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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까마귀(블랙요원) 하나 새로 갔습니다.” 2023년 1월 국군정보사령부 공작팀장으로 근무하던 군무원 A 씨는 ‘럭키 마작’ 게임 음성메시지로 중국 정보기관(국가안전부) 소속으로 추정되는 B 씨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어 A 씨는 “12월 말 상하이로 들어갔고, 베이징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A 씨 1심 판결문엔 정보사 조직도·임무·작전계획은 물론이고 S급 블랙요원 신원, 재북 협력자, 대북 공작 계획 등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기밀들이 유출된 경위가 상세하게 담겼다. 18일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이 입수한 A 씨 판결문에 따르면 정보사 예하 부대 작전계획과 정보사 처·실 및 예하 부대 부서장, 소속 부대원 직책별 임무, 정보사 가장(假裝) 회사, 부대별 기획 공작 내용, 창설 예정 내부팀 편제 및 활동 지역 등이 A 씨를 통해 모두 유출됐다. 특히 A 씨는 대북 공작으로 추정되는 ‘해외 주재원의 심리적 동요 및 이탈 유도 작전’ 관련 기밀도 촬영한 것으로 나타났다. 최신 공작망이 유출된 상세 정황도 담겼다. A 씨는 지난해 4월 “부대별 운용 공작망 현황을 최신화해 달라”는 부대 간부 요청을 받고 비밀망PC에서 정보사 인가 S급·B급 공작망 등 12명의 인적사항과 첩보 수집 목표, 재북 협력자 현황이 기재된 문건을 유출했다. 이에 정보사는 이 요원들을 귀국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A 씨가 유출한 기밀은 문서 12건, 음성메시지 18건 등 총 30건에 달했다. A 씨는 2017년 B 씨 등에게 포섭돼 2019년부터 1억6200여만 원을 받고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 기소됐고 중앙지역군사법원은 지난달 21일 A 씨에게 징역 20년과 벌금 12억 원, 추징금 1억6205만 원을 선고했다. 이 사건 이후 국방정보본부는 지난해 12월을 목표로 정보사 ‘해편(解編)’을 포함한 대대적인 군 정보기관 개편에 착수했지만 비상계엄 여파로 개편이 올해 상반기 이후로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정보본부가 지난해 말 마련한 개편안엔 국방정보본부와 합참정보본부를 분리한 뒤 국방정보본부를 사령부로 바꾸고, 예하 부대인 정보사와 777사령부 명칭과 조직 구성을 정보 수집 기능별로 변경하는 방안이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계엄 사태로 이 검토안이 사실상 백지화된 것. 일단 보안 조치 차원에서 정보사 일부 예하 부대들에 대한 소규모 개편 작업만 지난해 마무리됐다. 국방정보본부는 강 의원 질의에 “정보조직 개편안 마련을 위해 2025년 전반기까지 정보본부, 정보사, 777사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국제의료구호단체 ‘다이렉트 릴리프(Direct Relief)’가 서울평화상을 18일 수상했다.이날 서울평화상문화재단은 1948년 설립된 미국 소재 의료구호단체인 다이렉트 릴리프를 제17회 서울평화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재단은 “자연재해, 전쟁, 기후 재난, 빈곤 등 다양한 위기로 인해 어려움에 처한 사람들에게 즉각적이고 효율적으로 의료물품을 제공함으로써 그들의 생명을 보호하고 심리적 안정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새로운 삶을 시작할 수 있는 희망을 북돋워 줌으로써 인류애를 실천하였을 뿐만 아니라 인류복지향상에 크게 기여했다”면서 수상자 결정 이유를 설명했다.다이렉트 릴리프는 2000년 이후 전 세계 136개국에 걸쳐 160억 달러 이상의 의료 지원과 3억5000만 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제공해왔다. 특히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4200만 달러 규모의 재정 지원과 138차례에 걸친 의료 물품 배송으로 인도주의를 적극 실천했다고 재단은 설명했다. 기금의 99.5%를 프로그램 경비에 직접 사용하는 재정 투명성도 수상자 선정에 고려됐다.서울평화상은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기념하기 위해 1990년에 제정된 국제 평화상이다. 과거 수상자 중 국경없는의사회, 코피 아난 전 유엔 사무총장, 무함마드 유누스 그라민은행 총재, 드니 무퀘게 판지병원 원장 등은 서울평화상을 수상한 이후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바 있다. 다이렉트 릴리프에는 상장과 상패 및 20만 달러 상금이 수여된다. 시상식은 올해 하반기 서울에서 열린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까마귀(블랙요원) 하나 새로 갔습니다.”2023년 1월 국군정보사령부 공작팀장으로 근무하던 군무원 A 씨는 ‘럭키 마작’ 게임 음성메시지로 중국 정보기관(국가안전부) 소속으로 추정되는 B 씨에게 이렇게 말했다. 이어 A 씨는 “12월 말 상해로 들어갔고, 북경으로 갈 것”이라고 했다. 그는 또 “추가로 준비 중인 사람이 있습니다. OOO”이라면서 블랙요원 신상을 유출했다. A 씨의 1심 판결문엔 정보사 조직도·임무·작전계획은 물론, S급 블랙요원 신원, 재북 협력자, 대북 공작 계획 등 기존에 알려진 것보다 훨씬 더 많은 기밀들이 유출된 경위가 상세하게 담겼다.정보사 부대 근간을 흔들 수 있는 기밀들이 유출되면서 대북 정보 공백이 우려되는 상황이지만 정보사 ‘해편(解編)’을 포함한 대대적인 군 정보기관 개편은 비상계엄 여파로 올해 상반기 이후로 연기된 것으로 확인됐다.● S급 블랙요원 인적사항부터 재북 협력자까지 모두 유출18일 국민의힘 강대식 의원이 입수한 A 씨 판결문에 따르면 정보사 예하부대 작전계획과 정보사 처·실 및 예하부대 부서장, 소속 부대원 직책별 임무, 정보사 가장(假裝) 회사, 부대별 기획 공작 내용, 창설 예정 내부팀 편제 및 활동 지역 등이 A 씨를 통해 모두 유출됐다. 특히 A 씨는 대북 공작으로 추정되는 ‘해외 주재원의 심리적 동요 및 이탈 유도작전’ 관련 기밀도 촬영한 것으로 나타났다.A 씨는 이 비밀들을 직접 작성하거나 ‘무음 카메라’로 촬영한 뒤 이를 ‘바이두 클라우드’에 업로드해 B 씨에게 파일 비밀번호를 알려주는 방식으로 기밀을 유출한 것으로 나타났다.최신 공작망이 유출된 상세 정황도 담겼다. A 씨는 지난해 4월 “각 부대별 운용 공작망 현황을 최신화해달라”는 부대 간부 요청을 받고 비밀망PC에서 정보사 인가 S급·B급 공작망 등 12명 인적사항과 첩보수집 목표, 재북 협력자 현황이 기재된 문건을 유출했다. 이에 정보사는 이 요원들을 귀국시킨 것으로 알려졌다. A 씨가 유출한 기밀은 문서 12건, 음성메시지 18건 등 총 30건에 달했다.법원은 “A 씨가 탐지, 수집하고 누설한 군사기밀들은 대한민국 영토 내 대규모 도발 등 위기상황 발생 시 특정 (부대) 이동 등 방어준비태세 단계별 조치 사항과 한반도 주변국의 안보정세 및 전시 첩보 수집을 위한 임무 수행 방법 등 내용이 포함돼있거나 제3국 정보기관의 역공작으로 인해 국가 안보에 큰 위해로 이어질 수 있는 인간정보 내용이 담긴 기밀”이라고 했다. 이어 “정보의 출처와 수집 방법 및 정보에 대한 정보사의 평가를 담고 있어 누설될 경우 주변국과의 군사·외교·경제적 마찰을 불러올 수 있는 내용으로 외부에 유출될 시 국가안전보장에 상당한 위협과 위해를 초래하여 대한민국의 군사상 이익을 해할 수 있는 기밀에 해당한다”고 밝혔다.A 씨는 2017년 B 씨 등에 포섭돼 2019년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1억6200여만 원을 받고 군사기밀을 유출한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 기소됐고 중앙지역군사법원은 지난달 21일 A 씨에 징역 20년과 벌금 12억 원과 추징금 1억6205만 원을 선고했다.● 정보사·777사 명칭 변경 등 개편안 사실상 백지화하지만 해당 사건 이후 진행된 정보사 해편을 포함한 군 정보기관 개편 작업은 계엄 여파로 당초 일정보다 지연된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국방정보본부는 지난해 12월을 목표로 군 정보기관에 대한 대대적인 개편 작업에 착수했다. 지난해 말 마련된 개편안엔 국방정보본부와 합참정보본부를 분리한 뒤 국방정보본부를 사령부로 바꾸고, 예하 부대인 정보사와 777사령부 명칭과 조직 구성을 정보수집 기능별로 변경하는 방안이 포함됐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계엄 사태로 이 검토안이 사실상 백지화된 것. 유출된 기밀이 심각한 만큼 보안 조치 차원에서 정보사 예하 부대들에 대한 소규모 개편 작업만 지난해 마무리된 것으로 알려졌다.국방정보본부는 강 의원 질의에 “정보조직 개편안 마련을 위해 2025년 전반기까지 정보본부, 정보사, 777사 등 다양한 의견을 수렴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사실상 개편이 올해 상반기 이후에나 이뤄진다는 것이다.해당 사건이 논란된 이후 교체될 예정이었던 문상호 당시 정보사령관은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 취임 이후 유임됐다. 김 전 장관 공소장 등에 따르면 김 전 장관은 지난해 9월 6일 취임 당일 인사기획관에게 “문 사령관을 계속 근무할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지시했다. 정부 소식통은 “당시 후임 정보사령관으로 사실상 내정된 장성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

지난해 10월 평양은 물론 북한과 가까운 우리 지역에서 발견된 무인기를 두고 북풍 유도 의혹이 지속적으로 제기된 가운데 국방부가 이같은 의혹 해소를 위해 드론작전사령부(드작사)를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야당은 국가안보실의 직접 지시를 받아 드작사가 무인기를 평양으로 보냈다고 지목한 바 있다. 드작사는 평양 등에서 발견된 무인기와 같은 기종의 정찰 무인기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 중 소실 경위가 불명확한 것이 있는지를 확인하는 조사가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 소실 경위를 알 수 없는 무인기는 없다는 결론이 난 사실도 알려졌다. 18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김선호 국방부 장관 직무대행은 지난달 설 연휴 직전 국방부 감사관실에 드작사가 보유한 무인기 중 지난해 10월 평양과 경기 연천 등에서 발견된 무인기와 같은 기종에 대해 사실상의 전수 조사를 지시했다. 드작사의 해당 기종 보유 현황을 파악하는 한편 소실된 무인기에 대해선 구체적인 소실 경위를 살펴보는 조사를 지시했던 것으로 전해졌다. 조사 결과는 김 대행에게 설 연휴 직전 보고됐는데, 전방에서의 대북 정찰 훈련 등 각종 훈련을 진행하던 중 추락하는 등의 경위로 소실된 무인기 외에 소실 경위가 불분명한 수상한 무인기는 없다는 내용이 보고됐다고 한다. 2023년 11월 9·19남북군사합의상 비행금지구역 효력 정지 이후 무인기의 전방 지역 훈련이 재개된 것을 계기로 훈련을 하던 중 소실됐다는 등의 상세한 경위가 보고된 것. 군 소식통은 “북한 도발을 유도하려는 모종의 의도를 가지고, 특정한 훈련이 없는데도 띄웠다가 사라진 무인기는 없다는 결론이 난 것”이라고 전했다. 앞서 지난해 12월 31일 야당은 국가안보실이 드작사에 국방부와 합참 등 정식 지휘 계선을 건너뛰고 직접 북한에 무인기 투입 준비 등을 지시했고, 이 준비는 지난해 6월부터 이뤄졌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다. 또 지난해 10월 경기 연천 임진강변에서 추락한 채 발견된 무인기 역시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기 위해 날렸다가 추락한 것일 가능성이 있다는 의혹도 제기한 바 있다. 그러나 이번 조사 결과 추락이나 소실 경위가 정확히 설명되지 않는, 이른바 북풍 공작용 무인기는 드작사에 없었다는 사실이 확인되면서 안보실이 드작사에 직접 북풍 유도를 지시했다는 의혹은 근거가 없는 것으로 결론 날 가능성이 커졌다. 앞서 안보실도 지난해 12월 31일 야당이 관련 의혹을 제기하자 “안보실이 북풍 공작을 주도했다는 민주당 의원의 주장은 일고의 가치도 없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반박한 바 있다. 다만 이번 조사가 국방부 감사관실 관계자와 군 수사관이 투입되는 등 군 자체 조사로 진행된 만큼 야당에선 ‘셀프 조사’라며 이 결과를 신뢰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야당은 수사기관이 이 사안에 대해 정식으로 수사해줄 것을 요구해왔다. 군 당국은 다만 드작사 외 다른 부대가 주도해 평양에 무인기를 보냈는지는 기존대로 “확인해 줄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군 관계자는 “군이 평양에 무인기를 보낸 사실이 없더라도 보낸 사실이 없다는 점 역시 확인해 줄 수 없다”며 “무인기를 보낸 주체를 알아내는 일은 북한 당국이 스스로 해야 할 일로 우리 군이 이를 나서서 확인해 주는 건 적인 북한을 도와주는 일에 지나지 않는다. 앞으로도 전략적 모호성을 유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미국은 15일(현지 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 2기 출범 후 열린 첫 한미·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서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의지를 재확인한다”고 밝혔다. 또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음(openness)을 표명했다”고 강조했다. 조태열 외교부 장관과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이날 뮌헨안보회의(MSC)에서 만나 40분간 회담을 갖고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 목표를 견지하면서 향후 대북정책 수립·이행 과정에서 긴밀히 공조해 나가기로 했다”고 외교부는 밝혔다. 이번 회담은 트럼프 행정부 출범 뒤 26일 만에 열린 첫 고위급 대면이다. 이어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서도 3국은 “북한의 완전한 비핵화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했다”는 내용을 담은 공동성명을 발표했다. 조 바이든 전 행정부가 북한은 물론이고 한국의 비핵화 유지 방침을 담은 ‘한반도 비핵화’를 한반도 정책의 공식 목표로 유지해온 가운데 트럼프 행정부는 이달 7일 미일 정상회담에 이어 이날 한일·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서 모두 ‘북한 비핵화(complete denuclearization of the DPRK)’라는 표현을 썼다. 미 국무부는 한미 외교장관회담 보도자료에서 “루비오 장관은 트럼프 행정부는 북한과의 대화에 열려 있음을 표명했다”고 밝혔다. 이는 외교부 발표에는 포함되지 않은 내용이다.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공동성명에는 “대만이 적절한 국제기구에 의미 있는 참여를 하는 것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는 내용이 포함됐다. 한국을 포함한 3국 공동성명에 중국이 반대하는 대만의 유엔 등 국제기구 참여 지지가 포함된 것은 처음이다.정상외교 공백속 첫 한미 외교회담… 고위급 소통 약속은 못받아트럼프 2기 첫 한미일 외교회담 美, 비핵화 유지… 스몰딜 가능성도 공동성명 “대만 국제기구 참여 지지” 韓 외교부 자료선 中 견제 표현 빠져… 美정부 ‘대만독립 지지 안해’ 문구 삭제 루비오, 관세 문제엔 “관계부처 협의”15일(현지 시간)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국과 미국의 외교장관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지 27일 만에 열렸다.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으로 정상 외교가 실종된 가운데 첫 고위급 대면 회담의 물꼬를 튼 것이다. 미국은 북한 비핵화와 확장억제(핵우산), 한미일 안보협력 등 기존 한반도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외교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일단 가라앉을 단초가 마련된 셈이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 관세로 한국이 직접 영향권 아래 들어갈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등 정상 및 고위급 소통에 대한 확실한 약속을 받아내지 못했다는 점에선 한계가 뚜렷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세진 중국 압박 동참 요구 외교부는 이번 한미·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서 미국이 비핵화 목표는 물론이고 핵우산 강화 등 조 바이든 행정부 때부터 유지된 북핵 정책들을 일단 유지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북한 비핵화 표현 사용을 회담 전 조율 과정에서 적극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국이) 이 정도면 믿어야 한다는 인식이 들 정도로 확고하게 얘기했다”고 전했다. 다만 미 국무부는 한미 외교장관회담 보도자료에 북한과의 대화에 대해 열려 있음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대화 러브콜을 보내왔다. 이에 따라 비핵화 중간 단계로서의 핵 동결이나 군축 협상 등 ‘스몰딜’을 추진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중국 견제 메시지는 전임 바이든 행정부 때보다 한층 강화됐다. 특히 한미 외교장관회담에 이어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공동성명엔 “(3국 장관이) 대만이 적절한 국제기구에 의미 있게 참여하는 데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은 대만이 유엔 등 국제기구에 가입하는 것을 차단하고 있다. 한국이 참여한 회담 성명에 이 문구가 채택된 것은 처음이다. 성명엔 “남중국해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수역에서 힘 또는 강압에 의한 어떠한 일방적 현상 변경 시도에도 강력히 반대”한다는 문구도 담겼다. 중국을 견제하는 문구들은 외교부가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대부분 빠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하나의 중국’ 입장을 존중한다는 점은 바뀌지 않았다며 “국가성을 인정하지 않는 국제기구에 대해 대만 참여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트럼프 행정부는 대만 문제에 대한 중국 압박을 강화하고 있다. 16일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 국무부는 홈페이지 내 ‘대만과의 관계에 대한 팩트시트’를 업데이트하면서 “대만 독립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문구를 삭제했다. 그 대신 우리는 양안(兩岸·중국과 대만)의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있는 방식이자 평화적인 방법으로 양안의 차이가 해결되기를 기대한다”는 문구가 새롭게 포함됐다.● 트럼프 예고한 관세 문제, 정부 입장 전달만 이번 회담에서 정부는 미국과 조선, 액화천연가스(LNG) 등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밝혔다. 정부는 트럼프 2기가 노골적으로 동맹 기여 확대와 무역 불균형 해소를 강조해 온 만큼 미국의 관심이 높은 협력 분야에 대한 선제적인 의지 표명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회담에서 정부는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관세 조치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지만 실질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외교부는 회담에서 조태열 장관이 관세 적용 문제에 대해 한미 간 해결 의지를 밝히고 상호 이익이 되는 해법을 모색하자고 당부했고,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은 “관계 부처 간 협의해 나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의 발언은 관세 문제가 국무부가 아닌 상무부와 미국무역대표부(USTR) 등 통상당국 소관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 소식통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관세 조치가 실행되기 전에 회담을 가진 것도 다행”이라고 했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김윤진 기자 kyj@donga.com}

한국과 미국이 15일(현지시간) 뮌헨안보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미 외교장관 회담은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출범한 지 27일만에 열렸다. 비상계엄 및 탄핵 정국으로 정상 외교가 실종된 가운데 첫 고위급 대면 회담의 물꼬를 튼 것이다. 미국은 북한 비핵화와 확장억제(핵우산), 한미일 안보협력 등 기존 한반도 정책을 이어가겠다는 뜻을 밝혔다. 트럼프 2기 출범에 따른 외교 불확실성에 대한 우려가 일단 가라앉을 단초가 마련된 셈이다.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이 예고한 상호관세로 한국이 직접 영향권 아래 들어갈 가능성이 커진 가운데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 등 정상 및 고위급 소통에 대한 확실한 약속을 받아내지 못했다는 점에선 한계가 뚜렷했다는 지적이다.● 거세진 중국 압박 동참 요구 외교부는 이번 한미, 한미일 외교장관회담에서 미측이 대한반도 정책의 불확실성에 대한 동맹의 우려를 고려해 비핵화 명시는 물론, 핵우산 강화 등 바이든 행정부 때부터 유지된 북핵 정책들을 일단 유지할 것이라는 의지를 보여줬다고 보고 있다. 미국은 북한 비핵화 표현 사용을 회담 전 조율 과정에서 적극 강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미측이) 이 정도면 믿어야 한다는 인식이 들 정도로 확고하게 얘기했다”고 전했다.다만 미 국무부는 한미 외교장관 회담 보도자료에 북한과의 대화에 대해 열려 있음을 강조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초부터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대화 러브콜을 보내왔다. 이에 따라 비핵화 중간단계로서의 핵동결이나 군축협상 등 ‘스몰딜’을 추진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는 분석이 나온다. 미국의 중국 견제 메시지는 전임 바이든 행정부 때보다 한층 강화됐다. 특히 한미 외교장관 회담에 이어 열린 한미일 외교장관회담 공동성명엔 “(3국 장관이) 대만의 적절한 국제기구에 의미 있게 참여하는 데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는 내용이 담겼다. 중국은 대만이 유엔 등 국제기구에 가입하는 것을 차단하고 있다. 한미는 물론 한미일 회담 성명에 이 문구가 채택된 것은 처음이다. 성명엔 “남중국해를 포함한 인도태평양 수역에서 힘 또는 강압에 의한 어떠한 일방적 현상변경 시도에도 강력히 반대”한다는 문구도 담겼다.중국을 견제하는 문구들은 외교부가 발표한 보도자료에는 대부분 빠졌다. 외교부 당국자는 ‘하나의 중국’ 입장을 존중한다는 점은 바뀌지 않았다며 “국가성을 인정하지 않는 국제기구에 대해 대만 참여 가능성을 거론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 트럼프 예고한 관세 문제, 정부 입장 전달만트럼프 대통령이 관세 조치를 예고한 가운데 이번 회담에서 정부는 한국의 대미 기여도를 늘리기 위한 조선, 액화천연가스(LNG) 등 분야의 협력을 확대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미 국무부는 회담 자료 앞부분에 “마코 루비오 장관은 조선, 반도체, 에너지 분야에서 협력을 확대하려는 노력, 특히 미국 LNG 수출 증가를 환영했다”고 밝혔다. 정부는 트럼프 2기가 노골적으로 동맹 기여 확대와 무역 불균형 해소를 강조해온 만큼 미국의 관심이 높은 협력 분야에 대한 선제적인 의지 표명이 중요하다고 판단한 것으로 전해졌다.이번 회담에서 정부는 관세 조치에 대한 입장을 전달했지만 실질적인 논의는 이뤄지지 않았다. 외교부는 회담에서 조태열 장관이 관세 적용 문제에 대해 한미 간 해결 의지를 밝히고 ‘윈-윈’ 해법을 모색하자고 당부했고, 루비오 장관은 “관계부처 간 협의해 나가자”고 했다고 밝혔다. 루비오 장관의 발언은 관세 문제가 국무부가 아닌 상무부와 미국무역대표부(USTR) 등 통상당국 소관이라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외교 소식통은 “늦은 감이 없지 않지만 관세 조치가 실행되기 전에 회담 가진 것도 다행”이라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내 정부 시설인 이산가족면회소 철거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2008년 완공돼 다섯 차례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렸던 면회소는 금강산에 남아 있는 마지막 한국 정부 자산이다. 13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이 면회소 철거를 시작한 건 지난해 말부터다. 최근 면회소 본관 꼭대기층 전망대와 건물 외벽, 타일을 뜯어내는 작업과 본관 양 옆에 위치한 부속건물 2곳에 대한 벽체 철거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면회소는 2003년 남북적십자회담 합의에 따라 총 550억 원이 투입돼 지하 1층, 지상 12층의 대형 건물로 2008년 완공됐다. 고 박왕자 씨 피격 사건 등으로 완공 초반 사용되지 않다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총 5번의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렸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10월 금강산을 찾아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한 뒤 관광지구 내 남측 건물 철거 작업을 진행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이 완화된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현대아산 소유의 해금강 호텔과 금강산 문화회관 등을 철거했다. 관광지구 내 골프장, 생활관 등 기업 소유 자산에 대한 철거도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당시 김 위원장이 남측 시설을 없애고 ‘새로운 문화관광지구’를 꾸려야 한다고 지시했지만 아직 관광지구 내 북한이 새로운 시설을 건립하는 동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이산가족 염원을 짓밟는 반인도주의적인 행위이며 우리 국유 재산에 대한 중대한 침해 행위”라며 “법적 조치, 국제사회와의 협력 등 필요한 조치들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이 금강산 관광지구 내 정부 시설인 이산가족면회소 철거에 나선 것으로 확인됐다. 2008년 완공돼 다섯 차례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렸던 면회소는 금강산에 남아 있는 마지막 한국 정부 자산이다.13일 통일부에 따르면 북한이 면회소 철거를 시작한 건 지난해 말부터다. 최근 면회소 본관 꼭대기층 전망대와 건물 외벽, 타일을 뜯어내는 작업과 본관 양 옆에 위치한 부속건물 2곳에 대한 벽체 철거가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면회소는 2003년 남북적십자회담 합의에 따라 총 550억 원이 투입돼 지하 1층, 지상 12층 대형 건물로 2008년 완공됐다. 고 박왕자 씨 피격 사건 등으로 완공 초반 사용되지 않다가 2009년부터 2018년까지 총 5번의 이산가족 상봉 행사가 열렸다. 북한은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2019년 10월 금강산을 찾아 “보기만 해도 기분이 나빠지는 너절한 남측 시설을 싹 들어내도록 하라”고 지시한 뒤 관광지구 내 남측 건물 철거 작업을 진행해왔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상황이 완화된 2022년부터 본격적으로 현대아산 소유의 해금강 호텔과 금강산 문화회관 등을 철거했다. 관광지구 내 골프장, 생활관 등 기업 소유 자산에 대한 철거도 진행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2019년 당시 김 위원장이 남측 시설을 없애고 ‘새로운 문화관광지구’를 꾸려야 한다고 지시했지만 아직 관광지구 내 북한이 새로운 시설을 건립하는 동향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구병삼 통일부 대변인은 이날 성명에서 “이산가족 염원을 짓밟는 반인도주의적인 행위이며 우리 국유 재산에 대한 중대한 침해 행위”라며 “법적 조치, 국제사회와의 협력 등 필요한 조치들을 검토해 나갈 것”이라고 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3년 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여러 대남 차단 조치를 감행한 가운데 최근 남북 ‘항공 핫라인’까지 단절하려는 동향이 파악된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 개통된 남북 항공 관제망은 그간 남북 관계가 경색됐을 때도 단절되지 않고 남아 있었는데 북한이 이를 끊으려 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2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측에 남북 항공 관제망을 올해부터 끊겠다고 통보했다고 한다. 시카고협약(국제민간항공협약)에 따라 설립된 ICAO는 유엔전문기구로 한국과 북한 모두 회원국이다. 관련 동향을 파악한 정부는 올해 초부터 북한이 항공 관제망 단절에 나설 것으로 보고 규탄 성명 등 후속 대응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북한과 ICAO 측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고 이에 일단 항공 관제망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ICAO 측도 항공 관제망을 유지해야 한다는 우리 정부와 같은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남북 항공관제망 직통전화는 안전한 항공 운항 지원과 남북 간 합의 준수를 위해 유지되어야 한다”며 “정부는 항공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유관 기관 간 긴밀히 협의,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은 1997년 항공기 관제에 대한 협약을 맺고 항공 관제 통신선을 개통했다. 다만 남북 간 항공기 왕래가 없다 보니 사실상 해당 채널은 연결만 돼 있는 상태다. 남북 대화 국면에서 항공기 왕래가 이어지던 2018년 등에는 이 채널이 가동된 바 있다. 현재 남북 간 주요 소통 채널은 사실상 단절돼 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신선과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의 경우 2023년 4월부터 북한이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 이와 달리 북한은 유엔군사령부와의 직통 전화인 일명 ‘핑크폰’을 통해 유엔사와는 최근에도 정기 소통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2023년 말 남북 관계를 ‘적대적인 두 국가 관계’로 규정하고 여러 대남 차단 조치를 감행한 가운데 최근 남북 ‘항공 핫라인’까지 단절하려는 동향이 파악된 것으로 알려졌다. 1997년 개통된 남북 항공 관제망은 그간 남북 관계가 경색됐을 때도 단절되지 않고 남아 있었는데 북한이 이를 끊으려 한 건 이례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12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해 말 국제민간항공기구(ICAO) 측에 남북 항공 관제망을 올해부터 끊겠다고 통보했다고 한다. 시카고협약(국제민간항공협약)에 따라 설립된 ICAO는 유엔전문기구로 한국과 북한 모두 회원국이다. 관련 동향을 파악한 정부는 올해 초부터 북한이 항공 관제망 단절에 나설 것으로 보고 규탄 성명 등 후속 대응을 검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다만 북한과 ICAO 측 협의가 순조롭게 진행되지 않았고 이에 일단 항공 관제망은 유지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ICAO 측도 항공 관제망을 유지해야한다는 우리 정부와 동일한 입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통일부는 “남북 항공관제망 직통전화는 안전한 항공 운항 지원과 남북간 합의 준수를 위해 유지되어야 한다”며 “정부는 항공 안전에 문제가 없도록 유관기관 간 긴밀히 협의,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남북은 1997년 항공기 관제에 대한 협약을 맺고 항공 관제 통신선을 개통했다. 다만 남북 간 항공기 왕래가 없다 보니 사실상 해당 채널은 연결만 돼 있는 상태다. 남북 대화 국면에서 항공기 왕래가 이어지던 2018년 등에는 이 채널이 가동된 바 있다.현재 남북 간 주요 소통 채널은 사실상 단절돼 있다. 남북공동연락사무소 통신선과 동·서해지구 군 통신선의 경우 2023년 4월부터 북한이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 이와 달리 북한은 유엔군사령부와의 직통 전화인 일명 ‘핑크폰’을 통해 유엔사와는 최근에도 정기 소통을 진행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북한으로 추정되는 해킹 세력이 범정부 전자문서관리시스템인 ‘온-나라’의 개발업체를 해킹해 정보 당국이 조사 중인 것으로 확인됐다. 온-나라는 전 정부부처에서 문서 작성 및 검토, 결재 등 공문서를 처리할 때 사용하는 통합 프로그램으로 개발·구축·운영을 맡은 업체 서버에서 관련 자료가 대거 탈취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번 해킹 공격으로 온-나라 프로그램 구조는 물론이고 해킹 취약점이 고스란히 북한에 노출된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동아일보 취재를 종합하면 당국은 지난해 말 온-나라 개발업체인 A 업체에 대한 해킹 피해를 인지해 피해 규모 등의 조사에 나섰다. 당국은 해킹을 북한의 소행으로 보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국가정보원은 “현재 조사 중인 사안으로 (세부 내용은) 확인이 어렵다”고 밝혔다. A 업체는 온-나라 개발 및 구축, 운영 등을 담당하는 전문 업체다. 2005년 구축된 온-나라는 2010년대 후반 기관별로 운영되던 전산 환경을 업무 효율화를 위해 ‘클라우드’로 통합해 부처 간 공동작업 등이 가능하도록 개선됐다. 정부 내부망에 전 부처들끼리 문서를 공유하고 결재를 할 수 있는 통합 시스템이 구축돼 있는 것. 문서 결재뿐만 아니라 메일, 영상회의를 비롯해 국무회의 자료나 부처 일정 등도 등록된다. 북한은 여러 단계를 거쳐 목표에 접근해 가는 침투 전략으로 온-나라 프로그램의 구조나 구축 당시 사용된 프로그램, 부처 내부 문서 등을 A 업체 해킹을 통해 파악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해킹을 통해 취약점을 파악한 뒤 향후 정부망에 대한 직접적인 해킹을 시도해 정부 행정망을 마비시키고 민감 문서 등의 탈취를 시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사이버 보안에 치명적일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당국은 2023년 말부터 이어진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적대적 두 국가론’ 기조에서 향후 우리 정부를 흔들기 위한 해킹 공격을 강화할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북한은 이번 해킹과 유사하게 정부나 대기업을 대상으로 한 직접 침투 대신 보안이 상대적으로 취약한 민간 중소업체를 ‘핀포인트’해 우회 해킹하는 방식으로 정보 탈취에 주력하는 동향을 보이고 있다. 지난해 대형 방산기업의 협력업체가 해킹당해 우리 군 핵심 대북 공중정찰 자산인 백두·금강 정찰기 관련 자료들이 상당수 유출됐고, 장갑차·미사일·레이더 등 주요 무기체계 핵심 부품을 생산하는 협력업체의 기술 상당수도 탈취됐다. 특히 김 위원장의 관심사에 따라 여러 해킹 조직이 빠르게 대상을 바꿔 가며 동시에 공격을 감행하고 있다고 한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7일 겨울아시안게임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우원식 국회의장과 만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는 것이 관례”라며 “관련 부처와 참석을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이 올해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참석에 대해 고려 중이라고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의 방한이 성사되면 2014년 7월 이후 11년 만이다.국회의장실에 따르면 우 의장은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의 한 호텔에서 시 주석과 42분간 단독 회담을 진행하며 올해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줄 것을 요청하자 시 주석이 이같이 밝혔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페루 리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방한 요청에 대해 즉답 없이 각각 ‘감사하다’고만 했다.우 의장은 이날 회담에서 “한중 FTA 투자 후속 협정에서도 성과를 도출하길 기대한다”며 “한중 교역을 활성화하고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첨단분야에서 협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시 주석도 “한중 관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길 희망한다”며 “중국의 개방과 포용 정책은 굳건하고 디커플링에 반대한다”고 화답했다.시진핑 방한땐 11년만… 트럼프와 회담 가능성우원식과 42분 만나 “한중관계 디커플링에 반대”시 주석의 이 같은 언급은 미국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대중국 압박 기조를 강화하며 한국의 동참 요구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중 디커플링이 가속화되는 것에 제동을 걸려 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 내 서열 3위이자 국회의장 격인 자오러지(趙樂際)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도 5일 우 의장을 만나 한중 양국이 함께 디커플링을 막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이번 우 의장의 방중은 자오 위원장 초청으로 4박 5일간 이뤄졌다. 시 주석은 이날 회동에서 “문화 교류는 양국 교류에 매력적 부분으로,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지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했다. 우 의장이 “한국에서는 중국의 영화, 드라마, 게임 등 문화 콘텐츠를 자유롭게 누리고 있는데, 중국에서는 한국 관련 문화 콘텐츠를 찾기 어렵다”면서 “문화 개방을 통해서 청년들이 서로 소통하고 우호 감정을 갖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고 하자 이같이 답변한 것이다. ‘한한령(限韓令)’에 대한 직접 언급은 없었지만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만한 발언으로 풀이된다.우 의장은 또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정 혼란과 관련해 “현재 정국은 불안정하지 않고 한국인의 저력으로 반드시 어려움을 극복할 것”이라고 설명했고 시 주석도 “한국 국민들이 내정 문제를 잘 해결할 지혜와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시 주석은 중국 내 한국 독립운동 유적지 보존과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송환 사업에 대해서도 “몇 년 전 안 의사 유해 발굴 협조를 지시했다”며 “한국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시 주석이 사실상 올해 방한에 무게를 실으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경우 한국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7일 겨울아시안게임 참석차 중국을 방문한 우원식 국회의장과 만나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 중국 국가주석이 참석하는 것이 관례”라며 “관련 부처와 참석을 진지하게 고려 중”이라고 밝혔다. 시 주석이 올해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 참석에 대해 고려 중이라고 직접 언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시 주석의 방한이 성사되면 2014년 7월 이후 11년 만이다.국회의장실에 따르면 우 의장은 중국 헤이룽장성 하얼빈의 한 호텔에서 시 주석과 42분간 단독 회동을 갖고 올해 10월 경주에서 열리는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해 줄 것을 요청하자 시 주석이 이같이 밝혔다. 앞서 시 주석은 지난해 11월 페루 리마 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한중 정상회담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방한 요청에 대해 즉답 없이 각각 ‘감사하다’고만 했다.우 의장은 이날 회동에서 “한중 FTA 투자 후속 협정에서도 성과를 도출하길 기대한다”며 “한중 교역을 활성화하고 공급망을 안정적으로 관리하며 첨단분야에서 협력하길 바란다”고 밝혔다. 시 주석도 “한중 관계가 안정적으로 유지되길 희망한다”며 “중국의 개방과 포용 정책은 굳건하고 디커플링에 반대한다”고 화답했다.시 주석의 이 같은 언급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대중국 압박 기조를 강화하며 한국의 동참 요구를 본격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한중 디커플링이 가속화되는 것에 제동을 걸려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앞서 중국 내 서열 3위이자 국회의장 격인 자오러지(趙樂際) 중국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도 5일 우 의장을 만나 한중 양국이 함께 디커플링을 막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보도했다.이번 우 의장의 방중은 자오 위원장 초청으로 4박 5일간 이뤄졌다. 시 주석은 이날 회동에서 “문화 교류는 양국 교류에 매력적 부분으로, 과정에서 문제가 불거지는 일은 피해야 한다”고 했다. 우 의장이 “한국에서는 중국의 영화, 드라마, 게임 등 문화 콘텐츠를 자유롭게 누리고 있는데, 중국에서는 한국 관련 문화 콘텐츠를 찾기 어렵다”면서 “문화 개방을 통해서 청년들이 서로 소통하고 우호 감정을 갖는 것이 매우 필요하다”고 하자 이같이 답변한 것이다. ‘한한령(限韓令)’에 대한 직접 언급은 없었지만 한한령 해제에 대한 기대감을 높일 만한 발언으로 풀이된다.우 의장은 또 비상계엄 사태 이후 국정 혼란과 관련해 “현재 정국은 불안정하지 않고 한국인의 저력으로 반드시 어려움을 극복할 것”이라고 설명했고 시 주석도 “한국 국민들이 내정 문제를 잘 해결할 지혜와 능력이 있다고 믿는다”고 말했다.이와 함께 시 주석은 중국 내 한국 독립운동 유적지 보존과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송환 사업에 대해서도 “몇 년 전 안 의사 유해 발굴 협조를 지시했다”며 “한국과 지속적으로 소통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한다.시 주석이 사실상 올해 방한에 무게를 실으면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경주 APEC 정상회의에 참석할 경우 한국에서 미중 정상회담이 성사될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권오혁 기자 hyuk@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베이징=김철중 특파원 tnf@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3주 차를 맞아 정상외교에 본격적으로 시동을 걸었지만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첫 통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이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까지 7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길에 오른 가운데 한국만 더딘 대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이다. 리더십 부재로 인한 한미 외교 공백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와 회담 분주한 해외 정상… 崔-트럼프 통화는 불투명 이시바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6일 오후 도쿄를 떠났다. 일본 정부는 7일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의 정상회담 후 발표할 공동성명에 ‘미일 관계의 황금시대(Gold Age)를 구축한다’는 문구를 넣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언급한 ‘미국의 황금시대’를 미일 관계의 수식어로 활용해 미일동맹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이어 11일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를 만나는 등 정상외교를 이어갈 예정이다. 정부는 최 권한대행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를 우선순위에 두고 소통 채널을 최대한 가동하고 있지만 미 측으로부터 확답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 전쟁 등 ‘트럼프 스톰’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과의 교류를 위한 해외 정상들의 움직임은 분주하지만 한국만 뒤처진 형국이다.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윤석열 대통령과 미 대선 이후 당선 통화를 한 상황에서 권한대행의 대행과의 소통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진 않다”면서 “외교 채널만으로 정상 간 전화 통화 추진이 어려운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2017년 트럼프 1기 정부 출범 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트럼프 대통령과 취임 10일 만에 첫 통화를 나눴지만 ‘대행의 대행’ 체제의 정치적 변동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미 측이 조심스러워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는 대(對)미 투자를 고리로 트럼프 측과 소통하고 있는 민간 채널을 통한 고위급 접촉 성사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트럼프 측과 접점이 있는 기업들에 정상 간 통화를 추진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산업부에서 매주 대기업 간담회 때마다 대미 투자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도 하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기존 대미 투자 및 신행정부의 무역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기업들도 난감해하는 기류”라고 전했다.● 외교장관 방미도 안갯속 이 가운데 신원식 국가안보실장과 마이클 왈츠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5일 밤 첫 통화를 갖고 한미 관계, 북한 문제, 한미일 협력을 포함한 지역 및 글로벌 차원의 공조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신 실장은 이달 하순∼말에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왈츠 보좌관을 만나 NSC 간 소통을 되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통화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16일 만에 이뤄진 안보실 고위급 간의 첫 접촉이다. 8년 전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선 마이클 플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요청으로 정부 출범 다음 날인 21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첫 통화를 가졌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동일한 여건 속에 이번 안보실장 간 통화가 보름이나 늦어진 셈이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 조율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외교부는 다음 주초 조태열 장관 방미를 염두에 두고 회담 준비를 마쳤지만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일정 문제로 여의치 않자 14∼16일(현지 시간)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서의 만남을 조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취임 3주차를 맞아 정상외교에 본격 시동을 걸었지만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의 첫 통화는 아직 이뤄지지 않고 있다.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 이어 이시바 시게루(石破茂) 일본 총리까지 7일 트럼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을 위해 출국길에 오른 가운데 한국만 더딘 대미 행보를 보이고 있는 것. 리더십 부재로 인한 한미 외교 공백이 현실화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트럼프와 회담 분주한 해외정상… 崔-트럼프 통화는 불투명이시바 일본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위해 6일 오후 도쿄를 떠났다. 일본 정부는 7일 트럼프 대통령과 이시바 총리의 정상회담 후 발표할 공동성명에 ‘미일 관계의 황금시대(Gold Age)를 구축한다’는 문구도 넣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언급한 ‘미국의 황금시대’를 미일 관계의 수식어로 활용해 미일동맹 업그레이드를 추진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와 첫 정상회담을 가진 트럼프 대통령은 일본에 이어 11일 요르단 국왕 압둘라 2세를 만나는 등 정상외교를 이어갈 예정이다. 하지만 최 권한대행과 트럼프 대통령의 통화를 우선순위에 두고 소통 채널을 최대한 가동하고 있지만 미측으로부터 확답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관세 전쟁 등 ‘트럼프 스톰’ 속에서 트럼프 대통령과 교류를 위한 해외 정상들의 움직임은 분주하지만 한국만 뒤처진 형국이다. 외교 소식통은 “트럼프 대통령이 이미 윤석열 대통령과 미 대선 이후 당선 통화를 한 상황에서 권한대행의 대행과의 소통에 우선 순위를 두고 있진 않다”면서 “외교 채널만으로 정상 간 전화통화 추진이 어려운 건 사실”이라고 전했다. 2017년 트럼프 1기 정부 출범시 황교안 대통령 권한대행은 트럼프 대통령과 취임 10일 만에 첫 통화를 나눴지만 ‘대행의 대행’ 체제의 정치적 변동성이 크다는 판단에 따라 미 측이 조심스러워하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이에 따라 정부는 대(對)미 투자를 고리로 트럼프 측과 소통하고 있는 민간 채널을 통한 고위급 접촉 성사에 사활을 건 분위기다. 산업통상자원부를 중심으로 트럼프 측과 접점이 있는 기업들에 정상 간 통화를 추진해달라고 요청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 소식통은 “산업부에서 매주 대기업 간담회 때마다 대미 투자 방안을 마련해 달라고 요청도 하는 것으로 안다”면서도 “기존 대미 투자 및 신행정부의 무역정책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 기업들도 난감해하는 기류”라고 전했다.● 외교장관 방미도 안갯 속이 가운데 신원식 국가안보실장과 마이클 왈츠 미 국가안보보좌관이 5일 밤 첫 통화를 갖고 한미 관계, 북한 문제, 한미일 협력을 포함한 지역 및 글로벌 차원의 공조 등에 관해 의견을 교환했다. 6일 대통령실에 따르면 신 실장은 이달 하순~말경 미국 워싱턴을 방문해 왈츠 보좌관을 만나 NSC간 소통을 되살릴 것으로 보인다. 이날 통화는 트럼프 2기 행정부 출범 후 16일 만에 이뤄진 안보실 고위급 간의 첫 접촉이다. 8년 전 트럼프 1기 행정부에선 마이클 플린 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의 요청으로 정부 출범 다음날인 21일 김관진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첫 통화를 가졌다. 대통령 탄핵이라는 동일한 여건 속에 이번 안보실장 간 통화가 보름이나 늦어진 셈이다. 한미 외교장관 회담 조율도 난항을 거듭하고 있다. 외교부는 다음주 초 조 장관 방미를 염두에 두고 회담 준비를 마쳤지만 마코 루비오 미 국무장관 일정 문제로 여의치 않자 14~16일(현지시간) 열리는 뮌헨안보회의에서의 만남을 조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다만 무역 전쟁 및 북핵 등 현안에 대한 전략을 세우지 않은 상황에서 통화나 만남 자체에만 매달리면 “미측 청구서만 잔뜩 받아올 수 있다”는 지적도 제기된다.신나리 기자 journari@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도쿄=이상훈 특파원 sanghun@donga.com}

정부가 북한이 지난달 29일 공개한 고농축우라늄(HEU) 제조시설을 평안북도 영변 핵시설로 판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북한 매체는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핵물질 생산기지’와 ‘핵무기 연구소’를 현지 지도했다며 여러 장의 사진을 공개했지만 시설 위치와 방문 시점은 공개하지 않았다. 미국 대선 직전(지난해 9월)과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 출범 직후(지난달 29일) HEU 시설 두 곳을 이례적으로 노출하면서 대미 핵 압박 수위를 높여가는 것으로 풀이된다. 정부 고위 소식통은 3일 “정밀 분석 중이나 초기 판단은 해당 시설이 (평양 인근) 강선이 아니라 영변이라는 것”이라고 전했다. 시설 내부에 우라늄을 농축시키는 원심분리기 등 장비가 빼곡하게 들어차 있는 모습은 지난해 9월 공개한 핵시설과 유사했지만 전반적으로 시설이 노후된 점 등도 고려된 것으로 알려졌다. 다른 정부 소식통도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제3의 핵시설’은 일단 아니라고 보고 있다”고 했다. 정부는 북한이 지난해 9월 최초 공개한 HEU 시설을 강선 핵시설로 판단한 바 있다. 북한이 지하에도 설치가 가능하고 규모가 작아 포착이 어려운 HEU 생산 설비를 넉 달 새 두 곳이나 공개한 건 향후 북-미 협상판에서 핵 동결 및 군축을 요구하기 위한 ‘몸값 올리기’ 차원으로 보인다. 다른 핵물질인 플루토늄 추출 공정의 경우 대규모 원자로 및 재처리 시설에서 이뤄지다 보니 상대적으로 관련 활동이 한미 정찰자산에 노출돼 있다. 정부는 북한이 영변과 강선에서만 1만∼1만2000개의 원심분리기를 가동 중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는 매년 200∼240kg의 HEU를 생산할 수 있는 수준으로 산술적으로 HEU 시설에서 매년 최대 10기의 핵탄두를 확보할 수 있다는 것. 북한은 최근 영변과 강선의 우라늄 농축 활동도 가속화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영변 핵시설에선 플루토늄 생산 활동도 지속되고 있다. 영변 핵시설 내 5MW(메가와트)급 원자로와 실험용 경수로(ELWR)가 계속 가동되고 있기 때문. 만약 이 시설들이 ‘풀가동’된다면 연간 26kg(핵탄두 최대 7기)의 플루토늄 생산이 가능한 것으로 추정된다. 정부는 북한이 플루토늄을 언제든지 추출할 수 있도록 2021년 재가동한 영변 원자로를 폐연료봉 인출 및 재처리가 가능한 상태로 두고 있는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원자로를 가동해 생산한 폐연료봉을 핵시설 내 방사화학실험실에서 재처리하면 플루토늄을 추출할 수 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인도태평양민주주의포럼(IPDF)은 4일 오후 4시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한다. 공동대표인 신각수 전 주일대사의 사회로 이숙종 성균관대 특임교수와 강원택 서울대 교수가 민주주의의 미래를 주제로 발표한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이 최근 북한과 이란을 ‘불량 국가(Rogue states)’로 지칭한 데 대해 북한이 “저질적이고 비상식적인 망언”이라고 강하게 비난했다. 북한이 도널드 트럼프 2기 행정부의 주요 인사를 콕 집어 비난 메시지를 낸 건 처음이다. 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에 북-미 대화의 조건으로 이른바 ‘대(對)조선 적대정책’ 철회를 요구하며 신경전에 나선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北, 美에 “사실상 세계에서 가장 불량한 국가”북한 외무성 대변인은 3일 대외용 관영매체인 조선중앙통신에 ‘세계에서 가장 불량한 국가는 다른 나라들을 걸고들 자격이 없다’는 제목의 담화문을 공개했다. 담화문에서 북한은 루비오 장관이 지난달 30일(현지시간) 인터뷰에서 “현재 우리는 중국 그리고 어느 정도 러시아를 마주하고 있고, 이란과 북한 같은 불량 국가를 상대해야 하는 상황에 처해 있다”고 말한 점을 문제 삼았다. ‘불량 국가’는 1994년 빌 클린턴 행정부의 앤서니 레이크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인권 유린과 대량살상무기 추구 등으로 국제사회의 위협이 되는 국가들을 일컬어 처음 사용한 표현이다. 조지 W 부시 행정부에선 존 볼턴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북한을 불량 국가로 규정하며 ‘레짐체인지’(정권교체) 정책을 추진할 것을 주장하기도 했다.외무성 대변인은 “루비오의 저질적이며 비상식적인 망언은 새로 취임한 미 행정부의 그릇된 대조선(대북) 시각을 가감 없이 보여줄 뿐”이라며 “결코 그가 바라는 것처럼 미국의 국익을 도모하는 데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이어 “미국 대외정책을 총괄하는 인물의 적대적 언행은 달라진 것이 전혀 없는 미국의 대조선 적대시 정책을 확인해준 계기가 됐다”며 “상응하게 강력히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 외무성 산하 군축 및 평화연구소는 이날 주민들이 볼 수 있는 관영매체인 노동신문에 트럼프 행정부의 새 미사일방어(MD) 체계 구축을 비판하면서 “한계를 모르는 군사력 강화로 대답할 것”이라고 밝혔다.● 北 루비오 비난하며 트럼프 언급은 쏙 빼북한이 트럼프 행정부의 외교 수장인 루비오 장관의 발언을 문제 삼아 원색적인 비난에 나선 건 향후 북-미 협상을 염두에 둔 ‘샅바싸움’ 성격이 짙다는 분석이 전문가들 사이에선 나온다. 전성훈 전 통일연구원장은 “북한이 미국을 상대로 ‘대화 테이블에 앉고 싶다면 건설적 파트너로 인정한다고 전제하라’는 메시지를 보낸 것”이라고 했다. 홍민 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 2기 행정부가 1기 때 대비 외교안보 라인을 신속하게 구성한 만큼 앞으로 짧게는 한두달 안에 대북정책 윤곽도 빠르게 잡아나갈 가능성이 있다”며 “트럼프 대북정책에 대한 탐색 기간 동안 북한은 자신들의 대화 전제 조건을 관철시키기 위한 경고성 메시지를 계속 낼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다만 북한은 이날 비판 성명에서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외교가에선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을 ‘핵능력 보유국(nuclear power)’으로 지칭하고 대화 재개를 언급하며 ‘러브콜’을 보내고 있는 만큼 북한이 수위 조절에 나선 것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앞서 북한은 트럼프 1기 행정부 시절에도 마이크 폼페이오 전 국무장관에 대해 “저질적 인간”이라는 원색적 비난을 해가면서도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비판은 삼가는 방식으로 ‘톱다운식 담판’에 대한 기대감을 드러냈다.군 안팎에서는 북한이 고강도 도발 수순을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미 본토를 때릴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도발이나 전술핵탄두를 활용한 7차 핵실험 등을 강행할 수 있다는 것. 군 관계자는 “북한이 상부의 명령만 떨어지면 언제든 ICBM을 쏠 수 있는 상태”라며 “한미 당국은 풍계리 핵실험장의 7차 핵실험 준비 관련 동향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전했다.고도예 기자 yea@donga.com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일본이 2015년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군함도 탄광 등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을 세계문화유산에 등재할 당시 조선인 강제동원 사실을 인정하고 희생자를 기리겠다는 약속을 여전히 이행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유네스코 세계유산위원회에 일본 정부가 제출한 후속조치 보고서에 이 같은 내용이 이번에도 반영되지 않은 것. 우리 정부가 일본 측에 역사 왜곡을 시정하고 전체 역사를 반영하라며 요구한 사항들을 10년 가까이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행을 겪은 지난해 사도광산 추도식에 이어 일본의 과거사 문제에 대한 진정성 결여가 재확인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잇단 과거사 논란으로 올해 국교정상화 60주년을 맞은 한일 관계에도 악재가 될 수 있다는 관측도 제기된다.31일(현지시간) 세계유산위원회는 일본 정부가 지난해 12월 1일 제출한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 관련 후속조치 보고서를 공개했다. 메이지 산업혁명 유산은 일본 전역의 23개 근대산업시설로 군함도를 포함한 7곳은 조선인 강제동원 현장이다. 이 보고서는 지난해 9월 세계유산위원회가 유산 등재 후속조치에 대해 관련국과 대화하고 약속 이행이 중요하다는 내용의 결정문을 채택하면서 일본에 추가 조치에 대한 진전사항을 제출할 것을 요청한 데 따른 것이다. 2015년 등재 당시 우리 정부 반발 등으로 논란이 일자 일본은 희생자들을 기리는 정보센터를 설치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산업유산정보센터를 유산 현장이 아닌 도쿄에 만들었고, 전시물에 조선인 차별이나 인권 침해가 있었다는 사실을 부각하지 않았다. 오히려 군함도의 조선인 강제노역을 부정하거나 조선인에 대한 차별이 없었다는 일방적 증언 등이 담긴 전시물이 설치되기도 했다. 이를 철거해달라는 우리 정부 요구에도 일본은 받아들이지 않았다.일본은 또 우리 정부가 ‘다수의 조선인 등이 본인의 의사에 반해 동원돼 가혹한 조건 아래에서 강제로 노역했다’는 전체 역사를 설명할 것을 요청했음에도 이를 전혀 반영하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미 일본은 2017·2019·2022년 이행경과 보고서에서도 ‘강제’ 표현을 사용하지 않는 등 약속을 이행하지 않는 태도로 일관해왔다. 세계유산위원회는 2021년 일본에 이례적으로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고 밝히기도 했다.외교부는 1일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내고 “세계유산위원회의 거듭된 결정과 일본 스스로 약속한 후속조치들이 충실히 이행되지 않고 있는 데 대해 다시 한번 유감을 표한다”면서 “정부는 일본이 국제사회에 스스로 약속한 바에 따라 관련 후속조치를 조속히 성실하게 이행할 것을 재차 촉구한다”고 밝혔다. 일단 정부는 향후 세계유산위원회에서 일본이 약속을 성실히 이행하지 않는 부분을 지속 문제제기하겠다는 방침이다.하지만 이 같은 약속 불이행에 대해 제재를 가하거나 이행을 강제하는 건 사실상 불가능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세계유산위원회 규정상 등재 취소는 유산 자체가 훼손되거나 제대로 보전되지 않는 경우에만 가능하고 권고 불이행에 따라 등재가 번복된 전례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은 또 다른 조선인 강제노역 현장인 아시오 광산과 구로베 댐에 대해서도 세계문화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것으로 전해졌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31일 내란 특검법 재의요구권(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권한대행직 수행 이후 거부권을 행사한 법안은 모두 7개로 늘어났다. 앞서 한덕수 국무총리가 권한대행으로서 6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던 기록을 넘어선 것이다. 지난해 12월 27일부터 권한대행직을 수행한 그는 12월 31일 첫 번째 내란 특검법에 거부권을 행사한 후 한 달 동안 김건희 여사 특검법 등 6개 법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이날 7번째 거부권을 발동하며 노태우 전 대통령(7회)과 함께 1987년 민주화 이후 거부권 행사 수로 윤석열 대통령(25회)의 뒤를 잇게 됐다. 이에 앞서 한 전 권한대행은 6회, 노무현 정부 당시 고건 전 권한대행은 2회 거부권을 행사한 바 있다. 최 권한대행은 앞서 내란 특검법 소관 부처인 법무부와 법제처 등으로부터 법률안에 대한 검토 의견을 받아본 이후에도 이날 국무회의 직전까지 거부권 행사 여부를 저울질했다. 1차 내란 특검법을 거부하면서 여야 합의를 당부한 뒤 여야 대표를 만나 합의된 특검법 도출을 강조했던 그는 17일 여야 합의가 결렬되고 야당이 주도해 특검법을 처리하자 낙담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삼권분립의 예외적인 제도인 특검 도입은 여야 합의가 필수적이라는 정부 내 검토 의견에도 (거부권 행사를) 결정했다는 얘기가 없었다”고 전했다. 이날 최 권한대행은 “오직 국가와 국민을 위한 정부의 간곡한 요청을 이해해주고 국회에서 대승적 논의를 해주길 바란다”고 했지만 정치권 일각에선 권한대행의 잇단 거부권 행사가 선거로 선출된 입법부의 역할을 과도하게 제한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이번 내란 특검법은 최 권한대행이 거부권을 행사해 국회 재의결에서 부결, 폐기된 법안을 더불어민주당이 상당 부분 수정해 다시 발의한 것. 그간 논란이 됐던 특검 후보를 기존 여야가 아닌 대법원장이 추천하도록 변경했고 수사 대상도 기존 11개에서 외환 혐의와 내란 선전선동 혐의 등을 삭제해 6개로 줄였다. 최 권한대행도 이날 “이전에 정부로 이송돼 왔던 특검 법안에 비해 일부 위헌적인 요소가 보완됐다”면서도 “여야 합의 없이 야당 단독으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것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고 말했다.신규진 기자 newji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