쟁을 벌였다. 김 변호사의 요구에 이 권한대행은 “어떤 취지의 변론인가요”라고 물었다. 이에 김 변호사가 “제가 당뇨가 있고 어지럼증이 있어 음식을 먹어야 하는데 그럴 시간을 달라”며 점심식사 후 변론을 하겠다고 요청했다. 이 권한대행이 “다음 기일에 변론 기회를 충분히 드리겠다”며 재판을 끝내려 하자 김 변호사는 “점심을 못 먹더라도 지금 변론하겠다”고 목청을 높이며 준비한 종이를 들고 일어섰다. 이 권한대행은 김 변호사의 돌발 행동에 “재판 진행은 저희가 한다. 오늘 변론은 여기까지 하겠다”며 재판을 마쳤다. 이에 김 변호사는 재판부를 향해 “왜 함부로 재판을 진행하느냐”며 강하게 항의했다. 재판부는 박 대통령에게 출석 여부를 결정할 시간을 주기 위해 22일 최종 기일을 정하겠다고 밝혔지만 출석을 하더라도 추가 기일은 잡지 않기로 했다. 대통령 출석으로 인한 재판 지연을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한 것이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재판부의 공정성에 문제가 있다며 반발했다. ○ 박 대통령, 헌재 심판정에 설까 박 대통령 측은 “신문 없는 최종 변론을 타진한 것은 박 대통령의 출석을 위한 사전 정지 작업”이라는 취지로 설명하고 있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 측은 “그동안 변호인단이 최종 변론을 준비할 시간이 부족했다”며 “고영태 씨 등 핵심 증인도 헌재에 출석해 신문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재판부가 신문을 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고 추가 증인 신청도 거부하면서 박 대통령의 헌재 출석은 더욱 불투명해졌다. 국회나 재판부의 신문에 적절한 답변을 하지 못하면 오히려 탄핵심판에 불리할 수 있다. 박 대통령 측 관계자는 “최종 변론 날짜를 연기하거나 신문 없이 최종 변론에 나서는 것 모두 현재로선 변호인단의 의견 수준”이라며 “박 대통령에게 건의해 본격적으로 논의한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박 대통령의 최종 결심이 선 상태는 아니라는 뜻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달 25일 한 인터넷방송과의 인터뷰에서 “헌재 출석 여부는 검토된 바 없다”고 밝혔다. 다만 박 대통령이 국민을 대상으로 공개적으로 결백을 설명할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기 때문에 헌재 출석 가능성이 닫힌 것은 아니다. 우경임 woohaha@donga.com·신광영 기자}
야 4당이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 요청을 21일까지 수용하라며 공개 압박했다. 황 권한대행이 특검 연장을 거부하면 야당은 수사기간을 늘리는 특검법 개정안을 처리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자유한국당의 반대 속에 개정안을 처리하려면 정세균 국회의장이 직권상정을 해줘야 한다. 설령 국회를 통과하더라도 황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할 수도 있다. 이번 주 특검 수사기간 연장을 둘러싸고 정국이 또 한번 요동칠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국민의당 주승용, 바른정당 주호영, 정의당 노회찬 원내대표는 19일 만나 황 권한대행의 특검 연장 수용 데드라인을 21일로 못 박았다. 국민의당 김관영 원내수석부대표는 “(황 권한대행이 이를 수용하지 않으면) 23일 특검법 개정안을 통과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한국당 김선동 원내수석부대표는 야 4당 원내대표 회동 직후 기자들을 만나 “야 4당의 합의는 정치 압박을 위한 공세”라며 “(특검 연장에) 사실상 반대 당론을 갖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반대 의견을 분명히 했다. 황 권한대행의 특검 연장 수용은 물론이고 특검법 개정안 처리에도 협조할 수 없다는 얘기다. 개정안 통과의 첫 관문인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한국당 간사인 김진태 의원도 이날 탄핵 반대 집회에 참석해 “내 눈에 흙이 들어가기 전까지 특검 연장은 안 된다”고 했다. 결국 남은 건 정세균 국회의장의 특검법 개정안 직권상정 여부다. 정 의장은 이날 “특검 연장 요청을 수용해야 온당하다고 본다”면서도 직권상정을 두고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했다. ‘국가비상사태’라는 직권상정 요건에 맞는지부터가 논란거리다. 또 여야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의 야당 단독 청문회 의결로 파행을 빚고 있는 2월 임시국회를 20일부터 정상화하기로 합의한 상황에서 특검법 개정안을 직권상정하면 다시 파행이 불가피하다는 점도 정 의장에겐 부담이다. 특검법 개정안 처리를 두고 야 4당이 공고한 연대를 유지할지도 관건이다. 최근 촛불집회와 거리를 두고 있는 국민의당 안철수 전 상임공동대표는 황 권한대행이 특검 연장 요청을 수용해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특검법 개정안 직권상정을 두고는 유보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 만약 개헌선(200석)을 넘는 의석을 확보한 야 4당이 특검법 개정안 처리를 밀어붙인다면 여권은 황 권한대행의 거부권 행사 말고는 마땅한 대응카드가 없다. 다만 여권 관계자는 “황 권한대행이 거부권 행사처럼 정국을 급랭시킬 수 있는 ‘정치적 선택’을 하는 건 어렵지 않겠느냐”고 했다.문병기 weappon@donga.com·우경임·박성진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뇌물공여 혐의를 받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 구속으로 박근혜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를 입증할 발판을 확보했다. 박 대통령 측은 이 부회장 구속이 헌법재판소의 박 대통령 탄핵심판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까 우려하며 당혹해하는 기색이 역력하다. 또 SK, 롯데, CJ, 한화 등 국정 농단 사건 수사 대상에 올라있는 대기업들은 특검 또는 검찰 수사가 곧 닥쳐올 것에 대비해 바짝 긴장하는 모습이다. 이 부회장 구속의 의미는 ‘삼성이 박 대통령과 최순실 씨(61·구속 기소)에게 건넨 433억 원이 뇌물’이라는 점을 법원이 인정한 것이라는 게 특검의 해석이다. 삼성 측은 그동안 최 씨 모녀에 대한 승마 지원 등을 “최고 권력자인 박 대통령의 강요로 어쩔 수 없이 한 일”이라며 뇌물 혐의를 부인해왔다. 하지만 법원은 박 대통령이 삼성 측에서 뇌물을 받은 것으로 보고 이 부회장 구속영장을 발부했다. 반면 박 대통령 측은 이 부회장 구속에 대해 “예상하지 못했던 결과”라며 놀란 모습이다. 박 대통령 측 관계자는 “이 부회장이 구속됐지만 ‘대통령이 돈 한 푼 받은 적이 없다’는 점은 변하지 않았다. 뇌물죄는 성립이 안 된다”며 “(특검 수사에) 법리적으로 세밀하게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 측은 내심 이 부회장의 구속이 헌재의 탄핵 심판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하고 대비책 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헌재가 심리 중인 박 대통령의 탄핵소추 사유는 국민주권주의 위배, 권한남용, 언론의 자유 침해, 생명권 보호의무 위반(세월호 참사 관련), 뇌물수수 등 총 5가지다. 이 중 뇌물수수는 사실관계가 확인되면 그 자체로 결정적 탄핵사유가 될 수 있다. 헌재는 앞서 2004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 탄핵청구를 기각하면서, 탄핵을 인용할 만한 중대한 위법 중 하나로 ‘대통령의 헌법상 권한과 지위를 남용해 뇌물수수, 공금횡령 등 부정부패를 저지른 경우’를 들었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청와대 출입기자단과 만났을 때 “공모나 누구를 봐주기 위해 한 일은 손톱만큼도 없다”고 강조한 것도 이런 점을 의식한 것으로 보인다. 특검은 이 부회장 수사 기록을 헌재에 제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수사 기록에는 박 대통령과 이 부회장의 3차례에 걸친 독대 및 삼성의 최 씨 모녀 지원 과정 등이 상세하게 담겨 있다. 박 대통령의 뇌물수수 혐의와 관련해 특검이 축적한 각종 증거는 헌법재판관들의 심증 형성에 영향을 줄 가능성이 크다. 특검은 이 부회장 구속으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수사 기한(1차 2월 28일) 연장 신청을 거부하는 데 부담을 느낄 것으로 보고 있다. 뇌물을 준 쪽인 이 부회장에 대해 법원이 구속영장을 발부했기 때문에 돈을 받은 쪽인 박 대통령 대면조사의 필요성이 커졌다는 이유에서다. 만약 3월 30일까지 수사 기한이 연장되고 헌재가 다음 달 초 박 대통령 탄핵을 인용할 경우 특검은 박 대통령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하거나 기소할 수 있다. 또 수사 기한 연장 시 특검은 삼성 외에 다른 대기업에 대해서도 본격적인 수사를 벌일 방침이다. 이규철 특검보는 17일 브리핑에서 “대기업 수사는 특검의 수사 기한 연장과 맞물려 있다”고 밝혔다. SK, 롯데, CJ, 한화 등 수사 대상 대기업들은 모두 삼성과 마찬가지로 미르·K스포츠재단에 거액을 출연했는데, 그에 대한 대가로 청와대에 사업 관련 청탁을 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고 있다. 또 일부 대기업은 총수의 사면 로비를 벌였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만약 황 권한대행이 수사 기한 연장을 거부할 경우 특검은 28일까지 모든 수사를 끝내야 한다. 이 경우 검찰이 특검의 수사를 넘겨받아 박 대통령 형사처벌 여부를 결정하고 대기업 임직원들을 소환 조사하게 된다. 장관석 jks@donga.com·우경임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28일로 예정된 1차 수사기한 만료를 앞두고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수사기간 연장 신청서를 16일 제출했다. 이규철 특검보는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특검법 수사 대상에 대한 수사를 기간 내에 끝내지 못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연장 신청 이유를 밝혔다. 특검법은 1차 수사 기한을 총 70일로 정하고, 기한 내에 수사를 끝내기 어렵다고 판단되면 대통령의 승인을 받아 한 차례에 한해 30일간 기간을 연장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 황 권한대행은 특검의 수사기간 연장 신청에 대해 공식 검토에 착수했다. 특검 안팎에서는 황 권한대행이 수사기간 연장을 거부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이에 앞서 황 권한대행은 10일 국회 대정부질문에서 특검 수사기간 연장 승인을 할지 질문을 받고 “특검 수사기간은 아직 20일 정도 남았다. (이는) 상당한 기간이어서 연장을 검토할 상황이 아니다”라며 수사기간 연장에 부정적인 뜻을 내비친 바 있다. 황 권한대행은 다음 주 중반 특검에 수사기간 연장 승인 여부를 최종 통보할 것으로 전망된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우경임 기자}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을 못하게 됐다.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부장판사 김국현)는 16일 특검이 제기한 ‘청와대의 압수수색 불승인 처분 취소’ 청구 소송 집행정지 신청을 각하했다. 각하는 소송이나 청구가 부적법하거나 요건이 안 될 경우 내용을 심리하지 않고 재판을 끝내는 절차다. 앞서 특검은 3일 청와대 경내 압수수색을 시도했지만 청와대의 완강한 거부로 물러섰다. 당시 특검은 특검보 2명과 특별수사관 등 20여 명을 청와대에 보내 경내에 진입하려고 했다. 하지만 청와대 측은 ‘군사상·직무상 비밀과 관련한 장소를 압수수색하려면 책임자의 승낙이 필요하다’고 규정된 형사소송법 조항을 근거로 특검의 경내 진입을 제지했다. 이에 특검은 “청와대 참모들이 이미 여러 명 구속됐기 때문에 청와대가 범죄 현장인 셈인데 직접 압수수색을 막는 건 말이 안 된다”고 항의했다. 하지만 청와대는 “경내 진입은 허용할 수 없다”는 말만 반복하며 버텼다. 결국 특검은 “청와대의 압수수색 불승인 사유를 납득할 수 없다”고 유감을 표명한 뒤 물러섰다. 그리고 행정법원에 청와대의 불승인 조치에 대한 집행정지를 신청했는데 법원이 받아들이지 않은 것이다. 이규철 특검보는 브리핑에서 “법원이 각하 결정을 하면 청와대 압수수색은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또 특검은 박 대통령 대면조사가 28일 1차 수사기한 이전에 성사되기 어려운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16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49)의 구속영장 실질심사에서 특검은 재판부에 “박 대통령 대면조사는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특검과 청와대 측은 대면조사 일정과 장소, 조사의 비공개 여부 등 모든 쟁점에서 이견을 보이는 것으로 알려졌다. 박 대통령 측은 이날 “이번 주 내 대면조사는 어려운 것으로 보인다. 다음 주로 넘어갈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신나리 journari@donga.com·우경임 기자}

김정남이 말레이시아에 입국한 날짜는 이달 6일이다. 피살 시점인 13일 오전까지 일주일의 시간이 있었다. 살해된 장소도 공항 화장실 등 후미진 곳이 아니라 출국장 바로 앞이었다. 김정은의 지시나 북한 권력기관의 충성 경쟁에 따른 암살이 맞는다면 사람들이 많이 오가는 공개된 장소에서 김정남을 제거하려고 한 진짜 이유는 무엇인지 의문이 커지고 있다.○ 의도적으로 대낮에 범행? 정보기관에 몸담았던 한 인사는 15일 “공작은 대범하게, 치명적인 방식으로 처리하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충격요법이 되는 데다 ‘우리는 언제, 어디서든 행동에 옮길 수 있다’는 강력한 메시지를 주기 때문이다. 2006년 11월 영국으로 망명했던 전 러시아 연방보안국(FSB) 요원 알렉산드르 리트비넨코는 런던 시내 호텔에서 독극물에 감염된 뒤 5일 만에 숨졌다. 사용된 독극물이 러시아산(産)이라는 심증은 있었지만 끝내 범인은 밝혀지지 않았다. 김정은 역시 대낮에 공항에서 이복형을 살해함으로써 대내외에 공포 통치의 효과를 극대화하려 했을 수 있다. 북한은 1997년 김정남의 이종사촌 이한영을 살해할 때도 공작원용 권총을 사용함으로써 ‘북측에서 다녀갔다’는 증거를 남겼다. 한국 사회를 충격에 빠뜨리기 위한 것으로 분석됐다. 국가정보원은 이날 국회 정보위에서 김정남에 대한 암살 기도가 5년 전부터 지속돼 왔다고 보고했다. 그동안 암살 지령이 ‘스탠딩’(유효한 상태)이었다는 점에 비춰 보면 김정은이 갑자기 살해를 결심한 게 아니라 북한 공작 조직에서 최적의 장소와 시간에 맞춰 행동을 감행했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한 고위 탈북자는 “마카오에서 누군가가 사업 아이템 등을 제시하며 김정남을 꾀어냈고 현혹된 김정남이 마카오 귀로에 오르자 항공편, 동선을 파악한 공작원들이 공항에서 기다리고 있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일 생일 75주년(16일)을 앞두고 정찰총국 등이 김정은에게 충성 경쟁을 벌이면서 김정남을 제거했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김정은 집권 이후 탈북한 전 북한 고위 간부는 김정남 피살 시점과 관련해 “김정남의 ‘약발’이 다 떨어졌고 기댈 곳이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정일 생전에는 경제적으로 풍족했고 북한 정보도 많았던 김정남이기에 딴마음을 먹을 이유가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궁지에 몰렸기 때문에 언제든 망명 등 다른 선택을 할 수 있다고 김정은이 판단했을 수 있다. ‘끈 떨어진 김정남이 더 위협적’이라고 해석한 대목은 역설적이다. 김정남의 보호막 역할을 했던 고모 김경희가 더 이상 김정은을 견제하지 못하게 되면서 살해 작전이 행동에 옮겨졌을 수도 있다.○ “김정은 출생 비밀을 쥔 시한폭탄?” 김정은이 김정남을 집요하게 제거하려 한 것은 통치의 ‘정통성’과 직결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 간부는 “김정남은 존재 자체가 문제”라며 “북한에서 철저히 함구했던 김정남의 존재가 드러나면 김정은 수령 체제에서 가장 약한 고리인 출생의 비밀이 드러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김정남이 김정은의 더 깊숙한 비밀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표적이 됐다는 이야기도 있다. 대북 소식통은 김정남이 2010년 6월경 마카오에 있을 때 “김정은은 김옥(김정일의 네 번째 부인)의 아들로 1984년생”이라고 지인들에게 말했다고 전했다. 김정남은 “이후 김정은을 고용희가 데려다 키웠는데 이를 아는 사람은 장성택 김경희 등 몇 명뿐”이라고도 말했다고 한다. 당시만 해도 김정은은 1982년생으로 알려져 있었는데 김정남은 정확하게 알고 있었던 셈이다. 실제 김옥은 김정은 집권 이후에도 1년 가까이 공식석상에 모습을 보였다. 고용희의 존재조차 비밀로 해온 김정은에게 이보다 더한 ‘김옥 생모설’은 용납할 수 없는 것이다. 김정남이 실제 망명을 시도해 김정은의 출생 비밀 등을 공개하는 상황을 두고 볼 수 없다는 얘기다. 해외에서 10년 넘게 머물며 북한의 화폐 위조와 마약 제조 등 불법 행위를 알고 있었을 것으로 보이는 김정남의 입을 영원히 닫게 하는 게 낫다고 판단했을 것이라는 추측도 가능하다. 신변 위협이 5년 가까이 이어진 점에 비춰 김정남은 자신과 직계가족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비망록을 작성해 뒀을 가능성이 제기된다. 일종의 보험인 이 비망록에는 자신이 그동안 지켜본 북한 사회, 김정일 김정은 부자의 약점 등이 상세히 적혀 있을 수도 있다.조숭호 shcho@donga.com·우경임 기자}
북한이 12일 오전 7시 55분 탄도미사일을 발사한 직후 우리 정부는 긴박하게 움직였다. 대통령 권한대행 체제이지만 안보는 굳건하다는 점을 대내외에 확인하기 위한 조치였다. 탄도미사일 발사 1시간 35분 만인 오전 9시 반에 김관진 대통령국가안보실장 주재로 외교·통일·국방부 장관, 국가정보원장 등이 참석하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가 소집됐다. 일본의 NSC는 오전 10시경 소집됐다. NSC 상임위가 끝난 직후인 오전 11시 외교부는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관련 결의에 대한 노골적이고 명백한 위반일 뿐 아니라 한반도 및 국제사회 전체의 평화와 안전에 대한 엄중한 위협”이라고 북한을 비판하는 성명을 냈다. 이어 오전 11시 35분 김 실장은 마이클 플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과 전화 통화를 하는 등 한미 간 고위급 채널도 즉각 가동됐다. 청와대는 “(한미) 양측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북한의 도발 억제를 위해 모든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오후 2시에는 한미일 6자회담 수석대표인 김홍균 외교부 한반도평화교섭본부장, 조지프 윤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 가나스기 겐지(金杉憲治) 외무성 아시아대양주국장의 통화가 이뤄졌다. 그러나 북-미 간에 언제 충돌이 벌어질지 예측하기 어려운 민감한 시점에서 대통령 부재 상황으로 인한 외교 공백에 대한 우려는 더욱 커졌다는 지적이 나온다.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이날 오전 9시부터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AI) 일일점검회의에 참석했고, 청와대는 9시 반부터 NSC 상임위를 개최해 ‘컨트롤타워’ 2개가 따로 움직이는 듯한 모습이 연출됐다. 외교 관계자는 “미국 내에서 북한의 선제타격론까지 거론되는 상황에서 정치적 책임이 따르는 외교·안보 정책에 대한 ‘최종 결정권자’가 부재한다는 리스크는 더욱 커졌다”고 지적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마이클 플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12일 오전 11시35분 전화통화를 갖고 이날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관련한 대응 방안을 논의했다. 청와대는 “이번 통화에서 양측은 북한의 미사일 발사를 강력히 규탄하고 향후에도 한미간 긴밀한 공조를 지속하는 가운데 북한의 도발 억제를 위해 가능한 모든 방안을 모색해 나가기로 했다”고 이날 밝혔다. 이에 앞서 양 측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다음날인 지난달 22일 전화로 통화하면서 한미동맹 관계 발전과 양국 안보현안에 대한 긴밀한 공조를 확인했다. 우경임 기자 woohaha@donga.com}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이 10일 A형 구제역 발생 사실을 ‘늑장 보고’ 받은 점을 시인하고 민관군에 구제역 총력 대응을 주문했다. 황 권한대행은 이날 국회 대정부 질문에 출석해 ‘9일 오전 1시 경기 연천에서 A형 구제역 발생이 확인된 사실을 언제 보고받았느냐’는 질문에 “9일 오전 8시 반 국정 현안 관계장관회의가 끝나고 몇 시간 뒤에 보고받았다”고 답했다. 사실상 반나절 이상 A형 구제역 발생 사실이 보고되지 않았음을 인정한 것이다. 황 권한대행은 “(A형 구제역이) 새벽에 발생했고 유전자 검사를 위한 진행들이 있었기 때문에 제게 (보고하는 과정에) 실수가 좀 있었던 것 같다”고 해명했다. 국무조정실은 관계장관회의에 참석한 김재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이 황 권한대행에게 A형 구제역 발생 사실을 보고하지 않은 경위 등을 파악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황 권한대행은 10일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민관 합동 구제역·조류인플루엔자(AI) 일일점검회의에 참석해 “인력 부족이 우려되는 경우 군(軍) 투입을 해야 할 상황”이라며 “다른 유형(A형과 O형)의 구제역이 발생한 만큼 효과적인 백신 접종, 차단 방역 등 가용한 방역 조치를 철저히 하라”고 지시했다. 대응이 늦은 것에 대해 비판이 거세지자 안전 문제 등을 고려해 미뤄 왔던 군 장병 투입까지 적극 검토하기로 선회한 것이다. 이 회의에서는 대선 주자인 안희정 충남도지사와 잠재적 대선 주자로 분류되는 황 권한대행이 화상을 통해 대화를 나눠 눈길을 끌었다. 안 지사는 충남 홍성군 충남도청에서 화상회의에 참석했다. 안 지사는 “AI가 오랜 시간 지속되면서 지역별로 많은 행사가 취소돼 지역의 소상공인 등 지역 경제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침체된 지역 경제를 위해 특별 기부금 등 재정 조기 집행을 중앙정부가 조치해 주길 바란다”고 건의했다. 황 권한대행도 각 지자체의 애로 사항을 적극 수렴해 검토할 것을 내각에 지시했다. 정치권에서는 구제역이라는 ‘지지율 복병’ 앞에서 황 권한대행과 안 지사가 협력하는 모습을 보였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한편 9일 의심 신고를 했던 충북 보은의 한우 농가도 10일 구제역(O형) 확진 판정을 받았다. 구제역에 감염된 9마리는 도살 처분했고, 나머지 소들도 도살 처분 여부를 검토 중이다. 해당 농장의 농장주와 부인이 운영하는 3개 농장 중 2곳은 항체 형성률이 각각 30%와 6%에 불과했다. 나머지 1곳의 항체 형성률은 100%였다. A형 구제역에 감염된 것으로 확인된 경기 연천 농가는 항체 형성률이 90%(O형 항체 형성률은 52%)나 됐는데도 구제역이 발병한 것으로 나타나 논란이 일고 있다. 농림축산검역본부는 그동안 항체 형성률이 80% 이상이면 질병을 거의 모두 예방할 수 있는 수준이라고 밝혀 왔다.우경임 woohaha@donga.com·유근형·최혜령 기자}
박근혜 대통령 측은 헌법재판소 탄핵심판에 유리한 국면을 조성하기 위해 이른바 ‘태극기 민심’을 등에 업고 장외 여론전에 힘을 쏟고 있다. 헌재를 압박하는 동시에 박영수 특별검사팀과 대면조사 문제로 대립하는 박 대통령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포석이다. 새누리당 친박(친박근혜)계 윤상현 의원은 9일 국회 헌정기념관에서 ‘태극기 민심은 무엇인가’라는 주제로 긴급 토론회를 열었다. 윤 의원은 “태극기 집회는 보수 세력의 충정 어린 민심의 궐기”라며 “박 대통령의 억울함을 풀어드리자”고 말했다. 김진태 의원은 “촛불은 이미 태극기 바람에 꺼졌다”고 주장했다. 200여 명이 참석한 이날 토론회에서 박 대통령 대리인단 손범규 변호사는 “탄핵심판은 비이성적 마녀재판이요, 여론재판”이라며 “기각을 확신한다”고 주장했다. 손 변호사는 방송 인터뷰에서 “자신들이 탄핵을 감행해놓고 헌법재판소에 빨리 끝내라, 그것도 인용해라, 이런 식으로 윽박지르는 것은 오만방자한 태도”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박 대통령 측은 헌재의 탄핵심리 일정을 늦추는 데도 공들이고 있다. 이정미 헌재 소장 권한대행이 퇴임하는 3월 13일 이후로 선고가 미뤄지면 두 명의 재판관만 반대해도 탄핵기각 결정이 내려지므로 유리하다는 판단에서다. 박 대통령 대리인단은 이를 위해 원로 법조인들을 대리인단에 합류시키려 하고 있다. 이시윤 전 헌법재판관(82)과 정기승 전 대법관(89), 김평우 전 대한변협 회장(72) 등이 영입 대상으로 거론된다. 이 전 재판관 등은 이날 일부 신문에 “헌재가 탄핵 청구를 기각해야 한다”는 내용의 광고를 냈다. 한편 청와대는 특검과 9일 실시하기로 합의했던 박 대통령 대면조사가 무산된 데 대해 “대면조사 자체를 거부하진 않겠다”며 “조만간 특검과 일정 조율을 시작하겠다”고 밝혔다. 박 대통령 측은 ‘다음 주초 비공개 대면조사’를 원하고 있다. 배석준 eulius@donga.com·우경임 기자}
각각 두 종류씩의 구제역과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동시에 창궐한 사상 초유의 ‘멀티 바이러스’ 사태가 닥쳤지만, 국가재난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은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백신 수급상황조차 파악하지 못한 것으로 드러났다. 재고가 부족해 구제역 백신을 급하게 수입할 처지에 놓였는데도 황 권한대행은 “이번 주에 백신 접종을 마치라”며 엉뚱한 지시를 내렸다. 컨트롤타워가 제 역할을 하지 못하면서 지난해 말 AI 사태 때처럼 또다시 초기 대응에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된다. 자칫 피해 규모가 3조 원에 육박했던 2010년 구제역 사태가 반복될 수도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황 권한대행은 9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국정현안 관계장관회의를 주재하면서 “백신 접종이 금주에 완료될 수 있도록 철저하고 신속하게 실시해주기 바란다”고 말했다. 하지만 곧 농림축산식품부는 “현재 정부가 가진 백신 물량으로는 일제 접종이 어려워 긴급 수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농식품부 발표는 8일 의심 신고된 경기 연천군의 젖소 농가에서 A형 구제역 바이러스가 발견된 데 따른 것이다. A형 구제역은 충북 보은군과 전북 정읍시에서 확인된 O형과 다른 유전자형이다. 두 종류가 동시에 발생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O형과 A형을 모두 방어하려면 정부가 현재 보유한 백신(190만 개)보다 65만 개가 더 필요하다. 농식품부는 부족한 백신 수량을 외국에서 긴급 수입하겠다고 밝혔다. 수입 물량이 국내에 들어오는 시간(최소 일주일)에 접종 후 항체가 형성되는 시간(1∼2주일)까지 고려하면 2주 이상 방역에 공백이 생길 수밖에 없다. 국무총리실 관계자는 “연천에서 발생한 구제역 바이러스가 다른 종류라는 것을 회의가 끝난 뒤 확인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오후 들어 상황이 악화됐다는 게 언론 보도 등을 통해 알려졌는데도 총리실에서는 별도 조치사항을 내놓지 않았다. 상황 대처에 소홀했다는 비판을 면하기 어려운 이유가 여기에 있다. 농식품부는 9일 오후 구제역 위기 경보를 최고 단계인 ‘심각’으로 격상했다. 이날 충북 보은에서는 구제역이 처음 발생한 농장에서 1.3km가량 떨어진 곳에서 의심 신고가 추가로 접수되는 등 전국적으로 확산될 조짐이 뚜렷해지고 있기 때문이다. ‘심각’ 경보를 발령한 것은 2010년 이후 7년 만에 처음이다. 지역 간 전파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 18일까지 전국 가축시장을 폐쇄하는 한편 살아있는 가축의 이동도 금지하기로 했다.최혜령 herstory@donga.com·우경임 기자}

박근혜 대통령이 9일 박영수 특별검사팀의 대면조사를 받겠다던 특검과의 합의를 번복하면서 대면조사가 실제 이뤄질지 유동적인 상황이 됐다. 박 대통령이 수사기관의 대면조사를 거부한 것은 앞서 검찰 특별수사본부의 3차례 대면조사 시도를 포함해 이번이 4번째다. 청와대 경내에서 비공개로 할 예정이던 대면조사를 단지 조사 날짜가 사전에 보도됐다는 이유로 거부한 것은 박 대통령 측이 이번 대면조사에 얼마나 큰 부담을 갖고 있는지를 단적으로 보여주는 대목이다. ○ 靑 “특검 언론 플레이”…특검 “일정 노출 안 해” 청와대와 특검은 비공개 조사를 전제로 구체적인 조사 장소와 양측의 배석 인원 등 세부 사항을 조율해 왔다. 특검은 현직 대통령에 대한 수사기관의 첫 조사라는 점을 감안해 박 대통령 측을 자극하지 않기 위해 주의를 기울여 왔다. 이규철 특검보는 7일 브리핑에서 “10일 언저리에 대면조사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지만 구체적인 날짜나 누가 박 대통령 조사를 담당할지 등 구체적 내용은 일절 공개하지 않았다. 김기춘 전 대통령비서실장(78·구속 기소) 등 ‘문화예술계 블랙리스트’ 관련자들을 기소하면서 공소장을 공개하지 않은 것도 대면조사를 앞둔 박 대통령에 대한 배려였다. 박 대통령이 ‘공모자’로 적시된 공소장이 공개될 경우 박 대통령 측에서 이를 빌미로 대면조사를 거부할 수 있다고 우려했던 것. 7일 저녁 일부 방송에서 “박 대통령 대면조사가 9일로 확정됐고 조사 장소는 청와대 위민관”이라는 보도가 나왔다. 특검에 각 언론의 사실 확인 요구가 이어졌다. 하지만 특검 측은 “일절 확인해 줄 수 없다”는 공식 입장을 출입기자단에 전달했고 일부 특검 관계자들은 아예 휴대전화를 받지 않았다. 그런데 8일 청와대는 ‘9일 대면조사’를 보도한 특정 언론사를 언급하면서 특검보 1명이 대면조사 사실을 유출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면조사와 관련한 세밀한 부분까지 논의가 끝나지 않았는데 특검에서 먼저 언론 플레이를 했다”며 “(대면조사를)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수석비서관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했다. 반면 특검은 이날 “대면조사 일정을 외부에 일절 노출한 적이 없다”고 강조했다. 특검 내부에서는 “박 대통령 측이 대면조사를 무산시키기 위해 언론에 정보를 흘린 것으로 안다”며 “이렇게까지 옹졸하게 나올 줄은 몰랐다”는 얘기까지 나왔다. 부글부글 끓는 분위기다. 이날 오후 박 대통령 변호인단은 ‘9일 대면조사는 받지 않고 일정을 다시 조율하겠다’는 입장을 특검에 전달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통령 변호인단이 그동안 특검의 피의 사실 공표 사례와 신뢰를 깨뜨린 특검의 태도에 대해 강하게 항의했다”고 전했다. 내부적으로는 “특검이 완장을 찬 것 같다”는 노골적인 불만도 터져 나왔다.○ 안종범 수첩 39권…대면조사에 부담 박 대통령 측은 특검의 대면조사에 상당한 부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직 대통령 신분은 대면조사 일정과 방식을 조율할 때는 유리한 점이 있지만, 정작 직접 조사 장소에 나서는 순간부터 약점이 된다. 국가원수의 신분상 이미 사건 관련자들이 검찰이나 특검에서 진술한 내용에 대해 일반 피의자처럼 묵비권을 행사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어떤 식으로건 해명을 하다 보면 약점을 잡히기 쉽다는 게 수사 경험이 많은 검사들의 분석이다. 특검이 조사 장소를 청와대가 원하는 곳으로 양보하면서까지 대면조사를 성사시키려 한 것과도 맥락이 닿아 있다. 설 연휴 직후 특검 수사가 확대되는 기류도 박 대통령에게는 부담이다. 특히 안종범 전 대통령정책조정수석비서관(58·구속 기소)의 수첩 39권을 특검이 입수한 게 결정적이다. 이 수첩 39권에는 박 대통령이 2년여 동안 안 전 수석에게 지시한 내용이 빼곡하게 적혀 있기 때문이다. 특검의 박 대통령 대면조사가 마무리되면 헌법재판소는 특검에 박 대통령의 피의자 신문 조서를 보내 달라고 요청할 가능성이 높다. 박 대통령이 특검 대면조사에서 변호인을 입회시키면 헌재는 특검이 작성한 박 대통령의 신문 조서를 증거로 채택할 수 있다. ○ “박 대통령, 대면조사 거부 명분 쌓나” 특검 안팎에선 박 대통령이 특검의 대면조사에 불응하기 위한 명분을 쌓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이번처럼 언론 보도 등을 핑계로 몇 차례 더 시간을 끈 뒤 특검의 공정성 등을 문제 삼아 대면조사를 아예 거부하지 않겠냐는 것이다. 박 대통령은 지난해 말에도 “수사가 공정하지 않다”며 검찰의 대면조사 요구를 끝내 거부했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특검의 대면조사 요구까지 거부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는 시각도 있다. 특검은 이달 말 끝나는 수사 기한 연장을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에게 요청키로 했다. 박 대통령이 대면조사에 불응해 여론이 악화되면 황 권한대행으로서는 수사 기한 연장을 거부하는 데 부담을 느낄 수밖에 없다. 청와대도 아직 대면조사 가능성을 열어 두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면조사 시점이) 이번 주는 어렵고 다음 주 초가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지난달 25일 ‘정규재TV’와의 인터뷰에서 “특검 조사에는 임하려 한다”고 밝힌 만큼 대면조사를 거부할 명분이 없다는 것이다. 청와대 관계자는 “일각에서 지연 전술이니, 대면조사 회피 전술이니 하는데 결코 그런 것은 아니다”라며 “헌정 사상 첫 대통령 대면조사인 만큼 예의를 지켜 달라는 것”이라고 말했다.신나리 journari@donga.com·우경임·허동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