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우선

임우선 기자

동아일보 해외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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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임우선 기자입니다.

imsu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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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25~2025-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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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상을 놀라게 할 것” 81세에 미인대회 도전 최순화씨

    81세의 나이에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도전하는 최순화 씨(사진)가 미국 CNN방송의 조명을 받았다. CNN은 지난달 28일(현지 시간) “9월 초 미스 유니버스 코리아의 본선 참가자로 뽑힌 최 씨는 역대 최고령 참가자”라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단 걸 증명했다”고 보도했다. CNN에 따르면 최 씨는 1952년 첫 미스 유니버스 대회가 열리기 9년 전인 1943년 일제강점기에 태어났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간병인으로 일하다 ‘모델을 해보라’는 환자의 제안을 받고 인생이 바뀌었다. 모델 아카데미에서 수업을 듣고 병원 복도에서 런웨이 워킹을 연습하며 72세에 첫 모델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서울패션위크에 참가하고 패션잡지와 광고 등에서 활약해왔다. CNN은 “미스 유니버스는 지난해까지 18∼28세 나이 제한이 있었지만, 올해 나이 제한은 물론이고 키와 몸무게 제한도 없앴다”고 전했다. CNN에 따르면 최 씨는 30일 본선에서 한국 대표로 뽑히면 11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미스 유니버스에 참가한다. 현재 세계 대회 참가가 확정된 최고령자는 몰타의 베아트리스 은조야 씨(40)다. 최 씨는 CNN에 “여든 넘은 여성이 어떻게 그런 몸을 유지하는지 세상을 놀라게 하고 싶다”며 “결과에 상관없이 즐기겠다”고 말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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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캘리포니아 주지사, ‘AI 규제법안’에 거부권…빅테크 ‘안도’

    개빈 뉴섬 미국 캘리포니아 주지사(사진)가 지난달 29일 인공지능(AI)의 개발 및 운영에 강력한 안전 규정을 요구하는 ‘SB 1047’ 법안에 거부권을 행사했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보도했다. 실리콘밸리의 대형 정보기술(IT) 기업들은 안도하는 분위기나 ‘딥러닝의 아버지’로 불리는 제프리 힌튼 캐나다 토론토대 교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등 ‘AI 안전론자’들은 “AI의 잠재적 피해가 너무 커서 규제를 연기할 수 없다”며 반발하고 있다.뉴섬 주지사는 이날 “이 법안은 선의로 만들어졌지만 AI의 위험과 피해를 측정하는 (구체적인) 방법이 결여돼 있다”며 “사람들을 기술 위험으로부터 보호하는 최선의 접근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거부권 행사 이유를 밝혔다.‘SB 1047’는 뉴섬 주지사와 같은 민주당 소속 일부 주 상원의원들이 올해 초 발의했다. 미국 50개 주 중 최초로 AI 출시 시 대규모 사전 안전 점검을 실시하고, AI로 인해 사망 및 심각한 재산 피해 등이 발생할 때 주 법무장관이 해당 회사를 고소할 수 있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또 AI를 이용해 생화학 무기나 핵무기가 개발되거나 대량 사상자가 발생할 경우 자동적으로 AI 기능을 중단시키는 이른바 ‘킬 스위치’ 등을 의무화했다.이에 오픈AI, 구글, 메타, 마이크로소프트(MS) 등 빅테크 기업들은 “다목적 기술의 모든 잠재적 해악을 테스트하는 건 불가능하다. AI 개발의 법적 위험이 너무 커져 혁신이 저해될 것”이라고 반발했다. 법안이 시행되면 AI 연구개발이 위축돼 지역 경제에도 상당한 타격이 예상되고, AI 산업의 선도국이라는 미국의 지위에도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주장했다. 캘리포니아주가 지역구였던 낸시 펠로시 전 연방 하원의장 등도 빅테크 기업들의 주장에 동의했다. 잇따른 논란 속에도 이 법안은 올 8월 주 상, 하원을 모두 통과했고, 뉴섬 주지사의 최종 서명만 남겨둔 상태였지만 이날 거부권이 행사됐다. NYT는 이 법안을 추진했던 기술 전문가와 학자들로부터 강한 비판이 제기될 가능성이 커 당분간 상당한 후폭풍이 예상된다고 전망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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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팔순에 미스 유니버스 도전하는 최순화 씨 “세상을 놀라게 할 것”

    81세의 나이에 미스 유니버스 대회에 도전하는 최순화 씨(사진)가 미국 CNN방송의 조명을 받았다. CNN은 28일(현지 시간) “이달 초 미스 유니버스 코리아의 본선 참가자로 뽑힌 최 씨는 역대 최고령 참가자”라며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단 걸 증명했다”고 보도했다.CNN에 따르면 최씨는 1952년 첫 미스 유니버스 대회가 열리기 9년 전인 1943년 일제강점기에 태어났다. 경제적 어려움을 겪으며 간병인으로 일하다가 ‘모델을 해보라’라는 환자의 제안을 받고 인생이 바뀌었다. 모델 아카데미에서 수업을 듣고 병원 복도에서 런웨이 워킹을 연습하며 72세에 첫 모델 활동을 시작했다. 이후 서울패션위크에 참가하고 패션잡지와 광고 등에서 활약해왔다.CNN은 “미스 유니버스는 지난해까지 18~28세 나이 제한이 있었지만, 올해 나이 제한은 물론 키와 몸무게 제한도 없앴다”고 전했다. 앞서 6월에는 71세의 마리사 테이요 씨가 미 텍사스주 선발대회 본선에 진출하기도 했다.CNN에 따르면 최 씨는 이달 30일 본선에서 한국 대표로 뽑히면 11월 멕시코에서 열리는 미스 유니버스에 참가한다. 현재 세계 대회 참가가 확정된 최고령자는 몰타의 베아트리스 은조야(40)다. 최 씨는 CNN에 “여든 넘은 여성이 어떻게 그런 몸을 유지하는지 세상을 놀라게 하고 싶다”며 “결과에 상관없이 즐기겠다”고 말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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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IAEA 총장 “北 핵보유 인정해야” 트럼프 측근 “北 핵능력 美 앞서”

    “북한의 핵무기 보유 사실을 인정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 국제사회의 핵 정책을 관장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63)이 26일(현지 시간) AP통신 인터뷰에서 “북한이 유엔 제재와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지만 (이런 북한과)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북한과의 대화 중단이 상황을 통제 불가능한 상태로 악화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 IAEA는 핵확산금지조약(NPT)에 따라 북한 핵시설에 대한 사찰 검증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이런 IAEA의 수장인 그로시 사무총장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는 발언을 한 것이어서 논란이 예상된다. 또 북한의 핵무기 보유 인정은 그간 한국과 국제사회가 고수해 온 ‘한반도 비핵화’ 목표와 반대되는 것이기도 하다. 11월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 정계 일각에서도 ‘한반도 비핵화를 포기하고 핵 군축에 나서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주장이 일고 있는 터라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싼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北 핵무기 최대 50개 보유”그로시 총장은 이날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와 국제법을 위반한 것으로 비난받아야 한다”라면서도 “2006년 북한이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이 된 후 국제적 관여가 없었고 핵 프로그램 또한 상당히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대화하지 않는 상황을 멈추고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북한이 최근 핵탄두 원료인 고농축우라늄(HEU)을 생산할 수 있는 무기급 생산시설의 사진을 공개한 것을 언급하며 “북한이 방대한 핵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핵탄두를 30개 또는 50개 정도 보유하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고 했다. 북한 외에 세계 주요국도 핵무기를 늘려가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우리가 해결해야 할 매우 근본적이고 불안한 문제”라고 우려했다. 최근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대선을 앞두고 4년 만에 새로 채택한 ‘정강 정책’에서 모두 ‘한반도 비핵화’ 관련 문구를 삭제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24일 유엔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전쟁 등 전 세계 분쟁을 우려했지만 북한은 언급하지 않았다. 북한 비핵화에 대한 미국 정계의 관심과 의지가 크게 줄었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26일 외교부 웹사이트를 통해 “북한 비핵화란 용어는 우리에겐 종결된 문제”라고 주장했다. 외교부 측은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 및 전 세계 평화 안정을 달성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자 국제사회의 일치된 목표”라며 그로시 총장의 발언에 대한 불쾌감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외교부 당국자 역시 “북한은 (대화) 제안에 일절 호응하지 않고 핵 개발 및 도발에 매진해 왔다. 또 대화 와중에도 핵 미사일 개발을 지속하며 일방적으로 합의 파기를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애초부터 북한은 비핵화 의사가 거의 없었다는 의미다.● 오브라이언 “韓 방위비, GDP 3.0∼3.5%로 늘려야”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유력한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같은 날 워싱턴의 미국기업연구소(AEI) 행사에서 북한, 이란 등의 핵무기 능력이 미국보다 앞섰다고 우려했다. 그는 “북한과 이란이 미국보다 (핵무기 생산을 위해) 훨씬 많은 원심분리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 특히 그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5%인 한국의 국방비를 GDP의 3.0∼3.5%로 늘려야 한다”며 방위비 증액도 압박했다. 현재 한국은 바이든 행정부와 방위비 분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다만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는 “한국은 국방비로 GDP의 2.8%를 쓰고 있다. 평균 2%가 안 되는 유럽 주요국보다 비교할 수 없이 높은 수준”이라고 이 발언을 반박했다. 이어 “한국은 대미 투자 1위국이자 미국에 47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준 나라”라며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일방적인 수혜를 보고 있지 않으며 미국을 도와 양국 동맹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앨런 김 선임 연구원은 이날 ‘2024 미 대선의 글로벌 영향’ 보고서에서 “트럼프 후보는 한국을 ‘무역의 적(適), 안보의 무임승차자’로 본다”고 진단했다. 그의 재집권 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한국산 상품에 대한 10∼20%의 보편적 관세 부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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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흔들리는 ‘北 비핵화’… IAEA 총장 “北 핵보유 인정하고 대화해야”

    “북한의 핵무기 보유 사실을 인정하고 대화에 나서야 한다.”국제사회의 핵 정책을 관장하는 국제원자력기구(IAEA)의 라파엘 그로시 사무총장(63·사진)이 26일(현지 시간) AP통신 인터뷰에서 “북한이 유엔 제재와 국제법을 위반하고 있지만 (이런 북한과) 대화를 추진해야 한다”며 북한과의 대화 중단이 상황을 통제 불가능한 상태로 악화시키고 있다고 우려했다.IAEA는 ‘핵비확산조약(NPT)’에 따라 북한 핵시설에 대한 사찰 검증을 담당하는 기관이다. 이에 따라 IAEA의 수장인 그로시 사무총장이 북한의 핵무기 보유를 인정하는 발언을 한 건 적절치 않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또 북한의 핵무기 보유 인정은 그간 한국과 국제사회가 고수해 온 ‘한반도 비핵화’ 목표와 반대되는 것이기도 하다. 11월 5일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 정계 일각에서도 ‘한반도 비핵화를 포기하고 핵 군축에 나서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주장이 일고 있는 터라 한반도 비핵화를 둘러싼 논란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北 핵무기 최대 50개 보유”그로시 총장은 이날 “북한의 핵 프로그램은 안전보장이사회 제재와 국제법을 위반한 것으로 비난받아야 한다”면서도 “2006년 북한이 ‘사실상 핵무기 보유국’이 된 후 국제적 관여가 없었고 핵 프로그램 또한 상당히 확대됐다”고 말했다. 이어 “서로 대화하지 않는 상황을 멈추고 진지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그는 북한이 최근 핵탄두 원료인 고농축우라늄(HEU)을 생산할 수 있는 무기급 생산시설의 사진을 공개한 것을 언급하며 “북한이 방대한 핵 프로그램을 가지고 있다. 핵탄두를 30개 또는 50개 정도 보유하고 있다는 추측이 가능하다”고 했다. 북한 외에 세계 주요국도 핵무기를 늘려가고 있다는 점을 거론하며 “우리가 해결해야 할 매우 근본적이고 불안한 문제”라고 우려했다.최근 미국 민주당과 공화당은 대선을 앞두고 4년 만에 새로 채택한 ‘정강 정책’에서 모두 ‘한반도 비핵화’ 관련 문구를 삭제했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도 24일 유엔 연설에서 우크라이나 전쟁, 중동전쟁 등 전 세계 분쟁을 우려했지만 북한은 언급하지 않았다. 북핵 비핵화에 대한 미국 정계의 관심과 의지가 크게 줄었다는 해석이 제기됐다.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은 26일 외교부 웹사이트를 통해 “북한 비핵화란 용어는 우리에게 종결된 문제”라고 주장했다.외교부는 “북한의 비핵화는 한반도 및 전 세계 평화 안정을 달성하기 위한 필수 조건이자 국제사회의 일치된 목표”라며 그로시 총장의 발언에 대한 불쾌감을 우회적으로 드러냈다. 외교부 당국자 역시 “북한은 (대화) 제안에 일절 호응하지 않고 핵 개발 및 도발에 매진해 왔다. 또 대화 와중에도 핵 미사일 개발을 지속하며 일방적으로 합의 파기를 반복했다”고 지적했다. 애초부터 북한은 비핵화 의사가 거의 없었다는 의미다.● 오브라이언 “韓 방위비, GDP 3.0~3.5%로 늘려야”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하면 유력한 국무장관 후보로 거론되는 로버트 오브라이언 전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같은 날 워싱턴의 ‘미국기업연구소(AEI)’ 행사에서 북한, 이란 등의 핵무기 능력이 미국보다 앞섰다고 우려했다. 그는 “북한과 이란이 미국보다 (핵무기 생산을 위해) 훨씬 많은 원심분리기를 사용하고 있다”고 했다.특히 그는 “현재 국내총생산(GDP)의 2.5%인 한국의 국방비를 GDP의 3.0~3.5%로 늘려야 한다”며 방위비 증액도 압박했다. 현재 한국은 조 바이든 행정부와 방위비 분담 협상을 진행하고 있다.다만 외교안보 고위 당국자는 “한국은 국방비로 GDP의 2.8%를 쓰고 있다. 평균 2%가 안 되는 유럽 주요국보다 비교할 수 없이 높은 수준”이라고 이 발언을 반박했다. 이어 “한국은 대미 투자 1위국이자 미국에 47만 개의 일자리를 만들어 준 나라”라며 한국은 미국으로부터 일방적인 수혜를 보고 있지 않으며 미국을 도와 양국 동맹에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미 싱크탱크 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앨런 김 선임 연구원은 이날 ‘2024 미 대선의 글로벌 영향’ 보고서에서 “트럼프 후보는 한국을 ‘무역의 적(適), 안보의 무임승차자’로 본다”고 진단했다. 그의 재집권 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폐기, 한국산 상품에 대한 10~20%의 보편적 관세 부과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고도예 기자 yea@donga.com이지윤 기자 asap@donga.com}

    • 20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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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침묵 깬 멜라니아 “남편 생존, 기적… 나라가 트럼프 필요로 해”

    남편의 대선 출마에도 공개 석상에 거의 모습을 나타내지 않았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의 아내 멜라니아 여사(54)가 2022년 5월 폭스뉴스 인터뷰 후 2년 4개월 만에 TV 인터뷰에 등장했다. 그는 인터뷰에서 남편의 재임 시절 미 경제, 국경, 국가안보 등이 지금보다 훨씬 좋았다며 남편을 추켜세웠다.다음 달 8일 출간 예정인 회고록 ‘멜라니아’의 홍보차 26일(현지 시간) 폭스뉴스에 출연한 멜라니아 여사는 “남편이 두 번의 암살 시도에서 살아난 것은 기적”이라며 “나라가 그를 정말 필요로 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 후보가 올 7월 13일 펜실베이니아주 버틀러 야외 유세장에서 총격을 입었을 때, 이달 15일 플로리다주 골프장에서 또 다시 암살 위협을 받았을 때 모두 TV로 해당 사건을 알게 됐다고 했다. 두 사람의 아들 배런에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말하는 것이 가장 어려웠다고 토로했다.그는 “민주당과 주류 언론들이 그(트럼프)를 ‘민주주의에 대한 위협’으로 낙인찍고 흉악한 이름으로 부르고 있다”며 “터무니없는 폭력이 남편에게 가해졌다는 건 충격적”이라고 말했다. 민주당이 트럼프 후보를 악마화하는 바람에 거듭된 암살 시도가 일어났다는 취지로 풀이된다. 또 트럼프 후보가 퇴임 당시 기밀 문서를 플로리다주 자택 마러라고리조트로 반출한 것에 대해 미 연방수사국(FBI)이 수색에 나선 것은 “사생활 침해”라고 주장했다.‘은둔의 대통령 부인’으로 불렸던 그가 오랫만에 방송 출연을 한 것은 채 40일도 남지 않은 대선 판세가 초접전인 상황과도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 그는 올 7월 남편을 대선 후보로 추대한 공화당 전당대회 때 현장에 나타났지만 지지 연설은 하지 않았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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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뉴욕시장, 부패 혐의로 현직 시장 첫 기소[지금, 이 사람]

    2022년 1월 취임한 경찰 출신의 에릭 애덤스 미국 뉴욕 시장(64)이 부패 혐의로 연방검찰에 기소됐다고 뉴욕타임스(NYT) 등이 25일 보도했다. 현직 뉴욕 시장의 기소는 사상 처음이라 상당한 파장이 일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혐의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고 애덤스 시장 또한 결백을 주장하고 있다. 그는 빠르면 26일 법정에 출두할 예정이다. 이때 기소장이 공개되면 정확한 혐의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NYT 등에 따르면 수사 당국은 애덤스 시장과 측근들이 튀르키예(터키) 정부와 공모해 외국의 불법적인 기부금을 받았는지 들여다보고 있다. 또 안전 우려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방 당국에 압력을 가해 튀르키예 영사관의 신축을 허가했는지, 그 대가로 국영 튀르키예항공에서 비싼 항공편, 좌석 업그레이드 등을 받았는지도 조사하고 있다. 애덤스 시장은 취임 전 한국의 ‘구(區)’와 유사한 브루클린 버러 책임자를 지냈을 때부터 튀르키예와 긴밀한 관계였다는 의혹을 받고 있다. 그의 기소 전 측근, 시 고위 공무원 등 수십 명 또한 이미 대대적인 조사를 받았다. 애덤스 시장은 전형적인 자수성가 정치인이다. 그는 1960년 브루클린의 서민 주거지 브라운즈빌의 노동자 계층에서 태어났다. 10대 시절 불법 침입 혐의로 체포돼 경찰의 폭력을 경험하며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를 겪었고 독서장애도 보유했다. 스스로 학비를 벌어 대학을 졸업한 후 경찰이 됐다. 자신의 경험을 살려 비(非)백인 피의자에게 상대적으로 가혹한 경찰 문화를 개선하겠다며 흑인 경찰 모임의 대표 등을 지냈다. 뉴욕주 주 상원의원 등을 거쳐 시장에 올랐다. 기소 소식이 알려진 후 각계에서 그의 사임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지만 애덤스 시장은 물러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이날 온라인 영상을 통해 무죄를 주장하며 “제기된 모든 혐의에 맞서 싸우겠다”고 했다. NYT는 캐시 호컬 뉴욕 주지사에게 애덤스 시장을 해임할 권한이 있기는 하지만 그 과정이 매우 험난하고 복잡할 것이라고 내다봤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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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韓-日 납북자 가족들 “시간 별로 없어… 도와달라”

    “우리 뒤에는 남과 북의 집이 전시돼 있고, 두 세트 사이의 벽은 분단을 상징합니다. 이 공간은 단순한 방을 넘어 각기 다른 삶을 상징하기도 합니다. 또 분단 너머의 가족들이 사랑하는 사람을 기억하는 방식이기도 합니다.”(션 정 탈북지원단체 한보이스 대표) 제79차 유엔총회가 개최되고 있는 미국 뉴욕 맨해튼에 25일(현지 시간) 남북 가정집의 모습을 각각 본뜬 세트장이 설치됐다. 그 앞에 놓인 의자에서 북한에 가족을 남겨둔 다섯 명은 각각 떨리는 목소리로 한 시간에 걸쳐 자신들의 이야기를 풀어냈다. 이날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가 진행한 북한 인권 간담회 ‘나를 잊지 말아요(Forget Me Not)’에선 한국과 일본의 납북자 및 억류자 가족들이 무대에 올라 북한의 인권 침해 상황에 대해 목소리를 높였다. 탈북인 손명화 씨는 수십 년간 북한 탄광에서 강제 노동에 시달리다 사망한 국군포로 아버지의 사연을 전했다. 손 씨는 “아버지의 유언에 따라 2013년 유해를 한국에 모셔왔지만, 그 대가로 오빠와 동생, 조카가 정치범 수용소에 보내져야 했다”며 울먹였다. 김규리 씨는 “나는 1998년 탈북했지만 동생은 지난해 중국에서 강제 북송됐다”며 “동생을 찾을 수 있도록 제발 국제사회가 도와달라”고 떨리는 목소리로 호소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1978년 일본의 한 해변에서 북한에 납치된 일본인 마쓰모토 루미코 씨의 동생 마쓰모토 데루아키 씨, 2013년 선교 활동 중 북한에 잡혀간 김정욱 선교사의 형 김정삼 씨도 참여해 가족들의 간절한 기다림을 전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몇몇 교민도 “나도 북한에 가족들이 있다”고 사연을 전하며 함께 국제사회의 도움을 부탁했다. 이날 간담회에는 조태열 외교부 장관을 비롯해 줄리 터너 미 국무부 북한인권특사, 다프나 랜드 국무부 민주주의·인권·노동 담당 부차관보가 함께 참석했다. 조 장관은 “‘나를 잊지 말아요’라는 문구는 인권 유린 피해자들의 간절한 호소이자 북한 주민들의 소리 없는 외침”이라며 “북한에 억류된 사랑하는 가족을 위해 끊임없이 어둠 속에서 소식을 전하고 있는 분들의 희생과 용기에 감사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 70여 년 동안 우리 민족은 둘로 나뉘어 자유 인권과 민주주의의 유무가 인간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잔인한 사회 실험을 경험해 왔다”며 “11월에 있을 북한 인권 정례 검토에서 북한의 인권 상황뿐 아니라 비전향 장기수, 국군포로, 강제 북송된 탈북자 문제에 대한 우려를 강력히 표명하겠다”고 밝혔다. 랜드 부차관보는 “이산가족의 대다수는 80대 후반에서 90대의 고령층”이라며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절박감을 느끼며 조건 없이 북한과 협상 테이블로 돌아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0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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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3대 천왕’ 르쿤 “韓, 연구 최고 노하우 지녀”

    “인간만큼 똑똑한 인공지능(AI)을 만들려면 지금과 전혀 다른 연구가 필요합니다. 다른 나라엔 없는 연구 자원을 가진 한국은 큰 이점을 가지고 있어요.” 세계적인 AI 연구 석학으로 ‘AI 3대 천왕’ 중 하나로 꼽히는 얀 르쿤 미국 뉴욕대(NYU) 교수는 24일(현지 시간) 미 뉴욕 브루클린의 메트로테크센터에서 열린 ‘글로벌 AI 프런티어랩’ 개소식에 참석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앞으로 AI 연구를 위한 글로벌 협업은 필수적”이라며 한국과의 AI 공동연구에 큰 기대를 드러냈다. 글로벌 AI 프런티어랩은 한국 정부가 양국의 AI 공동 연구를 위해 설립한 연구소다. 이날 개소식에는 한국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뉴욕대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했다. 연구소의 소장을 맡은 르쿤 교수는 이날 기조연설과 간담회를 통해 한국의 인재들이 집중해야 할 AI 분야에 대한 청사진을 제시하기도 했다. 그는 “사람들은 AI가 언어를 만들어 내는 걸 보며 AI가 상당히 발전했다고 생각하지만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우리는 ‘프런티어’ 정신을 가지고 지금과 전혀 다른 유형의 AI에 도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르쿤 교수는 “지금의 AI는 텍스트 기반의 대규모언어모델(LLM) 방식으로 훈련하는데, 실제 동물이나 사람은 훨씬 더 많은 정보를 시각이나 청각 등 감각을 통해 받아들인다”며 “사람과 같은 방식으로 추론하고 계획해서 일련의 동작이 낳을 결과를 상상하게 하는 AI 연구개발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르쿤 교수는 한국이 AI 분야에서 발전할 장점이 많은 나라라고 평가했다. 그는 “한국은 (컴퓨터 공학) 이론부터 알고리즘, 애플리케이션, 하드웨어, 로봇공학까지 모든 스펙트럼을 아우르는 최고의 연구 노하우를 가진 나라다. 이런 나라는 미국과 한국뿐”이라며 “한국은 AI와 로보틱스의 결합 발전에 필수적인 전자기기 제조 및 로봇 공학에서 매우 좋은 위치에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과 공동 연구가 필요한 이유도 강조했다. 르쿤 교수는 “현실적으로 세계 어느 정부도 빅테크(거대 기술기업)의 AI 개발 역량에 필적할 수 없다”며 “이 때문에 글로벌 협업과 오픈소스 개방성이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한국 역시 글로벌 기술업계와 파트너십을 맺을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이날 개소식에 참석한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미국의 수많은 대학 가운데 뉴욕대를 선택한 건 르쿤 교수 때문”이라며 “글로벌 AI 프런티어랩을 통해 국내 연구진 및 기업의 글로벌 협업을 지원하고 세계적인 AI 국제공동연구 플랫폼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09-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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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AI 3대 천왕’ 얀 르쿤 교수 “韓, 연구 최고 노하우 지녀”

    한국 정부의 인공지능(AI) 연구소가 미국 뉴욕 브루클린에 생겼다. AI를 연구하는 한국의 학자와 기업인들은 이곳을 통해 뉴욕대(NYU)의 AI 연구진과 연결될 전망이다. 뉴욕대는 이른바 ‘AI 3대 천왕’ 중 한 명으로 불리는 얀 르쿤 교수가 있는 곳이다.24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브루클린의 메트로테크센터에서 과학기술정보통신부와 정보통신기획평가원(IITP), 뉴욕대 관계자 등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글로벌 AI 프런티어랩’ 개소식이 열렸다. 글로벌 AI 프런티어랩은 정부가 한미 AI 연구개발(R&D)의 교두보를 만들기 위해 세운 곳이다. 과기정통부가 2028년까지 5년간 450억 원을 투입하며, 뉴욕대는 이에 맞춰 총 3150만 달러(약 421억 원) 상당의 현물자원·인력·인프라를 제공한다. 공동연구에 참여하는 국내 연구진들은 해외 파견 형식으로 현지에서 연구를 수행할 전망이다.개소식에 참석한 유상임 과기정통부 장관은 “미국의 수많은 대학 가운데 뉴욕대를 선택한 건 르쿤 교수가 있기 때문”이라며 “글로벌 AI 프런티어 랩을 통해 세계적인 AI 국제공동연구 플랫폼을 육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조경현 뉴욕대 교수와 함께 공동 연구소장을 맡게 된 르쿤 교수는 제프리 힌튼 토론토대 교수, 요슈아 벤지오 몬트리올대 교수 등과 함께 ‘AI 3대 천왕’으로 불린다. 지금의 딥러닝을 가능케 한 인물로, 그 공로를 인정받아 2018년 컴퓨터과학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튜링상’을 수상했다.르쿤 교수는 이날 개소식 기조연설과 인터뷰를 통해 “AI를 인간만큼 똑똑하게 만들려면 지금과 매우 다른 근본적인 연구가 많이 필요하다”며 “이를 위해 글로벌 협업이 필수적이며, 한국은 다른 나라에서 볼 수 없는 큰 이점을 가진 나라”라고 말했다. 그 내용을 일문 일답으로 정리했다.ㅡ글로벌 AI 프런티어 랩에서 중요하게 생각하는 점은.“첫 번째로 ‘프런티어’를 꼽고 싶다. AI에는 할 일이 많다. 우리는 때로 ‘AI는 해결된 문제지. 이제 더 큰 컴퓨터랑 더 많은 데이터만 있으면 돼’라고 생각하지만 이건 사실이 아니다. AI 시스템을 동물이나 인간과 같은 수준의 지능으로 끌어올리기 위해서는 지금과 다른 매우 근본적인, 중요한 연구가 많이 필요하다.” ㅡAI는 지금도 똑똑해 보이는데.“사람들은 AI 시스템이 언어를 생성할 수 있다는 사실에 ‘속고’ 있다. 지적인 존재, 다시 말해 인간이 언어를 쓰기 때문에 AI가 언어를 쓰면 지능이 높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오늘날 많은 AI 시스템은 엄청난 메모리로 엄청난 양의 자료를 읽고 통합해 말할 수 있음에도 그렇게 똑똑하진 않다.예를 들어보자. (테이블 위의 명패를 손가락으로 밀며) 내가 이 정도 힘을 줘서 명패를 밀었을 때 이 명패는 밀리지만, 같은 힘으로 테이블을 밀면 밀리지 않는다. 이건 고양이라도 몇 주만 지내보면 깨닫는 것이다. 하지만 아직 AI는 모른다. 또 다른 예로 17살 청년이 20시간만 연습하면 ‘레벨5(완전 자율주행)’ 운전을 할 수 있지만 우린 아직 레벨5 운전 자동차를 갖고 있지 않다. 집안 청소나 식탁 정리, 식기 세척기 돌리기는 10살짜리 아이도 힘들지 않고 단번에 배우는 일이다. 하지만 아직 AI는 못한다.그런 면에서 AI의 지능을 높이기 위해서는 아직 갈 길이 멀고, 이를 수행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기 전까지는 ‘AI의 승리’라고 말할 수 없다.”ㅡ그런 시스템은 어떻게 만들 수 있나.“현재의 AI는 텍스트를 기반으로 한 대규모언어모델(LLM)이다. 일반적인 LLM은 20조 개의 단어 토큰으로 학습된다. 각 토큰은 일반적으로 3~4바이트에 저장된다. 따라서 학습되지 않은 데이터의 총량은 약 60조 바이트 정도다. 6뒤에 0이 13개 붙은 건데, 쉽게 말해 한마디로 엄청난 양의 정보다. 우리 중 누구라도 그 자료를 읽으려면 수십만 년이 걸릴 거다. 인터넷에서 볼 수 있는 모든 텍스트라고 생각하면 된다.하지만 실제로 심리학자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면 인간은 다른 방식으로 정보를 얻는다. 4살 짜리 아이가 일생 동안 깨어 있는 시간은 총 1만 6000시간이고, 이 가운데 1000시간을 ‘본다’고 한다. 시각이나 촉각 같은 감각 피질에 얼마나 많은 정보가 전달되는지 추정해 보면 약 10의 14승 바이트 정도다.한 마디로 4살짜리 아이는 오늘날 우리가 가지고 있는 가장 크고 평균적인 AI모델보다 시각이나 촉각을 통해 더 많은 정보를 얻는 것이다. 그러니까 텍스트에 대한 훈련만으로는 인간 수준의 지능에 도달할 수 없다. 세상을 보고 상호작용을 통해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학습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춰야 하는데, 이는 향후 몇 년 동안 계속될 큰 도전이자 기술적 과제다.”ㅡ기대하는 혁신의 모습은.“내가 기대하는 첫 번째 혁신은 동물이나 인간처럼 기본적으로 비디오(시각)를 보면서 세상을 이해하는 법을 배울 수 있는 시스템, 그리고 세상과 상호작용을 통해 세상을 조금이나마 이해할 수 있는 시스템이다. 현재로서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 이를 위해 필요한 아키텍처는 텍스트 기반의 LLM이 아니다. 심지어 생성형(generative) 모델도 아니다. 모두가 생성형 AI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지만 비디오에 적합한 시스템은 생성형 AI가 아니다. 그건 전혀 다른 유형의 아키텍쳐여야 한다.”ㅡ성공하면 어떻게 될까.“추론하고 계획해서 일련의 동작이 어떤 결과를 낳을지 상상할 수 있게 될 것이다. 그런 다음 이러한 시스템이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일련의 작업을 계획해서 AI를 구동할 수 있게 될 거다. 아마도 가정용 로봇이 자동차를 운전할 것이고, 상식이 있는 시스템이 나올 수 있을 것이다. 모든 인간 지식의 저장소가 될 수 있는 AI 시스템도 생길 수 있다. 이런 시스템은 5년이 걸릴 수도 있고, 10년이 걸릴 수도 있다. 이 과정에서 로봇 공학은 AI 발전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다. 이 연구소에서 더 많은 젊은이들이 이 분야에서 일하며 한계를 뛰어넘고 창의력을 발휘하기를 바란다.”ㅡAI 분야에 몸담고 싶은 젊은이들은 무엇을 공부해야 할까.“AI는 다양한 기술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그 자체로 하나의 분야 또는 학문이 됐다. 당연히 컴퓨터 과학을 배우라고 할 것이다. 수학, 물리, 전자공학을 배우고 대학원에서 컴퓨터 과학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ㅡ‘프론티어’에 이어 두 번째로 꼽을 중요 가치는.“‘글로벌’이다. AI 연구는 글로벌 해야한다. 개방적이어야 하고, 다양해야 한다. 전 세계의 모든 언어를 구사해야 한다. 전 세계의 모든 문화를 이해해야 하고, 세계의 모든 가치 체계와 관심의 중심을 이해야 한다. 그 이유는 인간과 디지털 세계의 모든 상호작용이 AI 시스템에 의해 매개되는 미래가 그리 멀지 않았기 때문이다. 모든 정보를 AI 시스템을 통해 얻게 될 것이란 뜻이다. 우리에게 언론과 미디어의 다양성이 필요한 것처럼, 같은 이유로 AI 시스템에도 다양성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AI 시스템이 미국 서부(실리콘밸리)의 몇몇 빅테크에 의해 생산되면 한국어나 프랑스어, 전 세계의 방언을 구사할 수 있겠나. 못한다. 데이터를 확보해야 하는데 데이터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여기서 데이터의 편향성이 생긴다. 영어처럼 인터넷에 많은 자료가 공개된 언어는 잘 처리하지만, 그렇지 않으면 격차가 생기게 된다. 전 세계에는 약 7000개의 언어가 있다.결국 AI 연구가 공개적으로 이뤄지고 AI 플랫폼이 오픈 소스일 때만 이런 발전이 가능한 것이다. (다른 회사들과 달리) 메타가 오픈 소스로 개발한 코드를 계속 공개하고 배포하고 있는 건 이 때문이다. 내가 다른 회사가 아닌 메타에서 일하는 큰 이유 중 하나이기도 하다.”ㅡ글로벌 AI랩 만의 특징이라면.“이 연구소는 미국 동부와 한국 사이, 전 세계의 거의 절반을 연결하고 있다. (사람들이 보통 뉴욕을 그렇게 생각 안하는데) 오늘날 AI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사용된 많은 기본 기술이 뉴욕대에서 발명됐다. 그래서 실제로 뉴욕에는 매우 활기찬 AI 연구 및 개발 생태계가 조성돼 있다. 아마 전 세계에서 뉴욕과 비슷한 곳은 실리콘밸리와 프랑스 파리 정도라고 생각한다.”ㅡ한국의 가능성은.“난 한국이 큰 이점(huge advantage)을 가지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 이유는 (컴퓨터 공학) 이론부터 알고리즘, 애플리케이션, 하드웨어, 그리고 로봇공학까지 모든 스펙트럼을 아우르는 최고의 연구를 가진 나라기 때문이다. 이런 나라는 미국과 한국 뿐이다. 세계 다른 나라들을 생각해보면 어떤 나라도 이 두 나라와 같은 동일한 수준의 우수성을 갖추고 전체 스펙트럼을 커버하지 못한다. 특히 한국은 전자기기 제조 및 로봇 공학의 기본 기술 측면에서 매우 좋은 위치에 있다. 앞으로의 10년은 로보틱스의 10년이 될 것이기 때문에 아주 중요하고 기대가 된다.”ㅡ빅테크(거대 기술기업)가 아닌 작은 기업이나 정부 주도 연구가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을까.“프랑스, 아랍에미리트, 중국 등 다양한 지역에서 정부 주도로 연구하려는 움직임이 있었다. 하지만 궁극적으로 이런 시스템은 업계에서 큰 관심을 끌지 못했다. 이유는 빅테크에서 할 수 있는 것보다 훨씬 뒤처져 있었기 때문이다.빅테크의 장점은 인재, 전문성, 컴퓨팅 리소스에 대한 투자다. 메타나 GPT제품군, 구글 등의 LLM은 엄청난 컴퓨팅 리소스, 많은 전문 지식, 수백 명의 엔지니어, 수천 명의 인력이 필요하다. 시스템을 미세 조정하는 데 천문학적 비용이 들지만 비용이 증가하는데 반해 성능은 포화 상태에 도달하고 있어 수익이 감소하고 있다. 따라서 현재로서는 전 세계 어느 정부가 노력해도 이에 필적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그래서 나는 메타의 방식이 최선이라고 생각한다. 상업적 용도를 포함해 누구나 무료로 사용할 수 있는 오픈소스를 배포하는 게 가장 좋은 모델이다. 이것이 전체 AI 시스템의 생태계를 구성하는 기반이 된다. 앞으로 일어날 일은 메타도 혼자서는 할 수 없는 일이다. 필요한 연산과 데이터의 양이 너무나 방대하고, 확보해야 하는 데이터의 다양성이 너무 커서 협업 프로젝트가 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메타는 이미 인도나 아랍에미리트 등 각국 정부와 협업하고 있다. 한국도 기술 업계와 파트너십을 맺어야 한다.”ㅡAI의 발전에 대해 위협을 느끼는 사람들도 있다.“만약 당신이 학계, 산업계, 정치계의 리더라면 자신보다 똑똑한 사람들과 함께 일하는 것에 매우 익숙할 거다. 난 확실히 익숙하다(웃음). 미래에 AI와 우리의 관계도 이런 관계일 것이다. 특정 영역에서 우리보다 더 똑똑할 순 있겠지만 우리는 AI의 상사가 될 것이다. AI는 우리가 문제를 해결하는 데 도움을 줄 것이다. 우릴 위해 일하는 똑똑한 직원들 덕에 리더의 역량이 올라가는 것처럼 말이다.”ㅡ랩을 통해 집중하고자 하는 분야는.“첫 번째는 가장 큰 도전 과제가 있는 (완전히 새로운 개념의 AI를 위한) ‘기초(foundations)’ 분야다. 두 번째는 의료 및 의학에의 적용이다. 세 번째는 책임감 있는 AI다.”ㅡ시장에서는 현재 AI에 대한 글로벌 투자가 과잉이라는 시각도 있다. 낭비일까? “어려운 질문이다. 먼저 AI의 발전 흐름에 대해 설명하고 싶다. 지금까지 AI는 선형적이거나 기하급수적으로 발전하지 않았다. 매우 간헐적이었다. 1980년대에는 빠른 발전이 있었고 1990년대에는 더딘 발전이 있었다. 오늘날 딥러닝으로 각광받는 기술은 거의 버려진 상태였다. 1995년부터 2005년까지는 거의 아무도 오늘날 AI 시스템의 기반이 되는 딥러닝에 대한 연구를 하지 않았다. 그러다가 2000년대 후반에 새로운 변화가 일어났고, 그 변화는 2010년대 초에 획기적인 발전으로 이어졌다. 첫 번째 혁신은 음성 인식 분야였고 두 번째는 2013년경의 이미지 인식 분야였다. 2015년경 자연어 이해가 이뤄지면서 세 번째 혁신이 일어났다.하지만 실제로 적절한 투자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에 대해서는 두 가지 시나리오가 있다고 본다. 첫째로 만약 5년에서 10년 안에 인간 수준의 지능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그 근처에 달성할 수 있는 획기적인 기술이 나온다면 현재의 투자가 아깝지 않을 거다. 하지만 반대로 AI기술이 지금의 연장선에 그쳐 성숙 상태에 이르러 획기적 발전을 할 새로운 방법을 찾지 못한다면 투자가 거품처럼 보일 것이다.만약 우리가 성공한다면 AI가 사회에 미치는 영향은 아마도 15세기 인쇄기 발명의 영향과 비슷할 것이다. 인쇄술은 르네상스와 계몽주의와 사회 조직의 완전한 변화를 가능케 하는 것이었다. AI가 그렇게 될 수 있도록 우리가 노력해야 한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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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바이든, 마지막 유엔 연설…매년 언급했던 ‘북핵’에 침묵한 까닭은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간) 뉴욕 유엔본부에서 열린 고위급 주간 연설에서 북한 문제에 대해 침묵했다. 취임 후 매년 유엔총회 연설에서 북한의 제재 위반을 비판하고 비핵화 외교를 강조했던 것과 다른 행보다.이날 바이든 대통령은 연설을 통해 국제사회가 합심해야 할 지정학적 문제로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략, 가자지구 전쟁, 중국의 강압, 이란의 대리 세력, 수단 내전을 지목하면서도 북한은 언급하지 않았다. 이란이 절대 핵무기를 갖지 못하게 하겠다고 말할 때도 북한 핵무기에 대해서는 말하지 않았다.북한은 러시아, 중국, 이란과 함께 늘 미국의 위협 국가에 포함돼 비판 받아왔다. 바이든 대통령은 2021년 취임 후 첫 유엔총회 연설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북한 주민의 삶 개선 등을 요구했다. 2022년에는 “진지하고 지속적인 외교를 시작하려는 우리의 노력에도 북한은 계속해서 유엔 제재를 노골적으로 위반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지난해에는 북한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를 계속 위반한다고 규탄하며 한반도의 비핵화 의지를 다시 한번 강조했다.하지만 올해는 아예 북한이 언급에서 제외된 데 대해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 일각에서는 가자지구 및 레바논에서의 전쟁과 우크라이나 전쟁 등 심각한 국제 분쟁이 많은 탓이라는 평가다. 반대로 북한의 태도변화를 이끌어 내기 위해 ‘전략적 무시’를 한 것이라는 말도 있다.바이든 대통령은 이날 “우리는 우크라이나가 이 전쟁에서 이기고 자유를 보존할 수 있도록 계속 지원할 것인가, 아니면 침략이 재개되고 한 국가가 파괴되도록 외면할 것인가”라고 말하며 우크라이나 전쟁에 대한 국제 사회 관심을 호소했다. 이어 “우리는 지쳐서도, 시선을 돌려서도 안 된다. 우크라이나가 이겨서 정의롭고 항구적인 평화를 얻을 때까지 지원을 중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또 “우리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강하다. 우리는 혼자일 때보다 함께할 때 더 강하다”며 “우리가 협력하면 우리의 능력을 넘어서는 것은 없다. 함께 노력하자”고 호소했다. 일각에서는 유엔을 비롯한 국제기구를 간과해 온 트럼프 전 대통령을 염두에 둔 발언이라는 말도 해석도 나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09-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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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스라엘 총리-팔 수반 같은날 유엔연설… 젤렌스키, 해리스-트럼프 모두 회동 예정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 키어 스타머 영국 총리,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 등 각국 지도자 200여 명이 참석하는 ‘제79차 유엔총회 일반토의’가 24∼30일 미국 뉴욕의 유엔본부에서 열린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 마무드 아바스 팔레스타인 자치정부(PA) 수반 등 ‘2개의 전쟁’ 당사자들도 참석해 치열한 외교전을 펼칠 예정이다. 특히 젤렌스키 대통령은 방미 중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 겸 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 후보 겸 전 대통령을 모두 만나 우크라이나에 대한 지속적인 지원을 촉구할 것으로 보인다. 22일 미국에 도착한 젤렌스키 대통령은 첫 방문지로 11월 미 대선의 최대 격전지로 꼽히는 펜실베이니아주의 탄약 공장을 택했다. 11월 대선 승자에 관계없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미국의 무기 지원이 계속 필요하다는 것을 호소하려는 행보로 풀이된다. 다만 일각에서는 줄곧 “재집권 시 우크라이나 지원 축소”를 거론해 온 트럼프 후보보다는 지속적인 지원 의사를 밝힌 해리스 후보에게 힘을 실어주려는 의도가 담겨 있을 것이란 분석이 나온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24, 25일 유엔 회의에 참석한 후 바이든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갖기로 했다. 해리스 후보, 트럼프 후보와도 각각 만날 예정이다. 러시아의 블라미디르 푸틴 대통령은 2015년 이후 유엔 총회에 불참하고 있다. 이런 그를 대신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교장관이 28일 유엔에서 연설한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방미 기간 중 ‘향후 몇 달 안에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가입 계획’ 등 전쟁 승리 계획도 밝히기로 했다. 회원국 집단 방어 조약을 채택한 나토에 우크라이나가 가입해야 서방의 우크라이나 지원 부담도 줄어든다는 논리를 펼 것으로 보인다. 네타냐후 총리와 아바스 수반은 모두 26일 유엔 연설에 나선다.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격으로 4만 명 이상이 숨졌고 최근 이스라엘이 PA가 통치하는 요르단강 서안지구에서도 군사 작전을 확대하고 있어 두 사람이 모두 상대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은 조태열 외교부 장관이 대표로 참석해 27일 일반토의 기조연설을 한다. 조 장관은 23일 뉴욕에서 한미일 외교장관회의를 갖는 등 각국 장관 및 국제기구 대표 등과 20여 차례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최선희 북한 외무상은 불참하고, 김성주 주유엔 북한대사가 30일 연설에 나설 것으로 알려졌다. 뉴욕 당국은 유엔본부 주변에 24시간 무장 병력을 배치하는 등 삼엄한 경계를 펴고 있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09-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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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쿼드 정상, 北러 밀착 겨냥 “北관련 핵기술 이전 막아야”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들이 21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정상회의를 갖고 북한의 핵무기 추구와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규탄했다. 또 쿼드 4개국 정상들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공약을 재확인하며 북한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국가들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최근 북한과 군사 협력을 강화하며 밀착 행보를 보이는 러시아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쿼드 4개국 정상은 이날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정상회의를 갖고 ‘윌밍턴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UNSCR)을 위반한 핵무기 추구를 규탄한다”며 “북한이 UNSCR에 따른 모든 의무를 준수하고 추가 도발을 자제하며 실질적 대화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4개국 정상은 북한 관련 핵과 미사일 기술의 이전 가능성도 우려했다. 선언문은 “북한 관련 핵과 미사일 기술이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것의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했다. 또 “북한이 불법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자금을 대기 위해 (핵)확산 네트워크 및 악의적 사이버 활동, 해외 노동자 등에 의존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모든 유엔 회원국이 북한으로의 무기 및 물자 이전과 북한으로부터의 조달을 금지한 UNSCR을 준수하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선언문은 “북한과의 군사적 협력을 심화시키고 있는 국가들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세계적인 핵 비확산 체제를 직접적으로 훼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의 미사일과 탄약 공급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 윌밍턴 선언은 그간 쿼드가 내놓은 공동성명 가운데 북한에 대한 우려를 가장 강도 높게 표현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도 정상회의 관련 사전 온라인 브리핑에서 “북한과 남중국해에 대해 역대 가장 강력한 표현이 선언문에 담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북한 문제에 대해 쿼드가 공동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쿼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2004년 출범한 안보협의체다. 초기엔 장관급 회의체였으나 2021년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급 회의체로 격상시켰다. 내년 1월 퇴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사저가 있는 윌밍턴으로 외국 정상을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쿼드 정상 “北과 군사협력 강화 우려… 인태지역 우리가 감시”“北으로 무기-관련 물자 이전 금지”바이든 “中이 우릴 시험하고 있다”마이크 켜진 상태서 견제 속내 노출쿼드(Quad·미국 일본 호주 인도의 안보 협의체) 4개국 정상이 21일(현지 시간) 발표한 ‘윌밍턴 선언’에는 북한 관련 핵·미사일 기술 이전 및 확산과 이를 위해 군사 협력을 키워가는 국가들에 대한 우려가 전례 없이 담겼다. 선언은 “북한과 군사적 협력을 심화시키고 있는 국가들에 대한 깊은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 구체적인 국가 이름을 언급하진 않았지만 최근 북한과 군사, 외교적으로 밀착하고 있는 러시아를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또 쿼드 정상들은 선언에서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강조하며 북한의 핵보유국 지위를 인정하지 않을 것이란 기존의 방침도 재확인했다.● 북한과 밀착 교류하는 러시아 압박쿼드 정상들은 이날 선언에서 ‘심각한 우려(grave concern)’ ‘깊은 우려(deep concern)’ 등 강한 외교적 수사를 사용해 북한 및 북한과 군사 협력을 확대하고 있는 러시아를 비판했다. 특히 “모든 국가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 결의안(UNSCR)을 완전히 이행해야 한다”며 “유엔 안보리 결의안은 북한으로의 모든 무기 및 관련 물자 이전, 북한으로부터의 조달을 금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북한의 핵과 미사일 기술이 다른 나라로 확산되는 것은 물론이고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가 부족한 탄약과 미사일을 북한으로부터 공급받는 대가로 첨단 군사 관련 기술을 이전할 가능성을 우려한 내용으로 풀이된다. 앞서 워싱턴포스트(WP)는 미 정부 자료를 인용해 “북한과 이란이 러시아에 미사일과 무기를 제공했고, 모스크바는 평양과 테헤란과의 관계를 강화시키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실제로 북한과 러시아의 교류는 최근 눈에 띄게 늘고 있다. 올 6월 19일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평양에서 정상회담을 갖고 “협정 당사자 중 한쪽이 침략당할 경우 상호 지원을 제공한다”는 내용이 담긴 ‘포괄적 전략 동반자 관계’ 협정에 서명했다. 이달 들어서도 북한과 러시아의 밀착 행보는 이어지고 있다. 17일 러시아 외교부에 따르면 최선희 북한 외무상이 이날 모스크바를 방문해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교장관과 회담을 가졌다. 또 푸틴 대통령의 최측근 중 한 명으로 꼽히는 세르게이 쇼이구 국가안보회의 서기는 13일 북한을 방문해 김 위원장을 만났다.● 북한 핵 대응 한미일 3국 공조 다짐도이번 선언에는 중국에 대한 비판도 담겼다. 직접적으로 ‘중국’이라고 명시하지는 않았지만 “우리는 동중국해와 남중국해의 상황에 대해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며 “남중국해에서 분쟁 지형의 군사화와 강압적이고 위협적인 기동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밝혔다.하지만 AP통신과 가디언 등에 따르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이날 모두발언 뒤 마이크가 켜져 있는 상태에서 “중국이 계속 공격적으로 나오면서 이 지역에서 우리 모두를 시험하고 있다”고 말했다. 중국을 직접 거론하지 않은 선언문 내용을 감안할 때 바이든 대통령의 발언은 실수로 보인다.쿼드 정상들은 인도태평양에서 훈련을 위한 새로운 지역적 해양 이니셔티브(MAITRI)도 도입한다고 발표했다. 쿼드 국가가 힘을 합쳐 해역을 모니터링하고, 불법 행위를 억제할 수 있게 한다는 게 골자다.한편 이날 바이든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는 쿼드 정상회의에 앞서 별도로 가진 미일 정상회담에서 북한의 핵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 한국과의 공조를 강화하기로 했다. 북한의 위협에 대한 ‘한미일 3국 공조 체제’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백악관에 따르면 바이든 대통령은 “한미일 3국 협력의 새로운 시대를 열 수 있게 한 기시다 총리의 용기를 높이 평가한다”며 “기시다 총리의 용기와 신념을 통해 2023년 8월 역사적인 캠프 데이비드 정상회의에서 한미일 3국 협력의 중대한 새 시대가 열릴 수 있었다”고 밝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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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쿼드 4개국 “북핵-미사일 규탄”…북러 밀착행보에 깊은 우려

    미국 일본 호주 인도 4개국 안보협의체인 ‘쿼드(Quad)’ 정상들이 21일(현지 시간) 미국에서 정상회의를 갖고 북한의 핵무기 추구와 탄도미사일 발사 도발을 규탄했다. 또 쿼드 4개국 정상들은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 공약을 재확인하며 북한과의 군사 협력을 강화하고 있는 국가들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다. 최근 북한과 군사 협력을 강화하며 밀착 행보를 보이는 러시아를 겨냥한 것으로 풀이된다.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기시다 후미오 일본 총리, 앤서니 앨버니지 호주 총리,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 등 쿼드 4개국 정상은 이날 미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정상회의를 갖고 ‘윌밍턴 선언’을 발표했다. 이들은 선언문에서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결의안(UNSCR)을 위반한 핵무기 추구를 규탄한다”며 “북한이 UNSCR에 따른 모든 의무를 준수하고 추가 도발을 자제하며 실질적 대화에 참여할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4개국 정상은 북한 관련 핵과 미사일 기술의 이전 가능성도 우려했다. 선언문은 “북한 관련 핵과 미사일 기술이 확산되는 것을 막는 것의 필요성을 강조한다”고 했다. 또 “북한이 불법 대량살상무기와 탄도미사일 프로그램에 자금을 대기 위해 (핵)확산 네트워크 및 악의적 사이버 활동, 해외 노동자 등에 의존하는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며 “모든 유엔 회원국이 북한으로의 무기 및 물자 이전과 북한으로부터의 조달을 금지한 UNSCR을 준수하길 촉구한다”고 강조했다.특히 이번 선언문은 “북한과의 군사적 협력을 심화시키고 있는 국가들에 대해 깊은 우려를 표한다”며 “세계적인 핵 비확산 체제를 직접적으로 훼손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북한의 미사일과 탄약 공급에 대한 대가로 러시아가 북한에 군사 기술을 제공할 수 있다는 우려를 강조한 것으로 보인다.월밍턴 선언은 그간 쿼드가 내놓은 공동성명 가운데 북한에 대한 우려를 가장 강도 높게 표현한 것으로 평가된다. 미 행정부 고위 관계자도 정상회의 관련 사전 온라인 브리핑에서 “북한과 남중국해에 대해 역대 가장 강력한 표현이 선언문에 담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북한 문제에 대해 쿼드가 공동 대응할 수 있다는 것을 시사했다는 분석도 나온다.쿼드는 인도태평양 지역에서 중국의 영향력 확대를 견제하기 위해 2004년 출범한 안보협의체다. 초기엔 장관급 회의체였으나 2021년 바이든 대통령이 정상급 회의체로 격상시켰다. 내년 1월 퇴임을 앞둔 바이든 대통령이 자신의 사저가 있는 윌밍턴으로 외국 정상을 초청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09-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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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 맨해튼에 높이 22m 거대 ‘한글벽’

    올 6월 완공된 미국 뉴욕 맨해튼의 한국문화원 새 청사에 세워진 높이 22m, 가로 8m의 거대한 ‘한글벽’이 25일(현지 시간) 일반에 공개된다. 이 한글벽은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강익중 작가와 뉴욕한국문화원이 세계 50여 개국 7000여 명이 한글로 제출한 ‘인생 문구’로 탄생했다. 이를 기획한 뉴욕한국문화원은 19일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지 약 600년 만에 한글을 주제로 한 글로벌 공공미술 작품이 탄생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이날 기자가 찾은 뉴욕한국문화원에서는 한글벽의 막바지 설치 작업이 한창이었다. 문화원 측은 새 청사 건물 내벽에 ‘한글’을 테마로 한 미술작품을 설치하기 위해 최근 1년간 강 작가와 협업해 왔다. 강 작가는 1990년대 백남준 작가(1932∼2006)와 2인전을 여는 등 최근 40년간 뉴욕을 대표하는 설치미술가로 활동하고 있다. 특히 가로세로 3인치(약 7.6cm)의 정사각형 패널에 한글을 한 글자씩 새겨 모은 대형 작품으로 유명하다. 이른바 ‘강익중체’로 불리는 한글 폰트에 알록달록한 색을 더해 한국 특유의 색감을 강조한 것이다.뉴욕한국문화원 측은 올 5월부터 두 달간 별도의 사이트를 구축하고 전 세계 시민들로부터 자신만의 ‘인생 한 줄’을 받았다고 했다. 이 사이트에 각국 언어로 특정 문장을 입력하면 한글로 번역된 도안이 나왔고, 이를 각자가 원하는 색으로 색칠할 수 있게 했다고 설명했다. BTS의 노래 가사 등을 적은 외국 참가자도 많았다고 소개했다. 약 5개월에 걸친 이 사이트의 구축은 LG CNS가 재능 기부했다. 이 외 양현재단, 미국의 교포기업 키스그룹 등이 제작비를 후원했다. 강 작가 역시 이번 한글벽 설치에 재능 기부로 참여했다. 그는 “7000개가 넘는 문구 가운데 1000개를 뽑아 작성자 이름까지 작품에 소개했다. 이를 통해 총 2만여 개의 한글 패널로 작품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조성진 피아니스트가 보낸 ‘마음의 중심을 잡고 걸어가자’란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며 “한국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최고조인 시기에 한글에 세계인의 철학을 녹일 수 있어 뜻깊다”고 강조했다. 뉴욕한국문화원은 ‘한글벽’ 공개에 맞춰 구겐하임, 휘트니 등 뉴욕 유명 미술관이 소장 중인 강 작가의 작품을 대여해 ‘우리는 연결돼 있다(We are Connected)’란 제목의 강익중 회고전도 열기로 했다. 이 전시는 26일부터 11월 7일까지 열린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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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루 늦게 ‘빅컷 훈풍’… 韓 반도체주 반등, 美 기술주 상승랠리

    ‘빅컷’ 효과가 하루 늦게 찾아왔다. 20일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의 반등에 힘입어 코스피가 상승했고, 19일(현지 시간) 미국에서도 테슬라 등 기술주가 상승 랠리를 탔다. 20일 코스피는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와 바이오주 등을 중심으로 상승세를 나타내며 장중 2,600 선을 넘어서기도 했다. 외국인의 매도로 상승 폭을 다소 줄이긴 했으나 전날 대비 12.57포인트(0.49%) 상승한 2,593.37에 장을 마쳤다. SK하이닉스가 2.81%, 기아가 2.03% 상승했다. 대표 가상화폐 비트코인 또한 20일 전일 대비 약 4.8% 오르며 6만4000달러를 돌파하기도 했다. 가상화폐 거래소 코인데스크에 따르면 비트코인이 6만4000달러 선을 넘어선 건 지난달 26일 이후 처음이다. 18일 빅컷에도 불구하고 경기 침체에 대한 의구심으로 상승하지 못했던 미 나스닥 지수도 19일 전장보다 440.68포인트(2.51%) 상승한 18,013.98에 전날 거래를 마쳤다. 인공지능(AI) 대장주 엔비디아 주가가 전일 대비 3.97% 상승한 데 더해 테슬라(7.36%), 메타(3.93%), 애플(3.71%) 등이 오른 영향이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과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 등의 지수도 전장 대비 각각 1.26%, 1.7% 오르는 등 종가 기준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다. 하루 늦게 반영된 ‘빅컷’의 훈풍 외에도 이날 미 노동부가 발표한 고용지표 호조가 투자심리에 긍정적 영향을 미쳤다. 지난주(9월 8∼14일) 실업수당 청구건수가 21만9000건으로 월가 예상치(22만9000명)보다 훨씬 적었던 것이다. 이렇듯 미국 경제 연착륙에 대한 기대가 높지만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여부는 여전한 불안 요소다. 저금리 통화인 엔화를 빌려 고금리 통화인 달러에 투자하는 엔 캐리 트레이드가 상당 기간 지속돼 왔는데, 양국의 금리 차가 좁혀지면서 이 같은 투자 방식의 매력이 줄면 청산 움직임이 나타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시장에서는 지난달 2일과 5일 벌어진 글로벌 증시 폭락의 배경으로도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을 꼽았다. 일본 중앙은행은 20일 기준금리를 0.25%로 동결했지만 추후 인상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과거에도 미 금리 인하가 급격한 구간에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이 발생했던 만큼, 미 통화 완화 정책 변동성이 커진다면 청산 발생 가능성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신무경 기자 yes@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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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욕에 22m 거대 ‘한글벽’ 설치…세계 7000여명 ‘인생문구’ 새겨

    오는 25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맨하튼에 높이 22미터, 가로 8미터 크기의 거대한 ‘한글벽’이 세워진다. 세계적인 설치미술가 강익중 작가와 뉴욕한국문화원이 세계 50여개 국 7000여 명이 한글로 제출한 ‘인생 문구’를 작품으로 만들어 공개하는 것이다. 프로젝트를 기획한 뉴욕한국문화원은 “세종대왕이 한글을 창제한 지 약 600년 만에 한글을 주제로 한 글로벌 공공미술 작품이 탄생한 것”이라고 평가했다.19일 찾은 뉴욕한국문화원은 작품 설치 막바지 작업이 한창이었다. 지난 6월 신청사를 공식 개관한 뉴욕한국문화원은 건물 내벽에 ‘한글’을 테마로 한 미술작품을 설치하기 위해 지난 1년 간 강 작가와 협업해왔다.강 작가는 1990년대 고 백남준 작가와 2인전을 여는 등 지난 40년간 뉴욕을 대표하는 설치미술가로 활동해 왔다.특히 그는 가로세로 3인치(약 7.6cm)의 정사각형 패널에 한글을 한 글자씩 새겨 모아 대형 작품을 만드는 작업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강익중 체’로 불리는 한글 폰트에 알록달록한 색을 더해 한국의 색감을 표현한다.김천수 뉴욕한국문화원장은 “한글 작품 속에 세계를 담기 위해 5월부터 두달 간 별도의 사이트를 구축하고 전 세계로부터 자신만의 ‘인생 한 줄’을 받았다”며 “사이트에 각자 나라의 말로 문장을 입력하면 한글로 번역돼 도안이 나왔고, 이를 각자가 원하는 색으로 색칠할 수 있게 했다”고 밝혔다.5개월에 걸친 해당 사이트 구축은 LG CNS가 재능기부했고, 한국의 양현재단과 미국의 동포기업 키스그룹이 제작비를 후원했다. 강 작가 역시 재능기부로 참여했다. 강 작가는 “7000개 넘는 문구 가운데 1000개를 뽑아 작성자 이름과 함께 작품에 담았다”며 “총 2만 여 개의 한글 패널로 작품을 구성했다”고 설명했다. 프로젝트를 함께한 조희성 뉴욕한국문화원 큐레이터는 “작품을 보다보면 공감과 위로가 되는 문구들이 많다”며 “BTS의 노래가사 등 K컬쳐를 한글로 담은 외국 참가자도 자주 보였다”고 전했다. 강 작가는 “피아니스트 조성진 씨가 보내준 ‘마음의 중심을 잡고 걸어가자’는 문장이 기억에 남는다”며 “한국에 대한 세계의 관심이 최고조인 시기에 우리의 문자 속에 세계인의 철학을 담아낼 수 있어 뜻 깊다”고 말했다.한편, 뉴욕한국문화원은 ‘한글벽’ 공개에 맞춰 구겐하임 뮤지엄과 휘트니 미술관이 소장하고 있던 강 작가의 작품을 대여해 ‘우리는 연결돼 있다(We are Connected)’란 제목으로 그의 회고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전시는 이달 26일부터 11월 7일까지 이어진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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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R의 공포 잠재워라” 美금리 0.5%P ‘빅컷’

    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R(Recession·경기 침체)’의 공포를 잠재우기 위해 18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했다. 0.25%포인트 인하에 그칠 것이라는 일각의 관측을 넘어선 조치다. 미국이 4년 6개월 만에 피벗(통화정책 전환)을 단행하면서 조만간 한국은행의 금리 인하 가능성도 커지게 됐다. 연준은 이날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직후 성명을 통해 “미국의 기준금리를 4.75∼5.0%로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결정은 4년 6개월 만에 내려진 것이다. 연준은 2020년 3월 이후 0.25%(상단 기준)로 유지되던 기준금리를 2022년 3월 0.5%로 올리기 시작해 2023년 7월 5.5%까지 인상했고, 이를 1년 2개월째 유지해 왔다. 당초 시장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만 내려야 할지, 아니면 0.5%포인트를 한꺼번에 인하해야 할지를 두고 논쟁이 이어져 왔다. 이날 연준이 0.5%포인트의 ‘빅컷’을 결정한 것은 최근 빠르게 냉각되고 있는 미 고용시장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함으로 풀이된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연준의 통화정책이 경제 흐름에) 뒤처지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라고 말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연준이 대담한 길을 선택했다”고 평가했다.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자 최근 2년여간 고수해 온 고금리 정책의 물줄기를 튼 셈이다. 연준은 이날 경제 전망 점도표(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점으로 찍어 나타낸 도표)를 통해 올해 말 기준금리 중간값을 4.4%로 예상했다. 앞으로 남은 11월과 12월 FOMC 회의에서 0.5%포인트의 추가 인하가 이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시장에서는 연준이 큰 폭으로 금리를 내리면서 한은의 연내 금리 인하 가능성도 커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이미 상당수 국가가 경기 침체 우려에 맞서 금리 인하에 나선 데다 연준마저 빅컷에 나서면서 글로벌 금리 인하 속도전에서 한은만 뒤처지지는 않을 것이란 기대감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2022년 7월 처음으로 한미 금리 격차가 역전된 이후 최대 2.0%포인트까지 벌어졌던 금리 격차도 1.5%포인트로 좁혀졌다. 그만큼 자본 이탈 우려가 줄어들며 한은의 금리 인하 여력이 생긴 셈이다. 경기 침체 예방을 위한 미국의 빅컷이 ‘호재’로 작용하며 아시아 증시는 상승세를 보였다. 일본 닛케이평균주가는 2.13%, 대만 자취안지수는 1.68% 올랐고 홍콩 지수도 2%가량 급등했다. 다만 코스피는 반도체 종목들의 부진으로 0.21% 상승하는 데 그쳤다.연준, 美고용 냉각에 ‘빅컷’ 처방… 연내 금리 0.5%P 추가인하 시사[美 4년반만에 금리 빅컷]고용증가 ‘완화’ → ‘둔화’ 표현 바꿔… 큰 폭 금리인하에 시장선 환호“경기침체 안심은 못해” 분석 나와… 파월 “빅컷 또 있을거라 생각 말라”미국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8일(현지 시간) 기준금리를 4.75∼5.0%로 0.5%포인트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한 것을 두고 연준이 고용지표가 악화되고 있는 것에 대한 선제 대응에 나섰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근 미국의 고용지표 악화, 나아가 경기 침체에 대한 우려가 커지고 있는 것을 반영한 조치라는 뜻이다.실제로 미국의 실업률은 지난해 7월 3.5%에서 지난달 4.2%로 증가했다. 또 연말 실업률 전망도 4.4%로 올 6월 전망치(4.0%)보다 상승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도 “고용에 대한 위험이 증가했고, 임금 상승률은 눈에 띄게 하락했다”며 “통화정책의 적절한 조정은 고용시장 강세 유지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연말까지 추가 금리 인하 있을 듯”연준은 금리 인하를 발표하며 경기 침체 우려를 직접적으로 언급하진 않았다. 파월 의장은 “미국 경제는 여전히 견고하다”고도 말했다.하지만 연준은 이날 성명에서 7월에 ‘고용 증가가 완화됐다(moderated)’고 썼던 표현을 ‘고용 증가가 둔화됐다(slowed)’로 바꾸는 등 고용 지표가 악화되고 있다는 것을 인정했다. 또 올해 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금리를 인하할 시점을) 기다렸고, 그 인내심이 큰 결실을 봤다”며 “정책을 더 적절하게 재조정할 때가 됐다는 것을 알았다. 지금은 그 과정의 시작”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뉴욕타임스(NYT)는 “향후에 더 많은 금리 인하가 있을 것이란 점을 파월이 직접 시사한 것”이라고 분석했다.추가 금리 인하 가능성은 경제 전망 요약(SEP) 점도표(dot plot·연준 위원들의 향후 금리 전망을 점으로 찍어 나타낸 도표)를 통해서도 나타났다. 연준이 올해 말 기준금리 중간값을 4.4%로 예상했기 때문이다. 이를 두고, 11월과 12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0.5%포인트의 추가 인하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앞으로 이런 규모의 빅컷은 생각하면 안 돼”다만, 파월 의장은 “정책 완화를 서두르지 않겠다”는 점도 분명히 했다. 그는 “앞으로도 이런 규모의 빅컷이 이어질 것이라 생각하면 안 된다”며 “이전과 같은 마이너스 금리 시대는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한편 연준의 FOMC가 통상적으로 만장일치로 금리를 결정했던 것과 달리, 이날은 위원 12명 가운데 베이비컷(0.25%포인트 인하)을 지지한 미셸 보먼을 제외한 11명만 빅컷에 찬성한 것으로 전해졌다.글로벌 컨설팅 기업 KPMG의 수석 경제학자인 다이앤 스웡크는 블룸버그 인터뷰에서 “파월이 보먼의 반대에도 공격적으로 금리를 인하한 건 그가 얼마나 빅컷을 원했는지 보여준다”고 평가했다. 일각에선 7월 FOMC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동결했던 ‘실수’를 만회하고자 파월 의장이 빅컷에 더 적극적이었다는 해석도 나온다.● 시장은 여전히 경기 침체 우려연준의 빅컷 단행과 파월 의장의 미국 경제는 견고하다는 발언에도 18일 미 뉴욕 증시는 하락세로 장을 마감했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와 S&P500지수는 장중 한때 사상 최고치까지 오르기도 했으나 이후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다 결국 내림세로 돌아섰다.시장에선 이에 대해 경기 침체를 안심하지 못하는 분위기가 반영된 것이란 평가가 나온다. 미 경제전문매체 CNBC는 “큰 폭의 금리 인하는 발표 직후 큰 환호를 받았지만 결국 잠재적인 경기 약세에 대한 우려를 시장에 불러일으키고 있다”고 전했다.또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이미 시장에 선반영됐고, 오히려 차익을 실현하려는 매물이 시장에 쏟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이동훈 기자 dhlee@donga.com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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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빅컷’에도 뉴욕증시 하락 마감…트럼프 “그만큼 상황 나쁘다는 것”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공격적 정책을 단행한 18일(현지시간) 미 뉴욕증시가 하락 마감했다. 이미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예상됐던 상황에서, 시장이 연준의 ‘빅컷’에 반색하기 보다는 오히려 높은 금리 인하를 단행할만큼 미 경제에 우려요인이 있는지 경계한 때문으로 풀이된다. 또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앞으로 빅컷이 계속 될 것으로 가정하지 말라”고 발언하는 등 정책 완화를 서두르지 않을 것을 시사한 점이 영향을 미쳤다는 평가다.이날 뉴욕증시는 오후 2시 연준의 금리 ‘빅컷’이 발표된 직후 다우존스 지수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는 등 상승세를 보였지만 이후 하락과 상승을 반복하다 결국 내림세로 마감했다. 다우존스 지수는 전장보다 103.08포인트(0.25%) 내린 41,503.10에 거래를 마쳤고, 대형주 위주 S&P 500 지수는 16.32포인트(0.29%) 내린 5,618.26에,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54.76포인트(0.31%) 떨어진 17,573.30에 각각 마감했다. CNBC는 “트레이더들은 처음엔 엄청난 금리 인하를 환영했지만 곧 잠재적인 경제 둔화에 연준이 뒤쳐지지 않으려는 것이란 우려를 불러일으켰다”고 전했다.한편 이날 금리 빅컷은 정치권 논쟁으로 이어졌다. 그간 도널드 트럼프 미 공화당 대선 후보는 대선이 있는 11월 전에 금리를 인하하면 안된다고 주장해 왔다. 금리 인하가 유권자들의 환심을 사 현 집권당인 민주당에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란 이유에서다. 이날 AFP통신은 트럼프 후보가 “연준이 정치를 하고 있는 게 아니라면 경제 상황이 금리를 그 정도로 내려야 할 만큼 매우 나쁘다는 것을 보여주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반면, 조 바이든 미 대통령과 카멀라 해리스 민주당 대선 후보는 일제히 환영의 뜻을 밝혔다. 바이든 대통령은 X(옛 트위터)에 “우리는 중요한 순간에 도달했다”며 “경제가 강하게 유지되며 인플레이션과 금리가 떨어지고 있다”고 적었다. 해리스 후보는 “이번 발표는 높은 물가의 타격을 입은 미국인들에게 환영할 소식”이라며 “물가가 중산층과 근로 가정에 너무 높다는 것을 안다. 물가를 계속 낮추기 위해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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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 기준금리 0.5%P ‘빅컷’…연말까지 0.5%P 더 내린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4년 6개월 만에 기준금리를 0.5%포인트 인하하는 공격적 정책을 단행하고 포스트 팬데믹 이후 고수해 온 고금리 기조의 방향을 틀었다. 또 올 연말까지 기준금리를 0.25%포인트씩 두 차례 더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각국 중앙은행의 금리 정책에 직접적 영향을 미쳐 온 미국의 기준금리 정책이 공식적으로 전환됨에 따라, 한국을 비롯한 글로벌 금융시장 또한 연쇄적인 변화를 겪을 전망이다.미 연준은 18일 오후 2시(현지시간)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9월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통해 “미국의 기준금리를 4.75~5.0%로 0.5%포인트 인하한다”고 밝혔다. 또 점도표와 경기전망을 통해 올해 연말 기준금리를 4.4%로 내다봤다. 현 기준금리가 4.75~5.00%임을 감안하면 연말까지 0.25%포인트씩 두 차례 더 인하하겠다는 의미다. 그간 글로벌 시장에서는 연준이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인하할지, 0.5%포인트 인하할지를 두고 갑론을박이 이어져왔다. 이런 상황에서 연준이 0.5%포인트 인하를 결정한 것은 그만큼 고용냉각이 시작된 미 경제 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풀이 된다. 연준이 기준금리를 인하한 것은 4년 6개월 만의 일이다. 연준은 2020년 3월 이후 0.25%(상단기준)로 유지되고 있던 기준금리를 2022년 3월 0.5%로 올리기 시작해 2023년 7월 5.5%까지 올린 뒤 1년 2개월째 유지해 왔다.미 월가에서는 일찌감치 연준이 이번 9월 회의에서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전망이 확실시 돼왔다. 미국의 인플레이션 수치가 그간 연준이 목표치로 제시해 온 2%에 가까워진 데다, 고용이 예상보다 빠르게 냉각되고 있다는 통계들이 이어지면서 경제 경착륙에 대한 시장의 공포가 치솟았기 때문이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앞선 행사 발언 등을 통해 금리 인하 신호를 보내왔다. 그는 지난달 23일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연방준비은행(연은) 주최로 열린 경제 심포지엄 잭슨홀 미팅에 참석해 “통화정책 조정 시기가 도래했다”고 말했다.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가 확실시 되는 상황에서 시장은 오히려 금리인하 그 자체보다 금리인하 ‘폭’에 대해 더 큰 관심을 가져왔다. 시장 전문가들은 연준이 0.25%포인트를 인하하는 ‘베이비컷’에서 그칠지, 아니면 0.5%포인트를 인하하는 ‘빅컷’을 단행할지를 두고 수주 째 갑론을박을 벌였다. 베이비컷 지지론자들은 미국 경제에는 인플레이션 상승 불씨가 여전하며 최근의 고용지표 악화는 과열됐던 시장이 정상화되는 과정일 뿐이라는 입장이었다. 반면 빅컷 지지론자들은 이미 미국 경제는 침체가 시작됐기 때문에 적극적이고 선제적인 대응이 필요하다는 입장이었다. 특히 월가 전문가들은 현 미국 경제에는 공격적 대응이 필요하며, 연준이 0.5%포인트를 인하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예상해왔다. 실제 이날 성명에는 미 고용상황에 대한 연준의 우려가 드러나는 표현들이 담겼다. 지난 7월 발표 때 ‘고용증가가 완화됐다(moderated)’라는 표현은 ‘고용 증가가 둔화됐다(slowed)’라는 표현으로 바뀌었고, 연말 실업률 전망도 4.4%로 지난 전망치(4.0%)보다 크게 올라갔다. 뉴욕=임우선 특파원 imsun@donga.com}

    • 2024-09-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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