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민

하정민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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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하정민 기자입니다.

dew@donga.com

취재분야

2026-02-17~2026-03-19
칼럼77%
사회일반7%
문학/출판7%
미국/북미7%
국제교류2%
  • “러시아군, 크림반도 미사일 기지 2곳 점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우크라이나 접경지역에서 훈련 중인 러시아군의 원대 복귀를 명령한 이후에도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대치 상태가 풀리지 않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방부는 5일 크림 반도에 있는 자국 군대의 미사일 기지 및 크림 반도의 또 다른 도시인 에파토리아의 미사일 기지 일부를 러시아군이 점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볼로디미르 보바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크림 반도 세바스토폴 인근 우크라이나군의 미사일 기지를 러시아군이 부분적으로 점거한 상태”라고 밝혔다. 다만 지휘통제소 등의 주요 시설은 자국 군대가 장악하고 있어 미사일 통제권은 넘어가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푸틴 대통령은 4일 기자회견에서 기존에 크림에 주둔 중인 흑해함대 병력 외에 추가로 우크라이나에 파견된 러시아군은 없다고 했다. 그러나 우크라이나 중앙정부와 일부 전문가는 최대 1만6000명의 러시아 병력이 크림으로 이동해 지역을 장악했다고 주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 한편 러시아 국영 RIA통신은 4일 “러시아 전략로켓군이 카스피 해 인근 아스트라한 기지에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의 일종인 RS-12M 토폴을 시험 발사했다”고 보도했다. 이 미사일의 최대 사정거리는 1만500km. 미국 백악관은 “오래전에 미국 측에 통보했다”고 언급했지만 미국이 러시아에 압박을 가하는 시점이어서 미묘한 파장을 낳고 있다. 러시아 흑해함대는 크림 반도와 러시아 사이의 케르치 해협을 계속 봉쇄하고 있다. 우크라이나 국경수비대는 “케르치 해협 봉쇄에 러시아 함정 2척이 동원됐으며 인근에는 무장 장갑차도 배치됐다”고 전했다. 흑해 상공에서는 러시아와 터키 공군의 대치 상황도 벌어졌다. 터키군 총사령부는 4일 “러시아 ‘IL-20’ 정찰기가 흑해 연안의 터키 영공에 진입함에 따라 F-16 전투기 8대를 발진시켰다”고 밝혔다. 또 터키 아나톨리아통신은 러시아 군함 2척이 흑해함대로 귀항하기 위해 이날 오전 터키의 보스포루스 해협을 통과했다고 보도했다. 미국은 러시아에 크림 반도에서 완전히 철군할 것을 압박하고 나섰다. 존 케리 국무장관은 4일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추가 침공할 구실을 찾고 있다. 러시아가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지 않으면 보복 조치를 내리겠다”고 경고했다. 미 무역대표부(USTR)는 이날 러시아와 예정됐던 ‘양자투자협정(BIT)’과 관련한 실무회담을 전격 보류했다.파리=전승훈 특파원 raphy@donga.com}

    • 2014-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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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하정민]아름다운 라이벌

    “피겨 역사상 우리만큼 꾸준히 경쟁한 사례는 없었다. 경기를 끝내고 아사다가 눈물을 흘릴 때 나도 울컥했다.”(김연아) “서로의 존재가 있어 성장할 수 있었다. 그간 고생했다고 말해주고 싶다.”(아사다 마오) 라이벌(rival·경쟁자). 강가를 뜻하는 라틴어 리파리아(riparia)에서 유래했다. 물이 귀하던 시절 강을 경계로 마주 선 두 부족은 평소 친한 이웃이었어도 가뭄 때는 피가 튀는 대결을 벌였다. 다만 아무리 경쟁이 치열해도 상대를 죽이려고 강에 독을 타지 않는다는 불문율만은 지켰다. 나 역시 그 물을 먹고 죽기 때문이다. 이처럼 서로를 존중하며 건전한 경쟁을 벌여 더 발전하는 관계가 라이벌이다. 상대를 못 잡아먹어 안달인 구도라면 라이벌이 아니라 적(enemy)이다. 주니어 시절을 포함한 둘의 통산전적은 김연아 기준으로 10승 6패. 먼저 빛을 발했던 아사다를 김연아가 처음 이긴 건 2006년 초 세계주니어선수권대회다. 이때부터 본격화된 둘의 경쟁구도는 지난 8년간 세계 피겨계의 최대 화제였다. 시니어 시절 성적은 김연아가 훨씬 우위에 있었지만 한국과 일본의 특수한 관계, 같은 나이, 유럽과 북미가 지배하던 피겨계에 등장한 아시아 스타…. 세상은 두 10대 소녀를 끊임없이 비교하고 자극했다. 감수성이 극도로 예민한 시기에 어른들이 붙인 싸움을 감내해야 했을 둘의 고통을 상상조차 할 수 없다. 둘은 이를 뒤로하고 아름다운 연기로 마지막 올림픽을 마무리했다. 스물넷 동갑내기가 서로에게 보낸 진솔한 격려는 어지간한 잠언(箴言)보다 큰 울림을 준다. 강력한 라이벌의 장점은 무척 많다. 서로를 꺾기 위해 노력하다 보니 원래 좋았던 기량도 더 성장한다. 업계 전체의 발전도 뒤따른다. 김연아와 아사다 전에는 3회전 연결 점프를 제대로 뛰는 선수가 많지 않았지만 이제 상당수 주니어 선수도 이를 구사한다. 언론의 주목, 거액의 스폰서십, 강력한 팬덤이 절로 생겨나니 최고의 마케팅 수단도 된다. 김연아와 아사다가 없는 피겨, 페데러와 나달이 없는 테니스, 호날두와 메시가 없는 축구를 상상해보라. 라이벌 구도가 높은 진입 장벽의 역할도 한다. 코카콜라와 펩시콜라는 모두 19세기 후반 설립됐지만 120여 년이 지나도 둘의 아성을 깬 음료회사가 없다. 인종 성별 나이를 막론하고 전 세계 소비자가 ‘콜라는 코크(Coke) 아니면 펩시(Pepsi)’라는 명제에 세뇌당했다. ‘강산이 바뀌는 기간은 1년’이라는 연예계에서 10여 년째 예능프로그램을 독식하는 유재석과 강호동은 어떤가. 수많은 진행자 중 누구도 둘을 뛰어넘지 못했다. 이 각박한 세상에 아름다운 라이벌이 웬 말이냐고? 사는 게 힘들수록 스포츠 라이벌의 미학(美學)은 귀감이 된다. 지금 내가 정정당당한 경쟁을 하고 있는지, 경쟁이 끝난 뒤 김연아와 아사다처럼 서로의 앞날을 축복해 줄 수 있을지 가슴에 손을 얹고 생각해 볼 때다. 하정민 국제부 기자 dew@donga.com}

    • 2014-03-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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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Hot 피플]에르도안 터키 총리

    “돈을 다 숨겼느냐?”(에르도안 터키 총리) “아직 3000만 유로가 남았습니다.”(차남 빌랄 에르도안) 무려 10억 달러(약 1조680억 원)에 이르는 자산 은폐 방안을 아들과 논의한 녹음 파일이 폭로되는 바람에 집권 후 최대 위기를 맞은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60·사진). 11년간 집권하며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한때 ‘21세기의 술탄’으로 불렸지만 각종 비리 스캔들, 무리한 4연임 시도, 이슬람 원리주의 정책에 대한 국민의 반발로 실각 위기를 맞고 있다. 1954년 이스탄불 교외 카심파사에서 출생한 에르도안 총리는 길거리에서 사탕 및 생수 등을 팔며 학교를 졸업한 전형적인 자수성가형 정치인이다. 1994∼1998년 터키 최대 도시 이스탄불 시장을 지냈고 2001년 정의개발당을 창당했다. 2003년 총선 승리로 59대 터키 총리가 됐고 2007년, 2011년 총선에서 잇따라 승리해 최초의 3선 총리가 됐다. 3선의 최대 요인은 경제 성장. 취임 당시 3030억 달러였던 터키의 국내총생산(GDP)을 2012년 8172억 달러로 늘렸고 유럽연합(EU) 가입 협상도 시작했다. 이슬람과 시장경제를 잘 융합시켰다는 평가에 터키의 국부 겸 초대 대통령인 케말 파샤에 버금가는 인기를 누렸다. 자신감을 얻은 그는 여성 히잡 착용, 공공장소에서의 애정표현 및 주류 판매 규제 등 강력한 이슬람 원리주의 정책을 추진했다. 이때부터 서구 문물에 익숙해진 국민과의 갈등이 시작됐다. 1923년 건국 당시 케말 파샤가 정교분리를 선언한 뒤 터키가 세속주의 노선을 걸어왔다는 점을 감안할 때 예고된 갈등이었다는 분석이 많다. 지난해 중순에 벌어진 대규모 반정부 시위도 그가 재개발이 예정된 이스탄불 게지 공원에 오스만튀르크 당시의 포병부대 및 이슬람 사원을 짓겠다고 밝히면서 불거졌다. 이에 반발하는 시위대를 진압하면서 사태는 악화됐다. 독실한 수니파 이슬람 신자인 그는 1999년 “이슬람 사원은 우리의 병영이며 신도는 우리의 병사”라는 시를 집회에서 암송해 국민 선동 혐의로 4개월간 복역하기도 했다. 에르도안 총리의 집권 연장 시도에 비판도 많다. 당규상 총리 4연임이 불가능하자 올해 8월 대선 출마를 선언한 그는 최근 지지율 하락으로 당선이 불투명해지자 당규를 고쳐 다시 총리가 되려고 시도했다. 지난달 6일에는 정부가 인터넷 콘텐츠의 유해성을 자의적으로 판단한 뒤 접속을 차단하는 인터넷 통제 강화법을 밀어붙여 독재 논란을 확산시켰다. 비리 연루설도 끊이지 않는다. 이번 비자금 스캔들뿐만 아니라 지난해 12월 터키 검찰은 부동산 비리 혐의로 에르도안 내각의 장관 3명을 포함한 그의 최측근 24명을 구속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녹음 파일과 비리설은 완전한 날조”라며 그 배후로 이슬람 사상가 출신의 정적(政敵) 페툴라 귤렌을 지목했다. 하지만 귤렌은 15년째 미국 망명 중이어서 이런 주장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의견이 많다. 에르도안 총리의 다음 시험대는 이달 30일에 치러질 지방선거. 세속주의를 원하는 대도시 주민 및 엘리트와 달리 농민과 저소득계층은 아직 그를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의 정정불안이 계속되면 선거 결과에 관계없이 케말 파샤의 적자를 자임하는 군부가 개입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래저래 그의 앞날은 풍전등화인 셈이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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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NASA, 태양계밖 새 행성 715개 발견… 4곳은 생명체 서식 가능

    미국 항공우주국(NASA)이 태양계 밖에서 새로운 행성 715개를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NASA는 케플러 우주망원경을 이용해 2009년부터 2011년까지 약 2년간 관련 자료를 수집했으며 분석 결과 이전에는 보고되지 않은 새로운 행성들임을 확인했다고 CNN이 전했다. 새 행성 발견에 따라 케플러 망원경을 통해 발견된 외계 행성 수는 1700여 개로 늘어났다. 새 행성의 95%는 지구보다 4배 정도 큰 해왕성과 비슷한 크기라고 NASA가 밝혔다. 또 이번에 발견된 행성 가운데 4개는 표면에 물이 존재할 가능성이 있는 ‘생명체 서식 가능 지역’으로 판단되고 있다. 이들 4개 행성은 지구 크기의 2∼2.5배 정도로 이번에 새로 발견된 다른 행성들보다 작았다. NASA 측은 새로 발견된 행성들은 태양계처럼 하나의 항성 궤도를 여러 개가 돌고 있다고 설명했다. 존 그룬스필드 NASA 부국장은 “태양계의 발달 과정은 물론 제2의 지구, 외계생명체 등을 발견하는 데 상당한 도움을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케플러 우주망원경은 ‘제2의 지구’를 찾기 위한 NASA의 ‘케플러 프로젝트’의 핵심이다. ‘천문학의 아버지’로 불리는 독일 천문학자 요하네스 케플러의 이름을 땄으며 2009년 3월 델타-2 로켓을 통해 우주에 발사됐다. 지구에서 약 6500만 km 떨어진 태양 궤도를 돌며 2010년 1월 처음 지구로 조사 결과를 보냈으나 지난해 5월 핵심 부품 고장으로 4년여의 수명을 다했다. 이번 발견은 케플러 운행 초기 2년간 수집한 자료를 토대로 이뤄졌다. 자료 수집기간을 4년으로 늘리면 ‘제2의 지구’가 더 많이 출현할 가능성이 있다고 NASA는 밝혔다. 이번 1차 분석 결과는 다음 달 7일 케플러 발사 5주년을 기념해 천체물리학저널 3월호에 실린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2-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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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올랑드 前동거녀 “당신 파멸시킬 것”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전 동거녀 발레리 트리에르바일레르가 자신을 두고 바람을 피운 올랑드 대통령에게 복수를 예고하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연예잡지 ‘배니티페어’ 스페인판은 트리에르바일레르의 친구를 인용해 그가 최근 올랑드에게 “당신이 나를 파멸시켰듯 나도 당신을 파멸시킬 것”이라는 저주와 위협이 담긴 문자를 보냈다고 23일 보도했다. 트리에르바일레르는 프랑스 유명잡지 파리마치의 기자로 2006년부터 올랑드 대통령과 동거했다. 2012년 올랑드가 대통령에 당선해 사상 최초로 동거녀 자격의 퍼스트레이디가 됐다. 하지만 올해 1월 초 올랑드와 여배우 쥘리 가예의 스캔들이 터지자 갈라섰다. 배니티페어에 따르면 올랑드 대통령은 트리에르바일레르와 8년간의 동거 관계를 청산하는 공동성명을 발표하려 했으나 트리에르바일레르가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당신에게 있다”며 완강히 거부했다. 올랑드 대통령은 트리에르바일레르가 전 남편과의 사이에서 낳은 세 아이의 교육비로 300만 유로(약 44억4000만 원)를 지급하고 파리에서 함께 거주하던 주택의 임차료까지 내주는 조건으로 위자료 협상을 마쳤다고 잡지는 전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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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돌아온 잔다르크, 도주한 대통령… 우크라 두동강 위기

    21일 야권과 조기 대선 등에 합의했던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하루 만에 수도 키예프를 버리고 동부 하리코프 시로 도망쳤다. 대통령의 최대 정적(政敵)인 율리야 티모셴코 전 총리는 하리코프 교도소 부속병원에서 풀려나 키예프로 돌아왔다. 지난해 11월부터 계속된 우크라이나 사태는 새로운 혁명의 성공이냐, 국토 분열이냐의 위기에 놓였다.○ 권력 장악한 우크라이나 의회 우크라이나 야당이 주도하는 최고 의회 ‘라다’는 22일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해임 안건을 표결에 부쳐 전체 450명 중 382명이 참석한 가운데 전원 찬성으로 통과시켰다. 또 외교 안보 분야를 대통령이 맡고 나머지 권한 대부분을 총리와 의회에 넘겼던 이원집정부제 형식의 ‘2004년 헌법’을 되살리기로 했다. 새 의장에는 최대 야당인 조국당 소속 알렉산드르 투르치노프를 선출했다. 티모셴코 전 총리의 최측근으로 알려진 그는 임시 대통령직도 맡는다. 그는 23일 “연립 내각 구성을 25일까지 마무리하겠다”고 밝혔다. ‘라다’는 야권의 핵심인 티모셴코를 즉시 석방했다. 티모셴코는 2004년 우크라이나의 민주혁명인 오렌지혁명을 주도한 뒤 총리에 올랐다. 빼어난 미모 덕에 ‘오렌지 공주’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그러나 2010년 대선에서 야누코비치 대통령에게 패한 뒤 직권남용 혐의 등으로 7년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었다. 허리디스크를 앓던 티모셴코 전 총리는 석방 직후 반정부 시위대가 모인 키예프 독립광장을 찾아 “5월 대선에 출마해 우크라이나의 유럽연합(EU) 가입을 추진하겠다”고 선언했다. 의회는 연립내각 구성에 합의하면 새 총리를 선출한다. 티모셴코가 유력한 후보다. 새 헌법에 따라 총리는 실권을 갖게 된다.○ 야누코비치, 쿠데타로 규정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반정부 시위대 수만 명이 대통령 청사를 포함한 주요 정부 건물을 장악하자 신변에 위협을 느끼고 자신의 정치 기반인 하리코프로 피신했다. 그는 의회 해임안 처리를 쿠데타로 규정하고 사퇴를 거부했다. 권력을 잃은 그가 측근들과 함께 망명을 시도하고 있다는 보도도 잇따르고 있다. 1991년 우크라이나 독립 이후 최악의 유혈사태인 이번 시위는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지난해 11월 유럽연합(EU)와의 경제협력 협정 협상을 중단하면서 촉발됐다. 이 과정에서 반정부 시위대를 무자비하게 진압해 몰락을 자초했다.○ 첩첩산중 우크라이나의 미래 많은 전문가는 우크라이나의 정국 안정은 멀다고 전망하고 있다. 수도 키예프를 지나 흑해로 흐르는 드네프르 강을 두고 서부의 친서방파와 동부의 친러시아파로 갈려 선거 때마다 지역 갈등이 극심하다. 우크라이나의 지정학적 위치도 EU·미국 대 러시아의 갈등을 부추긴다. 남부 크림 반도에 자국 흑해함대의 기지를 보유한 러시아는 경제·군사 요충지인 우크라이나의 통제정책을 강화해왔다. 철 망간 등 광물자원도 풍부하고 러시아산 원유와 천연가스를 서유럽으로 공급하는 파이프라인도 지나간다. 정국 혼란이 더욱 심해지면 동부의 분리 독립이 가시화되거나 이번 시위를 서방의 음모라고 주장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군사 행동에 나설 수도 있다.하정민 dew@donga.com·김기용 기자}

    • 2014-02-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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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극한 치닫는 우크라이나 시위… 유혈충돌로 최소 26명 사망

    ‘러시아냐 유럽이냐’라는 해묵은 갈등으로 시작된 우크라이나 시위가 1991년 옛 소련에서 독립한 이후 최악의 참사로 번졌다. 18, 19일 우크라이나 수도 키예프에서 반정부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해 경찰 9명을 포함해 최소 26명이 숨지고 1000여 명이 부상했다고 BBC가 보도했다. 빅토르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나흘 전 시위 참가자 전원을 석방하고 야권이 정부청사 점거를 풀었지만 이번 유혈 사태로 우크라이나 정국이 일촉즉발의 상황으로 되돌아가고 있다. 야누코비치 현 대통령의 권한 축소를 골자로 한 개헌안을 주장하던 반정부 시위대는 18일 키예프 독립광장을 중심으로 항의 시위를 벌였다. 경찰이 물대포, 섬광탄, 최루탄, 전기 충격기 등을 동원해 강경 진압에 나서자 시위대도 화염병을 던지고 바리케이드를 불태우며 격렬하게 저항해 사상자가 속출했다. 정부와 야당 대표들은 밤샘 폭력대치가 벌어지던 19일 새벽 협상을 시도했으나 성과 없이 끝났다. 야권 지도자인 비탈리 클리치코 개혁민주동맹 대표는 “대통령에게 진압 중단을 요청했지만 ‘시위대의 자진해산이 먼저’라는 답만 돌아왔다”고 말했다. 야누코비치 대통령은 “야당이 선을 넘었다. 모든 수단을 동원해 시위대를 진압하겠다”며 진압 방침을 굳혔다. 우크라이나 시위는 지난해 11월 친(親)러시아 성향의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유럽연합(EU)과의 경제협력 협상을 중단하고 러시아와 손을 잡으면서 시작됐다. 그 후 반정부 시위가 확산되자 우크라이나 정부는 EU와의 경제협상을 재개했다. 소강상태로 접어들었던 반정부 시위는 정부가 1월 ‘시위제한법’을 들고 나오자 다시 불붙었다. 야당은 야누코비치 대통령의 즉각 사임 및 대통령 권한 축소를 핵심으로 하는 헌법 개정을 주장했다. 이때부터 시위 성격도 경제 갈등에서 권력 투쟁으로 바뀌었다. 국제사회는 일제히 우려를 표명했다. EU는 28개 회원국들의 대응 조치를 결정하기 위해 20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EU 외교장관 비상회의를 연다고 19일 밝혔다. 우크라이나 현 정부 지도자들의 EU 입국 금지 및 자산 동결과 같은 제재 조치가 거론될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 정부도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즉각 상황을 진정시키고 시위대와의 대치를 끝내야 한다”고 촉구했다. 프란치스코 교황과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도 “모두가 폭력을 자제하고 합의를 이뤄 달라”고 요청했다. 러시아는 “이번 참사의 책임은 야권 시위대의 폭력에 눈감은 서방 정치인들에게 있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뉴욕타임스(NYT)는 “야누코비치 대통령이 이달 초 소치 겨울올림픽 개막식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을 만난 뒤 시위대를 강경 진압하기로 했다”며 밀약 의혹을 제기했다. 김기용 kky@donga.com·하정민 기자}

    • 2014-0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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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하정민]검은 주먹과 오바마 바나나

    1968년 10월 멕시코시티 여름올림픽 육상 남자 200m 시상식. 금메달과 동메달을 딴 미국의 흑인 선수 토미 스미스와 존 칼로스가 미국 내 인종차별을 고발하기 위해 미 국가가 울려 퍼지는 동안 검은 장갑을 낀 주먹을 치켜들었다. 은메달을 딴 호주의 백인 선수 피터 노먼도 흑인운동을 상징하는 배지를 상의에 부착해 두 선수를 지지했다. 세상을 놀라게 한 ‘검은 주먹(Black-gloved fist)’ 사건이다. 1950, 60년대만 해도 미 남부에서는 화장실, 상점 심지어 병원에서도 흑인과 백인의 출입구가 달랐다. 미 흑인 민권운동의 시초인 ‘로자 파크스’ 사건도 버스의 흑인과 백인 자리 구분 때문에 일어났다. 이런 시대였으니 ‘반란’을 일으킨 스미스와 칼로스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두 사람이 일체의 정치 행위를 금지한 올림픽 헌장을 위반했다며 즉각 메달을 박탈했다. 호주로 돌아온 노먼도 백호주의(白濠主義)를 앞세운 여론의 비난에 시달렸고 1972년 뮌헨올림픽에는 아예 선수로 뽑히지 못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세 선수의 행동은 전 세계의 지지와 각성을 이끌어냈다. 약 40년이 지난 지금 적어도 겉으로는 올림픽에서 인종차별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참가자는 없다. 인종차별 논란 자체가 금기이기 때문이다. 2012년 런던 여름올림픽에서 인종차별 발언을 한 스위스 축구선수 미셸 모르가넬라와 그리스 육상선수 불라 파파크리스투는 바로 퇴출됐다. 2020년 도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경쟁도시 터키 이스탄불을 겨냥해 이슬람 비하 발언을 한 이노세 나오키 전 도쿄 도지사도 국제적 지탄을 받았다. 그런데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은 다르다. 성화 점화자인 러시아 피겨 여왕 이리나 로드니나(65)는 지난해 9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부부에게 바나나를 들이미는 합성사진을 리트윗해 파문을 일으켰다. 바나나는 겉이 노랗고 속은 희어 ‘백인을 따라하는 유색인’을 비하할 때 쓰인다. 피겨 페어스케이팅에서 금메달 3개를 딴 스포츠 영웅이라도 그를 성화 점화자로 낙점한 러시아 정부의 인식은 안이하다. 국내 스포츠계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몇몇 프로 야구단이 전지훈련을 했던 미 애리조나 주를 찾은 한 케이블방송의 여성 아나운서는 “(얼굴이 타) 깜둥이가 됐다”는 트윗을 올려 역풍을 맞았다. 지난해 한화이글스의 김태균은 롯데자이언츠의 흑인 투수 유먼을 두고 “까만 얼굴 탓에 그가 마운드에서 웃으면 흰 치아와 공이 겹친다. 그래서 공을 치기 힘들다”고 말해 국가인권위원회 경고까지 받았다. 사람들이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는 약육강식의 논리가 판치는 세상에서 그나마 공정한 경쟁을 통해 승부를 가린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래서 스포츠는 그 어떤 정치 행위보다 더 이상적이고 공정한 정치성을 요구받는다. 올림픽 3연패를 했건 국가대표 4번 타자이건 인종차별 논란을 낳은 선수가 비판을 받아야만 하는 이유다. 하정민 국제부 기자 dew@donga.com}

    • 2014-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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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러리 “르윈스키는 자아도취 빠진 미치광이”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사진)이 남편의 성추문 상대였던 모니카 르윈스키를 ‘자아도취에 빠진 미치광이(narcissistic loony tune)’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국 온라인 매체 워싱턴 프리비컨은 클린턴 전 장관이 대통령 부인이던 1998년 9월 친구 다이앤 블레어와의 통화에서 르윈스키 스캔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으며 이렇게 비난했다고 10일 보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이 ‘나의 둘도 없는 친구’라고 불렀던 다이앤 블레어는 아칸소대 정치학 교수로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아칸소 주지사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클린턴 부부와 가깝게 지내왔다. 당시 클린턴 전 장관은 “남편의 행동은 엄청나게 부적절했지만 이는 실질적 의미의 성관계가 아니었다. 또 두 사람이 합의해 일어난 일”이라며 남편 역성을 들었다. 이어 그는 “대통령직의 고독함과 복잡다단한 정치 현실이 성추문 사건을 만들었다. 내가 아내로서 역할을 다 못했던 점도 있다”고 털어놨다. 다이앤 블레어의 남편인 짐 블레어가 2000년 사망한 아내의 일기장과 메모 등 개인 문서를 아칸소대 도서관에 기증하면서 이런 사실들이 알려졌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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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Hot 피플]17세때 美 건너가 골리앗 사냥꾼 된 ‘인도의 다윗’

    “강자는 생각보다 강하지 않고 약자는 생각보다 약하지 않다.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고 이를 강점으로 역이용해야 한다.” 미국프로농구(NBA) 구단 새크라멘토 킹스가 최근 미 프로 스포츠계의 판도를 바꾸는 팀으로 떠올랐다. 미 프로 스포츠 구단 중 최초로 디지털 가상화폐 비트코인 사용 허용, 후보 선수 및 코치진의 구글 글라스 착용 등 각종 정보기술(IT) 친화 마케팅을 선보인 덕분이다. 2000년대 초 전성기 이후 새크라멘토 킹스의 성적은 내내 좋지 않았으나 새로운 마케팅이 떠난 팬들을 돌아오게 할 것이란 기대가 높다. 새크라멘토 킹스의 새 시도는 구단주이자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 팁코소프트웨어의 창업주인 인도계 IT 사업가 비베크 라나디베(57)의 이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2013년 5월 새크라멘토 킹스를 사들여 NBA 최초의 인도계 구단주가 된 그는 1974년 17세 때 단돈 100달러(약 10만6000원)가 채 안 되는 돈을 들고 미국에 왔다.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1997년 팁코소프트웨어를 설립해 수조 원의 재산을 가진 거부가 됐다. 이에 인도에서는 애플 창업주 고 스티브 잡스만큼 위대한 IT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고학으로 IT 재벌이 됐다는 점 외에도 라나디베는 여러모로 눈길을 끄는 인물이다. 그는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펴낸 작가다. 또 농구 골프 테니스 하키 등 각종 스포츠에 만능이며 태권도 유단자이기도 하다. 특히 그는 2000년대 중반 딸 안잘리가 속한 캘리포니아 주 레드우드시티 중고교 농구팀의 성적이 시원치 않자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코치를 자청했다. 그는 농구를 처음 접해보는 키 작은 백인 소녀가 많은 레드우드시티 팀이 키 큰 흑인 선수가 대부분인 강팀과 대등한 경기를 하려면 기존과 다른 전술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공격 대신 강력한 수비로 상대팀의 득점을 저지하는 ‘풀코트 압박 수비’를 구사했다. 골을 넣은 뒤 자기 진영으로 돌아와 전열을 가다듬고 나서 수비하는 게 아니라 슛을 쏜 뒤 바로 밀착수비를 펼치는 것이다. 농구 특기생이 대부분인 강팀은 이 전술에 당황해 실책을 연발했고 레드우드시티 팀은 1년 만에 지역 중고교 농구 준우승팀이 됐다. ‘티핑포인트’ ‘아웃라이어’ 등의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미국의 경영사상가 맬컴 글래드웰은 2009년 5월 미 시사주간 뉴요커에 농구코치 라나디베의 성공에 대한 글을 썼다. 이 기사가 큰 반향을 일으키자 아예 역경에 놓인 약자가 강자를 이긴 여러 명의 사례를 모아 2013년 10월 ‘다윗과 골리앗’이라는 책도 펴냈다. 이 책은 현재 한국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라나디베는 본인이 쓴 ‘디지털 경영의 파워’ ‘리얼타임 전략’ ‘2초, 1인자에게만 허락된 시간’ 등 각종 저서에서도 “어차피 인간의 약점은 개선되지 않는다.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려는 노력보다 약점을 거꾸로 이용해 강점으로 만들어야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 골리앗에게 유리한 규칙, 즉 제도권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라”고 강조한 바 있다. IT 사업가와 농구팀 코치로 남다른 성과를 냈던 그가 ‘다윗과 골리앗 전략’을 통해 연고지 이전설 등 각종 소문에 휩싸였던 새크라멘토 킹스의 전성기를 다시 오게 할지 전 세계 농구팬들이 주목하고 있다.: : 라나디베 창업주 : :1957년 인도 뭄바이 출생1980년 미국 MIT 전기공학 석사1983년 하버드대 경영학 석사1997년 팁코소프트웨어 설립1997년 팁코소프트웨어 나스닥 상장2006년 ‘리얼타임 전략’ 출간2009년 맬컴 글래드웰, 뉴요커에 소개 기사 게재2010년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공동 구단주2013년 5월 NBA 새크라멘토 킹스 구단주2013년 10월 글래드웰, 그를 소재로 ‘다윗과 골리앗’ 출간2014년 1월 비트코인 결제 및 구글 글라스 착용 도입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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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세 된 페북… 10대엔 시들

    19세의 미국인 대학생이 만든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이 4일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페이스북은 창립 10주년을 맞아 이용자들의 중요한 순간을 사진과 비디오로 제공하는 ‘회상하기’ 기능(www.facebook.com/lookback)을 올려 이용자들도 페이스북과 함께한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볼 수 있게 했다. 하버드대생 마크 저커버그가 2004년 2월 자신의 허름한 기숙사에서 친구들과 만든 이 서비스는 현재 인도의 인구와 맞먹는 12억3000만 명이 사용한다. 세계 인구 6명 중 1명이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셈이다. 창업주 저커버그의 재산은 274억 달러(약 29조3000억 원)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130억 달러보다 2배 이상으로 많다. 저커버그는 이날 발표한 축사에서 “지난 10년은 믿을 수 없는 여정이었고 그 놀라운 여정의 일부가 될 수 있었다는 점에 감사한다. 하지만 아직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 페이스북의 미래에 더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놀라운 성장세를 보인 페이스북은 ‘성장통’도 겪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 본산인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10대가 외면하는 조짐이 뚜렷하다. 실명을 기반으로 한 SNS여서 부모와 교사의 감시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조사회사 i스트래티지의 보고서는 지난 3년간 13∼17세 사용자 300만 명이 페이스북을 떠났다고 밝혔다. 프린스턴대도 “향후 3년간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80%를 잃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10대가 익명성과 일회성 성격이 강한 트위터, 스냅챗 등으로 옮겨가자 페이스북은 스냅챗 인수 제의를 포함한 다양한 인수합병(M&A)을 시도하고 있다. 트위터처럼 화젯거리를 한눈에 보여주는 ‘해시태그’ 및 ‘트렌딩’ 기능도 추가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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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英, 앵그리버드 통해 개인정보 빼냈다”

    세계 각국 정상의 전화와 메일을 도·감청한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가 ‘앵그리버드’와 같은 스마트폰 인기 애플리케이션(앱)까지 정보 수집 도구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순히 앱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개인정보가 무차별적으로 새나갈 수 있다는 점에 세계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크게 충격을 받았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영국 가디언 등이 27일 보도했다. 두 정보기관이 개인정보를 빼내기 위해 사용한 앱은 앵그리버드 같은 게임 앱, 구글 맵과 같은 지도 맵, 사진 공유 앱 플리커 등이다. 이들은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드인 등 유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사진을 통해서도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대거 빼냈다. 17억 건이나 다운로드된 앵그리버드를 포함해 이런 앱과 SNS를 사용하는 이들이 각각 최소 10억 명이 넘어 무차별적 정보 수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NSA의 도·감청 사실을 폭로한 전 NSA 계약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비밀문서에서 새로 드러났다. NYT는 “스마트폰 이용자가 앱을 사용할 때마다 사용자의 전화기 정보, 아이디, 소프트웨어 버전, 성별, 나이, 사용자 위치 등을 알 수 있다. 앱 종류에 따라선 결혼 여부, 소득, 자녀 수, 친구 목록, 정치 성향, 심지어 성적 취향 같은 가장 은밀한 사생활까지 정보기관이 낚아채 간다”고 전했다. 특히 페이스북 같은 대부분의 SNS는 사용자가 사진을 올리기 전 해당 사진에 딸려오는 위치정보 등 각종 데이터를 삭제한다. 하지만 두 정보기관은 사진을 올리는 동안 인터넷에 잠시 떠 있는 이 데이터를 뽑아내 개인정보를 수집했다. NSA는 이처럼 다양한 앱을 통한 정보 수집 활동을 ‘황금 덩어리(Golden Nugget)’라고 표현하며 만족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GCHQ는 스마트폰 해킹 프로그램을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유명한 ‘스머프’로 이름 지었다. 통화 내용을 엿듣는 일은 ‘참견쟁이 스머프’, 꺼진 스마트폰을 사용자 몰래 켜는 일은 ‘잠꾸러기 스머프’, 스파이웨어를 심는 일은 ‘편집증 스머프’ 등이다. 두 정보기관은 이렇게 얻은 정보로 2007년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가 시도한 독일 내 폭탄테러를 막아냈고 미국 영사관 직원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멕시코 마약단체 조직원도 검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스마트폰 이용자가 정보 수집 대상인지, 두 정보기관이 얼마나 자주 이런 식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했는지, 정보 수집 대상자에 미국인도 포함돼 있는지는 이번에 드러나지 않았다. 파문이 확산되자 NSA는 “해외 테러 혐의자를 감시할 때 미국인의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 일시적으로 미국인이나 무고한 외국인의 개인정보를 수집했다 해도 이를 보호한다”라고 해명했다. 에릭 홀더 미 법무부 장관도 이날 “정보기술(IT) 업체가 미 정보기관으로부터 받은 고객정보 요구 횟수 등을 외부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NSA 수장에 민간인을 영입해 투명성을 높이라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마이클 로저스 미 해군 제독을 차기 NSA 국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하정민 기자}

    • 201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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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Hot 피플]위기의 잉락 태국 총리

    “오빠의 아바타에서 벗어나지 못한 미녀 정치인.” 2011년 8월 집권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47)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실각해 해외 도피 중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여동생인 그는 태국 최초의 여성 총리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잉락 총리는 “오빠의 사면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취임 일성과 달리 지난해 11월 야권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탁신 사면법을 밀어붙여 태국을 정치적 혼란 속으로 몰아넣었다. 잉락 총리는 1967년 태국 북부 치앙마이에서 의류 사업을 하던 지역 유지 친나왓 가문의 아홉 자녀 중 막내딸로 태어났다. 가족의 든든한 보호 아래 ‘온실 속 화초’로 자랐다. 치앙마이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뒤 1991년 미국 켄터키주립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둘째 오빠인 탁신 전 총리는 당시 통신업으로 막대한 부를 쌓아 태국 굴지의 재벌로 부상한 상태였다. 잉락은 귀국 직후 오빠가 설립한 ‘친’ 그룹의 계열사인 친나왓 디렉토리에 입사하면서 기업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어 그룹의 고위직을 거치며 경영 수업을 받았다. 그는 2006년 탁신이 쿠데타로 실각하자 그룹 내 부동산 개발 업체인 SC애셋으로 옮겨 정계 입문 전까지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했다. 잉락이 정치 전면에 등장한 것은 탁신 측근들이 만든 프아타이당이 그를 총리 후보로 추대한 2011년 5월부터. 빼어난 미모와 세련된 매너, 오빠의 후광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면서 잉락은 같은 해 7월 초 총선에서 승리했다.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라는 상징성과 더불어 정식 결혼을 하지 않은 채 한 사업가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둔 독특한 개인사가 맞물리면서 잉락은 단숨에 태국 정계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그에게 오빠인 탁신의 존재는 ‘양날의 칼’이었다. 탁신은 잉락의 총선 승리 직후 “그는 나의 후계자가 아니라 복제인간”이라며 통치에 개입할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하지만 잉락은 ‘오빠의 대리인’에 불과하다는 세간의 평가와는 달리 취임 직후 발생한 대홍수를 비교적 무난히 수습해 냈다. 독선적 성격의 탁신과 달리 때로는 반대파와도 대화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잉락 정권이 결국 탁신 사면법을 통과시키자 태국 전역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반탁신파의 거두 수텝 트악수반 전 부총리는 곧바로 의원직을 내던지고 거리로 뛰쳐나와 ‘잉락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시작했다. 이때부터 본격화된 잉락 정권과 반탁신파의 대립은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내며 장기전에 들어갔다. 이에 잉락은 지난해 12월 의회를 해산한 데 이어 22일에는 국가 비상사태까지 선포했다. 특히 잉락은 정국 안정을 꾀하기 위해 다음 달 2일 조기 총선을 실시하는 카드를 꺼내 들었으나 야당 등의 거센 반대에 직면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26일 태국 전역에서 조기 투표가 실시됐지만 반정부 시위대가 투표소를 에워싸는 등 투표를 방해해 일부 지역에서 차질이 빚어졌다. 방콕 외곽에선 투표를 방해하려는 반정부 시위대와 이를 막으려는 친정부 시위대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반정부 측 핵심 지도자가 총격을 받고 숨지기도 했다. 아울러 밧화 가치와 태국 주가가 연일 하락세인 데다 한국을 포함해 40여 개국이 ‘여행주의보’를 발령하면서 태국 국내총생산(GDP)의 7%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의 타격도 심각하다. 결국 군부가 또다시 정치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설도 파다하다. 잉락은 과연 이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을까. 반대파까지 끌어안는 ‘화합의 지도자’로 거듭날지, ‘오빠의 아바타’라는 한계에 갇혀 추락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 ::1988년 치앙마이대 졸업1991년 미 켄터키주립대 석사2002년 어드밴스트 인포서비스 이사2006년 SC애셋 대표2011년 8월 총선 공식 취임2013년 10월 하원 탁신 사면법 발의2013년 11월 상원 사면법 거부 12월 의회 해산 및 조기총선 발표2014년 1월 정부 비상사태 선포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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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동치는 세계경제]“맷집 좋은 한국, 큰 충격은 없을듯”

    경제 전문가들은 신흥국 통화가 상당 기간 약세를 이어간다 해도 각국의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따라 차별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한국처럼 외환보유액이 넉넉하고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는 나라에선 약간의 혼란은 있겠지만 경제성장에 큰 악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24일 전 세계 56개 신흥국을 취약성 정도에 따라 5개 그룹으로 나눴다. 가장 취약한 첫 번째 그룹은 아르헨티나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로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경제정책과 빈약한 외환보유액으로 경제위기를 자초한 나라들이다. 아르헨티나는 2000년대 초 원자재 시장 호황기에 콩 옥수수 등 주력 생산품의 수출이 급증하자 각종 정책에 정부 재정을 마구 투입했다. 하지만 세계 금융위기와 중국의 성장 둔화로 원자재 수요가 줄고 미국의 테이퍼링까지 겹치자 페소화 가치가 급락했다. 두 번째 그룹은 신용 거품과 대규모 경상적자로 단기외채 상환 능력이 떨어져 테이퍼링 충격에 취약한 터키 남아공 인도네시아 태국 칠레 페루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꼽은 테이퍼링의 ‘5대 취약국(Fragile Five·터키 남아공 인도네시아 브라질 인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자산운용사 슈로더가 지목한 ‘안절부절못하는 8개국(Edgy Eight·5대 취약국+헝가리 폴란드 칠레)’에도 일부 속해 있다. 세 번째는 ‘유산 위험(legacy problem)’에 시달리는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다. 동유럽 3개국은 오랜 공산주의 체제로 자국의 은행 시스템 자체가 워낙 취약해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상당한 고전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됐다. 네 번째 그룹은 고공성장을 구가하며 한때 ‘세계의 성장 엔진’으로 각광받았으나 최근 성장세가 둔화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브릭스(BRICs)’다.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27%에 이르지만 원자재 및 노동집약적 저가 제품 위주의 수출이라는 과거 성장모델이 한계에 부닥쳤다. 강도 높은 경제 개혁이 필요한 곳이다. 신흥국 외환위기에도 불구하고 2014∼2015년 성장 전망이 밝은 나라로는 한국 필리핀 멕시코 체코 등이 꼽혔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선진국으로 수출하는 비중이 큰 이들이 ‘신흥국 경제 약세, 선진국 경제 강세’ 추세에 따라 상당한 수출 이득을 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은 2012년 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무려 22개월째 경상수지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세계 7위인 외환보유액도 3464억6000만 달러로 사상 최고다. 닐 셰어링 캐피털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모두가 신흥국 위기를 말하지만 각 나라의 상황은 매우 다르다”며 “신흥국 간 차별화가 이처럼 큰 적은 없었다”고 지적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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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글라스로 NBA 본다

    구글이 내놓은 입는(wearable) 컴퓨터 ‘구글 글라스’가 생생하고 역동적인 화면으로 미국 스포츠 경기에서도 선풍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미국프로농구(NBA) 구단 새크라멘토 킹스는 경기장에 NBA 최초로 구글 글라스를 도입한다고 21일 밝혔다. 구글 글라스로 녹화한 경기의 생생한 장면을 팬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구글이 개발한 안경 모양의 스마트기기인 구글 글라스는 각종 동영상 촬영은 물론이고 내비게이션 기능까지 갖췄다. 새크라멘토 킹스는 24일 인디애나 페이서스와의 경기부터 코트에서 경기 중인 선수를 제외한 모든 후보 선수, 코칭스태프, 치어리더, 아나운서 등이 구글 글라스를 쓰도록 했다. 1분 11초 길이의 예고 장면도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www.youtube.com/watch?v=zNMoFULXXak)를 통해 공개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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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 힐러리’ 웬디 데이비스의 이중생활?

    ‘가난한 시급 노동자로 집도 없이 트레일러 생활, 두 차례 이혼 뒤 아버지가 다른 두 딸을 홀로 키운 싱글맘으로 하버드대 로스쿨 졸업….’ 드라마 같은 인생 역정에 미모, 학벌까지 갖춰 ‘제2의 힐러리 클린턴’으로 불리는 웬디 데이비스 미국 민주당 텍사스 주지사 후보(51·사진)가 도덕성에 타격을 입고 추락 위기에 놓였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주요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데이비스 후보는 지난해 6월 미국 50개 주 중 가장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텍사스 주 의회에서 11시간의 합법적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 연설로 공화당의 낙태제한법 처리를 저지하며 일약 미 정치권 스타가 됐다. 그는 이 기세를 몰아 주지사에 도전장을 냈다. 그는 첫 남편 프랭크 언더우드와 살던 1982년 19세 나이에 첫딸 앰버, 1988년 두 번째 남편 제프 데이비스와의 사이에서 둘째 딸 드루를 얻었다. 그러나 후보 검증과정에서 ‘10대에 첫아이를 낳아 홀로 키웠고 허드렛일을 하면서 직접 돈을 벌어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했다’는 이력의 상당 부분을 왜곡 및 미화했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비판에 가장 앞장선 사람은 두 번째 남편 데이비스로 최근 각종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로스쿨 학비는 내가 은행 빚을 내 지원했고 트레일러 생활도 불과 몇 달만 했다. 2005년 내가 마지막 학자금 대출금 이자 및 원금을 갚은 바로 다음 날 아내가 이혼을 신청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그는 자신의 헌신적인 뒷바라지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불륜을 저지른 뒤 자신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실제 그는 이혼 뒤 두 딸을 직접 길렀다. 아이를 맡아 키우기는커녕 두 번째 남편한테 아버지가 다른 첫딸의 양육권까지 넘겼기에 데이비스 후보를 ‘싱글맘’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런 주장에 대해 데이비스 후보 측은 정적들의 정치공세라고 반박하며 진화에 나섰다. 데이비스 후보는 “하버드대를 다니는 동안 두 딸의 양육을 남편에게 맡겼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로스쿨 첫해에 하버드대가 있는 보스턴에서 두 딸과 함께 살았고 그 다음 해부터는 일주일에 한 번씩 텍사스에 내려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를 ‘제2의 힐러리’, ‘세계 여성의 롤모델’로 떠받들던 여론이 한풀 꺾인 것은 분명해 향후 정치 행로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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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하정민]중앙은행 총재 모시는 법

    2012년 초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속이 탔다. 루이 14세 못지않은 절대 권력을 휘둘러 ‘태양왕’이라는 별명이 붙은 머빈 킹 당시 영국 중앙은행 총재의 임기 만료가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후임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럽 재정위기로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했고 리보금리 조작 사태로 금융 강국의 명성도 말이 아니었다. 이때 오스본 장관이 주목한 사람은 마크 카니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 그는 과감한 금리인하로 캐나다의 금융위기 극복을 앞당겼다는 찬사를 받고 있었다. 문제는 카니가 영국인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게다가 영국 중앙은행인 영국은행은 1694년 설립된 세계 최초의 중앙은행. 대영제국의 영광이 저물었다지만 영국은행의 318년 역사에 외국인 총재는 없었다. 국적을 따질 상황이 아님을 안 오스본 장관은 카니의 마음을 얻으려고 약 1년간 그를 설득했다. 임기 8년 중 5년만 재임, 높은 연봉, 이사비 일체 지원, 집값 비싼 런던에서의 주거비 제공이라는 카니의 까다로운 조건도 다 들어줬다. 2013년 7월 취임한 카니의 연봉은 세계 중앙은행 총재 중 가장 많은 130만 달러(약 13억7800만 원).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한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20만 달러보다 6배 이상으로 많다. 하지만 깐깐한 영국 언론이 트집을 잡은 적은 없다. 총재의 연봉이나 국적보다 더 중요한 건 그의 능력임을 알기에. 선진국 후진국 모두 먹고 사는 일이 최우선 과제인 지금 유능한 중앙은행 임원을 모시려면 이 정도 예우가 기본이다. 지난달 연준 부의장에 뽑힌 스탠리 피셔 전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를 영입한 사람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 출신인 피셔는 옐런보다 국제금융계에서 인지도가 훨씬 높은 거물. 이에 백악관은 피셔의 영입을 포기했지만 ‘부의장 상왕정치’ 위험을 알고 있을 옐런 본인이 삼고초려를 했다. 잠비아 출신 미국인인 피셔는 2005년 외국인 신분을 지닌 세계 최초의 중앙은행 총재가 됐다. ‘무늬만 유대인’인 이를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로 앉혔다는 비판이 많았지만 당시 아리엘 샤론 총리와 베냐민 네타냐후 재무장관은 “경제가 더 중요하다”고 버텼다. 지난해 인도 중앙은행 총재가 된 라구람 라잔 미 시카고대 교수도 혈통 빼곤 미국인에 가까워 폐쇄적인 인도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2004년 총선에서 승리한 소니아 간디 인도 국민의회당 대표가 이탈리아 출신이라는 이유로 총리가 되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3월 말 임기를 마친다. 활발한 국제 활동이라는 공(功)보다 정책 실기, 불통 등 과(過)가 크다는 의견이 많다. 2012년에는 미 금융지 글로벌파이낸스로부터 ‘세계 최악의 중앙은행 총재’로 뽑히는 수모도 겪었다. 차기 총재는 반드시 한은 본연의 역할, 즉 통화정책의 전문성 및 금융시장과의 교감능력을 갖춘 인물이어야만 한다. 정부는 총재 인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개국공신 배려’만 없어도 절반은 성공이다. 하정민 국제부 기자 dew@donga.com}

    • 2014-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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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트코인은 화폐의 에스페란토”

    “단위당 1000달러(약 106만 원) 내외인 비트코인 가격이 수년 안에 10만 달러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비트코인의 사용처도 빠르게 늘고 있어 조만간 달러나 유로 못지않은 화폐가 될 겁니다.” 비트코인 투자로 세계적 주목을 받은 미국 유명 벤처투자자 겸 정보기술(IT) 사업가 로저 베어(35·사진)의 말이다. 그가 선지자가 사도를 상대로 연설하듯 열성적인 비트코인 홍보에 나서는 바람에 미국 언론은 그에게 ‘비트코인 예수’라는 별명을 붙였다. 최근 내한한 그는 1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선 비트코인을 투자수단으로만 여기는 사람이 많지만 해외에서는 거래수단으로서의 비트코인에 더 주목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은 화폐의 에스페란토”라고 말했다. 세계인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에스페란토처럼 비트코인도 각종 규제, 수수료, 거래금액 및 장소의 제한 없이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물건을 사고팔고 돈을 송금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뜻이다. 미 스탠퍼드대를 중퇴하고 IT업계에 뛰어든 베어는 컴퓨터부품 판매업체 메모리딜러스닷컴의 최고경영자(CEO) 겸 비트코인 전자지갑을 제공하는 웹사이트 블록체인(Block chain) 등 다양한 비트코인 관련 기업의 대주주이다. 베어는 비트코인의 최대 장점이 정부의 불필요한 간섭 및 규제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스스로를 ‘자발적 행동주의자(voluntarist)’로 칭한 그는 “일반인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른 채 금융위기를 맞았다. 미국인이 내는 세금의 상당 부분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사람을 죽이는 데 쓰인다. 상황이 이런데도 개인이 화폐를 찍어내면 감옥에 가고 정부가 화폐를 만들면 ‘양적완화의 마술사’라는 칭송을 받는다는 것이 불합리하다”며 각국 정부 및 중앙은행에 대해 불신을 드러냈다. 메모리딜러스닷컴의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도입한 뒤 개인적으로도 비트코인 투자에 나선 그는 2011년 초 비트코인 가격이 단위당 1달러 내외일 때 25만 달러를 들여 비트코인을 대량 매수했고, 투자를 지속해 현재 수십만 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1000달러 내외인 현재 가격을 적용하면 어림잡아도 3000억∼4000억 원에 달하는 규모. 하지만 그는 “고급 자동차나 개인용 비행기를 사기 위해 투자한 것이 아니다. 비트코인을 팔아 차익을 실현할 생각도 없다. 내 관심사는 오로지 더 많은 사람이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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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에 화해의 선물을… 이해당사국 합의점 찾길”

    12일 염수정 서울대교구장 등 19명을 새 추기경으로 서임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13일 “한반도에 화해의 선물을 달라고 주님께 간청하고 싶다”며 남북한의 화해를 촉구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외교사절단에게 한 신년 연설에서 “한국인을 위해 이해당사자들이 끊임없이 합의점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 등 세계 언론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추기경 서임에 대해 “지금껏 바티칸을 지배한 유럽 추기경 수를 줄여 추기경단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교황의 노력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NYT는 “명예추기경 3명을 제외한 16명 중 절반 이상이 남반구의 빈국 출신이라는 점은 교황의 관심사가 불평등 해소임을 잘 보여준다”고 전했다. 16명 중 9명은 아프리카와 남미, 6명은 아시아와 유럽, 1명은 캐나다 출신이다. 가톨릭 지도부의 일반적인 승진 공식을 벗어난 사례가 있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유럽 최대 교구인 이탈리아 베네치아나 토리노 대주교, 벨기에 브뤼셀 대주교가 추기경으로 이어질 때가 많았으나 이런 관례도 깨졌다고 NYT는 지적했다. 영국 BBC방송은 “교황이 평소 ‘양 떼의 냄새가 나는 목자’를 존경하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성직자상을 강조해 왔다”며 “아이티, 부르키나파소,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추기경은 가톨릭 세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지만 분명 아프리카 및 중남미 주민들의 가난과 고통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파리=전승훈 raphy@donga.com워싱턴=정미경 특파원}

    • 2014-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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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콕 셧다운”… 태국 시위대 도로 7곳 점거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태국 조기 총선 반대 및 잉락 친나왓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가 13일 ‘방콕 셧다운(shutdown·폐쇄)’ 시위에 본격 돌입했다. 수텝 트악수반 전 부총리가 이끄는 수만 명의 시위대는 12일 오후부터 수도 방콕의 아속 등 7개 교차로를 바리케이드와 모래주머니로 막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7개 지역은 정부종합청사와 주요 기업의 본사가 몰려 있는 방콕의 중심지다. 특히 아속에는 태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주재원 상당수가 거주하고 있어 한국 정부도 교민의 외출 자제를 당부하고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대는 이날 ‘잉락 억(잉락 물러가라)’ 구호를 외치며 7개 지역을 포함한 방콕의 거점지역에 속속 집결했다. 수텝 전 부총리는 “이번 싸움에 무승부는 없다. 반드시 총리 퇴진을 이끌어내겠다”고 주장했다. 방콕포스트는 시위대가 15일을 잉락 총리의 퇴진 시한으로 정하고 총리 퇴진이 없으면 증권거래소 등을 봉쇄하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도했다. 시위대가 폐쇄한 교차로의 평소 차량 통행량은 하루 70만 대에 이르지만 이날 방콕의 주요 도로는 오가는 차량을 볼 수 없을 정도로 텅 비었다. 시민들이 전철로 몰리면서 지옥철을 방불케 할 정도로 붐볐고 방콕 시내 150개 학교가 휴교했다. 일부 시민은 식수 등 생필품을 사재기하느라 바빴다. 방콕행 항공편 100여 편도 취소됐다. 다만 양측 모두 무력 사용을 자제해 큰 유혈 충돌은 없었다. 시위대는 대중교통 및 공항은 점거하지 않았으며 앰뷸런스 통행도 허가한다고 밝혔다. 반정부 시위가 극심했던 2008년에는 시위대가 수완나품 국제공항을 1주일 이상 봉쇄해 태국 전역이 큰 혼란을 겪은 바 있다. 경찰 1만 명, 군인 8000명을 배치한 태국 정부 역시 무력진압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태국 현대사에서 최악의 유혈사태가 벌어진 2010년 초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당시 친탁신 시위대와 군의 충돌로 90명 이상이 숨졌다. 하지만 유혈 충돌 가능성은 여전하다. 11일 반정부 시위대 야영지에 괴한이 총격을 가해 7명이 다쳤고 12일에도 시위 현장에서 일어난 총격으로 1명이 큰 부상을 입었다. 태국 정부는 이날 시위 지도자 55명에게 소환장을 발부하고 반역죄로 기소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수텝 전 부총리는 이미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여서 55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태국이 상당 기간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2001년 잉락 총리의 오빠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집권한 뒤 태국 사회는 서민, 농민, 태국 북부지역 거주자를 중심으로 한 친탁신파 ‘레드 셔츠’와 부유층, 태국 중남부 거주자가 대부분인 반탁신파 ‘옐로 셔츠’로 나뉘어 극심한 대립을 벌여 왔다. 지난해 11월 탁신 전 총리의 사면안 통과로 촉발된 이번 사태도 벌써 3개월째다. 잉락 총리는 “조기 총선만이 해법”이라고 주장하지만 시위대는 총선을 거부하고 있다. 양측의 대립이 장기화되면서 일각에서는 군부 개입 혹은 조기 총선 연기 가능성도 거론한다. 반탁신파인 군부의 쿠데타 설이 끊임없이 나오는 속에서 잉락 총리가 총선 연기라는 타협책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쁘라윳 짠오차 육군참모총장은 11일 “쿠데타를 언급하는 언론 때문에 상황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쿠데타 가능성을 언급해 파문을 일으켰던 점을 의식한 쿠데타 부인 발언이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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