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정민

하정민 기자

동아일보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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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5-11-06~2025-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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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하정민]검은 주먹과 오바마 바나나

    1968년 10월 멕시코시티 여름올림픽 육상 남자 200m 시상식. 금메달과 동메달을 딴 미국의 흑인 선수 토미 스미스와 존 칼로스가 미국 내 인종차별을 고발하기 위해 미 국가가 울려 퍼지는 동안 검은 장갑을 낀 주먹을 치켜들었다. 은메달을 딴 호주의 백인 선수 피터 노먼도 흑인운동을 상징하는 배지를 상의에 부착해 두 선수를 지지했다. 세상을 놀라게 한 ‘검은 주먹(Black-gloved fist)’ 사건이다. 1950, 60년대만 해도 미 남부에서는 화장실, 상점 심지어 병원에서도 흑인과 백인의 출입구가 달랐다. 미 흑인 민권운동의 시초인 ‘로자 파크스’ 사건도 버스의 흑인과 백인 자리 구분 때문에 일어났다. 이런 시대였으니 ‘반란’을 일으킨 스미스와 칼로스의 마음을 짐작할 수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두 사람이 일체의 정치 행위를 금지한 올림픽 헌장을 위반했다며 즉각 메달을 박탈했다. 호주로 돌아온 노먼도 백호주의(白濠主義)를 앞세운 여론의 비난에 시달렸고 1972년 뮌헨올림픽에는 아예 선수로 뽑히지 못했다. 하지만 사람들의 심금을 울린 세 선수의 행동은 전 세계의 지지와 각성을 이끌어냈다. 약 40년이 지난 지금 적어도 겉으로는 올림픽에서 인종차별의 억울함을 호소하는 참가자는 없다. 인종차별 논란 자체가 금기이기 때문이다. 2012년 런던 여름올림픽에서 인종차별 발언을 한 스위스 축구선수 미셸 모르가넬라와 그리스 육상선수 불라 파파크리스투는 바로 퇴출됐다. 2020년 도쿄올림픽 유치 과정에서 경쟁도시 터키 이스탄불을 겨냥해 이슬람 비하 발언을 한 이노세 나오키 전 도쿄 도지사도 국제적 지탄을 받았다. 그런데 2014년 소치 겨울올림픽은 다르다. 성화 점화자인 러시아 피겨 여왕 이리나 로드니나(65)는 지난해 9월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 부부에게 바나나를 들이미는 합성사진을 리트윗해 파문을 일으켰다. 바나나는 겉이 노랗고 속은 희어 ‘백인을 따라하는 유색인’을 비하할 때 쓰인다. 피겨 페어스케이팅에서 금메달 3개를 딴 스포츠 영웅이라도 그를 성화 점화자로 낙점한 러시아 정부의 인식은 안이하다. 국내 스포츠계의 상황도 다르지 않다. 몇몇 프로 야구단이 전지훈련을 했던 미 애리조나 주를 찾은 한 케이블방송의 여성 아나운서는 “(얼굴이 타) 깜둥이가 됐다”는 트윗을 올려 역풍을 맞았다. 지난해 한화이글스의 김태균은 롯데자이언츠의 흑인 투수 유먼을 두고 “까만 얼굴 탓에 그가 마운드에서 웃으면 흰 치아와 공이 겹친다. 그래서 공을 치기 힘들다”고 말해 국가인권위원회 경고까지 받았다. 사람들이 스포츠에 열광하는 이유는 약육강식의 논리가 판치는 세상에서 그나마 공정한 경쟁을 통해 승부를 가린다는 믿음 때문이다. 그래서 스포츠는 그 어떤 정치 행위보다 더 이상적이고 공정한 정치성을 요구받는다. 올림픽 3연패를 했건 국가대표 4번 타자이건 인종차별 논란을 낳은 선수가 비판을 받아야만 하는 이유다. 하정민 국제부 기자 dew@donga.com}

    • 2014-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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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힐러리 “르윈스키는 자아도취 빠진 미치광이”

    미국 민주당의 유력한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사진)이 남편의 성추문 상대였던 모니카 르윈스키를 ‘자아도취에 빠진 미치광이(narcissistic loony tune)’라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미국 온라인 매체 워싱턴 프리비컨은 클린턴 전 장관이 대통령 부인이던 1998년 9월 친구 다이앤 블레어와의 통화에서 르윈스키 스캔들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털어놓으며 이렇게 비난했다고 10일 보도했다. 클린턴 전 장관이 ‘나의 둘도 없는 친구’라고 불렀던 다이앤 블레어는 아칸소대 정치학 교수로 클린턴 전 대통령이 아칸소 주지사로 재직하던 시절부터 클린턴 부부와 가깝게 지내왔다. 당시 클린턴 전 장관은 “남편의 행동은 엄청나게 부적절했지만 이는 실질적 의미의 성관계가 아니었다. 또 두 사람이 합의해 일어난 일”이라며 남편 역성을 들었다. 이어 그는 “대통령직의 고독함과 복잡다단한 정치 현실이 성추문 사건을 만들었다. 내가 아내로서 역할을 다 못했던 점도 있다”고 털어놨다. 다이앤 블레어의 남편인 짐 블레어가 2000년 사망한 아내의 일기장과 메모 등 개인 문서를 아칸소대 도서관에 기증하면서 이런 사실들이 알려졌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2-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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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Hot 피플]17세때 美 건너가 골리앗 사냥꾼 된 ‘인도의 다윗’

    “강자는 생각보다 강하지 않고 약자는 생각보다 약하지 않다. 자신의 약점을 파악하고 이를 강점으로 역이용해야 한다.” 미국프로농구(NBA) 구단 새크라멘토 킹스가 최근 미 프로 스포츠계의 판도를 바꾸는 팀으로 떠올랐다. 미 프로 스포츠 구단 중 최초로 디지털 가상화폐 비트코인 사용 허용, 후보 선수 및 코치진의 구글 글라스 착용 등 각종 정보기술(IT) 친화 마케팅을 선보인 덕분이다. 2000년대 초 전성기 이후 새크라멘토 킹스의 성적은 내내 좋지 않았으나 새로운 마케팅이 떠난 팬들을 돌아오게 할 것이란 기대가 높다. 새크라멘토 킹스의 새 시도는 구단주이자 기업용 소프트웨어업체 팁코소프트웨어의 창업주인 인도계 IT 사업가 비베크 라나디베(57)의 이력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 2013년 5월 새크라멘토 킹스를 사들여 NBA 최초의 인도계 구단주가 된 그는 1974년 17세 때 단돈 100달러(약 10만6000원)가 채 안 되는 돈을 들고 미국에 왔다. 매사추세츠공대(MIT)와 하버드대를 졸업한 뒤 1997년 팁코소프트웨어를 설립해 수조 원의 재산을 가진 거부가 됐다. 이에 인도에서는 애플 창업주 고 스티브 잡스만큼 위대한 IT 전문가로 평가받는다. 고학으로 IT 재벌이 됐다는 점 외에도 라나디베는 여러모로 눈길을 끄는 인물이다. 그는 여러 권의 베스트셀러를 펴낸 작가다. 또 농구 골프 테니스 하키 등 각종 스포츠에 만능이며 태권도 유단자이기도 하다. 특히 그는 2000년대 중반 딸 안잘리가 속한 캘리포니아 주 레드우드시티 중고교 농구팀의 성적이 시원치 않자 바쁜 시간을 쪼개가며 코치를 자청했다. 그는 농구를 처음 접해보는 키 작은 백인 소녀가 많은 레드우드시티 팀이 키 큰 흑인 선수가 대부분인 강팀과 대등한 경기를 하려면 기존과 다른 전술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공격 대신 강력한 수비로 상대팀의 득점을 저지하는 ‘풀코트 압박 수비’를 구사했다. 골을 넣은 뒤 자기 진영으로 돌아와 전열을 가다듬고 나서 수비하는 게 아니라 슛을 쏜 뒤 바로 밀착수비를 펼치는 것이다. 농구 특기생이 대부분인 강팀은 이 전술에 당황해 실책을 연발했고 레드우드시티 팀은 1년 만에 지역 중고교 농구 준우승팀이 됐다. ‘티핑포인트’ ‘아웃라이어’ 등의 베스트셀러로 유명한 미국의 경영사상가 맬컴 글래드웰은 2009년 5월 미 시사주간 뉴요커에 농구코치 라나디베의 성공에 대한 글을 썼다. 이 기사가 큰 반향을 일으키자 아예 역경에 놓인 약자가 강자를 이긴 여러 명의 사례를 모아 2013년 10월 ‘다윗과 골리앗’이라는 책도 펴냈다. 이 책은 현재 한국 미국 등 세계 각국에서 베스트셀러에 올랐다. 라나디베는 본인이 쓴 ‘디지털 경영의 파워’ ‘리얼타임 전략’ ‘2초, 1인자에게만 허락된 시간’ 등 각종 저서에서도 “어차피 인간의 약점은 개선되지 않는다.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려는 노력보다 약점을 거꾸로 이용해 강점으로 만들어야 싸움에서 승리할 수 있다. 골리앗에게 유리한 규칙, 즉 제도권의 틀을 벗어나 새로운 시각으로 접근하라”고 강조한 바 있다. IT 사업가와 농구팀 코치로 남다른 성과를 냈던 그가 ‘다윗과 골리앗 전략’을 통해 연고지 이전설 등 각종 소문에 휩싸였던 새크라멘토 킹스의 전성기를 다시 오게 할지 전 세계 농구팬들이 주목하고 있다.: : 라나디베 창업주 : :1957년 인도 뭄바이 출생1980년 미국 MIT 전기공학 석사1983년 하버드대 경영학 석사1997년 팁코소프트웨어 설립1997년 팁코소프트웨어 나스닥 상장2006년 ‘리얼타임 전략’ 출간2009년 맬컴 글래드웰, 뉴요커에 소개 기사 게재2010년 미국프로농구(NBA)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 공동 구단주2013년 5월 NBA 새크라멘토 킹스 구단주2013년 10월 글래드웰, 그를 소재로 ‘다윗과 골리앗’ 출간2014년 1월 비트코인 결제 및 구글 글라스 착용 도입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2-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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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10세 된 페북… 10대엔 시들

    19세의 미국인 대학생이 만든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페이스북’이 4일 창립 10주년을 맞았다. 페이스북은 창립 10주년을 맞아 이용자들의 중요한 순간을 사진과 비디오로 제공하는 ‘회상하기’ 기능(www.facebook.com/lookback)을 올려 이용자들도 페이스북과 함께한 자신의 과거를 되돌아볼 수 있게 했다. 하버드대생 마크 저커버그가 2004년 2월 자신의 허름한 기숙사에서 친구들과 만든 이 서비스는 현재 인도의 인구와 맞먹는 12억3000만 명이 사용한다. 세계 인구 6명 중 1명이 페이스북을 이용하는 셈이다. 창업주 저커버그의 재산은 274억 달러(약 29조3000억 원)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130억 달러보다 2배 이상으로 많다. 저커버그는 이날 발표한 축사에서 “지난 10년은 믿을 수 없는 여정이었고 그 놀라운 여정의 일부가 될 수 있었다는 점에 감사한다. 하지만 아직 최고의 순간은 오지 않았다. 페이스북의 미래에 더 큰 기대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놀라운 성장세를 보인 페이스북은 ‘성장통’도 겪고 있다. 특히 페이스북 본산인 북미지역을 중심으로 10대가 외면하는 조짐이 뚜렷하다. 실명을 기반으로 한 SNS여서 부모와 교사의 감시를 받을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미국 조사회사 i스트래티지의 보고서는 지난 3년간 13∼17세 사용자 300만 명이 페이스북을 떠났다고 밝혔다. 프린스턴대도 “향후 3년간 페이스북은 사용자의 80%를 잃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10대가 익명성과 일회성 성격이 강한 트위터, 스냅챗 등으로 옮겨가자 페이스북은 스냅챗 인수 제의를 포함한 다양한 인수합병(M&A)을 시도하고 있다. 트위터처럼 화젯거리를 한눈에 보여주는 ‘해시태그’ 및 ‘트렌딩’ 기능도 추가했다. 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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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美-英, 앵그리버드 통해 개인정보 빼냈다”

    세계 각국 정상의 전화와 메일을 도·감청한 미국 국가안보국(NSA)과 영국 정보통신본부(GCHQ)가 ‘앵그리버드’와 같은 스마트폰 인기 애플리케이션(앱)까지 정보 수집 도구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단순히 앱을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개인정보가 무차별적으로 새나갈 수 있다는 점에 세계 스마트폰 이용자들이 크게 충격을 받았다고 미국 뉴욕타임스(NYT), 영국 가디언 등이 27일 보도했다. 두 정보기관이 개인정보를 빼내기 위해 사용한 앱은 앵그리버드 같은 게임 앱, 구글 맵과 같은 지도 맵, 사진 공유 앱 플리커 등이다. 이들은 페이스북 트위터 링크드인 등 유명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라온 사진을 통해서도 사용자의 위치정보를 대거 빼냈다. 17억 건이나 다운로드된 앵그리버드를 포함해 이런 앱과 SNS를 사용하는 이들이 각각 최소 10억 명이 넘어 무차별적 정보 수집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NSA의 도·감청 사실을 폭로한 전 NSA 계약직원 에드워드 스노든의 비밀문서에서 새로 드러났다. NYT는 “스마트폰 이용자가 앱을 사용할 때마다 사용자의 전화기 정보, 아이디, 소프트웨어 버전, 성별, 나이, 사용자 위치 등을 알 수 있다. 앱 종류에 따라선 결혼 여부, 소득, 자녀 수, 친구 목록, 정치 성향, 심지어 성적 취향 같은 가장 은밀한 사생활까지 정보기관이 낚아채 간다”고 전했다. 특히 페이스북 같은 대부분의 SNS는 사용자가 사진을 올리기 전 해당 사진에 딸려오는 위치정보 등 각종 데이터를 삭제한다. 하지만 두 정보기관은 사진을 올리는 동안 인터넷에 잠시 떠 있는 이 데이터를 뽑아내 개인정보를 수집했다. NSA는 이처럼 다양한 앱을 통한 정보 수집 활동을 ‘황금 덩어리(Golden Nugget)’라고 표현하며 만족감을 표시하기도 했다. GCHQ는 스마트폰 해킹 프로그램을 애니메이션 캐릭터로 유명한 ‘스머프’로 이름 지었다. 통화 내용을 엿듣는 일은 ‘참견쟁이 스머프’, 꺼진 스마트폰을 사용자 몰래 켜는 일은 ‘잠꾸러기 스머프’, 스파이웨어를 심는 일은 ‘편집증 스머프’ 등이다. 두 정보기관은 이렇게 얻은 정보로 2007년 국제테러단체 알카에다가 시도한 독일 내 폭탄테러를 막아냈고 미국 영사관 직원을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는 멕시코 마약단체 조직원도 검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얼마나 많은 스마트폰 이용자가 정보 수집 대상인지, 두 정보기관이 얼마나 자주 이런 식으로 개인정보를 수집했는지, 정보 수집 대상자에 미국인도 포함돼 있는지는 이번에 드러나지 않았다. 파문이 확산되자 NSA는 “해외 테러 혐의자를 감시할 때 미국인의 정보를 수집하지 않는다. 일시적으로 미국인이나 무고한 외국인의 개인정보를 수집했다 해도 이를 보호한다”라고 해명했다. 에릭 홀더 미 법무부 장관도 이날 “정보기술(IT) 업체가 미 정보기관으로부터 받은 고객정보 요구 횟수 등을 외부에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워싱턴포스트(WP)는 NSA 수장에 민간인을 영입해 투명성을 높이라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버락 오바마 대통령이 마이클 로저스 미 해군 제독을 차기 NSA 국장으로 검토하고 있다고 27일 보도했다.워싱턴=신석호 특파원 kyle@donga.com   하정민 기자}

    • 2014-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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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글로벌 Hot 피플]위기의 잉락 태국 총리

    “오빠의 아바타에서 벗어나지 못한 미녀 정치인.” 2011년 8월 집권 이후 최대 위기를 맞은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47)를 가리키는 표현이다. 2006년 군부 쿠데타로 실각해 해외 도피 중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의 여동생인 그는 태국 최초의 여성 총리로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잉락 총리는 “오빠의 사면을 서두르지 않겠다”는 취임 일성과 달리 지난해 11월 야권의 거센 반발에도 불구하고 탁신 사면법을 밀어붙여 태국을 정치적 혼란 속으로 몰아넣었다. 잉락 총리는 1967년 태국 북부 치앙마이에서 의류 사업을 하던 지역 유지 친나왓 가문의 아홉 자녀 중 막내딸로 태어났다. 가족의 든든한 보호 아래 ‘온실 속 화초’로 자랐다. 치앙마이대에서 정치학을 전공한 뒤 1991년 미국 켄터키주립대에서 경영학 석사학위를 받았다. 둘째 오빠인 탁신 전 총리는 당시 통신업으로 막대한 부를 쌓아 태국 굴지의 재벌로 부상한 상태였다. 잉락은 귀국 직후 오빠가 설립한 ‘친’ 그룹의 계열사인 친나왓 디렉토리에 입사하면서 기업가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이어 그룹의 고위직을 거치며 경영 수업을 받았다. 그는 2006년 탁신이 쿠데타로 실각하자 그룹 내 부동산 개발 업체인 SC애셋으로 옮겨 정계 입문 전까지 최고경영자(CEO)로 활동했다. 잉락이 정치 전면에 등장한 것은 탁신 측근들이 만든 프아타이당이 그를 총리 후보로 추대한 2011년 5월부터. 빼어난 미모와 세련된 매너, 오빠의 후광이 시너지 효과를 일으키면서 잉락은 같은 해 7월 초 총선에서 승리했다. 헌정 사상 최초의 여성 총리라는 상징성과 더불어 정식 결혼을 하지 않은 채 한 사업가와의 사이에서 아들을 둔 독특한 개인사가 맞물리면서 잉락은 단숨에 태국 정계의 아이콘으로 떠올랐다. 그에게 오빠인 탁신의 존재는 ‘양날의 칼’이었다. 탁신은 잉락의 총선 승리 직후 “그는 나의 후계자가 아니라 복제인간”이라며 통치에 개입할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다. 하지만 잉락은 ‘오빠의 대리인’에 불과하다는 세간의 평가와는 달리 취임 직후 발생한 대홍수를 비교적 무난히 수습해 냈다. 독선적 성격의 탁신과 달리 때로는 반대파와도 대화했다. 하지만 지난해 11월 잉락 정권이 결국 탁신 사면법을 통과시키자 태국 전역이 들썩이기 시작했다. 반탁신파의 거두 수텝 트악수반 전 부총리는 곧바로 의원직을 내던지고 거리로 뛰쳐나와 ‘잉락 퇴진’을 요구하는 대규모 반정부 시위를 시작했다. 이때부터 본격화된 잉락 정권과 반탁신파의 대립은 수십 명의 사상자를 내며 장기전에 들어갔다. 이에 잉락은 지난해 12월 의회를 해산한 데 이어 22일에는 국가 비상사태까지 선포했다. 특히 잉락은 정국 안정을 꾀하기 위해 다음 달 2일 조기 총선을 실시하는 카드를 꺼내 들었으나 야당 등의 거센 반대에 직면하고 있다. 총선을 앞두고 26일 태국 전역에서 조기 투표가 실시됐지만 반정부 시위대가 투표소를 에워싸는 등 투표를 방해해 일부 지역에서 차질이 빚어졌다. 방콕 외곽에선 투표를 방해하려는 반정부 시위대와 이를 막으려는 친정부 시위대가 충돌하는 과정에서 반정부 측 핵심 지도자가 총격을 받고 숨지기도 했다. 아울러 밧화 가치와 태국 주가가 연일 하락세인 데다 한국을 포함해 40여 개국이 ‘여행주의보’를 발령하면서 태국 국내총생산(GDP)의 7%를 차지하는 관광산업의 타격도 심각하다. 결국 군부가 또다시 정치 전면에 나설 것이라는 설도 파다하다. 잉락은 과연 이 상황을 헤쳐 나갈 수 있을까. 반대파까지 끌어안는 ‘화합의 지도자’로 거듭날지, ‘오빠의 아바타’라는 한계에 갇혀 추락할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잉락 친나왓 태국 총리 ::1988년 치앙마이대 졸업1991년 미 켄터키주립대 석사2002년 어드밴스트 인포서비스 이사2006년 SC애셋 대표2011년 8월 총선 공식 취임2013년 10월 하원 탁신 사면법 발의2013년 11월 상원 사면법 거부 12월 의회 해산 및 조기총선 발표2014년 1월 정부 비상사태 선포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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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요동치는 세계경제]“맷집 좋은 한국, 큰 충격은 없을듯”

    경제 전문가들은 신흥국 통화가 상당 기간 약세를 이어간다 해도 각국의 경제 기초체력(펀더멘털)에 따라 차별화가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한국처럼 외환보유액이 넉넉하고 경상수지 흑자가 이어지는 나라에선 약간의 혼란은 있겠지만 경제성장에 큰 악영향을 주지 않을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영국 시장조사업체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24일 전 세계 56개 신흥국을 취약성 정도에 따라 5개 그룹으로 나눴다. 가장 취약한 첫 번째 그룹은 아르헨티나 우크라이나 베네수엘라로 대중영합주의(포퓰리즘) 경제정책과 빈약한 외환보유액으로 경제위기를 자초한 나라들이다. 아르헨티나는 2000년대 초 원자재 시장 호황기에 콩 옥수수 등 주력 생산품의 수출이 급증하자 각종 정책에 정부 재정을 마구 투입했다. 하지만 세계 금융위기와 중국의 성장 둔화로 원자재 수요가 줄고 미국의 테이퍼링까지 겹치자 페소화 가치가 급락했다. 두 번째 그룹은 신용 거품과 대규모 경상적자로 단기외채 상환 능력이 떨어져 테이퍼링 충격에 취약한 터키 남아공 인도네시아 태국 칠레 페루다.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꼽은 테이퍼링의 ‘5대 취약국(Fragile Five·터키 남아공 인도네시아 브라질 인도)’, 영국 파이낸셜타임스와 자산운용사 슈로더가 지목한 ‘안절부절못하는 8개국(Edgy Eight·5대 취약국+헝가리 폴란드 칠레)’에도 일부 속해 있다. 세 번째는 ‘유산 위험(legacy problem)’에 시달리는 헝가리 루마니아 불가리아다. 동유럽 3개국은 오랜 공산주의 체제로 자국의 은행 시스템 자체가 워낙 취약해 유럽중앙은행(ECB)의 금리 인상이 시작되면 상당한 고전을 겪을 것이라고 예상됐다. 네 번째 그룹은 고공성장을 구가하며 한때 ‘세계의 성장 엔진’으로 각광받았으나 최근 성장세가 둔화된 브라질 러시아 인도 중국의 ‘브릭스(BRICs)’다. 세계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무려 27%에 이르지만 원자재 및 노동집약적 저가 제품 위주의 수출이라는 과거 성장모델이 한계에 부닥쳤다. 강도 높은 경제 개혁이 필요한 곳이다. 신흥국 외환위기에도 불구하고 2014∼2015년 성장 전망이 밝은 나라로는 한국 필리핀 멕시코 체코 등이 꼽혔다.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선진국으로 수출하는 비중이 큰 이들이 ‘신흥국 경제 약세, 선진국 경제 강세’ 추세에 따라 상당한 수출 이득을 볼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한국은 2012년 2월부터 지난해 11월까지 무려 22개월째 경상수지 흑자 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 12월 말 기준 세계 7위인 외환보유액도 3464억6000만 달러로 사상 최고다. 닐 셰어링 캐피털 이코노믹스 이코노미스트는 “모두가 신흥국 위기를 말하지만 각 나라의 상황은 매우 다르다”며 “신흥국 간 차별화가 이처럼 큰 적은 없었다”고 지적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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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구글글라스로 NBA 본다

    구글이 내놓은 입는(wearable) 컴퓨터 ‘구글 글라스’가 생생하고 역동적인 화면으로 미국 스포츠 경기에서도 선풍을 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미국프로농구(NBA) 구단 새크라멘토 킹스는 경기장에 NBA 최초로 구글 글라스를 도입한다고 21일 밝혔다. 구글 글라스로 녹화한 경기의 생생한 장면을 팬들에게 제공하기 위해서다. 구글이 개발한 안경 모양의 스마트기기인 구글 글라스는 각종 동영상 촬영은 물론이고 내비게이션 기능까지 갖췄다. 새크라멘토 킹스는 24일 인디애나 페이서스와의 경기부터 코트에서 경기 중인 선수를 제외한 모든 후보 선수, 코칭스태프, 치어리더, 아나운서 등이 구글 글라스를 쓰도록 했다. 1분 11초 길이의 예고 장면도 동영상 사이트 유튜브(www.youtube.com/watch?v=zNMoFULXXak)를 통해 공개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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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2 힐러리’ 웬디 데이비스의 이중생활?

    ‘가난한 시급 노동자로 집도 없이 트레일러 생활, 두 차례 이혼 뒤 아버지가 다른 두 딸을 홀로 키운 싱글맘으로 하버드대 로스쿨 졸업….’ 드라마 같은 인생 역정에 미모, 학벌까지 갖춰 ‘제2의 힐러리 클린턴’으로 불리는 웬디 데이비스 미국 민주당 텍사스 주지사 후보(51·사진)가 도덕성에 타격을 입고 추락 위기에 놓였다고 워싱턴포스트 등 미국 주요 언론이 21일 보도했다. 데이비스 후보는 지난해 6월 미국 50개 주 중 가장 보수적이기로 유명한 텍사스 주 의회에서 11시간의 합법적 의사진행방해(필리버스터) 연설로 공화당의 낙태제한법 처리를 저지하며 일약 미 정치권 스타가 됐다. 그는 이 기세를 몰아 주지사에 도전장을 냈다. 그는 첫 남편 프랭크 언더우드와 살던 1982년 19세 나이에 첫딸 앰버, 1988년 두 번째 남편 제프 데이비스와의 사이에서 둘째 딸 드루를 얻었다. 그러나 후보 검증과정에서 ‘10대에 첫아이를 낳아 홀로 키웠고 허드렛일을 하면서 직접 돈을 벌어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했다’는 이력의 상당 부분을 왜곡 및 미화했다는 비판에 시달리고 있다. 이런 비판에 가장 앞장선 사람은 두 번째 남편 데이비스로 최근 각종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로스쿨 학비는 내가 은행 빚을 내 지원했고 트레일러 생활도 불과 몇 달만 했다. 2005년 내가 마지막 학자금 대출금 이자 및 원금을 갚은 바로 다음 날 아내가 이혼을 신청했다”고 폭로했다. 특히 그는 자신의 헌신적인 뒷바라지에도 불구하고 아내가 불륜을 저지른 뒤 자신을 떠났다고 주장했다. 실제 그는 이혼 뒤 두 딸을 직접 길렀다. 아이를 맡아 키우기는커녕 두 번째 남편한테 아버지가 다른 첫딸의 양육권까지 넘겼기에 데이비스 후보를 ‘싱글맘’이라고 부르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는 지적이 많다. 이런 주장에 대해 데이비스 후보 측은 정적들의 정치공세라고 반박하며 진화에 나섰다. 데이비스 후보는 “하버드대를 다니는 동안 두 딸의 양육을 남편에게 맡겼다는 주장은 사실이 아니다. 로스쿨 첫해에 하버드대가 있는 보스턴에서 두 딸과 함께 살았고 그 다음 해부터는 일주일에 한 번씩 텍사스에 내려갔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그를 ‘제2의 힐러리’, ‘세계 여성의 롤모델’로 떠받들던 여론이 한풀 꺾인 것은 분명해 향후 정치 행로가 순탄치 않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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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하정민]중앙은행 총재 모시는 법

    2012년 초 조지 오스본 영국 재무장관은 속이 탔다. 루이 14세 못지않은 절대 권력을 휘둘러 ‘태양왕’이라는 별명이 붙은 머빈 킹 당시 영국 중앙은행 총재의 임기 만료가 1년 앞으로 다가왔지만 후임자를 찾지 못했기 때문이다. 유럽 재정위기로 경제는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했고 리보금리 조작 사태로 금융 강국의 명성도 말이 아니었다. 이때 오스본 장관이 주목한 사람은 마크 카니 캐나다 중앙은행 총재. 그는 과감한 금리인하로 캐나다의 금융위기 극복을 앞당겼다는 찬사를 받고 있었다. 문제는 카니가 영국인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게다가 영국 중앙은행인 영국은행은 1694년 설립된 세계 최초의 중앙은행. 대영제국의 영광이 저물었다지만 영국은행의 318년 역사에 외국인 총재는 없었다. 국적을 따질 상황이 아님을 안 오스본 장관은 카니의 마음을 얻으려고 약 1년간 그를 설득했다. 임기 8년 중 5년만 재임, 높은 연봉, 이사비 일체 지원, 집값 비싼 런던에서의 주거비 제공이라는 카니의 까다로운 조건도 다 들어줬다. 2013년 7월 취임한 카니의 연봉은 세계 중앙은행 총재 중 가장 많은 130만 달러(약 13억7800만 원). 세계 경제를 좌지우지한 벤 버냉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 의장의 20만 달러보다 6배 이상으로 많다. 하지만 깐깐한 영국 언론이 트집을 잡은 적은 없다. 총재의 연봉이나 국적보다 더 중요한 건 그의 능력임을 알기에. 선진국 후진국 모두 먹고 사는 일이 최우선 과제인 지금 유능한 중앙은행 임원을 모시려면 이 정도 예우가 기본이다. 지난달 연준 부의장에 뽑힌 스탠리 피셔 전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를 영입한 사람은 재닛 옐런 연준 의장이다. 국제통화기금(IMF) 부총재 출신인 피셔는 옐런보다 국제금융계에서 인지도가 훨씬 높은 거물. 이에 백악관은 피셔의 영입을 포기했지만 ‘부의장 상왕정치’ 위험을 알고 있을 옐런 본인이 삼고초려를 했다. 잠비아 출신 미국인인 피셔는 2005년 외국인 신분을 지닌 세계 최초의 중앙은행 총재가 됐다. ‘무늬만 유대인’인 이를 이스라엘 중앙은행 총재로 앉혔다는 비판이 많았지만 당시 아리엘 샤론 총리와 베냐민 네타냐후 재무장관은 “경제가 더 중요하다”고 버텼다. 지난해 인도 중앙은행 총재가 된 라구람 라잔 미 시카고대 교수도 혈통 빼곤 미국인에 가까워 폐쇄적인 인도 사회에 충격을 안겼다. 2004년 총선에서 승리한 소니아 간디 인도 국민의회당 대표가 이탈리아 출신이라는 이유로 총리가 되지 못한 것과 비교하면 격세지감이다.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3월 말 임기를 마친다. 활발한 국제 활동이라는 공(功)보다 정책 실기, 불통 등 과(過)가 크다는 의견이 많다. 2012년에는 미 금융지 글로벌파이낸스로부터 ‘세계 최악의 중앙은행 총재’로 뽑히는 수모도 겪었다. 차기 총재는 반드시 한은 본연의 역할, 즉 통화정책의 전문성 및 금융시장과의 교감능력을 갖춘 인물이어야만 한다. 정부는 총재 인선을 위해 어떤 노력을 하고 있을까. ‘개국공신 배려’만 없어도 절반은 성공이다. 하정민 국제부 기자 dew@donga.com}

    • 2014-0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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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트코인은 화폐의 에스페란토”

    “단위당 1000달러(약 106만 원) 내외인 비트코인 가격이 수년 안에 10만 달러까지 오를 수 있습니다. 세계적으로 비트코인의 사용처도 빠르게 늘고 있어 조만간 달러나 유로 못지않은 화폐가 될 겁니다.” 비트코인 투자로 세계적 주목을 받은 미국 유명 벤처투자자 겸 정보기술(IT) 사업가 로저 베어(35·사진)의 말이다. 그가 선지자가 사도를 상대로 연설하듯 열성적인 비트코인 홍보에 나서는 바람에 미국 언론은 그에게 ‘비트코인 예수’라는 별명을 붙였다. 최근 내한한 그는 14일 동아일보와의 인터뷰에서 “한국에선 비트코인을 투자수단으로만 여기는 사람이 많지만 해외에서는 거래수단으로서의 비트코인에 더 주목하고 있다”며 “비트코인은 화폐의 에스페란토”라고 말했다. 세계인의 자유로운 의사소통을 위해 만들어진 에스페란토처럼 비트코인도 각종 규제, 수수료, 거래금액 및 장소의 제한 없이 누구나 언제 어디서든 자유롭게 물건을 사고팔고 돈을 송금할 수 있는 수단이라는 뜻이다. 미 스탠퍼드대를 중퇴하고 IT업계에 뛰어든 베어는 컴퓨터부품 판매업체 메모리딜러스닷컴의 최고경영자(CEO) 겸 비트코인 전자지갑을 제공하는 웹사이트 블록체인(Block chain) 등 다양한 비트코인 관련 기업의 대주주이다. 베어는 비트코인의 최대 장점이 정부의 불필요한 간섭 및 규제에서 벗어나게 해준다는 점이라고 주장했다. 스스로를 ‘자발적 행동주의자(voluntarist)’로 칭한 그는 “일반인은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도 모른 채 금융위기를 맞았다. 미국인이 내는 세금의 상당 부분은 이라크, 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사람을 죽이는 데 쓰인다. 상황이 이런데도 개인이 화폐를 찍어내면 감옥에 가고 정부가 화폐를 만들면 ‘양적완화의 마술사’라는 칭송을 받는다는 것이 불합리하다”며 각국 정부 및 중앙은행에 대해 불신을 드러냈다. 메모리딜러스닷컴의 결제 수단으로 비트코인을 도입한 뒤 개인적으로도 비트코인 투자에 나선 그는 2011년 초 비트코인 가격이 단위당 1달러 내외일 때 25만 달러를 들여 비트코인을 대량 매수했고, 투자를 지속해 현재 수십만 개의 비트코인을 보유하고 있다. 1000달러 내외인 현재 가격을 적용하면 어림잡아도 3000억∼4000억 원에 달하는 규모. 하지만 그는 “고급 자동차나 개인용 비행기를 사기 위해 투자한 것이 아니다. 비트코인을 팔아 차익을 실현할 생각도 없다. 내 관심사는 오로지 더 많은 사람이 비트코인을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라고 강조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1-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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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반도에 화해의 선물을… 이해당사국 합의점 찾길”

    12일 염수정 서울대교구장 등 19명을 새 추기경으로 서임한 프란치스코 교황이 13일 “한반도에 화해의 선물을 달라고 주님께 간청하고 싶다”며 남북한의 화해를 촉구했다. 교황은 이날 바티칸 외교사절단에게 한 신년 연설에서 “한국인을 위해 이해당사자들이 끊임없이 합의점을 찾아내기 위해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한편 뉴욕타임스(NYT) 등 세계 언론은 프란치스코 교황의 이번 추기경 서임에 대해 “지금껏 바티칸을 지배한 유럽 추기경 수를 줄여 추기경단의 다양성을 추구하는 교황의 노력이 돋보인다”고 평가했다. NYT는 “명예추기경 3명을 제외한 16명 중 절반 이상이 남반구의 빈국 출신이라는 점은 교황의 관심사가 불평등 해소임을 잘 보여준다”고 전했다. 16명 중 9명은 아프리카와 남미, 6명은 아시아와 유럽, 1명은 캐나다 출신이다. 가톨릭 지도부의 일반적인 승진 공식을 벗어난 사례가 있었다는 점도 주목할 만하다. 유럽 최대 교구인 이탈리아 베네치아나 토리노 대주교, 벨기에 브뤼셀 대주교가 추기경으로 이어질 때가 많았으나 이런 관례도 깨졌다고 NYT는 지적했다. 영국 BBC방송은 “교황이 평소 ‘양 떼의 냄새가 나는 목자’를 존경하고 가난한 이들과 함께하는 성직자상을 강조해 왔다”며 “아이티, 부르키나파소, 코트디부아르 출신의 추기경은 가톨릭 세계에 잘 알려지지 않은 인물이지만 분명 아프리카 및 중남미 주민들의 가난과 고통을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보도했다.파리=전승훈 raphy@donga.com워싱턴=정미경 특파원}

    • 2014-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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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방콕 셧다운”… 태국 시위대 도로 7곳 점거

    다음 달 2일로 예정된 태국 조기 총선 반대 및 잉락 친나왓 총리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대가 13일 ‘방콕 셧다운(shutdown·폐쇄)’ 시위에 본격 돌입했다. 수텝 트악수반 전 부총리가 이끄는 수만 명의 시위대는 12일 오후부터 수도 방콕의 아속 등 7개 교차로를 바리케이드와 모래주머니로 막고 시위를 벌이고 있다. 이 7개 지역은 정부종합청사와 주요 기업의 본사가 몰려 있는 방콕의 중심지다. 특히 아속에는 태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의 주재원 상당수가 거주하고 있어 한국 정부도 교민의 외출 자제를 당부하고 사태를 예의 주시하고 있다. 반정부 시위대는 이날 ‘잉락 억(잉락 물러가라)’ 구호를 외치며 7개 지역을 포함한 방콕의 거점지역에 속속 집결했다. 수텝 전 부총리는 “이번 싸움에 무승부는 없다. 반드시 총리 퇴진을 이끌어내겠다”고 주장했다. 방콕포스트는 시위대가 15일을 잉락 총리의 퇴진 시한으로 정하고 총리 퇴진이 없으면 증권거래소 등을 봉쇄하겠다고 주장한 것으로 보도했다. 시위대가 폐쇄한 교차로의 평소 차량 통행량은 하루 70만 대에 이르지만 이날 방콕의 주요 도로는 오가는 차량을 볼 수 없을 정도로 텅 비었다. 시민들이 전철로 몰리면서 지옥철을 방불케 할 정도로 붐볐고 방콕 시내 150개 학교가 휴교했다. 일부 시민은 식수 등 생필품을 사재기하느라 바빴다. 방콕행 항공편 100여 편도 취소됐다. 다만 양측 모두 무력 사용을 자제해 큰 유혈 충돌은 없었다. 시위대는 대중교통 및 공항은 점거하지 않았으며 앰뷸런스 통행도 허가한다고 밝혔다. 반정부 시위가 극심했던 2008년에는 시위대가 수완나품 국제공항을 1주일 이상 봉쇄해 태국 전역이 큰 혼란을 겪은 바 있다. 경찰 1만 명, 군인 8000명을 배치한 태국 정부 역시 무력진압은 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태국 현대사에서 최악의 유혈사태가 벌어진 2010년 초를 의식한 발언으로 보인다. 당시 친탁신 시위대와 군의 충돌로 90명 이상이 숨졌다. 하지만 유혈 충돌 가능성은 여전하다. 11일 반정부 시위대 야영지에 괴한이 총격을 가해 7명이 다쳤고 12일에도 시위 현장에서 일어난 총격으로 1명이 큰 부상을 입었다. 태국 정부는 이날 시위 지도자 55명에게 소환장을 발부하고 반역죄로 기소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수텝 전 부총리는 이미 체포영장이 발부된 상태여서 55명에 포함되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태국이 상당 기간 혼란에 빠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2001년 잉락 총리의 오빠인 탁신 친나왓 전 총리가 집권한 뒤 태국 사회는 서민, 농민, 태국 북부지역 거주자를 중심으로 한 친탁신파 ‘레드 셔츠’와 부유층, 태국 중남부 거주자가 대부분인 반탁신파 ‘옐로 셔츠’로 나뉘어 극심한 대립을 벌여 왔다. 지난해 11월 탁신 전 총리의 사면안 통과로 촉발된 이번 사태도 벌써 3개월째다. 잉락 총리는 “조기 총선만이 해법”이라고 주장하지만 시위대는 총선을 거부하고 있다. 양측의 대립이 장기화되면서 일각에서는 군부 개입 혹은 조기 총선 연기 가능성도 거론한다. 반탁신파인 군부의 쿠데타 설이 끊임없이 나오는 속에서 잉락 총리가 총선 연기라는 타협책을 제시할 가능성도 있기 때문이다. 쁘라윳 짠오차 육군참모총장은 11일 “쿠데타를 언급하는 언론 때문에 상황이 더욱 나빠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쿠데타 가능성을 언급해 파문을 일으켰던 점을 의식한 쿠데타 부인 발언이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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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투모로우가 현실이 됐다”

    2일부터 엿새째 북미 대륙을 강타하고 있는 살인적 한파로 7일 미국 전역에서 사망자가 잇따르고 항공 철도 등 주요 교통수단이 마비됐다. 특히 몬태나, 노스다코타, 미네소타 등 미국 북서부 주에서는 바람을 감안한 체감온도인 ‘풍속냉각 온도(Wind chill temperature)’가 남극보다 더 낮은 영하 40∼50도까지 떨어져 주민들이 ‘한파 공포’에 시달리고 있다.○ 남극보다 더 춥다 미국국립기상청(NWS)은 이날 하와이를 제외한 미국과 캐나다 전역이 영하권에 들었다고 밝혔다. 가장 추운 곳은 미국 미네소타 주로 평균기온이 영하 37도. 뉴욕(영하 15.5도), 피츠버그(영하 17도), 디트로이트(영하 20도), 시카고(영하 21도) 등 주요 도시도 상황이 비슷하다. 한파는 9일까지 이어질 것으로 예보됐다. 특히 바람으로 열을 빼앗길 때 느끼는 풍속냉각 온도는 남극은 물론이고 화성의 일부 지역보다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몬태나 주 커머타운의 풍속냉각 온도는 영하 53도로 남극의 풍속냉각 온도인 영하 34도보다 낮았다. 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의 기온도 118년 만에 최저치로 떨어졌다. 이날 뉴욕의 온도는 기존 최저치인 1896년 1월 7일의 영하 14.4도보다 낮은 영하 15.5도였다. 체감온도는 영하 25도로 곤두박질했다. 관광객들로 발 디딜 틈 없는 뉴욕의 관광명소 타임스스퀘어마저 텅 비었다. 주요 언론은 뉴욕을 강타한 빙하기를 소재로 한 2004년 공상과학 영화 ‘투모로우’에 현재 상황을 비유하기도 했다. 앤드루 쿠오모 뉴욕 주지사는 주내 14개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고속도로 일부도 잠정폐쇄했다. 기상청은 “강풍과 강추위가 겹쳐 생명에 위협을 줄 수 있다”며 외출자제령을 내렸다. 심지어 탈옥한 죄수가 추위를 못 견디고 되돌아오기도 했다. AP통신은 켄터키 주 교정시설에서 탈옥한 로버트 빅(42)이 하루 만에 매서운 추위를 못 이겨 제 발로 자수했다고 보도했다.○ 최악의 교통대란…경제 손실도 급증 교통마비도 심각하다. AFP통신은 이날 하루에만 미국에서 결항한 항공편이 2500대, 지연 항공편이 3400대라고 보도했다. 2일 이후 취소된 항공편은 총 1만8000대에 이른다. 캐나다 토론토 공항은 한파로 장비 일부가 얼어붙자 지상업무를 중단했다. 캘리포니아 주 로스앤젤레스와 샌프란시스코, 일리노이 주 퀸시를 각각 출발해 시카고로 향하던 암트랙 열차 3대에 탄 승객 500여 명은 6일 오후 3시 30분부터 7일 오전 6시경까지 약 15시간 동안 시카고 인근의 얼어붙은 선로 위의 열차 안에 고립됐다. 암트랙 측은 “탑승객들을 1.5m가 넘는 눈구덩이를 헤치고 도로에 나오도록 하느니 난방과 식사가 제공되는 열차 안에 머물게 하는 것이 안전하다고 판단했다”고 해명했지만 승객들의 항의가 빗발쳤다. 전기 가스 수도 등의 공급 차질도 잇따랐다. 앨라배마 조지아 일리노이 주의 가스회사들은 배관설비 동파로 공급을 중단했다. 테네시의 한 정유공장은 가동을 중단했다. 로이터통신은 이번 한파로 인한 미국의 경제적 손실만 50억 달러(약 5조3000억 원)에 이를 것이며 난방비 급증으로 2억 명 이상이 곤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뉴욕=박현진 특파원}

    • 2014-0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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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메르켈, 스위스서 스키 타다 콰당… 3주간 누워 있어야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 겸 기민당 당수가 스위스의 유명 휴양지 생모리츠에서 연말 휴가를 보내던 중 크로스컨트리 스키를 타다 골반 부분에 부상을 입었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총리 대변인은 6일 “메르켈 총리의 골반 왼쪽 뼈에 금이 가고 멍이 심하게 들어 3주간 치료를 받을 예정”이라며 “총리가 움직이고 말을 할 수 있지만 치료 기간 중 누워 지내야 하므로 당분간 집에서 업무를 처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그는 부상 날짜와 경위는 자세한 언급을 하지 않은 채 “총리가 빠르지 않은 속도로 스키를 타고 있었다”고만 말했다. 이번 사고로 메르켈 총리는 8일 폴란드 바르샤바 방문, 9일 그자비에 베텔 신임 룩셈부르크 총리와의 회동 등 주요 해외 일정을 취소했다. 다만 그는 국내 일정인 8일 기민당과 중도좌파 사민당의 대연정 뒤 첫 각료회의는 주재할 것으로 알려졌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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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제도 정치도 골치 ‘다섯 쌍둥이’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지난해 12월 18일 ‘매입 채권 월 100억 달러 축소’를 핵심으로 한 양적완화 축소를 발표한 뒤 인도 인도네시아 브라질 남아프리카공화국 터키 등 주요 신흥국의 자산 가치가 급락하고 있다. 이들 국가는 지난해 미국 투자은행 모건스탠리가 양적완화 축소로 가장 큰 타격을 입을 ‘취약 5개국(fragile five)’으로 지목했던 국가들이다. 월스트리트저널은 2일 5개국의 경제 불안이 여전한 가운데 이들 국가가 올해 모두 총선이나 대선을 치르고 몇몇 국가에서는 정권 교체도 유력해 정치 불안까지 더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보도했다. 세계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적지 않은 이들 5개국의 ‘정경(政經) 불안’이 올해 세계경제 기상도를 좌우할 중요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이 5개국은 복지 체제 미비, 극심한 빈부 격차, 경기침체, 경상적자 급증, 외환보유액 부족, 외국 투자 자본 유출 등의 공통점을 지녀 국민 불만이 높다. 여기에 양적완화 축소로 달러 가치가 강세를 보여 세계 금융위기 이후 몰렸던 투자 자금이 미국 등 선진국으로 급속하게 빠져나갈 조짐을 보여 거품 붕괴 등 금융시장 불안 우려가 더 커지고 있다. 3월 총선과 8월 대선을 앞둔 터키는 2003년부터 11년째 집권 중인 ‘현대판 술탄’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총리(60)의 퇴진을 요구하는 반정부 시위로 몸살을 앓고 있다. 그의 장기 집권 및 강력한 이슬람 원리주의 회귀 정책에 불만을 품은 시민들은 지난해 6월부터 대규모 시위를 계속하고 있다. 이미 3선 총리여서 헌법상 총리직에 재도전할 수 없는 그는 사상 처음 직선제로 치러지는 8월 대선에 출마 의사를 밝혔다. 총리가 있는 터키의 대통령은 명목상 국가수반이지만 에르도안 총리가 대통령이 되면 ‘상왕 정치’를 펼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유권자가 약 8억 명에 이르는 인도는 5월에 총선을 치른다. 한때 10%대의 성장률로 중국 못지않은 고도성장을 했지만 지난해 2, 3분기에는 성장률이 각각 4%대로 뚝 떨어졌다. 주요 외신은 만모한 싱 총리와 간디 가문이 이끄는 집권 국민회의당에 대한 국민 불만이 높아 최대 야당인 인도국민당(BJP)의 총선 승리가 유력하다고 보도했다. 정권 교체 가능성이 높은 상황이다. 남아공은 국민 통합의 구심점이던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의 타계 이후 사회 불안이 심각하다. 선거법상 6월 말까지 반드시 총선을 치러야 하지만 아직 총선 날짜도 잡지 못했다. 극심한 흑백 빈부 격차, 높은 실업률, 경기침체 등으로 현 국민의회당(ANC)에 대한 지지는 약해졌지만 대체 세력도 뚜렷하지 않다. 인도네시아는 7월 9일 대선을 치른다. 차기 대선후보로 조코 위도도 자카르타 주지사가 급부상하고 있으며 메가와티 수카르노푸트리 전 대통령의 출마설도 나온다. 새 대통령이 누가 되든 루피아 가치 하락, 외자 유출, 주가 하락의 난국을 헤쳐 나가야 한다. 10월 5일 대선을 실시하는 브라질에서는 지우마 호세프 현 대통령의 재선이 유력하다. 그의 국내외 입지가 탄탄하긴 하지만 역시 높은 물가, 사회복지 미흡 등의 과제가 산적해 험난한 집권 2기가 예상되고 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4-0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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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스룸/하정민]플루토크라트의 성공한 정치실험

    플루토크라트(Plutocrat)는 그리스어로 부(富)를 뜻하는 ‘플루토스(plutos)’와 권력을 의미하는 ‘크라토스(kratos)’를 합한 단어로 ‘부와 권력을 다 가진 초(超)부유층’을 말한다. 캐나다 언론인 크리스티아 프릴랜드가 2012년 출간한 같은 제목의 책이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이 신조어도 유명해졌다. 이 단어의 유행에 기여한 또 다른 사람은 마이클 블룸버그 전 뉴욕시장. 약 30조 원의 재산으로 세계 13위 부호인 그는 2002년 1월부터 지난해 12월 31일까지 12년간 미국 최대 도시인 뉴욕의 3선 시장으로 일하며 성공한 경영자가 성공한 정치인 및 행정가도 될 수 있음을 입증했다. 그것도 불과 ‘연봉 1달러’만 받으면서. 환경친화적 도시 재개발로 뉴욕의 이미지를 한껏 드높인 일은 블룸버그의 업적이다. 전임자 루돌프 줄리아니 전 시장은 ‘범죄와의 전쟁’을 펼쳐 뉴욕의 범죄율을 대폭 낮췄지만 맨해튼 일부 지역을 제외하면 여전히 뉴욕의 치안은 좋지 않았다. ‘비싸고 더러우며 불친절한 도시’란 뉴욕의 이미지도 여전했다. 여기에 9·11테러까지 겹쳐 세계 금융의 중심지라는 기존 입지마저 약화될 것이란 불안감이 팽배했다. 이때 등장한 그는 세계적인 금융정보기업 블룸버그를 키워낸 경영자의 능력에 미래지향적 리더십을 더해 뉴욕의 매력을 극대화했다. 대표적 예가 하이라인파크와 첼시마켓. 흉물로 방치된 고가철도와 과자공장을 각각 공원과 쇼핑몰로 바꿨다. 이제 이곳은 엠파이어스테이트빌딩과 자유의 여신상에 버금가는 뉴욕의 대표적 관광명소가 됐다. 특히 옛것을 부수고 화려한 새 건물을 짓는 천편일률적 방식이 아니라 녹슨 기찻길, 부서진 벽을 고스란히 보존해 독특한 매력과 개성을 한껏 살렸다. 평지의 밋밋한 공원이 아닌 고층빌딩 사이의 녹색 하늘길인 하이라인파크를 걸으며 바라보는 맨해튼 시내와 허드슨 강의 풍경은 그야말로 장관이다. 산업화 시대의 유산을 재활용하면서 시민의 삶의 질도 높이고 많은 관광수입까지 얻으니 일석삼조다. 그의 진정한 업적은 억만장자의 정치 참여에 대한 유권자의 거부감을 누그러뜨린 일이다. 1992년 한국 대선에 출마했던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와 미국 대선에 출마했던 정보기술(IT) 재벌 로스 페로의 낮은 득표율에서 보듯 부자 정치인에 대한 일반인의 시선은 여전히 차갑다. 2012년 미 대선에서 2000억 원이 넘는 재산을 지닌 밋 롬니 공화당 후보는 미 대통령 중 재산이 가장 적은 축에 속하는 버락 오바마보다 훨씬 낮은 세율을 적용 받는 것이 드러나 논란을 낳았다. 게다가 부유층을 옹호하는 발언마저 일삼아 패배를 자초했다. 하지만 블룸버그는 12년간 뉴욕 시청의 대형 어항 청소, 시 관련 단체 기부 등에 최소 7200억 원의 자기 돈을 썼다. ‘일도 잘하고 기부도 열심인 데다 소탈하기까지 한’ 부자 정치인의 새로운 유형을 만든 것이다. 급속한 세계화와 금융위기의 여파는 0.1%의 사람이 나머지 99.9%의 부를 합친 것만큼 많은 돈과 힘을 지니게 만들었다. 싫든 좋든 이런 시대를 살고 있는 이상 0.1%가 다양한 형태의 사회공헌에 열심일 때 99.9%에 속하는 대다수의 삶이 조금이나마 나아진다는 사실을 부정할 순 없다. 제2, 제3의 블룸버그가 등장하기를 바라는 이유다.하정민 국제부 기자 dew@donga.com}

    • 2014-0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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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교황님이 최고 멋쟁이”

    미국 남성잡지 에스콰이어가 프란치스코 교황(사진)을 ‘올해의 베스트 드레서’로 뽑았다. 에스콰이어 측은 29일 “교황이 옷을 잘 입는 세계 지도자들처럼 신발 선택에 탁월하다. 그뿐만 아니라 그의 수수한 옷차림 또한 천주교의 새로운 시대를 상징한다”고 선정 이유를 설명했다. 특히 프란치스코 교황은 전임자들이 즐겨 입던 호화로운 보석과 모피로 된 망토, 반짝이는 선홍색 구두 등을 마다하고 아무 장식을 하지 않은 단순한 종교 예복과 검은색 구두를 즐긴다. 에스콰이어는 이를 두고 개혁적이고 진보적인 교황의 신앙관을 잘 표현한 선택이라고 평가했다. 마크 블랙맨 미국 뉴욕주립패션공과대 교수(디자인학과)는 “교황의 복장은 교황 역할을 수행하는 사람이 어떻게 행동해야 한다는 그의 사고방식을 잘 반영하고 있다”고 말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3-12-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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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비리스캔들에 휘청이는 터키… 신흥국 경제위기 기름 붓나

    ‘21세기의 술탄’으로 불리며 11년간 장기 집권하면서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둘러 온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터키 총리(59·사진)가 핵심 인사들의 잇단 대형 비리 등으로 흔들리고 있다. 지속되는 터키의 정정 불안은 개발도상국 경제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돼 새해 벽두 지구촌의 주요 현안 중 하나로 떠오르고 있다. 에르도안 총리는 잇따라 비리가 터지자 내각의 절반에 해당하는 장관급 인사 10명을 물갈이했지만 성난 민심은 좀처럼 가라앉지 않고 있다. 터키 수도 앙카라에서는 28일 4000여 명의 시민이 “도둑 패거리들을 체포하라”는 구호를 외치며 에르도안 총리의 사임을 촉구하는 시위를 벌였다. 27일에는 이스탄불을 비롯해 앙카라 등 전국 주요 도시에서 반정부 시위가 벌어졌다. 경찰은 물 대포와 최루가스 등을 쏘며 강경 진압에 나서 이스탄불 도심 탁심 광장 등에서만 적어도 70명이 체포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8일 “집권 정의발전당(AKP)과 검경 내부에서도 반(反)에르도안 총리 분위기가 확산되고 있다. 그만큼 터키의 정정 불안이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는 “일단 내년 3월 지방선거 때까지는 그가 정권을 유지할 수 있겠지만 현재의 정정 불안을 잠재우지 못하면 선거 승리를 장담하기 어렵다”고 전망했다. 앞서 17일 터키 검찰이 부동산 건설 허가 비리 등으로 에르도안 총리의 최측근 24명을 구속하자 반에르도안 분위기는 최고조에 달했다. 에르도안 총리는 “미국 등 외세의 음모”라며 반발했지만 이스탄불 등 주요 대도시에서 불길처럼 번지는 반정부 시위를 막을 수는 없었다. 성난 민심을 잠재우기 위해 25일 대규모 개각을 단행했으나 반정부 시위는 계속되고 있다. 2003년 3월 권좌에 오른 에르도안 총리는 터키 최초의 3선 총리다. 당시 3030억 달러(약 318조1500억 원)에 불과했던 터키의 국내총생산(GDP)을 2012년 7893억 달러까지 늘려 이슬람주의와 시장경제를 잘 융합시킨 인물로 호평을 받았다. 하지만 2011년 3선에 성공한 뒤 그가 낙태 금지, 여성 히잡 착용 등 강력한 이슬람 원리주의 정책을 추진하고 반대파를 탄압하자 이미 서구 문물에 익숙해진 국민과의 갈등이 시작됐다. 그는 8월에 내년 대선 출마도 선언했다. 터키에서 총리는 3선까지만 허용하기 때문에 더이상 총리가 될 수 없다. 에르도안은 대선 출마 선언에 더해 대통령 권한 강화를 추진하며 권력욕을 숨기지 않았다. 한편 터키의 혼란이 신흥국 경제위기를 가중시킬 것이라는 분석도 많다. 미국 뉴욕타임스(NYT)는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테이퍼링)로 터키의 외화 차입금 상환이 어려워지면 올해와 마찬가지로 터키 인도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주요 신흥국 경제가 한꺼번에 흔들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전망했다.하정민 기자 dew@donga.com}

    • 2013-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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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댓글-종북-장성택처형 소용돌이… 美도청 폭로 세계 발칵

    《 2013년 국내 키워드는 ‘대선 불복’과 ‘종북’이었다. 국가정보원과 사이버사령부의 댓글을 통한 대선 개입 논란은 ‘대선 불복’으로 번졌다. 반대로 남북정상회담 대화록 폐기로 불붙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논란과 이석기 의원 내란음모 사건은 ‘종북’ 바람을 불렀다. 북한이 김정은 3대 세습체제를 강화하기 위해 장성택을 전격 처형한 사건은 한반도의 미래를 불투명하게 했다. 그나마 류현진 추신수 박인비 등 해외 스포츠 스타의 활약이 국민을 즐겁게 했다. 해외에선 한중일 3국 간에 영토와 역사 분쟁이 더욱 고조됐고, 미국 국가안보국(NSA)의 무차별 도청이 도마에 올랐다. 》 ▼ 국내 ▼■ 北 권력2인자 장성택 사형집행한때 북한 권력 2인자로 불렸던 김정은의 고모부 장성택이 12월 12일 처형됐다. 군사재판 결정 직후 사형이 집행돼 공포정치의 실체를 전 세계에 알렸다. 북한은 장성택의 혐의를 국가전복음모로 몰았지만 실제로는 이권다툼 때문인 것으로 알려졌다. 집권 3년차를 맞은 김정은 유일 영도체계가 공고해졌다는 분석과 내부의 불안정이 커지고 있다는 평가가 상존한다.   ■ 국정원 대선개입 의혹 일파만파지난해 대선 때 국가정보원이 야당 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온라인상에 퍼뜨렸다는 의혹은 올해 모든 현안을 빨아들이는 블랙홀이었다. 검찰이 원세훈 전 국정원장을 공직선거법 및 국정원법 위반으로 기소해 재판 중이지만 야권은 특별검사제 도입을 요구하고 있다. 불공정한 선거였다는 야권과 대선 불복이라는 여권의 끝 모를 정쟁은 정치권 전체의 신뢰를 떨어뜨렸다.   ■ 혼외아들 의혹-항명파동… 위기의 검찰박근혜 정부의 첫 검찰총장인 채동욱 전 총장이 혼외아들 의혹으로 취임 5개월여 만에 물러났다. 채 전 총장은 사실이 아니라고 부인했으나 사퇴 후엔 별다른 대응을 하지 않았다. 채 전 총장 사퇴 후 국가정보원 댓글 수사를 둘러싸고 윤석열 당시 수사팀장과 조영곤 당시 서울중앙지검장 사이에 외압 논란과 항명 파동이 벌어졌다. 검찰로선 바람 잘 날 없는 한 해였다.   ■ 이석기 의원 ‘RO’모임…내란음모 혐의 구속이석기 통합진보당 의원을 중심으로 한 ‘RO(혁명조직)’가 올 5월 모임을 갖고 내란을 음모했다는 혐의에 따라 국정원은 8월 28일 이 의원 등 10명에 대해 전격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일주일 뒤 국회는 이 의원에 대한 체포동의요구서를 통과시켰고, 다음 날 이 의원은 내란음모 등의 혐의로 구속됐다. 이 사건으로 ‘종북’ 논란은 더욱 거세졌다.   ■ 총리후보 낙마 등 박근혜 정부 ‘인사 참사’김용준 국무총리 후보자가 아들 병역면제와 투기 등의 논란에 휩싸여 지명 닷새 만에 자진 사퇴하면서 박근혜 정부의 인사 참사(慘事)가 시작됐다. 이동흡(헌법재판소장) 김종훈(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황철주(중소기업청장) 김병관(국방부 장관) 한만수(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가 각종 논란으로 연달아 낙마하자 청와대의 밀실인사와 부실한 인사검증이 도마에 올랐다.   ■ 원전 3기 가동중단… 여름철 전력난 가중5월 신고리 1, 2호기와 신월성 1호기에 쓰인 부품의 시험성적서 위조 사실이 드러났다. 이어 거액의 뇌물이 오간 대형 비리가 불거졌고 김종신 전 한국수력원자력 사장, 박영준 전 지식경제부 차관, 이종찬 전 한국전력공사 부사장 등 100여 명이 기소됐다. 이 사건으로 원전 3기의 가동이 중지되면서 여름철 전력 수급에 비상등이 켜졌고 ‘블랙아웃(대정전)’에 대한 우려도 고조됐다.   ■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전액 납부하겠다”전두환 전 대통령 일가는 9월 10일 대국민 사과와 함께 미납 추징금 1672억 원을 다 내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전 전 대통령은 1997년 4월 대법원에서 추징금 2205억 원이 확정된 뒤 16년간 버텨왔다. 검찰은 6월 국회에서 ‘전두환 추징법’이 통과되자 곧 수백 점의 미술품과 부동산을 압류했다. 결국 전 씨 일가는 수사 110일 만에 항복선언을 했다.   ■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폐기 확인지난해 대통령 선거의 최대 쟁점이었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지시로 원본이 삭제된 것으로 최종 확인됐다. 사건을 수사한 검찰은 11월 15일 이같이 결론 내리고 청와대 안보실의 백종천 전 실장과 조명균 전 비서관을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친노’ 진영과 그 좌장격인 문재인 민주당 의원은 사초 폐기 의혹을 여전히 부인하고 있다.   ■ 세제개편안 파동… 복지공약 이행 삐걱박근혜 정부의 첫 세제개편안은 발표 닷새 만에 원안(原案)이 폐기됐다. ‘거위 깃털을 살짝 빼내는 것’이라는 청와대의 설명에 봉급생활자들이 반발했기 때문이다. 세금 등을 통한 재원조달이 어려워지면서 핵심 대선공약인 기초연금 대상이 축소되는 등 박 대통령의 ‘증세 없는 복지’ 약속은 수정이 불가피해졌다.   ■ 류현진 메이저리그 성공 데뷔한국의 ‘괴물 투수’는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에서도 괴물이었다. 올해 LA 다저스에 입단한 류현진(26)은 정규시즌 30경기에 선발 등판해 완봉승 1차례를 포함해 14승 8패, 평균자책점 3.00의 호성적을 거뒀다. 류현진은 세인트루이스와의 내셔널리그 챔피언십시리즈 3차전에서는 7이닝 무실점 호투로 한국인 첫 포스트시즌 승리 투수가 됐다.   ▼ 국외 ▼■ 스노든 “美 NSA, 국제사회 무차별 사찰”미국 중앙정보국(CIA)과 국가안보국(NSA) 전 직원 에드워드 스노든(30)이 20만 건 이상의 NSA 극비 문건을 빼내 6월 10일 영국 일간 가디언 등을 통해 처음 폭로했다. 인터넷 사용자 개인정보, 주요 동맹국 정상의 통화감청, 해저 케이블 감청 등 무차별 사찰이 드러나 국제적 반발을 샀다. 전체 문건 중 1%가량만 공개돼 후속 폭로가 예상된다.   ■ 中 방공구역 선포에 美-日 무력시위 맞불중국이 11월 23일 동중국해 방공식별구역(ADIZ)을 선포해 ‘항공 패권 갈등’을 불렀다. 일본은 정찰기와 전투기를, 미국은 B-52 폭격기 2대를 출동시켜 무력시위를 벌였다. 한국은 12월 8일 이어도 상공이 들어간 새 방공구역을 선포했다. 이는 지난해 9월 일본의 센카쿠(尖閣) 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국유화로 촉발된 영해분쟁이 확대된 것이다.   ■ 1282년 만에 비유럽권 출신 교황 탄생2005년 교황에 즉위한 베네딕토 16세(85)가 2월 ‘악화된 건강으로 직무를 적절히 수행하기 어렵다’는 이유로 전격 퇴위했다. 1415년 그레고리우스 12세가 퇴위한 이래 598년 만에 처음으로 선종에 앞서 퇴위한 교황이 됐다. 아르헨티나에서 태어난 후임 프란치스코 교황(77)은 731년 그레고리우스 3세 이후 1282년 만에 탄생한 비(非)유럽권 출신 교황이다.   ■ 남아공 인종차별 종식 이끈 만델라 타계넬슨 만델라 전 남아프리카공화국 대통령이 12월 5일 95세로 타계했다. 흑인 인종차별 정책에 맞서다 27년간 복역한 뒤 흑백 간 화해를 주도해 350년 이상 계속돼온 차별을 종식시켰다. 1993년 노벨평화상을 받았으며 이듬해 첫 흑인 대통령에 당선됐다. 10일 거행된 영결식은 100여 명의 각국 정상과 지도자가 참석해 사상 최대의 조문외교 현장이 됐다.   ■ 美, 17년 만의 셧다운… 80만 공무원 강제휴가미국 정치권이 건강보험개혁안(오바마 케어)을 둘러싸고 극한 대립을 벌이다 내년 예산안 합의에 실패해 10월 1일부터 16일 동안 연방정부 업무가 부분 정지되는 셧다운 사태를 맞았다. 17년 만의 셧다운으로 공무원 약 80만 명이 강제휴가에 들어갔으며 박물관 공원 등도 폐쇄됐다. 10월 16일 국가부도 위기를 불과 하루 앞두고 극적으로 의회에서 합의했다.   ■ 태풍 ‘하이옌’ 필리핀 강타… 6000여 명 사망순간 최대풍속 역대 최고(시속 379km)의 태풍 ‘하이옌’이 필리핀 중동부 타클로반 등 레이테 섬을 11월 8일 강타했다. 폭풍과 함께 해일이 덮쳐 같은 달 12일 중순까지 6009명이 사망하고 1779명이 실종됐으며 이재민은 400만 명을 넘긴 것으로 집계됐다. 가옥 110만 채가 파손돼 8억2600만 달러(약 8764억 원)의 재산 피해도 발생했다.   ■ 日 아베정권, 과거사 부정-군사대국화 추진지난해 12월 등장한 일본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은 올 한 해 과거사를 부정하고 군사대국화를 지속적으로 추진했다. 헌법 해석을 바꿔 집단적 자위권 행사를 허용하려 했고 전쟁과 군대 보유를 금지한 헌법 9조까지 바꾸려 했다. 아베 총리의 구상대로 ‘평화 헌법’의 기본 골격이 바뀌면 일본은 ‘전쟁 가능한’ 국가로 탈바꿈하며 주변국과의 갈등도 예상된다.   ■ 이집트 군부, ‘아랍의 봄’ 주역 무르시 축출이집트 ‘아랍의 봄’ 시위로 집권했던 무함마드 무르시 대통령이 7월 3일 취임 1년여 만에 군부에 의해 쫓겨났다. 무슬림형제단 주축의 집권당이 이슬람 규범을 강요하고 대통령 권한을 대폭 강화한 ‘파라오 헌법’을 내놓아 민심도 멀어졌다. 무르시 축출 찬반 시위로 이집트는 다시 대립과 혼돈에 빠져들었다. 과도정부는 내년 총선과 대선을 치를 예정이다.   ■ 中, 미-러시아 이어 세번째 달착륙중국의 달 탐사위성 ‘창어(嫦娥) 3호’가 14일 달 표면 훙완(虹灣) 구역 동쪽에 착륙했다. 이로써 중국은 미국과 러시아에 이어 세 번째 달 착륙 국가가 됐다. 창어 3호에 실린 탐사차량 ‘위투(玉兎·옥토끼)’는 달 표면을 오가며 지질분석 등 탐사활동 중이다. 중국은 2017년까지 달 표면 물질을 지구로 가져오는 후속 작업에 착수할 예정이다.   ■ 이란, 서방국과 10년만에 핵협상 타결이란과 ‘P5+1’(유엔 안보리 5대 상임이사국+독일)은 이란이 핵개발을 억제하는 대신 서방이 이란에 대한 경제제재를 완화해주는 협상을 11월 24일 타결했다. 2003년 이란의 핵개발 의혹이 제기된 뒤 10년 만이다. 이번 타결로 이란은 향후 6개월에 약 61억 달러(약 6조5000억 원)의 경제적 이익을 얻게 됐다. ‘이란 모델’이 북한에도 적용될지 관심이다.}

    • 2013-12-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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